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부천 보육교사의 비극과 ‘쉴 권리’
젊은 20대 돌봄 노동자는 독감 확진 후에도 출근했다. 그리고 사망했다. 경기도 부천, 한 사립유치원 교사에게 벌어진 일이다. 그는 1월 27일 B형 독감 확진을 받고도 사흘간 근무한 후 1월 30일 오후 조퇴했다. 그 후 31일에 입원한 뒤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2월 14일에 20대 돌봄 노동자는 사망했다. 사인은 B형 독감으로 인한 연쇄 구균 독성쇼크 증후군과 패혈성 쇼크로 알려졌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황당하고 원망스럽다. 밥 먹고 살려고 일하는 건데, 아픈 몸을 제때 돌보지 못하고 출근해야 하는 상황은 모순적이다. 일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이 존재하는 걸까? 인간은 목적 그 자체여야 한다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파본 노동자라면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회사 업무에 차질이 생길 때, 회사에 눈치가 보였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출근을 못 한 만큼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는 걱정, 나를 대신해 업무를 떠맡을 동료에 대한 미안함, 해고라는 두려움. 이 셋 중 하나 이상을 경험한다.
병가는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의무 사항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업무와 관련없는 질병이나 부상은 무급으로 허용되나, 회사 규정에 따라 유급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소득 감소에 따른 생계유지 어려움을 예상해 아픈 몸을 일으켜 회사로 출근한다. 카드값과 월세, 자녀 학원비, 부모 요양비 등을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술이나 입원 등으로 출근조차 하지 못하면 소득 감소로 인한 타격은 고스란히 노동자 개인의 몫이 된다. 비상금 대출을 알아보거나 지인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
아프면 쉴 권리 보장 3법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 9월, 49개 시민사회노동단체가 모여 아프면 쉴 권리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을 출범했다. 공동행동의 주된 목적은 제대로 된 상병수당 제도화의 실현이다. 공동행동은 2024년 7월, 이수진 의원(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아프면 쉴 권리 보장 3법' 발의 기자회견을 했는데, 3법이라고 하면 「국민건강보험법」,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개정을 의미한다.
개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은 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질병 또는 부상으로 소득에 손실이 있는 경우 상병급여를 지급하고, 지급액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상병급여(또는 상병수당)란 업무 외 질병·부상으로 일을 못 할 때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2022년부터 시범 사업을 운영하였으며 2025년 하반기부터 정식으로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2027년으로 연기되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질병휴가를 연간 60일 범위에서 유급으로 보장하고, 평균임금 해당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되 국가가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근로자에게 질병휴가급여를 직접 지원하여 사용자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국제노동기구(ILO)는 '사회보장 최저기준에 관한 조약'을 통해 유급질병휴가를 법률로 보장하도록 각 국가에 권고해왔으나 우리나라는 이를 보편적 공적 제도로 도입하지 않았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은 업무상 재해 인정과 산재 요양급여 결정하기 전에 「국민건강보험법」상 상병급여를 노동자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산재 요양급여 결정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아프면 쉴 권리 보장 3법’은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노동자가 소득 감소라는 생계 위협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보호한다. 개정안을 읽으면서 필자에겐, “아프면 걱정하지 말고 쉬어라. 소득을 유지할 수 있게 하겠다.”라는 메시지로 들렸다. 이수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은 2024년 11월 14일 상임위원회에 처음 법안이 소개되었고 소위원회로 넘어갔으나, 2026년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쉬겠다” 말할 수 있는 환경부터 보장돼야
공동행동 출범식에서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이 “우선 쉬겠다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1고 말한 것처럼, ‘아프면 쉴 권리’는 월급 보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유급병가나 유급휴가가 있더라도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 인력이 없어, 나의 휴식이 곧 동료의 독박 노동으로 이어지는 환경에 놓인 노동자들이다. 인력 공백을 개별 노동자의 희생으로 메우는 구조는 노동자를 제때 쉴 수 없게 한다. 내가 휴식을 가질 때, 내 업무로 인해 옆자리 동료가 야근해야 하는 상황인 게 눈앞에 뻔히 펼쳐진다면 무리해서라도 출근하게 된다. 동료에게 미안하기 때문이다. 「전라북도 보육교사 근로환경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2018)2에 따르면 어린이집 내 휴가 사용에 대한 분위기는 자유롭지 않으며(63.9%) 그 이유로는 '동료가 힘들어진다'(34.9%)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미 1인분의 업무를 하고 있는 동료에게 전가할 게 아니라,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만약 모든 직원이 평소 70~90%의 업무량만 맡는다면 어떨까? 소프트웨어 개발과 프로젝트 매니저로 20년 넘는 경력을 가진 톰 디마르코는 그의 저서『SLACK』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100% 가동률을 목표로 하는 조직은 역설적으로 가장 비효율적인 조직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직원이 1인분의 업무량을 갖고 있다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을 때 시스템이 마비되거나 동료들의 과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조직이 건강하게 작동하려면 언제든 동원할 수 있는 남은 자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돌봄 종사자는, 자신의 업무 공백으로 인해 동료뿐만 아니라 돌봄의 대상 또한 희생될 처지에 놓인다. 「경상남도 사회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 연구Ⅱ-돌봄노동자를 중심으로」(2020)3를 살펴보면,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기관 이용자들에 대한 서비스 공백에 대한 우려’(28.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육교사 역시 “보육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15일간의 유급휴가를 여름과 방학기간에 몰아 쓸 수 있을 뿐 개인의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운 구조”가 견고하다는 것을 알 수있다.
