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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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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션별 토론 '세션1' <공익활동 기록, '재미'와 '의미'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저는 최근 2024년의 연말을 맞이하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요. 바로 11월 9일 ‘2024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너와 나의 연결, 공익 기록]’에 참여했답니다~ 이번 시민기록컨퍼런스는 파주 지혜의 숲 ‘지지향’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웹진을 통해 세션 토론 [“공익활동 기록, ‘재미’와 ‘의미’ 모두 잡을 수 있을까?”]와 ‘참여자 네트워크’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경기도 공익 기록활동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계속 집중해 주세요!

     

     

    세션 1은 고승혁 좌장(소프트콘 컴퍼니 대표)님의 진행으로 윤명희 교수님(前 파주중앙도서관장), 임민아 대표님(미디어랩 ‘이유’ 대표) 그리고 심지 님(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총 네 분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파주’는 남북 경계의 지역으로 분단과 동시에 종전과 평화를 상징하는 지리적 특성이 있는데요. 윤명희 교수님은 이러한 특성을 담아내 파주의 역사적인 기록들을 후대에 잘 전수하는 것이 도서관의 역할이라 생각하셨다 합니다. 따라서 파주 중앙도서관에서 지역기록화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처음 시작은 도서관 서비스 ‘휴먼 in Paju’ 였습니다. 파주에서 40년 이상 살아온 분들의 기록을 ‘시민채록단’이 발굴 및 출판하여, 도서관에 코너를 마련해 전시했는데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민간 기록을 공공 기록으로 남길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을 더 체계화했습니다. 현재는 파주의 기억을 기록하는 조직 및 아카이브 시스템이 구축되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파주중앙도서관은 시민과 함께 하는 풀뿌리 기록화 사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날 윤명희 교수님께서는 기록화 사업에 참여했던 시민분들이 자신만 알고 있던 기록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며 기쁨과 사회적 유대감을 느낀다고 얘기해주셨습니다. 이같이 공익활동 기록의 ‘재미’와 ‘의미’ 둘 다 잡을 수 있는 지점은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임민아 대표님은 아마추어리즘을 통한 시민기록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전문 장비가 필요한 전통적 미디어와 달리 오늘날 우리는 손 안의 스마트폰만으로도 많은 걸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시민기록은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순간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날 것’입니다. 임 대표님은 유튜브 채널(커뮤니티플랫폼 이유TV)의 ‘임사장이 간다!’ 코너를 통해 아마추어리즘 시민 기록을 실천 중이신데요. 오직 스마트폰과 셀카봉만으로 지역의 역사, 시민사회 활동 등 현장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시민 기록에서만 나올 수 있는 유머도 있는데요. 부천 협동조합 지역신문사인 ‘콩나물 신문사’는 종합 언론사 신문에 실리지 않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독자들에게 쉽고 재밌게 다가가기 위해 신문 1면을 백지로 내어 아이들의 낙서장으로 활용되거나, 명절 기간에는 윳놀이 판을 인쇄해 배부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전문적이지 않아도 시민기록을 통해서 지역과 사회를 위해 누가 어떻게 힘쓰고 있는지를 ‘재밌게 전달할 수 있는데요. 재미와 의미에 더불어 지속성을 위해 ‘성취감’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공익 기록 활동의 지원은 기획된 사업에 시민들을 참여시키는 방식보다 그들이 직접 기획 및 주도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윤명희 교수님과 임민아 대표님의 유익한 발제를 들어보았는데요! 아카이브 에디터로서 저도 ‘공익활동 기록이 재미있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던져보곤 했었는데, 두 분의 발제 내용을 들으며 많은 해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두 분과 심지 에디터님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요. 그 내용은 심지 에디터님의 웹진에서 확인해 주세요!

     

     

     

    참여자 네트워크 "당신에게 공익기록이란?"

     

     

     

    세션 토론이 끝나고 시민기록컨퍼런스 참가자 모두가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모두 돌아가며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공익기록은 무엇이며,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력팀 이수정 과장님은 “공익기록이란 ‘4기 아카이브’이다”라는 감동적인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이 밖에도 참가자분들이 너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답니다. 이렇게 각자 사는 지역, 나이, 직업 등은 다를지 몰라도 공익 기록에 관심과 열정으로 모여 교류하는 자리가 정말 의미 있었는데요. 준비된 시간이 길지 않아 내심 아쉬웠답니다,,(다음엔 더 많은 활동을 길게 했으면..!)

     

     

     

    이렇게 ‘2024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너와 나의 연결, 공익 기록]’을 성황리에 마쳤는데요! 공익기록의 가치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기록의 방향성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너무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번 시민기록컨퍼런스가 출판단지가 위치한 파주에서 개최된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책은 정보 전달의 역할도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교류하도록 돕는 중요한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공익 기록도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공익 발자취를 기록하고, 사회 구성원들을 연결하며 더 나은 사회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두 가지가 매우 닮아있지 않나요? 앞으로도 공익 기록에 대해 고민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길 바라며 이번 웹진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장스케치]2024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_공익기록이 재미없다는 편견은 버려!
    채쿄

    조회수 692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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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널들(왼쪽부터 한수연, 박누리, 전진한)과 엄상미 좌장

     

     

    출판도시 파주의 멋진 공간 지지향에서 열리는 ‘2024 시민기록 컨퍼런스를 편한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던 차에, 세션별 토론 패널이라는 부담스러운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4기 에디터로서 두 전문가에게 질문을 던지는 역할이었는데, 발표를 듣기 전에 사전 자료만으로 질문을 미리 뽑아가려니 발표자들에 대해, 또 그분들의 강의안에 대해 공부를 해야 했어요. 당일의 토론이 자료와는 다르게 전개될 수 있으니 예비 질문도 몇 개 더 준비해야 했고요.

    접근법을 고민하다가 올해 에디터 활동에 대한 저의 소회를 질문 속에 녹여내 보기로 했습니다. 다음은, 그런 차원에서 비전문가인 제가 전문가 패널들께 드린 질문과 그에 대한 두 분의 답변입니다.

     

     

    전진한 소장님께

    Q. 기록관리 운동의 산증인이시네요. 기록의 당위성과 알권리에 대한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기록은 기념할 만한 치적뿐 아니라 재난과 실책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모두 남기는 것이라는, 기록의 가치중립성을 강조하셨는데요.

    저는 올해 시민사회단체 포럼과 심포지엄 취재를 위해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을 몇 차례 출입했습니다. 국회와 시민사회가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연대하는 그 자리에 여당 국회의원은 한 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취재하는 저 역시 중립에 서 있진 않았겠죠. 나중에 원고를 제출했을 때, 독자들의 다양한 성향을 고려하여 문장 몇 군데에서 감정을 조금 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면 예산 삭감을 자행했습니다대신 그냥 예산을 삭감했습니다로요.

    그 일을 계기로 저는 앞으로 원고 쓸 때 가치중립에 좀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한편으로 과연 우리 공익웹진 독자들은 어떤 성향일까, 얼마나 다양할까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자유라는 말이 어느 진영의 전유물처럼 되어버렸듯이 어쩌면 시민사회라는 말, 민주주의라는 말, 그리고 공익이라는 말까지도 이미 중립적 가치는 아니지 않을까요? 앞으로 저는 어떻게 하면 좀 더 가치중립적인 원고를 쓸 수 있을까요?

     

    A. 기록관리학에서 처음 배우는 게 바로 책과 기록의 차이입니다. 제가 항상 시험문제로 내는데, 책은 사유의 산물이고 기록은 행동의 산물입니다. 가치중립적이고 불편부당하다는 것은 무슨 얘기냐면, 여기서의 가치란 어떤 사상이 아니에요. 자기가 행동한 것을 쓰라는 겁니다.

    내가 한 행동, 아니면 다른 사람이 한 행동을 쓰는 게 기록인데, 그 기록에 평가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 평가도 기록이에요. 같은 사건을 구술하는데 전혀 다르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굉장히 중요한 사료가 됩니다. 각자의 기록을 교차검증할 때 충분히 또 다른 기록, 또 다른 창조물이 나올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어떤 원고를 쓸 때 내가 지금 행동하는 걸 쓰고 있는 건가, 아니면 내 머릿속에 있는 걸 쓰고 있는 건가, 아니면 내가 평가를 하고 있는 건가, 이것을 구분하면서 쓴다면 좋은 기록이 될 것입니다.

     

     

    박누리 편집장님께

    Q. 로컬을 기록하는 일의 소중함을 잘 들었습니다. 편집장님은 구미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언론을 공부하고 옥천에서 15년 가까이 신문과 잡지 발행을 통해 문화운동을 하고 계십니다. 잘되려면 서울 가야 한다는 사회통념을 거부하고 건강한 지역살이 중인 청년의 존재가 정말 귀하게 느껴지네요.

    재미있게도 저의 경우는 정반대인데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공부하고 신혼생활도 서울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20년 전 남편 직장 따라 화성으로 왔어요. 서울살이를 고집할 필요가 뭐 있나 싶어 망설임 없이 내려왔습니다. 나중에 화성에도 신도시가 생겨서 지금 신도시에 살긴 하지만, 어쨌든 서울로 다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고요. 오히려 어디까지 더 내려갈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좋은 분들 만나서 만족스러운 서울밖살이를 해온 덕입니다.
    그런데 서울이 고향인 사람으로서 서울을 좀 변호하고 싶기도 해요. 그 큰 도시를 서울이라는 한 단어로 묶을 수 있을까요? 서울이 서울밖 사람들에게 어떤 일반화된 이미지로 규정당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좋은 공동체 안에서 잘 지내고 있지만, 만약 서울에 계속 살았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그랬더라도 뜻 맞는 사람들과 재미나게 살았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자의든 타의든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되더라도 거기 가면 또 좋은 이웃들을 만날 것 같아요. 저한테는 어디 사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과 사느냐가 더 중요한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서울 가야 잘 된다는 말에서의 서울은 특정 지역이라기보다 서울로 대표되는 중앙의 권력이나 힘을 의미하죠. 저는 사실 서울에서 계속 사는 게 좋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지금 한국 사회는 모든 게 너무 중앙에 집중돼 있잖아요. 우리가 이걸 바꾸려면 서울 사는 사람들이 좀 흩어져야 되는데, 모두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들을 비난하려는 건 물론 아닙니다.

