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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웹진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뉴스레터 필진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필자의 의견과 관점이 담길 수 있으며 일부 내용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제헌국회 개원식 일동 념사진(출처_위키백과)

     

    다시 쉬는 날이 된 717

    717일 제헌절은 헌법이 제정된 1948년 이듬해부터 국경일공휴일이었다. 국경일(國慶日)은 나라의 경사를 기념하는 날이니 헌법을 제정한 날이 빠질 수 없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1949101일 제정되었다. 31,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을 국경일로 삼았다. 2005년에 한글날이 추가되었다. 5일제 도입으로 2008년부터 제헌절과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올해부터 둘 다 다시 공휴일이다.

    공휴일(公休日)은 국가에서 정하여 쉬는 날이다. 특별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 게 아니니 각자가 원하는 대로 쉬면 된다. 설날이나 추석은 전통적으로 하는 의례가 있지만, 제헌절은 그렇지 않다. 어린이날엔 어린이를 위해 뭔가를 하면 좋지만, 그렇다고 그날만 어린이를 존중하고 아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어버이날이 공휴일이 아니라고 어버이를 공경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다.

    공휴일로 정하는 일은 꼭 그날만이 아니라 늘 함께 그날의 의미를 새기자는 뜻이다. 제헌절에 함께 쉼’(共休) 역시 평소에도 헌법의 의미를 생각하고 실천하자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 1948531일 오후, 중앙청 홀에서 열린 제헌국회 개원식.
    오전 제1차본회의에서 초대 국회의장으로 피선된 이승만이 개원사를 낭독하고 있다(출처_위키백과)

     

    제헌절이 다시 공휴일이 되기까지 헌법의 눈으로 보면

    먼저 제헌절이 다시 공휴일이 되는 과정부터 헌법 관점에서 살피자. ‘공휴일에 관한 법률은 국경일법과 달리 202177일에서야 제정되었다. 그 이전에 공휴일의 법적 근거는 법률이 아니라 194964일 제정된 이래 개정되었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으로서 대통령령이다. 엄밀하게는 모든 시민이 함께 쉬는 게 아니라 관공서가 쉬는 것이다. 입법권은 국회에 속하고(헌법 제40),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을 정할 수 있다(헌법 제75). 헌법 제정 이후 한참 동안 공휴일제도는 헌법에 부합하지 않았다. 공휴일인 제헌절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헌법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까닭이다.

     

    헌법은 시민의 법이다

    대개의 법령은 시민의 생활을 규율 대상으로 한다. , 시민은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 헌법은 다르다. 거의 모든 헌법 규정은 시민에게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에 의무를 지우는 내용이다. 국민의 기본 의무인 납세의 의무나 국방의 의무조차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라는 헌법적 제한에 따라, 시민에 대한 국가의 의무 부과가 전근대적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법치주의에 따라 통제한다. 헌법은 제정 주체도 법률과는 다르다. 법률은 국회에서 제정한다(헌법 제53조 참조). 헌법은 대한 국민이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헌법전문, 헌법 제130조 제2). 헌법은 명실공히 국민의 법이고 시민의 법이다.

     

    국민은 주권자로서(헌법 제1조 제2) 하나의 의사를 가진 통일체이다. 시민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을 의미한다. 기본권의 주체인 모든 국민은 시민을 말한다. 어찌 보면 모순이다. 시민의 생각은 다 다른데, 그 의사를 하나로 모아 하나의 국가 의사로 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순적인 시민과 국민을 이어주는 게 민주주의다.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직업 정치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의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이고, 직업 정치인의 정치는 시민의 정치 활동을 전제로 한다. 시민의 참정권을 비롯하여 탄핵 제도는 다양한 헌법 제도는 시민의 대표를 시민이 통제하는 장치다. 국민은 개헌을 통해 민주주의 제도를 얼마든지 새로이 창설할 수 있다.

