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는 평화와 인권을 위한 메시지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활동가 최희신
동두천 소요산 주차장 옆 숲 안에 눈에 띄지 않는 낡은 건물 한 채가 햇빛을 받으며 서있습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이 건물의 마당가득 개망초가 흐드러집니다. 하얀 꽃잎에 노란 꽃밥을 가진 작은 꽃들이 이 곳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듯 바람에 흔들리며 사각거립니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2022.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제공)
□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는?
이 건물은 옛 성병관리소입니다. 성병관리소가 공식명칭입니다. 일명 ‘낙검자 수용소’, 세간에는 ‘몽키하우스’라고도 불리는 곳입니다. 박정희 정부 시절, 주한미군을 상대로 달러 획득 사업에 매달리면서 미군기지촌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정부명칭 미군위안부)들을 대상으로 성병 검사/치료 목적의 수용시설로 운영되던 곳입니다. 1960, 70년대 미군 및 기지촌 여성들 사이에서 성병이 크게 유행하였고 미군은 성병 관리를 대한민국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성병 확산이 미군의 사기를 저하한다는 미군의 요구에 당시 정부는 기지촌정화대책사업으로 성병진료소와 성병관리소를 운영하였습니다. 마치 여성들을 위한 보건 복지 정책인 것처럼 포장되었지만 실제로는 강압적인 수용과 치료, 감금이 이루어졌습니다. 경기도에만 6곳의 성병관리소가 있었으며 5곳은 모두 2000년 초반이 되기 이전 없어졌고, 동두천의 건물만이 유일하게 남아있습니다. 전세계,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건물입니다.
동두천의 성병관리소는 1973년부터 운영되어 1996년 폐쇄되었습니다.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운영되었고, 2023년까지 27년동안 방치되었습니다. 운영되었을 때는 기지촌여성들이 끌려가는 정신병원이나 구치소 같은 곳이었고, 폐쇄된 후에는 행정의 관심이 전혀 없는 말 그대로 버려진 곳이었습니다. 지나간 역사에 관심을 갖고, 아픈 사연에 귀기울이는 시민활동가와 예술가들이만이 아카이빙을 하고 공연을 하며 기억하려 애쓰는 곳이었습니다.
동아일보(1978.3.13.) 매일경제신문(1969.4.24.)
성병관리소와 관련된 과거 신문기사를 뒤져보았습니다. 1978년 동아일보에서는 비교적 온건하게 기록되어 있지만 강제수용과 인권유린이 이루어졌음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성병진료소는 의정부지역에 1개소, 양주군내 2개소 등이고 낙검자들의 강제수용치료기관인 성병관리소는 시군에 1개소씩 있다.... 보균자로 가려진 여자들은 진료소에 보내져 관내 성병관리소에 강제수용, 평균 4~5일씩 주사 또는 약물치료를 실시한 후 감염우려가 없다고 판단되야 비로소 직장에 복귀토록 한다.... 한 여인은 이름만 성병관리소이지 정신병동이나 구치소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건물은 온통 철책에 가리워져 병이 나을 때까지는 꼼짝달싹도 못하도록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양주군 성병관리소(동두천)내 7개 병동에 평소 수용되는 사람은 월평균 40명 선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병동시설은 온돌구조로 돼 있기는 하나 겨울에는 침구가 얇고 허술한데다 에너지절약책으로 불을 피우지 않아 수용자들은 추위에 떨기 일쑤라는 것이고 도서시설은 물론 다른 오락시설 하나도 없어 교도소 감방이나 다름이 없다며 수용자들은 한결같이 시설개선을 요망하고 있다..... 낙검자들은 또 시간여유나 개인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강제성을 배제해 줄 것도 바라고 있었다. 소지품 준비도 없이 맨손으로 수용되는 바람에 내의를 갈아입을 수도, 가족에게 알릴 수도 없어 골탕을 먹는다는 것이다.”
1969년 매일경제신문에는 기지촌위안부의 인권과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기사가 실려있습니다. “외국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철조망 주변, 속칭 기지촌에는 몇 푼의 달러를 줍기 위해 후조처럼 몰려든 위안부들을 한낱 범죄자라고 지탄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도 무책임하고 빈곤한 게 아닌가?... 그렇다면 인도주의 또는 인권이라는 절대적인 명제를 부인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사회의 암으로만 평가할 수도 또한 없을 것이다. 물론 방치할 수도 없다. 오직 보다 현실적인 해결만이 요구되는 것이다. ... 오산 기지촌에 있는 송탄직업부녀회 회관벽에는 이런 슬로건이 달려 있다.
『명심하자! 지금 우리의 마음씨‧몸차림‧행동이 그대로 3천만 민족의 흥망과 직결되어 있음을!』 비록 몸은 위안부라는 명예롭지 못한 칭로를 달고 있지만 우리를 도우러 우리나라를 지켜주러 멀리 타국에서 온 군인들을 국가를 대신해서 위안해 주는데 대한 자부심을 갖고 국가의 위신을 지키자는 뜻일게다.”
“하나의 위안부가 미군을 상대하기까지에는 복잡한 수속을 거쳐야 한다. 첫째로, 신분을 보장하는 신분증(주민등록증)을 관할 파출소에 제출, 신분보장을 받아 보건소 발행의 검진증을 발부받아야 한다. 검진은 1주에 2번, 보건소지정 진료소에서 화요일과 금요일에 받는다. 전염병예방법 제25조에 의거, 의사와 수검자 간에 파생되는 알력에서 오는 피해는 항상 약자인 위안부들이 일방적으로 당하게 되어 있다는 것....즉 병도 없는 사람을 병이 있다고 진단을 내려 낙검시킴으로써 며칠씩 영업을 못하게 하기도 한다고 하소연하다.”
성병관리소를 통해 우리가 알아야 할 과거의 기억은 너무나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동두천의 성병관리소는 그 기억을 들려주기 위해 30년 가까운 세월을 낡아가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 철거를 강행하는 동두천시 행정
2023년 2월 동두천시는 토지를 매입하고 바로 철거를 예정하고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매입시도는 있었으나 높은 매입가격으로 동두천시의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불발되곤 했습니다. 그러다 현 시장이 되고 나서 급하고도 조용하게 매입이 추진되었습니다. 매입과 동시에 철거를 기정사실화한 기사를 통해 시민들은 알 수 있었습니다. 29억의 매입가가 주변 지역의 시세보다 높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동두천시의 매입은 소요산관광지확대개발사업 일환으로 관광시설을 건설한다는 개발이 이유였습니다.
시민들이 성병관리소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이 건물이 어떤 역사적 가치를 갖고 있는지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결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동두천시 행정과 철거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동두천이 윤락과 향락의 미군기지촌의 이미지로 남아있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주장입니다. 성병관리소가 성매매여성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부끄럽고 치욕스런 건물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8월 말 동두천시는 특별예산으로 2억 2천만 원의 철거비용을 추경편성하였고, 시의회 의결 등을 거치는 등 행정절차를 거치고, 9월 말 철거업체를 선정하여 철거를 급하게 강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성병관리소 철거 이후 해당부지를 호텔 등의 관광시설을 짓겠다는 선언만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단계이고, 동두천 재정으로는 소요산개발 계획의 어떤 예산도 편성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 성병관리소를 보존하고 활용해야 하는 이유
제가 활동하고 있는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과 동두천옛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성병관리소의 보존을 주장합니다. 동두천시가 매입과 동시에 철거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이 건물의 역사성과 평화성을 살려 인권을 알리는 공간으로 살리려는 보존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현재 2024년 10월까지 1년 8개월의 보존과 활용, 철거저지 운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요산 성병관리소 앞에서 천막을 치고 철거를 막고 있습니다. 벌써 60일이 되어 갑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진정, 국회국민청원, 경기도 청원 등을 통해 국제사회와 정치권의 관심과 이슈를 만들고, 포크레인을 앞세운 철거시도를 몸으로 막아내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점점 많은 시민들이 역사를 보존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동참하고 있습니다. 개발이 능사가 아니라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성병관리소 보존과 활용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도 숨죽여 살아가고 있는 기지촌여성(미군위안부) 할머니, 언니들의 인권과 삶을 보장받기 위함이 첫째입니다. 애국자라 그렇게 부추겨 달러를 벌게 하더니 가장 천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지금의 무지와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그분들이 치유와 위로,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평화를 일상으로 끌어와 함께 누리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동두천과 같은 기지촌이었던 도시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동두천만 그럴까요? 평택, 의정부, 파주, 군산, 칠곡 등 여전히 미군기지가 있고 기지촌이 있습니다. 그 시절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 산 곳입니다. 대한민국 어느 도시가 어느 마을이 열심히 살지 않은 곳이 있었겠습니까? 동두천과 같은 기지촌도 그러합니다. 불쌍한 ‘안보의 희생양’이 아닌 당당한 ‘역사의 피해자이고 권리자’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동두천은 미군기지 반환이 이미 10년 전 완료되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미군과 한국정부는 반환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두천 전체면적의 42%를 차지하며 실질적으로 지역발전에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성병관리소는 미군기지 반환을 더욱 강하게 요구할 수 있는 증거물입니다. 미군기지를 시민에게 돌려달라, 국가의 정책으로 고통받았고, 지금도 아파하는 시민들에게 보상이 아닌 배상을 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증거물입니다.
역사를 기억하는 일은 당장의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를 위한 것입니다. 내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평화롭고 당당한 세상에서 살게 하려는 것입니다. 동두천은 평화와 인권을 존중하고 알리는 도시로, 전세계 사람들이 와서 평화를 느끼고, 인간 존엄을 배우는 멋진 도시야 라고 말하는 근사한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 것입니다. 성병관리소의 보존과 평화적인 활용은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시민단체와 공익은?
동두천에 있는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은 작은 시민단체입니다. 경기북부지역의 인권과 평화를 위해 활동을 주목적으로 탄생했습니다. 우리 지역의 역사를 기억하고자 노력하고 그 역사에서 약하고 아팠던 사람들을 기림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갖고 있는 역동성과 민주주의, 평화를 위한 열망을 작게나마 실현하고자 노력합니다. 성병관리소 보존운동도 그 한 축입니다.
