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1. 환경의 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매년 6월 5일 환경의 날이 돌아오면 뉴스는 어김없이 녹아내리는 빙하와 기록적인 폭염 소식을 전한다. 보는 이는 막막하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 무언가 해야 한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막상 "그래서 나는 오늘 무엇을 할 수 있지?"라는 질문 앞에서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환경부 설문에 따르면 국민의 80% 이상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탄소중립 관련 행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그보다 훨씬 적다. 알고 있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의 간극. 그 간극을 좁히는 것이 기후위기 대응에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지점이다.
경기도는 이 간극을 '스마트폰'으로 보완을 하고 있다. 거창한 서약이나 별도의 시간 투자 없이도, 이미 매일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앱 하나로 탄소중립 실천을 기록하고, 그 실천이 실질적인 보상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도내에서 현재 전개 중인 비대면 환경 캠페인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이 구조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2. 실천하면 받는다: 경기도 기후행동 기회소득
경기도가 전개하는 비대면 환경 캠페인의 중심에는 '기후행동 기회소득'이 있다. 이름만 들으면 낯설지만, 개념은 단순하다. 일상에서 탄소를 줄이는 행동을 앱으로 인증하면, 그에 따라 지역화폐를 지급받는다. 만 7세 이상 경기도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1인당 연간 최대 6만 원의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참여 방법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을 설치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회원가입 후 기후도민 인증을 완료하면 본격적인 실천 기록이 가능해진다. 앱 내에서 인증 가능한 활동은 크게 네 가지 분야로 나뉜다.
첫 번째는 교통 분야다. 앱에 현재 사용 중인 교통카드를 등록하면, 이후 대중교통 이용 내역이 자동으로 조회되어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리워드가 쌓인다.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것, 지하철로 약속 장소에 가는 것. 그 행동 자체가 곧 실천이고, 실천이 곧 보상이 되는 구조다.
두 번째는 자원순환이다.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용기 가맹점을 선택하고, 이후 용기를 반납하면 이를 인증할 수 있다. 또한 '에코야얼스' 앱과 연동해 고품질 재활용품 수거를 신청하는 방식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는 소비 선택 하나가 기록으로 남는다.
세 번째는 에너지 분야로,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한 뒤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표와 영수증 사진을 앱에 업로드하거나, 가정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경우 그 사진을 올려 승인을 받는 방식이다. 큰 결정이 담긴 소비와 설치 행위가 탄소중립 실천으로 공식 인정받는 통로가 생긴 셈이다.
네 번째는 일상 활동이다. 매일 8,000보 걷기, 기후 관련 퀴즈 풀기, 다회용기나 텀블러 할인 카페 이용하기 등 작지만 지속할 수 있는 활동들을 앱 내 기능으로 측정하고 인증한다. 거창한 실천이 아니어도 된다. 하루 8,000보, 어렵지 않다면 어렵지 않은 숫자다.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쌓인 리워드는 본인 명의로 가입된 경기지역화폐를 통해 익월 25일에 지급된다. 실천의 흔적이 다음 달 지갑 속에 남는다. "환경을 지키는 것이 나에게도 이득"이라는 경험을 반복할수록, 행동은 습관이 된다. 기후행동 기회소득이 노리는 것은 바로 그 지점이다.
3. 걷는 것만으로 기부가 된다: 비대면 걸음기부 캠페인

스마트폰 만보기 앱을 켜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의식하지 않고 살다 보면 하루 걸음 수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출근길, 점심 식사 후 산책, 퇴근 후 마트까지의 짧은 걷기. 그 걸음들이 쌓인다. 비대면 걸음기부 캠페인은 이미 걷고 있는 그 걸음 수를 기부로 전환하는 캠페인이다.
구조는 간단하다. 참여자가 빅워크(BigWalk) 등 걸음 기부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일상에서 걸음을 기록한다. 앱 내 캠페인 페이지에서 자신이 모은 걸음 수를 원하는 만큼 '기부하기' 버튼을 눌러 제출하면, 기업이나 단체에서 미리 마련해둔 기탁금이 그에 비례해 기후위기 취약계층 등에게 전달된다. 돈을 내는 것도, 어딘가로 이동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걷는다. 그것이 기부다.
경기도 내에서는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가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 캠페인을 시행한 바 있다. 조직 차원의 참여가 이루어지면 단기간에 상당한 걸음 수가 모이고, 그만큼 더 많은 기탁금이 취약계층에게 전달된다. 캠페인 자체가 조직 내 환경 감수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캠페인에서 주목할 점은 참여의 문턱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된다. 돈이 들지 않는다. 특별한 장소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평소에 걷던 대로 걷되, 앱을 켜두면 된다. 그 낮은 진입장벽이 오히려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한 번의 거창한 참여보다, 매일의 작은 참여가 훨씬 오래 이어진다.
4. 달리면서 줍는다: 비대면 플로깅 캠페인과 '어스앤런(Earth & Run)'의 유산
'플로깅(Plogging)'이라는 단어가 있다. 스웨덴어로 '줍는다'는 뜻의 'plocka upp'과 영어 '조깅(jogging)'을 합친 신조어로, 달리거나 걸으면서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한다.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이 문화는 현재 전 세계 100개국 이상으로 퍼져 나갔다. 운동이 되고, 동네가 깨끗해지고, 환경을 생각하는 계기도 된다. 혼자 해도 되고 여럿이 해도 된다.
국내에서 이 플로깅을 비대면 캠페인 형식으로 가장 먼저 대중화한 것은 그린피스의 '어스앤런(Earth & Run)'이었다. 2020년 시작된 어스앤런은 정해진 날, 정해진 장소에 다 함께 모이지 않아도 됐다. 캠페인 기간 안이라면 본인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달리며 쓰레기를 주우면 됐다. 참여자가 스마트폰으로 활동을 기록하고 인증하는 방식이었다. 2022년 '어스앤런 허니비'를 마지막으로 공식 캠페인은 마무리되었지만, 어스앤런이 남긴 것은 단순한 달리기 이벤트 이상이었다. '장소에 모이지 않아도, 같은 기간에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행동을 함께 한다'는 비대면 환경 캠페인의 문법을 시민들에게 익숙하게 만들었다.
그 문법은 지금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공동체와 환경 단체들은 온라인 신청 후 각자의 동네에서 플로깅 인증 사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공원이어도 좋고, 동네 골목이어도 좋고, 집 근처 천변이어도 좋다. 사진 한 장, 거리 기록 하나가 그날의 참여를 증명한다.
비대면 플로깅 캠페인이 가진 힘은 '분산된 동시성'에 있다. 같은 장소에 모이지 않아도, 같은 기간에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행동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연결감이 생긴다. 수원의 누군가가 광교 호수공원 산책로에서 페트병을 줍고 있을 때, 고양의 누군가는 행주산성 주변을 뛰며 담배꽁초를 집어 든다. 그 각각의 행동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 혼자지만 함께인 그 감각이, 비대면 환경 캠페인이 가진 특유의 동력이다.
5. 세 캠페인이 공유하는 설계 원칙
기후행동 기회소득, 걸음기부 캠페인, 그리고 어스앤런이 남긴 비대면 플로깅의 방식. 세 가지 캠페인은 규모도 다르고 방식도 다르지만, 바탕에 깔린 설계 원칙은 닮아 있다.
첫째, 세 캠페인 모두 '이미 하고 있는 것'에서 출발한다. 대중교통을 이미 타고 있다면 교통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이미 걷고 있다면 앱을 켜면 된다. 이미 공원에서 달리고 있다면 쓰레기 봉투를 하나 챙기면 된다. 새로운 행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행동에 의미를 더하는 방식이다.
둘째, 기록이 참여를 완성한다. 세 캠페인 모두 스마트폰 앱을 통한 인증을 공통 요소로 갖는다. 기록되지 않은 실천은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고, 축적되지도 않는다. 앱이 단순한 편의 도구를 넘어 참여의 매개이자 증거가 되는 것이다. 이는 동시에 개인의 실천이 데이터로 모이고, 그 데이터가 정책의 근거가 되는 선순환 구조이기도 하다.
셋째, 문턱이 낮다. 연령 제한이 만 7세 이상이라는 것도,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특정 장소에 가야 한다는 조건이 없다는 것도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기후위기 대응이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의 일상 속에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6. 일상이 실천이 되는 도시, 경기도
사실 탄소중립은 개인의 실천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산업 구조의 전환, 에너지 정책의 변화, 국제 협력. 훨씬 큰 차원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개인의 일상 실천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매일 버스를 타며 리워드를 확인하는 사람은, 자신이 오늘도 탄소를 줄이는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안다.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사람은, 운동 이상의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감각을 갖는다. 걸음 수를 기부한 사람은, 평범한 하루에도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느낀다. 그 감각들이 쌓이면, 기후위기는 더 이상 뉴스 속의 추상적인 재앙이 아니라 내 삶과 연결된 구체적인 현실이 된다.
경기도의 비대면 환경 캠페인들은 그 연결을 만들어내는 시도다. 앱 하나로 버스 탑승이 실천이 되고, 걸음이 기부가 되고, 달리기가 정화 활동이 된다. 큰 결심이 필요 없다. 거창한 선언도 필요 없다.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열고, 오늘 하루 내가 이미 한 것들을 기록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참여 방법 한눈에 보기
경기도 기후행동 기회소득플레이스토어 또는 앱스토어 →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 설치 → 회원가입 및 기후도민 인증 → 교통카드 등록, 자원순환·에너지·일상 활동 인증 → 익월 25일 경기지역화폐로 리워드 수령
비대면 걸음기부 캠페인'빅워크(BigWalk)' 앱 설치 → 일상에서 걷기 → 앱 내 캠페인 페이지에서 걸음 수 기부하기
비대면 플로깅 캠페인 (지역 단체 주관) 지역 환경 단체 또는 공동체 캠페인 신청 → 캠페인 기간 내 원하는 시간·장소에서 달리기 및 플로깅 → 인증 사진 공유 및 활동 기록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것
기후위기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문제가 너무 크고, 나는 너무 작다는 감각. 그러나 변화는 항상 작은 것들의 합산이었다. 한 사람이 버스를 타는 것, 한 명이 더 걷는 것, 한 번의 달리기에 봉투 하나를 챙기는 것. 그것들이 모이는 방식을 경기도의 비대면 환경 캠페인들은 만들어가고 있다.
환경의 날은 하루지만, 지구는 365일 살아가야 하는 곳이다. 오늘, 앱을 하나 설치해보는 것에서 시작해도 좋다. 그것이 가장 작은, 그리고 실제로 가능한 첫걸음이다.
참고 자료
경기도 기후행동 기회소득 공식 안내 : https://www.gg.go.kr(경기도 환경국 기후변화대응과)
빅워크(BigWalk)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bigwalk.co.kr
그린피스 어스앤런 캠페인 아카이브 (2020~2022, 활동 종료) : https://www.greenpeace.org/korea/make-a-change/
경기도자원봉사센터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ggvc.or.kr
환경부 (2023). 2023 국민 기후변화 인식 조사 결과. 환경부 보도자료.
한국환경공단 (2024). 탄소중립 생활 실천 안내서. K-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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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1※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기업과 공익단체가 만날 때, 지역은 달라진다"
2026년 5월 7일 오후 2시,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 대회의실. 경기도 곳곳에서 온 기업인과 공익활동가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웠다.
이윤 을 추구하는 기업과 사회문제 해결을 꿈꾸는 단체가 한자리에 앉는다는 것, 언뜻 어색하게 들릴 수 있는 조합이지만, 이날 현장에서 그 어색함은 찾아 볼 수 없었다. 2026년 1기업-1단체 공익파트너십 협력사업 협약식 자리에 는 총 18개 기업과 10개 단체, 30여 명의 관계자가 모여 올해의 협력을 공식적으로 약속했다.

