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원고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5기 아카이브 에디터 꿀벌입니다. 동십자각에서 열린 117회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40회 한국여성대회’ 스케치로 첫 인사합니다. 3월 8일(토) 11:30-17:00에 43개 시민난장부스에 사람들이 북적댔습니다.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선 12시 반부터 여성노동자대회가 열렸고요. 14:20-16:00 기념식은 안국역 야5당 집회팀이 합류해 깃발 퍼포먼스를 한 후 17:00부터는 윤석열 탄핵 범시민대행진으로 이어졌습니다. 자 함께 구경해 볼까요?
이번 한국여성대회의 절정인 깃발 퍼포먼스부터 소개하겠습니다. 기념식이 이소선 합창단 공연으로 마무리될 즈음 광장의 모든 깃발이 입장하는 순서였어요. 하늘을 가득 채우며 펄럭이는 깃발들이 끝도 없이 등장하는 거예요. 깃발들 속에 보라색 작은 깃발들이 보이나요? 한 깃대에 크고 작은 깃발이 두 개씩인데요. 비상계엄과 내란으로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페미니스트가 구한다며 나부낍니다. 세계 여성대회 구호 “더 빠르게 행동하라!”에 호응하는 제40회 한국여성대회 슬로건 “페미니스트가 민주주의를 구한다” 깃발입니다. 장엄한 깃발의 바다였습니다. 깃발 퍼포먼스는 함께하는 몸짓 “댄싱퀸”으로 이어진 후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윤석열 파면! 차별과 혐오를 넘어 평등으로” 범시민대행진으로 이어졌습니다.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시민참여부스에서 난장을!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43개 시민참여 부스는 동십자각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길게 두 줄로 자리했습니다. 행사 안내 부스에서 “페미니스트가 민주주의를 구한다” 깃발을 받아 머리에 두건으로도 쓰고 깃발에도 묶었습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노회찬 재단은 장미꽃 한 송이를 나누며 여성의 날을 축하했고요. 씩씩하게 긴 싸움을 버텨내는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페미니스트 간호사들에게 응원을 보냈습니다. “교수님 저 페미예요”라 말하는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멋집니다. 모두의 결혼을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해 싸우고 페미니스트들과 연대합니다. “Abortion is a human right” 맞습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스 앞이 가장 유쾌한 난장이었어요. 뿌셔뿌셔 과자 아시나요? 힘차게 뿌셔버리라고 한 봉지씩 주더군요. 활동가의 “사이버성폭력 뿌셔!”라는 구호에 맞춰 저는 과자를 든 오른손으로 높이 들고 오른쪽 무릎을 꺾어 올리며 힘차게 내리쳤죠. 제 손과 무릎 사이에 낀 뿌셔뿌셔 과자 봉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가루로 부서졌답니다. 함께 한 딸은 얼마나 세게 뿌셔버렸는지 봉지가 터지고 과자 입자가 쏟아졌지 뭡니까. 가장 뿌셔버리고 싶은 가부장제와 여성혐오를 그렇게 뿌셔버렸답니다!
2025 3.8세계여성의날: 차별없는 일터, 평등한 미래!
해마다 그랬듯 한국여성대회 기념식에 앞서 12시 반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선 3.8여성노동자대회가 열렸습니다. 전국에서 1천여명 여성노동자들이 모여 차별없는 일터와 평등한 미래를 위해 발언하고 노래하는 자리죠. 여성의 날은 1908년 뉴욕 루트커스 광장 여성노동자대회에서 시작되었잖아요.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노동자들을 추모하고 저임금·장시간 노동 등 노동환경 개선과 참정권을 요구하고 시위하던 117년 전과 오늘 한국의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전국에 여성노동연대회의 소속 여성노동자들을 대표해 정연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최순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권수정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대회사를 했습니다. 차별없는 일터, 평등한 미래 실현을 위한 5가지 의제로 현장 발언이 있었습니다. ① 성평등 노동을 실현하는 정부, ② 돌봄중심사회로의 전환, ③ 성별 임금 격차 없는 일터, ④ 모두에게 평등한 일터, ⑤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 여성노동자들은 동덕여대의 채용성차별, 학교 비정규직의 최저임금과 성별임금격차, 돌봄문제, 고용평등상담실 폐지, 프리랜서 노동자 권익, 승진과 보상 차별(유리천장)도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차별없는 일터, 평등한 미래!” 5대 요구안을 발표했습니다. 하나, 정부는 성평등 노동 정책 수립하고 집행력 강화하라! 하나, 돌봄 공공성 강화하여 돌봄중심 사회로 전환하라! 하나, 성별임금격차 해소하라! 하나, 차별금지법 제정하고 모두에게 평등한 일터 만들어라! 하나,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 만들어라! 그리곤 모두 동십자각까지 행진해서 기념식에 참여했습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 성평등 디딤돌, 성평등 걸림돌
한국여성대회의 꽃은 우리 사회의 성평등과 여성운동 발전에 공헌한 분들을 위한 시상식이었습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56년 만의 미투, ‘정당방위’ 재심 개시결정으로 60년 만의 정의를 이끈 최말자님과 국내 최초로 여성혐오를 범행동기로 인정한 판례를 이끈 온지구 님이 받았죠. 성평등 디딤돌 수상자는 외국 먹튀 자본 착취와 성별화된 노동에 맞선 민주노총 박정혜 소현숙 님들,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판결 이끌어낸 김용민 소성욱 부부와 변호인단 그리고 공교육 속에 구조화된 젠더폭력에 맞선 지혜복 교사였습니다.
온지구 님은 일명 진주 편의점 여성혐오 폭행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너는 페미니스트니까 맞아도 된다”라며 폭행을 하고 기물을 부수고 난동을 부렸죠. 사건 직후 온지구 님은 스스로 페미니스트가 아니고 머리가 짧았을 뿐인데 불운한 일에 휘말렸다고 생각했다는데요. 그런데 숏컷 인증 릴레이로 연대하는 사람들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에서 다른 지역에서 연대로 함께 하는 여성들을 통해 그는 이게 여성의 일임을 깨닫고 싸우기로 하는데요. 마침내 2024년 10월 15일 국내 최초로 “가해자의 범행 동기는 여성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라는 판시와 함께 ‘여성혐오’를 비난할 만한 동기로 인정하는 판결을 이끌어낸 후 꾸준히 연대하고 있습니다.
제40회 한국여성대회 <3.8여성선언>
한국여성대회에서 다양한 여성들이 함께 3.8여성선언을 돌아가며 낭독했습니다. “우리들은 시대를 이어 페미니스트이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구할 것이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해 같은 문장으로 끝나는 글이었습니다. 역사 속에서도, 현재도 여성들은 가장 먼저 투쟁해 왔고 여성들의 연대는 시대와 세대를 이어 연결되어왔음을 천명했습니다. “여성과 소수자가 일상에서 차별과 폭력을 당하지 않고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요구하며 여성선언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성별, 성적 지향, 연령, 지역, 국적, 인종, 장애 여부 등의 조건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시민의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요구한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모든 차별과 폭력, 부정의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며 한국 사회 민주주의의 기반을 구축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성평등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대한민국 사회에서 배제되고 차별받아 온 모든 소수자들과 손을 잡고 더욱 넓게 연결될 것이며, 더욱 단단하게 연대할 것이다. 우리는 시대를 이어 페미니스트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구할 것이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조회수 500
2025-03-13
※ 해당 원고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유리' 인권교육센터 온다 활동회원>
응원봉의 불빛 너머, 새로운 세상으로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뜬금없는 비상계엄 발표 이후 거의 석 달 정도가 지났다. 다행히 국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면서 비상계엄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도대체 2024년에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도대체 대통령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한 건지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분노한 시민들은 윤석열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고, 한마음 한목소리로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는 보았다. 분노를 넘어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과 염원을 담은 불빛들을.
사방을 가득 메운 형형색색의 응원봉,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몸을 흔드는 사람들, 모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눈빛을 나누는 다정한 얼굴들. 언뜻 인기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이 모습은 12월 3일 이후 윤석열 탄핵 집회의 상징적 풍경이 되었다. 집회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지만 가장 눈에 띄는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바로 여성들, 그중에서도 2030 여성들이었다. 단상 앞에 주로 자리 잡은 이들도 2030 여성들이었고, 자신의 최애 아이돌 응원봉을 가지고 와 K-pop 음악에 맞춰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탄핵 집회 분위기를 이전과 다르게 만드는 데 가장 크게 일조한 이들도 바로 2030 여성들이었다.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일군의 집단이 있다. 바로 페미니스트와 퀴어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광장에 나선 이들이다. 여성인권단체들의 연대체인 '민주주의 구하는 페미-퀴어-네트워크’는 온라인에서 그리고 집회가 열리는 오프라인 광장에서 “이게 바로 안티페미니스트 정치의 말로” “윤석열은 뒤로, 차별·폭력 없는 나라 앞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면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들이 광장에서 변화와 변혁을 외친 역사는 생각보다 유구하다.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성이 지배하는 정치·경제·사회 영역 전반에서 성차별과 약자에 대한 혐오를 일상적인 것으로 만드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오랜 시간 치열하게 투쟁해 왔다.
그런 이들에게도 ‘여성가족부 폐지’, ‘성폭력 무고죄 강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내세우며, 안티페미니즘을 세력화해 당선된 윤석열 정부의 지난 시간은 무척 가혹했다. 당선 이후에도 성교육 도서 검열, 피해자 지원 기관 예산 대폭 삭감,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국가 책임 부정 등 반페미니즘 행보는 계속되었다. 윤석열 정부하에서 페미니스트를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국가와 사회체제로부터,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로부터 쫓겨나고 배제당했다. 아마도 그들은 대통령 윤석열이 끊임없이 호명했던 ‘국민 여러분’에 자신의 존재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소수자들을 이 사회에서 지워버리고자 한 윤석열의 퇴진을 가장 먼저 바랐던 것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정체하는 시민들이었을 것이고, 그런 페미니스트들이 계엄 사태 이후 탄핵을 외치며 즉각적으로 광장에 등장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페미니스트들이 외치는 “폭주하는 남성성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구호에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우리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억압하고, ‘우리’와 ‘그들’을 나누어 갈라치기 함으로써 정치적 권력을 얻은 세력이 어떻게 우리 사회의 보루인 민주주의를, 어렵게 만들어온 사회적 체계와 협의를 하룻밤 사이에 망가뜨릴 수 있는지 똑똑히 목격하였다. 어찌 보면 그런 식으로 권력을 얻은 자가 군사 권력을 통해 정치생명을 연장하려 한 것은 그리 놀랍지 않은 결말이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해로운 남성성’의 발로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치적·사회적 혼란의 해결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다가올 ‘새로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족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혹시라도 페미니즘이 오직 ‘여성’만을 위한 사상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까 싶어 덧붙이자면 페미니즘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사회는 ‘여성’의 평등성만이 확보되는 사회가 아니다. 제대로 된 사상이라면 애초에 누구‘만’을 위한다는 것이 성립될 수 없지 않을까? 페미니즘의 출발점은 ‘여성’이라는 젠더 문제이지만 그 도착점은 인종, 계층, 장애, 성적 지향 등 다양한 이유로 차별받고 소외되는 소수자들이 동등한 인간으로 대우받고, 사적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도 완전한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페미니즘을 표방하면서 다른 종류의 차별에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다른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선동한다면 그러한 페미니즘은 인간을 ‘남성-여성’이라는 아주 단순한 구도로만 본다는 치명적인 한계를 지니게 된다. 오늘날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의 문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다층적으로 교차되어 있기 때문에 ‘남성 vs 여성’이라는 관점만으로는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다.
남태령 시위는 단순한 ‘젠더 렌즈’를 넘어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정체하는 여성들이 오랜 시간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또 다른 소수자인 농민과 함께한 뜨거운 연대의 현장이었다. 우리는 응원봉 광장과 남태령 시위 현장에서 윤석열 정권 ‘이후’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을 보았다. 그곳에서 우리는 윤석열 ‘이후’를 밝힐 등불을 서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광장이 아닌 일상에서 우리가 외쳤던 구호를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도, 단 한 번에 이뤄지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광장을 가득 채웠던 형형색색의 응원봉과 눈 내리는 겨울밤 서로를 배려하며 길거리를 지켰던 연대의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느리더라도 확실히,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인신'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나는 페미니즘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걸까?
