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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웹진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봄이 오면 유독 마음이 무거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416일이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거예요.

    그런데 올해는 달랐습니다. 눈물만이 기억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함께 손을 맞잡고 꽃을 접고, 영상을 보고, 길을 걸으며 새삼 느꼈습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이렇게도 다양하더라고요.

     

    [416생명안전교육원 내 조형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자리한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을 소개합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이란?

    4.16생명안전교육원은 2014416,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50, 교사 11명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교육과 희망으로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경기도교육청 직속기관입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외부 모습]
     

    교육원은 크게 기억관(기억교실)과 미래희망관으로 구성됩니다.

    두 공간은 같은 건물 안에 함께 있어, 한 번의 방문으로 기억에서 희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추모와 교육, 전시, 프로그램이 사계절 내내 운영되며,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기억관 - 그날의 교실이 그대로

    단원고 4.16기억교실

    기억관은 교육원 별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층 사월홀, 2층과 3층에 걸쳐 10개의 기억교실과 교무실이 운영됩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과 선생님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책상, 의자, 교실 문, 칠판, 사물함까지 그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있습니다.

    교실 안에 들어서면 발걸음이 절로 조심스러워집니다. 비어있는 의자, 창가로 스며드는 햇살, 그리고 아직도 그 자리에 남아있는 아이들의 흔적.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그 공간에 서 있으면, 무언가가 가슴을 조용히 두드립니다.

    국가지정기록물 제14202112,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물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되었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1층 내부 모습]

    1층 사월홀 - 기억을 만나는 첫 번째 공간

    기억교실을 오르기 전, 1층 사월홀에서는 먼저 영상을 시청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기억을 샌드아트로 풀어낸 영상은 단원고 학생들이 교실을 떠나기까지의 긴 여정, 교실 이전 협의 과정, 그리고 기억교실이 지금의 자리에 놓이기까지의 이야기를 조용하지만 강하게 전달합니다.

    2014415, 제주도 수학여행을 앞두고 설레어 하던 아이들의 모습. 그다음 날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416. 학생들의 제적 처리를 둘러싼 유가족과 교육청의 갈등, 교실 존치를 위한 수많은 사람들의 싸움, 그리고 끝내 교실을 지켜낸 이야기까지. 영상을 보는 내내 마음이 여러 번 흔들렸습니다.

    "기억교실이 존재한다는 건, 그 아이들이 아직도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뜻이야."

    영상 속 한 문장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1층 사월홀 영상시청]
     

    기억과 약속의 길 - 매달 함께 걷는 순례

    기억관 1층 사월홀에서 영상을 시청한 뒤, 기억교실을 방문하고, 그 이후에는 기억과 약속의 길 순례가 이어집니다. 이 프로그램은 4.16기억저장소와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이 함께 20147월부터 매달 진행해온 시민 순례 프로그램입니다.

    단원고 아이들이 걸었던 등굣길, 산책길, 학원을 오가던 골목길을 함께 걸으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억을 나눕니다. 유가족 어머님들로 구성된 가족운영위원이 직접 안내와 해설을 맡아 진행합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2층 기억교실복도 통로]
     

    기억과 약속의 길 -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오후 / 기억관 1층 사월홀 집결 (사전 확인 권장)

    > 문의 : 4.16기억저장소 031-410-0416

     

    미래희망관 - 기억이 희망으로 피어나는 전시 공간

    미래희망관은 기억관과 함께 교육원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매달 새로운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공간으로, 세월호 참사와 기억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들이 조용하고도 깊게 관람객에게 말을 건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층 전시]
     

    20264월에는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기념한 2부작 기획전 , 기억에서 희망으로가 진행 중입니다.

    전시 1 봄을 닮은 그대의 시간, 열두 해의 세월

    > 작가 : 이종구 / 단원고 학생 반별 회화 13

    > 전시 기간 : 2026. 4. 1.() ~ 4. 29.()

    > 전시 장소 :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안산시 단원구 적금로 134)

    > 관람 시간 : 평일 09:00~18:00 | 주말·공휴일 휴관 | 무료

    > 문의 : 031-229-7662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층 전시]
     

    전시 2 세월의 생명들 - 열두 해를 지나 희망을 보다

    > 작가 : 이구영 / 아크릴 회화 19

    > 전시 기간 : 2026. 4. 1.() ~ 5. 21.()

    > 전시 장소 : 4.16기억전시관 3(안산시 단원구 인현중앙길 38)

    > 관람 시간 : ~09:00~18:00 | ··공휴일 휴관 | 무료

    > 문의 : 031-411-7372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층 전시 및 416기억전시관 전시안내표]
     