1기업-1단체 전체 기업 및 단체 소개
경기도 전역으로 뻗어나간 공익의 물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주관하는 '1기업-1단체 공익파트너십 협력사업' 은 경기도 내 기업과 공익활동단체를 직접 연결해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단체별 최대 500 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며, 신규 및 연속 참여 단체 모두 동일한 규모로 지원받는다. 환경보전, 자원순환, 이주민 통합, 공동체 회복, 생물다양성 보 전 등 지역이 안고 있는 다양한 공익 의제를 다루며, 기업의 ESG 경영을 실질적으로 유도하고 지역사회의 상생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2024년에는 5개 기업과 5개 단체가 참여했고, 2025년에는 14개 기업과 10개 단체로 규모가 커졌다. 그리고 올해 2026년, 이 사업은 드디어 경기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신규 지원 기업과 연속 참여 기업이 함께 어우러진 18개 기업, 신규 5개 단체와 연속 5개 단체를 포함한 10개 단체가 이번 협 약의 주역이다. 협약 이후 오는 10월 31일까지 각 팀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11월 중에는 성과를 공유하고 관계망을 넓히는 '오픈파트너스데이'가 예정되어 있다.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혼자 걸으면 길이 없지만, 함께 걸으면 길이 된다"
협약식의 문을 연 것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의 개회인사 였다.
"공익활동을 하는 단체와 기업이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 남은 문제들은 어느 한 주체가 나 선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단체도, 기업도, 시민도 함께 만나야 비로소 실마리가 보이고,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명화 센터장은 센터 가 이 사업을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구조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함께하는 기업과 단체에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 주고 싶습니다.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정책이 더 넓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과 나눠주셨으면 합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기업인과 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의미 있는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 다"는 분위기가 공통적으로 흘렀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 인사말
10개 팀 협력 사업 소개
협약식은 각 팀의 소개 시간을 중심으로 활기차게 이어졌다. 18개 기업과 10개 단체는 총 10개 팀으로 구성되어 각각의 공익사업을 추진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팀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들어보았다.
왕숙천 생물다양성 지킴이 팀은 남양주환경운동연합과 (주)빙그레가 함께 한다.
왕숙천의 생태계를 모니터링하고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활동으 로, 플로킹(걷기 정화 활동)과 시민 교육을 병행해 지역 하천의 생태 가치 를 주민들과 함께 확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지자체와의 협력 경로도 모색한다고 밝혔다.
탄천 생물다양성 프로젝트는 사단법인 성남환경운동연합과 (주)인베랩, 카카오(판교아지트)가 손을 잡았다.
탄천을 따라 소규모 서식지 조성, 생태교란 식물 관리, 하천 정화 활동을 추진하며 시민 참여 기반의 생태 보전 활동을 이어간다. 특히 정량적인 성과를 통해 탄천 생태 회복의 실질적인 변 화를 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봉사활동으로 만들어가는 '이음 고리' 프로젝트는 사회적협동조합 내비두(비두)와 감동크린협동조합, 원예협동조합 푸름채움, 호원새마을금고 세 기업이 함께한다. 사회적협동조합 내비두는 고립과 은둔 상태의 청년·중장년 을 심리적으로 지원하고, 이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단체다. 원예협동조합 푸름채움은 치유와 관계 형성에 중점을 둔 플렌테리어·원예 프로그램을 활용해 협력사업을 채워나간다. 고립된 이들이 단순히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봉사하고 일을 경험하는 주체가 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라온과 함께 폐자원을 새자원으로! 팀은 안양라온봉사단과 사회적기업 (주)다숲, 에이치엠더블유(주), 오슬로가 협력한다.
버려지는 폐현수막, 폐섬유, 병뚜껑 등을 새로운 자원으로 변환하는 자원순환 체험 활동과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을 운영한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새로운 가치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인상 깊었다.
가치를 입다, 자립을 돕다: 로컬 상생 옷장 프로젝트는 안코사회적협동조합 과 주식회사 위더스타운이 추진한다.
자원순환을 기반으로 한 ESG 캠페인 을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지역 연계형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활동이다. 위더스타운은 다양한 사회 공익 활동에 참여해 온 기업으로, 청년 네트워크와 연계해 새로운 공익 무대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회통합을 위한 이주민과 함께 성장하기는 의정부이주노동자센터와 김하늘컴퍼니가 손잡은 팀이다.
캄보디아, 네팔, 미얀마, 인도네시아 공동체와 함께 노동자 법 교육, 워크숍,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하늘컴퍼니 대표는 직접 캄보디아 공동체에서 활동하며 이주민이 사업의 수혜자가 아닌 주체적 참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일하는 식탁? 밥 먹는 식탁! (직장인 청년 소셜다이닝)은 프로젝트 산장과 강경푸드, 스무살이협동조합이 함께한다.
혼밥과 고립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청년 직장인들을 위해 소셜다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계망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강경불고기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강경푸드는 지난해에도 같은 사업에 참여해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경험한 바 있으며, 올 해는 더욱 체계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문산천 생물다양성 보전 파트너십 프로젝트는 DMZ생물다양성연구소와 파주도시공사의 협력으로 이뤄진다.
파주 문산천 일대의 생물다양성 가치를 시민에게 알리고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한 시민 참여형 환경보전 활동이 중심이다. 파주도시공사는 연속 참여를 통해 도시 개발 기업으로서의 ESG 실천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서 유독 눈길을 끈 팀이 있었다.
바로 코스탈 주식회사와 사단법인 트루의 플라스틱 장난감 업사이클을 통한 기업 ESG활동 팀이다.
올 해로 3년 연속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이 팀은,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지역 내 지속 가능한 환경 공익의 구체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주시에 기반을 둔 코스탈 주식회사는 전기·전력용 비철금속 소재와 가공 제품을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파트너 단체 사단법인 트루는 고양시를 기 반으로 매년 20만 점 이상의 폐장난감을 재활용하고 '장난감학교 쓸모' 환 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내 대표 플라스틱 업사이클 전문 단체로, 장난감 환경윤리헌장 제정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입법화 추진 등 정 책적 변화까지 이끌고 있다.
한편 공유공존공공을위한연구소와 소우주 주식회사, 생생아쿠아, 주식회사 예성아름터가 함께하는 남양주 옹달샘 프로젝트는 지역 상점들을 거점으로 시민 누구나 텀블러만 있으면 자유롭게 물을 마실 수 있는 공공급수 공간 을 확충하는 사업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일상 속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시민 참여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 목표다.

김하늘 컴퍼니 라온

코스탈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기업과 공익단체가 함께 만드는 사회적 가치: 박주원 이사 강연
협약식을 마친 후에는 박주원 지속가능경영재단 ESG협력담당 이사의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 주제는 '기업과 공익단체가 함께 만드는 사회적 가치'였다. 강연에서는 ESG가 단순한 기업 홍보 수단이 아닌, 지역사회와의 진정한 연대를 통해 실현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특히 기업과 공익단체의 협업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에게 성장의 기회가 되는 지, 실제 사례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이날 강연은 협약식에 참석 한 기업인과 단체 관계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더 나은 역할을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말이 선언이 아니라 현장의 언어로 내려오는 순간이었다.