최근 나의 가슴을 때린 세 문장이 있다. 첫 번째는 엑스(구 트위터)에서 본 문장이었다. 당신이 페미니스트인 것보다 페미니즘으로 무엇을 하려는지가 더 궁금하다는 취지의 트윗이었다. 어딜 가든 내가 페미니스트임을 밝히며 살아왔지만, 그 이외에 내가 페미니스트로서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돌이켜 봤다. 글쎄, 집회 몇 번 따라가고, 발언 한 번 한 게 전부인 것 같다. 결국 나는 페미니스트로의 평가는 원하지만, 페미니즘으로 사회에 기여는 하지 않는 패션 페미니스트가 아닌가 싶다.
두 번째 문장은 회의 자리에서 여성단체 활동가의 입에서 나왔다. 여성단체 활동가들은 연대체 회의나 행사에 올 때 갑옷을 입는 심정으로 참여한다는 말이었다. 활동가사회 안에도 존재하는 안티페미니스트 혹은, 젠더에 기반한 권력관계에 무감각한 활동가가 있기에 여성활동가들의 불안감이 만연할 수밖에 없다. 특히 여성운동을 하는 활동가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차별적, 혐오성 발언을 듣는 순간 그 자리에서 어떤 반응을 취해야 올바른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고민을 누군가는 해야 하고, 누군가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그것 역시 권력의 문제고, 차별이다.
세 번째 문장은 좀 오래 됐지만 예전에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위한 후보자 토론회에서 송주명후보가 이재정후보에게 질의하며 했던 문장이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것과, 민주주의자로 살아온 것은 다른 문제라는 취지의 질의였다. 전자는 존중받아 마땅한 대승적, 희생적, 역사적 프로젝트에 가깝다. 후자는 일상의 민주주의가 사회의 민주주의의 근간이 된다는 말로 이해된다. 여성 인권, 성평등을 위한다는 나의 말은 내 일상이 얼마나 평등한지 돌아보는 순간 초라해졌다.
나는 남성이고, 비장애인이고, 한국인이고, 청년이다. 내가 갖고 있는 권력은 나에게 큰 고민을 요구하지 않고, 갖은 것에 비해 후한 평가를 준다. 나는 태어나 의사로부터 ‘남성’이라는 성별을 부여받은 순간 갖지 말아야 할 권력까지 보장받았다. 결국 내가 이뤄야 할 일상의 민주주의는 내가 갖은 권력을 돌아보고, 반납하고, 그 과정을 내가 속한 조직에 구현하는 것이다. 내가 최근에 영향받은 세 문장은 나에게 페미니스트로서, 민주주의자로서, 지역 활동가로서 내가 몸담고 있는 일상과 조직을 평등하게 하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알려준다.
계엄이라는 폭풍이 정국을 빠르게 요동친다. 그 와중에 가장 돋보이는 것은 언제나 그랬듯 여성들의 정치다. 무지갯빛 연대로 다른 이들의 저항에 동참하는 여성들의 정치가 그것이다. 남태령에서 나온 “자, 다음엔 누구를 위해 싸워볼까요?”라는 말은 교차페미니즘이 도달하려고 하는 연대의 미학을 광장의 언어로 구현했다. 한 중년 남성이 광장에서 누군가에게 들은 비판적 조언에 “알겠다. 알아두겠다.”라고 답한 모습은 광장이 페미니즘으로 결속한다 말해준다. 페미니즘은 내란이라는 위기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건너도록 해주고 있다.
폭력적 수단으로 시민을 억압하려 했던 안티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페미니스트들이 저지하고 있다. 최근에 열리는 광장은 오랜 시간 대부분의 사회를 지배했던 남성 정치의 종언을 요구한다.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정부는 무책임한 태도와 고압적인 모습으로 평등한 조직문화에 정방향으로 역행하는 남성성을 표상한다. 결국 페미니스트들은 페미니즘이 민주주의를 더 완전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계엄정국에서 가장 정확하게 갈파하고 있다.
우리는 서부지법 폭동과 극우단체들의 대학 난입 난동 사태를 보며 여성혐오정치가 어떻게 발화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성장한 유튜버들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쏟아낸 혐오를 현실 세계에서 난동과 폭력으로 외화하고 있다. 판사의 이름을 욕설과 함께 입에 올리는가 하면, 둔기로 집기를 부수며 법원에 난입하는 모습은 온라인에서 보여주던 그들의 모습과 일치한다. 유구한 역사를 갖는 이대에 대한 고대 남성들의 모욕을 이제는 아저씨가 된 극우 유튜버들이 재현하고 있다. 교내에 난입해 학생들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부으며, 피켓을 부수는 모습은 그들의 성장기반이 여성혐오였다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윤석열 정부의 내란이 남성정치의 외화였다면, 서부지법 폭동과 극우유튜버 이대 난입은 여성혐오 정치의 외화다. 그 과정에서 불행 중 다행이라면 여성혐오를 자양분삼아 중앙정치에 끊임없이 기생하던 이준석 국회의원은 동덕여대 학생들을 상대로 또다시 혐오장사를 시도했지만 기대했던 흥행은 없었다. 한국사회는 남성성 정치, 여성혐오 정치로 얼룩져 있다. 이에 대응해온 건 두말할 것 없이 페미니스트들의 정치였다.
작금의 한국사회 문제들은 왜 페미니즘이 대안인지 충분히 설명한다. 이제 남은 것은 나의 삶과 일상에 어떻게 페미니즘을 녹일 것인지다. 극우 혐오 정치를 진단하고 비판하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어떻게 페미니즘과 마주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은 얼마나 평등한지 돌아봐야 한다. 얼마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지 진단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정의롭게 해결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내가 갖은 권력은 무엇인지 돌아보고 내려놔야 한다.
서울과 전국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단체와 노동조합들은 정관과 규칙에 평등과 회복적 정의를 명시한 사례가 다수 있다. 내가 알기론 경기권역에는 명문화된 평등을 확인할 수 있는 단체가 적다. 명문화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진 않지만, 그마저도 준비할 수 없다면 그다음을 도모하기는 더 어렵다.
나는 기후운동가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원인을 불평등으로 꼽는 전문가가 많다. 나 역시 이에 동의하며 페미니스트들의 운동에서 많이 배운다. 동덕여대 학생들의 투쟁은 왜 여성들에게 안전한 경험과 학습공간이 중요한지 알려줬다. 박정혜 소현숙의 고공농성은 자본의 먹튀 습성과 그 속에서 지워지는 여성들의 노동을 알려줬다. 서울교육청 앞의 지혜복 선생님은 공교육 안에서조차 안전하지 않은 모든 여성들의 현실을 알려줬다. 추적단 불꽃의 박지현, 원은지 활동가의 오랜 투쟁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교묘하고 악랄해지는 성착취의 현실을 알려줬다. 그리고 지역의 여성단체들은 이런 큰 흐름 속에서 결속하는 여성들의 끈질긴 싸움을 알려줬다. 결국 페미니스트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 배운 만큼 나 역시 내가 속한 단체와 커뮤니티의 평등을 위해 더 치열한 고민이 되는 요즘이다. 그 과정에서 내가 갖은 권력과 모순을 짚어주는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지적은 결국 함께 가고 싶다는 신호이기에 나는 당신들의 지적이 더 많이 필요하다.
조회수 456
2025-03-03
“광장의 노래는 부재(不在)를 향한 열망”
경기시민연구소 이사(한신대 국제관계학부 외래교수) 홍용덕
어제와 오늘의 시민을 잇는 광장의 노래,
여의도에서 남태령, 그리고 경기도로 퍼져,
모순된 세계 속 ‘폭넓은 시민 연대’는
K-민주주의의 희망이다
서울 전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1월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관저 인근 농성장에서 시민들이 소시지를 나눠 먹고 있다. <한겨레> 김혜윤 기자
한파주의보가 내려서일까. 여의도의 바람이 차갑다. 몇 달 전 한 후배가 “이러다 이번 겨울에 또 촛불을 드는 것은 아니겠죠”라고 했을 때 “그럴 일은 없을 거야”라고 되뇌던 기억이 떠올랐다.
샛강역을 힘들게 빠져나오자 국회의사당 앞에 운집한 시민들이 거대한 강을 이루었다. 국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표결이 1시간 앞으로 다가왔다. 8년 전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서 대통령 탄핵을 외치던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아~초와 1회용 컵을 깜빡 잊었네!”라며 당황하던 순간 광장에서 낯선 노래가 흘러나왔다.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 마. 눈앞에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인 ‘다만세’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광장에서 촛불세대의 민중가요와 젊은 세대의 ‘다만세’는 세대를 넘어 하나로 녹아들었다.
갖가지 응원봉 불빛이 반짝이는 광장에서 양초는 기우였다. 걸그룹과 보이그룹, 야구장의 응원봉이 가득했다. 누군가 “아이디어네. 불이 꺼질 걱정도 없고…”라며 감탄하는 사이 광장을 채운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손에 든 10~30대 여성들이 앞에 자리했다. 중간중간 ‘탄핵 가결 ♬~’을 요구하는 함성은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아파트>에 담겨 여의도의 하늘로 새 깃털처럼 날아올랐다.
100만 명의 시민이 유쾌하게 떼창으로 쏟아내는 분노가 커질수록 차가운 광장은 더 따뜻하게 물들었다. 여의도 광장의 노래는 8년 전 광화문에서처럼 희망과 위로의 불빛이었다.
죽을 때까지 부조리한 세계와 타협하지 않은 영국 출신의 미술비평가이며 작가, 사회비평가로도 널리 알려진 존 버거(J. Burger)는 2017년 자신의 사후에 출판된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에서 이렇게 말한다.
“노래는 어떤 부재(不在, 그곳에 있지 않음) 앞에서 불린다. 노래를 공유하면서 그 부재도 공유되고, 덕분에 덜 아프고, 덜 외롭고, 덜 고요한 것이 된다. 노래를 공유하는 동안 원래의 부재는 ‘줄어들고’ 그건 뭔가 승리와 비슷한 경험이 된다. 종종 차분한 승리이고 또 가끔은 잘 드러나지 않는 승리다”
이보다 나흘 전인 12월 3일 한 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그 ‘부재’를 일깨웠다. 전 국민이 잠자리에 드는 한밤중 터진 비상계엄은 먼지 쌓인 관 뚜껑을 열어 봉인된 폭력과 두려움, 공포를 세상으로 끄집어냈다. ‘척결, 처단, 포고문’ 같은 섬뜩한 단어가 튀어나왔고 중무장한 특전사 군인들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침탈하는 순간을 전 국민은 안방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봤다. 1980년 전두환·노태우의 12·12 군사반란의 악몽이 거의 사반세기 만에 소환된 순간이었다.
대통령은 헌정 질서를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대한민국을 재건하겠다고 핏대를 올렸지만 국민들은 의아해했다. 당시 대한민국의 상황이 헌법상의 계엄 요건인 전시나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였는지 도대체 이해를 못 했다.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엄격한 조건에서 허용되는 군 동원을 놓고도 “이거 뭐지?” 했다.
비상계엄 뒤 첫 주말 집회가 열린 지난해 12월 7일 오후 5시께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부결됐다. 하나 둘 시민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만 ‘부재’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마저 사그라진 것은 아니었다. 돌아가는 시민들의 뒤로 “슬픔 이제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는 거야”라는 노래가 따라왔다.
1주일 뒤인 12월 14일 국회에서 야당과 일부 여당 의원이 계엄은 “명백한 위헌이며 법률을 위반한 중대한 범죄”라며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키고 비상계엄을 발동한 대통령은 47일 만인 1월 19일 구속됐다. 그 사이 거리에는 충혈된 눈과 악다구니, 거짓과 배반이 휩쓸었고, 일부 극우 유튜버들이 돈방석에 앉는 사이 대다수 시민은 불면의 긴 긴 밤을 보냈다.
지난해 11월 <탄핵의 정치학>을 펴 낸 이철희 전 국회의원은 탄핵에서 ‘3개의 방패’를 말한다. 첫째는 의회 방패다. 탄핵소추를 국회가 하는데 재적의원 2/3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둘째는 사법부 방패다. 탄핵 심판의 결정을 내리는 곳이 헌재인데 9명의 재판관 중 6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셋째는 대중 방패다. 대규모 대중동원, 사회운동으로 탄핵을 막는 방패다. 이들 방패를 뚫느냐에 따라 탄핵의 성공이 결정된다.