    저도 지금 제가 하는 일이 없었으면 지역에 못 살았을 것 같기도 해요. 이 일이 제 삶의 중요한 파트너고 좋은 이웃이자 동료이기 때문에 사는 거지, 무조건 지역에 살아야 된다는 생각으로만 살았다면 당연히 힘들었을 거예요. 내가 어떤 이웃들과 살고, 그 공동체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가 사실은 제일 중요하죠. 내 이웃과 연결되는 순간 그 자체가 작은 공동체, 작은 지역사회가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옥천 같은 농촌 지역에서 이런 일들이 훨씬 쉽게 되는 경향은 있어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하는 동네가 아니기 때문에, 누가 노력해서 만든 게 아니라 옛날부터 있었던 어떤 연결의 감각이 여전히 남아 있거든요. 그런 감각을 서울이나 수도권 안에서도 깨워 나갈 필요가 있어요. 제가 지역에서 하고 있는 활동도 그것과 맥이 닿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좌장을 맡은 엄상미 연구원은 누가 기록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기록이 생산될 수 있다그리고 어떤 지역에서건 로컬리티와 커뮤니티를 놓지 않고 살 때 우리 삶터에 대한 의미가 살아난다라는 두 문장으로 위의 질의응답을 정리해주셨습니다.

     

     

     

    공익기록 안에서 우리 사회와 나를 돌아보다

    세션토론을 준비하면서 문득 2018년 대히트를 쳤던 김영민 교수의 칼럼이 떠올랐습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다들 아시죠? 그 칼럼을 여기에도 대입해 봅니다. 공익이란 무엇인가. 시민이란 무엇인가. 기록활동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컨퍼런스란 무엇인가. 토론이란 무엇인가. 전문가란 무엇인가. 비전문가란 무엇인가.

    우리가 기록의 힘은 많이 이야기합니다. 어떤 것이 영영 사라지기 전에 기록되어서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이어질 때의 생명력, 그 의미를 부정할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나이 탓인지 요즘은 잊혀진다는 것을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잊혀질 권리라는 말도 있잖아요. 꼭 어떤 사건의 피해자라서가 아니라, 생명이 다하면 기록도 기억도 남지 않고 온전하게 소멸하는 것, 그런 건 어떤가? 그런 것도 괜찮지 않나?

    지금은 모든 게 너무 짧은 호흡으로 나타났다가 흘러가버리는 시대인데요. 반대로 오랜 과거의 흔적이 파헤쳐져서 심판대에 오르기도 합니다. 그 개인으로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가 다를 수 있고, 그 시간 동안 내 가치관과 태도가 얼마든지 변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흑역사도 미담도 하나 발굴됐다 하면 우르르 몰려들어 침소봉대하는 이 시대가 그래서 저는 불만이랍니다. 보여주기식 SNS 홍수도 마뜩잖고요. 그런 면에선 확실히 꼰대지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차라리 이름도 그 무엇도 남기지 말고 자기 시대를 깔끔하게 마감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건 어떨까요?

     

     

    아무리 빠짐없이 기록한다고 해도, 기록은 기록생산자의 의도에 따른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록을 함으로써 기억하는 부분도 있지만, 기록을 함으로써 기억하지 못하는 나머지 부분도 있다. 기록활동 주변을 계속 맴돌면서도 저는 자꾸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김초엽 작가의 단편 <포착되지 않는 풍경>, 사진 속에 절대 담기지 않고 오직 직접 본 사람들의 마음에만 남는 풍경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공익 기록활동, 어디까지 왔니? 저의 공익 기록활동은 그렇게 마음에만 남기까지 와 있습니다.

    [기획]시민기록컨퍼런스_공익 기록활동, 어디까지 왔니?
    참비움

    조회수 462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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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심지입니다. 지난 119, 2024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너와 나의 연결, 공익기록의 세션토론1: “공익활동기록, ‘재미의미모두 잡을 수 있을까?에서 함께 나눈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저는 작년부터 에디터 활동을 시작한 아마추어 기록활동가인데요. 기록의 대가이신 윤명희 교수님(파주 중앙도서관 관장), 임민아 대표님(미디어랩 이유)과 함께 세션토론 패널로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저는 'MZ 공익기록 활동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공익기록이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즐거움도 담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였습니다. ‘의미 있는 기록이라 하면 약간 진지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지 않나요? 그래서 공익기록이 모든 세대에게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지역 기록이 세대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까?’입니다. 두 분의 발제를 들으면서 저는 한국의 장수 드라마였던 전원일기가 떠올랐어요. 비록 제가 방송이 한창이던 시대에 살지는 않았지만, 80-90년대 농촌 사회를 그대로 담아낸 이 드라마를 통해 과거 세대의 삶과 고민이나 농약 사용 논쟁, 식량 자급 문제 등 사회적 이슈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전원일기처럼, 지역 기록도 특정 시대 사람들과 공동체의 삶과 고민을 반영하는 역사적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지역 기록화 프로젝트는 지역의 역사적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윤명희 교수님께서 소개해주신 휴먼 인 파주나 임민아 대표님의 파주 법원읍 백년상점콘텐츠와 같이, 지역에 오래 거주하신 분들이 참여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젊은 세대가 다가가기에 아직 다소 거리감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지역 기록이 어떻게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통의 다리가 될 수 있을까요? 기록화 과정에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으신지, 두 분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 윤명희 교수님: 공간, 만남, 주체적 참여

    도서관은 엄숙함, 정숙함과 같이 경직된 이미지가 있는데요. 벽을 트고 턱을 낮추는 등 도서관 공간을 개방적으로 바꾸고 나니 젊은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어린이, 청소년, 어르신, 다문화 등 각각 따로 마련된 도서관에 갔는데, 공간 자체를 일단 확장을 해서 누구나 왔다 갔다 할 수 있게끔 하는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또 어르신들을 주체로 하여 마을기록을 담아냈다면 그 자제분이나 젊은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만남의 시간을 마련하여 세대 간 만남이 일어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기획하여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청소년들이 그 지역에서 구전되는 얘기들을 어른들로부터 들으면서 이야기를 모아 내는 작업도 있었고요. 법원읍에서 마을 다큐를 만들 때는, 어른은 갈등이 있을 때 중재하는 역할처럼 어른의 역할을 하시고, 매체를 다루는 것에 있어서는 젊은 사람들이 더 주도성을 가지면서 서로의 장점이 어우러지기도 하였습니다.

     

     

    - 임민아 대표님: 소통의 창구 마련

    2020년 당시 파주읍의 마을방송국은 노인분들과 젊은 세대가 교류 없이 갈등이 커져가던 때에, 직접 만나서 소통이 어렵다면 라디오로 소통해보자!’라는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습니다. 마을회관 2층에 방송국을 만들어서 라떼는 말이야콘텐츠를 제작하였는데요. 옛날에 마을회관의 건축위원장으로서 돈을 모으고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 만들었던 이야기, 마을회관을 지을 당시 버스기사 한 달 월급을 통으로 기부하셨던 이야기 등을 담았습니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라디오로 들으며 세대 간 갈등이 완화되고 서로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주제는 지역의 재미 요소를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입니다. 윤명희 관장님께서는 도서관의 역할 중 하나를 지역 기록화라고 정의하셨고, 임민아 대표님께서도 지역 기반의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고 계시는데요. 두 분의 발제를 들으면서 지역 주민이 기록의 주체가 되고,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로서 기록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 시민채록단이 남긴 기록을 기반으로 한 전시와 강연을 통해 주인공과 관계있는 가족, 마을 분들이 도서관을 방문하면서 기록이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도서관 이용자층을 발굴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역 기록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염려가 듭니다. 사실 우리 마을의 역사나 이웃 이야기까지는 재미있어도, 다른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또 채록된 기록들이 전시와 강연 이후 어떻게 지속적으로 활용될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읽을거리, 볼 거리, 말할 거리가 되는 지역의 재미 요소를 어떻게 발굴하고 계시는지, 지역 소재를 찾는 노하우를 들어보았습니다.

     

    - 윤명희 교수님: 첫째도 둘째도 시민 참여!

    시민 참여가 많다는 것은 곧 시민이 하고자 하는 것들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관과 시민 간 상호 신뢰가 이루어지면 기관은 시민 의견을 적극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이 생기고, 시민들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면 흥미로운 주제 찾기는 시민과 함께 하면 되는 것입니다. ‘시민이 제안하는 걸 해드리면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 임민아 대표님: 평범한 사람들 속 보석알아보기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진짜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한테 관심을 가지고 진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석이 하나씩 튀어나와요. 기록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볼 줄 아는 눈이 있어야 되거든요. 어떤 사람의 인생에서는 스스로 보잘것없고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고 있었는데, 누군가로 인해서 내가 보석같이 빛난다고 하면 그 사람 인생에 정말 엄청난 선물이거든요. 저는 현장에서 그런 감동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게 재미가 되고 지속 가능한 활동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제가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분들에게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듭니다. 소재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정말 널렸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한 분 한 분 만나서 이야기 나누면 책 한 권이 또 나올 거예요. 저는 그런 마음으로 다니고 있고요.