박주원 이사 강연
기업이 바뀌면, 지역이 달라진다
이날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 대회의실은 경기도 곳곳의 변화가 모여든 출발점이었다. 1기업-1단체 공익파트너십 협력사업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환경, 생물다양성, 자원순환, 이주민 통합, 청년 고립, 지역 공동체 등 다양한 공익 의제가 기업과 단체의 협력 속에서 지역 현장의 언어로 풀려나가고 있다. ESG가 보고서 속 숫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살아 숨 쉬는 실천이 될 때, 기업과 공익단체 모두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사업은 매년 증명해 왔다. 오는 10월, 이 18개 기업과 10개 단체가 어떤 결실을 가지고 다시 모이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지금 이 봄날의 약속들이 경기도 곳곳 에서 조용하지만 확실한 변화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1기업-1단체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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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9
1. 8,000km의 거리감, 스마트폰 화면 너머의 세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켭니다. 화면 속 뉴스는 쉴 새 없이 잔혹한 소식들을 쏟아냅니다. 우크라이나의 무너진 아파트, 가자지구의 울부짖는 어머니, 수단의 끝없는 피난 행렬. 하지만 이내 화면을 쓸어 넘기면 맛집 정보와 지인의 일상 사진이 그 자리를 대체합니다. 참혹한 전쟁의 풍경은 손가락 까딱 한 번에 너무나 쉽게 휘발되고 맙니다.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타인의 고통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고통을 ‘나의 문제’로 감각하는 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멀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거기 참 안됐네. 빨리 끝냐야 할 텐데...“

미국의 미사일피격으로 사망한 이란 초등학생 175명 장례식(2026.3.4.)
우리가 보내는 안타까움의 시선 뒤에는 항상 은연중에 ‘그곳은 먼 나라 이야기’라는 안도감이 숨어 있습니다.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단단한 심리적 방어벽이 우리를 감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훈의 달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는 과거의 전쟁을 기억하고 순국선열을 추모하지만, 지금 이 순간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해서는 기이할 정도로 무감각합니다.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과연 그곳의 전쟁이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걸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정말로 안전한가? 인류는 지속적으로 평화를 이야기했지만 현실은 왜 전쟁의 연속일까?
2. 남의 전쟁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청구서
전쟁은 미사일이 폭발하는 영토 안에서만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국경이라는 물리적 장벽을 가볍게 뛰어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촘촘한 가닥이 되어 이미 우리의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세계를 뒤흔든 거대한 두 개의 전쟁은 이를 너무나 극명하게 증명합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남긴 상흔
2022년 2월에 일어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글로벌 곡창지대이자 원자재 대국인 두 나라의 충돌은 밀과 옥수수 가격의 폭등으로 우리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밀과 옥수수 가격의 폭등은 사료 가격을 상승시켰습니다. 이로인해 도산한 축산 농가가 엄청 늘어났으며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도미노처럼 치솟아 마트 매대와 골목길 밥상에 고스란히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전 세계 해바라기유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우크라이나의 공급망이 끊기자, 국내 식용유 가격이 무섭게 치솟는 이른바 '식용유 대란'이 현실화되었습니다. 해바라기유 수입 중단은 대두유(콩기름)와 팜유 등 대체재의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폭등시켰고, 이는 고스란히 동네 치킨집 사장님의 한숨과 가정집 장바구니의 비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에너지 자원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구조 속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 공급망 차단은 산업 전반의 생산 비용 증가를 가져왔습니다. 이는 고스란히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켰고, 사회 전반에 ‘먹고사는 문제’의 불안을 심화시켰습니다.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중동 전쟁 위기가 주는 충격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중동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심장부이며,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이 지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 한국 수입 원유의 6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국내 유가를 상승시켰습니다. 주유소의 기름값 숫자가 바뀔 때마다 서민들의 소비 심리는 얼어붙었고, 해운·조선·해외 건설 산업은 불확실성의 늪에 빠졌습니다. 물가 상승과 금리 고공행진은 자영업자들을 한계 상황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미사일 한 발이 한국의 어느 골목길 식당의 폐업으로 이어지는 이 긴밀한 연결고리, 이것이 바로 남의 전쟁이 우리에게 청구서입니다.
3.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평화
우리가 경제적 수치와 물가 상승률을 논하는 사이, 전쟁의 현장에 서 있는 당사국 국민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전쟁은 인간의 존엄성을 완전히 말살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학생이었던 이들이 하루아침에 집을 잃고 난민이 됩니다. 머리 위로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폭격의 공포 속에 밤을 지새우고, 단 한 모금의 깨끗한 물과 한 조각의 빵을 구하기 위해 몇 시간을 줄 서야 합니다. 전력과 가스가 끊긴 겨울, 추위 속에서 아이들은 병들어가고, 병원마저 포격으로 무너져 간단한 치료조차 받지 못해 목숨을 잃습니다. 어제까지 함께 밥을 먹던 가족의 시신을 무너진 잔해 속에서 맨손으로 파내야 하는 비극, 그것이 전쟁을 겪는 인간의 처절한 현실입니다.
우리는 이 끔찍한 비극 앞에서 결코 자유로운 관전자일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전쟁이 완전히 끝난 평화 국가가 아니라, 잠시 전쟁을 멈춘 '휴전(Armistice)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1953년 휴전협정 이후 우리 역사에는 언제든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었던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가 수없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를 흔든 큰 전쟁위기들
① 1968년 1·21 사태와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1968년 1월 21일 북한 특수부대의 청와대 습격 시도에 이어 1월 23일에는 미 해군 정보함 푸에블로호가 영해 침범의 이유로 북한군에 나포되면서 한반도는 당장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극한의 군사적 대치 상태에 놓였다.
② 1976년 판문점 도끼 사건 - 공동경비구역 판문점에서 미군이 미루나무를 자르려고 하자 북한군은 자신들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중단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싸움이 벌어져 미군 2명이 사망한 사건. 미국은 핵 탑재가 가능한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키는 등 전면전 직전까지 갔다.
③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과 미국의 영변 핵시설 정밀 폭격 준비로 당시 주한미군 가족들이 철수 계획을 세우고 시민들이 라면과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등 극심한 전쟁 공포가 휩쓸쓸었다.
④ 2010년 연평도 포격전 - 한국 해군의 해상 포격 훈련에 대해 북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한 사건. 정전 협정 이후 최초로 대한민국 영토와 민간인을 향해 직접적인 포격이 가해졌다.
⑤ 2015년 휴전선 지뢰 사건 -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 수색 중 휴전선에서 지뢰폭발로 우리 군 2명이 부상을 당한 사건. 이로 인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이어졌고,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⑥ 2017년 북·미 전면전 위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북의 완전 파괴로 화답을 하자, 북이 다시 괌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응수하면서 전쟁위기가 일촉즉발로 높아진 사건.
이 역사적 사건들이 증명하듯 우리 사회의 평화는 안전한 평화가 아닌 불안전한 평화기반 위에서 반복되는 전쟁위기를 맞으며 살고 있습니다. 대만-중국 전쟁설,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재무장화도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불안감입니다. 중국-대만 전쟁 시 미군이 개입을 하면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참전할 여지가 높습니다. 이번 이란 전쟁에서 보듯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자 이란은 미군기지가 있는 중동 8개 나라를 공격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주한미군 기지가 있습니다.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풍경은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이 땅에서 재연될 수 있습니다.
○ 분단과 군사독재문화로 인한 갈등과 혐오의 문화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휴전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오랜 분단 구조가 우리 내부 사회에 심어놓은 갈등과 혐오문화입니다.
적대적 분단은 우리 사회에 오랜 기간 광범위하게 우리의 인식, 마음을 병들게 했습니다. 색깔론과 종북몰이와 같은 이념갈등은 나와 생각이 다르면 적으로 간주고,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는 반인권적, 반민주적 인식을 온 사회에 만연시켰습니다.
국민의 행복과 권리를 통제하려고 한 12.3내란의 명분도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였습니다. ‘스타벅스를 빨갱이 없는 청정지역으로 만들자’는 등 우리 사회는 여전히 분단을 자양분으로 해서 갈등과 갈라치기가 계속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분단은 우리 사회에 평화감수성을 약화시켰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시체팔이를 한다’며 낙인을 찍고, 단식농성장 바로 앞에서 ‘폭식투쟁’이라는 반인륜적인 행태를 서슴지 않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태원 참사의 유가족들을 향해서도 위로와 진상규명 대신 차가운 모욕과 냉소를 퍼부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두고 ‘북한군 개입설’과 같은 악의적인 가짜뉴스를 유포하며 역사적 진실과 희생자들의 아픔을 모독하는 행위까지 버젓이 자행됩니다. 이런 행위를 단순히 생각의 차이로 치부할 수 없으며, 자유민주주의 허용 범위로 볼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 모든 야만성은 오랜 시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분단문화'와 '군사독재문화'가 만들어낸 흑백논리의 산물입니다. 휴전선 너머의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는 안보 못지않게, 우리 안의 이분법적인 적대감을 거둬내고 사회 내부의 폭력성을 치유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회복해야 할 진짜 '우리의 평화'입니다.
4. 평화는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경기평화교육센터
국가 권력과 군사력의 논리는 언제나 거대한 담론만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 시민사회의 역할은 그 틀 자체를 흔드는 것입니다. 국가가 통제할 수 없는 공감의 영역에서, 단절이 아닌 ‘연결’로 평화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거대한 국제정치를 당장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 곁에 있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사회 내부의 상처와 갈등을 평화적으로 치유해 나갈 ‘평화 감수성’의 크기는 교육을 통해 키울 수 있습니다.