이러한 노동 환경에서 노동자는 아프면 안 된다. 상상해 보자.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온몸이 아프다. 출근은커녕 몸도 일으키기 어렵다. 당신은 직장 상사에게 뭐라고 말할 것인가? “안녕하세요. 부장님. 제가 몸이 너무 아파서요. 죄송하지만 오늘 출근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다. 아픈 것은 잘못이 된다.
질병이나 부상이 있는 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비단 노동 환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쉽게 아픈 몸을 지워버린다. 건강하고 효율적인 몸만을 기본값으로 여기며, 그렇지 않을 때는 개인 관리의 부족으로 떠넘긴다. 건강은 선이고, 질병이나 부상은 악이 된다. 그러나, 질병은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노동 현장이 질병을 포용하기 위해선 사회가 먼저 질병이 있는 몸도 시민으로 인정하고 사회 정책과 제도를 수립하여야 한다. 그리하였을 때, 노동 현장에서도 안 아픈 상태로 복귀할 때까지만 유예해 주는 방식이 아닌 아픈 몸을 가친 채로도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B형 독감 판정 후에, 20대 교사가 부담 없이 원장과 동료에게 “독감에 걸렸습니다. 병가를 내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원장과 동료는 “걱정하지 마시고 푹 쉬고 오세요”는 진심 어린 걱정과 위로를 건넬 수 있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 이미 늦었지만, 더 늦지 않기를 소망한다.
1 “‘아프면 쉴 권리 공동행동’ 출범... 상병수당 제도화 촉구”, <오마이뉴스>, 2025.09.10.,
2 이주연, 「전라북도 보육교사 근로환경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 정책연구 2018-11, 전북연구원, 2018, 여성정책연구소, 158쪽
3 임채영, 염동문, 박해긍, 「경상남도 사회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 연구∥-돌봄노동자 중심으로」, 연구보고서 2020-2, 경상남도사회서비스원,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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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31
작년 9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된 시민참여기본법 제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작년 말 이해식 의원 등 29인으로 발의되었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추진부서를 신설하고, 올해 5대 핵심 입법과제 중 하나로 시민참여기본법 채택하여 추진 중에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114개의 시민사회단체와 네트워크가 참여한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립 시민사회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입법에 집중하고 있다. 오랫동안 시민사회 법 제정을 추진해 온 당사자 입장에서 볼 때 시민참여기본법 제정 여건이 우호적이고 기대감도 적지 않다. 이 법 제정과 기구 설립이 현실화된다면 한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활성화에 획기적인 큰 변화와 전환이 기대된다.
시민참여기본법 제정 배경과 목적
우선 시민참여기본법 제정 배경과 목적을 살펴보면, 먼저, 12.3 내란 극복 과정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보전과 확대의 제도적 보장 필요성이다. 요약하면 ‘광장’의 민주주의를 넘어 ‘일상’의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시민참여기본법이 제기된 것이다. 대의제를 넘어 주권자인 시민이 일상에서 공공의 정책 결정이나 사회문제 해결과정에 직접적인 참여를 제도적·구조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되돌릴 수 없는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와 필요성에서 제안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사회 활성화의 제도·정책 발전과정에서 이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87년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는 94년 민간운동단체지원법 발의, 2000년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제정, 2003년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설치, 2020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 대통령령 제정 등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시민사회 활성화 제도·정책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발전시켜 왔다. 지난 윤석열 정부의 극단적인 시민사회 제도의 폐지를 계기로 시민사회 관련 법 제정 및 체계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내란을 극복하고 탄생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시민사회 과제로 반영된 것이 바로 시민참여기본법 제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이다.
시민참여기본법의 주요 내용 및 특징은 다음과 같다.