     

    세 번째 토론거리를 말씀드리기 전에, 에디터로서 재미와 의미를 잡는 기록에 대해 고민해온 이야기를 조금 하려고 합니다. 작년부터 아카이브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지점은 공익에 관심 없는 사람들과 공익활동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공익 기록이 공공의 의미를 넘어서,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일상의 일부로 다가가게 할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공익과 일상 속에서 맞닿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공익은 재미없고 주제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센터에서도 이 부분을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접근 방식을 시도하였는데요. 공익활동 성향테스트 같은 형식으로 공익을 가볍고 재미있게 소개하기도 하였고요. 에디터로 공익웹진의 원고를 작성할 때, 공익 주제와 맞닿은 OTT 콘텐츠를 소개해 보기도 했고, 조금 딱딱한 내용을 전달할 때는 숏폼영상까지는 만들지 못하더라도 카드뉴스와 같은 이미지 중심의 전달 방식을 도입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의미 있는 기록에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도 좀 더 팬시하고 파격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할까?’라는 고민이 들었는데요. 두 분 발제를 통해 이 고민을 지역 기록과 연결지어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주제로 저는 ‘MZ세대의 일상 콘텐츠가 공익 기록의 일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MZ 세대는 자신의 일상을 SNS에 자연스럽게 기록하고 공유하며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곤 하죠. 인스타그램을 예로 들면, 인스타그램에는 스토리라는 기능이 있는데요. 사진이나 짧은 영상을 바로 찍어서, 그 위에 텍스트를 넣을 수도 있고, 음악을 입힐 수도 있고, 링크를 연결할 수도 있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처럼 아무 질문이나 받아서 답해줄 수도 있고, ‘앞머리 자를까/말까?’와 같은 투표를 올릴 수도 있어요. 어떻게 보면 수시로 기록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공익 기록도 이렇게 더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면 젊은 세대에게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Z 세대의 일상 콘텐츠가 지역 기록의 일부가 되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의미 있는 기록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두 분의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 윤명희 교수님: 시도해 보고 실패해도 괜찮은 공간

    젊은이들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기회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요. 도서관에서 짜놓은 기획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아닌, 젊은이들이 직접 기획을 해서 가지고 오는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할 수 있겠죠. 그럼 처음에는 봉사활동 차원으로 시작을 했다가도 그 활동의 의미와 가치가 주변으로부터 지지를 많이 받게 되면 예산 확보로 이어질 수도 있고요. 약간 테스트 베드처럼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어디냐? 지역의 도서관이다! 지역의 도서관들이 그런 열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합니다. 시도해 보고 실패해도 괜찮은 공간이 우리 사회에 많이 주어지지 않는데 파주 중앙도서관 5층의 메이커 스페이스는 도서관이라는 공공 공간을 시민의 실험실로서 열어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경로를 통해, 경직되어 보이는 공공조직에 틈을 내주시는 역할을 MZ세대들이 해주시기를 바라봅니다.

     

    - 임민아 대표님: 알아서 잘 하는 청년들! 공간과 장비를 지원하자

    파주 중앙도서관 2층에 장비가 아주 잘 갖춰진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특히 청년분들은 모일 공간이 없다고 말씀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그 스튜디오를 미디어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창작이 가능한 공간으로 사실은 열어주면 되는 겁니다. 그렇게만 되어도 청년들은 알아서들 하세요. 청년들의 제안이 들어왔다 그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게 한번 논의해 보자 이런 걸 좀 해주시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말씀을 좀 드립니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서의 공익 기록>

    이번 세션토론을 통해 공익 기록이 그 자체로 충분히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파주중앙도서관의 라키비움 형태가 흥미로웠습니다.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이 결합된 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어, 방문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또 커뮤니티플랫폼 이유TV의 콘텐츠 역시 기록을 보는 사람도, 기록을 하는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방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콘텐츠를 통해 기록이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공감과 재미를 담은 생생한 스토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이 소개해 주신 사례들을 보면서 기록의 재미란 기록의 결과물로서만이 아니라, 기록이 보관된 장소, 그 기록을 공유하는 플랫폼, 기록을 진행하는 과정들로부터 나올 수 있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션 토론을 통해 여러 자극을 받으며 공익 기록이 단지 보존의 의미를 넘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게 되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기획] 시민기록컨퍼런스_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서의 기록
    심지

    조회수 430

    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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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록 전문가 특강 <공익활동으로서의 기록>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소설을 쓰기 위해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 <4.3과 여성,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 등 국가 폭력을 증언하는 피해자들의 구술 기록을 수없이 살폈다는 인터뷰를 본 적 있습니다. 구술기록이 작가로 하여금 당시 사람들의 고통을 감각하도록 도왔다는 지점이 인상 깊었는데요, 이처럼 기록의 끌림을 느낄 수 있는 행사가 있습니다. 지난 11월 9일 파주 ‘지지향’에서 열린 ‘너와 나의 연결, 공익기록_2024 경기도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이하 컨퍼런스)에 다녀왔는데요, 공익웹진에 기록을 쌓는 에디터로서 의미가 남달랐던 이번 행사 특강 소식 자세히 전해드릴게요.

     

     

     

    컨퍼런스 오전 시간에는 박희정 작가의 특강 ‘공익활동으로서의 기록’이 마련됐습니다. 박희정 작가는 장애인 탈시설 문제와 세월호, 이태원 참사 등에 관심을 두고 기록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만드는 인권 활동가입니다. ‘당신의 말이 역사가 되도록’, ‘금요일엔 돌아오렴’ 등의 공동 저자이기도 합니다.

    책이미지 사진출처: 교보문고

     

    박희정 작가는 자신의 활동을 인권 기록활동이라고 말합니다. 기록활동 앞에 ‘인권’이란 말을 앞세운 이유는 모든 기록을 인권의 관점으로, 인권적으로, 인권운동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기록으로 만드는 과정 자체에서 인권 침해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요, 이 원칙이 그냥 어떤 윤리일 뿐만 아니라 그것 자체가 좋은 기록을 만드는 중요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운동으로서 기록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기록이라는 수단 혹은 매개를 통해서 연대를 하고 그것을 통해서 현장의 어떤 언어들을 같이 빚어내고 또 그걸 사회에 같이 전하는 그런 활동으로서의 기록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 활동을 통해서 우리 사회 전반에 인권의 가치가 확산하기를 바라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언어를 기록을 통해 함께 빚어내는 사람들, 지금까지 작가의 기록은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공동의 기록 작업을 시작한 계기는 2008년 ‘밀양 송전탑 사건’이었는데요, 기록노동자, 작가, 인권활동가 등이 모여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밀양 주민의 삶을 기록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이 작업의 결과물이 ‘밀양을 살다’입니다.

     

    ‘밀양을 살다’가 출간될 무렵 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경험한 기록활동가들이 세월호 참사 현장에 귀를 기울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된 현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을 붙들려는 분투가 치열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4.16 세월호 참사 작가기록단’을 구성하고 세월호 참사 1주기였던 2015년부터 10주기인 올해까지 6권의 기록집을 발간했습니다. 유가족, 생존 학생으로 불리는 이들, 희생자의 형제자매 등의 목소리를 담았고, 세월호 참사 가족 협의회의 투쟁을 기록하고 세월호 참사 10주기 백서를 제작했습니다. 글로 참사의 증거를 남기고 흩어지는 고통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들 방법을 모색하며 안산과 국회, 청운동, 광화문과 팽목항 등지에서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록한 결과입니다. 박희정 작가는 기록의 의미는 사회를 바꿔내는 것에 있다고 거듭 말합니다.

     

    “참사 희생자들의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그 전제에서, 이분들의 회복이 삶의 재구성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그 ‘애도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내는 것 다시 말해서 사회를 조금이라도 바꿔내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우리의 기록의 의미라는 것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길을 좀 찾아보는 것이라는 거였고요.

    그중에 이 고통이라는 것이 항상 어떤 사회의 시선 어떻게 보면 좀 가해자의 시선에서 빠르게 정리되고 덮어버려졌다면 피해자들이 느끼고 있는 이 고통이라는 것이 무엇이냐

    상실이라는 것이 무엇이냐를 좀 제대로 듣고 이해해 나가자는 것이 저희 기록의 또 하나의 목적이었습니다.”

     

     

    함께 언어를 짓는 공동기록의 성과는 개인을 넘어, 한 현장을 넘어 공유되고 확장되어야 하는데요, 밀양에서 세월호 참사로 그리고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에까지 확장되고 연결됩니다. 더 이상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세상을 우리 모두 바라지만 세상의 변화는 생각보다 더딥니다. 반면 참사의 기억은 순식간에 잊힙니다. 참사에 대한 공동의 기억을 다지고 쌓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공통감각을 가진 이들이 결국 더디더라도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은 유가족과 생존자의 이야기를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2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어느 날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출간 소식을 담은 기사를 읽은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씨가 출판사로 연락해 영문판이 있는지 문의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태원 참사 당시 잊힌 외국인 희생자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빠르게 지우고 잊으려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외국인 희생자의 존재는 너무나 작아 목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었는데요, 올해 이태원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때 라쉐드 씨는 한국을 방문해 딸에게 추모의 편지를 써 낭독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참조)

    출처 : 뉴스타파

    기록은 글과 책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국에서 북토크를 열거나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를 읽는 행동독서회(참고자료 참조)를 펼치기도 합니다. 행동독서회는 ‘땡땡책협동조합’이 처음 시작 했는데요 오후 6시 34분에 이태원에 모여 책 읽기 퍼포먼스를 합니다. 오후 6시 34분은 이태원 참사 당시 112에 첫 신고전화가 닿은 시간입니다. 여러 방식으로 책을 함께 읽고 참사의 기억을 나누는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록은 참사 희생자와 더 많은 시민을 연결하는 통로가 됩니다.

    끝으로 박희정 작가는 인권 기록활동을 하며 알게 된 것들, 배운 것에 대해

    들려줬습니다.

     

    “근데 우리가 얼굴을 마주하고서 같이 애도할 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구나

    라는 걸 이런 활동을 통해서 제가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애도의 공동체가 이제 기록 활동의 공동체가 되었다고 말씀드렸고, 이러한 일들이 애도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시도했던 일들이고 그렇게 해서 함께 연결된 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앞서 인권 기록 활동이라는 말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설명하면서 처음에는 저희도 그냥 기록이라는 말을 썼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기록이라는 거는 결국 활동이 될 수밖에 없겠구나.

    우리가 지향하는기록이라는 거 사람과 사람을 잃고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 여기에 연결이라는 말씀드렸잖아요.

