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메뉴열기

공익웹진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입 은퇴 이후, 남자들은 어디로 가는가

     

     

    한 남자가 있다. 평생 일했고, 가정을 부양했고, 직장에서 인정받았다. 그런데 은퇴하는 순간, 그를 규정하던 모든 것이 사라진다. 매일 나가던 일터가 없어지고, 동료들과의 관계가 끊기고, 사회적 역할이 증발한다. 아내는 이미 자기만의 관계망을 갖고 있지만, 그에게는 함께 시간을 보낼 친구가 별로 없다. 감정을 털어놓는 데 익숙하지 않고, 도움을 청하는 법도 배운 적이 없다. 그렇게 그는 집 안에서, 혹은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서서히 고립된다.

    이것은 특정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중년과 노년의 남성들이 공통으로 겪는 현실이다.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건강과 안녕에 관심을 덜 두며,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많은 남성이 여성보다 건강하지 못하고, 술을 더 많이 마시고, 고립과 외로움, 우울에 더 취약하다.

    호주에서 시작된 '멘즈 셰드(Men's Shed)'는 바로 이 문제에 대한 놀랍도록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해법이었다. 남자들에게 갈 곳(somewhere to go), 할 일(something to do), 이야기 나눌 사람(someone to talk to)을 제공한다는 철학에서 출발한 이 운동은, 목공과 수리 같은 활동을 함께 하는 작업 공간을 통해 고립된 남성들을 다시 관계망 안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이 모델은 호주를 넘어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뉴질랜드 등 전 세계로 퍼졌다.

    '남자들은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야기한다(Men don't talk face to face, they talk shoulder to shoulder)'. 멘즈 셰드의 이 슬로건은, 이 운동이 남성의 심리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주 앉아 "네 문제가 뭐냐"고 묻는 대신, 나란히 서서 함께 무언가를 만들며 자연스럽게 마음을 여는 방식이다. 한국이 지금 직면한 중장년 남성 고립 문제에, 이 오래된 창고의 지혜는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

     


     

    2. 탄생 한 아버지의 우울에서 시작된 아이디어

     

    멘즈 셰드의 개념은 호주의 전통적인 '뒷마당 창고(backyard shed)' 문화에서 왔다. 많은 호주 남성들이 집 뒤편 창고에서 혼자 목공을 하거나 물건을 고치며 시간을 보내는 문화가 있었는데, 이 개인적인 공간을 공동체의 공간으로 확장한 것이 멘즈 셰드였다.

    멘즈 셰드 운동의 뿌리를 찾아가면, 한 여성과 그녀의 아버지에게 닿는다. 흔히 세계 최초의 멘즈 셰드로 인정받는 것은 1993년 호주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굴와(Goolwa)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노인들을 위한 활동 센터 '헤리티지 클럽(Heritage Club)'의 코디네이터였던 맥신 체이슬링(Maxine Chaseling)이 그 주인공이다.

     /ⓒPexels

     

    체이슬링이 멘즈 셰드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계기는 개인적이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심장마비를 겪은 후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우울증에 빠지고 집 안에 갇힌 듯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였다. 노인 복지 분야에서 오래 일해온 그녀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걸쳐 노년학, 남성 건강, 그리고 남성을 위한 서비스의 부재에 관해 여러 학회에서 발표해왔다. 남성들이 은퇴 이후 갈 곳도, 할 일도, 이야기 나눌 사람도 잃어버린다는 문제의식이 그 바탕에 있었다.

    이후 '멘즈 셰드'라는 이름을 단 첫 공간은 1998726일 호주 빅토리아주 통갈라(Tongala)에서 문을 열었다. 설립자 딕 맥고완(Dick McGowan)의 이름을 따 '딕 맥고완 멘즈 셰드'로 불렸다. 어느 것이 '진짜 최초'인지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이어지지만, 중요한 것은 1990년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와 빅토리아의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남자들의 작업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혼자 하던 일을 여럿이 함께 하게 되면서, 창고는 고립의 장소에서 연결의 장소로 바뀌었다.

     


     

    3. 확산 호주에서 전 세계로

     

     /ⓒPexels

     

    멘즈 셰드는 호주 전역으로 빠르게 퍼졌다. 특히 농촌과 원주민 공동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2007년에는 호주멘즈셰드협회(Australian Men's Shed Association, AMSA)가 설립되어 새로운 셰드의 설립을 돕고 기존 셰드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호주 정부도 멘즈 셰드가 남성 건강과 안녕에 기여하는 가치를 인정하고 재정 지원에 나섰다. 오늘날 AMSA는 호주 전역 1,300개가 넘는 셰드를 지원하는 전국 조직으로 성장했다.

    호주에서의 성공은 전 세계로 영감을 주었다. 아일랜드멘즈셰드협회(IMSA)2011년 설립됐고, 영국멘즈셰드협회(UKMSA)와 뉴질랜드의 멘즈셰드협회가 2013, 스코틀랜드멘즈셰드협회(SMSA)2015, 미국멘즈셰드협회가 2017, 남아프리카공화국멘즈셰드협회가 2022년에 차례로 설립됐다.

    멘즈 셰드 운동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배리 골딩(Barry Golding) 교수의 집계에 따르면, 20155월 기준 전 세계에 1,416개의 멘즈 셰드가 있었다. 이 가운데 호주에 933, 아일랜드섬 전역에 273, 영국(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148, 뉴질랜드에 57개가 분포했다. 이후로도 덴마크, 스웨덴, 캐나다 등으로 계속 확산되어, 이 운동은 명실상부한 국제적 흐름이 됐다.

    특히 아일랜드는 이 운동을 국가 차원의 정책으로 받아들인 대표적인 사례다. 아일랜드는 2008~2013년 국가 남성 건강 정책(National Men's Health Policy)에서 멘즈 셰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장려했다. 시민운동으로 시작된 것이 국가 보건 정책의 일부로 격상된 것이다.

     


     

    4. 영국의 사례 고립 대응의 최전선

     

     
      /ⓒPexels

     

    멘즈 셰드가 가장 활발하게 뿌리내린 나라 중 하나가 영국이다. 영국멘즈셰드협회(UKMSA)2013년 설립 당시 영국 내 셰드가 30개에 불과했지만, 20243월 기준으로 그 수가 1,100개를 넘어섰다. 매주 33천 명 이상의 남성과 여성이 멘즈 셰드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UKMSA는 앞으로 8년 안에 셰드 수를 2,4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영국에서 멘즈 셰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 효과가 구체적인 데이터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셰더(Shedder, 멘즈 셰드 이용자를 부르는 말)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셰드에 오기 전 자신을 외롭다고 묘사한 사람이 44%였는데, 셰드에 가입한 후에는 이 수치가 단 3%로 크게 떨어졌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였다. 아일랜드와 영국 협회의 조사에서는 셰더의 96% 이상이 셰드에 가입한 후 덜 외롭다고 느끼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고 답했다.

    더 극적인 것은 생명과 관련된 수치다. UKMSA2023년 건강·안녕 조사에 따르면, 셰드 리더의 39%가 자신의 셰드가 최소 한 명 이상의 회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막았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남성 자살이 심각한 사회 문제인 영국에서, 멘즈 셰드가 실질적인 자살 예방 기능을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멘즈 셰드는 다양한 특화된 형태로도 발전했다. 호스피스 안의 멘즈 셰드, 치매나 기억 장애가 있는 남성을 위한 '메모리 셰드(Memory Shed)', 뇌졸중 회복을 돕는 셰드 등이 그것이다. 또한 영국에서는 멘즈 셰드가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의 한 형태로 활용된다. 의사가 외롭거나 우울한 환자에게 약 대신 지역 멘즈 셰드 참여를 '처방'하는 방식이다. 국립보건연구원(NIHR)의 보고서는 멘즈 셰드를 사회적 처방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지역사회 조직으로 꼽았다.

     


     

    5. 왜 효과가 있는가 '나란히'의 심리학

     

    멘즈 셰드가 다른 복지 프로그램과 구별되는 지점은 접근 방식의 철학에 있다. 핵심은 '건강'이나 '치료'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남성들은 "당신은 외롭습니다", "정신 건강 상담을 받으세요"라는 직접적인 접근에 거부감을 느낀다. 특히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약함으로 여기도록 사회화된 세대일수록 그렇다. 멘즈 셰드는 이 벽을 우회한다. 이곳은 '외로운 남자들의 모임'이 아니라 '무언가를 함께 만드는 작업장'이다. 참여자는 우울증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의자를 고치거나 새집을 만들거나 자전거를 수리하러 온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고, 관계가 형성되고, 서로의 삶을 나누게 된다.

    이것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라는 슬로건의 진짜 의미다. 남성들은 마주 앉아 눈을 맞추며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하지만, 같은 작업대 앞에 나란히 서서 손을 움직이며 이야기하는 것은 편안해한다. 작업이라는 공통의 목적이 있기에 대화의 부담이 줄고, 침묵도 어색하지 않다. 무언가를 함께 만든다는 성취감은 상실했던 효능감과 자존감을 회복시킨다.

    배리 골딩 교수는 2014년 이런 남성 특유의 학습·소통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셰다고지(shedagogy)'라는 용어를 만들기도 했다. 일부 남성들이 선호하는, 함께 무언가를 하면서 배우고 소통하는 독특한 방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Pexels

     

    물론 이 운동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멘즈 셰드의 건강 효과에 관한 근거가 대체로 소규모 표본의 자기 보고에 의존하고 있어, 검증된 건강 지표를 활용한 정량적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학자들은 이 운동이 전통적 남성성을 무비판적으로 재생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즈 셰드가 고립된 남성들에게 사회적 연결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6. 한국의 현실 5060 남성이라는 사각지대

     
      /ⓒPexels
     
    멘즈 셰드가 겨냥하는 문제는 한국에서 특히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바로 중장년 남성의 고립과 고독사다.

    보건복지부가 202511월 발표한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공식 통계가 있는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63(7.2%) 증가한 수치다. 이 통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 바로 중장년 남성의 취약성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3,205(81.7%)으로 여성(605, 15.4%)5배 이상이었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1,271(32.4%), 50대가 1,197(30.5%)으로 5060 중장년층이 가장 많았다. 70(497, 12.7%)보다 오히려 50대와 60대의 고독사가 더 많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성별과 연령을 종합하면 60대 남성(1,089, 27.8%)50대 남성(1,028, 26.2%)이 고독사에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나타났다. 50~69세 남성이 전체 고독사의 절반이 넘는 54%를 차지했다.

    이 수치들이 그리는 그림은 명확하다. 실업이나 은퇴, 이혼이나 사별로 인한 관계 단절을 겪은 중장년 남성이 사회적 고립의 가장 큰 위험군이라는 것이다. 고독사 현장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가족(26.6%)이 아니라 임대인이나 경비원(43.1%)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는 사실은, 이들이 얼마나 깊이 고립되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정부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부터 고독사 예방 사업 대상을 사회적 고립 위험군으로 확대하고, 특히 실업·사회적 관계 단절 문제를 겪는 50~60대 중장년을 대상으로 일자리 정보 제공을 통한 취업 지원과 함께 '중장년 자조모임' 등 사회관계망 형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영국의 멘즈 셰드 경험이 중요한 참고가 된다.

     


     

    7.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한국형 멘즈 셰드의 조건

     

    멘즈 셰드 모델을 한국에 그대로 이식할 수는 없다. 문화적 맥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핵심 원리에서 배울 점은 분명하다.

    첫째, '활동'을 앞세우고 '치료'를 숨겨야 한다. 한국의 중장년 남성들에게 "고립 위험군이니 자조모임에 나오세요"라는 접근은 낙인처럼 느껴질 수 있다. 멘즈 셰드처럼 목공, 자전거 수리, 텃밭 가꾸기, 전자기기 수리 같은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활동을 전면에 내세우고, 사회적 연결은 그 부산물로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하는 설계가 효과적이다.