평화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경기평화교육센터(이하 센터)는 바로 이러한 믿음 위에서 숨 쉬는 단체입니다. 센터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교육으로 기여하자’는 생각으로 지난 2012년에 첫발을 내디딘 시민단체입니다.
분단의 오랜 아픔을 치유하고 무력 충돌의 위기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힘은 결국 평화를 사랑하는 깨어있는 시민과 미래 세대의 의식에서 나온다는 신념으로 달려왔습니다.
▣ 경기평화교육센터 주요 교육 및 시민참여 프로그램
① 미래 세대를 위한 학년별 학생 대상 교육 — 초등·중등 학생들의 평화 감수성을 깨우는 〈그림책을 활용한 평화통일교육〉과 〈놀이로 만나는 평화통일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호응을 받는 대표 프로그램.
② 시대를 이끌어갈 청년 대상 교육 — 깊이 있는 세미나와 토론을 통해 평화적 시선을 확장하는 〈피스리더〉와 청년 동아리 〈워너피스〉를 통해 사회 곳곳에서 평화의 목소리를 낼 청년 리더 양성.
③ 일상에서 실천하는 시민 교육 — 〈통일 톡투유〉, 〈가족이 함께하는 평화캠프〉, 〈제1기 경기도민 평화학교〉 등을 통해 시민들의 평화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④ 현장에서 숨 쉬는 평화통일기행 — 파주·김포·강화도 등 접경지역에서의 평화통일기행을 통해 시민들은 분단의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눈과 가슴으로 생생하게 느끼기 위한 프로그램.
경기평화교육센터가 펼치는 이 모든 교육의 지향점은 명확합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공감의 언어로 평화감수성을 키우고,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감각을 갖게 하는 데 교육으로 기여하는 것입니다.
5. 나가며: 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준비하라
로마 시대의 군사 전략가 베게티우스가 남긴 유명한 격언이 있습니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 오랫동안 이 말은 인류의 안보 논리로 지배해 왔습니다. 하지만 역사가 우리에게 보여준 진실은 다릅니다. 전쟁을 준비하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상대방의 불안을 자극하고, 이는 끝없는 군비 경쟁과 ‘안보 딜레마’를 낳아 결국 더 참혹한 전쟁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낡고 위험한 선언을 뒤집어야 합니다.
“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준비하라”
평화는 더 큰 미사일 위에서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고통을 응시하는 공감의 시선, 적대를 멈추려는 단호한 대화, 내 안의 낙인과 혐오를 거둬내는 성찰, 그리고 국경과 이념을 넘어 연대하는 시민사회의 힘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속 타인의 눈물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우리 이웃의 아픔이 곧 나의 아픔으로 연결되는 순간 전쟁과 폭력을 막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평화의 감수성’은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경기평화교육센터가 뿌리는 평화교육의 씨앗들이 거대한 세계 평화의 숲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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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
기억하는 사람이 되자.
다산인권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사건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화성에 위치한 접착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폭발사고 였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현장에는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고, 심하게 구겨진 건물들은 사고의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 사고로 4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고, 많은 노동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소식은 며칠 동안 주요 뉴스로 다뤄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희미해졌습니다.
지역의 동료들과 함께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화성시와 노동청 등 관계 기관을 찾아다니며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이후 사건의 내용과 활동을 정리해 진상규명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기록을 남겨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왜 사건이 발생했는지, 무엇이 잘못되어 생명을 잃었는지, 우리 사회는 어떤 책임을 함께 져야 하는지, 성찰의 마음으로 어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지. 사건을 기억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남겨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 마음 하나로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쉽게 누군가의 삶이 잊혀지지 않도록, 이 세상을 살다 간 어느 누군가의 오늘이 기억되도록, 기억하는 사람이 되자.”
그것이 제가 공익활동을 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아마, 공익활동을 하는 활동가에게는 저의 시간처럼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사명감으로, 누군가는 즐거움, 호기심으로, 누군가는 분노로, 누군가는 변화의 상상으로. 저마다의 이유로 공익활동가가 되고, 세상의 변화에 힘을 보태는 사람이 되었을 겁니다.
‘꿀벌’이 없다면 지구가 존재할 수 있을까.
“이렇게 공익활동에 뛰어든 사람들, 저는 가끔 공익활동가의 존재가 ‘꿀벌’ 같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곳곳을 날아다니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존재 말이죠.
살펴보면 우리 사회 곳곳을 변화시키는 모든 현장에는 공익활동가가 있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뛰어가는 것이 활동가들입니다. 사회 변화의 가능성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활동가들의 몫이었습니다. 주요한 사안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향을 잡고, 어떤 대안을 만들어갈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법, 제도의 변화는 활동가들의 고민 끝에서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의 작은 목소리에 가장 먼저 귀 기울이는 사람들도 활동가들이었습니다. 주목되지 않는 이야기, 목소리에 스피커를 대고 세상을 향해 외쳐왔습니다. 소수자와 취약계층, 약자의 권리가 우리 사회 모두의 목소리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왔습니다. 누구도 뒤에 남겨두지 않겠다는 마음, 그것이 세상을 움직여 온 힘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사람, 그것도 활동가들입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거리에서, 법과 제도를 만드는 현장에서, 노동의 존엄을 지키는 자리에서, 생명과 안전 사회를 만드는 현장 곳곳에서 공익활동가들은 꿀벌처럼 분주히 날아다니며 세상을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꿀벌이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세상이 가끔 망각하는 것처럼, 공익활동가가 얼마나 중요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이 사회가 눈여겨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공익활동이 처한 지속가능성, 실존하는 어려움 등은 사회 공동의 고민이기보다 활동가들의 몫으로만 남겨지고 있습니다.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의 어려움과 고민을 활동가 개인의 몫으로만 남겨두어도 괜찮을까요?
기후 위기로 인해 꿀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면 지구의 삶도 위태로워질 것이라 과학자들은 예상합니다. 우리 사회 꿀벌인 공익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익활동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우리 사회는 과연 더 나아갈 수 있을까요?
경기도의 변화에도 ‘늘’ 공익활동가가 있습니다.
이런 고민 속에서 2024년부터 공익활동가 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공익활동’ 주간이 아닌 ‘공익활동가’ 주간인 것은 활동가들의 삶과 가치에 좀 더 주목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공익활동가 주간의 시작은 ‘공익활동’을 이어온 ‘공익활동가’들의 사회적 성과와 가치를 인정하고, 공익활동가를 지지·응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을 촉진하는 등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026년 공익활동가 주간은 활동의 고민을 풀어나가는 공론장, 쉼을 위한 캠프, 공익활동가 사진전, 응원 밥상, 교류의 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도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공익활동가 주간이 진행됩니다. 경기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5월 29일, 2026년 경기공익활동가 주간을 준비하는 추진위원회 발대식이 열렸습니다. 본격적으로 경기지역 공익활동가들을 연결하는 여정의 시작입니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으로 구성되어 있고, 산업 분포와 위치 에 따라 지역 특색도 다양합니다. 그만큼 공익활동가들의 활동 분야도, 활동에 대한 고민도, 활동가들의 숫자와 역량도 다양합니다. 이 다름과 차이를 엮어, 공동의 고민을 모색하는 자리로 공익활동가 주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활동가 주간의 주요 프로그램인 공익활동가대회에서 활동하며 겪는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기장과 강연, 따뜻한 밥 한 끼를 통해 연대를 나누는 활동가의 식탁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최근 유행인 노래 <소문의 낙원> 가사처럼, 지친 활동가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낙원이 될 시간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손절 가득한 세상에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 ‘공익활동가’
최근 <손절사회>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깊어지는 신자유주의 속에서 인간관계가 손익의 계산이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거나, 불편하거나, 상처 주는 관계를 쉽게 정리하고 끊어내는 소위 ‘손절’이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언젠가부터 우리는 자신의 이익과 편리를 우선하며 불편과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일을 멀리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게 좀 더 나를 위하는 길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래서 더 외롭고, 고립되고, 상처받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공익활동은 상처 난 시대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로 다시 잇는 일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기억해달라고 외치고, 잊혀져 가는 사건과 사람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다시 꺼내 놓는 일, 이윤과 효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랑, 책임과 연대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일. 그 위로는 공익활동가들의 손길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익활동가의 존재가 더욱 중요합니다. 세상에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이 더 든든하고 안전하게 자기 일을 하며, 자기 길을 갈 수 있도록. 공익활동가들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존중, 제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2026년 세 번째를 맞는 공익활동가 주간을 통해 이러한 고민들이 더 많이 나누어지기를, 우리 사회가 공익활동가들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이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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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마이크 앞에 선 사람들
수요일 오후, 수원공동체라디오 스튜디오 안에 시민 한 명이 앉아 있다.
방송 경력도 없고, 유명인도 아니다. 그냥 이 동네에 사는 사람이다. 마이크 앞에서 잠깐 숨을 고르더니,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래된 수원 통닭거리 이야기, 어릴 적 팔달문 근처를 뛰어다니던 기억, 요즘 장사가 예전 같지 않다는 골목 가게 사장님의 말.
그 목소리가 96.3MHz를 타고 수원 전역으로 흘러나간다.
스마트폰과 유튜브, 짧은 영상 콘텐츠가 일상이 된 시대다. 정보는 빠르게 소비되고 사람들의 관심은 끊임없이 이동한다.
그 속에서 라디오는 오래된 매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힘이 있다.
얼굴을 보지 않아도 마음을 전할 수 있고, 화려한 영상이 없어도 사람의 일상과 감정을 연결할 수 있다.
특히 지역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전할 수 있는 매체가 바로 공동체라디오다.
경기도 수원시에 시민이 직접 참여해 지역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송국이 있다.
수원공동체라디오 SoneFM.
어린이와 청소년, 시니어, 마을활동가, 자영업자, 문화예술인 등 다양한 시민이 방송 제작에 참여한다.
누군가는 직접 원고를 쓰고, 누군가는 인터뷰를 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음악을 선곡하고 오디오 편집을 배운다.
시민의 삶이 그대로 방송 콘텐츠가 되는 곳이다.
이번 취재에서는 수원공동체라디오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그리고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지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수원의 첫 공동체라디오, SoneFM의 시작
수원공동체라디오 SoneFM은 수원의 첫 공동체라디오 방송이다.
2021년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FM 96.3MHz 주파수 허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됐다.
같은 해 ‘수원마을공동체미디어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되었고, 시민이 참여하는 지역 미디어 플랫폼 구축이 추진됐다.
공동체라디오는 상업성과 청취율 중심의 일반 방송과는 방향이 다르다.
지역 주민이 직접 방송을 제작하고 지역 현안을 이야기하며, 마을의 문화와 삶을 기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즉, 시민이 단순한 청취자가 아니라 콘텐츠 생산자로 참여하는 방송이다.
수원공동체라디오 역시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출발했다. 초기에는 방송 장비 구축과 스튜디오 마련, 방송 제작 교육 등 기반을 만드는 과정과 함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방송 교육 프로그램과 미디어 교육도 함께 진행되며 공동체 미디어의 토대를 다져나갔다.
2022년에는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FM 개국 이전 단계였지만 시민들은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방송에 참여할 수 있었다.
마을 소식, 지역 인터뷰, 음악 프로그램, 생활 정보 등이 하나둘 만들어지면서 지역 주민과의 연결도 점차 확대됐다.
그리고 2023년 7월 14일, 수원공동체라디오는 FM 96.3MHz 정식 개국을 알렸다.
시민들이 직접 만든 목소리가 실제 전파를 통해 수원 전역에 송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방송 개국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역 주민 스스로 지역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공공미디어가 등장한 순간이기도 했다.
현재 수원공동체라디오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방송 내용은 지역 정보와 생활문화, 음악, 상권 홍보, 재난방송, 마을 소식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주제로 구성된다.

