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가까이 있는 이웃을 보지 못하고 지나칩니다. 이주민, 농아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공간에서 숨 쉬고, 일하고, 사랑하며 살아가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삶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가장 행복했던 순간, 가슴속 깊이 간직한 사랑의 추억이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주민, 농아인들이 직접 들려주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사랑의 기억을 기록하는 작업입니다. 낯선 환경에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삶을 개척해 온 그들에게도 웃고, 사랑하고, 희망을 품었던 시간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주’나 ‘장애’라는 틀을 넘어 인간적인 존엄과 감정을 마주하고자 합니다.
이 작업은 단순한 기록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손짓과 들리지 않는 말 속에도 깊은 감정과 삶의 서사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모아 함께 나누는 것은, 우리가 같은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다리를 놓는 일입니다. 이제, 그들의 빛나는 순간을 함께 발견해 보세요.
정혜실의 빛나던 순간
안산의 다양한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라디오 방송을 꿈꾸는 단원 FM 정혜실 본부장입니다. 저에게 “가장 빛나던 순간이 언제였나”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주저 없이 1994년의 그 봄날로 돌아갈 거예요. 사실, 그날이 정말로 벚꽃잎이 흩날리는 화사한 봄날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평범한 날이었는지 기억은 흐릿합니다. 하지만 그날의 만남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고,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어요. 자, 커피 한 잔 들고 저와 함께 1994년 이태원 거리로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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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4
지난 9월 28일 “청년 활동가 워크숍 - 공익활동? 제가요? 이걸요? 왜요?”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는데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청년 네트워크 위원회 ‘청플’이 온 마음을 다해 준비한 만큼 여러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혹시 워크숍 이후 10월 22일 청플이 ‘한국다문화뉴스’의 미소센터에 6차 회의를 위해 다시 모였는데요! 청플 위원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계속 따라와 주세요!
■ 안건1: 청년활동가 워크숍 만족도 조사 결과 공유 및 평가
워크숍 이후 실시 된 만족도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참가자 모두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가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워크숍 진행 시간을 길지 않게 계획했었는데요. 짧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는 의견과 더 길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아쉬웠다는 의견 모두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또 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안겨줄 수 있던 행사라는 점이 위원님들에게 좋았던 점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부스 중에서는 ‘뜻밖의 마음 쉼터’의 반응이 좋았는데요. 피상담자뿐만 아니라 상담사분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상담이었다고 답변해 주셨는데요. 또한, 선착순으로 신청한 인원 이후에도 상담을 원하는 인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 청플 위원들이 이야기하는 ‘청년 활동가 워크숍’의 좋았던 점 & 아쉬웠던 점
좋았던 점
-문정아 위원
일반적으로 위원회와 담당자들이 분리되어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청플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구성원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었던 점이 좋았다. 이번 ‘청년 활동가 워크숍’이 그 좋은 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슬기 부위원장
장소가 좁아서 참가자들끼리 복작복작 교류할 수 있던 것이 장점이었다. 네트워크 시간에 청플 위원들이 나뉘어서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토크콘서트를 비롯해 워크숍 내내 즐겁고 재밌다는 느낌이 가장 강해서 매우 만족스러웠고, 계속해서 이와 같은 행사가 계속 있길 바란다.
-박정효 위원
시설이 이용하기 쾌적하였고 사전 준비가 철저해 전반적으로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토크콘서트의 경우, 사회자가 행사의 무게감을 높였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활동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자리라서 좋았다. 관심 분야의 팀을 나누어 이야기를 진행 한 점은 공통의 관심사로 연결 지점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 좋았다.
아쉬운 점
-김지현 위원
장소가 뒷문이 없어서 늦게 도착해 도중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시선을 분산시키는 경우가 있었다. 이후 행사 개최 시 이 점을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박정효 위원
행사 장소인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 편리하지 않았다. 청년 대상의 행사라면 이점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당 초 예상인원과 센터 청년활동가를 제외한 신청자 인원이 초기 행사 기획보다 줄어 아쉬움이 남는다.
-강성혁 위원장
토크콘서트에서 다양한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다만 명확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던 것 같아 아쉬웠다.
이같이 다양한 의견들을 남겨주셨는데요. 행사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모두가 기쁘게 맞이하는 분위기와 행사에 준비된 샌드위치나 과자 등 다과가 매우 풍성해서 좋았다는 의견이 정말 많았습니다. 다과 지원에 힘 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저도 워크숍에 참여했었는데요! 저는 네트워크 시간 동안 키워드를 중심으로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게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청플을 처음부터 지켜본 에디터로서 정말로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 및 마무리되었다는 게 뿌듯하고, 위원분들과도 새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답니다 ㅎㅎ
■ 안건 2: ‘청년 공익활동’ 신규 사업 수요 조사 결과 분석
다음으로는 2025년 신규 사업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졌는데요. 총 111분이 응답했고, 그 중 42%가 공익활동에 1년 이상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청년 대상의 공익활동 지원에 대한 필요성과 참여 의사 또한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를 통해 얻은 문제점 중 하나는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 입니다. 청년 대상 공익활동 지원이 있더라도 충분히 홍보가 되지 않아 관심 및 참여 의향이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인데요. 이에 관심사를 중심으로 광고를 띄우는 ‘타겟팅 광고’와 홍보 업무 전담을 위한 마케팅 담당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또, 이번 신규 사업의 방향성은 많은 청년들이 참여하는 것에 의의를 두기보다는 한 가지에 집중하여 의미 있는 행사를 기획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방향에 맞게 문정아 위원님은 ‘공익활동’이라는 키워드가 너무 포괄적이기에 기후 활동 사업이나 여성 지원 등 분야별로 돌아가며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이번에 청플이 모인 곳은 청플의 ‘강성혁’ 위원장님이 대표이신 ‘한국다문화뉴스’의 미소센터였는데요! 2013년 창간한 ‘한국다문화뉴스’는 다문화사회에 대한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로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언론사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개발, 정부 연계 사업, 후원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회의가 마무리된 후, 강성혁 위원장님과 센터를 둘러보았습니다. 미소센터는 카페형 커뮤니티 공간으로 다양한 편의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는데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방도 마련되어 다문화 및 외국인 가족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다문화뉴스’ 미소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청플 6차 회의 너무나도 알찬 시간이었죠? 아쉽게도 다음 소식은 지금까지 힘차게 달려온 청플의 해단식인데요ㅜ 11월 19일 해단식 또한 같은 장소에서 진행될 예정인데요. 다음 웹진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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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4
안녕하세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심지입니다. 지난 11월 9일, 2024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너와 나의 연결, 공익기록」의 세션토론1: “공익활동기록, ‘재미’와 ‘의미’ 모두 잡을 수 있을까?”에서 함께 나눈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저는 작년부터 에디터 활동을 시작한 아마추어 기록활동가인데요. 기록의 대가이신 윤명희 교수님(前 파주 중앙도서관 관장), 임민아 대표님(미디어랩 이유)과 함께 세션토론 패널로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저는 'MZ 공익기록 활동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공익기록이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즐거움도 담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였습니다. ‘의미 있는 기록’이라 하면 약간 진지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지 않나요? 그래서 공익기록이 모든 세대에게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지역 기록이 세대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까?’입니다. 두 분의 발제를 들으면서 저는 한국의 장수 드라마였던 ‘전원일기’가 떠올랐어요. 비록 제가 방송이 한창이던 시대에 살지는 않았지만, 80-90년대 농촌 사회를 그대로 담아낸 이 드라마를 통해 과거 세대의 삶과 고민이나 농약 사용 논쟁, 식량 자급 문제 등 사회적 이슈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전원일기처럼, 지역 기록도 특정 시대 사람들과 공동체의 삶과 고민을 반영하는 역사적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지역 기록화 프로젝트는 지역의 역사적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윤명희 교수님께서 소개해주신 ‘휴먼 인 파주’나 임민아 대표님의 ‘파주 법원읍 백년상점’ 콘텐츠와 같이, 지역에 오래 거주하신 분들이 참여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젊은 세대가 다가가기에 아직 다소 거리감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지역 기록이 어떻게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통의 다리가 될 수 있을까요? 기록화 과정에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으신지, 두 분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 윤명희 교수님: 공간, 만남, 주체적 참여
도서관은 엄숙함, 정숙함과 같이 경직된 이미지가 있는데요. 벽을 트고 턱을 낮추는 등 도서관 공간을 개방적으로 바꾸고 나니 젊은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어린이, 청소년, 어르신, 다문화 등 각각 따로 마련된 도서관에 갔는데, 공간 자체를 일단 확장을 해서 누구나 왔다 갔다 할 수 있게끔 하는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또 어르신들을 주체로 하여 마을기록을 담아냈다면 그 자제분이나 젊은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만남의 시간을 마련하여 세대 간 만남이 일어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기획하여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청소년들이 그 지역에서 구전되는 얘기들을 어른들로부터 들으면서 이야기를 모아 내는 작업도 있었고요. 법원읍에서 마을 다큐를 만들 때는, 어른은 갈등이 있을 때 중재하는 역할처럼 어른의 역할을 하시고, 매체를 다루는 것에 있어서는 젊은 사람들이 더 주도성을 가지면서 서로의 장점이 어우러지기도 하였습니다.
