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경권이란?
월경권은 모든 여성이 월경 중에도 건강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를 의미합니다. 이는 월경용품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 여건을 보장하고, 월경 중에도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환경과 편의를 제공하는 권리입니다. 월경 빈곤은 이러한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 때 발생하는 문제로, 생리용품을 구매할 수 없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월경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을 가리킵니다. 한국에서도 2016년에 '깔창생리대 사건'을 계기로 월경 빈곤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이후 월경권 보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깔창생리대 사건’과 월경권의 관련성
깔창생리대 사건은 2016년에 한국 사회에서 큰 논란을 일으킨 사건으로,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이 생리용품을 구입할 여유가 없어 신발의 깔창을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한 사건을 말합니다. 이 사건은 당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으며, 여성 청소년들이 생리대조차 구입하지 못하는 현실을 고발하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2016년 서울의 한 청소년 보호기관에서 일부 여학생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생리대를 구입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입니다. 이들은 생리 기간 동안 수건, 휴지, 신발 깔창 등을 사용해 위생적인 문제에 시달리고 있었고, 이에 따라 생식기 질환 등에 걸릴 위험도 매우 높았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월경 빈곤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이 사건은 특히 저소득층 여성들이 생리용품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을 조명하며, 월경을 관리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불가능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이를 계기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생리용품 지원 정책을 강화하는 등의 대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채윤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전문위원, ''그날이 아니라 '월경'입니다...이제 '월경권을 이야기합시다', 프레시안(21.5.6.)
이 사건 이후, 월경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생리용품에 대한 접근성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습니다. 이를 통해 생리용품 구입을 위한 경제적 지원, 무상 지급 등의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습니다.
● 월경권과 사회적 인식 변화
월경은 역사적으로 '부끄러운 것', '숨겨야 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많은 여성들에게 월경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월경용품 구매나 관리에서 불편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월경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월경권이 건강권의 일부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는 월경을 공적인 주제로 다루기 시작했으며, 이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에서부터 월경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월경에 대한 편견을 깨고 이를 공공 담론으로 끌어내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처 : 미리캔버스
● 월경권을 위한 글로벌 움직임
월경권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인권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러 비정부 기구와 인권 단체들은 여성과 소녀들이 깨끗하고 안전하게 월경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엔은 여성과 소녀들의 월경 관리에 대한 접근성 보장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글로벌 협력 프로젝트도 다수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국제적인 노력은 월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 월경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법적 근거
월경권이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는 여성의 건강권, 인권, 그리고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법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은 근거들을 들 수 있습니다.
1. 건강권의 보장 : 월경권은 헌법에 보장된 건강권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헌법 제10조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건강권은 이러한 존엄과 가치의 중요한 부분으로, 특히 여성의 생리적 과정인 월경을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권리는 건강권의 필수 요소입니다. 따라서, 월경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은 건강상의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커지며, 이는 기본적인 헌법적 권리의 침해로 볼 수 있습니다.
2. 차별 금지 및 성평등 실현 : 법적으로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고 차별을 금지하는 규정들도 월경권 보장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직장에서의 성차별을 금지하며, 여성의 건강권과 관련된 지원을 요구합니다. 월경이 여성에게 필수적인 생리적 과정이라는 점에서, 여성들이 직장 등에서 월경 중에도 차별받지 않고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아야 합니다. 월경으로 인해 여성들이 불편을 겪거나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상황은 성차별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법적 성평등 원칙에 어긋납니다.
3. 아동 및 청소년 보호 : 아동복지법과 같은 법률은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과 복지를 보호하는 법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특히,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월경 빈곤으로 인해 교육의 기회를 놓치거나 건강에 해를 입는 것은 아동 복지의 측면에서 큰 문제로 인식됩니다. 이에 따라 생리용품 지원 정책은 청소년들의 교육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는 법적 의무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4. 국제적 인권 기준 : 국제적으로는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과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규약(ICESCR)에서 여성이 차별 없이 건강을 보장받고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월경권은 이러한 인권적 기준에 부합하는 권리로, 국가가 이를 보장하기 위한 법적 제도와 지원을 마련하는 것은 국제적 인권 기준에 따른 의무입니다. 월경권을 보장하지 않는 사회는 여성의 건강과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법적으로 중요한 사안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따라서 월경권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가 법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건강권, 차별 금지, 청소년 보호, 그리고 인권과 관련된 필수적인 권리입니다. 이를 법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은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생리용품의 종류 및 발전
생리용품에는 생리대, 탐폰, 생리컵, 위생팬티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제품들은 사용 편의성, 위생, 경제성, 환경적 영향 등에 따라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생리대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생리용품으로, 피부에 부착하여 생리혈을 흡수하는 일회용 패드입니다. 장점으로는 사용이 간편하고 위생적이며, 다양한 크기와 흡수량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사용법이 쉬워 초보자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점으로는 일회용이라는 특성상 매번 교체해야 하고,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여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장시간 착용 시 발진이나 자극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탐폰은 체내 삽입형 제품으로, 생리혈을 내부에서 흡수하는 방식입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운동, 수영 등의 활동 중에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탐폰은 체내에 삽입되므로 외부에 따로 부착할 필요가 없어 활동성을 높여줍니다. 하지만 탐폰의 단점은 삽입 방식이 처음 사용자에게 불편할 수 있으며, 독성 쇼크 증후군(TSS)이라는 드문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일정 시간마다 교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위생 관리가 철저하지 않으면 감염의 위험이 있습니다.
생리컵은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져 체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모으는 용품입니다. 생리컵의 장점은 한 번 구매하면 장기간 재사용이 가능해 경제적이며,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대 12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어 교체 빈도가 적고, 외부에 부착되지 않기 때문에 활동성이 높은 점도 장점입니다. 하지만 삽입과 제거 과정이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으며, 특히 공공장소에서 세척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위생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세척 시 위생 상태를 철저히 유지해야 합니다.
위생팬티는 팬티 자체에 흡수 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별도의 생리용품을 부착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장점으로는 추가적인 용품이 필요 없으며, 착용감이 편안해 일상 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척 후 재사용할 수 있어 환경적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으로는 생리량이 많은 경우 흡수량이 부족할 수 있으며, 외출 중 교체나 세척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보통 생리량이 적은 날에 사용하거나 다른 생리용품과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생리용품은 각 개인의 생활 방식과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며, 각각의 장단점을 이해한 후에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월경 중에도 편안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리용품의 종류와 특징을 잘 알고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경기도의 월경권 지원 정책
경기도는 월경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는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생리용품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 '경기도 여성 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 조례'를 통해 청소년들이 월경용품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해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리용품을 구매하기 힘든 가정의 부담을 줄이고자 합니다. 이 정책은 저소득층 가정의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용품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도는 월경권을 지원하는 정책 외에도 여성 건강과 관련된 여러 복지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노년층, 여성 근로자들을 위한 건강 관리 및 생활 복지 정책도 함께 시행하여 사회적 약자들의 건강권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월경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여성이 겪는 일상 속의 불편함과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건강하고 존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월경권은 단순히 여성의 생리주기를 관리하는 문제를 넘어서, 여성의 건강과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양한 생리용품의 접근성을 높이고, 월경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기도의 정책적 지원은 이러한 권리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모든 여성이 건강하고 존엄하게 월경을 관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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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5
얼마 전 미국에서 대통령선거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선거 만큼이나 언론의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글로벌한 세계환경에서 살고 있기도하고 미국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것을 반증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 많은 선거를 치루고 그 선거의 결과로 당선된 정치인들이 국민을 대표해서 국민의 안전과 권익을 결정하는 법과 정책을 집행하게 됩니다.
국민의 의사결정권을 정치인들에게 권한을 위임해서 대리하는 사회체제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민주주의국가입니다.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위임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이 선거인데, 과연 국민은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책임 주체로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을까요? 우리의 생존과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에 우리는 제대로 교육을 받아본 기억이 없으실 겁니다.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굉장히 운이 좋으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주체로서 국민에게 민주주의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고 교육하고 있는 화성의 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의 김원 간사님을 무지개 빛 공동체 ‘무공이 라디오’에서 만났습니다. ‘무공이’ 화성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방송은 경민마을라디오에 방송되었고, 그물코 라디오 유튜브에 올려져 있습니다. 화성의 민주시민교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김원 간사님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에 들어가시면 아름다운 청년의 목소리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화성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는?
화성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이하 화성민넷)은 일상 속 민주주의 활성화를 위해 화성의 여러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모여서 2018년도에 출발한 시민네트워크 단체입니다.
참여하고 있는 단체로는 그물코 평화연구소, 더 큰 이웃 아시아, 화성여성회, 화성 YMCA등 30여개 협력단체와 60여 명의 개인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오해
민주시민 교육이라고 하면 이거 좀 정치적인 교육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민주시민 교육은 정치적으로 좌(左), 우(宇)의 입장이 아닙니다. 그리고 시민의 권한이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올라간다는 시민 중심의 교육 방향입니다.
화성시 조례 제2조를 보면 ‘민주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한 지식 가치 태도를 기르고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제 방식대로 설명을 해보면, 우리 동네 우리 지역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사는 걸 배우는 교육입니다. 내 집에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지역이나 사회의 일도 내 일처럼 생각하고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배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시민교육 강사양성
양성과정은 크게 기본과정 심화과정으로 나뉩니다.
기본 과정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이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기후정의, 공정무역, 성평등 같은 주제에 대핸 강의와 토의로 기초를 다집니다.
심화 과정에서는 민주적인 의사소통의 다양한 방식을 실습 중심으로 배우게 됩니다.
심화 과정이 기본 과정보다 훨씬 일상에서 어떤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는지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성찰해야 되고, 나의 바운더리가 어디인지 먼저 알아야되고, 나를 이해하는 만큼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우리가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갈 수 있다라는 그런 믿음을 기본으로 강의와 커리큘럼이 구성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배워가는 과정이 교육을 준비한 저에게도 굉장히 새롭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 사람 때문에 내가 이렇게 힘들어’ 또는 ‘저 사람이 내 의견을 받아주지 않아서 힘들어’ 이런 사고방식을 고칠 수 있게 되고, 그럼 어떻게 대안적으로 저 사람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를 연습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민주적 태도를 가르치는 민주시민 교육강사
기본과정 심화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나면 화성의 중학교에 나가서 청소년 교육을 하게 됩니다. 화성민넷에서 2023년에는 화성시 7개 중학교에가서 기후위기, 청소년 참정권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지식뿐 아니라 민주적 태도를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었습니다.
저희의 수업방식은 좀 특이합니다. 다 같이 수업 시작 전에 책상을 교실 밖으로 빼구요. 의자를 원으로 둘러앉아서 수업을 진행합니다. 그렇게 하면 서로의 얼굴을 잘 마주 보게 됩니다. 저희는 아이들에게 지식 뿐 아니라 민주시민 교육에 대한 태도를 가르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렇게 원으로 둘러앉아 친구들의 얼굴도 보고 친구들이 하는 얘기도 듣고 하면서 민주시민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쉼 워크숍 & 컴온잉 화성인 특례 시민되기
화성 민넷은 화성에서 활동하는 여러 시민단체가 함께 만든 단체이다 보니 저희의 네트워크 사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쉼 워크숍’이라는 이름으로 관련 기관에 관계자와 시민활동가들과 워크숍을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워크숍을 통해 서로의 일과 사람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지역사회 연대의 기틀을 맞이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시민포럼이나 토론회도 개최합니다. 올해 하반기 특히 주력한 활동은 ‘컴온잉 화성인 특례 시민되기’ 프로그램입니다.
컴온잉은 Common(보편적이다)+ing를 붙힌 시조어인데요. 모두가 공유해야 될 것들을 사회 구성원들이 책임지고 실천하자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화성시는 인구 100만을 넘어서 특례시가 되는데요. 시의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시민들도 그에 걸맞은 민주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컴온잉 화성 특례 시민되기’를 기획하였습니다.
화성이 특례시가 되면 행정이 달라지는 건지 시민들의 삶이 달라지는 건지 4번에 걸친 전문가 발표를 듣도, 시민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전문가분의 경우 대학 교수님이 오시기도 하고 시민사회 단체 대표님이 오셔서 시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를 함께 고민했구요. 특례시가 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개발과 복지, 환경이 어떻게 균형을 이뤄야 할지도 살펴봤습니다. 특히 의미있는 건 정보공개 청구 교육 이후에 교육에 참여하셨던 선생님들이 그 활동을 실천해보는 후속 모임이 생겼습니다. 마지막으로 화성의 공익활동가들을 좀 더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모색했습니다.
화성의 교육활동가로 시작
제가 이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에 민넷에서 진행하는 민주시민교육 강사 양성과정에 수강생으로 참여했는데 활동가 선생님들을 열심히 따라다니다 보니까 어느새 제가 이 자리에 서있더라구요.
저의 기본 배경을 조금 설명하면, 화성에는 그물코학교라고 평화교육에 힘쓰는 청소년 방과 후 대안학교가 있습니다. 제가 그 학교 출신이기도 하구요. 원래 교육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동기는 제가 화성에서 만나본 시민단체 활동가분들 중에 좋은 분들이 정말 많으세요. 이분들 옆에 있고 이분들과 함께라면 의미 있는 교육을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실무자를 하다 보니, 실제로 어려운 점이 많은 것 같아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의 첫 경험이다 보니 모든 게 새로운 일이거든요. 부딪히면서 하다 보니 진땀을 뺄 일이 많이 생기더라구요. 그래도 뭔가가 하나 끝나고 나면 축하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있으셔서 다시 또 일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화성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의 자랑은 훈훈함!