역사적으로 2명의 대통령이 탄핵 소추됐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과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이다. 둘 다 의회 방패는 뚫었지만 대중 방패에 따라 탄핵의 성패가 갈렸다. 보수적인 일부 야당이 야합해 주도한 노 대통령의 탄핵은 그 부당성을 외친 광장의 시민에 막혀 실패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대통령의 권력 남용에 분노한 1,700만 촛불 시민이 탄핵을 주저하는 정치권을 압박하고 헌재의 탄핵 인용을 끌어냈다.
봉인된 과거의 유령이 세상에 나온 날 시민은 다시 탄핵의 길에 섰다. 21세기에 상상도 못했던 비상군사계엄이 일어날 만큼 폭력적 세계에서 어떻게 이 세계는 또다시 이러한 폭력에 저항하는 게 가능했을까?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을 오마주 한다면 ‘금실(golden threads)’ 때문이었다. 한강에게 금실은 “인간의 가슴과 인간의 가슴을 이어주는 빛나는 실”이다. 한강에게 어둠을 밝히는 ‘빛’이자 서로를 연결하는 ‘실’이 빚어낸 결정체가 문학이라면, 비상계엄 이후 광장의 노래는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빛’이자 어둠 속에서 서로를 연결하는 ‘실’이고, 이들의 노래는 금실로 짜인 ‘연대의 정신’이었다.
‘부재’를 향한 열망이 담긴 광장의 노래는 시간이라는 허공을 가로질러 어제의 시민과 오늘의 시민을 하나로 잇는다. 그리고 다시 오늘의 시민과 시민 사이에 그물망으로 직조된 연대를 촘촘히 만들어 낸다.
이번 겨울 여의도에서 시작된 광장의 노래는 광화문으로, 그리고 트랙터를 몰고 남도에서 수백㎞를 달려온 농민들이 있던 남태령으로 퍼져 나갔다. 살을 에이는 날씨에도 전국의 주요 도시는 물론 수원 광명 광주 김포 화성 등 고양에서 평택까지 경기도의 작은 광장에서도 매주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부르는 노래가 이어졌다.
그 노래는 4·19를 비롯해 유신헌법, 12·12군사반란과 5·18, 박종철과 이한열 열사의 죽음 등이 이어질 때마다 광장에서 불린 노래다. 광장의 노래는 해방 이후 압축적 경제성장 속에서도 한발 한발 더디게 진전되어온 한국의 민주화가 ‘민주적 계기(democratic moment)’라는 위기를 맞을 때마다 이를 돌파하게 한 힘이었다.
광장의 노래로 이어진 시민연대는 이제 ‘폭넓은 연대’로 비상한다.
지난해 12월 3일 밤,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 군의 국회 침탈 과정에서 내란 지휘관의 명령을 받은 젊은 병사들의 눈빛은 흔들렸고 그들의 발길은 느렸다.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관의 2차 체포가 이뤄진 지난 15일,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은 충성적인 지휘관들과 달리 방호벽이던 버스 안에 열쇠를 놓아 경찰 진입로를 터주며 우려되던 유혈 충돌을 막았다.
12·12군사반란과 광주민중항쟁을 무대로 한 <소년이 온다>를 쓴 한강은 “24년 만에 되풀이된 계엄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이렇게 말한다.
“젊은 경찰분들, 군인분들의 태도도 인상 깊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명령을 내린 사람들 입장에선 소극적이었겠지만 ‘보편적인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던 적극적인 행위였다.”(연합뉴스 12월 6일)
도둑처럼 들이닥친 비상계엄에서 촉발된 이번 겨울 광장의 노래가 예전과 달리 더 빛난 것은 ‘폭넓은 연대’의 희망에서다.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절망 속에서도 연대의 정신은 세대를 넘어 시민들로 이어지고 이제 젊은 군인과 경호원 등 민주공화국 성원들로도 확산되고 있다. 그것은 광장에서 공유된 부재를 향한 열망의 확산이며 보편적 가치의 내재화였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 80년은 경제발전과 민주공화국 내에서 시민이 진정한 주권자가 되는 민주공화국을 향한 여정이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명목상 민주주의’를 ‘실질적 민주주의’로 온전히 살아내기 위한 시민들의 몸부림의 시간이기도 했다.
지나온 길 위에는 수많은 피와 눈물이 섞인 광장의 노래가 흩뿌려졌다. 그 긴 길은 더뎠지만 진보와 보수를 넘어 우리 사회가 최소한으로 합의해 성취한 ‘보편적 가치의 관점’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세계인은 이를 일러 ‘K-민주주의’라고 한다. 폭력 대신 평화, 배제 대신 공존, 차별 대신 차이, 특혜 대신 공정을 향한 희망을 읽었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 한쪽으로는 광기 어린 권력의 폭력과 거짓이 횡행하고 한쪽으로는 ‘부재’에 대한 열망이 노래되는 이 모순된 세계의 더 깊은 곳에 자리한 광장의 노래, 시민들의 ‘연대’와 마주한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조니 캐시(Jonny Cash)의 말을 빌자면 이들은 “노래라는 따뜻한 고치로 감싸 어디든 갈 수 있는 이들”이고 “그러고 나면 어떤 것도 나를 물리칠 수 없는” 이들의 연대다.
조회수 901
2025-02-04
몇 년 전,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매우 재밌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동료 변호사보다 조금은 느리고 엉뚱하여 좌충우돌하지만 결국 문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며 훌륭하게 일을 수행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는데요. 지금까지도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로써 종종 챙겨 보곤 합니다. 최근에도 다시보기 영상을 찾아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장애인분들의 고충은 얼마나 클까?” 나아가 “왜 길거리에 이분들이 많이 안 보일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됐습니다. 분명 무언가 사회구조적인 원인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관련 문제와 해결책을 조사해 보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웹진에서는 또 하나의 사람,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의 삶과 이들의 등에 날개를 달아주는 시민들의 노력에 대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일까요? 자폐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일반적으로 생후 3년 이내에 나타나는 신경 발달 장애 중 하나로 반복적인 관심이나 행동의 특징과 사회성 및 언어 능력의 결핍을 특징적으로 보이는 장애를 말합니다.1) 대표적으로 눈 맞추기, 표정, 제스처 사용이 적절하지 않거나 빈도가 낮고 발달 수준에 적합한 또래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를 가집니다. 또한 상동적이고 반복적인 운동 양상(손이나 손가락을 흔들고 비꼬는 등)을 보이거나 물건의 어떤 부분을 지속해서 집착하는 등의 반복적 행동를 보입니다.2)
특히 해당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민간이나 지역에서 운영하는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한데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원사업의 실효성과 접근성이 낮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일보에서 발달장애인 가족 1,07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복지관 이용 대기 기간 질문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1년 이상이라고 답했고 해당 지역은 17개 광역지자체 중 9개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지자체의 행정구역 별 복지관 위치 분배 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3)
▶ 지자체의 행정구역 별 복지관 위치 분배 방식은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의 치료에 있어 매우 민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예로 광주가 울산보다 발달장애인 등록수(광주 8,300명 VS 울산 5,300명)가 많은 것에 비해 대기 기간이 적었던 이유로 광주는 7곳의 복지관이 행정구역마다 골고루 위치했지만 울산은 4곳에 불과했다는 점을 뽑을 수 있다. 따라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지자체가 더욱 적극적인 장애인 복지 정책과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출처-한국일보)3)
의료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지부 '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등 전국 45곳) 이용 대기 비율을 보면, 제주의 발달장애인은 27.9%가 1년 이상을 대기했는데요. 이외 경기(19.7%), 서울(18.3%), 광주(18.1%)도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습니다. 긴 대기 기간만큼 자폐스펙트럼 장애 발견 시기는 3.1세, 4.6세에 진단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기 발견의 최적 시기인 3세보다 사실상 늦은 편이므로 골든 타임을 놓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4)
무엇보다 부족한 지원은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의 사회 진출을 더디게 할 수도 있는데요. 예로 '장애 유형별 고등학교 졸업자 진학 및 취업률'(교육부 자료,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 제공)에 관한 통계를 볼까요?
본 자료에서는 2022년 특수교육 대상 고교 졸업자 6천762명 중 지적장애인(4천386명)과 자폐스펙트럼 장애인(806명) 등 발달장애인이 5천192명으로 76.8%를 기록한다고 보여주는데요. 이 중 특수학교 내 고교 졸업자의 직업 교육인 '전공과'를 제외한 일반대학·전문대학 진학률은 20%에 그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장애유형별로 발달장애인의 대학·전문대학 진학률을 분석해 보자면 청각장애인 61.5%, 건강장애인 55%, 의사소통장애인 50.9%, 학습장애인 50.6%, 시각장애인 49.4%, 정서·행동장애인 40.3%, 지체장애인 35.9%, 지적장애인 12.9%를 기록하였고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은 10.4%의 최저치를 기록하였습니다. 취업률(취업자 수/졸업자 수 백분율)은 청각장애인 8.5%, 지적장애인 13%, 시각장애인 2.6%, 지체장애인 1.8%, 의사소통장애인 10.9%, 학습장애인 6.9% 등으로 기록하였고 자폐스펙트럼 장애인 5.5%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습니다.5)
▶ 발달 장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낮고 비진학 미취업 비율은 높은 편이므로 세상 바깥으로 나가기 위한 준비에서 뒤처지며 일종의 은둔 생활을 하는 장애인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연합뉴스)6)
이러한 문제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의 사고사(자살 포함) 비율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로 눈여겨볼 수 있는데요. 즉, 이들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것은 ‘삶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사망 평균 연령이 23세라는 점은 사회 전반적인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복지와 관련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우게 합니다.7)
구체적으로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을 위한 고등 교육 및 평생 교육 확대, 취업 시장 확보, 전문 인력 및 예산 확보 등의 지원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들의 권리 신장과 사회적 위치 개선 등의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행동을 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관련 시민사회단체들과 활동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올림장애인인권교육센터
▶ 2023년 3월 9일 푸르메소셜팜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현장이다. 다올림장애인인권교육센터에서는 장애인 관련 교육 이외에도 인권 교육,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등 ‘사람’의 가치에 집중하는 강의를 주로 제공하고 있다. (출처-다올림장애인인권교육센터)8)
다올림장애인인권교육센터는 주로 장애인 인권 신장/사회적 이해 등과 같은 장애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교육을 만드는 단체인데요! 더불어 강사진 양성과 지역 인권 운동에도 함께 참여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당 단체는 2019년 고용노동부 강사 지원사업 공식 수행기관으로 선정되고 2023년 보건복지부 공식 교육기관으로 지정되며 더욱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들을 제공해 왔는데요. 특히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관련한 강의와 지원사업이 전무한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로 ‘발달장애인 인권 강사’ 사업을 들 수 있는데요. 실제 발달 장애를 갖고 계신 장애인분들을 강사(ex.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 1·2급)로 양성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파트너 강사 자격도 취득하게 도와주는데요. 2019년 기준 7명의 지체장애인, 그리고 4명의 발달장애인 파트너 강사를 배출하였고 이후 매년 약 300번이 넘는 강의를 제공하게끔 지원해 꾸준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9) 결과적으로 강사분들에게 실제 취업 기회를 마련하여 자기 계발과 사회 활동을 독려하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교육 이외에도 2021년에는 용인 장애인 인권영화제를 용인시 장애인 단체들과 연합해 개최하며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교감의 장을 만드는 활동을 하였는데요. 2023년에는 용인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기획한 동백 호수공원 인권 축제에 참여해 ‘인권 트리 만들기’ 부스를 운영하였고 KEN(Korea-EU CSO Network)포럼에도 참가해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며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10)
황성환 대표는 향후 계획으로 인권 교육센터에 대한 재정 지원 항목의 부재로 예산이 지원되지 않고 수익모델과 후원의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지만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라는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단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요.11) 밝은 미래가 기대되는 만큼 많은 시민분의 지원과 참여가 있길 바랍니다:)
사단법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 2018년 5월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는 광화문 만인소’가 열렸다. 당시 정부의 기존 지원 정책이 수정되며 논쟁이 일게 되자 장애인 자식을 둔 엄마·아빠들의 단체 시위가 이어졌다.12)(출처-투데이신문)
