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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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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은 10월의 어느 토요일, 경기도 전역에서 공익활동을 이어가는 청년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10월 18일과 19일, 화성 YBM연수원에서 열린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캠프 – 쉼, 그리고 ( )’는 말 그대로 바쁘고 치열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는 시간,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연결의 시간이었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주최,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위원회 ‘청플(청년 플로우)’ 2기 위원들의 주관으로 진행된 캠프는 청플 위원들이 직접 기획과 운영을 맡아, 그 어느 때보다도 청년의 목소리가 생생히 담긴 프로그램으로 채워졌습니다. 저 역시 참여자로 함께하며 청년 활동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왜 이 길을 걷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 만남, 그리고 ( )
     
     
    행사 현수막(왼), 청년 황동가 네트워크 담당자 강민진 대리(오)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캠프의 첫날,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담당자인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강민진 대리의 인사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얼굴을 맞대는 반가움과 약간의 설렘이 뒤섞인 분위기 속에서 공간은 금세 따뜻해졌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이어 단상에 오른 유명화 센터장님은 청년다운 감각으로 비워둔 ‘쉼, 그리고 ( )’의 괄호를 언급하며, 그 안에는 각자의 가능성과 상상력이 담겨 있다고 전했습니다. 공익활동의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으며, 바로 이 자리에 있는 청년들이 그 답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 사람만 모여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데, 여러분은 그 여덟 배나 되니 오늘의 이 만남이 더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는 말에 모두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습니다.
     
     
    청년 플로우(청플) 2기 김정현 위원장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이후 청년 플로우(청플) 2기 위원장 김정현 활동가가 무대에 올라 캠프의 취지와 기획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청년 활동가 간담회에 이어 오랜 기간 준비한 이번 캠프는 TF팀이 직접 머리를 맞대며 프로그램 하나하나를 준비했다는 이야기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진심으로 채워가고 싶다는 다짐, 함께 웃고 쉬며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가자는 바람이 전해졌습니다. 그렇게 “쉼, 그리고 ( )”의 첫 장이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열렸습니다.
     
     
    2. 활동, 그리고 ( )
     
     
    청년 네트워크(청플) 2기 류지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첫 번째 프로그램은 류지현 활동가가 진행한 ‘질문의 책 : 나만의 힐링노트 만들기’였습니다. 바늘과 실로 바인딩북을 직접 엮어 나가며, 손끝으로 천천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송곳으로 종이에 구멍을 뚫고, 실을 엮어 묶는 그 과정은 마치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꿰매는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서툴고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그 느린 리듬 속에서 잊고 있던 ‘나의 속도’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활동가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바인딩 북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완성된 힐링노트 안에는 각자가 자신에게 던진 질문과 답이 담겨 있었습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무엇이 나를 버티게 하는가’,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페이지마다 묻고 답하는 문장들이 쌓이고 있었고 아직은 어색했던 활동가들에게 조금은 따뜻한 질문들이 하나 둘 오가고 있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1박 2일을 함께하기 위한 ‘우리의 약속’을 함께 만들어보았습니다. 포스트잇 위에는 서로를 향한 작은 약속과 다짐들이 하나씩 적혔습니다.
     
     
    '우리의 약속' 포스트잇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조금 부족한 모습이 보이더라도 따뜻한 격려와 응원 부탁드려요.’
    ‘숙소에서는 조용히, 음악은 홀로 들어주세요.’
    ‘아프지 마세요.’
    ‘조금 시끄럽더라도 함께 즐겨요.’
     
    짧은 문장들이었지만, 그 안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연대의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캠프의 시작을 알리던 첫 손 글씨는 그렇게 모두의 마음을 잇는 문장이 되어 벽면에 차곡히 붙었습니다.
     
    그날의 약속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함께 웃고, 다정하게 쉬고, 조금은 느슨해져도 괜찮다는 서로의 허락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약속을 품은 채, 각자의 노트를 들고 다음 프로그램을 향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1일차 단체 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 놀이, 그리고 ( )
     
    이어서 진행된 팀빌딩 프로그램 ‘놀이, 그리고 ( )’는 캠프 TF의 이끔이이자 청플 2기 부위원장인 조한나 활동가가 안내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게임이 아닌, ‘신입 공익활동가의 하루를 살아보는 방탈출’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청플 2기 조한나 위원의 방탈출 프로그램 소개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참가자들은 신입 활동가로 빙의해 각자의 단체에서 사라진 기밀문서를 되찾는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끝없는 행정업무와 쌓인 서류, 예기치 못한 실수와 갑작스러운 협업 미션 속에서 ‘나는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스쳤습니다. 눈을 감고 동료의 목소리에만 의지해 미션을 수행하거나, 서로의 감을 믿고 퍼즐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활동가로서 마주하는 현실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시간이었습니다. 퍼즐을 풀며 마주한 질문들은 결국 우리가 함께 고민해온 공익활동의 본질로 이어졌습니다. 알고 보니 그 ‘기밀문서’는 바로 조별로 나눈 대화 속에서 적어 내려간, “우리가 생각하는 공익활동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방탈출 프로그램 진행 중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캠프 공고 때부터 가장 기대가 높았던 ‘방탈출’은 그만큼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각 조가 한마음이 되어 미션을 해결하는 동안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고, 우승팀에게 주어진 박수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며 터져 나온 웃음소리였습니다.
     
     
    방탈출 프로그램 진행 중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처음엔 어색했던 사람들 사이에 어느새 농담이 오갔고, 조 이름 ‘어떡하조’, ‘일등하조’처럼 유쾌한 호흡 속에서 연대의 온기가 느껴졌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낯선 이들이 하나의 팀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그 자체로 이 캠프의 의미를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이 함께 웃고, 손뼉 치며 가까워진 그 순간이 가장 따뜻한 결과였습니다.
     
     
    4. 연결, 그리고 ( )
     
    저녁 식사 시간에는 고기 굽는 냄새와 함께 대화가 피어올랐습니다. 비건식도 따로 준비되어 있었는데, 세심한 배려에 감동했다는 참여자들도 많았습니다. 식사 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각자의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저녁시간 / 출처 : 에디터
     
     
    “활동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게 힘이 된다.”
    “처음엔 낯설었는데 지금은 그냥 친구 같아요.”
     
    짧은 대화 속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공감이 느껴졌습니다.
     
    청년 활동가의 길은 때로 외롭고 지치지만, 이 시간만큼은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5. 힐링, 그리고 ( )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짧았던 밤이 지나고 둘째 날 아침은 웃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임정택 강사의 ‘웃음치료와 회복탄력성’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 단순히 재미있는 강의가 아니라 ‘활동가로서의 회복력’을 일깨워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스스로를 위해 웃어주세요.” 강사님의 한마디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활동가와 눈을 마주치고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는 순간, 묘한 울컥함이 스쳤습니다.
     
     
     
    웃음치료와 회복탄력성 프로그램 진행 중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마이 파우라(Mai paura) - 두려워하지 마라.” 강사님이 전해준 이탈리아 속담처럼,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겪은 두려움을 내려놓고 새로운 용기를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웃음은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었습니다.
     
     
    웃음치료와 회복탄력성 프로그램 진행 중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6. 쉼, 그리고 ( )
     
     
     
    청플 2기 이혜림 위원의 캠프 마무리 프로그램 진행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마지막 프로그램은 청플 이혜림 위원이 진행했습니다. 우리는 포스트잇에 이번 캠프를 마무리하며 ‘두고 가고 싶은 것’과 ‘가져가고 싶은 것’을 적었습니다.
     
    누군가는 ‘지친 마음’을 두고, 누군가는 ‘연결된 관계’를 가져가겠다고 썼습니다. 가져가고 싶은 것은 서로에게 공유하며 마음속에 품고, 두고 가고 싶은 것은 종이비행기에 담아 하늘로 날려보냈습니다. 가벼운 웃음과 함께 그동안의 피로와 걱정이 조금은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캠프 마무리 발언하는 청년활동가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한 참여자는 “잊고 있던 휴식과 웃음, 행복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라고, 또 다른 이는 “활동가로서 포기하지 않을 용기와,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짧은 1박 2일이었지만 그 시간 안에는 공감과 위로, 그리고 진심이 촘촘히 쌓였습니다.
     
     
    종이비행기 퍼포먼스 / 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번 캠프는 힘겹게 달려온 청년 활동가들이 모여 ‘쉼’을 갖는 시간이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어느덧 ‘쉼’은 하나의 사치가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짧은 1박 2일이었지만, 그 시간 안에는 공감과 위로, 그리고 진심이 촘촘히 쌓였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번 캠프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다시 나아가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웃으며, 다시 힘을 내는 과정이 바로 이 캠프의 진짜 성과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비치는 석양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 괄호를 어떻게 채우면 좋을까?’
    그 답은 각자 다르겠지만, 한 가지는 모두에게 분명했습니다. 그 안에는 ‘연결’과 ‘지지’, 그리고 ‘희망’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괄호 안을 어떤 말로 채우고 싶으신가요?
     
    

     
     
    [현장스케치] 청년 활동가 그리고 ( )
    또봉

    조회수 73

    202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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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청년의 날’, 청년이 주인공이 되는 하루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은 ‘대한민국 청년의 날’입니다. 청년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자신의 삶과 꿈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든 법정기념일이죠. 청년의 날은 청년 스스로 권리를 찾고, 사회 변화를 만들어가자는 움직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청년 단체와 조직이 힘을 모아 ‘청년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자’는 뜻을 함께했고, 그 결과 2020년 「청년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청년의 날이 공식적으로 국가에 의해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청년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입니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자립’과 ‘참여’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이제 청년은 누군가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능동적 주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법은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를 청년으로 정의하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일자리·주거·문화·정신건강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청년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설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도록 책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날 제정 이후, 전국 곳곳에서는 청년축제와 토론회, 네트워킹 행사 등 청년들이 모이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청년이 주인공이 되는 이 하루는,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청년들의 목소리가 사회 속으로 이어지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안산시 청년의 날 축제 참여 부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안산 청년의 날’, 청년의 참여를 담다
     
    안산에서도 청년들이 지역 사회에서 자율적이고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청년 문화와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안산 청년의 날’을 매년 기념하며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 축제의 시작은 2017년 제정된 ‘안산시 청년 기본 조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안산 청년들은 ‘안산청년네트워크’를 구성해 청년 정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역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기 위해 조례 제정을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조례가 제정되면서, 청년의 권리와 책임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이 조례는 청년 정책의 수립과 시행, 지원 사업의 계획과 평가, 참여 기회 보장 등 청년 활동 전반을 명시하며, 청년들이 지역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안산시와 지역 청년들은 청년의 창의적 활동과 문화적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그중 대표적인 것이 ‘안산 청년의 날 축제’입니다. 축제는 청년들의 참여와 주도로 매년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며, 청년들이 스스로를 표현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안산시 청년의 날 축제 참여 부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축제는 핑계고 : 아주 특별한 하루
     