    누군가를 위하는 일인 줄 알았던 이 활동이 실은 내게 가장 이로운 일임을 깨달은 뒤 이 기록 활동을 놓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수록 내가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 더 잘 알게 되거든요.”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더욱이 고통스러운 목소리일수록 민감하게 감각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명징한 설명입니다. 그동안 나의 기록은 어땠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너와 나의 연결을 넘어 사회적 기억을 빚어내는 기록, 기록

    활동을 위해 더 바지런히 세상의 소리를 듣는 연습부터 계속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1) 유튜브 “밀양을 살다 - 밀양이 전하는 열다섯 편의 아리랑” https://youtu.be/-9IXn81k53M?si=Yx_TP_79vb0N-n6j

    2) 뉴스타파 기획취재 [이태원 참사 2주기] ① 우리는 아직, 보내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 씨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 씨 인터뷰 https://newstapa.org/article/CCThY

    3) 행동독서회_‘땡땡책협동조합’ 김민희 대표 인터뷰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26057178&memberNo=43688391

     

     

     

     

    세션별 토론 '세션2' <공익 기록활동, 어디까지 왔니?>

     

    2024경기도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너와 나의 연결, 공익기록’ 오후 주요 일정은 세션별 토론입니다. 공익활동을 기록하는 웹진에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공익 기록은 개인적인 끄적임과 무엇이 다르고 어떤 지향점을 갖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공익 기록 활동의 시작점부터 지금은 얼마나 어떻게 변화했고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궁금합니다. 잠시 후 만나 볼 세션 토론 2에서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익 기록 활동, 어디까지 왔니?”

     

    토론이 열리는 ‘지지향’ 5층 회의실로 함께 가보시죠.

     

    오늘의 좌장은 엄상미 전 화성시 정책아카이빙 전문관 (컬쳐플레이트 선임연구원)이 맡았습니다. 시원시원한 입담으로 초반 어색한 회의실 공기를 활기차게 만듭니다. 패널 소개가 이어졌는데요. 2002년 시민의 알권리 운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알권리연구소’ 전진한 소장, 충북 옥천에서 남다른 지역 생활을 일구고 지역 소식을 전하는 ‘월간 옥이네’ 박누리 편집장 그리고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참비움) 한수연 활동가가 함께합니다. 공익 기록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잔뼈가 굵어진 패널분들이라서 공익 기록 활동에 대한 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큽니다.

     

     

    전진한 소장님의 발표로 세션2의 문을 엽니다. ‘공공기록물법 제정부터, 민간 기록 확대까지’라는 발표 제목만 봤을 때는 행정과 학술 용어로 가득한 내용이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 툭!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 공익 기록 활동의 역사가 되었다는 게, 그러니까 ‘전진한’이라는 개인의 역사가 공공의 역사가 된 경우인데 이런 걸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듣다니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는 소장님이 2002년 참여연대에 취업하며 겪은 시행착오로부터 시작합니다.

     

     

    “2002년도에 제가 참여연대에 취업했습니다. 근데 이상한 부서에 배치를 받았어요. 정보공개 사업단이라는 곳에···정보 공개 소송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까 변호사님들이 힘들어가지고 다 그만두겠다고 막 그런 식이었어요. 98년부터 요즘 검찰 특수 활동비 공개로 유명한 하승수 변호사하고 같이 일을 했는데 소송을 너무 많이 하시니까 다들 힘드신 거예요. 그래서 정보 공개 운동 그만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하다가 명지대에 이렇게 기록관리 대학원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저희 전문위원들이 거기서 공부하는 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분들이 저한테 정보공개 운동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보공개 운동을 하더라도 그 안에 기록이 없는데 무슨 운동을 하냐···기록 관리 운동을 하자. 이렇게 회의를 해서 옳다구나 내가 드디어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열겠다고 해서 기록 관리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게 우리나라의 시민운동 역사상 처음입니다. 우리나라가 공공기록물법을 만든 게 1999년입니다. 놀랍게도 해방 이후에 45년부터 1999년까지 기록이 없어요.”

     

    전진한 소장은 국가기록물 관리가 실제 얼마나 부실한지 실태를 고발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언론사와 협업, ‘기록이 없는 나라’라는 탐사보도를 했습니다. (참고자료 참조) 창고에 곰팡이가 잔뜩 낀 채 방치된 국가 기록물을 찾아내고, 국가 기관의 무차별 기록물 폐기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국가 기록물 관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 이 같은 활동은 실제 2004년 국가 기록관리 총괄부서로 ‘국가기록원’이 자리매김하는 변화를 불러옵니다. 전진한 소장은 공익 활동 단체마다 홈페이지 제작에 신경 쓸 것을 주문했는데요, 단체의 주요 자료를 효율적으로 보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를 참조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사진출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

     

    전진한 소장이 손꼽는 참고할 만한 최근 기록 활동 사례에는 부산의 기록 공동체 ‘빨간집’, ‘10.29 이태원 참사 작가 기록단’, ‘완주 화정 마을 할머니들의 사진 기록집’, 정치인과 같은 주요 인사의 발언 빅데이터를 분석해 통찰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스피치로그’ 등이 있습니다.

    사진출처: 완주미디어센터

     

     

    사진출처: 스피치로그 홈페이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재난이나 온 국민이 즐거울 때 축제들도 기록해야 하고 체계적으로 본인의 알 권리를 실현해야 합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너무 정치적인 일만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큰 사회적 사건도 중요하지만 우리 마을의 기록들도 그만큼 중요하잖아요···.

    여러분 기록이라는 게 어떤 건물일 수도 있고 글자일 수도 있고 사진일 수도 있고 목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록들이 앞으로 여러 분야를 통해 확대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이어서 충북 옥천에서 평범한 이웃을 취재하고 농촌의 일상과 변화를 담는 ‘월간 옥이네’ 박누리 편집장의 발표입니다. 박누리 편집장은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2010년 ‘옥천신문사’ 취재 기자가 되었고 지금은 어엿한 15년차 충북 옥천 주민입니다.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했는데 교수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풀뿌리 언론 중에 옥천신문이라는 훌륭한 신문사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인상에 오래 남았고, 때맞춰 옥천신문 취재기자 공고가 떠서 운명 같은 옥천 살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흔히 서울이 우위에 있고 지역은 서울을 따라가야 할 것처럼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구조 속에서

    그리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그냥 서울에 있는 게 여긴 없어 로만 인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게 대등한 존재 혹은 어떻게 본다면 어떤 지점에서는 훨씬 더 앞선 공간의 역할들을 지역사회가 이미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는 그런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고 만드는 일들을 계속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옥천 신문 같은 비판 저널리즘의 역할이 다 해내지 못한다면 이외에 다른 형태의 기록 활동들

    그리고 또 기록을 기반으로 다른 활동들을 통해서 그걸 지역사회에 계속 전파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서울의 눈과 욕망과 입이 아닌 지역의 눈으로 지역의 모습을 지역의 입으로 말하는 매체, 그렇게 탄생한 것이 ‘월간 옥이네’ 입니다. ‘월간 옥이네’는 서울이 아니라 지역,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를 보게 하는 기록을 담습니다. 군수, 군의원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니고 지역에서 사업 잘해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우리 옆집에 사는 청년, 우리 동네 작은 학교 다니는 어린이, 그리고 시장에 나와서 나물 파시는 할머니들 이런 분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은 언제나 나는 뭐 별것도 없는데 뭐 하러 인터뷰하러 왔냐며 얘기하시지만, 사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다 밑줄 칠만한 것들입니다. 역사에 남은 1%가 아닌 역사를 만든 99%의 사람들의 삶을 담는 월간 옥이네는 단 한 차례 휴간 없이 통권 89호까지 발행했습니다.

    사진출처: 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 홈페이지

     

    지역문화창작 공간인 ‘둠벙’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매체에 다 담지 못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많은 청소년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싶은데 실제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둠벙에 있는 커피 머신을 활용해 지역 청소년들이 직접 커피 만들어 팔고 이날 생긴 수익금을 나눠 가지도록 하는 ‘자립카페’를 운영하거나 골목 축제도 기획하고 영화제도 열고 재밌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생리대를 사기 어려운 청소년들이 있어서 지역 교회와 협업해 공공 생리대 함을 설치하거나 기본소득과 유사한 실험을 하며 지자체에 기본소득 조례를 제안하기도 했는데, 완성형 조례를 만드는 것까지는 달성 못 했지만 ‘꿈키움 바우처라’는 이름으로 해서 1년에 3번, 10만 원이나 7만 원씩 연령대를 나눠서 지역 청소년에게 지원을 해주는 바우처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서울에서 대규모로 진행하는 기후정의 행진을 옥천에서도 작지만 알차게 함께하기도 하고요. 지역에 활력이 돌도록 여러 변화를 이끄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활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희 독자분이 해주셨던 말씀 중에 월간 옥이네를 구독하며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개개인의 소중한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하셨어요.

    내가 그동안 그냥 스쳐 지나왔던 사람들의 얼굴을 좀 다시 보게 됐다고요. 예를 들어 슈퍼에 가서 내가 두부를 샀는데 두부 파는 직원이 되게 불친절했다.

    그러면 예전에는 내가 이 집 앞으로는 절대 안 온다. 난 이 집에서 두부 안 사 먹는다. 마음이 그렇게 됐는데 지금은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서 뭔가 좀 힘드셨나 봐 이렇게 생각하게 되더래요.

    근데 본인이 이렇게 생각이 바뀌게 됐던 거는 월간 옥이네를 보면서 동네 할머니들이 이런 이야기를 갖고 계시는구나!

    동네 장터에 나오시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가 있으시구나 라는 거를 배우면서 본인이 그렇게 생각이 바뀌었다는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거든요.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세상이 좀 더 너그러워지지 않을지 저희에게 이런 피드백을 주신 적이 있어서 이렇게 가지고 와서 자랑삼아서 공유합니다.”

     

    어떤 자랑을 해도 모자라지 않는 김누리 편집장의 월간 옥이네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옥천 주민들, 매체에 등장하는 할머니, 청소년, 이주여성, 어린이, 고양이 등이 한눈에 그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진한, 김누리 두 분 패널의 발표 이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참비움 님과 세션 참여자들이 함께한 토론이 이어졌는데요, 이 소식은 다른 웹진 에서 참비움 에디터님이 더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참고자료]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기록이 없는 나라> 연재 https://www.peoplepower21.org/?cat=19&p=551516&paged=2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 https://cfoi.or.kr

    유튜브: 완주 화정마을 할머니 사진기록단 | 2023 여름 https://youtu.be/qbdfZ_lpuIk?si=jMek0-oE4ptY_2C_

    스피치로그 홈페이지 https://speechlog.co.kr/

    지역문화 활력소 고래실 | 월간 옥이네 홈페이지 http://goraesil.co.kr/

    유튜브: 나비스 TV ‘지역 활성화 노하우를 찾아서’ 충북 옥천 지역문화 활력소 고래실 https://youtu.be/09letUG9Sm4?si=Y-nm5Vi8pbt3eXx7

     

    

     

    [현장스케치]2024경기도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특강, 세션토론2)_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유
    다름

    조회수 488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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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지말고 기록하라.