2022년 4월 19일 사단법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지 못하는 발달장애인들의 고충을 토로하며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촉구를 주장하는 1박 2일 집중 결의대회를 진행하였는데요. 당시 정부의 발달장애인 활동 서비스 시간과 예산 감소, 차기 정부의 ‘재활과 치료 중심’이 우선이 된 지원 정책에 대한 갈등이 신호탄이 됐습니다. 연대에 참가한 약 3,000명의 시민 중 일부는 삭발, 삼보일배, 단식 등 강력한 투쟁을 통해 국가 차원의 주거권·노동권·소득 등을 보장하라는 시위를 이어 나가기도 하였는데요. 단체의 요구사항은 대표적으로 △주간 활동 서비스를 중심으로 낮 시간 서비스 확대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권리 중심 발달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3만 개 도입 및 제도화 등이 있었습니다.13)
또한 부모연대는 경복궁역 근처 인수위 앞까지 1.1km 정도를 행진한 후 마무리 집회에서 탁미선 부회장이 인수위 관계자에게 머리카락이 담긴 상자와 면담요청서를 건넸습니다. 이후 경복궁역에 마련한 단식농성장에서 문화제가 진행됐는데요. 당시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발달장애인 동생을 둬 시위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주목을 받은 결의대회가 됐습니다.14) 이처럼 시민들의 조직된 힘은 국회의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입법이 진행될 수도 있는 만큼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국자폐인사랑협회
한국자폐인사랑협회는 2006년 12월 창립 이후,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의 실태 조사 및 정책 개발을 위한 교육 연구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단체의 목표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당하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특히 발달장애인의 재산관리와 관련한 교육 사업을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15) 사실 일반적인 의·식·주 생활의 지원이나 교육은 들어봤어도 재정 관리에 특화된 교육이 있다는 점에서 큰 인상을 받았는데요. 어쩌면 장애인 분들의 금전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활동은 매우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표적인 강의로 발달장애인의 재산 관리를 위한 방법, 신탁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과 같은 수업이 있는데요.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는 현직 세금 전문가의 최신 정보를 토대로 일반인에게도 다소 복잡한 금융 지식을 쉽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뿐만 아니라 보조인, 거래처, 후견인 등과 같이 관계된 사람들에게 유익한 강의인 무연고 장애인의 상속 처리 절차도 있는데요. 해당 수업에서는 상속 대상, 계좌 관리, 관련 법 등에 관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편 금전 이외에도 가장 유익할 수 있는 범죄 피해 관련 지원에 관한 교육도 있는데요. 장애인 대상 학대 등 범죄 피해와 관련된 법, 장애인이 조사받을 시 의사 표현의 문제로 인한 대응법, 피해자 구제 지원 등 정의를 위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무료 수강료와 접근성이 쉬운 온라인 강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배려심을 느낄 수 있는데요.16) 관심 있으신 분들은 상단 홈페이지 링크를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 한국자폐인사랑협회의 오티즘트러스트 에듀 사이트에서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을 위한 무료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상속과 유언, 장애인 관련 금융제도, 장애인 신탁 등 여러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들이 삶을 영위해 나가는 데 걸림돌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수강 신청 절차도 비교적 간단해 큰 어려움 없이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출처- 오티즘트러스트 에듀 홈페이지)17)
지금까지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이 처한 현실과 이들을 돕기 위한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글을 쓰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만약 장애가 있었다면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저도 여러분들과 같이 심장이 뛰고 숨 쉬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한편 스스로 그동안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을 편견 없이 바라봐 왔는지, 이들을 위해 행동한 무언가 있었는지 돌이켜보기도 하였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발달 장애인을 하나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이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데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조회수 1261
2024-12-26
안녕하세요. 여러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에디터 라라입니다:) 완연한 가을을 잔뜩 만끽하고 있으신가요~? 기분 좋은 선선함의 가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주말에는 꼭 밖으로 기분전환하러 나가고자 해요. 바람 쐬러 나간 지난 주말, 정말 끝내주는 행사를 다녀왔거든요. 그래서 여러분과 너무나도 공유하고싶더라고요~? 제가 어디를 갔다 왔냐면! ‘2024 공익활동 페스타’에 다녀왔습니다!!!
2024년 10월 18~19일, 경기아트센터 광장 및 컨벤션홀에서 경기도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주최한 ‘2024 공익활동 페스타 WELCOME TO 공익랜드’ 행사가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하늘도 너무나도 예쁘지 않나요~??
18일(금)은 경기공익활동포럼, 비영리스타트업 쇼케이스, 경기도 공익활동가 대회, 시민사회전시회가 개최되었습니다. 18일의 행사가 궁금하신 분은 이 웹진을 참고해 주세요!
제가 참석한 19일(토)의 행사는 정말 다양했습니다. 공익활동 페스타 기념식부터 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 공상의 방(영화 상영회), 체험 부스 및 팝업스토어 체험, 공익위키 어드벤쳐, 공익 퍼레이드 공연, 그리고 시민사회 전시회까지! 너무나도 알찬 활동들이 많지요~? 그럼 당일의 제 발걸음을 따라 행사를 사이버상으로나마 함께 즐기러 가보시죠!
● 참가자 사전등록
저는 참가 사전등록을 하고 왔기에 광장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운영본부에서 입장팔찌를 배부 받았습니다. 사전등록하지 않은 분들도 현장등록이 가능했답니다. 호옥시 올해 참여를 놓치신 분들은 공익활동지원센터 웹진 및 홈페이지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시다가 내년의 행사는 꼭 참여해서 우리 함께 즐겨요!!
팔찌 수령 후, 곧바로 옆에 있는 룰렛 이벤트에 참여했습니다. 오자마자 이벤트를 통해 100% 선물을 주는 행사가 있다!? 바로바로 공익활동 페스타란 말이죠!
전 가장 좁은 영역의 좋은 상품인 블루투스 스피커를 얻었습니다!! 아무래도 저 좀 금손인가봐요ㅎㅎㅎ (조작 절대 아닙니다. 오해 금지!)
● 공상의 방(영화상영회)
공상의 방에서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가 상영되었습니다. 상영된 영화는 ‘1차-경기도 공익활동가들의 후보작 추천, 2차-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운영위원회에서 5개 후보작 선정, 3차-5개의 후보작 중 도민이 뽑는 최종 상영작 투표 진행’을 통해 선정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관심과 참여를 통해, 도민 투표로 선정된 상영작은 이태겸 감독의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였습니다.
영화 상영회이기에 이렇게 센스 있게 팝콘까지 준비해주셨더라구요! 정말 영화관에 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 상영 전, 이태겸 감독님이 직접 찾아와주셨습니다. 제작자의 말을 직접 들을 수 있다니. 정말 좋은 기회였어요. 잠시 감독님의 말씀을 공유드리겠습니다:)
이태겸 감독님 : 일상생활을 하며 ‘우리가 정말로 많이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구나, 정말 많이 단절된 채로 살아가고 있구나, 각자가 너무 자기중심적으로만 사고하고 진실한, 내용적인 교류는 사라진 채 형식적인 교류만이 남았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요새 제 화두는 ‘함께’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공익활동페스타에 내 영화가 선정되었다는 게 기뻤습니다. 이 영화를 만들 때, 타인을 너무 무지막지하게 대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도 없이 진행되는 행동들을 보며 ‘우리는 정말 타인에 대한 예의를 말로만 할 뿐, 실제로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는 못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러한 생각과 맥락을 고려하여 영화를 감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영화는 원청업체 본사의 직원 정은(유다은)이 하청업체로 파견 보내지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정은은 본사에서 일없이 벽만 보고 앉아있다가, 1년 후 복귀시켜주겠다는 거짓된 약속 하에 하청업체로 파견됩니다. 원청업체는 자르고자 하는 직원을 하청업체로 보낸 후 일을 주지 않고 무시하는 대우를 통해 자기 발로 나가게끔 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었던 것이죠. 사실상의 부당해고였습니다. 벼랑 끝까지 내모는 현실을 정은은 악착같이 버텨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다른 슬픈 현실은 하청업체 역시 파견 보낸 사람을 알아서 조용히 내보내지 않으면 하청으로의 지원을 축소하겠다는 협박을 받는 등 원청의 횡포 속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원청과 하청과의 부당한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또 다른 주요 인물은 하청업체의 막내(오정세)입니다. 투잡이 아니라 쓰리잡(편의점 아르바이트, 대리)까지 해야 생활이 영위되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인물이에요. 원청은 정당한 지원도 해주지 않아서 값비싼 작업복조차 하청 직원들이 직접 돈주고 삽니다. 막내도 마찬가지였고요.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직원들은 작업에 들어가기 전 항상 ‘우리는 생명, 우리는 빛, 안전제일’이라는 문구를 되뇌이고 들어갑니다. 상황과 굉장히 모순적인 대화입니다. 안전을 외치며 충분한 안전장치도 없는 안전하지 않은 노동환경으로 들어가기 때문이죠.
정리하자면,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서 살아가기 위해 악착같이 버텨보는 정은의 이야기와, 막내로 대표되는 열악한 환경 속에 노동을 이어가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에 담긴 제작자의 생각을 알고 영화를 보니 몰입도 굉장히 잘 되고 전달 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더욱 잘 느껴졌습니다. 부당파견 및 해고, 고용불안, 막막한 사회적 이동,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정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 회사... 안타까운 현실의 노동환경을 잘 보여주어 우리 사회의 노사 관계, 노동환경, 안전하게 일할 권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줍니다.
상영 이후 진행된 감독과의 대화 Q&A 시간에서 감독님은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어디인지에 대해 답변해 주셨습니다. 감독님은 개인의 생존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애쓰던 정은이 막내라는 인물을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 나를 벗어난 영역에 대한 이해력을 넓혀가는 변화의 과정을 잘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셨다고 합니다. 감독님이 초점을 맞추신 부분이 영화에 잘 담겨있던 것 같아요. 이후 영화를 관람하실 분은 이 부분에도 집중하여 보시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하신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열악한 노동환경을 보여주는 실화 기반의 영화입니다. 정말 놀라우면서도 슬픈 사실은 실제 현실은 영화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처한 현실은 더더욱 심각하고요. 여전히 죽음의 코앞 환경에서 일하고, 부당한 해고 및 파견에 처하여 삶의 낭떠러지로 밀리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가 보다 행복한 노동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동자와 노동의 가치에 대해 우리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노동 현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공익활동가가 추천하고 도민들이 선택한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꼭 감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공릴라)
공익활동의 생생한 현장을 라디오로 만나볼 수 있는 행사입니다. 경기도민과 활동가들이 함께 만드는 오픈 스튜디오! 너무나도 흥미롭죠?! 개국 진행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님과 정책협력팀 강민진 대리님이 진행해주셨습니다. 이후 두 파트로 나누어 공릴라가 진행되었어요.
[PART 1] "#공익해봐 : Z세대가 답하다" 입니다! 진행은 전 JTBC 정치부 기자, 현 (주)소프트콘컴퍼니 고승혁 대표께서, 패널로는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유은강 활동가, 다산인권센터 이경엽 활동가님이 참석해주셨습니다.
Z세대가 주도하는 공익활동 트렌드, Z세대의 공익활동 관심 이슈 탐색, Z세대의 접근 방식과 새로운 방법론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이었어요. 모든 질문과 답변을 공유해드리고싶지만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저에게 인상깊었던 질문 2가지를 공유해보도록 할게요!
[질문1 : Z세대가 공익활동에 참여하면서 가장 큰 도전과 보람은 무엇인가?]
이경엽 : Z세대가 ‘공익활동’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겪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리고 나 한명이 먹고 살기 바쁜 사회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방관자로 대부분 살아가거든요. 이런 사회에서 자신의 시간을 ‘공익활동’을 하기 위해 쏟는다는 게 가장 큰 도전이라 생각해요.
유은강 : 공익활동가의 임금으로 경제적인 부분이 고민되는 때가 부쩍 많아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우리 조직의 비전인 ‘공익활동가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건강하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에 부합하다고 느껴질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 전 ‘긴급의료비 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참여자께 ‘지원 서류 접수하고 결과 안내받고 지원금을 지급받는 그 모든 과정에서 따뜻한 연대와 지지를 느낄 수 있었다’는 후기를 받으니 너무나도 힘이 되고 진심이 잘 전해진 것 같아서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어요.
