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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웹진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5월을 가정의 달이라들 한다. 가정이란 뭘까? 아내는 밖에서 일하고 남편이 두 아이 육아와 살림을 맡은 가정은 어떤 풍경일까? ‘집사람아빠가 엄마를 쉬게 하자며 이웃 아빠들과 연대했다. 그림작가이자 안산 해양동 마을활동가, 학교 앞 교통안전지도를 하는 김인찬 자율순찰대 회장을 만나 보았다.

     

    Q ‘자율순찰대란 이름이 낯선 분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려요.

    2021년부터 준비하고 2022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안산 그랑시티 자이 아파트 단지에서 자율순찰대를 구성하여 지금까지 활동 중인 김인찬입니다. 현재 해양동 주민자치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단체의 운영진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어요. 매일 아침이면 비가오나 눈이오나 학교 앞으로 나가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교통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Q 자율순찰대 활동을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궁금해요. 자율방범대랑은 다른 거죠?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릴 수 있는데, 자율방범대는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지구대와 협력해 야간 순찰하는 관소속 단체예요. 반면 자율순찰대는 제가 이곳에 이사 오기 전 단체에서 아이를 키울 때 엄마를 좀 쉬게 하자는 순수한 취지에서 시작됐어요. 주말 낮에 아빠들이 애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모임이죠. 토요일에는 아빠들이 직접 짠 놀이 프로그램으로 가족 관계를 회복하는 데 온 힘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곳 새로 형성된 단체에선 아빠들과 평일 밤에 단지와 학교 주변을 돌며 활동을 하는 과정이 쌓이다 보니 자율순찰대의 형태를 띠게 된 겁니다. 이전 단체와 달리 지금 이곳 우리 단체는 예산이나 회비를 일절 받지 않는 자율 모임도 됐어요. 이전에 회비가 개입되면서 권력 싸움이 일어나는 걸 겪었거든요. 지금의 자율순찰대는 회비도 없고,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단체의 활동 경우 시의 보조지원을 받을 때도 보조금 전액을 주민들과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투명하게 사용하고 조직 구성도 수평적인 구조를 유지했어요.

     

    Q 이전에 무슨 일을 하셨길래 육아에 그렇게 적극적일 수 있었을까요?

    평생 그림 그리는 일을 해왔어요. 90년대에는 출판사 단행본 프로덕션에서 수작업 극화를 그렸고, 지금은 컴퓨터로 삽화와 일러스트를 그리는 작가입니다. 옛날엔 종이 원고를 들고 합정동 출판사를 직접 찾아다녔는데, 수십 명의 출판사 직원이 원고 말풍선에 식자를 일일이 붙이던 풍경이 눈에 선하네요. 원고 한 장에 7~8천 원 받으며 고생도 많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해 다 컴퓨터 작업이 됐죠.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애들이 좋아하는 판타지 그림을 그려 유치원 봉사도 가고, 같이 놀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직접 만들었어요. 서울에서 35년을 살다 2009년에 아내 직장을 따라 안산 고잔동으로 이사 왔는데, 삭막한 서울과 달리 조용하고 녹지가 많아 참 좋더라고요.

     

    Q 한국 사회에서 남성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쉽지 않은 구조잖아요.

    집사람이 도로 포장하는 건설회사에 다니는데 경력이 30년이 넘은 베테랑 부장이에요. 능력자라 회사에서도 꼭 필요한 사람이고 저보다 수입도 훨씬 좋았죠. 솔직히 저는 그림 그리며 도와주는 처지라 수입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첫애 태어나면서 제가 집안일을 전담하기로 했죠. “당신이 밖에서 잘 버니까 내가 안살림을 할게한 거예요. 출산 휴가만 몇 달 쉬고 집사람이 출근하면서, 육아하고 살림하는 걸 제 역할로 받아들인 거죠.

     

    Q 100% 독박육아를 직접 하셨다고요? 만만하지 않았을 거 같은데요?

    집사람은 산후조리원도 안 갔어요. 제가 집안일은 몹시 서툴렀고 집에서 산바라지도 한다고 했지만, 매우 부족했죠. 집사람이 출근한 후엔 짜놓은 모유를 냉장고에서 꺼내서 데워 먹이고, 분유 타는 법부터 기저귀 가는 법까지 책으로 익혔어요. 제 일은 아무래도 뒤로 밀리는 거죠. 근데 이게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애한테만 24시간 몰입하다 보니 어느 순간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게 두려워지더라고요. 신경이 예민해져서 사소한 일에도 폭발하고, 택배 아저씨가 벨 누르는 것도 싫어서 문을 안 열어준 적도 있어요. 고립되니 사람 보는 게 무서운 거죠. 지독하게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밖에서는 남편이 애 봐주니 좋겠다라고 칭찬했지만, 제 내막은 자신감이 바닥을 치고 우울에 갇히더라고요.

     

    Q 임신출산육아로 여성이 겪는 산후우울증을 남성으로서 경험하셨네요. 이게 생물학적인 문제가 아니 게 보이네요. 어떻게 빠져나오셨나요?

    ,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면 그럴 수 있는 거죠. 아이러니하게도 애가 걷기 시작하면서 탈출구를 찾았어요. 애 데리고 공원 나가서 놀게 하며 거기 비슷한 엄마들이 보이더라고요. 저 혼자 남자라 처음엔 어색했죠 물론. 차츰 육아하는 엄마들 수다떠는 거 듣고 섞여서 물어보고 애 이야기도 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교류가 시작된 거죠.

    또 하나는 인터넷이었어요. 애들 잘 때 게시판에 글 남기고 소통하면서 숨구멍을 틔웠죠. 밖을 못 나가니까 바깥 환경을 촬영한 케이블 TV 코너 같은 거 열심히 보고 글을 올렸어요. 댓글 하나 달리나 기다리고, 안 달리면 서운해하면서요. 그렇게 손가락으로라도 세상과 연결되려 애쓴 시기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병적인 집착이었지만 그때는 그게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Q 아들 둘을 키우셨는데, 그 힘든 육아를 둘이나 할 결심을 하셨을까요?

    원래 둘째 계획이 있었지만, 첫째를 키워보니 너무 힘들어서 4년이라는 터울을 두고 낳았어요. 둘째 때는 더 적극적으로 밖으로 나가 다른 부모들과 어울렸죠. 그런데 두 아이 성향이 참 달라요. 큰애는 무덤덤한 보통 남자애인데, 둘째는 섬세하고 여성성이 강해요. 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아기자기하게 놀죠. 초등학교 땐 엄마 옷을 입고 나와 예쁘냐고 묻기도 했는데, 처음엔 덜컥 겁이 났어요. 사회가 보수적이니 군대 가서 적응 못 할까 봐 일부러 남자가 그러면 안 된다라며 화도 내고 갈등도 많았죠. 이제 중3이 된 아이를 보며 깨달았습니다.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것도 결국 제 편견이었다는 걸요. 이제는 아이의 개성을 존중합니다.

     

    Q ~ 멋진 말씀이에요. 그렇게 사셨다면 참 보람 있게 느끼시겠어요.

    결혼 후 남자도 집 안일 한다고 받아들인 점이 제 삶에서 가장 큰 보람이에요. 시작은 육아였지만 놀이터에서 만난 힘든 엄마들의 처지를 보며 아빠들이 하루라도 애들을 맡아 엄마들을 쉬게 하자라고 마음을 모았죠. 공식 단체도 아닌 아빠들 동호회처럼 시작해, 토요일 아침 8시면 애들을 싹 데리고 나갔어요. 용산전쟁기념관도 가고 병점 빙상장도 갔어요. 대부도 선감 학생수련원 12일 여름캠프로 바지락을 캐며 아이들을 돌본 아버지들과 그 시간과 경험으로 이곳에선 자연스럽게 새로운 다른 아버지들과 구성한 마을을 살피는 자율순찰대로 이어진 겁니다.

     

    Q 5월을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하죠. 가정에 대해 말씀 좀 더 해주세요.

    5월과 12월은 좋아하는 달이기도 해요. 가정의 가장이라면 우리 사회에선 왠지 돈 잘 벌고 강한 남자 같지만, 저는 그렇지 못해요.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좀 더 노력하고 싶은 욕심은 있었죠. 처음에는 내 아이, 내 가족만을 생각했는데 아파트 단지와 마을과 함께 행사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진행하면서 관심이 점점 확장됐어요.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우리 가족에게 소홀했던 부분이 많아 아쉽고 집사람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대한민국에서 남편 역할과 아빠 역할로 어려워하시는 분들에게 제가 배우고 아는 장점들을 공유하고 도움이 되고 싶어요. 저도 한쪽으로만 치우친 생각은 버리고 아이들을 다그치기보다 눈높이를 맞추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이제는 젊은 분들에게 제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역할을 넘겨주고, 가족을 조금 더 챙기고 싶습니다.

     

    Q 말씀 듣다 보니 집사람이란 단어가 낯설어요. 집에서 육아하고 살림하는 사람은 선생님이었는데, 바깥일 하는 부인을 계속 집사람이라 하셔서요. 이상하지 않나요?

    하하하, 맞는 말씀이네요. 관습이 무섭네요. 어디 가서 솔직히 남자가 집사람이라 말하지 못하잖아요. 사실 제가 군대 특공대 출신이라 진짜 남자 중의 남자를 꿈꿨고 강한 남성성에 집착했더랬어요. 그런데 직접 살림을 해보니 제 안에 모성이자 부성 같은 여러 성격이 나오더라고요. 폭군 네로가 시를 썼듯 제 안에도 여러 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주방에선 앞치마를, 밖에서는 밀리터리 복장을 하고 교통지도를 하고 있으니까요. 필요할 때 필요한 자아를 꺼내 쓰는 거지, 바깥사람 집사람 이분법 이상한 거 맞네요.

     

    Q 그런 점에서 부인과의 파트너십이 궁금해요. 부인은 만족하셨나요?

    가끔은 아내도 힘들어하죠. 직장 동료들이 남편 자랑이나 집 사는 걱정 할 때 아내는 공감하기 어려웠나 봐요. 회사에서 힘든 일 있을 때 저에게 화살이 돌아오기도 했고요. 처음엔 미안해서 서둘러 자리 잡으려 했지만, 지금은 서로의 상태를 인정하는 단계예요. 아내가 기다려준 덕분에 제가 더 능동적 활동과 아직도 서툰 살림을 할 수 있게 됐죠. 아내가 밖에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안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게 우리만의 파트너십입니다.

     

    Q 기혼 여성의 고용중단처럼 선생님은 직업적 성공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여성들의 고용중단과 닮은 점이 있긴 하죠. 벌이가 적은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저는 그림을 놓은 적은 없어서 계속하고 있어요. 대신 지역 활동가로서 얻는 보람이 큽니다. 안산의 역사와 환경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거든요. 여기가 원래 갯벌이었다는 사실도 신기하고, 산책하다 로드킬 당한 고라니를 보면 신고하고 센터에 연결하는 일도 제 업처럼 합니다. 동네에 발을 붙이고 산다는 건 이런 구석구석을 살피는 일이라고 믿어요.

     

    Q 지역 활동가로 살도록 가치관에 영향을 준 게 뭘까요?

    이북이 고향이신 아버지와 할머니의 영향이 커요. 아버지는 항상 통일전망대에서 북녘을 보며 눈물지으셨죠. 그런 환경 탓인지 탈북민이나 고려인 문제에 마음이 많이 쓰여요. 제 뿌리가 거기 있다 보니 소수자나 이방인들에게 포용적인 시선을 갖게 됐죠. 마을 활동하며 권력다툼도 보았기에 저는 회비 없는 자율 모임을 지향해요. 누가 저를 밀어내면 그냥 물러납니다. 햇볕이 외투를 벗기듯, 제가 지속 가능하게 그 자리에 있으면 욕심부리던 사람들은 떠나고 결국 제 역할이 돌아오더라고요. 저는 대장이 아니라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을 뿐입니다.

     

    Q 매일 아침 아이들의 등굣길을 지키는 일, 단순해 보이지만 대단한 일이죠.

    위험한 길에서 교장 선생님까지 나와 등굣길 교통지도 하시는 걸 보고 자원해 시작한 지 벌써 5년이네요. 아이러니하게도 자기 아이를 위해 차를 끌고 와 불법 유턴을 하며 다른 아이들을 위협하는 부모님들을 봐요. 아이들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데 말이죠. 제가 서 있는 그 짧은 멈춤이 생명을 살린다는 사명감에, 그리고 아침마다 고생 많으시다라고 인사해 주시는 학부모님들과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는 아이들을 보며 매일 아침 길 위에 섭니다.

     

    Q 그림작가 김인찬으로서, 그리고 마을 활동가로서 앞으로 꿈꾸는 모습은 무엇인가요?

    거창한 건 없어요. 건강하게 이 활동들을 오래 하는 게 꿈이죠. 제가 없으면 없어질 모임이 아니라 작게라도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요. 저는 육아와 살림을 통해 여성들의 노고를 뼈저리게 배웠고 공공성의 가치를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수직적 권력이 아닌 수평적 관계 속에서 그림처럼 아름다운 마을을 만드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엄마를 쉬게 하자”, 아빠는 집사람이자 자율순찰대
    꿀벌

    조회수 254

    2026-04-28
  •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에 참석하신 5기 에디터 옐로구피님이 작성하셨습니다.