마이크 앞에 서는 법을 가르친다 — 방송활동가 양성 교육
수원공동체라디오는 단순히 방송만 송출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 미디어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사진 속 ‘방송활동가 10기 모집’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정기적으로 시민 대상 방송 제작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방송활동가 과정은 5월6일부터 6월17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2시부터 4시까지 운영되며,
방송 기획부터 대본 작성, 라이브 방송 실습, 오디오 편집까지 실제 방송 제작 과정을 체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교육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1차시 방송 기획, 2차시 방송 대본 작성, 3·4차시 라이브 방송 실습, 5차시 오디오 편집, 6차시 콘텐츠 제작과 수료식. 6주 동안 아무것도 모르던 시민이 실제 방송을 만들어 내보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교육은 단순한 기술 전달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방송 제작을 배우는 과정 속에서 시민들은 자신의 일상과 경험을 콘텐츠로 바라보게 된다. 평범한 골목길 이야기, 오래된 시장의 풍경, 지역의 작은 가게, 주민들의 삶과 추억이 방송 소재가 된다. 거창한 뉴스보다 더 깊은 공감과 지역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공동체라디오의 교육은 단순한 기술 전달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방송 제작을 배우는 과정 속에서 시민들은 자신의 일상과 경험을 콘텐츠로 바라보게 된다.
실제로 방송활동가 교육에 참여한 시민들 가운데는 이후 시민PD로 활동하거나 지역 행사와 마을 기록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마이크 앞에 처음 앉던 날의 긴장이, 어느새 지역을 기록하는 힘이 된다.
목소리 - 지역을 기록하는 또 하나의 방식
수원공동체라디오는 단순한 오디오 방송이 아니다. 지역을 기록하는 또 하나의 아카이브 역할을 하고 있다.
대도시에서는 빠른 개발과 변화 속에서 오래된 마을의 기억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쉽게 사라지곤 한다. 그러나 공동체라디오는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기록으로 남긴다.
누군가는 동네 오래된 시장 이야기를 전하고, 누군가는 어린 시절 수원의 모습을 기억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현재의 마을 문제와 변화를 이야기한다. 이러한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면 지역의 역사 자료이자 공동체 기록으로 남는다.
특히 수원은 화성과 전통시장, 오래된 주거지와 신도시가 공존하는 도시다. 전통과 현대가 함께 존재하는 만큼 다양한 세대와 문화가 섞여 있다. 공동체라디오는 이러한 수원의 복합적인 모습을 시민의 목소리로 담아낸다.
지역 예술인과 소상공인들에게도 방송은 중요한 홍보 창구가 된다. 공연 정보와 지역 문화행사, 작은 가게 이야기 등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지역경제와 문화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는 상업 방송에서 쉽게 다루지 않는 지역 밀착형 콘텐츠라는 점에서 공동체라디오만의 가치다.
사람 냄새 나는 방송이 필요하다.
오늘날 미디어 환경은 거대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사람들은 전국 단위, 글로벌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소비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정작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이야기와 이웃의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공동체라디오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역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볼수 있다.
수원공동체라디오 역시 시민이 직접 지역 이야기를 만들고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단순한 취미 방송이 아니라 주민 참여 민주주의와 공동체 문화 형성의 과정이기도 하다.
세대별 의미도 다르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소외되기 쉬운 시니어 세대에게 공동체라디오는 새로운 소통 공간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도 라디오라는 친숙한 매체를 통해 지역사회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에게도 공동체라디오는 중요한 경험이 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콘텐츠로 만들고 사람들과 공유하는 과정은 표현력과 소통 능력을 키워준다.
무엇보다 공동체라디오는 사람을 중심에 둔 방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빠르고 자극적인 콘텐츠보다 사람의 일상과 삶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방송이기 때문이다.


96.3MHz ‘누구나 함께하는 라디오’를 향하여
사진 속 문구처럼 수원공동체라디오 SoneFM은 ‘96.3MHz, 누구나 함께하는 라디오’를 지향하고 있다.
이 문장에는 공동체라디오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방송은 특정 전문가나 유명인만의 영역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공의 공간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수원공동체라디오는 지역 주민들에게 열린 공간이 되고 있다. 시민들은 방송 교육을 받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전하고 있다.
또한 공동체라디오는 지역 네트워크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활동가와 시민단체, 문화예술인, 소상공인 등이 방송을 통해 연결되며 새로운 협력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공동체라디오는 단순한 FM 방송을 넘어 팟캐스트와 유튜브, 온라인 스트리밍 등 다양한 플랫폼과 연계될 가능성도 크다. 지역 기반 콘텐츠가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하면 더 많은 시민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을공동체 활동가와 시민단체, 문화예술인, 소상공인 등이 방송을 통해 연결되며 새로운 협력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라디오가 단순한 기술이나 플랫폼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 직접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공감하는 과정 자체가 공동체라디오의 가장 큰 가치라는 것이다.
모두의 목소리를 담아, 연결하는 소리
수원공동체라디오 SoneFM은 단순한 지역 방송국이 아니다. 시민의 일상과 지역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공동체 플랫폼이다.
특히 시민이 직접 방송 제작에 참여하고, 다양한 세대가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공동체라디오는 지역사회 소통의 중요한 모델이 되고 있다.
수원공동체라디오 SoneFM의 96.3MHz 전파에는 단순한 방송 신호만이 아니라 수원 시민들의 삶과 기억,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사람의 목소리는 여전히 따뜻한 힘을 가진다.
그 목소리가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전파가 닿는곳 마다 공동체는 조금 더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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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0※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공익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싶다면? 공익위키를 찾아보세요!
여러분들은 자료를 찾을 때 어떠한 사이트를 참고하시나요?
많은 경로들이 있지만 특히 00백과와 00위키 같은 사이트들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로는 접근성이 좋다는 것과 여러 사람들이 수정하면서 최신화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사용자는 보다 빠르고 다양하게 정보를 생산하고 취득할 수 있는 효과를 보게 됩니다. 따라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도 ‘공익’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끔 공유 자산을 제작하는 이른바, ‘공익위키’사업을 진행하게 됐는데요.
그 체험 현장인 2026 경기북부 공익위키 콘텐츠 제작 회의에 다녀왔습니다!

우선 ‘공익위키’ 사업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볼까요?
해당 활동은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의 협력과 함께 2024년부터 진행됐으며 올해부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사업으로 이관되며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사업 명칭 그대로 ‘공익’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지역이나 사회의 이슈들을 다루고 여러 공익활동을 기록하며 아카이브한 공익위키를 만들어왔는데요. 이를 통해 시민의 시각으로 지역의 변화를 기록하며 공익활동의 연속성을 다음 세대에게도 넘겨주는 ‘지역 활동 기록의 민주화’, 과거를 저장하는 것만이 아닌 미래를 설계하는 작업인 ‘활동의 연속성’, 누구나 자료를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공공 기록 플랫폼인 ‘공유 자산으로서의 정보’의 가치를 창출해왔습니다.
올해 센터가 마련한 목표는 공익위키를 통해 공익활동가의 활동을 기록하고 공익활동을 지식화해 이를 시민과 공유하며 공익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는데요. 예로 ‘경기 공익위키’라는 공간에 시민사회단체들이 경기 지역 기반 공익활동과 이슈를 중심으로 한 기록을 게재하고 경기시민사회 온라인 자료관 ‘톺’과도 연동해 누구나 공익 정보를 읽고 가공할 수 있는 시도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링크: 공익위키 https://gongikwiki.mixon.io/pages/1033
이와 관련한 2026 경기북부 공익위키 콘텐츠 제작 회의에서는 경기 공익위키에 게재될 예정인 위키 콘텐츠를 실습을 통해 제작해 보기로 하였는데요. 참석하신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세움공동체, 의정부풀뿌리시민회의 등의 여러 시민 단체별로 모둠을 이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 검증된 자료 출처 사용, 독자 연구의 금지 등의 작성 규칙을 만든 후 공유 문서를 기반으로 공익위키 초안 한 편을 작성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나아가 이를 통해 공동작업을 기반으로 작성한 경험과 정보를 모아 위키 문서를 만들어 공익위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의정부 지역의 시민사회운동 발자취를 분야별로 정리하는 것을 달성하는 오늘의 목표도 설정하였습니다.