다양한 단체들의 모임이라 그런지 그 안에서 정말 많은 정보와 인사이트를 얻는 것과 회원들 간의 훈훈함이 저희 화성민넷의 자랑입니다.
각자 전문성을 바탕으로 서로 행사에 도움을 주고 받는 협력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민주적이라는 게 무엇보다 의사표현의 자유 그리고 수평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확인이 되는데요.
저희 운영위원 10분이 계세요. 운영위원회 때 보면 항상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면서 의견 차이도 있지만, 갈등 없이 합의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어떤 사업에 대해서 논의를 드릴 때도 대표님 그리고 다른 모든 분들이 늘 협력적이십니다. 또 만약에 갈등이 발생한다고 해도 화성 민넷 분들이라면 평화롭게 조정해 나가실 것 같아요.
민넷이 그런 걸 또 가르치고 추구하는 곳이니까요.
화성 민넷은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
작년에 중학교에 가서 진행했던 청소년 교육이 학생들하고 선생님들께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시 꼭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아쉽게도 올해는 도에서 지원하던 예산이 끊겨서 수업이 중단됐거든요.
강사 양성과정이 잘 이뤄져 훌륭한 강사분들이 배출은 됐는데 이 활동의 장이 없어진 게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민주교육 강사분들이 청소년 앞에 나설 기회가 더 늘어야 해요. 중학교가 어렵다면 지역아동센터나 작은 도서관 등 저희가 직접 찾아가는 교육을 통해서라도 더 많은 청소년과 만나고 싶습니다.
저희가 2019년에 시의회와 협력해서 화성시 민주시민교육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는데요. 이 조례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사회 전반에 민주시민교육이 자리 잡으려면 민주시민 교육기본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하고 민넷이 그 일에 적극 기여할 수 있으면 합니다.
화성민넷과 함께 하는 방법
2025년에 더욱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새롭게 시작될 프로그램에 많은 시민이 함께해 주시면 주시면 좋겠습니다.
화성 민넷은 단체들의 단체잖아요. 저희 회원단체 중에 한 곳에 들어가셔도 자동적으로 화성 민넷과 연결이 됩니다.
저에게 연락주시면 친절하게 안내해 드릴께요.
이번 무지개빛 공동체 이야기 무공이에서는 화성 민주시민 네트워크 김원 간사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민주시민이 된다는 건 일사천리의 효율도 아니고 경직된 침묵이 아니라 평화로운 소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시민이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하면서도 서로 배려하고 평화로운 관계를 맺어가는 민주시민 교육을 충분히 만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기 지역에서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어느덧 시민활동가로 성장한 청년을 보니까 청소년기 아들을 둔 엄마인 저로서는 왠지 흐뭇하네요. 우리가 사는 민주사회가 시민이 주체로서 작동하는 좀 더 진일보한 민주사회가 되기 위해 주인이 시민이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민주시민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고, 함께 사는 사회를 같이 만들어갈 시민사회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글을 보는 모든 민주시민이 사회의 주인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화성민주시민교육 네트워크 실무자로 기억남는 에피소드
저는 차가 없는데요. 교육활동가로 활동하다 보면 차가 많이 필요하더라구요. 특히 서울보다 면적이 1.3배 큰 화성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이동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화성민넷 운영위원분들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특례시민되기 2차 포럼에서는 어떤 선생님이 많은 짐을 다 날라주시기도 했구요. 또 다른 분은 저 대신 장을 직접 봐서 다과를 준비해 주셨어요. 포럼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는 또 다른 분이 저를 집에까지 태워주시기도 했습니다. 약간 카풀의 느낌, 품앗이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따뜻한 도움을 받은 날로 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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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8
필자는 근 2개월간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소속의 ‘미디어 자살정보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자살유발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지켜줌인’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인터넷에서 자살유발정보 및 유해 정보를 모니터링 하였는데, 청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 많은 청년들이 우울감을 호소하며 자살에 대한 감정을 표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청년 자살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였습니다.
필자가 모니터링한 자살 유발 정보와 청년들의 게시글을 통해, 청년 자살 문제는 단지 개인적 고통이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청년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우울감과 자살 충동을 표출하는 현상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청년들이 실제로 심리적, 경제적 어려움 속에 방치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 문제는 청년 개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환경이 맞물린 결과로, 우리 사회가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이 글에서는 청년 자살 문제를 구체적으로 조명하고, 이를 발생시키는 다양한 원인을 분석하며, 청년 자살이 가지는 사회적 파급 효과와 문제점을 다루고자 합니다. 또한, 현재 시행 중인 자살 예방 정책과 제도를 살펴보고, 청년 자살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법적, 제도적 대응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자 합니다. 청년 자살 문제는 한 사람의 생명과 삶의 존엄성에 직결된 만큼,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출처 : 미디어 자살정보 모니터링 시스템 홈페이지, 필자가 봉사한 내역
● 미디어 자살정보 모니터링 봉사 ‘지켜줌인’
미디어 자살정보 모니터링 시스템(SIMS)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인터넷에 퍼져 있는 자살 유발 정보나 유해한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신고하여 이를 차단하고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특히, SIMS의 '지켜줌인' 활동은 자살예방에 관심 있는 만 19세 이상의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자살 유발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신고하는 자원봉사 활동으로, 실제 자살률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https://sims.kfsp.or.kr/usr/main/mainPage.do)
지켜줌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SIMS와 1365 자원봉사포털에 회원가입을 하고, SIMS 가입 시 1365 ID를 입력한 후 필수 교육을 수강해야 합니다. 참여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자살 유발 정보(자살 방법, 유도 정보, 위험한 콘텐츠 등)를 발견하고 이를 SIMS 시스템에 신고하여 차단 및 삭제를 요청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속 자살 장면을 모니터링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신고하는 활동도 포함됩니다. 보고서 제출 시 자원봉사 시간이 인정되며, 자살 유발 정보 모니터링의 경우 10건당 1시간, 영상 콘텐츠 모니터링은 보고서 1건당 1시간의 봉사 시간이 부여됩니다. 일일 최대 8시간까지 인정되며, 봉사 시간은 활동한 달의 다음 달 초에 1365 자원봉사포털에 입력됩니다.
활동 우수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상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자살 유발 정보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생명존중과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미디어 자살정보 모니터링 시스템 홈페이지
지켜줌인 활동에 참여하며 청년 자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활동 중 발견한 사례 중, 한 청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며 죽음을 선택할까 고민하고 있다는 글을 올린 경우가 있었습니다. 댓글에는 오히려 자살을 부추기거나, 청년의 고통을 가볍게 여기는 비난성 발언이 섞여 있었습니다. 이처럼 청년들이 온라인에서 자살을 암시하거나 삶의 어려움을 토로할 때, 주변의 무관심이나 냉담한 반응이 오히려 그들의 절망을 깊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또한, SNS에서 널리 퍼진 자살 유발 정보와 관련된 콘텐츠도 문제였습니다. 일부 청년들은 학업, 취업, 인간관계 등 현실적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인터넷을 찾고, 그곳에서 자살 관련 정보를 접하게 되는데, 이러한 콘텐츠가 청년들에게 쉽게 노출된다는 점은 자살 유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청년이 구체적인 자살 방법을 언급하는 글을 보고 충동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켜줌인 활동을 통해 이러한 위험 요소들을 모니터링하고 신고하면서, 청년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직접 체감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들었습니다.
● 청년 자살이란?
청년 자살은 15세에서 39세 사이 청년층이 생을 마감하는 자발적인 행동을 뜻합니다. 청년 자살은 다른 연령대보다 유독 심각한 이유가 있습니다. 청년들은 사회 진출과 독립을 준비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과 복잡한 관계 문제 등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직면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울증과 절망감은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며, 자살은 청년층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특히 청년 자살은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가족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청년 자살 문제를 단순히 개인적 어려움으로 치부할 수 없으며, 국가와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할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 청년 자살의 사회적 영향
청년 자살 문제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집니다.
첫째로 ‘경제적 손실’입니다. 청년층은 국가 경제의 핵심적인 노동력으로서, 이들의 상실은 노동력 부족과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집니다. 청년 인구 감소는 국가의 생산성과 경제적 활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둘째로 ‘가족과 주변인의 심리적 충격’입니다. 청년 자살은 유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에게 큰 상실감과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청년 자살로 인해 남겨진 가족은 심한 죄책감과 슬픔에 시달리며, 장기적으로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셋째로 ‘청년 자살의 연쇄적 영향’입니다. 한 청년의 자살 소식은 다른 청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비슷한 문제를 겪는 청년들이 이러한 소식을 접했을 때, 자신에게 닥친 문제의 해결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져 자살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 경기도 내 자살 방지를 위한 센터 소개
경기도는 청년 자살 예방을 위해 다양한 센터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경기도 정신건강복지센터 (http://m.mentalhealth.or.kr/)
경기도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한 상담 및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청년층 자살 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상담과 정신건강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되어, 청년들이 손쉽게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청년 자살 예방을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 있어, 자살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국가 정신건강정보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 홈페이지
청년 자살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 어려움으로 치부될 수 없는 심각한 사회적 현상입니다. 청년층은 학업, 취업, 경제적 부담 등으로 큰 압박을 겪고 있으며, 이러한 복합적 스트레스는 청년들이 건강한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통계청과 OECD 자료가 보여주듯이, 한국의 청년 자살률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으로, 개인의 상실을 넘어 국가의 인적 자원 손실과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집니다. 청년 자살은 단순한 사망 원인을 넘어, 가족과 주변인에게 심리적 상처를 남기고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사회가 함께 청년층을 위한 심리적, 경제적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는 체계가 필수적입니다. 청년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변화와 더불어,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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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0
패널들(왼쪽부터 한수연, 박누리, 전진한)과 엄상미 좌장
출판도시 파주의 멋진 공간 지지향에서 열리는 ‘2024 시민기록 컨퍼런스’를 편한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던 차에, 세션별 토론 패널이라는 부담스러운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4기 에디터로서 두 전문가에게 질문을 던지는 역할이었는데, 발표를 듣기 전에 사전 자료만으로 질문을 미리 뽑아가려니 발표자들에 대해, 또 그분들의 강의안에 대해 공부를 해야 했어요. 당일의 토론이 자료와는 다르게 전개될 수 있으니 예비 질문도 몇 개 더 준비해야 했고요.
접근법을 고민하다가 올해 에디터 활동에 대한 저의 소회를 질문 속에 녹여내 보기로 했습니다. 다음은, 그런 차원에서 비전문가인 제가 전문가 패널들께 드린 질문과 그에 대한 두 분의 답변입니다.
전진한 소장님께
Q. 기록관리 운동의 산증인이시네요. 기록의 당위성과 알권리에 대한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기록은 기념할 만한 치적뿐 아니라 재난과 실책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모두 남기는 것이라는, 기록의 가치중립성을 강조하셨는데요.
저는 올해 시민사회단체 포럼과 심포지엄 취재를 위해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을 몇 차례 출입했습니다. 국회와 시민사회가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연대하는 그 자리에 여당 국회의원은 한 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취재하는 저 역시 중립에 서 있진 않았겠죠. 나중에 원고를 제출했을 때, 독자들의 다양한 성향을 고려하여 문장 몇 군데에서 감정을 조금 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면 ‘예산 삭감을 자행했습니다’ 대신 그냥 ‘예산을 삭감했습니다’로요.
그 일을 계기로 저는 앞으로 원고 쓸 때 가치중립에 좀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한편으로 과연 우리 공익웹진 독자들은 어떤 성향일까, 얼마나 다양할까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자유’라는 말이 어느 진영의 전유물처럼 되어버렸듯이 어쩌면 시민사회라는 말, 민주주의라는 말, 그리고 공익이라는 말까지도 이미 중립적 가치는 아니지 않을까요? 앞으로 저는 어떻게 하면 좀 더 가치중립적인 원고를 쓸 수 있을까요?
A. 기록관리학에서 처음 배우는 게 바로 ‘책과 기록의 차이’입니다. 제가 항상 시험문제로 내는데, 책은 사유의 산물이고 기록은 행동의 산물입니다. 가치중립적이고 불편부당하다는 것은 무슨 얘기냐면, 여기서의 가치란 어떤 사상이 아니에요. 자기가 행동한 것을 쓰라는 겁니다.
내가 한 행동, 아니면 다른 사람이 한 행동을 쓰는 게 기록인데, 그 기록에 평가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 평가도 기록이에요. 같은 사건을 구술하는데 전혀 다르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굉장히 중요한 사료가 됩니다. 각자의 기록을 교차검증할 때 충분히 또 다른 기록, 또 다른 창조물이 나올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어떤 원고를 쓸 때 내가 지금 행동하는 걸 쓰고 있는 건가, 아니면 내 머릿속에 있는 걸 쓰고 있는 건가, 아니면 내가 평가를 하고 있는 건가, 이것을 구분하면서 쓴다면 좋은 기록이 될 것입니다.
박누리 편집장님께
Q. 로컬을 기록하는 일의 소중함을 잘 들었습니다. 편집장님은 구미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언론을 공부하고 옥천에서 15년 가까이 신문과 잡지 발행을 통해 문화운동을 하고 계십니다. ‘잘되려면 서울 가야 한다’는 사회통념을 거부하고 건강한 지역살이 중인 청년의 존재가 정말 귀하게 느껴지네요.
재미있게도 저의 경우는 정반대인데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공부하고 신혼생활도 서울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20년 전 남편 직장 따라 화성으로 왔어요. 서울살이를 고집할 필요가 뭐 있나 싶어 망설임 없이 내려왔습니다. 나중에 화성에도 신도시가 생겨서 지금 신도시에 살긴 하지만, 어쨌든 서울로 다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고요. 오히려 어디까지 더 내려갈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좋은 분들 만나서 만족스러운 서울밖살이를 해온 덕입니다.
