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뉴스레터 필진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필자의 의견과 관점이 담길 수 있으며 일부 내용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8,000km의 거리감, 스마트폰 화면 너머의 세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켭니다. 화면 속 뉴스는 쉴 새 없이 잔혹한 소식들을 쏟아냅니다. 우크라이나의 무너진 아파트, 가자지구의 울부짖는 어머니, 수단의 끝없는 피난 행렬. 하지만 이내 화면을 쓸어 넘기면 맛집 정보와 지인의 일상 사진이 그 자리를 대체합니다. 참혹한 전쟁의 풍경은 손가락 까딱 한 번에 너무나 쉽게 휘발되고 맙니다.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타인의 고통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고통을 ‘나의 문제’로 감각하는 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멀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거기 참 안됐네. 빨리 끝냐야 할 텐데...“

우리가 보내는 안타까움의 시선 뒤에는 항상 은연중에 ‘그곳은 먼 나라 이야기’라는 안도감이 숨어 있습니다.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단단한 심리적 방어벽이 우리를 감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훈의 달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는 과거의 전쟁을 기억하고 순국선열을 추모하지만, 지금 이 순간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해서는 기이할 정도로 무감각합니다.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과연 그곳의 전쟁이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걸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정말로 안전한가? 인류는 지속적으로 평화를 이야기했지만 현실은 왜 전쟁의 연속일까?
2. 남의 전쟁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청구서
전쟁은 미사일이 폭발하는 영토 안에서만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국경이라는 물리적 장벽을 가볍게 뛰어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촘촘한 가닥이 되어 이미 우리의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세계를 뒤흔든 거대한 두 개의 전쟁은 이를 너무나 극명하게 증명합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남긴 상흔
2022년 2월에 일어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글로벌 곡창지대이자 원자재 대국인 두 나라의 충돌은 밀과 옥수수 가격의 폭등으로 우리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밀과 옥수수 가격의 폭등은 사료 가격을 상승시켰습니다. 이로인해 도산한 축산 농가가 엄청 늘어났으며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도미노처럼 치솟아 마트 매대와 골목길 밥상에 고스란히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전 세계 해바라기유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우크라이나의 공급망이 끊기자, 국내 식용유 가격이 무섭게 치솟는 이른바 '식용유 대란'이 현실화되었습니다. 해바라기유 수입 중단은 대두유(콩기름)와 팜유 등 대체재의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폭등시켰고, 이는 고스란히 동네 치킨집 사장님의 한숨과 가정집 장바구니의 비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에너지 자원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구조 속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 공급망 차단은 산업 전반의 생산 비용 증가를 가져왔습니다. 이는 고스란히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켰고, 사회 전반에 ‘먹고사는 문제’의 불안을 심화시켰습니다.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중동 전쟁 위기가 주는 충격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중동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심장부이며,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이 지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 한국 수입 원유의 6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국내 유가를 상승시켰습니다. 주유소의 기름값 숫자가 바뀔 때마다 서민들의 소비 심리는 얼어붙었고, 해운·조선·해외 건설 산업은 불확실성의 늪에 빠졌습니다. 물가 상승과 금리 고공행진은 자영업자들을 한계 상황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미사일 한 발이 한국의 어느 골목길 식당의 폐업으로 이어지는 이 긴밀한 연결고리, 이것이 바로 남의 전쟁이 우리에게 청구서입니다.
3.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평화
우리가 경제적 수치와 물가 상승률을 논하는 사이, 전쟁의 현장에 서 있는 당사국 국민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전쟁은 인간의 존엄성을 완전히 말살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학생이었던 이들이 하루아침에 집을 잃고 난민이 됩니다. 머리 위로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폭격의 공포 속에 밤을 지새우고, 단 한 모금의 깨끗한 물과 한 조각의 빵을 구하기 위해 몇 시간을 줄 서야 합니다. 전력과 가스가 끊긴 겨울, 추위 속에서 아이들은 병들어가고, 병원마저 포격으로 무너져 간단한 치료조차 받지 못해 목숨을 잃습니다. 어제까지 함께 밥을 먹던 가족의 시신을 무너진 잔해 속에서 맨손으로 파내야 하는 비극, 그것이 전쟁을 겪는 인간의 처절한 현실입니다.
우리는 이 끔찍한 비극 앞에서 결코 자유로운 관전자일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전쟁이 완전히 끝난 평화 국가가 아니라, 잠시 전쟁을 멈춘 '휴전(Armistice)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1953년 휴전협정 이후 우리 역사에는 언제든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었던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가 수없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를 흔든 큰 전쟁위기들
① 1968년 1·21 사태와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1968년 1월 21일 북한 특수부대의 청와대 습격 시도에 이어 1월 23일에는 미 해군 정보함 푸에블로호가 영해 침범의 이유로 북한군에 나포되면서 한반도는 당장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극한의 군사적 대치 상태에 놓였다.
② 1976년 판문점 도끼 사건 - 공동경비구역 판문점에서 미군이 미루나무를 자르려고 하자 북한군은 자신들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중단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싸움이 벌어져 미군 2명이 사망한 사건. 미국은 핵 탑재가 가능한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키는 등 전면전 직전까지 갔다.
③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과 미국의 영변 핵시설 정밀 폭격 준비로 당시 주한미군 가족들이 철수 계획을 세우고 시민들이 라면과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등 극심한 전쟁 공포가 휩쓸쓸었다.
④ 2010년 연평도 포격전 - 한국 해군의 해상 포격 훈련에 대해 북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한 사건. 정전 협정 이후 최초로 대한민국 영토와 민간인을 향해 직접적인 포격이 가해졌다.
⑤ 2015년 휴전선 지뢰 사건 -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 수색 중 휴전선에서 지뢰폭발로 우리 군 2명이 부상을 당한 사건. 이로 인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이어졌고,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⑥ 2017년 북·미 전면전 위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북의 완전 파괴로 화답을 하자, 북이 다시 괌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응수하면서 전쟁위기가 일촉즉발로 높아진 사건.
이 역사적 사건들이 증명하듯 우리 사회의 평화는 안전한 평화가 아닌 불안전한 평화기반 위에서 반복되는 전쟁위기를 맞으며 살고 있습니다. 대만-중국 전쟁설,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재무장화도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불안감입니다. 중국-대만 전쟁 시 미군이 개입을 하면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참전할 여지가 높습니다. 이번 이란 전쟁에서 보듯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자 이란은 미군기지가 있는 중동 8개 나라를 공격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주한미군 기지가 있습니다.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풍경은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이 땅에서 재연될 수 있습니다.
○ 분단과 군사독재문화로 인한 갈등과 혐오의 문화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휴전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오랜 분단 구조가 우리 내부 사회에 심어놓은 갈등과 혐오문화입니다.
적대적 분단은 우리 사회에 오랜 기간 광범위하게 우리의 인식, 마음을 병들게 했습니다. 색깔론과 종북몰이와 같은 이념갈등은 나와 생각이 다르면 적으로 간주고,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는 반인권적, 반민주적 인식을 온 사회에 만연시켰습니다.
국민의 행복과 권리를 통제하려고 한 12.3내란의 명분도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였습니다. ‘스타벅스를 빨갱이 없는 청정지역으로 만들자’는 등 우리 사회는 여전히 분단을 자양분으로 해서 갈등과 갈라치기가 계속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분단은 우리 사회에 평화감수성을 약화시켰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시체팔이를 한다’며 낙인을 찍고, 단식농성장 바로 앞에서 ‘폭식투쟁’이라는 반인륜적인 행태를 서슴지 않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태원 참사의 유가족들을 향해서도 위로와 진상규명 대신 차가운 모욕과 냉소를 퍼부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두고 ‘북한군 개입설’과 같은 악의적인 가짜뉴스를 유포하며 역사적 진실과 희생자들의 아픔을 모독하는 행위까지 버젓이 자행됩니다. 이런 행위를 단순히 생각의 차이로 치부할 수 없으며, 자유민주주의 허용 범위로 볼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 모든 야만성은 오랜 시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분단문화'와 '군사독재문화'가 만들어낸 흑백논리의 산물입니다. 휴전선 너머의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는 안보 못지않게, 우리 안의 이분법적인 적대감을 거둬내고 사회 내부의 폭력성을 치유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회복해야 할 진짜 '우리의 평화'입니다.