우선 공익 위키의 주제를 정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예로 모둠별 각 시민 단체의 역사와 변천사 또는 지역 공익 이슈 현장 기록 중 하나를 선택하기로 하였는데요. 대부분의 모둠들이 단체의 역사 및 변천사가 내포된 단체 소개 주제를 선택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제목들의 예시를 살펴보자면
꿈이룸교육공동체는 “지구하자! 기후 위기 프로젝트”,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은 “청년이 만들어가는 환경운동”,
세움공동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로 설정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주제에 따른 상세 내용을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해 봤는데요.
참고 기준으로 단체별 개요→배경→활동 내용→성과라는 큰 틀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작성하게 된다면 어떠한 하위 항목들이 포함될 수 있는지 예시를 들어주었는데요. 개요에는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했는가 등의 요약본이 들어갈 수 있고 배경에는 활동 시작의 이유와 지역 상황 등을 서술하는 방식을 추천하였습니다. 활동 내용과 성과에는 각각 활동 날짜·장소·참여 인원 등의 구체적인 사항이 명시되고 성과를 통해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가 포함되는 것을 추천하였습니다.

이를 참고하여 모둠별로 나름의 방식이 들어간 내용을 전개하여 기록하였는데요.
예로 개요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세움공동체는 장애인이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고 지역에서 어울려 사람답게 사는 ‘자립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라고 밝혔고 경기북부시민자치연구소는 경기북부지역 시민사회 발전과 시민자치를 위한 정책을 연구하고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곳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의정부풀뿌리시민회의는 의정부 지역에 거주하거나 사업장이 있는 사람들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치 실현과 시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지향할 수 있게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서술하였습니다.
배경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는 수십년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온 미군 기지 지역의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생태·평화·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공익적 개발’을 지향한다고 소개했습니다. 꿈이룸교육공동체는 전 세계적 기후 위기 현상에 대한 다각적 탐구를 통한 실천적 해결 역량을 함양한다는 내용을 담았고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은 대한민국의 압축적 성장에 따른 사회적 병폐의 원인을 밝히고 미래를 향한 대안을 제시한다는 정보를 기록하였습니다.


활동 내용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은 제56회 지구의 날 행사 부스 진행 및 플로깅 등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였습니다.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는 CRC 시민 공론장· CRC 봉사단· 하나로 합창단 등의 활동을 정리하였고 경기북부시민자치연구소는 지역 현안 대응 사업의 예시로 “의정부시 예산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주민자치는 어디쯤 와있나?” 주민자치회 긴급 점검 토론회, 다만세의정부(다시 만나는 세상 의정부) 사업 등의 내용을 상세하게 명시하였습니다.
성과 혹은 기대효과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꿈이룸교육공동체는 학생 주도 기후행동 실천 확산, 시민 참여 기반 확장성 확보, 학교·마을 연계 교육 모델 구축 등의 성과를 기록하였습니다. 의정부풀뿌리시민회의는 공익 위키의 역할에도 집중해 시민들이 지역 변화 과정을 기록하면서 ‘지역의 주인’이라는 효능감이 고취되며 지역 민주주의를 강화한다는 관점에서 의의를 두었습니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은 지워진 목소리를 수면 위로 올려 공동의 기억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에 주목하였습니다.
추가로 자료 관련 사진과 링크를 삽입하고 출처와 참고 자료를 기재한 뒤 재량껏 다른 글에 댓글도 달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실습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후 일정으로 지속적인 콘텐츠 보완과 소통을 하기로 하였고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와도 공익 위키의 방향성에 대해 의논해 보기로 하였는데요. 다가오는 7월 워크숍에서는 추가 토의를 하며 ‘공익 기록’ 방식에 대해 고민해 보고 관련 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도 공익위키를 진행할 계획이니 향후 생성될 양질의 공공 기록물들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아는 게 힘이다.”라는 말이 더욱 와닿는 것은 갈수록 복잡한 세상에서 정보가 하나의 권력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시간 아카이빙을 하며 자료를 취하면 취할수록 마음은 편해졌지만 막상 나에게 오기까지의 경로에 대한 감사함은 놓치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이번 만남은 기록보다 공익위키 속 단어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수고와 헌신적인 마음가짐의 가치에 더욱 무게중심을 두었습니다. 십시일반으로 모인 이러한 무형 자산들이 지역을 넘어 우리 사회의 공익활동을 열린 지식 창고로 만들어 누구나 공익과 어우러질 수 있는 세상을 형성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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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30※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아이들의 손끝이 분주했다.
흰 종이 위에 조심스럽게 찍힌 분홍빛 잎사귀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고, 그 위로 검은 원이 조용히 감싸 안는다.
작은 숨소리와 함께 집중하는 눈빛들. 누군가는 혀를 살짝 내밀고, 누군가는 친구의 작품을 힐끔 바라보며 다시 자신의 종이로 시선을 돌린다.
그날, 퇴촌의 한 공간은 조용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지난 18일, 광주시 퇴촌청소년문화의집이 진행한 4월 문문데이 프로그램 〈함께 걷는 기억의 길: ‘나비의 꿈’〉 현장이다.
이 프로그램은 ‘나눔의 집’과 연계해 청소년들에게 역사와 인권, 그리고 기억의 의미를 전하는 자리였다.
“책 속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오전, 아이들은 나눔의 집 역사관 앞에 모였다. 줄을 맞춰 서 있지만, 표정은 제각각이다.
호기심, 긴장, 그리고 아직은 잘 모르는 무언가에 대한 막연함.
도슨트의 설명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졌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관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 시간을 살아낸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의 눈이 달라지는 순간이었다.

벽에 걸린 사진과 기록들, 그리고 조각상 앞에서 발걸음이 느려졌다.
어떤 학생은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고, 또 다른 학생은 친구에게 조용히 “진짜 있었던 일이야?”라고 묻는다.
광수중학교 2학년 한 학생은 취재 중 이렇게 말했다.
“책에서 봤을 때는 그냥 역사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까… 그냥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좀 무거웠어요.”



손으로 남기는 기억
역사관 관람이 끝난 뒤 이어진 체험 활동. 아이들은 ‘못다 핀 꽃’ 판화와 ‘나만의 책갈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만들기 시간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는 달라졌다.
누군가는 꽃을 아주 작게 찍었고, 누군가는 종이 가득 꽃을 채웠다.
“왜 이렇게 만들었어?”라는 질문에 한 초등학생이 답했다.
“많이 피지 못해서요… 그래서 많이 찍었어요.”
그 짧은 문장은, 오전에 들었던 이야기들이 아이들 안에서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함께 배우고, 함께 책임지는 시간
이번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었던 또 하나의 장면은 ‘TC서포터즈’였다.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퇴촌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 자치기구는 이날 초등학생들의 이동을 돕고 활동을 함께했다.
한 고등학생 서포터즈는 이렇게 말했다.
“동생들 챙기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같이 배우니까 더 책임감이 느껴졌어요. 그냥 봉사가 아니라… 같이 기억하는 느낌이었어요.”
누군가는 배우고, 누군가는 돕고, 그리고 모두가 함께 기억하는.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체험을 넘어선 이유였다.
돌아가는 길, 아이들의 표정
프로그램이 끝나고 아이들은 각자의 작품을 들고 있었다.
종이 위의 꽃은 모두 달랐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은 같았다.
한 학생은 책갈피를 가방에 넣기 전 잠시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이거 집에 가서도 계속 볼 거예요. 오늘 기억하려고요.”
그 말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을 가장 잘 설명해 주고 있었다.
나눔의 집 - 기억을 지키는 공간
경기도 광주시 퇴촌에 위치한 나눔의 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과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시작된 공간이다.
1990년대 초 시민사회의 노력과 불교계의 지원으로 설립된 이곳은,
처음에는 피해 할머니들의 생활 공간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역사관이 함께 운영되며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확장됐다.


나눔의 집은 단순한 복지시설을 넘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진실을 알리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곳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는 개인의 고통을 넘어 전쟁과 인권에 대한 보편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함께 운영되는 역사관은 이러한 ‘기억’을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피해자들의 증언 영상과 당시의 사진, 기록물, 조형물과 전시가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경험으로서의 역사’를 제공한다. 특히 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히 이루어지며, 교과서 밖에서 살아있는 역사를 배우는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나눔의 집은 후원금 관리 문제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겪으며 운영 구조를 재정비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후 공공 관리 강화와 투명성 확보를 중심으로 체계를 개선하고 있으며, 역사 교육 기능을 유지·확대하는 방향으로 운영이 이어지며, 기억과 기록을 전하는 교육 기관으로서의 의미는 더욱 강조되고 있다. 과거를 보관하는 공간을 넘어, 기억을 현재로 불러와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장소로 특히 청소년들이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자신의 언어로 기억을 이어가는 과정 속에서, 이곳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현재형으로 살아난다.
나눔의 집은 그렇게, 사라지지 않는 기억을 지키며 조용하지만 오래 지속될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계속 이야기하는 한, 그리고 이렇게 손끝으로 남기는 한.
나눔의집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가새골길 85
[법인사무국] T: 031-768-0064 | F: 070-4786-7608
[역사관] T: 031-768-0065 | F: 070-4786-7605 | Email: nanumuse@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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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8※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ESG로 피어나는 생명의 터전
경기도 의왕 포일습지, 민관협력으로 맹꽁이의 귀환을 준비하다
식목일을 맞은 2026년 4월 3일 오후, 의왕시 포일동의 한 습지 일원이 이례적인 활기로 가득찼습니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현대로템㈜, 의왕시청 환경과, 한국환경보전원, 시민환경단체 ‘자연의 벗’ 관계자 분들이 참여했습니다.