    둘째, '나란히'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상담실이 아니라, 함께 손을 움직이며 곁눈질로 대화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이 필요하다. 한국의 중장년 남성들 역시 감정을 직접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무언가를 함께 만드는 과정이 대화의 매개가 될 수 있다.

    셋째, 지역 공간과 연결해야 한다. 멘즈 셰드는 거창한 시설이 아니라 동네의 작은 창고나 공터에서 시작됐다. 한국에도 활용도가 낮은 주민센터, 경로당, 유휴 공공시설이 많다. 이런 공간을 중장년 남성들의 '작업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큰 예산 없이도 시도할 수 있다.

    넷째, 남성의 강점을 자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은퇴한 중장년 남성들은 평생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갖고 있다. 목수, 전기 기술자, 엔지니어, 회계사 등 다양한 전문성이 있다. 멘즈 셰드는 이들의 기술을 지역사회를 위한 자원으로 전환한다. 고장 난 물건을 고쳐주거나, 지역 행사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거나, 젊은 세대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기여하는 주체가 될 때, 잃어버렸던 효능감이 회복된다.

     


     

    8.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멘즈 셰드 사례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참고할 만한 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고립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가 설계로 풀어야 할 과제다. 멘즈 셰드는 "외로우면 나와서 어울리라"고 개인에게 요구하는 대신, 어울릴 수밖에 없는 구조와 공간을 만들었다. 경기도의 중장년 고립 문제도 개인의 의지에 맡기기보다, 참여의 장벽을 낮춘 구체적인 공간과 활동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31개 시·군의 유휴 공간을 활용한 '작업장형 커뮤니티'는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모델이다.

    둘째, 시민단체와 행정의 협력이 지속 가능성을 만든다. 멘즈 셰드는 풀뿌리 시민운동으로 시작됐지만, 호주·아일랜드·영국 정부의 정책적 인정과 재정 지원을 통해 전국적 규모로 성장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같은 중간지원조직이 지역의 자발적 모임과 행정 자원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때, 작은 시도가 지속 가능한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셋째, 남성 고립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익 과제'를 발굴해야 한다. 아동, 청소년, 여성, 노인에 대한 공익활동에 비해 중장년 남성의 고립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해온 사각지대다. 그러나 고독사 통계가 보여주듯 이는 시급한 사회 문제다. 아카이브 에디터들이 이런 사각지대의 공익 이슈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것 자체가, 사회가 미처 보지 못한 문제에 빛을 비추는 공익활동이다.

     


     

    마무리 창고 문을 열며

     

    맥신 체이슬링이 우울증에 빠진 아버지를 보며 떠올린 작은 아이디어는, 30년이 지나 전 세계 수천 개의 창고로 퍼졌다. 그 창고들 안에서, 갈 곳을 잃었던 남자들이 다시 갈 곳을 찾았고, 할 일을 잃었던 이들이 다시 할 일을 찾았으며,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던 이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야기할 친구를 찾았다.

    멘즈 셰드의 성공은 거창한 이론이나 막대한 예산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남성들이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들이 편안해하는 방식으로 다가간 데서 나왔다. 마주 보지 않고 나란히, 감정을 캐묻지 않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면서 말이다.

    한국의 5060 중장년 남성들이 매년 수천 명씩 홀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거창한 복지 제도가 아니라, 목요일 오후에 나가서 함께 톱질하고 커피 한잔 나눌 수 있는 작은 창고 하나일지도 모른다. 경기도의 어느 동네에서, 그런 창고의 문이 열리는 상상을 해본다. 공익은 때로 가장 소박한 공간에서 시작된다.

     


     

    <참고 자료>

    - UK Men's Sheds Association(UKMSA) 공식 홈페이지 : https://menssheds.org.uk/

    - UKMSA Press and Media information(20243월 기준 통계) : https://menssheds.org.uk/media/

    - UK Men's Sheds 통합 디렉토리(4개국 협회 안내) : https://ukmensheds.co.uk/

    - Scottish Men's Sheds Association 사회적 고립·외로움 대응 브리핑 보고서 : https://scottishmsa.org.uk/briefing-report-how-mens-sheds-are-addressing-male-social-isolation-and-loneliness/

    - UK Parliament UKMSA가 제출한 남성 정신건강 관련 서면 증거(IMH0034) : https://committees.parliament.uk/writtenevidence/124266/html/

    - PMC(미국국립보건원) Men's Sheds: A conceptual exploration of the causal pathways for health and well-being :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6772158/

    - Ipsos UK Men's Sheds Association 의뢰 남성 정신건강 조사 : https://www.ipsos.com/en-uk/ipsos-survey-uk-mens-sheds-association

    - Australian Historical Studies The Men's Shed Movement in Australia(Boucher & Robinson, 2021) :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1031461X.2021.1901946

    - The Missing Library The Men's Shed Movement(배리 골딩 연구 소개) : https://themissinglibrary.com.au/the-mens-shed-movement/

    - 보건복지부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 보도자료 :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503010100&bid=0027&act=view&list_no=1488039

    - 머니투데이 작년 고독사 3924수도권 5060 중장년 남성 취약 : https://www.mt.co.kr/policy/2025/11/28/2025112720032322415

    - 한국헬스경제신문 고독사는 왜 중장년 남성에 많을까 : https://www.healtheconomy.co.kr/news/article.html?no=34216

    - 뉴스웍스 작년 고독사 사망자 36615060 남성 취약 : https://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9226

     

    어깨를 나란히 하고 : 영국 '멘즈 셰드'가 한국의 중장년 고립 문제에 주는 시사점
    디어

    조회수 113

    2026-07-20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혼자 사는 삶이 알려준 연결의 가치

    최근 혼자 살게 되면서 새삼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혼자 사는 삶은 생각보다 편안했지만, 생각보다 쉽게 고립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새로운 보금자리는 햇살이 잘 들고 조용했습니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큰 장점이었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쉬는 시간은 그 자체로 만족스러웠고, 혼자만의 공간은 삶에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 사는 삶의 또 다른 얼굴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음식을 먹었을 때, 인상 깊은 책을 읽었을 때, 자연 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을 때 그 감정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문득 크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새를 관찰하는 취미를 통해 이러한 감정을 더욱 자주 느끼게 되었습니다. 계절이 바뀌며 찾아오는 새들을 관찰하는 일은 혼자서도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름다운 장면을 마주하고도 그것을 함께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 순간 외로움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 찾아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혼자 사는 것이 곧 외로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관계를 맺고 감정을 나눌 기회가 줄어들수록 사회적 고립의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개인의 외로움은 개인만의 문제일까, 아니면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일까.

     

    외로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

    대한민국은 지금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라는 사회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이미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 잡았으며,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전 세대에 걸쳐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역시 중요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개인의 성격이나 생활 방식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공의 과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회적 고립은 정신건강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계가 단절된 삶은 우울감과 무기력을 키울 수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도 적절한 지원을 받기 어렵게 만듭니다.

    경기도 역시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마을공동체 활동과 다양한 주민 모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복지서비스 제공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결국 외로움은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는 문제입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서로를 돌보는 일은 오늘날 공익활동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해외 사례가 보여주는 작은 공동체의 힘

    해외 여러 나라 역시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의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 제도입니다. 영국은 외로움을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의료기관을 찾은 주민들에게 약물치료뿐 아니라 산책 모임, 독서 모임, 자원봉사 활동 등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연계해 주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 형성이 건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한 것입니다.

     

    일본 역시 고령 1인 가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마을 카페와 공동 식사 공간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특별한 목적 없이 들러 차를 마시고 안부를 나누는 이러한 공간은 외로움을 예방하는 지역사회의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사례가 보여주는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사회적 고립을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거대한 시설이나 복잡한 제도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작은 공동체를 만드는 데 있다는 점입니다.

     

    공익활동이 만들어가는 느슨하지만 단단한 연결

    해외 사례는 우리 지역사회에도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외로움과 고립을 해결하는 일은 거창한 사업보다 일상 속 만남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역 곳곳에서는 걷기 모임, 독서 모임, 환경보전 활동, 탐조 활동, 생활문화 동아리 등 다양한 주민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 역시 새를 관찰하는 활동을 하며 자연이 사람을 연결하는 힘을 경험했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즐기던 취미였지만,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관찰한 내용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오늘은 어떤 새를 보셨나요?”라는 짧은 인사 한마디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함께 책을 읽고, 악기를 배우고,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은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정서적 지지망 역할을 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경험은 공동체에 대한 신뢰와 소속감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오늘날 필요한 것은 거대한 조직보다 생활권 안에서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작은 공동체입니다. 이러한 모임은 참여자들의 정서적 안전망이 될 뿐 아니라 지역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공익활동의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연결

    공익활동은 반드시 거대한 사업이나 제도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안부를 묻고, 함께 걷고, 관심사를 나누는 작은 만남 속에서도 공익은 충분히 실현될 수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은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공공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소소한 마을 모임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첫걸음이 될 수 있고, 작은 대화 한마디가 고립된 일상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외로움은 누군가의 약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연결의 기회가 부족할 때 생겨납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공익활동은 사람을 돕는 일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는 시대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공간이 아니라 더 많은 관계일지 모릅니다. 작은 마을 모임 하나가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작은 연결이 쌓여갈 때, 우리는 더욱 따뜻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1인 가구 시대, 소소한 마을 모임이 만드는 공익의 연결
    지디터

    조회수 212

    2026-07-10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입 쫓겨나지 않는 공간이 공동체를 살린다

    1997612,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서 12마일 떨어진 작은 섬 에이그(Eigg)에서 68명의 주민이 환호성을 질렀다. 수십 년간 외부 지주에게 퇴거 위협을 받으며 살아온 그들이, 마침내 자신들이 사는 섬을 직접 사들이는 데 성공한 날이었다.

    그 이후 에이그 섬에서는 이전에 불가능했던 일들이 일어났다. 새 주택이 지어졌고, 인구가 늘었으며, 세계 최초로 풍력·태양광·수력만으로 24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재생에너지 전력망이 주민들의 손으로 구축됐다. 땅의 주인이 바뀌자, 섬의 미래가 바뀐 것이다.

    공익활동 단체가 가장 자주 부딪히는 현실적 문제 중 하나도 공간이다. 모임을 열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주민들이 찾아올 수 있는 거점이 없으면 아무리 뜻이 좋아도 활동을 이어가기 어렵다. 임차료가 올라 쫓겨나고, 재개발로 터전을 잃고, 지원 사업이 끝나면 공간도 사라지는 일이 반복된다.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재정이나 사람의 문제만이 아니다. 어디서 뿌리를 내리느냐는 물리적 기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스코틀랜드의 공동체 토지 매입 운동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수백 년간 소수 지주에게 집중돼온 토지를 주민들이 직접 사들여 공동체 자산으로 전환하는 이 운동은, 공간의 소유가 공동체의 자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20년 넘게 실증해왔다.

    스코틀랜드의 경험은 한국의 도시재생·마을공동체 사업과 놀랍도록 닮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지만, 해법의 방향은 크게 다르다. 한국이 정부 주도의 시설 공급 방식으로 공동체 공간 문제에 접근하는 반면, 스코틀랜드는 공동체가 직접 땅과 건물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이 차이가 무엇을 만들어내는지가 이 글의 핵심이다.

     

    2. 스코틀랜드의 토지 문제 유럽에서 가장 집중된 토지 소유

    스코틀랜드의 토지 문제를 이해하려면 그 역사적 맥락부터 살펴야 한다. 스코틀랜드는 유럽에서 토지 소유가 가장 극단적으로 집중된 나라 중 하나다. 18세기와 19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하이랜드 클리어런스(Highland Clearances)'는 지주들이 양 방목을 위해 소작농들을 대규모로 강제 축출한 사건으로, 수만 명의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났다. 이 역사적 트라우마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에게 토지 개혁이 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닌 역사적 정의의 문제임을 각인시켰다.