    2025년 ‘안산 청년의 날 축제’는 9월 27일 토요일, 안산시 중앙동 한호전 앞 공영주차장에서 열렸습니다. 약 8천여 명의 청년과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다섯 번째로 열린 올해 축제의 주제는 “축제는 핑계고: 아주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청년 주도형 축제로 진행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축제는 안산시와 함께 청년들이 운영하는 ‘안산시 청년센터 상상대로’와 ‘안산시 청년센터 상상스테이션’이 공동 주관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연이 이어지며 중앙동 일대는 청년의 활기와 에너지로 가득 찼습니다. 축제는 청년들이 일상 속 잠시 쉬어가며 자신을 돌아보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었는데요. 이 날 만큼은 청년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하루, 스스로를 위한 하루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안산시 청년의 날 축제 무대 공연 ‘인디페스타’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청년이 만들고, 청년이 즐기는 다양한 프로그램
     
    먼저 행사장 곳곳은 청년들의 관심사에 맞춘 체험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펼쳐졌는데요. ‘타로랜드’에서는 연애, 진로, 인간관계 등 삶의 고민을 주제로 한 타로 상담이 이뤄져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 ‘뷰티공방’에서는 네일아트, 친환경 화장품, 액세서리를 만들거나 체험할 수 있었고, ‘아트공방’에서는 페이스페인팅, 키링 만들기, 반려식물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무해월드’ 부스에서는 청년정책 홍보와 청년단체 활동 소개가 함께 이뤄져 청년의 날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메인 무대에서는 음악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청년들이 참여한 밴드와 여러 인디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라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인 ‘인디페스타’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현장을 찾은 청년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오후 6시에는 청년의 날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안산 지역에서 청년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온 청년 당사자들을 응원하고 상을 수여하는 자리였으며, 안산시장과 시의회 의장도 무대에 올라 청년들과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청년들이 직접 기획한 이번 축제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가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설명하며, “청년들이 마음껏 즐기고 안산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 가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축제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스탠딩에그 공연에서는 많은 관객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청년들의 뜨거운 열정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안산시 청년의 날 축제 기념식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서로를 응원하는 청년의 날, 변화는 시작됐다.
     
    “치열한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고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 안산시 청년센터 상상대로 문지원 센터장
     
    “음악이 흐르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청년들의 이야기가 들리고 마음들이 자연스레 공유되는 것, 안산시 청년의 날 축제가 열리는 이유에요.”
     
    - 안산시 청년센터 상상스테이션 전상혁 센터장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청년의 날은 이미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무엇보다 “청년이 사회의 중심에 서야 한다"라는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고민과 도전, 그리고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지고, 서로의 연대로 발전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죠.
     
    청년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닙니다. 청년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따뜻한 약속의 날입니다. 축제를 통해 즐거운 하루의 의미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든 청년들에게 용기와 위로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청년을 위한 하루, 특별한 오늘을 통해 서로를 응원하다
    레지스타

    조회수 130

    20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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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원고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는 에디터 개인의 경험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꿔나가자
     
    기후정의를 외치자
    불평등을 끝내자
    우리 삶을 바꾸자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927기후정의행진 웹자보 / 출처: 기후정의행진
     
     
    ‘기후정의송’의 노랫말 일부입니다. 추석 연휴에 무료로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추적〉을 다시 보다가 이 노랫말이 훅 떠올랐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17년 추적기인 영화 속 녹조 강물에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존재들이 함께 보였거든요. 불평등 세상은 서로 연결돼 신음하고 있었어요.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꾸자. 그래,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9월 27일 동십자각 앞, 기후정의 행진 스케치입니다.
     
     
     
    927기후정의행진 현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노래하는 기후정의(왼), 다이인(die-in)퍼포먼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왼), 경향신문(오)
     
     
    광장을 잇자, 모두를 위한 기후정의
     
    네팔어, 따갈로그어, 러시아어, 몽골어, 미얀마어, 방글라데시어, 베트남어, 스리랑카어, 아랍어, 영어, 우즈베크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중국어-번체, 캄보디아어, 태국어.
     
    9.27기후정의 행진 포스터와 6대 요구안이 이렇게 많은 다국어로 만들어졌다는군요. 기후 위기와 민주주의 불평등이 연결된 문제이듯 이 땅에 사는 사람들도 언어와 국적을 넘어 서로 연결돼 있으니까요. 9월 27일(토) 12시 반, 동십자각 앞에서부터 시청 앞까지 대로는 다양한 부스와 사전 대회 장소로 열렸습니다. 청년, 노동자, 농민이 기후정의에 목소리를 보탰고, 650단체 3만여 명이 함께 행진했습니다.
     
    생수 제공은 없고 수어 통역은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손엔 개인 텀블러와 헌 상자 종이로 만든 손피켓이 들려 있었고요. 416합창단을 비롯한 8개 시민합창단이 연합으로 합창했습니다. 12.3 내란을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던 광장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와 미얀마의 민중가요를 번안한 노래 “우리의 하루”였습니다. 미얀마와 대한민국 시민들을 이어주는 노래죠. 음악에 맞춰 행진하던 시민들은 사이렌이 울릴 때 종각역에서 ‘다이인(die-in)’으로 드러누웠습니다. 지구 위 모든 존재가 고통받는다는 의미의 퍼포먼스였습니다.
     
     
    올해(2025)의 기후정의 걸림돌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고통을 가중시키는 ‘올해의 기후정의 걸림돌’이 선정되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국토교통부, 오세훈 서울시장, 몬산토 바이엘, 이스라엘 정부 등입니다. 탄소중립기본계획 후퇴, 탈화석연료 전환 지연, AI·반도체 산업 확대, 기후재난 불평등 심화 등의 이유였습니다. 2025년은 2035년 국가 탄소 배출 감축 목표(NDC) 설정의 '기후 골든타임'이지만,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는 기후정의에 걸림돌이 되고 말았네요.
     
     
    비건은 기후정의다, 부스 스케치
     
    “동물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No! 어업 No! 육식, 물살이도 살고 싶어요.”
    “No! 축산업, 동물은 우리의 친구.”
    “Go Vegan, 우리를 먹지 말아요.”
    “육식=기후 위기, 전체 온실가스의 51%. STOP!”
     
     
     
    기후위기와 비건 부스(왼), 비건은 사랑입니다 홍보물(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927 기후정의 행진 참여 단체 중 ‘기후위기 비건행동’이 내는 목소리입니다. “비건(Vegan)- 건강, 동물, 지구를 구한다!”는 외침이 간판 현수막이네요. 포스터마다 물살이 그림에, 돼지도 보이고 닭도 있습니다. 그 뒤 탁자 위엔 “비건은 사랑입니다”라는 홍보물이 놓여 있고 활동가들이 미소 띤 얼굴로 기념품도 나눠줍니다. 조금 더 살펴볼까요?
     
    비건(Vegan, Veganism)이란 유동적인 채식주의도 있지만 완전한 채식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환경이나 동물권 등 신념을 동기로 육식을 거부하며 동물 유래 성분이 쓰인 제품 사용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동물을 착취하지도 잡아먹지도 말자, 채식은 건강이고 경제요 생태요 자비요 평화라고 봅니다. 마음을 바꾸고 음식도 삶도 바꾸는 “대안적인 삶”이죠. 생명을 죽이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단백질 때문에 동물을 죽인다고요? 비건은 채식이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의 보고라고 합니다. 육식과 축산업은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 물 부족 식량부족의 주범이고요.
     
     
     
    채소먹는 기후정의(왼), 기후정의 책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비건은 사랑입니다” 홍보물엔 비건인들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올림픽 육상 4관왕 칼 루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운동선수로 성공하는 데 육류 단백질이 불필요함을 깨달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내가 비건 채식을 시작한 그해에 육상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티베트 인권 운동가 달라이 라마는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삶은 인간만큼이나 말 없는 생명체들에게도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며, 죽음이 아닌 생명을 원하는 것처럼 그들 역시 그러하다.”
     
    저도 고백해 봅니다. 올해 10년 차 비건이거든요. 기후정의 때문에 시작한 건 아니고, 11년 전 암 수술이 계기가 됐어요. 단식 등 자연치유를 하다가 채식이 좋아진 경우였습니다. 동물성 식품을 끊고 채식만 하니 제 몸이 점점 가볍고 건강해졌습니다. 평생 가족력 B형간염 보유자였는데 항체가 생겼습니다. 감기몸살을 달고 살던 몸이 지난 10년간 피곤을 모르는, 감기도 안 걸리는 몸이 되었고요. 기후위기 대안적 삶으로 비건만 한 게 있을까요?
     
     
     
    도롱뇽과 동물들이 함께 행진(왼), 지구는 시원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행진 물품(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기후정의 광장에서 제 마음이 자꾸만 동물들에게 향했겠죠? 동물 머리 탈을 쓰고 동물 인형의 몸으로 행진하는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서 행진하는 노란 도롱뇽. 커다란 검은 머리의 곰과 말도 여러 명 있고 부리가 길고 다리가 긴 새들도 멋졌습니다. 광장 곳곳에서 만나는 돼지 소 닭 물살이들 그림도 계속 말을 걸더군요. 기후정의 평등 약속문에도 동물들이 나왔으니까요.
     
    “발언과 대화에서 반말과 비속어를 쓰지 않고. 여성·성소수자·장애인·청소년·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와 비인간동물을 차별하거나 대상화하지 않습니다.”
    기후정의란 결국 비인간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어 보입니다.
     
     
    결국 민주주의, 결국 정치다
     
    9월 24일 제80차 유엔총회에서 한 이재명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기억합니다.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제 평화와 공존을 강조했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통해 에너지 대전환도 언급되었죠. “올해 안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하겠다”라며 2040년 탈 석탄을 공약했지만 기후 당사자들의 참여와 논의가 배제되었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민주주의와 평화 없이 기후 위기 해결은 불가능하다.”
    광장의 목소리를 한마디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국제적 기준에 못 미치는 재생에너지 전환, 민영화로 이어질 가능성, 정의로운 공공재생에너지 전환, 이 모든 건 정치를 빼곤 이야기할 수 없겠죠. 모든 불평등이 연결돼 있다고 기후송이 아무리 노래한들, 정치가 일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요? 정치하는 엄마들이 내건 현수막은 그래서 더 따끔하게 정곡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학생들도 벼락치기 안 하는데 정부가 돼서 지금 뭐 하는 거야! 빵점.”
     