- 임민아 대표님: 소통의 창구 마련
2020년 당시 파주읍의 마을방송국은 노인분들과 젊은 세대가 교류 없이 갈등이 커져가던 때에, 직접 만나서 소통이 어렵다면 ‘라디오로 소통해보자!’라는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습니다. 마을회관 2층에 방송국을 만들어서 “라떼는 말이야” 콘텐츠를 제작하였는데요. 옛날에 마을회관의 건축위원장으로서 돈을 모으고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 만들었던 이야기, 마을회관을 지을 당시 버스기사 한 달 월급을 통으로 기부하셨던 이야기 등을 담았습니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라디오로 들으며 세대 간 갈등이 완화되고 서로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주제는 ‘지역의 재미 요소를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입니다. 윤명희 관장님께서는 도서관의 역할 중 하나를 지역 기록화라고 정의하셨고, 임민아 대표님께서도 지역 기반의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고 계시는데요. 두 분의 발제를 들으면서 지역 주민이 기록의 주체가 되고,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로서 기록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 시민채록단이 남긴 기록을 기반으로 한 전시와 강연을 통해 주인공과 관계있는 가족, 마을 분들이 도서관을 방문하면서 기록이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도서관 이용자층을 발굴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역 기록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염려가 듭니다. 사실 우리 마을의 역사나 이웃 이야기까지는 재미있어도, 다른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또 채록된 기록들이 전시와 강연 이후 어떻게 지속적으로 활용될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읽을거리, 볼 거리, 말할 거리’가 되는 지역의 재미 요소를 어떻게 발굴하고 계시는지, 지역 소재를 찾는 노하우를 들어보았습니다.
- 윤명희 교수님: 첫째도 둘째도 시민 참여!
시민 참여가 많다는 것은 곧 시민이 하고자 하는 것들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관과 시민 간 상호 신뢰가 이루어지면 기관은 시민 의견을 적극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이 생기고, 시민들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면 흥미로운 주제 찾기는 시민과 함께 하면 되는 것입니다. ‘시민이 제안하는 걸 해드리면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 임민아 대표님: 평범한 사람들 속 ‘보석’ 알아보기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진짜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한테 관심을 가지고 진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석이 하나씩 튀어나와요. 기록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볼 줄 아는 눈이 있어야 되거든요. 어떤 사람의 인생에서는 스스로 보잘것없고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고 있었는데, 누군가로 인해서 내가 보석같이 빛난다고 하면 그 사람 인생에 정말 엄청난 선물이거든요. 저는 현장에서 그런 감동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게 재미가 되고 지속 가능한 활동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제가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분들에게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듭니다. 소재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정말 널렸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한 분 한 분 만나서 이야기 나누면 책 한 권이 또 나올 거예요. 저는 그런 마음으로 다니고 있고요.
세 번째 토론거리를 말씀드리기 전에, 에디터로서 재미와 의미를 잡는 기록에 대해 고민해온 이야기를 조금 하려고 합니다. 작년부터 아카이브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지점은 공익에 관심 없는 사람들과 공익활동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공익 기록이 공공의 의미를 넘어서,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일상의 일부로 다가가게 할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공익과 일상 속에서 맞닿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공익은 재미없고 주제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센터에서도 이 부분을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접근 방식을 시도하였는데요. 공익활동 성향테스트 같은 형식으로 공익을 가볍고 재미있게 소개하기도 하였고요. 에디터로 공익웹진의 원고를 작성할 때, 공익 주제와 맞닿은 OTT 콘텐츠를 소개해 보기도 했고, 조금 딱딱한 내용을 전달할 때는 숏폼영상까지는 만들지 못하더라도 카드뉴스와 같은 이미지 중심의 전달 방식을 도입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의미 있는 기록에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도 좀 더 팬시하고 파격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할까?’라는 고민이 들었는데요. 두 분 발제를 통해 이 고민을 지역 기록과 연결지어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주제로 저는 ‘MZ세대의 일상 콘텐츠가 공익 기록의 일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MZ 세대는 자신의 일상을 SNS에 자연스럽게 기록하고 공유하며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곤 하죠. 인스타그램을 예로 들면, 인스타그램에는 ‘스토리’라는 기능이 있는데요. 사진이나 짧은 영상을 바로 찍어서, 그 위에 텍스트를 넣을 수도 있고, 음악을 입힐 수도 있고, 링크를 연결할 수도 있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처럼 아무 질문이나 받아서 답해줄 수도 있고, ‘앞머리 자를까/말까?’와 같은 투표를 올릴 수도 있어요. 어떻게 보면 수시로 기록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공익 기록도 이렇게 더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면 젊은 세대에게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Z 세대의 일상 콘텐츠가 지역 기록의 일부가 되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의미 있는 기록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두 분의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 윤명희 교수님: 시도해 보고 실패해도 괜찮은 공간
젊은이들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기회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요. 도서관에서 짜놓은 기획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아닌, 젊은이들이 직접 기획을 해서 가지고 오는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할 수 있겠죠. 그럼 처음에는 봉사활동 차원으로 시작을 했다가도 그 활동의 의미와 가치가 주변으로부터 지지를 많이 받게 되면 예산 확보로 이어질 수도 있고요. 약간 테스트 베드처럼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어디냐? 지역의 도서관이다! 지역의 도서관들이 그런 열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합니다. 시도해 보고 실패해도 괜찮은 공간이 우리 사회에 많이 주어지지 않는데 파주 중앙도서관 5층의 메이커 스페이스는 도서관이라는 공공 공간을 시민의 실험실로서 열어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경로를 통해, 경직되어 보이는 공공조직에 틈을 내주시는 역할을 MZ세대들이 해주시기를 바라봅니다.
- 임민아 대표님: 알아서 잘 하는 청년들! 공간과 장비를 지원하자
파주 중앙도서관 2층에 장비가 아주 잘 갖춰진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특히 청년분들은 모일 공간이 없다고 말씀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그 스튜디오를 미디어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창작이 가능한 공간으로 사실은 열어주면 되는 겁니다. 그렇게만 되어도 청년들은 알아서들 하세요. 청년들의 제안이 들어왔다 그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게 한번 논의해 보자 이런 걸 좀 해주시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말씀을 좀 드립니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서의 공익 기록>
이번 세션토론을 통해 공익 기록이 그 자체로 충분히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파주중앙도서관의 라키비움 형태가 흥미로웠습니다.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이 결합된 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어, 방문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또 커뮤니티플랫폼 이유TV의 콘텐츠 역시 기록을 보는 사람도, 기록을 하는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방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콘텐츠를 통해 기록이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공감과 재미를 담은 생생한 스토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이 소개해 주신 사례들을 보면서 기록의 재미란 기록의 결과물로서만이 아니라, 기록이 보관된 장소, 그 기록을 공유하는 플랫폼, 기록을 진행하는 과정들로부터 나올 수 있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션 토론을 통해 여러 자극을 받으며 공익 기록이 단지 ‘보존’의 의미를 넘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게 되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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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9
오늘은 조금 아쉽지만 즐거운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바로 ‘청플’의 해단식 소식인데요,, 지난 6차 회의와 동일하게 ‘한국다문화뉴스’의 미소센터에서 11월 19일 ‘청플 평가회의 및 해단식’이 이뤄졌습니다. 올해 5월에 출범한 청플이 벌써 해단식을 맞이하다니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ㅠㅠ
이날 청년 네트워크 위원회 ‘청플’의 지금까지의 활동을 정리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1년이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청플이 6차례의 회의와 ‘청년활동가 워크숍’, ‘청년 공익활동 신규 사업 수요조사 추진’ 등 정말 알찬 활동들을 했더라고요. 매 활동마다 청플 위원분들과 센터 담당자분들 모두 진심으로 임해주셨기에 이와 같이 알찬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선주 위원님께서 제작하신 활동 영상을 통해 모든 활동들을 한눈에 보니 감회가 새로웠답니다.
성과 보고 이후 위원별 소감도 나누었는데요. 강성혁 위원장님께서는 “모두가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맡은 역할을 다 해주셔서 위원장으로서 너무 감사했다. 매 회의를 설레는 기분으로 참석했다.”라고 매우 감동적인 소감을 남겨주셨습니다. 또, 박정효 위원님의 소감도 인상 깊었습니다. “누군가가 그러더라, 자신을 청년으로 정의하기 위해서는 꿈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청플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내가 하고 있는 공부와 사회문제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많은 위원분들이 “이 지역에서 청년 활동가는 나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청플 덕분에 다른 청년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위원분들이 기회가 있다면 내년에도 계속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이어서 감사장 및 공로위원 표창 수여가 진행되었습니다. 사진 속에서 위원님들의 표정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청년의 에너지가 느껴지네요ㅎㅎ 공로 위원으로는 강성혁 위원장님과 이슬기 부위원장님이 선정되셨습니다.
끝으로 다 같이 모여 맛있는 저녁 식사를 가졌답니다. 맨 처음 어색했던 출범식 때와 달리 여러 활동을 함께하며 친구 사이가 된 청플 위원분들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또, 위원분들의 회의나 행사 때에서는 알 수 없었던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저도 청플의 전담 에디터로서 소감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청플을 통해 경기도의 여러 지역 및 현장에서 힘쓰고 계신 청년 공익 활동가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로 소중한 시간이었는데요. 청플의 활동을 기록해오며 제 자신을 청년 공익활동가라고 정의할 수 있던 값진 기회였습니다!
2024년 청플의 활동은 이렇게 끝을 맺었는데요! 끝과 이별은 아쉽지만 새로운 시작과 만남이 청년 활동가들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앞으로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진행될 청년 공익활동 지원에 대해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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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6올 겨울, 산타는 어디에
경기일보 이연우 기자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12월입니다. 누군가는 들뜬 마음으로 분주할 테고 누군가는 평소와 다름 없이 차분할 텐데, 모로 가도 행복하기만 하면 되듯 모두에게 보람차고 건강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번 겨울은 꽤 따뜻할 것 같았습니다. 기후변화로 예년보다 추위가 늦게 찾아오면서 11월 중순까지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었으니 피부로 체감하기엔 '더운 겨울'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성적인 측면에선 추위가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우리 사회 그늘진 곳에 여전히 차갑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찬 연말을 앞두고 '과연 이 시대에 산타가 있는가' 상념하며 조금은 숙연한 이야기를 꺼내 보려 합니다.