    2024년 기준으로도 스코틀랜드 농촌 지역의 83%는 여전히 사유지가 차지한다. 토지 개혁 전문가 앤디 와이트먼(Andy Wightman)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현재 스코틀랜드 사유 농촌 토지의 50%를 단 433명의 지주가 소유하고 있다. 이 토지 불평등 구조가 스코틀랜드 토지 개혁 운동의 배경이 된다.

    정치적 전환점은 1997년 스코틀랜드 의회 분권화였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2000년 봉건적 토지 보유제를 폐지하는 법률을 통과시켰고, 2001년에는 국가복권 기금으로 1,000만 파운드 규모의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Scottish Land Fund)'을 출범시켜 농촌 공동체가 토지를 매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3, 결정적인 법률인 '토지개혁법(Land Reform (Scotland) Act 2003)'이 제정되었다.

    이 법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공동체 우선 매입권(Community Right to Buy)'으로, 10,000명 이하 규모의 공동체가 자신들의 지역 토지에 관심을 등록하면 해당 토지가 매물로 나왔을 때 우선 매입할 권리를 갖는다. 둘째, '크로프팅 공동체 매입권(Crofting Community Right to Buy)'으로, 크로프팅(소규모 자작농) 공동체는 토지가 매물로 나오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구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후 2015'공동체 권한 강화법(Community Empowerment (Scotland) Act 2015)'으로 도시 공동체도 공공기관 소유 토지와 건물을 매입 또는 임차할 수 있는 권리가 추가되었고, 2016년 토지개혁법은 스코틀랜드 장관이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고 판단하면 지주에게 강제 매각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했다.

     

    3. 에이그 섬 공동체 매입의 첫 씨앗

    공익활동 단체가 가장 자주 부딪히는 현실적 문제 중 하나는 공간이다. 모임을 열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주민들이 찾아올 수 있는 거점이 없으면 아무리 뜻이 좋아도 활동을 이어가기 어렵다. 임차료가 올라 쫓겨나고, 재개발로 터전을 잃고, 지원 사업이 끝나면 공간도 사라지는 일이 반복된다.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재정이나 사람의 문제만이 아니다. 어디서 뿌리를 내리느냐는 물리적 기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가장 정면으로 다룬 사례가 스코틀랜드의 공동체 토지 매입 운동이다. 수백 년간 소수 지주들에게 집중되어 온 토지 소유를 주민들이 직접 사들여 공동체 자산으로 전환하는 이 운동은, 공간의 소유가 공동체의 자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20년 넘게 실증해왔다.

    스코틀랜드의 경험은 한국의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사업과 놀랍도록 닮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지만, 해법의 방향은 크게 다르다. 한국이 정부 주도의 시설 공급 방식으로 공동체 공간 문제를 접근하는 반면, 스코틀랜드는 공동체가 직접 땅과 건물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이 차이가 무엇을 만들어내는지가 이 글의 핵심이다.

     

    3. 에이그 섬의 기적 공동체 매입의 첫 씨앗

    법과 제도가 갖춰지기 전, 에이그 섬은 이미 주민들의 힘으로 그 길을 열었다.

    에이그 섬은 1970년대부터 여러 사유 지주들 아래에서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주민들은 퇴거 위협에 시달렸고, 건물과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섬의 미래에 대한 결정권이 전혀 없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주민들, 하이랜드 카운슬, 스코틀랜드 야생생물 트러스트가 연대해 '에이그 섬 헤리티지 트러스트(Isle of Eigg Heritage Trust)'를 결성했다.

    19974, 당시 독일인 예술가였던 섬 소유자가 매각에 동의하면서 매입 캠페인이 본격화됐다. 150만 파운드(25억 원)의 매입 자금이 필요했다.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기부에 참여했고, 누군지 밝히지 않은 한 익명의 여성 기부자가 75만 파운드를 단독 기부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이랜드 앤드 아일랜드 엔터프라이즈(HIE)17천 파운드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1997612, 에이그 섬은 마침내 주민들의 손으로 넘어왔다.

    그 이후의 변화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당시 68명이었던 섬 인구는 202225주년 기념일 기준으로 110명으로 늘었고, 방문객 수도 두 배로 증가했으며, 새 주택이 건설됐다. 가장 인상적인 성취는 에너지 독립이다. 섬은 디젤 발전기 의존에서 벗어나 풍력, 태양광, 수력을 결합한 지역 전력망인 '에이그 일렉트릭(Eigg Electric)'을 구축해 세계 최초로 이 세 가지 재생에너지만으로 24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지역이 됐다. 이 전력망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도 주민들이다.

    에이그 섬의 성공은 이후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수백 건의 공동체 매입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다. 2002년에는 기가(Gigha) 섬이 4백만 파운드에 공동체 매입을 완료했고, 그 이후 섬 인구가 92명에서 170명으로 늘었으며, 공동체가 운영하는 세 기의 풍력 발전기가 호텔, 상점, 레스토랑, 숙박 시설 등 지역 사업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4. 법과 기금이 만든 생태계 제도화된 공동체 매입

    에이그 섬이 선구자적 사례라면, 그 이후에 만들어진 제도적 기반이 운동 전체를 확산시켰다.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Scottish Land Fund)은 현재 스코틀랜드 정부가 재원을 대고 내셔널 로터리 커뮤니티 기금(National Lottery Community Fund)과 하이랜드 앤드 아일랜드 엔터프라이즈(HIE)가 파트너십으로 운영한다. 5,000파운드에서 최대 100만 파운드까지의 보조금을 지역 공동체가 토지와 건물을 매입하는 데 지원한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은 300개 이상의 공동체 조직에 5,000만 파운드(850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지원 대상은 농촌에 그치지 않는다. 에든버러의 코르스토핀 커뮤니티 센터(Corstorphine Community Centre)2023년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으로 96만 파운드를 지원받아 에든버러 시의회로부터 건물을 매입했고, 글래스고파트릭의 아넥스 커뮤니티는 248천 파운드 지원으로 37년간 임차해온 건물의 소유권을 확보해 지역 건강·복지 허브를 영구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수치는 운동의 규모를 보여준다. 스코틀랜드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스코틀랜드에서 공동체 소유 자산은 853개이며, 503개 공동체 그룹이 이를 소유하고 있다. 이 자산들이 포괄하는 토지 면적은 213,803헥타르로, 스코틀랜드 전체 면적의 2.7%에 해당한다. 2000년에 비해 161,832헥타르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 10년간 스코틀랜드 나머지 지역의 공동체 소유 토지 면적은 두 배 이상 늘었다.

    202412월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 지원 사례들을 보면, 던운의 오크뱅크 커뮤니티 인은 147천 파운드를 지원받아 지역 선술집과 레스토랑을 공동체 공간으로 재개방할 예정이고, 오크니의 스트롬니스 커뮤니티 발전 트러스트는 138천 파운드를 받아 공동체 센터 소유권을 확보했다. 로컬샤의 발마카라 커뮤니티 트러스트는 162천 파운드로 산림청 소유였던 야영지를 매입해 지역 커뮤니티 자연 공간으로 보존한다.

      

    5. 소유가 만드는 차이 왜 토지 매입이 공동체를 바꾸는가

    단순히 공간을 쓰는 것과 공간을 소유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에이그 섬과 기가 섬, 수백 곳의 스코틀랜드 공동체 매입 사례가 보여주는 차이는 명확하다.

    첫째, 임차와 달리 소유는 장기적 계획을 가능하게 한다. 임대 공간에서는 계약 갱신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10, 20년을 내다보는 투자와 프로그램 기획이 어렵다. 에이그 섬 헤리티지 트러스트가 섬 전체를 소유하면서 비로소 장기적인 주택 건설,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인구 유입 계획이 가능해졌다.

    둘째, 소유는 지역 자원의 수익을 공동체 내부에 머물게 한다. 기가 섬의 풍력 발전기 수익은 지역 사업체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외부 지주에게 임대료를 납부하는 구조에서는 지역에서 창출된 수익이 외부로 유출되지만, 공동체 소유 구조에서는 그 수익이 지역 내 재투자로 순환된다.

    셋째, 소유는 주민의 의사결정 권한을 만든다. 에이그 섬은 매입 직후 워크숍과 주민 공청회를 열어 새 주택을 어디에 지을지, 기반 시설을 어떻게 개발할지를 주민들이 직접 결정했다. 공간의 소유자가 됐을 때 비로소 주민들은 자신들의 마을에 대한 진정한 결정 권한을 갖게 됐다.

    넷째, 소유는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인다. 사유 지주가 섬을 팔거나, 지가가 급등하거나, 재개발이 추진될 때 임차인에 불과한 공동체는 속수무책이다. 반면 공동체가 소유권을 갖고 있으면 외부의 투기적 압력으로부터 지역을 보호할 수 있다.

    커뮤니티 랜드 스코틀랜드의 린세이 찰머스(Linsay Chalmers) 이사는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이 "농촌 인구 감소와 도시 쇠퇴라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른 접근 방식들이 실패한 경우에도 종종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6. 한국의 현황과 비교 공간은 있지만 소유는 없다

    한국의 도시재생과 마을공동체 사업은 2013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제정 이후 본격화됐다. 전국 각지에 '도시재생 거점시설', '마을공동체 공간' 이라는 이름의 시설들이 만들어졌다. 커뮤니티 공간, 주민 카페, 공동 작업장 등 형태도 다양하다.

    그러나 이 공간들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공간은 정부 보조금으로 조성되지만 공동체가 소유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 소유 건물을 공동체에 위탁하거나, 임차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시재생 사업 기간이 끝나면 지원이 중단되고, 공간 운영을 담당할 주민 주체를 찾지 못하면 시설이 방치되는 사례도 생긴다.

    뉴스타파의 도시재생 10주년 기획 보도에 따르면 사업 기간이 끝난 후 방치되는 거점시설 문제가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위탁할 주민 그룹을 찾지 못해 지자체가 직접 시설을 운영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마을공동체 활동을 연구한 학자들은 공동체가 시설의 '이용자'에 머물고 '소유자'가 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 가능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스코틀랜드와 한국의 차이는 여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스코틀랜드는 공동체가 직접 자산을 소유하는 것을 목표로 법률과 기금을 설계했다. 공동체가 땅이나 건물의 실제 소유자가 될 때, 비로소 장기적 관리와 지속 가능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한국의 경우 공간 제공에는 적극적이지만, 그 공간의 소유권을 공동체에 이전하는 데는 소극적이다.

    물론 맥락의 차이도 있다. 스코틀랜드는 농촌 과소화와 대지주 문제가 결합된 특수한 역사적 조건 위에서 운동이 전개됐다. 한국의 도시 밀집 환경에서 토지 소유의 문제는 훨씬 복잡하다. 지가가 높고 개발 압력이 강한 도시에서 공동체가 토지를 직접 매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러나 도시재생 연구자들이 제안하는 '시민자산화' 개념, 즉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등이 도시재생 사업지 내 자산을 실제로 매입하거나 장기 임차하는 방식은 스코틀랜드 모델과 같은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소유 여부가 지속 가능성을 결정한다는 인식이 한국에서도 점점 확산되고 있다.

     

    7.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남기는 질문

    스코틀랜드 사례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와 연결되는 시사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공간의 안정성이 활동의 지속성을 결정한다.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공익단체들이 가장 많이 직면하는 문제 중 하나가 공간 문제다. 임차료 부담, 재개발, 지원 사업 종료 후 공간 상실이 반복된다. 스코틀랜드는 공동체가 소유하는 자산, 즉 쫓겨나지 않는 공간이 공동체 지속성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경기도 내 유휴 공공시설의 장기 임차나 자산 이전, 또는 공동체 기금을 통한 소규모 자산 매입 등을 공익활동 지원 정책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동체 소유는 외부 충격에 대한 면역력이다. 지가 상승, 재개발, 정책 변화로 공간을 잃는 것은 단순히 장소를 잃는 게 아니라 그 공간에 축적된 관계망과 활동 역사를 잃는 것이다. 공동체가 자산 소유권을 가질 때 그 역사가 보존된다. 아카이브 에디터들이 공익활동 현장을 기록하는 것처럼, 그 현장 자체가 지속될 수 있는 물리적 기반도 공익 생태계의 일부다.

