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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들도 민생회복 소비 쿠폰을 사용하고 계시나요? 정부는 총 13조 2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였고 현재 2차 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했습니다.1) 기존 1차 지원금은 전 국민의 99%가 수령해 뜨거운 반응을 보인 선례가 있는데요.2) 이와 함께 주민들은 거주 지역 상권을 방문하여 가계와 시장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웹진에서는 민생회복 지원금의 의미와 소비 활성화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매출 확대3)라는 목표가 잘 수행됐는지 점검해 보고 2차 지급과 관련한 놓치기 쉬운 정보들도 추려보았습니다.
     
     
    ▶ 곡성읍 일원의 민생회복 소비 쿠폰 촉진 행사 / 출처: 곡성군청, 공공누리 제1유형
     
     
    민생경제 위기
     
    올해 내수경제는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예로 1월 자영업자 수는 IMF 외환 위기였던 1997년(590만 명), 1998년(561만 명)과 글로벌 금융 위기였던 2008년(600만 명), 2009년(574만 명)보다도 감소한 55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4) 큰 규모의 기업 상황은 나았을까요? 한국경제인 협회는 7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5년 하반기 기업 경영여건 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152개 기업은 하반기 최대 경영 문제점으로 ‘내수 부진·경기침체 지속’(25.7%)을 선택하였습니다.5)
     
     
    ▶ 비어 보이는 듯한 화양 전통시장 골목의 모습 / 출처: 서울특별시 광진구, 공공누리 제1유형
     
     
    해당 지표들은 국민의 지갑이 견고하게 닫혀있어 민생경제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그 이유로는 여러 원인이 거론됐었습니다. 예로 최석원 이코노미스트는 “이자 부담, 더딘 외국인의 국내 소비와 내국인의 관광 수요 회복, 대통령 및 대행의 탄핵 정국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을 손꼽았습니다.6)
     
    따라서 정부에서는 이를 타개하고자 국가의 책임 아래 중앙 정부가 주도하는 예산을 기반으로 내수 경제를 회복시키고자 민생회복 지원금을 계획하였습니다.
     
     
    민생회복 소비 쿠폰의 긍정적 효과
     
    그렇다면 민생회복 소비 쿠폰이 시행되며 나타난 영향은 어떨까요? 우선 긍정적인 효과를 세 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1. 소상공인의 매출이 증가하고 소비심리가 반등하였습니다.
     
    지역 경제의 즉각적인 회복을 상당 부분 이뤄냈습니다. 대표적으로 8월 12일 소상공인 연합회가 발표한 민생회복 실태조사 현황에 따르면 소상공인 70.3%가 소비 쿠폰 정책에 대해 만족하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7) 또한 한국신용 데이터는 쿠폰 배포가 시작된 한 주 동안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38만 2207곳의 카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상인들의 평균 카드 매출액은 전 주에 비해 2.2% 상승했다고 밝혔는데요.8) 결과적으로 골목 상점이 살아나며 경제 회복의 청신호를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내수 진작 및 경제성장률이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 예측됩니다.
     
    예로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1·2차 추가경정예산 등 내수 진작책 효과는 시기적으로 3분기부터 반영될 것이고 소비심리 개선, 개별소비세 인하, 소비 쿠폰 지급 등 소비 회복에 우호적인 여건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9) 실제 7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10.8을 기록해 6월보다 2.1p 오르며 네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였습니다.10) 따라서 내수 안정과 경제성장률은 향후 호황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3. 지역 상권과 소비자의 형평성에 맞게 쿠폰이 지급됐습니다.
     
    제한된 사용처와 소득별 차등 지원 등 취약 대상의 형평성과 시급성에 맞는 지원책을 마련하였습니다. 예로 소득 수준에 따라 15만 원에서 55만 원 차등 지급,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 사용, 농어촌 인구감소 지역 5만 원 추가 지급 등의 제한을 두었습니다.11) 이를 통해 전 대상층의 고른 소비와 매출을 유도하였으며 결과적으로 7월 국내 카드 승인액(민생회복 소비 쿠폰 사용 추정)은 전년 동월에 비해 6.3% 증가해 올해 2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였습니다.12)
     
     
    ▶ 외식에 함께한 젊은 친구들 / 출처: Pixabay, 사진: mairaali1121
     
     
    민생회복 소비 쿠폰의 부정적 효과
     
    반면 부정적인 우려도 낳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을 세 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1. 불법 거래의 사례가 적발되었습니다.
     
    7월 중고 거래 사이트에 15만 원의 쿠폰을 현금 13만 원에 할인해 판매한다는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또한 지원금 사용처에서 결제를 하고 싶지 않아 가맹점에서 사용할 때마다 다시 계좌에 입금해달라는 글이 게시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행정안전부에서는 중고거래를 통한 소비 쿠폰 현금화가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행위에 해당되기에 최대 3년의 징역형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되는 등의 강력한 처벌을 경고하였습니다.13) 하지만 향후 이러한 범죄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불법 거래를 진행하는 모습 / 출처: Pixabay, 사진: Ralphs_Fotos
     
     
    2.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제기되었습니다.
     
    국회는 총 13조 2000억 원의 예산 중 90%(12조 1709억 원)를 국비로 지원하고 나머지 10%(1조 291억 원)를 지방비로 충당한다는 추경안을 확정했는데요. 이는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유발한다는 우려를 발생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예로 인천시에서는 약 800억 원의 지방정부 재원이 소비 쿠폰 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 자금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14) 혹여 차질이 생길 시 장기 재정 부담, 행정 신뢰 하락, 지역 간 복지 편차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부–지자체–국회 3자 간의 원활한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3. 역차별이라는 논란이 제기되었습니다.
     
    2차 소비 쿠폰은 소득 하위 90% 국민에게 개인 별 10만 원씩 추가 지급될 예정입니다.15) 하지만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반대 글이 올라오기도 하였습니다. 예로 서울 시민인 맞벌이 직장인 신 모(41) 씨 부부의 경우, 매달 60만 원이 넘는 건강보험료 납세자로서 3인 가구 기준선인 42만 원을 초과하기에 비지원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이에 "소득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고 있는데, 왜 국가 정책의 혜택에서는 매번 소외되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하는 반응을 보였는데요.16) 비슷한 의견들에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공통적으로 제기되기도 하였습니다.
     
    다양한 여론이 나오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아직 사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최종 효과를 판단하기 힘들 수 있는데요. 따라서 11월 종료 시점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에 도움이 될 2차 민생회복 지원금의 기본 정보와 에디터가 헷갈렸었던 주요 정보를 알려드리기 위해 질문으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2차 민생회복 소비 쿠폰 꿀팁
     
    1. 지원 기간/대상/금액은 어떻게 될까요?
     
    ● 지원 기간: 2025.9.22. ~ 2025.10.31. 신청 및 지급17)
    ● 지원 대상:
    - ‘가구 합산 25·6월 부과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장기요양보험료 제외)이 가구원수별·유형별 기준액 이하’인 경우와
    - ‘가구 합산 24년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12억 원을 초과’, ‘24년 귀속 금융소득 합계액이 2천만 원을 초과’하는 고액 자산가 제외18)
    ● 지원 금액: 1차 + 10만 원 추가 지급19)(15만 원~ 55만 원)
     
    2. 지원금 이외 추가 혜택이 있을까요?
     
    카드사 포인트 적립·할인·실적 금액 반영, 간편결제 서비스 제휴 이용, 사용 가능 업종 확대20) 등이 이뤄집니다. 자세한 사항은 각 회사별로 상이하므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됩니다.
     
    3. 해외 거주 중인 국민은 받을 수 없나요?
     
    ● 지원 기간 및 방식:
    ① 2025.6.18. ~ 현재 국내 체류 시 온·오프라인 신청
    ② 2025.6.18. 기준 국내 거주 및 현재 해외 체류 시 온라인 신청
    ③ 2025.6.18. 기준 해외 체류 및 9.12일 이전 귀국 시 지자체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이의 신청 후 별도 확인절차(출입국 기록)를 거쳐 지급 예정
    ※온라인: 지역사랑상품권 앱, 카드사 홈페이지21)
     
    4. 가맹점인 가게를 찾기가 힘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민간 지도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면 민생회복 소비 쿠폰 사용 가맹점의 표시가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가게 내부에도 배부된 스티커 표시가 되어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또한 카드사, 지역사랑상품권 애플리케이션, 자치단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맹점 확인도 가능합니다.22)
     
     
    ▶민생회복 소비 쿠폰 할인 안내 / 출처: 광주시청, 공공누리 제1유형
     
     
    5. 배달 애플리케이션과 키오스크에서는 사용할 수 없나요?
     
    각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가맹점과 결제 방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맹점 자체 단말기로 대면결제 가능합니다.23) 또한 키오스크는 결제대행사(PG: Payment Gateway)의 별도 이용 경우 PG사와 카드사 간의 정산 때문에 소비가 이루어진 지역을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PG사 본사 매출 집계)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매장 내 카드 단말기 결제를 권유합니다.24)
     
    6. 교통비, 통신비, 보험비 등 고정 생활비에는 사용할 수 없나요?
     
    조세·공공요금, 교통·통신 요금 등의 자동 이체 항목은 비소비성으로 분류돼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대신 교통비의 예외는 있습니다. 개인·법인 택시는 차고지와 소재지가 소비 쿠폰 사용 지역에 해당하고 연 매출액 30억 원 이하에서는 가능합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상품권 가맹점에 속한 택시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버스·지하철은 선불/후불 교통 기능이 카드에 있으면 별도 계좌에서 충전되거나 카드 자동 이체에 해당하므로 사용 불가합니다.25)
     
    7. 내가 어떤 지원 대상에 속하는지 헷갈려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국민 비서 홈페이지에서 민생회복 소비 쿠폰 알림 서비스를 사전 설정할 시 대상자 여부와 지급 금액 등을 알 수 있습니다.26)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정권이 바뀌고 새로 시작된 민생지원 사업인 만큼 여론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앙 정부에서는 필수적으로 이를 수렴하여 향후 어떠한 방식과 목적으로 정책을 이끌어낼지 계속 고민해야 할 텐데요. 미래를 예측하는 건 미지수지만 되도록 긍정적인 효과가 선순환이 되어 다가오는 연말을 풍성한 지역사회에서 보낼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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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생회복 소비 쿠폰! 득일까 실일까?
    초스코스

    조회수 97

    20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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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원고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는 에디터 개인의 경험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꿔나가자
     
    기후정의를 외치자
    불평등을 끝내자
    우리 삶을 바꾸자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927기후정의행진 웹자보 / 출처: 기후정의행진
     
     
    ‘기후정의송’의 노랫말 일부입니다. 추석 연휴에 무료로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추적〉을 다시 보다가 이 노랫말이 훅 떠올랐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17년 추적기인 영화 속 녹조 강물에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존재들이 함께 보였거든요. 불평등 세상은 서로 연결돼 신음하고 있었어요.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꾸자. 그래,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9월 27일 동십자각 앞, 기후정의 행진 스케치입니다.
     