4. 평화는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경기평화교육센터
국가 권력과 군사력의 논리는 언제나 거대한 담론만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 시민사회의 역할은 그 틀 자체를 흔드는 것입니다. 국가가 통제할 수 없는 공감의 영역에서, 단절이 아닌 ‘연결’로 평화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거대한 국제정치를 당장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 곁에 있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사회 내부의 상처와 갈등을 평화적으로 치유해 나갈 ‘평화 감수성’의 크기는 교육을 통해 키울 수 있습니다.
평화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경기평화교육센터(이하 센터)는 바로 이러한 믿음 위에서 숨 쉬는 단체입니다. 센터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교육으로 기여하자’는 생각으로 지난 2012년에 첫발을 내디딘 시민단체입니다.
분단의 오랜 아픔을 치유하고 무력 충돌의 위기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힘은 결국 평화를 사랑하는 깨어있는 시민과 미래 세대의 의식에서 나온다는 신념으로 달려왔습니다.
▣ 경기평화교육센터 주요 교육 및 시민참여 프로그램
① 미래 세대를 위한 학년별 학생 대상 교육 — 초등·중등 학생들의 평화 감수성을 깨우는 〈그림책을 활용한 평화통일교육〉과 〈놀이로 만나는 평화통일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호응을 받는 대표 프로그램.
② 시대를 이끌어갈 청년 대상 교육 — 깊이 있는 세미나와 토론을 통해 평화적 시선을 확장하는 〈피스리더〉와 청년 동아리 〈워너피스〉를 통해 사회 곳곳에서 평화의 목소리를 낼 청년 리더 양성.
③ 일상에서 실천하는 시민 교육 — 〈통일 톡투유〉, 〈가족이 함께하는 평화캠프〉, 〈제1기 경기도민 평화학교〉 등을 통해 시민들의 평화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④ 현장에서 숨 쉬는 평화통일기행 — 파주·김포·강화도 등 접경지역에서의 평화통일기행을 통해 시민들은 분단의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눈과 가슴으로 생생하게 느끼기 위한 프로그램.
경기평화교육센터가 펼치는 이 모든 교육의 지향점은 명확합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공감의 언어로 평화감수성을 키우고,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감각을 갖게 하는 데 교육으로 기여하는 것입니다.
5. 나가며: 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준비하라
로마 시대의 군사 전략가 베게티우스가 남긴 유명한 격언이 있습니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 오랫동안 이 말은 인류의 안보 논리로 지배해 왔습니다. 하지만 역사가 우리에게 보여준 진실은 다릅니다. 전쟁을 준비하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상대방의 불안을 자극하고, 이는 끝없는 군비 경쟁과 ‘안보 딜레마’를 낳아 결국 더 참혹한 전쟁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낡고 위험한 선언을 뒤집어야 합니다.
“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준비하라”
평화는 더 큰 미사일 위에서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고통을 응시하는 공감의 시선, 적대를 멈추려는 단호한 대화, 내 안의 낙인과 혐오를 거둬내는 성찰, 그리고 국경과 이념을 넘어 연대하는 시민사회의 힘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속 타인의 눈물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우리 이웃의 아픔이 곧 나의 아픔으로 연결되는 순간 전쟁과 폭력을 막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평화의 감수성’은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경기평화교육센터가 뿌리는 평화교육의 씨앗들이 거대한 세계 평화의 숲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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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9※「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은정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경기연대회의)는 경기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모인 연대체입니다. ‘연대’, 익숙하기도 하지만 또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단어는 ‘여럿이 함께 무슨 일을 하거나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습니다.
경기연대회의는 그 사전적 의미처럼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모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변화를 도모합니다.
경기연대회의의 활동은 굉장히 폭이 넓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큰 31개 시군구가 있는 경기도의 다양한 사안에 대해 시민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정책을 감시하는 활동부터 도민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문제에 대해 대응합니다. 지역을 넘어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사건에 대해서도 개입합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았던 내란 사건에서도, 미국의 전쟁 범죄에 대해서도, 남북한의 평화통일 문제에서도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전하고,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렇게 폭넓은 활동을 해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죠.
그 모든 일을 어느 단체, 또는 특정 개인이 해나갈 수 없기에 함께 하는 단체들이 나누어 책임을 집니다. 말 그대로 ‘연대’가 이루어집니다. 때로는 촘촘하게, 때로는 느슨하게. 서로에게 의지하고 기대면서 조금씩 경기연대회의는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운영위원장은 경기연대회의의 ‘연대’가 조금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매년 연대회의를 구성하는 단체가 돌아가며 책임을 나눠왔는데 2026년에는 다산인권센터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지역사회에는 인권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다산인권센터는 ‘인권에는 양보가 없다’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인권 현장에서 활동해 온 단체입니다. 국가폭력의 피해자, 직업병 산업재해 노동자,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 재난피해자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약자의 곁을 지켜왔습니다.
법과 제도를 바꾸는 일,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도 함께였습니다.
‘인권’이 있는 곳이 다산인권센터의 현장이었습니다. 그 현장은 전국 곳곳이기도 했고, 지역사회 어딘가이기도 했습니다. 경기연대회의와 다산이 연결된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지역민의 일상,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경기연대회의의 활동과 방향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연대를 이어가는 책임으로 운영위원장이라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대’의 마음을 나누고 다산이 만들어왔던 활동이 연대회의에 긍정적 영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고민으로 운영위원장 단체를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살아가기 팍팍한 요즘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전쟁의 폭음에 평화로운 일상과 생명이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흔드는 전쟁의 광기는 우리 일상까지 스미고 있습니다. 전쟁 위기와 파병 문제는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당면한 전쟁 문제 외에도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문제는 수두룩 합니다. 더 깊어지는 사회적 불평등, 차별과 혐오의 문제 등 그 어느 때보다 인권과 변화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지역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지역사회는 지역민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더욱 인권에 기반한 정책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경기연대회의가 만들어가야 할 활동에, 다산인권센터의 인권에 대한 고민이 더해져 조금 더 힘 있게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상상해봅니다.

2026년 여럿이 천천히, 힘을 북돋우며 나아가기
올해 경기연대회의는 여러 가지 사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응입니다. 지방선거는 지역사회의 주요한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가는 정치인을 뽑는 중요한 시공간입니다. 정당, 인물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정책과 공약이 판단의 근거가 되어야 합니다. 경기연대회의는 지난해부터 경기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정리하여 각 정당과 후보에게 제안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도민들의 의견과 참여로 만든 정책이야말로 모든 이들에게 실효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행정감사 모니터링입니다. 우리가 제안한 정책들이 잘 반영되고 있는지, 또 도의회의 제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그 결과를 사회적으로 알릴 예정입니다. 선거 때만 도민들의 편에서 표를 달라 읍소하지만 당선된 이후에는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도의원 성희롱 사건, 뇌물수수 사건 등만 보더라도 경기도의회에 비리와 부정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고 도의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시민들의 감시와 행동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활동가들의 지속가능성과 성장을 위한 활동입니다. 더 많은 활동가가 시민사회운동에 함께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현재 시민사회운동을 하는 활동가가 지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활동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늘 시민사회단체에 던져진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 질문을 답을 찾기 위해 방향을 모색해보려 합니다. 저연차 활동가들이 시민사회 활동을 좀 더 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 활동가들의 네트워크와 쉼을 위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담론도 필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실현해 나갈 사람입니다.
시민사회운동의 저변을 확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이 모든 계획이 지역사회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계획대로 천천히 밀고 나가다 보면 무엇이라도 하나 단단한 토대가 만들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 길을 경기연대회의의 동료 활동가들과 힘을 북돋우며 나아가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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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경기시민사회연대회의 목표 ① 지방선거 대응 정당·인물이 아닌 정책 중심의 선거 문화를 만들기 위해, 도민 의견을 모아 각 정당과 후보에게 경기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제안합니다. ② 행정감사 모니터링 제안한 정책이 제대로 반영되는지, 도의회가 역할을 다하는지 시민의 눈으로 감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합니다. ③ 활동가 지속가능성 지원 시민사회운동을 이어갈 사람을 키우기 위해, 저연차 활동가 교육과 활동가 간 네트워크·휴식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

궁상맞지 않게 풍요의 마음으로
최근 읽은 책 「커먼즈의 재생」에서 읽은 인상 깊은 구절이 있습니다. ‘가난한 것과 궁상맞은 것은 다르다’ 가난한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정신 상태를 표현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난하지만 풍요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불과 몇 십년 전 우리 사회는 가난했습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주변의 이웃과 지역사회 공동체에서 서로 연결하며 그래도 마음만은 풍요로울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급격한 경제성장, 편리와 편의가 최우선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질적 풍요의 격차는 극심해지고 편리와 편의를 유지하기 위해 환경이 파괴되고 누군가는 밤새도록 일을 합니다. 나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미워하고 경쟁하고 밀어냅니다.
마음이 참으로 궁상맞아졌습니다. ‘궁상맞다’는 것은 경제적인 상황이 아니라 마음이 가난하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너무도 궁상맞아지고 있습니다.
이 궁상맞은 마음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요?
마음의 빈곤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의 답을 만들어가는 것이 앞으로 시민사회 운동이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지역사회 공공의 영역을 확장하고, 시민들의 단단한 연대를 만들어가는 것. 그래서 우리 사회 민주주의와 인권이 폭넓어지는 것. 우리 지역사회가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시민들을 연결하고 변화를 모색하겠습니다. 경기연대회의가 내는 길에 함께 발맞춰 동행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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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6※「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차가운 아스팔트에 누운 사람들
4월의 안산은 아직 춥다. 바람이 몰아치는 중앙동 월드코아 앞 광장, 그 바닥에 사람들이 눕기 시작했다. 스스로 선택해서,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팔을 벌리고, 그대로 멈췄다. 다잉 퍼포먼스. 죽음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죽은 사람들을 기억하는 행위. 이란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집어삼킨 이름들.
지나가던 사람들이 멈춰 서서 바라봤다. 어떤 이는 그냥 걸어갔다. 그것도 하나의 대답이다. 우리는 타인의 죽음 앞에서 얼마나 자주 그냥 걸어가는가. 전쟁은 멀리 있고, 뉴스는 흘러가고, 오늘도 밥을 먹어야 한다. 그 무심함이 세계를 지금 이 꼴로 만들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안산평화연대와 안산민중행동이 이번 집회를 열었다. '미국의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긴급평화촛불'. 이름이 길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단순하다. 우리 아이들을 전쟁터로 보내지 말라는 것. 이렇게 말하면 너무 감상적인가. 그러나 감상적인 것과 옳은 것이 반드시 다른 건 아니다.