[질문4. Z세대의 공익활동 참여 증진을 위한 방법과 정책적 제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경엽 : ‘공익활동’이 쉽다는 인식을 만드는 게 참여를 증진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공익활동을 실제로 하고있는 분들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걸 정말 잘 알고있어요. 그런데 정작 공익활동을 접하지 않은, 그리고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공익활동’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공익활동을 알리고 경험할 수 있는 창구가 Z세대에세 많이 드러났으면 좋겠어요.
유은강 : 인건비 지원이 많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공익활동가의 공익활동지속이 되기 위해서는 삶이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이 있어야하잖아요. 그런데 활동가 월평균임금이 206만원에 불과해요. 임금근로자 월평균임금보다 100만원 가량 낮다고 합니다. 공익활동가는 사회를 지탱하여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만드는 데 힘쓰는 사람들이잖아요. 이 사람들이 경제적 불안정성에서 벗어나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걱정없이 공익활동에 뛰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건설적인 아이디어들을 Z세대의 입으로 직접 들을 수 있는 의미있던 토크였어요. 특히, Z세대의 공익활동 참여증진을 위한 방안을 들으며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 좋은,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Z세대들이 공익활동에 참여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를 위해 공익활동이 정말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모든 Z세대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답니다:) 공릴라의 PART1은 정말 창의성과 톡톡 튀는 얘기가 많은 너무나도 재밌는 시간이었답니다ㅎㅎ:)
[PART 2] "#공익활동 올스타전★ : 전국 시민 히어로즈" 입니다! 진행은 충북시민사회지원센터 김광식 팀장께서, 패널로는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정수진 실장, 광주광역시시민사회지원센터 김지원 팀장, (사)시민 김유리 사무처장님이 참석해주셨습니다.
Part2 시간에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이 시민사회를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시민사회가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마음은 동일하여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하기 위한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이른 바 지원넷) 소개, 공익활동의 중요성과 미래 방향성, 시민사회와 중간지원조직의 협력, 지원 체계의 역할에 관해 얘기를 나눠주셨어요. 마찬가지로 인상깊던 질문 3가지의 답변을 공유해보도록 할게요!
[질문1. 현재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의 주요 활동과 성과는 무엇인가?]
김유리 :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지원넷)는 시민사회와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이름 그대로 시민사회 지원조직들이 모인 네트워크에요. 공익활동지원센터, 시민운동지원센터, NGO 또는 NPO지원센터 등의 이름으로 불리우는 민간위탁 센터형 조직뿐만 아니라 제가 활동하는 사단법인 시민과 같은 민간 지원조직 등 24개 지원조직이 현재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 생태계를 연결하는 연결자이자 매개자 역할을 지향하고 있어요. 지원넷은 주로 시민사회 지원조직 간의 정보공유, 네트워크 등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공동협력사업을 하고있습니다. 올해가 지원넷의 10주년입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네트워크를 운영한 것이 가장 큰 성과이자, 지원넷에 대한 높아진 기본적 신뢰와 전문성 역시 공동의 성과라고 생각해요. 또, 지금 중요한 성과는 중 하나는 ‘협치형 민간위탁 가이드라인’과 ‘시민사회 활성화 및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표준조례안’을 함께 만든 것이랍니다. 이를 통해 지자체별로 시민사회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었어요. 하지만 상위법이 부재했기에 ‘시민사회 활성화 및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대통령령’이 만들어진지 1년 6개월 만에 졸속 폐기되면서 지자체의 시민사회 지원정책 환경도 급속도로 바뀌게 되기도 했습니다.
[질문6. 시민사회와 공익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미래의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김유리 : 시민사회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활동이 정치적 측면에서 특정 세력만을 위한 정책으로 오해하고 오독하는 인식이 관련 정책을 만드는 큰 걸림돌이 되어온 것 같아요. 정치 사사의 이념의 고전적 프레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사회 차원에서 시민사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란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지원 : 시민사회 활성화 기반구축을 위한 법령제정, 단체 및 공익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와 정책, 재정지원체계 강화, 시민참여확대와 협력 네트워크 구축, 공익활동에 대한 홍보 및 인식 제고 등을 정책 방향으로 설정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질문7. 정부 지원 vs 민간 기부 : 향후 가장 효과적인 자금 조달 방법은 무엇인가? 향후 시민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정수진 : 결국은 민간 기부로 가야한다고 봅니다. 외부적으로 정치적 환경, 행정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걸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에요.
공익활동과 시민사회를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에 관한 이야기. 중간지원조직은 공익활동에 관심있는 분들이 아니라면 정말 처음 듣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 같아요. 사실 시민사회와 공익활동가는 비영리적 가치를 추구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하잖아요.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모든 활동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을 도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정말 필수적이고 중요해요. 그러니 중간지원조직의 목소리에 부디 귀기울여주시면 좋겠습니다. PART2 역시 정말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라디오였어요ㅎㅎ. 무엇보다 각 지역의 야구 유니폼을 장착한 활동가분들이 야구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너무나도 반가웠답니다. 그래서 더 귀가 쫑긋 해졌던 것 같아요 하하.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_
유튜브 생중계 다시보기 링크를 남기니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방문해주세요>_<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채널 구독까지 눌러주신다면..최고.)
2024 공익활동 페스타 - Welcome to 공익랜드- 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 & 기념식
● 시민사회전시회
경기시민사회 온라인자료관 ‘톺’을 소개합니다! 전시 주제는 ‘언론 : 지역기반 시민 언론 활동, 환경 : 기후·환경 및 에너지 전환 활동, 평화 : 남북 화해와 협력 및 여성 평화 활동, 생명과 안전 :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시민활동’ 네 챕터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오프라인에서 자료관 ‘톺’을 만나서 설명도 듣고 하니까 기록과 참여의 중요성을 더욱 제대로 깨달았답니다. 그런 의미로 온라인 자료관에 접속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체험부스 및 팝업스토어
체험존, 파트너존, 팝업스토어로 구성된 총 14개의 부스가 설치되었습니다. 자세한 목록은 다음과 같아요!
1. 체험존 - 사회적협동조합 에코컨서번시Y
2. 체험존 - 수원청소년성인권센터
3. 체험존 – 펭귄의 날갯짓
4. 체험존 - 사단법인 트루
5. 체험존 - 공익활동가 학교 활동가의 책장X책숲사람숲 광화문서림
6. 체험존 - 펨타로상담소
7. 파트너존 -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8. 파트너존 - 사회적기업 ㈜리맨
9. 파트너존 -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feat. 웬즈데이앨리스)
10. 파트너존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11. 팝업스토어 - 경기남부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12. 팝업스토어 - 가치가게
13. 포토존 - 행사 포토존 및 공익활동가 프로필사진 촬영
14. 행사운영본부 (행사안내, 입장권배부, 고민의벽)
저는 이 14개 부스를 모두 다 가보았습니다ㅎㅎ. 아주 제대로 즐기고왔죠?! 모든 부스를 소개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각 카테코리의 부스 하나씩이라도 소개해드릴게요>_<
체험존 – 펭귄의 날갯짓
‘펭귄의 날갯짓’은 정신질환 및 고립·은둔 청년들에 대한 지원과 연대를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당사자의 심리적·경제적 자립을 함께하는 단체입니다. 이 부스에서는 네잎클로버를 만들었어요! 총 8개의 줄로 하나의 예쁜 네잎클로버가 완성되다니. 너무 재밌고 결과물도 정말 예쁘더라고요ㅎㅎ. 키링으로 가방에 잘 달고 다니려 합니다.
펭귄의날갯짓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fluttering.penguins/
파트너존 - 사회적기업 ㈜리맨
사회적 기업 ‘리맨’의 부스에서는 현물기부플랫폼인 ‘리플러스’에 대해 알게되었어요.
리플러스 : https://replus.kr/
데스크톱,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 기기를 기부할 수 있다고 해요. 기부 신청하면 무료 수거뿐만 아니라 세액공제-기부영수증 발급, 디지털 기기 내 데이터 삭제 보고서 제공을 통한 개인정보 보안 처리까지 해준다고 합니다! 모여진 기부가치 만큼 재제조된 디지털 기기 혹은 그에 상응하는 현금이 비영리단체에 기부된다고 합니다. 저도 집에 가서 기부할 만한 디지털 기기를 찾아봐야겠어요!
팝업스토어 - 경기남부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두레생협은 생명가치에 중심을 둔 단체입니다. 안전하고 안심한 먹거리(생활재)의 개발과 공급을 하고있습니다. 두레생협의 생명가치를 실현해나가는 주체는 어머니인 조합원이라고 해요! 조합원 간 온 생명으로 연대하여 다차원적 확충의 관계망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합니다:)
공정무역 커피, 우리밀 빵/전병 등 정말 많은 건강한 먹거리들이 많더라구요!! 맛있는 것들이 많아 보여 무엇을 살까 한참을 고민했답니다~ 현장 부스를 오지 않아서 구매하지 못 한 것이 아쉬우시다고요? 정말 다행히! 인터넷 주문과 전화 주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ㅎㅎ. 뿐만 아니라 11곳의 오프라인 매장도 있으니 꼭 아래 링크를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려요!
경기남부 두레생협 : http://www.ksdure.or.kr/
● 공익위키 어드벤처(메타버스 퀴즈 이벤트)
여러분! 메타버스 퀴즈 이벤트. 참여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그 혁신적인 걸 해냅니다. 이 활동은 메타버스 공간 속 놀이동산에서 진행되었어요. 공익위키를 반영한 새로운 메타버스 공간을 구현했답니다>_<
총 4가지 ZONE(소식/모임/제안/위키ZONE)이 있었고 소식/모임/제안 ZONE에서는 사전이벤트, 위키ZONE에서는 행사 당일 퀴즈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2단계에서 상을 받았던 분들은 다음과 같아요! 모두 QR코드로 접속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가상 공간을 구현해서 그 공간 내에서 공익활동의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게 정말 너무나도 신기했답니다!! 정말 내년에 꼭 참여해보셨으면 좋겠어요!!!!
● 기념식(개회 및 폐회)
개회 기념식에서는 공익활동 우수사례 표창과 모범사례에 대한 감사장(시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 7명이 경기도지사 표창을 총 11명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감사장을 받았습니다. 명단은 아래와 같아요.
도지사 표창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 강미 센터장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대표
안양YMCA 김유철 사무총장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정아 공동대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상화 팀장
군포시 행정지원국 자치분권과 최슬기 주무관
광명시 자치행정국 자치분권과 김명옥 주무관
감사장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민진영
김포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국장 이종준
인권교육온다 대표 이광훈
미디어시민연대 대표 문채희
수원공유냉장고시민네트워크 대표 조태수
청년망고 협동조합 이사 조한나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황보정애
원더풀고강마을사회적협동조합 박선희
풀뿌리 시민회의 대표 최경호
양주 YMCA 사무총장 최근혁
모든분들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기도에서 공익활동을 위해 노력해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ㅎㅎ.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경기도의 공익활동에 참여하시길 응원합니다.
이후 엄청난 경품 추천이 열렸습니다. 편안한 의자와 책상부터 상품권, 건강한 천일염, 키친타올, 화장품 등등 아주 유용하고 좋은 경품이 가득했어요!! (참석자분들 중 빈손으로 돌아간 분들이 없다는 소문이..모두가 두 손 가득히 돌아갔다는 소문이...~?? 어때요 솔깃하시죠?! 그렇다면 내년 공익활동 페스타에 꼭 함께 해요>_<)
열기가 불탔던 경품추천이 끝난 후에는 폐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2024년 10월 18~19일, 장장 2일간에 걸쳐 경기아트센터 광장 및 컨벤션홀에서 경기도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주최한 ‘2024 공익활동 페스타 WELCOME TO 공익랜드’ 행사가 폐회식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저도 처음 참여한 공익활동 페스타였는데요. 정말 많은 기대를 하고왔음에도 기대 이상의 가치를 잔뜩 얻어간 시간이었어요. 정말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인사이트를 얻어간 시간이었어서 여러분께 진심을 다해 추천합니다. 내년에 꼭 우리 함께 공익활동 페스타에 참여하자구요!!
정말 재밌는 시간이었던 게 글과 사진 속에서도 막 느껴지지 않나요~?!