#1. 언 손을 녹이는 건 따뜻한 손이 아니라 다른 언 손, “연대”
365일 24시 내내 움직이는 곳이 있습니다. 혹서기건, 혹한기건 돌아갑니다. 우리네 일터입니다. 노동자 입장에서 노동자들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가장 먼저 '현장 이야기'를 꺼냅니다.
최근 건설노동자들이 국회 앞 30m 높이 광고판에 올랐던 것을 아시나요? 당시 건설노동자들은 일용직 임금삭감안을 철회하고 고용 안정을 입법화하라며 30여 일간 고공농성에 돌입했습니다. 10월 31일 비로소 한 달 만에 땅을 딛게 된 이들은 "무도한 정치와 노동 탄압에 고통받는 노동자가 거리에서, 고공에서, 현장에서 지금도 투쟁하고 있다"고 외쳤습니다.
그 말을 방증하기라도 하듯, 얼마 뒤엔 한국철도공사 노조가 인력 충원과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준법투쟁을 시작했습니다. 놀랍거나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노동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 "노조 활동을 보장해달라" 등의 이유로 투쟁에 뛰어드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니까요. 특정 기업이나 특정 지역 사건을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숱하게 벌어집니다.
작년 12월만 해도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택배 요금 인상분 공정 분배 ▲서브 터미널 인력 충원 ▲택배 기사 계약 해지 철회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실질 임금 인상 ▲복리후생 수당 지급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곱씹어보면 몇 가지 궁금증이 듭니다.
Q. 노동자들이 태업·파업에 나서는 이유를 명확히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Q. 그래서 현장은 얼마나 개선됐고,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Q. 직종·산업만 달라졌을 뿐 누차 반복되는 상황인데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일까.
답은 미지수입니다만 때때로 곱씹어볼 주제라곤 생각합니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과 함게하는 거리 기도회
이 외 미처 서술하지 못한, 언론에서 다뤄지지도 않은 수많은 일자리 현장에서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먹고 살길을 지켜달라'고 울부짖습니다. 면전에 나서 투쟁까지 불사한다는 건 미래를 건 크나큰 용기입니다. 하지만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결국 멈추기 다반사입니다. 본인들도 시민이긴 마찬가지인데 말입니다. 투쟁에 돌입했던 노(勞)는 사(使)와 악수하며 싸움을 멈추지만 결과적으로는 빈손으로 끝날 때가 많습니다. 각양각색 현장의 노동자들이 사시사철 외로움에 떠는 이유입니다.
고난함께 로고
이러한 노동자들 곁에서 작은 온기나마 나누고자 하는 '산타 같은' 이들도 있습니다. 혼자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어려운 이들의 편에 섭니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고난함께'가 대표적입니다. 전남병 고난함께 사무총장·목사는 “분명한 건 우리는 산타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첫마디를 뗐습니다. “종교인으로서 본분을 다할 뿐 누구를 돕는다는 말은 가당치도 않다.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989년 군 복무 중 양심선언 한 한 전경을 도우며 시작한 고난함께는 노동인권, 사회적 참사, 평화통일을 위해 달립니다. 다양한 문제로 아픔을 겪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활동 원칙은 ▲되도록 연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적은 곳,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싸우는 이들을 찾아간다 ▲당사자들 한 걸음 뒤에서 연대하되 끝까지 함께한다 ▲문제가 해결되면 조용히 사라진다 등 3가지입니다. 그런데도 산타는 아니라고 합니다.
전 총장은 “언 손을 녹이는 건 따뜻한 손이 아니라 다른 언 손”이라며 “언 손들이 서로 맞잡을 때 따뜻함이 퍼진다. 그것을 연대라고 부른다. 그 연대야말로 우리 시대의 산타”라고 했습니다. “거대한 자본주의와 권력의 벽 앞에서 가끔 절망감을 느끼지만 내일도, 내년도 계속하겠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2. 조금 더 '어우러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안산다문화거리(출처 : 경기일보DB)
노동자만 춥나요? 겨울이 낯설고 쌀쌀한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이번엔 '이주민'입니다. 특히 전국에서 외국인 주민 수가 가장 많은 안산지역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에 앞서, 2018년을 회상합니다. 전쟁과 폭력을 피해 고향을 떠나 제주도에 안착한 예멘 난민들을 만났을 때입니다. '제주도 당일치기'를 하며 예멘인을 찾아 나섰습니다. 'A호텔에 머문다더라, B어학원에 있다더라, 새벽 C어선에서 일하고 있다더라' 등을 사전에 듣고 갔지만 실제로는 한 명도 볼 수 없었습니다. "공개되면 영업 못 한다", "알려지면 이미지 나빠진다", "우리는 절대 아니다"라며 막아서더라고요.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난민심사를 요청하는 예맨인들(출처 : 경기일보DB)
행선지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출국 시간이 1시간 30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공항을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우연히 거리에서 한 예멘인 가족을 만났습니다. 임신한 채 본국을 떠나온 예멘인 어머니는 제주도에서 아이를 출산했고, 아이의 이름을 제주도의 한 지명을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제주에서의 첫 예멘 아이였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경기도에 오자 곧바로 '난민들이 안산에 몰려든다'는 얘기가 쏟아졌습니다. 지역민이 반발하고, 반발하고, 반발했으나 한 달 여 지나면서 점점 "수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다문화가정에 가장 친화적인 도시마저 '난민'에 한해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는 걸 느끼면서, 동시에 다른 지역과 안산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원FM 네팔팀 썸네일
지금도 조금 더 '어우러지는' 안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공동체라디오 단원FM입니다. 올해 3월 정식 개국한 이 채널(88.7MHz)은 자원봉사자 60여 명의 힘으로 움직입니다. 세월호참사유가족협의회를 통한 세월호 이야기, 반월·시화공단을 통한 노동자 이슈, 네팔어·중국어 등을 통한 이주민 다국어방송 등 안산만이 가능한 '안산만의 장점'을 하루 16시간씩 32개의 프로그램으로 방송합니다.
단원FM 캄보디아팀
정혜실 단원FM 본부장은 "여러 프로그램 특성에 맞게 안산 안에 계신 분들이 자발적으로 채워져 활동하고 있다. 예술, 환경, 인문, 페미니즘, 사회적 약자 등 다채로운 이야기와 함께 안산만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며 "결코 빠질 수 없는 '세월호', '노동자', '이주민'이 대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주민'은 해외에서 건너온 주민뿐 아니라, 본토박이가 아닌 '국내 타향 출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정 본부장은 "안산은 조선 대대로 살아온 사람들이 적고, 외부에서 이주해 사는 분들이 많다. 도시 자체가 국내·외 이주민의 도시"라며 "이들이 안산에 정착하고 살면서 아이를 낳고, 청년이 되는 변화상들을 담아내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류 미디어가 싣지 않는 평범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을 때 저희를 찾아오시면 된다"며 "학력, 성별, 피부색 등을 구애받지 않고 문턱 없는 라디오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3. 우리가 이 시대의 산타가 될 수 있기를.
‘산타’, 필요한 사람 많습니다.
울면 안 된다며 슬픔을 달래주고, 혹시 선물이라도 생길까 기대감도 품게끔 산타가 필요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 각자가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하지 않은 이 시대 산타가 됐으면 합니다.
모두 즐거운 12월, 크리스마스, 연말 맞이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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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 국제결혼이주여성의 실태
국제결혼이주여성은 주로 외국 출신의 여성이 한국 남성과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한 경우를 지칭합니다. 이 여성들은 주로 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국제결혼을 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언어, 문화, 경제적 이유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여성의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이 직면하는 여러 가지 사회적, 법적, 경제적 문제들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결혼 생활의 불안정성과 가정 내 폭력 문제, 사회적 차별 등이 국제결혼이주여성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 국제결혼이주여성의 삶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과 취업 차별로 인해 겪고 있는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이슈입니다. 가정폭력의 경우, 결혼이주여성 10명 중 4명 이상이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 중 42.1%가 가정 내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변했으며, 이 중 일부는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언어적, 정서적 폭력까지 포함됩니다. 이러한 폭력은 여성들이 언어 장벽과 사회적 고립으로 인해 쉽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장기간 고통 속에 머무르게 만듭니다.
(출처–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00797.html)
또한, 결혼이주여성들은 취업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차별을 경험합니다. 대부분의 이주여성들은 낮은 임금을 받는 단순 노동직에 종사하거나, 취업 기회조차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사회 내에서 여성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추가적인 복합 차별을 받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주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거나, 성차별적 대우를 받는 일이 빈번합니다.
(출처 –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30823000543)
이와 같은 문제들은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법적 장치와 지원 시스템의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가정폭력에 대한 법적 보호와 상담 서비스가 강화되어야 하며, 국제결혼이주여성이 안정적으로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취업 기회를 보장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 국제결혼이주여성의 현황
국제결혼이주여성의 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2020년 기준 약 200,000명 이상의 이주여성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이며, 중국 조선족 출신의 여성들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430)
국제결혼은 특히 농촌 지역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결혼 생활 중 이주여성이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고 농촌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노동 참여는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동시에 이주여성들에게는 과중한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국제결혼이주여성 중 상당수는 결혼 초기 언어적 장벽을 겪으며,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한 경우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들 중 많은 이들이 가정 내 폭력과 차별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보호 및 사회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CNN방송은 2020년 8월 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한국의 결혼이주여성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민제도와 사회에 만연한 인종 및 성 차별로 신음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이주한 여성들의 이혼율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결혼 생활의 불안정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출처 – https://www.yna.co.kr/view/AKR20200803127600009)
● 국제결혼이주여성이 겪고 있는 문제점
1. 언어 및 문화적 차이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가장 먼저 직면하는 문제는 언어 장벽입니다.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거나 능숙하지 않은 이주여성은 가정 내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이는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사회생활에서도 언어 장벽으로 인해 고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화적 차이도 큰 문제로 작용합니다.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문화나 가족 중심적 생활 방식이 외국인 여성들에게는 낯설 수 있으며, 이러한 차별에서 오는 갈등은 종종 가정 내 폭력이나 차별로 이어집니다.