     
     
    927기후정의행진 현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노래하는 기후정의(왼), 다이인(die-in)퍼포먼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왼), 경향신문(오)
     
     
    광장을 잇자, 모두를 위한 기후정의
     
    네팔어, 따갈로그어, 러시아어, 몽골어, 미얀마어, 방글라데시어, 베트남어, 스리랑카어, 아랍어, 영어, 우즈베크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중국어-번체, 캄보디아어, 태국어.
     
    9.27기후정의 행진 포스터와 6대 요구안이 이렇게 많은 다국어로 만들어졌다는군요. 기후 위기와 민주주의 불평등이 연결된 문제이듯 이 땅에 사는 사람들도 언어와 국적을 넘어 서로 연결돼 있으니까요. 9월 27일(토) 12시 반, 동십자각 앞에서부터 시청 앞까지 대로는 다양한 부스와 사전 대회 장소로 열렸습니다. 청년, 노동자, 농민이 기후정의에 목소리를 보탰고, 650단체 3만여 명이 함께 행진했습니다.
     
    생수 제공은 없고 수어 통역은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손엔 개인 텀블러와 헌 상자 종이로 만든 손피켓이 들려 있었고요. 416합창단을 비롯한 8개 시민합창단이 연합으로 합창했습니다. 12.3 내란을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던 광장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와 미얀마의 민중가요를 번안한 노래 “우리의 하루”였습니다. 미얀마와 대한민국 시민들을 이어주는 노래죠. 음악에 맞춰 행진하던 시민들은 사이렌이 울릴 때 종각역에서 ‘다이인(die-in)’으로 드러누웠습니다. 지구 위 모든 존재가 고통받는다는 의미의 퍼포먼스였습니다.
     
     
    올해(2025)의 기후정의 걸림돌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고통을 가중시키는 ‘올해의 기후정의 걸림돌’이 선정되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국토교통부, 오세훈 서울시장, 몬산토 바이엘, 이스라엘 정부 등입니다. 탄소중립기본계획 후퇴, 탈화석연료 전환 지연, AI·반도체 산업 확대, 기후재난 불평등 심화 등의 이유였습니다. 2025년은 2035년 국가 탄소 배출 감축 목표(NDC) 설정의 '기후 골든타임'이지만,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는 기후정의에 걸림돌이 되고 말았네요.
     
     
    비건은 기후정의다, 부스 스케치
     
    “동물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No! 어업 No! 육식, 물살이도 살고 싶어요.”
    “No! 축산업, 동물은 우리의 친구.”
    “Go Vegan, 우리를 먹지 말아요.”
    “육식=기후 위기, 전체 온실가스의 51%. STOP!”
     
     
     
    기후위기와 비건 부스(왼), 비건은 사랑입니다 홍보물(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927 기후정의 행진 참여 단체 중 ‘기후위기 비건행동’이 내는 목소리입니다. “비건(Vegan)- 건강, 동물, 지구를 구한다!”는 외침이 간판 현수막이네요. 포스터마다 물살이 그림에, 돼지도 보이고 닭도 있습니다. 그 뒤 탁자 위엔 “비건은 사랑입니다”라는 홍보물이 놓여 있고 활동가들이 미소 띤 얼굴로 기념품도 나눠줍니다. 조금 더 살펴볼까요?
     
    비건(Vegan, Veganism)이란 유동적인 채식주의도 있지만 완전한 채식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환경이나 동물권 등 신념을 동기로 육식을 거부하며 동물 유래 성분이 쓰인 제품 사용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동물을 착취하지도 잡아먹지도 말자, 채식은 건강이고 경제요 생태요 자비요 평화라고 봅니다. 마음을 바꾸고 음식도 삶도 바꾸는 “대안적인 삶”이죠. 생명을 죽이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단백질 때문에 동물을 죽인다고요? 비건은 채식이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의 보고라고 합니다. 육식과 축산업은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 물 부족 식량부족의 주범이고요.
     
     
     
    채소먹는 기후정의(왼), 기후정의 책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비건은 사랑입니다” 홍보물엔 비건인들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올림픽 육상 4관왕 칼 루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운동선수로 성공하는 데 육류 단백질이 불필요함을 깨달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내가 비건 채식을 시작한 그해에 육상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티베트 인권 운동가 달라이 라마는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삶은 인간만큼이나 말 없는 생명체들에게도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며, 죽음이 아닌 생명을 원하는 것처럼 그들 역시 그러하다.”
     
    저도 고백해 봅니다. 올해 10년 차 비건이거든요. 기후정의 때문에 시작한 건 아니고, 11년 전 암 수술이 계기가 됐어요. 단식 등 자연치유를 하다가 채식이 좋아진 경우였습니다. 동물성 식품을 끊고 채식만 하니 제 몸이 점점 가볍고 건강해졌습니다. 평생 가족력 B형간염 보유자였는데 항체가 생겼습니다. 감기몸살을 달고 살던 몸이 지난 10년간 피곤을 모르는, 감기도 안 걸리는 몸이 되었고요. 기후위기 대안적 삶으로 비건만 한 게 있을까요?
     
     
     
    도롱뇽과 동물들이 함께 행진(왼), 지구는 시원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행진 물품(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기후정의 광장에서 제 마음이 자꾸만 동물들에게 향했겠죠? 동물 머리 탈을 쓰고 동물 인형의 몸으로 행진하는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서 행진하는 노란 도롱뇽. 커다란 검은 머리의 곰과 말도 여러 명 있고 부리가 길고 다리가 긴 새들도 멋졌습니다. 광장 곳곳에서 만나는 돼지 소 닭 물살이들 그림도 계속 말을 걸더군요. 기후정의 평등 약속문에도 동물들이 나왔으니까요.
     
    “발언과 대화에서 반말과 비속어를 쓰지 않고. 여성·성소수자·장애인·청소년·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와 비인간동물을 차별하거나 대상화하지 않습니다.”
    기후정의란 결국 비인간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어 보입니다.
     
     
    결국 민주주의, 결국 정치다
     
    9월 24일 제80차 유엔총회에서 한 이재명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기억합니다.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제 평화와 공존을 강조했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통해 에너지 대전환도 언급되었죠. “올해 안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하겠다”라며 2040년 탈 석탄을 공약했지만 기후 당사자들의 참여와 논의가 배제되었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민주주의와 평화 없이 기후 위기 해결은 불가능하다.”
    광장의 목소리를 한마디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국제적 기준에 못 미치는 재생에너지 전환, 민영화로 이어질 가능성, 정의로운 공공재생에너지 전환, 이 모든 건 정치를 빼곤 이야기할 수 없겠죠. 모든 불평등이 연결돼 있다고 기후송이 아무리 노래한들, 정치가 일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요? 정치하는 엄마들이 내건 현수막은 그래서 더 따끔하게 정곡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학생들도 벼락치기 안 하는데 정부가 돼서 지금 뭐 하는 거야! 빵점.”
     
    하늘에 펄럭이는 깃발도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기후위기는 인권침해다!”
     
     
    기후는 정치다 현수막(왼), 기후위기는 인권위기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3주기를 맞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도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재난참사도 늘어납니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광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삼성반도체 희생자들과 팔레스타인 긴급행동도 말했습니다.
    “반노동 반환경 재벌특혜 반도체 법 OUT. 노동권과 기후정의 보장하라!”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기후정의는 결국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책임질 정치의 일입니다.
     
     
     
    이태원참사 3주기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참여 부스(왼), 노동권과 기후정의 보장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홍보물(왼), 팔레스타인 해방과 기후정의 홍보 부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UN 연설이 말잔치가 안 되도록 정부가 기후시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길 바란다. 기후정의 행진에서 나온 기후시민의 6대 요구안을 들어보자.
     
    1. 탈핵·탈화석연료,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행하라.
    2. 성장과 대기업 위한 반도체·AI 산업 육성 재검토,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하라.
    3. 모든 생명의 존엄과 기본권 보장, 사회 공공성 강화하라.
    4.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5. 전쟁과 학살 종식,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 수출 중단하라
    6.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927기후정의 행진 광장은 삶에 이어져 있었습니다. 행진 대열에서 만난 검은 망토를 입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동하던 거대한 인형을 잊을 수 없더군요.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나르는 신화 속 뱃사공 카론입니다. 기후재난과 생태 파괴로 죽어간 존재들과 사회적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퍼포먼스였죠. 여성환경연대 간판 현수막의 질문도 잊히지 않더군요. “그런데 누가 기후 정책을 결정하나요?” 행진 트럭에 붙은 현수막은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모두의 존엄을 보장하라!”라고 외치고 있었고요.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퍼포먼스(왼), 여성환경연대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모두의 존엄 보장 현수막(왼),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기후정의행진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탄소 감축 목표를 세웠다면서도 원전을 늘리고 공공 재생에너지는 손 놓고 있는 정부. 기업은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책임은 사회에 떠넘기니, 피해는 노동자, 농민, 서민에게 전가되는 현실. 신공항 건설, 대규모 개발, 군비 확충에 몰두하는 현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4대강의 거짓말은 과거의 일이기만 할까요?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6만여 명에 달한다죠. 미국과 NATO가 국방비를 계속 늘리니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증가하겠죠.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을 세계 4위로 성장시키고 무기 수출을 확대하려네요. 무기 수출은 생명에 가해잖아요. 신공항 건설은 군사력 확대 아닌가요? 반전과 군축이 기후정의인데,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죠?
     
     
    바로 그 밤 한강 불꽃축제라니
     
    기후정의송을 부른 몇 시간 후였습니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라는 노래가 무색하게도 그 밤에 서울 하늘에 불꽃축제가 있었습니다. 종로구 혜화동에 있던 저는 설마 전쟁이 났나 했어요. 대포 소리 총소리 같은 굉음이 계속 들렸거든요. 60대인 제가 이 정도 공포로 느낀다면, 어린아이들과 노약자들은 어쩌죠? 고요히 잠자던 동물들은요? 아기들이 깨서 자지러지게 울고 잠들지 못하고 보채지 않았을까요?
     
