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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엄마 아빠들 대부분 젊은 날 이곳 안산에 이주해서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이곳에서 아이를 잃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어느 날 보니 제가 웃고 있더라고요. 그건 언제나 우리 옆에서 함께해 준 시민들 덕분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부모들이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준거죠.”
     
    시민들의 마음 그 고마움을 생각해서라도 생명이 존중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서 다시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산이 아픔의 도시, 슬픔이 도시가 아니라 생명의 도시, 희망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부모들이 앞장서겠습니다.”
     
    - 단원고 2학년 6신호성 군의 어머니(정부자,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 인사말 중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4.16생명안전공원 착공을 알리고, 세월호참사 11주기를 기억하기 위한 4.16생명안전공원 시민 동행 캠페인 ‘4.16별빛 걷기개막식이 322() 오후 5시부터 안산 화랑유원지 수변 산책로 소광장에서 열렸습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재단, 4.16연대, 안산마음건강센터, 4.16안산시민연대가 함께 주최하는 4.16별빛 걷기는 316일부터 시작됐고, 세월호참사 11주기가 있는 4월 내내 매주 토요일 진행됩니다. 매번 저녁 6, 안산 화랑유원지에 시민들이 모여 함께 4.16km를 걷는 캠페인입니다. 매주 같은 시간 대면해서 걷는 방식 외에도 전국 어디에서든 각자 원하는 시간에 4.16km를 걷고 애플리케이션 워크온을 통해 참여하거나 SNS에 해시태그를 걸고 인증사진을 올리는 등 비대면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세월호참사 11주기를 기억한다는 의미로 전국에서 모아낼 걸음 인증 공동 목표도 있다고 하는데 무려 1,100,000,000(11) 걸음입니다. 4.16별빛 걷기는 세월호참사 10주기였던 지난 2024년 처음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도 세월호참사에 대한 마음을 담아 매일 같이 걷고 인증사진을 공유하는 시민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세월호참사 11주기 4.16별빛걷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이날 개막식은 걷는 것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되었습니다. 가죽공예, 0416키링 만들기, 매듭 팔찌 만들기 등 세월호 엄마들이 직접 운영하는 다양한 체험 부스가 열려 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체험 부스와 함께 한쪽에서는 4.16생명안전공원 리플렛을 나누며 시민들을 만나 4.16생명안전공원을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4.16별빛 걷기가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진행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4.16생명안전공원을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추진되는 4.16생명안전공원은 올해 2월 착공 행사를 열었고 드디어 본격적인 공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세월호참사 13주기를 맞이하는 2027년 봄, 개관해 시민들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개막식 행사는 풍물마당 터주·꿈드림 밴드의 축하공연으로 이어졌고, 무대에 세월호 엄마 한 명이 올라 시선을 끌었는데요. 개막식에 참여한 시민을 맞이하기 위해 단원고 2학년 6신호성 군의 어머니(정부자,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가 마이크를 잡고 우리 아이들이 돌아올 이곳, 4.16생명안전공원이 건립되는 데 11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고 있지만, 그동안 시민 여러분이 함께 기다려주고 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2027250명의 우리 아이들이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면, 안산은 생명안전의 도시가 될 것이라 확신해요. 그것은 우리 아이들과 엄마 아빠들이 안산시민들에게 그동안 받아온 것에 대한 선물을 돌려주는 것입니다. 시민들의 마음,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진심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개막식 순서가 마무리되고 4.16별빛 걷기에 참가한 시민들은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을 기원하며 응원봉을 들고 화랑유원지 호수 주변 산책로를 걸었습니다. 함께 참여한 모임이나 가족 단위로 서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담소를 나누며 4.16km를 걷는 시민들의 밝은 모습에 안전 사회와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뿜어 나오는 듯했습니다.
     