법의 목적으로는 ‘시민참여를 보장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추진체계를 구축함으로서 민주주의와 지속가능한 발전, 공공의 이익증진 및 사회통합 향상(제1조)’을 명시했다. 2조에서는‘시민’의 정의를 최초로 규정하였고, ‘시민참여’영역 및 활동으로 시민정책참여, 시민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등도 정의하였다. 3조에 이러한 참여를 ‘시민의 권리’로 명시하고, 4조에는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 등 6개항을 기본원칙으로 제시하였다.
주요 시책으로는 ‘시민참여 종합체계 구축’으로 시민정책참여, 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활성화 4개 영역의 실행과제로 구체화하였다. 이를 위해 5년 단위로 시민참여 종합계획 수립하게 하고, 중앙행정기관과 시도가 매년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실적을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모든 정부 조직이 시민참여 정책을 상시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가장 핵심이 되는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 조항에서는 우선 행정안전부 소속 차관급 행정위원회로 설치하도록 하고, 위원은 40명․4개 소위원회로 구성하고, 상임위원은 위원장 등 3명으로, 사무국은 별도로 구성하도록 하였다. 다만 위원회의 독립성 보장하고자‘필요한 업무를 독립적으로’수행·지원하도록(15조) 규정하였다.
아울러 지역시민사회위원회 관련해서는 시·도는 의무조항, 시·군·구는 임의조항으로 지역 조례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시·도의 경우 25조에 위원회를‘심의·의결 및 집행’기구로 규정해 사실상 국가시민참여위원회와 같은 행정위원회로 의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외 지역 시민참여지원센터의 경우 시·도와 시·군·구 모두 임의조항으로 규정랬으나, 다른 영역별 지원센터 등과의 충돌 또는 혼선을 막고자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역별 지원센터를 자율적으로 설치·운영할’수 있도록 하였다.
시민참여기본법이 공론화되면서 몇가지 쟁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간단히 살펴보면
첫째, 시민참여의 4대 기능 포괄성이 갖는 논란과 의미다.
시민정책참여, 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활성화로 제시된 시민참여 4대 기능이 서로 다른 기능과 성격이라는 점에서 통합이 타당한가에 대한 지적이다. 4대 기능이 다른 성격인 것은 맞지만 타당성이 지적될 사항은 아니다. 4대 기능을 크게 구분하면 시민정책참여·숙의공론화는 시민참여‘절차’로, 민주시민교육·시민사회 활성화는 시민참여‘기반’으로 나뉜다. 즉 당초‘절차’와 ‘기반’이 포괄된 형태의 통합법안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정책(행정)참여나 숙의·공론과 같은 시민참여 절차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절차를 활용할 시민적 역량, 시민사회적 역량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제도적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 민주시민교육은 시민의 참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기능으로, 시민사회 활성화는 시민이 보다 효율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조직을 결성하고 자원을 조달하고, 운영을 민주적으로 하기 위한 제도·정책적 기반을 만드는 기능이다. 그동안 절차법과 기반조성법의 분리 제정에 따른 비효율성을 시민참여기본법을 통해 통합적으로 구성․설계되었다는 것이 이법의 특징 중 하나이다.
둘째, 국가 기구화의 필요성과 우려. 그리고 기대
국가시민참여위원회와 같은 행정기구 설립이 타당한가 하는 논란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초기 국가청렴위원회)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 내 국가인권위나 국민권익위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나 무용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두 기구가 한국의 인권보호와 향상, 부패척결 및 청렴도 향상에 기여한 바는 무시할 수 없다. 정권교체기마다 독립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세계적 선진 인권국가, 청렴한 국가로 인정받거나 도약하는데 두 기관의 존재는 매우 크다. 시민참여가 민주주의를 담보하는 핵심요소라고 한다면 국가시민참여위원회는 국가 주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한층 강화하는 기구적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영국, 호주, 스웨덴 등 유럽 선진국이 오래전부터 국가 차원의 행정기구인 공익위원회나 시민사회청을 설립·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민사회 포획화 우려보다는 시민사회 활성화 및 이를 통한 민주주의 강화에 대한 기대가 훨씬 크다.
