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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키비스트, 이제 우리에게 그리 낯선 단어가 아니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6월 한 달간 4회에 걸쳐 경기시민사회 공익활동 아키비스트 양성과정을 마련했습니다. ‘공익활동 아키비스트’란 공익활동 자료 수집 및 보존을 통해 가치를 확산하는 활동가를 말합니다.
     
    경기도 전역의 활동가와 도민 대상이기 때문에 강의는 의정부와 수원을 오가며 진행되었습니다. 센터 북부에서 진행된 1-2차시에는 (협)아카이빙네트워크연구원 손동유 원장을 모시고 공익활동 아카이브의 이해와 방법, 특히 구술 아카이브에 대해 들었습니다. 한국저작권보호원 이선민 변호사를 통해 저작권 관련 내용도 배웠습니다.
    
     
    아키비스트 양성과정 웹자보 /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을 위한 아카이브 활용법
     
    저는 경기도여성비전센터 나혜석홀에서 진행된 3차시에 참여했는데, 잠시 그 현장으로 가보실까요? 5번째 강의를 맡은 분은 한국외대 정보기록학연구소 겸임교수이신 김태현 강사님입니다.
     
    ‘우리는 기록의 민족’이라는 얘기로 강의가 시작됐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이 1997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하지만 일제의 역사 말살에 많은 기록이 유실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실제로 아카이브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두루 쓰이게 된 것은 2000년대 이후라네요.
    
     
    3차시 강연 /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기록과 콘텐츠와 아카이브의 관계
     
    사람들이 직접 만든 역사의 경험을 기억이라 부릅니다. 우리는 기억을 기록함으로써 과거를 수집하고 현재를 생산하여 미래를 준비합니다. 즉, 기록은 역사적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만들어낸 액션입니다. 이 기록에 서사를 입혀 사회적 메시지를 담으면 콘텐츠가 됩니다. 기록을 인과관계로 배열한 것이 콘텐츠라면 상관관계로 배열한 것은 아카이브입니다. 아카이브는 논리적인 시스템으로 기록을 데이터베이스화합니다. 이 세 가지는 구분되면서도 서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기억을 기반으로 세 가지 개념이 상호 연결될 수 있는 게 바로 시민사회의 일상사 영역이라고 교수님은 설명합니다.
     
     
    기록의 수집과 생산
     
    기록의 수집은 ‘사라지는 것에 대한 멈춤 기능’이 있습니다. 멈춤 그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어떤 내용을 수집할 것인가? 어떻게 수집할 것인가? 기록을 모으는 방식도 중요한데 저인망식 무작위 수집보다는 주제를 가지고 수집해야 훨씬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창고에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을 창고에 넣어놓기만 해도 일단 없어지는 일은 막게 되죠. 더 나아가 그것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어떤 물건이 창고 몇 번째 선반에 있는지 정리해 놓는 게 아카이브이고, 그 노동을 하는 사람이 바로 아키비스트입니다.
     
     
    콘텐츠와 아카이브로 활용된 사례들
     
    강의 후반부에는 기록이 하나의 주제에 따라 콘텐츠로 재탄생한 사례들을 소개했습니다. 모두 교수님이 직접 진행한 프로젝트인데요, 그중 몇 가지만 추려봅니다.
    
     
    6.10민주항쟁 30주년 기념전 <1987, 우리들의 이야기> 포스터와 디지털 콘텐츠 / 출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6.10민주항쟁 30주년 기념 전시회 <1987, 우리들의 이야기>는 박종철 열사 하숙집 아주머니, 시내버스 운전기사 등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캐릭터 작업을 거친 보통 시민 30명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한 것입니다. 수채화로 그려낸 서울시청 일대가 인상적이죠? 전국 순회 전시회와 함께 오마이뉴스를 통한 웹 전시회도 병행했습니다.
    
     
    
    증평기록관 개관 전시 <증평, 첫 번째 기억> 전시실과 주제 아카이브 / 출처: 증평기록관
     
     
    증평은 기록 분야를 줄곧 앞서가는 지자체인데요. 2020년 증평기록관 개관 전시 <증평, 첫 번째 기억> 이래로 훌륭한 기획의 전시가 계속됩니다. ‘주간 증평’이라는 디지털 주제 아카이브도 흥미롭습니다. 기록관의 보수적 풍토를 뒤엎고 힙한 형광색을 메인 컬러로 고집하여 결국 온 마을을 핫핑크로 물들였다는 일화가 재미있네요. 증평기록관 콘텐츠는 유튜브에 다양한 쇼츠로도 업로드되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JPArchives)
    
     
    
    세월호 참사 1주기 기억 전시 <아이들의 방> 포스터와 디지털 콘텐츠 / 출처: 4.16기억저장소
     
     
    세월호 참사 1주기 기억 전시 <아이들의 방>은 죽은 이의 물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전통을 깨고 주인 잃은 방을 사진과 글로 남겼습니다. 전시회는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오스트리아 시골 라디오에서까지 인터뷰 요청을 해왔습니다. 규모가 어떻든 메시지가 강하면 사람들은 스스로 찾아온다는 걸 확인했지요. 처음에 공개를 거부했던 유족들도 마음을 돌려서 2015년 61개였던 방이 지금은 200개 가까이 열렸습니다. 오마이뉴스 디지털 콘텐츠에서 그 아이들의 방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Event/416memory/index.aspx)
     
     
    아카이브도 브랜드가 되는 시대
     
    한때 외래어 대신 기록은행이라는 말을 사용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카이브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교수님이 어디 가든 첫 번째 받는 질문은 ‘기록관이 뭐냐’는 질문이랍니다. 누구나 아는 도서관처럼 더 이상 이 질문이 안 나오는 날이 곧 오겠지요.
     
    그러려면 더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아카이브의 주인이 누구인가? 지금껏 역사 콘텐츠에서 스스로 주인이 된 적이 없었던 시민들이 목적의식을 갖고 풀뿌리 방식으로 아카이브의 주권자가 될 때 아카이브는 브랜드가 됩니다. 12.3 비상계엄 아카이브도 그렇게 차곡차곡 쌓여갈 것입니다.
     
     
     
    
    공익활동 아키비스트 양성과정 3차시 단체사진 /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강의를 마치고 수강자 두 분의 소감을 살짝 들어보았는데요.
     
    “저는 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이고 지금은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카이빙 활동을 해보려고 신청했는데, 앞선 강의들에 비해 이번 강의는 조금 어려웠던 것 같기도 해요. 우리가 알고 있는 아카이빙과 실제 아키비스트로서의 아카이빙이 조금 다르다는 걸 알게 됐고, 그래서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욕심도 더 들었어요.” (다산인권센터 듬솔)
     
    “제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가 2027년이면 30주년이에요. 선배님들이 그동안 쭉 해오셨던 것들을 정리해 보고 싶어서 온라인 아카이빙을 고민하는데, 오늘 구체적인 예시로 실무 얘기를 해주셔서 가닥이 좀 잡히고 주의할 점들도 도움이 됐습니다. 저희가 몇 년 전 ‘숲과 나눔’ 재단 통해서 기록물을 1천 건 이상 온라인에 올려놓긴 했는데, 단순히 창고여서는 안 되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잖아요. 이걸 가공해서 뭔가 다른 가치를 창출해 볼까? 그런 아이디어를 오늘 많이 얻게 돼서 30주년 때는 뭔가 좀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사무차장 이동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생각나네요. 구슬 한 알 한 알이 기록이라면 그 구슬들을 꿰어 만든 목걸이나 팔찌는 콘텐츠, 구슬의 아름답고 일정한 패턴은 아카이브쯤 될까요? 그중 독창적이고 고유한 스타일의 목걸이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하나의 브랜드로 거듭나겠죠. 양성과정을 수강하는 분들 모두 자기 브랜드를 가진 보배 같은 공익활동 아키비스트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얼마 전 개관한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떠나게 될 마지막 4차시 현장 탐방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현장스케치] 공익활동 아키비스트 양성과정 3차시_기록을 콘텐츠로! 아카이브를 브랜드로!
    참비움

    조회수 58

    202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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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615일은 6·15남북공동선언 25주년이었습니다.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 발표한 6·15남북공동선언은 한반도 분단 장벽을 허물고, 전쟁 없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는 이정표라 불려 왔습니다.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후, 민간 차원에서 통일운동을 펼쳐나가기 위해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 위원회가 구성되었고, 그 흐름에 발맞추어 2005년 안산에도 지역본부가 꾸려졌습니다. 그 이듬해부터 코로나19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 매년 꾸준히 안산에서 시민이 함께하는 통일걷기대회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참여 부스 / 출처: 안산평화연대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무대행사 / 출처: 안산평화연대
     
     
    올해에도 25주년을 맞아 614() 안산문화광장 물의광장에서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가 열렸습니다. 무더위가 시작된 날씨에도 8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성황리에 진행되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민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는 안산평화연대가 주최하고 안산희망재단의 후원으로 열렸습니다.
     