식목일 참여자 사진
‘포일습지 자연환경복원 및 생물다양성 증진사업 겸 ESG 환경실천 행사'로 열린 이날 행사는 민간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과 지자체의 환경복원정책이 맞닿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번 사업은 현대로템이 추진하는 ESG 사회공헌 캠페인 ‘블루리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습니다. ‘블루리본’은 수소 에너지의 상징인 ‘블루’와 생태계 복원의 의미를 담은 ‘리본(Re-BORN)’을 결합한 개념으로, 미래 산업과 자연 환경의 공존을 지향하는 기업 철학이 반영된 프로젝트입니다. 단순한 환경 정화 활동을 넘어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고 생물 다양성을 회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포일습지는 과거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던 공간이었으나, 도시 개발과 환경 변화로 인해 점차 기능이 약화되었습니다. 습지는 물을 저장하고 정화하는 역할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로서 중요한 생태적 가치를 지니지만, 관리 부재와 오염으로 인해 점점 그 역할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와 기업, 환경단체가 협력하여 복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본격적인 식목에 앞서 진행된 ‘에코플로깅’ 활동은 참여자들에게 환경 보호의 의미를 몸소 체험하게 했습니다. 습지 주변 곳곳에 방치된 폐기물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자연 회복의 시작이 ‘정화’ 라는걸 몸으로 알게 됩니다. 참여자들은 이후 직접 삽을 들고 나무를 심고, 흙을 고르고, 묘목의 뿌리를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한 뒤, 다시 단단히 다지는 과정을 반복하며 생태 복원의 중요성을 체감했습니다.
현대로템은 이날 행사를 통해 포일습지를 지속가능한 환경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리와 지속적인 복원 활동을 통해 지역 생태계를 회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고, 기업이 지역사회와 협력해 환경 문제 해결에 나서는 ESG 경영의 좋은 사례로 평가될 것입니다.
의왕시는 지난 2025년 7월 9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현대로템과 한국환경보전원과 '자연환경복원 및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의왕시는 행정적 지원을 뒷받침하고, 한국환경보전원은 전문적 자문을 지원하고, 자연의벗은 시민 참여 기반의 활동을 담당하며 각자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서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생태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자연교실과 시민들에게는 휴식과 공존의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묘목이 자라 숲을 이루듯, 이번 복원 사업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를 더할 것이고, 사라진 습지에 다시 초록을 심는 일. 포일습지에서 시작된 이 작은 변화가 지속가능한 환경을 향한 더 큰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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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학명: Kaloula borealis)는 여름 장마기에 맞춰 번식하는 양서류로, 오염에 매우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습지의 수질 오염이 심하면 알이 자라지 못하고, 농약이나 폐수의 영향으로 개체가 급감합니다. 따라서 맹꽁이가 서식하는 곳은 오염이 적고 생태균형이 잘 유지된 지역으로 평가됩니다 |
환경단체들은 맹꽁이를 일종의 ‘도시생태계 건강지표종’으로 분류합니다.
즉, 포일습지에 다시 맹꽁이가 돌아온다면 이는 단순히 한 종의 복원이 아니라, 그 생태계가 지닌 물·식물·곤충·조류 등 다양한 생명의 순환이 복원되었다는 상징입니다.
① ‘시민참여형 학습장’으로서의 생태학습장
포일습지는 단순한 서식지 복원이 아닌 ‘시민 참여형 학습장’으로 개발 중입니다. 의왕시는 관내 학교와 협력해 ‘맹꽁이 생태교실’, ‘도시생태 모니터링 체험’, ‘수질 변화 관찰 수업’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같은 교육활동은 자연보전의 세대 간 인식 차이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지역 전체의 환경의식을 높이는 사회적 효과로 이어집니다.
② '시민참여형 관리모델’의 필요성
포일습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맹꽁이 서식지 복원과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맹꽁이는 수질과 환경 변화에 민감해 습지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종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생태복원은 조성보다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습지는 수질·식생·기온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향후 시민참여를 넓히려면 일회성 행사보다 정기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의왕시 환경과가 주관하는 공공일자리 사업이나 ‘포일습지 지킴이단’, 가족 참여형 생태탐방, 학교 연계 관찰수업, 계절별 정화활동 같은 방식이 있으면 참여의 문턱이 낮아집니다. 여기에 생태DB나 스마트 모니터링이 더해지면, 시민의 참여가 기록과 데이터로 축적되어 더 신뢰도 높은 복원 관리가 가능합니다.
또한 복원 성과를 주민들에게 주기적으로 알리는 소통도 중요합니다. 눈에 보이는 변화, 예를 들면 새로 자란 식생, 돌아온 곤충, 관찰된 양서류 같은 정보를 공유하면 ‘우리 동네 이야기’가 되고 나의 삶에 반영이 됩니다. 관심은 보여주는 방식에 따라 커지고, 참여는 보이는 성과가 있을 때 더 오래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시민의 관심이 단순한 응원을 넘어 생태 감시와 기록으로 이어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주민들이 수질 변화, 식생 변화, 생물 출현 여부를 함께 살피고 공유한다면 복원 사업의 지속성은 훨씬 높아질 수 있습니다. 포일습지는 그런 의미에서 시민이 생태 회복의 결과를 함께 확인하는 ‘열린 현장’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시민기반 ESG 생태관리 모델은 투명성, 지역 사회를 향한 진정성, 그리고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주민 스스로가 환경복원의 주체가 되면서 기업의 공시 자료 너머에 있는 실제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시민들이 알 수 있고 이해관계자의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사회의 필요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어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생태DB(디지털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스마트 모니터링 체계의 단계적으로 도입도 지속가능한 생태계 보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겠습니다.
복원 이후의 과학적 관리와 습지의 사회·문화적 가치 확산
일반적으로 복원을 위한 관리로 3단계 관리시스템으로 운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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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초 모니터링 단계 — 수질, 식생변화, 생물 출현 종수 조사 (2) 안정화 단계 — 맹꽁이 번식 밀도 및 알 산란지 확인 (3) 지속 관리단계— 계절별 식생 순환 맞춤 |
한국환경보전원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생태음향 장비를 도입해 맹꽁이의 울음소리를 자동 인식·분석하는 ‘AI 음향 모니터링 시스템’을 검토 중입니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 관리가 도입되면, 생태변화를 계량적으로 기록하여 효율적 유지관리가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습지는 생물의 서식지이자 시민의 휴식처, 나아가 도시문화공간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지닙니다. 향후 습지 내 둘레길 및 생태전시 공간을 조성해 문화·교육·관광이 결합된 ESG 생태공원 형태로 발전시킨다면 이는 단순한 환경보전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속에서 지속가능성을 체험하는 ‘생활 속 ESG’의 구체적인 모델이 됩니다.
포일습지는 지금 막 첫 단추를 끼운 단계입니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 보여준 민관의 협력, 시민의 참여, 기업의 ESG 실천, 그리고 생명에 대한 존중은 이미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습지의 물길은 느리게 흐르지만, 그 속에 자연의 회복력과 사람의 의지가 함께 흐르고 있습니다. 포일습지의 변화는 도시 한복판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의 회복 실험’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가 환경과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의 증거입니다.
맹꽁이의 울음이 다시 퍼질 그날, 포일습지는 단순한 자연복원지가 아닌 ESG 실천의 상징이자 세대를 잇는 생태교육의 장이 되어 있을 것이며, 꾸준한 관심과 참여가 이어질 때 포일습지는 앞으로 시민이 자주 찾고, 배우고, 돌보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복원은 한 번의 조성으로 끝나지 않으며,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있을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습지로 지역 주민, 학교, 봉사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관리 체계가 자리 잡을 때, 진정한 생태 회복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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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3※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봄이 오면 유독 마음이 무거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4월 16일이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거예요.
그런데 올해는 달랐습니다. 눈물만이 기억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함께 손을 맞잡고 꽃을 접고, 영상을 보고, 길을 걸으며 새삼 느꼈습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이렇게도 다양하더라고요.

[416생명안전교육원 내 조형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자리한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을 소개합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이란?
4.16생명안전교육원은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50명, 교사 11명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교육과 희망으로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경기도교육청 직속기관입니다.

교육원은 크게 기억관(기억교실)과 미래희망관으로 구성됩니다.
두 공간은 같은 건물 안에 함께 있어, 한 번의 방문으로 기억에서 희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추모와 교육, 전시, 프로그램이 사계절 내내 운영되며,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기억관 - 그날의 교실이 그대로
단원고 4.16기억교실
기억관은 교육원 별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층 사월홀, 2층과 3층에 걸쳐 10개의 기억교실과 교무실이 운영됩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과 선생님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책상, 의자, 교실 문, 칠판, 사물함까지 그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있습니다.
교실 안에 들어서면 발걸음이 절로 조심스러워집니다. 비어있는 의자, 창가로 스며드는 햇살, 그리고 아직도 그 자리에 남아있는 아이들의 흔적.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그 공간에 서 있으면, 무언가가 가슴을 조용히 두드립니다.
국가지정기록물 제14호 — 2021년 12월,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물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되었습니다.

1층 사월홀 - 기억을 만나는 첫 번째 공간
기억교실을 오르기 전, 1층 사월홀에서는 먼저 영상을 시청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기억을 샌드아트로 풀어낸 영상은 단원고 학생들이 교실을 떠나기까지의 긴 여정, 교실 이전 협의 과정, 그리고 기억교실이 지금의 자리에 놓이기까지의 이야기를 조용하지만 강하게 전달합니다.
2014년 4월 15일, 제주도 수학여행을 앞두고 설레어 하던 아이들의 모습. 그다음 날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4월 16일. 학생들의 제적 처리를 둘러싼 유가족과 교육청의 갈등, 교실 존치를 위한 수많은 사람들의 싸움, 그리고 끝내 교실을 지켜낸 이야기까지. 영상을 보는 내내 마음이 여러 번 흔들렸습니다.
"기억교실이 존재한다는 건, 그 아이들이 아직도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뜻이야."
영상 속 한 문장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기억과 약속의 길 - 매달 함께 걷는 순례
기억관 1층 사월홀에서 영상을 시청한 뒤, 기억교실을 방문하고, 그 이후에는 기억과 약속의 길 순례가 이어집니다. 이 프로그램은 4.16기억저장소와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이 함께 2014년 7월부터 매달 진행해온 시민 순례 프로그램입니다.
단원고 아이들이 걸었던 등굣길, 산책길, 학원을 오가던 골목길을 함께 걸으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억을 나눕니다. 유가족 어머님들로 구성된 가족운영위원이 직접 안내와 해설을 맡아 진행합니다.