    실타래, 그리고 이야기의 시작.

    ‘실타래처럼 얽혔다’라는 말은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사용됩니다. 하지만 홀로 떨어져 있는 실이 홀로 있지 않고 하나로 뭉쳐 있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실타래가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실 한 올, 한 올은 손끝을 지나며 방향을 틀고 때로는 얽히면서 다시 이어지죠. 이 실은 한 줄의 기록일 수도, 사람일 수도, 오래된 사건일 수도, 오래된 사건 혹은 잊힌 기억일 수도 있습니다.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의 현장은 그런 실들에 주목하고 이들이 얽혀 만든 실타래에 주목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가 진행된 경기상상캠퍼스 전경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직접 촬영

    2025년 11월 8일 토요일 경기상상캠퍼스 멀티벙커로 시민기록자들이 속속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올해 시민기록 컨퍼런스의 부제는 ‘깁다, 엮다, 잣다, 잇다’였습니다. 기록 속에 담긴 마음을 꿰매고, 함께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엮고, 진동하는 사유를 잣고, 각자의 결을 맞대어서 잇는 이 모든 과정의 끝에 있는 기록에 관해 다 함께 사유하고 대화할 수 있는 장(場)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날의 컨퍼런스는 실타래를 풀고 다시 묶는 여정이었는데요. 그 매듭을 꿰는 바늘이자 매개는 바로 ‘공익(公益)’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익이란 단어는, 사전 속에서는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만 남고 말죠. 그리고 그 정의만으로는 흩어진 것을 잇고, 찢어진 것을 기워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는 그 정의의 바깥에서, 몸으로 공익을 잇는 사람들, ‘시민기록자(에디터)’들이 모였습니다!

    우리 에디터들은 세월호의 노래를 기록하고, 만세길의 발걸음을 담으며, 영케어러의 하루를 글로 남기고, 이주민의 언어를 번역하며, 기후 정의 행진과 시민 햇빛 발전소, 전세사기 대응까지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달하였습니다. 에디터들이 포착한 현실은 때로는 처절했고 어떤 때는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1기부터 5기까지의 에디터들이 남겨온 기록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그간 에디터들이 모아온 세상의 목소리를 엮고 이어서, 세상과 유리되지 않은 숨 쉬는 기록을 만들기 위하여, 오늘의 자리가 마련된 것이랍니다.

    마음을 깁다 - 전시 체험 부스

    경기상상캠퍼스는 완연한 가을이었습니다. 더운 여름에 고통받으며 가을을 그리워하던 때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인 가을 풍경이 펼쳐져 있었는데요. 상상캠퍼스의 잔디밭과 건물 사이에 참가자들이 시민기록자들의 활동을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참여형 부스가 운영되었습니다. 먼저 기록자들의 실제 필체를 따라 원고 속 문장을 직접 써볼 수 있는 ‘필사 체험’과 타자기로 엽서를 직접 완성할 수 있는 ‘타자기 엽서 체험’ 부스가 운영되었습니다. 타자기는 최근에는 만나보기 힘든 물건이다 보니 ‘타닥타닥’ 타자기 소리를 직접 들어보면서 가을의 낭만과 함께 신기한 기분을 느껴보려는 참가자들이 많았습니다.

     

    타자기 엽서 체험을 해보고 있는 참가자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오)

     

    귀로 듣는 기록물 전시 체험 중인 참가자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오)

    한쪽에서는 헤드셋을 착용하고 자리에 앉아 기사를 귀로 감상하고 있는 참가자들이 보였습니다. 원고를 글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에디터들의 음성으로 느껴볼 수 있는 기록 전시 방식이었습니다. ‘심지’ 에디터를 비롯한 3인의 에디터가 자신의 기록물을 직접 녹음하여 귀로 들을 수 있는 전시를 마련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신기한 체험은 ‘챗봇과 대화하면서 글쓰기’였는데요. 최근에는 AI가 아주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죠. 그래서 AI와 나누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나만의 기록집이 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준비되었습니다. AI가 어떻게 기록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아주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실뜨기 놀이 체험 부스 현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다음으로는 추억의 ‘실뜨기 놀이’ 부스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추억을 되새겨보는 참가자들도, 어른들에게 실뜨기 놀이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도 즐겁게 부스 체험을 이어 나갔습니다.

     

    ‘단어 교환소(우드 버닝)’ 체험 현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단어 교환소(우드 버닝)’ 부스에서는 나무 조각 위에 불로 그림을 새기며 ‘기록의 흔적’을 남기는 체험이 진행되었습니다. 뜨거운 인두펜의 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나무에서 나는 향은 마치 한 해의 기억을 조심스레 새기는 의식 같았답니다. 그리고 이 부스의 이름이 단어 교환소인 이유! 그건 바로 내가 새긴 글귀를 내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앞선 사람이 새긴 글귀를 내가 가져가고 나의 기록은 뒷사람을 위해 남겨두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기록을 내가 이어받아 보관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오늘의 주제이기도 한 ‘잇다’를 직접 체험하는 것만 같았답니다.

     

    닉네임 상상도 부스 체험 현장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마지막 부스는 ‘닉네임 상상도(아날로그 감성 그림 그리기)’였습니다. 에디터들의 개성 있는 닉네임을 부스 참가자들이 그림으로 그리는 활동이었습니다. 하나의 단어도 누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을 낸다는 사실이 정말로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부스 체험을 즐긴 참가자들은 본격적으로 1부 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시간은 원고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함께 토크쇼를 진행하는 시간이었답니다.

    생각을 잣다 - 1부: 원고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공연이 있는 토크쇼!

     

    개회사를 하고 있는 유명화 센터장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유명화 센터장님의 개회사가 본격적인 행사의 출발을 알렸습니다.

    “저희가 여기서 행사를 하자고 결정하면서 에디터들이 이 공간을 어떻게 기획하고 꾸밀지가 참 기대됐습니다. 그런데 어제 미리 와서 보니, 저희가 5기까지 진행되어 오는 과정, 노력, 역량의 성장이 다 담겨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타래라는 말을 들으면 각자 실타래라는 말에서 느끼는 느낌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실타래를 깁고 엮고, 잣고 잇기도 하니까요. 이 네 가지 표현들이 그동안 우리 에디터들이 해온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은 글을 쓴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부분이에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활동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이 매우 멋진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익활동지원센터가 공익 활동의 다양한 부분들을 기록으로 남기면 그 기록은 현장을 남기는 의미뿐만 아니라, 공익활동 활성화의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 행사는 5기 에디터들이 8월부터 기획을 시작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낸 것이 여기에 이렇게 구현이 잘 되어 기쁩니다. 이런 공간에서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성장했는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성장할지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 주시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푸른 잎이었던 에디터들이 이제 단풍나무의 빛깔처럼 각자만의 색깔로 피어나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많은 얘기들을 나누고 또 하나의 역사와 기록을 남겼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구인 수어 합창단의 공연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님의 개회사 뒤에는 이번 컨퍼런스를 더욱 뭉클하게 만든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바로 지구인 수어 합창단의 공연이었는데요. 이들은 수어로 노래하는 팀으로, 언어의 경계를 넘어 마음으로 소통하는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이 무대의 주인공들은 5기 에디터 윤 작가님의 글, '손으로 노래하는 지구인들' 속 주인공들이기도 했습니다. 이 공연은 노래의 새로운 정의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몸과 눈으로 부르는 노래를 감상하니 이날의 자리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공연을 마친 후, 본격적인 토크쇼가 시작되었습니다. 토크쇼의 주인공이 될 기록 속 주인공들은 5기 에디터 두 분(윤 작가님, 꿀벌님)과 그 기록 속의 주인공 두 분(전연 단장님, 얼쑤 활동가님)이었습니다.

     

     

    1부 토크쇼 진행 현장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지구인 수어 합창단의 단장인 전연 님은 중국에서 오셔서 안산에서 다문화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에디터 ‘윤작가’와의 인연을 통해 글의 주인공이 된 전연 단장님은 한국에 처음 오셨을 때의 어려움과 수어를 배우게 된 계기를 솔직하게 들려주셨답니다.

     

    “한국어도 못하는 외국인들이 왜 한국 수어를 배우는지 많이 질문해 주십니다. 처음에 제가 한국에 왔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었어요. 문화도, 언어도 달라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몰랐어요. 그때 안산시 외국인 지원본부에 한국어를 배우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었어요. 그때 우연히 안산 작은 다문화 도서관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도서관에 중국어책이 있더라고요. 그 책장을 보았을 때, 처음으로 이 땅에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도서관의 여러 프로그램에 참석하게 되었고 수어 수업을 들은 것은 아주 우연이었어요. 그런데 그 수어는 제 인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전연 단장님이 겪었던 이국땅에서의 어려움과 외로움은 새로운 따뜻함을 찾아 나서는 원동력이 되었고 결국 수어가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기회가 되어 주었다고 하는데요.

     

    “저는 수어를 배우기 전에 청각 장애인분들이 저와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수업을 하면서 서로가 다르지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이주 여성들은 한국말이 서툴러서 마음에 있는 말을 다 전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는데, 이런 것이 청각 장애인분들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말하지 않아도 눈빛과 손짓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수어를 통해 배웠습니다. 같은 언어를 통해야만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더라고요. 언어를 진심으로 느낀 그 마음의 울림이야말로 진짜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장님이 생각하는 소통에 대해 들으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소통과 협력이 아니라 표면적인 관계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기록이 기록 대상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대상과의 진정한 소통이 필수적인데요. 진정한 소통의 본질이 비단 말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단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토크쇼의 다른 주인공인 얼쑤 활동가님은 안산 YWCA, 환경운동연합 등에서 44년째 활동하고 계시는 '찐찐 안산 시민'이십니다. 꿀벌 에디터님은 4.16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활동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서 얼쑤 활동가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워낙 광폭으로 활동하는 시민 활동가라서 어디 가나 계신 분"이라고 소개하셨습니다. 토크쇼를 통해서 얼쑤님의 헌신적인 공익 활동 방식에 관해서도 설명해 주셨습니다. 자그마치 26개의 단체를 후원하면서도 나중에 자신의 수입이 줄어들 것에 대비하여 8개 단체에 평생 회비를 납부했다는 얼쑤 활동가의 행보는 최선을 다해 공익을 위해 헌신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게 만들었습니다.

    함께 토크쇼에 참여한 꿀벌 에디터님의 이야기 중에서는 글쓰기를 ‘침묵에 길들여진 여성’으로서 자신을 깨는 하나의 방식임을 역설한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자기 해소 과정으로서의 글쓰기에 관해 들으면서 많은 참가자가 기록과 기록자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금 곱씹게 되었답니다.

    서사를 엮다 - 2부: 실타래를 만들며 소감을 공유하기

     

    2부에서는 '지금, 우리 이야기'라는 주제로 모든 참석자가 함께하는 '실타래 엮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사회자가 던진 실타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에게 실타래를 굴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물리적인 실타래가 얽히면서 참가자들의 이야기와 마음도 함께 연결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행사의 주요 키워드인 ‘실타래’를 통해 행사의 의미를 살려낸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실타래를 옮겨 가면서 참가자들에게 기록에 관한 생각을 들어보고 있는 의미 있는 현장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실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기록에 대한 참가자들의 이야기가 쌓여갔습니다. 유명화 센터장님은 이 자리에서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나누셨습니다. 과거 권위적이고 ​평가 중심으로 여겨졌던 '기록'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이 많았지만, 에디터들의 활동을 보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셨습니다. 센터장님은 이러한 '말랑말랑한' 기록의 힘이 공익 활동의 영역을 더 넓힐 수 있음을 강조하며, 자신도 다시금 기록 활동에 열정을 쏟아보겠다는 다짐을 전하셨습니다. 전시 기획에 참여하신 한 분은 에디터들의 글을 접한 소감을 나누며 깊은 통찰을 주셨습니다. 그는 에디터들을 '삶으로서의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며, 이들의 '진실 말하기'가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어떤 때는 물러나거나 제자리를 맴도는 것 같아도 그것들이 어느 지점에는 나선형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믿는다는 희망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시민 기록 활동이 당장 눈에 띄지 않더라도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나선형의 진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인식하고 있다면 잠깐의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힘이 될 수 있겠죠.

    또한, 기록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이야기들도 이어졌습니다. 한 에디터는 구술 기록 작업을 하며 제대로 된 기록이 부재한 상황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례를 본 경험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활자 권력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 기록이라는 게 글을 쓸 수 있고 글로 남길 수 있는 사람들의 권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옛날 기지촌 할머니나 이런 분들을 보면 자기 얘기를 남길 수가 없었죠. 국가가 남긴 기록은 그분들의 역사를 대신하고 있는 것만 같아요. 그런데 이런 기록들이 체계적으로 관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동두천에는 쌓아 두었던 공공 기록물이 홍수로 인해 소실되어 1950년대 자료는 없고 이런 일도 있었어요. 이런 일들을 보면서 누구의 기록을 어떻게 남길까, 또 이런 기록을 어떻게 잘 보존할까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기록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할 때, 이것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힘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잊곤 하는데 이 말을 들으면서 우리가 지금 맡고 있는 기록이 먼 미래에는 참 절실한 자료가 될 수도 있겠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록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이기도 하고 기록자인 내가 사라져도 세상에서 오래 살아남을 테니까요.