     
     
    불꽃놀이 폐지 서명(왼), 60+기후행동 부스(오) / 사진출처: 빠띠(왼), 에디터 직접 촬영(오)
     
     
    누구 좋으라고 하는 불꽃축제일까요? 기후정의와 멀어도 너무 멀리 먼 길 아닌가요? 불꽃용 화약을 제조하고 팔아 이득을 얻는 사람들 말고 괴로운 이들은 어쩌죠? 인터넷에 “불꽃축제 폐지 서명과 요구안”이 반가웠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요구합니다. 동물과 자연, 그리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주세요. 생태와 건강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축제로 전환해 주세요. 지자체와 기업이 책임 있는 문화 조성을 위해, 불꽃놀이를 포함한 축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해 주세요. 주요 행사에서 불꽃놀이를 전면 중단해 주세요.”
     
     
    

     

     

    #1. 927기후정의 행진 스케치 -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꿀벌

    조회수 130

    2025-10-13
  • 함께 사는 즐거움을 알리고, 더 나은 삶을 상상하며

    나이 듦의 지혜를 배워가고 있는 사회주택 활동가, 김수동(탄탄주택협동조합 이사장)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잃는 경제적 문제를 넘어 한 개인의 삶 전체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재난과 같다. 안식처여야 할 집은 불안과 공포의 공간으로 변한다.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고, 직장 생활이나 학업 등 기본적인 일상조차 유지하기 어렵다.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 소박하게 꿈꾸던 모든 미래 계획이 산산조각 나고, 삶은 오직 사기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법적 싸움으로만 채워진다. 이는 곧바로 정신적 파멸로 이어진다. 피해자들은 극심한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이 생겨 대인관계마저 단절된다. 가장 힘든 것은 '네가 부주의해서 당한 것 아니냐'는 식의 피해자를 탓하는 사회적 시선이다. 도움과 위로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피해자들은 깊은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사기꾼을 잡고 피해를 복구하는 모든 과정을 오롯이 피해자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이들을 더욱 깊은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경기도의 피해현황

    20256월 말 기준으로 전세사기피해지원 특별법상 피해 사실이 인정된 피해자는 총 3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경기도 거주자가 6,657명으로 전국 두 번째로 많다. 20~30대 청년층 피해자가 75%를 차지한다. 20246월부터 20259월까지 약 14개월간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액은 6,664억 원에 달하며, 주로 수원, 화성, 부천, 안산, 용인 등 청년층 주거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의 주요 대규모 전세사기 사례로는 화성 동탄 오피스텔 사기와 수원 다세대주택 사기 사건이 있다. 화성 동탄 사건에서는 임대인 부부가 오피스텔 268채를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여 170억 원의 보증금을 편취했으며, 145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수원에서는 한 임대인 일가족이 수백 건의 피해를 입히고 잠적하여 150건 이상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이들 사건 모두 사회초년생 등 젊은 층이 주요 피해자였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의 탄생

    2023년 초 경기도 화성 동탄 지역에서 대규모 오피스텔 전세사기 사건이 터졌을 때도 막막한 현실 앞에서 피해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외롭고 고립된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화성동탄 전세사기' 167명에 214억 가로채무더기 재판행(출처 : 경기일보)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30629580294

     

    하지만 절망의 자리에 주저앉는 대신 함께 손을 잡고 연대와 협력으로 맞서 보자고 나선 이들이 있었다. ()한국사회주택협회가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피해를 치유하는 모델을 제안했고, 여기에 21명의 피해 당사자와 7명의 사회주택 활동가들이 마음을 모았다. 2023512, ‘피해자는 약자라는 통념을 깨고 당사자들이 직접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는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개인의 고립된 싸움이 아닌 함께 일어서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총회

     

    서두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세사기 피해자는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정신적 고통, 사회에 대한 불신,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이 크다. 그래서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하는 일을 우리는 단순한 피해 '보상'이 아닌 '치유'라 부른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계약한 오피스텔을 가해자로부터 인수했다. 인수한 주택을 10년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임대주택 사업자가 되었다. 다음으로 조합은 조합원들과 시세 90% 이하(HUG 보증보험 가입 기준)로 임대차 계약을 새로이 체결한다. 그리고 10%는 협동조합 출자금으로 약정한다. 이후 장기저리인내자금1)을 조달하여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고, 월세 수익으로 이익잉여금2)을 누적하여 출자금 반환자금을 마련하는 사업모델이다. 조합원들은 역전세가 발생한 만큼 일부 손실(6.5%)을 감수해야 했지만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고 안정적으로 거주하거나 필요시 보증금을 반환받아 퇴거할 수 있었다.

     

    가시밭길을 걷다: 공공의 외면과 불신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길은 이름과 달리 결코 탄탄하지 않았다.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어려움은 서로 믿고 협력해야 할 공공 부문의 차가운 외면과 불신이었다.

     

    경기도 정책자금 연계가 무산되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을 거절했다. 심지어 일부 공공 인사는 사회주택 활동가들을 보조금 헌터라 음해했고, 공공의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조차 탄탄주택협동조합에 대해 부정적인 상담으로 일관했다. 이에 불안을 느낀 한 조합원은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3)을 신청했고, 법원은 해당 여부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수용하여 결과적으로 조합이 임차보증금 미반환 가해자 처지가 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도 조합은 오피스텔 인수 과정에서 14천만원이 넘는 취등록세를 국가에 고스란히 내야 했다.

     

    이처럼 제도의 사각지대와 거버넌스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의 여정은 더욱 고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난관은 보증금 반환을 위한 자금 마련이다. 경기도의 공익 목적 정책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실무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쟁점이 부각되어 결과적으로 무산되었다. 가능한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다행히 우리의 진심은 시민사회의 공감과 함께 사회적 연대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사회적금융 지원,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지역 신협의 협동금융 지원, 그리고 뜻을 함께한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기부와 자문이 더해져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불가능해 보였던 길을 열 수 있었다.

     

    마음치유 100% : 신뢰와 희망의 회복

    설립 2년 만에 탄탄주택협동조합이 이뤄낸 피해 회복률 93.57%는 정부의 특별법은 물론 그 어떤 다른 대안보다 빠르고 실효성 있는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경제적 보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치유사회의 신뢰 회복이다.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 조합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순간이 낯설고 쉽지 않았는데이번 일로, 아직 우리 사회에 누군가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언젠가 받은 마음을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항상 마음 한편에 같은 상처를 받은 분들이 함께 힘내고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다고 우리에게 마음을 전했다.

     

    사회적경제박람회 수상 모습

     

    이는 단순한 경제적 보상을 넘어, 사회적 재난으로 무너졌던 인간관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의 온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 치유의 과정이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조합은 '2024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남은 과제와 새로운 시작

    탄탄주택협동조합의 성공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이 소중한 경험이 더 널리 확산되고 제2, 3의 탄탄주택협동조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성과공유회 및 전세 대책 토론회

     

    무엇보다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을 폄훼하고 불신하기보다, 공공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거버넌스의 복원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협동조합의 활동을 뒷받침할 장기저리의 공급자 금융과 취등록세 등 세제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겪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 상실, 노동력 손실 등 깊은 내상을 지속적으로 보듬는 사회적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사회적 재난 앞에서 개인이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 그러나 함께일 때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희망의 증거이다. 이들의 용기 있는 도전이 더 많은 연대를 이끌어 내고,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고 탄탄하게 만드는 소중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돌이켜보면, 공공의 외면과 불신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던 그 막막했던 시간에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며,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은 기관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렇게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주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 감사드립니다.

     


    1) 장기간 낮은 금리로 빌려줄 수 있으며, 투자자가 단기 수익보다 사회적 가치나 장기 성장을 목표로 기다려주는 성격의 자금

    2) 기업의 순이익 중 배당금이나 자본전입 등으로 주주에게 분배되지 않고 회사 내에 유보된 누적액

    3) 주택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임차인이 법원에 신청하여 임차권 등기를 마치는 제도. 이 등기를 통해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을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음.

     
     
     
     
    [기획] 전세사기 걱정 없는 "탄탄"한 집을 향해!
    탄탄주택협동조합 김수동 이사장

    조회수 359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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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100. 세계의 기업이 무한한 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것처럼, 우리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공공의 가치가 주목받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다양한 청년 공익활동가들의 지속 가능한 활동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는데요. 따라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청년 활동가들의 현실과 미래 가능성을 들여다보기 위한 2025 청년활동가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른바 “N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 간담회였는데요. 그 활기찼던 현장으로 같이 떠나보시죠!
     
     
    청년 활동가 간담회 <지속가능한 공익활동을 위한 질문 -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의 개회사로 문을 열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번 행사는 청년 플로우 2기가 주관하였고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에 관심 있는 30여 명의 청년들이 자리해 주셨습니다. 오늘을 통해 모두가 청년 공익활동 실태와 주요 과제를 도출하고 정서적 교류를 하길 희망하였습니다. 또한 청년 네트워크 구축과 청년 플로우 위원회의 활동도 내실화하기를 목표하였습니다.
     
     
     
    발제
    ● 강필준(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강필준 활동가(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가 "<공익활동가 지수>로 보는 청년 공익활동가의 현실"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이번 간담회는 두 가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먼저 사단법인 시민이 2023년에 연구한 「한국 청년층의 시민사회 공익활동 현황조사」를 통해 청년들이 공익활동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에서 진행한 「2025 공익활동가 지속 가능지수 연구」의 '공익활동가 지수' 항목을 바탕으로 청년 공익활동의 문제점들을 추려 이야기해 보는 토크 자료를 만들었고 청년 플로우 2기 논의의 주요 의제로도 채택하기로 하였습니다.
    발제는 강필준 활동가가 준비한 “<공익활동가 지수>로 보는 청년 공익활동가의 현실”이었는데요. 우선 청년 공익활동가 지표를 통해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경제적 여건(평균 값)에서 급여는 2,170,000원(세전/2025), 부채는 18,270,000원(일반청년x1.5), 주거비용은 월 574,350원이었습니다. 최저임금 미만 활동가는 5명 중 1명, 기대출 평균 이율은 11.7%(시중은행 평균 4%)를 기록하였습니다. 사회적 여건에서 1인 가구 활동가는 65.2%(평균 56.9%), 평균 관계망은 6명(평균 3.7명), 활동 중점 업무는 의제 41%/서비스 58%를 기록하였습니다.
     
    나아가 공익활동가 지수를 토대로 청년 공익활동의 현실을 수치화하여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공익활동가 지속 가능지수는 2020년에서 2025년까지 60점대로 낮은 점수에 머물러있고 특히 청년 활동가는 올해 60.7점(전체 65.4)으로 활동 만족도/동료 관계/역량 등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기록하였습니다.
     