셋째, 지역 시민참여위원회의 역할과 구성에 대한 우려, 지역혁신기구로서의 가능성
법안 상 지역 시민참여위원회는 합의제 행정위원회로 제시되었다. 지역 시민사회로 보면 매우 생소한 구조고, 과연 목적한 바대로 구성․운영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그동안의 시행착오 등을 고려하면 우려 지점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주어진 기회와 가능성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실제 시민참여위원회가 지역의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변화·혁신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기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설립된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의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의 선행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더 넓고, 더 깊고, 더 많은 시민참여와 민관협치 활성화 등 시민민주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서울시 시민민주주의 기본조례’에 의해 구성되었다. 이를 위해 「1국(2급)–4과-16팀」으로 50여명의 전담인력(개방직 공무원 포함)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위원장은 민간 상임으로, 위원은 민간 비상임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었다. 주요 과와 업무는 • 온·오프 시민공론장과 민주시민교육, 행정참여 등을 담당하는 민주주의담당관, • 숙의예산제를 운영하는 시민숙의예산담당관, • 시민사회 공익활동, 민관협력을 담당하는 협치담당관, •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를 담당하는 마을공동체담당관으로 운영되었다. 시민참여기본법에서 제시된 4대 기능과 매우 유사하다. 시·도 시민참여기본조례의 선행모델로 서울시 시민민주주의기본조례를, 시·도 시민참여위원회 선행기구로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참조한다면 지역 시민참여위원회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비전, 구성과 운영 등을 보다 전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 사례에 대한 평가 논란이 있지만 시·도 차원에서 시민참여와 시민사회 활성화, 지역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합의제 행정기관을 혁신적으로 도입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지역별로 어떻게 시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지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전략기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지역 합의제 행정기관이 2019년 서울 1개 지역이었다면, 향후 1-2년 내에는 17개 광역 시도에서 전면 시행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활성화, 행정변화의 전환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시민참여기본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의 성과적 추진을 위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시민사회 과제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영역간 -주창형, 민주시민교육, 마을, 사회적경제, 공익활동 등 –의 긴밀하고 전략적인 연대와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시민사회는 제도 및 정책 대응에서 전체 영역간 연대보다는 개별 영역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영역간 상시적이고 긴밀한 연대의 부족은 시민사회 전체의 전략실행과 사회적 영향력 제고가 어려웠다. 그러나 통합법 형태로 제시된 시민참여기본법이나 지역의 시민참여기본조례는 시민사회 다양한 영역이 함께 구성․운영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이다. 영역간의 전략적 연대와 협력 없이 추진이 불가능하다. 특정한 영역이 과도하게 주도할 경우 소외된 영역의 불만 제기나 영역간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 지역 변화의 전략적 수단으로 제도와 위원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면 영역별 시민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영역별로 나누어져 시민사회의 연대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지난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 스스로 영역간 대화나 합의 회의, 숙의·공론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해야 한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지역에서의 상시적 연대․협력의 틀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과정이 시민사회의 연대의 재구성, 지역운동과 지역 시민사회 재구성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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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6인류는 한 몸, 한 뿌리에서 나온 영혼
정혜실((사)안산공동체미디어 단원FM 본부장)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 입구에는 이란인 사디1)가 쓴 시가 있다.

사디책 사디인물사진
12월 1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인권선언의 날이다. 세계인권선언은 1948년 세계 2차 대전을 겪은 후 국제사회가 더 이상의 전쟁을 원치 않으며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제정한 날이다. 잔혹한 인종 청소가 있었던 나치즘을 경험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전 세계가 확인했다.
나치즘의 해악은 정상성의 기준을 세워 비정상적이라고 규정한 사람들을 눈앞에서 없애고자 한 것이다.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할 대상은 장애인들이었다. 또한 이성애중심의 사고를 하던 이들은 인구를 재생산하지 못하는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기에 성소수자들을 없애려고 했다. 그리고 누구나 익히 아는 끔찍한 말살정책이 유대인을 향해 일어났다. 이와 같이 ‘우리’라는 범주에 포함되지 않거나 비정상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정당해온 행위에 대하여 ‘증오범죄’라고 명명하며, 그렇게 죽게 된 상태를 일컬어 제노사이드(Genocide)라고 부른다. 차이가 차별의 이유가 되었다. 차별받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파괴했으며, 살던 곳으로부터 추방하고, 가두고, 착취하고, 잔인하게 살해하였다.
세계인권선언 1조는“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고 선언한다. 예외 없는 모든 사람이며, 모두가 존엄하고 권리는 평등한 존재가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한 몸이며, 한 뿌리에서 나온 영혼이다. 타인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이 될 수 있는 것은 선언 때문이 아니라 인류가 같은 사람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의 아픔에 공명하지 못한 채 잔인해질 수 있다면 결코 사람일 수 없다고 사디는 시를 통해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어떠한가? 제노사이드에 희생되었던 아픔의 역사를 기억하자며 홀로코스트를 잊지 않도록 고통의 장소로 기념하는 이스라엘 민족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전쟁을 일삼고, 사람들을 격리하고, 살던 곳을 파괴하고, 감시와 통제를 넘어 영토를 장악하고 키우던 올리브나무를 쓰러뜨린 땅위에서 호화로운 호텔과 집을 짓고 그 위에서 이들의 참사를 구경하거나, 동조하거나, 폭력에 뛰어들고 있다.