그런데 서울이 고향인 사람으로서 서울을 좀 변호하고 싶기도 해요. 그 큰 도시를 ‘서울’이라는 한 단어로 묶을 수 있을까요? 서울이 서울밖 사람들에게 어떤 일반화된 이미지로 규정당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좋은 공동체 안에서 잘 지내고 있지만, 만약 서울에 계속 살았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그랬더라도 뜻 맞는 사람들과 재미나게 살았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자의든 타의든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되더라도 거기 가면 또 좋은 이웃들을 만날 것 같아요. 저한테는 어디 사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과 사느냐가 더 중요한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서울 가야 잘 된다’는 말에서의 서울은 특정 지역이라기보다 서울로 대표되는 중앙의 권력이나 힘을 의미하죠. 저는 사실 서울에서 계속 사는 게 좋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지금 한국 사회는 모든 게 너무 중앙에 집중돼 있잖아요. 우리가 이걸 바꾸려면 서울 사는 사람들이 좀 흩어져야 되는데, 모두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들을 비난하려는 건 물론 아닙니다.
저도 지금 제가 하는 일이 없었으면 지역에 못 살았을 것 같기도 해요. 이 일이 제 삶의 중요한 파트너고 좋은 이웃이자 동료이기 때문에 사는 거지, 무조건 지역에 살아야 된다는 생각으로만 살았다면 당연히 힘들었을 거예요. 내가 어떤 이웃들과 살고, 그 공동체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가 사실은 제일 중요하죠. 내 이웃과 연결되는 순간 그 자체가 작은 공동체, 작은 지역사회가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옥천 같은 농촌 지역에서 이런 일들이 훨씬 쉽게 되는 경향은 있어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하는 동네가 아니기 때문에, 누가 노력해서 만든 게 아니라 옛날부터 있었던 어떤 연결의 감각이 여전히 남아 있거든요. 그런 감각을 서울이나 수도권 안에서도 깨워 나갈 필요가 있어요. 제가 지역에서 하고 있는 활동도 그것과 맥이 닿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좌장을 맡은 엄상미 연구원은 ‘누가 기록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기록이 생산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지역에서건 로컬리티와 커뮤니티를 놓지 않고 살 때 우리 삶터에 대한 의미가 살아난다’라는 두 문장으로 위의 질의응답을 정리해주셨습니다.
공익기록 안에서 우리 사회와 나를 돌아보다
세션토론을 준비하면서 문득 2018년 대히트를 쳤던 김영민 교수의 칼럼이 떠올랐습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 다들 아시죠? 그 칼럼을 여기에도 대입해 봅니다. 공익이란 무엇인가. 시민이란 무엇인가. 기록활동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컨퍼런스란 무엇인가. 토론이란 무엇인가. 전문가란 무엇인가. 비전문가란 무엇인가.
우리가 기록의 힘은 많이 이야기합니다. 어떤 것이 영영 사라지기 전에 기록되어서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이어질 때의 생명력, 그 의미를 부정할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나이 탓인지 요즘은 ‘잊혀진다는 것’을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잊혀질 권리’라는 말도 있잖아요. 꼭 어떤 사건의 피해자라서가 아니라, 생명이 다하면 기록도 기억도 남지 않고 온전하게 소멸하는 것, 그런 건 어떤가? 그런 것도 괜찮지 않나?
지금은 모든 게 너무 짧은 호흡으로 나타났다가 흘러가버리는 시대인데요. 반대로 오랜 과거의 흔적이 파헤쳐져서 심판대에 오르기도 합니다. 그 개인으로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가 다를 수 있고, 그 시간 동안 내 가치관과 태도가 얼마든지 변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흑역사도 미담도 하나 발굴됐다 하면 우르르 몰려들어 침소봉대하는 이 시대가 그래서 저는 불만이랍니다. 보여주기식 SNS 홍수도 마뜩잖고요. 그런 면에선 확실히 꼰대지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차라리 이름도 그 무엇도 남기지 말고 자기 시대를 깔끔하게 마감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건 어떨까요?
아무리 빠짐없이 기록한다고 해도, 기록은 기록생산자의 의도에 따른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록을 함으로써 기억하는 부분도 있지만, 기록을 함으로써 기억하지 못하는 나머지 부분도 있다. 기록활동 주변을 계속 맴돌면서도 저는 자꾸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김초엽 작가의 단편 <포착되지 않는 풍경>은, 사진 속에 절대 담기지 않고 오직 직접 본 사람들의 마음에만 남는 풍경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공익 기록활동, 어디까지 왔니? 저의 공익 기록활동은 그렇게 ‘마음에만 남기’까지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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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1
올여름은 유독 길고 더웠는데요.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거짓말처럼 신선한 가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무더운 태양 끝에 마주한 시원한 가을바람을 따라 어디로인가 떠나고 싶은 요즘입니다. 저는 거짓말처럼 완벽한 가을에 광명종합터미널 1층에 위치한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 여행 왔습니다. 오늘은 언제든 여행 가는 기분으로 들를 수 있는 공간, 산뜻한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센터장이신 권예성 센터장님과 이야기 나누어봤습니다. 권예성 센터장님의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이야기 한번 만나러 가보실까요?
권예성 센터장님과는 센터가 개소할 때 만난 뒤로 오랜만에 재회였는데요. 개소식 때 따뜻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센터를 방문한 손님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이 매우 인상 깊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바쁘다는 것을 핑계 삼지 않고 사람을 대하는 것에 있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권예성 센터장님과의 오랜만의 재회는 첫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께도, 쌀쌀해진 날씨를 녹일 수 있는 센터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잘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위치한 광명종합터미널 전경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내부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내부 카페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내의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공익활동 정보 검색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컴퓨터 열띈 회의를 위한 공간, 솔터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자랑, 미디어실
#우리 센터의#무시할 수 없는 강점?#역세권이다
“지리적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공익활동을 널리 알리려 애쓰고 있죠.”
우리 센터는 광명시 일직동 종합 터미널 1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많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활동했던 사단법인 광명 여성의 전화와 광명 YMCA가 컨소시엄으로 위탁 받아 작년 2023년 7월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있는 권예성입니다. 센터는 개소한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어요, 그래서 사실 저희 센터만의 독특함은 지금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할 수 있겠고요. 센터가 KTX와 터미널 주변에 있다는 지리적 특징이 있다보니, 전국 단위의 회의나 모임 또는 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손색없다는 지리적 강점이 있답니다.
인터뷰를 준비 중인 강예성 공익활동지원센터장
#실천#없는#공익활동은#의미#없다
“공감하고 행동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공익활동 아닐까요?”
무언가를 정의 내리고 생각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공익활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은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항상 공익활동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어요. 제가 지금까지 고민한 것으로 말씀을 드리면, 공익활동은 ‘공감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회현상, 사회변화, 사회문제를 개선하고 유지하는 것을 공익활동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그런 활동을 하기 전에 먼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활동가들과 주변의 공감도 필요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실천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생각만 있고 활동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공익활동은 현상에 대하여 공감하는 것과 행동하는 거예요. 그래서 센터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방안을 늘 고민하고 있어요.
특히 2024년에는 센터가 외부 공모사업에 지원하여 선정되기도 했어요. 이 내용은 외부 공모사업 담당인 최미영 팀장님이 더 잘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네요.
업무를 보고 있는 최미영 팀장
(최미영 팀장) 이 사업은 공익활동지원센터로서는 우리 센터가 처음으로 위탁받은 사업이에요. 이번에 진행되는 사랑의 열매 사업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대응책을 찾아내는 새로운 사업으로, 7년 이하의 공익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를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의제의 시간’이라는 이름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시민들과 함께 한다는 것인데요. 공익활동을 진행한지 3년의 기간이 넘는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지역 전문가라는 지위를 부여함과 동시에 지역의 문제를 찾아낼 수 있도록 합니다. 이후에는 의제 발굴단이 대주제를 소주제로 문제를 세분화합니다. 내년 5월에는 의제 발굴단이 만든 내용이 15개로 정리될 예정이고, 시민투표까지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지역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뿐만 아니라, 시민 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해요. 시민과 지역 활동가가 직접 함께 만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홍보지원사업#CI제작지원#센터앞유휴공간활용한홍보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장점을 살린 사업들을 늘 구상 중입니다!”
저희가 진행 중인 사업은 크게는 홍보 지원 사업과 CI 제작 지원, 센터 앞 유휴 공간을 이용한 기관 소개 사업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보 지원 사업은 많은 단체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기획하게 된 사업이에요. 두루 다니면서 많은 단체를 만났는데, 공통적으로 인건비와 운영지원비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실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인건비 지원은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다가 ‘홍보비 지원’이라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지금은 홈페이지 리뉴얼, 릴스 홍보 영상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거나 리플렛 및 명함 제작을 위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3년과 2024년 모두 진행 중이고요.
CI 제작 지원 사업은 저희가 지역사회 디자인 업체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운영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이 사업을 통해서 공익활동 단체들은 기관을 홍보하는 데 도움을 받고, 지역에서 사업하고 있는 업체는 갖고 있는 재원들을 다시 지역에 기부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는 사업이에요.
마지막으로 유휴 공간을 활용한 기관 소개 사업은 앞서 말씀드린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사업인데요. 저희 센터가 터미널 1층에 위치해 있다보니, 유동 인구가 상당한데,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한 거죠. 우리 센터 앞 유휴 공간에 공익활동 기관을 소개하는 공간을 마련해두었습니다. 공익활동을 하는 단체나 기관이 직접 제작해 온 홍보물을 가지고 센터로 신청하면 언제든지 홍보를 해드리고 있어요.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지나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공익활동을 이해하고, 단체를 알아가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외관(유휴공간)
#공익활동#관심 갖는#시민들과#공익활동가들#많이#많이#늘어나라!
“공익활동에 관심 갖는 시민도, 공익활동가들도 홀씨처럼 퍼져 공익활동을 널리널리 알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쾌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강예성 공익활동지원센터장
저는 사람들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 그리고 격려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2023년도에 지역의 자원봉사자의 날 행사에 참여하면서 왜 공익활동가들을 위한 자리는 없는 것인지 의문이 생겼어요. 사실 우리 사회에서 공익활동가들의 역할이 막중함에도, 아직 이런 가치를 인정해 주는 곳은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우리 활동가들을 위해서도 이렇게 큰 행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동시에 이게 저만의 고민인지도 궁금했고요. 지역에서 많은 활동가의 활동 지속성이 단절되는 문제, 젊은 활동가가 유입되지 않는 것이 인정과 보상이 없기 때문일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광명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어요. 이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네트워크 지원 사업에 함께 하기로 하였고, 2023년~2024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현재 광명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260여 명의 활동가들에게 인식조사 및 인지 조사를 마친 상태입니다. 그 결과를 올 11월 경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협력하여 활동가들과 컨퍼런스 형태로 발표할 예정이랍니다.
같은 맥락으로, 공익활동에 관심을 갖고있는 시민들에 대한 지원도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그렇다보니 시민들에게 공익활동이 되게 어렵게 느껴지게 되었던 거죠. 그래서 공익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고민을 하다가 시민이 같은 눈높이에서 취재해서 홍보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민을 대상으로 ‘공익 홀씨단’을 모집했고요. 현재 9명이 활동 중입니다. 홀씨는 멀리멀리 퍼지잖아요. 그래서 그런 홀씨처럼 시민의 공익활동을 널리널리 알려달라는 의미에서 공익 홀씨단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확장해서 성인과 청소년 공익 기자단도 모집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의 공익활동 소식을 알리고 퍼트리면서 지역에 많은 활동들을 취재해보고 싶어요. 또한 활동가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공익활동단체들의 히스토리를 소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저희 센터 자체를 홍보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어요. 처음 센터가 개소하고 나서 센터를 알리고 사업을 홍보해야하는데 어디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이 잘 안 잡혔고, 우리의 주요 대상인 공익활동단체들에 대한 감이 잘 잡히지 않았어요. 그래서 먼저 경기도 비영리 단체에 등록되어 있는 단체를 중심으로 저희가 직접 찾아갔습니다. 찾아다니다 보니 등록된 단체가 활동을 그만둔지 오래되어 폐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어 유명무실한 단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 등록된 단체를 점검했습니다. 등록되지 않은 비영리 단체는 저희가 아는 지인들이나 지역의 활동가들을 통해서 일일이 다 소개 받았어요. 지금 한 30여곳을 다 방문해서 도감을 만들었고요. 웹으로 제작을 해두었습니다. 이 내용은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블로그나 SNS를 통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보들을 저희가 인쇄용 자료로도 준비해서 지역의 활동가와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권예성 센터장
우리 센터의 슬로건은 “광명시민은 누구나 공익활동가입니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과거에 했었고, 지금 하고 있고, 앞으로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지지하는 것이 앞으로의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하고 있었고 할 수 있고, 앞으로 계속할 수 있도록 저희가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지지해주는 것이 센터의 사업 방향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와 함께하는 직원들과 함께 찰칵!
#남은#시간은#다른#사람을#더#돌아보면서!
“내 삶의 좌우명은 역지사지!”