2. 가정 내 폭력 및 학대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경험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가정 내 폭력입니다. 많은 이주여성이 남편이나 시댁으로부터 신체적, 정서적, 경제적 폭력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결혼 생활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중차대한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주여성들이 결혼 비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 한국에 머물러야 하며, 이로 인해 가정 내 폭력을 참아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폭력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어적 문제와 법적 지식 부족으로 인해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3. 법적 보호의 미비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은 종종 법적 보호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가정 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나 이혼 후 체류 자격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을 때, 이주여성들이 이용할 수 있는 법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혼 후 체류 자격을 상실하는 경우, 본국으로 강제 송환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어 피해 여성들이 가정 폭력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법적 보호 미비는 여성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4. 사회적 차별 및 편견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외국인으로서의 차별과 편견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소위 ‘백인’이나 ‘선진국’에 대한 인식과 ‘유색’, ‘개도국’, ‘후진국’에 대한 태도가 다른 것도 큰 문제가 됩니다. 한국 사회는 단일 민족 의식이 강하고 외국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이주여성들은 이로 인해 배제되거나 차별받는 경험을 종종 합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이러한 차별이 더욱 두드러지며, 이는 이주여성들의 사회적 통합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 국제결혼이주여성 지원 사례
1. 한국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외국인으로서의 차별과 편견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단일 민족 의식이 강하고 외국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이주여성들은 이로 인해 배제되거나 차별받는 경험을 종종 합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이러한 차별이 더욱 두드러지며, 이는 이주여성들의 사회적 통합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2. 일본
일본은 국제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사회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어 교육과 직업 훈련을 통해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이주여성들의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고, 심리 상담 및 법적 지원을 제공합니다.
3. 독일
독일은 국제결혼이주여성들에게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제공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독일에서는 이주여성들을 위한 언어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 적응 교육을 제공하며,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보호 시설과 법적 지원이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주여성들이 노동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직업 훈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국제결혼이주여성 문제 해결방안
1. 언어 교육 및 문화 적응 지원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국제결혼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를 익힐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언어 장벽을 해결하는 것이 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가정 내에서 의사소통 문제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게다가 접근성, 육아, 돌봄노동으로 참여가 어려운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의 현실을 고려하여 개선될 필요성도 있습니다.
2. 가정 내 폭력 방지를 위한 법적 보호 강화
가정 내 폭력을 예방하고, 피해를 입은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안전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보호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긴급 보호소와 상담 서비스를 확대하고,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결혼 비자와 체류 자격을 분리하여 가정 폭력 상황에서 여성들이 비자 문제로 인해 결혼 생활을 유지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정책적 변화도 필요합니다.
3. 사회적 차별 완화 및 인식 개선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잘 통합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을 강화해야 합니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줄이고, 다문화 사회로서의 한국의 변화를 수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주여성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이들이 사회적 경제적 기회를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 경기도의 국제결혼이주여성 지원 정책
경기도는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정보(출처 : 경기도청 누리집)
경기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주여성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주여성들이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직업 훈련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도는 가정 내 폭력 피해자를 위한 긴급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주여성들이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주여성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의료 서비스와 심리 상담 지원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이러한 지원 정책은 이주여성들이 가정 내에서 겪는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은 언어적, 문화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뿐만 아니라 가정 내 폭력, 법적 보호 미비, 사회적 차별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법적 보호, 언어 교육 및 문화 적응 지원,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에 있어서도 국제결혼이주여성이 한국 문화를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시각보다는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이주여성들의 인권 보호와 사회 통합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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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드디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청년 네트워크 위원회 ‘청플’이 주관한 “청년 활동가 워크숍 - 공익활동? 제가요? 이걸요? 왜요?” 가 지난 9월 28일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아주 따끈따끈한 워크숍 소식 지금부터 저와 함께 씹고 뜯고 맛보실 준비되셨나요? 고고고!
■ 부스 “청년 활동가 Impact Square”
센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다양한 부스가 참가자분들을 반겨주었습니다. 체험 부스에는 청년 활동가로서 활동의 자부심이나 원동력을 포스트잇에 쓰고 붙이는 ‘Pride Zone’ 그리고 청플을 비롯한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홍보 및 2025년 신규사업 수요조사 이벤트가 진행되는 ‘Network Hub’가 있었는데요. 이 부스들을 체험하면 깜찍한 공익활동 스티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각 부스에 참여해 포스트잇에 저의 공익활동 원동력을 쓰고 스티커를 받았는데요. 예상했던 것보다 스티커가 깨알 같고, 다이어리에 사용하기에도 좋아 보여서 마음에 듭니다 ㅎㅎ
다음으로 청년 활동가의 정신건강을 위한 ‘Mine Oasis’ 뜻밖의 마음 쉼터 상담 부스가 마련돼 있었는데요. 사전 신청자에 한해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밖에도 현장에서 참가자분들은 ‘번아웃 점검 테스트’나 QR코드를 통해 여러 심리상담 테스트를 해볼 수 있었답니다.
■ 토크콘서트 “터닝포인트 : 공익활동의 갈림길에서”
⦁주제 및 패널 소개
사회자: 하승창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시민센터장) 떠난 사람: 김은주(前 군포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상담활동가 / 前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사무국장) 떠났다가 돌아온 사람: 강성혁 (한국다문화뉴스, 주식회사 몽드 대표) 떠나려다 남은 사람: 김지훈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변화지원팀 과장) |
본격적으로 워크숍 활동의 메인인 토크 콘서트에 대해 이야기 해볼텐데요! 공익활동 분야를 떠난 사람, 떠났다가 돌아온 사람, 떠나려다 남은 사람 이렇게 세 분을 모시고 ‘공익활동의 갈림길’에 대한 담론을 나누었습니다.
• 이들이 공익활동 분야에 발을 들인 계기는 무엇일까
‘떠난다’는 이야기에 앞서 이들이 공익활동을 시작했던 계기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김은주 전 사무국장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자신이 공익활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인식하셨다는데요. 반면, 강성혁 대표는 본래 교사가 꿈이었지만, 대학 교수님의 추천으로 사회복지센터에 근무한 것이 공익활동의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김지훈 과장은 봉사활동에서 사회적 경영학을 접한 뒤, 사회적 기업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마음먹고 공익활동 중간 지원 조직에 종사하게 됐다고 합니다.
• 그렇다면 공익활동 분야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김은주 전 사무국장은 민간위탁 기관에서 2006년도부터 일하면서 항상 관할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 전환 등의 이슈로 고용불안에 처해있었으며 공익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는데요. 또한, 정치적 혐오 발언까지 듣는 등 사회적 인정조차 받지 못하는 환경이 힘들었다고 하셨습니다.
강성혁 대표는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 후, 현실적으로 계산을 해보니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으로는 생계유지와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는데요. 경제적인 부분을 따졌을 때, 사명감만으로는 공익활동을 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후 기자로 활동하던 중 미등록 이주민들을 마치 소몰이하듯 비인간적으로 체포하는 과정을 보고 다시 공익활동 분야로 돌아와 지금의 ‘한국다문화뉴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 김은주 전 사무국장의 깜짝 고백
이날 김은주 전 사무국장은 현장에서 공익활동 분야에 다시 돌아오기로 마음먹었다는 깜짝 고백을 했는데요. 저는 이때 하신 말씀이 인상 깊었어요. “토크 콘서트를 준비하며 나는 떠난 사람인데 자꾸 돌아오게 되더라. 그래 나는 소셜 오지라퍼인데 그런 내가 과연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내가 공익활동 아니고는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매진하는 모습 너무 멋지지 않나요? 김은주 전 사무국장의 앞으로 행보를 응원합니다!
• 중간 지원 조직 종사자로서 느끼는 고충
김지훈 과장은 중간 지원 조직이 행정 시스템이나 정치적 요인에 의해 많은 것들이 좌지우지되는 등 현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익단체들이 하고자 하는 바를 지원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투입되는 예산의 성격에 따라 조직의 목표가 있음에도 활동 방향성에 제약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그런 부분들을 중간에서 조정하는 것이 힘들다는데요.
김은주 전 사무국장은 중간 지원 조직과 공익단체 양쪽에 모두 종사해 본 경험이 있어 두 입장이 모두 이해가 간다고 합니다. 단체 입장에서는 도움을 받기 위해 증빙해야 할 것이 너무 많으며 계획 추진을 위한 예산을 끌어오기 힘들고, 그러나 중간 지원 조직에서도 현 행정 시스템 상 여러 단체의 요청을 모두 받아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고충 속에서 김지훈 과장은 ‘중간 지원 조직 종사자’로서 자신이 활동가인가 실무자인가 정체성의 혼란을 느꼈는데요. 이것이 중간 관리직에서 어떤 역할과 기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이어져 이직을 고민했었다고 합니다. 선배 활동가 그리고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가 얻은 해답은 ‘내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어떤 걸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김지훈 과장은 최근 사는 곳과 가까운 공익활동단체 두 곳에 가입했다고 합니다.