제노사이드의 피해자들이었던 그 후손들이 이제는 제노사이드를 저지르는 가해자가 되었다. 살던 곳에서 떠나 유랑하던 디아스포라(Diaspora)된 존재였던 그들은 정착의 욕망을 시오니즘(Zionism)이라는 이데올로기로 드러내어 팔레스타인들이 살던 곳을 야금야금 빼앗아 가다가 급기야 모두 차지하겠다는 야욕으로 전쟁을 일삼으며 강탈 중이다. 이러한 행위에 저항하고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들은 한국주재 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전쟁을 중단하라는 시위를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전쟁반대포스터
1945년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대한민국이 전쟁을 겪고 분단이 되어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이라는 강대국들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작년 12월 3일은 남과 북의 대치 상황을 이용하여 전쟁 도발을 통한 권력의 영구 장악을 획책하던 전 대통령이 계엄포고령을 선포하기도 했다. 늘 정권에 따라 평화모드에서 전쟁위기 발발까지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휴전 국가체제인 것이다.
1947년 영국의 지배를 받던 팔레스타인 영토에 두 개의 국가를 허용하는 국제사회의 인정 결과가 2025년 현재의 분쟁을 만든 것이다. 해방되지 못한 팔레스타인 국가는 이스라엘에 의해 점령되어 온 역사인 것이다. 세계인권선언은 있었지만 선언에 쓰인 말처럼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우린 날마다 목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너무나 잘못이 선명해서 비난하기도 싶고, 저항하기도 싶다. 다만 세계를 움직일 힘이 우리에게 없을 뿐이다. 그래서 우린 쉽게 남의 일로 치부하며 외면할 수 있기도 하다. 왜냐하면 내가 사는 땅위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이 전쟁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 팔레스타인 전쟁에 말이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그래서 한국석유공사가 연류되어 있다며 서명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이 또는 대한민국의 기업이 이 전쟁에 가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문제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기도 한다. 일상을 살아가는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저 먼 나라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사실 여기서 일어난 2014년 세월호참사도, 2022년의 이태원참사도, 그리고 2024년 화성 아리셀참사도 못 본채 하거나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자들도 있다. 안산이라는 지역의 권력 없는 부모를 둔 아이들이어서, 또는 놀러가다가 당한 참사여서, 아니면 3D업종인 더럽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담당해 온 파견·일용직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목숨을 동등하게 대하지 않는다. 진상규명은 더디고 책임자 처벌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고, 남은 자들의 고통은 여전하다.
유학생이라는 신분으로 한국에서 공부를 했지만 취업이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미등록신분으로 남아 일하다가 단속 추방을 피해 숨어 있다가 25살의 베트남여성 뚜안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노동자로 필요해서 불러들인 이주노동자들은 어떻게, 왜 죽었는지 조차 밝혀지지 않은 채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한 줌 재가 되어 유골함에 담겨 차가운 밀실에 남겨 있다.
2만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액은 2025년 기준으로 1인당 503만원, 전체 1,108억 원이라고 한다.2) 그런가하면 혹한의 날씨에 열악한 기숙사에서 거주하다 사망하는 사례도 있다.3)
일부 시민들과 정치인들은 K-팝과 드라마·영화 산업으로 인해 전 세계의 환호를 받고 있기에 소위 국뽕에 취해 있거나 심한 나르시즘에 빠져 있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정작 이 나라에 들어와서 살아가며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이주민들을 보이지 않는 존재로 만들거나 착취의 대상으로 삼고 있어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결혼이민자, 전문가, 유학생, 이주노동자, 난민, 동포 등 체류자격으로 등급을 매겨 차별한다. 우리는 다양성을 말하지만, 실상은 다른 방식의 차별을 만들 뿐이다. 이제 그 차별을 넘어 계엄이후 극우집단들은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혐오하고 증오를 선동하는 가짜뉴스들을 내보내고 있다.
대림동 거리에서는 이들의 혐중시위로 인해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영화적 재미를 위해 중국인들을 범죄자로 그려온 영화들을 보며 사람들은 웃고 즐기고 있다. 그러는 사이 커져 온 편견은 고정관념이 되고 다시 차별을 일으키고, 차별은 혐오로 변하여 그들을 쫒아내라며 추방을 부르짖는 무리들이 되어 나타나게 만들었다.