    전쟁, 분단, 내란을 넘어! 평화로, 통일로, 새로운 세상으로!’라는 기조로 진행된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는 준비 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졌는데요. 대회 준비 과정에 <문턱 캠페인 OO넘어 OO으로>를 열어 각자의 삶에 어떤 문턱이 있는지 문장으로 공모 받았습니다. 또 일상에서 평화글씨를 발견해 사진으로 찍어 보낼 수 있도록 해 행사 당일 현장에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통일걷기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모금도 진행해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가기도 했습니다.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사전행사(풍물패 길놀이) / 출처: 안산평화연대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행진 / 출처: 안산평화연대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는 사전 기념식과 행진, 문화제로 이어졌는데 먼저 기념식에서 대회를 주최한 안산평화연대 강신하 상임공동대표(한겨레평화통일포럼 이사장)가 무대에 올라 대회사로 시민들을 맞이했습니다.
     
    최근 새 정부가 들어서며 남쪽의 대북 적대정책의 일환이었던 대북 확성기를 멈추었고 이에 북이 바로 호응하며 대남 확성기를 멈췄습니다.”
    평화는 힘과 적대가 아니라, 먼저 내미는 손과 상대에 대한 존중에서 나오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분단 80년의 세월을 극복하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지향하는 관계로 복원되길 바랍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모아 힘차게 행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강신하 상임공동대표는 현재 상황이 쉽지 않지만, 평화의 의미를 강조하며 새로운 세상을 향해 함께 하자고 호소했습니다.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행진 / 출처: 안산평화연대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행진 / 출처: 안산평화연대
     
     
    800여 명의 시민들은 기념식에 참여한 후 안산문화광장에서 중앙역 인근과 고잔동 일부 약 3km를 행진하며 남북 대결이 아닌 대화, 전쟁이 아닌 평화가 필요함을 외쳤습니다, 1시간 정도 행진 과정에서 시민들이 신청한 음악을 틀고, 단일기와 다양한 메시지가 담긴 부채 등을 흔들며 함께 걸었습니다.
     
    행진을 마치고 다시 안산문화광장 물의광장에서 모인 시민들은 문화제에 참여했습니다. 6·15공동선언의 의미를 담은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고,평화통일의 제시어로 쓴 시민들의 4행시 시상이 이어졌습니다. 또 통일걷기대회에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경품 추첨도 이어져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평 화로운 우리나라
    화 사한 우리나라
    통 일까지 되면
    일 등 우리나라
     
    평 생 싸우지 말자
    화 해하면서 살자
    통 일이 빨리 되었으면 해요
    일 년 중 아이들과 오늘 다 걸은거 같아요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행진 / 출처: 안산평화연대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행진 / 출처: 안산평화연대
     
     
    다시 광장으로 돌아온 시민들을 격려하기 위해 안산평화연대 김미숙 상임공동대표(안산YWCA 회장)가 무대에 올라 환영사를 했습니다.
     
    우리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열망과 이를 이루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분단 체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도한 세력에 의해 자행된 불법계엄과 내란에 맞섰던 시민들의 빛의 혁명을 보며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 더 평화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내란을 이겨낸 시민들의 힘으로 분단 세력, 내란 세력을 청산하고 평화로운 사회, 자주로운 사회, 우리 시민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로 나아갑시다.”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현장에서 만난 한 참가자(안산시 반월동)가 소감을 전해줬는데요.
     
    비상계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남북 긴장 상태를 악용해 무력 충돌을 유도했다는 것을 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빌미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하며 분노했어요.”
    그래서 더더욱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한반도 통일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렇게 시민들이 참여하는 통일행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행진 / 출처: 안산평화연대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무대행사 / 출처: 안산평화연대
     
     
    한편, 이번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안산평화연대가 주최했는데요. 지난 20년 동안 안산 지역에서 평화와 통일, 남북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평화통일 실천을 전개해 온 6.15안산본부가 안산평화연대로 조직 전환을 한 것입니다. 안산평화연대는 ‘6.15안산본부의 성과를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포부로 지난 411일 출범했습니다. 출범 후 두 달 만에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를 추진한 것입니다.
     
    안산평화연대 김현주 사무국장은 이번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를 통해 한반도의 자주와 평화, 통일을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고 평화 행진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준비했습니다. 또 분단 80년을 맞는 올해 시민들과 함께 분단의 시대를 넘어 평화의 시대, 새로운 시대를 상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취지를 밝혔습니다.
     
    우리는 분단을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분단은 현재까지 우리 사회의 제도, 사고방식, 언론, 교육 속에 여전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듯 일상에서의 평화 실천이야말로 변화의 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번 16회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의 제목인 전쟁, 분단, 내란을 넘어! 평화로, 통일로, 새로운 세상으로!”를 다시금 되뇌어 봅니다.
     
     

     
     
     
    전쟁 넘어 평화로, "안산시민 통일걷기대회"
    레지스타

    조회수 191

    202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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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내리는 13일의 금요일, 악령도 날씨도 장거리도 꺾지 못한 발걸음들이 평택으로 향했으니... 이름하여 청년 활동가들의 간담회 “청플 로그인: 활동가 계정 생성 완료”.
     
     
    청플 2기 1차 간담회 인트로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여기서 문제 나갑니다. ‘청플’이란 청년+‘○○○’의 줄임말인데요, 다음 보기 중 옳은 것은? ➀플러스 ➁플레이 ➂플로우 ➃플러팅
    공익 웹진을 꾸준히 받아보는 분들이라면 너무나 쉽죠? 정답은 ➂플로우(flow). 청플은 경기도의 19~39세 청년들이 물 흐르듯 바꾸어나갈 변화의 물줄기를 뜻합니다. 이날은 청플2기의 세 번째 만남으로, 지난 3월 발대식과 4월 회의에 이어 네트워킹 중심의 1차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 참고)
     
     
    로그인 화면 접속 중… “청플에 입장하시겠습니까?”
     
     
    청플 2기 1차 간담회 만찬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간담회의 취지는 청플2기 위원들끼리 먼저 친해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뷔페식 만찬을 즐기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어요. 공익활동가들답게 일회용품 사용 대신 용기를 챙겨왔고 음식물 쓰레기도 최소화했습니다. 마침 생일이었던 김보라 위원은 케이크와 서프라이즈 축하를 받기도 했네요. 세심하게 준비한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사용자 가이드 다운로드 '평택' 사용설명서 열람하기
     
    당초 이번 간담회는 5월로 예정되었으나 조기 대선이라는 국가적 이슈로 일정이 연기됐습니다. 그 바람에 장소도 용솟음 위원의 청년 공간 ‘비상구’에서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로 변경됐는데요. 아무튼 평택에서 모인 만큼 이 지역 활동가 두 분을 모시고 사례 발표를 들었습니다.
     
     
    청플 2기 1차 간담회 사례발표1: 평택안성흥사단 이종규 회장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평택’ 하면 미군 기지나 쌍용차 해고 사태를 먼저 떠올리지요. 평택안성흥사단 이종규 회장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평화통일운동, 풀뿌리 시민운동 등 지금껏 거쳐온 다양한 활동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 회장님은 한일 청년교류, 전쟁 없는 한반도를 여전히 꿈꿉니다. 조직에 도움이 되면서도 본인이 소진되지 않으려면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선배로서의 당부도 기억에 남네요.
     
    두 번째 발표는 또래 활동가 이야기,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펼치는 평택 청년 단체 ‘툴(TOOL)’의 이태준 대표 사례입니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도시 평택에서 오히려 이웃의 열악한 주거에 눈을 돌린 토박이 청년의 이야기가 울림을 전했습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동한 투자모델은 몇몇 청플 위원에게 신선한 영감을 주었고요.
     
     
    청플 2기 1차 간담회 사례발표2: 평택 청년 단체 '툴(TOOL)' 이태준 대표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활동가 계정 정보 입력 중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
     
    이제 본격적인 라포 형성 시간입니다. 참가자들은 이그나이트 방식으로 자기소개를 합니다. 30초마다 자동 전환되는 사진 6장에 맞춰 설명하니 시간 늘어질 일 없고 듣는 이도 경청하게 되네요. 소개 후 질문은 3개까지 허용됐는데, 재미난 질문들 속에서도 김정현 위원장이 매번 진지한 질문으로 의미를 더했습니다.
     