    셋째, 제도적 지원이 운동의 확산을 결정한다. 에이그 섬의 선구적 매입이 운동 전체를 촉발했다면,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과 토지개혁법이 그 운동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었다. 시민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동체가 공간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법적 권리와 재정적 지원이 결합될 때 운동은 체계적으로 성장한다. 한국에서도 공동체 자산 확보를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마무리 땅을 갖는다는 것의 의미

    1997년 에이그 섬의 68명 주민이 1.5백만 파운드를 모아 자신들이 사는 섬을 샀다는 것은 단순한 부동산 거래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되찾는 행위였다. 세계 어디에서도 한 번도 이루어진 적 없는 100% 재생에너지 전력망을 주민 스스로 구축한 것도, 그 소유권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간이 없으면 공동체의 이야기도, 활동도 사라진다. 경기도에서 공익활동을 이어가는 단체들이 기록하는 이야기들이 오래 남으려면, 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공간도 지속되어야 한다. 스코틀랜드는 그 지속성을 소유에서 찾았다. 공동체가 땅을 갖는다는 것은, 그 공동체의 미래가 자기 손 안에 있다는 것이다.

     


     

    참고 자료

    - 영국 법률 Land Reform (Scotland) Act 2003 : https://www.legislation.gov.uk/asp/2003/2/contents

    Isle of Eigg Heritage Trust 공식 홈페이지 Community Buyout : http://isleofeigg.org/ieht/community-buyout/

    Isle of Eigg 공식 홈페이지: https://isleofeigg.org/

    Scottish Housing News 에이그 섬 공동체 매입 25주년 : https://www.scottishhousingnews.com/articles/25-years-of-community-ownership-marked-on-isle-of-eigg

    Press & Journal 에이그 섬 25주년 : https://www.pressandjournal.co.uk/fp/news/highlands-islands/4401513/eigg-marking-25-years-of-community-buyout-and-inspiring-others/

    The Conversation 에이그 섬 공동체 매입에서 배울 것 : https://theconversation.com/what-other-communities-can-learn-from-this-islander-buy-out-in-scotlands-hebrides-75896

    - 스코틀랜드 정부 공식 통계 Community Ownership in Scotland 2024 : https://www.gov.scot/publications/community-ownership-in-scotland-2024/

    - 스코틀랜드 정부 커뮤니티 소유 면적 변화 : https://www.gov.scot/publications/community-ownership-in-scotland-2024/pages/area-in-community-ownership-changes-over-time/

    - 스코틀랜드 정부 Scottish Land Fund : https://www.gov.scot/policies/land-reform/scottish-land-fund/

    National Lottery Community Fund Scottish Land Fund : https://www.tnlcommunityfund.org.uk/funding/programmes/scottish-land-fund

    Scottish Housing News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 갱신 : https://www.scottishhousingnews.com/articles/renewed-land-fund-vital-for-continued-community-ownership-success

    HIE 202412SLF 지원 : https://www.hie.co.uk/news-and-blogs/news/2024/december/06/community-groups-receive-slf-funding/

    TFN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 지원 보도 : https://tfn.scot/news/community-groups-get-2million-from-scottish-land-fund

    Land Matters Who Owns Scotland 2024 : https://andywightman.scot/2024/03/who-owns-scotland-2024-a-preliminary-analysis/

    Law Society of Scotland 토지개혁 25: https://www.lawscot.org.uk/members/journal/issues/vol-66-issue-01/land-reform-25-years-in-perspective/

    - 뉴스타파 도시재생 10, 방치된 거점시설 : https://www.newstapa.org/article/hgFPz

    - 커뮤니티 랜드 스코틀랜드 Isle of Eigg Heritage Trust : https://www.communitylandscotland.org.uk/members/isle-of-eigg-heritage-trust/

     

     

    공간없이 공익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까 -스코틀랜드 토지개혁 운동이 한국 공익활동에 주는 시사점
    디어

    조회수 193

    2026-05-03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 공익활동의 새로운 흐름

    스마트폰 하나로 은행 업무를 보고, 장을 보고, 심지어 투표 정보를 확인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막상 "우리 동네 가로등이 고장 났을 때 어디에 신고해야 하지?", "내 지역 국회의원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시민들이 자신의 일상과 직결된 문제를 공적 영역에 전달하는 일은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높은 문턱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개념이 바로 '시빅테크(Civic Tech)'. 시빅테크란 시민의 민주적 참여와 공공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분야를 가리킨다. 단순히 정부가 전자민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는 다르다. 시빅테크의 핵심은 기술이 '정부의 도구'가 아니라 '시민의 도구'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시민이 먼저 문제를 인식하고, 기술을 통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며, 그 결과로 공공 기관을 움직이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이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오랜 역사와 영향력을 가진 단체가 바로 영국의 마이소사이어티(mySociety)’. 2003년 설립 이후 20여 년간 영국 시민들이 지역 문제를 신고하고, 국회의원에게 편지를 보내고, 정부 기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일을 기술로 쉽게 만들어온 이 비영리단체의 이야기는, 공익활동 생태계를 키우고자 하는 한국 시민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마이소사이어티의 설립 배경과 철학

    마이소사이어티는 영국 기반의 등록 자선단체로, 원래 이름은 'UK Citizens Online Democracy(영국 시민 온라인 민주주의)'였다. 1996UKCOD(UK Citizens Online Democracy)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단체는 2003년 마이소사이어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온라인 기술을 활용해 시민들이 시민 참여의 첫걸음을 내딛도록 돕는 선구적인 비영리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설립자 톰 스타인버그(Tom Steinberg)는 당시 동거인이었던 제임스 크랩트리(James Crabtree)와의 협업에서 영감을 받았다. 크랩트리가 온라인 민주주의 저널 <OpenDemocracy>에 기고한 글 "시빅 해킹: 전자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의제(Civic Hacking: A New Agenda for E-Democracy)"가 마이소사이어티 설립의 직접적인 씨앗이 되었다. 이 글은 정부 바깥에서 시민 사회를 직접 강화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었다. 200425만 파운드의 초기 보조금을 받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마이소사이어티는, 이후 영국을 넘어 전 세계 시빅테크 생태계의 기준점이 되었다.

    마이소사이어티의 비전은 '사람들이 정보를 갖추고, 연결되며, 자신의 공동체와 세상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공정한 사회'이며, 미션은 '민주적 참여의 장벽을 허무는 디지털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마이소사이어티가 '최소한의 기술'을 철학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화려한 인터페이스보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단순함을 추구했고, 사용자가 우편번호 하나만 입력해도 자신의 지역 의원이 누구인지, 어느 기관에 신고해야 하는지 바로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기술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임을 처음부터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마이소사이어티는 민주주의, 투명성, 기후, 커뮤니티라는 네 가지 실천 영역에서 40개국 이상의 시민들을 돕고 있다.

     

    픽스마이스트리트(FixMyStreet) : 지역 문제를 지도 위에 올리다

    마이소사이어티의 플랫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2007년에 시작된 픽스마이스트리트다. 이름 그대로 '내 거리를 고쳐라'는 뜻이다. 작동 방식은 간단하다. 시민이 스마트폰이나 웹사이트에서 우편번호나 현 위치를 입력하면 지도가 열린다. 거기서 문제가 있는 지점을 핀으로 표시하고, 파손된 도로, 고장 난 가로등, 방치된 쓰레기 등 문제 유형을 선택한 뒤 사진과 설명을 첨부해 제출하면 끝이다. 시스템은 해당 지점이 어느 지방의회 관할인지 자동으로 판단해 담당 기관에 신고를 전달한다. 시민은 자신이 어느 구청에 전화해야 하는지 알 필요도 없다. 신고 이후 처리 과정도 공개적으로 추적할 수 있어, 같은 문제를 공유하는 주민들이 함께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픽스마이스트리트는 2007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자신의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왔다. 픽스마이스트리트는 2024~2025년 뉴스픽 하우스 정치기술상에서 '시민들이 지역 인프라 문제를 관련 기관에 직접 신고할 수 있게 해주는 시빅 리포팅 도구'로 평가받으며 실시간 공공 참여를 지원하고 투명성을 높이며 일상적인 지역사회 참여를 강화하는 공로로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이 플랫폼의 코드는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어, 다른 나라의 단체나 개인이 자국 상황에 맞게 변형해 사용할 수 있다. 크로아티아의 NGO Gong(Građani organizirano nadgledaju glasanje)'Popravi.to(고쳐라)'라는 이름으로 자국판 서비스를 만든 것처럼, 현재 픽스마이스트리트 플랫폼은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다. 2018년 한 해에만 마이소사이어티의 영국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이 900만 명을 넘었다.

     

    라이트투뎀(WriteToThem)과 왓두데이노(WhatDoTheyKnow) - 권력에게 말 걸기

    픽스마이스트리트가 지역 환경 문제를 다룬다면, 라이트투뎀과 왓두데이노는 시민과 권력 사이의 소통 방식 자체를 바꾼다.

    라이트투뎀은 시민이 자신의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지역구의 하원의원, 상원의원, 지방의회 의원 등을 자동으로 찾아주고, 그 자리에서 바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수신자의 이메일 주소를 찾을 필요도 없고, 어떤 의원이 자신의 지역을 담당하는지 미리 알 필요도 없다. 라이트투뎀은 영국 전역의 시민들이 우편번호를 입력해 자신의 선출직 대표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많은 구성원과 많은 대표자 사이의 소통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라이트투뎀 이용자의 절반 이상은 선출직 대표에게 처음 연락해본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참여 경험이 없던 사람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처음으로 민주주의에 참여했다는 의미다. 단순히 기존 참여자를 돕는 것을 넘어, 참여의 문턱 자체를 낮춘 것이다.

    왓두데이노는 영국의 정보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시민이 공공기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청구 양식이나 법적 지식 없이도, 원하는 기관을 선택하고 원하는 내용을 입력해 제출하면 된다. 모든 청구 내용과 기관의 답변은 공개적으로 기록되어 누구나 열람할 수 있고, 같은 내용의 청구가 중복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방지된다. 왓두데이노를 통해 이루어지는 정보공개 청구는 영국 중앙정부에 제출되는 전체 청구의 15~20%를 차지하며, 45,000개 이상의 공공기관이 등록되어 있고 80만 건 이상의 청구가 이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졌다.

    2023~24년에는 약 12만 건의 정보공개 청구가 왓두데이노를 통해 제출되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수치다. 또한, 라이트투뎀 서비스의 한 활용 사례로, 기후 및 생물다양성 입법을 위한 초당적 지지를 끌어내려는 'Zero Hour' 캠페인이 라이트투뎀 도구를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통합해 지지자들이 각자의 지역 대표자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두 플랫폼이 공유하는 공통점은 '출발점은 시민'이라는 원칙이다. 정부가 원하는 방식으로 민원을 접수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시작할 수 있다.

     

    한국 현황과 비교 : 정부 주도와 시민 주도의 차이

    한국에도 유사한 시도가 없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국민신문고와 청와대 국민청원이다.

    국민신문고는 행정 민원을 온라인으로 접수하는 정부 운영 시스템으로, 전국 어느 기관에나 민원을 넣을 수 있는 단일 창구로 기능한다. 편의성 측면에서는 큰 진전이었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한계도 드러난다. 답변까지 몇 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많고, 관료적 검토 과정을 거쳐 나온 답변은 형식적 내용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된 제도로, 30일 안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정부 관계자가 직접 답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시민의 관심을 정치적 의제로 전환하는 힘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연구자들이 지적한 문제점도 있었다. 법적 근거 결여로 인한 폐쇄적 운영, 권력집중 및 권력남용의 통로로 악용, 일부 세력의 다중 투표 등을 통한 여론 왜곡 가능성, 부실한 답변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결국 2022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사실상 폐지되었다.