코로나19 때는 우환에서 발생한 질병이라며 모든 원인을 중국인 탓을 했다. 검증되지 않은 사실은 진실이 되었고, 중국인들과 동포들은 마치 죄인처럼 숨어 지내야만 했던 적도 있다. 그렇게 누적되어 온 사건들이 폭발적으로 계엄 때 계엄의 이유가 또는 원인이 되어 비난의 화살을 고스란히 맞아야 했던 것이다. 외국인혐오는 이방인이나 외국인에 대한 혐오로서 특정 종족이나 민족, 인종 등에 대하여 우월감을 느끼든, 열등감을 느끼든 ‘우리는 너희들과 다르다’라는 정서나 의식과 관련된 개념이다. 다르다는 것은 배제를 해야 한다는 의식을 포함하기에 차별을 정당화한다. 4)그러한 차별은 결국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폭력이 되어 제노사이드로 이어진다.

혐오의 피라미드
혐오의 대상이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난민 등을 향해 일어난 후에 그 다음은 누구를 향할 것인가. 어린이, 노인, 가난한자, 학력이 낮은 자, 신분이 낮은 자, 그냥 싫은 자인가. 세계인권선언 제2조에는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그 밖의 견해,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기타의 지위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구별도 없이, 이 선언에 제시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한다.
2018년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소에서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열렸다.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보고서를 대응하는 팀을 꾸려 함께 활동한 적이 있고, 직접 제네바까지 다녀왔다. 당시 큰 이슈는 제주도로 입국한 난민을 반대하고, 대구 이슬람성원 건축을 반대하고 무슬림을 혐오하는 문제와 단속추방을 피해 달아나다 추락하여 사망한 미얀마 이주노동자 사건 등이 있었던 때였다. “국민이 우선”이라는 말들이 넘치던 때였다. 당시 유엔은 대한민국정부에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인종혐오발언에 대한 대처에 관한 일반권고 35호(2013)에 비추어, 혐오발언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조치를 취하고, 미디어와 인터넷, 소셜네트워크를 계속 주시하여 인종적 우월성에 기반한 관념을 전파하거나 외국인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식별하고 그 행위를 조사하여 유죄판결이 있는 경우 개인이나 단체에 적절한 처벌을 가하라고 했다.
2025년, 유엔은 다시 대한민국 정부에 차별금지법제정과 혐오표현 규제, 미등록이주민보호, 이주구금개선, 난민권리 보장, 시민권 접근성 확대 등 여섯 분야를 “특별히 강조되는 권고”로 지정하였다.
2025년 경기도는 혐오표현을 규제하기 위해 ‘인종차별금지’ 조례를 제정하였다.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다수당인 여당이 포괄적차별금지법제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해나가야 할 차별 철폐 과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문제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다름이 다양성이 되어 풍성한 삶이 각자에게 주어질 수 있어야 하고, 서로 상호 돌봄 속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완성되고 연결되는 존재여야 한다. 사디의 시처럼 한 몸이자 한 뿌리의 영혼인 우리가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며 살아 낼 때 우리는 비로소 사람인 것이다. 세계인권선언의 날 우리가 다시 곱씹을 것은 모든 사람은 존엄하며 평등한 존재라는 것이다.
1) 사디는 필명으로 본명은 ‘아부모하마드 모슈레포딘 모슬레흐 벤 압돌라 벤 사라지’이다. 중세 페르시아의 실천 도덕의 시인이다. 2) https://www.khan.co.kr/article/202502181500001#ENT 경향신문, 조혜령기자, 2025.02.18
3)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19691.html 한겨레신문, 이나영기자 2025.09.19. “영하 18도 한파에 숨진 이주노동자... 2심서 ‘한국정부 책임’ 판단”
4) 김세균, 김수행 외 (2006), 『유럽의 제노포비아』, 문화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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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4

우리의 온도는 1℃ 올라갔습니다
김정현(청년플로우 2기 위원장)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36.5 ℃입니다. 이 온도는 '공익활동'이라는 몸을 안전히 유지합니다.
경기도에서 활동하면서, 동료 청년활동가가 주변에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매번 느끼고 있었다. 기성활동가들과 추구하는 것 그리고 이를 얻어가는 방식도 너무 다른 상황에서, 지역에서 혼자인 것 같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했었다. 운 좋게 지역에서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내가 꿈꾸는 공익활동을 속 터놓고 이야기하기에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청년플로우(이하 ’청플‘)는 이러한 갈증 속에서 하나의 오아시스처럼 ‘발견’되었다. 내가 활동하는 지역의 공익활동지원센터가 폐쇄된 상황 속에서, 광역센터는 나에게 존재감이 없었다. 알았다고해도 타지역에 있는 공간이, 나의 활동에 도움을 줄 거라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그런 나의 이목을 끌고 생각의 전환을 만든 건 청플이었다.