     
    청플 2기 1차 간담회 자기소개 '이그나이트'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13명의 자기소개를 다 듣고 보니 지역과 관심 분야만큼이나 성향도 다양한 청플2기입니다. 거버넌스, 노동인권, 햇빛발전, 다문화, 평화교육.... 공통점이라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 그래서 이들이 공익활동가인가 봅니다.
     
     
    보너스 아이템 수신함 도착! 랜덤 선물로 마음 전송하기
     
    야심찬 마지막 순서는 선물 교환. 5천 원 이하의 실용적인 품목으로 하나씩 준비해오라는 사전 안내가 있었죠. 비밀리에 포장된 선물들을 모아놓고 조한나 부위원장이 스릴 넘치는 ‘화이트 코끼리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특이하게도 간담회에 가장 늦게 온 사람부터 선물을 고릅니다. 왜냐면 앞사람의 선물을 ‘훔쳐 가기’ 할 수 있거든요. 향초, 미니탁구, 비누 등을 제치고 주인이 여러 번 바뀐 최고의 인기 선물은 레몬 파운드케이크와 드립 커피였답니다.
     
     
    청플 2기 1차 간담회 선물교환 '화이트 코끼리 게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친구 목록 동기화 중… “함께할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어때요? 청플2기, 전보다 훨씬 가까워졌나요? 흥미로운 질문에 따라 소통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준비했지만 시간 관계상 건너뛰었는데, 못다 한 이야기는 아마도 뒤풀이 자리에서 충분히 이어졌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청플 2기 1차 간담회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사회가 청년에게 각종 혜택을 지원하는 이유는 청년이 약자여서가 아니라 미래이기 때문일 겁니다. 더 이상 몸도 마음도 청년 아닌 저는 청년이 특권으로만 느껴지네요. 하지만 그것은 언젠가 끝나는 특권, 모두가 한번은 누리는 특권. 그러니 청년이라는 정체성만큼은 누구나 역지사지가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름 장마가 막 시작되었네요. 난폭한 물난리 피해가 없어야 할 텐데요. 부디 청플의 물줄기는 무섭게 범람하는 홍수가 아니라 신영복 선생이 즐겨 인용하셨던 도덕경 구절처럼 아래로 아래로 더 낮은 곳을 골고루 적시는 ‘하방연대’이기를 기원합니다. 이제 활동가 계정이 생성 완료되었으니 언제든 자유롭게 로그인하시지요. 잊지 마세요! 패스워드는 ‘공익을 향한 청년 활동가의 열정’입니다.
    
     

     
     

     

    [현장스케치] 청플2기 1차 간담회 : 활동가 계정 생성 완료
    참비움

    조회수 148

    202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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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로 지역을 읽다
     
    2024년 초여름, 부천시민미디어센터의 한 강의실에선 작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보이는 라디오, 팟캐스트, 영상 촬영과 편집 등 미디어의 다양한 세계를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았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생각에 귀 기울이면서 하나의 공동체로 발전해 나갔다. 지금은 미디어라는 이름 아래, 지역을 비추고, 책을 매개로 사람을 연결하며, 소상공인의 삶을 기록하는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모임의 구성원들은 저마다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자신의 일상을 브이로그로 공유하는 분도 있고, 수년간 출판 편집 일을 하며 책과 삶을 이어온 분, 그리고 전문 라디오 작가로 방송 현장을 오랫동안 경험한 분까지. 다양한 경험과 시선이 모인 덕분에 이들의 콘텐츠는 결코 단조롭지 않다.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 일상에 스며든 기록,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을 향한 따뜻한 관심이 이들의 미디어 작업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올해 2025, 경기마을미디어 성과 공유회에서 이들이 택한 주제는 '독서''소상공인', 그리고 '지역 활동가'. 단어만 놓고 보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책을 읽고, 지역을 걷고, 사람을 만나며 만들어낸 이야기들을 미디어로 풀어내는 이들에게 이 세 가지는 모두 같은 선 위에 있는 가치다.
     
    성과 공유회에 앞서, 모임의 대표인 이상하 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컴퓨터 강사와 마을 동호회 회장으로 일해온 그는 지금은 지역 활동가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사진출처: 함께하는 미디어 모임 이상하대표 제공
     
     
    Q. 처음 미디어 교육을 받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영상이나 라디오는 저와 거리가 먼 세계라고 생각했어요. 컴퓨터 강의와 책을 다루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기록은 글로 남기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죠. 그런데 우연히 부천시민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한 번쯤 배워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매력적인 방식이더라고요. 무엇보다 음성과 화면이라는 매체가 사람의 감정을 훨씬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걸 체감했어요.“
     
     
    Q. ‘함미모는 어떤 계기로 시작되었나요?
     

    2024, 원미도서관과 상동도서관에서 진행된 부천시민미디어센터 주관 교육 프로그램이 계기였어요. 보이는 라디오, 팟캐스트, 영상 기본 촬영 등 다양한 미디어 교육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같은 관심사를 가진 분들이 모이게 되었죠. 처음엔 동아리 명도 없이 활동하다가, 교육 프로그램 명인 함미모(함께하는 미디어 모임)’를 그대로 이어받아 ‘함미모’'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Q. 교육을 통해 어떤 점이 가장 크게 달라졌나요?
     
    "무엇보다 기록의 방식이 다양해졌다는 점이에요. 전엔 글로만 표현했다면 지금은 음성으로, 영상으로, 때로는 팟캐스트 대화로 풀어낼 수 있게 됐죠. 또 교육을 함께 받은 분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면서 나 혼자에서 우리 함께만드는 작업으로 바뀌었어요. 이게 가장 큰 변화이자 의미 있는 전환이었죠."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Q. 이번 성과 공유회에서는 어떤 내용을 발표하게 되나요?
     
    "저희는 책을 읽는 사람, 책을 나누는 사람, 책을 통해 지역과 연결된 사람들에 주목하고 있어요. 단순히 독서를 주제로 한 게 아니라,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이나 활동가들이 어떻게 삶을 나누고 있는지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냈어요. 책방을 운영하는 분, 마을에서 독서모임을 꾸려가는 분, 작은 상점을 열고 책 코너를 만들어 마을 사람들과 소통하는 분들이죠."
     
    "또한, 이번 프로젝트는 3개월간 매달 2개의 보이는 라디오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튜브와 팟캐스트에 업로드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동시에 공모전 참여, 개인 SNS 콘텐츠 강화, 기술적 역량 향상도 함께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동아리 내부에 역할을 명확히 나눠서 각자의 장점을 살리고 협업을 잘할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사진출처: 함께하는 미디어 모임 이상하대표 제공
     
     
    Q. 실제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요?
     
    "한 소상공인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책은 손님을 머무르게 하는 공간이에요라고요. 가게 한쪽에 책 몇 권을 놓아두었을 뿐인데, 그걸 계기로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손님도 생겼다고 해요. 그 말을 들으면서 책이 단순히 지식이 아니라 사람을 묶는 매개체가 될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죠.“
     
     
    Q. 활동을 지속하면서 느낀 지역 미디어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거창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 주변의 이야기, 평범한 일상, 소박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느껴요. 미디어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돕는 도구잖아요. 그게 영상이든, 소리든, 글이든. 저희가 만든 콘텐츠를 통해 누군가 , 저런 분도 있구나’,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듣네하고 느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단순히 콘텐츠를 만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함께 배우고 나누는 활동도 계속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매월 원미도서관에서 자체 블로그 강의를 열고 있어요. 짐벌을 이용한 촬영 실습도 병행하면서 실전 감각도 익히고 있고요. 그리고 오는 616일에는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직접 기획한 독립영화 상영회도 열릴 예정이에요. 우리와 같은 지역 사람들이 만든 이야기, 또는 잊혀진 작은 목소리를 소개하려는 자리죠."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요?
     
    "올해 말 성과 공유회도 있지만, 오는 616, 부천 복사골문화센터에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독립영화 *‘’*이 상영합니다. 이 영화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출품되었던 작품으로, 작고 섬세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지역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삶의 결, 평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우리 곁의 현실을 차분히 들여다보게 합니다."
     