    사람을 잇다.

    이번 제5회 시민 기록 컨퍼런스 ‘실타래’는 단순한 기록의 공유를 넘어, 우리 시대의 진정한 공익 활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선사한 자리였습니다. 물리적인 실타래가 얽히고설키며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냈듯, 각자의 자리에서 써 내려간 시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서로를 만나고 엮이며 거대한 ‘연대의 실타래’를 완성했습니다. 이는 컨퍼런스의 이름처럼 각자의 이야기가 “결국은 하나의 큰 흐름이 된다는 뜻”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실타래'라는 이름처럼, 우리의 삶은 단순히 각자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감싸안고 엮어지는 하나의 공동 운명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에디터와 그 삶의 주인공이 만나 서로의 존재를 빛나게 했듯이, 기록은 우리가 세상 속에서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사소한 발걸음이 이웃의 삶과 사회 변화의 큰 그림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민 기록이 가진 근원적인 힘입니다.

    이제 컨퍼런스는 막을 내렸지만, 우리 안의 기록자 정신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입니다. 기록은 우리가 더 이상 타인의 역사를 읽는 방관자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진실한 삶을 기록하여 타인에게 마음의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존재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는 다짐입니다. 필사에서 AI에 이르는 기록의 진화처럼, 우리의 소통 방식 역시 단순한 정보의 전달을 넘어선 깊은 공감의 영역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오늘도 단단한 발걸음을 내딛겠지요.

    경기도 공익활동 지원센터가 시작하고 이어가고 있는 기록의 역사는 이 자리에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큰 뿌듯함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각자가 잡고 있는 기록의 끈을 놓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계속 엮어 나간다면, 우리는 분명 더 따뜻하고 의미 있는 공동체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겠죠? 손으로 노래하고, 삶으로서의 작업을 이어가는 모든 기록자들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끝없이 이어질 다음 페이지를 기대합니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상징적으로 남기는 퍼포먼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현장스케치] 오늘의 인연으로 오늘과 내일을 잇다 –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
    옐로 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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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17
  • 실타래, 그리고 이야기의 시작.

    ‘실타래처럼 얽혔다’라는 말은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사용됩니다. 하지만 홀
    로 떨어져 있는 실이 홀로 있지 않고 하나로 뭉쳐 있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실
    타래가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실 한 올, 한 올은 손끝을 지나며 방향을 틀고 때
    로는 얽히면서 다시 이어지죠. 이 실은 한 줄의 기록일 수도, 사람일 수도, 오래
    된 사건일 수도, 오래된 사건 혹은 잊힌 기억일 수도 있습니다.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의 현장은 그런 실들에 주목하고 이들이 얽혀 만든 실타래에 주목해 보
    는 시간이었습니다.

    [1-1~1-2.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가 진행된 경기상상캠퍼스 전경]

    2025년 11월 8일 토요일 경기상상캠퍼스 멀티벙커로 시민기록자들이 속속들이 모
    여들었습니다. 올해 시민기록 컨퍼런스의 부제는 ‘깁다, 엮다, 잣다, 잇다’였습니다. 기록 속에 담긴 마음을 꿰매고, 함께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엮고, 진동하는 사유
    를 잣고, 각자의 결을 맞대어서 잇는 이 모든 과정의 끝에 있는 기록에 관해 다
    함께 사유하고 대화할 수 있는 장(場)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날의 컨퍼런스는 실타
    래를 풀고 다시 묶는 여정이었는데요. 그 매듭을 꿰는 바늘이자 매개는 바로 ‘공
    익(公益)’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익이란 단어는, 사전 속에서는 ‘사회 전체의 이익’ 으로만 남고 말죠. 그리고 그 정의만으로는 흩어진 것을 잇고, 찢어진 것을 기워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는 그 정의의 바깥에서, 몸으로 공익을 잇는
    사람들, ‘시민기록자(에디터)’들이 모였습니다!
    우리 에디터들은 세월호의 노래를 기록하고, 만세길의 발걸음을 담으며, 영케어러
    의 하루를 글로 남기고, 이주민의 언어를 번역하며, 기후 정의 행진과 시민 햇빛
    발전소, 전세사기 대응까지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달하였습니다. 에디터들이 포착한 현실은 때로는 처절했고 어떤 때는 생
    동감이 넘쳤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1기부터 5기까지의 에디터들이 남겨온 기록들
    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그간 에디터들이 모아온 세상의 목소리를 엮고

    - 2 -

    이어서, 세상과 유리되지 않은 숨 쉬는 기록을 만들기 위하여, 오늘의 자리가 마
    련된 것이랍니다. 마음을 깊다 - 전시 체험 부스

    경기상상캠퍼스는 완연한 가을이었습니다. 더운 여름에 고통받으며 가을을 그리워
    하던 때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인 가을 풍경이 펼쳐져 있었는데요. 상상
    캠퍼스의 잔디밭과 건물 사이에 참가자들이 시민기록자들의 활동을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참여형 부스가 운영되었습니다. 먼저 기록자들의
    실제 필체를 따라 원고 속 문장을 직접 써볼 수 있는 ‘필사 체험’과 타자기로 엽
    서를 직접 완성할 수 있는 ‘타자기 엽서 체험’ 부스가 운영되었습니다. 타자기는
    최근에는 만나보기 힘든 물건이다 보니 ‘타닥타닥’ 타자기 소리를 직접 들어보면
    서 가을의 낭만과 함께 신기한 기분을 느껴보려는 참가자들이 많았습니다.

    [2-1. 타자기 엽서 체험을 해보고 있는 참가자]
    [2-2~2-3. 귀로 듣는 기록물 전시 체험 중인 참가자들]

    한쪽에서는 헤드셋을 착용하고 자리에 앉아 기사를 귀로 감상하고 있는 참가자들
    이 보였습니다. 원고를 글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에디터들의 음성으로 느껴볼 수
    있는 기록 전시 방식이었습니다. ‘심지’ 에디터를 비롯한 3인의 에디터가 자신의
    기록물을 직접 녹음하여 귀로 들을 수 있는 전시를 마련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신기한 체험은 ‘챗봇과 대화하면서 글쓰기’였는데요. 최근에는 AI가 아주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죠. 그래서 AI와 나누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나만의 기록집
    이 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준비되었습니다. AI가 어떻게 기록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아주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3. 실뜨기 놀이 체험 부스 현장]

    다음으로는 추억의 ‘실뜨기 놀이’ 부스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추억을 되새겨보는
    참가자들도, 어른들에게 실뜨기 놀이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도 즐겁게 부스 체험을
    이어 나갔습니다.

    - 3 -
    [4-1~4-3. ‘단어 교환소(우드 버닝)’ 체험 현장]

    ‘단어 교환소(우드 버닝)’ 부스에서는 나무 조각 위에 불로 그림을 새기며 ‘기록의
    흔적’을 남기는 체험이 진행되었습니다. 뜨거운 인두펜의 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와 나무에서 나는 향은 마치 한 해의 기억을 조심스레 새기는 의식 같았답니다. 그리고 이 부스의 이름이 단어 교환소인 이유! 그건 바로 내가 새긴 글귀를 내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앞선 사람이 새긴 글귀를 내가 가져가고 나의 기록은 뒷사
    람을 위해 남겨두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기록을 내가
    이어받아 보관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오늘의 주제이기도 한 ‘잇다’를 직접 체험하
    는 것만 같았답니다.

    [5-1~5-2. 닉네임 상상도 부스 체험 현장]

    마지막 부스는 ‘닉네임 상상도(아날로그 감성 그림그리기)’였습니다. 에디터들의
    개성 있는 닉네임을 부스 참가자들이 그림으로 그리는 활동이었습니다. 하나의 단
    어도 누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을 낸다는 사실이
    정말로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부스 체험을 즐긴 참가자들은 본격적으로 1부 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시간은
    원고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함께 토크쇼를 진행하는 시간이었답니다. 생각을 잣다 - 1부: 원고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공연이 있는 토크쇼!

    [6-1. 개회사를 하고 있는 유명화 센터장]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유명화 센터장님의 개회사가 본격적인 행사의 출발을
    알렸습니다.

    “저희가 여기서 행사를 하자고 결정하면서 에디터들이 이 공간을 어떻게 기획하
    고 꾸밀지가 참 기대됐습니다. 그런데 어제 미리 와서 보니, 저희가 5기까지 진행
    되어 오는 과정, 노력, 역량의 성장이 다 담겨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
    다. 실타래라는 말을 들으면 각자 실타래라는 말에서 느끼는 느낌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실타래를 깁고 엮고, 잣고 잇기도 하니까요. 이 네 가지 표현들이

    - 4 -

    그동안 우리 에디터들이 해온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은 글을 쓴다
    는 것이 매우 어려운 부분이에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활동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이 매우 멋진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익활동지원센터가 공익 활동
    의 다양한 부분들을 기록으로 남기면 그 기록은 현장을 남기는 의미뿐만 아니라, 공익활동 활성화의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 행사는 5기 에디터들이 8월부터 기획을 시작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낸 것이 여기에 이렇게 구현이 잘 되어 기쁩
    니다. 이런 공간에서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성장했는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성장
    할지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 주시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
    면 좋겠습니다. 푸른 단풍이었던 에디터들이 이제 단풍나무의 빛깔처럼 각자만의 색깔로 피어나
    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많은 얘기들을 나누고 또 하나의 역사와 기록을 남
    겼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6-2~6-3. 지구인 수어 합창단의 공연]

    센터장님의 개회사 뒤에는 이번 컨퍼런스를 더욱 뭉클하게 만든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바로 지구인 수어 합창단의 공연이었는데요. 이들은 수어로 노래하
    는 팀으로, 언어의 경계를 넘어 마음으로 소통하는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였습니
    다. 이 무대의 주인공들은 5기 에디터 윤 작가님의 글, '손으로 노래하는 지구인
    들' 속 주인공들이기도 했습니다. 이 공연은 노래의 새로운 정의를 깨닫게 해주었
    습니다. 몸과 눈으로 부르는 노래를 감상하니 이날의 자리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
    졌습니다. 공연을 마친 후, 본격적인 토크쇼가 시작되었습니다. 토크쇼의 주인공이
    될 기록 속 주인공들은 5기 에디터 두 분(윤 작가님, 꿀벌님)과 그 기록 속의 주
    인공 두 분(전연 단장님, 얼쑤 활동가님)이었습니다.

    [7-1~7-2. 1부 토크쇼 진행 현장]

    지구인 수어 합창단의 단장인 전연님은 중국에서 오셔서 안산에서 다문화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에디터 ‘윤작가’와의 인연을 통해 글의 주인공이 된 전연 단장님은
    한국에 처음 오셨을 때의 어려움과 수어를 배우게 된 계기를 솔직하게 들려주셨
    답니다.

    - 5 -

    “한국어도 못하는 외국인들이 왜 한국 수어를 배우는지 많이 질문해주십니다. 처
    음에 제가 한국에 왔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었어요. 문화도, 언어도 달라서 어떻
    게 표현해야 할지를 몰랐어요. 그때 안산시 외국인 지원본부에 한국어를 배우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었어요. 그때 우연히
    안산 작은 다문화 도서관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도서관에 중국어책이 있더
    라고요. 그 책장을 보았을 때, 처음으로 이 땅에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느낌
    을 받았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도서관의 여러 프로그램에 참석하게 되었고 수어
    수업을 들은 것은 아주 우연이었어요. 그런데 그 수어는 제 인생을 바꾸어 놓았습
    니다.”

    전연 단장님이 겪었던 이국땅에서의 어려움과 외로움은 새로운 따뜻함을 찾아 나
    서는 원동력이 되었고 결국 수어가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기회가 되어 주었다고 하는데요.