    기억은 흐려지고 생각은 사라진다.

    머리를 믿지말고 손을 믿어라

    생각한 것을 바로 글로 남기지 않으면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다산 정약용-

     

     

    Zoom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비대면 에디터 4차 정기회의 단체사진

     

    우리는 추억을 꺼내어 옛날을 회상하기도 하고 과거의 사건들을 오늘날 다시 바라보기도 합니다. 삶 속에 수많은 기억과 기록을 마주하고 경험하지만, 아무리 머릿속에 간직해도 '기억'은 쉽게 흐려지고 사라집니다.

    '기억'하기 위해, 잊지않기 위해... 저마다 각자의 이유로 '기록'을 하는 '4기 아카이브 에디터들의 정기회의가 20241023일 비대면(ZOON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16시부터 18시까지 2시간에 걸쳐 진행된 4차 정기회의에서는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운영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 했습니다.

     

     

    Zoom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비대면 에디터 4차 정기회의 진행 및 마무리 인사

     

     

    참여자 소개 및 인사 (오랜만에 만나 반가워요)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8월에 진행된 3차 정기 회의 이후 2개월 만에 만나는 자리이다 보니 에디터들 간에 근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의 좋았던 일과 기대되는 일을 나누는 동안 길었을 수도 짧았을 수도 있는 2개월을 모두 '가득'하게 보냈다는게 전달 되었습니다.

    함께 회의에 참여한 15명 에디터 모두의 소중한 경험과 기억을 공유드리고 싶지만 아쉽게도 몇 분만 소개 드리겠습니다. 윤슬마미 에디터님은 최근 동네 유치원에서 30년전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고 합니다. 서로 대화를 하다보니 경기도의 육아정책을 얘기하게 되었고 단체 구성까지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보라유 에디터님은 지방소멸 이슈에 관심이 있어서 청도에서 지내다가 얼마전에 도시로 돌아 왔다고 합니다. 다녀오고 나서 귀촌을 할지, 졸업 후 취업을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습니다.

     

     

    함께 준비하는 '컨퍼런스'

    긴 시간 서로의 이야기가 끝난 이후 본격적인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준비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올해 '시민기록컨퍼런스'에서는 '포토부스', '책갈피 부스', '에디터 기록물 전시' 등 여러 부스가 함께 운영 될 예정입니다.

    '포토부스'에서는 '에디터'들이 뽑은 문구로 '토퍼'를 제작해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책갈피 부스'는 캘리그라피 전문가가 참여하여 에디터분들이 참여자들에게 전하는 '환대의 문구'를 책갈피와 엽서 등에 적어 나눌 예정이며, 참여자들이 원하는 문구도 새길 수 있습니다. '시민기록컨퍼런스'라는 이름에 맞게 함께한 순간을 기록하고, 컨퍼런스 이후에도 '글귀'를 통해 서로를 기억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끝으로 '에디터 기록물 전시'에는 1~4기 에데터들의 기록물과 함께 4기 에디터들이 픽한 대표 공익웹진을 전시해 둘 예정입니다. 이 부스에서는 참비움 에디터님과 연연 에디터님의 "현장에서 공익웹진을 바로 보는게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반영해 부스가 꾸며질 예정입니다. 특히 이 날 시민기록컨퍼런스 행사에서 '최우수 공익웹진'을 선정하는 설문 조사도 진행 한다고 합니다.(그러니 많이 참여 해야겠죠!?)

     

    이번 시민기록컨퍼런스는 119일 토요일 11시부터 16시까지 파주 지지향’ 2F_컨퍼런스 룸에서 진행이 됩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4차 정기회의를 통해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준비했으니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현장스케치]기록을 함께 나누는 방법, 4기 아카이브 에디터 4차 정기회의
    라이언

    조회수 484

    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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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민기록 전문가 특강 <공익활동으로서의 기록>

    작성자 : 4기 에디터 다름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소설을 쓰기 위해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 <4.3과 여성,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 등 국가 폭력을 증언하는 피해자들의 구술 기록을 수없이 살폈다는 인터뷰를 본 적 있습니다. 구술기록이 작가로 하여금 당시 사람들의 고통을 감각하도록 도왔다는 지점이 인상 깊었는데요, 이처럼 기록의 끌림을 느낄 수 있는 행사가 있습니다. 지난 11월 9일 파주 ‘지지향’에서 열린 ‘너와 나의 연결, 공익기록_2024 경기도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이하 컨퍼런스)에 다녀왔는데요, 공익웹진에 기록을 쌓는 에디터로서 의미가 남달랐던 이번 행사 특강 소식 자세히 전해드릴게요.

     

     

     

    컨퍼런스 오전 시간에는 박희정 작가의 특강 ‘공익활동으로서의 기록’이 마련됐습니다. 박희정 작가는 장애인 탈시설 문제와 세월호, 이태원 참사 등에 관심을 두고 기록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만드는 인권 활동가입니다. ‘당신의 말이 역사가 되도록’, ‘금요일엔 돌아오렴’ 등의 공동 저자이기도 합니다.

    책이미지 사진출처: 교보문고

     

    박희정 작가는 자신의 활동을 인권 기록활동이라고 말합니다. 기록활동 앞에 ‘인권’이란 말을 앞세운 이유는 모든 기록을 인권의 관점으로, 인권적으로, 인권운동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기록으로 만드는 과정 자체에서 인권 침해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요, 이 원칙이 그냥 어떤 윤리일 뿐만 아니라 그것 자체가 좋은 기록을 만드는 중요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운동으로서 기록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기록이라는 수단 혹은 매개를 통해서 연대를 하고 그것을 통해서 현장의 어떤 언어들을 같이 빚어내고 또 그걸 사회에 같이 전하는 그런 활동으로서의 기록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 활동을 통해서 우리 사회 전반에 인권의 가치가 확산하기를 바라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언어를 기록을 통해 함께 빚어내는 사람들, 지금까지 작가의 기록은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공동의 기록 작업을 시작한 계기는 2008년 ‘밀양 송전탑 사건’이었는데요, 기록노동자, 작가, 인권활동가 등이 모여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밀양 주민의 삶을 기록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이 작업의 결과물이 ‘밀양을 살다’입니다.

     

    ‘밀양을 살다’가 출간될 무렵 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경험한 기록활동가들이 세월호 참사 현장에 귀를 기울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된 현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을 붙들려는 분투가 치열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4.16 세월호 참사 작가기록단’을 구성하고 세월호 참사 1주기였던 2015년부터 10주기인 올해까지 6권의 기록집을 발간했습니다. 유가족, 생존 학생으로 불리는 이들, 희생자의 형제자매 등의 목소리를 담았고, 세월호 참사 가족 협의회의 투쟁을 기록하고 세월호 참사 10주기 백서를 제작했습니다. 글로 참사의 증거를 남기고 흩어지는 고통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들 방법을 모색하며 안산과 국회, 청운동, 광화문과 팽목항 등지에서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록한 결과입니다. 박희정 작가는 기록의 의미는 사회를 바꿔내는 것에 있다고 거듭 말합니다.

     

    “참사 희생자들의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그 전제에서, 이분들의 회복이 삶의 재구성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그 ‘애도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내는 것 다시 말해서 사회를 조금이라도 바꿔내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우리의 기록의 의미라는 것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길을 좀 찾아보는 것이라는 거였고요. 그중에 이 고통이라는 것이 항상 어떤 사회의 시선 어떻게 보면 좀 가해자의 시선에서 빠르게 정리되고 덮어버려졌다면 피해자들이 느끼고 있는 이 고통이라는 것이 무엇이냐 상실이라는 것이 무엇이냐를 좀 제대로 듣고 이해해 나가자는 것이 저희 기록의 또 하나의 목적이었습니다.”

     

     

    함께 언어를 짓는 공동기록의 성과는 개인을 넘어, 한 현장을 넘어 공유되고 확장되어야 하는데요, 밀양에서 세월호 참사로 그리고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에까지 확장되고 연결됩니다. 더 이상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세상을 우리 모두 바라지만 세상의 변화는 생각보다 더딥니다. 반면 참사의 기억은 순식간에 잊힙니다. 참사에 대한 공동의 기억을 다지고 쌓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공통감각을 가진 이들이 결국 더디더라도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은 유가족과 생존자의 이야기를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2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어느 날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출간 소식을 담은 기사를 읽은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씨가 출판사로 연락해 영문판이 있는지 문의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태원 참사 당시 잊힌 외국인 희생자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빠르게 지우고 잊으려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외국인 희생자의 존재는 너무나 작아 목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었는데요, 올해 이태원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때 라쉐드 씨는 한국을 방문해 딸에게 추모의 편지를 써 낭독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참조)

    출처 : 뉴스타파

    기록은 글과 책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국에서 북토크를 열거나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를 읽는 행동독서회(참고자료 참조)를 펼치기도 합니다. 행동독서회는 ‘땡땡책협동조합’이 처음 시작 했는데요 오후 6시 34분에 이태원에 모여 책 읽기 퍼포먼스를 합니다. 오후 6시 34분은 이태원 참사 당시 112에 첫 신고전화가 닿은 시간입니다. 여러 방식으로 책을 함께 읽고 참사의 기억을 나누는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록은 참사 희생자와 더 많은 시민을 연결하는 통로가 됩니다.

    끝으로 박희정 작가는 인권 기록활동을 하며 알게 된 것들, 배운 것에 대해

    들려줬습니다.