제 인생을 되돌아보면, 20대와 30대는 일상의 아침 같았어요. 여러분 혹시 아침 식사를 하고 나오시나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에 눈 떠서 출근하기 바쁘잖아요. 제 20대와 30대가 딱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철이 없었나 싶기는 한데, 20대의 저는 촛불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40대는 직장인의 점심시간 같았죠. 점심에는 보통 식당에 가서 정해져 있는 메뉴를 시키잖아요. 주어진 선택지를 고를 뿐, 이외의 선택권은 없는 그런 시간이었달까요. 이제 50대가 되니까, 이제 내가 저녁은 뭘 만들어 먹지, 뭘 먹지, 누구랑 먹지 이런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지금 제 인생을 하루 중 한 때로 표현한다면 아마 이른 저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모로 선택지도 생기고, 여유도 생기고, 나를 돌아볼 시간도 갖춘 그런 시간이요. 40대가 될 무렵에 마음에 와닿았던 역지사지라는 말을 공익활동하며 사는 지금 제 삶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어요. 관계를 풀어낼 때도, 사람들을 이해하고 이해관계를 개선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하고 상대방 편에 선다는 게 되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한 물건이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물론 저도 제 좌우명을 제 삶에 녹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겁니다.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항상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저는 누군가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그 고민에 대한 답이 저였으면 좋겠어요. 어떤 사람이건 고민을 이야기했을 때, “야, 그거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권예성한테 가 봐.”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게 공익활동이어도 되고, 삶에 대한 것도 되고요. 제가 오지랖이 넓은 편인데, 이런 제 오지랖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저는 공익활동을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사람에게 상처도 많이 받지만, 사람들에게 위로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생각해보면, 힘들고 어려울 때에 제 옆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전화해서 같이 어려운 상황을 공유하고 지지해주는, 소위 말하는 티키타카를 해줄 수 있는 사람들, 공감해주는 사람들에게서 힘을 얻는 것이 저에게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저 또한 누군가에게 원동력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권예성 센터장의 밝고 환한 웃음
#공익활동가들의#노력#부디#잊지#말아요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야”
사실 저희 아이는 아직 제가 뭘 하는 사람인지 잘 몰라요. 아이는 이미 성인인데도 말이죠. 엄마가 뭐하는 사람인 것 같냐고 물으면 그냥 회사다니는 사람이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만큼 제가 하고 있는 활동을 딱 한 마디로 정의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는 고민도 참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그냥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나의 모습, 그게 공익활동인 것 같아요. 사실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그 음식 자체에는 집중하면서도 그 음식을 먹을 때까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는 잊어버리는 것 같더라고요. 공익활동가도 사실 그와 같지 않을까요? 공익활동가에 의해서 많은 것들이 편해지고, 편리해지고, 좋아졌지만 그들에 대한 노고는 쉽게 잊히는 것 같아요. 공익활동가들의 치열한 고민과 노고와 공을 그 누구도 칭찬해주지 않아요. 그렇다보니 활동가들이 힘들어하고, 심하게는 더 이상 공익활동을 하지 못하는 그런 순간을 마주하게 되기도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고, 마음 아픈 일이에요. 하지만 저는 여전히 좋은 끝이 있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공익활동가들은, 고독한 미식가에요. 누가 뭐라고 하던, 결과물 자체보다는 그 결과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들이니까요.
요즘 어디를 둘러봐도 즐겁고 좋은 얘기는 잘 안 들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좋은 일이 있어도 쉽게 그것들을 이야기하고 공감 받는 일이 정말 어렵더라고요. 저는 제가 혼자 있을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줘요.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야.” 이 말은 앞으로만 잘하라고 응원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과거에 했던 것들에 대한 칭찬과 격려, 그동안의 나의 노고뿜나 아니라 지금의 내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한 확신에 찬 모습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까지도 불어 넣어 주면서 다 인정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마지막으로 이 말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그동안 여러분들 정말 잘 하셨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계시고, 앞으로도 잘될 거라고 믿고 응원합니다. 광명에서 만나요 여러분!
시작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말인지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시작을 준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금세 잊히고 맙니다. 권예성 센터장님은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시작을 준비하며, 아마 수많은 어려움을 마주했을 테죠. 하지만 언제나 웃으면서 그리고 사람을 향한 애정과 믿음으로 묵묵히 광명시의 공익활동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습니다. 시작이 어려운 이유는 두려움 때문일 텐데, 그마저도 인생을 조금 멀리서 바라볼 줄 아는 여유로 이겨내고 있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공익활동 취재를 하다보면, 공익활동은 산재한 고난과 싸우기보다는 망망대해 같은 막막함과 싸우게 되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함께 망망대해를 헤쳐나갈 사람을 찾고, 응원하고, 때로는 응원받으며 공익활동가의 일상이 흘러갑니다.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하루도 그렇게 흘러갈 테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공익활동에 갖는 관심은 망망대해에서의 순풍입니다. 멋진 배와 순풍이 만나면 얼마나 근사한 곳에 이르게 될까요? 여러분도 기대되지 않으시나요? 우리의 멋진 항해가 계속 이어지도록, 여러분들의 꾸준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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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4당신의 19살은 어땠나요?
뉴스레터 편집위원회 이민지 위원
- 수능 끝! 행복 시작?
2024년 11월 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났습니다. 이번 수능은 기온이 비교적 온화하여 "패딩 없는 수능"으로 기억될 만큼 날씨가 달랐습니다. 저의 수능날은 두꺼운 목도리와 잠바, 그리고 보온 도시락으로 채웠던 하루였습니다. 당시 초콜릿과 엿, 찹쌀떡을 받으며 응원을 받았던 소소한 기쁨도 떠오릅니다.
수능이 끝난 뒤, 놀이공원, 영화관, 통신사, 미용실 등에서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파격적인 할인 이벤트가 시작됩니다. 학생들은 “수능 끝!”을 외치며 자유를 만끽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수능만 끝나면 자유”라는 말과 달리, 입시의 압박은 수능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수시 결과와 정시 지원, 대학 입학과 진로 선택이라는 또 다른 관문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을 안고 다시 새로운 경쟁으로 뛰어듭니다.
수능을 지나온 이들은 그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입시를 경험했습니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입시 중심의 교육을 받은 이들도 있었고, 대안학교를 병행하며 자기 주도적 배움을 경험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이는 예술 입시라는 특수한 환경을 거쳤고,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로 꿈을 좇아간 이도 있었습니다.
입시라는 거대한 관문을 지나온 이들은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공과는 다른 길에서 적성을 찾아 공익활동 중간지원조직에서 활약 중인 청년도 있고, 공익 관련 분야에서 일하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청년도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대안학교 경험을 바탕으로, 대안학교 교사로 일하며 새로운 세대를 만나고 있습니다. 치열한 예술 입시를 통과해 현재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도 있으며, 요리를 통해 봉사를 실천하는 봉사단을 운영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들이 기억하는 19살과, 그 시절이 현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을 통해 우리 교육 시스템의 현실을 짚어보고,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해보는 기회를 가져보려 합니다.
- 19살, 성적 중심의 차별과 소외
인터뷰 참여자 A는 학창시절 교내 토론회에서 소외감을 느낀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토론회가 있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는데, 어느 날 보니 교내 토론회가 열리고 있더라고요. 방청석에 앉고 보니,
최상위권 학생들끼리 미리 준비해온 토론을 하고, 갑자기 상을 받더라고요. 그때 ‘나는 완전히 들러리구나’ 싶었어요.”
많은 학생은 학교에서 성적에 따라 차별적 대우를 경험합니다. 성적이 좋은 학생은 선생님의 관심을 독차지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은 방치되거나 배제되곤 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2022년 조사자료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실망과 자신감 상실’이었습니다. 이처럼 성적이 학생의 자기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학생이 자신을 상위권 학생들의 들러리나 실패자로 정체화하는 문제를 겪습니다.
- 19살, 교육적 우울로 내몰리다
출처 : 미리캔버스 AI
교육학자 이수광(2023)은 ‘교육적 우울’을 "교육 주체 각자가 존재를 부정당하고, 교육 활동 과정에서 소외감, 체념, 무기력을 경험하는 현상"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는 단순히 성적이 낮은 학생들만 겪는 문제가 아닙니다. 학생이니까 당연히 겪어야 할 관문같은 것도 아닙니다. 인터뷰 참여자 B는 “교육적 우울은 학생들이 ‘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것은 오로지 내 탓’이라고 느끼는 구조에서 기인”한다고 비판합니다.
C는 토요일 그물코학교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을 만나며, 학생들에게 감정을 다루고 진심이 통하는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현재 입시제도는 청소년들을 마음과 관계로부터 고립시키고,
서로 진심이 통하는, 감정이 다루어지는 경험을 할 기회조차 빼앗아 가는 것 같아요.”
입시 스트레스는 초중고생의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생의 약 47.3%가 학업과 성적 때문에 불안과 우울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25.9%는 자해나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즉, 초중고생 4명 중 1명은 성적 스트레스로 인해 자해나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봤다는 것입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5년간 10대 우울증·불안장애 환자 수는 약 56.4% 증가했고 특히 수능이 있는 11월에 환자 수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인터뷰 참여자 C는 “요즘은 중학교를 어디 가는지가 대학교까지 결정한다는 말을 하더라고요.”라며, 교육 시스템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조기 압박을 지적했습니다.
- 19살, 전략을 강요받다
출처 : 네이버 '입시컨설팅' 검색 결과
"고3이 되니 부모님께서 조바심을 내시며, '입시 컨설팅도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어요. 요즘 입시는 정보 싸움이라면서요.“
현재 입시에서는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입시 정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가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시 전략과 정보의 차이는 학생들 간에 또 다른 격차를 만들어냅니다. 요즘 학생들은 본인의 수시 성적, 모의고사 성적을 입력하면 적절한 대학과 학과를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모의지원 프로그램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환산 내신 점수를 자동으로 산출해주는 점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모든 학생들을 입시 ‘전략가’로 전락시켰습니다.
예술계 입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참여자 F는 “대학마다 선호하는 연주 스타일이 달라서, 선곡부터 연습 방향까지 맞추려면 사교육 없이는 불가능해요”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평소 실력이 뛰어난 친구가 운 나쁘게 떨어지고, 기대하지 않았던 친구가 합격한 사례를 여러 번 봤어요.”라며 예술계 입시의 불확실성을 지적했습니다.
- 19살, 대학에 가면 저는 무얼 배우죠?
A: “고등학생 때는 대학 커리큘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학과를 선택해야 했어요.
고3 때 대학 홈페이지에서 아무리 커리큘럼을 봐도 사실 뭘 배우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현재 입시제도의 속도를 따른다면, 학생들에게는 진지한 자기탐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적성, 흥미, 가치관 등을 고려하며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대학에 가서야 그 기회가 주어지고 있습니다. 또 운 좋게 고3 때 하고 싶은 분야를 찾았다고 해도 구체적으로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 할지 학생들은 혼란스럽습니다.
D: “가령 요리를 하고 싶어서 학과를 찾아보면, 호텔조리학과, 호텔경영학과, 식품공학과, 식품영양학과 등이 있잖아요.
이것들이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 학생들은 정확하게 뭐가 다른지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그중에서 제일 경쟁률이 낮은 학과를 선생님들이 추천해주셔서 가게 되면, 하고 싶었던 공부와 전혀 다른 걸 배우는 거예요.”
“수능 이후, 방치된 수험생”이라는 표현도 나왔습니다. 수능이 끝난 고3 학생들은 사회적 관심이 예비 고3에게로 옮겨가면서 자신들이 방치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수능만 지나면 모든 고민이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 후에는 혼자서 모든 문제를 헤쳐 나가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더 큰 불안을 느꼈다”고 회상했습니다. 현재 입시제도는 학생들의 입학 결과에만 관심을 가지게 하고, 입학 이후의 삶을 섬세하게 돕는 것에는 관심을 끄게 만듭니다.
- 19살, 가치와 의미를 배우고 싶어요.
방과후 청소년 대안학교인 그물코학교를 경험한 인터뷰참여자 C는 그물코학교를 통해 배운 것이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었다고 말합니다.
“입시를 성공하냐, 실패하냐에 포인트를 맞추는 게 아니라 떨어지더라도 계속해서 삶을 어떻게 이어서 살 건지,
어떤 공부를 해가면서 살 건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의연함, 씩씩함을 기본적으로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출처 : 그물코학교 네이버카페
대학입시의 결과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내가 공부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입시와 상관없이 이어나갈 수 있고 다른 길을 열어가면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압박감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물코학교의 교육은 관계의 중요성을 길러주었는데, C는 “공부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과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배움이 지금도 공익활동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현재의 입시 중심 교육은 학생들에게 가치와 의미에 대해 탐색해보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못합니다. 청년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는 인터뷰 참여자 B는 학창 시절 봉사 활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학창시절 때 봉사 활동을 생각해보면 사실 진정한 봉사는 아니잖아요.
왜냐하면 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한 게 크고, 봉사 시스템이 너무 획일화된 느낌이 있어요.”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인터뷰 참여자 D는 학생들이 사회문제를 체감하고 공익적 가치를 배우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D는 “잡월드 같은 직업 체험 장소를 가보면 경찰관, 소방관, 영화감독 같은 직업만 소개하잖아요. 공익활동가나 사회적 리더의 직업 체험은 절대 찾아볼 수 없어요.”라고 전했습니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우리나라 교육이 학생들에게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구조를 생각하는 경험을 거의 제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인터뷰 참여자 F는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저희는 진짜 음악만 하기 때문에 그런 사회적 문제에 대한 시각은 배운 적도 없다"고 회상하였고, 인터뷰 참여자 E는 “저는 청소년학을 전공했는데 대학생 때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거든요. 그런데 교수님이나 학교 선배 아무도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해석해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청소년 때는 잘 알지 못했지만 청년이 된 지금 19살을 돌이켜 보면, 우리에게는 공익적 가치와 의미를 체득하고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입술을 모았습니다.