    4.16별빛 걷기에 참여한 한 시민은 별이 된 아이들과 동행한다는 마음으로 걸었어요. 4.16생명안전공원이 완성될 때까지 뭐라도 함께 하겠다는 그런 의미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세월호 문제와 생명안전공원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요.”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참사 11주기를 맞아 희생자를 기억하며, 생명 존중·안전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다양한 추모 사업들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412() 오후 2시에는 안산문화광장 전망대 광장에서 안산 기억문화제가 열려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시민들이 안산으로 찾아옵니다. 또 세월호참사 11주기 당일인 416()은 오후 3시 안산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에서 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식이 열려 전국의 시민들이 함께할 예정입니다.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세월호참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노란 물결은 여전히 계속되어야 합니다. 안산을 찾지 못하더라도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참사 11주기를 앞두고 또는 16일 다양한 추모행사가 준비되고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을 잇다! ‘4.16별빛 걷기’
    레지스타

    조회수 106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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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이 있다고 분명 있다고
    믿었던 길마저 흐릿해져 점점 더 날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오늘도’ - 옥상달빛 노래 가사 중)
     
     
    오늘따라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말이 제 질문에 답처럼 들립니다. 에디터 두 번째 글쓰기에서, 질문에 멈춰 섰거든요. “공익 에디터 글쓰기는 평소의 내 글쓰기랑 뭐가 다르지?”에서 공익과 공익 아닌 것의 경계는 뭐지?로 갔다가 내가 이걸 쓰는 게 맞나?”까지. 4.16합창단 이야기라서 더 어려운가 봅니다. 제가 별 존재감은 없지만 4.16합창단원이라고 밝히기로 했습니다. “수고했어 오늘도노래의 힘에 기대어 글을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416합창단 연습 사진(출처: 416합창단)
     
     
    출처: 안산마음건강센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 대책위원회,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4.16가족협의회 강당 벽면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잊지 않을게, 4.16합창단 연습실 스케치
     
    “46, S12, A15, T8, B7” 이건 무슨 암호일까요? 324() 저녁 7:30-10:00, 4.16합창단의 정기연습 기록입니다. 안산에 있는 4.16가족협의회 강당에서, 소프라노12, 알토15, 테너8, 베이스7, 지휘자, 반주자, 영상 담당 그리고 사회복지사, 참여자가 46명이란 뜻이죠. 한쪽 벽면 가득 250명의 별이 된 아이들사진이 노란 걸개로 걸린 컨테이너 강당 연습실입니다.
     
    4.16합창단은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떠나보낸 유가족과 생존한 아이들의 가족 그리고 시민 단원으로 구성된 합창단입니다. 201412월 작은 노래모임을 시작할 때, “자식 잃고 뭐가 좋다고 노래하냐던 분들이 11년 차 합창단이 되었습니다. 3월 말 현재 통산 456회 공연으로.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고 알리며, 사회적 참사와 아픔이 있는 사람들과 연대하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정기연습 시간은 매주 월요일 저녁입니다.
     
    합창 연습은 먹방후에 시작합니다. 준비된 저녁밥은 김밥과 라면이지만, 오늘은 단원의 모친상 답례떡, 신입단원이 쏜 곱창 순대볶음과 어묵 그리고 준우 맘의 쌀 과자 등이 더해집니다. 박미리 지휘자가 연습 시작을 알리네요.
    맛있게 드셨죠? 떡 두 봉지씩 챙기신 거죠? 하나만 드시면 안 된대요.”
    키득키득 누군가는 떡 한 봉지 더 챙겨 오고, 지휘자는 덧붙입니다.
    오늘 연습으로 4회 공연이 이어지는 거 아시죠? 대구 공연 주최 측 요청곡이 <돌덩이>인데 아직 신청 인원이 좀... 계속 더 힘 모아 주세요. 그리고 공연 때 원하는 신입단원은 악보 들고 하셔도 된다고 다시 말씀드려요.”
     