공익을 생각합니다. 단순히 경제적인 부족을 채우는 것으로 공익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참공익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돈이 되지 않아도 봉사를 하고 지역을 위해 활동하는 이유는 우리의 정신과 감정이 풍부해지고 안심되는 평화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성병관리소 보존과 활용운동을 하면서 공익을 더욱 생각합니다. 철거에 반대할 수도 찬성할 수도 있지만 서로의 의견을 듣고 조율할 수 있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생각합니다. 아무리 대화하자 제안을 하고 말을 해도 듣지 않으려는 것은 상대방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생각합니다.
공익을 생각합니다. 현재를 사는 나의 편의를 위한 것만이 공익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를 사는 우리도,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의 삶도 평화롭고 안전하게 하는 것이 공익이라 생각합니다.
성병관리소를 보존하여 평화로 사용한다면, 동두천과 같은 최전선의 도시의 역사를 기록하고 전시하는 공간이 된다면, 인권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을 열고, 치유와 위로를 받는 다양한 사업을 하는 공간이 된다면 공익이 참으로 실현되는 장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첨예하게 갈등하는 시민들도, 정치적 판단과 이익으로 움직이는 정치인들도 모두가 위로받고 치유받는 공간이고 공익말입니다.
경기도에 가장 많은 미군기지와 기지촌이 있었습니다. 성병진료소와 성병관리소도 가장 많았습니다. 그만큼 경기도에서 아프게 살았던 도민들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역사를 기억하고 반성하고 치유하고 화해하는 경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성병관리소 건물이 평화와 인권을 알리는 메시지가 되길 바랍니다. 경기도민들은 그런 힘이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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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1
● 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실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지속적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청소년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인이 되기 전에 보호받아야 할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성범죄의 주요 피해자로 여전히 노출되고 있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적 착취가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범죄는 점점 더 교묘하고 조직적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쉽게 이용하며 성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커졌습니다.
일례로, 'n번방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의 극단적인 사례로 꼽히며, 청소년 피해자가 상당수였던 것이 밝혀지면서 사회적 충격을 안겼습니다. 청소년이 피해자로 노출된 성범죄는 가해자의 죄질뿐만 아니라 그 범죄의 폭력성과 악질성에서 특히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디지털 성범죄와 같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성적 착취, 불법 촬영 등의 범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디지털 성범죄란 카메라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신체 일부나 성적인 장면을 불법 촬영하거나, 불법 촬영물 등을 유포·유포 협박·저장·전시 또는 유통·소비하는 행위 및 사이버 공간에서 타인의 성적 자율권과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모두 포괄하는 성범죄를 의미합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정책위키 디지털 성범죄>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5조의2제1항 참조]
● 청소년 성범죄 현황
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발생 빈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찰청과 검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수천 건의 청소년 성범죄가 신고되고 있습니다. 성범죄 피해자 중 많은 수가 미성년자인 청소년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피해자의 나이가 어릴수록 그 범죄의 중대성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은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성범죄에 취약한 상황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이에 따라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은폐하거나, 피해를 입었음에도 자신을 탓하며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0년 이후로 디지털 환경에서 벌어지는 성범죄는 더욱 교묘하게 발전하면서 청소년들이 온라인을 통한 성적 학대와 착취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성매매에 연루된 청소년 피해자들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가해자들의 협박과 강압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뿐만 아니라 청소년이 경제적 어려움이나 불안정한 가정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휘말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성매매 피해는 단기적인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정신적, 정서적인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청소년 성범죄의 문제점
청소년 성범죄는 그 범죄의 특성상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주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1. 피해자의 보호 부재
청소년 성범죄는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가 피해자로 등장하는 만큼, 피해자의 보호가 매우 중요한데, 법적·사회적 보호 체계가 아직 미흡한 상황입니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은 신체적 성폭력 피해와는 다른 형태의 정식적 피해 또한 경험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제대로 입증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피해자가 법적 구제를 받지 못하게 만들고,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2. 피해 신고의 어려움
청소년들은 성범죄 피해를 입고도 자신이 피해자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거나,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 성범죄는 가해자가 친밀한 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아 신고를 주저하거나, 성범죄 자체를 숨기려고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신고되지 않는 ‘암수 범죄’의 비율이 높습니다.
3. 디지털 성범죄의 확산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보급이 성범죄를 디지털화시키면서 청소년들이 디지털 성범죄에 더욱 취약해졌습니다.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피해자는 자신이 어디서, 어떻게 피해를 당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불법 촬영된 영상이나 사진이 온라인상에 유포되면, 이는 피해자의 사생활과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며 영구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4. 성범죄의 재발 가능성
청소년 성범죄는 단 한 번의 범죄로 끝나지 않고, 반복적인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성범죄자는 동일한 피해자를 반복적으로 착취하거나, 새로운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청소년 성범죄는 단순히 개별 범죄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청소년 성범죄 관련 주요 판례
청소년 성범죄와 관련된 판례는 그동안 성범죄 가해자들에게 엄격한 처벌을 내리기 위한 중요한 법적 기준을 마련해왔습니다. 특히 청소년 성범죄가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문제시되면서 판결의 경향도 점점 더 엄격해지는 추세입니다. 몇 가지 주요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 'n번방 사건’
2020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n번방 사건은 다수의 청소년 피해자가 등장한 대표적인 디지털 성범죄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가해자들이 수백 명의 청소년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판매 및 공유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에서 주범인 조주빈에게는 40년형이 선고되었으며, 다른 주요 공범자들 역시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피해의 중대성을 인정하고 엄중한 처벌을 내렸습니다.
2.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사건
2019년 한 10대 청소년이 학교 내에서 교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사건에서는, 가해 교사에게 징역형과 동시에 피해자에게 배상금이 지급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받은 청소년 피해자가 어떻게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판례였습니다.
● 청소년 성범죄 해결 방안
1. 법적 처벌 강화
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더욱 강화하여 가해자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데 있어 더 큰 법적 책임을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강화하고, 불법 촬영물 유포에 대한 처벌을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2. 피해자 보호 시스템 강화
청소년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보호 시스템을 확충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신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익명성을 보장하고, 피해 이후에도 심리적·정서적 치료와 법적 지원을 제공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합니다.
3. 예방 교육 강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고, 학교, 가정, 사회 전반에서 성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인식하고 성범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온라인에서의 성범죄 예방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필수적입니다.
4. 성범죄 신고 체계 개선
성범죄 신고 체계를 개선해 청소년들이 쉽게 성범죄 피해를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학교 내에서는 성범죄 신고 담당 교사를 배치하고, 피해자가 교사나 친구 등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경기도의 청소년 성범죄 지원 정책
경기도는 청소년 성범죄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여러 가지 법적·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1. 경기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경기도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전담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센터에서는 상담, 피해 영상 삭제, 법률 지원, 심리 치료, 의료 지원 등의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경기도 내 거주, 재학, 재직 중인 피해자는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으며, 특히 피해자의 의료비(최대 100만 원)와 법률 소송 비용(최대 600만 원)도 지원됩니다. 피해자 개인정보는 철저히 보호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영상 삭제 후에도 재유포 방지를 위해 노력합니다.
이 센터는 특히 아동·청소년 피해자와 그 가족을 위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전문적인 심리 상담 및 치유를 지원하고 있으며,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전화(1544-9112)와 카카오톡 상담(031cut), 이메일 (031cut@gwff.kr) 등 다양한 방법으로 피해자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 [삭제 및 모니터링 지원과정] (출처 : 경기도 누리집)
2. 경기도 청소년 성문화센터와 예방 캠페인
경기도청소년성문화센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예방
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빨간원 캠페인"을 통해 불법 촬영 범죄 예방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며,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의 위험성을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 김수현, 경기도청소년성문화센터와 디지털 성범죄 예방해요!, 경기도뉴스포털(2023.7.13.)
이 캠페인은 학교와 지역사회 행사에서 청소년들에게 성범죄의 심각성을 교육하며, 특히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위한 찾아가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청소년 성범죄 예방과 관련된 정보는 경기도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성범죄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서 법적, 제도적, 사회적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됩니다. 경기도를 포함한 각 지자체와 정부가 청소년 성범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무엇보다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에 대한 종합적인 노력이 중요합니다. 청소년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청소년들도 이 사회의 한 주체로서 주도적으로 청소년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행동을 해오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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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6보이스피싱은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을 속여 금전적 피해를 입히는 사기 수법으로, 특히 시니어(노년층)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시니어들은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거나 금융 사기 정보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이스피싱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범죄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시니어 대상 보이스피싱의 문제점, 범죄 수법, 피해 현황, 그리고 예방 대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보이스피싱의 개념 및 유래
보이스피싱은 ‘목소리(voice)’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전화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금전적 손실을 입히는 사기 수법입니다. 2000년대 초반 한국과 일본에서 처음 등장하여, 초기에는 은행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하여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범죄자들은 전화로 피해자의 금융 정보나 인증번호를 알아낸 뒤, 이를 통해 자금을 편취하거나 계좌를 해킹했습니다.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스미싱(Smishing, 문자메시지를 통한 사기)이나 파밍(가짜 웹사이트를 이용한 금융정보 탈취)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더욱 정교해진 수법으로는, 범죄자가 피해자에게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해 원격으로 휴대전화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거나, 공공기관의 전화번호를 도용해 신뢰를 얻는 등 다양한 기술적 방법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화된 보이스피싱 수법은 고령층이나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여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과 신고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정부와 금융기관은 신고 절차의 간소화와 피해 구제를 위한 대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시니어 대상 보이스피싱의 문제점
시니어들은 디지털 기기나 최신 금융 사기 수법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보이스피싱에 특히 취약합니다. 범죄자들은 이를 악용해 금융기관이나 가족을 사칭하여 피해자의 신뢰를 얻고, 금전을 요구하는 수법을 사용합니다. 특히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기 수법을 실행하는 보이스피싱의 경우, 시니어들이 정보 격차로 인해 그 심각성을 빠르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보이스피싱으로 인해 시니어들이 입는 피해는 경제적 손실에 그치지 않고, 심리적 충격과 자존감 상실까지 이어집니다. 시니어들은 대개 은퇴 후 고정 소득이 없기 때문에, 한 번의 금전적 손실이 생계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로 인해 수치심이나 자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시니어들은 종종 가족과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어 보이스피싱의 주요 타깃이 됩니다.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감으로 인해, 범죄자가 제공하는 정보나 요청에 쉽게 응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족을 사칭하거나 긴급 상황을 연출하는 사기 수법이 대표적이며, 시니어들은 이러한 심리적 압박을 느끼며 속아 넘어가곤 합니다.
