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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7기후정의행진 포스터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2022년부터 시작된 이 행진은 매해 9월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각자의 이념과 가치를 품은 사람들이 자연스레 광장에 모이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바로, 기후 위기를 넘어 모든 생명이 존엄하게 살아갈 새로운 세상을 가치로 여기며 거대한 발걸음을 이어가는 ‘기후정의행진’입니다.
     
    올해도 기후정의행진은 어김없이 시작되었습니다. 기후정의행진은 광범위한 자발적인 대중운동이며, 단체와 개인이 ‘추진이’가 되어 행동을 함께 만들어갑니다. 9월 27일, 광화문 동십자각에 모인 추진이들의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927기후정의행진의 슬로건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올해 슬로건은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입니다. 이 말에는 광장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여, 기후 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해결하며, 기후 위기에 맞서 정의로운 전환을 이뤄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1호선 종각역에 내려 밖으로 나와 걸어가는 동안, 가족과 친구들 등 평온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저는 기후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 문제에 공감하고 동참하고자 광화문으로 향했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 행사장의 깃발과 부스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그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수많은 깃발 사이로 보이는 부스들이었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 행사장의 체험 부스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부스마다 준비해온 택배 상자와 종이를 활용해 부스의 포스터를 손수 그리며 준비해 온 것이 개성 있었고, 인상 깊었습니다. 거리를 거닐며 많은 사람이 부스에 가서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행진하면서 서로의 속도에 맞춰가며 30분이 넘는 거리를 걸어가는 행진이 힘들지 않았던 이유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도 있지만, 힘을 주는 다양한 퍼포먼스들이 있어서 더 즐겁게 행진에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에 함께하는 사람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927기후정의행진에서의 다양한 퍼포먼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그리고 행진에 참여하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미래세대인 청년, 학생, 어린아이들이었습니다.
     
    본격적인 행진에 앞서 개회식에 참여하고 있을 때, 제 앞에 나란히 줄지어 앉아있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조금씩 주변을 둘러보니 현수막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붙잡고 있던 학생과 엄마 손을 붙잡고 걷고 있는 아이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청년, 학생, 어린이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가족과 함께 오거나, 활동하는 단체에서 온 미래세대들은 끝까지 행진하며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며 강요와 강압이 아닌 자신들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기 위한 행동임을 느끼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세대와 세대가 교차하는 기후정의 행진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가 우리들의 생활 속에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파괴되고 있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미래세대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도록, 우리 일상생활 속 기후정의행진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내년에도 있게 될 기후정의행진에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동참해 보시면 어떨까요?
    저도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에디터와 사람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2. 927기후정의 행진 스케치 - 세대와 세대가 교차했던 927기후정의행진을 보다
    달리

    조회수 38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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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원고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는 에디터 개인의 경험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꿔나가자
     
    기후정의를 외치자
    불평등을 끝내자
    우리 삶을 바꾸자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927기후정의행진 웹자보 / 출처: 기후정의행진
     
     
    ‘기후정의송’의 노랫말 일부입니다. 추석 연휴에 무료로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추적〉을 다시 보다가 이 노랫말이 훅 떠올랐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17년 추적기인 영화 속 녹조 강물에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존재들이 함께 보였거든요. 불평등 세상은 서로 연결돼 신음하고 있었어요.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꾸자. 그래,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9월 27일 동십자각 앞, 기후정의 행진 스케치입니다.
     
     
     
    927기후정의행진 현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노래하는 기후정의(왼), 다이인(die-in)퍼포먼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왼), 경향신문(오)
     
     
    광장을 잇자, 모두를 위한 기후정의
     
    네팔어, 따갈로그어, 러시아어, 몽골어, 미얀마어, 방글라데시어, 베트남어, 스리랑카어, 아랍어, 영어, 우즈베크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중국어-번체, 캄보디아어, 태국어.
     
    9.27기후정의 행진 포스터와 6대 요구안이 이렇게 많은 다국어로 만들어졌다는군요. 기후 위기와 민주주의 불평등이 연결된 문제이듯 이 땅에 사는 사람들도 언어와 국적을 넘어 서로 연결돼 있으니까요. 9월 27일(토) 12시 반, 동십자각 앞에서부터 시청 앞까지 대로는 다양한 부스와 사전 대회 장소로 열렸습니다. 청년, 노동자, 농민이 기후정의에 목소리를 보탰고, 650단체 3만여 명이 함께 행진했습니다.
     
    생수 제공은 없고 수어 통역은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손엔 개인 텀블러와 헌 상자 종이로 만든 손피켓이 들려 있었고요. 416합창단을 비롯한 8개 시민합창단이 연합으로 합창했습니다. 12.3 내란을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던 광장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와 미얀마의 민중가요를 번안한 노래 “우리의 하루”였습니다. 미얀마와 대한민국 시민들을 이어주는 노래죠. 음악에 맞춰 행진하던 시민들은 사이렌이 울릴 때 종각역에서 ‘다이인(die-in)’으로 드러누웠습니다. 지구 위 모든 존재가 고통받는다는 의미의 퍼포먼스였습니다.
     
     
    올해(2025)의 기후정의 걸림돌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고통을 가중시키는 ‘올해의 기후정의 걸림돌’이 선정되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국토교통부, 오세훈 서울시장, 몬산토 바이엘, 이스라엘 정부 등입니다. 탄소중립기본계획 후퇴, 탈화석연료 전환 지연, AI·반도체 산업 확대, 기후재난 불평등 심화 등의 이유였습니다. 2025년은 2035년 국가 탄소 배출 감축 목표(NDC) 설정의 '기후 골든타임'이지만,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는 기후정의에 걸림돌이 되고 말았네요.
     
     
    비건은 기후정의다, 부스 스케치
     
    “동물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No! 어업 No! 육식, 물살이도 살고 싶어요.”
    “No! 축산업, 동물은 우리의 친구.”
    “Go Vegan, 우리를 먹지 말아요.”
    “육식=기후 위기, 전체 온실가스의 51%. STOP!”
     
     
     
    기후위기와 비건 부스(왼), 비건은 사랑입니다 홍보물(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927 기후정의 행진 참여 단체 중 ‘기후위기 비건행동’이 내는 목소리입니다. “비건(Vegan)- 건강, 동물, 지구를 구한다!”는 외침이 간판 현수막이네요. 포스터마다 물살이 그림에, 돼지도 보이고 닭도 있습니다. 그 뒤 탁자 위엔 “비건은 사랑입니다”라는 홍보물이 놓여 있고 활동가들이 미소 띤 얼굴로 기념품도 나눠줍니다. 조금 더 살펴볼까요?
     
    비건(Vegan, Veganism)이란 유동적인 채식주의도 있지만 완전한 채식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환경이나 동물권 등 신념을 동기로 육식을 거부하며 동물 유래 성분이 쓰인 제품 사용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동물을 착취하지도 잡아먹지도 말자, 채식은 건강이고 경제요 생태요 자비요 평화라고 봅니다. 마음을 바꾸고 음식도 삶도 바꾸는 “대안적인 삶”이죠. 생명을 죽이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단백질 때문에 동물을 죽인다고요? 비건은 채식이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의 보고라고 합니다. 육식과 축산업은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 물 부족 식량부족의 주범이고요.
     
     
     
    채소먹는 기후정의(왼), 기후정의 책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비건은 사랑입니다” 홍보물엔 비건인들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올림픽 육상 4관왕 칼 루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운동선수로 성공하는 데 육류 단백질이 불필요함을 깨달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내가 비건 채식을 시작한 그해에 육상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티베트 인권 운동가 달라이 라마는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삶은 인간만큼이나 말 없는 생명체들에게도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며, 죽음이 아닌 생명을 원하는 것처럼 그들 역시 그러하다.”
     
    저도 고백해 봅니다. 올해 10년 차 비건이거든요. 기후정의 때문에 시작한 건 아니고, 11년 전 암 수술이 계기가 됐어요. 단식 등 자연치유를 하다가 채식이 좋아진 경우였습니다. 동물성 식품을 끊고 채식만 하니 제 몸이 점점 가볍고 건강해졌습니다. 평생 가족력 B형간염 보유자였는데 항체가 생겼습니다. 감기몸살을 달고 살던 몸이 지난 10년간 피곤을 모르는, 감기도 안 걸리는 몸이 되었고요. 기후위기 대안적 삶으로 비건만 한 게 있을까요?
     
     
     
    도롱뇽과 동물들이 함께 행진(왼), 지구는 시원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행진 물품(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기후정의 광장에서 제 마음이 자꾸만 동물들에게 향했겠죠? 동물 머리 탈을 쓰고 동물 인형의 몸으로 행진하는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서 행진하는 노란 도롱뇽. 커다란 검은 머리의 곰과 말도 여러 명 있고 부리가 길고 다리가 긴 새들도 멋졌습니다. 광장 곳곳에서 만나는 돼지 소 닭 물살이들 그림도 계속 말을 걸더군요. 기후정의 평등 약속문에도 동물들이 나왔으니까요.
     
    “발언과 대화에서 반말과 비속어를 쓰지 않고. 여성·성소수자·장애인·청소년·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와 비인간동물을 차별하거나 대상화하지 않습니다.”
    기후정의란 결국 비인간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어 보입니다.
     
     
    결국 민주주의, 결국 정치다
     
    9월 24일 제80차 유엔총회에서 한 이재명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기억합니다.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제 평화와 공존을 강조했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통해 에너지 대전환도 언급되었죠. “올해 안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하겠다”라며 2040년 탈 석탄을 공약했지만 기후 당사자들의 참여와 논의가 배제되었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민주주의와 평화 없이 기후 위기 해결은 불가능하다.”
    광장의 목소리를 한마디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국제적 기준에 못 미치는 재생에너지 전환, 민영화로 이어질 가능성, 정의로운 공공재생에너지 전환, 이 모든 건 정치를 빼곤 이야기할 수 없겠죠. 모든 불평등이 연결돼 있다고 기후송이 아무리 노래한들, 정치가 일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요? 정치하는 엄마들이 내건 현수막은 그래서 더 따끔하게 정곡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학생들도 벼락치기 안 하는데 정부가 돼서 지금 뭐 하는 거야! 빵점.”
     
    하늘에 펄럭이는 깃발도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기후위기는 인권침해다!”
     
     
    기후는 정치다 현수막(왼), 기후위기는 인권위기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3주기를 맞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도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재난참사도 늘어납니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광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삼성반도체 희생자들과 팔레스타인 긴급행동도 말했습니다.
    “반노동 반환경 재벌특혜 반도체 법 OUT. 노동권과 기후정의 보장하라!”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기후정의는 결국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책임질 정치의 일입니다.
     
     
     
    이태원참사 3주기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참여 부스(왼), 노동권과 기후정의 보장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홍보물(왼), 팔레스타인 해방과 기후정의 홍보 부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UN 연설이 말잔치가 안 되도록 정부가 기후시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길 바란다. 기후정의 행진에서 나온 기후시민의 6대 요구안을 들어보자.
     