미친 운전자를 끌어내려야 할 때
한겨레평화통일포럼의 강신하 씨가 여는 말을 맡았다. 그는 트럼프가 말하는 '힘에 의한 평화'가 일제강점기 이토 히로부미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평화를 외치면서 자국 이익을 위해 국제법을 위반하고, 베네수엘라를 침공하고, 이란을 침공하고, 이제 쿠바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 그 말을 듣는 동안 나는 그 논리의 익숙함이 오히려 섬뜩하게 느껴졌다.
“미친 운전자는 운전석에서 끌어내려야 한다.” 그는 2차 대전 말기, 히틀러에 의해 순교한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의 말을 인용하며 말을 이어갔다. 오늘날 세계는 인터넷과 무역 등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한 사람의 광인이 그 연결망 전체를 고통에 빠뜨리고 있으며, 세계 시민이 연대하여 그 광인, 트럼프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트럼프는 지구를 떠나라."
구호는 과격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생명을 연료처럼 쓰는 모든 방식에 대한 거부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함께 외쳤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자유발언 1 :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다음 차례는 어디인가
첫 번째 자유발언자는 지금 이 순간의 전쟁을 이야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략전쟁이 한 달을 넘겼다.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 그런데 트럼프는 오늘도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언급했다. 다른 나라의 주권과 그 나라 국민의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 태도로 일관한 것이다. 발언자는 이번 전쟁이 기울어가는 패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의 발악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를 겨냥한 우크라이나 전쟁, 베네수엘라 침공, 쿠바 겨냥, 이란 침공. 그다음은 어디인가. 결국 미국이 패권을 지키려면 최후의 경쟁자는 중국이다. 불타는 서남아시아의 모습이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광장은 잠시 조용해졌다.
뒤이어 발언자가 짚은 것은 한국 정부의 태도였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하는 서방 공동성명에 이재명 정부가 동참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법 침공과 민간인 학살에는 침묵하던 나라들이 이란의 자위적 조치에는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했다. 그 성명에 한국도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리고 작년 관세협상 팩트시트에 담긴 이른바 ‘동맹 현대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인정, 미국 무기 구매, 주한미군 현금 지원- 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한미 연합훈련 프리덤 실드FS·Freedom Shield가 대북 작전에서 대중국 작전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읽어야 한다고 했다. 만약 윤석열이 이런 합의를 했다면 강한 비판을 받았을 것이며, 민주당이라고 해서 나라의 안보와 국익을 파는 행위에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발언자의 말이 맞다. 여야가 한통속으로 미국의 압박에 끌려다니는 상황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정파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 이라크 파병으로 김선일 씨가 참혹하게 살해당한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노동자 시민이 나서야 한다. 민중의 힘으로 정부를 견제하고 국익과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
3대의 병역, 그리고 기록되지 않은 이름들
두 번째 발언자는 국립영천호국원에 잠든 한 아버지의 딸로서 그가 태어나기도 전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6·25 전쟁 당시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 날짜를 잡아놓은 상태에서 보국대로 끌려간 아버지는 1951년 이승만의 긴급 명령으로 강제 동원된 민간인 부대, '지게 부대'에서 총도 군복도 없이 지게와 맨손으로 물자를 날랐다고 한다. 굶주림과 질병, 가혹한 폭격 속에서 아버지는 다시 영덕에서 제주도로 끌려갔고, 넉 달간 생사조차 알 수 없었다. 모두들 전사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냈다. 전사 통지서를 기다리며 눈물로 살았던 할머니와 고모들, 예비 신랑이 전사했다는 소문에 고통받던 어머니, 그 충격으로 석 달 만에 돌아가신 외할머니까지. 휴전 후 아버지는 살아 돌아와 두 사람은 결혼했지만,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야 했다고 한다. 또 전쟁이 일어날까, 또 끌려가진 않을까. 가슴이 벌렁거리는 삶.

그의 오빠는 10·26사태와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군부 시절 32개월간 군생활을 하며 소식을 닿지 않아 어머니는 밤새 울며 기도했다고 한다. 남동생은 노태우 정부 시절 27개월 포병으로 복무했고, 무거운 장비를 들다가 허리를 다쳐 지금도 후유증이 있다.
그의 큰아들은 박근혜 정부의 북풍 몰이 속에 군대에 갔다. 작은아들은 최전방 GP에서 복무하는 동안 시국 뉴스에 심장이 벌렁거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 미국에서 일하는 큰 아들은 배낭여행으로 이란을 몇 번 다녀온 것이 문제가 되어 비자를 받으러 왔다가 5개월간 발이 묶였다.
아버지로부터 오빠, 남동생, 조카들까지 3대가 '병역명문가'로 검색된다. 참전용사요 숨은 영웅이라지만, 뒤집어 말하면 3대에 걸친 전쟁 피해자의 역사다.
그는 호주 시드니 안작 메모리얼Anzac Memorial에서 본 동상 이야기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전사한 군인 한 명을 여성 세 명이 어깨로 받치고 서 있는 동상. 어머니, 아내, 딸. 그 앞에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전쟁은 결코 남성들만의 일이 아니다. 그 무게와 고통을 온몸으로 감당하는 건 결국 수많은 여성이다. 국가는 그 여성들을 영웅이라 부르지 않는다. 기록하지도, 기억하지도 않는다. 그는 말했다. 3대 병역명문가 말고, 3대 평화명문가의 역사를 쓰고 싶다고. 우리 아들딸들에게 물려줄 가장 좋은 선물은 평화라고.
휘파람과 촛불 - 광장이 끝나도 남는 것
집회의 마지막 순서로 휘파람의 노래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구호 대신 노래. 주먹 대신 촛불. 어떤 이는 눈을 감고 들었고, 어떤 이는 옆 사람 어깨에 살짝 기댔다. 분노와 슬픔이 잠시 다른 형태를 취하는 시간이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노래는 끊어지지 않았다.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은 흩어졌고, 광장은 다시 그냥 광장이 되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무언가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이름 붙이기 어려운 것.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이 도시에 있다는 확인.
작은 불꽃들이 가까이 모여 있으면 쉽게 꺼지지 않는다. 오늘 밤 안산의 광장이 그것을 보여줬다. 우리 아버지가 겪은 비극을 손자들에게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우리 할머니와 어머니의 아픔을 손녀들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차가운 4월의 밤에 촛불을 들었다. 그 불꽃은 오늘도 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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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3※「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함께 책임을 지는 일

안은정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 경기시민사회단채연대회의 운영위원장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경기연대회의)는 경기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모인 연대체입니다. ‘연대’, 익숙하기도 하지만 또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단어는 ‘여럿이 함께 무슨 일을 하거나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습니다.
경기연대회의는 그 사전적 의미처럼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모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변화를 도모합니다.
경기연대회의의 활동은 굉장히 폭이 넓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큰 31개 시군구가 있는 경기도의 다양한 사안에 대해 시민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정책을 감시하는 활동부터 도민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문제에 대해 대응합니다. 지역을 넘어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사건에 대해서도 개입합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았던 내란 사건에서도, 미국의 전쟁 범죄에 대해서도, 남북한의 평화통일 문제에서도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전하고,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렇게 폭넓은 활동을 해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죠.
그 모든 일을 어느 단체, 또는 특정 개인이 해나갈 수 없기에 함께 하는 단체들이 나누어 책임을 집니다. 말 그대로 ‘연대’가 이루어집니다. 때로는 촘촘하게, 때로는 느슨하게. 서로에게 의지하고 기대면서 조금씩 경기연대회의는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운영위원장은 경기연대회의의 ‘연대’가 조금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매년 연대회의를 구성하는 단체가 돌아가며 책임을 나눠왔는데 2026년에는 다산인권센터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지역사회에는 인권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다산인권센터는 ‘인권에는 양보가 없다’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인권 현장에서 활동해 온 단체입니다. 국가폭력의 피해자, 직업병 산업재해 노동자,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 재난피해자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약자의 곁을 지켜왔습니다.
법과 제도를 바꾸는 일,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도 함께였습니다.
‘인권’이 있는 곳이 다산인권센터의 현장이었습니다. 그 현장은 전국 곳곳이기도 했고, 지역사회 어딘가이기도 했습니다. 경기연대회의와 다산이 연결된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지역민의 일상,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경기연대회의의 활동과 방향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연대를 이어가는 책임으로 운영위원장이라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대’의 마음을 나누고 다산이 만들어왔던 활동이 연대회의에 긍정적 영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고민으로 운영위원장 단체를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살아가기 팍팍한 요즘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전쟁의 폭음에 평화로운 일상과 생명이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흔드는 전쟁의 광기는 우리 일상까지 스미고 있습니다. 전쟁 위기와 파병 문제는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당면한 전쟁 문제 외에도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문제는 수두룩 합니다. 더 깊어지는 사회적 불평등, 차별과 혐오의 문제 등 그 어느 때보다 인권과 변화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지역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지역사회는 지역민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더욱 인권에 기반한 정책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경기연대회의가 만들어가야 할 활동에, 다산인권센터의 인권에 대한 고민이 더해져 조금 더 힘 있게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상상해봅니다.

2026년 여럿이 천천히, 힘을 북돋우며 나아가기
올해 경기연대회의는 여러 가지 사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응입니다. 지방선거는 지역사회의 주요한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가는 정치인을 뽑는 중요한 시공간입니다. 정당, 인물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정책과 공약이 판단의 근거가 되어야 합니다. 경기연대회의는 지난해부터 경기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정리하여 각 정당과 후보에게 제안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도민들의 의견과 참여로 만든 정책이야말로 모든 이들에게 실효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행정감사 모니터링입니다. 우리가 제안한 정책들이 잘 반영되고 있는지, 또 도의회의 제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그 결과를 사회적으로 알릴 예정입니다. 선거 때만 도민들의 편에서 표를 달라 읍소하지만 당선된 이후에는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도의원 성희롱 사건, 뇌물수수 사건 등만 보더라도 경기도의회에 비리와 부정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고 도의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시민들의 감시와 행동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활동가들의 지속가능성과 성장을 위한 활동입니다. 더 많은 활동가가 시민사회운동에 함께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현재 시민사회운동을 하는 활동가가 지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활동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늘 시민사회단체에 던져진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 질문을 답을 찾기 위해 방향을 모색해보려 합니다. 저연차 활동가들이 시민사회 활동을 좀 더 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 활동가들의 네트워크와 쉼을 위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담론도 필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실현해 나갈 사람입니다.
시민사회운동의 저변을 확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이 모든 계획이 지역사회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계획대로 천천히 밀고 나가다 보면 무엇이라도 하나 단단한 토대가 만들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 길을 경기연대회의의 동료 활동가들과 힘을 북돋우며 나아가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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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경기시민사회연대회의 목표 ① 지방선거 대응 정당·인물이 아닌 정책 중심의 선거 문화를 만들기 위해, 도민 의견을 모아 각 정당과 후보에게 경기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제안합니다. ② 행정감사 모니터링 제안한 정책이 제대로 반영되는지, 도의회가 역할을 다하는지 시민의 눈으로 감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합니다. ③ 활동가 지속가능성 지원 시민사회운동을 이어갈 사람을 키우기 위해, 저연차 활동가 교육과 활동가 간 네트워크·휴식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