    마이소사이어티의 플랫폼들과 한국의 이러한 시도들 사이에는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 한국의 경우 대부분 '정부가 문을 열면 시민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폐지된 것이 대표적이다. 플랫폼의 존속 자체가 권력의 결정에 달려 있다. 반면 마이소사이어티의 플랫폼들은 민간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며, 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서비스가 지속되고 다른 곳에서 복제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픽스마이스트리트는 시민이 문제를 제기하면 자동으로 해당 기관이 통보되는 구조라, 시민이 '어디에 말해야 하는지'를 알 필요가 없다. 반면 국민신문고는 어느 기관에 민원을 넣어야 하는지 시민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차이도 있다.

    물론 제도적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시민이 출발점인 설계''지속 가능한 독립적 운영'이라는 두 가지 원칙에서 한국의 공익 디지털 생태계가 배울 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마이소사이어티의 사례는 공익활동 단체와 활동가들에게도 여러 질문을 던진다.

    첫째, 기술은 낮은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마이소사이어티의 성공은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쓸 수 있는 단순함'에서 비롯됐다. 우편번호 하나, 지도 위의 핀 하나로 시작하는 설계는 IT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한다. 경기도의 31개 시·군에서 다양한 공익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활동들이 시민들에게 어떻게 닿고 있는지, 참여의 첫 문은 얼마나 낮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둘째, 공공 데이터와 오픈소스의 힘을 활용해야 한다. 마이소사이어티는 플랫폼 코드를 공개해 크로아티아, 그리스 등 여러 나라가 자국 버전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의 공익활동 데이터와 자원도 공개적으로 공유될 때 더 큰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아카이브 에디터들이 기록하는 공익활동 콘텐츠가 단순히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것을 넘어 더 넓은 공익 생태계와 연결되는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지속 가능성은 독립성에서 나온다. 마이소사이어티는 보조금과 상업적 서비스를 결합해 재정적 독립성을 유지한다.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한국의 공익활동 지원 구조에서도 이런 지속 가능성의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된다. 단기 프로젝트 방식의 지원을 넘어 공익활동의 생태계 자체를 키우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넷째, 참여의 기록이 곧 민주주의의 기반이다. 왓두데이노가 80만 건 이상의 정보공개 청구를 공개 기록으로 남겨온 것처럼, 시민의 참여와 목소리가 기록되고 축적될 때 그것은 개인의 행위를 넘어 사회적 자원이 된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아카이브 에디터 활동이 추구하는 바도 같은 맥락에 있다. 기록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공익활동이 사회 속에 뿌리를 내리는 방식이다.


    마무리 - 기술보다 중요한 것

    마이소사이어티가 20년 넘게 영향력을 유지해온 비결은 기술이 아니다. 물론 플랫폼은 잘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시민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고, 그 믿음이 설계에 반영되었다.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시민,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는 시민, 동네 도로를 사진으로 찍어 신고하는 시민 이 모든 행위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마이소사이어티는 그 작은 행위들이 모이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것을 데이터로 증명해왔다.

    경기도에서 공익활동을 이어가는 단체와 활동가들도 마찬가지다. 한 편의 기사가, 한 번의 취재가, 한 장의 사진이 혼자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하더라도, 쌓이고 연결될 때 그것은 공익활동 생태계의 토양이 된다. 마이소사이어티의 사례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살아있는 증거 중 하나다.

     


     

    참고 자료

    - mySociety 공식 홈페이지 - About : https://www.mysociety.org/about/

    mySociety 공식 홈페이지 - History : https://www.mysociety.org/about/history/

    - mySociety Year in Review 2022 : https://2022.mysociety.org/

    mySociety - New report: WriteToThem Insights (2025.12.11.) : https://www.mysociety.org/2025/12/11/new-report-writetothem-insights/

    - mySociety - Statement from mySociety regarding misuse of FixMyStreet data (2024.02.06.) : https://www.mysociety.org/2024/02/06/statement-from-mysociety-regarding-misuse-of-fixmystreet-data/

    SocietyWorks - FixMyStreet celebrated in Newspeak House Political Technology Awards : https://www.societyworks.org/category/fixmystreet-com/

    Civic Tech Guide - mySociety : https://directory.civictech.guide/listing/mysociety

    Escher, T. (2011). WriteToThem.com Analysis of users and usage for UK Citizens Online Democracy. Oxford Internet Institute. https://www.mysociety.org/files/2011/06/WriteToThem_research_report-2011-Tobias-Escher.pdf
    - 이성우 외 (2021). 새로운 국민소통 플랫폼으로서 청와대 국민청원 ? 현황과 법제도적 개선방안을 중심으로. 법과정책.

     

     

    시민이 정부를 움직인다 : 영국 마이소사이어티 사례로 본 공익활동 플랫폼의 가능성
    디어

    조회수 695

    2026-04-01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록되지 않은 활동은 기억되지 않는다 : 해외 사례로 본 공익 아카이브의 가능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중간지원조직의 역할

    현대 사회는 기후 위기, 디지털 격차, 지역사회 해체 및 급격한 고령화 등 기존의 공공 행정 시스템만으로는 온전히 대응하기 어려운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난제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를 토대로 이뤄지는 공익활동은 사회적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이는 핵심적인 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경기도민과 공익단체들의 활동을 증진하고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와 시민사회가 협력하여 설립한 중간지원조직으로서 공익활동으로 연결된 생동하는 경기시민사회를 구축하는 데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활동하고 있는 6기 아카이브 에디터들의 시민 기록 활동은 단순히 공익 활동 현장의 이벤트를 스케치하는 수준을 넘어, 공익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가시화하고 데이터화 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주요한 지적 자산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본 글에서는 미국, 영국 및 북유럽의 선진적인 공익활동 지원 모델을 통해 이를 경기도 31개 시·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해 보고자 합니다.

     

    미국 아쇼카(Ashoka)의 시스템 체인지 모델

    공익활동 패러다임을 단순한 시혜적 복지에서 사회적 혁신으로 전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아쇼카(Ashoka)를 들 수 있습니다. 1980년 빌 드레이튼에 의해 설립된 아쇼카는 ‘Everyone a Changemaker (모두가 체인지메이커)’라는 비전 아래, 전 세계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회적 기업가들을 발굴하여 지원했습니다.

    이들의 핵심 전략은 아쇼카 펠로우(Ashoka Fellow)’ 시스템입니다. 선정된 활동가들에게는 최대 3년간의 활동 지원금(Stipend)이 제공되는데, 이는 단순한 생활비 보조를 넘어 활동가가 경제적 제약 없이 사회적 난제 해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임팩트 투자입니다. 지원금 규모는 선정된 개인의 필요와 지역별 물가 수준을 고려하여 유동적으로 조정되며, 이를 통해 활동가는 시스템 차원의 변화(System Change)를 끌어내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센터의 미션인 활동가의 사회적 가치 실현 지원이 단기적인 프로젝트성 예산 지원을 넘어, 활동가가 혁신가로서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장기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경기도 역시 이러한 혁신가 발굴 및 육성 시스템을 하나의 참고 모델로 삼아, 도내 숨은 공익 인재들이 전문적인 사회 혁신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회적 임팩트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경계를 넘는 연대와 리더십 : 영국 코먼 퍼포즈(Common Purpose)’

    코먼 퍼포즈(Common Purpose)는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리더십영역 간 연대에 집중하는 영국의 대표적인 지원 조직입니다. 이들은 공공기관, 영리 기업, 시민사회라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리더들을 연결하여 지역사회의 복합적인 난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경계를 넘는 리더십(Crossing Boundaries Leadership)’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코먼 퍼포즈 활동에서 주목할 점은 협력의 모든 과정을 치밀하게 기록하고 공유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모든 서사(Narrative)를 아카이빙하여 대중에 공개합니다. 이러한 기록 방식은 다른 지역 사회나 단체들이 유사한 문제를 겪을 때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지식 자산(Knowledge Asset)’으로 활용됩니다.

    이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아카이브 에디터들이 생산하는 콘텐츠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공익활동의 지적 토대를 다지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경기도 31개 시·군이 가진 각기 다른 현안을 고려할 때, 이러한 협력 모델의 아카이빙은 앞으로 주목해볼 만한 과제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아카이빙과 포용적 참여 : 북유럽의 오픈 데이터 플랫폼 사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디지털 기술을 공익활동에 적극적으로 접목하여 포용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스웨덴의 시민 참여형 오픈소스 플랫폼 협동조합인 디지뎀(Digidem Lab)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공공데이터를 시민사회에 전면 개방하고, 시민들이 직접 공익 정보를 생성하고 공유할 수 있는 오픈 아카이빙 플랫폼을 구축하여 운영합니다.

    누구나 차별 없이 정보에 접근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러한 환경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핵심 가치인 다양성 존중차별 없는 참여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수단이 됩니다. 디지털 아카이브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을 보관하는 창고가 아니라,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공익 이슈를 인지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행동 촉발 플랫폼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에디터가 센터 홍보채널인 홈페이지 공익웹진,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발신하는 정보들은 이러한 디지털 생태계의 혈관과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지리적으로 넓고 인구 밀도가 높은 경기도의 특성상 북부와 남부를 유기적으로 잇는 디지털 네트워크와 아카이빙의 강화는 생동하는 시민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기록하는 공익활동의 등대

    해외 사례를 통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역할에의 시사점은 크게 세 가지 전략적 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기록의 전문성과 서사적 가치 부여입니다. 단순한 행사 스케치를 넘어, 공익활동이 창출하는 사회적 임팩트를 정교한 논리와 감동적인 서사로 담아내는 전문적인 아카이빙이 필요합니다.

    둘째, 네트워크의 거점화 및 지식 공유의 활성화입니다. 에디터는 도내 활동가들을 연결하는 허브로서, 지역 간의 우수 사례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정보를 유통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셋째, 포용적 참여를 이끄는 다각적 콘텐츠 생산입니다. 텍스트 위주의 원고뿐만 아니라 인포그래픽, 카드뉴스 등 도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포맷을 활용하여 공익활동의 문턱을 낮춰야 합니다.

    저는 지난 수년간 200회 이상 대외활동에 참여하며 기록되지 않은 활동은 기억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제를 선정한 배경 역시 경기도의 역동적인 공익활동이 해외 선진 시스템을 참고하여 더욱 강력한 사회적 자본으로 축적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저를 비롯한 6기 아카이브 에디터는 이러한 전략을 현장에서 실천하는 시민기록자로서, 경기도 시민사회의 역동성을 증명하고 기록하는 활동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기록하는 공익활동의 등대

    결국 공익활동의 본질은 시민이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는 데 있으며, 그 변화의 궤적을 기록하는 행위는 곧 시민사회의 역사를 쓰는 숭고한 일입니다. 해외의 혁신적인 조직들이 증명했듯, 철저한 기록과 투명한 정보 공유는 시민의 신뢰를 구축하고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길입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아카이브 에디터들이 함께 구축해 나가는 공익활동 아카이브는 단순한 기록의 집합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등대가 될 것입니다.

    각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6기 아카이브 에디터들은 올 한 해 동안 현장의 뜨거운 숨결을 정교하게 기록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공익활동이 모든 도민의 일상이 되고, 시민의 참여와 지지가 확장되는 생동하는 경기 시민사회를 앞당기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 문헌

    Ashoka Official Website (ashoka.org) - 'Fellowship Selection Process & Stipend'

    Common Purpose UK (commonpurpose.org) - 'Crossing Boundaries Leadership'

    Digidem Lab Sweden (digidemlab.org) - 'Open Source Participation Platforms'

     

     

    기록되지 않은 활동은 기억되지 않는다 : 해외 사례로 본 공익 아카이브에의 시사점
    디어

    조회수 606

    2026-04-01
  •  

    작년 9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된 시민참여기본법 제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작년 말 이해식 의원 등 29인으로 발의되었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추진부서를 신설하고, 올해 5대 핵심 입법과제 중 하나로 시민참여기본법 채택하여 추진 중에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114개의 시민사회단체와 네트워크가 참여한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립 시민사회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입법에 집중하고 있다. 오랫동안 시민사회 법 제정을 추진해 온 당사자 입장에서 볼 때 시민참여기본법 제정 여건이 우호적이고 기대감도 적지 않다. 이 법 제정과 기구 설립이 현실화된다면 한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활성화에 획기적인 큰 변화와 전환이 기대된다.