    1. 탈핵·탈화석연료,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행하라.
    2. 성장과 대기업 위한 반도체·AI 산업 육성 재검토,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하라.
    3. 모든 생명의 존엄과 기본권 보장, 사회 공공성 강화하라.
    4.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5. 전쟁과 학살 종식,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 수출 중단하라
    6.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927기후정의 행진 광장은 삶에 이어져 있었습니다. 행진 대열에서 만난 검은 망토를 입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동하던 거대한 인형을 잊을 수 없더군요.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나르는 신화 속 뱃사공 카론입니다. 기후재난과 생태 파괴로 죽어간 존재들과 사회적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퍼포먼스였죠. 여성환경연대 간판 현수막의 질문도 잊히지 않더군요. “그런데 누가 기후 정책을 결정하나요?” 행진 트럭에 붙은 현수막은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모두의 존엄을 보장하라!”라고 외치고 있었고요.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퍼포먼스(왼), 여성환경연대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모두의 존엄 보장 현수막(왼),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기후정의행진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탄소 감축 목표를 세웠다면서도 원전을 늘리고 공공 재생에너지는 손 놓고 있는 정부. 기업은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책임은 사회에 떠넘기니, 피해는 노동자, 농민, 서민에게 전가되는 현실. 신공항 건설, 대규모 개발, 군비 확충에 몰두하는 현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4대강의 거짓말은 과거의 일이기만 할까요?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6만여 명에 달한다죠. 미국과 NATO가 국방비를 계속 늘리니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증가하겠죠.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을 세계 4위로 성장시키고 무기 수출을 확대하려네요. 무기 수출은 생명에 가해잖아요. 신공항 건설은 군사력 확대 아닌가요? 반전과 군축이 기후정의인데,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죠?
     
     
    바로 그 밤 한강 불꽃축제라니
     
    기후정의송을 부른 몇 시간 후였습니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라는 노래가 무색하게도 그 밤에 서울 하늘에 불꽃축제가 있었습니다. 종로구 혜화동에 있던 저는 설마 전쟁이 났나 했어요. 대포 소리 총소리 같은 굉음이 계속 들렸거든요. 60대인 제가 이 정도 공포로 느낀다면, 어린아이들과 노약자들은 어쩌죠? 고요히 잠자던 동물들은요? 아기들이 깨서 자지러지게 울고 잠들지 못하고 보채지 않았을까요?
     
     
     
    불꽃놀이 폐지 서명(왼), 60+기후행동 부스(오) / 사진출처: 빠띠(왼), 에디터 직접 촬영(오)
     
     
    누구 좋으라고 하는 불꽃축제일까요? 기후정의와 멀어도 너무 멀리 먼 길 아닌가요? 불꽃용 화약을 제조하고 팔아 이득을 얻는 사람들 말고 괴로운 이들은 어쩌죠? 인터넷에 “불꽃축제 폐지 서명과 요구안”이 반가웠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요구합니다. 동물과 자연, 그리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주세요. 생태와 건강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축제로 전환해 주세요. 지자체와 기업이 책임 있는 문화 조성을 위해, 불꽃놀이를 포함한 축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해 주세요. 주요 행사에서 불꽃놀이를 전면 중단해 주세요.”
     
     
    

     

     

    #1. 927기후정의 행진 스케치 -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꿀벌

    조회수 130

    2025-10-13
  • 학교급식의 끝은 어디인가? 2003년, 아이 3살 때 시작한 학교급식운동을

    아직도 끝내지 못하고 있는 원로 먹거리 활동가, 박미진(경기먹거리연대 공동대표)

     

    추석의 풍성한 밥상, 우리 아이들의 급식에도 이어져야 합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오면, 우리는 자연스레 풍성한 밥상을 떠올립니다. 햅쌀로 빚은 송편, 달콤한 햇과일, 정성스럽게 장만한 나물과 전,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나누는 따뜻한 웃음소리까지... 한 자리에 모인 가족과 함께 나누는 추석 밥상은 단순한 음식의 나열이 아니라, 오랜 세월 이어져온 건강과 사랑의 상징이자 세대를 잇는 약속입니다.

     

    특히 먹거리에는 단순한 포만감을 넘어 삶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좋은 재료를 정성스럽게 준비해 나누는 밥상은 곧 공동체 정신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그 밥상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라’, ‘함께 어울려 살아가라는 조상의 뜻을 전해 받습니다. 추석 밥상에 담긴 풍성함은 단순한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생명과 안전, 그리고 미래를 향한 배려의 표현입니다.

     

    이러한 먹거리의 가치는 학교급식에도 고스란히 이어져야 합니다. 하루 세 끼 중 최소 한 끼 이상을 책임지는 학교급식은 단순히 아이들의 배를 채우는 제도가 아닙니다. 급식은 곧 교육이며,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방패이자 지역사회와 농업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민··정이 함께 20여 년간 쌓아온 경기도의 성과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친환경 무상급식을 도입하고 확산시켰습니다. 2004년 경기도 최초 주민발의로 학교급식지원조례를 제정하고 20여 년간 친환경 무상급식을 선도하며 전국적 모범이 되어 왔습니다. 이는 학부모, 시민사회단체, 생산자, 그리고 지자체와 교육청이 함께 만들어온 협치의 결실이었습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고, 지역 농민의 친환경 농업을 지지하며, 먹거리의 공공성을 지켜내는 사회적 약속이었습니다.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친환경 농산물은 농민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했고, 학부모에게는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건강한 먹거리가 무엇인지 배우며 자라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교육청은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협치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제도를 만들고 보완하며 오늘의 성과를 일궈낸 것입니다. 경기도의 사례는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지금은 국가 정책으로도 자리 잡았습니다.

     

    2024년 경기도 학교급식지원조례 주민발의 청구인 접수 기자회견

     

    흔들리는 아이들의 밥상, 왜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하는가?

    그런데, ‘학교급식은 갑자기 왜? 친환경무상급식 언제적 일인데...’ 하는 분들도 계실 테지만 최근 경기도에서 친환경무상급식을 지키기 위해 학부모들이 다시 거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유는 지난 724일 경기도교육청이 발송한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식 개선 지침때문입니다. 방학을 앞두고 갑자기 내린 이 지침의 핵심은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시 품질보다는 가격을 중심으로 한 경쟁입찰 확대입니다. 이는 지난 20년간 만들어 온 친환경무상급식의 성과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투명성과 효율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가격 중심의 저가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입니다. 저가 입찰은 필연적으로 식재료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지금까지 지켜온 안전성·친환경성·공공성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대형 유통업체난 수입농산물이 학교 급식 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큽니다. 결국 아이들의 건강이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학교급식을 통해 유지되던 지역 농산물과 친환경 농업 생산 기반도 약화 될 가능성이 커져서 지속가능성이 후퇴될 것입니다.

    참고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합니다.

    영양선생님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급식은 단순히 가격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 몸에 들어가는 음식인데, 질 좋은 식재료를 고르는 것이 가장 우선이지요. 저가 경쟁은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값싼 식재료를 먹게 할 겁니다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학교급식이 비용 절감 대상이 된다면, 우리 아이들의 밥상은 누가 지켜 줍니까?”

     

    지역 생산자들 또한 깊은 우려를 드러내며 고통스러워 합니다 학교급식이 있어야 농민들이 친환경 농사를 이어갈수 있습니. 그런데 이번 교육청 지침이 시행되면 안정적인 판로가 무너지고 더 이상 친환경 농업을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결국 농민도 아이들도 다 피해를 보게 됩니다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합니다. 학교급식은 단순히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지켜내는 공공정책이라는 것입니다.

     

    추석 밥상과 학교급식의 교훈

    추석 명절, 우리가 차리는 밥상을 떠올려 봅니다. 만약 우리의 명절 밥상이 값싼 수입쌀 송편, 제철도 아닌 장거리 운송된 수입 과일,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채소로 채워진다면 그 밥상을 과연 진정한 풍성함이라 할 수 있을까요?

     

    추석의 의미는 값싼 먹거리의 양적 풍성함이 아니라 정성으로 지켜온 건강한 밥상에 있습니다. 학교 급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의 급식은 예산 효율성으로만 따질 수 없는, 미래 세대를 위한 약속입니다. 때문에 비용 절감이 아니라, 학생 건강과 먹거리 안전, 지역 농업과 환경 보전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지침은 단순히 조달방식을 바꾸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식탁을 값싼 경쟁의 장으로 내몰고,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가 힘들게 일궈온 공공성과 협치의 성과를 무너뜨리는 결정입니다.

     

    친환경무상급식 지키기! 10만 서명운동에 함께 해 주세요

    지난 724일 경기도교육청 공문 시행 이후 725일에 경기먹거리연대 활동가 워크숍에서 상황을 공유하고 경기지역 주요시민사회단체와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85일에는 5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학생 먹거리 안전 위협, 친환경 급식 공공성 훼손하는 경기도교육청 식재료 저가 경쟁입찰 체제 도입 저지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하였습니다.

     

    그동안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교육기획위원회, 농정해양위원회 위원을 비롯한 수 많은 도의원들과 면담을 통해 도교육청 구매방식 개선 지침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87일 도교육청 규탄 기자회견 및 김동연 경기도지사 면담, 이후 813일에는 도지사와 함께 친환경농산물 생산-소비 소통프로그램 현장 방문도 진행했습니다.

     

    87일 도교육청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도중에 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은 지침 보류를 발표했으나, 이후 공대위 공식 면담 요구와 지침 완전 철회 요구에는 묵묵부답입니다. 때문에 821일 도교육청앞에서 1,300여명이 모여 대규모 도민대회를 개최하였으며 917일 기자회견을 통해 1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1031일까지 학교급식 식재료 저가 경쟁 부추기는 경기도교육청 지침 완전 철회, 친환경무상학교급식 안정적 운영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11월 서명 결과를 모아 경기도교육청과 관계기관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친환경무상급식을 지키는 작은 실천, 10만 서명운동에 함께 해 주세요

    8월 21일 도교육청규탄 도민대회

    8월 7일 경기도지사 면담

     

    풍성한 명절 밥상의 행복을 학교급식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다가오는 추석, 우리는 다시 묻습니다. “아이들의 밥상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풍성한 명절 밥상에서 느끼는 행복이 아이들의 학교급식에도 이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미래 세대이자 우리 사회의 희망입니다. 그들의 밥상이 곧 우리의 내일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지침을 완전히 철회해야 합니다. 급식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을 위한 조건입니다. 때문에 단순히 절차적 효율성이나 예산 절감이 아니라, 학생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어야 합니다. 교육청이 진정으로 교육기관이라면,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을 위한 조건을 지켜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9월 7일 10만인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

     

    올 추석, 우리 밥상에 차려지는 풍성한 먹거리처럼, 아이들의 급식에도 건강과 안전,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가 담기기를 소망합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밥상을 지키는 일은 곧 공동체를 지키는 일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이 교훈을 다시 새겨,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미래 세대와의 약속을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켜내는 길에, 우리 모두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모두에게 희망과 웃음이 가득한, 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해요] 경기도교육청 지침 완전 철회, 친환경학교무상급식 안정적 운영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

    https://answer.moaform.com/answers/WaLp2Q

    *경기도민이 아니어도 누구나 서명 참여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앞장서 친환경무상급식을 추진해왔고, 이는 학생과 학부모•농민•지역사회가 함께 일궈온 소중한 성과입니다. 

    모두의 노력으로 발전 시켜온 친환경학교무상급식의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무너뜨리는 경기도교육청의 독단적 결정이 완전 철회되고,

    학생들의 안전한 밥상이 공고히 지켜질 수 있도록 함께 촉구해주세요.