궁상맞지 않게 풍요의 마음으로
최근 읽은 책 「커먼즈의 재생」에서 읽은 인상 깊은 구절이 있습니다. ‘가난한 것과 궁상맞은 것은 다르다’ 가난한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정신 상태를 표현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난하지만 풍요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불과 몇 십년 전 우리 사회는 가난했습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주변의 이웃과 지역사회 공동체에서 서로 연결하며 그래도 마음만은 풍요로울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급격한 경제성장, 편리와 편의가 최우선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질적 풍요의 격차는 극심해지고 편리와 편의를 유지하기 위해 환경이 파괴되고 누군가는 밤새도록 일을 합니다. 나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미워하고 경쟁하고 밀어냅니다.
마음이 참으로 궁상맞아졌습니다. ‘궁상맞다’는 것은 경제적인 상황이 아니라 마음이 가난하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너무도 궁상맞아지고 있습니다.
이 궁상맞은 마음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요?
마음의 빈곤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의 답을 만들어가는 것이 앞으로 시민사회 운동이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지역사회 공공의 영역을 확장하고, 시민들의 단단한 연대를 만들어가는 것. 그래서 우리 사회 민주주의와 인권이 폭넓어지는 것. 우리 지역사회가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시민들을 연결하고 변화를 모색하겠습니다. 경기연대회의가 내는 길에 함께 발맞춰 동행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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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31※「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뉴스레터 필진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필자의 의견과 관점이 담길 수 있으며 일부 내용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년 지방선거 경기도 12대 정책과제 발표 -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1월 6일 오전 11시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2026년 지방선거 경기도 12대 정책과제’ 기자회견을 갖고 6월 3일 지방선거 대응의 대장정에 나섰다.
이번 12대 정책과제 선정 배경은,
- 헌정질서를 위협한 계엄 시도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위기 속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는 중앙정치의 문제를 넘어 지방정부의 책임성과 민주성, 일상적 행정과 정책의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 그리고 이번 2026년 지방선거는 단순한 인물 선택과 성장 위주 정책이 아니라 도민주권 회복과 도민의 삶을 바꾸는 성숙한 정책 선택의 선거가 요구된다.
- 또한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개별 의제를 넘어, 시민참여·인권·성평등·돌봄·기후·교육·평화가 연결된 종합적 경기도정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그동안의 경과는 아래와 같다.
- 2025년 2월 25일(화) 정기총회 : 2026년 지방선거 대응 결의
- 2025년 9월 10일(수) 운영위원회 : 2026년 지방선거 대응 TF 구성 결정
- 2025년 9월 29일(월) 2026년 지방선거 대응 TF 1차회의 : TF 구성 및 방향 수립과 정책과제 선정 추진 일정 확정
- 2025년 11월 5일(금) 각 영역별 정책과제 제안 취합 및 정리
- 2025년 12월 10일(수) 운영위원회 및 1차 정책워크숍 : 제안 정책 총정리
- 2025년 12월 23일(화) 2차 정책워크숍 : 각 정책과제 발표 및 핵심정책과제 선정 논의
- 2025년 12월 29일(월) 2026년 지방선거 대응 TF 2차회의 : 12대 핵심정책과제 선정 및 기자회견 준비 논의
또한 이번 12대 정책과제 선정의 원칙은,
- 민주주의·기본권 중심 원칙으로 시민 참여 확대와 행정의 투명성·책임성 강화, 차별 없는 도민의 존엄과 권리 보장, 일상에서 체감 가능한 정책을 핵심 기준으로 설정했다.
- 위기 대응과 사회전환 원칙으로 기후위기, 사회적 양극화, 성차별, 돌봄 위기에 대응하는 구조적 전환 과제를 우선 반영했다.
- 실행·협치 기반 원칙으로 지방정부의 조례 등의 제도화가 가능하며, 시민사회·도민·의회가 함께하는 거버넌스 방식으로 추진 가능한 정책 중심으로 선정했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 도민의 삶을 바꾸는 경기도’라는 슬로건 아래 내세운 ‘경기도 12대 정책과제’는 아래와 같다.
① 시민참여 : < (가칭)경기도민주권 시민참여위원회(또는 경기도시민참여위원회) 설치를 통한 경기도정의 민주성·개방성·책임성·혁신성 강화 >
- (가칭)경기도민주권 시민참여위원회(또는 경기도시민참여위원회) 설치
- 경기도 시민참여 플랫폼 및 정책환류 시스템 구축
② 성평등 : < 경기도 성평등 추진체계 강화 >
- 포괄적 성평등 기준의 도입을 반영한 「경기도 성평등 기본 조례」 개정
- 여성 노동환경 개선 정책 확대를 위한 추진체계 강화
- 「경기도 여성 평화 정책 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 성평등 기후 정책 추진을 위한 전담 부서 신설
- 젠더 정의 실현을 위한 노동·돌봄 정책 추진체계 구축
③ 기후환경 : < 경기도 물관리 일원화 정책 시행 – 수자원관리국(가칭) 신설 및 물순환·하천복원 전략 구축 >
- 경기도 물관리 일원화 및 ‘수자원관리국’(가칭) 신설
- 경기도 물순환 촉진 종합계획 수립
- 경기도 하천 복원 및 재자연화 전면 추진
- 물순환 취약성 개선형 인프라 구축
④ 교육 : < 경기도-시·군 공동 ‘교육격차 해소 종합전략’ 수립 >
- 경기도 차원의 교육격차 해소 종합계획 수립 및 지역 맞춤형 예산 배분
- 원도심·농촌 교육력 회복을 위한 별도 교육·문화·진로 인프라 집중 투자
⑤ 문화·예술 : < 예술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사회보장 확대 >
- 청년 예술인 기본소득 도입
- 예술인 참여소득 도입
- 예술인 기회소득 대상 및 금액 확대
⑥ 복지 : < 모든 경기도민이 누리는 돌봄 보장 – 경기도형 통합돌봄 구축 >
- 경기도통합돌봄지원 체계 확대 및 강화
- 경기도형 단기회복형 지원주택(중간집) 모형 개발 및 확산
- 경기도형 지역사회 재활모델 개발
⑦ 사회적경제 : <행정-당사자조직-NGO-의회가 함께하는 정책결정 거버넌스 제도화>
- 「경기도사회적경제 4자 협치 위원회」 설치 및 실질적 권한 부여
- ‘기본사회’ 핵심 공급 주체 지정
- 시·군별 '균형발전 로드맵' 추진
- 다자간 합동 정책 평가 및 환류
-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인건비 별도 편성 및 도비 지원 확대를 통한
도입대수당 운전원 2.5인 보장 계획 수립
- UN탈시설가이드라인에 기반한 경기도 장애인 탈시설 5개년 계획 수립 및 탈시설 지원 강화
⑪ 주거·도시계획 :
- GH 공급 주택 '100% 사용 승인 후 분양' 의무화
- 후분양 재원 안정화 기금 조성 및 재무 구조 개혁
- 무주택자 맞춤형 '경기도형 후분양 브릿지론' 도입
⑫ 평화통일 : <경기도의 평화정책 사업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참여·협력 제도화>
- (가칭)경기도 평화센터 신설 및 (가칭)경기평화회의 구성
- (가칭)경기도 평화.통일.민주시민교육위원회 구성
함께 참여한 단체는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소속 단체와 연대단체들인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경기복지시민연대, 경기시민사회포럼,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여성연대,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기환경운동연합, 경기민예총, 경실련경기도협의회, 다산인권센터,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 평화비경기연대, YMCA경기도협의회, YWCA경기도협의회, 경기시민연구소 울림, 사회적경제활성화 경기네트워크, 경기자주통일평화연대, 경기평화교육센터 등 경기도 내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했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월 말까지 경기도 소재 각 정당을 찾아 12대 정책과제를 전달하고 경기도지사 공약반영을 요구하였다.
앞으로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출마예정자, 후보자들 대상으로 정책간담회와 정책제안서를 공식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언론 홍보(보도자료, 기자회견, 언론 정책과제 공론 및 인터뷰) 그리고 대도민 대상 정책과제 온오프라인 홍보(카드뉴스, SNS 캠페인 등)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리고 각 정당의 후보자들이 선정이 되면 후보자별 정책협약식 추진(공개적 서명·사진 공개)과 지방선거 이후에는 후보자별 공약 및 정책 반영 현황을 분석하고 정책선거 대응 평가 및 향후 과제 토론회 개최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당선자 공약 이행 점검 시스템 가동하여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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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0
1. 또 하나의 읽기, 점자가 지닌 의미
‘점자의 날’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11월 4일은 바로 ‘점자의 날’이다. 우리가 매일 눈으로 읽고 쓰는 문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해 온 또 하나의 언어를 기억하는 날이다. 점자는 시각장애
인에게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타인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통로의 역할을 한다. 점자를 통해 그들은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타인의 삶 역시 이해할 수 있다. 즉, 점자란 삶의 기록과도 같은 것이다.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책을 읽고, 길을 찾고, 물건을 구분하는 등 일상의 정보를
확인하는 모든 순간순간마다 조용히 그들의 곁을 지키고, 그들을 도와준다. 엘리
베이터 버튼, 화장실 표지판, 안내문, 약품 설명서, 점자책에 이르기까지 점자는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공간과 물건 속에서 누군가의 하루를 책임지고 있다. 점자
의 날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언어’, ‘들리지 않는 언어’의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
하게 하는 날이다.
2. 훈맹정음에서 오늘의 점자까지
그러면 오늘날 우리나라의 점자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우리나라 점자의 시작에는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고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
생이 있다. 그는 1926년 ‘훈맹정음’을 창안해 시각장애인들이 우리말로 직접 배우
고 직접 읽을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그때 당시에는 점자 교육을 위한 환
경도, 교재도, 인식도 모두 열악한 상황이었으나, 그는 배움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
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점자를 체계화하고 보급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러한 그의 노력이 쌓여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 점자의 기틀이 마련되었
고, 점자의 날 역시 이 뜻깊은 출발을 기념하는 날로 이어져가고 있다. 한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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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과 헌신이 오늘날 수많은 사람의 일상과 삶의 가능성을 넓혀온 것이다. 이러
한 점에서 점자의 역사는 곧 배움과 소통을 향한 기다림의 시간이라고 볼 수 있
다.
3.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 있는 점자
최근에는 일상에서 점자를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경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
다. 점자 명함 만들기, 점자 책갈피 제작 등과 같은 시민 참여형 체험 활동이 다
수 진행되고, 카페나 식당에 점자 메뉴판을 비치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게 종종 보
이고 있다. 또한 점자 디스플레이나 음성 안내 기기와 같은 기술 역시 손끝의 언
어가 더 다양한 공간과 사람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점자의 날은 우리에게 거창한 실천을 요구하기보단, 서로 다른 방식의 읽기와 표
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한 번 더 기억하는 날이다. 일상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엘리베이터 버튼의 작은 점들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지하철 바닥의 점자 안내판을
눈으로라도 한 번 따라가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이 날을 기념하고 기억
할 수 있을 것이다.
11월 4일, 듣는 언어와 만지는 언어가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떠올리며, 손끝으로
이어져 온 점자의 시간과 그 의미를 조용히 함께 기억 해보는 것은 어떨까?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아카이브 자료
에디터 활동명 레지스타 이 름 황정욱
해시태그 #안산평화영화제 #평화
#안산 #영화 제 출 일 2025년 11월 30일
제 목 평화는 O하다 : ‘나’, ‘너’ 그리고 ‘우리’에게 평화는 무엇인가요?
첨부파일명 2회 안산평화영화제 사진1~9
영화로 묻고, 응답한 3일간의 축제
올가을, 경기도 안산에 평화의 깊은 물결이 번졌습니다. 작년 첫 장을 연 데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안산평화영화제가 2025년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롯데시네마 안산고잔점에서 관객과 마주했습니다. 3일 동안 영화는 질문이
되었고, 또 대답이 되었으며, 관객들은 스크린을 통해 ‘평화’를 다시 생각하고
느끼고 나누었습니다. 이번 영화제는 경기도 평화통일교육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평등평화세상 온다
가 주관했습니다. 무엇보다 의미 깊었던 것은, 이 축제에 총 800여 명의 관
객이 함께했다는 사실입니다. 수치 이상의 무게를 가진 ‘함께’라는 존재감, 그
것은 이 도시가 평화라는 이름의 고민과 상상을 분명 품고 있음을 보여주었
습니다. 행사의 슬로건은 “평화는 O하다”. 명확히 답을 내리지 않은 채 빈칸을 남겨
둔 문장은, 어쩌면 선언보다 더 강한 질문이었습니다. 평화는 과연 무엇일까?
따뜻하다? 필요하다? 멀다? 혹은 이미 가까이 있을까? 우리 각자의 삶 속에
서 발견되는 평화의 형태를, 영화는 열린 결말처럼 관객에게 맡겨둔 채 우리
는 만났습니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 “나, 너, 우리”는 그 질문에 또 다른 질문을 더했습니다. 영화 속 인물들, 상영장을 채운 이웃들, 그리고 우리 자신까지 ‘평화’라는 단
어는 누군가의 입장에서만 말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잇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관객은 그저 영화를 바라보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주체가 되어 있었습니다.