    “저는 수어를 배우기 전에 청각 장애인분들이 저와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수업을 하면서 서로가 다르지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
    았습니다. 특히 이주 여성들은 한국말이 서툴러서 마음에 있는 말을 다 전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는데, 이런 것이 청각 장애인분들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말
    하지 않아도 눈빛과 손짓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수어를 통해 배웠습니
    다. 같은 언어를 통해야만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더라고요. 언어를
    진심으로 느낀 그 마음의 울림이야말로 진짜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장님이 생각하는 소통에 대해서 들으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소통
    과 협력이 아니라 표면적인 관계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
    니다. 사실, 기록이 기록 대상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대상과의 진정
    한 소통이 필수적인데요. 진정한 소통의 본질이 비단 말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단
    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토크쇼의 다른 주인공인 얼쑤 활동가님은 안산 YWCA, 환경운동연합 등에서 44
    년째 활동하고 계시는 '찐찐 안산 시민'이십니다. 꿀벌 에디터님은 4.16 세월호 참
    사를 계기로 활동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서 얼쑤 활동가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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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 광폭으로 활동하는 시민 활동가라서 어디 가나 계신 분"이라고 소개하셨습
    니다. 토크쇼를 통해서 얼쑤님의 헌신적인 공익 활동 방식에 관해서도 설명해 주
    셨습니다. 자그마치 26개의 단체를 후원하면서도 나중에 자신의 수입이 줄어들 것
    에 대비하여 8개 단체에 평생 회비를 납부했다는 얼쑤 활동가의 행보는 최선을
    다해 공익을 위해 헌신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게 만들었습니다. 함께 토크쇼에 참여한 꿀벌 에디터님의 이야기 중에서는 글쓰기를 ‘침묵에 길들여
    진 여성’으로서 자신을 깨는 하나의 방식임을 역설한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
    다. 자기 해소 과정으로서의 글쓰기에 관해 들으면서 많은 참가자가 기록과 기록
    자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금 곱씹게 되었답니다. 서사를 엮다 - 2부: 실타래를 만들며 소감을 공유하기

    2부에서는 '지금, 우리 이야기'라는 주제로 모든 참석자가 함께하는 '실타래 엮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사회자가 던진 실타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에게 실타래를 굴려주는 방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물리적인 실타래가 얽히면서 참가자들의 이야기와 마음도
    함께 연결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행사의 주요 키워드인 ‘실타래’를 통해 행사의 의
    미를 살려낸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8-1~8-4. 실타래를 옮겨 가면서 참가자들에게 기록에 관한 생각을 들어보고 있
    는 의미 있는 현장]

    실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기록에 대한 참가자들의 이야기가 쌓여갔습니다. 유
    명화 센터장님은 이 자리에서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나누셨습니다. 과거 권위적이고 평가받았던 '기록'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이 많았지만, 에디터들의
    활동을 보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셨습니다. 센터장님은 이러한 '말랑말랑한' 기록
    의 힘이 공익 활동의 영역을 더 넓힐 수 있음을 강조하며, 자신도 다시금 기록
    활동에 열정을 쏟아보겠다는 다짐을 전하셨습니다. 전시 기획에 참여하신 한 분은
    에디터들의 글을 접한 소감을 나누며 깊은 통찰을 주셨습니다. 그는 에디터들을 ' 삶으로서의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며, 이들의 '진실 말하기'가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어떤 때는 물러나거나 제자리를 맴도는 것 같아
    도 그것들이 어느 지점에는 나선형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믿는다는 희망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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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기도 했습니다. 시민 기록 활동이 당장 눈에 띄지 않더라도 세상을 조금씩 변화
    시키는 나선형의 진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인식하고 있다면 잠깐의 어려움을 이
    겨나가는 힘이 될 수 있겠죠. 또한, 기록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이야기들도 이어졌습니다. 한 에디터는 구술 기
    록 작업을 하며 제대로 된 기록이 부재한 상황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례를 본 경
    험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활자 권력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 기록이라는 게 글을 쓸 수 있고 글로 남길 수
    있는 사람들의 권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옛날 기지촌 할머니나 이런 분
    들을 보면 자기 얘기를 남길 수가 없었죠. 국가가 남긴 기록은 그분들의 역사를
    대신하고 있는 것만 같아요. 그런데 이런 기록들이 체계적으로 관리된 지 얼마 되
    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동두천에는 쌓아 두었던 공공 기록물이 홍수로 인해 소실
    되어 1950년대 자료는 없고 이런 일도 있었어요. 이런 일들을 보면서 누구의 기
    록을 어떻게 남길까, 또 이런 기록을 어떻게 잘 보존할까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기록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할 때, 이것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누군가에게는 절
    실한 힘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잊곤 하는데 이 말을 들으면서 우리가 지금 맡고
    있는 기록이 먼 미래에는 참 절실한 자료가 될 수도 있겠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록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이기도 하고 기록자
    인 내가 사라져도 세상에서 오래 살아남을 테니까요. 사람을 잇다. 이번 제5회 시민 기록 컨퍼런스 ‘실타래’는 단순한 기록의 공유를 넘어, 우리 시
    대의 진정한 공익 활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선사한 자리였습니다. 물리적인 실타래가 얽히고설키며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냈듯, 각자의 자리에
    서 써 내려간 시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서로를 만나고 엮이며 거대한 ‘연대의 실
    타래’를 완성했습니다. 이는 컨퍼런스의 이름처럼 각자의 이야기가 “결국은 하나
    의 큰 흐름이 된다는 뜻”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실타래'라는 이름처럼, 우리의 삶은 단순히 각자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감싸안고 엮어지는 하나의 공동 운명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에디터와 그 삶의 주
    인공이 만나 서로의 존재를 빛나게 했듯이, 기록은 우리가 세상 속에서 홀로 존재

    - 8 -

    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사소한 발걸음이 이웃의 삶과 사회 변화의 큰 그림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민 기록이 가진 근원
    적인 힘입니다. 이제 컨퍼런스는 막을 내렸지만, 우리 안의 기록자 정신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입
    니다. 기록은 우리가 더 이상 타인의 역사를 읽는 방관자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진실한 삶을 기록하여 타인에게 마음의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존재로 다시 태어
    날 것이라는 다짐입니다. 필사에서 AI에 이르는 기록의 진화처럼, 우리의 소통 방
    식 역시 단순한 정보의 전달을 넘어선 깊은 공감의 영역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오늘도 단단한 발걸음을 내딛겠지요. 경기도 공익활동 지원센터가 시작하고 이어가고 있는 기록의 역사는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큰 뿌듯함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각자가 잡고 있는 기록의
    끈을 놓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계속 엮어 나간다면, 우리는
    분명 더 따뜻하고 의미 있는 공동체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겠죠? 손으로
    노래하고, 삶으로서의 작업을 이어가는 모든 기록자들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
    하며, 끝없이 이어질 다음 페이지를 기대합니다.

    [9.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상징적으로 남기는 퍼포먼스!]

    오늘의 인연으로 오늘과 내일을 잇다 –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
    옐로구피

    조회수 105

    2025-11-16
  • RE 100. 세계의 기업이 무한한 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것처럼, 우리는 ‘지속가능
    성’이라는 공공의 가치가 주목받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다양한
    청년 공익활동가들의 지속 가능한 활동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는데요. 따라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청년 활동가들의 현실과 미래 가능성을 들여다보기
    위한 2025 청년활동가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른바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
    가일까?” 좌담회였는데요. 그 활기찼던 현장으로 같이 떠나보시죠!

    이번 행사는 청년 플로우 2기가 주관하였고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에 관심 있는
    30여 명의 청년들이 자리해 주셨습니다. 오늘을 통해 모두가 청년 공익활동 실태
    와 주요 과제를 도출하고 정서적 교류를 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또한 청년 네트
    워크 구축과 청년 플로우 위원회의 활동도 내실화하기를 목표하였습니다. 발제

    ● 강필준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발제는 “공익활동가 지수로 알아보는 지속가능성”이었는데요. 우선 청년 공익활동
    가 지표를 통해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경제적 여건(평균 값)에서 급여는
    2,170,000원(세전/2025), 부채는 18,270,000원(일반청년x1.5), 주거비용은 월

    574,350원이었습니다. 최저임금 미만 활동가는 5명 중 1명, 기대출 평균 이율은
    11.7%(시중은행 평균 4%)를 기록하였습니다. 사회적 여건에서 1인 가구 활동가는
    65.2%(평균 56.9%), 평균 관계망은 6명(평균 3.7명), 활동 중점 업무는 의제 41%/
    서비스 58%를 기록하였습니다. 나아가 공익활동가 지속 가능지수 연구를 토대로 청년 공익활동의 현실을 수치화
    하여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공익활동가 지속 가능지수는 2020년에서 2025년까
    지 60점대로 낮은 점수에 머물러있고 특히 청년 활동가는 올해 60.7점(전체 65.4)
    으로 활동 만족도/동료 관계/역량 등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기록하였습니다.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특히 조직 문화(자율성/의사소통/민주적 의사결정)에서 평균 약 3.65로 전체 집단
    과 제일 크게 낮은 점수를 보였습니다. 활동가 정체성/만족도도 가장 많이 하락하
    고 있는데요. 정체성(사명감/비전/자부심)과 만족도(적극성/지원/발전) 평균 수치는
    3.58, 3.64로 전체 집단 중 제일 큰 점수 차이를 보였습니다. 반면 Z세대에 이를
    수록 급여 만족이 약 3.2점을 기록하며 전체 집단 중 제일 큰 점수 차의 만족도
    를 보였는데요. 이를 통해 청년 활동가들의 경제적·사회적·심리적 어려움과 조직문화 과제를 고민
    하게 됐고 장기적 가능성이 있는 시민운동의 방향성을 마련하는 것에 크게 공감
    하게 됐습니다. 전체 토의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패널/플로어 토크

    ● 사회자: 최승환 (의정부 자연에너지 협동조합)
    þ 패널: 1. 김누리 (사회적협동조합 지리산 이음)
    þ 2. 강필준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þ 3. 유보희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플로어: 익명

    이어진 패널/플로어 토크에서는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하기로 하였는데요. 앞서 살펴본 공익활동가 지수를
    바탕으로 큰 공감대를 형성한 문항들을 선별해 토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주요 내용
    을 Q&A로 정리하였습니다.

    1. 급여 액수는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유보희) 3.0점 대의 만족도는 아직도 낮아요. 시민운동이 돈이 목적이 아니고 최
    저임금 보장 노력도 있다고 하지만 단체의 회원이 줄어 회비가 모자라거나 결혼· 출산 등의 일을 겪으면 적은 급여가 힘든 건 사실입니다. 김누리) 급여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의아했어요. 한편 이해가 되는 건 비영리사업
    이고 청년의 낮은 연차로 볼 때 만족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플로어) 노동 인식이 개선되면서 최저임금법을 준수하는 단체가 많아져 급여 만족
    도가 상승하지 않았을까요?

    2. 업무의 전체 흐름을 알고 계십니까?

    김누리) 일종의 잘 갖춰진 플랫폼이 없어 인수인계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요. 조직문화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지만 보편적인 시민 단체의 문화는 아니라고 알
    고 있습니다. 주먹구구식의 일을 지양하고 공통의 목표를 확실히 성립해 장기적으
    로 조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강필준) 부서를 자주 옮겨 다녀서 업무 전체의 흐름을 익히기 힘든 경우가 많아
    요. 해결책으로는 NPO 지원센터에 있을 때 도움받았던 ‘활동가 도구상점(지원 플
    랫폼)’이나 다른 (중간 지원) 조직의 체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유보희) 소규모 조직에서는 모든 일을 각자 담당하기에 전체 업무의 흐름을 파악
    하기 쉬워요. 인원이 적은 거에 비해 1년 치 기존 사업과 매번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이 추가되는 상황이 늘 있어 예측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요.

    3. 업무 내용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시나요?

    최승환) 2명이 속한 단체라 홍보부터 결산까지 업무의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힘에 부칠 때가 있어요. 김누리) 활동 초반에는 또래 동료들과 왠지 비교되거나 특히 피드백을 받지 못할
    때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어요. 특히 중간관리자의 애매한 업무
    지시 등으로 내 업무 방향과 목표를 상실했을 때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어요. 사수
    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조직 문화를 점검하는 공식적인 시간이 있습니까?

    강필준) 3명의 단체에서 14명의 조직으로 커진 상태인데요. 최근에 리더십 강의를
    내부에서 진행하였는데 담당자도 잘 모르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외부 전문 코치
    나 단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승환) 보통 5인 이하의 단체들이 많아서 조직 문화가 생략되는 경향이 있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플로어 1) 재단법인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워크숍 등을 통해 미션/비전/핵심가치
    등을 점검하고 각 부서/사업처/국 별로 일의 방식을 만듭니다. 컴퓨터 바탕화면
    개선 등 아직은 초기지만 시작하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플로어 2) 일 터질 때만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5. 활동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나요?

    강필준) 최소한의 환경 보장이 된다면 청년 활동가들은 자부심을 가진다고 생각합
    니다. 공익 활동은 내가 선택해서 참여하는 거잖아요.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최승환) 개인적으로 활동 단체에 후원금을 낼 때 자부심이 생겨요.

    6. 꾸준한 공익 활동을 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떤 것이 필요
    할까요?

    최승환) 8년 동안 공익 활동을 하면서 좋은 환경에서 좋은 동료들과 같이 일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강필준) 활동가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웃음) 국정기획 회의 등에서 청년 공익
    활동가의 이슈가 나와야 하고 사회적으로 관심받고 인정받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고 생각합니다. 김누리) ‘변화를 만드는 사람’을 통해 청년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처럼
    시민들에게 우리를 알리는 인터뷰나 사례들을 많이 모집하고 싶습니다. 유보희) 공익 활동가도 이제는 직업으로 인정받는 시대에요. 그렇기에 우리들의
    활동이 노동으로 인정되고 적정한 임금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

    다 이를 위한 사회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해요. 따라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
    리와 함께 관련 정책을 청년이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으면 좋
    겠어요.

    플로어 1) 같은 활동가라는 소속감과 정체성을 가진 네트워크에 참여해 무언가
    만들어 냈으면 좋겠어요. 특별법 제정 등의 즉각적인 효능감보다는 작은 변화로부
    터 시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플로어 2) 세상에 대한 슬픔, 분노와 같은 감정이 동기부여가 돼 공익 활동을 시
    작했지만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공익 활동을 기획하는 등에 도움이 되었고 직업으로써의 자부심도 생기게 됐
    습니다.