    함께하는 손길 - 소안지 봉사활동

    4.16생명안전교육원의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에는 지역 단체들의 따뜻한 손길이 함께합니다. 그 중 소안지(소소한 일상 속 안전지킴이)는 생명안전 교육 단체로, 지역 주민에게 안전과 환경교육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3월에는 4월을 기억하는 꽃 만들기 봉사를, 4월에는 기억식을 앞두고 다양한 체험 부스 사전 준비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기억식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지만, 함께 손을 움직이다 보면 슬픔이 조금씩 연대의 온기로 바뀌는 걸 느낍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꽃을 접고, 부스를 준비하고, 그 길을 함께 걷는 것. 그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모두 기억입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에서 3월 기억식을 준비하는 꽃 만들기 봉사활동 소안지팀]
     

    제가 방문한 날도 마침 4.16 러닝크루 '다시 봄' 특별 행사가 열렸습니다.

    함께 달리고, 함께 웃고, 함께 이름을 기억하는 그 장면을 바라보는 내내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픔을 기억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오히려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어요. 이런 방식의 추모가 있구나, 이래서 사람들이 해마다 이곳을 찾아오는구나 싶었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외부에서 진행된 러닝크루 다시봄 행사진행모습]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 당일에도 러닝크루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장 슬픈 날에도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기억은 이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때로는 함께 달리는 것도, 번호를 등에 달고 그 길을 걷는 것도 기억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환하게 밝혀주기도 한다는 것을 이날 느꼈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외부에서 진행된 러닝크루 다시봄 행사진행모습]

     

    "우리는 별이 되어 사라진 게 아니라, 은하수를 만들어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걸 기억해 줘."

    기억교실에서 들려온 영상 속 한 마디입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은 그 은하수를 함께 지켜가는 공간입니다. 봄날, 한 번 그 길을 걸어보세요.

     

    방문 안내

    >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 미래희망관) : 경기 안산시 단원구 적금로 134

    > 기억과 약속의 길 :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오후 / 기억관 1층 사월홀

    > 운영 문의 : 031-414-0416 / 전시 문의 : 031-229-7662

    > 관람료 : 무료

     


    기억이 희망이 되는 공간 -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
    안산사라

    조회수 140

    2026-04-21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지난 3월 17일 화요일 오후 2시 안산 지역 시민사회, 사회적경제, 문화예술, 마을, 노동, 청년, 장애인, 이주민 단체 등 130개 단체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저마다 활동하는 영역도 다루는 이야기도 달랐지만, 이들이 이날 모인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모두가 안전한 도시는 어떻게 가능한가.” 이 질문 하나를 붙들고 지난 1년을 준비해 온 안산 시민사회가, 마침내 시민추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범을 선언하는 날이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이 흘렀습니다. ‘4.16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고 다짐해 왔던 말들이, 실행의 언어로 다시 태어난 날인 거죠. 안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추진위원회 출범식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시민주진위원회 전체회의 및 출범식 장소 입구 포스터사진


    4.16안산시민연대 공동대표 김은호 공동추진위원장 진행모습


    전체회의 : 지난 1년의 여정을 돌아보다

    출범식에 앞서 먼저 전체회의가 열렸습니다. 회의에서는 지난 1년간의 추진 경과와 2026년 주요 활동 계획이 공유됐어요. 회의를 이끈 김은호 4.16안산시민연대 공동대표이자 공동추진위원장은 이렇게 운을 뗐습니다.

    “2024년, 우리는 안산을 생명과 안전의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담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생명안전도시 안산 만들기 프로젝트가 작년부터 시작되었고, 지난 1년의 여정은 결코 짧지 않았습니다.”


    여덟 번의 포럼이 쌓아올린 공통의 언어

    그중 2025년 8월부터 10월까지 총 8회에 진행된 ‘안산생명안전포럼은’ 이 모든 준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1강 ‘위험사회의 이해와 시민의 안전한 권리’로 시작한 포럼은 2강에서 안전권이 헌법과 국제 인권 규범에 근거한 사회적·국가적 책임임을 짚었고, 3강에서는 광주 5·18 사례를 통해 회복적 도시 모델의 가능성을 탐색했습니다. “기억은 과거를 묻는 것이 아니라 다시 반복되지 않겠다는 사회적 약속이다. 광주가 인권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약속을 제도와 문화로 확장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4강은 경주 지진 사례를 통해 ‘마을이 곧 매뉴얼’이라는 공동체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재난 발생 후 가장 중요한 것은 훌륭한 매뉴얼이 아니라 서로의 얼굴을 아는 관계다.” 

    5강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시 재난·안전 분야 실태 연구 용역 결과가 발표되었죠. 결론은 냉정했습니다. “안산시는 생명안전도시를 만들어갈 충분한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세권 중심의 고밀도 복합 개발에 집중하면서 생명과 안전이 외면되고 있다.”