• 다시 돌아온 포부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
김은주 전 사무국장은 자신이 중요시하는 가치에 매진하며 ‘나다움’을 중심으로 활동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요. 덧붙여 참가자들에게 꼭 공익활동 분야가 아니더라도 각기 다른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잘 녹여낼 수 있는 포지션을 찾기를 바란다고 응원의 말을 전했습니다. 강성혁 대표가 하고 싶은 일은 자신이 느낀 바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마음가짐과 함께 후배 활동가로서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 공익활동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지훈 과장은 비영리 스타트업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의 현장에서 종사하며 이제는 자신이 센터장의 역할도 꿈꾸며 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그리고 앞으로 중간 지원 조직이 없어져도 괜찮은 형태가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와 같이 잠시 공익활동을 떠났거나 떠나려 마음먹었던 이들이 다시 이곳에 돌아온 포부를 이야기하며 성황리에 토크 콘서트를 마무리했습니다.
■ 브레이크 타임
토크콘서트 이후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현장에 풍성하게 준비된 다과와 함께 참가자 간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부스도 체험하는 시간을 즐겼습니다. 참여자 간에 서로 열정적으로 네트워킹하고 인사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센터에서 마련한 부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 네트워크 “활동가 인사이트 : 키워드 스토리”
이 시간은 청년 활동가들이 활동 과정에서 느꼈던 어려움과 성취감을 중심으로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쉬는 시간 이후 모두 각자 조끼리 삼삼오오 모여 앉았는데요. 워크숍 사전 신청에서 신청한 주제에 따라 나눈 일곱 조에는 각자 공통된 고민거리와 함께 청플 위원들이 한 명씩 퍼실리테이터로 배치되었습니다. 저는 강성혁 위원장님이 계신 1조에 참여하였답니다.
먼저 책상에 놓인 질문지를 채우고, 각자 청년 활동가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 혹은 지치는 순간들에 대해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서로 빈칸에 채운 말들은 다르지만, 그 속의 구체적 의미를 공유해 보니 결국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던 게 놀랍고 재밌었습니다. 모두가 비슷한 지점에서 기쁨이나 성장 그리고 갈증 및 한계를 느끼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질문지 시간 이후 주제에 대한 토론도 나누었는데요. 혼자서 생각했을 때에는 막연했던 문제가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끼리 모여 논의하니 해결의 방향성을 잡아갈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마주 보며 대화하는 것이 어색했는데, 계속 의견들에 대해 하나둘 말하다 보니 1시간 가까이 지난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사실 주제에 관한 토론을 더 길게 나누지 못해 아쉬웠답니다ㅠㅠ
이로써 “청년 활동가 워크숍 – 공익활동? 제가요? 이걸요? 왜요?”가 성황리에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워크숍에 와주신 참가자분들이 모두 즐거워 보이셔서 옆에서 지켜보기만 한 저도 왠지 모르게 뿌듯했답니다. 앞으로도 청플의 활동은 계속될 거니까요! 10월에 찾아올 웹진도 기대해 주세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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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7함께하는 다양한 추석을 보내려면
강성혁(한국다문화뉴스 대표)
“명절은 시대에 따라 방법이 변화했어도 함께 축하하고 감사한다는 의미는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인도에도 대한민국의 추석과 비슷한 ‘퐁갈’ 축제(Pongal(Harvest) Festival)가 있습니다.
태양과 대자연 그리고 풍부한 수확에 기여하는 다양한 농장, 동물들에게 감사하는 행사로 3~4일 동안 기념돼요.
명절은 개인뿐 아니라 가족, 친구들과 함께 축하합니다. 모임들은 함께 축하할 때 더 행복합니다.”
-인도 삼파트-
“캐나다는 ‘Thanksgiving’, 한국어로는 추수감사절이라 불리는 날이 있습니다.
매년 11월 3번째 목요일인 미국과 다르게 캐나다는 매년 10월 두 번째 월요일이 추수감사절이고요.
다음 날이 유명한 블랙 프라이데이죠. 옛날엔 여자분들이 추수감사절에 집안일을 다 하셨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집안을 꾸미거나, 가을 분위기 나는 장식을 달고 칠면조 요리와 호박 파이를 먹는 것 같네요.”
-캐나다 Mr. shin-
대한민국의 명절 ‘추석’은 음력 팔월 보름으로 연중 으뜸인 명절이다.1)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도 비슷한 풍습이 있다. 인도의 삼파트씨가 소개한 퐁갈 축제는 ‘함께 모여 축하하는 날’ 그리고 ‘함께 모여 감사하는 날’이다. 캐나다의 Thanksgiving을 소개한 Mr. shin은 추수감사절이 온 가족이 모여 함께하는 날이라고 설명한다.
우리 주변 국가는 어떨까? 중국 하얼빈시 출신 저우신천(邹昕辰)씨는 한국 추석과 비슷한 명절로 ‘중추절(中秋節)’을 소개했다. 음력 8월 15일에 해당하며, 가족들이 함께 모여 보름달을 감상하고, 월병(月饼)을 먹으며 행복과 단결을 기원하는 날이다. 한국은 수확을 감사하는 의미로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지만, 중국에서는 달을 향해 제사를 지낸다. 또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명절에는 여성이 주로 집안일을 맡았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역할 분담이 점점 바뀌고 있다”며 “이제는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요리나 청소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족 전체가 함께 명절 준비를 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고 전하며 명절은 더 이상 여성만의 책임이 아닌, 모두가 함께하는 행사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여름에 진행하는 전통 행사 ‘오봉’이 있다. 조상님을 맞이하여 감사를 드리고 공양하기 위한 여름 행사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고향으로 귀성하여 친척과 함께 지내는 날이다. 보통 가족과 지내거나 성묘하러 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다만, 현대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그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핵가족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는 일본 역시 고향에 귀성하기 어려운 가정도 늘었다. 이에 도시 지역에서 오봉 행사를 하는 사람이 늘어 각지 사원이나 공공시설에서 합동 공양을 하거나, 행사를 간단히 기념한 뒤 업무를 보거나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늘었다.
다양한 나라에서 가족과 함께 감사함을 갖고 지내는 명절. 대한민국 명절 추석은 전통에 따라 송편을 먹거나 강강술래 같은 놀이, 행사를 즐긴다. 베트남에서 온 이수연씨는 며느리로서 명절에 집안일을 하지만 남편과 식구들이 함께하고 있어 힘들지 않다고 전했다. 한국 며느리 이수연씨처럼 현재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외국인도 많이 살고 있으며, 다문화가족도 많다.
<공익광고협의회 다문화 캠페인 중 이주배경 청소년편>
공익광고에서 말하는 “우리는 모두 우리”는 이제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다문화사회라는 말도 이제는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OECD에서 외국인 비율이 5% 가 넘어가는 사회를 다문화사회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의 총 인구 대비 외국인의 비율은 4.1% 지만, 미등록된 외국인을 생각하면 5%를 넘었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5%라는 수치는 20명 중 1명은 외국인이라는 소리다.
대한민국 다문화사회에 대한 물음에 주변인들은 결혼이주여성과 외국인 노동자를 떠올렸다. 한국에서 가정을 이룬 결혼이주여성은 문화에 적응하며 가족끼리 명절을 지내고 상황에 따라 모국을 방문하기도 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개인 이유로 한국에 들어와 일하고 있지만, 대부분 청년층으로 경제적인 이유로 한국에 왔다. 몽골 청년 Tserendejid씨의 경우 “몽골 대학생들은 한국에 굉장히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와 제품들이 몽골에 많은 인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열심히 일하면 꿈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노동을 목적으로 온 청년들은 명절마다 모국으로 돌아가긴 힘들다. 본인이 속한 지역사회에 모국인 커뮤니티나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소속되어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공동체 부재, 거주 지역이 도농복합시(都農複合市)로 지역 면적이 커다란 경우 서로 만나기도 어렵다.
화성시 네팔공동체 회장 DIPAK은 “화성 네팔공동체가 형성되기 전 많은 청년이 힘든 까닭에 스스로 떠나는 경우가 있었다”며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는 이른 바 ‘Nine to Six’2)가 적응하기 힘든 청년들이 많다. 어릴 적 학교 다닐 때도 그런 문화는 없었는데, 언어장벽과 더불어 단순 노동 후 혼자 있는 외로운 시간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DIPAK은 공동체를 만들었고 주말에 혼자 외롭게 있지 말고 서로 만나서 자전거, 등산 등 활동을 통해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이렇게 서로 모인 공동체를 지원하는 기관도 있다. 화성시 문화더함공간 서로는 모임을 통해 ‘서로 모여 소통하자’는 취지를 선주민까지 확장했다. 지역 주민에게 공동체를 소개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부딪혀 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지역에서 필요한 일감이 있으면 공동체에 제안했고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마을 주민은 “피부색이 다른 건장한 청년들이 와서 처음엔 불편했지만, 이야기하며 편해지고 새로운 친구들을 알아 좋았다”고 말했다.
“본인은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함께하는 모두를 좋아하진 않는다.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이 아닌, 의무를 다하며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외국인 관련 지원센터장이 인터뷰 중 했던 말이다. 박수도 양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나듯 함께 한다는 것은 일방적인 한 손바닥의 움직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본인의 역할을 알고 의무를 다하며 권리를 주장할 때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렇게 본인은 센터를 함께 이끌고 있다고 했다. ‘권리’와 ‘의무’는 함께해야 한다.