●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
보이스피싱 범죄가 계속해서 교모하게 진화함에 따라 범죄자들은 매우 다양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특히 시니어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보이스피싱에서 흔히 사용되는 수법들입니다.
1. 기관 사칭: 경찰, 검찰, 금융감독원 등의 공공기관을 사칭하여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었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이 가장 흔합니다. 시니어들은 기관의 권위를 믿고 쉽게 속을 수 있습니다.
2. 가족·지인 사칭: 자녀나 가까운 친척을 사칭해 "사고가 났다"거나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속이는 방식입니다. 시니어들은 가족을 위하는 마음에 급히 송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금융상품 권유: 대출 상품이나 금융 지원을 사칭하여 "저금리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며 돈을 요구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시키는 방식입니다.
게다가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전화번호를 조작하거나 공공기관의 번호로 위장 전화를 걸기도 하며, 시니어들이 이러한 기술적인 속임수에 속기 쉽습니다. 일부 범죄자들은 전화로 개인정보를 유출한 후, 이를 이용해 온라인 뱅킹을 통해 바로 돈을 인출하기도 합니다.
● 시니어 대상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보이스피싱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그중 시니어들의 피해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2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약 30%가 60대 이상 노년층이었으며, 피해 금액도 연평균 수천억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시니어들이 금융 사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고액의 자산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주요 타깃이 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한 70대 피해자는 은행원으로부터 "계좌가 해킹당해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전 재산을 인출해 전달했으며, 그 결과 수억 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자녀를 사칭한 사기꾼에게서 "급한 상황이라 돈을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고, 확인 절차 없이 돈을 송금한 시니어가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습니다.
● 보이스피싱 예방 대책
1. 교육과 정보 제공
시니어들에게 보이스피싱의 위험성을 알리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금융기관, 경찰 등은 시니어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교육 자료를 배포하고 있으며, 노인복지관 등에서도 관련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이스피싱 사례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경고하는 앱이나 문자 알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니어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특히, 시니어들이 이용하는 주거지나 공공장소에 예방 포스터를 부착하거나, TV와 라디오 같은 매체를 활용한 정보 제공도 효과적입니다.
2. 금융기관의 역할
금융기관들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시니어 대상 금융 서비스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송금이나 인출을 할 때, 철저한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심스러운 거래를 사전에 탐지하는 보이스피싱 탐지 시스템을 구축하여, 고액 거래 시 고객에게 재차 확인 전화를 걸어 피해를 방지하고 있습니다.
3. 기술적 보호 장치
기술적으로도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기 위한 여러 방안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통신사들은 의심스러운 전화를 자동으로 차단하거나 경고 메시지를 표시하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되며, 시니어들이 이를 쉽게 설정할 수 있도록 친절한 안내가 필요합니다.
4. 법적 제도 강화
법적으로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동시에,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신고할 경우, 즉시 피해금 환급 절차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금융기관과 협조하는 긴급 피해 구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또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자들의 처벌을 강화해 재범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요구됩니다.
● 경기도의 시니어 대상 보이시피싱 예방 캠페인 및 대응책
경기도는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해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주로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여,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재산과 심리적 피해를 예방하고자 합니다.
1. 경기도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경기도는 여성능력개발센터를 통해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교육에서는 보이스피싱뿐만 아니라 스미싱, 파밍 등의 전자금융사기 관련 피해 사례와 대처 방법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이 과정은 누구나 무료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습니다.
사진출처 : 최창순, 경기도뉴스/'보이스피싱'예방 온라인교육,경기도뉴스포털(2015.11.13.)
2. 용인시 노인 보이스피싱 예방교육
경기도 용인시는 노인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교육'을 진행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교육에서는 보이스피싱의 주요 수법과 그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요령을 설명하며, 실제 피해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용인시 시민안전관실에서는 "의심하고, 전화 끊고, 확인하라"는 슬로건을 강조하며, 시니어들이 이러한 범죄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용인시
관련기사 : 최인진, "의심하고, 전화끊고, 확인하고"...용인시, 노인 보이스피싱 에방교육 '호응', 경향신문(2023.08.08)
3. ‘시티즌코난’ 보안 앱 소개
경기도에서는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시티즌코난'이라는 보안 앱 설치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 앱은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등의 전기통신금융사기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시니어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습니다.
관련기사 : 배재호, [시니어경기]"어르신, 보이스피싱 걱정 말고 휴대폰에 '시티즌코난' 설치하세요", 중부일보(2024.06.16)
시니어 대상 보이스피싱은 갈수록 정교해지는 수법과 정보 격차로 인해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니어들이 보이스피싱의 주된 타깃이 되는 이유는 디지털 정보에 대한 취약성, 가족이나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를 악용한 사기 수법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보 제공과 교육, 기술적 보호 장치의 강화, 금융기관의 협조와 법적 제도의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나아가, 가족과 주변인들의 관심을 통해 시니어들이 보이스피싱에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예방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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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1독도를 향한 의정의 물결, 경기도의원들의 특별한 동행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200리 외로운 섬하나 새들에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땅, 우리땅!
- ‘독도는 우리땅’ 가사 일부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 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오겠지
조그만 얼굴로 바람 맞으니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 ‘홀로 아리랑’ 가사 일부
여기 누구한테 물어 여기가 우리 땅인데 별들에게 물어?
누구한테 물어 여기가 우리 땅인데 별들에게 물어? 너를 기다리고 있어 여기 독도리
- ‘독도리’ 가사 일부
10월 25일은 1900년 고종황제가 대한제국 칙령 제41호에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날이다. ‘민간단체 독도수호대’는 독도 수호 의지를 표명하고 대내외적으로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0년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지정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는 민간단체에서 지정한 기념일로 현재로선 법령상 국가기념일은 아니다.
인터넷에 ‘독도’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여러 가지 기사들이 나온다.
日섬마을의 독도 도발…"14년만의 집회에 각료 참석하라"
'서면심의' 만으로 독도모형 철거, '경미한 사항'이라는 전쟁기념관
[채이는삶의현장] '독도 그림' 향한 뚝심, 결국 대박 터졌다…“내가 넣겠다는데 무슨 상관”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대한민국의 고유의 영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유권 분쟁 등 외교적 이슈와 독도 관련 각종 논란들이 대내외적으로 끊이질 않고 있다. 일본의 반복되는 역사왜곡과 영유권 침탈 문제에 강력히 항의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경기도의회는 2016년 의원동호회인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를 출범시켜 영토주권 수호와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 추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반전⋅평화⋅인권운동 등을 통한 사회 변화와 공익 실현으로 진정한 시민사회로 이끌어내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1)는 광역의회 차원에서 독도수호와 나라사랑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자 2016년 9월, 민경선 前 회장(경기도의회 제10대 경기도의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순수 의원동호회이다.
현재 제2대 회장인 김용성 의원(경기도의회 제11대 경기도의원)을 필두로 20명의 경기도의원들은 바쁜 의정 활동 중에도 독도를 포함한 해양 영토 수호와 올바른 역사 인식 제고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해 오고 있다.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 위원들은 다양한 의정활동을 펼치며 경기도를 대표하는 ‘독도지킴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강행한 ‘다케시마의 날’ 행사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망언에 반발해 2017년 2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1인 릴레이 피켓 시위를 벌였고, 2021년과 2024년에는 일본의 ‘다케시마의 날’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2022년에는 경기도의회 신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천명하면서 과거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대한 일본의 진정어린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2019년과 2020년 일본 초⋅중등 교과서에 ‘독도(다케시마)는 일본땅’이라고 한 일본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를 강력히 규탄하고 일본 정부에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또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침탈 야욕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2018년부터 매년 독도를 직접 방문해(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과 2022년 제외) 독도 수호 결의를 다졌으며, 올해 10월에도 ‘독도의 날’을 맞이하여 독도 방문을 추진 중이다. 그 밖에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던 해인 2019년 독도는 물론, 중국 하얼빈의 안중근 기념관과 북간도 지역의 윤동주 생가, 봉오동전투 격전지 등 항일운동 독립유적지를 답사해 독립운동가들의 넋을 위로하고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독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정담회와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2019년 10월에는 ‘영토주권을 위한 지방정부, 시민사회, 그리고 시민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어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가 독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정책 방향 수립 및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였다. 그 다음해인 2020년 7월에는 ‘찾아야 할 동해, 지켜야할 독도’의 저자 동해표기추진위원회 홍일송 위원장을 초청해 교과서 내 동해표기 법안 통과의 필요성과 독도지킴이 활동 등에 대해 교감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 외에도 독도 관련 문화예술 행사를 열기도 하였다. 먼저, 일본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주거복지시설인 ‘나눔의집’과 사단법인 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의 후원으로 2017년 11월 27일부터 12월 8일까지 경기도의회 1층 로비에서 ‘독도와 위안부 사진 전시회’가 열렸으며, 전시회 기간 중 ‘우리 땅 독도, 위안부 사과’를 주제로 붓글씨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이어서 2023년 10월 25일에는 ‘독도의 날’을 기념하여 ‘대한민국 독도, 경기도의회에서 마주치다!’라는 주제로 디어월, 입체사진전, 3D입체영상 관람, VR콘텐츠 체험독도 체험 전시회가 열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이색적인 행사는 ‘독도의 날’을 맞이해 본회의장에서 울려퍼진 경기도의원들의 홀로아리랑 합창이다. 2019년 10월 15일, 제339회 임시회가 열린 본회의장에서는 경기도의회 의원들과 경기도청 합창단이 서로 손을 마주잡고 목소리를 모아 ‘홀로아리랑’을 합창했다. 경기도의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독도 관련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경기도의회 공식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독도의 날 맞이, 경기도의회 의원이 함께 부르는 홀로아리랑(출처 : 경기도의회공식 유튜브)
중앙정부와 집행부에 독도에 대한 제언을 하기도 했다.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 회장인 김용성 의원은 경기도의회 제377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2024. 9. 23.)에서 5분자유발언을 통해 역사 왜곡과 영유권 침탈을 일삼는 일본 정부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경기도민과 도내 학생들의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관 정립을 위하여 경기도청과 경기도교육청 내부에 영토 주권의 상징인 독도 조형물 설치하고, 독도에 대한 경기도민 인식 제고를 위해 ‘경기도 독도의 날’ 기념행사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독도’ 수호 외에도 평화⋅인권 신장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왔다. 이에 지방의회 최초로 2018년 12월 14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아리’의 영구 존치를 위하여 올해 9월 23일부터 29일까지 독일을 방문해 독일 미테구의회 녹색당, 좌파당, 사회민주당 의원 등과의 소통, 미테구청에 ‘아리’의 영구 존치에 관한 성명서 전달, 수요집회 참여 등 세계의 평화와 인권의 위대한 유산을 지켜내기 위해 목소리를 외치기도 했다.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 회장인 김용성 의원은 “역사왜곡과 부정을 일삼는 일본정부의 만행을 볼 때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반드시 이를 바로 잡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불태우게 된다”며 “한ㆍ일 관계 개선의 선행조건은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의 회장으로서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대한민국의 고유영토인 독도를 수호하고, 나라사랑 기반을 다지기 위한 활동을 적극 추진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1)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회장 김용성 의원과 사무총장 임창휘 의원을 선두로 국중범, 김동규, 김성수, 김옥순, 김종배, 김철진, 김태형, 김태희, 서현옥, 오지훈, 유종상, 이병숙, 이재영, 이채명, 장윤정, 정윤경, 최효숙, 황세주 의원 등 20명의 경기도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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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4
소식과 정보를 전하기 위해서 발로 뛰어야 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죠. 우리가 얻는 대부분의 정보는 미디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판단이 정보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그만큼 우리의 삶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지, 옳은 정보인지에 대해 늘 비판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죠.