    "이번 상영은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지역 안에서의 미디어 활동을 보다 확장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번 독립영화 상영도 그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영화제 출품작이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역 안에서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고, 느낄 수 있는 을 만든다는 데 큰 의미가 있고, 상영 후에는 짧은 대화 시간도 마련되어 있어 단순히 관람에 그치지 않고, 영화를 통해 마주한 감정과 생각을 지역 주민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우리는 전문가도, 거대한 기획자도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사는 지역을 좋아하고, 그 안의 사람과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입니다. 이번 상영은 그 마음을 담은 첫 번째 실험이자 제안이 될 것입니다. "
     
    "끝으로, 지금처럼 각자의 방식으로 지역을 담아내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어요. 저희 구성원들도 다들 바쁜 일상 속에서 틈틈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런 열정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고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공개 녹음이나 영상 상영회 같은 오프라인 소통 자리도 자주 만들어보고 싶어요. ‘우리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장을 여는 거죠."
     
     
    영화 포스터 / 출처: 함께하는 미디어 모임
     
     
    부천시민미디어센터에서 시작된 작은 모임은 이제 지역의 이야기를 품은 미디어 그룹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들은 말한다.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지역의 이야기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다.”라고. 마을과 사람, 그리고 책 사이를 잇는 그들의 기록은 지금도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지역의 서점을 인터뷰하거나, 동네 소상공인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아내고, 독서와 생활이 만나는 공간들을 소개하는 등, 미디어를 통해 지역을 잇고 기록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다.
     
    미디어는 어렵지 않다. 중요한 건 기술보다도 진심이다. 그리고 그 진심은 영상을 통해, 목소리를 통해, 글과 이미지로 얼마든지 전해질 수 있다. 지역을 읽고, 기록하고,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미디어로 지역을 읽다-함미모 이상하 대표 인터뷰
    럭비공

    조회수 224

    2025-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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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통사고의 순간 “그냥 따라갔을 뿐인데…”
     
    친구 따라 간 공익위키 워크숍, 심심풀이로 응답한 청년 공익활동 설문조사, 퀴즈대회라고 속아서 끌려간 공익활동 페스타... 그날, 나는 공익에 치였다.
     
    오늘은 제가 어떻게 공익활동이라는 세계에 입덕하게 되었는지, 저만의 ‘공익활동 입덕 서사’를 풀어 보려 합니다. 사실 시작은 정말 별거 없었습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 속, 제주도에 더 이상 잡히지 않는 한치에 분노하던 저에게 친구가 열정적으로 설명해 준 기후 위기와 ‘공익활동’이라는 생소한 단어. 그저 도와달라는 말에 행사 몇 군데 따라갔고, 퀴즈 한 문제라도 더 맞히겠다고 공부하던 어느 날, 문득 생각했죠.
     
    “이 사람들... 진짜 멋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덕통사고의 순간이었습니다.
     
    출처 : 에디터 제작(미리캔버스)
     
     
    사실 대부분의 공익활동은 거대한 결심이 아니라, 이렇게 일상의 작은 호기심이나 우연에서 시작되곤 합니다. 중요한 건 그 계기를 어떻게 나의 의미로 이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겠지요.
     
     
    입덕 부정기 “아냐… 그냥 잠깐 도와주는 거야…”
     
    솔직히 처음엔, 그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밌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공익활동’이란 단어는 여전히 저와는 조금 먼 세상의 이야기로 느껴졌죠.
     
    2024년 9월, ‘공익위키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처음 보는 세계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진심으로 고민하는 모습들, 그리고 그 안에서 이어지는 관계와 네트워킹. 조금씩 깨달았어요. 공익활동이란 게 꼭 대단하거나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걸요. 그저 지금의 나로도 시작할 수 있다는걸요. 그렇게, 저의 입덕 부정기는 서서히 균열을 맞이하게 됩니다.
     
    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작은 일에 손을 보태는 것도 분명한 공익활동입니다. 활동의 크기보다, 세상과 연결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걸 공익활동을 통해 드디어 배웠습니다.
     
     
    입덕 인정기 “나 지금 사람 만나러 가는데, 행복한 거 실화냐?”
     
    극 내향형인 저에게 2024 공익활동 페스타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오전 내내 진행된 ‘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를 들으며, 저는 점점 더 이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과 안전성을 고민하는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에도 후원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심지어 화장실도 못 가고 오전 전체 프로그램을 다 들었을 정도로 몰입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제가 손꼽아 기다리던 ‘공익위키 어드벤처’가 있었습니다. 예상문제를 다섯 번 넘게 복습하고, 퀴즈 문제 하나하나에 집중한 끝에.. 1등!
     
     
    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제공
     
     
    그 순간 저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입덕, 인정합니다.
     
    그 이후로는 제가 관심 있는 주제를 직접 찾아보고,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 자료를 모으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내가 왜 이 활동에 진심이 되었을까?”
    “앞으로는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이어가면 좋을까?”
     
     
    출처: 에디터 제작(미리캔버스)
     
     
    생각해 보면, 공익활동은 단순한 ‘참여’를 넘어서 내가 궁금해하던 문제를 파고들고, 세상의 균열을 조금씩 메워보는 아주 깊은 덕질입니다. 사회 변화에 진심이 되어버린 덕질, 바로 그게 공익활동이 주는 중독성과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시민의 실천이자,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생활 방식입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빠져드는 포인트는 다 다르죠! 누군가는 회의록을 정리하면서, 누군가는 사람들과 밥을 먹으며, 누군가는 캠페인을 기획하며, 또 어떤 이는 현장에서 뛰며 입덕합니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공익에 접근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것도, 입덕의 중요한 과정이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원활하고 빠른 입덕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내가 어떤 유형의 공익활동가인지 확인해 보기! 당신은 어떤 공익활동 덕후인가요?
     
     
    [공익활동가 활동 유형 테스트 바로 가기] https://smore.im/quiz/sJLNEDZIT6
    출처 : 에디터 제작(미리캔버스)
     
     
    덕후의 일상 이쯤 되면 ‘공익덕후’ 아닐까?
     
    공익위키 어드벤쳐를 마치고 받은 ‘공익덕후 1호 인증서’는 지금도 제게 소중한 상장입니다. 이제는 기록 활동가로서 웹진을 쓰고, 관심 있는 단체를 찾아 후원하고, 어느새 ‘공익활동’이 제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렸어요.
     
    - 단체 홈페이지 탐방하기
    - 단체 굿즈 모으기
    - 다회용기 사용, 분리수거 미션처럼 수행하기
    - 걸어 다니다가 공익제보하기
    - 행사 현장 몰래 구경 다니기(?)
     
    누군가는 별거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소소한 실천들이 저에게는 중요한 덕질의 루틴이자 공익활동의 진짜 시작점이 되어주었습니다.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정보 하나를 나누는 것도, 누군가의 말에 공감해 주는 것도 세상을 바꾸는 조각이 될 수 있습니다.
     
     
    엔딩 크레딧 “덕질은 나를 바꾸고, 세상도 아주 조금 바꿨다”
     
    공익활동을 덕질로 보면, 삶이 훨씬 더 즐거워집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제 삶의 기준이 달라졌어요. 내가 바뀌었고, 내 주변이 바뀌었고, 아주 조금은 세상이 바뀌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입덕은 정말 쉽습니다. 퀴즈 한 문제, 누군가의 이야기 한 줄, 아무렇지 않게 마주친 스티커 하나에도 시작될 수 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 변화는 절대 혼자서만 만드는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희망적인 사회 변화는 시작되고 있지 않을까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프로그램에 한 번쯤 발 담가보세요. 스트레스받지 않는 선에서, 재미 삼아 해보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도 “그날, 나도 공익에 치였다” 고백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공익활동 입덕 서사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일상에서도, 그 첫 장면은 이미 쓰이고 있을지 모릅니다.
    