     

    “근데 우리가 얼굴을 마주하고서 같이 애도할 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구나

    라는 걸 이런 활동을 통해서 제가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애도의 공동체가 이제 기록 활동의 공동체가 되었다고 말씀드렸고, 이러한 일들이 애도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시도했던 일들이고 그렇게 해서 함께 연결된 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앞서 인권 기록 활동이라는 말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설명하면서 처음에는 저희도 그냥 기록이라는 말을 썼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기록이라는 거는 결국 활동이 될 수밖에 없겠구나. 우리가 지향하는

    기록이라는 거 사람과 사람을 잃고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 여기에 연결이라는 말씀드렸잖아요. 누군가를 위하는 일인 줄 알았던 이 활동이 실은 내게 가장 이로운 일임을 깨달은 뒤 이 기록 활동을 놓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수록 내가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 더 잘 알게 되거든요.”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더욱이 고통스러운 목소리일수록 민감하게 감각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명징한 설명입니다. 그동안 나의 기록은 어땠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너와 나의 연결을 넘어 사회적 기억을 빚어내는 기록, 기록

    활동을 위해 더 바지런히 세상의 소리를 듣는 연습부터 계속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1) 유튜브 “밀양을 살다 - 밀양이 전하는 열다섯 편의 아리랑” https://youtu.be/-9IXn81k53M?si=Yx_TP_79vb0N-n6j

    2) 뉴스타파 기획취재

    [이태원 참사 2주기] ① 우리는 아직, 보내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 씨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 씨 인터뷰 https://newstapa.org/article/CCThY

    3) 행동독서회_‘땡땡책협동조합’ 김민희 대표 인터뷰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26057178&memberNo=43688391

     

     

     

    #2 세션별 토론 '세션1' <공익활동 기록, '재미'와 '의미'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작성자 : 4기 에디터 채쿄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저는 최근 2024년의 연말을 맞이하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요. 바로 11월 9일 ‘2024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너와 나의 연결, 공익 기록]’에 참여했답니다~ 이번 시민기록컨퍼런스는 파주 지혜의 숲 ‘지지향’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웹진을 통해 세션 토론 [“공익활동 기록, ‘재미’와 ‘의미’ 모두 잡을 수 있을까?”]와 ‘참여자 네트워크’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경기도 공익 기록활동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계속 집중해 주세요!

     

     

    세션 1은 고승혁 좌장(소프트콘 컴퍼니 대표)님의 진행으로 윤명희 교수님(前 파주중앙도서관장), 임민아 대표님(미디어랩 ‘이유’ 대표) 그리고 심지 님(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총 네 분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파주’는 남북 경계의 지역으로 분단과 동시에 종전과 평화를 상징하는 지리적 특성이 있는데요. 윤명희 교수님은 이러한 특성을 담아내 파주의 역사적인 기록들을 후대에 잘 전수하는 것이 도서관의 역할이라 생각하셨다 합니다. 따라서 파주 중앙도서관에서 지역기록화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처음 시작은 도서관 서비스 ‘휴먼 in Paju’ 였습니다. 파주에서 40년 이상 살아온 분들의 기록을 ‘시민채록단’이 발굴 및 출판하여, 도서관에 코너를 마련해 전시했는데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민간 기록을 공공 기록으로 남길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을 더 체계화했습니다. 현재는 파주의 기억을 기록하는 조직 및 아카이브 시스템이 구축되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파주중앙도서관은 시민과 함께 하는 풀뿌리 기록화 사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날 윤명희 교수님께서는 기록화 사업에 참여했던 시민분들이 자신만 알고 있던 기록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며 기쁨과 사회적 유대감을 느낀다고 얘기해주셨습니다. 이같이 공익활동 기록의 ‘재미’와 ‘의미’ 둘 다 잡을 수 있는 지점은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임민아 대표님은 아마추어리즘을 통한 시민기록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전문 장비가 필요한 전통적 미디어와 달리 오늘날 우리는 손 안의 스마트폰만으로도 많은 걸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시민기록은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순간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날 것’입니다. 임 대표님은 유튜브 채널(커뮤니티플랫폼 이유TV)의 ‘임사장이 간다!’ 코너를 통해 아마추어리즘 시민 기록을 실천 중이신데요. 오직 스마트폰과 셀카봉만으로 지역의 역사, 시민사회 활동 등 현장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시민 기록에서만 나올 수 있는 유머도 있는데요. 부천 협동조합 지역신문사인 ‘콩나물 신문사’는 종합 언론사 신문에 실리지 않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독자들에게 쉽고 재밌게 다가가기 위해 신문 1면을 백지로 내어 아이들의 낙서장으로 활용되거나, 명절 기간에는 윳놀이 판을 인쇄해 배부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전문적이지 않아도 시민기록을 통해서 ‘지역과 사회를 위해 누가 어떻게 힘쓰고 있는지’를 ‘재밌게’ 전달할 수 있는데요. 재미와 의미에 더불어 지속성을 위해 ‘성취감’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공익 기록 활동의 지원은 기획된 사업에 시민들을 참여시키는 방식보다 그들이 직접 기획 및 주도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윤명희 교수님과 임민아 대표님의 유익한 발제를 들어보았는데요! 아카이브 에디터로서 저도 ‘공익활동 기록이 재미있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던져보곤 했었는데, 두 분의 발제 내용을 들으며 많은 해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두 분과 심지 에디터님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요. 그 내용은 심지 에디터님의 웹진에서 확인해 주세요!

     

     

    [기획]시민기록컨퍼런스_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서의 기록(에디터 심지)

     

     

     

     

     

    #3 세션별 토론 '세션2' <공익 기록활동, 어디까지 왔니?>

    작성자 : 4기 에디터 다름

    2024경기도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너와 나의 연결, 공익기록’ 오후 주요 일정은 세션별 토론입니다. 공익활동을 기록하는 웹진에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공익 기록은 개인적인 끄적임과 무엇이 다르고 어떤 지향점을 갖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공익 기록 활동의 시작점부터 지금은 얼마나 어떻게 변화했고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궁금합니다. 잠시 후 만나 볼 세션 토론 2에서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익 기록 활동, 어디까지 왔니?”

     

    토론이 열리는 ‘지지향’ 5층 회의실로 함께 가보시죠.

     

    오늘의 좌장은 엄상미 전 화성시 정책아카이빙 전문관 (컬쳐플레이트 선임연구원)이 맡았습니다. 시원시원한 입담으로 초반 어색한 회의실 공기를 활기차게 만듭니다. 패널 소개가 이어졌는데요. 2002년 시민의 알권리 운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알권리연구소’ 전진한 소장, 충북 옥천에서 남다른 지역 생활을 일구고 지역 소식을 전하는 ‘월간 옥이네’ 박누리 편집장 그리고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참비움) 한수연 활동가가 함께합니다. 공익 기록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잔뼈가 굵어진 패널분들이라서 공익 기록 활동에 대한 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큽니다.

     

    전진한 소장님의 발표로 세션2의 문을 엽니다. ‘공공기록물법 제정부터, 민간 기록 확대까지’라는 발표 제목만 봤을 때는 행정과 학술 용어로 가득한 내용이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 툭!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 공익 기록 활동의 역사가 되었다는 게, 그러니까 ‘전진한’이라는 개인의 역사가 공공의 역사가 된 경우인데 이런 걸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듣다니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는 소장님이 2002년 참여연대에 취업하며 겪은 시행착오로부터 시작합니다.

     

    “2002년도에 제가 참여연대에 취업했습니다. 근데 이상한 부서에 배치를 받았어요. 정보공개 사업단이라는 곳에···정보 공개 소송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까 변호사님들이 힘들어가지고 다 그만두겠다고 막 그런 식이었어요. 98년부터 요즘 검찰 특수 활동비 공개로 유명한 하승수 변호사하고 같이 일을 했는데 소송을 너무 많이 하시니까 다들 힘드신 거예요. 그래서 정보 공개 운동 그만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하다가 명지대에 이렇게 기록관리 대학원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저희 전문위원들이 거기서 공부하는 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분들이 저한테 정보공개 운동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보공개 운동을 하더라도 그 안에 기록이 없는데 무슨 운동을 하냐···기록 관리 운동을 하자. 이렇게 회의를 해서 옳다구나 내가 드디어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열겠다고 해서 기록 관리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게 우리나라의 시민운동 역사상 처음입니다. 우리나라가 공공기록물법을 만든 게 1999년입니다. 놀랍게도 해방 이후에 45년부터 1999년까지 기록이 없어요.”

     

    전진한 소장은 국가기록물 관리가 실제 얼마나 부실한지 실태를 고발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언론사와 협업, ‘기록이 없는 나라’라는 탐사보도를 했습니다. (참고자료 참조) 창고에 곰팡이가 잔뜩 낀 채 방치된 국가 기록물을 찾아내고, 국가 기관의 무차별 기록물 폐기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국가 기록물 관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 이 같은 활동은 실제 2004년 국가 기록관리 총괄부서로 ‘국가기록원’이 자리매김하는 변화를 불러옵니다. 전진한 소장은 공익 활동 단체마다 홈페이지 제작에 신경 쓸 것을 주문했는데요, 단체의 주요 자료를 효율적으로 보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를 참조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사진출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

     

    전진한 소장이 손꼽는 참고할 만한 최근 기록 활동 사례에는 부산의 기록 공동체 ‘빨간집’, ‘10.29 이태원 참사 작가 기록단’, ‘완주 화정 마을 할머니들의 사진 기록집’, 정치인과 같은 주요 인사의 발언 빅데이터를 분석해 통찰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스피치로그’ 등이 있습니다.

    사진출처: 완주미디어센터

     

     

    사진출처: 스피치로그 홈페이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재난이나 온 국민이 즐거울 때 축제들도 기록해야 하고 체계적으로 본인의 알 권리를 실현해야 합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너무 정치적인 일만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큰 사회적 사건도 중요하지만

    우리 마을의 기록들도 그만큼 중요하잖아요···.