    시민은 자신의 개인적 자유를 누리면서 공적인 이익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존재다. 한국 사회에서 민주시민이라는 말은 시민의 공공적 성격을 강조하려고 민주를 덧붙인 것이다. 정치를 정치인에게만 맡겼더니 모든 시민의 권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직접 민주제 또는 협치’(거버넌스)를 통해 시민의 직접 결정 또는 참여가 필요하게 되었다.

     

    함께 쉬어야 함께 결정할 수 있다

    서구의 근대 입헌주의에서 피선거권은 물론 선거권도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 먹고 사는 문제로 골몰하는 사람은 자신의 문제만 돌볼 뿐 함께 살아가는 공적 문제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오늘날 레저(leisure)는 취미 생활에 한정되는 느낌의 용어지만, 넓은 의미의 은 생계 외에 사적 활동과 함께 공적 활동을 보장하는 전제 조건이다. 혼자 쉬지 않고 함께 쉬어야 함께 결정해야 할 일을 상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제 1호 유진오-제헌헌법 초고 (출처_국가기록원)

     

    제헌헌법이 품은 공익의 정신

    제헌헌법을 들여다보면,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자유, 평등과 창의를 존중하고 보장하며 공공복리의 향상을 위하여 이를 보호하고 조정하는 의무를 진다.”라는 제5조가 눈에 띈다. 공공복리(公共福利)는 지금 헌법 제37조 제2항에도 등장한다. 공휴일(公休日)에 함께 쉰다는 공휴(共休) 의미가 담긴 것처럼 공공’(公共)은 국민의 삶과 시민의 삶이 결합한 개념이다. 공공복리는 사회 전체로서 공익(公益)과 공동의 이익으로서 공익(共益)을 함께 말한다.

    제헌헌법은 위의 제5조 외에도 전문(前文)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문구는 현재 헌법의 전문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제헌헌법 이래 대한민국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는 자유주의적 또는 정치적 민주주의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민주주의 그리고 문화적 민주주의까지 포괄한다. 제헌헌법의 기초자인 유진오는 경제적사회적 민주주의가 제헌헌법의 기본이념이라고 말한다. 과거 민주주의는 정치적 민주주의 즉 각인의 자유를 정치적으로 확보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경제, 사회, 문화의 영역에서도 각인의 자유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인의 자유는 자유방임주의가 아니다.

     

    자유방임주의 체제에서는 우승열패(優勝劣敗)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약자는 도리어 자유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상례(常例)라는 것이다.

    - 유진오, 제헌헌법의 기초자

     

    제헌헌법 제5조는 제84조로 이어진다. , 대한민국의 경제질서가 모든 국민에게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정의의 실현과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기함을 기본으로 삼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각인의 경제상 자유는 이 한계 내에서 보장된다. 시민들이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해야 함께 쉼이 가능해지고 거기에서 민주주의 정치가 활성화한다. 시민들이 연대하여 공공의 복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그것을 위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소수자 또는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앞장선다.

     


     

    경기도 조례와 공익활동 헌법 정신의 구체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로고
     

    경기도에는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 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어 있다. 그 목적은 경기도 시민사회를 활성화하고 공익 활동을 증진함으로써 경기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조례 제1).

     

    시민사회는 시민, 법인 또는 단체 등 공익 활동을 하는 주체와 공익 활동의 영역이다(조례 제2조 제2). 공익 활동은 시민, 법인 또는 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행하는 공익성이 있는 활동으로 영리 또는 친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활동이다(조례 제2조 제4). 이때 시민은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사람이어서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등록한 외국인도 포함한다(조례 제2조 제1).

     

    위 조례의 기본 원칙은 각 주체가 상호 간의 다양성, 자발성 및 창조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조례 제3조 제1). 헌법이 지향하는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 정신의 구체화다.

     

    공화국은 군주가 통치하지 않는 국가의 의미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이 함께 결정하는 정치 체제다. 모든 시민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모든 영역에서 동등해야 하므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 또는 계층이 우위에서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지 않는 체제다.