- 우리가 꿈꾸는 19살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현재의 입시 중심 교육은 학생들에게 끝없는 경쟁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안깁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경험과 배움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19살을 회상해보며, 우리가 꿈꾸는 19살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는 겨울이 되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사교육걱정없는세상(2022.07.07.). 경쟁교육고통지표 설문조사 결과발표 보도자료.
임혜정(2024.11.21.). 입시 스트레스가 부른 병, '청소년 우울증'...10대 우울증·불안장애 환자 5년새 56.4% 급증. 헬스인뉴스.
https://www.healthinnews.co.kr/view.php?ud=2024111817584335826aa9cc43d0_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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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4
안녕하세요. 여러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에디터 라라입니다:) 완연한 가을을 잔뜩 만끽하고 있으신가요~? 기분 좋은 선선함의 가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주말에는 꼭 밖으로 기분전환하러 나가고자 해요. 바람 쐬러 나간 지난 주말, 정말 끝내주는 행사를 다녀왔거든요. 그래서 여러분과 너무나도 공유하고싶더라고요~? 제가 어디를 갔다 왔냐면! ‘2024 공익활동 페스타’에 다녀왔습니다!!!
2024년 10월 18~19일, 경기아트센터 광장 및 컨벤션홀에서 경기도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주최한 ‘2024 공익활동 페스타 WELCOME TO 공익랜드’ 행사가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하늘도 너무나도 예쁘지 않나요~??
18일(금)은 경기공익활동포럼, 비영리스타트업 쇼케이스, 경기도 공익활동가 대회, 시민사회전시회가 개최되었습니다. 18일의 행사가 궁금하신 분은 이 웹진을 참고해 주세요!
제가 참석한 19일(토)의 행사는 정말 다양했습니다. 공익활동 페스타 기념식부터 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 공상의 방(영화 상영회), 체험 부스 및 팝업스토어 체험, 공익위키 어드벤쳐, 공익 퍼레이드 공연, 그리고 시민사회 전시회까지! 너무나도 알찬 활동들이 많지요~? 그럼 당일의 제 발걸음을 따라 행사를 사이버상으로나마 함께 즐기러 가보시죠!
● 참가자 사전등록
저는 참가 사전등록을 하고 왔기에 광장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운영본부에서 입장팔찌를 배부 받았습니다. 사전등록하지 않은 분들도 현장등록이 가능했답니다. 호옥시 올해 참여를 놓치신 분들은 공익활동지원센터 웹진 및 홈페이지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시다가 내년의 행사는 꼭 참여해서 우리 함께 즐겨요!!
팔찌 수령 후, 곧바로 옆에 있는 룰렛 이벤트에 참여했습니다. 오자마자 이벤트를 통해 100% 선물을 주는 행사가 있다!? 바로바로 공익활동 페스타란 말이죠!
전 가장 좁은 영역의 좋은 상품인 블루투스 스피커를 얻었습니다!! 아무래도 저 좀 금손인가봐요ㅎㅎㅎ (조작 절대 아닙니다. 오해 금지!)
● 공상의 방(영화상영회)
공상의 방에서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가 상영되었습니다. 상영된 영화는 ‘1차-경기도 공익활동가들의 후보작 추천, 2차-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운영위원회에서 5개 후보작 선정, 3차-5개의 후보작 중 도민이 뽑는 최종 상영작 투표 진행’을 통해 선정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관심과 참여를 통해, 도민 투표로 선정된 상영작은 이태겸 감독의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였습니다.
영화 상영회이기에 이렇게 센스 있게 팝콘까지 준비해주셨더라구요! 정말 영화관에 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 상영 전, 이태겸 감독님이 직접 찾아와주셨습니다. 제작자의 말을 직접 들을 수 있다니. 정말 좋은 기회였어요. 잠시 감독님의 말씀을 공유드리겠습니다:)
이태겸 감독님 : 일상생활을 하며 ‘우리가 정말로 많이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구나, 정말 많이 단절된 채로 살아가고 있구나, 각자가 너무 자기중심적으로만 사고하고 진실한, 내용적인 교류는 사라진 채 형식적인 교류만이 남았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요새 제 화두는 ‘함께’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공익활동페스타에 내 영화가 선정되었다는 게 기뻤습니다. 이 영화를 만들 때, 타인을 너무 무지막지하게 대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도 없이 진행되는 행동들을 보며 ‘우리는 정말 타인에 대한 예의를 말로만 할 뿐, 실제로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는 못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러한 생각과 맥락을 고려하여 영화를 감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영화는 원청업체 본사의 직원 정은(유다은)이 하청업체로 파견 보내지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정은은 본사에서 일없이 벽만 보고 앉아있다가, 1년 후 복귀시켜주겠다는 거짓된 약속 하에 하청업체로 파견됩니다. 원청업체는 자르고자 하는 직원을 하청업체로 보낸 후 일을 주지 않고 무시하는 대우를 통해 자기 발로 나가게끔 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었던 것이죠. 사실상의 부당해고였습니다. 벼랑 끝까지 내모는 현실을 정은은 악착같이 버텨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다른 슬픈 현실은 하청업체 역시 파견 보낸 사람을 알아서 조용히 내보내지 않으면 하청으로의 지원을 축소하겠다는 협박을 받는 등 원청의 횡포 속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원청과 하청과의 부당한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또 다른 주요 인물은 하청업체의 막내(오정세)입니다. 투잡이 아니라 쓰리잡(편의점 아르바이트, 대리)까지 해야 생활이 영위되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인물이에요. 원청은 정당한 지원도 해주지 않아서 값비싼 작업복조차 하청 직원들이 직접 돈주고 삽니다. 막내도 마찬가지였고요.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직원들은 작업에 들어가기 전 항상 ‘우리는 생명, 우리는 빛, 안전제일’이라는 문구를 되뇌이고 들어갑니다. 상황과 굉장히 모순적인 대화입니다. 안전을 외치며 충분한 안전장치도 없는 안전하지 않은 노동환경으로 들어가기 때문이죠.
정리하자면,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서 살아가기 위해 악착같이 버텨보는 정은의 이야기와, 막내로 대표되는 열악한 환경 속에 노동을 이어가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에 담긴 제작자의 생각을 알고 영화를 보니 몰입도 굉장히 잘 되고 전달 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더욱 잘 느껴졌습니다. 부당파견 및 해고, 고용불안, 막막한 사회적 이동,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정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 회사... 안타까운 현실의 노동환경을 잘 보여주어 우리 사회의 노사 관계, 노동환경, 안전하게 일할 권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줍니다.
상영 이후 진행된 감독과의 대화 Q&A 시간에서 감독님은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어디인지에 대해 답변해 주셨습니다. 감독님은 개인의 생존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애쓰던 정은이 막내라는 인물을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 나를 벗어난 영역에 대한 이해력을 넓혀가는 변화의 과정을 잘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셨다고 합니다. 감독님이 초점을 맞추신 부분이 영화에 잘 담겨있던 것 같아요. 이후 영화를 관람하실 분은 이 부분에도 집중하여 보시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하신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열악한 노동환경을 보여주는 실화 기반의 영화입니다. 정말 놀라우면서도 슬픈 사실은 실제 현실은 영화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처한 현실은 더더욱 심각하고요. 여전히 죽음의 코앞 환경에서 일하고, 부당한 해고 및 파견에 처하여 삶의 낭떠러지로 밀리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가 보다 행복한 노동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동자와 노동의 가치에 대해 우리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노동 현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공익활동가가 추천하고 도민들이 선택한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꼭 감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공릴라)
공익활동의 생생한 현장을 라디오로 만나볼 수 있는 행사입니다. 경기도민과 활동가들이 함께 만드는 오픈 스튜디오! 너무나도 흥미롭죠?! 개국 진행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님과 정책협력팀 강민진 대리님이 진행해주셨습니다. 이후 두 파트로 나누어 공릴라가 진행되었어요.
[PART 1] "#공익해봐 : Z세대가 답하다" 입니다! 진행은 전 JTBC 정치부 기자, 현 (주)소프트콘컴퍼니 고승혁 대표께서, 패널로는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유은강 활동가, 다산인권센터 이경엽 활동가님이 참석해주셨습니다.
Z세대가 주도하는 공익활동 트렌드, Z세대의 공익활동 관심 이슈 탐색, Z세대의 접근 방식과 새로운 방법론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이었어요. 모든 질문과 답변을 공유해드리고싶지만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저에게 인상깊었던 질문 2가지를 공유해보도록 할게요!
[질문1 : Z세대가 공익활동에 참여하면서 가장 큰 도전과 보람은 무엇인가?]
이경엽 : Z세대가 ‘공익활동’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겪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리고 나 한명이 먹고 살기 바쁜 사회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방관자로 대부분 살아가거든요. 이런 사회에서 자신의 시간을 ‘공익활동’을 하기 위해 쏟는다는 게 가장 큰 도전이라 생각해요.
유은강 : 공익활동가의 임금으로 경제적인 부분이 고민되는 때가 부쩍 많아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우리 조직의 비전인 ‘공익활동가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건강하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에 부합하다고 느껴질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 전 ‘긴급의료비 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참여자께 ‘지원 서류 접수하고 결과 안내받고 지원금을 지급받는 그 모든 과정에서 따뜻한 연대와 지지를 느낄 수 있었다’는 후기를 받으니 너무나도 힘이 되고 진심이 잘 전해진 것 같아서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어요.
[질문4. Z세대의 공익활동 참여 증진을 위한 방법과 정책적 제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경엽 : ‘공익활동’이 쉽다는 인식을 만드는 게 참여를 증진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공익활동을 실제로 하고있는 분들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걸 정말 잘 알고있어요. 그런데 정작 공익활동을 접하지 않은, 그리고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공익활동’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공익활동을 알리고 경험할 수 있는 창구가 Z세대에세 많이 드러났으면 좋겠어요.
유은강 : 인건비 지원이 많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공익활동가의 공익활동지속이 되기 위해서는 삶이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이 있어야하잖아요. 그런데 활동가 월평균임금이 206만원에 불과해요. 임금근로자 월평균임금보다 100만원 가량 낮다고 합니다. 공익활동가는 사회를 지탱하여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만드는 데 힘쓰는 사람들이잖아요. 이 사람들이 경제적 불안정성에서 벗어나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걱정없이 공익활동에 뛰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건설적인 아이디어들을 Z세대의 입으로 직접 들을 수 있는 의미있던 토크였어요. 특히, Z세대의 공익활동 참여증진을 위한 방안을 들으며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 좋은,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Z세대들이 공익활동에 참여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를 위해 공익활동이 정말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모든 Z세대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답니다:) 공릴라의 PART1은 정말 창의성과 톡톡 튀는 얘기가 많은 너무나도 재밌는 시간이었답니다ㅎㅎ:)
[PART 2] "#공익활동 올스타전★ : 전국 시민 히어로즈" 입니다! 진행은 충북시민사회지원센터 김광식 팀장께서, 패널로는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정수진 실장, 광주광역시시민사회지원센터 김지원 팀장, (사)시민 김유리 사무처장님이 참석해주셨습니다.
Part2 시간에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이 시민사회를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시민사회가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마음은 동일하여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하기 위한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이른 바 지원넷) 소개, 공익활동의 중요성과 미래 방향성, 시민사회와 중간지원조직의 협력, 지원 체계의 역할에 관해 얘기를 나눠주셨어요. 마찬가지로 인상깊던 질문 3가지의 답변을 공유해보도록 할게요!
[질문1. 현재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의 주요 활동과 성과는 무엇인가?]
김유리 :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지원넷)는 시민사회와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이름 그대로 시민사회 지원조직들이 모인 네트워크에요. 공익활동지원센터, 시민운동지원센터, NGO 또는 NPO지원센터 등의 이름으로 불리우는 민간위탁 센터형 조직뿐만 아니라 제가 활동하는 사단법인 시민과 같은 민간 지원조직 등 24개 지원조직이 현재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 생태계를 연결하는 연결자이자 매개자 역할을 지향하고 있어요. 지원넷은 주로 시민사회 지원조직 간의 정보공유, 네트워크 등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공동협력사업을 하고있습니다. 올해가 지원넷의 10주년입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네트워크를 운영한 것이 가장 큰 성과이자, 지원넷에 대한 높아진 기본적 신뢰와 전문성 역시 공동의 성과라고 생각해요. 또, 지금 중요한 성과는 중 하나는 ‘협치형 민간위탁 가이드라인’과 ‘시민사회 활성화 및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표준조례안’을 함께 만든 것이랍니다. 이를 통해 지자체별로 시민사회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었어요. 하지만 상위법이 부재했기에 ‘시민사회 활성화 및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대통령령’이 만들어진지 1년 6개월 만에 졸속 폐기되면서 지자체의 시민사회 지원정책 환경도 급속도로 바뀌게 되기도 했습니다.
[질문6. 시민사회와 공익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미래의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김유리 : 시민사회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활동이 정치적 측면에서 특정 세력만을 위한 정책으로 오해하고 오독하는 인식이 관련 정책을 만드는 큰 걸림돌이 되어온 것 같아요. 정치 사사의 이념의 고전적 프레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사회 차원에서 시민사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란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지원 : 시민사회 활성화 기반구축을 위한 법령제정, 단체 및 공익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와 정책, 재정지원체계 강화, 시민참여확대와 협력 네트워크 구축, 공익활동에 대한 홍보 및 인식 제고 등을 정책 방향으로 설정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질문7. 정부 지원 vs 민간 기부 : 향후 가장 효과적인 자금 조달 방법은 무엇인가? 향후 시민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정수진 : 결국은 민간 기부로 가야한다고 봅니다. 외부적으로 정치적 환경, 행정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걸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에요.