    6강에서는 거버넌스 전략을 논했습니다. “작더라도 시민이 직접 정책을 이야기하는 경험을 쌓으면, 그것이 행정의 방향을 바꾼다.” 7강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 시민사회 활동에 대한 성찰적 진단이었어요. 우리는 쉽게 연결되어 있지만, 뭘 할 수 있는 힘은 약해졌다는 뼈아픈 자기 점검이었죠. 

    그리고 마지막 재난과 안전에 관한 지역사회 커뮤니티의 역할을 다룬 8강까지, 총 여덟 번에 걸친 포럼은 안산 시민들의 공통 언어를 만들어냈어요. 그것은 바로 안전은 특정 사고에 대응하는 문제가 아니라 일상의 조건이라는 것,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와 도시의 책임이라는 것, 그리고 시민 참여 없이 지속가능한 안전 정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홉 번의 워크숍이 연결한 다양한 목소리

    포럼 다음에는 전체 비전 수립 워크숍 2회, 노동·마을·이주민·여성·청년·청소년·장애인 7개 부문 워크숍을 합해 총 9회 워크숍이 이어졌고, 150여 명이 참여해 각자의 경험으로 도시 안전을 이야기했어요. 포럼이 공통의 언어를 만드는 자리였다면, 워크숍은 그 언어를 각 부문의 현장으로 가져간 과정이었습니다. "나의 안전이 도시의 안전"이라는 인식이 확장되고, 서로 다른 부문의 주체들이 연결되면서 비로소 이번 출범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지역 23곳, 30회에 걸친 '찾아가는 사업 설명회'를 통해 100명 이상의 활동가들이 공감대를 함께 형성한 것도 빼놓을 수 없어요. 이 모든 과정이 쌓여, 130개 단체가 한자리에 모인 것이죠.



    지난 1월 30일 열린 2차 워크숍 현장사진
     

    정식 출범 : 다른 목소리, 하나의 결론

    이번 출범식에서 가장 핵심적인 순서는 ‘안전약자 릴레이 발언’이었어요. 청년, 장애인, 이주민, 노동자를 대표하는 네 명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자신이 살아온 현장의 이야기를 꺼내놓았습니다.

    가장 먼저 청년 대표로 나선 영화감독 김윤정 씨가 2014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처음 광장에 나섰던 기억을 꺼내 놓았어요. 당시 친구를 잃은 많은 또래들이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25시 광장’에 모였고, 그 역시 처음 그곳에서 목소리를 냈다고 했습니다. 스물여섯이 됐을 때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스물여덟이 됐을 때는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일어났어요. 

    “왜 우리는 삶의 시간을 지나올 때마다 또 하나의 참사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는 걸까요. 참사는 한순간에 일어나지만, 그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불안은 우리의 일상 속에 계속 존재합니다. 안전은 구조입니다. 누구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위험을 말할 수 있는지, 책임지는 시스템이 있는지 그 구조가 있을 때 비로소 사람은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안산나무를심는장애인야학 교장 김선영 씨는 장애인의 일상에서 안전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구체적으로 전했습니다. 저상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불안과 초조함으로 기다리는 시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면 집 밖을 나올 수도,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 재난 매뉴얼 속에 장애인은 빠져 있는 현실까지. 청각장애인은 대피 안내 방송을 들을 수 없고, 시각장애인은 누군가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화재나 붕괴 사고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어요. 

    “장애인 안전은 복지가 아니라 권리의 문제입니다. 사고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문제입니다.”



    청년, 장애인, 이주민, 노동자 대표 4인의 ‘안전약자 릴레이 발언’

    와이즈우멘협회 대표 도르카스 씨는 이주민의 목소리를 전해주었어요. 안산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주민들이 지역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위험한 노동 환경과 정보 비대칭으로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생명과 안전은 국적을 넘어 모든 사람의 권리입니다. 위기 상황이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모든 이주민이 차별 없이 예방, 지원, 구조, 보상 체계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안산지회장 황순화 씨는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의 현실을 전했습니다. 2025년 3월 기준, 185명이 결원인 상황에서 만성적인 인력 부족은 학교 급식 노동 현장에서 산재 사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검진 대상 중 폐결절 등 이상 소견을 보인 급식실 노동자는 3,981명에 달했고, 폐암으로 1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00여 명이 폐암 의심 진단을 받았다고 해요.

    “노동자가 아프고 떠나는 급식실에서 안전한 급식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안전은 사고가 난 뒤에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라 사고가 나기 전에 지켜야 할 권리입니다.”