     

     
     

     

    덕통사고, 나는 왜 공익활동에 입덕했는가?
    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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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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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대 대통령선거 개요와 특징
     
    2025년 6월 3일,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전국적으로 실시되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정권 재창출 여부와 주요 정책 방향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정치적 분기점이었습니다. 2022년 대선 이후 3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안 요소 속에서 치러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청년 실업, 부동산 문제, 기후 위기 대응, 인공지능 및 신기술 정책 등 미래지향적 아젠다가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정상화된 형태의 전국 단위 선거였다는 점에서, 유권자의 투표 참여 양상과 선거운동 방식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이번 대선은 역대 두 번째 수준의 사전투표율인 34.74%을 기록했으며, 다양한 연령층에서 높은 참여율을 보였습니다. 특히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고, 정당과 후보들은 각종 공약과 메시지 전략을 총동원해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인·청년·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장과 정치 참여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그중 발달장애인의 투표권 문제는 단지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선거제도의 포용성과 공정성을 점검할 수 있는 기준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제21대 대선은 결과 그 자체뿐만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제도적 한계와 인권의식 수준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법원의 임시 조치 결정: 투표 보조 허용의 전환점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5년 5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50부(재판장 김상훈)는 발달장애인 A 씨와 B 씨가 제기한 임시 조치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단지 두 명의 장애 유권자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선거 시스템에서 발달장애인의 투표권이 어떻게 보호받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만든 판결로 평가됩니다. 신청인들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실제로 투표소에서 투표보조를 요청했지만, 선거 사무원으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에 이들은 국가를 상대로 투표권 침해 및 차별에 대한 구제를 요구하는 본안 소송과 함께, 다가오는 2025년 대선에 적용될 임시 조치도 함께 신청한 것입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현행 공직선거법상 보조 허용 대상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발달장애인의 경우라도, 그들의 인지적 특성과 실질적인 투표 수행 능력에 따라 적절한 보조가 필수적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재판부는 “발달장애인의 경우 스스로 기표를 하기 어렵거나 투표 절차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제한이 있을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하면 선거권의 실질적 박탈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비장애인과 동등한 조건에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조를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닌 헌법상 권리 보장의 연장선상에 있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재판부가 이 사건을 ‘간접차별’의 시각에서 접근했다는 점입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상 보조 허용 범위를 시각·신체장애로 한정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보조가 필요한 발달장애인을 제외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간접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판단은 기존의 법률 해석이 갖는 형식적 평등주의의 한계를 넘어, 실질적 평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선거권 해석을 확장한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또한 이 결정은 본안 판결이 나기 전까지 치러질 모든 공직 선거와 국민투표에서 적용되는 ‘임시 조치’이므로, 단순한 일회성 허용이 아니라 향후 반복될 수 있는 선거 절차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입니다. 이는 국가가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국제 인권법의 흐름과도 궤를 같이합니다. 실제로 UN 장애인권리협약 제29조는 각국 정부가 모든 장애인이 자율적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 특히 투표 방식, 절차, 보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행정 편의나 법률 해석의 틀 안에서 제외되어 왔던 발달장애인의 선거권 보장을, 헌법상 기본권의 시각에서 재구성한 판결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향후 공직선거법 개정 논의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장애인의 정치 참여 확대에 기초적인 법적 기반을 제공한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나아가 이 임시 조치는 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이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 공직선거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충돌
     
    현행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은 투표 보조의 대상 범위를 “시각 또는 신체장애로 인해 스스로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투표권 보장을 위해 일정한 범위의 장애인에게 한 해 가족 또는 지명한 두 명을 동반하여 기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육체적 제약으로 인해 실제로 투표용지를 작성하는 데 물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제도로, 그 취지 자체는 타당합니다.
     
    그러나 이 조항의 문제점은 발달장애와 같은 인지적·정신적 장애 유형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은 감각기관이나 근육의 운동 능력에는 이상이 없을 수 있으나, 정보 이해와 처리, 의사소통, 복잡한 절차 수행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그들은 신체적 기표는 가능할지라도 투표 방식, 후보자에 대한 정보 해석, 절차 진행 등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공직선거법은 발달장애를 명시하지 않고 있어, 법 적용에서 이들이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반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의 권리를 보다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 제20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선거 등 공적 절차에서 장애인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편의 제공을 의무로 정하고 있으며, 특히 장애 유형에 따라 맞춤형 ‘합리적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발달장애인이 투표 과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는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로 간주됩니다.
     
    이처럼 공직선거법은 제한적으로 해석되고 있는 반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보다 넓은 해석을 통해 실질적 평등을 지향하고 있어 양자 간 충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선거 현장에서는 이러한 법적 충돌로 인해 선거 사무원의 재량이 확대되며, 보조 허용 여부가 지역과 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같은 장애를 지닌 유권자라도 어떤 투표소에 가느냐에 따라, 혹은 어떤 담당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헌법상 보장된 참정권과 평등권의 침해로 연결될 수 있으며, 법률 체계 내의 모순이 국민의 기본권 실현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현장 대응의 문제가 아니라, 공직선거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 간의 적용 기준을 정비하고 양자 간 정합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공직선거법상 투표 보조 대상에 인지·정신적 장애 유형을 명시적으로 포함시켜, 법률적으로도 발달장애인의 참정권이 실질적으로 보호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투표소마다 다른 기준: 인권의 자의적 운용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진행된 2025년 5월 29일, 발달장애 유권자들의 투표소 이용 과정에서 현저한 혼선과 불일치가 발생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투표 보조 허용 여부가 전국적으로 통일되지 않은 채 각 투표소의 해석과 판단에 맡겨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 혼선이 아니라, 장애인의 참정권이라는 헌법적 기본권이 현장에서 자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인권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사례를 보면, 서울 종로구 사직동과 마포구 공덕동 주민센터에서는 발달장애 유권자의 보호자가 보조인으로 기표소에 함께 입장하려 하자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현장 선거 사무원들은 “비밀 투표 원칙상, 보호자가 동행하여 투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라며 입장을 제지했습니다. 이들은 공직선거법상 보조 허용 기준을 엄격히 해석하여, 시각 또는 신체장애가 아닌 발달장애의 경우에는 투표 보조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같은 날 서울 청운효자동과 북아현동 주민센터에서는 전혀 다른 접근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들 투표소에서는 선거 사무원이 유권자에게 “혼자서 기표할 수 있느냐"라고 직접 물었고, 유권자가 어렵다고 답하자 현장에서 본인 지명에 따라 보조인 두 명을 지정하여 기표소 입장을 허용했습니다. 이 같은 대응은 법원의 임시 조치 결정을 반영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상 ‘합리적 편의 제공’ 원칙에 부합하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동일한 법률과 동일한 선거 절차 하에서 유사한 장애 유형을 지닌 유권자에 대해, 투표소마다 전혀 다른 판단이 내려졌다는 점은 국가의 권리 보장 시스템이 얼마나 불안정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법의 해석과 적용이 일관되지 않으면, 국민의 권리는 사실상 운에 의해 결정되는 셈이며, 이는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법치주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합니다.
     
    또한 현장 선거 사무원의 권한이 모호하고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각 투표소에 제공한 매뉴얼 내용이 지역별로 다르게 해석되었고, 구체적 판단이 사무원의 재량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일부 주민센터는 “중앙선관위 매뉴얼에 따르면, 손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의 장애가 없는 한 동행이 어렵다"라고 했고, 다른 주민센터는 “발달장애도 등급에 따라 보조가 가능하다"라고 안내했습니다. 이런 편차는 표준화된 지침 부재와 행정 혼선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결국 이러한 구조는 장애 유권자가 어느 지역에 거주하느냐, 어느 투표소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헌법상 참정권이 침해될 수도 있다는 현실을 뜻합니다. 이는 평등권 침해이자 행정의 자의적 권한 행사로 인한 구조적 차별입니다. 장애인 참정권 보장의 핵심은 보편성과 일관성에 있으며, 동일한 법적 기준이 전국 모든 유권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매뉴얼 재정비와 함께, 명확한 법률 개정이 필수적입니다. 법률은 실효성 있는 권리 보장의 수단이어야 합니다.
     
     
    ● 자기결정권 vs 대리투표 우려: 선관위의 입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발달장애인의 투표 보조 허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 주된 이유는 발달장애가 시각·신체장애와는 달리 장애의 범위와 표현 방식이 매우 다양하여, 일률적으로 투표 보조를 허용할 경우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에 반하는 대리투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선관위는 ‘비밀 투표’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타인이 기표소에 동행할 경우 당사자의 의사를 온전히 반영한 투표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제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은 ‘보호주의’에 기반한 전통적 장애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보호주의적 시각은 장애인을 무능력한 존재로 간주하고, 권리 보장보다는 제한과 통제를 우선시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과소평가하고, 장애인의 정치적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발달장애인은 일정한 조건 하에서 충분한 설명과 보조가 주어질 경우,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 정책에 대해 의사를 표현할 수 있으며, 이는 다양한 연구와 현장 사례를 통해 입증된 바 있습니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UN CRPD) 제29조는 모든 장애인이 정치 및 공적 삶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며, 국가가 이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실질적 조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투표의 비밀성과 더불어, 장애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 또한 핵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즉, 보조 없이 투표할 자유와 함께, 보조를 요청할 자유 또한 평등하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 결론: 참정권은 선택적 권리가 아니다
     
    발달장애인의 투표권 보장 문제는 소수자의 권리에 국한된 논점이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정의와 평등의 문제입니다. 선거란 단지 표를 던지는 행위가 아니라, 국민이 국가 운영에 참여하는 가장 본질적인 방식이며, 이 권리는 누구에게도 차별 없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발달장애인이 기표소에서 보조인을 둘 수 있는 권리, 자신의 방식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는 민주주의의 필수 조건 중 하나입니다.
     