공익활동과 시민사회를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에 관한 이야기. 중간지원조직은 공익활동에 관심있는 분들이 아니라면 정말 처음 듣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 같아요. 사실 시민사회와 공익활동가는 비영리적 가치를 추구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하잖아요.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모든 활동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을 도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정말 필수적이고 중요해요. 그러니 중간지원조직의 목소리에 부디 귀기울여주시면 좋겠습니다. PART2 역시 정말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라디오였어요ㅎㅎ. 무엇보다 각 지역의 야구 유니폼을 장착한 활동가분들이 야구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너무나도 반가웠답니다. 그래서 더 귀가 쫑긋 해졌던 것 같아요 하하.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_
유튜브 생중계 다시보기 링크를 남기니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방문해주세요>_<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채널 구독까지 눌러주신다면..최고.)
2024 공익활동 페스타 - Welcome to 공익랜드- 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 & 기념식
● 시민사회전시회
경기시민사회 온라인자료관 ‘톺’을 소개합니다! 전시 주제는 ‘언론 : 지역기반 시민 언론 활동, 환경 : 기후·환경 및 에너지 전환 활동, 평화 : 남북 화해와 협력 및 여성 평화 활동, 생명과 안전 :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시민활동’ 네 챕터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오프라인에서 자료관 ‘톺’을 만나서 설명도 듣고 하니까 기록과 참여의 중요성을 더욱 제대로 깨달았답니다. 그런 의미로 온라인 자료관에 접속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체험부스 및 팝업스토어
체험존, 파트너존, 팝업스토어로 구성된 총 14개의 부스가 설치되었습니다. 자세한 목록은 다음과 같아요!
1. 체험존 - 사회적협동조합 에코컨서번시Y
2. 체험존 - 수원청소년성인권센터
3. 체험존 – 펭귄의 날갯짓
4. 체험존 - 사단법인 트루
5. 체험존 - 공익활동가 학교 활동가의 책장X책숲사람숲 광화문서림
6. 체험존 - 펨타로상담소
7. 파트너존 -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8. 파트너존 - 사회적기업 ㈜리맨
9. 파트너존 -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feat. 웬즈데이앨리스)
10. 파트너존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11. 팝업스토어 - 경기남부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12. 팝업스토어 - 가치가게
13. 포토존 - 행사 포토존 및 공익활동가 프로필사진 촬영
14. 행사운영본부 (행사안내, 입장권배부, 고민의벽)
저는 이 14개 부스를 모두 다 가보았습니다ㅎㅎ. 아주 제대로 즐기고왔죠?! 모든 부스를 소개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각 카테코리의 부스 하나씩이라도 소개해드릴게요>_<
체험존 – 펭귄의 날갯짓
‘펭귄의 날갯짓’은 정신질환 및 고립·은둔 청년들에 대한 지원과 연대를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당사자의 심리적·경제적 자립을 함께하는 단체입니다. 이 부스에서는 네잎클로버를 만들었어요! 총 8개의 줄로 하나의 예쁜 네잎클로버가 완성되다니. 너무 재밌고 결과물도 정말 예쁘더라고요ㅎㅎ. 키링으로 가방에 잘 달고 다니려 합니다.
펭귄의날갯짓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fluttering.penguins/
파트너존 - 사회적기업 ㈜리맨
사회적 기업 ‘리맨’의 부스에서는 현물기부플랫폼인 ‘리플러스’에 대해 알게되었어요.
리플러스 : https://replus.kr/
데스크톱,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 기기를 기부할 수 있다고 해요. 기부 신청하면 무료 수거뿐만 아니라 세액공제-기부영수증 발급, 디지털 기기 내 데이터 삭제 보고서 제공을 통한 개인정보 보안 처리까지 해준다고 합니다! 모여진 기부가치 만큼 재제조된 디지털 기기 혹은 그에 상응하는 현금이 비영리단체에 기부된다고 합니다. 저도 집에 가서 기부할 만한 디지털 기기를 찾아봐야겠어요!
팝업스토어 - 경기남부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두레생협은 생명가치에 중심을 둔 단체입니다. 안전하고 안심한 먹거리(생활재)의 개발과 공급을 하고있습니다. 두레생협의 생명가치를 실현해나가는 주체는 어머니인 조합원이라고 해요! 조합원 간 온 생명으로 연대하여 다차원적 확충의 관계망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합니다:)
공정무역 커피, 우리밀 빵/전병 등 정말 많은 건강한 먹거리들이 많더라구요!! 맛있는 것들이 많아 보여 무엇을 살까 한참을 고민했답니다~ 현장 부스를 오지 않아서 구매하지 못 한 것이 아쉬우시다고요? 정말 다행히! 인터넷 주문과 전화 주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ㅎㅎ. 뿐만 아니라 11곳의 오프라인 매장도 있으니 꼭 아래 링크를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려요!
경기남부 두레생협 : http://www.ksdure.or.kr/
● 공익위키 어드벤처(메타버스 퀴즈 이벤트)
여러분! 메타버스 퀴즈 이벤트. 참여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그 혁신적인 걸 해냅니다. 이 활동은 메타버스 공간 속 놀이동산에서 진행되었어요. 공익위키를 반영한 새로운 메타버스 공간을 구현했답니다>_<
총 4가지 ZONE(소식/모임/제안/위키ZONE)이 있었고 소식/모임/제안 ZONE에서는 사전이벤트, 위키ZONE에서는 행사 당일 퀴즈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2단계에서 상을 받았던 분들은 다음과 같아요! 모두 QR코드로 접속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가상 공간을 구현해서 그 공간 내에서 공익활동의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게 정말 너무나도 신기했답니다!! 정말 내년에 꼭 참여해보셨으면 좋겠어요!!!!
● 기념식(개회 및 폐회)
개회 기념식에서는 공익활동 우수사례 표창과 모범사례에 대한 감사장(시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 7명이 경기도지사 표창을 총 11명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감사장을 받았습니다. 명단은 아래와 같아요.
도지사 표창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 강미 센터장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대표
안양YMCA 김유철 사무총장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정아 공동대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상화 팀장
군포시 행정지원국 자치분권과 최슬기 주무관
광명시 자치행정국 자치분권과 김명옥 주무관
감사장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민진영
김포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국장 이종준
인권교육온다 대표 이광훈
미디어시민연대 대표 문채희
수원공유냉장고시민네트워크 대표 조태수
청년망고 협동조합 이사 조한나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황보정애
원더풀고강마을사회적협동조합 박선희
풀뿌리 시민회의 대표 최경호
양주 YMCA 사무총장 최근혁
모든분들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기도에서 공익활동을 위해 노력해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ㅎㅎ.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경기도의 공익활동에 참여하시길 응원합니다.
이후 엄청난 경품 추천이 열렸습니다. 편안한 의자와 책상부터 상품권, 건강한 천일염, 키친타올, 화장품 등등 아주 유용하고 좋은 경품이 가득했어요!! (참석자분들 중 빈손으로 돌아간 분들이 없다는 소문이..모두가 두 손 가득히 돌아갔다는 소문이...~?? 어때요 솔깃하시죠?! 그렇다면 내년 공익활동 페스타에 꼭 함께 해요>_<)
열기가 불탔던 경품추천이 끝난 후에는 폐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2024년 10월 18~19일, 장장 2일간에 걸쳐 경기아트센터 광장 및 컨벤션홀에서 경기도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주최한 ‘2024 공익활동 페스타 WELCOME TO 공익랜드’ 행사가 폐회식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저도 처음 참여한 공익활동 페스타였는데요. 정말 많은 기대를 하고왔음에도 기대 이상의 가치를 잔뜩 얻어간 시간이었어요. 정말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인사이트를 얻어간 시간이었어서 여러분께 진심을 다해 추천합니다. 내년에 꼭 우리 함께 공익활동 페스타에 참여하자구요!!
정말 재밌는 시간이었던 게 글과 사진 속에서도 막 느껴지지 않나요~?!
● 마무리하며
이번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개최한 ‘2024 공익활동 페스타 WELCOME TO 공익랜드’는 다양한 활동가와 시민들이 모여 공익의 가치를 나누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ㅎㅎ. 여러 공익활동단체가 부스를 통해 준비한 체험 프로그램과 보이는 라디오, 영화 상영회, 공익위키 어드벤쳐(메타버스 퀴즈 이벤트), 경품추첨 등을 통해 정말 즐겁게 공익활동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인식을 높이고, 서로의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교류하며 새로운 영감을 얻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특히 좋았던 것은 다양한 세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각자의 역할에 대한 책임을 다시 한번 느끼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공익활동은 지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사람들 간의 유대를 더욱 강화하는 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만남이 계속 이어져, 더 많은 사람들이 공익 활동에 참여하여 우리의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를 기대합니다. (내년의 공익페스타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부탁입니다ㅎㅎ.)
공익활동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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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3
공익위키 2차 워크숍 – 위키로 공익!
1. 오프라인 만남, 2024. 9. 21. 토, 14~16시, 수원 영통도서관 별관 다목적실 2. 온라인 회의, 2024. 9. 28. - 10. 9. 주제별 별도 구글미팅 3. 심화 모임, 2024. 10. 11. 금, 19~21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수원 |
1. 연결로 만드는 더 큰 변화: 공익위키 2차 워크숍 여는 자리
공익위키가 뭐지? 공익위키는 왜 만들지? 이 당연한 첫 질문으로 워크숍의 문이 열렸다. 이미 공익위키 1차 워크숍(지난 6월 22일, 공익웹진 현장스케치, 공익 덕후들의 즐거운 작당! 공익위키의 탄생 비긴 어게인<공익위키 프로젝트 워크숍> 참고)1)에서 한 차례 짚고 넘어갔던 질문이었으나 2차 워크숍에 새로 신청한 참가자들은 물론 앞으로 공익위키를 접하는, 접할 사람들 누구나 답을 필요로 하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위키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지식을 모으고, 그 안에서 다양한 링크로 서로의 지식을 연결’해나가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사회가 다방면으로 민주화되어 가면서 기술의 공유와 더불어 지식의 공유를 이루는 데 있어서 위키는 협력의 방식까지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공익위키’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와 손을 잡고 ‘연결로 만드는 더 큰 변화’를 목표이자 모토로 삼고 시도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공익위키는 위키라는 말 그대로 서로의 지식을 연결하여 모두의 지식을 모으는 인터넷 사이트를 말한다. 위키피디아와 나무위키에서 경험하듯이 다수의 협업을 전제로 하되, 공익활동에 대한 나의, 당신의 경험과 지식을 모으고 연결하여 공익문화의 생태계를 조성함을 목표로 한다.
2차 워크숍은 공익위키 사례를 만들었던 1차 워크숍을 기반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공익위키 사이트를 오픈, 활성화시키고자 마련되었다. 따라서 2차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미리 준비한 영상과 현장 참석자의 목소리를 통해 1차 워크숍의 소회를 들었다. 소회의 공통점은 몰랐던 사람들과의 협업 경험이 즐거웠고 그 성과가 놀라웠다는 긍정적인 반응이었고, 공익위키가 의미있는 공익활동의 일환으로 기대되며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각주 1) 공익위키 1차 워크숍 6월 22일 ~ 7월 16일 (공익웹진, 공익 덕후들의 즐거운 작당! 공익위키의 탄생 비긴 어게인<공익위키 프로젝트 워크숍> 현장스케치) 참고, 22일 오프라인 워크숍 이후, 줌회의, 심화 평가자리가 있었음. |
공익위키 1, 2차 워크숍 참여자 연연
이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님의 환대 어린 인사가 있었다. “새로운 길을 여는 여정에 동참하는 자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이야말로 공익활동의 전파와 협업의 선구자라고 생각하며 공익위키가 일회적이 아닌 지속적인 사업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이 말을 통해 공익위키를 만들고자 하는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와 센터장님의 뜻과 의지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서 워크숍 진행을 맡은 빠띠의 최진우 활동가의 공익위키 사이트 둘러보기와 공익위키를 만들어가는 3가지 과정(위키 제안, 위키 생성, 위키 기여)을 소개하는 과정을 가졌다. 이후 참여자들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물살이 파티, 위키주제 제안, 공감과 댓글 달기, 제안 이유 소개, 모임 화면 만들기, 워크숍 소회 나누기, 다음 일정 논의 등으로 첫 오프라인 자리가 진행되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최진우 활동가
협업의 출발은 역시 라포(친밀감, 신뢰) 형성이다. 그래서 돌아가면서 다양한 조건으로 짝을 지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작업이 아닐 수 없고, 여기서 얻는 재미와 연결의 고리 또한 소중하다.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자기만의 이익을 넘어 함께 사는 마당을 기꺼이 펼치며 지켜가고자 하는지 그것을 확인하게 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귀하다.
서로 알아가는 물살이 파티 시간
이 날 참석자 중에는 1차 워크숍에 참여했던 분도 있었으나 당근 사이트에서 공익위키 워크숍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경기도에 살게 된 첫 걸음의 의미로 신청했다는 분, 빠띠 홈페이지에서 소식을 접하고 위키 생성모임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오게 되었다는 일 벌이기를 좋아한다는 대학생, 지인의 소개로 왔다는 분 등, 참여의 계기나 동기가 다양했다.
이날 제안된 위키 주제 또한 모인 사람만큼 다양했다. 1인 여성가구, 청년 모임, 여성스포츠의 한계와 극복 고민, 느린 학습자를 위한 사회화 프로그램 강화, 비영리 일자리,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민들의 이야기, 지방소멸, 주민자치회의 실제 등. 그러나 팀원 구성을 해야 하는 과제와 시간문제로 이 중 공감이 많이 달린 주제 5개만 선정하여 제안 이유를 듣고 이후 온라인 모임을 갖기로 하였다. 공익위키 사이트에 들어가면 현재까지 제안된 총 21개의 주제들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픈채팅방을 통해 관심 있는 주제들을 선택하여 앞으로 온라인 모임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첫 워크숍 자리는 마무리되었다.