그렇다면 여러분, 미디어에서 제공하고 있는 정보가 얼마나 ‘성평등’한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언제나 어떤 입장에 속해있기 마련이고 그렇기 때문에 성평등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항상 우리와 다른 입장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군포여성민우회성폭력상담소에서는 2024 군포시 양성평등문화확산사업의 일환으로 <성인지·성평등 관점으로 보는 미디어 리터러시 시민강좌&워크숍>을 개최하였습니다.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뜻깊은 자리에 여러분도 함께하시겠어요?
[워크숍이 진행된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전경]
워크숍은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첫째 날의 강연은 ‘성인지적 관점의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질문으로 만들어가는 변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워크숍 활동 자료]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성평등네트워크팀의 ‘노새’(본명: 홍연지) 활동가가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강사님은 미디어가 무엇인지에서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진행했습니다. 앞서 저는 지엽적으로 ‘정보를 얻는 수단’ 정도로 표현했었지만, 사실 미디어는 훨씬 넓은 의미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의사소통, 의미를 공유하는 것으로 우리가 이용하는 콘텐츠를 매개하는 모든 수단을 말합니다. 전달되는 내용을 기준으로 정보, 교육, 오락, 매체로 분류하거나 혹은 표현 형식에 따라 활자, 음성, 영상 세 가지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미디어는 강력한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영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방송법 등을 바탕으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미디어가 법적 규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미디어가 지니는 파급력의 정도를 실감케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설명에 집중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사실 미디어가 지닌 영향력에 대한 연구는 19세기 초 신문의 대중화 이후로 계속해서 연구되었던 부분입니다. 미디어의 폭력성, 선정성이나 나이, 역할, 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을 경우 수용자는 그것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여러 이론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다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의제 설정 이론입니다. 미디어가 특정 이슈를 더 많이 보도할수록 사람들은 그 정보가 더 중요하다고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그 정보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해도 말이지요. 예를 들어서 국가에 전 국민의 도움이 필요한 재해가 발생했다고 해봅시다. 하지만 방송에서 양배추의 효능에 대해서만 방영한다면, 사람들은 재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양배추의 효능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게 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프레임 이론입니다. 이는 수용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미디어가 제공한다는 이론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진로가 잘 맞지 않아 해당 분야에서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디어에서 해당 분야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정도의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면, 해당 미디어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접한 수용자는 진로 적합성에 대한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고 자신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만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는 문화 개발 이론이 있습니다. TV를 많이 보는 시청자일수록 그 미디어가 추구하는 가치와 닮아가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이 이론들은 모두 미디어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디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지만, 미디어를 제대로 수용하고, 활용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죠. 이렇듯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합니다. 미디어가 점차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대에서는 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국, 호주 등 해외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르기 위한 기초 교육을 이미 시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점에는 내가 받아들인 정보가 믿을만한 것인지 판별하며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에 있습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SNS에서 보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35%만이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정보를 수용하는 데에 있어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연령과 반비례하는 성향을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비판적인 수용을 넘어서서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정보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까지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미디어의 종류가 다를 뿐, 여전히 미디어를 접하는 빈도가 높은 현대인은 누구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죠.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관점이 어떤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관점이라는 것은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혹은 처지를 뜻하는 말이죠.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을 때 고려해야 하는 관점으로 특히 대두되고 있는 것은 ‘성인지적 관점’입니다.
과거에 비해 성인지적 관점에 대한 인식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성인지적 관점이 고려되지 않은 일들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과거 한 약품의 효능 실험을 마친 뒤, 제약회사가 약을 출시하였던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남성에게는 효과가 있는 반면 여성에게는 효과가 없는 데 더해 부작용이 생기는 등 문제가 있었는데요.
[성인지적 관점에 대한 설명을 경청하고 있는 참가자들]
알고 보니 제품의 효능 실험을 남성 위주로 하는 바람에 여성에게 약품이 투여되었을 경우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임신, 출산 등으로 인해 호르몬의 변화가 더 다양하기에 약품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제외되었던 것이죠.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 맞을까 싶은 일이지만, 제약회사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입니다. 성인지적 관점은 이렇듯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디어 리터러시’에서도 성인지적 관점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성인지적 관점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인지 감수성은 성별, 성별 불균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춰서 일상생활 속에서의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 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밖에도 성인지적 관점에서는 성평등 의식, 실천 의지, 성 인지력 등이 포함됩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라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은 이런 질문을 사람들에게 던졌다고 합니다. “9명 정원인 미국 대법관 자리에 여성이 몇 명이어야 충분한가?” 다른 사람들은 4명 혹은 5명 등을 정답으로 이야기했지만, 그녀는 ‘9명’이라고 답했다고 하죠.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대법관 자리에 9명 모두 남성이 앉았을 때는 아무도 놀라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면서 말이죠. 능력만 된다면, 여성도 얼마든지 필요한 자리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일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성평등이라는 것은 특정 성별에 대한 고정 관념을 갖지 않도록 해주는 데에 핵심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앞서 이야기했던 성인지 관점의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왜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할 듯합니다. 이날의 강연을 맡은 노새 강사님은 성인지 관점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크게 세 가지로 정의하여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는 미디어의 제작 관행과 규칙을 이해하고 그 안에 담긴 재현과 언어의 의미화 과정을 성찰함으로써 미디어가 재생산하는 성차별적 이데올로기와 담론을 읽어내는 내용을 ‘미디어 리터러시’로 볼 수 있습니다. 모든 미디어는 의도와 목적을 갖고 생산됩니다. 우연히, 아무도 만들지 않았는데 미디어로 송출되는 경우는 없죠. 설령 조작되지 않은 일상을 송출한다고 해도, 그 일상을 미디어를 통해 전달하려는 것에 의도와 목적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기에 우리는 그저 현실을 반영한 것뿐이라고 하더라도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고 있는 현실의 모습이 적합한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날 강연에서는 다양한 시각 자료를 활용하여 그간 우리가 모르고 있던 미디어 속 불평등의 예시를 확인하였습니다. 우리가 아무런 의심 없이 봤던 장면에 이토록 많은 예시가 숨어 있다니, 놀라움을 이루 말할 수 없는 수강자들을 보며, 비판적인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날 강연은 미디어가 전달하고 있는 정보, 미디어가 재현한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무엇이든지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의심하고, 그것에 문제가 있다고 알아차리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그런 비판적인 시각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어야, 조금 더 평등한 사회를 위해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강연에서도 미디어 속 재현의 무비판적 수용은 재현을 생산한 사람의 관점에서 미디어를 수용하게 되는 것이므로 당연하게 보던 것을 당연하지 않게 보기 위한 다르게 보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두 번째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
두 번째 강연은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성평등네트워크팀 ‘영지’(본명: 박영지)활동가의 정부홍보사업 성별영향 평가에 대한 강연이었습니다. 1차 강연 때 강연을 통해 알아보았던 성인지, 성평등 관점을 실제 정부홍보사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제적인 내용을 함께 알아가 보는 방식으로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성인지, 성평등이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어떤 식으로 고쳐 나가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쉽지 않은데요. 이번 강연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성인지, 성평등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강연은 정보홍보사업 정책평가 자문단으로 참여했던 강사님이 직접 강연해 주셨습니다. 정부홍보사업에는 성별영향 평가 기준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크게 다섯 가지 정도의 카테고리가 있고, 그 안에 세부적인 평가 항목들이 존재하는데요.