    플로어 3) 사실 공익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관련 대외활동을 하면서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실망감이 들기도 하였고요. 이젠 방향성의 변화가 필
    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익 활동을 스펙, 단기 성과물, 급여 등의 수단으로 생각하
    지 말고 행동의 본질에 집중해 장기적인 효과를 거뒀으면 좋겠어요.

    플로어 4) 현실적인 이야기를 합시다. 아직도 남아 있는 시민 단체의 근로계약서
    미작성, 임금 미보장, 근로 인식 후퇴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
    해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은 있지만 오히려 활동 후 단체보다 외부에서 더
    욱 챙겨줄 때 섭섭함이 생기는 것 같아요.

    플로어 5) 세대가 다른 활동가들하고도 소통해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
    요. 각자 주장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을 위해서는 멘토
    와 멘티처럼 서로의 연결을 통해 지지하고 배우고 공감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
    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인터뷰

    마지막으로 플로어 세 분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서00 (녹색연합), 문**
    (이천청년정책발전소), 이@@ (경실련)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1. 참여하게 된 계기와 꿈꾸는 사회는 무엇인가요?

    이@@) 정책 분야와 관련해 센터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아 오게 됐습니다.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많아지는 사회가 오길 바랍니다. 문**) 이천의 청년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좋은 기회가 있어서 참
    여하게 됐어요. 후세가 살기 좋은 세상을 바랍니다. 서00) 활동 지속 법을 고민하다가 오게 됐습니다. 모든 생명이 고통 없이 조화롭
    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2. ‘공익’은 사회적/자아적 관점에서 어떤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하시나요?

    서00) 환경 보존의 사회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자아적으로는 사랑하는 것
    들과 잘 살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문**) 공익은 청렴, 결백, 봉사의 가치를 지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보람을 느끼기
    위함입니다. 이@@) 공익은 같이 발전하는 공동체 가치가 있습니다. 내면적으로는 스스로 배
    워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3. 공익 활동에 있어 가장 큰 고민과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서00) 임금 미지급과 같은 현실적 문제가 고민됩니다. 이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
    다고 생각해요.

    문**) 급여입니다. 활동이 지속되려면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아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치를 하거나 영향력 있는 청년 활동가들이 등장했으면
    합니다. 이@@) 세대가 다른 공익활동가들의 소통입니다. 서로 아우르고 화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4. 청플 위원과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을까요?

    서00) 청년들이 가볍게 소통하는 네트워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심리 상담도 받
    아보고 싶어요. 이@@) 활동가 역량 개발 프로그램이나 다른 단체와 교류하는 기회도 갖고 싶어
    요. 문**) 청년이니까 축제 개최와 같은 재밌는 활동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기성세대
    와 청소년의 중간 역할도 하고 싶어요.

    5. 공익활동에 관심이 없는 청년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서00) 따분하고 어려운 것이 아닌 매력적인 활동임을 알려주면 되지 않을까요?

    이@@) 대학생들은 어떠한 가치로 되돌아오는 걸 원할 수 있어요. 사회 문제와
    연관짓는 것도 좋지만 자기 계발 등의 특정한 무언가를 안겨줘야 해요. 문**) 현실적으로 급여, 재미와 같은 특정한 보상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
    다.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희소식은 유명화 센터장께서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청년 정책이 더욱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자리를 많이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히셨다는 점인데요. 이
    기회를 통해 청년들의 입지가 강화되고 정치(공익) 활동의 주인이 되는 순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미래세대인 이른바 MZ 활동가들이 오랫동안 꿈을 이어가
    면서 공익 현장도 발전해 세상의 푸른 봄이 사시사철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
    하겠습니다.

    RE 100 시대, 청년 공익활동도 재생할 수 있어요!
    초스코스

    조회수 76

    2025-09-04
  • 땀 흘리는 도시, 안산

    안산은 땀 흘리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입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불이 켜
    진 공장들, 쉼 없이 돌아가는 일터들이 밀집해 있고, 저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
    속에서도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삶의 안전망이 필요하고, 서로를 보듬는 손길이 절실한 곳이기도 하지요. 누군가는 오늘도 혼자서 무너져가는 집을 바라보며 한숨을 짓고, 누군가는 아이
    손을 잡고 차가운 방에서 내일을 걱정하고 있을 겁니다.

    2015년 3월 22일, 한 알의 씨앗

    바로 그런 고민에서 시작된 단체가 있습니다. 이름도 마음도 따뜻한 곳, '사단법
    인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공제회 좋은 이웃'입니다. 어느 날 좋은 이웃 회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언제까지 단순히 '요구하는 존재'로만 머물러야 할까요? 우리도
    스스로 나누고 실천하는 주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시 창립을 함께한 김태환 님의 이 말이 씨앗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노동자 봉
    사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같은 뜻을 가진 이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습
    니다. 준비모임에 모인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특별한 것 없었습니다. 미용사, 전기 기
    술자, 페인트공, 배관공... 화려한 재능이라기보다는 삶에서 익힌 '직업'의 손기술들
    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삶에서 익힌 이 기술들이

    - 2 -

    누군가에겐 삶을 다시 세우는 소중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2016년 4월, 첫 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단체가 바로 '따숲네'입니다. 이름처
    럼, 따뜻한 숲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저는 참여할 생각이 없었어요. 지금은 따숲네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미향 님도 처음엔 거리를 두고 있었습
    니다.

    "봉사는 시간과 돈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로 생각했죠. 저는 그럴 여유가 없었
    어요. 마음도 몸도 바쁘게 살고 있었거든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일상. 남을 도울 여유 같은 건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걸려 온 한 통의 전화가 그녀의 삶을 바꿔놓았습니
    다. 어르신 염색 좀 도와줄 수 있겠냐는 부탁이었어요. 오래된 미용사 자격증이
    있었거든요. 한 번쯤은 괜찮겠지, 하고 갔죠. 그날, 그녀는 오랫동안 방치된 머리
    카락으로 인해 움츠러들어 있던 할머니의 모습을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정
    리해 드린 후 거울을 보며 환하게 웃는 할머니의 얼굴 또한 봤습니다. 그 모습에
    오히려 제가 행복해졌답니다.

    "그런데 그날 이후, 다음 달도, 그다음 달도... 어느새 계속 함께하고 있더라고요."

    - 3 -

    봉사는 여유가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녀는 그렇게 깨달았습니다.

    봉사의 숨은 뿌리들. 현재 따숲네에는 약 55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모두 월 1만 원의 회비를 내고
    있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여유롭지 않은 생활을 하지만, 이 작은 마음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운영비는 회비와 각종 지원 사업, 노동조합과 지역단체의 기부금으로 마련됩니다. 고대병원, 삼화페인트, 서안산 로터리클럽 등에서 정기적으로 후원과 봉사를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예전엔 당근마켓을 뒤져가며 물품을 구했어요. 싼 가전, 헌 가구를 수리해서 썼
    죠. 요즘은 좀 여유가 생겨 가구당 100~150만 원 정도는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
    매해 드립니다."

    1년에 8번, 여름(7, 8월) 과 겨울(12, 1월) 을 제외한 시기에 봉사가 이루어집니
    다. 지금까지 누적 80여 회. 정기적으로 모이는 봉사자 수는 평균 15명 정도. 따
    숲네 회원들 외에도 4.16 가족, 청년 조직 마니또, 삼화페인트 직원 등 다양한 사
    람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 4 -

    도배, 장판은 뜻을 함께하는 사장님이 비용을 최소화해 도와주고, 전기, 청소, 정
    리, 정돈은 회원들이 직접 나섭니다. 상황에 따라 가전과 가구를 새로 들여놓기도
    합니다.

    "돈으로 주세요"라는 말.

    "우리의 진심을 믿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사진만 찍고 가는 거 아니냐?', ' 형식적으로 왔다가 대충하고 가는 거 아니냐?'라며 차라리 돈으로 달라는 경우도
    많았죠.“

    세상에 차가운 바람이 많이 불어서, 따뜻한 손길마저 의심하게 된 사람들이 있죠. 그것이 봉사자들에게는 가장 큰 상처였습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의 집을 찾았다
    가, 독립한 자녀의 반대로 하루 전날 취소된 적도 많습니다. 경계의 눈빛. 의심의
    말투. 하지만 봉사자들은 그 모든 것을 견디고, 결국은 바꿔냅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다해, 손을 보태면... 그들의 표정이 달라져요. 고마
    움, 안도, 환함. 그걸 보면 우리도 변해요. 그게 봉사의 기쁨이에요."
    의심이 신뢰로, 경계가 감사로, 차가움이 따뜻함으로 바뀌는 순간들. 그 순간들이
    따숲네 사람들을 계속 움직이게 하는 힘입니다.

    - 5 -


    "우리가 진짜 보고 싶은 건, 아이들의 웃음이에요"

    대상자는 드림스타트, 장애인단체, 동사무소 등에서 소개받습니다. 요즘은 한부모
    가정이 많아졌습니다. 대부분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고, 청소와 정리는 엄
    두조차 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아이들이에요. 보살핌을 받아야 할 시기에 방치되어 있죠. 건강도, 정서도 위험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따숲네는 단순히 집을 고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젊은 봉사자들이
    아이들과 놀아주고, 멘토가 되기도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이 달라집니다.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해요. 그 웃음소리가 우리가 진짜 보고 싶은 거예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면, 엄마의 얼굴도 조금씩 밝아집니다. 그렇게 한 가정
    이 조금씩 회복되어 갑니다.

    - 6 -

    기억에 남는 집.

    "시각 장애인의 집이었어요. 집 전체에 곰팡이가 가득했죠. 보이지 않으니, 본인도
    몰랐던 거예요." 그 집에 들어선 순간, 봉사자들은 말을 잃었습니다. 시각 장애인
    혼자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실감했습니다.

    "도배, 장판을 새로 하고 화장실을 청소하는데 냄새가..., 말 그대로 전쟁이었죠. 바퀴벌레가 떼로 몰려다니는 집도 있었어요. 소리 지르고 도망치며 청소했어요. 그 집들은 이제 깨끗하게 변했답니다.“

    나는 그, 한 마디에 얼마나 많은 땀과 정성이 담겨있는지, 신미향 회장의 상기된
    표정을 보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 7 -

    따숲네가 바라는 것.

    "기부와 봉사, 저도 처음엔 여유 있는 사람들이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
    군요. 마음이 있는 사람이 하는 거예요.“

    신미향 회장 역시 한 부모로 아이를 키웠고, 한때 전구 하나 못 갈아 어둠 속에
    서 살던 날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땐 누가 전구 하나만 갈아줬으면 좋겠다, 그랬거든요. 지금은 따숲네가 전구를 갈아드려요. 봉사가 끝난 뒤에도 연락해 주
    시면 언제든지 달려갑니다."

    자신이 받고 싶었던 작은 도움을, 이제는 누군가에게 베풀고 있는 것입니다. 따
    숲네의 가장 큰 바람은 젊은 사람들의 참여입니다.

    "살기 어려워서겠지요. 그래도 한 번만 용기 내어 오셨으면 좋겠어요. 매달 아니
    어도 괜찮아요. 시간 날 때, 마음 동할 때 오시면 됩니다. 부담 없이 오셔서, 따뜻
    한 숨결을 함께 나눠주세요."

    - 8 -

    따뜻한 숲이 되다. 이름 없는 손길들이 모여 만든 숲. 그곳에선 오늘도, 조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
    습니다. 무너져가는 집이 따뜻한 보금자리로 바뀌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다시
    희망을 품게 되고, 혼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 변화의 이름은 바로 '따숲네'입니다. 따뜻한 숲처럼, 지친 사람들에게 쉼을 주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절
    망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 그곳에서 오늘도 누군가는 전구를 갈아주고, 누군가는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누
    군가는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며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봉사는 여유가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따숲네 회원들은 삶으로 보여주
    고 있습니다. 따뜻한 숲, 따숲네. 그곳에서 오늘도 사랑이 자라고 있습니다.

    따숲네, 따뜻한 숨결을 나누는 사람들.
    윤작가

    조회수 70

    2025-07-08
  • 단순한 소속을 넘어, 공익의 가치를 함께 빚어내는 주체들

    우리는 수많은 단체와 모임 속에서 누군가의 ‘회원’이 되기도 하고, 행정적인 테두리 안에서 ‘소속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비영리 민간단체와 풀뿌리 공익활동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회원’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회원은 단순히 명부에 이름을 올린 소속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가치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능동적인 주체이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웹진에서는 ‘경기도공익 회원은 소속원이다’라는 명제를 통해, 위계적인 조직의 구성원을 넘어 수평적이고 다정한 연대로 결속된 공익 활동가와 시민들의 진정한 관계를 깊이 조명한다.

    공익 공동체 속에서 회원이 품어야 할 3가지 주체적 가치

    1. 행정적 소속을 넘어, 자발적 의지로 참여하는 연대의 힘

      • 위에서 시키는 대로 따르는 수동적인 소속원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변화를 위해 스스로 뜻을 모으고 가치에 공감하여 동참하는 능동적 회원 문화 조성.

      • "내가 곧 이 단체의 주인"이라는 책임감을 바탕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를 단단하게 다지는 실천.

    2. 권위적인 위계를 허물고, 수평적으로 소통하는 평등한 관계

      • 직급이나 가입 시기에 상관없이 누구나 동등한 목소리를 내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조직 생태계 구축.