    국민 또는 시민은 주권과 기본적 인권의 주체로서 국가의 명령에 일방적으로 복종하는 신민(臣民)이 절대 아니다. 헌법은 인권의 주체 자격에서 국적을 따지지 않고 외국인에게도 인권을 보장한다.

     

    헌법의 민주공화국은 지금의 현실을 설명하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실천해야 하는 과제 개념이다. 조례가 제시한 다양성, 자발성, 창조성은 시민으로서의 실천 목표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인권의 관계는 일차적으로는 시민과 국가의 관계다. 모든 국민, 즉 시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헌법 제10조 제1).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헌법 제10조 제1).

    헌법에서 시민과 시민의 관계는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민주공화국은 시민의 자발성과 창조성에 의존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새로운 공화주의에서는 국가의 공적(公的) 영역에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共同) 결정을 강화한다. 위의 조례에서 시민사회활성화위원회(조례 제7)와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조례 제15)를 설치한 맥락이다. 위원회와 센터는 시민의 의사와 참여 그리고 활동을 매개한다. 이들 조직은 기존의 선출직 공직자 또는 일반공무원과 나란히 시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중간 조직으로서 공공적 민주 정치를 확장한다.

     

    민주공화국은 시민들을 나누지 않는다

    사실 시민들의 이해관계는 다르다. 때로는 상충한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이해관계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다.

    민주공화국은 시민들의 이해관계가 제로섬 게임 상태가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반면, 권위주의 통치 체제는 오히려 시민들을 분리하여 통치(divide & rule)한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내국인과 외국인 등을 구별한다.

    민주공화국은 서로 다른 집단 사이에 반목이 생기지 않도록 제3의 길을 찾거나 조정과 타협을 끌어내려 한다. 시민들 사이 이해 충돌이 생길 때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일은 민주공화국의 공직자, 정치인, 시민이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헌법은 시민이 직점 써 나가는 혁신의 법이다

    헌법은 종이 위에 글자로 쓰인 법전이 아니다. 헌법은 시민이 매일매일 직접 써나가는 혁신의 법이다. 헌법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활짝 열려 있다. 오늘날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의 고민은 누가 집권하도록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 민주시민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 때문에 자기 삶만 돌보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스러운 삶에 무관심 하다거나 사회의 부정의에 침묵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을 스스로 꾸려 가면서도 동료 시민과 함께 끊임없이 말하며 곁에 설 수 있는 사람이다.

     

    개헌은 조문 수정이 아니라 시민의 실천이다

    우리는 제헌 78주년을 지나면서 제헌헌법을 계승하면서도 핵의 위험과 기후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하는 헌법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제헌헌법은 최초의 헌법인 점에서 헌법을 제정한 후에 그것을 구체화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순서를 밟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개헌은 단순히 헌법 조문을 수정하는 일이 아니다. 시민들의 실천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국회의 법률로써 해결하려 노력하고, 그것만으로 해소할 수 없는 문제를 찾아 국민적 합의를 거쳐 헌법에 담아내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헌 문제는 시민의 생활을 실질적으로 바꾸지 않는 추상적인 수사(修辭)에 머물거나 시민의 삶과 동떨어진 국가 조직의 변경 사안에만 골몰하게 된다.

    시민의 민주주의적 결정은 의회를 통한 방법 외에도 때로는 유권자 범주를 넘어서는 시민들의 직접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또는 지역에 터 잡은 주민들의 직간접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양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의 재배치야말로 헌법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

     

    정치인이 개헌을 말할 때, 시민이 물어야 할 것들

    제헌의 주체가 국민 또는 시민이므로 개헌의 주체 또는 국민 또는 시민이다. 제헌절이 공휴일인 의미는 717일 하루의 휴일에 머물지 않는다. 공휴일이 된 제헌절은 민주시민이 함께 인간다운 삶과 쉼을 누리고 민주 공화주의의 정치를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늘 고민해야 하는 출발점이 되는 날이다.