     

    ▶️10만 서명용지 전달: 11월. 경기도교육청,경기도청,경기도의회에 공개 전달

    ▶️서명운동 후속: 11월. 2026년 친환경학교무상급식 안정적 운영 방안 공개토론회

     

     
    [기획] 친환경 무상급식, 함께 지켜요!!
    경기먹거리연대 박미진 공동대표

    조회수 355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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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 홈페이지
     
     
    
     
    ● 가정위탁제도란?
     
    가정위탁제도는 친부모가 아동을 직접 양육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자격을 갖춘 위탁가정에 아동을 일정 기간 위탁하여 보호·양육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단순히 ‘임시 보호’를 넘어, 아동이 안정된 가정환경 속에서 신체적·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가능한 경우 다시 원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핵심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가정위탁은 아동복지법 제3조에 명시된 제도적 근거를 바탕으로 운영되며, 아동의 최선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가정형 보호’ 방식으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가정위탁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아동의 보호자 또는 친부모가 실직, 질병, 이혼, 정신질환, 가정폭력, 아동학대, 유기 등 다양한 사유로 인해 아동을 적절하게 돌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은 현실 속에서 빈번히 발생합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아동이 국가의 개입 없이 방치될 경우, 학대의 지속, 빈곤의 악순환, 방임으로 인한 정서적·신체적 손상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와 지자체가 공적 책임 아래에서 이러한 아동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회복지체계의 기본 책무 중 하나입니다.
     
    가정위탁제도는 2000년 강원도에서 처음 시범 운영된 후, 2003년 전국으로 확대되어 본격적인 제도화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제도의 도입은 ‘모든 아동은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아동 권리 중심의 철학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이는 1989년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의 기본 정신과도 맞닿아 있으며, 집단시설보다는 개인의 일상과 사랑이 있는 가정환경이 아동의 발달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정 내 보호를 받은 아동은 언어 발달, 정서 안정, 사회성, 학업성취 등의 영역에서 시설보호 아동에 비해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 가정위탁제도의 유형
     
    가정위탁제도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일반 가정위탁은 친인척이나 일반 가정이 아동을 양육하는 형태이며, 전문 가정위탁은 학대 피해, 장애, 경계선 지능 등의 특수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전문 자격을 갖춘 가정에서 보호하는 형태입니다. 일시가정위탁은 긴급한 상황에서 단기간 보호를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위탁 유형은 아동의 상황과 보호 필요성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개별화된 아동복지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위탁은 단순히 위탁가정만의 헌신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위탁가정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꾸준히 강화해 나가야 하며, 사회 전체가 위탁가정을 '특별한 가족'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 또한 필수적입니다. 가정위탁제도가 진정으로 보호아동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양육 권한에 대한 제도적 보완, 지역 간 예산 격차 해소, 위탁가정 모집과 사후지원 시스템의 체계화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결국 가정위탁은 아동복지의 최전선에서 국가와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이자, 다음 세대에게 건네는 존엄과 사랑의 실천입니다.
     
     
    ● 가정위탁제도의 장점
     
    가정위탁제도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 가정환경 중심의 양육입니다. 아동은 태생적으로 정서적 안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가정위탁은 보호아동이 위탁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일상적인 가족 경험을 함께 하게 함으로써, 집단생활 위주의 시설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개별적인 돌봄을 제공합니다. 위탁가정에서는 아침을 함께 차려 먹고, 학교에 다녀와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잠들기 전 책을 읽어주는 등 가족의 루틴 안에서 아동이 자연스럽게 정서적 유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아동의 자존감 회복과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학대·방임 등의 경험으로부터 받은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합니다.
     
    둘째, 사회적 통합 촉진의 기능입니다. 가정위탁제도는 아동이 지역사회 내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의 경우, 일반 또래와 단절된 생활을 하며 고립되기 쉬운 반면, 위탁가정 아동은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며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귀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갑니다. 이는 아동의 사회화 과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을 형성하게 해주며,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도 자신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자각을 바탕으로 더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게 만듭니다. 또한 가정위탁은 편견을 깨고, 아동복지를 지역 전체의 과제로 확장시키는 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셋째, 비용 효율성의 장점이 있습니다. 가정위탁제도는 국가 또는 지자체가 아동을 보호하는 방식 중 가장 효율적인 방식 중 하나입니다. 시설보호의 경우, 운영비와 인건비, 건물 유지비 등 막대한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는 반면, 가정위탁은 위탁부모에게 직접 지원금(양육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실질적인 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일반 위탁가정에는 아동 1인당 월 30만~50만 원의 양육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으며, 전문 위탁의 경우 월 100만 원까지 지원이 가능합니다. 이는 아동 1명을 위해 시설을 운영하는 비용에 비하면 매우 경제적이며, 아동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도 큽니다.
     
    이처럼 가정위탁제도는 아동의 발달 측면, 사회적 통합 측면, 그리고 정책적 효율성 측면에서 모두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제도입니다.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아동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 전체가 ‘함께 키우는 문화’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 가정위탁제도의 문제점
     
    가정위탁제도는 아동복지의 핵심적 대안으로 기능하고 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법적 권한의 부재입니다. 위탁부모는 아동을 실질적으로 양육하고 있음에도 법적으로는 ‘양육자’가 아닌 ‘동거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위탁아동이 병원 진료를 받을 때, 진단서 발급이나 수술 동의와 같은 중요한 의료적 결정에 위탁부모가 개입할 수 없으며, 학교생활에서도 학적 변경, 진로 결정 등 여러 가지 행정적 절차에서 제한을 받습니다. 친권자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친권자가 소재불명이거나 비협조적인 경우, 위탁부모는 사실상 손발이 묶인 채 양육을 이어가야 하는 실정입니다.
     
    두 번째는 사회적 편견과 낮은 인식 수준입니다. 위탁부모들은 종종 “돈 받고 남의 아이 키운다"라는 식의 부정적 시선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자신이 하는 돌봄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며, 정서적 고립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특히 장애 아동이나 학대피해아동을 돌보는 경우, 위탁부모는 육체적·정신적으로 이중의 부담을 떠안게 되는데도,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나 지지는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부 위탁부모들은 “사랑으로 돌보는 일이지, 돈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주변의 오해와 무관심에 상처를 받는다고 털어놓습니다.
     
    셋째는 지자체별 지원 격차입니다. 가정위탁제도는 지방자치단체의 재량에 따라 예산이 배분되는 ‘지방이양 사업’으로 분류되어 있어, 지역에 따라 위탁가정에 제공되는 지원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위탁아동이라 하더라도 A 지역에서는 월 50만 원을, B 지역에서는 30만 원만을 지급받는 경우가 발생하며, 이는 아동의 생활 수준과 교육 환경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정부가 정한 양육보조금 권고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는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연령과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등 실효성 있는 차등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넷째는 전문 위탁가정의 부족입니다. 2022년 기준 전국의 위탁가정 중 비혈연 관계에 기반한 위탁가정은 974가구에 불과합니다. 이는 전체 위탁가정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하며, 특히 학대 피해 아동, 장애 아동, 경계선 지능 아동 등 특수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감당할 수 있는 전문위탁가정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입니다. 전문 가정위탁은 보육, 사회복지, 상담, 의료 등의 자격을 갖춘 가정이 담당해야 하며, 이들은 월 100만 원 수준의 전문보호비를 지원받기도 하지만, 그에 따른 돌봄의 강도와 책임도 크기 때문에 참여자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양육 대리권의 부재와 후견제도의 한계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법적으로 위탁부모에게는 아동을 대신해 법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 즉 양육 대리권이 부여되지 않아 현실적인 양육 활동에 제약이 많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로 ‘후견제도’가 존재하지만, 이 역시 위탁부모가 쉽게 접근하기 어렵고, 필요한 권한 이상으로 과도한 책임과 법적 부담을 요구받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위탁부모는 아동을 돌보는 데 필요한 권리는 없이 의무만 떠안는 구조 속에 놓여 있으며, 이로 인해 제도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고, 새로운 위탁가정 모집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정위탁제도는 아동복지의 이상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제도적 기반의 미비, 행정적 비효율, 사회적 무관심 등 여러 문제로 인해 현장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다 실효성 있는 법 개정과 제도적 정비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 경기도 가정위탁 보호 사업
     
    경기도 가정위탁 보호 사업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가정이라는 가장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아동이 건강하고 온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는 위탁가정에 실질적인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아동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위탁제도의 안착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단순히 아이를 맡기는 제도를 넘어, 한 아이의 삶을 품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공동체적 양육'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가정위탁 보호 유형은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먼저 일반 가정위탁은 친인척 또는 일반 가정이 비교적 양육이 쉬운 아동을 돌보는 형태이며, 가장 보편적으로 운영되는 유형입니다. 전문 가정위탁은 학대 피해를 경험했거나 장애를 가진 아동 등,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보육·사회복지·상담 등 자격을 갖춘 전문 위탁부모가 돌보는 제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일시가정위탁은 부모의 질병, 입원, 긴급상황 등 일시적으로 양육이 어려운 상황에서 단기간 동안 아동을 맡아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경기도는 위탁가정에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양육보조금은 위탁아동 1인당 월 45만 원을 기준으로 지급되며, 아동용품 구입비는 최초 위탁 시 가정당 100만 원을 일회성으로 지원합니다. 또한 아동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상해보험 가입, 심리검사 및 치료비 지원, 자립 정착금 및 대학 등록금 지원 등 폭넓은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전세자금 대출 지원 등 주거 지원도 가능합니다.
     
    위탁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먼저 위탁을 희망하는 자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이후 위탁부모로서의 자질과 환경을 점검하는 부모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교육을 마치면 해당 가정에 대한 가정환경 조사와 심의가 진행되며, 이를 통과한 경우 아동이 배치되어 실제 양육이 시작됩니다. 위탁 후에는 지속적인 사례관리가 이루어져, 위탁가정과 아동 모두가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가정위탁 보호에 관심이 있는 시민은 경기도 내 가정위탁지원센터를 통해 상담 및 신청이 가능합니다.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https://gg-foster.or.kr, ☎ 031-234-3980)는 수원, 성남, 용인, 화성 등 남부권역을 담당하며, 경기북부가정위탁지원센터(http://kgfoster.or.kr, ☎ 031-821-9117~8)는 고양, 의정부, 파주, 남양주 등 북부권역의 가정을 지원합니다.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주세요.” 이 간절한 한 마디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경기도가 위탁가정과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적 연대의 시작입니다. 가정위탁은 아이 하나를 살리는 일이자, 우리 사회의 품을 넓히는 일입니다.
     