     

    우선 시민참여기본법 제정 배경과 목적을 살펴보면, 먼저, 12.3 내란 극복 과정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보전과 확대의 제도적 보장 필요성이다. 요약하면 광장의 민주주의를 넘어 일상의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시민참여기본법이 제기된 것이다. 대의제를 넘어 주권자인 시민이 일상에서 공공의 정책 결정이나 사회문제 해결과정에 직접적인 참여를 제도적·구조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되돌릴 수 없는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와 필요성에서 제안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사회 활성화의 제도·정책 발전과정에서 이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87년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는 94년 민간운동단체지원법 발의, 2000년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제정, 2003년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설치, 2020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 대통령령 제정 등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시민사회 활성화 제도·정책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발전시켜 왔다. 지난 윤석열 정부의 극단적인 시민사회 제도의 폐지를 계기로 시민사회 관련 법 제정 및 체계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내란을 극복하고 탄생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시민사회 과제로 반영된 것이 바로 시민참여기본법 제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이다.

     

    시민참여기본법의 주요 내용 및 특징은 다음과 같다.

    법의 목적으로는 시민참여를 보장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추진체계를 구축함으로서 민주주의와 지속가능한 발전, 공공의 이익증진 및 사회통합 향상(1)’을 명시했다. 2조에서는시민의 정의를 최초로 규정하였고, ‘시민참여영역 및 활동으로 시민정책참여, 시민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등도 정의하였다. 3조에 이러한 참여를 시민의 권리로 명시하고, 4조에는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 등 6개항을 기본원칙으로 제시하였다.

    주요 시책으로는 시민참여 종합체계 구축으로 시민정책참여, 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활성화 4개 영역의 실행과제로 구체화하였다. 이를 위해 5년 단위로 시민참여 종합계획 수립하게 하고, 중앙행정기관과 시도가 매년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실적을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모든 정부 조직이 시민참여 정책을 상시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가장 핵심이 되는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 조항에서는 우선 행정안전부 소속 차관급 행정위원회로 설치하도록 하고, 위원은 40명․4개 소위원회로 구성하고, 상임위원은 위원장 등 3명으로, 사무국은 별도로 구성하도록 하였다. 다만 위원회의 독립성 보장하고자필요한 업무를 독립적으로수행·지원하도록(15) 규정하였다.

    아울러 지역시민사회위원회 관련해서는 시·도는 의무조항, ··구는 임의조항으로 지역 조례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시·도의 경우 25조에 위원회를심의·의결 및 집행기구로 규정해 사실상 국가시민참여위원회와 같은 행정위원회로 의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외 지역 시민참여지원센터의 경우 시·도와 시··구 모두 임의조항으로 규정랬으나, 다른 영역별 지원센터 등과의 충돌 또는 혼선을 막고자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역별 지원센터를 자율적으로 설치·운영할수 있도록 하였다.

     

    시민참여기본법이 공론화되면서 몇가지 쟁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간단히 살펴보면

    첫째, 시민참여의 4대 기능 포괄성이 갖는 논란과 의미다.

    시민정책참여, 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활성화로 제시된 시민참여 4대 기능이 서로 다른 기능과 성격이라는 점에서 통합이 타당한가에 대한 지적이다. 4대 기능이 다른 성격인 것은 맞지만 타당성이 지적될 사항은 아니다. 4대 기능을 크게 구분하면 시민정책참여·숙의공론화는 시민참여절차, 민주시민교육·시민사회 활성화는 시민참여기반으로 나뉜다. 즉 당초절차기반이 포괄된 형태의 통합법안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정책(행정)참여나 숙의·공론과 같은 시민참여 절차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절차를 활용할 시민적 역량, 시민사회적 역량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제도적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 민주시민교육은 시민의 참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기능으로, 시민사회 활성화는 시민이 보다 효율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조직을 결성하고 자원을 조달하고, 운영을 민주적으로 하기 위한 제도·정책적 기반을 만드는 기능이다. 그동안 절차법과 기반조성법의 분리 제정에 따른 비효율성을 시민참여기본법을 통해 통합적으로 구성․설계되었다는 것이 이법의 특징 중 하나이다.

     

    둘째, 국가 기구화의 필요성과 우려. 그리고 기대

    국가시민참여위원회와 같은 행정기구 설립이 타당한가 하는 논란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초기 국가청렴위원회)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 내 국가인권위나 국민권익위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나 무용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두 기구가 한국의 인권보호와 향상, 부패척결 및 청렴도 향상에 기여한 바는 무시할 수 없다. 정권교체기마다 독립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세계적 선진 인권국가, 청렴한 국가로 인정받거나 도약하는데 두 기관의 존재는 매우 크다. 시민참여가 민주주의를 담보하는 핵심요소라고 한다면 국가시민참여위원회는 국가 주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한층 강화하는 기구적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영국, 호주, 스웨덴 등 유럽 선진국이 오래전부터 국가 차원의 행정기구인 공익위원회나 시민사회청을 설립·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민사회 포획화 우려보다는 시민사회 활성화 및 이를 통한 민주주의 강화에 대한 기대가 훨씬 크다.

     

    셋째, 지역 시민참여위원회의 역할과 구성에 대한 우려, 지역혁신기구로서의 가능성

    법안 상 지역 시민참여위원회는 합의제 행정위원회로 제시되었다. 지역 시민사회로 보면 매우 생소한 구조고, 과연 목적한 바대로 구성․운영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그동안의 시행착오 등을 고려하면 우려 지점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주어진 기회와 가능성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실제 시민참여위원회가 지역의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변화·혁신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기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설립된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의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의 선행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더 넓고, 더 깊고, 더 많은 시민참여와 민관협치 활성화 등 시민민주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서울시 시민민주주의 기본조례에 의해 구성되었다. 이를 위해 「1(2)4-16팀」으로 50여명의 전담인력(개방직 공무원 포함)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위원장은 민간 상임으로, 위원은 민간 비상임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었다. 주요 과와 업무는 • 온·오프 시민공론장과 민주시민교육, 행정참여 등을 담당하는 민주주의담당관, • 숙의예산제를 운영하는 시민숙의예산담당관, • 시민사회 공익활동, 민관협력을 담당하는 협치담당관, •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를 담당하는 마을공동체담당관으로 운영되었다. 시민참여기본법에서 제시된 4대 기능과 매우 유사하다. ·도 시민참여기본조례의 선행모델로 서울시 시민민주주의기본조례를, ·도 시민참여위원회 선행기구로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참조한다면 지역 시민참여위원회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비전, 구성과 운영 등을 보다 전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 사례에 대한 평가 논란이 있지만 시·도 차원에서 시민참여와 시민사회 활성화, 지역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합의제 행정기관을 혁신적으로 도입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지역별로 어떻게 시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지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전략기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지역 합의제 행정기관이 2019년 서울 1개 지역이었다면, 향후 1-2년 내에는 17개 광역 시도에서 전면 시행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활성화, 행정변화의 전환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시민참여기본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의 성과적 추진을 위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시민사회 과제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영역간 -주창형, 민주시민교육, 마을, 사회적경제, 공익활동 등 –의 긴밀하고 전략적인 연대와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시민사회는 제도 및 정책 대응에서 전체 영역간 연대보다는 개별 영역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영역간 상시적이고 긴밀한 연대의 부족은 시민사회 전체의 전략실행과 사회적 영향력 제고가 어려웠다. 그러나 통합법 형태로 제시된 시민참여기본법이나 지역의 시민참여기본조례는 시민사회 다양한 영역이 함께 구성․운영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이다. 영역간의 전략적 연대와 협력 없이 추진이 불가능하다. 특정한 영역이 과도하게 주도할 경우 소외된 영역의 불만 제기나 영역간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 지역 변화의 전략적 수단으로 제도와 위원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면 영역별 시민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영역별로 나누어져 시민사회의 연대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지난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 스스로 영역간 대화나 합의 회의, 숙의·공론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해야 한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지역에서의 상시적 연대․협력의 틀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과정이 시민사회의 연대의 재구성, 지역운동과 지역 시민사회 재구성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한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활성화의 정책적·제도적 도전, 시민참여기본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류홍번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조회수 22

    2026-03-05
  •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본격 진입함에 따라, 고령 운전자의 교통안전을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다룰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권고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고령자의 이동권 보장과 생계 유지라는 현실적인 문제까지 고려한 입체적인 정책 접근이 요구됩니다. 고령자 운전 사고는 단순한 운전 미숙이나 차량 고장 때문이 아니라, 나이에 따른 신체 기능 저하, 인지력 감소, 시력 약화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신체적 변화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인 연령 기준만으로 운전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직업 선택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특히 생계를 위해 운전을 지속해야 하는 고령 운전자에게는 직접적인 생계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나이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정확한 운전 능력 평가를 통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이는 고령자의 안전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와 전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교통 환경 조성의 필수 조건이기도 합니다.

     

    고령 운전자 사고의 현황과 특성

    • 교통사고는 지속 증가

    최근 5년간 통계를 살펴보면, 고령 운전자가 유발한 교통사고는 34.7% 증가한 반면, 65세 미만 운전자의 사망자 수는 오히려 1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고령 운전이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교통안전 리스크로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에 의한 사고는 단순한 접촉 사고를 넘어 사망 등 중대한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의 전체 사고 발생 비율은 다른 연령대보다 낮을 수 있으나, 사고 1건당 사망자 수는 가장 높은 수준으로, 고령화가 계속될수록 그 위험도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 위험도 높음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 운전자는 같은 유형의 사고에서도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2~3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특히 교차로, 횡단보도, 이면도로처럼 복잡한 상황 판단과 빠른 반응이 필요한 도로 환경에서는 사고 발생률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확률도 현저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70~74세의 중기 고령자는 사망 위험이 약 1.7,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는 무려 2.9배까지 증가했고, 횡단보도에서도 각각 1.8, 3.3배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고령 운전자가 특정 도로 환경에서 겪는 위험성이 젊은 운전자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며, 이에 따라 도로 설계와 정책 차원의 정밀한 개선책 마련이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 신체 기능 저하

    고령 운전자의 인지 기능 저하와 신체적 능력 약화는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일반 운전자와 비교했을 때, 고령자의 평균 반응 시간은 약 17% 이상 느리며, 특히 도심 내 돌발 상황에서는 반응 속도가 두 배 이상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속도로에서도 17.4% 정도 반응이 늦어지는 경향이 확인되어, 급작스러운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더해 시력 저하, 시야 축소, 청력 감소, 관절의 경직 및 근육의 유연성 저하 등은 운전 중 주변 상황 인식과 제어 능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신체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단순 통계 수치를 넘는 구조적이고 반복적인 위험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의 단순 발생 건수보다 사고의 성격, 심각도, 발생 장소, 운전자의 건강 상태 등 다각적인 요소를 종합 분석하여, 보다 정밀하고 현실성 있는 맞춤형 정책 수립이 필요합니다.

     

    • 고령 운전자 관리 제도

    1. 미국

    미국은 고령 운전자와 관련된 교통안전 문제를 다층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관리하는 대표적 국가입니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 그리고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도로안전재단, 민간 전문 기관 등이 협력 체계를 구성하여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에게는 면허 갱신 주기를 3년 이내로 단축하고, 갱신 시 인지 기능과 신체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를 시행하며, 일부 주에서는 도로 주행 시험까지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70세 이상 고령자가 면허를 갱신하려면 의료 진단과 추가적인 도로 주행 평가를 통과해야 합니다.