「경기도 청년활동가 네트워크 위원회 ‘청년플로우’」 청플의 공식 명칭이다. 나는 종종 이 이름에 담긴 함의를 생각해 보곤 하였다. ‘청년활동가’인 우리가 ‘교류’하며 만들어낼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이번 청플 2기 활동은 우리 조직의 존재 의의를 돌아보며, 활동을 전개한 것 같다.
위원들은 경기도 내 공익활동센터와 활동공간을 방문하며, 각자의 활동을 공유하고 앞으로 같이 할 내용을 채워나갔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는 내부 간담회를 거쳐,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을 탐색하는 외부 간담회를 지나, 한 발짝 쉬며 앞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캠프를 진행하게 되었다.
내부 간담회에서는 서로의 인생을 탐색하면서 공익활동을 하게 된 계기, 앞으로의 목표 등을 나누었다. 모호하게만 알았던 서로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었고, 위원회에서 어떠한 공동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확인하였다. 외부 간담회에서는 ‘앞으로도 공익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까?’는 문제 인식 속에서, 다양한 지수를 매개로 청년의 목소리를 녹아내는 행사를 마련하였다. 현장에 참여한 이들은 각자의 처한 공익활동의 어려움, 주변의 시선 그리고 미래에 대한 걱정 등을 편하게 나누었고, 이를 통해 서로를 응원하고 자신의 지속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네트워크 캠프에서는 바인딩북 제작 및 방탈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면서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졌으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깊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은 날이 되었다. 청플 위원이 참여한 공익활동 페스타 ’세계시민대회‘에서는 공동주관 단체로서 우리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청년 중심의 목소리를 공식적인 공론장에서 표현할 수 있었다.
모든 행사 준비 과정에서 위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프로그램의 주역으로 나섰다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청년 활동가는 언제든 현장의 앞에서 그리고 핵심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계기들이었고, 나는 그러한 당당함이 마음에 들었다.
운영 과정에서 센터의 지지와 담당자의 헌신이 우리의 자리를 더 빛나게 만들었다. 업무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이겠지만, 이는 청년활동가를 동등한 동료로 대하는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충분히 해결될 일들이다.
인간은 몸이 침투한 바이러스를 처리하기 위해 체온을 올리곤 한다. 특히 겨울철 체온이 1℃ 상승하면 면역 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져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체온이 조금만 올라가더라도 우리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긴다.
나는 사람의 신체 반응이 공익활동의 체계와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끔 활동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럼에도 일련의 과정들이 유의미한 건, 효율과 사익만을 추구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 사회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는 면역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세상을 유지하고 또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가기 때문이다.
15명의 위원들은 서로를 알아가고 최종적으로 나를 알아가는 한 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온도를 다시 정상적으로 올리기 위한 힘을 얻었다. 각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우리는 경기도라는 몸에서 지역을 구하기 위한 지킴이로 살아갈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안정감은 지속 가능한 활동의 원동력이다. 이렇게 살아가다 ’공익의 온도‘가 1℃ 올랐을 때, 청플 활동이 우리에게 크나큰 부분이었음을 인지할 것이다.
청플 위원들과 함께, 정상 체온이 된 사회를 즐길 날을 고대한다.

담당자와 청플 위원들 1차 간담회
우리의 세계를 열자
노민주(수원환경운동연합 활동가)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80 ℃입니다. 나와 닮은 누군가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우리의 세계를 열었어요.
안녕하세요, 수원환경운동연합 노민주입니다. 수원환경운동연합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2025 공익활동가 역량강화 지원사업」을 통해 2030 여성 활동가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교육의 주제는 여성 청년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연애, 주거, 상담, 노동으로 선정했습니다.
지난 해 12월 윤석열 퇴진 광장은 ‘응원봉 광장‘이라고 불릴 만큼, 응원봉을 든 2030 여성이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2030 여성 활동가 교육」은 ‘광장에 모인 여성들의 목소리와 응원봉의 불빛이 서울을 넘어 우리의 일상까지 연결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노동을 주제로 교육했습니다. 강사로 노무사사무소 씨앗의 이지혜 노무사님이 애써 주셨습니다. 이날은 청년 노동 경험을 톺아보고, 근로계약서 작성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교육 참여자들은 노동자로서 권리와 의무 등의 정보가 부족하고, 부당한 상황을 판단하는 근거와 대처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노동 경험을 공유하며 2030 여성으로서, 활동가로서 처한 상황과 고민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한국 사회가 2030 여성의 불안을 개인의 것으로 축소하고, 예민하다는 이미지를 재생산한다는 사실에 공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위로받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30 여성 활동가 교육」을 톺아보니, 단순한 교육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나와 닮은 누군가에게 “너의 하루는 어때? 오늘도 안녕해?”라고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우리의 세계를 여는 자리였습니다.