    첫 곡은 <수고했어 오늘도>입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는 유가족들과 시민들을 따뜻하게 토닥이는 노래입니다. 이어서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기쁨에게>, <포카레카레아나>, <돌덩이>, <조율>을 부릅니다.
     
     
    416합창단 공연 모습 (출처: 416합창단)
     
     

    <별 기억식>
    326: 독학으로 배운 피아노로 교회에서 거의 모든 예배 때 반주를 한, 음악 심리치료사가 꿈인 양온유(2반)
    328: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걸 좋아하고 마술사가 되고 싶은 김용진(4)/ 책임감이 강하고 친구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고, 치즈케이크를 좋아하는 구태민(6)/ 기타도 잘 치고 손재주가 좋아 프라모델도 능숙하게 조립하고, 자동차 공학박사를 꿈꾸는 안주현(8)
    329: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모든 것이었던 외동딸, 웃으면 입술 끝에 주름이 생겨서 별명이 '주름'인 김주희(10)
    331: "음악은 소울이 가장 중요하지!"라며 언제나 음악과 함께하는 '츤데레' 강승묵(4)
    42: 성당에 갈 때나 시장을 볼 때, 언제 어디서나 엄마랑 다니고 무엇이든 엄마와 함께하는 엄마의 동반자 '반자' 권지혜(10)
    43: 섬세하고 다정하면서도 듬직한 성품으로 엄마의 마음을 잘 이해해 주는 아들, 자동차 디자이너가 꿈인 정휘범(4)/ 직장 다니는 엄마를 늘 걱정하고 위로하는 아들, 작가, 만화가, 기타리스트, 천문학자 등 꿈이 많은 이준우(7)
    44: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행복을 주는 아들, 부모님이 하시는 음식점에서 모든 음식의 간을 도맡아 볼 정도라 별명이 간쟁이인 강혁(4)
    45: 엄마와 걸음걸이까지 닮은 일 번 친구, ‘태권 소년’, ‘단원구 장동건조봉석(8)
    46: 잔소리 할 일 없이 키운 실거운(슬거운)’, 단 한 번도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는 딸, 간호사가 되는 것이 꿈인 권민경(9)

     
     
    연습 1부와 2부 사이엔 중간 휴식이 있고 별 기억식이 있습니다. 다음 월요일에 연습이 없으니 324~46일 사이에 생일이 든 아이들의 이름을 알토 뿅뿅이 하나하나 호명합니다. “326일입니다. 독학으로 배운 피아노로 교회에서 거의 모든 예배 때 반주를 한, 음악 심리치료사가 꿈인 2반 양온유에서 시작해 “9반 권민경까지. 지휘 없이 피아노 반주와 함께 잊지 않을게를 부를 때 오늘도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납니다.
     
     
    출처: 4.16연대, 4.16재단
     
    416합창단 두 번째 앨범 기획공연 사진 (출처: 416합창단)
     
     
    길 위의 합창단
     
    5년 전 제가 4.16합창단에 처음 들어온 그날도 잊지 않을게를 불렀습니다. 별이 된 아이들 이름을 부를 때, 부모님과 인사할 때, 목소리가 자꾸 막히고 눈앞이 흐려졌습니다. 그런 목으로 계속 노래하는 신기한 합창단이었습니다.
     
    326() 3시 안산마음건강센터 개소식 장소는 햇빛 부신 마당입니다. 합창단은 2시 현장 리허설 후 대기실에서 오색 스카프를 두르고 또 연습합니다. 수없이 부르고 월요일에 연습했지만 오늘은 29(S5, A11, T4, B7)이 호흡을 맞춥니다. “수고했어 오늘도기쁨에게4.16합창단은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10년간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과 안산 지역사회의 치유를 위해 수고한 안산마음건강센터와 거기 모인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공연 후 합창단은 서둘러 자리를 뜹니다. 저녁 630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 공간에서 4.16기억문화제를 합니다. 리허설 시간 530분까지 차로 전철로, 속속 모여든 단원은 낮 공연보다 많은 37명입니다. 초연곡인 포카레카레아나Pocarecareana’, ‘기쁨에게그리고 돌덩이를 잘 불렀습니다. 여기서 331()엔 스텔라데이지호 8주기 추모로 또 모일 겁니다.
     