첫 번째는 성역할 고정관념 및 편견 관련 항목입니다.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내용이 있는지, 혹은 ‘여성다움’ 혹은 ‘남성다움’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지 살피는 것입니다. 가령, 교사를 묘사할 때 여성으로만 묘사하거나, 건축가, 생산기술직을 묘사할 때는 남성만으로만 표현하는 등의 홍보물은 성고정 관념을 되려 강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이 항목은 그런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 살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성차별적 표현이나 비하, 외모지상주의 관련 항목입니다. 성차별적 언어 표현을 사용하거나, 특성 성, 인물, 집단을 비하거나 열등하게 묘사하지는 않는지, 외모지상주의, 외모차별, 희화화 혹은 신체를 부각해 성적 대상화하는 표현이 있는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를 들자면, 작품 등을 묘사할 때 흔히 사용하는 ‘남성적이다’ 혹은 ‘여성적이다’라는 표현이 해당됩니다. ‘강인하다’, ‘섬세하다’ 등의 대체 표현이 있음에도 기존에 사용해왔던 성차별적 사용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예로는 장애 및 이주민을 희화화하거나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노화나 나이 듦에 대해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것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비단 남녀와 관련된 고정관념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불평등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고정관념을 굳히는 것은 하루라도 빨리 시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 항목은 폭력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폭력에 대한 통념을 표현하고 있지는 않은지, 부부나 연인 혹은 친구 등 가까운 사이의 폭력을 개인 간의 문제이거나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하게끔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는 항목입니다. 폭력과 관련한 표현 중 유의해야 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피해자다움’ 혹은 ‘가해자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도록 만드는 표현입니다. 특히 피해자가 자신의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목소리를 내면 ‘피해자답지 않다’라는 비난이 따라오는 경우가 지금까지도 종종 있는데요. 피해자를 항상 울고 있거나 움츠린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도 차별 표현에 해당합니다. 혹은 성범죄와 관련된 내용을 전달할 때 선정적이거나 과도하게 폭력적인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례로는 부부 혹은 연인 간의 폭력을 ‘사랑싸움’ 등으로 표현하면서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생각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든 연인의 다툼이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혹여 폭력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갖게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다음은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과 관련한 항목입니다. 과거, 혈연 중심의 가족 형태와는 달리 현대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고 있죠. 그런데 정부의 홍보물에서 가족의 이미지를 특정 유형으로만 한정하게끔 하는 홍보물을 제작해서는 안 되겠죠. 또한 가족 내 역할을 성별에 따라 고정하는 내용이 포함하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가령 ‘가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운 아버지’ 등의 표현을 사용하거나, 가족 돌봄의 주체를 여성으로 한정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안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항목은 성별 대표성 불균형과 관련한 항목입니다. 이 항목의 경우, 특정 성별 혹은 연령에 치우쳐 있거나 특정 성별 혹은 연령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특정 직업군과 관련한 설명을 하면서 남성 혹은 여성 픽토그램이나 아이콘 등만 사용하는 경우 혹은 ‘다양한 시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특정 성별, 연령, 피부색에 한정하여 표현하는 경우가 안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항목들과 사례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평등이라는 말 안에는 남성과 여성의 평등이라는 국소적인 의미만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사회 구성원 전체의 평등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정부홍보사업 성별 영향 평가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정책 홍보물을 보고, 비판적인 관점에서 분석해 보고 있는 시민의 모습]
[정책 홍보물을 보고, 비판적인 관점에서 분석한 내용을 발표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는 모습]
두 번째 강연은 여러 정책 홍보물을 보고 참가자들이 직접 홍보물을 평가해 보는 시간도 마련되었습니다. 자신이 평가한 내용을 다른 참가자들 앞에서 발표하면서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서로 다른 처지에 있고,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보니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을 서로 발견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을 마치고 나서 소감을 물으니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내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이건, 미디어가 주는 정보가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미디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했을 때의 가장 무서운 점은, 그 누구도 지금 사회가 잘못되었는지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죠. 너무 가까이 있어서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협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공익활동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마음 맞춰 모두가 해내는 것에 그 가치와 목표가 있죠. 이 글을 접하고 계시는 여러분도 내 주변부터 차근차근 되새겨 보는 시간을 마련하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힘을 보태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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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강아지가 세상을 구한다!” 2023년 기준으로 국내 약 30%의 가구가 반려동물 을 양육1)하고 있는 요즘, 강아지들은 사람하고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이름만 들어도 사랑스러운 강아지! 이러한 감성은 단순히 양육한다는 보호자의 태도에서 바라보는 관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인간의 생존과 보호를 위해 도우미 임무를 수행하는 강아지들도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걸 알고 계시는가요?
이번 웹진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여러 도우미견에 대해 알아보면서 이들을 위한 지원에 관해서도 고찰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아가 강아지가 세상을 구한다는 말이 사실임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합니다.
▶에디터의 강아지 '초코'
도우미견이라고 하면 대부분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시각장애인 안내견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안내견 이외에도 많은 도우미견이 활동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국내에서는 안내견을 포함해 총 4종류의 다양한 장애인 도우미견이 있습니다.2) 예로 청각장애인 도우미견, 지체장애인 도우미견, 치료 도우미견이 있습니다. 이들은 도우미견 양성이 시작된 1992년부터 교육기관에서 훈련을 통해 양성되며 올해까지 총분양 두수가 561마리가 된다고 합니다.3) 종류별로는 시각 271마리, 청각 134마리, 지체 142마리, 치료 14마리 규모라고 합니다.4)
평소 우리가 알던 바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도우미견들 처지에서는 사람들의 무관심이 서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따라서 지금부터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도우미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시각장애인 안내견입니다.
▶골든 리트리버 안내견
- 출처: 삼성화재안내견학교5)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안전하게 안내하고 항상 이들의 옆에 상주해 독립된 삶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6) 안내견의 기원은 제 1차 세계대전에서 시력을 잃은 군인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 ‘시각장애인 도우미견 양성’이라는 목적으로 1916년 독일 몰덴부르크에서 시각장애인 도우미견 학교를 개설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합니다.7) 주로 훈련이 쉽고 성실한 래브라도 레트리버와 온순하고 지능이 높은 골든레트리버가 많이 양성된다고 합니다.
둘째.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입니다.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은 청각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소음을 듣는 것을 도와주는 임무를 수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전자 소리, 비상벨 소리, 누군가 부르는 소리 등을 인지하고 보호자에게 신호를 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이삭 도우미 개 학교에서 청각장애인 도우미 개를 최초로 훈련한 것이 그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8) 주로 명량하고 호기심이 강한 종 즉, 푸들과 슈나우저 등과 같은 소형 개들이 자주 양성된다고 합니다.9)
셋째. 지체장애인 도우미견입니다.
지체장애인 도우미견은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의 활동을 보조해주는 임무를 수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떨어진 물건 주워오기, 긴급한 상황에 구조 요청 버튼을 눌러 구조 신호 보내기, 신체를 일으키거나 지탱하는 것을 도와주기 등의 직무를 수행합니다.10) 지체장애인 도우미견의 역사는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지만, 안내견의 역사와 출발을 같이 한 후 분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양성되는 품종으로는 골든레트리버와 래브라도레트리버 혹은 재가 지체장애인 경우에는 코카스파니엘 등 소형 개가 주로 양성된다고 합니다.
▶지체장애인 도우미견 ‘달리’
- 출처: 서울신문11)
넷째. 치료 도우미견입니다.
치료 도우미견은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지속적이고 조건 없는 사랑을 제공함으로써 사회화 능력과 정서적인 안정, 나아가 치료와 재활을 위한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12) 현대 치료 도우미견의 역사는 18세기 말, 정신장애인 수용시설이었던 영국의 요크 수용소에서 정신장애인들을 관리하기 위하여 동물을 활용하였는데 이 치료법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13) 주로 양성되는 품종으로는 온순하고 적응력이 좋은 골든레트리버, 래브라도레트리버가 양성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국내 도우미견의 종류에 대해서 흥미롭게 알아보았는데요. 현실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만큼 이에 걸맞은 지원과 복지가 있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문제점을 세 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첫째. 교육기관(프로그램)의 부재입니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장애인 도우미견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은 총 3곳에 불과합니다. 예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와 도우미견협회,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가 있습니다. 3곳의 훈련소에서 기존에 분양된 약 570마리를 넘어 앞으로도 늘어날 수요를 감당할 도우미견을 양성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반대되는 해외사례를 보면 일본은 29곳, 미국은 80곳의 훈련 기관이 존재한다고 합니다.14) 또한 양성되는 도우미견의 종류도 노인보조견, 치료탐지견, 범죄자들의 교화를 돕는 도우미견처럼 다양하게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보면 우리나라의 제한된 도우미견의 종류와 교육프로그램의 부재로 인한 피해가 상당수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우려하게 됩니다.
둘째. 교육 인력의 부재입니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도우미견을 양성하기 위한 훈련사들의 인력은 매우 부족합니다. 예로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의 경우 사무국장을 포함해 4명의 훈련사만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한 사람당 50마리의 강아지들을 양성하는 한계에 부딪힙니다. 또한 도우미견 한 마리를 양성하는 데에는 평균 5000만 원가량이 들지만, 협회가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연간 예산은 보건복지부 9500여 만원, 경기도 1억여 원을 합쳐 약 2억여 원 정도입니다. 이렇다 보니 도우미견의 활발한 인재(?) 양성이 이루어질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될 수밖에 없습니다.15)
셋째. 도우미견에 대한 인식 부족입니다.
안내견의 식당 출입, 마트 출입 거부에 대한 문제는 여러 미디어에서 쉽게 접하게 되는 소식입니다. 저도 살면서 외부에서 퍼피워킹을 포함한 도우미견의 바깥출입을 목격한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정부의 지원, 시민들의 캠페인 등도 도우미견의 양성과 공존을 위한 중요한 요소들이지만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의 도우미견에 대한 인식 제고가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째. 도우미견에 대한 인식과 권리 향상을 위한 캠페인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국회의원 김예지의 안내견 조이가 국회 본회의장 출입을 거부당하면서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의 반입을 금지' 한다는 국회법에 따라서 발생한 일이었는데요.16) 이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의 장애인 보호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내는 규탄 시위를 벌였습니다.17)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안내견의 국회 출입은 가능하다는 국회 내부 지침이 마련되면서 안내견에 대한 인식 제고와 권리를 쟁취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시민들은 지원과 기부활동을 합니다.
시민들은 도우미견을 위한 자발적인 지원과 기부활동을 합니다. 예로 도우미견 훈련 기관을 지원하거나 자발적으로 강아지들을 양육하고 도우미견 훈련을 시키는 퍼피 워킹에 참여하는 활동을 진행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자원봉사자 모집, 기부 모금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보다 많은 사람이 도우미견 양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셋째. 도우미견과 관련한 커뮤니티를 만듭니다.
장애인 도우미견에 대한 이해와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관련 커뮤니티를 만듭니다. 커뮤니티 내에서는 회원들이 보조견의 품종 연구와 일상 혹은 관리법 등의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지식을 서로 교류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강아지들이 어떠한 노력과 체계 속에서 도우미견으로 거듭나게 되는지 체감할 수 있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고 상호발전해가는 문화를 만드는 데 큰 일조를 하게 됩니다.
문득 글을 쓰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코가 10년 동안 나에게 줬던 기쁨과 위로들을 너무 간과했었던 것 같아." 강아지가 주는 행복과 헌신의 가치가 이토록 크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끼며 우리 사회도 모든 생명체가 서로 사랑하며 상생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소망해봅니다. 감사합니다.