● 마무리하며
이번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개최한 ‘2024 공익활동 페스타 WELCOME TO 공익랜드’는 다양한 활동가와 시민들이 모여 공익의 가치를 나누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ㅎㅎ. 여러 공익활동단체가 부스를 통해 준비한 체험 프로그램과 보이는 라디오, 영화 상영회, 공익위키 어드벤쳐(메타버스 퀴즈 이벤트), 경품추첨 등을 통해 정말 즐겁게 공익활동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인식을 높이고, 서로의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교류하며 새로운 영감을 얻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특히 좋았던 것은 다양한 세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각자의 역할에 대한 책임을 다시 한번 느끼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공익활동은 지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사람들 간의 유대를 더욱 강화하는 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만남이 계속 이어져, 더 많은 사람들이 공익 활동에 참여하여 우리의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를 기대합니다. (내년의 공익페스타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부탁입니다ㅎㅎ.)
공익활동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조회수 1300
2024-11-137월 16일 화요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화센터에서는 4.16 세월호참사 이후 생명과 안전을 위한 활동을 되돌아보는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생명과 안전을 위한 활동을 톺아보다"경기시민사회 온라인 자료관 포럼이 열렸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함께 마련한 이번 포럼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경기도 내 시민사회 단체의 참사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다양한 활동 사례를 기록하고 아카이빙 하기 위한 것입니다.
포럼 장소에는 안산, 수원, 의정부, 광명, 여주 등 경기도 각 시민사회가 지난 10년 동안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추모하고 기억했는지 보여주는 각종 사진과 기록물, 노란 리본, 노란 종이배, 배지와 피켓 등을 전시했습니다. 전시품마다 손 글씨로 꾹꾹 눌러쓴 ‘살아있으라, 잊지 않겠다, 진상 규명을 하자’는 바람이 눈길을 끕니다. 노란 리본을 만들고 종이배를 접는 누군가의 무수한 손길이 느껴집니다. 한데 모아 살피니 그 정성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오늘 포럼에서 나누게 될 이야기도 아마 이런 생명에 대한 정성 어린 목소리가 아닐까 기대해 보게 됩니다.
416연대 이태호 상임집행위원장
포럼은 416연대 이태호 상임집행위원장의 기조 발제로 시작했습니다. 4월 16일의 약속 운동이라 지칭하는 4.16 운동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권리 옹호와 실현, 생명 존중 안전 사회로의 전환을 지향합니다. 애도와 기억의 공동체로 피해자와 연결된 시민의 자발적인 다중 연결망을 형성해 왔습니다. 한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법제도 마련을 위해 활동했습니다. 다른 재난 참사 피해자와 연대하며 상처 입은 치유자로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10주기를 맞아 기억 공동체를 강화하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완수하며 재난 참사 피해자 연대를 강화하고 생명 안전 운동으로 확장하는 것이 4.16운동의 중장기 활동 방향이라고 밝혔습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표현이 인상 깊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태원 참사 피해자를 찾아 연대하는 모습을 보며, 고통을 나누는 모습이 마냥 안타깝기만 했는데 ‘서로의 치유자가 될 수 있는 거구나’ 그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한 걸음 나아간 것만 같습니다. 기억 공동체, 고통의 연대가 새로운 서사를 만들었다는 발제 내용도 있었는데요, 세월호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극 ‘기억여행’, ‘연속, 극’과 영화 ‘장기자랑’, ‘바람의 세월’, ‘목화솜 피는 날’ 등 문화예술로 재탄생한 작품들 속에서 시민들은 지난 10년 동안 세월호 참사 피해자에 대한 추모와 기억을 함께 이어갔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10주기 연극_연속, 극 (출처 : 4.16재단 홈페이지) 영화 ‘바람의세월’ 포스터
이야기 마당에 앞서 구리, 남양주, 양평, 용인, 포천, 화성의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들의 세월호 기억 활동을 영상으로 만났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참사 당일에 대한 기억을 잊지 못한다는 활동가들이 많았습니다.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인식과 치밀어 오르는 분노, 알 수 없는 죄책감을 감당할 수 없어 함께 모여 나눈 것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고 노란 리본과 바람개비를 만들고 생명안전조례 입법을 위해 애쓰는 등 여러 활동을 했습니다. 이날 함께한 영상은 경기시민사회 온라인 자료관 ‘톺’(https://gcsarchive.or.kr/kr/)에서 곧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어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일산시민 모임 장윤정 님, 수원 4.16연대 유주호 집행위원장, 4.16 안산시민연대 김은호 공동대표, 세월호참사를밝히는의정부대책회의 정영희 대표, ㈜안전누리교육원 진임순 대표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일산시민 모임 장윤정
“고양시에서는 2014년 5월 마두역에서 서너 명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첫 서명대가 펼쳐졌습니다. 당시 화정역과 정발산역 미관 문화 광장을 거점으로 한 시민 활동팀도 있었습니다. 피케팅, 전단지 나눔, 리본 만들기 등을 지속적으로 했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일산시민 모임 장윤정 님 발표 中
4.16연대 유주호 집행위원장
“경기도가 전국 광역단체 중에서 산업재해가 제일 많은 광역단체인 거 아십니까?
세월호 참사가 304명의 우주를 잃은 거잖아요. 이태원 참사가 159명의 우주를 잃은 거고요. 그분들의 명예를 회복해야 합니다. 저는 끊임없이 거리에서 시민들과 손잡고 지속적인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됐을 때 우리가 원하는 안전사회가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수원 4.16연대 유주호 집행위원장 발표 中
안산시민연대 김은호 공동대표
“4.16 참사가 우리에게 준 질문은 생명과 안전을 어떻게 우리 일상의 의제로 삼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안산의 와동에서는 마을교육공동체를 형성해 지역 주민과 마을 아이들이 함께 안전한 사회를 위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이웃 대화모임을 통해 서로를 돌보고 성장하는 안전망을 만들었어요. 이런 저희의 경험을 다른 지역 사회와도 나누고 연대하려고 합니다.” -4.16 안산시민연대 김은호 공동대표 발표 中
세월호참사를밝히는의정부대책회의 정영희 대표
“세월호 운동이 생명 안전 운동으로 전환되려면, 기후 위기 문제를 벗어날 수 없을 거예요. 환경과 생명, 생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참사 이후 혼자 슬퍼하지 않고 피해자들만의 일이 아닌 사회화하는 것들, 추모와 애도를 사회화하는 그런 역할을 시민 참여로 할 수 있음을 그간 활동을 하며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세월호참사를밝히는의정부대책회의 정영희 대표 발표 中
㈜안전누리교육원 진임순 대표
“세월호특별법을 통해 만들어진 예산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안전한 교육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안전 캠페인을 하는 활동 중에도 위험한 상황에 아이들이 놓이는 경우가 발생하였고 이를 계기로 아이들에게도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청소년을 포함한 성인들의 안전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연령층에 맞춰 재밌는 안전교육을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하다 보니 지금의 맞춤형 안전교육의 형태로 자리 잡혔습니다. 세월호 이후에 우리가 바뀐 것은 우리도 무엇인가의 노력을 통해 더 안전한 사회로 바꿀 수 있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된 것 입니다.” -(주)안전누리교육원 진임순 대표 발표 中
지난 10년의 활동을 짧은 시간 안에 갈무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분노와 고통으로 시작된 세월호 추모 활동이 서로를 돌보는 생명 안전을 위한 기억운동으로 전환되는 시점이라는 것만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간의 활동에 얼마나 정성을 다했고 또 그 안에서 많은 시민이 애도의 뜻을 전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행사장을 나오며 10년 전 세월호 참사 초반 마을에서 열렸던 촛불 집회에 아이들을 데려갔던 기억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제 아이가 벌써 고등학생입니다. 지난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간다고 할 때 세월호 아이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새삼 씁쓸하고 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날 이후 세상은 얼마나 안전해졌을까요? 되돌아보면 이태원과 충북 오송, 최근 화성의 아리셀 참사까지 세상엔 여전히 아픔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책임자 처벌은 요원하고 대책 마련도 미비하지만 그래도 참사 피해자의 곁을 지키며 함께한 시간까지 의미 없다 할 수 없습니다. 함께하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참사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거듭 빌어봅니다.
조회수 1601
2024-07-26
출처: 영화의전당 홈페이지(영화 : '시라')
지난 5월 25일은 아프리카의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6월 4-5일에는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개최되었죠. 이렇게 한 달간 아프리카 주간을 맞이하여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었는데요, 오늘은 그중 제가 직접 다녀온 아프리카영화제와 2024 아프리카 문화 페스티벌의 현장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출처: 외교부 공식 홈페이지
2024 아프리카영화제(Africa Film Festival 2024)는 서울 씨네큐브, 부산 영화의전당, 그리고 온라인 네이버 TV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상영작 출품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라위, 말리, 모로코, 부르키나파소, 수단, 알제리, 앙골라, 이집트, 짐바브웨, 케냐, 탄자니아, 토고, 튀니지 등으로 총 14개국입니다. 그중 저는 부르키나파소의 ‘시라’를 감상하였습니다.
영화 ‘시라’는 2023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초청작이자 관객상 수상작으로, 이슬람 테러리스트에 굴하지 않는 유목민 소녀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무자비한 폭력에 노출된 이후에도 유목민 소녀인 시라는 자신의 운명과 싸워보지도 않고 항복하기를 거부하면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 맞서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내용입니다. 사헬 지역의 현재로부터 날아온 페미니즘 이야기로, 여성의 강인한 용기와 연대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출처: 외교부 공식 홈페이지
영화를 본 후에는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하여 문화 페스티벌을 즐겼습니다. 이번 아프리카 문화 페스티벌은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를 맞이하여, 국민의 아프리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입니다. 아프리카 문화 체험, 전시, 공연 등 참여형으로 진행되었으며, 15개국의 주한아프리카대사관이 참여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즐겨 먹는 간식부터 옷, 마그넷, 장식품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한 부스에서는 아프리카의 전통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아프리카만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난 1월, WFK(World Friends Korea) 해외 봉사를 통해 르완다에 파견을 갔다 온 경험이 있기에 더욱 반가운 마음으로 행사를 즐겼네요.
그 후에는 저탄소 커피를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키자미테이블’의 시음회 행사에서 자원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시음회 행사는 키자미테이블에서 판매하고 있는 ‘디카본 커피’를 맛볼 수 있도록 진행되었는데요, 보통 우리가 마시는 커피를 생산하는 데 약 29kg의 탄소가 배출되는데, 디카본커피는 이를 반으로 줄인 커피라고 합니다. 이렇게 커피 한 잔을 디카본 커피로 바꾼다면, 플라스틱 컵 10개를 아낀 것과 같고, 자동차를 타는 것 대신 3km를 걷는 것과 같고, 30년생 소나무 0.01그루를 심는 것과 같다고 하네요. 행사가 진행된 3시간 동안, 약 1,090명이 방문하였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제가 처음 이 분야에 입문하게 된 것은 바로 국제개발협력 덕분이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어른이 된다면 언젠가 꼭 아프리카에 갈 것이라고 다짐했었죠. 이번 행사를 통해 제가 아프리카를 참 좋아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신이 나서 온종일 방방 뛰어다녔거든요! 아프리카를 좋아하는 마음도, 아프리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참 귀합니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관련 행사를 하나 소개하며 끝맺으려 합니다. 다가오는 8월 6일에는 2024 서울대 글로벌 사우스 개발협력 포럼 행사가 진행되는데요, 아시아와 아프리카 간의 국제적 협력적 측면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외교에 적합한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아프리카를 200% 즐길 수 있는 24년 여름이 되길 바라며!
조회수 1590
2024-07-05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이라니 제목이 조금은 도발적이지요? 수원시립미술관이 3월 12일부터 진행 중인 이 기획전은 여성의 일, 일하는 여성을 주제로 합니다. 과거부터 어쩌면 현재까지도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여성 노동을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산업현장에서 착취당하는 여성 노동자는 물론이고 엄마의 가사노동과 돌봄노동, 그리고 기지촌 접객원이라는 약소국의 주변부 노동까지 폭넓게 다룹니다. 국내외 8명의 작가가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이번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카위타 바타나얀쿠르의 작품들 – 셔틀(2018) 염색(2018)
그중에서도 태국 작가 카위타 바타나얀쿠르의 비디오 작업물 ‘직물 퍼포먼스’는 강렬한 원색과 기괴한 움직임으로 단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신체를 활용해 셔틀, 물레, 염색 등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직물산업의 공정과 그로 인한 아시안 여성들의 노동 착취 문제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반복 재생되는 영상을 넋 놓고 바라보다 보면 화려한 색상 너머로 사람과 도구의 구분이 사라진 후기 자본주의의 비애가 전해집니다.