7편의 영화로 엮은, 평화의 얼굴들
이번 영화제의 스크린에는 총 7편의 작품이 올랐습니다. 각자의 언어와 색으
로 평화를 말하는 작품들이 이어지며, 관객들은 서로 다른 경험과 질문들을
마음에 담아갈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만난 개막작은 다큐멘터리 〈애국소녀〉였는데요. 민주화 세
대 부모에게서 자라난 한 청년(감독 남아름 본인)이 세월호 참사 이후 ‘민주
주의의 진짜 의미’를 다시 묻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세대 간의 온도
차이, 사회가 겪는 상처와 질문, 그리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고민들이 스크
린 위에 차곡히 쌓였습니다. 이 작품은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대상 수상작으로 제작되었고, 이후 제
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장편 대상을 거머쥐며 주목받았습
니다. <애국소녀>가 전하는 힘 있고 진솔한 질문들은 영화제를 연 첫 작품으
로 충분히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영화제의 마지막 장을 닫은 폐막작은 다큐멘터리 〈노 어더 랜드 : No Other
Land〉였습니다. 2024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작이자,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
터리 부문 수상작인 이 작품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감독들이 함께 전쟁의
참상을 기록한 영화입니다. 전쟁의 현실을, 피해와 시선과 감정을, 있는 그대
로 담아낸 카메라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되었습니
다. 스크린 너머로 전해지는 울림은 관객의 숨결까지도 잠시 멈추게 했습니다. 국
경을 넘고, 언어를 건너며 던진 질문 ‘평화란 과연 무엇인가?’, 그 물음은 상
영이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서 오래 머물렀습니다. 또한 젠더·노동·장애·공동체·청년세대의 삶을 담은 다양한 작품들도 함께 했습
니다.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신인남우상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은 영화
〈3670〉,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도 자신만의 진로와 내일을 찾아가는 열아홉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3학년 2학기〉는 극장 상영의 기회가 많지 않았던
만큼 이번 영화제에서 더욱 빛났습니다.
더불어 단편 〈음어오아〉, 〈산행〉, 〈코끼리 뒷다리 더듬기〉 역시 저마다의 속
도로 관객과 만나며 평화의 또 다른 결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7편의 영화들
을 건너며 관객은 ‘나와는 다른 삶’ 속에서 오히려 ‘나와 닿아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낯설지만 익숙하고, 멀지만 가까운 공감의 순간
들. 우리는 그 속에서 ‘평화’라는 이름의 다양한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상영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감독과의 대화(GV), 관객 토크, 참여
프로그램들이 이어지며 스크린 밖으로 확장된 평화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천
천히 연결했습니다. 극장을 나선 뒤에도 이야기는 이어졌고, 영화는 삶 속에
서 다시 자라났습니다. 이 영화제는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함께 사유하고 경험하는 평화의 시간이었
습니다. 영화 속의 이야기들이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드는, 아주 조용하지만
확실한 방식으로 말입니다.

영화와 마주한 목소리 — “우리의 이야기”가 되다
안산평화영화제의 객석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공간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사
람들은 그곳에서 관객을 넘어 참여자가 되었고, 자신이 품고 온 기억과 감정
을 꺼내며 서로의 이야기를 이어 붙였습니다. 영화는 서사의 시작이었고, 그
끝은 관객의 마음에서 다시 쓰였습니다. 영화제에 참가한 한 청년은 상영 후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습니다. “민주주의가 제도가 아니라 기억이고 책임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또 다른 관객은 영화가 끝난 후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고 합니다. “전쟁, 폭력, 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이렇게 진솔하게 마주한 건 처음이었
어요.”
그리고 많은 이들이 말했습니다. “평화는 완성된 것이 아니라 계속 쓰는 이야기 같다.”
오랫동안 안산에서 삶을 이어온 한 시민은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안산에서 열린 행사 중 가장 좋았어요. 앞으로 꾸준히 이어져 거리극 축제처
럼 이 도시의 대표적인 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 말을 남긴 목소리에는 기대와 응원의 온도가 선명히 묻혀 있었습니다. 영
화를 본 사람들은 스크린 속 타인의 삶을 바라보며 결국 나의 일상, 너의 경
험,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떠올렸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 서로의 마음
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가는 순간, 평화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피부에 닿는
감각이 되었습니다. 이번 안산평화영화제는 그래서 더욱 특별했습니다. 영화는 스크린 안에 머물
지 않았고, 관객의 마음에서 다시 숨쉬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평화는 그렇
게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영화 한 편, 서로에게 건넨 한마디, 그리고
스쳐 지나간 시선 한 번으로도 우리는 이미 평화를 쓰고 있었다는 것을.

왜 지금 ‘평화’영화제를? — 영화제가 남긴 울림
우리는 종종 ‘평화’를 거대한 선언문 속에서, 정치적 언어 속에서만 떠올립니
다. 그러나 안산평화영화제는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말합니다. 평화는 멀
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 곳곳에 흐르고 있는 감각이라고. 내가 건네는 말 한마디에,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관계를 이어주는 작은 행
동에 이미 평화는 존재다고.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평화를 이야기해야 한다
고, 영화제는 스크린 너머에서 속삭였습니다. 영화는 단지 감동을 위한 예술이 아닙니다. 때론 질문이 되고, 상처를 들여다
보는 거울이 되며, 서로의 삶을 잇는 접점이 됩니다.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 “평화는 O하다”는 반드시 고민해 봐야 할 ‘빈 칸’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당신의 평화는 어떤 모양인가요? 영화는 답을 주지 않았지만, 질문을 남겼습
니다. 그리고 그 물음표는 영화제가 끝난 뒤에도 오래 마음속에 머물러, 삶
속에서 천천히 자라날 것입니다. 친구와 나누는 짧은 대화, 낯선 사람에게 내
미는 작은 배려, 부당함에 고개를 드는 용기. 그 모든 순간이 평화를 키우는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평화는 언제나 삶의 온도
와 닮아 있으니까요. 영화제를 주관한 평등평화세상 온다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화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같은 공간에서 평화를 나눌 수 있어 감동적이었
습니다. 일상에서 평화를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준비한 자리였
는데, 관객들이 함께 울고 공감하고 생각을 나눠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슬로건
처럼 ‘나, 너, 우리’의 마음이 이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영화제가 남긴 흔적은 3일간의 상영 일정이 아닙니다.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 그 첫 장을 함께 넘겼다는 감각. 그것이 우리에게 돌아온 가
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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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72025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워크숍 현장취재기
“통일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다” 파주에서 열린 평화통일교육 워크숍이 2025년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경기
도 파주 홍원연수원에서 「2025 평화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과
DMZ 일대 탐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경기도평화통일교육단체
협의회가 주최하고 평화통일교육 전국네트워크가 후원했습니다. 전국에서 온
평화통일교육 활동가, 교사, 연구자 약 85명이 모여 광복 80년·분단 80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평화와 통일교육의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사진 1]

