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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기RE100과 함께, 도민참여 재생에너지 사회로

작성자: 경기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이상명 / 날짜: 2024-09-25 / 조회수: 99

경기RE100과 함께, 도민참여 재생에너지 사회로

이상명(경기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1. 들어가는 글

세계는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의 사용에 의존해 풍요와 번영을 구가해왔으나,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탄소중립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탄소중립 및 디지털 사회로 전환해가고 있는 세계의 주요 나라들이 채택한 핵심적인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

2024년 한국 사회는 긴 여름 폭염과 열대야를 경험하며 시민들로부터 햇빛발전소가 없었다면 추가 발전설비를 건설하거나 전력 부족에 시달려야 했을텐데, 정말 고맙다.”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2023424일 경기도는 경기RE100 비전을 선포하며 민선8기 도정의 핵심정책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해 탄소중립의 실천과 기업들의 RE100 참여 지원, 그리고 도민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밝혔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215.8%에서 203030%, 9GW 용량의 발전 설비를 추가해 온실가스 배출량 40%를 감축하고, 그 방안으로 공공, 기업, 도민, 산단 등 4개 분야의 RE100 추진하겠다고 했다.

1년 반이 지난 현시점에서 경기지역의 재생에너지 확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2. 경기지역 에너지협동조합들의 햇빛발전소 확대 활동

1) 활동 개요

경기도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있어 2가지 특징을 고려해왔는데, 첫째는 시민 참여방식이다. 이 방식은 시민들이 거주하는 주택과 건물 혹은 마을 단위로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도록 설치 비용을 보조해 시민참여를 확대해왔다.

둘째는 부지가 없거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해 지방정부에 공공 유휴부지의 제공을 요청하고, 자금 모금, 설비 시공 및 관리·운영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후 전력판매 수익금으로 출자자 배당, 실무자 고용, 사회공헌활동 등을 추진하며, 각 지역의 재생에너지 확대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키워나가고 있다.

2011311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시민들은 햇빛발전소 설치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시민참여형 에너지협동조합을 결성해나가기 시작했다. 201212월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창립을 시작한 후, 수원, 성남, 부천, 안양군포의왕지역에서 조합을 창립했다. 협동조합 활동가들은 유럽 등 재생에너지를 활발하게 발전시켜온 나라들의 사례를 학습하며, 재생에너지가 기후위기 극복과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또 자연 조건상 햇빛이 잘 비치는 곳이면 누구나 쉽게 햇빛발전소를 설치해 전력을 대체하거나, 전력 판매로 참여 시민들과 이익을 공유하며, 녹색 일자리 창출 및 지역(마을) 공동체를 조성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48월 말 현재 경기협의회에 29개 시·군지역에 38개의 시민참여형 에너지협동조합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민출자 조합원들은 13천여 명으로 약 17MW의 발전소 용량, 150개의 발전소를 관리·운영 중에 있다.

  

<경기시민발전협동조합협의회 참여 조합/조합원 및 설치 현황>

 

2) 시민들의 지혜와 협력을 모아 햇빛발전소 확대

조합들이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는 방식은 주로 경기도나 시군 등의 공유부지를 20년 이상 임대해 설치하나, 일부의 경우 개인(기업)의 건물 지붕을 임대해 추진하고 있다. 건물의 옥상과 주차장은 대표적인 설치 공간이며, 공원내 건물과 주차장, 버스 차고지, 도로 법면 및 자전거도로, 배수지 등에도 설치해 나가고 있다.

경기아트센터 옥상 햇빛발전소

2019년도에 경기도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목적으로 공공부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경제조직들에게 재생에너지 설치부지를 제공하고자 공공기관들의 유휴부지 제공을 요청했는데, 경기아트센터에서 옥상 공간을 임대하기로 했다. 이곳에는 경기에너지협동조합 등 세 조합이 약 300kW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했다. 마침내 202112월 경기도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지는 경기아트센터에서 도민햇빛발전소 1호 준공식을 개최하며 본격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의 출발을 알렸다. 이곳 옥상 300kW 햇빛발전소에서는 연간 약 40kWh(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해 연간 약 170톤의 온실가스를 줄이고 있다. 일반 4인 가구 100가구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생산된다.

수원시 동부차고지 햇빛발전소 사례

수원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수원시(기후에너지과, 대중교통과), 버스회사 등 여러 이해당사자들과 협력해 전기버스 충전소 비가림막을 태양광 발전 시설로 설치해, 전국 첫 번째 친환경 에너지복합시설을 구축하였다. 수원시에서 전기버스를 100여 대 도입하며 전기 충전소에 반드시 설치해야 할 비가림막 시설을 태양광 패널로 하면 비용 저감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것으로 버스회사를 설득하며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섰다. 조합에서는 설치 비용의 15억 원중 시민 모금으로 13억을 마련하는 등 시민주도형 사업으로, 20194월 시작해 20217월 완공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24년에는 시흥에너지협동조합과 화도자연에너지협동조합이 시흥시 방산공영차고지에 1MW 용량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해 그 뒤를 이어나가고 있다.