    하늘에 펄럭이는 깃발도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기후위기는 인권침해다!”
     
     
    기후는 정치다 현수막(왼), 기후위기는 인권위기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3주기를 맞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도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재난참사도 늘어납니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광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삼성반도체 희생자들과 팔레스타인 긴급행동도 말했습니다.
    “반노동 반환경 재벌특혜 반도체 법 OUT. 노동권과 기후정의 보장하라!”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기후정의는 결국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책임질 정치의 일입니다.
     
     
     
    이태원참사 3주기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참여 부스(왼), 노동권과 기후정의 보장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홍보물(왼), 팔레스타인 해방과 기후정의 홍보 부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UN 연설이 말잔치가 안 되도록 정부가 기후시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길 바란다. 기후정의 행진에서 나온 기후시민의 6대 요구안을 들어보자.
     
    1. 탈핵·탈화석연료,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행하라.
    2. 성장과 대기업 위한 반도체·AI 산업 육성 재검토,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하라.
    3. 모든 생명의 존엄과 기본권 보장, 사회 공공성 강화하라.
    4.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5. 전쟁과 학살 종식,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 수출 중단하라
    6.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927기후정의 행진 광장은 삶에 이어져 있었습니다. 행진 대열에서 만난 검은 망토를 입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동하던 거대한 인형을 잊을 수 없더군요.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나르는 신화 속 뱃사공 카론입니다. 기후재난과 생태 파괴로 죽어간 존재들과 사회적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퍼포먼스였죠. 여성환경연대 간판 현수막의 질문도 잊히지 않더군요. “그런데 누가 기후 정책을 결정하나요?” 행진 트럭에 붙은 현수막은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모두의 존엄을 보장하라!”라고 외치고 있었고요.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퍼포먼스(왼), 여성환경연대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모두의 존엄 보장 현수막(왼),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기후정의행진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탄소 감축 목표를 세웠다면서도 원전을 늘리고 공공 재생에너지는 손 놓고 있는 정부. 기업은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책임은 사회에 떠넘기니, 피해는 노동자, 농민, 서민에게 전가되는 현실. 신공항 건설, 대규모 개발, 군비 확충에 몰두하는 현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4대강의 거짓말은 과거의 일이기만 할까요?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6만여 명에 달한다죠. 미국과 NATO가 국방비를 계속 늘리니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증가하겠죠.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을 세계 4위로 성장시키고 무기 수출을 확대하려네요. 무기 수출은 생명에 가해잖아요. 신공항 건설은 군사력 확대 아닌가요? 반전과 군축이 기후정의인데,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죠?
     
     
    바로 그 밤 한강 불꽃축제라니
     
    기후정의송을 부른 몇 시간 후였습니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라는 노래가 무색하게도 그 밤에 서울 하늘에 불꽃축제가 있었습니다. 종로구 혜화동에 있던 저는 설마 전쟁이 났나 했어요. 대포 소리 총소리 같은 굉음이 계속 들렸거든요. 60대인 제가 이 정도 공포로 느낀다면, 어린아이들과 노약자들은 어쩌죠? 고요히 잠자던 동물들은요? 아기들이 깨서 자지러지게 울고 잠들지 못하고 보채지 않았을까요?
     
     
     
    불꽃놀이 폐지 서명(왼), 60+기후행동 부스(오) / 사진출처: 빠띠(왼), 에디터 직접 촬영(오)
     
     
    누구 좋으라고 하는 불꽃축제일까요? 기후정의와 멀어도 너무 멀리 먼 길 아닌가요? 불꽃용 화약을 제조하고 팔아 이득을 얻는 사람들 말고 괴로운 이들은 어쩌죠? 인터넷에 “불꽃축제 폐지 서명과 요구안”이 반가웠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요구합니다. 동물과 자연, 그리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주세요. 생태와 건강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축제로 전환해 주세요. 지자체와 기업이 책임 있는 문화 조성을 위해, 불꽃놀이를 포함한 축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해 주세요. 주요 행사에서 불꽃놀이를 전면 중단해 주세요.”
     
     
    

     

     

    #1. 927기후정의 행진 스케치 -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꿀벌

    조회수 207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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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행복·건강·평안이 깃든 곳
    시흥 미얀마 법당에서 피어난 마음의 공동체
    
    
    -. 작가 노트
     
    시흥의 한 건물 5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미얀마어로 벽에 붙은 문장 하나가 내 발을 멈추게 했다. "장수·행복·건강·평안이 깃든 곳." 내전과 군부, 불안정한 체류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만들어낸 이들의 공동체는 종교를 넘어선 연대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방인들이 스스로 세운 이 법당에서, 나는 '공동체'의 새로운 얼굴을 보았다. 국경을 넘어선 마음의 안식처, 그곳에서 들려온 이야기를 기록한다.
     
     
    1. 다섯 층 위, 새로운 고향이 피어나다.
     
    시흥시 정왕대로 233번길 32. 국민체육센터 맞은편 다섯 층짜리 건물. 겉으로 보면 평범한 상가 건물이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오르는 순간 공기가 달라진다. 복도엔 시큼한 땀 냄새와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감돈다. 법당 입구엔 신발들이 빽빽하게 놓여 있었다. 작은 슬리퍼, 해진 운동화, 먼지 묻은 작업화. 그 신발마다 한 사람의 하루가, 삶의 무게가 묻어 있었다.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미얀마 법당 / 사진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안으로 들어서니 황금빛 부처님이 중심에 앉아 계셨다. 그 앞에는 네 분의 스님이, 그 주위로 미얀마 사람들이 빙 둘러앉아 있었다. 오늘은 시흥 미얀마 법당의 낙성식. 이곳은 단순한 법당이 아니었다. 타지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이 모여 세운 하나의 집이었다.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미얀마 법당 내부(왼), 네 분의 스님(오). / 사진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미얀마는 인구의 85% 이상이 불교를 믿는 나라다. 절은 그들에게 단순한 신앙의 장소가 아니라 삶의 중심이자 공동체의 심장이다. 시흥과 안산에는 약 500명 이상의 미얀마 노동자와 이주민이 산다. 그들이 조금씩 모은 돈으로, 그들의 손길로, 그들의 기도로 세워진 이 법당은 이방의 땅 위에서 피어난 또 하나의 연꽃이었다.
     
     
    2. 300개의 마음이 모여 세운 집
     
    "작년 여름에 기획한 일이 오늘 이루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어요."
     
    인눼소 선생님이 보여준 기부 명단에는 300명의 이름이 빼곡했다. 한국 각지에서 일하는 미얀마 사람들이 조금씩 모은 돈, 3,300만 원. 그 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300명의 손, 300명의 월급, 300명의 간절한 마음이었다.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한 달에 몇만 원씩, 농촌에서 일하는 이들은 팁을 조금씩 모았다. 어떤 이는 고향에 보낼 돈을 아꼈고, 어떤 이는 명절 보너스를 통째로 내놓았다. 그렇게 모인 마음들이 벽돌이 되고, 창문이 되고, 부처님을 모시는 법당이 되었다.
    
     
    미얀마 법당 건립을 위한 미얀마 신도 300명의 기부자 명단 게시판 / 사진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예불이 시작되었다. 낯선 리듬의 염불이 공기를 흔들며 법당 안을 채웠다. 나는 언어를 알지 못했지만, 소리 자체가 기도였다. 그때 스님이 설법 중 나를 향해 바라보며 천천히, 한국어로 말했다.
     
    "첫째, 세상 마지막 날에 우리가 가져갈 것은 무엇입니까?"
    "둘째, 선하게 살아야 선한 것이 옵니다."
    "셋째, 날마다 선행을 쌓으며 기도해야 합니다."
     
    낯선 나라의 스님이 내 모국어로 건넨 세 문장. 그 짧은 순간, 마음 한켠이 뜨겁게 흔들렸다. 이곳이 단지 미얀마 사람들만의 법당이 아니라, 서로의 언어로 마음을 건네는 자리임을 알았다.
     
    예불이 끝날 즈음, 항아리에서 사탕이 흩뿌려졌다. 아이들이 웃고, 어른들이 손을 내밀었다. 사탕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축복 같았다. 그 단순한 장면에 나는 문득 울컥했다.
     
     
     
    예불이 진행되고 있다.(왼), 항아리에서 사탕을 뿌리는 모습(오) / 사진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3. 돌아갈 수 없는 고향, 머물 수 없는 타향
     
    예불이 끝난 뒤, 나는 두 사람을 만났다. 탄진과 줄라이. 탄진은 서른한 살의 미얀마 노동자다. 한국 생활 6년째, 지난해 고향으로 돌아가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예식이 끝나자마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여유 있게 사진 한 장 찍을 시간도 없었어요. 예식장 문밖 거리에 군인들이 있었으니까요."
     
    내전 중인 미얀마에서는 젊은 남자가 거리로 나서다 군대에 끌려갈 수도 있다. 그의 말에는 두려움보다도,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했던 아픔과 무게가 실려 있었다. 무술을 좋아하는 그는 일하는 틈틈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언젠가 미얀마로 돌아가 태권도 학원을 차리고 싶어요."
     
    그의 눈빛엔 꿈이 있었다. 하지만 그 꿈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줄라이는 한국어 통역사 출신의 결혼 이주민이다. 미얀마에서 통역을 하다 만난 남편과 함께 시흥에서 살며 아이를 키운다.
     
    "아이가 내년이면 초등학교 들어가요. 아이를 보면…, 부모님이 그리워요. 제가 외동딸이라서요."
     
    그녀의 미소는 조용했지만, 그 안에는 긴 그리움의 강이 흘렀다.
     
     
    줄라이(왼)와 탄진(오) / 사진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4. 2.7%의 벽 -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
     
    내전이 길어지며 미얀마를 떠난 사람들은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다. 한국에도 수천 명의 미얀마 난민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난민으로 인정받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다.
     
    1994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의 난민 신청은 12만 2천 건. 그러나 난민으로 인정된 비율은 2.7%. 백 명 중 두세 명에 불과하다. 심사 기간은 평균 4년. 그 긴 시간 동안, 많은 이들이 불안정한 신분으로 공장과 농촌, 건설 현장에서 하루를 버틴다.
     
    "내전 초기에 반대 시위를 했던 사람들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미얀마에 갈 수 없어요. 그래서 한국에 미얀마 난민들이 많아요. 하지만 난민 신청이 어려워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죠. 약속된 기간은 끝나가고, 그렇다고 고국으로 돌아가기에는 위험하고…, 진퇴양난이에요."
     