통일교육의 새로운 전환 과제
첫날은 이창희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외래교수가 발제를 맡았습니다. 주제는
“광복 80주년 대통령 탄핵과 6.3 조기대선”으로, 통일교육 전환의 필요성을
짚었습니다. 이교수는 세 가지 과제를 강조했습니다. 민주주의의 회복력, 시민이 참여하
는 평화 프로세스, 사회적 합의가 그것입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병현 공주
교육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의 위기 관리”를 키워드로 국제정세와 연계한 교
육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임상순 평택대학교 교수는 대학 내 통일교육의
필요성을 짚으며, 대학이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차승주 강원
대학교 통일강원연구원 객원연구원은 공화주의적 관점에서 통일교육을 재구
성해야 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 교사들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토로했습니다. 교과서 중심 수업 구조, 정치적 민감성, 교사 안전 문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
였습니다. 참가자들은 통일교육을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예비 평화시민 훈
련’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교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평화교육
참가자들은 10개 그룹으로 나눠 모둠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왜 통일교육이 잘 안 될까?”였습니다. 원인으로는 청소년 세대의 탈
정치화, 낡은 이념 프레임, 교사의 부담이 언급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요?
참가자들은 프로젝트형 수업, 모의 회담, 글쓰기, 시청각 자료 활용, 국내외
비교학습을 제안했습니다. 현장 교사들은 수업 적용 방안도 나눴습니다. 초
등학교는 감성 중심 콘텐츠, 중학교는 DMZ 생태와 전쟁 기억, 고등학교는
민주시민교육과 연계한 체험 수업, 대학은 플랫폼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통
일교육은 시험문제가 아니라 생활 속 평화하기다.”라는 말이 많은 공감을 얻
었습니다. 분단의 땅을 걸으며 느낀 평화
둘째 날은 DMZ 일대를 직접 탐방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현장에서
참가자들은 전쟁과 분단의 흔적을 몸으로 경험했습니다. 먼저 북한군 묘지를
참관했습니다. 이곳은 6·25 전쟁 당시 전사한 북한군과 중공군의 유해가 안
장된 곳입니다. 참가자들은 “적군이 아니라, 누군가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
가슴을 울렸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올랐습니다. 맑은 날씨 덕분에 북한 개풍군 마
을이 맨눈으로 보였습니다. 참가자들은 망원경으로 북녘을 관찰하며 “분단된
현실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라는 감정을 나눴습니다.
[사진 11~14]

사람의 이야기로 본 통일
서울 A중학교 교사는 “통일은 학생들에게 딱딱했는데, 오늘 현장을 걸으며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습니다. 경북지부 교육활동가
는 “북한군 묘지를 방문한 경험은 강렬했다. 단순히 적이 아닌 인간의 죽음
이 주는 메시지가 컸다”라고 전했습니다. 대학생 봉사단 참가자는 “통일전망
대에서 북쪽 마을을 보며 역사적 문제를 본 것같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평화통일교육을 위한 실천 방향
이번 워크숍은 우리들에게 몇 가지 과제를 남겼습니다. 첫째, 교과서 중심을
넘어 경험 기반 학습으로 전환해야 하며, 역사, 지리, 윤리, 시민교육을 융합
하는 방식의 필요성입니다. 둘째, 청소년 참여형 콘텐츠를 제작하여 영상, 연
극, 프로젝트 수업 등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통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교육부와 교육청의 재정 지원과 연수 강화였습니다. 넷째, 현장과 연계한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DMZ 탐방을 정규화하고, 평화도서관과 통일마을 같은 지역 자원과 협업하는 대안이었습니다. 통일은 과정 속에서 자란다
이번 2025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워크숍은 분단을 정치적 언어가 아닌 사람
의 언어로 이야기한 자리였습니다. 북한군 무명묘 앞에 서 있었던 순간, 오
두산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북한 마을을 바라본 순간, 참가자들은 통일이란
결국 사람과 일상에서 출발한다는 메시지를 확인했습니다.
“통일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다.”
이 작은 발걸음이 교실 속에서, 또 시민들의 삶 속에서 평화를 키우는 또 다
른 전환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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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92025년 6월 15일은 6·15남북공동선언 25주년이었습니다. 지난 2000년 김대
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 발표한 6·15남북공동선언은 한반도
분단 장벽을 허물고, 전쟁 없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는 이정
표라 불려 왔습니다.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후, 민간 차원에서 통일운동을 펼쳐나가기 위해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 위원회’가 구성되었고, 그 흐름에 발맞추어
2005년 안산에도 지역본부가 꾸려졌습니다. 그 이듬해부터 코로나19 등 특별
한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 매년 꾸준히 안산에서 시민이 함께하는 ‘통일걷
기대회’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올해에도 25주년을 맞아 6월 14일(토) 안산문화광장 물의광장에서 '16회 안
산시민 통일걷기대회'가 열렸습니다. 무더위가 시작된 날씨에도 8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성황리에 진행되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민들의 관심을 확
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는 안산평화연대가 주최하
고 안산희망재단의 후원으로 열렸습니다.
‘전쟁, 분단, 내란을 넘어! 평화로, 통일로, 새로운 세상으로!’라는 기조로 진
행된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는 준비 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졌
는데요. 대회 준비 과정에 <문턱 캠페인 OO넘어 OO으로>를 열어 각자의 삶
에 어떤 ‘문턱’이 있는지 문장으로 공모 받았습니다. 또 일상에서 ‘평화’ 글씨
를 발견해 사진으로 찍어 보낼 수 있도록 해 행사 당일 현장에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통일걷기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모금도 진행해 시민
들의 힘으로 만들어가기도 했습니다.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는 사전 기념식과 행진, 문화제로 이어졌는데
먼저 기념식에서 대회를 주최한 안산평화연대 강신하 상임공동대표(한겨레평
화통일포럼 이사장)가 무대에 올라 대회사로 시민들을 맞이했습니다.
“최근 새 정부가 들어서며 남쪽의 대북 적대정책의 일환이었던 대북 확성기
를 멈추었고 이에 북이 바로 호응하며 대남 확성기를 멈췄습니다.”
“평화는 힘과 적대가 아니라, 먼저 내미는 손과 상대에 대한 존중에서 나오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분단 80년의 세월을 극복하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지향하는 관계로 복원
되길 바랍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모아 힘차게 행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강신하 상임공동대표는 현재 상황이 쉽지 않지만, 평화의 의미를 강조하며 새
로운 세상을 향해 함께 하자고 호소했습니다.

800여 명의 시민들은 기념식에 참여한 후 안산문화광장에서 중앙역 인근과
고잔동 일부 약 3km를 행진하며 남북 대결이 아닌 대화, 전쟁이 아닌 평화
가 필요함을 외쳤습니다, 1시간 정도 행진 과정에서 시민들이 신청한 음악을
틀고, 단일기와 다양한 메시지가 담긴 부채 등을 흔들며 함께 걸었습니다. 행진을 마치고 다시 안산문화광장 물의광장에서 모인 시민들이 참여한 문화
제로 이어졌습니다. 615공동선언의 의미를 담은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고, ‘평
화통일’의 제시어로 쓴 시민들의 4행시를 시상이 이어졌습니다. 또 통일걷기
대회에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경품 추첨도 이어져 즐거운 시간을 가
지기도 했습니다. 평 화로운 우리나라
화 사한 우리나라
통 일까지 되면
일 등 우리나라
평 생 싸우지 말자
화 해하면서 살자
통 일이 빨리 되었으면 해요
일 년 중 아이들과 오늘 다 걸은거 같아요

다시 광장으로 돌아온 시민들을 격려하기 위해 안산평화연대 김미숙 상임공
동대표(안산YWCA 회장)가 무대에 올라 환영사를 했습니다.
“우리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열망과 이를 이루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분단 체제를 극복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도한 세력에 의해 자행된 불법계엄과 내란에 맞섰던 시민들의 ‘빛
의 혁명’을 보며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 더 평화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내란을 이겨낸 시민들의 힘으로 분단 세력, 내란 세력을 청산하고 평화로운
사회, 자주로운 사회, 우리 시민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로 나아갑시다.”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현장에서 만난 한 참가자(안산시 반월동)가 소감을
전해줬는데요.
“비상계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남북 긴장 상태를 악용해 무력 충돌
을 유도했다는 것을 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빌미로 어떻게 그럴 수가 있
나 하며 분노했어요.”
“그래서 더더욱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한반도 통일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렇게 시민들이 참여하는 통일행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편, 이번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은 ‘안산평화연대’가 주최했는데요. 지난
20년 동안 안산 지역에서 평화와 통일, 남북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평화통일 실천을 전개해 온 6.15안산본부가 안산평화연대로 조직 전
환을 한 것입니다. 안산평화연대는 ‘6.15안산본부’의 성과를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포부로 지난 4월 11일 출범했습니다. 출범 후 두 달
만에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를 추진한 것입니다. 안산평화연대 김현주 사무국장은 “이번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를 통해 한반
도의 자주와 평화, 통일을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고 평화 행진을 함
께 만들어 나가고자 준비했습니다. 또 분단 80년을 맞는 올해 시민들과 함께
분단의 시대를 넘어 평화의 시대, 새로운 시대를 상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취지를 밝혔습니다. 우리는 분단을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분단은 현재까지 우리 사회
의 제도, 사고방식, 언론, 교육 속에 여전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안산시민 통
일걷기대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듯 일상에서의 평화 실천이야말로 변화의
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번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의 제목인 “전쟁, 분
단, 내란을 넘어! 평화로, 통일로, 새로운 세상으로!”를 다시금 되뇌어 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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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9비 내리는 13일의 금요일, 악령도 날씨도 장거리도 꺾지 못한 발걸음들이 평택으
로 향했으니... 이름하여 청년 활동가들의 간담회 “청플 로그인: 활동가 계정 생성
완료”.