동두천시 트리스 사옥 옥상 햇빛발전소

2023년 동두천자연에너지협동조합은 동두천시 소재의 트리스(반도체, 자동차, 해양플랜트 산업 등에 최고 수준의 정밀 튜브를 공급하는 회사) 공장 옥상을 20년간 임차해 68kW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었다. 조합에서는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출자자 이익공유를 추진하고 있고, 기업에서는 임대료를 받는 대신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동두천시민들의 복지에 쓰도록 제공한 상생협력 활동사례이다.

도로 법면 및 공원 주차장 등에 설치한 햇빛발전소

고양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은 제2자유로 도로 법면을 임대해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햇빛발전소를 설치했고, 시와 함께 2022429일 고양시 도로점용허가 및 점용료징수 일부 조례를 개정의 노력을 기울였다.

안양군포의왕시민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의왕시가 조성한 왕송저수지 공원(그린벨트) 주차장 상부 공간을 활용해 햇빛발전소를 설치했다. 햇빛발전소 설비로 주차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편의를 제공할 수 있었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안산 시화호수로 자전거도로에 자전거도로형 태양광 설치로 보행자들이나 라이더들의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햇빛을 막아주고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경기도 내 햇빌발전소 설치 현황(6개소)>

 

경기도내 산하 공공기관들의 RE100 햇빛발전소

경기도는 경기RE100 비전선포 이후 도 산하 28개 공공기관이 보유한 유휴부지에 태양광을 설치해 연간 13GWh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탄소중립 실천에 앞장서고 참여 도민에게 이익공유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추진중에 있다.

경기복지재단은 협동조합과 경기 RE100 실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재단이 위탁중인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의 옥상과 주차장을 3개의 조합에게 제공해 인허가 및 시공과정을 거쳐 20248월 완공하였다. 또 도내 사회복지시설들이 RE100 실천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교육 마련 및 현장 방문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협동조합들은 경기도의 공공부지활용 햇빛발전소 확대사업공모에 참여해 약 8MW 용량의 부지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청 북부청사,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국악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는 완공 혹은 시공중에 있고, 타 부지들의 유상사용허가 및 인허가 과정을 추진하고 있다.

 

3) 시민 누구나 햇빛발전소 설치 참여 제도 및 정책 제안 활동

협동조합들의 역할은 직접 햇빛발전소 설치 및 운영을 하는 것을 넘어, 시민 누구나 햇빛발전소를 설치해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참여하고 경제적 이익을 얻도록 시민참여를 돕는 일이다. 시민들의 목소리나 제안을 모으는 공론장을 운영하고, 이를 정부나 지방정부에 전달해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정책을 펼치도록 제안하고 있다.

20245~6월에는 경기도가 추진한 경기 RE100 실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인 RE100 국가 실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법' 개정 농촌 RE100 실현을 위한 '영농형태양광지원법률(가칭)' 제정 산업단지 RE100 실현을 위한 '산업집적법' 개정을 위한 활동에 시민들이 참여하도록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희망하는 시민사회단체들과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의 활동에 함께하여 40조 경기도 금고 선정에 '기후금융' 평가를 적용받도록 하기 위한 도금고 조례개정, 탄소중립 도민추진단 활동, 도와 시군의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 수립과정 참여를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와 사업을 제안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4) 기업RE100 추진 및 지역사회 공헌 활동

협동조합들은 22년 재생에너지 생산으로 보유한 REC를 식스티헤르츠와 협약하여 카카오 제주본사(1,900MWh) 10여개 소셜벤쳐등 중소기업과 소규모 전력거래 실증사업을 추진하였다. 23년에는 카카오 판교아지트(2,000MWh)와 카카오 게임즈(100MWh), 현대캐피탈(42MWh)REC를 제공하였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매년 안산시 사회적경제조직들에 사회적경제상생기금을 전달해왔고, 라오스, 필리핀 등 해외 지역에 태양광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수원시민햇빛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복지법인 '꿈을 키우는 집10.08kw 용량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해주었고, 매년 10가구 정도의 미니 태양광을 설치 지원하고 있다. 안양군포의왕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은 더불어 가는 배움터 길대안학교에 1.5kW, ‘안민희망둥지지역아동센터3kW 태양광 설치를 지원하였다.

수원, 양평, 여주지역 협동조합, 주민발전소 관리운영 지원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은 화서1동이 제공한 좋은마을만들기사업 평가에서 받은 상금과 공공부지 위에 조합이 화서1동 주민자치센터 옥상에 18kW의 햇빛발전소를 시공하고 이후 관리운영을 하며 발생하는 수익금을 마을에 제공해 마을복지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양평에너지협동조합은 에너지자립마을인 세월리 마을공동발전소(30kW)와 옥현리마을상생발전소(60kW)를 관리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3.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실현에 햇빛발전소의 역할

20212월 미국 텍사스주의 450만 가구는 영하 18도까지 내려가는 한파로 인해 수일간 이어진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경험했다고 한다. 전력 공급이 끊기고, 강추위까지 이어졌고 24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때 태양광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를 보유한 가구들은 잘 대응하거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어, 이후 시민들의 햇빛발전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장기간 폭염과 열대야를 경험한 올해 경기도내 햇빛발전소를 설치한 시민들의 성과를 언론과 경기도 보도자료 등을 참고해 소개해 본다.