    누군가 87년 헌법이 문제라고 말한다면, 그 헌법 탓에 국회에서 입법하지 못한 법률이 무엇이 있냐고 되물어야 한다. 특히 정치인이 헌법을 고치자고 말한다면, 다음을 따져 물어야 한다.

    · 그것이 나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는 일인지,

    · 그걸 위해 어떤 입법 활동을 했는지,

    · 개헌 이후에는 어떤 과정을 거쳐 목표하는 바를 성취할 것인지

    다양한 시민들의 의사를 결집한 국민의 의사는 선험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누가 대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바로 곁의 사람들과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묻고 살피며 돌보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삶에 변화가 온다.

     

    내가 곧 헌법이 된다

    인간다운 존엄한 삶을 살 권리의 주체는 각자 시민으로서 다 다르지만, 그리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다를 수 있지만, 어떤 예외도 없이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어야 나의 인간다운 삶이 전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 민주시민으로서 공익을 생각한다고 함은 내가 가장 마지막에 권리를 주장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자리에 서는 일이다. 내가 존엄한 존재임을 스스로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완전무결한 사회가 아니다. 민주공화국의 헌법을 가졌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모든 사람이 존엄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회는 아니다. 우리는 늘 국가 또는 사회의 부정의와 마주칠 수밖에 없다. 그때 내가 부정의에 대해 항의하고 소수자 또는 약자 편에 설 때, 내가 그리고 우리가 곧 헌법이 된다.

     

    제헌절, 우리 시대의 '제헌'을 시작하는 날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78년이 지나는 시점임에도 우리는 1945년 해방 이전과 해방 직후 또한 한국전쟁과 권위주의 시대에 있었던 부정의의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더욱이 기후 위기와 같은 지구 차원의 문제 역시 풀어야 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헌법의 밑바탕에 인권, 민주주의, 시민, 공익, 지방자치 등의 기초를 다지면서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그래야 공휴일(公休日)이 된 제헌절이 공존과 공생을 위한 시작일이 되어 우리는 우리 시대 제헌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공휴일이 된 제헌절
    아주대학교 법학과 오동석 교수

    조회수 326

    2026-06-29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권리가 되는 안산을 꿈꾸며

    안산시 장애인권리보장 정책실현 시민대토론회를 다녀와서

    2026429|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

     
      / 투쟁을 하는 장애인, 하트를 하는 정치인 ⓒ에디터 윤작가

     

    [ 토론회 순서 ]

    좌 장 권달주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


    발 제 안산시 장애인 정책의 현재와 대안 / 김병태 [()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안산시지부 지부장]


    사례1 장애인 이동권은 삶이다 오성현 (상록수IL센터 동료상담가)

    사례2 장애인 학습권 보장하라 임영채 (경기IL센터협의회 안산시지부 동료상담가)

    사례3 우리도 일하며 살고 싶어요 김문경 (상록수IL센터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 노동자)

    사례4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 멋에 산다 임현수 (전국장애인탈시설연대 경기지부장)


    토론1 안산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역할 이재민

    토론2 장애인 평생교육 김선영 (안산나무를심는장애인야학 교장)

    토론3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 조례의 필요성 조은소리

    토론4 안산시 장애인 탈시설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과제 전유리

    토론5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 이동권의 행정 장벽 철폐와 주거 선택권의 확장 김정아

    토론6 장애인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의 의의와 한계, 안산 지역에서의 실천 과제 팔도


    종합토론 질의·응답

     

     
     / 자료집과 순서와 목차 ⓒ에디터 윤작가
     
    우리나라에서 휠체어가 다니기 제일 좋은 곳

    우리나라에서 휠체어가 다니기 가장 좋은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공항이다.

    캐리어를 끄는 사람들 때문에 공항 바닥은 반질반질하다. 턱도 없다. 경사로도 있다. 엘리베이터가 아주 넉넉하다. 모든 이동 동선이 부드럽게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이건 휠체어 타는 장애인을 위해서가 아니다. 캐리어를 끄는 비장애인이 불편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씁쓸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오래도록 이런 세계에서 살아왔다.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진 편의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조건이 되는 세계. 그러나 그 '다른 누군가'는 처음부터 설계의 이유가 아니었던 세계.