     
    플로어 중 한 명이 공익활동가 지수 측정 항목을 살펴보며 공감 가는 부분을 선별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특히 조직 문화(자율성/의사소통/민주적 의사결정)에서 평균 약 3.65로 전체 집단 중 제일 크게 낮은 점수를 보였습니다. 활동가 정체성/만족도도 가장 많이 하락하고 있는데요. 정체성(사명감/비전/자부심)과 만족도(적극성/지원/발전) 평균 수치는 3.58, 3.64로 전체 집단 중 제일 큰 점수 차이를 보였습니다. 반면 Z세대에 이를수록 급여 만족이 약 3.2점을 기록하며 전체 집단 중 제일 큰 점수 차의 만족도를 보였는데요.
    이를 통해 청년 활동가들의 경제적·사회적·심리적 어려움과 조직문화 과제를 고민하게 됐고 장기적 가능성이 있는 시민운동의 방향성을 마련하는 것에 크게 공감하게 됐습니다. 더 깊은 이야기는 패널토크를 통해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패널토크
    ● 사회자: 최승환(의정부 자연에너지 협동조합)
    ● 패널
    1) 김누리(사회적협동조합 지리산 이음)
    2) 강필준(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3) 유보희(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력팀)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로 패널토크 중 김누리 패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어진 패널/플로어 토크에서는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하기로 하였는데요. 앞서 살펴본 공익활동가 지수를 바탕으로 큰 공감대를 형성한 문항들을 선별해 토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을 Q&A로 정리하였습니다.
     
     
     
    1. 급여 액수는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유보희) 연구 결과에서 만족도가 높아졌어도, 3.0점 대는 여전히 낮은 점수라고 생각해요. 시민운동이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고, 최저임금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단체 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의 특성상 회원이 줄어들면 운영비 부족이라는 한계는 늘 존재해왔어요. 혼자 활동할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삶의 변화를 겪으면서는 적은 급여가 점점 더 크게 다가왔어요.
     
    김누리) 급여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의아했어요. 한편 이해가 되는 건 비영리사업이고 청년의 낮은 연차로 볼 때 만족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 플로어) 노동 인식이 개선되면서 최저임금법을 준수하는 단체가 많아져 급여 만족도가 상승하지 않았을까요?
     
     
    2. 업무의 전체 흐름을 알고 계십니까?
     
    김누리) 일종의 잘 갖춰진 플랫폼이 없어 인수인계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요. 조직문화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지만 보편적인 시민 단체의 문화는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주먹구구식의 일을 지양하고 공통의 목표를 확실히 성립해 장기적으로 조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강필준) 부서를 자주 옮겨 다녀서 업무 전체의 흐름을 익히기 힘든 경우가 많아요. 해결책으로는 서울시NPO지원센터 당시의 ‘활동가 도구상점' 같은 플랫폼이나 다른 중간지원조직의 체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유보희) 소규모 조직에서는 모든 일을 함께 하고 있어서 전체 업무의 흐름을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인원이 적은 거에 비해 1년 치 기존 사업도 많고, 시민단체 특성상 매번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이 추가되면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요.
     
    최승환) 제가 있는 곳은 2명이 속한 단체라 홍보부터 결산까지 업무의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힘에 부칠 때가 있어요.
     
    김누리) 활동 초반에는 또래 동료들과 왠지 비교되거나 특히 피드백을 받지 못할 때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어요. 특히 중간관리자의 애매한 업무 지시 등으로 내 업무 방향과 목표를 상실했을 때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어요. 사수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로 패널토크 중 유보희 패널(왼), 최승환 사회자(오)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 조직문화를 점검하는 공식적인 시간이 있습니까?
     
    강필준) 동행은 3명에서 14명의 조직으로 커진 상태인데요. 최근에 리더십 강의를 내부에서 진행하였는데 담당자도 잘 모르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외부 전문 코치나 단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승환) 보통 5인 이하의 단체들이 많아서 조직 문화가 생략되는 경향이 있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플로어 1) 재단법인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워크숍 등을 통해 미션/비전/핵심가치 등을 점검하고 각 부서/사업처/국 별로 일의 방식을 만듭니다. 컴퓨터 바탕화면 개선 등 아직은 초기지만 시작하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 플로어 2) 일 터질 때만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패널토크와 플로어 토크를 자유발언+오픈채팅방을 통해 이어가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 활동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나요?
     
    강필준) 최소한의 환경 보장이 된다면 청년 활동가들은 자부심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공익 활동은 내가 선택해서 참여하는 거잖아요.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최승환) 개인적으로 활동 단체에 후원금을 낼 때 자부심이 생겨요.
     
    5. 꾸준한 공익 활동을 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최승환) 8년 동안 공익 활동을 하면서 좋은 환경에서 좋은 동료들과 같이 일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강필준) 활동가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웃음) 국정기획 회의 등에서 청년 공익활동가의 이슈가 나와야 하고 사회적으로 관심받고 인정받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누리) 지리산 이음의 ‘변화를 만드는 사람’을 통해 청년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처럼 시민들에게 우리를 알리는 인터뷰나 사례들을 많이 모집하고 싶습니다.
     
    유보희) 공익 활동가도 이제는 직업으로 인정받는 시대에요. 그렇기에 우리의 활동이 노동으로 존중받고 그에 걸맞은 임금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를 위한 사회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해요. 따라서 청년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관련 정책을 청년이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로 패널토크 중 강필준 패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플로어 1) 같은 활동가라는 소속감과 정체성을 가진 네트워크에 참여해 무언가 만들어 냈으면 좋겠어요. 특별법 제정 등의 즉각적인 효능감보다는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플로어 2) 세상에 대한 슬픔, 분노와 같은 감정이 동기부여가 돼 공익 활동을 시작했지만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공익 활동을 기획하는 등에 도움이 되었고 직업으로써의 자부심도 생기게 됐습니다.
     
    + 플로어 3) 사실 공익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관련 대외활동을 하면서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실망감이 들기도 하였고요. 이젠 방향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익 활동을 스펙, 단기 성과물, 급여 등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행동의 본질에 집중해 장기적인 효과를 거뒀으면 좋겠어요.
     
    + 플로어 4) 현실적으로 여전히 남아 있는 시민 단체의 근로계약서 미작성, 임금 미보장, 근로 인식 후퇴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은 있지만 오히려 활동 후 단체보다는 외부에서 더욱 챙겨줄 때 섭섭함이 생기는 것 같아요.
     
    + 플로어 5) 세대가 다른 활동가들하고도 소통해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 주장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을 위해서는 멘토와 멘티처럼 서로의 연결을 통해 지지하고 배우고 공감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간담회에 참여한 플로어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참여자 인터뷰
     
    마지막으로 플로어 세 분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서00(녹색연합), 문**(이천청년정책발전소), 이@@(경실련)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1. 참여하게 된 계기와 꿈꾸는 사회는 무엇인가요?
     
    이@@) 정책 분야와 관련해 센터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아 오게 됐습니다.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많아지는 사회가 오길 바랍니다.
    문**) 이천의 청년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좋은 기회가 있어서 참여하게 됐어요. 후세가 살기 좋은 세상을 바랍니다.
    서00) 활동 지속 법을 고민하다가 오게 됐습니다. 모든 생명이 고통 없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2. ‘공익’은 사회적/자아적 관점에서 어떤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하시나요?
     
    서00) 환경 보존의 사회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자아적으로는 사랑하는 것들과 잘 살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문**) 공익은 청렴, 결백, 봉사의 가치를 지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보람을 느끼기 위함입니다.
    이@@) 공익은 같이 발전하는 공동체 가치가 있습니다. 내면적으로는 스스로 배워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간담회 현장에서 청년활동가들 간의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 공익 활동에 있어 가장 큰 고민과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서00) 임금 미지급과 같은 현실적 문제가 고민됩니다. 이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문**) 급여입니다. 활동이 지속되려면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치를 하거나 영향력 있는 청년 활동가들이 등장했으면 합니다.
    이@@) 세대가 다른 공익활동가들의 소통입니다. 서로 아우르고 화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4. 청플 위원과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을까요?
     
    서00) 청년들이 가볍게 소통하는 네트워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심리 상담도 받아보고 싶어요.
    이@@) 활동가 역량 개발 프로그램이나 다른 단체와 교류하는 기회도 갖고 싶어요.
    문**) 청년이니까 축제 개최와 같은 재밌는 활동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기성세대와 청소년의 중간 역할도 하고 싶어요.
     
    5. 공익활동에 관심이 없는 청년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서00) 따분하고 어려운 것이 아닌 매력적인 활동임을 알려주면 되지 않을까요?
    이@@) 대학생들은 어떠한 가치로 되돌아오는 걸 원할 수 있어요. 사회 문제와 연관 짓는 것도 좋지만 자기 계발 등의 특정한 무언가를 안겨줘야 해요.
    문**) 현실적으로 급여, 재미와 같은 특정한 보상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희소식은 유명화 센터장께서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청년 정책이 더욱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자리를 많이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히셨다는 점인데요. 이 기회를 통해 청년들의 입지가 강화되고 정치(공익) 활동의 주인이 되는 순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미래세대인 이른바 MZ 활동가들이 오랫동안 꿈을 이어가면서 공익 현장도 발전해 세상의 푸른 봄이 사시사철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현장스케치] RE100 시대, 청년 공익활동도 재생할 수 있어요!
    초스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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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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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세 작은도서관 오현정 관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마을활동도 공익이다 시리즈 1]
     
    “마을에서 일 벌이는 여자, 오현정”
    ㅡ도서관부터 ESG 네트워크까지, 그녀가 만드는 연결의 지도
     
     
    “책을 좋아했어요. 술 마시는 대신, 책 읽는 놀이터 하나쯤은 있었으면 했죠.”
     
    서울살이를 접고 화성으로 내려왔을 때, 그는 낯설고도 허전한 마을에 살기 시작했다. 놀이터도, 사람도, 책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만들기로 했다. 작은 도서관 ‘만세 도서관’. 처음엔 ‘내 아이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는데, 정작 아이는 사춘기여서 오지 않았다. 대신 동네 아이들이 왔다. 엄마들이 따라왔다. 그렇게 오현정의 마을살이는 시작됐다.
     
     
    만세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 중인 시니어 봉사자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처음엔 아무도 안 왔어요. 프로그램을 준비해도… 그래서 책을 들고나갔어요. 상인들에게, 주민들에게, 길 위의 사람들에게.”
     