    줄라이의 말이 가슴에 박혔다. 돌아갈 수도 없고, 머물 수도 없는 사람들. 그들에게 시흥의 이 법당은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법당의 스님이 말했다.
     
    "여기는 기도하는 곳이자, 회복하는 곳입니다. 숙소가 없는 분들에게는 잠자리도 되어주지요. 미얀마 사람들에게는 절은 마음의 고향이에요."
     
    그 말은 단순한 종교적 언어가 아니었다. 이곳은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는 마음의 집이었다. 그 말속에는 신앙보다 더 깊은 인간의 사랑이 있었다.
    
     
    스님과 미얀마 사람들 / 사진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5. 지역을 넘어, 마음의 공동체로
     
    밖으로 나서며 다시 엘리베이터 안 5층 버튼 옆 문장을 바라보았다.
     
    "장수, 행복, 건강, 평안이 깃든 곳."
     
    그것은 단지 스티커가 아니었다. 이 땅의 이주민들이 자신들의 삶으로 새겨 넣은 존재의 문장이었다.
     
     
     
    법당 건물 엘리베이터 5층 버튼 스티커(왼), 예불을 마친 뒤 함께 식사하는 미얀마 사람들의 모습(오). / 사진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한국에서 '공동체'는 여전히 지역 단위로 정의된다. 같은 동네, 같은 학교, 같은 아파트 단지. 하지만 이 작은 법당은 그 경계를 넘는다. 언어도, 국적도, 종교도 다르지만, 이곳에서는 서로의 안녕을 빌고, 함께 기도하며, 함께 살아간다.
     
    진정한 공동체는 이제 더 이상 같은 동네, 같은 국적의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마음, 이방인을 환대하는 감수성, 그리고 국경을 넘어선 연대의 온기로 이루어진다.
     
    법당 문 앞에 놓인 여러 켤레의 신발을 다시 보았다. 작은 슬리퍼, 해진 운동화, 먼지 묻은 작업화. 그 신발들이 이제는 단순한 신발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로 보였다.
     
    하늘은 비 온 뒤의 햇살로 정왕동 거리를 환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 빛 속에서 나는 문득, 새로운 공동체의 얼굴을 보았다. 탄진의 바람이 시흥의 하늘 아래 오래 머물기를, 줄라이의 그리움이 언젠가 고향의 하늘에 닿기를 빌었다.
     
    "모두가 평안하기를. 모두가 행복하기를."
     
    그 소리는 멀리서 흘러온 염불 같기도, 가만히 내 마음속에서 울리는 기도 같기도 했다.
     
     
    2025년 10월, 시흥 정왕동의 한 법당에서 윤작가 에디터(가장 왼쪽) / 사진 출처: 에디터
    
     

     
     
     
    시흥 미얀마 법당에서 피어난 마음의 "공동체행기"
    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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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10
  • 함께 사는 즐거움을 알리고, 더 나은 삶을 상상하며

    나이 듦의 지혜를 배워가고 있는 사회주택 활동가, 김수동(탄탄주택협동조합 이사장)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잃는 경제적 문제를 넘어 한 개인의 삶 전체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재난과 같다. 안식처여야 할 집은 불안과 공포의 공간으로 변한다.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고, 직장 생활이나 학업 등 기본적인 일상조차 유지하기 어렵다.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 소박하게 꿈꾸던 모든 미래 계획이 산산조각 나고, 삶은 오직 사기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법적 싸움으로만 채워진다. 이는 곧바로 정신적 파멸로 이어진다. 피해자들은 극심한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이 생겨 대인관계마저 단절된다. 가장 힘든 것은 '네가 부주의해서 당한 것 아니냐'는 식의 피해자를 탓하는 사회적 시선이다. 도움과 위로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피해자들은 깊은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사기꾼을 잡고 피해를 복구하는 모든 과정을 오롯이 피해자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이들을 더욱 깊은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경기도의 피해현황

    20256월 말 기준으로 전세사기피해지원 특별법상 피해 사실이 인정된 피해자는 총 3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경기도 거주자가 6,657명으로 전국 두 번째로 많다. 20~30대 청년층 피해자가 75%를 차지한다. 20246월부터 20259월까지 약 14개월간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액은 6,664억 원에 달하며, 주로 수원, 화성, 부천, 안산, 용인 등 청년층 주거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의 주요 대규모 전세사기 사례로는 화성 동탄 오피스텔 사기와 수원 다세대주택 사기 사건이 있다. 화성 동탄 사건에서는 임대인 부부가 오피스텔 268채를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여 170억 원의 보증금을 편취했으며, 145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수원에서는 한 임대인 일가족이 수백 건의 피해를 입히고 잠적하여 150건 이상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이들 사건 모두 사회초년생 등 젊은 층이 주요 피해자였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의 탄생

    2023년 초 경기도 화성 동탄 지역에서 대규모 오피스텔 전세사기 사건이 터졌을 때도 막막한 현실 앞에서 피해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외롭고 고립된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화성동탄 전세사기' 167명에 214억 가로채무더기 재판행(출처 : 경기일보)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30629580294

     

    하지만 절망의 자리에 주저앉는 대신 함께 손을 잡고 연대와 협력으로 맞서 보자고 나선 이들이 있었다. ()한국사회주택협회가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피해를 치유하는 모델을 제안했고, 여기에 21명의 피해 당사자와 7명의 사회주택 활동가들이 마음을 모았다. 2023512, ‘피해자는 약자라는 통념을 깨고 당사자들이 직접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는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개인의 고립된 싸움이 아닌 함께 일어서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총회

     

    서두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세사기 피해자는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정신적 고통, 사회에 대한 불신,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이 크다. 그래서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하는 일을 우리는 단순한 피해 '보상'이 아닌 '치유'라 부른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계약한 오피스텔을 가해자로부터 인수했다. 인수한 주택을 10년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임대주택 사업자가 되었다. 다음으로 조합은 조합원들과 시세 90% 이하(HUG 보증보험 가입 기준)로 임대차 계약을 새로이 체결한다. 그리고 10%는 협동조합 출자금으로 약정한다. 이후 장기저리인내자금1)을 조달하여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고, 월세 수익으로 이익잉여금2)을 누적하여 출자금 반환자금을 마련하는 사업모델이다. 조합원들은 역전세가 발생한 만큼 일부 손실(6.5%)을 감수해야 했지만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고 안정적으로 거주하거나 필요시 보증금을 반환받아 퇴거할 수 있었다.

     

    가시밭길을 걷다: 공공의 외면과 불신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길은 이름과 달리 결코 탄탄하지 않았다.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어려움은 서로 믿고 협력해야 할 공공 부문의 차가운 외면과 불신이었다.

     

    경기도 정책자금 연계가 무산되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을 거절했다. 심지어 일부 공공 인사는 사회주택 활동가들을 보조금 헌터라 음해했고, 공공의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조차 탄탄주택협동조합에 대해 부정적인 상담으로 일관했다. 이에 불안을 느낀 한 조합원은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3)을 신청했고, 법원은 해당 여부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수용하여 결과적으로 조합이 임차보증금 미반환 가해자 처지가 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도 조합은 오피스텔 인수 과정에서 14천만원이 넘는 취등록세를 국가에 고스란히 내야 했다.

     

    이처럼 제도의 사각지대와 거버넌스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의 여정은 더욱 고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난관은 보증금 반환을 위한 자금 마련이다. 경기도의 공익 목적 정책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실무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쟁점이 부각되어 결과적으로 무산되었다. 가능한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다행히 우리의 진심은 시민사회의 공감과 함께 사회적 연대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사회적금융 지원,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지역 신협의 협동금융 지원, 그리고 뜻을 함께한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기부와 자문이 더해져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불가능해 보였던 길을 열 수 있었다.

     

    마음치유 100% : 신뢰와 희망의 회복

    설립 2년 만에 탄탄주택협동조합이 이뤄낸 피해 회복률 93.57%는 정부의 특별법은 물론 그 어떤 다른 대안보다 빠르고 실효성 있는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경제적 보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치유사회의 신뢰 회복이다.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 조합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순간이 낯설고 쉽지 않았는데이번 일로, 아직 우리 사회에 누군가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언젠가 받은 마음을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항상 마음 한편에 같은 상처를 받은 분들이 함께 힘내고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다고 우리에게 마음을 전했다.

     

    사회적경제박람회 수상 모습

     

    이는 단순한 경제적 보상을 넘어, 사회적 재난으로 무너졌던 인간관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의 온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 치유의 과정이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조합은 '2024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남은 과제와 새로운 시작

    탄탄주택협동조합의 성공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이 소중한 경험이 더 널리 확산되고 제2, 3의 탄탄주택협동조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성과공유회 및 전세 대책 토론회

     

    무엇보다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을 폄훼하고 불신하기보다, 공공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거버넌스의 복원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협동조합의 활동을 뒷받침할 장기저리의 공급자 금융과 취등록세 등 세제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겪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 상실, 노동력 손실 등 깊은 내상을 지속적으로 보듬는 사회적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사회적 재난 앞에서 개인이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 그러나 함께일 때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희망의 증거이다. 이들의 용기 있는 도전이 더 많은 연대를 이끌어 내고,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고 탄탄하게 만드는 소중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돌이켜보면, 공공의 외면과 불신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던 그 막막했던 시간에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며,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은 기관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렇게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주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 감사드립니다.

     


    1) 장기간 낮은 금리로 빌려줄 수 있으며, 투자자가 단기 수익보다 사회적 가치나 장기 성장을 목표로 기다려주는 성격의 자금

    2) 기업의 순이익 중 배당금이나 자본전입 등으로 주주에게 분배되지 않고 회사 내에 유보된 누적액

    3) 주택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임차인이 법원에 신청하여 임차권 등기를 마치는 제도. 이 등기를 통해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을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음.

     
     
     
     
    [기획] 전세사기 걱정 없는 "탄탄"한 집을 향해!
    탄탄주택협동조합 김수동 이사장

    조회수 389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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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문화교류

    지구인의 정류장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문화교류 프로젝트 '좋은이웃이 되다'.

    지구인의 정류장과 좋은이웃이 공동으로 진행 (1800만원, 우분투재단 공모사업)으로 20254월부터 12월까지 5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회차는 공동체 밥상, 2회차는 노동조합과의 만남, 3회차 함께하는 캠핑, 4회차 가을소풍, 5회차 송년파티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그 중 3회차 프로그램인 캄보디아 친구들과의 12일 강릉 여행기를 마음을 담아 기록해 봅니다.