아니, 이것들이 왜 여기에? 전시장을 둘러보며 작품들을 감상하다가 느닷없이 화장품 외판원 가방과 버스 안내양 모자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제는 유물이 됐지만 1960~1970년대를 살아낸 중년 관람객이라면 옛 추억이 떠오르는 물건들입니다. 아, 그랬었네요. 우리 엄마들, 언니들의 삶이 녹아있는 엄연한 여성 노동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기획전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4월 마지막 토요일에는 아로마 요가와 명상, 그리고 전시 투어를 묶은 힐링 이벤트 <Love yourself>가 열렸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해온 성인 여성들에게 무료로 휴식을 선사하는 시간이었는데 30명 정원이 금방 마감되었다네요.
프로젝트 룸에서는 전시 연계 스크리닝이 진행 중입니다. 여성 노동을 다룬 총 10편의 영화가 하루 두 편씩 번갈아 상영됩니다. (상영일정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켄 로치나 다르덴 형제처럼 사회 이슈를 파고드는 해외 거장들의 작품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화제작 <카트>, <다음 소희> 등 라인업이 탄탄합니다. 각종 영화제 수상에 빛나는 3편의 다큐멘터리에서는 구로공단 노동자, 북한이탈주민, 평화시장 봉제공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습니다. 팝콘과 콜라는 없지만, 빈백소파에 누워 미술관 속 영화관을 맘껏 누리며 그 목소리들을 들어봐도 좋겠습니다.
로사 로이의 작품들
열심히 일하는 여러분, 5월 1일은 잘 쉬셨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례적으로 근로자의 날이라 칭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노동절, 메이 데이(May Day)라는 이름이 더 익숙합니다. 1886년 하루 8시간 노동을 보장받고자 거리로 나섰던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얼마나 달라졌고 한편으로는 또 얼마나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특히 여성 노동은 긴 세월 평가 절하가 더 심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사 로이의 작품 속 여성들처럼 그녀들은 언제나 일하는 가운데 서로 연대하며 적극적으로 삶을 영위해 왔습니다.
다시 제목으로 돌아가자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은 ‘사랑하지 않을 방법이 없는 당신’으로 고쳐 읽어야겠습니다. 그만큼 여성의 일에 대해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역설을 담은 의도적 오역인가 봅니다. 전시는 6월 9일까지 계속됩니다. 가끔씩 야간 운영도 있고 수원, 화성, 오산시민은 25% 할인도 해주네요. 막을 내리기 전에 수원 행궁광장으로 한 번쯤 시간 내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그녀(Can’t Help but Love Her)’를 만나러 가시기 바랍니다.
수원시립미술관(Suwon Museum of Art) 수원 화성행궁 광장에 위치한 미술관. 현대산업개발의 기부채납으로 2015년 10월 완공되었다. 개관 당시 기부자에 대한 예우 및 기부문화 확산을 이유로 현대산업개발 브랜드명이 들어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정식 명칭으로 확정하여 수원시민과 문화예술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논란은 ‘공공미술관 이름바로잡기 시민네트워크’ 결성과 범시민 반대서명운동으로까지 이어졌으나 아이파크라는 명칭은 그대로 강행되었다. 2022년 광주에서의 잇따른 붕괴사고로 현대산업개발의 이미지가 실추되자 시의회에서 조례 개정을 통해 결국 7년 만에 아이파크를 삭제하고 ‘수원시립미술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이에 따라 영어 약칭도 SIMA에서 SUMA로 바뀌었다. |
조회수 1863
2024-05-083·8 세계 여성의 날을 기억하는 우리... 일상은 안녕한지요?
경기여성단체연합 대표 이정아
오는 3월 8일은 제116회 ‘세계여성의 날’이다
공식적인 명칭은 ‘3·8세계여성의 날’이며 1908년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화재로 인한 죽음 앞에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지에서 궐기했던 날을 기념하고 있다.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여성생존권 보장을 위한 노동환경 개선과 참정권을 요구하면서다. 1910년 국제여성 노동자대회에서 ‘세계여성의 날’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엔에서는 1975년 ‘세계여성의 해’ 지정에 이어 1977년 3월 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공식화함으로써 여성·노동·인권이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가를 보여주게 된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인 1920년 나혜석, 허정숙 등의 노력으로 행사를 진행한 기록이 있으나 한국 여성대회는 1985년에 시작된다. 제1차 3·8여성대회는 광범위한 여성연대를 통해 민족·민주·민중을 슬로건으로 여성·노동·인권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발화 공간임을 분명히 했다.
올해 39회를 맞아 ‘드러냄’의 주제는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 어두울수록 빛나는 연대의 행진’으로 정해졌다. 그리고 경기 여성대회는 20회째로, 여성·노동! 차별 없는 세상에 투표한다! 를 슬로건으로 3월 12일에 여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여성대회 39회가 되는 동안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의 ‘같이 살아가기 위한 조건’을 찾기 위한 투쟁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여성·노동·인권 운동의 기반을 구축했던 60~70년대, ‘25세 여성 조기 정년제 철폐 운동’, ‘톰보이 상품 불매운동’ 등등, 서울을 포함한 지역별 여성·노동 의제 대응은 80년대 단체들의 결성을 통해 마중물 역할을 했다. 90년대와 2000년대로 이어지며 IMF, 국제금융 위기 국면에서의 사라진 여성의 일자리 찾기와 만들기 또한 그 자체로 투쟁의 시간이었다.
여성이 안전하게 일하며 살아갈 수 있는 권리, 모성보호권 확보, 빈곤의 문제에 있어서 여성이 남성 보다 훨씬 취약한 사회적 구조에 질문하고 이에 균열을 내기 위한 노력 등등 실로 수많은 사회적 의제는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 여성대회의 주요 이슈로 등장하며 변화를 만들어내거나 요구해 온 ‘시간 쌓임’의 동력이 되었다.
이처럼 세상은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최근의 여성가족부의 ‘고용평등상담실’사업 해소와 예산 전액 삭감처럼 성평등정책 전반의 퇴행 국면은 여성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돌아갈 집(남성)’이 있는 여성으로 정체화하며 사적 영역에 묶어두려 하고, 너무나 당연히 가사노동 및 양육의 주체로 위치 강화한다. 이 전제는 모든 여성을 일반화하면서 주생계 부양자 ‘여성’은 비가시화한다. 허울뿐인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두세 개 겹치기 시간제 일자리 등등으로 내몰리고 있음에도 그러하다. 여성·노동 환경을 가장 잘 드러내는 성별임금 격차는 OECD 주요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큰 나라에 속한다. 제2차(2023~2027) 경기도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수립 연구보고서(경기도여성가족재단 연구책임 임혜경)에 의하면 지역 성평등지수에서 경기도는 경제활동참가율 성비 16위, 상용근로자 성비 5위, 성별임금 격차는 여성 217만5천원/남성 341만8천원으로 11위 수준이다.
여성의 노동 생존권 투쟁과 더불어 성폭력, 가정폭력 등 젠더폭력 대응의 역사 또한 ‘3·8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온 시간만큼 질기고 긴 싸움의 시간이다. 이 과정에서 ‘우연히 살아남았다’ 라는 여성들의 절규에 관련 법의 제/개정 등 주요 시점마다 정책적 보완을 시도하고, 사회문화를 변혁하기 위한 방식으로써 여성·정치세력화가 목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시점에 이르러 주요 강력범죄의 피해자 약88%는 여성이며 정치 대표성은 여전히 국회의원 19.7%, 경기도의회 여성의원 비율은 약 22%다.
상황이 이러한데 ‘여성’ ‘성평등’ ‘성주류화’ ‘젠더’ 등등 정책 용어로써 정의되고 구체적인 사업의 내용을 편재하고 있던 정책 용어를 지운 자리에 인구 출산팀, 또는 출산지원팀이 자리하고 경기도 일부 지자체에서는 가족여성과의 업무를 팀으로 격하시키거나 여성보육과에 예절교육관 운영지원과 예절교육관 이전 신축 사업을 ‘여성 역량강화 지원 사업’으로 내용을 설정하고 있다. 여성정책 또는 성평등정책을 인식하는 근저에는 ‘여성=예절 바르게=양육에 힘쓰는 엄마’라는 공식을 만들어냄으로써 여성의 존재 이유를 좌표화하고 있다. 여성의 낮은 고용률과 불안정한 일자리, 비정규직화 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인 임신·출산 육아 등에 따른 고용중단으로 이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함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 등은 만들어지지 않거나 이처럼 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정부의 2022년 기준 15년여 동안 약 313조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합계 출산율은 전 지구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0.75명(2022 기준)이라고 발표되었다.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볼 수 있는 사회문화적인 접근과 개선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출산에 따른 현금지급 방식의 선별적 지원정책을 고수하며 여성의 일은 명백히 ‘가정’을 축으로 하여 상상되고 현실적으로 정책에 반영되고 있음을 행정추진체계는 이렇듯 뒤로 가고 있으니, 정책적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다.
올해는 총선의 해다. 여성단체 등에서는 2024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를 출범하여 활동에 들어갔다. 내가 소속되어 있는 경기여성단체연합도 함께 하고 있다. 오랜 군사독재 시대를 넘어 정치적 민주화를 이뤘다 하나 사회 다양성을 포괄해 낼 수 있는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은 더욱 멀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이자,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요구다.
구체적으로는, 작년 경기여성단체연합이 회원단체들과 경기도 본청 포함 도내 16개 지자체 대상 성평등추진체계 현황 모니터링을 한 바 있다. 성차별 사회가 양산한 누적된 사회적 문제해결 노력은 온데간데없이 가족·인구·출산에 ‘여성’을 나란히 위치 지우며 70년대 또는 그 이전의 부녀복지정책 어디쯤인가로 제도적 기반 퇴행을 확인했다. ‘성찰’과 ‘되돌림’의 요구다.
두 번째는 지역 특성이 반영된 여성·노동 의제 접근의 요구다. 여성의 일자리, 특히 임신과 출산의 경험을 거치게 되는 여성은 왜 이전의 경험이 일자리의 배경이 되지 못하는 것인가? 그리고 이것은 여성의 자립과 어떤 상관 관계를 가지게 되는가? 당연한 질문을 현실에 드러내기 위해 경기도 내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 사업주, 공공돌봄 영역 중간지원 조직의 장 및 관리자, 주요 ‘대체인력 뱅크’ 운영 및 관리자, 도의회, 남/북 권역별 2개 기초의회 내 상임위원회 등 실로 광범위한 릴레이 간담회, 인터뷰 등이 이뤄졌다. 그 결과, 제도적 효과, 또는 문화적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 하더라도 노동자-고용주 모두 사용하기 어려운 제도이거나 작은 사업장의 환경과 맞지 않는 제도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평균임금 자체가 대부분 낮게 설계된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에서의 육아휴직 등은 제도 사용이 어려운 구조적인 상황과 맞물리며 여성이 훨씬 쉽게 고용 중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의 당사자에 위치하게 된다. 설사 육아휴직 후 복귀한다고 해도 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야 하는 상황은 당장 육아와 연결된 현실이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직원채용 과정에서부터 나이/결혼/임신/출산 여부를 묻게 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성별 간 임금 격차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사례 중 하나이자 격차 줄임이 쉽지 않음의 강력한 동인이다.
여성과 남성이 돌봄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양육의 주체가 누구이든 가능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여성의 노동환경을 함께 바꿔나가는 것과 궤를 같이 하지 않고는 그 무엇도 나은 정책일 수 없음에 ►수요가 많은 직군을 특성화한 대체인력풀 구성 ►직군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대체인력 플랫폼 구축 ►대체인력 풀에 등록된 인력에 대한 교육 및 지속 지원►대체인력풀 운영기관에 대한 지원 등 구체적인 대안 제시를 한 상태다.
3·8세계 여성의 날은 그래서... ‘기념일’너머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 광장의 시간이다.