기억과 약속의 길 -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오후 / 기억관 1층 사월홀 집결 (사전 확인 권장)
> 문의 : 4.16기억저장소 031-410-0416
미래희망관 - 기억이 희망으로 피어나는 전시 공간
미래희망관은 기억관과 함께 교육원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매달 새로운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공간으로, 세월호 참사와 기억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들이 조용하고도 깊게 관람객에게 말을 건넵니다.

2026년 4월에는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기념한 2부작 기획전 《봄, 기억에서 희망으로》 가 진행 중입니다.
전시 1 봄을 닮은 그대의 시간, 열두 해의 세월
> 작가 : 이종구 / 단원고 학생 반별 회화 13점
> 전시 기간 : 2026. 4. 1.(수) ~ 4. 29.(수)
> 전시 장소 :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층 (안산시 단원구 적금로 134)
> 관람 시간 : 평일 09:00~18:00 | 주말·공휴일 휴관 | 무료
> 문의 : 031-229-7662

전시 2 세월의 생명들 - 열두 해를 지나 희망을 보다
> 작가 : 이구영 / 아크릴 회화 19점
> 전시 기간 : 2026. 4. 1.(수) ~ 5. 21.(목)
> 전시 장소 : 4.16기억전시관 3층 (안산시 단원구 인현중앙길 38)
> 관람 시간 : 화~토 09:00~18:00 | 일·월·공휴일 휴관 | 무료
> 문의 : 031-411-7372

함께하는 손길 - 소안지 봉사활동
4.16생명안전교육원의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에는 지역 단체들의 따뜻한 손길이 함께합니다. 그 중 소안지(소소한 일상 속 안전지킴이)는 생명안전 교육 단체로, 지역 주민에게 안전과 환경교육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3월에는 4월을 기억하는 꽃 만들기 봉사를, 4월에는 기억식을 앞두고 다양한 체험 부스 사전 준비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기억식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지만, 함께 손을 움직이다 보면 슬픔이 조금씩 연대의 온기로 바뀌는 걸 느낍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꽃을 접고, 부스를 준비하고, 그 길을 함께 걷는 것. 그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모두 기억입니다.

제가 방문한 날도 마침 4.16 러닝크루 '다시 봄' 특별 행사가 열렸습니다.
함께 달리고, 함께 웃고, 함께 이름을 기억하는 그 장면을 바라보는 내내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픔을 기억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오히려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어요. 이런 방식의 추모가 있구나, 이래서 사람들이 해마다 이곳을 찾아오는구나 싶었습니다.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 당일에도 러닝크루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장 슬픈 날에도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기억은 이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때로는 함께 달리는 것도, 번호를 등에 달고 그 길을 걷는 것도 기억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환하게 밝혀주기도 한다는 것을 이날 느꼈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외부에서 진행된 러닝크루 다시봄 행사진행모습]
"우리는 별이 되어 사라진 게 아니라, 은하수를 만들어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걸 기억해 줘."
기억교실에서 들려온 영상 속 한 마디입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은 그 은하수를 함께 지켜가는 공간입니다. 봄날, 한 번 그 길을 걸어보세요.
방문 안내
>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 미래희망관) : 경기 안산시 단원구 적금로 134
> 기억과 약속의 길 :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오후 / 기억관 1층 사월홀
> 운영 문의 : 031-414-0416 / 전시 문의 : 031-229-7662
> 관람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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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1※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4월 16일, 또 한 해가 지나갔습니다.
벚꽃 잎이 흩날리는 안산 화랑유원지에 노란 바람개비 12개가 세워졌습니다.
'안전한 나라, 약속을 넘어 책임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진 무대 위로 맑고 뜨거운 봄볕이 내리쬐었습니다.
올해는 다를 거라는 기대를 품고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달랐습니다.

신청부터 입장까지, 달라진 절차
올해 기억식은 참여 절차부터 예년과 달랐습니다. 사전 신청 없이는 입장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잠깐 스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화랑유원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흰색 텐트 안에서 검은 옷을 입은 스태프들이 노트북으로 참석자를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안전 가드레일과 붉은 로프가 정돈된 입장 동선을 만들어 두었고, 노란 안내 배너가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복잡하게 느껴지기보다, 오히려 이 정도 격식과 절차가 있어야 마땅한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 꼼꼼한 절차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안전'의 실천이었습니다. 추모하는 마음을 지키기 위한 절차, 유가족과 참석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 까다롭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하나하나가 우리의 안전을 위한 배려였습니다.

12년 만에 채워진 앞자리
기억식에 12년 동안 참석해오면서 매번 가슴 한켠이 무거웠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맨 앞자리, 즉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리가 늘 비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가족 대표는 이날 무대에서 그 마음을 직접 전했습니다.

"참 오래 기다렸습니다. 이 기억식에 맨 앞자리 한 자리가 지난 11년 동안 늘 비어 있었습니다. 그 자리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리입니다. 그런데 마침내 세월호 참사 12주기의 이 자리가 채워졌습니다."

2026년 4월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기억식에 처음으로 참석했습니다. 참사 이후 네 번의 정권이 바뀌는 동안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이 자리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대통령은 희생자를 추도하고 유가족과 함께 자리에 앉아 손을 맞잡았습니다. 예전처럼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어수선하거나 불편한 장면도 없었습니다. 추모식다운 추모식이었습니다. 유가족분들 마음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생각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들은 기억의 말씀들
이재명 대통령은 무대에 올라 깊은 애도와 함께 책임을 다짐했습니다.
"12년이 흘렀지만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우리 모두가 똑똑하게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을 반드시 지켜내는 나라를 만들어 놓겠습니다"고 다짐했습니다.

4.16재단 박승열 이사장은 지난 12년을 돌아보며 세 가지를 요청했습니다.
첫째,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이 더 이상 미뤄지지 않을 것.
둘째,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혐오와 폭언을 근절하는 대책 마련.
셋째, 4.16 생명안전공원이 하루빨리 완공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
참사 당일 대통령 기록물을 비롯한 정부 기관의 자료 공개도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유가족 대표 김종기 운영위원장(단원고 2학년 1반 고 김수진 학생 아버지)은
"오늘 대통령님의 참석은 12년을 기다려온 저희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게 가장 따뜻한 위로"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도 잊지 않았습니다. 진상 규명 완수, 책임자 처벌, 그리고 4.16 생명안전공원으로 흩어진 아이들을 데려오는 일. 그것이 남은 과제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같은 교복, 같은 언덕 - 후배가 전한 기억 편지
이번 기억식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장면이 있었습니다. 예년에는 세월호 생존자가 희생 학생들에게 기억 편지를 전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단원고등학교 현재 재학 중인 2학년 학생이 선배들에게 직접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12주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선배님들이 입으셨던 붉은색 체육복과 교복을 입고 저희도 매일 학교 언덕을 오릅니다. 숨이 조금 차오르는 그 길을 지나 복도를 걷고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평범한 일상이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똑같은 교복을 입고, 같은 언덕을 오르는 후배가 선배의 이름을 부르는 그 장면은 기억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단원고 후배들의 다짐처럼, 기억하는 일이 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함께한 이들의 목소리 - 연대가 치유가 되다
기억식 현장에는 유가족과 시민만이 아니라 지역의 정치인들도 함께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시의원 예비후보 박민정 후보는 기억식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억은 힘이 세고, 연대는 치유가 되며, 책임은 변화를 만듭니다. 오늘 기억식에서 맞잡은 손길들은 서로에게 치유가 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을 것입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단단한 씨앗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기억식에서 맞잡은 손 하나하나가 치유가 된다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12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힘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에서 나왔다는 것을, 그 말이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오후 4시 16분, 사이렌이 울릴 때
기억식 마무리 즈음, 사회자가 말했습니다.
"12회 동안 세월호 앞에 선 우리가 가장 많이 되뇌었던 말은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였습니다."
무대 위로 12개의 노란 바람개비가 돌고 있었습니다.

오후 4시 16분, 안산 시내에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304명의 이름을 기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잠시 눈을 감았습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 순간만큼은 2014년 4월 16일이 어제처럼 느껴졌습니다. 12년째 이 자리를 함께하면서, 올해만큼 뿌듯하게 돌아온 날이 없었습니다.
4·16재단에서 전합니다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식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번 기억식에는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해 희생자를 추도하고 피해가족을 위로하며 손을 맞잡았습니다. 세월호참사 이후 열두 번째 봄, 여러분 덕분에 우리는 기억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기억이 힘이 되어 진실이 밝혀지고 참사 피해자들의 권리가 온전히 지켜지도록, 단원고 후배들의 다짐처럼 안전 사회를 향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4·16재단은 앞으로도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4·16재단 [문자로 안내된 메시지]
※ 기억식 현장 사진: https://bit.ly/20260416_416foundation

기억의 힘은 셉니다. 기록의 힘도 셉니다. 12년을 포기하지 않고 이 자리를 지켜온 유가족들, 매년 함께해 온 시민들, 이제는 같은 교복을 입고 선배의 이름을 부르는 후배들, 그리고 손을 맞잡으며 연대의 온기를 전한 모든 이들. 그 연결이 있었기에, 올해 드디어 비어 있던 앞자리가 채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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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