    가정위탁제도는 단지 아이를 맡는 ‘임시 보호’가 아니라, 아이가 사회의 일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복지 장치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법적·제도적 미비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그 역할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실질적 양육 권한 부여, 재정 지원의 확대, 전문위탁가정의 활성화가 동반될 때, 이 제도는 더욱 많은 아동들에게 가정의 따뜻함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돈 받고 남의 아이 키운다구요?” 위탁부모들이 눈물로 말하는 진짜 이야기
    주야

    조회수 268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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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미리캔버스 @midaspil
     
     
    
    ● 무연고자의 정의 및 현황
     
    무연고자는 일반적으로 연고자가 존재하지 않거나, 연고자를 알 수 없거나,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하여 정의합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무연고 시신의 범위를 “연고자가 없거나 알 수 없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의 지침에서는 여기에 “연고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신 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경우”를 추가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법과 행정 지침은 현실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사망자의 상황을 반영하고자 범위를 확대해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무연고자’라는 단어에 고립되고 외로운 삶을 떠올립니다. 실제로 ‘무연고 사망자’라는 표현은 개인의 삶을 단순히 ‘연결된 사람이 없는 사람’으로 오해하게 만들고, 고인의 복잡하고 다면적인 삶의 맥락을 지워버립니다. 그러나 실제로 무연고 사망자의 다수는 고립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아니라, 가족과 사회적 인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이유로 장례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무연고 사망자의 약 70% 이상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신 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한 경우’로 분류됩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고립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 가족 간 단절, 법적 책임 회피 등의 현실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0년 기준으로 시신 인수를 거부한 연고자는 약 2,200명 수준이었지만, 2023년에는 약 4,000명 이상으로 급증하였으며, 그 비율 또한 74.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단지 숫자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에서 고령화와 빈곤, 가족 해체가 죽음의 양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무연고 사망자의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는 1,025명이었던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23년 기준으로 5,415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불과 10년 만에 약 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며, 그 배경에는 고령화 사회의 가속화, 급속한 1인 가구 증가, 전통적인 가족 구조의 해체, 사회적 고립 등의 다양한 요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무연고 사망자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층이 약 41.5%, 60대가 약 31.5%를 차지하고 있으며, 50대 이하의 중장년층도 상당수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약 74%로 여성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특히 노년기에 이르러 사회적 관계가 끊기고, 경제적 기반이 없는 이들이 쉽게 무연고자로 전락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지역별로도 편차가 존재합니다. 경기도는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인구 규모,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무연고 사망자가 많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 경기도의 무연고 사망자 수는 466명, 2019년에는 615명, 2020년에는 681명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처럼 무연고 사망자는 단순히 고립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의 결과이며, 이제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보편적인 삶의 마지막 장면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무연고자의 증가는 단지 장례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복지체계와 공동체의 책임, 그리고 인간 존엄성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는 문제입니다.
     
     
    ● 무연고자의 주요 특징
     
    무연고자의 특징은 단순히 ‘연고자가 없는 사람’이라는 단어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들은 연령적, 경제적, 사회적, 제도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무연고’라는 분류에 이르게 된 사람들입니다. 특히 이들의 삶의 배경과 죽음의 과정을 살펴보면,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들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첫 번째로, 무연고자의 연령 분포는 명확히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무연고 사망자 중 60세 이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특히 70세 이상 고령자는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0대와 70대가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80대 이상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고령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고령자들은 은퇴 후 정기적인 소득원이 끊기고, 배우자의 사망이나 자녀와의 관계 단절 등으로 인해 돌봄의 범위가 급격히 좁아지게 됩니다. 특히 1인 가구로 노후를 보내는 이들은 육체적·정서적 고립 상태에 놓이기 쉬워 무연고자로 분류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경제적 빈곤은 무연고자가 되는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입니다. 무연고 사망자의 가족이나 연고자가 존재하더라도, 장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경우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무연고 사망자의 약 74%는 가족이 있음에도 경제적 사정 등으로 장례를 포기한 사례였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15년에 발표한 장례비용 관련 자료에 따르면 평균 장례비는 1,380만 원에 달하며, 이는 중산층 이하 가정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조의금 등으로 일부 충당이 가능하더라도, 초기 비용과 급작스러운 사망의 경우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은 장례 참여를 포기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세 번째로, 사회적 고립 역시 무연고자 발생의 중대한 배경입니다. 특히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된 이후 공동체 기반이 무너지고, 이웃과의 교류가 줄어든 것이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 1인 가구로 살아가는 노인들 중에는 가족은 물론 이웃과도 단절된 채 지내는 경우가 많으며, 병원이나 요양 시설, 고시원, 쪽방 등에서 홀로 숨을 거두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평소부터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었고, 사망 이후에도 아무도 그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고립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공동체 전체의 돌봄 시스템이 약화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네 번째로는 법적·제도적 한계가 있습니다.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나 관련 지침에서는 연고자의 범위를 부모, 자녀, 배우자, 형제자매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다양한 가족 형태가 존재하며, 사실혼 배우자, 오랜 친구, 며느리나 사위 등 실질적 관계가 법적 관계를 대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법적으로 연고자가 아니기 때문에 시신 인수나 장례 주체가 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10년 이상 함께 살아온 사실혼 배우자가 있어도, 그 관계를 증명할 법적 문서가 없다면 장례 절차에 참여조차 하지 못하고, 행정적으로는 ‘무연고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러한 제도적 제한은 단지 형식적인 문제가 아니라, 고인의 삶과 관계를 부정하고, 남겨진 사람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기는 원인이 됩니다. 결국 무연고자로 분류되는 많은 사례들은 진정한 ‘무연고’가 아닌, 법과 제도의 한계, 사회적 구조의 문제, 경제적 불평등이 만들어낸 행정상의 ‘무연고’일 뿐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무연고자 문제를 단순한 장례 문제로 국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이는 고령화, 빈곤, 가족 해체, 사회적 단절이라는 사회 구조 전반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으며,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한 제도적 보완과 공동체적 인식의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경기도의 공영장례 정책
     
    경기도는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장례 절차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이들의 죽음이 외롭고 소외된 방식으로 마무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주요 목적은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통해 사망자의 존엄을 지키고, 위생상 위해 요소를 방지하며,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지원 대상은 경기도 내에서 사망한 무연고자로 한정되며, ‘연고자가 없거나, 알 수 없거나,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한 자’가 모두 포함됩니다. 이는 단순히 혈연이 없다는 개념을 넘어, 현실적으로 관계가 단절되었거나, 경제적·법적 사유로 인해 가족이 시신을 인수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포괄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 절차에 필요한 비용을 시·군 보조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1인당 최대 160만 원까지 장례비를 지원합니다.
     
    이 비용에는 장례식장 사용료, 염습, 수의, 입관, 운구, 화장 또는 매장, 위패 설치, 추모의식 등의 기본적인 장례 절차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일부 시군에서는 여건이 허락되는 경우, 조문객을 위한 간소한 빈소를 마련하거나, 지역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시민참여형 공영장례를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기도 합니다. 공영장례의 신청은 온라인 또는 관계 기관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일반적으로 병원, 요양기관, 경찰서, 사회복지기관, 장례업체 등에서 무연고 사망자를 확인한 후 관할 지자체에 장례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후 지자체가 대상 여부를 판단하고, 협약을 맺은 장례업체를 통해 장례가 집행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실질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유족의 배제’입니다.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되면, 가족이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순간부터 모든 장례 절차의 주체가 장례업체와 지자체로 넘어가게 되며, 유족은 더 이상 장례에 개입할 수 없게 됩니다. 시신 처리 위임서를 제출한 유족에게 장례 일정이나 진행 상황이 통보되지 않아,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볼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인간적인 상실감과 죄책감을 더욱 깊게 만들며,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경기도만의 상황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에서는 ‘나눔과 나눔’이라는 시민단체와 협력하여 무연고 사망자의 공영장례에 일반 시민들이 조문할 수 있도록 빈소를 개방하고 있으며, 고인을 기억하는 기록도 함께 남기고 있습니다. 부산의 경우도 ‘반빈곤센터’와 같은 단체가 공영장례에 참여하고, 사별자를 위한 애도 공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단순히 행정 절차로서의 장례를 넘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동체적 장례문화’로 발전하고 있는 사례입니다. 반면 경기도는 제도적 토대는 마련되어 있지만, 서울이나 부산처럼 전용 빈소를 운영하거나 시민 참여를 장려하는 구조는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공영장례의 신청과 집행이 대부분 장례업체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장례의 공공성과 인간적 의미가 희석될 위험도 있습니다. 일부 장례업체는 공영장례를 ‘사진만 찍고 곧바로 처리하는 형식적 절차’로 운영하며, 고인을 추모할 최소한의 공간과 시간을 마련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경기도는 앞으로 공영장례 제도의 실질적 의미를 살리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유족에게 장례 일정을 안내하고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 시민들이 조문할 수 있는 공간 마련, 장례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그리고 공영장례 운영 전담 조직의 설치 등이 필요합니다. 장례는 단순한 시신 처리 과정이 아니라, 고인을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 중요한 의식이라는 점에서, 행정 효율보다 인간 존엄에 무게를 두는 접근이 절실합니다.
     
     
    ● 공영장례의 사회적 의미와 향후 과제
     
    공영장례는 단순히 고인의 장례 절차를 국가나 지자체가 대신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사회가 마지막까지 한 개인의 삶과 죽음을 책임지고, 그의 존재를 잊지 않겠다는 공동체의 의지를 보여주는 실천입니다. 무연고 사망자에게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애도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공영장례는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공영장례의 의미가 온전히 실현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적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첫째, 공영장례의 대상자, 절차, 일정 등에 대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하며, 유족이나 지인, 시민이 장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체계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현재는 시신 처리 위임서를 작성한 유족조차 장례 일정을 알지 못하는 일이 많아, 애도할 기회조차 잃고 있습니다. 둘째, 장례업체 중심의 획일적인 집행 구조를 개선하고, 유족이나 시민사회가 장례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편해야 합니다. 무연고 사망자라고 해도 고인을 애도할 사람이 존재하며, 이들의 참여를 막는 현 체계는 장례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습니다. 셋째, 부고 알림 시스템 구축도 시급합니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조문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례 일정, 장소, 고인의 기본 정보 등이 공개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별빛버스’나 온라인 추모 공간을 운영하고 있으나, 전국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영장례는 고인을 기억하는 사회적 의식의 장이며, 살아 있는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죽음의 형태를 미리 고민하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경기도는 단순히 비용을 지원하는 행정 차원을 넘어, 공영장례를 통해 ‘삶의 마지막을 존중하는 지역사회’라는 가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무연고 사망자라는 단어가 더 이상 외로움의 상징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마지막까지 함께한 존재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전환이야말로 공영장례의 궁극적인 사회적 의미라 할 수 있습니다.
     