다문화사회도 그렇다. 대한민국이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기 전부터 국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었다. 청년실업률은 올라가고 일자리 부족이 심각한데 남은 일자리마저 외국인들에게 줄 것인가, 자국민이 낸 세금을 외국인에게 무분별하게 투입할 것인가, 의료 혜택을 받으러 오는 자들을 막지 않을 것인가, 한국문화와 제도를 따르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는 어떠한가 등 자국민의 기회를 박탈하거나, 자국민의 세금으로 외국인에게 일방적인 혜택을 주는 등 사실과 다른 이야기 또는 부정적 의견들이 있었다. 반면, 시대적 흐름 속에 태어난 국가나 인종, 언어 등이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평등의 시각도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민국 정부는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라 전국 시, 도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설립하여 다문화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대상자의 생애주기에 맞는 사업과 선주민과 이주민 간의 인식개선 등 여러 사업을 지원한다. 더불어 여러 단체도 함께 이들의 한국 사회 정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기관과 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은 “선주민과 이주민이 자연스럽게 만나며 교류할 때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우리는 이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추석 같은 명절, 모국을 다녀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각 나라의 명절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행사 때 그 나라의 이주민만 참여하는 것이 아닌 마을 주민들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서로의 명절 문화를 체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명절 같은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여성가족부는 지역사회와 교류를 위한 프로그램, 다문화 가족 소통 공간 조성 사업인 ‘다가온(ON)’을 운영하고 있다. 자녀 성장 지원과 더불어 자조모임을 통해 취미를 공유하며 정보를 나누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천시에서 다가온 자조모임 참여자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같이 취미활동을 배우고 지역 정보와 학교 소식 등을 전해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어울림의 의미를 설명했다.
다만, 한 활동가는 “모든 분이 이러한 행사를 좋게 보시진 않는다”며 “우리 세금으로 왜 외국인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느냐”와 같은 질문도 받은 적 있다고 전했다.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 후 문의가 잦았다고 한다. 행사를 함께 준비한 단체들의 후원과 봉사로 진행한 행사라고 답변해도 탐탁지 않아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또 언론과 매체 등에서도 명절 등 일부 행사에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모습을 담기도 하나, 평소 질문은 사회문제와 연결 짓는 경우가 많다는 말도 전했다.
다문화 뉴스 제작 관련 논문3)에 따르면, ‘한국 공영방송에서 문화적 집단을 공정하게 재현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러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취재 기자들은 다문화와 이주민에 대한 정형화된 스테레오 타입을 갖고 관련 기사를 생산함에 내부 취재 관행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문화의 비교에 있어 대한민국의 문화 우월성을 보여주며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가 좋아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관행이라 꼬집었다.
또 다문화 비판론자는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의 감성적 다문화주의가 다문화 실패를 이끌 것이라고. 정책은 감성적이면 안 된다.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하고 차별받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다문화 사회를 이야기하던 프랑스도 결국 다문화주의의 실패를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감성적 다문화 정책과 무분별한 다양성 수용은 이주민과 선주민의 갈등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으며, 여러 문제가 파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같은 이웃이라 감성에 서로가 호소하는 것보다 어떻게 함께할지 직접 부딪쳐 보아야 한다.
경기도에도 다문화주의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직접 부딪히는 다양한 노력들이 있다. 모든 사례를 소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발행한 몇가지 공익웹진들을 담아보고자 한다.
• 라마단 무바락! - 라마단을 축하합니다!/에디터 조이
• 이주배경청소년과의 동행, 경기한국어랭기지스쿨/사단법인 더큰이웃아시아 상임이사 이용근
경기도의 다문화와 관련된 일부 사례들을 소개해봤지만 무엇보다고 다양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다양한 주체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회에서 다양한 고민과 이야기는 항상 있다. 그러나 명절에 모여 함께하는 문화가 바뀌고 있는 것처럼 문화적 우월성을 갖고 접근하지 않기, 감성적 다문화주의가 아닌 공생 정책 찾기, 일방의 노력이 아닌 양방의 노력으로 전환하기 등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많이 만들며 맞추어 나아가면 좋겠다.
1) 한국민속대백과사전
2) nine to six : 9시(nine)부터 오후 6시(six)까지 일하는 문화를 말한다.
3) 다문화 뉴스 제작 관행과 게이트키핑의 문화정치학(주재원,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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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고릴라가 아니에요. ‘공릴라’(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에요!”
공릴라, 약간 낯설지만 흥미로운, 뭔가 움직임이 마구 상상되는 이름의 느낌 그대로 2024년 경기마을주간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가 공동주관하여 보이는 라디오가 펼쳐졌다. 충분히 신선하고 역동적으로 공익활동 퍼뜨리기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공릴라, 약간 낯설지만 흥미로운, 뭔가 움직임이 마구 상상되는 이름의 느낌 그대로 2024년 경기마을주간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가 공동주관하여 펼친 보이는 라디오는 충분히 신선하고 역동적으로 공익활동 퍼뜨리기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공릴라가 첫 선을 보인 곳은 6월 28일 금요일 안양시에 위치한 김중업건축박물관 특별전시관 1층에서였다. 전날부터 2024 경기마을주간이 안양예술공원 곳곳에서 다양한 주제의 섹션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둘째 날 10시 30분부터 16시까지 보이는 라디오 공릴라가 현장의 한 섹션으로 열리고 유튜브로 생방송되었다.
마을공동체와 공익활동의 연결이 지당한 만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손잡고 서로의 역할을 보충하면서 지지하는 활동이 가시화되는 현장의 모습과 분위기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진행 일정을 보니 각 파트별 주제 선정에서부터 이야기 손님 섭외, 얘기 내용 정리에 이르기까지 협력한 단체들이 많이 고민하며 준비한 흔적이 역력했고 그동안 전하고 싶었던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 가히 짐작이 가기도 했다.
다음은 진행된 꼭지들 순서다.
공릴라(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 개국
- 하나를 위한 모든 것 (all for one)
파트 1 : 공익활동? 대체 그게 뭔데?!
- 세대별로 들어보는 공익활동 이야기
- 공익활동, 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파트 2 : 경기도 톺아보기: 북부 vs 남부
- 우리동네 활동 인프라 공유
- 경기 남·북부 공익대첩
파트 3 : 협치 “마을센터 vs 공익센터”
- 우리 센터 자랑배틀
- 공동체의 주체: 마을 그리고 공익?
부스 : 보이는 목소리 “나도 할 말 있어!”
- 라디오에서 다루지 않는 의제 제안
공릴라 폐국
- 새로운 만남을 위해
공릴라(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 개국 - 하나를 위한 모든 것 (all for one)
공릴라의 개국은 이를 위해 협력한 경기도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임민아 공동운영위원장,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강민진 대리,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곽현지 팀장이 베테랑 같은 면모로 생방송의 장점을 살려 청취자와 청중의 반응을 유도하며 유쾌하고 신나게 문을 열었다. 경기마을주간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고, 14개 지역 15개 단체가 연대하고 있는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의 활동 얘기를 들려주고, 공익활동의 보람을 공유하며 공익활동가와 공익단체들이 더 많이 소통하고 알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모두가 공익으로 하나 될 수 있기를”이란 소망에 기운을 모아 시작을 알렸다.
파트1: 공익활동? 대체 그게 뭔데?
이 시간에는 각 세대를 대표하여 사회자인 30대 청년네트워크 청플1) 위원장이자 한국다문화뉴스 강성혁 대표, 20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청년네트워크 청플 위원이자 화성그물코학교 김지현 교사, 40대 광명경실련 유병욱 정책실장, 50대 사단법인 경기시민연구소 ‘울림’ 남권길현 운영위원 3명의 이야기 손님이 각자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저마다의 관점에서 공익활동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나누어주었다.
우선, 공익활동이 뭔지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3인 3색의 대답이 흥미로웠다. 40대대표는 아담스미스의 경제학 이론에 나오는 ‘보이지 않는 손’을 언급하며 하고자 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이것이 결국 다수 시민에게 보편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 되어 공익적으로 된다고 하며, 조금 더 적극적으로는 ‘함께 잘 살기 위한 태도를 갖고 그런 일을 선택하는 것’이라 답했다. 그런가 하면 감수성이 예민한 20대 대표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되, 각자의 선과 벽을 연결하고 넘을 수 있게 하는 활동을 공익활동이라고 본다는 예리한 답을 내놓기도 했고, 50대 대표는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사소함도 공익적일 수 있다는 관대한 답을 주었다. 그리고 공익활동가가 직업이 될 수도 있지만 경계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보편적인 상식선에서 공익활동을 하는 사람을 공익활동가라고 할 수 있겠다는 데는 모두 다 동의하였다.
다음 질문은 청취자 측에서 올려준 공익활동의 범위와 관련한 것이었다. 주로 어디에서 공익활동이 펼쳐지냐는 질문에 제일 먼저 제시된 예는 재난상황이었다. 그 누구를 막론하지 않고 서로 필요한 것을 채워주며 함께 재난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것 그 자체에서 극명하게 공익성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기부나 참여가 이루어지는 모든 범위가 공익활동 범주에 들어간다는 얘기도 나왔고, 거기에 마음을 울리는 답도 보태졌다. 내 이웃의 아픔과 어려움을 도외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 혹은 민주적 주체로 인정받고 행동할 수 있다면 그 자리는 공익활동이 지나간 자리라는 답이 그것이다.
이어 공익활동의 기본 이해에 꼭 필요한 꼼꼼한 질문이 던져졌다. 봉사활동과 공익활동의 차이는 뭐냐는 것이다. 여기에 공익활동은 경우에 따라서는 전문성이 요구되기도 한다는 의견이 있었는가 하면, 자선과 공익활동은 분리하여 생각되어야 한다는 예리한 답도 있었다.
다음으로는 ‘나에게 공익활동은 ○○이다’라고 정의해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이 있었다. 이럴 때 늘 예상치 못한 단순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답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50대는 ‘나에게 공익활동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다.’라고 하며 오랜 시간 공익활동을 통해 성장한 보람을 실어 답했고, 40대는 ‘나에게 공익활동은 나의 30대다.’라고 하면서 30대에 공익의 가치를 위해 몸 바쳐 열정적으로 살았던 자신의 개인사를 반영한 답을 내놓았다. 20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의미심장한 답을 내놓았다. ‘나에게 공익활동은 줄다리기다.’라고. 그러면서 설명하기를 한 가닥의 줄을 잡아당기는 것이 아니라 공익에 대한 인식활동을 둘러싼 원 형태의 줄을 당긴다는 것이다. 20대의 청년이 깊이 있는 고민을 거친 정제된 생각과 표현으로 공익활동의 의미를 또렷하게 제시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고 고무적이었다. 역시 청년들에게서 희망을!