    지금의 제도는 발달장애인의 참여를 제한하거나 그 권리의 행사 여부를 ‘현장의 재량’에 맡기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선거제도가 진정한 보편성과 평등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모든 시민이 동등하게 투표할 수 있을 때, 모든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습니다. 참정권은 선택적 권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모든 시민에게 보장되어야 할, 양도할 수 없는 기본권입니다.
     
     

     
     

     

    같은 장애, 다른 대우… 발달장애인 투표는 복불복?
    주야

    조회수 342

    202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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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력으로 만든 작은 가능성, 공익 위키의 미래를 상상한다.
     
    처음, 이 교육에 참여할 때만 해도 '공익 위키, 위스퍼'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다. 그러나 위스퍼 교육 3회를 거치며 지금 나는 단 하나의 단어로 이 여정을 요약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협력’이다.
     
    -. 연결과 협력으로 완성된 공익 위키.
    -. 어떻게 협력을 잘할 수 있을까?
    -. 주도적인 협력이란 무엇일까?
    -. 협력적 운영자란?
     
    협력이란 단순히 ‘함께 한다’라는 뜻을 넘는다. 나눔과 경청, 조율과 실천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협력은 완성된다. 위스퍼는 바로 그 과정을 경험하게 했다. 매시간 운영자의 역할을 고민했고, 어떻게 하면 더 민주적이고 안전한 운영이 가능한지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했다.
     
     
    공익위키 위스퍼 양성과정 3차시 강의자료 / 출처: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위스퍼는 말 그대로 ‘속삭임’이었다.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관심 주제로,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목소리를 기록하고 나누는 자리였다. 탄소배출권, 빈티지 패션, 지역축제, 통합 돌봄, 재건축, 청년 마음 건강. 각자가 바라보는 세상의 문제는 달랐지만, 그것을 ‘공익’의 이름으로 위키에 담아내겠다는 마음은 하나였다. 이 얼마나 협력적인 생산인가.
     
    나는 특히 협력적 운영자라는 말이 깊이 남았다. 위키를 운영하는 사람은 단순히 정보 정리를 잘하는 사람을 넘어서야 한다.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때로는 중재하며, 방향을 제시하고, 무엇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함께 실험할 줄 아는 사람. 나도 그런 운영자가 될 수 있을까, 아직은 확신할 수 없지만, 그 가능성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간 것만은 분명하다.
     
     
    공익위키 위스퍼 양성과정 3차시 강의자료 / 출처: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3회차의 첫 시간은 2회까지 진행된 교육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위키 모임 운영자로서의 경험과 위키 모임 참여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자의 역할에 대해 발전과 대안 찾기로 마무리했다.
     
    두 번째 시간은 각자의 관심 주제와 문제의식을 담은 ‘나만의 공익 위키 위스퍼 활동 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활동 계획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흐름은 공익 위키의 방향성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이어졌다.
     
    과연 개인이 만든 공익 위키가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 단지 몇 명이 모여 정리한 정보와 기록이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수 있을까? 아니면 시민단체나 전문가 집단과 협업하고, 더 공신력 있는 구조 속에서 이루어져야만 가능한 일일까?
     
    또 하나의 핵심은 ‘참여자의 동기부여’였다. 누가,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기록하고 운영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이 끊임없이 던져졌고, 교육 참여자들은 저마다의 관점에서 고민을 공유했다.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우리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상태이고, 공익 위키라는 실험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시행착오와 다양한 시도, 활발한 토론과 실천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방향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처음부터 정답이 있는 길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가 바로 위스퍼의 정신이 아닐까. 머지않아 우리는, 협력과 참여를 통해 마침내 우리만의 방향을 설정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지금 이 자리에서 나눈 작고 진지한 질문들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하지만 지금 나는 말하고 싶다. 공익 위키는 위대한 가능성의 작은 출발점이라고.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사는 지역의 문제, 내가 겪은 사회의 구조, 내가 알게 된 지식을 ‘공익’의 눈으로 정리해 올리는 것만으로도 공익 위키는 이미 충분히 가치 있다. 마치 작은 불씨처럼, 누군가 그 기록을 보고 공감하고, 다시 기록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공익 위키는 더 ‘열린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 기록자와 독자가 분리되지 않고, 시민 모두가 참여자이자 생산자인 위키. 익명의 누군가가 쓴 글을 읽고 다시 덧붙이고 확장할 수 있는 구조. 그리고 정보만이 아니라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고, 서로 배울 수 있는 배움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제 위스퍼 교육은 끝났다. 그러나 진짜 협력은 지금부터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공익 위키를 운영하며 작은 씨앗을 심는다. 오늘은 작고 느린 속삭임일지라도, 언젠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속삭임에 귀 기울이고 함께 기록하기를 바란다. 협력은 그렇게, 내일의 공익을 만든다.
    
     
     
     
     
    공익위키 위스퍼 양성과정 3차시 수료식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나의 첫 공익위키 체험기 (3회차)
    윤작가

    조회수 185

    202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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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활동 현장 취재 에디터로 3년째 활동하며 늘 고민해온 질문은 “공익이란 무엇일까?”, “나는 공익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공익활동의 가치를 잘 실천하고 있는가?”, “내가 쓴 공익활동 현장 취재 기사를 읽은 독자들은 어떤 생각의 변화를 경험할까?”였습니다.
     
    고민했던 물음의 답을 찾고자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공익활동 사회적 가치 측정’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4월 9일, 16일, 23일(수요일), 총 3회에 걸쳐 ‘공익활동의 의미와 사회적 가치 측정의 필요성’,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의 이해’, ‘사회적 가치 측정 실습’이라는 주요 교육 내용으로 오후 2부터 4시까지 센터 내 주고받음실에서 김수진(한국사회가치평가 이사) 님이 강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교육이 진행중이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4월 9일. 첫 번째 강의, “공익활동의 의미와 사회적 가치 측정의 필요성”에서 먼저 공익활동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익활동은 「서울특별시 시민공익활동의 촉진에 관한 조례」제2조 1항에 따르면 “시민공익활동”이란 시민이 자발적으로 행하는 공익성이 있는 활동으로 영리 또는 친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활동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하는 활동으로 자격이 따로 필요하지도 않고, 이웃과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활동을 결심했다면 바로 공익활동가라는 뜻입니다.
     
    공익성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므로 우선은 추구하는 공공의 이익이 무엇인지 구성원 스스로가 명확히 정의해야 하고, 추구하는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규정하고,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이 커지면 법 제도적 일정한 자격과 활동 상황에 따라 필요한 조건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다음으로 “공익활동 사회적 가치 측정의 개념”은,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나 활동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변화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수치화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한 활동 실적(산출)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정도(결과와 영향)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익활동 사회적 가치 측정”이 왜 필요할까요?
     
    강사님은 먼저 “단순히 ‘좋은 일’을 했다는 자부심만으로는 그 활동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활동이어도 그 가치를 객관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평가절하되거나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 “공익활동 사회적 가치 측정은 실질적 변화 확인, 성과의 가시화, 자원배분의 합리화, 신뢰성 강화, 정책적 활용, 혁신 촉진 등 공익활동의 효과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라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래서 공익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적, 공통의 가치 이해, 이해관계자 참여, 측정 가능한 지표, 실현 가능한 시스템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강의자료 / 출처: 한국사회가치평가 김수진이사
     
     
     
    또한 공익활동 사회적 가치 측정의 핵심 개념으로 조직이 사회성과 실현을 위해 어떤 전략과 기제를 마련하고, 이를 실제 사업과 운영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로 사회에 어떤 긍정적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평가합니다.
     
    평가를 위한 측정의 범위는 사회적 미션의 실현, 경제적 성과(고용 창출, 재정성과 등), 혁신 성과(새로운 해결 방식 도입 등) 등 다양한 측면을 포함하며, 측정 원칙에는 첫 번째로 측정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합의를 반영하여, 직접적 수혜자의 변화와 편익·비용을 파악합니다. 두 번째로 조직 활동을 통해 나타난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결과(outcome)에 초점을 둡니다. 세 번째로 사회성과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SROI 등) 하여 비교와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네 번째로 조직의 미션과 핵심 사업을 통해 창출된 직접적 사회성과 만을 측정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합의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중요한 성과만을 포함합니다.
     