     
     
     
    ## "출발합니다!"  - 48개의 설레는 마음
     
    버스 문이 닫히는 순간, 차 안 가득 울려 퍼진 것은 무지개 빛깔 웃음소리였습니다. 무려 48명이 함께한 이번 여행, 출발부터 소풍 분위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밀양, 전주, 여주, 아산, 인천, 시흥, 서울, 안산에서 모인 캄보디아 친구들. 그중 몇몇은 한국에서의 첫 여행이라며 창밖 풍경 하나하나에 눈을 반짝였습니다.
     
    버스 안에서 한 명씩 돌아가며 나눈 자기소개 시간. 팔테이랏, 시언시낫, 꽁스레이립… 처음엔 낯설게만 느껴졌던 이름들이었지만, 그들에게도 우리 한국 이름이 똑같이 어렵게 들릴 것입니다. 그렇게 서로 조금씩 이해하며 시작된 우리의 특별한 여행 이야기입니다.
     
     
    강릉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출발 전 자기소개를 하고 있다. / 사진출처: 좋은이웃
     
     
    ## 첫 번째 시험대, 추어탕과 마음의 벽 허물기
     
    전망대 휴게소에서 멀리 보이는 강릉 시내를 배경으로 찍은 단체사진. 끝없이 터져 나오는 까르르 웃음소리를 들으니 여고생 수학여행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전망대 휴게소에서 사진 촬영 / 사진출처: 좋은이웃
     
     
    점심으로 강릉의 대표 음식인 추어탕을 맛보는 시간. 진행자는 추어탕이 미꾸라지 요리라는 말을 나중에 했습니다. 작은 배려였지만, 캄보디아도 미꾸라지 요리가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우리는 의도하지 않아도 언제나 보이지 않는 선입견의 그림자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옆자리의 나빈이 무짠지와 열무김치로만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며 추어탕 한 그릇을 권했지만, 살짝 맛을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나빈은 어느새 밥 한 공기를 깨끗이 비우고 있었습니다.
     
    "여기요! 밥 한 공기하고, 밑반찬 좀 더 주세요."
     
     
     
    추어탕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 사진출처: 좋은이웃
     
     
    ## 바다에서 하나 되다 - 경계가 사라진 순간들
     
    강릉 순긋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조별 게임. 꼬리잡기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 몸으로 부대끼며 뛰다 보니, 어색했던 사이는 어느새 친구가 되어 있었습니다.
     
    "캄보디아에도 꼬리잡기와 비슷한 놀이가 있어요. 오랜만에 하니까 정말 재미있네요."
     
    이어진 물놀이는 한마디로 '순수한 기쁨의 축제'였습니다. 수중 기마전에서 승리한 팀은 챔피언이라도 된 듯 서로를 번쩍 안아 올렸고, 바닷물 속에서 터져 나온 비명과 웃음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졌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국적도, 나이도, 언어도 모든 경계가 사라졌습니다.
     
     
     
    강릉 순긋 해변에서 조별로 게임을 펼치며 물놀이는 하고 있는 캄보디아 노동자들과 좋은이웃 / 사진출처: 좋은이웃, 에디터 직접 촬영
     
     
    ## 해변 파티, 마음을 여는 밤
     
    저녁을 마치고 시원한 커피를 한 잔씩 들고 해변으로 모여든 시간. 안산에서 멀리 강릉까지 함께해 준 민주노총 커피차의 따뜻한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해가 수평선 너머로 느릿느릿 넘어가는 바로 그 순간, 흥이 많은 캄보디아 친구들의 진면모가 드러났습니다. 낮에 수줍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춤과 노래로 해변을 가득 채웠습니다.
     
    특히 가수가 꿈이라는 시낫이 마이크를 잡는 순간,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되었습니다. 작은 체구에서 터져 나오는 폭발적인 가창력에 모든 사람이 휴대폰을 꺼내 그 감동을 담느라 정신없었습니다.
     
    한국 대표도 질 수 없다며 마니또 청년 한 명이 '막걸리 한 잔'을 열창했습니다. 그러자 시낫을 비롯한 캄보디아 친구들이 원을 그리며 춤추기 시작했습니다. 막춤을 추며 빙글빙글 돌고, 때로는 한 명씩 중앙으로 나와 각자만의 춤 솜씨를 뽐냈습니다.
     
    폭죽이 터지고 바닷바람이 불고, 웃음소리가 파도를 덮던 그 밤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금속노조 시흥안산지역지회 커피트럭(왼)과 조합원들(오) / 사진출처: 좋은이웃, 에디터 직접 촬영
     
     
    해변파티 / 사진출처: 좋은이웃
     
     
    ## 바다를 바라보며 - 그리움이라는 공통언어
     
    바다를 홀로 바라보며 앉아 있는 친구에게 조용히 다가가 곁에 앉았습니다.
     
    "바다 처음 봐요?"
    "아니요. 캄보디아 고향에도 바다가 있어요. 여기와 비슷해요."
    "그럼, 고향 생각이 나겠네요."
    "생각나요."
     
    그가 휴대폰에 저장된 가족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진을 보는 저는 왜 눈물이 고이는 걸까요. 그리움이라는 감정은 국경을 초월하는 가장 순수한 언어인 것 같습니다.
     
     
    밤 바다를 바라보며 가족을 생각하는 캄보디아 친구 / 사진출처: 좋은이웃
     
     
    ## 한옥에서의 긴 밤 - 문화가 만나는 순간
     
    숙소는 저도 처음인 강릉 선교장의 오래된 한옥이었습니다. 대청마루에 앉아 별을 올려다보니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보낸 여름밤이 스르르 떠올랐습니다.
     
    캄보디아 친구들에게 한국 전통주의 진미를 보여주고 싶어 아껴두던 인삼주를 강릉까지 가져왔습니다. 역시 호불호가 갈렸지만, "술이 아니라 약이에요!"라는 제 말에 캄보디아 친구들은 한 잔, 두 잔 마시더니 마침내 "역시 약은 몸에 좋다!"라며 웃어댔습니다.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두런두런 나눈 사는 이야기들. 그런데 화장실에 다녀온 한국 친구가 바닥에 놓인 안주들을 건너뛰어 돌아오자, 여기저기서 짧은 '어~' 하는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음식 위로 지나가면 안 되는 거죠?"
    "네."
    "우리도 그래요. 밥상 위에 음식이 있으니까, 밥상을 뛰어넘지는 않죠. 그런데 오늘은 바닥이다 보니 생각 없이 넘었네요. 미안해요."
     
    그 작은 순간, 문화의 차이가 또렷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깨달았습니다. 차이는 어색함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라는 것을 말입니다.
     
     
     
    ## 친구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들
     
    반월동에 사는 캄보디아 유혜림님은 "안산시 반월은 도시 같기도 하고, 시골 같기도 해서 딱 좋다"라며 10년째 그곳에서 삶을 자랑합니다. 며칠 전 한 명이 더 이사 와서 이제 캄보디아 사람이 3명이나 되었다며 기뻐하는 모습에서, 반월동 맛집을 소개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같이 살아가는 공동체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소피에룬은 캄보디아에 두고 온 아이 사진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며 "잘 키우고 싶다"라는 진심을 전했습니다. 그 눈빛에서 느껴지는 아버지의 사랑은 국적과 상관없이 똑같이 따뜻했습니다.
     
    제 아들과 나이도, 이름도 같은 요셉은 취기가 오르자, 저를 아빠라고 부르며, 캄보디아에 오면 공짜로 재워주겠다며 환하게 웃습니다.
     
    일터에서 같은 나라 동료가 없어 모국어로 한마디 못 하고 지냈다는 나빈은 모국어로 실컷 수다를 나누니 얼마나 행복한지 웃음꽃이 떠나지 않네요.
     
    12월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띠나는 한국에서의 가장 좋은 기억으로 오늘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캠은 "한국에서 이렇게 많이 웃은 건 처음"이랍니다. 엉덩이를 흔들며 춤췄던 그 모습,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둘째 날의 따뜻한 마무리
     
    아침에는 선교장을 산책하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함께 느꼈습니다. 선교장 해설사님은 외국인들에게 한마디라도 더 쉽게 설명하고 싶은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뜨거운 강릉의 햇살도 그분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늦은 아침 겸 이른 점심으로 먹은 순두부찌개. 그리고 여행의 클라이맥스인 1박 2일 조별 성과 시상식과 또래 마니또들이 정성껏 준비한 선물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건, 모자, 텀블러 같은 작은 선물이었지만,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을 얻은 듯 환했습니다. 선물의 가치는 가격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선교장을 산책하며 추억을 담고 있는 친구들 / 사진출처: 좋은이웃
     
     
    ## 여행을 마치며 - 좋은 이웃이 되는 길
     
    이번 강릉 여행은 단순한 1박 2일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캄보디아 친구들의 삶과 꿈,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눈 소중한 만남이었습니다.
     
    이들은 한국에서 모두가 기피하는 일터에서, 젊은 사람 한 명 없는 외로운 농촌에서 묵묵히 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가족을 그리워하면서도, 그 가족을 위해 땀 흘리며 살아가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때론 부럽기도 했습니다.
     
    부디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은 오늘처럼 웃음이 가득하고 좋은 기억만 쌓이길 바랍니다. 힘든 순간들은 모두 흘려보내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꿈을 잃지 않고 지내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이 단순한 일회성 프로젝트로 끝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이주노동자와 한국 노동자가 정기적으로 만나 함께 웃고 어울리는 자리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이웃이자, 땀 흘려 일하는 동료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이번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구인의 정류장과 우분투재단, 그리고 민주노총의 따뜻한 지원과 참가해 주신 모든 분들의 마음 덕분에 오늘의 웃음과 추억이 가능했습니다. 다시 만날 그날을 기대하며,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 가겠습니다.
     
     
    단체사진 / 사진출처: 좋은이웃
     
     

    
     
    좋은이웃 & 캄보디아 친구들과 함께한 1박 2일 강릉 여행기
    윤작가

    조회수 466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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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9월 13일 토요일, 시민기록자 양성교육 심화과정 5강 <기억을 걷다>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날의 프로그램은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기억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고통스러운 기억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때론 기억을 기록하는 것이 아주 잔인하게 느껴질 때도 있죠. 심지어 인간의 정신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너무 고통스러운 기억은 왜곡하여 기억하거나 아예 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왜 이런 고통스러운 기억과 마주해야 하는 걸까요? 이것은 공익활동 아카이브 에디터인 제가 마음 깊숙한 곳에 품고 있던 질문이자 고민입니다. 물론 한 번에 답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이런 제 큰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얻은 기회였습니다.
     