공익활동을 하는 보람에 대해서 이들은 존중과 배려라는 이상적 가치를 실천의 자리로 가져오는 보람,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보람을 얘기하는가 하면, 변하는 지점을 발견할 때의 보람, 다양함에 마음이 열리는 것을 볼 때의 보람을 말하기도 했다.
이들의 공익활동 참여 동기 또한 가슴에 남았다. 20대는 방과후 대안학교를 경험하면서 학교교육에서 채워지지 않는 삶의 균형을 위해 참여하게 되었다고 했지만 이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사회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자각, 사회변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가 이들을 움직여 공익활동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관심이 있어도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사회적 취약층도 어떻게든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우리 곁에 시민활동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려 깊은 생각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건 고마운 일이다. 이에 곁들여 공익활동에 참여를 쉽게 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 나눔도 빠뜨릴 수 없다.
작은 동아리, 커뮤니티를 연결하여 취미활동과 공익활동이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만들어 알리는 것, 지지하는 단체에 가입하여 회비를 내는 것, 토론회나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것, 소액 후원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있었고 지자체 SNS를 통한 공익활동 정보 제공도 공익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알리는데 매우 유용할 것 이라는 의견 등을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널리 알려진 인용문과 모두의 의지를 담아 유익하고 흥미로웠던 토크쇼 첫 번째 라운드가 마무리되었다.
“인간의 마음은 민주주의의 첫 번째 집이다.”
“마음과 마음의 연결을 포기하지 말자.”
파트 2 : 경기도 톺아보기, 북부 vs 남부
두 번째 파트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안명희 운영지원팀장이 사회를 맡고 이야기손님으로는 북부 대표로 경기 북부 청년망고 협동조합 조한나 대표, 남부 대표로는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민진영 공동대표가 나왔다.
북부와 남부의 현황을 비교해가며 공익활동의 전개 상황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는데, 북부는 특히 인프라 부족, 경제적 자원 부족, 이동거리로 인한 만남의 제약 등이 어려운 상황으로 거론되었고, 남부는 상대적으로 북부에 비해 일자리나 인프라 측면에서는 유리하나 현 시점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활동가나 시민단체에 대한 후원과 지지의 폭이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였다. 활동가도 남부에 더 많고 북부의 경우 생업이 주업인 사람들이 많아 공익활동에 참여할 여력이 부족한 점도 짚어졌다. 그래도 공익활동이 활발한 분야를 꼽아달라고 했을 때, 북부에서는 자연환경보존, 농촌지역과 농민지원, 평화운동,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활동 등을, 남부에서는 초대손님의 관심영역이 그래서일 수도 있으나 국제공항 이전 문제 등 지역 현안 이슈가 거론되었다. 공익활동문화를 비교해보면 어떻겠냐는 질문에는 북부는 잘 뭉치고 활동가들이 지치지 않는다는 답이 나온 반면, 남부 쪽에서는 동서 연결의 어려움이 지적되었다.
북부와 남부 인적자원의 특징도 비교해 보았다. 북부에는 역시 청년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왔고 남부에서는 시민단체 인적자원의 유지나 확보를 위해 기부금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하며, 공익활동가가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공적 자금 투입이 필수적이며, 이들이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활동공간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이 강조되었다. 아울러 청년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고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여 지속적인 공익활동가 풀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언급되었다. 공익활동의 추세를 장기적인 관찰을 유지하며 지원계획과 이를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청년을 위한 사업으로 시도하는 청플(청년활동가 네트워크)와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마풀(마을활동가 자원풀) 등을 통해 개인은 물론 지역조직이 있는 단체들이 연대, 협력, 소통할 수 있는 기반과 기회를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는 점 또한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끝으로 공익활동을 하는 지역단체 리스트 작성 및 공개와 공익활동에 대한 공감 요청, 공론화 요청이 있었다.
파트 3: 협치, ‘마을센터’ vs ‘공익센터’/ 공릴라 폐국: 새로운 만남을 위해
세 번째 꼭지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신남균 센터장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이 나와 정보와 현황, 자랑을 주고 받는 밸런스게임으로 진행되어 양 센터의 직원들의 현장 응원, 유튜브 생방송 댓글 응원까지 더해 재미와 열기가 가득했다.
우선 두 센터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2015년에 경기도따복공동체지원센터로 문을 열었는데 이때는 사회적경제 파트와 마을공동체 파트를 통합 지원하는 체제였다가 2019년부터 두 파트가 나뉘어 지금의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로 독립 운영을 시작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남부센터가 2020년에 북부센터가 2022년에 문을 열었다고 하였다. 따라서 공익센터가 마을센터가 간 길을 보고 따라갈 수 있었다고 하는 훈훈한 멘트를 통해 두 센터가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각 센터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마을센터에서는 현장 밀착의 힘을 강조했고 공익센터에서는 필요를 채우고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경기마을주간에 협력하여 참여한 만큼 공익활동주간에 대한 홍보도 놓치지 않았다. 7월 1일부터 5일까지 전국 공익활동지원센터 공동으로 공익활동주간을 진행하며 특히 7월 1일에는 시민사회활성화기본법과 마을기본법 관련한 심포지엄이 국회에서 열린다고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덧붙여 현재 경기도에는 5개의 지자체에서만 공익활동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어 앞으로 더 활발한 공익활동을 위한 지원과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는 발언에도 힘이 실렸다.
또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측에서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의정부에만 사무실이 있는 반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북부, 남부 사무실이 따로 있어서 인프라가 부족한 북부에서는 공간 대여가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략사업팀에서 ‘1기업 1단체 공익파트너십 캠페인’으로 사회공헌을 유도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는 자랑도 잊지 않았다.
보완했으면 하는 것으로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는 마을공동체 활동의 성과를 측정해서 증명하는 일과 시·군과의 협력체계, 행정지원 방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지원형태 등을 들었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시·군지원이 직접사업과 간접사업으로 동시에 이루어져 지역시민의 힘이 강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얘기했다.
앞으로 인구감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삶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지 등의 문제가 지금과 같은 정책 운영만으로는 희망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나, 포기하고 절망하고 가만히 있기보다는 인생에는 3번의 기회가 있다는 걸 명심하고 뭔가를 시도하면 삶의 질이 그만큼 달라질 것이고 공동체로 인한 관계도 행복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두 센터의 기저임을 두 센터장의 뚝심 있는 발언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공릴라 폐국: 새로운 만남을 위해
이 파트에서는 첫 선을 보인 공릴라의 하루를 돌아보며 마무리 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시도였던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협업, 서로를 보완하며 더 큰 시너지를 내기 위한 첫 움직임은 매우 활기차고 의미 있었다. 현장에서도 5시간 이상의 긴 생방송이었지만 아쉬움이 남았고, 유튜브 댓글로도 앞으로도 이런 협력, 특히 공릴라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들을 남겨졌다. 위트가 넘치는 또는 관심과 응원을 주고 받은 현장과 청취자의 소통도 즐겁고 좋았다.
공릴라를 공동주관했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는 어디서든, 어떻게든 찾아가는 ‘공릴라’를 이어가보겠다는 약속을 하며 공익활동이 새로운 날개를 달고 더 큰 기운으로 날아오르고 퍼질 것임을 예고하였고, 이에 거는 기대가 한껏 커지는 ‘공릴라’의 출발이었다.
이 방송은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각주>
1) 청플 : 경기도 청년네트워크 위원회 [청]년[플]로우 ‘물 흐르듯 살고 싶은 청년들이 바꾸어 갈 사회의 물줄기!’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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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2024 총선이 끝나 앞으로 이번에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대한민국 제22대 국회를 구성하여 국민이 부여한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게 된다. 정치인들이 함부로 입에 달고 사는 국민은 이름만 있는 허수아비가 아님을 그들이 명심하기를 바란다. 한편 국민에게 있는 주권은 선거 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더 깊이 자각해야 사회를 제대로 이끌어가야 하는 본연의 정치가 가능해질 것이라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살펴봐야 할, 법제화가 필요한 한 가지 중요한 안건이 있다. 다름 아닌,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관련된 법안이다. 2016년부터 이미 4차례 발의되었던 기존의 법안1)들이 명칭과 내용이 조금씩 바뀌어왔으므로 여기서는 편의상 ‘마을기본법’이라 칭한다.
마침 지난 4월 3일에 수원에서 ‘주민주권과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마을지원 법제화 추진 대화모임’이 있어서 그 자리에 다녀왔다. 경기도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마을기본법 법제화 추진을 위한 제안서를 보내고 협약식을 맺는 등 각 지역 마을공동체네트워크 중심으로 이런 저런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주제로 한 대화모임이 갖는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고 참석해보니 역시 직접적인 만남을 통한 인식의 확인과 소통과정이 중요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 현장 취재를 토대로 마을기본법 법제화의 필요성과 당위성, 그간의 흐름과 현 상황, 핵심 쟁점, 과제 등을 정리해 공유할 수 있게 됨도 뜻깊다 할 것이다.