※관련사이트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자원봉사/분양 신청): 삼성화재안내견학교 (guidedog.co.kr)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자원봉사/분양 신청):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helpdog.org)
-반려마루 화성(구 도우미견나눔센터): 반려마루 화성(구 도우미견나눔센터) - 입양센터 - 시설정보 - 경기도 동물보호복지 플랫폼 (gg.go.kr)
-은퇴검역탐지견 민간입양: 국가를 위해 봉사한 탐지견들도 우리의 도우미견입니다! 검역탐지견 입양 공지사항 (qia.go.kr)
[출처자료]
1) 출처: 수의사신문 데일리벳 https://www.dailyvet.co.kr/news/policy/206485
2) 출처: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http://www.helpdog.org/sub/kind.php#dog
3) 출처: 서울신문 https://www.seoul.co.kr/news/plan/social/2021/04/26/20210426016002
4) 출처: 서울신문 https://www.seoul.co.kr/news/plan/social/2021/04/26/20210426016002
5) 출처: 삼성화재안내견학교 https://www.guidedog.co.kr/kor/social/guideBreeds.do
6) 출처: 삼성화재안내견학교 https://www.guidedog.co.kr/kor/social/guidedog.do
7) 출처: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http://www.helpdog.org/sub/kind.php#dog
8) 출처: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http://www.helpdog.org/sub/kind.php#dog
9) 출처: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http://www.helpdog.org/sub/kind.php#dog
10) 출처: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http://www.helpdog.org/sub/kind.php#dog
11) 출처: 서울신문 https://www.seoul.co.kr/news/plan/social/2021/04/26/20210426016002
12) 출처: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http://www.helpdog.org/sub/kind.php#dog
13) 출처: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http://www.helpdog.org/sub/kind.php#dog
14) 문단 전체 출처: 서울 신문 https://www.seoul.co.kr/news/plan/social/2021/04/26/20210426016002
15) 문단 전체 출처: 서울 신문 https://www.seoul.co.kr/news/plan/social/2021/04/26/20210426016002
16) 출처: 파이낸셜뉴스 "김예지 안내견, 국회출입 검토?…이게 허락받을 일인가" - 파이낸셜뉴스 (fnnews.com)
17) 출처: 파이낸셜뉴스 "김예지 안내견, 국회출입 검토?…이게 허락받을 일인가" - 파이낸셜뉴스 (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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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65․18민중항쟁 44주년을 기념하며
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집행위원장 김순
다시 오월입니다.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했으며 권력을 위해 국민들을 학살한 전두환과 신군부 세력에 맞서 전국의 곳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싸웠고, 광주시민들이 항쟁했던 다시 그 ‘오월’이 왔습니다.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의 항쟁, 광주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낸 대동세상,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5월 30일 김의기 열사의 죽음으로 시작되었던 목숨을 건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외침, 불의에 저항한 오월 정신을 이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청춘과 목숨까지도 바쳤던 사람들, 그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전국민적 노력들까지, 그렇게 또 시간을 흘러 44번째의 ‘오월’을 맞습니다.
오월 정신은 불의한 권력에 대한 저항과 광주공동체를 만들었던 대동정신
1980년 5월, 계엄군의 잔혹한 폭력에 맞서 시민들은 타협하지 않고 저항했고, 그 결과 민주주의 정신을 지켜냈습니다. 이는 이후 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져 민주주를 정착시킬 수 있었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는 ‘촛불집회’를 통해 민주주의의 퇴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오월의 기본정신인 불복종과 저항은 민주와 인권, 자유와 정의를 위해 자신의 양심에 따라 당당하게 ‘아니오’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1980년 5월 광주 곳곳에서 솥단지를 걸고 주먹밥을 만드는 중(출처 : 5․18기념재단)
또한 80년 5월 공동체정신은 ‘주먹밥’과 ‘헌혈’로 상징됩니다. 광주시민들은 5월 21일 계엄군이 광주 시내에서 외곽으로 물러나자 대동세상을 이루어 내며 주먹밥을 나누고, 부상자에게 피를 나눠주며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경찰이나 군인, 공권력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 어떤 강력사건 하나없이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오월정신은 ‘저항’과 ‘참여’로 대변되는 민주주의 시민운동의 뿌리가 되고 있습니다.
1980년 5월 전남도청 앞 분수대 ‘시민권기대회’ 모습(출처 : 5․18기념재단)
여전히 오월입니다.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자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자랑스러운 우리의 오월은 44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그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또다시 오월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은 멀기만 하고 오히려 왜곡과 폄훼로 오월을 지우려는 망동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 전 치러진 총선에서 국민의 대표가 되기 위해 출마하는 사람들조차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일삼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결국은 아직도 80년 5월의 실체적 진실규명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5·18민중항쟁 진상규명의 역사는 1988년 국회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를 시작으로 1995년 전두환 등 기소, 1997년 전두환․노태우의 무기징역 확정,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으로 전두환․노태우의 석방, 2017년 '5.18 민주화운동 헬기사격 및 전투기 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등 지난한 투쟁의 과정이었습니다.
이에 2018년 제정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하 진상규명특별법)'에 의거하여 시작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진조위)의 조사활동은 가해 당사자들에게 직접적인 증언을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전국민적인 기대와 열망 속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4년여의 조사 활동을 마친 진조위의 조사활동 결과는 기대 이하였고, 공개된 개별조사결과보고서(이하 개별보고서)는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부실·왜곡보고서”로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상규명을 위해 싸워 왔던 지난 44년의 결과로 조금이나마 실체적 진실규명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지켜보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출범(출처 : 연합뉴스)
작년 5월 진조위는 대국민보고회를 열고 “지난 3년간 군 관계자 등으로부터 증언을 수집한 결과 당시 계엄군이 20여 곳에서 50회 이상 발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에 대한 상부의 지시가 있었고 그 책임자로 전 씨를 지목하는 진술이 있었다”라고 밝혔으나, 주요 증인들이 사망할 때까지 공청회나 청문회, 특검 등 진상규명특별법에서 부여한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진조위 스스로 증거 수집 기회를 포기하며 책임을 방기한 것입니다.
또한 공개된 진조위의 개별보고서는 곳곳에서 심각한 수준의 역사왜곡을 담고 있거나 왜곡을 조장할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 공개된 ‘군경 피해’ 개별보고서는 조사를 수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조사관의 의도가 의심될 만큼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가해자들의 증언을 검증없이 그대로 나열하는 등 그 왜곡의 정도가 극심합니다.
‘무기고 피습’ 개별보고서는 기존 2017년 전남지방경찰청이 발간한 ‘5‧18민주화운동 과정 전남경찰의 역할’이라는 조사보고서에서 이미 밝힌 내용을 신빙성이 낮은 주장을 근거로 들어 무기 피탈 시간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며 80년 5월 21일 도청 앞 집단발포 이전 시민들의 무장 가능성의 근거로 악용될 여지를 남기며 사실관계 왜곡하고 있습니다.
광주전남시민사회가 진조위 보고서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 2024.03.27.(출처 : 뉴스1)
‘발포명령’ 개별보고서는 진상규명 불능사유에서 ‘부실 조사’와 ‘발포 관련 군 작전에 관한 증거수집 미진 및 해석상의 오류’를 명시하고 있고, ‘암매장’ 개별보고서는 4년여 조사기간에도 불구하고 ‘최초 매장지에서 다수의 시체가 수습된 후 제3의 장소로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을 내릴만큼 부실함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광주 시민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성범죄까지도 저질렀던 가해자들을 그들도 어쩔 수 없었다며 피해자로 둔갑시켜 면죄부를 주며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로 편입시키려는 내용까지도 버젓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고통스럽게 전진해왔던 지난 44년의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 버린 것이며,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오히려 더 커다란 역사 왜곡의 빌미가 되지 않을까 우려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월의 진상규명은 끝난 구호가 아니라 여전히 우리 앞에 나서는 우선적 과제이며 역사적 사명임을 다시금 되새기며, 우리는 왜곡 세력에 맞서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에 끊임없이 나서야 하고, 함께 해야 합니다.
계속해서 오월입니다.
2024년, 우리는 여전히 민주주의의 위기, 민생의 위기, 기후 환경의 위기, 전쟁의 위기 등 다양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의 숭고한 가치와 함께 광주가 보여준 대동정신은 우리 앞의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그 불안을 종식하여 평화와 통일을 만들어 갈 우리 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이자 저력임을 확인하고 ‘새로운 오월’로 나아갈 것입니다.
5·18 민중항쟁은 1980년 5월 27일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어진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투쟁, 오월 정신 계승 투쟁, 1987년 6월 항쟁과 이후 촛불항쟁까지, 그리고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와 같은 시대적인 아픔들까지 이어집니다.
광주의 아픔을 다른 이들이 안아주었던 것처럼 다양한 공간, 다양한 시대적 아픔들을 오월의 과제로 구현하고 안아줄 수 있는 오월이 되고자 합니다.
시대적 아픔이 있는 곳이면 그 어디라도 오월입니다. 오월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국내외 ‘또 다른 오월’과 사회적 소수·약자, 국제 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하여 오월 공동체 정신을 확장시키고 미래세대를 주인공으로 지속 가능한 오월이 되어야 합니다.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됩니다.
“우리는 오늘 패배하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 윤상원 열사가 전남도청 안에서 5월 27일 최후의 항쟁을 앞두고 했던 이 말은 우리가왜 오월을 기억하고 계승해야 하는지 가장 잘 보여줍니다.
오월의 이름으로 수많은 이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죽음을 뛰어 넘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 속에 5·18은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되면서 역사 속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월은 모두의 곁에서 살아 기억될 것입니다.
올해 5·18은 세대와 세대를 넘어, 기억과 국가를 넘어, 우리 모두의 자랑스러운 오월이자 하나되는 오월이 될 것입니다.