이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 외에도 > 공익위키 워크숍 외에도 공익위키를 활용한 더 많은 참여와 관심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도 추가로 준비되었으니 ‘2024 공익활동 페스타’와 결합하여 진행한 ‘너, 내 공익위키 덕후단이 돼라!’와 ‘공익위키적 사고, 럭키위키’가 그것이었다.
공익위키에 올라온 팝업창
1차 오프라인 모임을 마치며
2. 주제별 온라인 회의 (9월 28일 ~ 10월 9일, 총 5회)
다음 단계로 제안된 주제 중 공감을 6개 이상 받은 주제들을 정식으로 공익위키에 올리기 위한 온라인 준비모임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주민 위키 만들기, 나만의 청년커뮤니티 만들기, 느린 학습자를 위한 제도적 정책, 여성스포츠의 한계와 극복방법, 비영리 일자리가 그 주제들이다. 이 온라인 회의는 각 주제별로 시간을 따로 정해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회의가 진행되었고 (서로 인사 – 주제 선택 이유 공유 – 위키 목차 구성 논의 – 목차별 내용 글 작성 참여 – 목차별 담당자 정하기) 그 결과를 위키에 정리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공익위키 사이트에서 제안 마당에 들어가면 ‘이 위키는 왜 필요할까요?’ - ‘어떤 정보를 모으면 좋을까요?’ - ‘누가 이 위키에 참여하면 좋을까요?’ 라는 항목이 있다.
공익위키 사이트 제안 마당
제안에서 많은 공감을 받고 함께 할 구성원이 정해진 후에 정식 위키로 넘어가면, 각 주제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목차가 정리되어 있으며 해당 내용이 목차별로 작성된다. 대체적인 틀은 ‘개념 및 정의’ – ‘필요성과 가치’ – ‘문제, 현황 및 사례’ – ‘쟁점’ – ‘참고 자료’ – ‘관련 법령, 정책, 단체’ 등으로 정리되어 있으나 세부 목차와 내용은 위키 작성 참여자들이 정하고 해당 정보를 올릴 수 있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이미 알게 된 사람도 있지만 새롭게 온라인에서 결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정해진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다 보니 적극적인 자세로 모임에 임하면서 온라인 모임을 알차게 채우게 되어 놀라웠다. 이런 게 바로 다중지성의 힘일까 협업의 힘일까 되묻게 되는 경험이었다.
오프라인의 만남과 온라인의 만남은 각각 나름대로 의미와 재미가 다른 편이다. 오히려 온라인 모임에서 더 집중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온라인 모임의 결과는 구성원들이 해당 내용을 올리면 위키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키의 두 가지 사례를 한번 비교해보면 주제에 따라, 구성원의 논의에 따라 목차부터 차이가 있음을 보게 된다.
공익위키 사이트 위키 마당
‘비영리 일자리’의 경우 개념 정리,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인식 및 쟁점 등 이슈화에 비중을 둔 목차를 설정한 반면 ‘나만의 청년 커뮤니티 만들기’에서는 이슈에 대한 쟁점보다는 실용적인 방안에 대한 내용에 초점을 맞춘 목차를 설정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비교만으로도 위키의 구성이 자유롭게 열려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한 차례의 온라인 모임으로 내용이 충실한 위키를 만들 수는 없다. 지속적인 관심과 책임 있는 관리가 따라야 하므로 하나의 주제에 해당하는 위키를 어느 정도 완성시키려면 적어도 3번 이상의 모임은 필요할 것 같다.
공익위키 사이트 위키 목록
3. 심화 모임, 2024.10.11. 금
애초에 2차 오프라인으로 마무리 모임이 계획되었으나 10월에 공익활동가들에게는 행사와 마무리 모임이 워낙 많은 시기여서 다 같이 모이기가 어려워 소수가 모여 2차 워크숍을 정리하는 F.G.I.(심층 그룹 인터뷰) 모임으로 변경되었다. 활동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때로는 모이는 사람의 숫자가 모임의 성과와 비례하지는 않는다. 소수라는 이유로 낙담하거나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다행히 이 날의 모임에서도 그걸 확인할 수 있었다.
주된 얘기의 순서는 1. 제안된 위키와 생성모임의 주요 결과 공유 2. 위키모임을 경험하면서 제안하고 싶은 점들과 공익활동과 공익위키를 연계하고 활동을 확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 모으기 3. 공익위키 활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이어졌다. 오고 가는 생각과 질문, 대화를 통해 자극을 받으며 제안과 아이디어들이 구체화되어가는 과정이 새삼 흥미로웠다. 제안된 위키 생성모임의 결과는 온라인 회의 진행 보고로 갈음하였고 주된 얘기는 그간의 진행상황을 통해 경험하고 느낀 점, 이후 제안 등으로 채워졌다. 이 자리에서 나온 내용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공익위키가 자리를 잡는 첫 단계에서는 사전모임에서 형성되는 친밀성이 중요하다. 그래야 좀 더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굳이 개인으로 참여자를 모집하기보다 이미 형성된 같은 관심을 가진 소그룹이나 단체 구성원이 함께 시작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해봄직 하다.
- 공익활동의 개념이 너무 광범위하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므로 공익활동의 범위를 주제별 대화로 느슨하고 편안하게 열어주면 좋겠다.
- 공익위키를 통해 역으로 공익활동을 알리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더 나아가 시군 지원센터 및 공익활동에 기여하는 여타의 중간지원조직들의 역할을 알리는 방법도 있다. 다시 말해, 위키를 공익활동의 홍보 채널로 사용할 수 있겠다.
- 공익위키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SNS를 통해 위키 주제를 모으고 자조모임으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면서 단체를 소개하고 알리는 위키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네트워크, 콜라보의 가능성을 열 수 있다.
- 경험의 마주침에서 생기는 파장이 연결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정형화된 형식을 피하고 새롭고 흥미로운 형식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 위키를 정보나 지식 공유의 장으로만 한정 짓지 말고 질문, 화두가 제시되는 공론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수 있겠다. 이슈 중심으로 만나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 정제된 언어나 개념, 설명보다 날 것의 의견이 오고 가면 더 재미와 참여가 커질 수도 있다.
- 위키를 하면서 좋았던 경험이 또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참여 후기나 사례를 활용해보자.
- 이미 작성된 위키 사례를 비교, 평가해서 긍정적인 점과 개선할 점 등을 짚어보는 것도 좋겠다.
- 위키 어워드를 제정하여 잘 만들어진 위키에 특별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해 볼만 하겠다.
이렇게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안이 나온 배경은 물론 공익위키에 대한 참석자들의 기대와 바람이 크고, 공익위키에 대한 애정, 더 나아가 공익활동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공익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 우리 사회는 더 건강해지고 우리는 그만큼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공익활동에 유익한 도구가 될 공익위키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이 아닐까. 이에 함께 하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해야 할 일을 마다하지 않는 공익덕후 맞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언뜻 해본다.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겠지만 모아진 의견들이 잘 반영되어 공익위키가 성공한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끝으로 공익위키 1차 워크숍 중 시간은행 위키만들기 참여후기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그 까닭은 공익위키가 뭔지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하고 유익한 글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2차 워크숍 F.G.I. 간담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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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4도시를 ‘장소’로 살아가기: 농(農)
전형민(동그랑)
[공간에서 장소로]
엄연히 도시로 분류되는 경기도 군포시에 6년째 살고 있다. 그보다 오래전부터 도시에 살았고 거기서 자랐다. 그러니까 내게 도시는 익숙한 공간이다. 군포시도 마찬가지다. 지하철역과 버스 정거장이 가까워 이동이 편리하고 멀지 않은 곳에 대형 쇼핑몰이 있으며 한밤중 잠옷 바람에 슬리퍼 신고 다녀올 수 있는 편의점도 여러 군데 있다. 물론 외식할 수 있는 식당도 많다. 배달앱으로 검색만 해봐도 근처에 음식점은 넘쳐난다. 각종 편의시설과 인프라에 둘러싸여 있는 이 도시는, 그리고 도시인들은 그러나 단절되어 있기도 하다. 땅과 먹거리, 그리고 이웃들과. 도시인들이 그들이 살아가는 도시를 그렇게 감각하고 경험한다면, 그 도시는 장소가 아닌 공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 출신의 인류학자 마르크 오제는 장소와 그렇지 않은 공간으로서 비장소(non-place)를 구분한다. 오제가 말하는 비장소는, 이를테면 ‘여행자의 공간’이다. 기차역, 고속도로, 주유소, 대형 쇼핑몰과 같은 곳에서 우리가 느끼듯이 그저 통과하는 곳, 소비하는 곳, 서로를 소외시키는 곳이다. 반면 장소는 정체성과 관련되며 관계적이고 역사적인 곳으로 규정될 수 있겠다. 비슷한 맥락에서 중국계 미국인 지리학자 이-푸 투안은 장소를 정지(pause)가 일어나는 곳으로, ‘안전’, ‘안정’, ‘안식처’를 상징하고 일상적이고 실제적이며 평범한 행위들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곳으로,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애정과 애착의 대상이 되는 가치의 중심지이며 의미로 가득 찬 곳으로 설명한다.
다분히 도구적 개념이자 구분일 뿐이지만, 6년째 살고 있는 이 군포시를 어느 순간 공간에서 장소로 감각하고 경험한 바 공간은 언제, 어떻게 장소로 발전되었는지 톺아볼 일이다.
[농사로 장소 되찾기]
공간으로 전락한 도시를 장소로 새롭게 감각하고 경험한 데에는 내가 사는 ‘지금-여기’에서 농사를 배우고 짓기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째 되던 2022년 초에 지역 이주를 고민하던 옆지기와 나는 당장 거처를 옮길 수 있는 형편이 안되니 지금 있는 곳에서 뭐라도 배우면서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살고 싶은 지역은 시골, 그러니까 농촌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전업농으로 일할 생각은 없었으나 시골에서 텃밭 농사 정도는 짓고 살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지역 이주 전에 농사를 배워보자는 목표가 정해졌고, 이어서 ‘그럼 농사를 어디서 배우지?’ 질문이 생겨났다. 주말 텃밭을 분양받아서 바로 실전에 돌입할 수도 있지만 우린 한 해 농사를 배워보는 것에 방점이 있었기에 교육과정 내지는 학교를 다니는 게 적절했다. 그러다 찾은 곳이 <자립하는 소농학교>이다.
<자립하는 소농학교>(이하 소농학교)는 ‘사단법인 전국귀농운동본부’라는 시민단체에서 진행하는 농사 실습 학교로, 한 해 동안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실천하며 자립하는 소농으로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나 여러 민간기관에서도 다양한 농사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와중에 <소농학교>를 선택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 <소농학교>에선 화학비료나 비닐멀칭처럼 환경에 유해한 재료나 농법을 쓰지 않고 최소한의 농기구를 사용하면서 자신의 몸을 땅과 가까이하고 이 시대의 대안으로 소농철학을 가슴에 새기는 과정으로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우리가 사는 군포시에서 <소농학교>가 열린다는 점이다. 이 점이 사실은 가장 결정적이었다.
<문화유산국민 신탁>으로 기증된 약 930평 규모의 땅으로 <자립하는 소농학교>의 실습장으로 쓰이고 있다.
그렇게 옆지기와 나는 2022년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종일 그리고 평일 하루 잠깐씩 <소농학교>를 다니며 한 해 농사를 배우고 지었다. 고작 일주일에 하루임에도 토요일마다 아침 일찍부터 해질 무렵까지 농사짓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하고 주말의 시작인 토요일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 농사지으러 간다는 건, 주 6일 근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도 버겁지만 안 써 본 근육을 쓰니 벅적지근하고, 계절과 절기마다 해야 되는 농사일의 강도도 낯설었다. 질퍽거리는 땅과 한여름의 무더위, 수확철의 온갖 곤충들, 11월의 이른 한파 또한 어설픈 소농이 되는 데 필요한 고난이었을까. 버겁고 힘들기도 했지만 맛난 새참과 점심을 함께 만들어 먹으며 땀을 들이고 다시 호미 자루 들어 밭에 나갈 때면 비온 뒤 자라는 풀과 작물들처럼 나 또한 생기로워졌다. 싱싱하고 힘찬 기운을 온갖 데서 얻곤 했다.
땀을 식히는 산들바람에서, 맑게 갠 하늘에서, 초록의 풀과 작물과 나무들에서, 알차게 맺은 열매들에서, 가을 햇살에서, 그리고 함께 소농의 길에 들어선 초보 농부들과의 정다운 대화에서. 내가 사는 ‘지금-여기’, 이 도시가 장소가 되는 순간들이었다.
가을 햇살 아래 <자립하는 소농학교>에서
[도시 텃밭에서 새로이 관계 맺기]
2018년 9월 지금의 옆지기와 혼인하고 군포로 이사 와 살면서 내게 ‘이웃’이란 존재는 없었다. <소농학교>를 만나기 전까지는. 당시 내가 사는 ‘지금-여기’는 고립된 ‘도시-섬’이었다. 그러니까 <소농학교>는 이웃이 생겨난 기점이었고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에서 만난, 그래서 더없이 반가운 흙과 땅이었으며 마트에서나 돈으로 사 먹던 채소를 직접 길러 캐서 요리해 먹은 자급하는 삶의 실험장이었다. 도시에 살면서 단절되었던 땅과 먹거리, 그리고 이웃을 도시 생활 37년 차였던 2022년의 도시 텃밭에서 이제야 만난 것이다.