     

     
    누가 이들을 ‘무연고자’라 부르는가… 죽음마저 외롭게 만드는 사회
    주야

    조회수 480

    2025-09-26
  • 함께 사는 즐거움을 알리고, 더 나은 삶을 상상하며

    나이 듦의 지혜를 배워가고 있는 사회주택 활동가, 김수동(탄탄주택협동조합 이사장)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잃는 경제적 문제를 넘어 한 개인의 삶 전체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재난과 같다. 안식처여야 할 집은 불안과 공포의 공간으로 변한다.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고, 직장 생활이나 학업 등 기본적인 일상조차 유지하기 어렵다.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 소박하게 꿈꾸던 모든 미래 계획이 산산조각 나고, 삶은 오직 사기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법적 싸움으로만 채워진다. 이는 곧바로 정신적 파멸로 이어진다. 피해자들은 극심한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이 생겨 대인관계마저 단절된다. 가장 힘든 것은 '네가 부주의해서 당한 것 아니냐'는 식의 피해자를 탓하는 사회적 시선이다. 도움과 위로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피해자들은 깊은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사기꾼을 잡고 피해를 복구하는 모든 과정을 오롯이 피해자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이들을 더욱 깊은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경기도의 피해현황

    20256월 말 기준으로 전세사기피해지원 특별법상 피해 사실이 인정된 피해자는 총 3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경기도 거주자가 6,657명으로 전국 두 번째로 많다. 20~30대 청년층 피해자가 75%를 차지한다. 20246월부터 20259월까지 약 14개월간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액은 6,664억 원에 달하며, 주로 수원, 화성, 부천, 안산, 용인 등 청년층 주거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의 주요 대규모 전세사기 사례로는 화성 동탄 오피스텔 사기와 수원 다세대주택 사기 사건이 있다. 화성 동탄 사건에서는 임대인 부부가 오피스텔 268채를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여 170억 원의 보증금을 편취했으며, 145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수원에서는 한 임대인 일가족이 수백 건의 피해를 입히고 잠적하여 150건 이상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이들 사건 모두 사회초년생 등 젊은 층이 주요 피해자였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의 탄생

    2023년 초 경기도 화성 동탄 지역에서 대규모 오피스텔 전세사기 사건이 터졌을 때도 막막한 현실 앞에서 피해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외롭고 고립된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화성동탄 전세사기' 167명에 214억 가로채무더기 재판행(출처 : 경기일보)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30629580294

     

    하지만 절망의 자리에 주저앉는 대신 함께 손을 잡고 연대와 협력으로 맞서 보자고 나선 이들이 있었다. ()한국사회주택협회가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피해를 치유하는 모델을 제안했고, 여기에 21명의 피해 당사자와 7명의 사회주택 활동가들이 마음을 모았다. 2023512, ‘피해자는 약자라는 통념을 깨고 당사자들이 직접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는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개인의 고립된 싸움이 아닌 함께 일어서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총회

     

    서두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세사기 피해자는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정신적 고통, 사회에 대한 불신,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이 크다. 그래서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하는 일을 우리는 단순한 피해 '보상'이 아닌 '치유'라 부른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계약한 오피스텔을 가해자로부터 인수했다. 인수한 주택을 10년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임대주택 사업자가 되었다. 다음으로 조합은 조합원들과 시세 90% 이하(HUG 보증보험 가입 기준)로 임대차 계약을 새로이 체결한다. 그리고 10%는 협동조합 출자금으로 약정한다. 이후 장기저리인내자금1)을 조달하여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고, 월세 수익으로 이익잉여금2)을 누적하여 출자금 반환자금을 마련하는 사업모델이다. 조합원들은 역전세가 발생한 만큼 일부 손실(6.5%)을 감수해야 했지만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고 안정적으로 거주하거나 필요시 보증금을 반환받아 퇴거할 수 있었다.

     

    가시밭길을 걷다: 공공의 외면과 불신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길은 이름과 달리 결코 탄탄하지 않았다.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어려움은 서로 믿고 협력해야 할 공공 부문의 차가운 외면과 불신이었다.

     

    경기도 정책자금 연계가 무산되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을 거절했다. 심지어 일부 공공 인사는 사회주택 활동가들을 보조금 헌터라 음해했고, 공공의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조차 탄탄주택협동조합에 대해 부정적인 상담으로 일관했다. 이에 불안을 느낀 한 조합원은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3)을 신청했고, 법원은 해당 여부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수용하여 결과적으로 조합이 임차보증금 미반환 가해자 처지가 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도 조합은 오피스텔 인수 과정에서 14천만원이 넘는 취등록세를 국가에 고스란히 내야 했다.

     

    이처럼 제도의 사각지대와 거버넌스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의 여정은 더욱 고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난관은 보증금 반환을 위한 자금 마련이다. 경기도의 공익 목적 정책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실무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쟁점이 부각되어 결과적으로 무산되었다. 가능한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다행히 우리의 진심은 시민사회의 공감과 함께 사회적 연대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사회적금융 지원,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지역 신협의 협동금융 지원, 그리고 뜻을 함께한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기부와 자문이 더해져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불가능해 보였던 길을 열 수 있었다.

     

    마음치유 100% : 신뢰와 희망의 회복

    설립 2년 만에 탄탄주택협동조합이 이뤄낸 피해 회복률 93.57%는 정부의 특별법은 물론 그 어떤 다른 대안보다 빠르고 실효성 있는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경제적 보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치유사회의 신뢰 회복이다.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 조합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순간이 낯설고 쉽지 않았는데이번 일로, 아직 우리 사회에 누군가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언젠가 받은 마음을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항상 마음 한편에 같은 상처를 받은 분들이 함께 힘내고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다고 우리에게 마음을 전했다.

     

    사회적경제박람회 수상 모습

     

    이는 단순한 경제적 보상을 넘어, 사회적 재난으로 무너졌던 인간관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의 온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 치유의 과정이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조합은 '2024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남은 과제와 새로운 시작

    탄탄주택협동조합의 성공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이 소중한 경험이 더 널리 확산되고 제2, 3의 탄탄주택협동조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성과공유회 및 전세 대책 토론회

     

    무엇보다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을 폄훼하고 불신하기보다, 공공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거버넌스의 복원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협동조합의 활동을 뒷받침할 장기저리의 공급자 금융과 취등록세 등 세제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겪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 상실, 노동력 손실 등 깊은 내상을 지속적으로 보듬는 사회적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사회적 재난 앞에서 개인이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 그러나 함께일 때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희망의 증거이다. 이들의 용기 있는 도전이 더 많은 연대를 이끌어 내고,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고 탄탄하게 만드는 소중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돌이켜보면, 공공의 외면과 불신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던 그 막막했던 시간에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며,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은 기관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렇게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주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 감사드립니다.

     


    1) 장기간 낮은 금리로 빌려줄 수 있으며, 투자자가 단기 수익보다 사회적 가치나 장기 성장을 목표로 기다려주는 성격의 자금

    2) 기업의 순이익 중 배당금이나 자본전입 등으로 주주에게 분배되지 않고 회사 내에 유보된 누적액

    3) 주택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임차인이 법원에 신청하여 임차권 등기를 마치는 제도. 이 등기를 통해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을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음.

     
     
     
     
    [기획] 전세사기 걱정 없는 "탄탄"한 집을 향해!
    탄탄주택협동조합 김수동 이사장

    조회수 359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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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부부, 전 세계를 휩쓸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인형, ‘라부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라부부는 못생긴 듯 귀엽고 매력적인 얼굴, 큰 눈과 주근깨, 가장 포인트인 뾰족한 이빨, 그리고 발톱으로 전 세계 MZ 세대를 사로잡은 캐릭터이다. 랜덤 뽑기 콘텐츠, 가방에 거는 키링, 피규어, 인형 뽑기 등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의 팝마트(POP MART)에서 판매하는 이 캐릭터의 인형 키링은 품절 대란이 일어나 리셀 시장1)에서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상품은 금세 품절되고,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민트색 라부부 인형 (131cm 크기)은 경매가 108만 위안 (약 2억 원)에 낙찰되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라부부 열풍은 가수 블랙핑크 리사, 로제, 팝스타 리한나 같은 유명 연예인들이 가방에 매달고 나오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현재, 라부부에 이어서 팝마트(POP MART)의 다른 캐릭터인 ‘크라이베이비’, ‘스컬판다’ 등의 인형도 인기를 얻으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팝마트의 ‘랜덤 마케팅’과 ‘리셀 시장’, 그리고 젊은 세대의 ‘감성 소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소비’가 결합하여 이와 같은 시너지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이러한 소비 경향들은 단순히 팝마트의 인형들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MZ 세대의 감성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문화는 시장과 사회에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나를 위한 소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소비’가 더욱 주목받고, 이러한 소비 성향을 충족시켜 주는 ‘굿즈’가 오늘날 트렌드의 중심축을 이루게 된 것이다. 라부부 열풍이라는 단편적인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으며, 우리가 추구하는 소비 전반을 돌아보게끔 만든다. 과연 우리는 왜 라부부와 같은 것들에 열광하는 걸까? 그러한 소비가 우리에게 진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일까?
     
     
     
    왼쪽에서 순서대로 라부부 인형, 크라이베이비 인형 / 사진 출처 : POP MART 공식 인스타그램
     
     
    ‘작은 사치’와 ‘소확행’ 소비의 심리
     
    라부부의 인기를 단순히 하나의 ‘유행’으로만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열풍 속엔 젊은 세대의 소비 성향이 담겨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정판 라부부나 랜덤 박스 속 ‘시크릿’ 라부부처럼 구하기 어려운 종류의 상품들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들은 리셀 가격이 붙고 비싼 편에 속하지만 2030세대가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가격에 해당한다. 즉, 누구나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해당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잠시나마 기분을 전환하고 정서적으로 ‘자기 돌봄’을 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요즘 젊은 소비층이 작은 사치와 소확행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발성의 큰 지출이나 장기적인 지출은 부담스럽지만, 유행하는 작은 아이템을 구매하는 ‘작은 사치’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확실한 만족감을 주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라부부 인형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였던 ‘랜덤 박스’에 주목해 볼 수 있다. 라부부 인형 외에도 다양한 ‘랜덤’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는 요즘이다. 특히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우연의 즐거움을 소비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경향이 크다. 더 나아가 이러한 마케팅 속에는 극히 소량만 제작되어 그 가치가 높아지는 ‘시크릿 에디션’이 숨어있다.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우연한 즐거움’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여 이른바 ‘도파민’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확실하지 않은, 예측할 수 없는 보상에서 오는 도파민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고조시키고, 구매를 더욱 유발하는 결과를 야기한다. 더 나아가 소비자들은 이러한 시크릿 에디션을 리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욱 자극을 받아, 구매를 통해 ‘작은 도박’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반복되는 일상에서 부족했던 감각과 즐거움을 채워주는 심리적 탈출구로써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오늘날 많은 이들에게 ‘도파민’의 존재는 상당히 강력하게 작용하기에, 구매를 더욱 촉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소비 심리들을 기반으로 라부부 열풍이 나타날 수 있었으며, 이를 시작으로 또 새로운 소비 경향이 두드러질 수 있었다. 라부부 열풍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세대적 심리 현상’인 것이다. 작은 사치와 소확행, 도파민을 추구하는 오늘날의 소비는 개인적인 만족뿐 아니라 사회적 소속감까지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단순히 나만의 경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는 경험으로 작용하여 사회적 관계성까지 형성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소비가 개인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과연 이러한 소비가 우리에게 진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일까?
     
     
    라부부, 진짜 행복을 주는가.
     
    라부부와 같은 작은 사치 소비, 소확행 소비, 도파민 지향적 소비는 분명 우리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연예인과 똑같은 인형”, “요즘 유행하는 인형”, “구하기 어려운 인형”을 가짐으로써 자부심과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얻는 행복이 정말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인 것일까?
     