    4월의 5개 공연 중 저는 대구 여정남 열사 50주기 대동한마당에 마음이 쓰입니다. 장거리에다 3월 말 현재 갈 수 있는 단원이 22명인데 알토가 저를 포함해 4명입니다. 평소 가장 수가 많은 알토가 무슨 일일까요? 행사 주최 측에서 요청한 곡이 <돌덩이>. 길고 에너지 넘치는, 알토가 특히 어려운 곡입니다. 잘하는 동료들에게 기대어 가기엔 4명이 너무 적지 않나요? 후엔 9() 연세대 채플, 12() 11주기 서울집중문화제, 그리고 16()에 안산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식에서 노래합니다. 멀리 실상사로 가 선지식과 함께 걷는 순례길에서 노래하면 4월이 갑니다.길 위의 합창단입니다.
     
     
    출처: 에디터 직접촬영
     
    출처: 416합창단

     

     

    너의 별에 닿을 때까지, 오색 스카프를 두르고
     
    “10년 동안 길 위에서 노래를 불렀다. 아픈 사람들과 손잡고 걸어가는 동행이었고 모난 세상을 향한 우리의 외침이었다.”
     
    작년 104.16합창단 두 번째 앨범 기획공연 너의 별에 닿을 때까지 노래할게를 여는 프롤로그였습니다. ‘길 위의 합창단의 목에 5색 스카프가 처음 등장한 무대였습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시작됐지만 아픈 마음과 연대해서 온 세상을 향해 노래하는 합창단이니까요. 재난 참사가 반복되니 마음 아픈 사람들이 늘어나고 리본 색깔도 늘어나는 현실. 연대와 동행의 5색 스카프를 제작해 두르게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노랑,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의 주황,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초록, 이태원 참사의 보라 그리고 아리셀 참사의 하늘색. 너의 별에 닿을 때까지 노래할게, 오색 스카프를 두르고.
     
    416합창단 두 번째 앨범 기획공연 [너의 볕에 닿을 때까지 노래할게] / 출처: 416합창단 유튜브
     
    두 번째 앨범은 4.16합창단을 위한 창작곡을 포함한 CD와 음원으로 나와 있습니다. 창작곡 <>는 태어나던 날부터 18살 수학여행 가는 날까지의 아이 인생을 노래합니다. 봄날, 두 개의 세계, 푸르다고 말하지 마세요, 종이연, 노래여 우리의 삶이여, 그날처럼 오늘도, 돌덩이,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그리움을 담은 노래 사이에 부모님들의 육성 편지 -하늘로 가는 우체통도 담겨있습니다. 첫 앨범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2020)4.16합창단 6년의 이야기는 책으로, 노래는 CD, 북 CD란 거 아시죠?
     
    예은아, '노래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어요.' 1학년 일기장 속 너의 꿈,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너의 마음을 담아서 외칠게, 노래할게, 바꿔낼게, 멈추지 않을게. 그리고 안산으로 꼭 데려올게. 사랑해, 예은아.”
    별이 된 단원고 2학년 3반 유예은 양의 엄마, 소프라노 단원 박은희 님의 육성 편지입니다. 한 매체 인터뷰에서 예은 엄마는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못한 말을 하려고,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을 찾으려고 걸어온 길 같아요. 그래서 애들이 원하는 게 뭘까 늘 궁리하면서 살았어요. 세월호는 한국 사회에 선명한 선으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전과 다른 세상을 만드는 기준점이 되어야 해요.”
    너의 별에 닿을 때까지”, 오색 스카프를 두르고 노래하는 합창단입니다.
     