    429,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안산시 장애인권리보장 정책실현 시민대토론회'는 그 씁쓸함에 정면으로 맞서는 자리였다. 회의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얼굴에는 오래 참아온 사람들 특유의 조용한 단단함이 있었다.

    기다림이라는 이름의 차별

    발제를 맡은 김병태 지부장이 첫 말을 꺼냈다. "장애인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헌법과 UN 장애인권리협약이 보장하는 당당한 권리의 주체입니다." 안산에 살아가는 32천여 명의 장애인 시민들이 예산의 효율성이라는 벽 앞에서 더 이상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선언이었다.

    이동권 사례를 발표한 오성현 님의 말은 그 선언을 삶의 언어로 번역해주었다.

    "어쩌다 시간에 맞게 딱 콜이 잡히는 날에는 정말 로또라도 맞은 것처럼 기분 좋은 날입니다."

    하모니콜. 안산시의 특별교통수단이다. 관내 평균 대기시간 28, 관외 38. 출퇴근 시간대에는 최대 2시간을 기다린다. 하루 이용 횟수는 4번으로 제한되어 있다. 눈비가 오면 더 오래 기다린다. 오성현 님은 퇴근도 못 한 채 휠체어에서 잠이 든 날이 있다고 했다.

    비장애인에게 이동은 그냥 나가는 것이다. 장애인에게 이동은 계획이고, 기다림이고, 운이다. 같은 도시에 살면서, 같은 시민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서.

    발제에서는 차량 1대당 운전원 2.5명 확보와 일일 16시간 운행 전면 보장, 수도권 즉시콜 시스템 도입, 와상장애인 전용 특별교통수단 도입이 요구됐다. 또한 모든 버스정류장과 보도의 배리어프리 전수조사, 소규모 상업시설 경사로 설치 비용 전액 지원도 제안됐다. 이것들은 요청이 아니라 권리다. 공항 바닥이 반질반질한 것처럼, 당연해야 할 것들이다.

     
     / 좌측부터 사례발표자 김문경님, 임현수님, 발제자 김병태님 ⓒ에디터 윤작가

    배움과 일, 그리고 존엄

    임영채 님이 조용하게 말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데, 우리에게 배움은 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산에서 장애인이 교육받을 수 있는 공간은 '안산나무를심는장애인야학' 단 한 곳뿐이다. 장애 성인의 54.4%가 중졸 이하의 학력에 머물러 있다.

    배움이 닫히면 지역사회로 나가는 문도 함께 닫힌다. 장애인 평생교육지원센터 신설과 문해교육 기본교육과정 지원, 이것은 교육부의 일이 아니라 안산시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다.

    권리중심맞춤형공공일자리에서 일하는 김문경 님의 말은 달랐다. 이전 직장에서 그는 늘 눈치를 봐야 했다. 낮은 임금과 비장애인 중심의 환경 속에서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일은 생계를 위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존엄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권리를 실현하는 중요한 기반입니다."

    토론에서는 안산형 권리중심 맞춤형 공공일자리 조례 제정이 제안됐다. 최중증장애인 100명 고용, 12개월 근로계약, 3년 위탁 보장. 숫자들이지만 그 안에는 사람이 있다.

    얼마 전, 수어 통역을 했던 농인 이야기가 생각났다. 공공일자리 주차요금 징수 업무에 농인이 지원했다. 주차장을 오가며 요금을 받는 일이다. 요즘은 카드로 결제하니 말이 필요 없다. 카드 받고, 계산하고, 인사하면 끝이다.

    그런데 안 된다고 했다.

    수어 통역을 통해 일단 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그만두겠다고 했지만, 무조건 안 된다고 했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안 된다고 했다. 말이 안 들리면 일을 못 한다는, 설명되지 않는 논리. 농인은 말을 못 듣는 게 아니라 다르게 소통할 뿐인데.