      • 배제와 차별 없이 모든 회원이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안전한 공론장 마련.

    3.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확장되는 풀뿌리 연대

      • 개별 단체의 이익에만 갇히지 않고, 시·군 센터와 광역 센터, 그리고 다양한 공익 주체들과 손을 맞잡고 경기도 전역에 평등의 온기를 퍼뜨리기.

      • 흩어져 있던 개인들이 회원의 이름으로 모여 거대한 사회적 변화의 파도를 만들어내는 연대의 예술.

    현장의 온기로 채워졌던 뜨거웠던 소통과 교감의 시간들

    회원과 소속원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공익활동 현장은, 서로를 향한 깊은 신뢰와 수평적 연대의 에너지로 가득 채워져 있다.

    • 수평적 워크숍 및 토론 세션: "우리는 단순히 소속된 것이 아니라 함께 길을 만들어가는 동반자다"라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수평적인 관계를 다지던 활동가들의 반짝이는 눈빛들.

    • 공동의 목표를 향한 실천: 작은 모임의 회원으로 시작해 경기도 구석구석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든든한 풀뿌리 주역들의 감동적인 활약상.

    • 응원과 다짐의 피날레: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우리는 공익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품은 찬란한 동료"라며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던 따뜻한 연대.

    정직한 참여와 다정한 연대로 그려가는 경기도의 찬란한 내일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변화는 거창한 조직의 명칭이나 수직적인 소속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 회원의 이름을 걸고 자발적으로 손을 잡는 다정한 연대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소속의 벽을 넘어 평등하고 주체적인 공익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경기도의 회원들과 공익활동가들. 경기도 구석구석에서 피어나는 이 따뜻하고 수평적인 온기들이, 모든 도민이 차별 없이 존중받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경기도의 내일을 활짝 열어주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회원은 소속원이다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정책위원 정란아

    조회수 6665

    2023-03-24
  • Intro 나랏일, ‘국가만해야 하는 일인 걸까?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에는 나랏일이라는 말이 공무원에게 국한되는 말로 자주 쓰였습니다. 우리 마을을 지키고, 약자를 보호하고, 마을 내에서 일어나는 불편한 일을 개선해 나가는 일은 국가가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행복이 한쪽만 노력해서 이루어지는 경우란 없는 법입니다. ()이건, ()이건 함께 하는 공동체를 위해 발 벗고 나서야만 행복한 사회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민관협치 혹은 민관협업이라는 말이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누군가 해결해주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주체적으로 우리 마을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마을 사람들끼리 협심하여 우리 사회를 위한 공익활동에 참여하는 것이죠, 이는 흔히 으로 대표되는 지자체 및 행정조직 일부에서만 감당하던 주민의 일을 주민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 나간다는 점에서 기존의 방식과 차이가 있습니다. ()에서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주민의 애로사항, 개선이 필요한 제도 등을 비교적 쉽게 파악하고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일방향적·단선적 민관 소통에 비해 장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직 아주 보편적인 민관협력의 형태로 자리 잡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면서 이런 방식의 공존과 협력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치는 중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경기행복마을관리소역시 이런 민관협업의 한 사례입니다. 우리 동네의 생활 민원을 처리하고, 취약계층을 돌보는 등, 기존에 ()’에 의존하고 있던 생활민원 처리와 취약계층 지원에 있어 큰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행복한 마을을 위해 함께하는 민관협업(협치), ‘경기행복마을관리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어떻게 태어났을까?

     

    경기행복마을 관리소가 탄생에는 크게 두 가지의 문제의식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첫째, 다양해진 주민구조입니다. 일례로 21세기에 접어들어 주민들의 주거 형태는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기존의 대가족도 더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친척이나 혈족이 가까이에 살던, 일명 혈연으로 연대를 느끼는 마을의 개념도 찾아보기 힘들죠. 고령화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 중 하나입니다. 이로 인해 홀몸노인의 비중도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이런 주거 형태의 다양화는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서비스 수요를 증가시키고, 새로운 정책을 점차 많이 요구하도록 만듭니다. 쉽게 말해, 같은 곳에 살더라도 얼마든지 처해있는 입장이 다를 수 있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불편함 역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국가는 점차 증가하는 주민들의 정책 수요, 사회서비스 수요를 일일이 신경 쓰기 어려워집니다. 당연히 공공 서비스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는 하락하게 되겠죠.

    두 번째 문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공공 일자리의 필요성이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고령화는 점차 심화하는 데 반해, 은퇴 연령은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거의 3년을 끌고 있는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빼앗고 있죠. 이로 인해 지역 경기가 점차 침체하는 것 역시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이런 생활 밀착 공공 서비스에 대한 요구, 공공 일자리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기존과 같은 행정의 일방적인 문제 파악 및 해결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정책과 사회 서비스의 직접적인 수혜자인 주민들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한다면, 다양화된 사회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고, 공공 일자리를 창출 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게 되는 것이죠. 경기행복마을관리소는 그런 진지한 고민 끝에 탄생하게 된, 모두가 함께 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2.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어떤 일을 하나요?

     

    경기행복마을관리소의 핵심은 주민이 더 이상 정책의 수혜자로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민은 자치 공동체를 구성하여 협치자로서, 행정과 협력하게 됩니다. 사실 행정은 오히려 주민의 자치 공동체를 지원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진정한 의미의 참여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를 통해 행정은 낭비 없이 적재적소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게 되고, 주민들의 행정 서비스 만족도 역시 증가하게 됩니다.

     

     [행복마을관리소에서 맡고있는 역할]

     

    앞서 경기행복마을관리소는 주민의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생활밀착형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경기행복마을관리소는 크게 네 가지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첫째는 안전·환경과 관련된 서비스입니다. 도로, 건물 등의 위험 요소나 고장에 대한 개선을 요청하고, 일정한 시간을 정해 마을을 순찰하는 등 마을 치안 유지를 위해 노력합니다. 마을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성, 아동 대상의 사건·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조성되지 않도록 사전 예방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생활 불편이나 생활 속에서 필요한 도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할 일이 없는 공구를 대여해주거나, 택배를 대신 받아주고, 아동의 등하교를 돕고, 빨래하기 어려운 홀몸노인분들의 이불 빨래를 돕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생활 편의를 돕는 공공 서비스는 경기행복마을관리소가 아니라면 제공하기 어려운, 말 그대로 주민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를 증진하는 것입니다. 생활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을 위협받는 취약계층을 위한 케어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간단한 집수리는 물론, 홀몸노인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등 돌봄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심화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경기행복마을관리소는 이런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훌륭한 해결방안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문화사업 등 지역특색 사업 기획 및 운영입니다. 지역 주민들끼리 모인 자치 조직을 문제 해결이나 정책 제안 등의 목적을 위해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분위기를 살리고,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하는 활동도 추진하게 됩니다. 마을의 특색과 장점은 마을 주민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핵심 역할은 각 지자체의 지원이나 방침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만 이런 역할을 중심으로 경기행복마을관리소가 운영되며 지역 주민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기행복마을관리소는 2018년부터 시범 사업이 시작되었는데요. 2022년까지 경기도 전역에 110개소를 만드는 것을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202110월 말 기준으로는 84개소가 운영 중이라고 하네요. 행복마을관리소가 더욱 늘어나서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 경기행복마을 관리소 직접 방문해봅시다 - 군포1, 산본1동의 경기행복마을관리소에 가다!

     

    앞서 설명해드린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좋은 거 다 알겠는데 설명만으로는 대체 어떻게 운영 중인지 감이 잘 안 잡히신다고요? 그럴 줄 알고 제가, 군포1동 경기행복마을관리소를 방문해봤습니다. 더 심도 있는 내용을 취재하기 위해 군포1동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운영에 많은 노력을 쏟고 계신 최명진 군포시 군포1동 주민자치회 회장 및 군포1동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운영위원장님과의 인터뷰를 준비해봤습니다. 그럼 함께 보실까요?

     

    [군포 1동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소개 이미지]

     

    군포1동 경기행복마을관리소는 군포시 당동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군포시 당동로 18번길 27 효자경로당 2) 20207월에 개소하여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군포1동 경기행복마을관리소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군포1주민자치회에서 전적으로 운영을 도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행정의 도움을 조금 더 많이 받는 경우도 있는 반면에 군포1동의 경우는 주민들이 조직한 주민자치회에서 경기행복마을관리소의 운영을 도맡고 있습니다. 최명진 군포1동 주민자치회 회장 및 군포1동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운영위원장께 군포1동 경기행복마을관리소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는 실제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입니다.)

     

    [최명진 군포1동 주민자치회 회장 및 군포1동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운영위원장과 인터뷰 중인 사진]

     

     

     

     

    • Q. 주민자치회가 '직접 관리하는경기행복마을관리소는 지금도 많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운영하게 되셨는지, 운영해보니 어떤지 생생한 경험담, 들어보고 싶습니다.

     

    사실 2년 전부터도 주민자치회가 직접 운영하려는 계획은 있었습니다만 바로 시작할 수는 없어서 계속해서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준비해나갔습니다. 그 결과 작년 10월부터는 온전히 주민자치회가 맡아서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갑자기 맡아서 한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준비를 하면서 하다 보니 기존 주민자치회가 하던 일을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사업으로 이어 하게 된 것들도 있습니다. 가령, 공구 대여 사업 같은 것들은 5년 전 정도부터 주민자치회가 비용을 들여 시행하고 있던 사업이었습니다.

    사실 주민자치회는 경기행복마을관리소를 하기 전에도 마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었습니다. 주민자치회 전환되기 전, 부녀회원 통장님들의 의견들을 수집하여 이를 바탕으로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이 월 7만원씩 회비를 걷어서 소외되고 어려운 가정을 발굴하여 지원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습니다. 여름철 선풍기 지원, 방충망 교체 등 생활 불편을 해소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왔죠. 2017년부터는 독거 어르신 이발 활동도 했었습니다. 이런 사업들 중 일부가 주민자치회로 전환되면서 경기행복마을관리소로 이관된 것이죠.

     

     

    [행복마을 지킴이 인터뷰 모습]

     

     

    • Q. 군포1동 경기행복마을관리소에서 하시는 일들이 물론 많겠지만, 간단하게 몇 가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던 생활 공구 대여 서비스, 이불 빨래 서비스, 가정방문 간식 나누기 사업, 지역 안전 순찰 등이 있습니다. 이불 빨래 서비스는 이제 곧 겨울 동안 사용했던 이불 빨래를 돕기 위해 신청을 받을 예정입니다.

     

     

    [이불빨래 사업 사진]

     

     

    일주일에 두 번 진행하고 있고 한 번에 5가구씩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총 10가구의 이불 빨래를 맡아 하는 셈입니다. 빨래, 건조, 수선까지 모두 진행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습니다. 가정방문 간식 나누기 사업은 224일부터 시행하였고 이불빨래 사업은 225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5가정씩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사업은 빵이나 우유를 나누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을 비롯한 취약가정의 환경을 살피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간식 나눔을 하러 가시는 분들은 조장을 필두로 체계적으로 가정 방문을 가고, 간식을 받으시는 분들의 활동상태, 집 환경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기록합니다. 이런 기록들을 잘 살피고 있다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간단 집수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순찰은 주간 조와 야간 조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간단 집수리 활동 사진 및 마을 지킴이 활동 사진]

     

     

    • Q.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군요! 그런데 이런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시려면 관련된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간단 집수리나 이런 활동들은 실제로 어느정도의 지식이나 기술이 없으면 진행할 수가 없죠. 경기행복마을관리소의 업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아예 전문 기술인을 면접을 통해 선발하여 전문성을 더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부분 혹은 직무교육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가정 방문을 하고 그분들의 집 환경이나 이런 것들을 기록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교육도 당연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폭력 예방 교육도 전문 강사를 초빙하여 받았습니다. 현재는 일주일에 한 번씩 최명진 군포시 군포1동 주민자치회 회장 및 군포1동 경기행복마을 관리소 운영위원장님이 직접 경기행복마을관리소의 직무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Q. 경기행복마을관리소 활동을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바라시는 점이 있을까요?

     

    저희는 가능한 많은 분들이 저희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늘 홍보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냥 홍보문이나 플랜카드는 코로나, 동절기 추위로 인해 효과가 떨어져서 마스크와 함께 홍보문을 나누어 주는 등의 방법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덕분에 주변에서 제보를 주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려운 분들을 알려주시는 제보자분들께는 소정의 상품도 준비하여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봅니다. 봄이 되면 더 많은 분들이 군포1동의 경기행복마을관리소를 이용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부에서 활동하시는 지킴이분들은 더 나은 사업을 위해 아이디어 공모를 하기도합니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 개선했으면 좋겠는 점이 있으니 그것을 사업으로 발전시켜보자는 취지입니다. 주민자치회가 경기행복마을관리소를 직접 운영하는 일은 아직 흔한 일은 아니니까 우리가 가능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습니다. 이런 곳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군포1동은 민관협업을 실천하고 있는 모범이 되는 기관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군포1동에서 하고있는 일이 결코 갑자기이루어진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주민자치회를 조직하고 운영한 어느 정도의 경험이 있었고, 주민들끼리 뭉쳐서 마을을 개선하고 보호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던 것을 발전시켜 규모를 키우고, 범위를 확장하여 현재 이런 민관협업의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경기행복마을관리소, 나아가 민관협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을 지킴이 한 분과의 인터뷰에서 언제가 가장 뿌듯한가물으니, “90세 할머니가 거동이 불편하셔서 등을 편하게 쓰실 수 있게 스위치에 줄을 매달아 드렸는데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히실 때 친정 어머니가 떠올라 덩달아 울컥했다.”라고 대답하신 것을 보면 진정한 마을 공동체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단순히 마을의 일과 행정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진정한 마을 공동체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우선해야 함께 발전하는 우리가 될 수 있을테니 여러분도 민관협업과 경기행복마을관리소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옐로 구피

    조회수 497

    2022-03-21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아카이브 에디터로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구성원들은 어떤 활동을 하다가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런 고민을 매니저님과 나누던 중,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다 오신 구성원분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이를 여러분께 알려드리기 위해서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네 번째로 소개해드릴 구성원은 안명희 선임매니저입니다. 인터뷰는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나눔 소회의실에서 진행하였습니다.