    에코백 하나로 시작한 책 배달은 책수레가 되었고, 이웃과의 대화가 되었고, 결국엔 마을의 얼굴을 바꾸는 손길이 되었다. 벽화도 그렸다. 각국의 국기를 함께 그리고, 쓰레기가 넘치던 길목에 맥문동을 심었다. “남의 나라 국기 아래엔 쓰레기를 못 버릴 테니까요.” 농담 같지만, 깊은 배려가 깃든 전략이었다. 그렇게 쌓인 이야기는 마을을 바꾸고, 활동가들을 모았고, 네트워크가 되었다. 오현정은 화성 마을만들기네트워크의 사무국장을 거쳐 운영위원장을 지냈고, 지금은 경기도 마을만들기네트워크의 상임대표로 활동 중이다.
     
    “어떤 정권이 바뀌었고, 갑자기 마을공동체센터를 직영하겠다고 했어요. 그때 우리 활동가들이 직접 시장실에 들어가 담판을 지었죠. 성명서에 주민들의 이름을 담아.”
    시민이 행정을 견인한 순간이었다.
     
     
    깨끗한 마을 만들기 활동 홍보 배너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그녀는 공모사업을 ‘포기’한 적도 있다.
     
    사업비를 위해 하려던 일을 거꾸로 맞추고 있는 나를 보게 되면, 우리는 방향을 잃어요. 그래서 기꺼이 포기했어요. 우리가 갑이에요. 활동가들이요.” 그 말에선 단호함과 자유가 동시에 들렸다.
     
    화성은 도농복합 도시다. 아파트 단지의 촘촘한 네트워크와 농촌의 오랜 단연차들이 교차한다. 그는 이 복합성 안에서 마을마다의 고유한 결을 존중하며, 소외되지 않도록 손을 뻗는다. 그리고 지금, 그는 ESG 시민네트워크를 구상하고 있다. 행정과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테이블에 앉는 구조다. “기업의 사회 공헌과 시민단체의 실천이 연결되면, 활동가에게도 인건비가 생기고, 시민 기금도 자라나요. 우리가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어요.”
     
     
    마을 속 SDGs 활동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오현정의 활동엔 늘 ‘사람’이 있다.
     
    상처도, 회복도, 시작도, 모두 사람에서 온다. 유방암 수술 이후, 활동을 쉬었을 때도 “동료들이 매일 집에 와서 밥을 먹여줬어요. 그 덕에 금방 나았죠.” 가끔은 번아웃이 오기도 한다.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곁에서 “같이 하자"라고 말해주는 동료가 있어 다시 일어난다.
     
    마을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회의할 땐 다들 고래고래 소리 지르지만, 끝나면 ‘밥 먹자’고 해요. 그게 마을이에요.”
    갈등을 모른 척하지 않고, 회의실에서 풀고, 안 되면 내려놓는다. “우리가 돈 벌려고 하는 일 아니잖아요. 안 하면 그만이죠.”
     
    그가 꿈꾸는 건,
     
    서로 돌보는 마을. “셰어하우스요. 각자 방은 있지만, 공유 부엌에서 함께 밥 먹고, 안 오면 ‘왜 안 와?’ 하고 연락해 주는. 그런 곳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평생교육협동조합도 준비 중이다. 나이와 경력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배움으로 성취를 느끼게 하는 곳. “시니어가 아이들을 돌보고, 아이들이 마을을 배우는 곳.” 
     
     
     
    작은 도서관에서 시작해, 평생교육대상 수상자이자 마을 정책 기획자까지. 하지만 그는 말한다. “처음엔, 그냥 내가 놀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고민은 안 해도 돼요. 그냥 시작하면 돼요. 실패하면 포기해도 돼요. 그걸로 충분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친 활동가들에게 말한다.
    “쉬어도 돼요. 마을은 혼자 지키는 게 아니에요. 내가 없어도 누군가는 지켜줄 거예요. 이미 만들어놓았으니까, 그걸로 충분해요.”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마을에서 일 벌이는 여자, 오현정
    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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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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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구미 건설현장 온열질환 산재 사망, 진상규명·재발방재대책 촉구 기자회견'사진 / 출처: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2025년 7월 7일, 경북 구미시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20대 베트남 국적 이주노동자가 폭염 속에서 쓰러져 끝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구미 지역에는 35도를 웃도는 폭염 특보가 발효되어 있었으며, 체감온도는 40도를 넘는 등 매우 위험한 작업 환경이었습니다. 사망한 노동자는 낮 1시 이후 작업을 중단한 한국인 노동자들과 달리 오후 4시까지 작업을 지속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는 작업 도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동료들이 신고해 119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병원 이송 도중 사망하였습니다. 병원 측은 체온이 40.2도에 달했으며, 급성 온열질환으로 인한 심장 쇼크와 호흡 곤란이 사망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산재 사고를 넘어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구조적 차별과 인권 사각지대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장은 '폭염 시 야외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고용노동부의 지침을 일부 이행했지만,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이를 철저히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내국인 노동자와의 작업 시간 차별이 있었고, 현장에서 냉방 장비나 충분한 휴식처 등 기본적인 보호 장비도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 노동자는 고용허가제 하에 단기계약으로 체류 중이었으며, 한국어 소통이 어려워 작업 지시나 안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폭염 경보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나 사업주는 그에게 제대로 된 휴식이나 대체 작업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노동계에서는 이를 명백한 인권 침해 사례로 보고 있으며,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이주노동자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소모품'처럼 다뤄지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건설업, 농축산업, 제조업 등 고위험 분야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낮은 임금, 장시간 노동, 안전장비 부족, 언어 장벽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이는 온열질환이나 안전사고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노동시간·환경 기준을 국내 노동자와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며, 특히 재난 상황에서는 이들의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노동계 또한 “사업장 변경 제한 등 구조적인 억압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 한, 이주노동자의 죽음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단순히 폭염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 제도적·구조적 차별 속에서 이주노동자의 생명이 방치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 제도 개선과 현장 점검 강화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 이동노동자 인권 증진을 위한 주요 정책
     
    가. 이주노동자 인권 보장 정책토론회
    2025년 7월 17일,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와 전남노동권익센터는 광주광역시청 대회의실에서 ‘이주노동자 인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전국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토론회에서는 특히 ‘사업장 변경 제한 제도’의 구조적 문제점이 집중 조명되었습니다. 한국의 고용허가제 하에서 이주노동자는 원칙적으로 사업장을 변경할 수 없으며, 이는 ILO(국제노동기구)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반복적으로 지적해 온 문제입니다. 발제자들은 이러한 제도가 이주노동자를 ‘사업주에게 종속된 신분’으로 만들며, 강제노동과 다름없는 현실을 초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주노동자의 여권을 압수하거나, 이직을 막기 위해 협박·감금을 동반한 사례들이 현장 사례로 공유되었고, 이는 명백한 국제 인권 기준 위반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법적·제도적 개선안이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이주노동자를 단순노동력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실질적 보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나. 지역 참여형 권익 증진 사업
    경기도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는 2025년 ‘지역 참여형 이주노동자 권익증진 사업’을 통해 이동노동자의 권리 보호와 정착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민간단체, 노동조합, 이주 단체 등 지역사회 주체들과 협력하여 이주노동자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경기도는 특히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에 ‘현장 상담소’를 운영하여 노동권 침해 사례를 직접 접수하고, 전문 상담사와 통역사를 배치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용 안정성 강화, 산재 처리 지원, 의료 지원, 주거 안전점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해당 사업은 중앙정부의 정책과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지역 현실에 맞는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특히 공공기관의 접근성이 낮은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포괄적 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 전국 단위 요구안 및 연대 활동
    2025년 5월 노동절을 전후해, 이주노동자 단체들과 민주노총은 공동으로 ‘이주노동자 10대 정책 요구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요구안은 현재 이주노동자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포괄적으로 반영하며, 실질적인 제도 개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주요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업장 변경의 자유 보장, 임금 체불 방지 및 강제 송금 폐지, 안전한 기숙사 제공, 산업안전 규정의 실효성 확보, 체류권 보장 및 추방 위협 중단, 이주노동자 전담 상담소 확충, 모국어 통역 시스템 구축, 폭력·성희롱 피해자 보호 체계 마련, 노동조합 가입 권리 보장, 공공의료 접근성 확대 등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이 같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대규모 집회, 캠페인, 국제 연대 활동도 벌이고 있으며,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 인권이사회에도 관련 실태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과의 연대는 이주노동자 이슈를 ‘주류 노동운동’의 핵심 의제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의 관심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정부·지자체 대책
     
    가. 고용노동부 폭염 안전 특별대책반 운영
    2025년 7월 9일, 고용노동부는 여름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됨에 따라 건설업·물류업·조선업 등 야외 고위험 사업장을 대상으로 ‘폭염 안전 특별대책반’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기후 변화로 인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극심한 더위와, 이로 인한 온열질환 사고가 우려되면서 마련된 조치입니다. 특별대책반은 전국 주요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2시간마다 최소 20분 이상 휴식”과 같은 기본 안전 수칙의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감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침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폭염 시 근로자 건강보호 지침’에 근거한 것으로, 실외 노동자들의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열사병 등의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또한, 대책반은 33도 이상 기온이 지속될 경우 적용되는 ‘폭염특별안전관리지침’의 준수 여부를 중점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 지침은 고온 시 작업시간 단축, 냉방 휴게시설 제공, 작업장 내 냉방장비 운영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이행 시 과태료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됩니다. 아울러,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질식 재해 가능성도 동시에 점검하고 있어, 폭염 외 위험요소에 대한 복합적 대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 예산 및 물품 지원 확대
    정부는 폭염 대응을 위한 현장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예산도 대폭 확대하였습니다. 기존의 폭염 대응 예산 200억 원에 더해, 2025년에는 추가로 150억 원을 확보하여 총 35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을 우선 대상으로 하여 이동식 에어컨, 제빙기, 산업용 선풍기 등 폭염 대응 장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장비는 7월 말까지 각 현장에 배치될 예정입니다. 또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원콜(One-Call)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요청 시 현장에 필요한 안전장비를 신속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단순한 장비 제공을 넘어, 산소·가스 측정기, 환기 시스템, 개인 호흡보호구 등 현장 특성에 따른 맞춤형 안전장비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아울러 산업안전공단은 이동노동자, 이주노동자 등 폭염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노동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우선 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작업 특성과 건강 상태를 고려한 폭염 대응 매뉴얼도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대응은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산업안전 체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성
     
    그렇다면 앞으로 더 무더워질 날씨에 발맞추어 이동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바뀌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2025년 여름, 경북 구미에서 이주노동자가 폭염 중 사망한 사건은 단순한 산재가 아닌, 한국 노동 현장의 구조적 차별과 인권 부재를 드러낸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고용노동부의 특별대책반 운영, 폭염 장비 지원 확대 등 다각적인 대응에 나섰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제도 변화는 미비합니다. 특히 이주노동자와 이동노동자는 고용형태나 체류 신분에 따라 폭염에도 차별적 처우를 받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단순한 관리 부실이 아닌 인권의 문제입니다.
     