수원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있었던 이 대화모임은 가칭 수원 마을지원법제화 추진위원회가 주관, 주최하고 마을만들기경기네트워크, 경기시군마을넷(준),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가 공동주최하였으며 마을활동가, 마을공동체, 마을만들기협의회, 주민자치회, 관심 있는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열려있는 대화모임이었다. 이 날 참석자 수는 20여명 남짓으로 많지 않았으나 참석자의 면면은 매우 다양해서 좋았다. 주최 측인 수원에서는 진행을 맡은 이경남 마을살이 사회적협동조합 대표를 비롯해 그동안 오랜 마을활동 경력을 가진 마을활동가, 주민자치회 위원, 마을만들기협의회 위원, 지역봉사단 활동가, 부녀회 회원, 수원시 마을자치지원센터, 지속가능사회단체포럼, 지속가능협의회, 수원공동체 라디오, 행정 등에서 참여하였고 타 지역에서는 경기도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여주, 용인 등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참석자 소개 후 경기도 마을공동체지원센터 곽현지 마을정책팀장이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법제화 전망과 과제’에 대해 발제를 한 후, 질의응답, 참석자들의 의견 교환 등이 이어진 후, 앞으로 지속적인 대화모임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며 이날 대화모임은 마무리되었다. #마을법_필요해, #경기도 마을공동체 인식확산 캠페인 #마을하자 외에도 각자의 의견을 종이에 써서 들고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오고간 이야기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전국적으로도 마을기본법 법제화를 위한 공론장이 꾸준히 이어져오고는 있으나 경기도에서는 특히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를 중심으로 2023년에 총 8회 토론회와 한 차례 포럼이 개최된 바 있다.
그 자세한 내용을 담은 ‘마을공동체 지원 법제화 전망 경기 권역별 순회토론회 종합자료집’은 유용한 참고자료로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홈페이지 자료실 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의 지향과 내용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와 이에 따른 쟁점 사항, 마을기본법 법제화의 효과, 마을기본법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우선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또한 법제화 추진에 마을활동가, 마을공동체는 물론 주민과 단체, 행정, 의회 의원 등 다양한 단위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마을기본법’ 설명을 위해 제작한 카드뉴스 중 한 장
일차적으로 마을기본법 제정 당위성의 근거는 헌법이 부여한 주권재민과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데 있다. 그리고 필요성은 사회적 난제 해결의 열쇠를 민주주의의 최소 기본단위인 마을이 쥐고 있다는 점에 근거한다. 그간 제안되었던 마을기본법안의 명칭은 ‘지역공동체 활성화 기본법안’ ‘마을공동체 기본법안’ ‘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법안’ ‘마을공동체 및 지역사회혁신 활성화 기본법안’ 등으로 약간씩 변화가 있다. 이는 마을의 범주, 마을공동체에 대한 개념2)이 확고하게 정립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마을기본법의 실질적 내용을 어떻게 담을 지와도 관련이 있다고 할 것이다. 가장 주된 쟁점은 기본법으로 하느냐 지원법(개별사업법)으로 하느냐의 문제와 주민자치법안도 추진 중이므로 양자 간의 조율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밖에도 여러 요소에서 다양한 의견과 충돌 지점이 있을 수 있기에 법안 제정의 목적을 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서복경(더가능연구소 대표): 전환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마을의 역할과 법제화 방향 발제 자료에서, 2023 마을공동체 지원 법제화 전망 2023 경기 권역별 순회토론회 종합자료집 20쪽
현 시점에서 마을기본법 법제화의 핵심적 의미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지방자치 30년, 마을정책 제도화 20년을 지나며 지방자치법, 지방자치분권법, 217개 마을조례 등에서 주민자치의 원리를 명시 또는 배경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경기도만 해도 2007년 안산시를 필두로 31개 모든 시군이 마을공동체 조례를 제정하였고, 주민자치회도 5개 시군을 제외하고는 시범 또는 전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활동 및 자치 자체의 가치를 인정/보호 하거나,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 하는 체계에 관한 법제도가 부재하기 때문에 주민참여형 정책이 일시적이거나 한시적, 매우 제한적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주민의 공적 활동 가치와 참여를 뒷받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주민의 주권이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 법적 근거의 필요성 외에도 마을기본법이 갖는 더 큰 의미는 사회문제의 해결에 있다. 개인의 고립, 관계와 신뢰 저하로 야기되는 점점 심각해져가는 각종 사회문제의 해결이 필요한 상황에서 내가 사는 삶터에서의 사회적 관계망과 안전망은 점점 더 중요해져가고 있다. 공동체 생태계 강화를 통해서만이 지방소멸, 초고령화, 인구 감소, 경기 침체, 기후 위기, 4차 산업혁명과 다문화사회의 현실에 구조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도 사실이다. 저변적인 삶의 질 개선은 일시적인 지원정책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으며 보다 근본적으로 필요한 활동을 지속적이고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만드는 기본 틀, 즉 사회시스템이 갖추어지고 정착되어야만 하기에, 또한 여러모로 시도 중이나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는 민관 거버넌스의 안착과 성공을 위해서도 마을단위의 체계가 가장 효율적이고 유용하기에 마을기본법 제정이 꼭 필요한 것이다.
마을기본법 제정의 효과는 제안 법안 원문에도 필요성으로 명시되어 있듯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 하도록 함으로써 지역의 공동체 전통을 회복하여 주민의 행복증진과 지역발전에 기여3)하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마을(지역)공동체를 고유한 정책영역으로 자리매김하여 지역 간 편차를 해소하고, 향상된 주민역량, 마을자원을 활용하여 우리사회를 궁극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마을기본법 제정의 당위성과 필요성, 효과를 부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발제 후 질의응답과 발언 시간에는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 만큼 발전적 보완적 시각은 물론, 적극적인 인식과 행동의 필요 외에도 이런 저런 우려가 솔직하고 조심스럽게 제기되기도 하였다. 가령, 주민자치법과 대치되지 않는 상호보완적인 법 제정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견, 지속가능발전기본법으로서의 명제와 내용에 대한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는 의견, 마을자치와 주민자치가 협력하는 방안이 강구되었으면 한다는 의견, 법제화 의미를 내재화하기 위한 공론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의견, 법이 제정됨과 함께 주민의 자발성이 시들고 중앙통제식으로 가면 곤란하고 마을공동체의 핵심인 자발성이 보장, 육성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의견, 획일화에 대한 우려, 마을권 확보를 위해 모법으로서 마을기본법이 필요하다는 의견, 법과 문화가 대치되지 않고 법이 문화를 포용, 지지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리라는 의견, 재정지원과 동시에 관변단체로 전락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 등등. 모든 의견이 소중하다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법과 법의 집행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생기는 본질적 혼선이 살짝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다양한 관계 주체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가 필요하고, 마을기본법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이해, 설명과 토론이 선행될 때 진정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마을기본법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기본법 제정은 가장 기본적인 민주주의 논에 물을 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마을활동은 근본적으로 나보다는 우리, 사익보다는 공익을 앞세우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보더라도 마을활동을 활성화시키는 밑거름이 될 법제화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윤리, 공익적 가치 향상을 위해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건강한 미래사회를 앞당길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아무 대가도 없는 대화모임의 자리에 진정성, 공익성, 공공성, 자발성을 장착하고 참여하는가 하면 또 이런 자리를 마련한 마을주민과 활동가, 시민단체야말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살리는 생생한 풀뿌리임을 다시 한 번 자각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이들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일들이 다시 활기 있는 초록빛을 뿜어내야 때가 지금이다.
[각주]
1) 지역공동체 활성화 기본법안: 유민봉 외(2016) 마을공동체 기본법안: 진선미 외(2017) 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법안; 이해식 외 (2020) , 마을공동체 및 지역사회혁신 활성화 기본법안; 서영교 외(2023)
2) “마을은 역사적, 문화적, 지리적 특성을 지닌 장소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사회적 관계를 이루면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최소범역. 마을활동은 자치, 자조, 협동과 책임의 원리로 공동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마을이 당면한 문제 해결을 통해 마을 및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활동. 마을공동체는 마을활동을 하기 위해 주민들이 결성한 모임, 단체, 법인 등” - 곽현지 발제자료에서 발췌, 일부 수정
3) 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법안, 이해식의원 등 41인 발의| 제2104140 (2020. 9. 23.) 원문 중
[참고 자료]
* 문서
- 마을공동체 지원 법제화 전망 2023 경기 권역별 순회토론회 종합자료집, 경기도 마을공동체지원센터 홈페이지 자료실
* 영상
1) 마을만들기지방정부협의회 마을만들기 정책포럼 가칭마을기본법 토론(2016년 6월 21일) https://www.youtube.com/watch?v=3Vgd1VoeRnc
2) 마을기본법 제정을 위한 입법토론회 (2016년11월21일) 국회의원회관 https://www.youtube.com/watch?v=JR6jbpKKxsk
3) 마을(지역공동체) 기본법 강원도 1차 토론회 (2016년 11월 28일) https://www.youtube.com/watch?v=_ez3tYLyvm8
4) 시민들이 준비하는 십시일반 토론회 마을(지역공동체)기본법 경남토론회(2016년 12월 19일) https://www.youtube.com/watch?v=JwASNCayUm4
5) 마을자치 이슈와 포럼 – 제5화 (2020.11.10) 마을관련법으로 보는 마을민주주의 1차 공청회 https://www.youtube.com/watch?v=jIx50WRQoAA
6) 마을진담 : [마을자치 이슈와포럼 – 제4화] 전은호 센터장의 “Localism Act의 가능성” 발제! 마을관련법으로 보는 마을민주주의 1차 공청회 https://youtu.be/CmV6gjrCvaQ?si=ySLLhKX-EdlbLU6j
7) 마을진담 : [마을자치 이슈와포럼 - 제3화] 유창복 소장의 “마을·주민관련법 현황 및 마을기본법의 필요성”입니다. 마을관련법으로 보는 마을민주주의 1차 공청회 https://youtu.be/3EDHxALyrhs?si=Kgi6blNpsnZvRyw1
8) 마을진담 : [마을자치 이슈와포럼 - 제5화] 최인수 박사의 “마을기본법(지역주권법)의 기본방향”입니다. 마을관련법으로 보는 마을민주주의 1차 공청회 https://youtu.be/jIx50WRQoAA?si=tl0g02B8r1KeW0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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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