<소농학교>에서 한 해 농사를 지어봤다지만 농사는 여전히 잘 몰랐고 그래서 더 배우고 지어보고도 싶었다. 마침 <소농학교> 담당 활동가가 내게 일자리를 제안했다. 본인의 후임으로 <소농학교> 담당 활동가 자리를 제안한 것이다. 적은 임금과 고된 노동 강도, 열악한 근무 환경은 이미 <소농학교> 학생으로 있을 때 보아왔던 터다. 그럼에도 제안을 받아들여 2023년 한 해만이라도 해 보자 싶었다. 일단 집과 멀지 않았고 농사를 더 배우며 짓고 싶었던 만큼 기회라고도 여겼다. ‘공익활동가’라는 직업정체성도 결정하는 데 이유가 되었다. 학생에 이어 활동가로서 경험한 <소농학교>는 거기서 관계 맺은 이웃,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 작물들과 그들이 뿌리내린 땅까지 친밀해지는 시간이었다. 단절되었던 것들과 연결된 것에 이어서 관계의 깊이가 더해지는 시간이었다. 물론 불편과 갈등이 없던 것은 아니나 그것마저 깊이를 더하는 과정으로 다가왔다.
<소농학교> 실습장은 군포시의 ‘대야미’라는 동네에 있다. 군포시의 다른 법정동·행정동과 비교했을 때 수리산과 접해 있어 녹지가 많고 농지도 꽤 있는 편이다. 물론 여느 농촌과 비교했을 땐 농지라고도 할 수 없는 면적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도시의 소농들이 함께 농사짓는 텃밭으로는 적절한 면적이기도 하다. 한편 대야미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소농들은 도시 농부들로, 전업농도 있는 반면 다른 일을 병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시간 날 때마다 소농학교에 들러 논밭을 일구고 고장난 시설을 함께 고치고 직접 담근 막걸리 한 잔 걸치며 밭에 난 작물들로 요리해 먹는다. 많이 먹고, 싸게 먹고, 멀리서 가져다 먹는 시대를 거슬러 적당히, 돈 안 내고, 밭에서 직접 기른 작물들을 가져다 요리해 먹는다. 도시 텃밭은 이웃, 자연, 작물, 땅과도 새로이 관계 맺지만 시대와도 새로이 관계 맺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 텃밭에서 새로이 관계 맺기
[도시 텃밭에서 퇴비주의자 되기]
페미니즘 이론가이자 생물학자이기도 한 도나 J. 해러웨이는 “나는 포스트휴머니스트(posthumanist)가 아니라 퇴비주의자(compost-ist)”라고 선언한다. 해러웨이의 이 선언은 물론 인문학(humanities)보다 퇴비학(humusities)이 더 중요하다는 언어유희이고 은유적 표현에 불과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인권과 기후의 위기가 중첩된 시대에 그가 말하는 ‘퇴비주의’가 무엇을 은유하는지 살펴볼 이유는 차고 넘친다. 여기서 퇴비(compost)는 혼합물을 뜻하는 라틴어 composita(또는 compositum)에서 유래한 단어로 최유미에 따르면 원래 “퇴비는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 만드는 거름으로 박테리아들이 죽은 유기체를 먹고 만든 배설물이다. 죽은 유기체가 박테리아의 먹이가 되고 박테리아의 배설물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서 농작물을 키우는 식으로 퇴비는 삶과 죽음의 계속성을 만들어낸다”. 이는 퇴비 속에 서로 연결되어 실뜨기하고 있는 미생물, 동물, 식물과 같은 크리터들(critters)의 미시생태계를 떠올리게 한다.
<소농학교>에서는 이 퇴비를 언어유희나 은유가 아닌 실제로 만든다. 소농들의 배설물과 잔반, 밭에서 나오는 부산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느 정도 발효되면 퇴비장에 한데 모아 얽히고설키는 과정을 거친 끝에 퇴비로 만들어진다. 특히 소농들의 똥과 오줌은 퇴비의 귀한 재료가 되는데, 좌변기에 앉아 배설하고 물을 내려 버리는 과정으로는 당연히 모을 수가 없다. 농장엔 좌변기를 설치할 수도, 작동할 수도 없는 조건이므로 생태뒷간이 필요한 이유다. 쭈그려 앉아 볼일을 본 뒤 똥엔 왕겨를 덮어 모으고 오줌은 오줌통에 따로 모아지는 구조다.
이미 <소농학교>엔 이런 구조의 생태뒷간이 두 채 있는데 지은 지 모두 오래되고 낡아 새로 지을 필요가 있었고 활동가로서 생태뒷간을 짓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기에 이른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을 나는 <
[도시를 ‘장소’로 살아가기: 농(農)]
줄곧 ‘군포’라는 도시에서 농사 짓는 이야기를 했지만 정작 ‘도시농업’이란 단어를 쓰지 않았다. 심지어 ‘농업’이란 말도 쓰지 않았다. 접미사 ‘-업’이 지니는 산업, 사업이란 뜻이 다소 무겁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당장 내가 짓는 농사만 봐도 농업이라 하기엔 초라할 정도이고 고로 사업성 역시 당연히 없다. 기른 작물을 돈을 받고 거래한 적 역시 없으니 내가 짓는 농사는 자급과 선물을 위한 것이며 일종의 장소성 형성(또는 공간에서 장소로의 전환)을 위한 수행이면서 공익활동이자 예술적 실천이 되기도 하다.
예술적 실천으로서의 농(農)
그럼에도 흔히 얘기되는 ‘도시농업’의 기능을 일부 공유한다. 전술했듯 경제적 가치를 논외로 하면 공익적 가치가 남는다. 공익적 가치도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도시의 열섬현상을 줄이는 효과만 언급한다. 도시는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높다. 도시가 내뿜는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지 못 하기 때문이다. 도시를 뒤덮고 있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는 수분을 포함한 흙보다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하면서도 열기는 식혀주지 못 한다. 그런데 이 도시의 한 뙈기 땅에라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대신 증산작용을 하는 식물을 심는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도시의 온도를 떨어뜨려주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군포의 한 빌라촌에 살고 있는 나는, 한여름 대야미 소농학교에만 가도 조금은 선선한 기운을 느끼며 다시 생기를 얻곤 한다. 물론 이내 허리를 굽혀 밭일을 하노라면 어느새 땀범벅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어떤 기능의 차원을 넘어서 거듭 말하고 싶었던, 땀 흘리는 농(農)의 가치는 이렇다. 도시인들이 허리를 굽혀 땅과 가까이하며 땀 흘리며 농사지을 때 ‘지금-여기’의 공간은 다양한 관계 맺음 안에서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웃과 자연, 작물과 땅, 그리고 내 몸과 시대와도 새로이 관계 맺는 장소로 도시 텃밭을 다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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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0제98주년 점자의 날을 맞이하며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 현실
(사)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만나보는 우리가 몰랐던 시각장애인의 삶
현대인의 삶과 미디어 콘텐츠는 분리하여 생각하기 어려운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취득함은 물론 감정적 즐거움까지 얻는다. 많은 사람 들이 정보 검색 시 기존의 검색엔진처럼 유튜브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타인이 업로드한 동영상을 시청하며 정보를 취득하고 전통적인 영상매체인 TV에서 방영하는 방송은 물론 여러 OTT에서 생산되는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다.
이러한 미디어 콘텐츠활용에 대한 욕구는 시각장애인들도 다르지 않다.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최신 영상에 접근하여 시청하길 원하며 중증 시각장애인이라도 시각적인 정보는 얻지 못하지만 청취함으로써 콘텐츠를 즐기기를 원한다.
실제로 시각장애인 대상 모바일 교육을 수강하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첫번째로 원하는 기능이 바로 유튜브의 활용이다. 심하지 않은 시각장애인은 화면을 확대 하여 스마트폰을 조작해서 유튜브 앱에 접속하고 콘텐츠에 접근해서 시청하며, 심한 장애를 가진 시각장애인은 화면 정보를 들으면서 파악하는 스크린리더 환경에서의 조작법을 익혀 유튜브에 업로드된 수많은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기를 원한다.
드라마는 물론 영화와 각종 오락 프로그램까지 생산하는 OTT의 존재는 시각 장애인에게 하나의 즐거움을 늘려준다. 가장 대표적인 OTT인 넷플릭스의 콘텐츠는 시각장애인의 내용 파악을 돕는 화면해설을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다수이고, 모바일 스크린리더 환경에서 자막까지 읽어줌으로써 해외에서 제작된 수많은 미디어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어느정도 화면 내용의 파악이 가능한 심하지 않은 시각장애인의 경우 TV시청을 즐기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장애를 가진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음성정보로도 쉽게 파악이 가능한 뉴스 등의 방송을 제외하고는 TV 시청을 즐기기 어려운데 이때 큰 도움을 주는 서비스가 바로 시각장애인 화면해설 방송이다. 현재 각종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이 화면해설 방송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이 서비스를 통해 시각장애인들도 타인의 도움 없이 TV 프로그램의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본방송에는 사전에 제작되어야 하는 화면해설이 포함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TV에 방송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서 화면해설이 추가된다는 부분이다.
전통적인 영상매체인 영화에서도 화면해설 제작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존 작품이 아닌 최신 개봉 영화 화면해설 제작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에 따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제작하여 매달 상영되고 있어서 최신 영화 콘텐츠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욕구해소를 돕고 있으며, 미디어 접근센터 사이트 운영을 통해 TV와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화면해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PC와 모바일환경에서 시각장애인들도 손쉽게 이러한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다만 시각장애인은 정보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콘텐츠 사용법에 대한 사전 교육이 필수적이며, 교육을 받지 못한 시각장애인의 경우 스마트기기 조작에 어려움을 겪으므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화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시각장애인 정보화교육기관의 확충을 위한 경기도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 시각장애인을 위한 우수 정책 및 제도 사례
시각장애인들은 한글 점자로 글을 읽고 쓴다. 차고 넘치는 정보 세상에서 시각장애인들은 점자로 정보를 습득하고 세상과 소통한다.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점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점자법이 2016년에 제정되어 점자 및 점자 문화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점자란 시각장애인이 촉각을 활용하여 스스로 읽고 쓸 수 있도록 튀어나온 점을 일정한 방식으로 조합한 표기문자로, 이 경우 도형·그림 등을 촉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제작된 촉각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생활용품 등에 점자정보가 필요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여러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에 점자를 표시하고, 점자 표시를 위해 기술을 개발한 선도적인 사례도 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과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 그 목적이다.
최근에는 식품업체가 시각장애인의 편의 증진을 위해 컵라면 최초로 점자 표기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기업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성과 취식 편의성을 높임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내 대표적 주류업체 중 자사에서 출시되는 맥주에 점자표기가 되어 있다. 맥주에 브랜드 점자를 넣음으로써 시각장애인에게 명확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또한 다른 맥주 브랜드에 대해서는 점자 표기를 검토 중이라고 하며, "비장애인·장애인 구분 없이 맥주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 이라고 전했다.
점자 표시는 단순히 무늬를 표기한 것이 아니다. 점자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은 손상된 기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동등한 존엄성을 지닌 인격체로서 자신을 받아들이게 하고 자기 결정권에 의해 자립생활을 가능하게 함과 아울러 직업훈련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점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문자 이상의 의미로, 시각장애인 에게 자신감과 독립성 그리고 동등권을 주며 정보를 수용함에 있어서 주로 촉각과 청각을 이용하는데 촉각은 시각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감각이며 독서의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위한 필수이자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점자의 활용은 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을 높이고 재활자원을 구축할 수 있다.
- 시각장애인의 시각에서 현황 및 개선되어야 할 점
의약품의 경우 의사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안전상비약품에 점자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오·남용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소비자연맹이 58개 의약품의 점자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27.6%인 16개에만 점자 표시가 있었다. 조사 대상 일반의약품 45개 중 73.3%인 33개가 점자 표시가 없었고 안전상비의약품은 13개 중 9개(69.2%)가 점자 표시가 없었다. 게다가 점자 표시가 돼 있는 의약품들도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상비약의 경우, 약명과 회사명은 점자표시가 되어 있으나, 무엇에 복용해야 하는 약인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어 시각장애인의 경우 잘못 복용 할 수도 있다.
또한 누구나 쉽게 접하고 먹는 식품인 음료의 경우에도 점자 표기가 미흡해 시각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점자를 표기해 식품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이전에도 나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에는 유통기한이 표기된 제품이 없어 자칫하다간 시각장애인들이 변질된 식품을 섭취할 수 있다는 위험도 제기된다.
점자가 표시된 제품의 경우에도 가독성이 낮았다. 특히 페트병의 경우 점자의 촉감이 약하고 점의 간격이 넓어 점자를 읽기 어려워 가독성이 가장 낮았다.
캔 음료 역시 모든 제품의 명칭이 '음료'나 '탄산'으로 되어 있어 시각장애인이 원하는 음료를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모든 제품에 점자 설명서 및 바코드 정보를 제공하여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강화와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 점자의 날을 맞아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
점자법은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점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매년 11월 4일을 ‘한글 점자의 날’로 정하고 있으며, 올해로 98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한글’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 ‘점자’는 아직 공적 문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은 필요한 자료와 문서를 ‘점자’로 즉시 제공받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 향상과 소비자로서의 권리가 완벽하게 향유되도록 정부와 경기도 및 지차체, 공공기관 그리고 모든 기업과 경기도민이 점자 사용 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제도개선 및 인식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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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