    위에서 언급했던 오늘날의 소비는 대부분 순간에 그친다. 유행에 따라갔다는 사실에서 얻는 즐거움, 시크릿 에디션을 손에 넣었을 때 얻는 짜릿함. 이러한 것들은 대개 휘발성을 지닌다.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쾌감을 주지만, 유행이 지나가거나 혹은 유행이 지나기도 전에 금세 사라지고 더 강렬한 자극, 더 새로운 자극을 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 순간의 소소한 행복을 얻기 위한 소비는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말뿐인 ‘소소한’ 행복을 지나치게 왜곡된 방식으로 추구하게 된다면 행복을 얻기 위해 시작한 소비가 끝없이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만들어낼 것이다. 진정으로 본인의 행복을 위한 소비라는 판단하에 구매를 결정했다면, 그것이 설령 유행에 따르는 소비일지라도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본인의 진정한 행복보다는 더 큰 즐거움, 유행에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등에서 야기된 소비는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다. 행복을 소유와 같게 만드는 소비는 분명 장기적인 만족을 주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결핍과 갈증을 장기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이러한 소비는 때론 행복을 비교와 경쟁으로 전락시키기도 한다. 분명 나의 행복을 위해 행했던 소비가 어느새 타인과의 비교를 통한 우월감에 초점이 맞춰져 버리기도 한다. 남들은 가지지 못한 것을 나는 가졌다는 사실에서 오는 쾌감은 진정한 행복이 아닌, 행복하다는 착각에 가깝다. 이처럼 라부부 열풍이 현 사회에 보여주는 메시지는 ‘소비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불안과 스트레스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스스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고자 하는 마음에서 행한 소비가 끊임없이 새로운 소비와 소유를 요구하는 ‘공허함’을 낳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하기 전, 본인의 소비 목적에 대해 깊은 성찰과 생각이 필요하다. 내가 진짜 행복해지기 위한 소비인지, 행복이라는 이름의 공허함을 주는 소비인지 보다 이성적으로 판단해 보는 것이다. 작은 소비에서도 스스로 만족과 행복을 찾되, 그것이 진짜 나를 돌보는 길인지 늘 한 번 더 점검한다면 라부부 같은 유행도 단순한 유행을 넘어 우리 삶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건강한 요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사진 출처 : Chat gpt 이미지 생성
     
     
     
     

     
     
     
     
    라부부, 네가 대체 뭔데?!
    코코볼

    조회수 290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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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미리캔버스 @PIXABAY
     
     
    
    데이트 폭력은 스토킹에서부터 항체적 폭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최근 사례들은 그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에서는 아파트 보안 직원이 거주 여성을 지속적으로 스토킹하다 결국 구속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초기에 체포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되자 프로파일러의 분석을 통해 재범 위험성과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고, 이를 근거로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스토킹 행위라도 재범 가능성이 높을 경우 적극적인 사법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사건으로는 태권도 선수인 30대 남성이 연인 관계에 있던 여성을 집요하게 통제하다가 술자리 말다툼 중 뒷덜미를 잡아당기고, 신고를 막기 위해 휴대전화를 빼앗아 던진 뒤 얼굴에 발차기까지 가한 사례가 있습니다. 피해자는 안와골절로 수술까지 받아야 했고, 평소에도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감시와 집 비밀번호를 몰래 알아내 무단 침입을 당하는 등 지속적인 공포 속에 살아야 했습니다. 이처럼 스토킹과 데이트 폭력은 피해자의 안전과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언제든 중대한 범죄로 비화할 위험이 높습니다. 결국 두 사건은 데이트 폭력이 단순한 연인 간 갈등이나 일시적 다툼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범죄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더불어, 경찰과 법원이 조기 개입하여 재범을 차단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데이트 폭력이란 무엇인가?
     
    데이트 폭력은 흔히 단순한 연인 간 다툼이나 갈등으로 오해되기 쉽지만, 사실상 연애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을 포괄하는 심각한 범죄 행위입니다. 데이트라는 이름 때문에 사소한 갈등처럼 치부되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신체적 폭행, 언어적 모욕, 정서적 괴롭힘, 경제적 착취, 성적 강요, 그리고 스토킹이나 감금과 같은 위협적 행위까지 포함됩니다.
     
    우선 신체적 폭력은 가장 눈에 띄는 형태로, 밀치기·뺨 때리기·머리채를 잡는 행위 등 직접적인 신체적 공격이 이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데이트 폭력은 이보다 훨씬 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언어적·정서적 폭력의 경우, 반복적인 욕설이나 고성, 모욕적인 언행을 통해 상대방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정신적으로 위축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네 잘못이야”라고 문제의 원인을 일방적으로 전가하거나, 지속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행위도 심리적 폭력의 일환입니다. 경제적 폭력 역시 연애 관계에서 빈번히 발생합니다. 상대방의 경제 활동을 제한하거나, 금전 사용을 감시하고 통제하며, 심지어 돈을 갈취하거나 경제적 의존 상태를 악용하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피해자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결국 가해자에게 종속되도록 하는 위험한 수단이 됩니다. 더 나아가 성적 폭력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연인 관계라는 이유로 동의 없는 스킨십이나 성관계를 강요하는 것은 명백히 성범죄에 해당합니다. 사귀는 사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은 ‘강제추행’이나 ‘강간’으로 처벌될 수 있으며, 실제 법원 판례에서도 이를 엄격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디지털 폭력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피해자의 휴대폰을 무단으로 확인하거나 위치정보를 추적하고, 사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빌미로 협박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피해자의 얼굴을 합성한 불법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으로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데이트 폭력이 더욱 심각한 이유는 피해자가 이러한 폭력 상황을 쉽게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더라도 관계 때문에 거부 의사를 드러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사랑하니까 참아야 한다"라는 왜곡된 정서나, “헤어지자”는 말을 꺼낼 때 발생할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피해자의 침묵을 불러옵니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데이트 폭력은 일반적인 폭력 범죄보다 은폐율이 높고, 신고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다수 존재합니다.
     
    가해자의 성별은 남녀를 가리지 않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대체로 남성이 가해자,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피해자들은 20~30대가 주를 이루며, 연애 관계 속에서 상대방에게 의존하거나 신뢰를 보낸 상태에서 폭력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심리적 충격과 배신감이 일반적인 폭행 사건보다 훨씬 크고, 장기적인 정신적 후유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결국 데이트 폭력이란 연인 간 갈등의 수준을 넘어선, 관계의 친밀성과 의존성을 악용한 권력형 폭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다툼으로 축소하거나 ‘사적인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사회적으로 명백한 범죄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만 피해자가 안전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반복적인 가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데이트 폭력이 미치는 악영향
     
    데이트 폭력은 피해자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도 심각한 파장을 미칩니다. 먼저 개인적 차원에서 피해자는 신체적 상처뿐 아니라 장기적인 정신적 후유증을 겪게 됩니다. 폭행으로 인한 골절, 상처, 흉터 등 신체적 피해는 눈에 보이는 상처이지만, 더 큰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 상처입니다. 지속적인 폭언, 협박, 감시와 같은 정서적 폭력은 피해자의 자존감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며, 불안 장애,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가해자가 가까운 연인이기 때문에 신뢰와 애정의 배신감이 동반되어, 피해자는 대인관계 전반에 대한 불신과 공포를 가지게 되고 이후 정상적인 사회생활과 인간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경제적 악영향도 큽니다. 일부 가해자는 피해자의 재정 활동을 통제하거나 금전을 갈취함으로써 피해자를 경제적으로 종속시키기도 합니다. 피해자는 치료비, 변호사 비용 등으로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을 떠안으며, 직장 생활에도 집중하지 못해 경력 단절이나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자립 기반을 잃고, 결국 가해자에게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합니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데이트 폭력은 여러 문제를 낳습니다. 피해자가 신고를 주저하거나 고소를 취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범죄가 은폐되고, 이는 가해자의 재범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높입니다. 실제로 많은 데이트 폭력 사건이 심각한 살인이나 강력 범죄로 비화하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 안전을 위협합니다. 또한 피해자가 학업이나 직장에서 이탈하면서 사회적 생산성 저하가 발생하고, 의료·사법·복지 등 국가 자원이 추가로 소모되는 부정적 효과도 큽니다. 무엇보다도 데이트 폭력을 단순한 연인 간 갈등으로 치부하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은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고, 폭력이 용인되는 분위기를 조성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결국 데이트 폭력은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파괴하고, 경제적 자립을 약화시키며, 사회적 비용과 불안을 증가시키는 복합적 범죄입니다. 단순한 사적 문제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 강화, 사회적 인식 개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데이트 폭력의 실태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데이트 폭력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약 7만 건이던 신고 건수가 2023년에는 7만 7천여 건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8만 8천 건을 넘어 불과 2년 사이 1만 건 이상 폭증했습니다. 특히 단순한 폭행 수준을 넘어 성폭력이나 감금, 협박을 동반한 범죄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며, 피해의 양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가해자는 주로 2030대 남성이 다수를 차지하고, 피해자는 2030대 여성이 많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교제 폭력이 두드러진다는 특징을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신체적 폭행에서 그치지 않고 디지털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피해자의 스마트폰 위치를 추적하거나, 사적인 사진과 영상을 빌미로 협박하는 방식이 빈번히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성적 영상물을 제작·유포하겠다고 위협하는 사례까지 나타나 사회적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피해자들은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해자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나 주변의 시선, 혹은 관계 유지에 대한 압박 때문에 폭력 피해를 숨기고 참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 법제도의 미비점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데이트 폭력은 가정폭력처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피해자는 일반 폭력 사건과 동일한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이 때문에 경찰이나 법원으로부터 신속한 보호 조치를 받기 어렵고,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는 경우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철회하면 사건이 무마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많은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회유나 협박에 의해 끝내 고소를 취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결국 데이트 폭력은 단순히 연인 간의 갈등을 넘어선 구조적 범죄이며,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특수성이 존재합니다. 통계에 드러난 수치만 보더라도 그 심각성이 충분히 확인되지만, 신고되지 않은 은폐된 피해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따라서 데이트 폭력을 개인 간 사적인 문제로 축소하지 않고, 사회 전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대응
     
    경기도는 최근 급증하는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피해자 안전망 강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사회적 비판이 잇따르자, 경기도는 지자체 차원에서 선제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안심 패키지 지원 사업’과 ‘바로희망팀 운영’은 대표적인 대응 사례로 꼽힙니다.
     