1) 구양리 햇빛두레발전소 사례

여주시 구양리 마을에서는 햇빛두레발전소를 추진해왔는데, 마침내 20245월 완공한 이후 정치인들과 시민들의 방문이 계속되며 부러움을 사고 있다. 구양리 마을 주민들 60여 명은 협동조합을 결성한 후 마을공유지와 창고 지붕 등에 1,000kW 용량의 태양광발전소 설치계획을 세우고, 산업부의 햇빛두레발전소 지원사업 공모에 참여 선정되어 REC 우대 적용 및 장기저리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전기 판매수익으로 받는 연평균 매월 1천만 원 이상의 수익으로 마을행복버스와 마을식당을 운영해 주민들에게 이동과 식사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마을공동체가 햇빛발전소를 공동으로 운영하며 수익을 마을주민복지로 공유하는 마을을 만들어, 고령화된 농촌 마을에 새로운 희망을 가꾸어 가고 있다.

2) 평택시 호정마을 에너지자립마을 사례

20237월 가구당 7748천원의 전기요금 납부(전기사용량 : 363kWh)하던 마을 주민은, 3kW 태양광 설치 이후 325kW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해 기본요금 수준의 전기요금 납부하고 있다. 또 마을내 10kW 마을공용발전소에서 나오는 수익은 매월 16~20만원으로, 7만원을 지붕 임대료로 제공한 후 남은 수익을 마을발전기금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3) 이천시 어석1리 에너지기회소득마을 사례

마을 주민 20명은 협동조합 출자자로 경기도와 이천시의 보조금 및 자부담금을 마련해 285kW의 주민 수익형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다. 이 발전소에서는 하루 평균 1,200kWh의 전력을 생산해, 매월 약 800만원의 수익을 올려 마을 유지관리비 및 발전기금을 제외하고 출자 주민들이 햇빛 기회소득으로 월 15만원의 수익을 나누어 갖고 있다. 매달 햇빛연금을 받는 셈이다.

4) 남양주시 위스테이별내 임대아파트옥상 햇빛발전소 사례

공동주택 옥상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려면 주택 소유자의 2/3가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나, 소유주가 단일한 협동조합 주택이라 설치 관련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없었다. 아파트 7개 동에 설치된 태양광으로 22년 한 해 약 30h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 전력으로 지하주차장이나 승강기 등 공용 전기료를 절감하였고, 공용 사용량 감소로 한전과 계약한 요금제를 기존 종합계약에서 단일계약으로 바꿀 수 있었다. 이후 가구 전기료는 월평균 7,500원씩(280h 사용 기준) 절감해, 태양광 생산 전력 포함 전기료로 환산하면 가구당 월 13천원 가량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4. 경기도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는 탄소중립사회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필수적인 인프라로 그 역할과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재생에너지발전설비가 매우 부족해, RE100을 이행해야 하는 수출기업들에게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시민 누구나 재생에너지 발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애물을 줄여주거나 없애주어야 한다. 햇빛발전소를 설치할 때 초기 비용부담이 큰데, 정부 예산으로 일정 비율의 비용을 보조하거나 할부금융상품과 같이 녹색금융제도를 마련해 장기간에 걸쳐 갚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시민들이 재생에너지 설치 지식과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교육을 지원하거나, 설치부지에 대한 타당성 상담 및 조사, 인허가, 시공 및 설비 유지관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는 행정부서나 기관들이 촘촘하게 배치해야 한다.

도시화로 공동주택이 많이 들어서고 있는데 신규 공동주택 햇빛발전소 설치 의무화, 기존 공동주택 옥상의 경우 현 주택 소유자 2/3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제도를 완화하거나 개선해야 한다.

햇빛발전소를 설치할 부지가 없거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있는 시민들은 지역 에너지협동조합에 출자자로 참여해 재생에너지 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 출자금에 대한 배당을 지급받을 수 있고, 협동조합을 통해 함께 지역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는 등의 활동을 해갈 수 있다.

20245월 경기지역의 기후위기비상행동,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에너지협동조합들이 함께 모여 경기3030 실현 100만 도민행동을 출범했다. 2019년 기준 경기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도민들이 사용하는 전력소비량 대비 약2.5%에 불과한 것을 2030년까지 30%로 높여가자는 운동이다. 직접 혹은 협동조합에 참여해 재생에너지 생산자가 되거나, 온실가스 감축 실천, 제도개선 및 정책제안자로 참여, 교육 및 문제해결 공론장에 참여하는 100만 명의 경기도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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