    공항 바닥이 반질반질한 건 설계의 문제다. 농인이 주차요금을 못 받는다는 건 상상력의 문제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너무 많은 곳에서 상상하기를 멈추어 있다.

     
     / 좌측부터 발제자 김병태, 좌장 권달주, 사례발표자 오성현, 임영채 ⓒ에디터 윤작가

    시설 밖 세상으로

    임현수 님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그는 어릴 적 경기도 광주의 '향림원'이라는 시설에서 살았다. 20132월의 어느 밤, 선생님이 장애인 동료들을 벽에 세우고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 역시 빗자루와 글루건 심으로 발바닥과 손바닥을 맞고 발이 부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다. 2015년 다른 시설로 옮겨졌지만 폭력의 그림자는 그대로였다. 시설 밖으로 나가 살고 싶다고 말했을 때, 원장은 욕을 하며 탈시설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마침내 2024102, 그는 세상으로 나왔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제가 결정하고 제가 책임지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매일 느낍니다."

    탈시설 5개년 로드맵, 지원주택 조례 제정,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자립생활센터 역량 강화. 이것들이 실현될 때, 임현수 님 같은 사람이 10년을 더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토론회 마지막, 지방선거 후보자가 물었다. 탈시설 비율이 몇 퍼센트냐고. 담당자는 씁쓸하게 웃으며 답했다.

    "시설에 있는 사람이 정확히 몇 명인지, 자립을 원하는 사람은 몇 명인지 통계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몇 퍼센트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숫자가 없다는 것은 존재를 세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지 않은 것은 보지 않은 것이다. 보지 않은 것은 없는 것으로 취급한 것이다.

     
     / 토론자는 명패와 동일함 ⓒ에디터 윤작가

    저녁 7시 수업을 듣고 싶었던 친구에게

    토론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한 친구가 떠올랐다. 수어 교실에서 만난 전동휠체어를 탄 그 친구. 회사에 농인 동료가 생겨 수어를 배우러 온다고 했다.

    저녁 7시 수업인데 그는 항상 5, 6시에 와 있었다. 궁금해서 물었다. 오후 4시에 퇴근하자마자 하모니콜을 부른다고 했다. 퇴근 시간대에는 콜이 잘 안 잡힌다고. 저녁도 거른 채 빵 하나로 끼니를 때우며 일찍 오는 게 낫다고 했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갈 때는?

    9시에는 콜이 더 안 잡힌다고 했다. 11시에 콜이 잡혀서 집에 간 적도 있다고. 추운 겨울, 온기 하나 없는 복지관 입구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 모습이 눈에 밟혔다.

    그러면 일찍 가지, 라고 내가 말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어렵게 왔는데 수업은 다 듣고 가고 싶어요."

    추석에는 혼자 전철을 타고 수원 스타필드에 다녀왔다고 했다. 처음으로 혼자 나들이를 한 것이다. 사람이 너무 많아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쳤다. 전동휠체어는 무거워서 아무도 들어줄 수 없다. 보도 턱에 막혀 집으로 돌아간 날도 많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해줄 말이 없었다.

    토론회를 끝까지 들어보며 작년에도 했던 말들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아마, 내년에도 반복될 것이다.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는 말들이 구호로만 머무는 한.

    하지만 멈출 수 없다. 왜냐하면 언젠가 이 질문들이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더 늘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더 행복하게 살 것인가'.

    공항 바닥이 반질반질한 건 캐리어 때문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처음부터 휠체어를 위해 설계된 도시가 생겨날 것이다. 그 도시에서는 장애인 이동이 로또가 아닌 당연한 일상이 될 것이다. 농인이 주차요금을 받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거창한 미래가 아니다. 그냥 평범한 일상이다. 그 평범함이 모든 사람에게 권리가 되는 안산을, 나는 오늘도 꿈꾼다.