조회수 2055
2024-02-27
공익활동 페스타: ‘만남의 광장’
공익활동가, 함께 춤추다
지난 11월 15일, 수원 유스호스텔에서 개최된 ‘2023 공익활동 페스타’는 경기도 공익활동 단체와 활동가들의 협력으로 센터 사업의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고 사업의 효과성을 제고하는 자리이자, 그간의 활동 성과 및 사례공유를 통해 공익활동의 가치 확산과 활동가들을 독려하기 위하여 마련된 공익활동가들의 축제 한마당과 같은 시간이었다.
‘공익활동 페스타: 만남의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이날 행사는 10시 30분부터 시작되었는데, 들뜬 마음이었던 나는 행사에 조금 일찍 참석한 터라 10시부터 참가자 등록을 마치고 입장하여 미리 행사장 이모저모 준비상황들을 엿볼 수 있었다.
오전 프로그램으로는 장소별로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되었다.
메인행사가 진행되는 스타트 홀에서는 분임활동 중 하나인 공익활동가 학교 참가자들을 위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공익활동단체 지원사업(비영리 스타트업 및 기획사업)의 결과보고가 2층 세미나실에서 있었고, 참가자들은 단체들의 1년간 성과보고와 앞으로의 다짐들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를 가졌다. 북누리에서는 기획사업으로 센터 자문단으로 구성된 공익활동상담소가 운영되었는데, 비영리단체 설립 및 운영(비영리회계포함)과 관계된 상담과 ‘적정마케팅연구소’에서 진행하는 비영리단체 홍보 컨설팅 및 적정마케팅연구소를 소개하는 코너, 비영리 IT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센터공익단체 IT지원 활동, 공익활동가 온라인 디지털 교육 서비스, 디지털 현물기부 플랫폼 안내 및 홍보용 상담 코너 그리고 ‘㈜아이퀘스트’에서 진행하는 비영리 회계프로그램 홍보 및 사용법 안내가 공익활동상담소에서 이루어졌다.
비영리단체와 관련된 모든 궁금증들을 이 네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였는데 나도 잠시 참여하여 비영리단체 설립과 운영에 대한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진지한 이야기를 터놓고 할 수 있도록 심리적 공간을 내준 멋진 상담사님(이정아, 경기여성단체 상임대표)께 감사를 전하며, 비록 시간은 부족했지만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오전에 이루어진 분임활동의 백미는 단연 ‘Zero Waste Art Workshop’이었는데, 멀티플레이스에서 진행되었다. 생활에서 안쓰는 천(의류, 홈 패치워크 등)을 이용하여 새로운 디자인을 입혀 쓸모 있고 가치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으로 ‘바느질, 장신구 키트’를 제공하여 참가자들이 부담 없이 참여하도록 꼼꼼한 준비를 해둔 것이 돋보였고, 편안한 마음으로 내가 디자인한 옷을 재창조한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심장을 뛰게 했다. 손재주 좋은 참가자들이 많이 참여하여 점심식사 후에 있었던 행사 본식에서 기대 이상의 무대가 될 줄은 이때는 모르고 있었다.
또 한켠에 마련된 체험부스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피부로 느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체험코너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생태관광사회적협동조합 지지네이쳐’에서 ‘검은 물떼새 키링만들기’ 체험부스와 ‘펭귄의 날갯짓’에서 마련한 책과 함께 ‘정신질환 커피챗, 그림그리기’ 체험, ‘사회적 협동조합 에코컨서번시Y’에서 마련한 ‘플라스틱 없는 화분 만들기와 편백 받침 꾸미기’ 그리고 ‘콘텐츠 기획단’과 ‘(주)옥소폴리틱스’가 함께 만든 ‘공익활동 성향테스트’와 같은 체험들이 평소에 무심히 지나치거나 무감각했었던 의식들을 체험을 통하여 일깨우며 지나칠 수 없도록 참가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었다.
전시코너에는 공익활동센터의 사업소개와 지원사업 참여단체 성과물을 전시해두고 있었고, 지역 공익활동단체 홍보와 관련된 단체 소개 브로슈어와 소개 책자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세상의 비영리단체들이 이곳에 와서 뽐내는 자리, 세상의 공익활동가들이 존재를 확인하는 자리라는 걸 실감하는 전시들이었다. 진열대조차도 친환경 재활용 가능한 재질로 특별히 주문제작한 제품이었는데, 내면에서 울컥하는 감동이 밀려왔다.
세미나실에서 잠시 참가하여 들어보았던 공익활동단체 지원사업 성과보고회에서는 2023년 ‘경기도공익활동센터의 지원사업’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단체들의 우여곡절과 경영의 어려움을 비웃기라도 하듯 일취월장 쭉쭉 뻗어 나갈 비영리 스타트업 단체들의 잘 될 미래를 들여다볼 기회였다. 특히 ‘경기시민팩트체커 연구활동보고’가 모두의 관심을 끌었는데, 전 세계적 현안이 되는 ‘가짜뉴스’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시민의 관점에서 알아보기 위해 활동하게 된 경위와 1천 3백만을 넘어선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지상파방송의 주요뉴스 프로그램 기사에 대한 ‘허위조작정보’를 5명의 시민팩트체커가 12주간 팩트체크한 결과에 대한 보고였다. 연구활동 방법과 허위조작정보 진단결과 등이 시간관계상 간략히 보고되어 아쉬움을 남겼지만, 좀 더 심층적으로 이 보고서와 그에 따른 결과보고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시간이 되었다. 관심이 많이 갔던 활동들이 많이 있었고, 에너지 넘치는 공익활동가들의 모습에서 좋은 기운도 많이 받았다.
12시 점심식사 후에는 자유시간과 도슨트 투어로 ‘사회적 가치를 전하는 비영리단체 들여다보기’ 시간이 있었다.
그날 둘러보았던 이벤트로는
청춘 양장점 - 안쓰는 천을 활용하여 수작업으로 제작된 의상과 소품을 진열하여 참가자들이 입어볼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을 만들어 둔 것이다. 로비에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입어보고 사진도 찍고 인기가 대단했다.
메인 행사장 뒤편 생화장식 포토존 - 공익활동페스타 현수막이 설치된 주변에 생화 꽃장식을 놓아, 사진도 찍고 행사 후에 참가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꽃을 선물 받을 때가 제일 좋다.
공익 히어로 - 1인 1공익활동. 룰렛판을 돌려 선택된 공익활동 실천하기. 실천가능한 공익활동 10개가 제시되어 있다. (다회용품 사용하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물 아껴쓰기, 장바구니 사용하기, 로컬푸드 이용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플로깅하기, 이메일 보관함 정리하기, 봉사활동 하기, 분리수거 잘하기) 실천을 약속하고 SNS에 업로드하면 선물도 나누어주었다.
센터 히스토리 ‘그동안 우리는’이라는 영상물을 보며 감회에 젖고 있는 동안 본격적인 기념식의 시작으로 ‘장성근 경기시민연구소 울림 이사장’님의 환영사가 있었고, 축사는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님이 해주셨다.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님의 축사의 내용으로는 “올해를 마감하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 페스타에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도 공익활동의 정신을 잃지 않고 공익적 활동을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이 있어서 그 가치를 지키고 이어올 수 있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가 이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활동 공간에서 성과들을 내고 또, 보다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계속 일깨워주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남겼다.
곧이어 우수 활동가 시상이 있었다.
시상자로는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님이 해주셨고, 수상자로는
이귀선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이태우 군포공익활동지원센터장
강민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대리
가 수상하였다.
이어서 감사장 전달이 있었다.
센터사업에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해준 활동가를 선정하여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감사장은 총 9명의 활동가가 수상하였다.
1~3기 아카이브 에디터 김은지
3기 아카이브 에디터 박정효
광명YWCA 박문경
미리네야 박정은
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병도
사회적협동조합 에코컨서번시Y 백소영
DMZ생물다양성연구소 정명희
탄소제로숲고양네트워크 오지은
국제인성평생교육원 김세연
곧이어 펼쳐진 ‘Zero Waste Art Workshop 작품발표회-공익활동 꽃이 피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 패션쇼에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님이 참가하셨는데, 안 본 사람은 정말 서러울 정도의 훌륭한 워킹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송원찬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장님과 사회를 본 임평순 아나운서의 커플룩도 멋졌다.
즐거웠던 패션쇼 뒤에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염형철, 이사장)의 업무협약식이 있었고, 곧이어 염형철(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이사장)님의 특강이 있었다.
특강의 제목은 ‘공익활동가들이 있어 세상이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의 탐욕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자랑하는 시대, 공익활동을 위선이라고 조롱하는 시대. 그런 시대에 굽힘 없이 공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시키고, 서로 격려하는 이런 모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시민단체가 언제부터 신뢰도 대중성 이런 것에 의해서 평가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시민운동의 성패가 시민들의 높은 지지율로 평가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시민단체의 신뢰도가 낮아졌다고 걱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사회조사 분석사 자격증이 있는 제가 보기에 이런 조사는 함정이다. 20년 전 30년 전 시민운동이라는 것이 총선 연대라고 생각했던 그때 만든 지표를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으면서 변화된 사회를 측정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에 질문을 이렇게 바꾸어 참여연대와 국민의 힘 중에서 누가 더 공익적이냐, 환경운동연합과 환경부 중에서 누가 더 기후변화 대응에 진심이냐, 우리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전경련 중에서 누가 더 공익적이냐 물어보면 여러분은 어느 것을 택하겠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대학살을 저지르고 있는데 전 세계의 개혁적인 시민운동이 그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가 극단을 넘어가는 이 상황에서 사실은 인류 전체가 방향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괜찮다라고 얘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우리가 너무 주눅들 필요가 없고 우리가 너무 빨리 뭔가를 판단해서 행동해야 된다는 그런 조급증을 버려야 된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공익활동 페스타의 화룡점정이었다고나 할까? 지금 다시 정리하면서도 가슴이 울컥하는 말들이다.
강연 후 송원찬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님의 2024년 센터 사업설명이 이어졌다.
“오늘 비슷한 시간대에 수원에서 대종상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데 그곳에 스타들을 취재하러 가지 않으시고, 이 자리를 빛내러 오신 여러분들이 스타이시고 우리 사회에 더 소중한 분들이라 너무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말로 좌중을 기쁘게 해주었다.
주요 내용으로는 센터의 사업뱡향과 비전을 엿볼 수 있었고, ‘공익활동이나 시민사회 영역의 활동들이 여러 가지 위축됐다고 하고 있는데 같이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과 서로 지지도 하고 응원도 하고 격려도 하는 자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도에는 규모 있게 경기도에 있는 공익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과 활동가들이 한 몇백 명이 모여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고민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센터 활동을 세 가지 정도로 축약해 볼 수 있는데, 연대를 더 강화시켜 나가겠다. 정책 개발이나 홍보를 통한 시민사회 생태계의 강화로 비영리단체나 활동가들이 기회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원래 목적인 시민사회의 활동가, 단체들을 더욱 촘촘히 지원하는 것을 고민하겠다.’ 라는 요지로 위축되고 있는 사회적 기류에 반하여 격려와 희망을 안겨주는 메시지여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후 ‘우창수와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의 축하공연이 마지막으로 있었다. 특히 이 공연을 잊을 수 없는 이유는 공연도 너무 멋졌지만, 노래를 부른 어린이 합창단 전원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 참가자들 한명 한명 온 정성을 다해 안아주었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가슴에 안아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아득한데, 고사리 같은 팔과 손을 벌려 안겨 올 때 힘든 여정들이 한순간에 보상받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한데...
우리가 이렇게 힘든 여정들을 진행했던 이유는 이 아이들이 살게 될 세상은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고, 앞으로 어떠한 겨울이 오더라도 버틸 수 있다는 힘도 생겨났다. 그런 확인 아닌 확인을 다시 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현재와 미래의 모두가 더불어 잘 살기 위해 우리는 공익활동을 하고있는 게 아니었을까? 미래는 당장 알 수 없지만, 지금 현재의 우리들이 닦아놓은 이 길로 우리 아이들이 걸어가게 해야 하는 것. 공익활동가의 일이 아닐까?
행복한 시간은 더 빨리 흐른다. 오전 10시. 만남의 광장에 도착한 한 명의 공익활동가가 하루종일 이 광장을 누비며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에는 아쉬움보다 더 큰, 든든한 연대감과 곧 세계에 불어닥칠 혹독한 겨울이 그다지 힘들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결속된 무언가가 느껴진 행사였다.
조회수 1912
202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