    먼저 수원시는 여성 1인 가구와 범죄 피해자를 대상으로 ‘여성안심 패키지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여성들이 집 안에서조차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한 생활 밀착형 지원책입니다. 지원 물품에는 창문 잠금장치와 휴대용 비상벨, 안심 경보기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상황에 따라 스마트 도어벨이나 홈 카메라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 도어벨은 방문자가 초인종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영상이 전송되어 신원을 확인할 수 있고, 홈 카메라는 집 내부를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어 침입이나 위협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장치는 단순한 방범 효과를 넘어, 여성들이 “혼자 사는 집”이라는 이유로 겪는 구조적 불안을 완화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원 사업은 우선순위를 설정해 범죄 피해자, 저소득 여성 1인 가구, 한 부모 가정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어, 실질적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집중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편, 안성시는 ‘바로희망팀’을 신설하여 가정폭력, 성폭력, 스토킹, 데이트 폭력 사건을 전담 처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기존에는 피해자들이 사건 발생 직후 경찰, 상담 기관, 법률 지원 센터 등 여러 기관을 일일이 찾아가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심리적 부담과 시간적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바로희망팀은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한 장소에서 상담, 안전 점검, 법률 상담, 복지 자원 연결, 심리 지원, 심지어 생계와 일자리 지원까지 제공하는 원스톱(one-stop)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팀 구성에도 전문성이 강화되어 있어, 경찰관이 현장 치안을 담당하고, 전문 상담사가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 변호사가 법적 절차를 안내함으로써 피해자 보호와 권리 보장을 동시에 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경기도의 대응은 단순히 범죄 발생 후 사후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범죄 예방과 피해 최소화라는 이중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여성안심 패키지는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여 범죄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바로희망팀은 범죄 발생 이후 신속하고 통합적인 대응으로 2차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합니다. 두 정책 모두 피해자들이 여러 기관을 전전하지 않고도 즉각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심리적 안정과 제도적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궁극적으로 경기도의 대응은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을 단순히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 안전과 직결된 사회 범죄로 인식하고, 이를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 해결하려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동시에, 향후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적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사랑의 탈을 쓴 폭력, 경기도가 움직였다
    주야

    조회수 401

    202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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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100. 세계의 기업이 무한한 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것처럼, 우리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공공의 가치가 주목받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다양한 청년 공익활동가들의 지속 가능한 활동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는데요. 따라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청년 활동가들의 현실과 미래 가능성을 들여다보기 위한 2025 청년활동가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른바 “N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 간담회였는데요. 그 활기찼던 현장으로 같이 떠나보시죠!
     
     
    청년 활동가 간담회 <지속가능한 공익활동을 위한 질문 -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의 개회사로 문을 열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번 행사는 청년 플로우 2기가 주관하였고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에 관심 있는 30여 명의 청년들이 자리해 주셨습니다. 오늘을 통해 모두가 청년 공익활동 실태와 주요 과제를 도출하고 정서적 교류를 하길 희망하였습니다. 또한 청년 네트워크 구축과 청년 플로우 위원회의 활동도 내실화하기를 목표하였습니다.
     
     
     
    발제
    ● 강필준(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강필준 활동가(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가 "<공익활동가 지수>로 보는 청년 공익활동가의 현실"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이번 간담회는 두 가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먼저 사단법인 시민이 2023년에 연구한 「한국 청년층의 시민사회 공익활동 현황조사」를 통해 청년들이 공익활동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에서 진행한 「2025 공익활동가 지속 가능지수 연구」의 '공익활동가 지수' 항목을 바탕으로 청년 공익활동의 문제점들을 추려 이야기해 보는 토크 자료를 만들었고 청년 플로우 2기 논의의 주요 의제로도 채택하기로 하였습니다.
    발제는 강필준 활동가가 준비한 “<공익활동가 지수>로 보는 청년 공익활동가의 현실”이었는데요. 우선 청년 공익활동가 지표를 통해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경제적 여건(평균 값)에서 급여는 2,170,000원(세전/2025), 부채는 18,270,000원(일반청년x1.5), 주거비용은 월 574,350원이었습니다. 최저임금 미만 활동가는 5명 중 1명, 기대출 평균 이율은 11.7%(시중은행 평균 4%)를 기록하였습니다. 사회적 여건에서 1인 가구 활동가는 65.2%(평균 56.9%), 평균 관계망은 6명(평균 3.7명), 활동 중점 업무는 의제 41%/서비스 58%를 기록하였습니다.
     
    나아가 공익활동가 지수를 토대로 청년 공익활동의 현실을 수치화하여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공익활동가 지속 가능지수는 2020년에서 2025년까지 60점대로 낮은 점수에 머물러있고 특히 청년 활동가는 올해 60.7점(전체 65.4)으로 활동 만족도/동료 관계/역량 등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기록하였습니다.
     
     
    플로어 중 한 명이 공익활동가 지수 측정 항목을 살펴보며 공감 가는 부분을 선별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특히 조직 문화(자율성/의사소통/민주적 의사결정)에서 평균 약 3.65로 전체 집단 중 제일 크게 낮은 점수를 보였습니다. 활동가 정체성/만족도도 가장 많이 하락하고 있는데요. 정체성(사명감/비전/자부심)과 만족도(적극성/지원/발전) 평균 수치는 3.58, 3.64로 전체 집단 중 제일 큰 점수 차이를 보였습니다. 반면 Z세대에 이를수록 급여 만족이 약 3.2점을 기록하며 전체 집단 중 제일 큰 점수 차의 만족도를 보였는데요.
    이를 통해 청년 활동가들의 경제적·사회적·심리적 어려움과 조직문화 과제를 고민하게 됐고 장기적 가능성이 있는 시민운동의 방향성을 마련하는 것에 크게 공감하게 됐습니다. 더 깊은 이야기는 패널토크를 통해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패널토크
    ● 사회자: 최승환(의정부 자연에너지 협동조합)
    ● 패널
    1) 김누리(사회적협동조합 지리산 이음)
    2) 강필준(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3) 유보희(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력팀)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로 패널토크 중 김누리 패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어진 패널/플로어 토크에서는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하기로 하였는데요. 앞서 살펴본 공익활동가 지수를 바탕으로 큰 공감대를 형성한 문항들을 선별해 토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을 Q&A로 정리하였습니다.
     
     
     
    1. 급여 액수는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유보희) 연구 결과에서 만족도가 높아졌어도, 3.0점 대는 여전히 낮은 점수라고 생각해요. 시민운동이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고, 최저임금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단체 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의 특성상 회원이 줄어들면 운영비 부족이라는 한계는 늘 존재해왔어요. 혼자 활동할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삶의 변화를 겪으면서는 적은 급여가 점점 더 크게 다가왔어요.
     
    김누리) 급여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의아했어요. 한편 이해가 되는 건 비영리사업이고 청년의 낮은 연차로 볼 때 만족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 플로어) 노동 인식이 개선되면서 최저임금법을 준수하는 단체가 많아져 급여 만족도가 상승하지 않았을까요?
     
     
    2. 업무의 전체 흐름을 알고 계십니까?
     
    김누리) 일종의 잘 갖춰진 플랫폼이 없어 인수인계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요. 조직문화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지만 보편적인 시민 단체의 문화는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주먹구구식의 일을 지양하고 공통의 목표를 확실히 성립해 장기적으로 조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강필준) 부서를 자주 옮겨 다녀서 업무 전체의 흐름을 익히기 힘든 경우가 많아요. 해결책으로는 서울시NPO지원센터 당시의 ‘활동가 도구상점' 같은 플랫폼이나 다른 중간지원조직의 체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유보희) 소규모 조직에서는 모든 일을 함께 하고 있어서 전체 업무의 흐름을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인원이 적은 거에 비해 1년 치 기존 사업도 많고, 시민단체 특성상 매번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이 추가되면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요.
     
    최승환) 제가 있는 곳은 2명이 속한 단체라 홍보부터 결산까지 업무의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힘에 부칠 때가 있어요.
     
    김누리) 활동 초반에는 또래 동료들과 왠지 비교되거나 특히 피드백을 받지 못할 때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어요. 특히 중간관리자의 애매한 업무 지시 등으로 내 업무 방향과 목표를 상실했을 때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어요. 사수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로 패널토크 중 유보희 패널(왼), 최승환 사회자(오)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 조직문화를 점검하는 공식적인 시간이 있습니까?
     
    강필준) 동행은 3명에서 14명의 조직으로 커진 상태인데요. 최근에 리더십 강의를 내부에서 진행하였는데 담당자도 잘 모르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외부 전문 코치나 단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승환) 보통 5인 이하의 단체들이 많아서 조직 문화가 생략되는 경향이 있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플로어 1) 재단법인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워크숍 등을 통해 미션/비전/핵심가치 등을 점검하고 각 부서/사업처/국 별로 일의 방식을 만듭니다. 컴퓨터 바탕화면 개선 등 아직은 초기지만 시작하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 플로어 2) 일 터질 때만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패널토크와 플로어 토크를 자유발언+오픈채팅방을 통해 이어가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 활동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나요?
     
    강필준) 최소한의 환경 보장이 된다면 청년 활동가들은 자부심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공익 활동은 내가 선택해서 참여하는 거잖아요.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최승환) 개인적으로 활동 단체에 후원금을 낼 때 자부심이 생겨요.
     
    5. 꾸준한 공익 활동을 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최승환) 8년 동안 공익 활동을 하면서 좋은 환경에서 좋은 동료들과 같이 일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강필준) 활동가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웃음) 국정기획 회의 등에서 청년 공익활동가의 이슈가 나와야 하고 사회적으로 관심받고 인정받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누리) 지리산 이음의 ‘변화를 만드는 사람’을 통해 청년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처럼 시민들에게 우리를 알리는 인터뷰나 사례들을 많이 모집하고 싶습니다.
     
    유보희) 공익 활동가도 이제는 직업으로 인정받는 시대에요. 그렇기에 우리의 활동이 노동으로 존중받고 그에 걸맞은 임금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를 위한 사회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해요. 따라서 청년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관련 정책을 청년이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로 패널토크 중 강필준 패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플로어 1) 같은 활동가라는 소속감과 정체성을 가진 네트워크에 참여해 무언가 만들어 냈으면 좋겠어요. 특별법 제정 등의 즉각적인 효능감보다는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플로어 2) 세상에 대한 슬픔, 분노와 같은 감정이 동기부여가 돼 공익 활동을 시작했지만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공익 활동을 기획하는 등에 도움이 되었고 직업으로써의 자부심도 생기게 됐습니다.
     
    + 플로어 3) 사실 공익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관련 대외활동을 하면서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실망감이 들기도 하였고요. 이젠 방향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익 활동을 스펙, 단기 성과물, 급여 등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행동의 본질에 집중해 장기적인 효과를 거뒀으면 좋겠어요.
     
    + 플로어 4) 현실적으로 여전히 남아 있는 시민 단체의 근로계약서 미작성, 임금 미보장, 근로 인식 후퇴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은 있지만 오히려 활동 후 단체보다는 외부에서 더욱 챙겨줄 때 섭섭함이 생기는 것 같아요.
     
    + 플로어 5) 세대가 다른 활동가들하고도 소통해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 주장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을 위해서는 멘토와 멘티처럼 서로의 연결을 통해 지지하고 배우고 공감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간담회에 참여한 플로어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참여자 인터뷰
     
    마지막으로 플로어 세 분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서00(녹색연합), 문**(이천청년정책발전소), 이@@(경실련)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1. 참여하게 된 계기와 꿈꾸는 사회는 무엇인가요?
     
    이@@) 정책 분야와 관련해 센터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아 오게 됐습니다.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많아지는 사회가 오길 바랍니다.
    문**) 이천의 청년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좋은 기회가 있어서 참여하게 됐어요. 후세가 살기 좋은 세상을 바랍니다.
    서00) 활동 지속 법을 고민하다가 오게 됐습니다. 모든 생명이 고통 없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2. ‘공익’은 사회적/자아적 관점에서 어떤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하시나요?
     
    서00) 환경 보존의 사회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자아적으로는 사랑하는 것들과 잘 살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문**) 공익은 청렴, 결백, 봉사의 가치를 지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보람을 느끼기 위함입니다.
    이@@) 공익은 같이 발전하는 공동체 가치가 있습니다. 내면적으로는 스스로 배워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간담회 현장에서 청년활동가들 간의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 공익 활동에 있어 가장 큰 고민과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서00) 임금 미지급과 같은 현실적 문제가 고민됩니다. 이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문**) 급여입니다. 활동이 지속되려면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치를 하거나 영향력 있는 청년 활동가들이 등장했으면 합니다.
    이@@) 세대가 다른 공익활동가들의 소통입니다. 서로 아우르고 화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4. 청플 위원과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을까요?
     