    네 사람의 상황과 이야기는 각자 달랐지만 결론은 하나로 모였어요. 안전은 개인이 알아서 챙겨야 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지자체가 구조적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것. 그리고 그 구조를 바꾸는 힘은 바로 시민의 참여에서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출범 선언문 : 함께 외친 세 마디


    공동선언문 읽는 모습

    이어서 출범 선언문 낭독이 이어졌어요. 공동추진위원장들이 함께 단상에 올라 선언문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선언문은 이렇게 시작됐어요.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묻습니다. 생명과 안전은 이 사회에서 어디에 놓여 있어야 하는가. 우리는 그 질문 앞에서 다짐했습니다. ‘4.16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지금도 사회적 재난과 일상의 위험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억은 남아 있지만 변화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선언문의 핵심 다짐은 세 가지였습니다. ▲ 생명과 안전을 도시 운영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세우겠다 ▲ 위험이 집중되는 사람들의 삶을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겠다, ▲ 시민의 참여가 도시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도록 하겠다. 

    선언문 낭독이 끝나자 회의장은 한 목소리로 물들었습니다. "함께 만드는 변화, 모두가 안전한 도시, AN전도시에 SAN다!" 박수와 함께 울려 퍼진 세 마디차 출범식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2026 활동 계획 : 기억이 정책이 될 때까지

    시민추진위원회가 올해 추진하는 활동은 크게 네 단계로 구성됩니다. 

    첫째, 시민 공론 형성이에요. 가장 먼저 3월 17일부터 4월 5일까지 ‘생명안전도시 안산 시민 설문조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데, 목표는 안산 시민 1,000명 이상입니다. 전체 회의에서 위성태 사무국장은 “130개 단체가 각각 10명씩만 조직해도 1,300명이 됩니다. 천 명, 2천 명, 만 명까지 한번 우리의 실력대로 해봅시다.”라고 독려했고, 현장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졌습니다.

    4월 11일에는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안산문화광장에서 '304개의 노란 테이블' 시민 대토론회가 열립니다. 304는 희생자의 수이자, 시민 1,000명이 직접 둘러앉아 정책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테이블의 수이기도 합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시민이 직접 논의하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둘째, 시민 참여 확대예요. 5월 한 달간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벌이고, 5월 9일 오후 3시에는 안산문화광장에서 생명·안전 시민대행진 ‘노란 빛 동행’이 펼쳐질 예정이라고 해요. 시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가 안산의 안전을 우리 사회 전체의 의제로 만드는 자리기도 합니다.

    셋째, 정책·제도 변화 추진입니다. 시민 공론의 결과를 생명 안전 정책 요구안으로 정리해 6·3 지방선거 출마 후보와 정당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전체 회의에서 정책 협약 무용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시민추진위원회 측은 “약속해놓고 당선되면 아무것도 안 지키더라는 말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행을 관철하기 위한 후속 액션까지 철저하게 준비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넷째, 시민 참여 거버넌스 구축입니다. 올해 하반기 8월부터 11월까지 시민 참여 안전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하는데요, 교육 4회와 워크숍 1회로 역량을 키운 뒤, 법·조례·위원회·현장을 시민들이 직접 점검하고 모니터링 합니다. “모니터링 → 시민공론 → 정책 요구 → 캠페인”의 선순환 구조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시민추진위원회의 주요활동 방향을 논의하는 공동추진위원장 14인


    시민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준비 되었던 활동안내 자료

     

    맺음말 : 현장을 기록하며

    이날 전체회의에서 나온 한 마디가 오래 머릿 속을 맴돌았습니다. “우리는 쉽게 연결되어 있지만, 뭘 할 수 있는 힘은 약해졌다.” 130개 단체가 모였음에도, 연결이 실행의 힘으로 전환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솔직한 성찰이었습니다.

    올해는 세월호 참사 12주기이자, 안산시 승격 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거기에 6·3 지방선거까지 맞물린 해이기도 하지요. “역사적인 도시 전환의 분기점이 돼야 한다”는 말이 빈말로 들리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습니다.

    안산은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피해를 경험한 도시입니다. 그 아픔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정책과 구조를 실제로 바꾸어 내는 것, 그것이 시민추진위원회 스스로가 부여한 역할입니다. 취재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면서, 안산의 이번 실험이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롤모델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워크숍 참가자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안산에서 진짜 안전한 도시, 생명의 도시가 탄생한다면, 아마 세계적인 롤모델이 되지 않을까요.” 기억이 정책이 되고, 정책이 일상이 되는 날을 향한 안산 130개 단체의 발걸음이 시작됐습니다.


    시민추진위원회 출범식 단체사진
     


    기억을 넘어 정책으로, 안산이 움직인다
    안산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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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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