    여러분 기록이라는 게 어떤 건물일 수도 있고 글자일 수도 있고 사진일 수도 있고 목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록들이 앞으로 여러 분야를 통해 확대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충북 옥천에서 평범한 이웃을 취재하고 농촌의 일상과 변화를 담는 ‘월간 옥이네’ 박누리 편집장의 발표입니다. 박누리 편집장은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2010년 ‘옥천신문사’ 취재 기자가 되었고 지금은 어엿한 15년차 충북 옥천 주민입니다.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했는데 교수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풀뿌리 언론 중에 옥천신문이라는 훌륭한 신문사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인상에 오래 남았고, 때맞춰 옥천신문 취재기자 공고가 떠서 운명 같은 옥천 살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흔히 서울이 우위에 있고 지역은 서울을 따라가야 할 것처럼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구조 속에서 그리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그냥 서울에 있는 게 여긴 없어 로만 인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게 대등한 존재 혹은 어떻게 본다면 어떤 지점에서는 훨씬 더 앞선 공간의 역할들을 지역사회가 이미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는 그런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고 만드는 일들을 계속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옥천 신문 같은 비판 저널리즘의 역할이 다 해내지 못한다면 이외에 다른 형태의 기록 활동들 그리고 또 기록을 기반으로 다른 활동들을 통해서 그걸 지역사회에 계속 전파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서울의 눈과 욕망과 입이 아닌 지역의 눈으로 지역의 모습을 지역의 입으로 말하는 매체, 그렇게 탄생한 것이 ‘월간 옥이네’ 입니다. ‘월간 옥이네’는 서울이 아니라 지역,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를 보게 하는 기록을 담습니다. 군수, 군의원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니고 지역에서 사업 잘해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우리 옆집에 사는 청년, 우리 동네 작은 학교 다니는 어린이, 그리고 시장에 나와서 나물 파시는 할머니들 이런 분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은 언제나 나는 뭐 별것도 없는데 뭐 하러 인터뷰하러 왔냐며 얘기하시지만, 사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다 밑줄 칠만한 것들입니다. 역사에 남은 1%가 아닌 역사를 만든 99%의 사람들의 삶을 담는 월간 옥이네는 단 한 차례 휴간 없이 통권 89호까지 발행했습니다.

    사진출처: 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 홈페이지

     

    지역문화창작 공간인 ‘둠벙’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매체에 다 담지 못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많은 청소년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싶은데 실제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둠벙에 있는 커피 머신을 활용해 지역 청소년들이 직접 커피 만들어 팔고 이날 생긴 수익금을 나눠 가지도록 하는 ‘자립카페’를 운영하거나 골목 축제도 기획하고 영화제도 열고 재밌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생리대를 사기 어려운 청소년들이 있어서 지역 교회와 협업해 공공 생리대 함을 설치하거나 기본소득과 유사한 실험을 하며 지자체에 기본소득 조례를 제안하기도 했는데, 완성형 조례를 만드는 것까지는 달성 못 했지만 ‘꿈키움 바우처라’는 이름으로 해서 1년에 3번, 10만 원이나 7만 원씩 연령대를 나눠서 지역 청소년에게 지원을 해주는 바우처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서울에서 대규모로 진행하는 기후정의 행진을 옥천에서도 작지만 알차게 함께하기도 하고요. 지역에 활력이 돌도록 여러 변화를 이끄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활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희 독자분이 해주셨던 말씀 중에 월간 옥이네를 구독하며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개개인의 소중한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하셨어요. 내가 그동안 그냥 스쳐 지나왔던 사람들의 얼굴을 좀 다시 보게 됐다고요. 예를 들어 슈퍼에 가서 내가 두부를 샀는데 두부 파는 직원이 되게 불친절했다. 그러면 예전에는 내가 이 집 앞으로는 절대 안 온다. 난 이 집에서 두부 안 사 먹는다. 마음이 그렇게 됐는데 지금은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서 뭔가 좀 힘드셨나 봐 이렇게 생각하게 되더래요. 근데 본인이 이렇게 생각이 바뀌게 됐던 거는 월간 옥이네를 보면서 동네 할머니들이 이런 이야기를 갖고 계시는구나! 동네 장터에 나오시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가 있으시구나 라는 거를 배우면서 본인이 그렇게 생각이 바뀌었다는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거든요.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세상이 좀 더 너그러워지지 않을지 저희에게 이런 피드백을 주신 적이 있어서 이렇게 가지고 와서 자랑삼아서 공유합니다.”

     

    어떤 자랑을 해도 모자라지 않는 김누리 편집장의 월간 옥이네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옥천 주민들, 매체에 등장하는 할머니, 청소년, 이주여성, 어린이, 고양이 등이 한눈에 그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진한, 김누리 두 분 패널의 발표 이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참비움 님과 세션 참여자들이 함께한 토론이 이어졌는데요, 이 소식은 다른 웹진 에서 참비움 에디터님이 더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참고자료]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기록이 없는 나라> 연재 https://www.peoplepower21.org/?cat=19&p=551516&paged=2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 https://cfoi.or.kr

    유튜브: 완주 화정마을 할머니 사진기록단 | 2023 여름 https://youtu.be/qbdfZ_lpuIk?si=jMek0-oE4ptY_2C_

    스피치로그 홈페이지 https://speechlog.co.kr/

    지역문화 활력소 고래실 | 월간 옥이네 홈페이지 http://goraesil.co.kr/

    유튜브: 나비스 TV ‘지역 활성화 노하우를 찾아서’ 충북 옥천 지역문화 활력소 고래실 https://youtu.be/09letUG9Sm4?si=Y-nm5Vi8pbt3eXx7

     

     

     

     

     

     

    #4 참여자 네트워크 "당신에게 공익기록이란?"

    작성자 : 4기 에디터 채쿄

     

     

    세션 토론이 끝나고 시민기록컨퍼런스 참가자 모두가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모두 돌아가며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공익기록은 무엇이며,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력팀 이수정 과장님은 “공익기록이란 ‘4기 아카이브’이다”라는 감동적인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이 밖에도 참가자분들이 너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답니다. 이렇게 각자 사는 지역, 나이, 직업 등은 다를지 몰라도 공익 기록에 관심과 열정으로 모여 교류하는 자리가 정말 의미 있었는데요. 준비된 시간이 길지 않아 내심 아쉬웠답니다,,(다음엔 더 많은 활동을 길게 했으면..!)

     

     

     

    이렇게 ‘2024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너와 나의 연결, 공익 기록]’을 성황리에 마쳤는데요! 공익기록의 가치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기록의 방향성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너무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번 시민기록컨퍼런스가 출판단지가 위치한 파주에서 개최된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책은 정보 전달의 역할도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교류하도록 돕는 중요한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공익 기록도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공익 발자취를 기록하고, 사회 구성원들을 연결하며 더 나은 사회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두 가지가 매우 닮아있지 않나요? 앞으로도 공익 기록에 대해 고민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길 바라며 이번 웹진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장스케치]2024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너와 나의 연결, 공익기록」
    채쿄, 다름

    조회수 412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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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826() 오후 14시부터 17시까지 4기 아카이브 에디터 3차 정기회의 및 공익활동 시민기록자양성교육이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실습으로 진행된 시민기록자양성교육 4강연의 주제는 숏폼 제작-구구절절 노잼설명 콘텐츠 너머 공익으로 후킹하기로 소프트콘컴퍼니 고승혁 대표 강의로 진행되었습니다. 3차 정기회의는 동료 에디터들과 공익웹진 기획과정을 공유하고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기획에 참여 주체가 기획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라고 하는 방향성을 갖고 에디터가 직접 기획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시민기록자 양성교육 강의를 진행하신 고승혁 대표는 정치부 기자를 시작하여 점점 짧은 영상으로 바뀌는 콘텐츠를 다루는 미디어 역사의 전 과정을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자신을 “100년을 달린 미디어 시간 여행자라고 소개했습니다. 40부 신문 발행본을 다수의 사람들이 돌려서 보던 시대, 원고 40~80매 원고를 매일 썼던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의 대중들은 50초 짜리 영상도 잘 보지 않는 것이 현실이죠.

     

     

    대중은 글을 읽지 않는다. 대중이 어떻게 글을 읽게 할 것인가이 질문 자체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라는 강사님의 말이 아마 이 강연의 핵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누가 뉴스를 보는가?”

    현재 방송하는 뉴스앵커의 이름을 기억하는가?”

    누가 신문 사설과 장문의 글을 읽는가?”

     

    달리기축구각자의 매력은 있지만 어떤 스포츠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을까요? 또한 고양이, 강아지, 아기가 나오는 미디어콘텐츠는 특히나 현대인들에게 인기 많은 콘텐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재미'와 '대중들의 관심'만을 쫓을 수는 없습니다. 유머와 센스와 함께 생생한 정보를 담아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21세기 매체 중 단연 인터넷을 활용한 짧고 집약된 매체는 규모와 성장 면에서 타의 미디어를 압도하고 있지만 짧으면서 논리와 의미를 담아내는 멘트는 없다라는 강사님의 말처럼 재미속에 의미를 담기 위한 방법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작성하려고 하는 현실의 사회문제를 다룬 공익에 대한 주제를 어떻게 풀어가야할까요?

    고승혁 강사님은 이를 보완할 방법으로 숏폼콘텐츠를 활용한 후킹1)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공익적인 의미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영화, 드라마, 대중적인 밈, 적합한 노래가사를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게 활용하거나 리스티클2), ‘랭킹을 통해 후킹할 수 있는 썸네일 제작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1) 후킹 : 사전적으로는 낚아채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나 광고 마케팅 영역에서는 소비자의 관심을 즉각적으로 끌어당기기 위한 요소나 전략을 의미합니다. 기억에 남는 메시지나 이미지 등으로 구성됩니다.

    2) 리스티클 : 목록이라는 뜻의 리스트(list)와 기사라는 뜻의 아티클(article)을 합쳐 만든 신조어로 특정 주제에 관한 정보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방식의 기사를 가리킨다.(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리스티클의 예로는 내가 00하는 5가지 방법!” ‘랭킹의 예로는 “00에서 인기있는 5순위 공개!” 등과 같이 대중들이 지나치지 않고 멈출 수 있는 문장예시도 공유되었습니다. 이후 에디터의 공익웹진으로 숏폼 시나리오 구성하는 실습시간을 가졌는데 감탄사를 자아낼만한 아이디어도 나와 추후 제작될 숏폼도 기대가 됐습니다.

    이번 강의시간은 공익웹진을 담아내는 예쁜 그릇을 만드는 방법을 풍성하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공익활동을 확산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의미재미를 잡는 후킹이 가능할지 더욱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어서 4기 에디터 3차 정기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상반기 에디터분들의 웹진 발행물이 무려 총 101, 누적 조회수는 34,442건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에디터가 도민들에게 나누고 싶은 공익활동이 잘 전달되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하반기에는 공익단체 활동이 많아 현장취재 에디터님들이 더욱 바빠지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만큼 다양한 공익활동 현장의 정보를 볼 수 있게 된다는 기대도 커집니다.