    서00) 청년들이 가볍게 소통하는 네트워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심리 상담도 받아보고 싶어요.
    이@@) 활동가 역량 개발 프로그램이나 다른 단체와 교류하는 기회도 갖고 싶어요.
    문**) 청년이니까 축제 개최와 같은 재밌는 활동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기성세대와 청소년의 중간 역할도 하고 싶어요.
     
    5. 공익활동에 관심이 없는 청년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서00) 따분하고 어려운 것이 아닌 매력적인 활동임을 알려주면 되지 않을까요?
    이@@) 대학생들은 어떠한 가치로 되돌아오는 걸 원할 수 있어요. 사회 문제와 연관 짓는 것도 좋지만 자기 계발 등의 특정한 무언가를 안겨줘야 해요.
    문**) 현실적으로 급여, 재미와 같은 특정한 보상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희소식은 유명화 센터장께서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청년 정책이 더욱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자리를 많이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히셨다는 점인데요. 이 기회를 통해 청년들의 입지가 강화되고 정치(공익) 활동의 주인이 되는 순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미래세대인 이른바 MZ 활동가들이 오랫동안 꿈을 이어가면서 공익 현장도 발전해 세상의 푸른 봄이 사시사철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현장스케치] RE100 시대, 청년 공익활동도 재생할 수 있어요!
    초스코스

    조회수 337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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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미리캔버스 @PIXABAY
     
     
    
    ● 청소년 마약 문제의 심각성
     
    청소년 마약 문제는 단순한 비행 청소년의 일탈이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사회 문제입니다. 과거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던 대한민국은 이미 그 지위를 상실하였으며,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10대와 20대 사이에서 마약류 범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마약사범은 사상 처음으로 2만 7천 명을 돌파하였고, 이 중 10대 마약사범은 1,477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3년과 비교하면 무려 34배가 넘는 수치로, 청소년 사이에서 마약 사용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경고 신호입니다.
     
    이 같은 상황은 단순한 호기심이나 비정기적 접촉이 아닌, 일상 속에서 마약이 접촉 가능한 실질적인 위협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SNS와 인터넷을 통해 비대면으로 마약을 구입할 수 있는 구조가 정착되면서, 청소년은 별다른 거리낌 없이 마약을 접하게 됩니다. 실제로 청소년의 84%가 “마음만 먹으면 마약을 구할 수 있다"라고 응답한 사실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냉정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청소년들이 범죄 집단의 주요 타깃으로 전락했음을 뜻하며, 단순 사용을 넘어 유통에까지 가담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청소년기는 인간의 정신적·신체적 발달이 한창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마약에 노출되면 중독성과 회복 불능의 뇌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경가소성이 활발한 청소년기의 뇌는 자극에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를 수용하기 때문에, 한 번의 마약 복용만으로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청소년기의 마약 중독은 이후 성인기까지 단약과 재발을 반복하게 만들며, 삶 전체를 마약에 잠식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마약이란?
     
    마약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일시적인 기분 상승, 환각, 진정 등의 효과를 유발하는 물질로, 반복 사용 시 신체적·정신적 의존을 초래하는 중독성 약물입니다. 일반적으로 마약류에는 필로폰, 코카인, 대마, 헤로인뿐 아니라 펜타닐, 프로포폴, 펜터민 등의 향정신성의약품도 포함됩니다. 이러한 물질은 의료 목적 외의 비의학적 사용 시 심각한 중독, 뇌 기능 손상, 사회적 고립, 범죄 가담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특히 마약은 한 번의 복용으로도 강한 의존성을 유발할 수 있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청소년의 경우 뇌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청소년 마약사범 급증 현황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3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10대 마약사범 수는 1,477명으로, 이는 2022년 481명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2013년에는 불과 43명에 불과했으나 10년 만에 약 34배 이상 급증한 것입니다. 특히 전체 마약사범 중 10~20대의 비율은 35.6%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마약 범죄의 중심이 점차 저연령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과거에는 성인층 중심으로 발생하던 마약 범죄가 이제는 청소년과 청년층을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10대 마약사범이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선 것은 단순한 일탈이 아닌 구조적인 위험을 시사합니다. 마약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단순 투약을 넘어 유통이나 전달책으로 이용되기도 하며, 이는 청소년기 범죄 전력화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적 손실이 매우 큽니다. 더 나아가 이들은 마약 전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 진입이 어려워지고, 학교 및 직업생활에서도 배제되며 장기적인 사회 부적응 문제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결국 국가의 인적 자원 손실로 이어지며, 예방과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의 변화
     
    최근 마약 유통의 구조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마약 거래가 주로 대면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현재는 SNS, 텔레그램, 다크웹 등을 활용한 비대면 온라인 거래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가속화되었습니다. 마약 판매자들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플랫폼에서 은어와 이모티콘 등을 활용해 홍보하고, 구매자와는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 익명성이 보장된 앱을 통해 접촉하는 방식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마약을 찾는 이들에게는 쉽게 접근 가능한 통로가 되고 있으며,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과 청년층에게 큰 유혹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통계를 보면, 온라인 마약 유통 적발 건수는 2018년 1,482건에서 2022년 9,269건으로 약 6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온라인 기반 마약 유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물리적 접촉 없이도 마약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은 이러한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익명성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 마약 유통 조직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습니다. SNS와 같은 오픈된 공간에서의 마약 광고뿐 아니라, 지인 추천을 위장한 메시지를 통해 접근하는 경우도 많아, 청소년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범죄에 연루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처럼 마약 유통 방식의 디지털화는 단순한 거래 채널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감시 및 단속 체계를 무력화시키며 마약 범죄의 은밀성과 확산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디지털 감식 기술의 강화, 청소년 대상의 사이버 범죄 예방 교육이 시급히 요구됩니다.
     
     
    ● 청소년 뇌 발달과 중독의 심각성
     
    청소년기의 뇌는 전전두엽(frontal cortex)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충동 조절과 이성적 판단 기능이 미성숙합니다. 전전두엽은 나이가 차면서 완성되며, 일반적으로 20대 중반 이후에야 성숙해지는데, 이 시기 청소년은 감정 중심 뇌와 이성 중심 뇌의 불균형으로 인해 중독에 취약합니다. 또한, 청소년기는 신경가소성이 매우 활발한 시기로, 뇌 구조를 변화시키기 쉬운 상태입니다. 이 시기에 마약 복용은 시냅스 및 뇌 회로를 영구적으로 손상시켜, 학습, 기억, 감정 조절 기능 등에 장기적·비가역적인 부작용을 남깁니다. 예를 들어, 알코올이나 니코틴 노출은 전두엽 및 보상 경로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고, 이는 성인보다 훨씬 심각하게 나타납니다.
    청소년이 마약에 중독될 경우, 단순 투약에서 그치지 않고 단약과 재발을 반복하며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강합니다. 초기 노출이 중독 회로를 강화해, 반복 복용 시 강박적 사용과 끊기 어려운 의존 상태로 전이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개인의 건강, 대인 관계, 학업·직업능력 등 전 생애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합니다.
     
    이처럼 충동 제어가 미흡한 뇌 발달 미성숙기, 신경가소성과 결합된 마약 노출은 청소년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며, 중독과 재발을 통해 삶의 경로를 바꾸는 심각한 사회적·개인적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미디어와 유명인의 영향
     
    최근 연예인의 마약 투약 논란과 영화·드라마 속 반복적인 마약 묘사는 청소년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유명인의 일탈이 자극적으로 보도되거나, 콘텐츠 속에서 마약이 자극적 소재로 등장할 때, 청소년은 이를 비현실적이거나 남의 일로 인식하기보다는 일종의 유행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청소년 마약류 범죄 실태 및 대응 방안 연구’에 따르면, 마약을 처음 접한 동기로 ‘호기심’과 ‘지인의 권유’를 꼽은 응답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였습니다. 이는 청소년기 특유의 감정적 불안정성과 더불어, 미디어 환경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콘텐츠 제작자와 미디어 종사자의 책임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특히 SNS를 통해 확산되는 유명인의 마약 관련 뉴스와 자극적인 장면들은 청소년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으며, 이를 모방하거나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 전체의 감시와 교육적 개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식욕억제제,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펜터민(Phentermine)과 같은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펜터민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원래는 비만 환자의 단기 치료 목적에 한해 사용되도록 허가된 약물이지만, 다이어트 효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미용 중심 문화의 영향으로 청소년 사이에서 남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은 SNS나 인터넷을 통해 ‘살 빠지는 약’이라는 식의 왜곡된 정보를 접하며, 의사의 진단 없이 무리한 처방을 받기 위해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는 이른바 ‘약물 쇼핑’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모 명의로 약을 처방받거나, 지인을 동원해 대리 처방을 받는 등의 불법 행위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펜터민이 단기 복용 시에도 심각한 부작용(불면증, 불안, 우울증, 심박수 증가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 복용 시 중독 가능성까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청소년이 가장 많이 처방받은 마약류 약물이 식욕억제제 계열이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드러납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청소년기 외모 중심 가치관과 잘못된 사회적 압력이 빚어낸 구조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약물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병·의원의 처방 및 관리 시스템 강화와 더불어, 청소년 대상의 바른 몸 이미지 교육과 약물의 위험성에 대한 체계적인 예방 교육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 사회적 인식 변화와 대응의 필요성
     
    최근 마약 문제가 청소년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국민의 인식 또한 급변하고 있습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9%가 현재 한국 사회의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고 응답하였으며, 92%는 마약 범죄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약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전체 마약사범 중 구속된 비율은 12%에 불과하며, 1심 판결에서 집행유예(40.6%)나 3년 미만의 단기 형량(30.7%)에 그친 사례가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미약한 처벌은 범죄 억지력 확보에 실패하고 있으며, 특히 마약 유통 및 밀매자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형사적 제재가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국민 48%가 ‘유통·밀매’를, 33%가 ‘제조·생산’을 가장 중하게 처벌해야 할 마약 범죄로 꼽은 것은 이러한 배경을 반영한 것입니다.
     
     
    ● 예방 중심의 접근과 공동체의 역할
     
    마약 문제 해결의 핵심은 사후 처벌이 아닌 ‘사전 예방’입니다. 단속과 처벌이 단기적인 억제책이라면, 예방 교육과 정신건강 지원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은 매우 효과적인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민 84%가 이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마약의 폐해를 주입식으로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청소년이 자신의 스트레스와 감정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마음공부’와 자기조절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는 충동적으로 마약에 손을 대는 청소년들의 심리적 기반을 흔드는 근본적인 예방책입니다.
     
    또한 종교 공동체, 지역사회, 시민단체는 단순한 설교나 규율 중심의 접근을 넘어서, 중독자와 그 가족을 위한 심리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및 예방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마약 중독은 사회에서 고립되었을 때 더 악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따뜻한 공동체의 존재는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 전체가 함께 연대하여 마약 문제에 대응할 때, 비로소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무너진 마약 청정국 대한민국
    주야

    조회수 1038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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