여기서 문제 나갑니다. ‘청플’이란 청년+‘○○○’의 줄임말인데요, 다음 보기 중 옳
은 것은? ➀플러스 ➁플레이 ➂플로우 ➃플러팅
공익웹진을 꾸준히 받아보는 분들이라면 너무나 쉽죠? 정답은 ➂플로우
(flow). 청플은 경기도의 19~39세 청년들이 물 흐르듯 바꾸어나갈 변화의
물줄기를 뜻합니다. 이날은 청플2기의 세 번째 만남으로, 지난 3월 발대식
과 4월 회의에 이어 네트워킹 중심의 1차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 참고)
청플2기 발대식/1차 회의 by 에디터 다름
https://gggongik.or.kr/m/page/archive/archiveinfo_detail.html?board_idx=8468
청플2기 2차 회의 by 에디터 초스코스
https://gggongik.or.kr/page/archive/archiveinfo_detail.php?board_idx=8825
로그인 화면 접속 중... “청플에 입장하시겠습니까?”

간담회의 취지는 청플2기 위원들끼리 먼저 친해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
서 뷔페식 만찬을 즐기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어요. 공익활동가들답게
일회용품 사용 대신 용기를 챙겨왔고 음식물쓰레기도 최소화했습니다. 마침
생일이었던 김보라 위원은 케익과 서프라이즈 축하를 받기도 했네요. 세심
하게 준비한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사용자 가이드 다운로드 '평택' 사용설명서 열람하기
당초 이번 간담회는 5월로 예정되었으나 조기대선이라는 국가적 이슈로
일정이 연기됐습니다. 그 바람에 장소도 용솟음 위원의 청년공간 ‘비상구’에
서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로 변경됐는데요. 아무튼 평택에서 모인 만큼 이
지역 활동가 두 분을 모시고 사례발표를 들었습니다.

‘평택’ 하면 미군기지나 쌍용차 해고 사태를 먼저 떠올리지요. 평택안성흥사
단 이종규 회장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평화통일운동, 풀뿌리
시민운동 등 지금껏 거쳐온 다양한 활동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 회장
님은 한일 청년교류, 전쟁 없는 한반도를 여전히 꿈꿉니다. 조직에 도움이
되면서도 본인이 소진되지 않으려면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선배로서의 당
부도 기억에 남네요.

두 번째 발표는 또래 활동가 이야기,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펼치는 평택 청
년단체 ‘툴(TOOL)’의 이태준 대표 사례입니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도시 평
택에서 오히려 이웃의 열악한 주거에 눈을 돌린 토박이 청년의 이야기가 울림을
전했습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동한 투자모델은 몇몇 청플 위원에게 신선한 영
4
감을 주었고요. 활동가 계정 정보 입력 중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
이제 본격적인 라포 형성 시간입니다. 참가자들은 이그나이트 방식으로 자
기소개를 합니다. 30초마다 자동 전환되는 사진 6장에 맞춰 설명하니 시간
늘어질 일 없고 듣는 이도 경청하게 되네요. 소개 후 질문은 3개까지 허용
됐는데, 재미난 질문들 속에서도 김정현 위원장이 매번 진지한 질문으로 의미를
더했습니다.