    이미 시간이 꽤 흘렀지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분명 4.16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이 가슴 아픈 참사는 분명 아프고 잔인한 기억이지만 분명히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유족과 그들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 및 보존하고 있습니다.
     
    아픈 역사의 상처를 담고 있는 장소를 ‘다크 헤리티지(Dark Heritage)’라고 하는데요. 잘 알려진 것으로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5.18 기념 공원이나 제주 4·3 평화공원 등이 이런 다크 헤리티지에 속합니다. 그리고 ‘단원고4.16기억교실’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곳의 운영은 4.16기억저장소 활동의 일부인데요. 4.16기억저장소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며 행동하기 위해 유가족과 전문가, 시민이 만드는 기억 공동체입니다. 이곳에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기억과 기록을 수집, 관리, 전시 및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기억하고, 기록하며 행동하라’라는 것입니다. 기억을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으로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연결 짓기 위한 활동인 것이죠. 그리고 이 행동은 세월호 참사의 기억과 기록을 미래세대에 전달해 지속 가능한 안전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4.16 기억 저장소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4.16기억저장소는 차가운 바다에서 세월호 참사 유족들을 위로했던 노란 리본과 바람개비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기억과 기록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배우기 전에 4.16 세월호 참사를 왜 기억해야 하는지에 대한 영상을 먼저 시청했습니다.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다크 헤리티지의 개념과 우리가 왜 이런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해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포함된 영상이었습니다. 이후에는 함께 희생자들이 머물던 학교 현장을 그대로 재현해 둔 교실로 이동했습니다.
     
     
    4.16 참사 이전에 희생자 중 선생님들이 생활했던 교무실을 방문한 모습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4.16 참사 희생자들과 생존자들이 머물렀던 교실의 기록을 살피는 모습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4.16 참사 희생자들을 향한 방문자의 메시지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2층은 7반부터 10반까지, 3층은 1반부터 6반까지 있었습니다. 이 교실은 원래 있던 건물을 허물고 다시 증축한 건물인데요. 본래 단원고 학생들이 머물던 공간이 10개 반 형태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복원하고자 건물을 다시 짓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사물함, 교과서, 급식 표, 출석부 등 학교생활할 때 사용했었던 모든 것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교무실도 건물의 벽, 뼈대, 바닥, 소모품인 형광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사실 4.16기억교실에 있는 모든 것은 국가기록원에 국가 기록물 제14호로 등재 되어 있고 단원고 생존자, 희생자 학생들의 개인 기록물과 세월호 선체 인양 후, 배에서 나온 기록물 역시 제14-1호로 등재되어 보존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물건을 함부로 훼손하거나 위치를 바꾸는 등의 일을 하면 절대 안 됩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머물렀던 공간을 돌아보면서 이 기록물들에 관해서 설명해 주신 분은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학생의 어머님이셨습니다. 당시를 누구보다 처절한 심정으로 겪어온 분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기억과 기록이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주 고통스러운 기억이지만, 그 기억을 나눔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이 참사에 대해 알고, 기억하고, 기록하게 되니 말입니다. 이곳에서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생일인 희생자들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 행사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 부재를 인정하기 힘들어서 사망 신고를 하지 않은 부모님들도 계십니다.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기억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여전히 현재처럼 이어지고 있는 일들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것 역시 기록의 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억 교실을 돌아본 후, 임시 분향소가 있었던 곳과 세월호 참사 이후 단원고에 전해진 많은 이들의 위로와 응원, 애도의 흔적들을 찾아갔습니다.
     
     
    소생길(소중한 생명길)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단원고등학교를 방문하고 있는 모습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단원고등학교를 오가는 길에는 ‘소중한 생명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마을의 슬픔을 기억하고 희망을 찾기 위해서 2015년부터 고잔동 마을 주민과 단원고등학교 학생의 이야기를 모아서 겹치는 부분을 벽화에 담은 것입니다. 소중한 생명을 잃은 고잔동 마을에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든 이 길을 걸으며 다시 한번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한 당시 추모와 애도의 마음을 담아 전달한 목련 나무(왼), 4.16 세월호 참사 추모 조형물(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단원고등학교에는 4.16 세월호 참사 추모 조형물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 단원고에 애도의 뜻으로 전달한 목련 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런 기록들은 단원고등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기록을 접하는 모든 이들이 안전한 사회를 향한 의지와 희생된 이들에 대한 애도를 잊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4.16 기억 전시관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다음으로는 4.16 기억 전시관으로 향했습니다. 4.16 기억 전시관에는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희생자들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4.16 기억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는 수강생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16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작품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이곳에는 자식들을 향한 부모들의 절절한 마음과,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의 아픔 그리고 떠나간 이들을 추억하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차곡차곡 기록되고 있었습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수강생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이 담긴 기록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기억을 걷다>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수강생들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기록에 동참하였습니다.
     
    <기억을 걷다> 프로그램은 수강생들 모두에게 왜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아픈 기억을 되돌아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었습니다. 그 기록은 계속해서 퍼지고 퍼져서 우리의 슬펐던 마음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발버둥 쳤던 용기를, 그리고 슬픔에 공감하며 눈물 흘렸던 서러움을 전달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록을 통해서 희생자들은 잊히지 않고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슬픈 역사의 희생자들과 생존자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슬퍼했던 이들을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공익활동 기록의 소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그 기록은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기록의 소명은 비로소 기록을 열람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 잡았을 때 마무리되는 것이니까요. 노란 민들레가 흰 홀씨가 되어 퍼져가듯, 여러분의 마음에도 이 기록이, 그리고 4.16 참사 희생자와 생존자들의 이야기가 닿기를 바랍니다.
    
     

     

     

    [현장스케치] 시민기록자 양성교육 심화과정 <기억을 걷다>
    옐로 구피

    조회수 311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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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호의 해린' 공연이 진행된 정조테마공연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 마음을 여는 첫 울림
     
    무대 위 조명이 은은하게 번져가는 그 순간이었다. 막이 오르기도 전에 먼저 찾아온 것은 북소리도, 춤사위도 아닌, 따뜻한 목소리들이었다. 영상 속에서 흘러나오는 오랜 벗들의 인사말.
     
    "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그 짧은 말속에 스며든 것은 단순한 격려가 아니었다. 함께 웃고 울었던 수십 년의 세월,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걸어온 험한 길들, 그리고 서로를 향한 깊은 사랑과 믿음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가슴 한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아, 굿판은 벌써 시작되고 있었구나.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마음의 장단이 벌써 울려 퍼지고 있었다.
     
     
    공연 팜플렛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제1장 ― 신명, 그 첫 만남의 떨림
     
    첫 번째 마당, 진도 북놀이가 시작되는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북채가 가죽을 때리는 그 순간, 마치 심장이 한 박자 더 뛰는 것 같았다. 쿵! 쿵! 쿵! 장단이 울려 퍼질 때마다 객석의 모든 이들은 하나가 되어 몸을 흔들었다. 나 역시 어느새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고, 발끝까지 전해지는 진동에 온몸이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1985년 경기대 풍물패 '얼마당'의 청년 이성호가 상상이 되었다. 스무 살 청춘이 처음 북채를 잡았던 그 떨리는 순간부터, 지금 이 무대에 서기까지의 40년. 그 긴 여정이 장단 하나, 하나에 스며들어 있었다. 풍물은 그의 삶을 관통하는 숨결이자, 세상과 자신을 이어주는 영혼의 다리였다. 그 인연이 이제는 무대 위에서 꽃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공연 팜플렛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제2장 ― 해린, 그 이름에 깃든 이야기
     
    지승 스님이 정성스럽게 지어주신 ‘해린’이라는 호에는 잔잔한 물결 위로 햇살이 반짝이며, 만들어내는 물비늘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속 깊은 곳에서는 파도와 햇살이 끝없이 춤추고 있는 것처럼 이성호에게 ‘해린’이라는 호는 어울렸다.
     
    두 번째 마당 소리굿에서 그는 정말로 해린 그 자체가 되었다. 거친 목소리에 실려 나오는 살아온 이야기. 풍물 굿패에서의 추억들, 민주주의의 거친 현장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풍물의 울림, 동지들과 어깨를 맞대고 춘 그 수많은 밤들을 보는 듯했다.
     
    소리 하나, 하나가 삶의 페이지를 넘기는 것 같았다. 때로는 애틋하게, 때로는 당당하게, 때로는 그리움에 젖어 들었다. 무대를 채우는 공기마저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같았다. 굿은 단순한 흥겨움이 아니었다. 한 사람이 살아온 모든 순간을 품고, 앞으로 걸어갈 희망을 노래하는 깊은 언어였다.
     
     
    공연 팜플렛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제3장 ― 예의 길, 사랑의 춤
     
    세 번째 마당 부포 춤이 시작되자, 나는 숨을 멈췄다. 하얀 부포가 공중에서 꽃잎처럼 흩날릴 때마다, 무대 전체가 환상적인 빛으로 물들었다. 부포는 살아있는 것처럼 춤췄고, 그 속에서 이성호라는 사람의 영혼이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굿으로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라." 그 소중한 가르침이 부포의 원을 그리는 궤적마다 새겨져 있었다. 예술(藝)의 길을 걸으면서도 사람을 향한 예(禮)를 잊지 않았던 삶. 기교를 뽐내기보다는 마음을 전하려 했던 춤사위.
     
    부포가 하늘 높이 치솟을 때마다 나의 마음도 함께 날아올랐다. 이것은 단순한 춤이 아니었다. 한 풍물꾼이 평생에 걸쳐 쌓아온 깨달음의 결정체였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삶에 대한 다짐이었다. 객석의 모든 이들이 그 아름다움에 빠져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공연 팜플렛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제4장 ― 삶의 터, 함께하는 울림
     
    마지막 판굿이 시작되자 무대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되었다. 함께 한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어 장단을 풀어내는 그 순간, 신명은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이 판굿은 그저 흥겨운 마무리가 아니었다. 그 속에는 너무나 깊은 의미가 스며들어 있었다.
     
    매향리의 그 메마른 땅에서, 대추리의 눈물 젖은 들판에서, 용산참사의 아픈 현장에서, 세월호의 차가운 바닷가에서…. 그 모든 곳에서 풍물은 늘 사람들과 함께 울었다. 억울하게 떠난 영혼들을 기리고, 더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목소리 없는 자들의 외침을 대신했다.
     
    굿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었다. 삶이자 투쟁이었고, 위로이자 연대였다. 무대 위에서 터져 나오는 장단 소리는 곧바로 광장과 거리로, 그리고 우리가 함께 써 내려온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역사로 이어졌다. 그래서 이 판굿은 진정한 '삶의 터'였다.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었다.
     