2강 사진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가들의 진정한 동반자 모델로 우뚝 서다!
이바다(평화누리 상임대표)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100 ℃(펄펄 끓음)입니다. 단순한 학습을 넘어 네트워크가 이루어지는 시간이었어요.
이번 2025년 경기북부 공익의제 해결형 프로젝트 1권역 사업은, DMZ 인접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임진각, 덕진산성, 해마루촌 등을 둘러보는 평화·생태·역사 탐방과 ‘DMZ접경지역 시민사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와 토론을 내용으로 고양, 파주지역 활동가들이 1박 2일동안 교류와 향후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이번 과정에서 가장 큰 성과는, 접경지역 시민사회가 한 공간에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했다는 점입니다. DMZ 일대의 역사·문화 탐방과 발제와 토론이 결합되면서, 단순한 학습을 넘어 네트워크와 교류가 함께 이뤄지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임진각, 덕진산성, 해마루촌 등 현장 탐방과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포함한 남북 문제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적절하게 배치돼 분단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평화와 화해를 위해 시민 활동가들이 담당해야 할 일들을 고민하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사업에서 돋보였던 것은 활동가들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스텝들과의 긴밀한 협업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은 주로 사업의 콘텐츠 발굴과 내용을 공유하는 일에 주력하였고, 센터 스텝들은 활동가들의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제반 환경과 필요한 섭외를 도맡아 주었습니다. 이러한 역할분담과 협력 덕분에 일정과 장소, 먹거리 등에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기획 의도에 맞게 프로그램이 잘 추진되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제안으로는, 탐방과 주제 토론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구조로 만들자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이번에는 활동가들 중심의 사업이었다면 이 경험을 살려 DMZ지역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번 참여를 통해 느낀 점은, 접경지역이라는 공통된 조건을 가진 단체들이 함께 연결될 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각자 고유의 활동을 넘어, 함께 기획하고 함께 실천할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 계기를 만들어 준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이 이어져, 지역 시민사회가 더 넓은 연대와 실천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DMZ 시민사회 생명 평화 포럼 및 워크숍
모여라, 의정부 기후환경 지킴이
최순덕(의정부풀뿌리시민회의 기후환경분과장)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1.5 ℃입니다. 지구 평균 기온을 낮추기 위한 우리 모두의 실천행동 목표 온도입니다.
저는 의정부 지역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실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주민들과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공익활동가입니다. 공익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노후화된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을 인근 마을로 이전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열린 시민공론장에 참여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역의 환경 문제는 결국 지역주민들의 삶과 건강, 그리고 미래 세대의 권리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었고 공익활동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미래 세대인 우리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을 보장받는 것은 행복권과 건강권과 같은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연대하여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한 감시와 참여에 나서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생활 속 환경문제를 함께 발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지역 공동체 활동을 통해 친환경적 삶을 실천하는 지역 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탄소중립 실천행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마을 공동체가 쉽고 즐겁게 기후행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지난해 ‘공익활동지원센터 1기업1단체 지원사업’에 참여했었고 올해 역시 사업에 선정되어 환경 지킴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에너지전환에 대한 이해교육, 에너지절약 캠페인, 기후변화가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학습하는 마을하천 생태체험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주제로 한 기후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주민들이 쉽고 즐겁게 환경 지킴이로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사업이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시민들의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된 대응책은 여전히 부족한 현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 시민단체가 주민들과 직접 호흡하며 기후 관련 공익 의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실천 행동의 가치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연을 보호하며 생명을 존중하는 개인의 노력이 지역사회와 연대한다면, 그 파급 효과는 더욱 크고 넓게 확산될 것입니다. 나의 작은 공익 활동을 숫자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개인의 작은 실천이 하나하나 모이면 행복의 온도가 되어 우리 사회에 따뜻한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작은 바램이 있다면 지구환경 지킴이로서의 작고 소소한 실천 행동이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온도계가 될 수 있도록 더 활기차게 공익활동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DMZ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 교육에 참여한 지역주민들

8월 22일 에너지의 날 불끄기 캠페인 참여 후 주민들이 인증샷과 함께 참여소감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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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