    아울러 NHTSA‘2012~2017 고령운전자 전략 계획을 수립하여, 고령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는 도로 설계 기준을 고령 운전자의 특성에 맞게 개선하는 인프라 중심의 안전 강화 방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AARP 고령운전자 안전 교육 프로그램이나 플로리다 고령운전자 가이드와 같은 교육 콘텐츠를 통해, 고령자가 자신의 운전 능력을 점검하고 반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이러한 제도는 고령자의 운전 지속 여부를 보다 정확하고 과학적으로 판단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2. 영국

    영국에서는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정책이 중앙정부보다는 지방정부와 민간단체의 주도 아래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로는 ‘SAGE(Safer Driving with Age)’ 프로그램이 있으며, 이는 글로스터셔 지역 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고령자 전문 상담과 함께 심리 및 신체 기능 평가, 그리고 실제 도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주행 훈련이 결합된 종합 관리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교육 프로그램인 ‘Drive Confident Scheme’은 운전 능력 저하로 인해 자신감을 잃은 고령 운전자들이 다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습 중심의 교육과정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 이론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제 운전 상황에 맞춘 반복 훈련을 통해 안전운전 습관 형성에 중점을 둡니다.

    아울러, 영국의 고급운전자 협회(Institute of Advanced Motorists)는 전문 교관이 동승하여 고령 운전자와 함께 실제 도로 주행을 진행하면서, 부주의하거나 잘못된 운전 습관을 직접 지도하고 개선하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고령자의 실질적 운전 능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인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3. 프랑스

    프랑스는 고령 운전자 관리에 있어 의료 기반 평가를 중심으로 한 정책 접근이 두드러집니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고령 운전자용 의료지침서를 개발하여, 일반의, 가정의, 신경과 전문의 등 다양한 의료 전문가들이 고령자의 운전 지속 가능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활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침서는 운전자의 시력, 반응 속도, 인지력, 약물 복용 상태 등 신체적·정신적 건강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필요 시 도로 주행 가능성까지 의료진과 전문가가 함께 결정하게 됩니다.

    또한, 프랑스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 중인 농촌 지역의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 설계 개선, 신호 체계 보완, 속도 제한 강화 등 물리적 인프라 측면에서도 제도적 보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고령자의 운전 능력을 단순히 연령으로 판단하지 않고, 의료적 진단, 실제 주행 평가, 교육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통합 시스템을 통해 사고를 줄이고 고령자의 이동권을 함께 보장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모델은 우리나라가 현실적으로 도입 가능한 참고 사례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대책 현황
    1. 년 주기 적성검사 제도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3년마다 운전면허를 갱신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치매안심센터의 인지기능선별검사(CIST)와 도로교통공단이 주관하는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고령자의 실제 운전 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지검사는 문답형 간이평가 수준에 머무르고, 교육도 이론 중심의 강의 방식에 그쳐, 실제 주행 상황에서 필요한 판단력이나 반응 능력, 돌발 상황 대처 능력 등을 평가하기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입니다.

    • 반납 제도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자의 자발적 운전면허 반납을 장려하기 위해, 일정 금액이 충전된 교통카드, 지역화폐, 현금 등을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에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 면허 반납률은 2%대에 머물고 있으며, 실효성은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그 이유로는 면허 반납 이후 겪게 되는 이동의 불편함이 가장 크게 꼽힙니다. 특히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및 중소도시 지역에서는 차량이 사실상 필수 이동 수단이기 때문에, 반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반납 혜택이 일회성에 그치고 보편적이지 않아, 고령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유인이 부족한 것도 낮은 반납률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 위험도 차이

    우리나라의 고령 운전자 사고 발생은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경북, 경남, 전남 등 일부 지방에서는 후기 고령자의 교통사고 치사율이 수도권보다 최대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도로의 물리적 환경, 교통 인프라 수준, 보행자 안전 설계, 지역 내 차량 보급률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도시 외곽이나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역의 경우, 고령 운전자 수가 급증하는 반면, 도로 설계나 관리 체계는 그에 비해 미비한 상황이라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지역 맞춤형 교통안전 정책과 인프라 보완, 그리고 고령운전자 안전운전 증진 운동본부와 같은 지역 단위의 조직적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개선을 위한 정책 제언

    1. 교통 인프라 개선 및 기술 활용

    고령 운전자의 시야 확보와 반응시간 보완을 위해 교통표지판의 글자를 확대하고, 가로수 정비 및 전방신호등 설치, 야간 가로등 강화 등 교통환경 개선이 필요합니다. 특히 사고 다발 지역인 이면도로와 군도에는 노인보호구역처럼 30km/h 이하 속도 제한을 제도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별도의 법령 정비와 단속 체계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차량 안전기술로는 차선이탈 경고장치, 전방추돌 방지장치, 자율주행 보조기능 등을 저소득 고령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구매 보조금 및 장착 비용 지원이 절실합니다.

    2. 운전 능력 검증 제도 개선

    기존의 인지검사와 이론 교육만으로는 고령자의 실제 운전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가상현실(VR)을 포함한 실제 도로주행 기반 평가 시스템의 확대가 필요하며, 운전자의 능력에 따라 운전 시간, 노선, 지역 등을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제도 도입이 요구됩니다. 프랑스처럼 의료진이 운전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전국 단위의 고령자 맞춤형 의료지침서를 도입하여 객관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것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3. 교육 및 자가 진단 기회 확대

    도로교통공단 또는 전문 교육기관을 통해 운전 자신감 회복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음주 위험성을 체감할 수 있는 음주 가상 체험, 실제 법규 위반 사례 중심의 사례 기반 교육을 확대해야 합니다. 아울러 온라인 기반 자가 진단 시스템을 개발하여 고령자 스스로 자신의 운전 능력을 체크하고 반성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육 수강도 일정 연령 이상부터는 의무화하고, 교육 이수 여부를 면허 갱신에 반영해야 실효성이 담보될 수 있습니다.

    4. 지역 맞춤형 대응 체계 구축

    광역시·도 단위로 고령운전자 교통안전센터를 설립하여 지역 내 교통사고 다발지점에 대한 모니터링, 사고 유형 분석, 맞춤형 교육 제공 등을 추진해야 합니다. 시민참여형 교통안전 모니터링단 운영과 함께 지역 사회, 민간 단체, 의료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력형 캠페인도 병행해야 합니다. 특히 재정이 부족한 지자체에는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며, 교통 인프라 보완 예산, 교육 예산, 차량 안전장치 지원 예산 등이 포함되어야 지속 가능한 정책 실행이 가능합니다.

     

    고령 운전자의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회적 과제입니다. 이는 고령자의 인지력과 신체 능력 저하로 인한 사고 위험성이라는 문제뿐 아니라, 여전히 많은 고령자가 일상생활과 생계를 위해 운전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이나 소도시에서는 운전이 곧 생존 수단이기 때문에 단순히 면허 반납을 권고하거나 연령 기준으로 운전을 제한하는 방식은 실효성이 낮고, 오히려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생활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인의 이동권과 생계 유지, 그리고 교통 안전이라는 상충할 수 있는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다층적이고 정교한 대책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선진국들의 조건부 면허제도, 의료 기반의 판단 시스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등의 사례를 참고하고, 국내 고령자의 사고 특성을 반영한 제도 정비, 교통 인프라 개선, 지역사회 기반의 예방 전략이 병행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고령자 교통안전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노인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전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운전대를 놓지 못하는 노인들…당신의 부모일 수도 있습니다
    관리자

    조회수 319

    2025-12-12
  • 들어가며

    2021년은 COVID-19(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은 시기이자,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이 빛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웹진에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를 극복하고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코로나 백신 기부]

     

     

    (그림1. 캐나다 백신기부)

    출처:유니세프https://reliefweb.int/report/uganda/canada-donates-nearly-2-million-doses-covid-19-vaccines-uganda

     

     

    202111월 캐나다 정부는 1,904,140회 투여분의 Moderna 코로나 19 백신을 우간다에 기부했습니다. 전 세계의 코로나 19 백신의 공평한 배포를 목표로 글로벌 연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COVAX를 통해 이번 백신을 전달했습니다. COVAXACT(Access to COVID-19 Tools) 액셀러레이터의 백신을 담당하며, 전염병 대비 혁신 연합(CEPI), Gavi(백신 연합) 및 세계 보건 기구(WHO)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핵심 실행 파트너로 유니세프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UNICEFCOVAX 시설을 대신하여 백신 및 관련 용품의 조달 및 배송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우간다 정부는 이번 백신 기부가 캐나다 정부의 20202월 약속한 코로나 19에 대응하기 위해 25억 달러 이상의 국제 지원의 이행이며, 현재 백신 수요가 백신공급을 초과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 기부가 시의적절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관련기사)

    캐나다 정부의 백신 기부는 코로나 팬데믹은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가 함께 극복 해야 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UN 코로나 19 긴급구호]

     

    그림2. UN 코로나 19 긴급구호

    출처: 유엔난민기구 https://www.unhcr.or.kr/coronavirus-emergency/

     

     

    유엔 난민 기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난민들을 위한 구호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긴급구호 자금을 모금하여 전염병에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는 난민 구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유엔 난민 기구에 따르면 코로나 19 긴급구호를 통해 이란에는 약 100만명의 난민이 거주하는 의료 시스템 지원을 위해 마스크, 장갑, 필수 의약품, 체온계 등 코로나 19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의료용품과 위생용품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방글라데시에서는 코로나 19 확산을 대비하여 난민과 지역 주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1,700개의 침상을 갖춘 치료센터를 짓고, 난민 대상 손 씻기 등 위생 인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다수에 나라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엔난민 기구 코로나19 긴급구호 링크:  https://www.unhcr.or.kr/coronavirus-emergency/

     

     

     

    [중환자 관리를 위한 인프라]

     

    그림3. 헝가리 정부 인프라 제공

    출처: WHO, https://reliefweb.int/report/uganda/hungarian-government-provides-mobile-infrastructure-enable-ministry-health-and-who

     

     

    헝가리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하여 우간다에 중증 및 중환자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임상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전염성 질병 환자를 관리할 수 이동식의 신속하게 배치 가능한 컨테이너를 제공했습니다.

    헝가리 정부는 140,000유로 상당의 심전도(ECG) 기계, 폐활량계, 혈당 측정기, 공기 필터, 온도계, 병원 침대, 사무실 책상, 의자, 보관함이 포함된 신속하게 배포 가능한 장치를 지원했습니다. 캐비닛, 에어컨, 6개의 "Contimed"(CN20) 접이식 용기 및 혈압 기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와 기타 잠재적인 감염성 질병이 있는 심각한 환자에게 응급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동성이 좋은 컨테이너기 때문에 중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지역으로 옮겨 환자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요 의료 시설에서 멀리 배치하여 기존 필수 서비스 제공을 방해하지 않을 수 있고 기존 침대 공간이 과포화되었을 때 추가 공간을 제공할 수 있으며, 필수 의약품 및 백신을 위한 현장 실험실 또는 온도 제어 저장 장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관련기사)

    헝가리 정부는 우간다의 의료상황에 적합한 긴급하게 환자를 수용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는 중환자 관리 인프라를 제공하며 전 세계적 코로나19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코로나19대응 지원]

     

    그림4. 영국 정부의 산소통 기부

    출처: 유니세프https://www.unicef.org/uganda/press-releases/uk-officially-hands-over-life-saving-oxygen-cylinders-support-ugandas-covid-19

     

     

    영국은 우간다에 100개의 산소 실린더를 우간다 국립 의료 매장에 기부했습니다. 이 지원은 20217월 유니세프 우간다 코로나 19 위기에 영국이 약속한 £500,000($708,000 이상)의 일부입니다. 우간다의 산소 전달 능력을 빠르게 증가시키고 생산 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제공된 자금은 Mulago National Referral Hospital을 위한 100개의 7,500리터 산소 실린더와 Namboole COVID-19 치료 센터의 Soroti 지역 위탁 병원, Mbale 지역 위탁 병원 및 Moroto 지역 위탁 병원에 4개의 산소 공장을 3개월 동안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 하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이 자금은 또한 Kayunga Referral Hospital의 새로운 산소 공장의 조달, 설치 및 유지 관리를 가능하게 하고 Arua, Mbale, Soroti Moroto의 코로나 19 치료 장치에 교육 및 개인 보호 장비(PPE)를 제공할 계획입니다.(관련기사)

     

     

    그림5. 영국 covax

    출처: 유니세프https://www.unicef.org/uganda/press-releases/occasion-uk-donated-covid-19-vaccines-uganda-under-covax-facility

     

     

    또한, 영국은 COVAX 시설을 통해 우간다에 약 300,000개 백신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나가며

     

    코로나 19는 한 나라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고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위기 상황이 종식되기를 바랍니다.