‘모두의 오월, 하나 되는 오월’이라는 기치로 올해 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광주 시민과 오월 광주를 찾는 전국의 민주시민 및 국제사회와 머리를 맞대고 서로 연대하여 5·18의 가치가 영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월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는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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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마을버스를 탔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하 박물관) 정류장을 알리는 친절한 안내방송이 나왔다. 마을버스에서 따로 안내할 만큼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니 맘이 든든하다. 올해 32주년을 맞은 아시아연대회의 활동 기록을 담은 기획 전시 ‘Asia連帶회의- 공감의 연대, 세계를 뒤흔들다’를 보러 나선 길이다. 야트막한 언덕길을 지나 박물관은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다. 노란 나비가 반겨준다. 나비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게 날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볕이 잘 드는 담장을 지나 경사로를 오르면 박물관 입구다. 정문은 서늘하고 무거운 강철재질이다. 할머니들의 아프고 곡진한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었냐고 묻는 것 같다. 이번 기획전시는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에 시작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주간인 8월 17일까지 이어진다. 에디터가 찾아간 날은 전시가 시작된 지 일주일여, 토요일 정오라 전시장은 덜 붐빈다.
기획전시장은 1층이다. 올해 32주년을 맞은 아시아연대회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게 정리하고 있다.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첫 공개 증언이 있고 난 이후, 국내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이 쏟아졌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잇따르자 드디어 아시아연대회의가 조직되었다.
아시아연대회의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1992년 8월 서울에서 첫 회의를 개최하며 시작되었고, 팬데믹 이전인 2018년까지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을 오가며 15차례 이어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들과 지원 단체, 가해국인 일본의 시민과 활동가들이 모여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한 초국적 연대의 장으로, 국내외 인권운동과 여성운동, 국제 인권 규범에 큰 영향을 미치며 전시 성폭력과 식민지 범죄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는데 기여했다. (출처: Asia連帶회의- 공감의 연대, 세계를 뒤흔들다 전시 기획의도 참고)
기획전시장 다른 한쪽에는 15차례 이어진 아시아연대회의의 자료집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 할머니들의 구술 증언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해결을 위한 각 나라별 활동을 소개하고 관련한 성명서와 규탄서들이 실려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존재 증명이자 동시에 제국주의 일본의 가해 증명인 기록물이다. 자료집마다 실려 있는 할머니와 활동가들의 옛 사진을 보며 이들의 용기와 고통이 주마등처럼 지난다. 기억을 촘촘히 엮어 새롭게 쌓은 32년의 이 역사로 끝내 제국주의 일본, 책임자의 사과와 처벌을 받을 것이다. 망각의 역사를 깨울 소중한 기록물이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이지영 팀장에게 이번 기획전시의 의미와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국 당사자들이 함께 움직여서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 연대의 힘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전시장에 오면 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만이 아니라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세계의 전시 여성 폭력의 문제가 다뤄지고 있는 박물관이니까 와서 함께 보고 전체적으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가장 피해를 당할 사람은…. 물론 모두 다 피해자가 되지만 특히 여성과 아이들에게는 고통이 더 많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지영 팀장에 따르면 박물관을 찾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박물관 관람객의 절반 정도가 외국인이었다고 한다. 전쟁과 전시 성폭력에 대한 반대와 경계의 목소리에 세계가 공명하는 움직임이 아닐까? 그렇기를 바란다. 이날 실제 독일에서 온 관람객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2층에 전시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역사를 살피며 눈물을 지었다. 한참 동안 전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허락을 받고 뒷모습만 사진에 담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린 작품 가운데 그래픽 노블 작가 김금숙의 ‘풀’이 있다. ‘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생애를 그린 만화다. 최근 개정판이 나왔는데 작가의 말이 인상 깊다.
“대한민국에서 3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지구 반대편, 중남미에서 그렇게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는 진심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나와 다른 피부색을 가진, 내가 알지 못하는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그것도 젊은 여성들이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고맙다고 할 줄 몰랐다.” (출처- 『풀』∣김금숙∣창비 작가의 말 中)
박물관에서 만난 독일인 관람객의 모습이 겹친다. 2층 상설 전시장은 평화의 소녀상이 지키고 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도 아시아연대회의와 더불어 올해 32주년을 맞았다. 전시된 ‘수요시위’ 현수막과 피켓, 응원의 글이 눈길을 끈다.
강덕경, 길원옥, 김복동 등 할머니들의 육성 증언을 들을 수 있도록 전시가 돼 있고 한쪽에는 대만, 호주, 필리핀 등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왜 세계가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찾았다면 잊지 말고 살펴야 할 전시장이 있다. 본관 건물 바깥으로 나와 아래로 내려가면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들의 증언을 만나게 된다. 우리의 가해 역사다. 쓰라리고 부끄럽다.
오늘의 박물관 방문 기록을 SNS에 올리면 동행 팔찌를 주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노랑나비에 염원을 담는 것도 잊지 말고 해보자.
“전쟁 없는 세상에서 살아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증언하신 할머니들의 용기!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정부에 등록된 생존해 계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올해로 아홉 분, 한 자릿수다. 이들의 용감하고 뼈아픈 전쟁과 성폭력 고발에 우리는 기억과 연대로 답해야 한다.
‘Asia連帶회의- 공감의 연대, 세계를 뒤흔들다’
>기간: 2024.3.8.(금)_8.17.(토)
>장소: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11길 20)
>화-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후 5시 입장 마감)
>오디오 가이드[한국어, 영어, 일어]가 제공됩니다.
[참고자료]
- 전쟁과여성인권아카이브: https://naver.me/FBJscYlA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https://www.womenandwarmuseum.net/
- 정의기억연대: https://womenandw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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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여러분은 2014년 4월 16일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고등학생이던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집을 나왔고, 친구들을 만나 점심 메뉴를 얘기하며 학교로 갔었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었지만 그날에 제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에 남는 이유는 2014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4월 15일 인천에서 제주로 출발한 세월호는 다음날 16일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습니다. 탑승자는 안산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을 비롯해 일반인까지 476명이었습니다. 당시 172명만이 생존했고 사망/실종 304명 중 학생은 261명이었습니다. 차디찬 바닷속으로 침몰한 세월호는 2017년 인양되었지만, 현재까지 5명이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다가오지만 우리 사회는 ‘안녕’한지 모르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스텔라데이지호 참사1), 가습기 살균제 참사2), 10.29 이태원참사3), 오송 지하차도 참사4)가 발생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두 사람이 조를 이뤘어야 할 직장에서 홀로 일한 노동자는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현장 실습을 나간 18살 학생은 요트 바닥에 조개와 해조류를 제거하다 사망했습니다.
2024년 4월 16일 세월호 10주기 맞이하는 우리는 다양한 참사를 보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상 사고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우리 곁에는 일하다가, 이동하다가, 쉬다가, 놀다가 갑자기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월호 10주기가 다가오는 지금. 우리는 이런 죽음들이 익숙해지는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됩니다. 피해자들이 죽음의 이유를 밝히기 위해 싸우지 않아도 되는, 일상의 안전이 당연한 사회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재난/참사에서 모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법 ‘생명안전기본법'
세월호 10주기를 맞이한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재난/참사로부터 안전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참사는 반복됐고, 재난/참사를 겪은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5)도 스스럼없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재난/참사를 겪은 사람, 겪지 않은 사람,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생활하고 일할 권리(안전권)를 보장받고 정책과 행정이 ‘안전’을 기본 방향으로 바로잡게 하려는 법이 있습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모두의 생명을 위해 존재하는 ‘생명안전기본법’ 입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을 듣고 ‘생명과 안전을 나열한 기본법이 왜 법으로 제정되어야 하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길을 걷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있고 노동 현장에서는 지금도 안전이 지켜지지 않아 사라지는 생명들이 있습니다. 정말 ‘기본적’이기에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2023년 3월 ~ 2024년 2월 현장에서는 859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출처 : 오마이뉴스, 노동건강연대)
‘생명안전기본법’ 무엇을 담고 있나
‘생명안전기본법’ 법안 제1조 ~ 제22조 까지는 아래 내용 및 출처링크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세월호참사 이후 끊임없는 재난과 산재, 억울한 회생을 막고자 성찰과 대안으로 이 법의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재난참사로 고통을 겪었던 피해자들과, 그 피해회복을 위해 함께해왔던 법률가들, 활동가들이 모여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11월 13일 국회에서 발의되었습니다. 그러나 2년 6개월이 지났지만 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회에서 심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10주기를 맞이 하는 올해에는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을 달성했지만, 제대로된 논의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출처 : 참여연대 누리집(‘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 동행 발족식 및 생명안전권리 선언 발표(2023.05.)
‘생명안전기본법’ 법안 중 주요내용 몇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법에는 모든 사람의 ‘안전권’을 명시하고 재난/참사 피해자의 개념과 범위를 당사자뿐만 아니라 민간구조자, 재난을 목격하고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까지 포함하여 피해자의 개념과 범위를 확대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기본법’, ‘범죄피해자기본법’에는 있지만 재난피해자에게는 없었던 피해자들의 권리 규정, 피해자 지원 원칙에 관한 규정 등 국가 책임 규정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또 다른 내용으로는 법안 제8조에서는 안전사고에 관한 정보를 국가와 기업 등이 공개하도록 하여 안전사고 발생을 은폐하지 못하도록 하고 공개를 의무화하여 사고 발생을 줄이는 데 기여하도록 했습니다. 더 나아가 법안 제12조에는 국가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기업 등도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규정하여 가해 기업이 사건을 은폐하고 구조를 지연시켰던 문제 등을 해결하고 기업의 책무를 명확히 했습니다.
끝으로 법안 제15조에는 안전사고의 원인과 수습 및 대응 과정의 적절성을 규명하기 위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조사를 실시할 국가 등의 의무를 규정하고 조사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정말 필요한 법일까?
참사가 발생하면 책임을 회피하려는 사람들만 있습니다. 누구도 참사를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부가, 공무원이 제 역할을 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참사와 사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개인’에게 참사의 책임을 떠넘깁니다. 참사는 운 나쁜 개인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생명안전기본법’은 사고의 책임을 국가에 묻는 것입니다. 사고로 인한 죽음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다가 사망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희생되게 되었는가?’입니다. 정부가 모든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로 발생한 죽음에 대해서는 당연히 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 10년 전 세월호에서는 왜 구조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는지, 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 많은 인파가 몰릴 걸 예상했지만 왜 경찰 병력을 배치하지 않았는지… 국가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서 생기는 죽음은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래야 국가는 반성하고 반복되는 참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는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내가 될 수 있습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사회에서 생명이 존중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기본법입니다. 세월호 10주기를 맞이하는 우리가 더 ‘안녕’한 사회를 맞이할 수 있게 ‘생명안전기본법’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1)스텔라데이지호 참사 : 철광석 25만t을 싣고 2017년 3월 31일 오후 11시 20분(한국시간) 남대서양 해역을 운항하다가 갑자기 침몰했다. 이 참사로 승무원 24명(한국 선원 8명, 필리핀 선원 16명) 중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되고 나머지 22명이 실종됐다.