    성과 측정 방식 및 원칙으로 정량적 지표는 고용 창출 수, 매출액, 사회서비스 제공 건수 등 수치로 측정 가능한 성과이며, 정성적 지표는 사업의 사회적 가치, 조직의 민주성, 사회적 환원 노력 등 수치화가 어려운 영향력은 서술형 또는 단계 평가로 측정합니다. 그리고 화폐가치 환산으로 사회성과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해 SROI(Social Return On Investment) 등으로 측정합니다. 성과의 구분은 산출(output), 결과(outcome), 영향(impact) 등으로 나누어 평가합니다.
     
     
    강의자료 / 출처: 한국사회가치평가 김수진이사
     
     
    이러한 절차를 통해 조직은 활동의 실제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4월 16일에 진행된 두 번째 강의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의 이해’에서는, 활동이 기대하는 결과와 사회적 효과를 미리 정해두어야 그에 맞는 측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가?”, “누가 이 변화의 대상인가?”, “변화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 “이 변화는 얼마나 가치 있는가?”, “이 가치를 누구와,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사회적 가치 측정이 단순히 ‘성과를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사회적 가치 측정은 공익 활동이 세상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설명하는 도구이자, 앞으로의 활동을 더 잘 설계하고 확산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적인 기반임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사회적 가치 측정은 우리의 활동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를 숫자나 지표로 표현하는 방법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 표: 실제 사례로 보는 사회적 가치 측정 / 출처: 한국사회가치평가 김수진이사
     
     
    두 번째 강의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4월 23일 세 번째 강의는 ‘사회적 가치 측정 실습’으로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가장 핵심적인 편익을 측정하기 위해 지표 1, 2개를 설정해 측정 방법을 각자 조사해오고 함께 공유하며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3회차 실습 강의 자료 / 출처: 한국사회가치평가 김수진이사
     
     
    이번 현장 취재를 통해 단순히 공익활동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활동의 실제 효과와 변화를 구체적으로 묻고, 수치와 증거로 보여주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즉, 단순히 “좋은 일을 했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넘어, 이제는 “공익활동의 가치를 어떻게, 얼마나 잘 증명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된 교육이었습니다.
    
     

     
     

     

    공익활동의 사회적 가치 측정
    럭비공

    조회수 225

    202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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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반환공여지1), 무엇이 문제이고 경기북부에 무엇을 남겼나?

    경기북부는 대한민국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군사시설과 개발제한,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중첩 규제로 인해 수십 년간 낙후되어 왔습니다. 특히 의정부·동두천·포천 등은 전국 기초지자체 중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지역주민들의 교육, 복지, 문화생활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미군기지의 집중 배치입니다. 1953년 한국전 정전협상 이후 경기북부는 한미안보협력을 이유로 수많은 주한미군기지를 받아들였고, 이는 국방이라는 대의 속에서 지역의 개발 가능성과 자산을 오랜 기간 제약받게 만든 구조였습니다. 경기북부에는 반환된 기지만 해도 30여 개에 이르며, 그 면적은 약 2,000(600만 평)이상입니다. 예를 들어 의정부의 CRC(Camp Red Cloud)2)는 약 87, 캠프 스탠리3)250이상입니다. 반환 대상 기지 중 상당수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장기간 도시계획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들 기지가 차지했던 자산 가치(공시지가 기준)2023년 기준 약 5조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이 땅은 수십 년간 무상으로 사용되었으며, 지역은 오히려 출입제한과 환경오염, 보상 부재에 시달렸습니다.

     

    주한미군기지 및 한국군 주둔지는 군사시설보호구역, 고도제한, 출입통제를 낳고 이는 개발지연, 토지 이용 제한, 지역 공동화를 유발했습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해당 지역을 과밀 억제권역으로 지정하여 대기업·대학·공공기관 유치를 제한했고 일자리 부족·인구 유출 등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 환경보호 명목의 개발 제한 구역 시행은 개발제한, 도시 성장의 왜곡을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군부대 인근 토지 개발 행위 제한, 토지매매·건축행위 제한 등으로 재산권 침해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산림보호구역 및 수변구역 규제는 산림,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을 통해 친환경 개발조차 지연시켰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균형개발 총량규제는 국토부의 광역권 개발 총량제인데 이 때문에 산업단지 조성, 공공시설 이전 등 제약이 가해졌습니다. 상수도보호구역 및 환경규제는 수질보호를 이유로 공장과 공공시설을 제한하였고 산업단지 유치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지역산업 기반을 약화시켰습니다. 지금은 많이 완화되었지만 군 공항, 미군기지 인근 비행안전구역 등을 사유로 고도제한을 실시하여 고층건물 높이 제한 등으로 도심 발전에 한계를 설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중첩 규제가 경기북부에 끼친 핵심 악영향은 경기북부의 전 지역에 오랜 세월동안 그늘을 짙게 드리웠습니다. 경제 낙후와 일자리 감소, 대기업·공공기관 이전 제한으로 청년층 이탈, 저생산성 산업 구조 고착이 고질적인 병폐가 되었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심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정주 여건의 악화는 인구 유출을 초래했고, 이는 지역 공동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문화 기반의 부족으로 젊은 세대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도시 공간의 불균형과 난개발, 정비계획에서 소외된 구도심의 슬럼화, 그리고 개발 가능한 토지의 부족으로 인해 외곽 위주의 확장이 이루어지면서 도시 기능의 왜곡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주거·교통·문화 인프라 부족에 국책사업·광역교통망 투자 우선순위에서 제외됨으로 인해서 수도권에 있음에도 수도권답지 않은 생활환경 속에서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서 재정자립도 최하위권 고착화 되었고 세수 기반 약화 자체 사업 추진력 부족과 중앙정부 의존도 상승 정책 독자성 결여라는 심각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중첩 규제는 경기북부가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지방보다 열악한 처지에 놓이게 만든 구조적 원인입니다. 규제 완화 또는 지역특례법 제정 없이는 근본적인 전환이 어렵다는 점이 정책적 교훈입니다.

     

     

    오염된 자연을 다시 지역의 품으로

    반환된 미군기지의 또 다른 문제는 심각한 토양·지하수 오염입니다. 환경부와 국방부의 합동 조사 결과, 벤젠·석유계 탄화수소(TPH)·납 등의 오염이 다수 기지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었습니다. 이러한 오염을 정화하는 데 드는 비용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정화 주체가 한국 정부로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미군 측은 SOFA(주한미군지위협정)에 의거 현재 상태로 반환을 고수하고 있고 오염 정화 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또한 정화 방식에서 자연경관·건물 보존과의 충돌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CRC 내 예배당과 벙커는 보존 가치가 있지만, 해당 부지에 유류오염이 존재할 경우 철거 없이 정화가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다음이 요구됩니다.

    - 국방부 주관이 아닌 지자체 주도형 정화 및 보존 계획 수립

    - SOFA 개정 요구, 또는 한미 간 정화비용 분담 협정체결

    - 문화재·환경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지별 맞춤형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

     

    철수 이후의 공동화(空洞化)4), 경제적 재설계는 필수

    반환된 기지들은 지역 공동화(空洞化)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 인천의 캠프 마켓, 의정부의 CRC 그보다 더 큰 캠프 스탠리 등은 반환 이후 수년이 지나도 개발 지연으로 방치되거나, 군사시설로 제한된 용도만 부여된 상태입니다. 이는 경기북부가 자체 재정이나 개발역량이 부족한 반면, 중앙정부의 관심과 투자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성남 판교는 1990년대 초 공군비행장 이전과 함께 국책개발지구로 지정되어 첨단산업단지로 전환되었습니다.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프로젝트는 항만·미군기지를 시민 친화적 상업·문화지구로 개발해 도시의 대표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경기북부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나오길 바라는 것은 그간의 희생에 대한 당연한 권리입니다.

     

    따라서 경기북부는 국가 주도의 종합개발계획 수립을 통하여 경기북부형 판교 또는 메디-웰니스 산업지구 모델 등의 종합개발계획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광역교통망 확충 연계형 개발 죽 GTX-C 노선, 순환도로 등과 연계한 상권·인프라 구축이 요구됩니다. 그간의 희생을 고려할 때, 공익적 기능과 수익 모델을 병행한 공원·박물관, 창업 지원 시설, 의료 복합 시설 등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절실합니다.

     

    의정부의 선도적 사례: CRC 공론장의 의미

    2025, 의정부시는 전국 최초로 미군기지 반환을 둘러싼 시민 공론장(CRC 공론장)을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시민, 전문가, 정치인,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여해 다양한 주제로 숙의하고, 실질적 대안을 도출했습니다.

     

    공론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첫째, CRC 부지는 시민의 땅으로 무상양여 되어야 한다.

    둘째, 개발은 정부가 주도하되, 시민의 참여와 지역의 이익이 우선되어야 한다.