    우선적으로, 폭염 고위험 노동자에 대한 법적 보호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현재의 폭염 지침은 권고 수준에 불과하여, 사용자의 자율에 맡겨지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이를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에 명시하고, 일정 온도 이상에서는 의무적인 작업 중지와 냉방 휴식 제공을 법적으로 강제해야 합니다. 플랫폼 노동자와 여성 이주노동자처럼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도 포함한 법적 보호의 범위 확대가 필요합니다.
     
    둘째, 현장 인권 감시 체계의 실질화가 요구됩니다. 노동 감독관의 인원 및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특히 이주노동자 밀집 사업장에는 외국어 통역 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이 상시 투입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노동자 본인의 참여가 보장된 작업환경 감시 체계를 도입하여, 일방적 점검이 아닌 협력형 안전 관리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고용허가제를 비롯한 제도 개혁을 통해 이주노동자 인권보호를 제도화해야 합니다. 사업장 변경 제한은 이주노동자를 ‘신분 종속’ 상태로 몰아넣는 구조로, ILO 협약과 국제 인권 기준에 어긋납니다. 체류권 보장, 자유로운 직장 이동, 폭력·착취 피해자 보호 체계 마련 등 실질적인 권리 보장이 이뤄져야 하며, 이에 대한 이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할 국가 차원의 기구 마련도 시급합니다.
     
    넷째, 온열질환 대응 인프라의 지속적 확충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생수나 제빙기 제공을 넘어, 이동노동자들이 실질적으로 접근 가능한 ‘휴식처’, ‘그늘막’, ‘응급의료체계’ 등을 공공 인프라로 확보해야 합니다. 서울시의 생수 나눔 캠페인처럼 지역 특화 대응도 중요하지만,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준과 예산 지원 체계가 병행되어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폭염 대응 논의는 기후 위기 시대 노동권 보호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노동자의 건강은 생명’이라는 원칙 아래, 단기적인 재난 대응을 넘어서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산업안전 기준과 노동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의 관점에서 기후정책과 노동정책을 통합하는 접근이 요구됩니다. 더 이상 이주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조적 개혁과 인권 중심의 정책 설계가 절실합니다.
    

     

     

    “일하다 죽었다”…노동자에게 여름은 왜 더 치명적인가
    주야

    조회수 2966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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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살아가며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질문을 떠올립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이 사회는 왜 이렇게 돌아가는 걸까?”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이런 질문들은 쉽게 묻혀버립니다. 혹은 답을 찾기도 전에 “그런 게 뭐가 중요해”라는 말에 스스로 입을 닫아버리기도 하고요. 때로는 이런 고민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만큼 팍팍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경기도 안산에서 진행된 ‘청년질문학교’는 그런 질문을 마음껏 꺼내놓을 수 있는 곳입니다. 누구도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함께 고민하며 ‘질문하는 태도’를 배워보는 자리입니다. 정답을 찾기보다 질문을 잊지 않는 것, 그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청년질문학교 시즌4 안내 표지판(왼), 굿즈(질문&스티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올해로 4번째를 맞는 ‘청년질문학교 시즌4’는 “내가 만들 다정한 세계에서”라는 부제를 달고 진행됐습니다. 이번 청년질문학교는 ‘평등평화세상 온다’라는 단체가 주최했는데요. 6월 20일부터 7월 4일까지 3주 동안 매주 금요일 저녁, 청년들이 모여 강연을 듣고, 이야기 나누고,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 프로그램으로는 7월 12일부터 13일까지, 경기도 화성의 용주사에서 1박 2일 템플스테이도 함께 했습니다.
     
    이번 시즌의 주제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평화”였습니다. ‘평등평화세상 온다’의 임윤희 사무국장은 청년질문학교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전쟁과 혐오, 배제와 고립의 시대에 살고 있어요. 이런 현실 속에서 ‘평화’는 멀리 있는 거창한 이상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지금 여기서 시작할 수 있는 삶의 ‘방식’입니다. 나의 평화는 타인의 평화와 연결되어 있고, 작은 질문 하나가 함께 살아갈 사회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강연을 통해 다양한 평화의 얼굴을 만났는데요. 광장과 연대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배제 없는 사회를 상상해 보기도 하고, 전쟁 없는 일상을 꿈꾸며 일상과 평화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우리 사회 구조 속에 무수히 존재하는 외로움을 직시하고, 그 상황들을 끊어내기 위해 시도하는 새로운 시선을 모색해 보기도 했어요.”라고 청년질문학교에서 준비한 강연들에 관해 설명해 주기도 했습니다.
     
     
     
    청년질문학교 시즌4 1강 '정보라 작가' / 사진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3주 동안 진행된 청년질문학교의 강연도 참 흥미로웠습니다. 첫 번째 시간(6월 20일)에는 소설가 정보라 작가가 함께했습니다. 『다시 만날 세계에서』, 『아무튼 데모』, 『저주 토끼』 등의 여러 작품을 통해 혐오와 차별, 그리고 평화의 감각을 전해온 정보라 작가가, 청년들과 함께 “우리가 만드는 다정한 세계”를 주제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이 모든 소수자성과 취약성과 교차성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포용하고 이 모든 다양성을 보호해야 한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남의 인생을 다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 존재하니까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이번 청년질문학교의 특징 중 하나는, 강연이 시작되기 전에 강연자가 직접 쓴 책의 한 구절을 함께 낭독하는 시간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첫 시간에는 정보라 작가의 『다시 만날 세계에서』의 한 부분을 공유했습니다.
     
    정보라 작가는 ‘연대의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노동자들의 고공농성, 소수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 등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연대의 모습들을 나누며, ‘연대’라는 것이 멀리 있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강연을 통해 ‘다정한 세계’와 ‘연대’에 대해 새롭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청년질문학교 시즌4 2강 '이용석 작가' / 사진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두 번째 시간(6월 27일)에는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평화는 처음이라』를 쓴 이용석 작가가 청년들을 만나 “우리의 일상과 전쟁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옥분 할머니가 영어를 배워야 했던 이유는 바로, 전쟁 때 겪은 일을 국제사회에 증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옥분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 ‘위안부’였습니다. 평소 ‘위안부’였던 과거를 숨기고 살아왔지만 절친한 친구이자 아픈 과거를 공유한 정심이 쓰러지자, 정심을 대신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위안부’로 끌고 간 여성들에게 저지른 끔찍한 전쟁범죄를 증언하기 위해 나섭니다. 미국 의회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영어로 떳떳하고 당당하게 증언하는 장면은 몇 번을 다시 봐도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적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강의를 시작하며 이용석 작가의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의 한 부분을 낭독했습니다. 바로 ‘옥분 할머니’의 이야기였습니다. 이용석 작가는 전쟁과 평화를 거창한 이야기로만 다루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전쟁들이 우리와 얼마나 가까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려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전쟁에 쓰일 무기들을 지원하고 있고, 우리는 그 무기를 만드는 기업의 제품을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도 전해주었습니다. 이날 강연을 통해 참가자들은 평화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문제라는 것을 질문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년질문학교 시즌4 3강 '턱괴는여자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마지막 세 번째 강연(7월 4일)에는 ‘턱괴는여자들’의 정수경·송근영 대표가 함께했습니다. ‘턱괴는여자들’은 인문학과 공감 능력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으며 연구하고, 책을 쓰고, 전시를 기획하는 팀입니다. 이날 강연의 제목은 “서로 마주 보며 오래된 소외 끊기”였습니다
     
    “이제 외로움의 땅을 파헤치는 여정을 시작한다. 외로움의 구조를 읽어내고, 그 원인을 개인에게 전가하던 단편적인 구조를 읽어내고, 그 원인을 개인에게 전가하던 단편적인 관례를 끊어내며, 외로움을 형성하는 단단한 토대에 끼어들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맑은 눈의 연대를 도모한다.”
     
    강연의 시작은 역시 책 낭독으로 열었습니다. ‘턱괴는여자들’의 책,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의 한 구절을 함께 읽었습니다. 강연은 “과연 외로움은 개인적인 감정일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세상의 다양한 외로움을 조명했습니다. ‘턱괴는여자들’은 외로움을 사회구조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나누었습니다. 브라질의 사진가 카로우 셰지아크가 양로시설의 노인들을 찍은 사진을 함께 보며, 외로움이 단순한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문제라는 사실을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우리 모두는, 특히 이 시대의 청년들은 관계에서도, 일터에서도, 세상에서도 ‘평화’보다는 구조적인 폭력과 소외, 혐오와 차별 속에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런 일들은 뉴스 속에서만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지요. 청년질문학교는 그런 문제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누구나 질문하고, 쓰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자신과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갔습니다.
     
     
    청년질문학교 시즌4 강사 저서 전시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청년질문학교 시즌4 템플스테이 / 사진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청년질문학교는 앞으로 어떤 질문을 이어가게 될까요? 이에 대해 ‘평등평화세상 온다’의 임윤희 사무국장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평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마주하고, 질문을 통해 나와 사회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앞으로는 그 질문을 우리 삶으로 옮겨보려 해요.
     
    참가자들과 함께 템플스테이를 하며 일상의 속도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개인의 평화를 되짚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리고 이제는 그 경험과 질문을 담아 에세이집을 만들 예정입니다. 각각의 에세이는 질문에서 시작된 여정의 기록이 될 거예요. 나의 평화가 사회의 평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글을 통해 그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다가오는 8월 23일(토) 오후 4시, ‘평등평화세상 온다’ 공간에서 ‘청년질문학교 시즌4 에세이집 출판기념회’도 열린다고 하니 함께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정말 필요한 건 정답을 강요하는 사회가 아니라, 질문을 품고 살아도 괜찮은 사회가 아닐까요? 안산에서 매년 이어지고 있는 ‘청년질문학교’는 그 소중한 ‘시작’을 청년들에게 건네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 작은 질문 하나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질문해도 될까요?”
    레지스타

    조회수 794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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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복지홈, 삶을 바꾸는 새로운 실험의 장
     
    사진1_공간복지홈개관식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지난 6월 27일, 경기 남양주시 다산 포레스트 2단지에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름은 ‘공간복지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복지시설’과는 전혀 다른 얼굴의 소통과 쉼의 공간이었다.
     