     
     
    공연 사진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 한 사람의 발자취, 모두의 기억
     
    공연 내내, 그리고 여운이 가시지 않는 지금까지도, 나는 이성호라는 사람이 걸어온 길을 떠올린다. 1988년 수원 민주 문화운동연합에서의 첫 발걸음부터, 문화공간 삶터에서 꽃피운 아름다운 만남, 풍물굿 패 삶터에서 함께 만들어온 수많은 감동의 순간들.
     
    정월대보름마다 이어온 지신밟기, 겨울밤을 따뜻하게 만든 달집 축제, 새해를 맞이하는 해맞이 축제까지. 30여 년 동안 지역의 굿판을 이끌어온 그 모든 발자취가 오늘 무대 위에서 되살아났다.
     
    매향리와 대추리, 강정마을, 용산참사, 세월호 현장에서도 절대로 멈추지 않았던 풍물의 울림. 심지어 러시아, 일본, 베트남, 독일까지, 국경을 넘어서도 굿의 감동을 전해온 그 놀라운 여정.
     
    그의 삶은 예술이었다. 동시에 치열한 운동이었다. 무엇보다 사람과 함께 살아온 아름다운 연대의 역사였다. 그 모든 것이 오늘 밤 한 무대 위에서 꽃처럼 피어났다.
     
     
    공연 사진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 객석에서 흘러나온 진심
     
    공연 내내 객석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힘찬 박수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훌쩍이는 소리. 무대 위의 주인공만큼이나 객석에 앉은 이들도 특별했다. 이성호와 함께 세월을 살아온 소중한 벗들, 같은 길을 걸어온 동지들, 그리고 그의 굿을 사랑해 온 모든 사람이었다.
     
    함께한 인연들이 보내는 뜨거운 눈물과 환호는 굿판을 더욱 벅차게 만들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지고, 모든 이들이 하나의 큰 굿판 안에서 함께 울고 웃었다.
     
    그 가운데 앉아 있던 나 또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뜨거운 울림을 감출 수 없었다. 이것은 단순히 '좋은 공연을 보았다'라는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경험이었다. 한 사람의 삶 전체가, 그 삶과 함께 해온 공동체의 소중한 기억들이, 그리고 우리가 함께 일궈온 민주주의의 역사가 굿판 안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
     
     
    공연 후 인사 (위: 무대, 아래: 객석)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 늦은 깨달음과 새로운 다짐
     
    공연이 끝나고 여운에 젖어 있던 나는, 뒤늦게 깨닫고 말았다. 오늘 무대에서 풍물을 치던 그 사람이 바로, 수많은 현장마다 늘 앞장서서 함께했던 바로 그 사람이었음을 기억했다.
     
    미처 알지 못했던 무지함이 부끄러웠고, 그런 나 자신이 미안했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속에서는 새로운 다짐이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소중한 현장에서, 그와 함께 더 자주 마주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앞섰다.
     
    "굿으로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라."
     
    나금추 선생님의 그 소중한 가르침처럼, 이성호의 굿은 앞으로도 사람과 사람을 잇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며, 세상을 더욱 따뜻하게 울리면서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는 더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을, 서로를 사랑하고 보듬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꿈꾸며 살 것이다.
     
    그의 건강한 모습을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그의 굿이 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을 심어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굿으로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라 – 이성호의 해린
    윤작가

    조회수 351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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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활동가 추천 콘텐츠 괜찮아, 엘리스

    추천활동가 : 강경남

     

     

    #청소년다큐 #행복찾기 #사회불안 #장애 #괜찮아엘리스 #청소년인권 #학업스트레스

    괜찮아,엘리스 영화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괜찮아, 앨리스>는 입시와 성적에 내몰린 청소년들이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배경이 되는 꿈틀리인생학교는 교실 밖에서 스스로의 삶을 탐색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가 아닌, ‘지금 당장 행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떠난 아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용기와 진심이 전해집니다.

     

    사회 불안, 섭식장애, 가족과의 갈등 등 각기 다른 상처를 가진 청소년들이 조금씩 자신만의 속도로 회복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이 진솔하게 그려집니다. 아이들의 여정은 단순히 공부를 쉬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써 내려가는 시간입니다. 진로와 입시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응원해주는 어른들의 모습입니다.

     

    <괜찮아, 앨리스>는 경쟁 중심의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함께 묻고 있습니다. 청소년뿐 아니라 부모와 교사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이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변화의 시작을 보여줍니다.

     

    <괜찮아, 앨리스>힘들고 어두운 시대,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은 어떤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동시에, 지친 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더욱 단단한 연대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며, 앞만 보고 달려가기보다 남들과 함께하는 길을 선택한 용감한 앨리스들을 응원합니다.

     

     

     

     

     

     

    공익활동가 추천 콘텐츠 기차

     

    그림책「기차」책표지[글쓴이 천미진, 그림 설동주] (출처 : 도서출판(주) 키즈엠)

     

    추천활동가 : 김민희

     

    #그림책 #기차 #평화통일 #남북분단 #비밀의숲 #함흥역 #휴전선 #이산가족

     

    여름휴가, ‘기차라는 그림책을 여러분께 추천드립니다. 녹음이 우거지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기차에 앉아서 창밖을 보고 있으면 온갖 시름이 다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림책 기차는 기차 타고 여행하는 설렘을 생각하며 남한과 북한이 자유롭게 왕래하게 되었을 때를 상상하는 그림책입니다. ‘비밀의 숲을 지나 보고 싶었던 북쪽의 가족을 만나고 영국 런던까지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19458월 광복과 함께 그어진 38선은 한국전쟁 이후 휴전선(군사분계선)으로 그 이름이 바뀌며 수많은 이산가족과 가슴 아픈 분단의 이야기를 만들어왔습니다. 분단 이전에는 기차 타고 광활한 대륙까지 왕래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해서 국외 여행을 생각하면 비행기를 떠올리는 분단국 사람이 되고 만 것이지요. 그러나 그림책 속 기차는 분단선을 넘고 비밀의 숲을 지나 함흥역에 내립니다. 그곳에서 보고 싶었던 가족을 만나고 대륙을 지나 평화가 일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림책 기차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기차 타고 어디까지 가고 싶나요?”

     

     

    공익활동가 추천 콘텐츠 대도시의 사랑법

     

     

    대도시의 사랑법 책표지[글쓴이 박상영](출처 : 창비)

     

    추천활동가 : 랄라

     

    #인권 #사랑 #30#성소수자 #퀴어 #다양성 #대도시의사랑법 #출판사창비

     

    이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사는 곳, 생김새, 살아가는 방식, 생각이 모두 다르지요. 비슷한 사람은 있겠지만, 똑같은 사람이 둘일 수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세계를 갖고 있기에, 한 사람의 고유한 세상을 존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각 개인이 가진 고유성을 보장하는 것이 바로 인권이고, 나를 나로서 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시작입니다. 모두 다른 사람의 수만큼 사랑의 방향도 모양도 다양합니다. 사랑하는 대상, 방식, 깊이 등 모두가 자신의 사랑을 만들어가지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 영화, 드라마도 어딘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 누군가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박상영 작가가 쓴 <대도시의 사랑법>이 바로 그 책입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책, 영화, 드라마로 제작되어 있는데요. 각 콘텐츠마다 고유의 느낌이 있으니 선호하시는 매체를 골라보시면 됩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주인공인 성소수자 영이 만난 다양한 사람과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대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과 허기, 온기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인데요. 주인공 영이 정체성으로 인해 마주하게 되는 부딪침, 뜨거웠던 사랑과 이별, 이 사회를 살아가는 30대 초반이 겪는 흔들림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책은 무겁다가도 때로는 위트있고, 외롭다가도 사랑이 넘치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지금도 이 사회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살아가고 또 이별을 합니다. 언젠가의 나였고, 또 누군가의 과거이자, 현재, 미래일 이야기.. 여름만큼 뜨거운, 대도시의 사랑 이야기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시면 어떨까요?

     

     

    공익활동가 추천 콘텐츠 지구 위 블랙박스

     

     

    지구 위 블랙박스 예능 포스터(출처 : KBS 공식사이트)

    추천활동가 : 이영란

     

    #지구위블랙박스 #KBS #기후위기 #환경예능 #지속가능성 #지구를지키는방법

     

    기후위기가 일상이 되는 시대에서 소개해드릴 콘텐츠는! 환경 예능인 지구 위 블랙박스입니다. 자칫 무겁게 느낄 수 있는 기후 재난 주제를 드라마와 콘서트 형식으로 구성해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4년이 지난 2049, 기후 재난으로 생명이 살 수 없어진 지구에 유일하게 남은 데이터 센터인 블랙박스에서 2023년 생명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지구의 모습을 영상으로 감상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그 영상에서는 기후변화로 파괴되고 있는 국내·외 여섯 곳이 배경이 되어 아티스트들이 지구에서 음악으로 남긴 마지막 기록을 확인하게 됩니다.

     

    어쩌면 지구 위 블랙박스는 지금처럼 기후위기가 멈추지 않고 가속화된다면, 우리에게도 지구의 아름다움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영상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요?

     

    뜨거워지는 지구에 대한 관심과 함께 우리의 삶의 방식을 고민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공익활동가 추천 콘텐츠 미션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 / F1 더 무비

                    

     

    미션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                   F1 더 무비(출처 : 네이버 영화)

      

    추천활동가 : 김은주

     

    #노인 #중장년 #헐리우드노장배우 #톰크루즈 #브래드피트 #여름휴가 #영화추천 #긍정

     

     

    휴가철에 즐길 만한 노인관련 여러 콘텐츠를 찾아보았지만 마음을 신나게 사로잡는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나이가 들면서 화사한 감정의 끌림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10년째 복용 중인 혈압약의 효과가 워낙 뛰어나서인지, 무슨 일을 해도, 누구를 만나도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의 설렘은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런 저 자신을 돌아보며, 요즘 들어 자꾸만 나이 탓을 하게 되는 제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자랑도 아닌 나이를 핑계 삼는 스스로에게 혀를 차며 머리를 하고 친 기분이 들게 했던 노인(?) 영화 두 편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최근 저는 헐리우드 노장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를 두 편 보았습니다.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 누구나 아는 이 두 배우는 이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히 당당하게 주연을 맡고 있습니다. 그에 맞춰 파트너 역을 맡은 배우들과 조연들도 대부분 중장년 이상의 배우들입니다. 일부러 노인 영화를 고른 것이 아닌데, 이제 많은 영화에서 노인들이 자연스럽게 주인공이 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첫 번째 영화는 만 63세의 톰 크루즈가 주연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입니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이 영화에서 그는 비행기에 맨몸으로 매달리는 엄청난 액션을 직접 소화해내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열정과 체력을 보여줍니다. 매일 이제 늙었어” “나이 탓이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저에게 깊은 반성과 함께 묵직한 자극을 안겨준 영화였습니다.