13명의 자기소개를 다 듣고 보니 지역과 관심 분야만큼이나 성향도 다양한
청플2기입니다. 거버넌스, 노동인권, 햇빛발전, 다문화, 평화교육.... 공통점
이라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 그래서 이들이 공익활동가인가 봅니다. 보너스 아이템 수신함 도착! 랜덤 선물로 마음 전송하기
야심찬 마지막 순서는 선물교환. 5천원 이하의 실용적인 품목으로 하나씩
준비해오라는 사전 안내가 있었죠. 비밀리에 포장된 선물들을 모아놓고 조
한나 부위원장이 스릴 넘치는 ‘화이트 코끼리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특이하게도
간담회에 가장 늦게 온 사람부터 선물을 고릅니다. 왜냐면 앞사람의 선물을 ‘훔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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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명 : (제출월일)제목_이름(활동명) / 사진파일 별도첨부
※ 경기천년바탕 Regular, 글자크기 13p(본문), 줄 간격 160%, 상하여백 15, 좌우여백 25, 머리말·꼬리말 15, 300단어 기준 양식에 벗어난
자료를 받았을 시 기준에 따라 수정하여 원고료 지급범위를 정함. ※ 1매에 27행을 기준으로 30%(8행)미만 작성된 매수는 지급매수로 산정하지 않으며 이미지는 홈페이지 업로드 크기와 별도로 센터
양식 기준 최대 10행으로 취급
가기’ 할 수 있거든요. 향초, 미니탁구, 비누 등을 제치고 주인이 여러 번 바뀐 최
고의 인기 선물은 레몬파운드케익과 드립커피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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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청년에게 각종 혜택을 지원하는 이유는 청년이 약자여서가 아니라
미래이기 때문일 겁니다. 더 이상 몸도 마음도 청년 아닌 저는 청년이 특권
으로만 느껴지네요. 하지만 그것은 언젠가 끝나는 특권, 모두가 한번은 누
리는 특권. 그러니 청년이라는 정체성만큼은 누구나 역지사지가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름장마가 막 시작되었네요. 난폭한 물난리 피해가 없어야 할 텐데요. 부
디 청플의 물줄기는 무섭게 범람하는 홍수가 아니라 신영복 선생이 즐겨
인용하셨던 도덕경 구절처럼 아래로 아래로 더 낮은 곳을 골고루 적시는
‘하방연대’이기를 기원합니다. 이제 활동가 계정이 생성 완료되었으니 언제
든 자유롭게 로그인 하시지요. 잊지 마세요! 패스워드는 ‘공익을 향한 청년
활동가의 열정’입니다.
조회수 69
2025-06-17과거가 현재를 구할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에서 한 말이다. 5.18민주화운동 이야기인
《소년이 온다》를 쓸 때 그와 함께 한 질문이라 했다. 그 책을 쓰는 동안만의
질문이었을까. 지난 5월 17일(토) 광주의 5.18전야제를 다녀오는 동안 내게도
살아 있는 질문이었다. 과거가 현재를,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는 현장을 보
았기 때문이다. 45년 전의 광주가 오늘 대한민국을 구하고 있었다. 총칼이 아
니라 노래와 시로, 춤과 연극으로 연대하는 민주주의 대축제였다. 부끄러운 고백으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1980년 5월에 나는 대구에 사는
여고 2학년이었다. 당시 TV 화면에 나오는 광주는 ‘폭도’와 ‘빨갱이’의 도시
였다. 대학생이 된 후에도 광주는 두려운 ‘벽’이었다. 독재와 냉전 시대 교육
에 길든 아이가 광주의 진실을 마주하기까지는 20년이 더 걸려야 했다.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로 올해도 광주를 다녀오는 복을 누렸다. 개
인으로서가 아니라 4.16합창단으로서 ‘민주주의 대합창’ 공연에 서는 덕분이
었다. 구묘역 신묘역을 방문하고 5.18민중항쟁기념행사의 꽃이라 일컬어지는
전야제도 즐길 수 있었다. 올해는 18일 밤까지 1박 2일로 확대 진행된 전야
제를 하루만 보고 돌아온 게 아쉽다. 5.18 민주 광장, 동구 금남로 1~3가 차
없는 거리, 동구 중앙로 일대는 시민 참여 부스 물결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
곡’이 울려 퍼질 때마다 누구라도 목청껏 함께 부르는 축제였다. 다시 만난 소년, 아! 오월이여
17일(토)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추모식부터 소개하고 싶다. 안
산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해 구묘역을 들르고 신묘역에 도착했을 땐 5·18민주
유공자유족회가 주최 주관하는 추모식은 끝나고 있었다. 식전 공연으로 놀이
패와 장애인예술단의 공연이 있었고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에 대한 전통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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례 의식을 마친 전통 한복을 입은 분들을 볼 수 있었다. 2부 순서인 국민의
례로 시작하는 추모식(10시 30분)은 내빈 소개, 추모사, 유가족 대표의 인사
가 있었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헌화와 분향이 있었다. 추모식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은 순서는 ‘다시 만난 소년, 아 오월이여!’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5·18민주화운동 추모시 낭송 퍼포먼스’였다. 광주시낭송협
회 사람들이 5·18 광주 추모시를 모아서 한 편 한 편 낭송하는 공연이었다. 오월 광주를 추모하되 시와 음악으로, 피로 쓴 민중항쟁의 역사가 노래와 시
로 살아나는 시간이었다. 이창병의 ‘망월동에서’ 첫 자락을 보자. “광주 금남로에서/ 이 나라 최후의
거리마다 쓰러진 넋들의 통곡은/ 우리들의 침묵 속에 깊이 가라앉아 있습니
다.” 고정희는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라고 읊었다. 김준태의 ‘오 광주
여! 우리나라 십자가여!’는 광주일보(구 전남일보) 1980년 6월 2일 자 조간 1
면에 실렸던 시다. 계엄 당국의 검열에 기자들이 사표로 저항한 그 시였다. 다시 만난 소년, 아! 오월이여/ 광주시낭송협회/ 추모식에서 낭송된 시 맛보기
길을 가다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허공중에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또 울 것이다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고정희
꽃 떼들도 나비들도 흩어져버린 광주여. 호남이여. 쓰러지고 엎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들의 피투성이 도시여. 죽음으로써 삶을 찾으려 했던
아아, 너 통곡뿐인 남도의 불사조여. 우리들의 도시
우리들의 도시
아아, 광주여 광주여 광주여 광주여.
‘민족의 십자가여’ /김준태
동호야!
죽은 친구의 등허리를 껴안고 우정을 포개고 죽은 소년
억울한 주검을 나르던 열여섯에게 민주란 무엇이었을까
어젯밤 나누어 삼킨 주먹밥 한 덩어리
마지막 눈물처럼 가슴에 퍼부었겠지
주먹밥처럼 꼭 끌어안고
죽음도 떼어놓지 못한 밀도로
어린 친구들은 하늘에서도 주먹밥이 되었을까
-‘주먹밥의 밀도’ /전숙
네가 오리고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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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이 개처럼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하지
만 신문에는 한 줄도 실리지 않았다.” 45년 전 전남일보 기자들의 그 절규가
시로 다시 살아나는 시간이었다. “끝나지 않는 오월 다시 찾은 민주주의 당신
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80년 오월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날을 잊지 않겠습
니다.” 시와 노래로 하는 기억의 다짐이었다. 민주주의 대축제 대합창
3부로 구성된 민주주의 대축제 5·18전야제는 지정남 배우가 진행했다. 1부 ‘오월광주 환영대회’는 오월길맞이굿을 시작으로 금남로에 집결하는 수만 명
의 민주 평화 대행진 대열을 노래와 춤으로 환영하는 행사였다. 2부는 ‘민주
주의 축제’로 뮤지컬과 노래로 꾸며지고 3부는 ‘빛의 콘서트’로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비롯한 노래밴드들의 무대였다. 전야제 중앙무대는 금남로 4가역
교차로에 설치되고 양방향으로 여러 개의 대형 스크린이 있었다. 내가 416합창단으로 참여하는 ‘민주주의 대합창’ 공연은 17일(토) 오후 3시반
에 시작했다.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였다. 서울 부산 안산 광주
등에서 온 7개 시민합창단이 개별 공연으로 두 곡씩 부른 후 대합창단으로
함께 두 곡을 불렀다. 광주는 광주였다. 7개 합창단 중 푸른솔합창단, 1987합
창단, 광주흥사단합창단 3개가 광주 소재 합창단이었다. 푸른솔합창단(광주): 2015년 6월 ‘합창’을 통해 민주 인권 평화로 상징되는 ‘광주정신’을 전달하
고, ‘광주공동체’의 희망을 노래하고자 창단했다. 2017년, 2018년 창작 뮤지컬 ‘빛의 결혼식-임
을 위한 행진곡’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615시민합창단(서울): 2009년 8.15행사 공연을 시작으로, 민족의 역사와 겨레의 삶에 수많은 아
픔을 안긴 분단장벽을 허물고 남북 화해와 평화통일의 새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창단했다. 1987합창단(광주): 광주 전남의 1980년 5.18민중항쟁의 불꽃을 1987년 6월 항쟁의 횃불로 군부
독재를 종식시키고 민주헌법을 쟁취한 그 뜻을 노래와 합창으로 계승하고자 2018년 창단했다. 광주흥사단합창단(광주): 1913년 도산 안창호 선생이 창립한 민족운동단체 흥사단. 독립운동, 대
한민국의 민주화, 청소년 계몽, 육성운동으로 2017년 3월 창단, 형화와 자유를 노래한다. 박종철합창단)부산):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와 6월 항쟁의 정신을 기리고, 시민문화운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2016년 8월 16일 창단했다. 416합창단(경기안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 일반 시민으로 2014년 창단됐다. 소외와 불의, 불평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에 함께 한다. 이소선합창단(서울):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의 영결식을 계기로 2011년 결성된 노동자 합
창단이다. 서울시로부터 2020년 전문예술단체로 지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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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대합창에서 불려진 노래 제목을 소개해 본다. 아, 민주정부/ 무궁화
/ 다시 만난 세계/ 타는 목마름으로/ 죽창가/ 깍지손 평화/ 그날이 오면/
죽순밭에서/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개벽/ 껍데기는
가라/ 인간의 노래/ 돌덩이/ 오월의 노래2/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전체 합창단이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과 ‘광주출전가’를 불렀다. 전야제 2부 순서를 연 뮤지컬 <봄의 겨울, 겨울의 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80년 봄과 2025년의 겨울이 중첩되는 판타지 스토리의 뮤지컬. 공연은 “계엄이 계엄이 계엄이 계엄이 계엄이 선포됐다.”를 반복해 부르면서
시작했다. 이어서 “2024년 12월 3일 도시를 통제하고 국회를 해산하고 수많
은 사람들을 붙잡아 가두겠다고 계엄령이 선포됐다.”라는 가사는 45년 광주
와 현재의 서울을 관통하는 ‘계엄’을 보여 주었다.
“응 엄마, 나? 여의도 가는 길.”
“응 여보. 걱정말게. 서울 다 와 부렀어. 아 어치게 가만히 있나. 국회 앞에
탱크가 처들어와부렀다는디!”
이어서 노래한다. “하늘에는 헬리콥터가 거리에는 탱크부대가. 상상해 본 적
없어. 이런 세상이 다시 올 거란 걸.”
그랬다. 45년 전의 그 계엄령 세상이 21세기에 다시 올 줄은 나도 상상하지
못했다. “추운 겨울이 더욱 추워질지도 모른다,”라고 노래하면 “안 돼! 우리
가 만든 나라”라고 화답했다. “어떻게 가만히 있어. 학교에서 배웠는데. 나도
다 알아. 이거 5·18 때랑 똑같은 거잖아. 우리도 광주 사람들처럼 나서야 되
는 거잖아.”라고 젊은 여성이 외치면 “어쩌면 다시 봄이 오지 않을지 모른다” 라고 노래했다. 현재와 과거를 노래와 춤으로 연결해 주었다. 1980년 오월이
2024년 12월이고, 광주의 영령이 오늘의 우리를 구했음을. 가수 이은미가 작곡가 김형석이 해석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광주에
서 사람들과 같이 부르고 싶었단다. ‘서른 즈음에’, ‘가슴이 뛴다’ 그리고 ‘애
인 있어요’를 열창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라서일까, 시종 가슴 뭉클하고 눈
물을 멈출 수 없었다. 작곡가 김종률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존경,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의 찬사 그리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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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 작곡했다고 했다. 5·18전야제 브로셔의 글을 옮겨 본다. 민주항쟁의 연원 오월광주로 연어처럼 몰려오는 민주시민들. 고향 집 부모의 마음으로 뜨겁게 환
영하는 오월 광주 공동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금남로에서 새로운 세계를 전망하다. 항쟁의 연원 5·18: 계엄의 밤, 장갑차 앞을 맨 몸으로 가로막은 시민들의 용기는 광주 시민군의 헌
신이었습니다. 남태령의 새벽, 고립된 농민들을 끝내 지켜낸 연대의 마음은 오월 어머니들의 사랑이
었습니다. 한남동의 눈보라를 맞으며 새로운 세계를 꿈꾸던 낭만은 민주대성회의 횃불이었습니다. 승리의 약속 5·18: 오월의 기억으로 내란과 맞서 싸우고 있는 국민들이 민주주의 승리의 염원을
안고 광주로 달려올 것이며, 광주 공동체가 고향 집 부모의 마음으로 뜨겁게 환영할 것입니다. 서로에게 감사를 표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내란청산과 민주승리를 약속하는 축제를 펼칩니다. 미래의 표상 5·18: 5·18은 미래의 표상으로 승화할 것입니다. 국민주권이 실현되는 민주국가, 국가
주권이 실현되는 자주국가는 오월 광주가 꿈꾸었던 대한민국입니다. 계급과 계층, 성별과 세대를
넘어 누구나 서로를 귀하게 여기며 존중하는 대동세상을 오월 광주가 먼저 체험했던 미래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그리고 ‘5.18헌법’ 5·18전야제 시민참여 부스의 인상을 정리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올해도 45년
전 오월의 ‘주먹밥’이 있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연대와 사랑의 밥을 3개나
받아먹었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모델이 된 독일 기자 한스 패터를 기리는
초록 택시와 운전자가 있었다. 그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제시하면 광주의
소주 ‘잎새주’ 샘플 한 병 받을 수 있었다. “1980년 5월, 광주로 간 택시운전
사”라는 문구와 초록 택시가 라벨로 붙어 있는.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이라 불리는 광주인권상을 아는가? 5·18기념재단이
2000년부터 인권과 평화를 위해 기여한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수여하는 상이
다. 올해 수상자는 동남아시아에서 군사폭력과 인권침해에 맞서 생존자 보호, 진실 규명, 평화 구축 활동을 펼쳐온 인권 단체 ‘아시아 정의와 권리(Asia
Justice and Rights, AJAR)’다. 특별상은 필리핀 코르딜레라 지역에서 34년
간 예술을 통해 인권과 공동체 권리를 옹호해 온 ‘DKK문화동맹’이 받았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인 고 문재학 열사를 비롯한 민주
유공자들의 묘비를 찾아보자. 구묘역에도 신묘역에도 너무나 어리고 젊은 얼
굴들을 보라. “5·18정신 계승 민주유공자법 제정하라”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 유족·가족에 대한 교육지원, 취업지원, 의료지원, 대부, 양로지원, 양육지
원 및 그 밖의 지원”이나 “국가와 지자체는 각종 기념·추모 사업을 실시하고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시설물이나 교양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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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이라 적힌 부채를 보았다. 홍보 부스에서 “청원 참
여” 유인물이 배포되고 있었다. 5·18정신을 국가가 책임지고 헌법에 새겨야
한다는 요지였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광주의 희생과 단호한 투쟁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지켜졌다. 12·3 불법 계엄의 국민 승리가 바로 오월광주
의 승리”라며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통해 대한민국을 지켜온 힘이 국
민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새기겠다"라고 말했다. 5·18 정신을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현재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
하여....
수록 후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과 불의에 항거한 4.19와 5.18의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
명에 입각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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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