     

     

     

     

    1. 전에 다니던 직장이 어떤 곳인지 소개하자면?

     

    안명희 선임매니저 : 용인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지속협)1992UN환경개발회의(리우회의)에서 지구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지방정부의 역할을 명시한 의제21추진 권고로 용인의제21’로 설립되었고, 2018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리우회의는 환경중점의 개념에서 출발하였지만 구체적인 목표와 지표의 제시없이 추상적 선언의 성격이 강했다면 2015년 제70UN총회에서는 환경, 경제, 사회분야의 17개의 SDGs(지속가능발전목표)2030년까지 이행하자는 구체적인 목표와 세부적인 지표를 제시했다. 용인시지속협은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SDGs를 추진하는 민관 협력기구이다.

     

     

    2. 17개 목표의 우선순위가 있나요?

     

    안명희 선임매니저 : 지역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마다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다. SDGs 17개의 목표 중 지역의 중점 과제와 지표에서 취약한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목표를 선정하면 된다.

     

     

    3. 용인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일하면서 인상 깊었던 일이나 뿌듯했던 일이 있나요?

     

    안명희 선임매니저 : 사실 힘들었던 기억이 먼저 떠오르지만 세 가지로 본다면 첫 번째, 실무자로 처음 활동할 때에도 사업 홍보 및 진행, 실무 행정, 회계 정산, 위원관리 등 전반적인 업무를 혼자서 다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했었는지 다시 하라면 절대 못할 것 같았던 업무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거의 야근과 주말근무를 밥 먹듯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 근무를 했었던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이 공익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이다. 환경의 중요성, 소중함, 일상에서의 실천 등을 시민들에게 알려 마음을 움직여 사회에 일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뿌듯해진다.

    두 번째는 2015년 이후 UNSDGs를 제시하면서 의제에서 지속협으로의 명칭 변경, 조례 개정, L-SDGs(지역 지속가능발전목표) 수립 등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타 지역과는 달리 한 동안 정체기에 있었던 용인지속협은 2018년부터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SDGs에 맞는 조직개편, 조례 개정, 명칭변경, 더 나은 사업추진을 위한 사무실 이전, 사업 내용 전면 재수정 등 새롭게 다시 출발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했다. 그 중 재수정 된 사업 중 시민들과 지속협 위원들에게 지속가능발전의 개념, 지속협으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 지금 용인의 위치, SDGs는 무엇인지, 우리는 어떤 조직인지 등의 교육의 필요성으로 2018용인 지속가능발전대학을 기획하여 1기를 배출하였고, 즐기면서 배우는 SDGs를 널리 알리는 지속가능 한마당을 처음 개최하였다. 그때만 해도 전국 지자체 중 지속가능발전 교육을 추진하는 곳은 많지 않았으며, 매년 교육생을 배출하고 있다. 지속가능 한마당도 위원들, 지역의 여러 단체들과 화합하여 추진한 유일한 축제였다.

    세 번째는 지속협의 일은 민관협력이 중요한데 특히 그 당시 주무부서 과장님과의 인연을 꼽고 싶다. 행정이 민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마인드로 항상 지속협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사업을 더 열심히 추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

     

     

    4. 이러한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사항은 무엇인가요?

     

    안명희 선임매니저 : 나 또한 처음에는 몰랐던 SDGs와 지속가능발전, 생소한 단어들이었는데 다른 분들은 오죽했겠나 싶다. 지속협은 중간지원 조직으로 직접적으로 실천하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을 지원하는 곳이다. 지속협이 실천하는 조직이라면 환경, 사회, 경제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른 단체들의 활동과 겹치게 된다. 비효율적이다. 같은 분야에서 고유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을 네트워킹해서 실천할 수 있게끔 지원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중간지원조직이다. 그래서 그동안 폐쇄적이었던 점을 탈피, 다른 단체들과의 활동을 시도해 보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속협의 역할을 모르는 위원들은 다른 단체와의 협력이 곧 그들의 역할이 없어진다는 생각이었고, 분야별 위원들이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의 주체가 되어 사무국은 그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이지만 모든 일은 사무국에서 해야 한다는 이견이 힘들었다. 의제였을 당시에는 직접적인 실천 위주였으니 그런 생각은 당연했을 것이다.

     

     

    5. 다른 지역과는 다른 용인지속협만의 차별점이 있나요?

     

    안명희 선임매니저 : 초창기 의제였던 때에 환경교육, 생태교육 등 활동가 양성교육을 했었다. 그때는 용인에서 환경교육을 하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시초이자 중점사업으로 초급, 중급, 고급의 레벨과 숲, 생태, 환경 등 다양한 관점에서 매년 교육사업을 추진하여 수 많은 활동가를 배출하여 지금 용인에서 활동하시는 강사분들 거의 용인의제를 거처가셨던 분들이다. 하지만 10여년의 시간이 흐르다 보니 현재는 그런 교육생을 배출하는 곳이 많아져 강사양성 교육을 계속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었다.

     

     

    6.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새로 생긴 목표가 있나요?

       

    안명희 선임매니저 : 최전선에서 일하시는 지역 활동가분들의 힘든 점을 막연하게만 생각했었는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지역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마다 간담회를 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너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느꼈다. 최소한의 인건비 지원, 공간 지원 등 이분들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센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센터에서는 네트워크 구축 간담회를 열면서 지역의 요구사항이나 애로사항에 대한 의견 수렴을 많이 했다. 주로 신규 청년 활동가들이 너무 부족하기에 청년 활동가의 발굴이 필요하다는 말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주민참여예산으로 청년 일자리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단체에게는 청년 일자리를 지원해줌으로써 인력 해소와 청년에게는 비영리단체의 일 경험으로 신규 청년 활동가 발굴로 연계될 수 있도록 시도했다. 내년에는 비영리단체가 사용할 수 있는 회계 프로그램을 만들고 보급하거나 법률, 노동, 회계 등 다양한 분야에 실질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자문단을 구성하여 전문가를 연계한 상담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렇듯 센터는 지역의 의견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간담회에서 시민사회의 활성화를 위해서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설명해드렸다. 합의가 된 지역에서는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조례를 제정하는 토론회나 간담회를 열어 공론화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했다. 현재 경기도에서는 군포, 부천, 구리, 평택, 안성, 광주, 포천, 김포, 성남, 의왕 10개 지역의 조례가 제․개정 되었고,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은 10개 지역이다. 그 동안 많은 지역이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고 보고 내년 간담회부터는 방식을 조금 바꿔서 활성화할 예정이니 31개 시·군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더불어 단체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관점을 넓혔으면 좋겠다. 회비나 기부금이 운영을 좌우하다보니 단체의 고유사업에 더 치중하게 되는 상황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 활동의 중요성을 더 알아주셨으면 한다. 연대하여 지역 공동의 의제를 찾아내고 실천해나감으로써 더 큰 일을 도모할 수 있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소외된 연대활동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이 부탁을 드리고 싶다.

    시민사회의 소중함을 알고 시민사회의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도 실무자로서의 소임을 다 하는 것이 목표다.

     

     

     

     

     

    7.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안명희 선임매니저 : 지속협 활동과 맞물려있고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기존에 했던 업무의 연장선이겠구나 싶어 이곳에 새로 지원하게 되었다. 공익활동지원센터와 시민사회단체와의 관계 즉, 신뢰가 쌓여야 한다. 말 그대로 공익활동을 지원한다고 해서 센터가 생겼는데 그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고 해결할 수 없다면 신뢰는 무너지고 관계는 깨질 것이다. 때문에 센터는 그분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방안을 모색해주는 일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며, 활동가분들 또한 공익활동이란 공동의 미래를 위한 것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우리 공동의 미래’. 지속협에서 공부하면서 알게된 보고서인데 마음에 와닿는다. 공익활동은 개인의 활동이 아닌, 우리 공동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활동이다. 시민분들은 관심 분야에 어떤 단체들이 있는지 자세히 봐주시면 좋겠다. 그 단체의 활동을 면밀히 살펴보는 관심에서 기부금으로 이어진다면 그 또한 시민의 공익활동이라 본다. 꼭 무언가를 실천해야 공익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 활동하는 단체들을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도 공익활동의 일부라 생각한다.

     

     

    센터는 단체에 적극적인 지원으로,

    단체들은 적극적인 연대활동으로,

    시민들은 공익활동 단체를 향한 관심과 기부로~!

     

     

    본 에디터는 안명희 선임매니저님의 공익활동 경험을 인터뷰를 통해 전해 들으며 배울 수 있던 점이 아주 많았습니다. 공익활동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주시고, 진행하셨던 사업을 차근차근 다정하게 설명해주시는 모습에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도 위치와 상황에 관계없이 매니저님이 생각한 사회적 가치를 전달하시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직접 발로 뛰었던 생생한 실무 이야기와 이를 바탕으로 발전시킬 앞으로 센터의 방향성을 직접 듣고 에디터로 전달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인터뷰] 무슨 일을 하다 왔니? - 안명희 선임매니저
    To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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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10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아카이브 에디터로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구성원들은 어떤 활동을 하다가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런 고민을 매니저님과 나누던 중,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다 오신 구성원분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이를 여러분께 알려드리기 위해서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소개해드릴 구성원은 이정희 성장지원팀장입니다. 인터뷰는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나눔 소회의실에서 진행하였습니다.

     

     

     

    1. 전에 다니던 직장이 어떤 곳인지 소개하자면?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경기여성연대라는 여성단체에서 활동을 했었다. 1994년도 당시 가정폭력을 당한 여성을 구명하기 위해서 경기지역 여성들이 모이게 되었는데 가정폭력 피해여성은 폭행을 지속적으로 당하다가 남편을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고 살인죄로 수사가 이루어지자 이에 대응하며 여성들이 결집하였고 구명운동을 했다. 사건이 정리 된 후 모인 여성들이 계속 이어서 활동을 하자는 뜻을 모아 경기여성연대를 발족하게 되었고, 현재 20년 넘게 활동 중이다.

     

     

     

    2. 경기여성연대에서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27살쯤 여성운동을 시작했다. 사실 원래 여성단체나 여성인권에 대해 잘 몰랐다가 자원봉사를 오래 하게 되면서 복지관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 복지관이 여성단체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여성학을 접했다. 고향이 경상도였기 때문에 여성학을 접하고 나서 내 삶을 돌아보니 모든 차별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의 충격은 마치 프라이팬으로 뒷통수를 한 대 맞은듯한 느낌이었고 이후부터 분노가 일기 시작해서 나같은 여성들이 몰라서 당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성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때는 당연한 줄 알았던 가부장성, 사실 가부장성이 뭔지도 몰랐지만 예를 들면 집안일을 여자들만 하고 오빠와 남동생은 손도 대지 않는 문화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원래는 경남 마산에서 일을 하다가 수원으로 이사오게 되면서 경기여성연대에 들어왔는데, 연대의 활동 방향과 잘 맞아서 10년 넘게 일을 해왔다.

     

     

    3. 경기여성연대에서 일했을 당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굉장히 많다. 그 중에서 크게 세 가지 정도가 기억에 남는데, 첫 번째는 경기도기지촌여성지원조례를 통과시킨일이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으나 미군 위안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정부가 주한미군을 위해 성매매 행위를 조장하여 기지촌여성들이 인권침해를 당한것에 대해 2012년부터 관련단체들과 피해여성들의 인권회복과 피해보상에 대한 활동이 시작되었다. 여러 활동 중에 피해여성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집단소송과 지원조례 제정에 대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 했으며, 수 많은 기자회견과 토론회에서 피해 사실을 공론화 하며 기나긴 싸움 끝에 2020[경기도 기지촌 여성지원등에 관한 조례]가 통과되었다. 또한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국가가 책임이 있다]는 고등법원 판결을 통해 피해여성들의 인권이 회복 되는 큰 결과를 거두기도 했다.
    사실 정부를 상대로 재판을 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무엇보다 당사자들이 겪었던 큰 아픔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진술해야 하는 과정에서는 정말 힘들어 하셨다. 그래도 모든 개인의 인권은 존중받아야 마땅한 것이니 힘내시라고 지지하면서 결국 승소하고 언론에도 많이 보도되어 피해여성들의 인권회복 및 사회 인식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며, 현재 평택에 [기지촌여성평화박물관]까지 건립 되었다.