    공유안건으로는 에디터 활동 점검, 상반기 활동에 대한 자가진단(잘된점, 어려운 점, 개선점 등)과 작성 예정 중인 콘텐츠 주제 공유 및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3개 분임별로 진행된 이번 시간은 동료 에디터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여 걱정을 덜어내기도 하고 본인의 강점을 찾아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응원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논의안건으로는 시민기록컨퍼런스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공익활동 기록활동가가 주체로 참여하는 행사인 만큼 에디터가 직접 방향성과 세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기에 더욱 의미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행사제목, 기록활동가 네트워크 방법 및 공익웹진을 참여자에게 재밌게 공유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이야기했습니다. 4기 에디터분들의 깊은 고민이 담긴 기획 내용을 바탕으로 시민기록컨퍼런스 프로그램이 더욱 탄탄하게 구성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현장스케치]3차 정기회의 및 공익활동 시민기록가양성교육(4차)
    럭비공

    조회수 676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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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보아카이브 사업 담당자 강민진입니다.

    정보아카이브 사업을 통해 진행한 다양한 시민기록 프로젝트는 지역사회 공익활동의 소중한 기록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경기도의 공익활동정보를 수집하고 경기시민사회 활동을 전달하는 기록활동가인 아카이브 에디터와 함께 시민을 기록하고 전달함으로써 지역사회의 활동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데에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수집된 자료는 다양한 곳에서 연구 및 교육 자료로 활용되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경기도민의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확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20231028일 개최된 제1회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공기놀이는 경기도의 기록활동가가 함께한 최초의 자리였습니다. 다양한 세션과 토론, 콘텐츠 쇼케이스를 통해 우리는 기록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모색하였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이 다양한 분야의 동료들과 깊이 있게 대화하고 네트워킹하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동행자를 만난 소중한 날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인터뷰집으로 담아 우리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 더없이 기쁩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시민사회 기록의 가치를 깨달아가며 기록활동가들과 함께하는 여정은 저에게 행복이자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번 인터뷰집은 제가 확인한 기록활동가들의 열정이고, 경기도 시민기록의 새로운 출발점입니다. 센터는 계속해서 시민기록을 보전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하여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성과는 시민기록 프로젝트를 위해 열심히 뛰어주신 아카이브 에디터 분들과 기획 초기부터 자문위원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으셨던 엄상미 선생님, 윤지현 선생님, 새로운 실험을 현실로 구현해준 옥소폴리틱스, 연대와 협력으로 함께해준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외 다양한 기록전문가분들, 사랑과 조언으로 응원해주신 송원찬 센터장님과 정선미 팀장님을 비롯한 센터 활동가들 그리고 경기도의 협력과 지원이 함께 만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리며, 더 나은 미래를 함께 기록해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시민기록컨퍼런스 기록활동가 인터뷰집 : 기록의 마법 다운로드 : https://www.gggongik.or.kr/page/archive/archivedata1_detail.php?board_type=notice&board_idx=4322


     

     

    기록활동가 인터뷰 : 기록의 향연, 시민기록의 출발 : 강민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강민진

    조회수 1311

    202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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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이 : 이수정 / 인터뷰어 : 안근철, 강민진

     

    1. 활동가 이수정은 어떤 사람인가요?

    저는 요즘 MZ식으로 하자면 ENTP입니다. (웃음)엄청 극E여서 사람들을 굉장히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사람들 북적거리는 것도 좋아합니다. 굉장히 즉흥적이기도 해서 즉흥적으로 무언가 하는 것도 되게 좋아해요. 즉흥적으로 여행 가기, 약속 잡기 등등. 그런데 이런 게 일할 때는 가끔 뭔가를 놓칠 때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진짜 친한 사람들은 오히려 저랑 반대인 J성향(계획형)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런 저를 좀 잡아줘야 하거든요.

    여기 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추가로 더 말씀드리자면, 저는 안산 사람이에요. 안산 토박이입니다. 제가 바다를 좋아하는데 시흥은 되게 가까운 동네여서 자주 갔어요. 안산 옆이 바로 시흥이고 조금만 가면 소래포구 인천 쪽인데 안산은 대부도, 시흥은 오이도, 인천은 소래포구가 있어요. 아버지가 바닷가 출신이셔서 저희도 가족들끼리 바닷가 근처로 많이 놀러 다녔었던 것 같아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주변에서 들었을 때는, 엄청 쎄보이고 무거워 보였는데 친해지면 너무 빵꾸끼가 많아서 재밌다고들 하더라구요. 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웃음)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웃고 재미있어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 저는 차별을 싫어해요.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은 불편하구요. 특히 여성문제나 성소수자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저와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괴롭히면 저를 괴롭힐 때보다 더 화가 날 때가 있어요. 그리고 또 잔소리와 화풀이를 안 좋아해요. 저는 무언가 습득할 때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사람인데, 저의 실수나 변화에 대해서 지켜봐주지 않고 같은 소리를 반복하면 갑자기 청개구리처럼 되면서 하기 싫어지고 짜증이 나요. 그리고 화풀이는 자신의 감정을 자신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남에게 스트레스와 큰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생각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제가 싫어하는 게 많네요. 그럼에도 저는 인간을 규정하지 않고 긍정적인 변화 주체로 보는 방향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쉽진 않지만요. 그래서 인간을 변화의 존재로 보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좋아합니다~.

     

     

    2. 이번 시민기록컨퍼런스에 어떻게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분위기는 어떤가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홍보담당자이기도 한 건 공식적인 이유고, 시민기록컨퍼런스 구성이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참여했습니다. 공익활동 콘텐츠기획단으로 활동은 열심히 못했지만, 결과물이 너무 멋있게 나와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부스 행사가 어떤 방식으로 열리는지도 궁금했고, 기록활동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고 친해지고 싶기도 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분위기는 정말 연말 파티처럼 너무 재밌었고 화기애애, 아기자기한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 많이 받아서 좀 더 크게 그리고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내용들을 추가하여 진행하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3. 올해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추억거리는 무엇인가요?

    올해는 아마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 합격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너무 오고 싶었던 직장이에요. 여기 와서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하루 8시간 이상 가족, 연인보다도 훨씬 더 오랜 시간 붙어있는 사람들과 성격이나 성향 그리고 방향성이 안 맞으면 정말 스트레스가 많은데, 여기 센터는 사람들도 너무 좋고 배울 점이 많아서 저에게 가장 좋은 순간? 추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기록은 무엇인가요?

    저의 감정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일기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일기가 사람의 감정을 치유하는 데 엄청난 역할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특히 상황에 대한 기록뿐만이 아니라 그때의 감정을 기록하는 게 중요하다구요. 그때의 감정이 때론 화나고 힘들고 슬펐을 때가 있지만 그 기록을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들여다보면 저에게 큰 치유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 저 때의 이수정은 이랬구나, 그래도 이렇게 꿋꿋이 잘 버티고 힘내고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5. 이수정에게 기록이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기록은 되게 어렵지만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하하. 제가 극 P성향이라 기록을 잘 남기지 않고 그때그때 저의 순간의 상황대처로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일은 빨리 쳐내는데 놓치는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일할 때는 이런 게 굉장히 치명적인 부분이더라구요. 그래서 어렵지만 습관을 들여야 하는 일,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잘 정리해서 남겨놔야 할 것 같아요.

     

     

     
    기록활동가 인터뷰 : ENTP 공익활동가 이야기
    바람자전거, 참비움

    조회수 1485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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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이 : 이선영 / 인터뷰어 : 엄상미

     

    1. 기록활동가 이선영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마을정책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마을자원을 조사하는 경기도 마을공동체 기초조사연구 사업과 마을정보관리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관 홈페이지를 관리하거나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등 기록과 관련 깊은 일들을 맡고 있어서 오늘 기록 컨퍼런스에 온 게 특히 의미 깊습니다.

     

    2. 이번 시민기록컨퍼런스에 기획부터 함께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어떠십니까?

    저희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이번 행사에 협력기관으로 참여하게 되어서 영광스럽습니다. 기획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이 실제로 추진되는 것을 보면서 공익활동가들의 추진력과 적극성에 대해서 깊은 인상을 받았고,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가 높고 진심으로 들어주시는 것 같아서 앞으로 마을활동가들과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기대가 됩니다.

     

     

    3. 오늘 강의나 발표 중에 좀 더 가슴 깊이 또는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세션 토론 중 공동체, 출판으로 기록하다에 참여했습니다. 평소에 독립출판물과 독립서점에 관심이 많아서 개인적으로도 즐겁게 들었고, 좌장을 맡은 임민아 대표님을 비롯하여 마을미디어와 마을공동체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서 만나보는 기회도 되었어요.

    활동가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많은데 그것을 확산하는 방법과 도구, 수단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토론 발제자로 오신 독립출판 대표님들께 이에 대한 답을 듣기도 했어요. 같은 고민을 나눌 수 있어서 앞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4. 올해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추억거리는 무엇인가요?

    오늘 콘텐츠 쇼케이스에서도 발표를 했는데 마을문제발굴 데이터 프로젝트를 시도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경기도 전역에서 활동하는 마을주민들이 모여서 내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데이터 활동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에 옮겨 보는 프로젝트였어요. 우리 동네의 휠체어 접근성, 노인 인구, 쓰레기 문제 등 마을의 고민과 관심사를 직접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고, 직접 조사를 통해 객관적이고 실용적인 데이터를 만들어 보는 활동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동안 데이터는 어렵고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컸는데, 이번 기회로 데이터에 대한 문턱을 낮춘 것 같아요.

     

     

    5. 이선영에게 기록이란 무엇인가요?

    오늘 시민기록컨퍼런스에서 다양한 아카이빙과 기록의 사례를 보면서 기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가와 기관, 기업이 하는 큰 기록도 중요하지만, 시민 개개인이 나와 내 주변에 관심갖고 살피며 남긴 기록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카이브 에디터를 비롯한 기록활동가 여러분이 더욱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게 활동하셨으면 좋겠어요.

     

     
    기록활동가 인터뷰 : "마을 기록과 데이터"_이선영
    바람자전거, 참비움

    조회수 1211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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