    공간복지홈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추진한 모델로, 공공임대주택 단지 내 유휴공간을 커뮤니티 중심의 복지 플랫폼으로 전환한 공간이다. 다산 포레스트 2단지에는 약 90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데, 고령자 복지주택(116세대)을 비롯해 노인복지관, 경로당 등과도 가까워 세대 통합형 복지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공간의 진짜 의미는 ‘주민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가는 구조’에 있다.
     
    입주자들이 단순히 이용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함께 설계하고 운영하며, 지역 내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주체가 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재는 협동조합 세 곳이 참여하여,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속가능한 복지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지역 커뮤니티의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공간복지홈의 대표 공간 중 하나는 ‘다산38국수’다.
    
    사진2_다산38국수
     
    
    ‘국수나무’ 브랜드로 잘 알려진 미나리협동조합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3,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제공한다. 벌써 지역 맛집으로 알려져 평일 점심시간이면 긴 줄이 늘어선다.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주민과 근로자들도 찾아오는 곳이 되었다. 단순한 식당이 아닌, 대화와 만남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식당 맞은편에는 ‘오늘도가게’라는 공유가게가 자리하고 있다. 남양주 별내동의 협동상회협동조합이 운영을 맡았으며, 지역 생산품과 간단한 먹거리를 상시 판매하고 있다.
     
     
    
    사진3_오늘도가게
     
    
    오늘도가게에서는 오픈채팅 기반의 공동구매 플랫폼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필요한 물건을 제안하고 함께 구매함으로써 생활비는 줄이고, 관계는 키워가는 방식을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이름부터 감각적인 ‘지구한조각’은 환경과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체험 공간이다.
    
     
    사진4_지구한조각
     
     
    운영 주체는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으로 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아파트인 ‘위스테이별내’를 기획·운영해온 협동조합이다. 이 공간에서는 환경 워크숍, 제로웨이스트 체험, 소규모 주민 모임 등 지역의 가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내 손안에 작은 정원, 나의 작은 지구조각’이라는 반려 식물 분재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가 어우러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5_분재워크숍
     
    
    이 공간을 대표하여 운영하고 있는 그린디자이너 이경래 작가는, “이곳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삶의 녹색 터전’입니다. 자연의 섬세한 변화와 주민들의 일상이 맞닿아, 서로를 보살피고 존중하는 커뮤니티가 자라납니다. 작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마을의 숨결이 되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경험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전하였다.
     
    이 작가의 말처럼 공간복지홈은 도시 환경 속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적 쉼터로도 기능하고 있다.
     
    그중 옥상정원은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주민들에게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녹색 휴식 공간을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넓은 옥상 정원은 주민들이 자유롭게 산책하거나 바람을 쐴 수 있는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다. 추후 이곳은 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과 지역 농산물을 소개하는 마을 장터가 열리고, 마을 정원사를 양성하는 귀한 교육의 장이 될 예정이다.
     
    또한, 눈길을 끈 건 건물 외벽에 설치된 ‘수직정원’이다. GH는 스마트 환경연동시스템(SGIS)을 도입해 온도, 습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의 수치를 실시간 감지하고 정원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한다.
    
     
    사진6_수직정원
     
    
    이는 단순한 장식이나 상징을 넘어서 도시 기후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친환경 설계 요소로 기능하고 있으며, 외벽 온도 저감, 공기질 개선 등 실제 측정 가능한 결과를 낳고 있다.
     
    공간복지홈은 아직 실험 중인 공간이다.
    이곳은 ‘복지’를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식사, 장 보기, 대화, 체험, 쉼’과 같이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더 깊고, 따뜻하게 연결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 복지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 가까이에서 살아 숨 쉬며, 보다 쉽게 다가올 것이다.
    
     

     
     
     
    다산에 생긴 따뜻한 동네 사랑방, 공간복지홈
    미리내

    조회수 427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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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 만의 국민연금 개혁, 그 의미와 과제 : 국가와 사회의 존재 이유

     

    제갈현숙(한신대학교 강사)

      대한민국은 노인을 위한 나라일까?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본 사람보다 보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인구에 회자했고, 무엇보다 제목이 담고 있는 강렬함으로 한 번 듣게 되면 잊기 어렵다. 영화의 제목처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어떤 나라이고, 대한민국은 그런 국가가 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노인빈곤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했던 2009년부터 한국은 줄곧 1위를 차지해 왔다. 최근 발표된 노인빈곤율은 38.2%(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빈곤층에 속한다. 눈부신 경제성장과 K-컬처로 부상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는 상당히 모순되는 우리 사회의 이면이다.

    누구든 노인이 되고, 노인이 되면 소득 활동에 제한이 온다. 사회적으로는 은퇴가 강요되고, 새로운 일자리는 구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신체적 노화로 마음먹은 대로 일하기도 어렵다. 사회적, 신체적 배경으로 노인이 되면, 대다수 사람은 소득단절에 직면하고, 소득이 단절되면 누구든 빈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산업화와 함께 발전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생산성 높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서 고령 노동자 퇴출을 요구했고, 이를 위해서 노년기 소득단절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필요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은 고령 노동자 퇴출을 위해 퇴직제도를 본격화하면서,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공적 연금제도를 보편화하기 시작했다. 즉 퇴직이라는 강제 규정은 퇴직 이후의 소득보장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전제로, 국가가 공적연금제도를 운영해야 하는 배경이 됐다.

    노인을 위한 나라의 출발은 공적연금제도를 통해 적어도 노인 빈곤을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국가의 책임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높은 노인빈곤율을 보면,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여전히 매우 부족하다.

     

    국민연금이 내 돈 내 산또는 적금이라고요?

     

    국가가 국민연금을 운영하는 목적은 노후 빈곤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노후 빈곤 예방을 위해 국민연금 급여를 통해 보장돼야 할 소득수준은 어느 정도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재정 방식은 어떻게 돼야 할지가 가장 제도의 핵심축이 된다. 국민연금은 사회보험방식으로 운영한다. 대부분 국가에서도 사회보험방식으로 공적연금을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처럼 GDP2/3 이상인 1,200조 원 이상을 연금기금을 적립하지 않는다.

    사회보험은 민간보험과 다르게 각자가 낸 보험료만큼을 급여로 지급하지 않는다. 그 대신 소득대체율을 적용해서, 모든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 대비 연금급여 수령액의 비율을 사회적으로 정한다. 이번 개혁 이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0%, 은퇴 전 월평균 소득이 200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80만 원을 보장하는 것이다. 즉 급여 수준을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확정급여(Defined Benefit) 제도이다. 그러므로 가입자 각자가 낸 보험료 총액과 받게 될 급여 수준은 직접 관련되지 않고, 전체 경제활동 상태가 중요하다. 한 사회에서 일정 나이에 이르러, 소득 활동을 하게 되면 강제적으로 공적연금에 가입되고, 사회가 파괴되지 않는 한 새로운 가입자와 새로운 수급자는 연속해서 발생한다. 그러므로 경제활동을 하는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기반으로 연금 수급자에게 급여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필요 재정 이상의 재원을 적립할 필요가 없다. 한국의 건강보험처럼 대다수 국가는 연금기금을 적립하지 않고 그 해 필요한 재원을 걷어서 바로 지급한다. 그러므로 많은 미디어에서 국민연금을 내 돈, 내 산처럼 또는 적금처럼 취급하는 것은,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의도적인 혼란 야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은 국회와 정부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3차 국민연금 개혁, 왜 오래 걸렸을까?

     

    대통령선거 전인 320, 국회는 지난 3년간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국민연금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198810인 이상 사업장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시작됐던 국민연금은 1998년과 2007년 두 차례 개혁 이후 18년 만에 제도적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1, 2차 연금개혁은 제도가 시행된 이후 매우 빠르게 진행됐던 반면, 3차 국민연금 개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차이는 이전 두 번의 연금개혁이 모두 소득보장은 축소하면서 보험료만 인상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고, 그 결과 노후 빈곤 예방에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다는 비판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선 두 차례의 연금개혁을 통해 보험료율은 3%에서 현재 9%로 세 배 인상됐지만, 소득대체율은 70%에서 40%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서 초기 제도 유입을 위해 낮게 설정했던 보험료 수준이 정상화됐고, 더 인상해야 한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그러나 제도 도입 20년 만에 소득대체율을 이렇게 낮춘 국가는 이례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인하지 않는다. 그 결과 한국의 공적연금은 OECD 국가 중 낮은 소득대체율 국가에 머물고 있다. OECD 회원국 평균 소득대체율은 50%를 넘지만, 한국은 31.2%19.5% 낮다. 두 번에 걸친 소득대체율 인하 조치로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 빈곤 예방은 어려워졌다.

     

    : 평균소득자 기준의 의무연금(mandatory schemes: 공적연금+의무민간연금) 제도의 소득대체율로,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가정함.

       자료: OECD(2023), Pension at a glance 2023

     

    낮은 소득대체율은 결국 급여 적정성으로 연결된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73.7%60만 원 미만의 저급여 상태에 머물고 있다. 기초연금을 추가하더라도 노후최소생활비에 도달하지 못한다.

     

    : 국민연금 공표통계(2023. 11월 말 기준)

     

    이러한 이유로 3차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 사항을 소득보장 강화를 위한 소득대체율 인상과 적립 기금의 규모를 국민연금의 안정으로 보면서 소득대체율은 더 낮추고 보험료율을 인상하자는 의견으로 갈리며 대립해왔다. 이에 지난해 국회에서는 연금개혁 최초로 시민대표단을 조직하면서 연금개혁 공론화를 추진했다.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두 입장에 대해 시민들은 똑같은 조건에서 학습하고 토론하면서, “더 내고(보험료율 13%), 더 받는(소득대체율 50%)” 개혁안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윤석열 내란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새롭게 정부안을 내면서, 세대 간 갈등을 조장했다. 1년 넘는 사회적 쟁점은 올해 국회 협의를 통해 표면상 더 내고, 더 받는연금개혁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보험료는 9%에서 13%44.4% 인상됐지만, 소득대체율은 40%에서 43%7.5% 상향됐을 뿐이다. 이러한 개혁은 시민대표단의 결정과는 상당한 거리가 존재한다.

     

    국민연금 개혁은 계속될 테지만, 어떻게?

     

    3차 연금개혁이 단행된 이후 당시 일부 언론과 대통령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세대 갈등의 불씨가 더욱 지펴졌다. 이번 개혁을 통해 기성세대가 더 많이 받고, 청년세대는 덜 받게 됐다는 불공정 시비였다. 이 시비를 가리기 위해서 먼저 소득대체율 하락 과정을 봐야 한다.