    두 번째로는 성평등의식 확산 운동을 많이 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성평등한 사회라고 하긴 어렵다. 사회생활, 정치, 경제, 문화 등 많은 분야에 차별이 있다. 그리고 경기도는 여성단체의 지속적인 요구로 [경기도성평등기본조례]로 개정되었다. 사실 성에는 양성만 있는 것이 아닌데 아직도 양성평등에 의한 정책들로 소수성들은 차별과 소외 받는 일들이 많다. 경기도 내 지역을 다니면서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기자회견, 길거리캠페인, 1인피켓, 연극공연 등 참 많은 활동을 해왔다.

    세 번째로는 [경기도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에 과한 조례]를 만든 일이었다. 원래는 취약계층 여성들만 생리대를 지원받았다. 그런데 신발 밑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여성 인권을 대변한다고 하지만 이런 세부적인 부분을 챙기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생리대 보편 지급을 조례로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무상급식을 하듯이 생리대를 취약계층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지급이 되어야 한다는 토론회 등 조례 제정을 위한 활동을 했다. 그 결과 2020년 만11세이상~18세 이하의 여성청소년에게 보건위생물품을 지원할 수 있는 조례가 통과되었다. 또한 획일적으로 패드형 생리대만 지급되는 것이 아닌, 월경컵 등 여러 가지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성의 건강과 환경까지 생각하는 중요한 문제이며, 무엇보다 월경에 대한 사회 인식개선이 되어야 한다. 내가 어릴 때만해도 생리대는 숨겨야 하는 물품으로 검은 봉지에 싸서 다녔는데 이제는 여성청소년들에게 안심하고 월경할 권리가 당연시 되어야 한다.

     

     

     

    4. 경기여성연대에서 일하면서 뿌듯함을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여러 활동을 하면서 순간 순간 뿌듯함을 느낄때는 참 많다. 그 중에서도 앞서 말했던 미군 위안부 관련해서 승소하고, 조례를 만든 순간에 가장 뿌듯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경기도성평등기본조례]로 개정한 활동들이 있다. 사실 정말 변화하기 어려운 일들을 조금씩 이루어내고 해낸 것이기에 매우 뿌듯했다.

     

     

     

    5. 앞서 말한 일들을 추진할 때 가장 장애물이 되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여성운동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운동을 하는 데에는 그만한 목적이 있다. 그런데 여성운동의 가장 큰 걸림돌은 사회 인식이다. 예를 들면 여성은 감정적이며, 논리적이지 않다. 또는 여성이 주장하는 것을 싫어하는 식이다. 그런 인식을 겪어가면서 여성운동을 해온다.

    그 다음으로는 실질적인 장애물은 인건비의 부족이다. 10년 가량 월급을 100만 원 정도 받고 일을 했다. 금액 보다는 하는 일의 가치가 더 높기 때문에 자부심으로 살았다. 여성들과 사회가 변화하는 모습을 봐왔으니 급여 같은 건 장애물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프로젝트 사업을 하기 위해서 사업비, 인건비가 지출되는데 보통 단체에서의 활동가는 1명 내지 2명이다. 이들이 인건비를 받으면서 정부를 상대로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보통 이러한 비용은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을 하게 된다. 경기지역에 있는 여성단체는 4개가 있는데, 경기여성연대,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자주여성연대, 경기여성단체협의회이다. 이렇게 4개 단체가 네트워크를 이루어서 큰 사업을 대응하기도 하고, 여성 관련된 모든 사업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6. 그렇다면 시민의식을 개선할 방안을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사람들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공연이나 연극 한편을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개인적으로 문화 예술 분야를 좋아하기도 해서 연극이나 노래 공연을 지역을 돌아다니며 해왔다. ‘엄마는 지금 일하고 있다라는 연극을 만들어서 공연했는데, 엄마가 밖에 나가서 일하고 돌아오면 남편이 피곤하다며 양말을 던지면서 눕고, 육아도 엄마가 다 하는 내용이다. 전하고자 하는 것을 글이나 말로 하는 것보다 연극을 통해서 보여주니까 시각화되어서 더욱 전달이 잘된다. 연극을 보면서 몰입하여 우시는 분도 있었으며 특히 경기 외곽은 가부장적인 정서가 더욱 심하기에 공감을 하는 분들이 많다. 우리는 이 연극을 남성들에게 더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시청, 공무원, 군인을 대상으로 보여주려고 전화도 많이 돌렸다. 물론 보다가 중간에 나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여성운동 또는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활동은 하지 못하더라도 후원을 하는 등 꾸준한 관심을 가지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여성운동을 할 때 돈 때문에 활성화가 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 우리는 모든 여성들이 평등해질 때까지 우리는 계속 간다는 구호를 외치곤 한다. 같은 여성끼리 지원해주고 연대하는 힘이 필요하다.

     

     

    7.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일하면서 새로 생긴 목표가 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목표가 있어서 그 목표를 이루려고 이곳에 왔다. 경기 시민단체연대에서 운영위원장을 두 번 했었는데 시민단체가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들은 금전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에 이렇게 일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세대는 교체될 것이고 윗세대는 학생운동과 민주화정신의 영향으로 열정페이로 일을 하지만 이후 청년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요구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시민단체가 안정적인 기반을 가지고 시민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고민을 해보니 하나의 센터를 만들어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비를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제일 어려운데 그 과정을 함께해서 도와주고 싶어서 온 것이고 그 목표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 프로젝트에 매몰되면 정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다. 그런 어려움을 줄여주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 그들이 하고싶은 운동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8. 앞으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일단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센터가 정말 중간지원조직으로써 해야 하는 일을 독립적이고 자율성 있게 하고 싶은데 아직 초반이라 그러지는 못한다. 기반이 다져져야 하는 시간과 기반이 필요한데 공약을 받고 시민단체들이 만든 센터라서 여러 의견들을 수렴하여야 한다.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지역의 활동가들이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게 방향을 같이 고민하고, 같이 나누고 필요한 대로 유동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이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최종적인 목적지는 시민단체에서 일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며 충분히 활동할만하다는 말을 들을 때까지다. 시민사회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사회가 될 수 없다.

     

     

     

     

    9.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나서 후회를 해본 적이 없다. 이 길을 잘 왔다고 생각한다. 이 일을 하면서 나 자신의 성장도 많이 했고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깨달음이 있었기에 이 활동에 대해서 후회는 없다. 내가 자식이 있었다면 엄마는 이런 활동을 하고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부심이 있다. 다른 시민활동가들도 이런 마음가짐이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시민사회 활성화가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한 개개인이 모여서 일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다 아울러서 우리 사회가 크게 변했으면 좋겠다. 지금 내 역할은 조그맣지만 사회가 변화하는데 참여했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

     

     

    본 에디터는 이정희 팀장님의 공익활동 경험을 인터뷰를 통해 전해 들으며 배울 수 있던 점이 아주 많았습니다. 경기여성연대에서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도 위치와 상황에 관계없이 팀장님이 생각한 사회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차근차근 만들어가시는 모습이 상당히 흥미롭고 인상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직접 발로 뛰었던 생생한 이야기와 실무자가 생각하는 앞으로 센터의 방향성을 듣고 센터의 에디터로 전달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인터뷰] 무슨 일을 하다 왔니? -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To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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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27
  • 경기수원월드컵재단

    저는 개인적으로 스포츠를 아주 좋아합니다. 현재 네덜란드에 거주하면서 지역사회에 위치한 다양한 단체들이 공익을 위해 스포츠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지역에 위치한 스포츠클럽은 아주 적은 회비를 받고 스포츠교육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지역사회에 위치한 기업들은 이 클럽을 지원하며 광고효과를 얻고, 시 당국은 회비를 낼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바우처를 제공하는 식입니다.

     

    네덜란드의 소식을 전하기 전에 도 내에도 스포츠를 통해 공익을 증진시키는 단체들이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처음으로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단체를 소개하고자 하는 이유는 경기도내 대표적인 스포츠 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수원삼성의 홈구장을 관리하고 있는 단체이기도 하며, 도청소재지인 수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도내에서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재단이 활용하는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

     

     

    이 재단은 경기도와 수원시가 6:4의 비율로 투자해 만든 재단법인입니다. 이 재단의 주요 업무는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수원월드컵스포츠센터를 관리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 재단의 설립 목표는 지역 및 국내 축구발전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체육문화시설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지방체육 진흥과 도민화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함이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월드컵 축구경기가 열렸던 곳을 기반으로 삼기에 축구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고, 체육과 문화를 통해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고 있습니다.

    재단의 공익적인 목적은 단체의 경영방침에 잘 나와 있습니다. 단체의 궁극적인 비전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선진스포츠 공공기관이 되는 것이며, 공공성을 강화함으로 이를 이루고자 합니다. 단체의 공익프로그램의 운영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경영 방침중의 하나입니다.

     

    이제 이 단체가 어떤 공익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기본적으로 재단은 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현재 수원삼성이 사용하고 있는 주경기장 및 보조경기장, 인조경기장 2, 풋살구장 6면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보조경기장 및 인조경기장, 풋살구장은 일정 경비를 받고 대여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총 19,021평방미터에 이르는 월드컵 스포츠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스포츠센터는 스포츠 아일랜드(대표이사 백성욱)가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센터에서는 골프, 수영, 헬스&필라테스, 스쿼시, GX, 스킨스쿠버, 다목적체육관, 유아체능단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강습료는 수영 주 3회 기준 월 10만원 미만으로 그리 부담스러운 가격대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월드컵 경기장 내에 위치한 축구박물관, 월드컵조각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세 시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재단의 연간예산은 2021년 경기수원월드컵재단 사업계획에 따르면, 98억원 가량입니다. 60퍼센트 가량의 수입은 임대수익으로 창출하고 있습니다.

    단체는 2021년 다양한 공익행사를 계획했습니다. 도내 유소년 축구팀을 대상으로 한 축구 토너먼트 대회 빅버드 축구페스티벌”, 나눔을 위한 플리마켓, 문화공연, 체험존 운영, 주경기장 개방 등을 하는 나눔문화행사”, 장애인, 차상위계층, 경기북부 지역아동센터, 보호관찰 청소년, 홀트아동복지회, 고운뜰 미혼모 등을 도와주는스포츠 공익프로그램, 지역축구 꿈나무들을 지원하는 사회공헌사업들을 단체의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대형 경기장과 부대시설들을 활용하여 도내 여러 사람들에게 공익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참 좋아보입니다. 그리 혁신적이여 보이는 사업은 아닐지라도, 기존의 지어졌던 시설들을 활용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건강증진이라는 좋은 이익을 전해주는 사업을 응원해봅니다.

     

     

     

    의정부시체육회

    경기도에 속한 의정부에서도 체육관련 공익단체인 의정부시체육회가 설립되어 있습니다. 이 단체는 1963년 관선 시장이 회장을 맡아오다가, 2020년부터는 민간회장이 단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올해 69일 법인으로 등록된 이 단체는 의정부시에 위치한 스포츠센터, 의정부주경기장, 의정부체육관, 실내빙상장, 의정부자전거경기장, 추동배드민턴장, 신곡실내배드민턴장, 송산배수지체육시설, 푸른마당 테니스장, 호원 테니스장, 녹양야구장, 직동축구장, 곤제축구장, 활기체육공원, 자일풋살장, 컬링경기장, 천보탁구장 등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의정부시 녹양동에 위치한 체육관에서 인터뷰하는 윤경신 핸드볼감독

     

     

    이 단체의 2021년 사업계획 및 세입세출예산안에 따르면, 단체의 연간예산은 약 41억원이며 그 중 88퍼센트 가량 시 보조를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단체는 여러 공익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을 위해 테니스대회 및 체육대회, 건강걷기대회 를 개최하기도 하고, 안중근 정신을 고양하는 안중근 정신찾기 자전거 대행진과 같은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사업은 엄홍길전시관 운영”, “2021년 의정부체력인증센터입니다. 엄홍길씨는 산악인으로써 히말라야 14좌를 포함한 8000미터급 봉우리 16개를 정복한 전설과 같은 산악인입니다. 엄홍길씨는 경상남도 고성에서 출생했지만, 의정부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이런 지역의 세계적인 인물을 기념하고 도전정신을 고취하는 것은 의미가 커 보입니다.

     

    의정부 체력인증센터는 국민체력 100 체력인증센터에 속한 한 지부와 같습니다. 국민체력 100센터는 75개소가 있습니다. 이 단체에서는 국민체력인증 검사를 통한 체력측정, 체력평가, 운동처방 및 체력인증을 수행합니다. 단체가 체력측정 및 체력평가를 하면 운동처방을 하는데, 국민체력 100에 수록된 동영상을 따라하며 일반 시민들을 위한 각종 운동 관련 영상 등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관내에 있는 스포츠공익단체는 다소 관 중심의 단체가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도 및 시의 체육시설들을 활용해 사업들을 진행하고 시민들에게 공익을 제공하는 것은 칭찬할 일입니다. 향후 민간이 주도가 된 단체들도 관과 함께 협력하여 도내에 창의적인 체육사업들이 늘어가길 바래봅니다.

    스포츠공익을 위한 수원월드컵재단, 의정부시 체육회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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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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