     
    출처: 4.16합창단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제게 세월호 참사는 침몰하는 배에서 먼저 탈출하는 선장과 선원들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으로 들립니다. 그해에 우리 집 셋째가 세월호 아이들과 학교만 다른 고2였거든요. 그 봄에 저는 몸이 심하게 아팠고 큰 수술을 받았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소리가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병이 도져서 죽을 거 같았습니다.
     
    몸이 더 아플까 봐, 살고 싶어서 세월호 기억활동에 참여하다 4.16합창단에 들어왔습니다. 짝꿍과 함께 활동하며 늙어가자 했습니다. 노래는 존재감 없지만, 가만히 있진 말자, 곁에 있는 건 할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합창단 활동 5년이 됐지만 여전히 노래는 자신이 없어서 동료들에게 묻어가는 알토입니다. 참사 11주기를 맞으며, “수고했어 오늘도가 특별하게 와닿습니다.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을 위해 싸워온 분들의 실망을 알기 때문입니다. 땀과 눈물 어린 얼굴들이 떠오르고 별이 된 아이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수고했어 오늘도, 노래합니다.
     
     
    작게 열어둔 문틈 사이로/ 슬픔보다 더 큰 외로움이 다가와 더 날/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빛이 있다고 분명 있다고/ 믿었던 길마저 흐릿해져 점점 더 날/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수고했어 수고했어 오늘도/
    라라 라 라 라 라 라 라라 라....
     
    (‘수고했어, 오늘도’ - 옥상달빛 노래 가사 중)
     
     
    '4.16생명안전공원' 함께 하는 노래! [다함께 만들어요] 뮤직비디오 / 출처: 4.16재단

     

     


     

     

     

    “수고했어 오늘도”, 4.16합창단 이야기
    꿀벌

    조회수 324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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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샘추위도 지나고 햇살이 내리쬐는 봄날에 예쁘게 핀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기도 하면서 마음이 들뜹니다. 그런데 이 따뜻한 봄에 들뜬 마음으로 나선 여행길에서, 차갑게 세상을 떠난 분들이 계셨습니다. 2014416. 제가 고3 , 한 살 동생이었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어른들의 탐욕과 무책임에 희생되었습니다. 그 이후 어른이 되고 맞이하는 4월의 봄들은 저에게 더 이상 마냥 즐거울 수 없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시간으로 다가옵니다.

     

     

    4.16 세월호 참사

    세월호참사는 2014416일에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여객선)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여, 탑승 승객 중 29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대형 참사입니다. 세월호의 침몰 과정이 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전국민이 함께 안타까워하고 분노하고 울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수학여행을 떠나던 단원고 학생들과 선생님들 262명이 희생된 사건이어서 마음이 더 아린 그날이었습니다.

    검찰의 발표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원인은 화물 과적, 무리한 선체 증축, 조타수의 운전 미숙 등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더하여 언론의 오보, 해경 등 구조당국의 무능함, 승객 구조의 책임을 저버린 선장 등 있어서는 안 되는 문제들이 겹치며 충분히 구조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참사 발생원인과 사고 수습과정 등에 대한 의문들은 해결되지 않았고,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들이 있었지만 9년이 지난 지금도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지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9주기를 맞아 곳곳에서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모임들이 열렸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2023415()에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문화제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참사 9주기 안산지역준비위원회 아홉 번째 봄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준비하였고 많은 안산 시민분들과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신 시민분들이 함께 해주셨는데요. 그날의 기억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문화제

     

     