     

    두 번째는 만 61세의 브래드 피트가 은퇴 후 복귀한 F1 레이서로 등장하는 더 무비>입니다. 자동차 경주의 긴박함과 더불어, 세대 간의 충돌과 화해, 그리고 우정을 세련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브래드 피트는 자신감과 매력이 넘치는 모습으로, 나이를 뛰어넘는 매력을 뽐냅니다. 젊은 배우들과의 호흡뿐 아니라, 여성 배우와의 로맨스 장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설렘을 전해줄 만큼 자연스러웠습니다. 그의 모습을 보며 이제는 정말 시대가 바뀌었구나, 나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 여름, 휴가철에는 저처럼 젊은 시절의 우상이었던 배우들의 노년의 영화를 보며, 자신의 긍정적인 노년도 함께 응원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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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공익활동가 5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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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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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음으로 기억하다. 광복 80주년 화성시 만세길이 전하는 이야기

     

    한 동 민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장)

     

    최근 곳곳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축소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똑바로 기억하고,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독립은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선물이 아니라,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의 치열한 외침과 피의 대가로 이루어진 결과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번 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다시금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합니다. 단순히 기념하는 것에서 나아가, 구체적인 장소와 사람, 사건을 통해 독립운동의 생생한 흔적을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특히 오늘 소개하는 글은 경기도 화성 지역의 독립운동을 복원한 화성3.1운동 만세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길은 단순한 탐방로가 아니라, 191943일 화성 우정면·장안면 일대에서 수천 명의 주민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행진했던 실제 경로를 복원한 길입니다. 이 길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그날 그 자리에서 외쳤던 독립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일이며, 지금 우리가 기억하고 지켜야 할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입니다.

    광복의 진정한 의미는 기억 위에 서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독립운동의 현장을 복원하고 계승하려는 지역의 노력에 주목하며, 이 글을 통해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저항임을 함께 되새겨보았으면 합니다.                                                                 [편집자 주]

     

    화성3.1운동 만세길이란?

     

    화성3.1운동 만세길은 화성시 우정, 장안지역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자 당시 마을사람들이 걸으며 만세를 외쳤던 길을 역사적 고증을 통해 정비한 31km의 도보 탐방로를 말한다.

    2000명이 어깨를 걸고 함께 힘차게 걸으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만세소리로 천지가 진동했던 그날, 191943일 우정면 장안면의 삼괴반도 일대의 역사적 감동을 느끼며 걸어보는 길을 다시금 만든 것이 화성3.1운동 만세길이다.

    화성지역은 일제강점기 민중 중심의 독립운동이 활발히 전개된 지역이다. 특히 일본인 경찰 2명을 처단한 것은 전국에서 유일한 사례였다. 1919328일 수원군 송산면 사강리에서 수원경찰서 순사부장 노구찌를 처단한 일과 43일 우정·장안면 사람들이 장안면사무소와 우정면사무소를 파괴하고 화수리 주재소 가와바타 도요타로(川端豊太郞) 순사를 처단 했던 것이다.

    지역민들의 조직적이고 공세적인 독립운동에 대한 탄압이 제암리, 고주리 학살과 마을들을 불태우는 야만적 만행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격렬한 독립만세운동이 펼쳐진 화성지역은 남다른 자부심을 지닌 곳이다.

    특히 우정면·장안면 일대는 삼한시대 상외국(桑外國)’이 있었던 곳으로 이후 상귀, 삼귀, 삼괴로 입말이 바뀌면서 삼괴반도(조암반도)로 불리게 되었다.

    이 지역의 만세시위는 어느 지역보다 격렬하게 전개되었다. 사전계획을 통한 조직적이고 거국적인 연합 만세시위를 진행했다. 이는 종교와 계층을 초월한 대규모, 조직적인 무력항쟁이었다. 일제의 말단통치기구인 면사무소와 경찰관주재소를 불태우고 일본인 순사를 처단하는 공세적 만세운동을 펼치며 삼괴반도(조암반도)를 승리의 기쁨으로 넘치게 만들었다.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쌍봉산에 올라 만세 소리 목청껏 외쳤던 그날, 100년 선조들의 우렁찬 만세소리는 독립을 위한 염원과 굽힐 줄 모르는 기상이었다. 가장 치열하고 격렬했던 승리의 항쟁지였던 그곳, 그날은 해방의 날이었다.

     

    만세길을 만들다

     

    191943일 화성의 우정면, 장안면 지역 30여 명의 만세시위 주동자들을 시작으로 인근 마을 주민 2,000명 이상이 참가하여 격렬한 시위가 진행되었다. 주곡리에서 시작해 옆 마을 화수리까지 시계방향으로 삼괴반도를 한 바퀴 돌며 하루동안의 해방구를 만들었던 역사적 사건이었다. 즉 주곡리석포리수촌리어은리(장안면사무소)쌍봉산조암리화산리(우정면사무소)한각리화수리(경찰관주재소)를 돌면서 2,000명의 시위군중들은 대한독립만세를 목청껏 외칠 수 있었다. 이들은 어깨를 걸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들을 따라 마을 친구 이름을 부르며 함께 웃으며 힘차게 새로운 역사에 동참하였던 것이다.

    만세시위에 참가한 2,000명은 당시 우정, 장안면에서 집집마다 장정 한 명씩 나온 엄청난 숫자였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과 장소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는 2019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각 지역마다 3.1운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시점과 일치하였다. 화성시는 3.1운동을 전국에서 가장 조직적이고 공세적인 만세운동을 펼쳤던 곳이라는 자부심에 더해 이를 기억하고 계승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

    불행한 일이지만 일제는 야만적 탄압으로 마을을 불태우고 사람들을 폭행하고 잡아갔다. 그리고 이들은 내란죄(內亂罪)’로 처벌하였다. 다른 지역 3.1운동 관계자들이 치안유지법위반이나 출판법위반으로 처벌받은 것에 비해 내란죄라는 중형으로 탄압 받았던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은 기억과 기록을 남겼다. 구술과 재판 기록을 통해 그날의 만세길을 복원할 수 있었다.

    3.1운동의 의의를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201711월 독립운동 유허지 정비 및 만세길 조성 연구가 시작 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192월에 화성3.1만세길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31km 만세길에는 무엇이 있나

     

    주요한 거점 마을을 따라 그때 그 분들의 마음으로 100년 전의 그 길을 다시 걷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직접 걷는 화성3.1운동 만세길을 통하여 화성지역의 독립운동의 의의를 널리 알리고 독립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것이다.

     

    화성3·1운동 만세길은 191943일 우정·장안 지역에서 만세를 외치며 걸었던 길과 역사적 현장을 복원한 길이다. 만세길은 총 31km로 이어져 있으며, 100여 년 전 독립운동가들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복원하고자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현재 만세길은 당시 길의 약 60% 이상을 복원하여 조성 되었다.

    1919, 만세를 외치며 걸었던 길에는 독립운동가의 집터, 생가, 관공서, 횃불시위 장소 등이 남아있어 그날의 역사를 되새겨 볼 수 있다.

     

                                               <3·1운동 만세길 지도>

    현재 만세길 안내판은 총 204개에 이른다. 종합안내판 6, 구간 이정표 4, 자원해설판 14, 쌍봉산 파노라마 6, 상징안내판 6, 보행주의 안내판 8, 방향안내판(지주형) 33, 방향안내판(부착형) 127개 등이다. 또한 곳곳에 안내 리본을 달아서 이를 따라서 방문객들이 쉽게 길을 찾아서 걷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13개 스탬프 함을 마련해 주요한 포인트 지점에서 스탬프를 찍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만세길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드려는 노력이다.

    스탬프는 1)만세길 방문자센터, 2)차병혁생가 3)개죽산 횃불 시위터 4) 백낙열 집터 5)수촌교회 6)옛 장안면사무소터 7)쌍봉산 8)조암리 9)김연방묘소 10)옛우정면사무소터 11)각리,죽리 12)한각리광장터 13)화수리 주재소터에 위치해 있다

    한편 화수리에 방문자센터를 마련하였다. 예전의 보건소 지소를 리모델링하여 새롭게 방문자센터를 운영하여 31km 만세길을 종합적으로 안내할 수 있도록 했다.

    우정읍 화수리의 오래된 옛 보건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된 방문자센터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2019년에 문을 열었다. 만세길의 출발점이기도 한 이 곳은 선열들의 치열했던 투쟁을 함축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첨탑 형태의 외벽에는 화성독립운동가의 이름이 새겨진 벽돌을 활용해 추모의 의미를 더했으며, 내부의 오래된 벽 위로 격자 형태의 구멍이 뚫린 새로운 벽을 쌓아올려 방문객들로 하여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심어주고 있다.

     

    <화수리 화성3.1운동 만세길 방문자센터>

     

    만세길 방문자센터는 건물 자체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두 차례의 세계적 어워드에 선정되면서, 전 세계에 일제의 참혹한 만행과 화성3·1운동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만세길 내 주요한 유허지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각 마을의 대표적 독립운동가 집터를 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향후 과제

    걷고 싶은 만세길이 되어야 한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마을길 조성에 마을주민들과 함께 노력해야 한다. 꽃과 나무를 심어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있는 걷고 싶은 만세길이 되어야 한다.

    화성시는 지역의 독립운동 관련 조사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과거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옛길을 복원하고자 했다. 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고증하는 작업을 통해 만세길 조성을 해나갔다. 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에 완료하여 더욱 뜻깊은 행사를 갖고자 했다. 3.1운동 만세길을 복원함으로써 화성시의 독립운동 정신을 시민과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조성된 화성 3.1운동 만세길은 1919년 만세운동 당시 걸었던 길을 60% 이상 복원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코스가 길고 거점 사이 이동 거리 및 시간이 길어 일반 시민들이 탐방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한계가 있다.

    탐방로를 시민들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구간별 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기획 운영, 홍보, 시설 정비 등 다각적인 운영 및 보완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단계적인 실행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화성 3.1운동 만세길 전 구간에 대한 현황과 실태 파악을 통해 탐방로 활성화를 위한 단기-중기-장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우선적으로 구역별 단기 탐방코스를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화성3.1운동만세길을 탐방하고 체험하면서 3.1운동의 높깊은 역사적 의미를 깨닫는 지역적 명소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다.

     

    [기획]걸음으로 기억하다 : 광복 80주년 화성시 만세길이 전하는 이야기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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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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