    셋째, 보존과 경제개발이 균형 잡힌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민주도 공론장은 참여민주주의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향후 전국 미군기지 반환 논의의 새로운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나아가야 할 방향 : 도민과 함께 만드는 공정한 전환

    미군기지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닙니다. 미군기지는 국가 안보라는 대의로 지역민의 희생을 담보로 사용되었기에, 반환 후에는 그 희생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시민 모두의 공유지(Commons)로 전환될 당위성이 있습니다. 공동체 복원, 환경·역사 보존, 참여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무상양여와 공공적 활용은 필수적입니다. 이는 환경 정의, 지역 균형발전, 그리고 참여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이제는 전문가와 정치인만이 아닌 경기북부 주민과 전 도민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시기입니다.

     

    경기북부는 오랜 시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 왔습니다. 이제 그 땅은 희생의 상징에서 희망의 공간이자 공공의 공간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헌법이 말하는 정의이고, 지속가능한 지역의 미래입니다.

     

    1) 미군반환공여지 : 한국정부가 주한미군에 기지, 시설, 군사훈련 등에 필요한 땅을 공여해 미군이 사용권을 가지고 있는 땅으로, 미군기지와 시설을 포함해 미군의 군사훈련을 위해 확보한 땅이었으나 사용목적 종료 후 한국정부에게 반환된 땅을 뜻함 (출처 : 경기뉴스포털)

    2) 캠프 레드 클라우드(Camp Red Cloud) : 2018년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과 녹양동에 걸쳐있던 주한 미국 육군의 군영으로, 시설관리사령부 태평양 지역대에서 관리하였다.(출처 : 위키백과)

    3) 캠프 스탠리 :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에 위치한 주한미군 제8군의 군영으로, 46수송중대 등 여러 부대가 주둔했었다. 1955년 천막 마을로 시작해 1969년부터 본격적으로 건물이 들어섰다. 2017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폐쇄되었다.(출처 : 위키백과)

    4) 공동화(空洞化) : 으레 있어야 할 것이 없어져 텅 비게 됨(출처 : 네이버 한자사전)

     

     

     

     

     

     

     
    [기획]미군반환공여지, 도민과 함께 만드는 공정한 전환이 필요하다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 위원장 최경호

    조회수 261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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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에도 꼭 오실 거죠?”
     
    첫 주 교육을 마치고 돌아서려는 나를, 나기님이 조용히 붙잡았다. "오늘 즐거웠어요. 다음 주에도 꼭 오세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던 내 눈빛을 읽은 것일까? 선뜻 대답 못하고 머뭇거리는 내게, 나기님이 다시 쇄기를 박았다. “오늘 나눈 이야기, 정말 좋았어요. 다음 주에도 듣고 싶어요.”그 말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내가 뭘… 나이 먹었다고 아는척하며, 말만 많았는데, 다른 분들에게 미안해 죽겠어요." “아니에요. 저에게는 새롭고,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제가 모르는 이야기, 꼭 더 들려주세요.”“어쩔 수 없이 또 와야겠네요. 그런데 나기님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해요. 자기는 낮추고, 남을 올리는 배려, 마음 씀씀이가 참 곱네요. 그 모습에 제가 반했답니다. 다음 주에 뵈어요.”
     
    그리고 일주일 뒤,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나기님의 환한 인사가 나를 맞았다. 가볍게 손을 흔들며 자리에 앉는다.
     
    조금 늦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선 2교시 ‘내가 공익위키 모임을 연다면’ 수업 준비를 먼저 했다. 내가 준비한 공익위키 주제는 ‘중도입국 청소년의 꿈.’ ‘꿈’이라는 단어를 넣었다가, 지웠다가, 다시 넣기를 반복했다. 제안이 추상적이라는 피드백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결국, 내가 중도 입국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그들의 꿈을 응원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다소 추상적인 단어지만 꿈을 넣어서 수정했다. 30분쯤 지났을까?
     
     
    2교시 내가 공익위키 모임을 연다면 수업 자료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1교시는 권오현 빠띠 대표님의 강의였다. ‘연결과 협력으로 완성되는 디지털 민주주의.’디지털도 알겠고, 민주주의도 알겠는데, 디지털 민주주의는 무슨 말일까?
     
     
    1교시 강연 주제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대표님의 낮은 목소리는 자장가처럼 나른했고, 나는 연신 하품하며, 허벅지를 꼬집어 깨어 있으려 애썼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시민의 집단 지성과 행동을 촉진하고… 존중과 포용의 가치를 실현하는…”
     
    용어는 여전히 어렵지만, 시민이 함께 협력해 인터넷으로 사회를 이끌어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더 많은 민주주의, 일상의 민주주의, 더 나은 민주주의를 디지털로 만들자는 강의였다. 하지만 악플이 넘쳐나는 인터넷 세상,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매는 나, 초등학생에게 게임 중 욕먹은 경험, 키보드 워리어들이 판치던 아고라 시절… 그런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런 세상에서 더 나은 민주주의가 과연 가능할까? 불신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그래도 몇몇 성공 사례가 있다니, 마음 한구석이 조금 놓인다. 혹시, 내가 너무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터넷 세상을 바라보았던 건 아닐까?
     
    2교시는 실습 시간이었다. 운영자로서 공익위키를 만들고, 이어 참여자로서 다른 주제를 접하는 시간이었다.
     
     
    2교시 실습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촬영
     
     
    1시간은 공익위키 운영자로, 마지막 1시간은 공익위키 참여자로 진행되었다. 3명씩 3개조를 만들었다. 시작하기 앞서 함께 지킬 약속과 그라운드 룰에 관하여 교육을 받았다. 이제 더 이상 몰라서 그랬다는 말은 안 통하는 시대가 왔다.
     
     
    2교시 실습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촬영
     
     
    내가 맡은 주제 ‘중도입국 청소년의 꿈.’ 처음엔 ‘중도입국’이라는 말조차 생소해하는 분도 있었다. 많은 이들이 ‘다문화 청소년’ 안에 그들을 넣지만, 중도 입국 청소년은 그 자체로 고유한 존재다. 부모를 따라 한국에 들어온 청소년들. 한국어가 서툰 채 공교육에 바로 편입되지만, 언어 장벽으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이내 낙오되기도 한다.
     
    쉼터나 한국어 교육기관이 있긴 하지만, 접근성은 낮다. 제도권에서 벗어난 이 아이들은 학교 밖으로 밀려나고, 한국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홀로 남겨진다. 그들의 부족한 한국어 실력은 곧 일상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히 언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보호와 돌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교육권은 단지 ‘학교에 다니는 권리’가 아니라, 인간답게 살 권리,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게 되는 첫걸음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운영자로서 한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내가 더 잘 준비했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밀려왔다.
     
    2교시 실습 중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자리 이동 후, 이번엔 참여자로서 민경님의 주제에 함께했다. ‘은둔 고립 청년’이라는 단어에 처음부터 마음이 찔렸다. 청년이면 성인인데, 성인이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두더지 땅굴’이라는, 은둔 청년들을 위한 커뮤니티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 들었다. 나는 그들을 단순히 혼자 있길 좋아하는 성향, 혹은 노력하지 않아서라고 단정 지었던 것 같다. 민경님은 단호히 말했다.
     
    “은둔과 고립은 같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는 둘을 아무렇지 않게 붙여 써요. 거기서부터 문제예요.”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은둔은 어쩌면 벗어날 의지가 있는 상태, 고립은 의지조차 없는 상태일까요?”
    민경님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의지라는 단어, 너무 좋아요.”그 순간, 내가 가진 시선이 얼마나 단편적이었는지, 부끄러웠다.
     
    민경님은 주장했다.‘은둔’, ‘고립’이라는 단어에는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과 낙인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아, 당사자들이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드러내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이 위키는 이러한 용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될 필요가 있음을 알리고, 다양한 청년들의 상황을 더 정확하고 존중하는 언어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청년의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려선 안 된다. 다양한 청년의 삶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 모두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업의 마지막은 타운홀 미팅. 운영자와 참여자의 입장을 오가며 경험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타운 홀 마지막 질문은 “위스퍼 활동, 계속 참여하시겠어요?”였다. 나는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마음속엔 작은 불씨가 생겼다. 우리는 늘 배우고 있다. 우리가 놓쳐온 이야기를, 누군가의 현실을, 다른 삶의 속도를. 이토록 조심스럽게, 그러나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조금 더 괜찮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주 차 교육이 끝나고, 그 불씨가 “위스퍼 활동, 계속 참여하시겠어요?”라는 질문에‘네’라는 대답으로 자라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첫 공익위키 체험기(2회차)
    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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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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