2)가습기살균제 참사 : 가습기의 분무액에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하여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폐질환 등에 걸린 참사이다. 2011년 참사가 발생하여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참사이다. 24년 3월 8일 기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5,703명이다.
3)10.29 이태원참사 :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이다. 통제 인력 배치는 물론 현장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4)오송 지하차도 참사 : 2023년 7월 15일 오송읍의 궁평2지하차도가 폭우로 인해 침수되어 14명이 사망한 참사이다.
5)“피해자도 가해자”…이태원 참사 1년, 생존자 옥죄는 2차 가해 - 한겨레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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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안녕하세요~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심지입니다. 3월 8일은 여성들의 생존권과 참정권을 보장받기 위한 여성운동을 기리며 1977년 UN에서 공식 지정된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이 되어서야 법정기념일로 공식적으로 지정되었는데요. 1908년,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을 기리며 뉴욕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당시 열악한 작업 환경, 하루 12~14시간에 달하는 노동시간, 남성에 비해 형편없는 임금 수준에 시달리던 여성 노동자들은 뉴욕 거리에 모여서 노동환경 개선, 노동시간 단축, 임금 인상, 투표권 쟁취 등을 외쳤습니다. 1910년, 독일의 여성운동가 클라라 체트킨이 ‘여성의 날’을 기념하자고 제안하였고 다음 해부터 세계 곳곳에서 여성의 날 행사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뜻깊은 3월 8일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즐길 수 있는 OTT 콘텐츠를 들고 왔어요. 여성 서사에 푹 빠질 준비 다들 되셨나요?
<퀸메이커(2023)>
김희애 배우가 연기한 황도희는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인물이에요. 그녀의 상사가 부서 직원에게 성폭행을 저지르는 범죄가 일어나고, 이 사건을 다루는 과정에서 황도희는 자기 인생을 돌아보게 돼요. 그리고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여성인권 분야에 뛰어들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과 만나게 되면서, 오경숙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입니다. 한국사회의 정치는 여전히 남성들의 영역으로 견고해 보이는 차별지대인데요. 여성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삼은 ‘퀸메이커’를 보며 새로운 정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크리에이터: 오진석, 문지영/ ►출연: 김희애, 문소리, 류수영, 서이숙, 옥자연, 윤지혜, 김새벽, 이경영, 진경, 김태훈
<카트(2014)>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고객님.” 마트 직원들은 온갖 컴플레인과 잔소리에도 꿋꿋이 웃는 얼굴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회사로부터 갑작스럽게 일방적인 해고 통지를 받게 돼요. 정규직 전환을 눈 앞에 둔 선희를 비롯하여, 싱글맘 혜미, 청소원 순례, 순박한 아줌마 옥순, 88만원 세대 미진은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합니다. 노조의 ‘노’자도 모르고 살았던 그녀들이 용기를 내어 서로 힘을 합치게 되는데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치열함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감독: 부지영/ ►출연: 염정아, 황정민,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 천우희, 도경수
<보스턴 교살자(2023)>
1960년대 보스턴에서 충격적인 연쇄 교살 사건이 발생합니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기자는 레코드 아메리칸 신문사의 로레타 매클로플린인데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신문사에서 늘 뷰티, 생활 관련 주제만 맡고 있지만 가장 먼저 여성들의 연쇄 교살 사건을 발견하고 취재를 맡게 됩니다. 희생자의 수가 늘어가는 가운데 유능한 동료 기자 진 콜까지 취재에 합세하지만, 둘은 당시 만연했던 성차별의 벽에 부딪히고 범인의 정체는 더욱 미궁에 빠지게 돼요. 로레타와 진은 이토록 많은 여성들을 죽이는 범인, 그 뒤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요? 엄청난 반전이 있습니다.
►감독: 맷 러스킨/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캐리 쿤, 알레산드로 니볼라,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 빌 캠프, 모건 스펙터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2019)>
이 영화는 2016년 폭스 뉴스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성희롱이 일상화된 폭스 회사에서 이런 낡은 관습을 깨버리는 용기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로, 위력에 의한 성범죄, 권력형 성범죄의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영화 속 장면들은 실제 증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폭스 뉴스 간판 앵커였던 그레천 칼슨은 폭스 회장 로저의 성적 요구를 거부하고 해고되었습니다. 그녀가 로저를 고소하면서 추가 피해자들이 드러납니다. 여성들이 연대하여 로저와 사회권력에 맞서는 어려움과 대담함을 따라가다 보면 결말에 이르게 됩니다.
►감독: 제이 로치/ ►출연: 샤를리즈 테론, 마크 듀플라스, 마고 로비, 코니 브리튼, 존 리스고, 말콤 맥도웰, 케이트 매키넌, 니콜 키드먼, 앨리슨 재니
<믿을 수 없는 이야기(2019)>
미국의 10대 여성 ‘마리’는 새벽에 낯선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피해 신고를 합니다. 마리는 그 날의 일에 대해 경찰관들에게 반복해서 여러 번 설명하며 신체 취조를 받습니다. 끔찍한 일을 반복 진술하면서 조금씩 말이 다르자, 조사관들은 그녀가 거짓으로 꾸며내는 것으로 추궁하며 거짓말을 하는 것은 업무방해라고 협박까지 합니다. 마리는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하였고 사건은 서둘러 종결됐습니다. 마리에 대한 비난은 거셌습니다. 그러나 2년 뒤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였고 유일하게 마리의 말을 믿어준 두 형사가 공조 수사에 나섭니다. 이 시리즈는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되었는데요. 원작은 르포르타주(기사)인데, 2016년 퓰리처상 탐사보도 부문을 수상하였습니다.
►출연: 토니 콜렛, 메릿 위버, 케이틀린 디버, 데일 딕키, 스콧 로렌스, 대니엘 맥도널드, 오스틴 허버트, 에릭 랭, 엘리자베스 마블
<윤희에게(2019)>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뜁니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습니다. 딸 ‘새봄’이 다리가 되어주어 ‘윤희’는 끝내 첫사랑 ‘쥰’을 만납니다. 가슴 깊이 묻어둔 사랑을 연기하는 배우들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감독: 임대형/► 출연: 김희애, 나카무라 유코, 김소혜, 성유빈, 키노 하나
<너에게 가는 길(2021)>
FTM(Female-to-Male)인 아들과 게이 아들을 둔 두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엄마들은 아들을 안아주고 응원하고 지지하지만, 또한 당혹함을 가라앉히려 애쓰기도 합니다. 주기적으로 성소수자 부모모임에 나가 아들을 더 이해하고 세상의 편견과 맞서는 운동을 합니다. 커밍아웃한 자식 앞에 놓인 세상의 장애물을 이해하고, 함께 싸우며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두 명의 한국 엄마. 그 여정을 따라간 다큐멘터리입니다.
►감독 : 변규리/ ►출연: 정은애, 강선화, 봉레오, 정예준
<셀프 메이드 마담 C.J. 워커 (2020)>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재벌인 마담 C.J. 워커의 실화를 소재로 하였으며, 1900년대 초반 노예해방 직후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지문이 닳도록 빨래를 하며 살던 ‘세라’는 발모제를 흑인 여성들에게도 팔아보자고 제안하지만 발모제 주인은 유색인종과 세일즈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무시합니다. 세라는 유색인 맞춤 발모제를 직접 만들었고 엄청난 히트를 치게 됩니다. 흑인 여성의 성공에 대한 사회의 무시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아름다움을 긍정할 수 있는 제품으로, 또 희망을 전하는 판매로 사업을 성공시킵니다.
►출연: 옥타비아 스펜서, 티퍼니 해디시, 카먼 이조고
<거꾸로 가는 남자(2018)>
남성 우월주의자로 늘 여성을 폄하하며 살아온 남성 ‘다미앵’이 어느 날 갑자기 사고를 당합니다. 눈을 뜨자 세상은 역전되었고 여성들은 양복을 빼입고 승승장구하고 남성들은 제모를 하며 외모를 가꾸고 육아에 힘씁니다. ‘다미앵’은 점차 원래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들이 겪었던 성차별을 직접 겪게 됩니다. 권력이 반전된 세상을 보여주는 미러링을 통해 사회에 단단히 뿌리박힌 여성차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감독: 엘레오노르 푸리아/ ►출연: 뱅상 엘바즈, 마리소피 페르단, 피에르 베네지, 블랑슈 가르댕, 셀린 망빌
<페미니스트 닫힌 문을 열고(2018)>
여성운동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이 다큐멘터리를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여성운동이 활발하던 70년대 미국 여성들의 꾸밈없는 표정을 렌즈에 담은 작품입니다.
►감독: 조해나 데메트라카스
여성의 날의 의미를 기억하며 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찾다 보니, 이런 콘텐츠를 모아놓은 곳은 없을까? 큐레이션해주는 곳이 더 없을까? 궁금해졌는데요. 딱 맞는 플랫폼이 있어서 함께 소개드립니다. 바로 퍼플레이!
<퍼플레이 소개>
퍼플레이는 “콘텐츠를 통한 다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미션으로, 영화 대여 서비스 운영, 스트리밍 영화 대여, 웹매거진 운영 등의 사업을 펼치는 여성영화 전문 플랫폼입니다. 퍼플레이는 유통자 중심의 OTT가 아닌 여성 창작자와 상생을 꿈꾸는 사회적 기업이에요. 스트리밍 수익의 무려 70%가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퍼플레이만의 20가지 기준을 통과한 여성영화나 성평등 영화를 볼 수 있고요. 여성들에게만 인기가 있나?라고 생각했지만 퍼플레이의 유료 결제 회원 성비는 5:5 라고 합니다.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추천드린 콘텐츠도 시청해보시고 더 많은 성평등 콘텐츠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퍼플레이의 다양한 큐레이션을 활용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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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