    안산문화광장에는 여러 사전부스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마음을 그리는 페이스페인팅, 4.16 공방, 기억나비 팔찌 만들기 등 416일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부스들을 마련한 것 같았어요. 광장의 한 나무에 노란 리본을 걸며 추모의 글을 적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풍물마당 터주의 공연을 처음으로 4시 문화제가 시작되었어요. 경쾌하게 울리는 꽹과리 소리와 둥둥 두들기는 북 소리를 들으니 이후 순서들이 더욱 기대가 되었는데요. 상모 끝에 달린 노란 리본이 계속 눈에 들어왔어요. 어쩐지 구슬프게도 들리는 태평소 가락을 들으며 오늘 이 문화제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다음은 세월호참사로 안타깝게 곁을 떠난 학생들과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또 작년에 있었던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짧게 묵념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묵념을 마치고 여는 발언으로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김순길 사무처장님께서 마이크를 잡으셨습니다. 사무처장님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가족을 떠나보낸 피해자들에게 혐오와 모독으로 고통을 받기도 했지만, 옆에서 손잡고 걸어주신 시민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할 수 있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아픈 기억을 깊이 묻어버리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머물렀던 자리에 세월호를 기억하고 안전사고를 대비하는 공간, 4.16 생명안전공원을 조성하여 국민의 생명이 존귀하게 존중받는 세상으로 변화하자는 소원을 전해주셨습니다.

     

     

    기억공연 첫 순서로 우리동네지역아동센터아이들이 아름다운 합창을 들려주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보니, 자녀를 잃은 부모님과 가족분들의 애끓는 심정이 다시 떠올랐어요. 어른들의 무책임으로 또다른 희생이 뒤따르지 않도록 모두가 부모의 심정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 힘을 더해야 할 것 같아요.

     

     

     

    이어서 50인 시민오케스트라 단원분들이 멋진 공연을 이어가셨습니다. 2개월 동안 자발적으로 모여서 준비하신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곡을 편곡하여 연주해주시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해 쉬지 않고 애써오신 분들에게 위로의 노래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산의 공동체 라디오 단원FM에서 제작한 영상으로, 세월호참사를 여전히 기억하며 잊지 않겠다는 시민분들의 다짐을 담은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다음 기억공연으로 아트벨라르떼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중 세월호참사 추모 노래인 잊지 않을게를 불러주셨어요. 바로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평등평화세상 온다의 김송미 대표님의 기억 발언이 이어서 시작되었습니다. 자신이 손가락을 치료해주었던 학생이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그때를 떠올리시며, 세월호참사 이후로 아예 다른 삶을 살고 계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제대로 규명해서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는 상식적인 답을 듣기 위해서 잊지 않을게, 함께 할게.’라고 했던 9년 전 그 약속의 무게를 지키고 있고, 함께 지키고 있는 시민분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응원해주셨습니다.

     

     

    뒤이어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이 연극의 한 꼭지를 떼어 보여주셨습니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신 어머니께서 하늘에 있는 자녀를 향해, 하루에 하나씩 나비를 접는 것처럼, 그렇게 또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는 다짐의 대사를 듣고 그 걸음에 저를 포함한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공연을 마치고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부모님께서 발언을 이어주셨는데요. 이 자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분들뿐만 아니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분들께서도 자리해주셨었습니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참사가 국가의 무능함으로 또 발생했다는 점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목소리가 더 이상 지워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잊지 못할 아픈 시간들을 견디고 계실텐데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찾아주신 유가족분들을 보고 연대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게 되었어요.

     

     

    다음으로는 100인 시민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하얀 티와 청바지로 맞춰입은 시민분들이 각자의 자유로움을 담아 춤을 추셨습니다. 저도 함께 박수치고 들썩이다 보니 희망의 기운이 가득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세월호참사를 기억하고 있고, 한 마음으로 위로하며 사회가 변화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마지막 공연으로 문화제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기억은 영어로 Remember이지요. 어느 분께서 말씀해주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Remember라는 단어 속에 기억하나됨의 의미가 담겨있다고요. Re-기억함으로, member-하나가 된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9년이 잊혀 지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세월호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그날의 기억들을 여전히 안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 기억들이 모이면 생명과 안전이라는 가치가 더 존중되는 사회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기억으로 하나되다 –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문화제
    심지

    조회수 2835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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