    1차 개혁으로 70%에서 60%로 축소, 2차 개혁으로 50%로 하락시킨 후, 2028년까지 매해 0.5%씩 하락시켜 40%까지 낮추도록 했다. 이는 뒤집어 보면, 1970년생 이상은 국민연금 시행과 동시에 가입할 수 있었고, 그러므로 소득대체율이 높았던 시기의 적용을 받으므로 최근 가입자에 비대 소득대체율이 높은 편이다. 바로 이 점을 시민대표단은 중요하게 봤다. 현세대 노인 빈곤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 즉 청년세대의 노인 빈곤을 줄이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득대체율 상향이 정답이 된다. 소득대체율이 43%가 아니라 50%로 상향될 때, 노후최소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제10차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노후최소생활비는 월 1361천 원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43%일 때 급여액 평균은 1195천 원으로 최소생활비에 미치지 못하지만, 소득대체율 50%로 상향하면 급여액 평균은 139만 원으로 최소생활비를 달성하게 된다. 소득대체율 50%로 상향할 때, 실제 혜택을 받게 되는 세대는 50대 이상이 아니라, 보험료 기여 기간이 많이 남은 청년세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언론과 일부 정치인들은 이러한 측면을 부각하지 않고, 단지 보험료 총액과 급여액 총액만 단순 비교하며 세대 간 위화감을 조성했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은 세대 내 연대(계층 간 재분배)뿐만 아니라, 세대 간 연대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이 된다. 그런데 재정을 둘러싸고 세대 간 연대보다는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국가는 내가 노인이 돼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를 불식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키워왔다. 대한민국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국민연금은 중단될 수 없다. 또한 연금기금이 설혹 고갈돼도, 이는 국민연금 중단과 관련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공적연금을 운영해 온 독일에서 나치 정권은 전쟁을 일으키며, 적립됐던 기금을 모두 탕진했지만, 현재까지 연금제도는 잘 유지되고 있다. 대신 전쟁 후 적립식 재정 운용에서 부과식, 즉 한 해에 지출된 재원을 가입자에게 걷어서 그 해 지급하도록 개혁했다. 이는 국가가 노후소득 자금을 멋대로 사용하거나, 거대 기금으로 국민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개혁으로 평가됐다. 독일의 연금기금은 총급여의 한 달 정도의 규모보다 적게 적립되어 운영한다. 독일제도에 비추어 보면, 국민연금기금은 거대규모로 2064년까지 유지될 뿐만 아니라(기금 유지를 위한 개혁 지속), 보험료의 급격한 인상을 완충해 줄 수 있다. , 국민연금기금은 제도를 좌우하는 키가 아니라, 보험료 인상을 조절해 줄 수 있는 완충 기금 또는 준비금적 성격을 띤다. 이 오해를 국가가 제대로 풀 때, 청년들의 불안은 연대로 전환될 수 있다.

    당장 적은 소득과 월급으로 사회보험료를 내는 게 부담되기도 한다. 그러나 만약 국민연금제도가 강제 가입이 아니라면, 우선 절반의 재정 책임을 지고 있는 기업은 당장 사회보험료를 거부할 수 있다. 또한 시민들도 인생의 다양한 질곡에서 먼 미래의 보장을 위해 현재 보험료 기여를 피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개인 투자나 개인연금으로 시장을 통한 상품계약으로 진행될 경우, 시장의 위험 요소를 개인이 감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일정 소득 이상이 되지 못할 경우, 미래를 위한 대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연금이 제도화되기 이전 세대는 노후를 위한 준비가 불가능했다. 그때보다 경제가 발전했으므로 개인의 상황이 좋아졌다고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임금노동자 8명 중 1명이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이고, 5명 중 1명은 200만 원 미만 임금을 받고 있다. 즉 노후소득 보장은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일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서 국가와 사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간 사회적 부양제도에 국가가 소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한국 사회는 초저출생이 심화되었고,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인간에 대한 존엄이 노후까지 보장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 빈곤 예방이 실현돼야 한다. 이에 대한 국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감시가 절실하다

    [기획]18년 만의 국민연금개혁, 그 의미와 과제 국가와 사회의 존재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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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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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2일 목요일 오전 10시. 더함 파크에서 열린 공익활동가 학교 전문가 과정 입학식에 다녀왔습니다. ‘공익 활동’이라는 단어는 익숙했지만, 뒤에 붙는 ‘전문가’라는 말에 저는 개인적으로 호기심이 생겼는데요. 공익 활동의 전문가 과정이란 어떤 프로그램일지,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일지 궁금한 마음을 안고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들어가자마자 눈에 띄었던 것은 ‘공교히’라는 단어였습니다. 우리에게는 보통 ‘공교롭다’라는 말로 익숙한데요. ‘공교히’는 이번 공익활동가 전문과정의 메인 키워드이자 익활동가 육에서 망 찾자”의 줄임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밑에 적혀있는 말풀이가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우연히 일어나다.’는 뜻 외에 ‘솜씨 있고, 실력 있다.’라는 또 다른 뜻이 있다는 건데요. 여기서는 이 두 가지 의미를 중의적으로 사용하여, ‘성실한 노력으로 솜씨 있고 실력 있는 수준에 올라서면, 생각지도 못했던 (바라던) 일이 우연히 일어난다.’라는 뜻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마음속으로 잔잔한 울림을 느끼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도 떠올랐는데요. 전문가 과정을 앞두고 공익활동가로서의 마음가짐을 새로이 한다는 의미에서 정말 좋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대의 말을 전하는 유명화 센터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곧 입학식이 시작되었는데요. 먼저 경기도 공익활동 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님이 따스한 환대의 말로 활동가들을 맞이하여 주었습니다. ‘그토록 염원했던 새로운 세상을 함께 맞이할 수 있어서 기쁘지만, 그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던 문제들이 수면으로 올라오는 것 같다.’며, 공익활동가들의 앞으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당부와 기대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이스브레이킹 시간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이어 참여자 간의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이 이어졌는데요. 각자 오면서 이 자리에 가지고 온 ‘마음’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물음표, 느낌표, 졸지 않겠다는 마음, 아파도 꼭 참여하겠다는 굳은 의지 등등 저절로 웃음이 새어나면서도, 한편으로는 교육에 임하는 각자만의 진지한 각오가 엿보여, ‘공익활동 전문가’라는 말에 어울리는 분들이 이곳에 모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강의 주제는 <공익활동 조직 내에서 만나는 인권 감응성>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인권교육센터 '들'의 배경내 강사님은 먼저 ‘인권’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대체 인권이 무엇이기에 우리가 배워야 하는가에 대해서요.
     
     
     
    <공익활동 조직 내에서 만나는 인권 감응성>이라는 주제로 배경내 강사의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공익활동이란 세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개인이 아닌 모두에게 도움이 될 변화를 시도하는 활동입니다. 여기서 필요한 세상의 문제를 발견하는 것, 즉 세상을 읽기 위한 필수적인 문법이 바로 인권입니다”
     
    배경내 강사님은 먼저 재난 참사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습니다. 우리가 재난 참사에 대해 생각할 때 단순하게 ‘우연히 발생한 사고’,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자연재해’, ‘불가항력’ 정도로 알고 있지 않냐고, 그리고 바로 그러한 생각에는 ‘재난 인권 감수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난 인권 감수성’이란 재난이 왜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재난이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재난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변화해야 하는지를 읽는 역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든 재난 참사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사회적 참사이기에, 재난은 ‘인재’라고 불러야 하지만, 더 나아가서 그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용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인재 대신 ‘관이 만든 재난’, ‘기업 재난’ 등 그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용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배경내 강사님이 제시한 두 번째 예시는 한때 세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주호민 작가의 이야기였습니다. 단순하게 자폐아의 부모와 특수학교 선생의 갈등과 대립으로만 보면, 이 문제는 결국 서로를 향한 혐오, 그리고 상처와 2차 피해만이 남겨지게 될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볼 때 그 너머의 문제를 바라봐야 하며, 그것은 환경과 구조의 문제. 개개인이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갈등 상황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시스템의 문제임을 읽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제의 근원을 읽어내는 힘, 그것이 바로 ‘인권 감응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두 가지 이야기는 인권교육을 처음 듣는 저에게도 너무나 깊이 와닿았습니다. 어느새 취재를 왔다는 사실을 잊은 채로 강의에 몰두하게 되었죠. 그동안 자극적인 뉴스로만 스쳐 지나갔던 수많은 사건들이 떠오르며, 그 이면에 있을 각자의 사연들이 제 사고의 문을 두드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권 감응성'으로 살펴보는 조별 활동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2부는 각자의 조직 안의 문제를 ‘인권 감응성’이라는 시각으로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조별 활동으로 커다란 전지 위에 자신이 생각하는 조직 내의 문제를 떠올려 적어보는 그런 시간이었죠. 1부를 통해서 평소에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 약간의 불편함으로 잊고 넘겨버렸던 것들을 떠올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활동가들 모두가 비슷한 환경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들이었기에 이야기들은 술술 흘러나왔습니다.
     
     
    조직의 문제 찾기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이어 조별로 각자 적었던 조직 내의 문제들을 발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두드러졌던 것은 ‘ 고쳐지지 않는 서열 기반 문화’, ‘업무와 비업무시간의 구분되지 않음’ 등이었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공감했던 것은 ‘대표자 혹은 핵심 인물에게 모든 정보가 집중되는 현상’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정보는 권력으로 이어지기에, 정보의 독점은 곧 권력의 독점과 같은 이야기였고, 그런 사람에게 반대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만약 그 사람이 나가기라도 하면 그 사람에게 집중되던 자원들이 모조리 사라져서 조직의 존속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조별 발표 및 토론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모두가 이곳에서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그동안 활동하면서 쌓아왔던 이야기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열띤 토론의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그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고만 생각했던 것들,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그것이 문제인 줄 몰랐던 일들이 ‘인권 감응성’이란 틀로 바라보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대로 된 공익 활동을 위해서는 우리 내면의 문제부터 다시 들여다보아야겠다’는 마음이 말이 되고 다짐이 되어 오갔고. 활동가들의 얼굴에서는 후련함과 비장함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습니다.
     
    취재원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어느새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도 몰랐던 공익활동가 전문가 과정 입학식. 솔직히 앞으로 수업을 듣게 될 활동가분들이 너무 부러워지는 시간이었는데요. 앞으로의 탄탄한 강의 그리고 토론과 소통을 통해 졸업식을 맞이할 활동가분들이 얼마나 성장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현장스케치] 공익활동가 학교 전문가 과정 입학식 “인권 감응성으로 세상을 읽다” 
    마시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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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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