     

     

    참고자료

     

    https://en.unesco.org/news/exploring-new-and-innovative-responses-crisis-ngo-solidarity-during-covid-19

    https://reliefweb.int/report/uganda/canada-donates-nearly-2-million-doses-covid-19-vaccines-uganda

     
     
     
    코로나에 대응하는 글로벌 연대
    이음

    조회수 423

    2022-01-24
  •  

     

     

    대학 내의 공익활동은 학생동아리나 학교주관의 봉사프로그램이 전부일까? 조금 더 나아간 사회공헌 활동은 없을까. 대학생이자 공익활동 에디터인 나는 이런 가끔 고민에 빠지곤 한다.

     

    독일의 교육부 장관이었던 빌헬름 폰 훔볼트가 19세기 대학의 목적을 교육과 연구라는 2가지 기능으로 명시한 후, 영미권에서는 여기에 봉사라는 목적을 추가했다. 현대 대학의 3대 기능인 교육, 연구, 봉사는 이렇게 정립되었다. 그러나 봉사 다시 말해 사회공헌 측면은 사실 다른 2개 기능보다 소홀히 여겨져 왔고 지금도 그렇다. 대학은 어떻게 사회에 공헌해야할까? 대학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회공헌은 무엇일까?

     

    세계 최초의 협동조합이 탄생했던 사회적 경제의 근원지인 영국에서도 이런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고민 끝에 영국 코번트리 시에서는 사회적 대학이라는 말이 탄생했다. 사회적 대학이라니. 사회적 경제, 사회적 기업, 사회적 도시라는 말은 들어봤다. 대학에도 사회적이란 말을 붙여도 되나? 만약 붙인다면 사회적 대학은 무엇일까?

     

    책을 읽고 처음의 나는 위와 같은 반응을 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이제는 모든 대학이 사회적 대학을 지향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사회적 대학이 갖는 의미는 남달랐다. 코번트리에는 Coventry University Social Enterprise(이하 CUSE)이라는 회사가 있다. CUSE는 대학과 지역공동체를 대상으로 사회적 기업 중간지원, 육성, 생태계 조성 등의 역할을 하는 사회적 기업인데 컨설팅 비용, 교육수익 중 일부는 대학의 연구를 위해 기부된다. 2014~2018 동안에 CUSE65개나 되는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였을 정도로 그 규모나 성과 측면에서 꽤 성공을 거둔 기업이다. 이 기업들에 대해서는 지역공동체에 닻을 내릴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업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코번트리대학은 이러한 목표의 회사를 대학에서 운영하는 것은 세계 최초라고 자부한다. 이곳에서는 대학 3대 목표인 연구, 교육, 봉사가 별개의 목표가 아니라 순환하고 상호작용하는 구조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 목표는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를 이루는 데 최종 목적이 있다고 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그리고 그들은 왜 이것을 시도하게 된 걸까.

     

    사실 영국은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무상 고등교육을 주장하고 실천해왔다. 조금씩 정부가 예산을 줄이고 사업에 선정된 일부 대학만 재정을 지원하나 싶더니 1998년부터는 학생에게 등록금을 받고 있다. 현재는 연간 9000파운드(한화로 약 1400만원)나 되는 돈을 학생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각 대학은 기업과 손을 잡으며 재정난을 타개해나갔다. 한편 코번트리 시는 그렇지 않아도 지역산업이 쇠퇴하면서 많은 기업이 지역을 떠나고 있었고 점점 재정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었다. 지역이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대학은 지방정부에도 기업에도 기대기도 어려웠다. 코번트리시와 대학은 사회적 대학이라는 길을 걸어가기로 했다. 이는 단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새로운 길이었다.

     

    시의회는 소유한 부지의 90%를 사회적 리빙랩(사회혁신을 위해 최종 사용자 및 시민이 연구개발 기획, 실증과정 등에 참여하는 사용자 주도형 혁신모델)을 위한 테스트 배드(서비스 또는 제품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수행하는 플랫폼)로 제공했다. 대학과 함께 시 정부는 City Lab Coventry라는 사회적 기업을 세워 저탄소 대중교통과 패시브 하우스(새로운 건축공법을 활용해 최소한의 에너지로 살 수 있는 집을 말함)도입을 추진하고 연구했다. 리빙랩에는 시의 전체 인구 중 20%가 참여했을 정도로 지역혁신의 발판 그 자체였다.

     

     

     

     

    한편 대학은 내부 구성원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능동적인 시민성과 기업가정신을 동시에 키워 수십 개의 자회사,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을 세웠다. 공유사무실과 비즈니스 툴킷 제공, 자문을 통해 수익구조를 만들었고 코번트리대학의 1천 명이 넘는 학생, 직원이 지역공동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500년이 넘은 수도원에 대한 정부재정지원이 중지되자 이를 인수한 곳도 코번트리대학이 키운 마을공동체 기업이었다. 코번트리는 지역문화의 재부흥을 지역혁신의 핵심임을 알았고 지역문화 재창조와 복원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코번트리는 영국 정부의 사회적기업 도시(Social Enterprise City)인증을 받으며 완전한 게릴라 로컬리즘의 도시로 거듭났다.

     

    인구절벽, 고령화, 지방 소멸을 운운하며 위기론이 곳곳에 있지만 혁신은 보이지 않는다. 코번트리가 사회적 도시가 된 이유는 사회혁신가를 스스로 키우고 그들에게 자리를 주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왜 우리나라 지역혁신 현장에는 이 진리를 잘 관찰할 수 없는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제아무리 구조와 현실이 변화를 요청해도 사람이 없으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이제 앞에 써놓은 질문에 답을 할 때가 온 것 같다. 대학은 공익활동에 어떤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인가. 바로 사람을 키워야 한다. 또 그들이 사회적 경제를 실천하도록 지역 정부와 협력해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사회적 대학을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사회혁신과 기업지원을 통해 대학과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복무하며 대학구성원을 사회혁신가로 탈바꿈시키는 고등교육기관

     

     

     

     

    절벽 위에 서 있는 지역과 지역 대학이 사회적 대학을 조성하고 지향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과 대학은 운명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지역 내 지식공유, 문제해결의 플랫폼으로 대학만큼이나 좋은 공간은 없다고 코번트리 시는 믿었고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현재는 영국 각 지역으로 코번트리 모델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곧 이 모델을 적용된 도시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부터 혁신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및 사이트

     

    모던 대학 코번트리, 도시를 바꾸다. 송주민(2020). 이담books.

    https://www.makehope.org/?p=50982

    https://www.coventry.ac.uk/

     

    코번트리의 ‘사회적 대학’ 실험
    아사달

    조회수 439

    2021-10-19
  •  

    안녕하세요. 경기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HHDM Hyun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공연, 올림픽, 회의, 공론장 등 여러 기회가 많이 없어졌습니다. 청소년의 참여 기회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러나 바로 여기, 청소년 동아리의 다양한 활동을 알리는데 집중한 하나의 행사가 있습니다. 바로 청소년동아리전시회(YCF)입니다. 하계와 동계로 나누어 1년에 2번 정도 열리며 다양한 동아리의 모습을 교류할 수 있게 해주는 행사입니다.

     

    저는 2회차에 해당하는 때부터 언택트 심사가 이뤄지는 지금까지 YCF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여러 주제의 동아리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요, 전국에서 많은 동아리가 참여했던 만큼(전북 군산, 부산, 김포, 서울 은평 등) 청소년의 목소리를 잘 표현해주었다고 말할 수 있겠죠. 코로나19가 확산한 지금은 여름 시즌부터 언택트로 동아리 소개 영상을 받아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에서 주목해야 하는 건, 청소년이라는 나이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청소년은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소개함으로써 다양한 가치관을 공유합니다.

     

     

     

     

    2018년 여름에 방문했던 전시회 당시의 모습입니다. 인천국제고등학교(공립/IIHS)의 동아리였는데요, 조현병 등 여러 정신질환의 증상을 체험해봄으로써 새로운 심통성정을 구현하는 동아리 <심통>입니다.

     

    보통은 심리라고 하면, 상담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했었는데, 몇몇 학교에서는 심리라는 주제로 사랑, 감동 등 폭넓게 주제를 다루어 자신이 연구한 내용을 소개하고는 했습니다. 인천국제고도 그중 하나였고, 인천 고교 연합 세션에서 발표를 진행할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서울시 은평구에 있는 전국단위 자사고, 하나고등학교(HAS)입니다. 1학년 때에는 필수과목을 듣지만, 그 이후부터는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신청하여 듣는 방식의 교육으로 교육계에서는 유명한 학교입니다. 영국의 이튼 스쿨을 모티브로 하여 설립되었다고 하네요.

     

     

    그중 하나고의 Sen-V라는 동아리는 다양한 탐구활동을 통해 물리, 화학, 생물 분야에서의 지식을 쌓아가는 융합과학동아리입니다. 2018년 여름에 처음 만났을 때는 직접 종이, 스트로폼 등을 활용해 배에다가 추를 올려 버틴 만큼 상품을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습니다.

    그리고 20201월에도 참여했었는데, 그때는 화학 물질을 소재로 한 과학 추리, 과녁을 사격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전반적으로 공학, 인문학, 융합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연합동아리(포스코영재교육원 학생 모임, 반달이네 청소년기획단 등)의 활동도 적극 공유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진행될까?}    바로가기

     

    해당 링크는 청소년동아리전시회의 영상이 올라오는 유튜브 계정입니다. 주최지가 인천글로벌캠퍼스라서 해당 계정이 활용되었고요, 지난번 온택트 행사에서는 민족사관고등학교, 부산외국어고등학교, 경기외국어고등학교,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등에서 제공한 20개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그중 온라인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소개해준 동아리 몇 개 정도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우선, 강원도 횡성에 있는 전국단위 자사고등학교 민족사관고등학교(KMLA)The Scene이라는 동아리입니다. 뮤지컬 공연 봉사 동아리로 문화 소외 지역인 강원도 횡성에서 뮤지컬 공연과 뮤지컬을 활용한 교육, 봉사 등을 통해 지역 사회와 함께 뮤지컬의 가치를 향유하고, 지역 사회의 문화 발전을 도모하고자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도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한번 즈음은 방문하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바로가기

     

     

     

     

     

    세종특별자치시에 있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SASA/ 영재고)에서도 적극 참여하였습니다. 2020년에 처음 봤었던 동아리와는 다르게, Artbeat, s0sCoD3, THEBIT이 참여했었습니다. 대학 연구실에 가야만 볼 수 있을 법한 CNC, 3D 프린터, 레이저커팅기 등의 기기를 활용하여 굿즈를 생산하여 메시지를 전한다고 합니다. 또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면서,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중이라고 하네요!

     

     

     

     

    심사위원으로서 준비성, 전문성, 참여도, 호응도, 확산성을 중심으로 계속 청소년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동아리를 계속 만나왔습니다. 그들이 가진 영향력과 사회적으로 이바지하려는 모습에 놀랐고, 제 시대와는 다르게, 다양한 가치관을 고민할 수 있다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청소년의 메시지를 이을 수 있는 주최기관인 워밍코리아(Warming Korea)도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청소년의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도와주는 프로그램, 청소년동아리전시회(YCF)
    HHDM Hyun

    조회수 612

    2021-02-15
<< 1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