     

     
      / ⓒ에디터 윤작가

    2026429,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평범한 일상이 권리가 되는 안산을 꿈꾸며
    윤작가

    조회수 523

    2026-05-11
  • 세션2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수다회

    : 비영리(공익)활동과 조직운영 활동의 변화, 세대의 전환

    사회 이인신(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패널 허밍슈(국립대만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최승환(청년플로우 위원)
    김재순(유스보이스 대표)
    김별(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이광호(펭귄의 날갯짓 공동대표)

    2025 공익활동페스타 세계시민대회, 세션2의 주제는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입니
    다. 이인신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의 사회로, 오전 행사 기조강연자였던 국립
    대만대학교 허밍슈 교수와 4명의 공익활동가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공익
    활동을 하며 현장에서 경험한 활동의 부침과 의미를 되짚어보았는데요, 공익활동
    을 계속 이어나갈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간략한 단체 소개로 시작한
    두 번째 세션 이야기의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1>

    ●각자의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김재순(유스보이스 대표): 학교 밖 청소년을 잇고 나답게 성장하는 청소년 단체
    ‘유스보이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별(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수원 지역 2030 여성 청년 커뮤니티인 ‘허밍버드
    클럽’을 기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광호(펭귄의 날갯짓 공동대표): 정신질환과 고립, 은둔 당사자 청년들과 동행하
    는 단체로, 수원에서 동료 지원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승환(청년플로우 위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청년플
    로우’ 2기 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단체 활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주시겠어요?

    김재순: “2002년 다음 세대 재단이라는 재단 법인의 청소년 사업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청소년이었어요. 제 청소년기에 아주 큰 울림을 준 활동이라 청년 활동
    가로도 계속 활동하다가 어느 날 뉴스 보이스를 담당하는 직원이 되었습니다. 2020년도에 좀 더 제가 하고 싶은 활동에 집중하는 지금의 유스보이스를 분사 형
    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별: “다산인권센터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되었
    어요. 계엄령과 탄핵 광장 이후에 주목받았던 2030 여성 청년들의 목소리가 응원
    봉 불빛에 국한되어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우리 일상과 연결 지을 수 있을까
    고민을 바탕으로 시작한 커뮤니티가 허밍버드클럽이고, 연애, 노동, 주거, 상담 4
    개 주제를 정해 수다회와 강연을 열고 있습니다.”

    <사진2>왼쪽. 김별 활동가, 오른쪽. 김재순 활동가

    이광호: “저희는 정신 질환과 고립을 경험했던 당사자 청년들이 모여 있는 단체입
    니다. 우리가 더 이상 돌봄의 주체 혹은 서비스받는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
    라 우리도 똑같은 시민으로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혹은 돌봄을 주고받는 존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추석 때 가족들이랑 있는 걸 힘들어하
    거나 혹은 다들 친구들이랑 놀러 가는 데 나만 혼자인 것 같은 박탈감을 느낄 때
    가 있거든요. 저희 쉼터에 와서 명절 음식도 먹고 간단하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사진4>왼쪽. 허밍슈 교수, 오른쪽. 최승환 활동가

    최승환: “청년 플로우는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청년들의 정책 의견을 듣고
    정책의 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작은 위원회이고요, 16명이 참여하고 있고, 최근에
    는 오늘 자리와 비슷한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습
    니다.”

    ●단체 안에서 세대 간 소통에 어려움이 있나요? 어떻게 해결하나요?

    최승환: “제가 신입 활동가일 때 저랑 제 사수는 15년 이상 활동에 차이가 있었
    어요. 보도 자료 하나 써봐 이러는데 보도 자료가 일단 뭔지도 모르겠는 거예요. 그 소통이 그 간극이 너무 큰 거죠. 그분은 저한테 어디까지 알려줘야 되지? 라
    는 생각을 하는 거고 저는 내가 어디서부터 물어봐야 하는 거지? 라는 그 간극이

    너무 컸던 경험이 있습니다.”

    김별: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보다 2030 여성과 청년을 시민사회에서도 이럴 것
    이라는 약간 도상으로 여기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김재순: “저는 젊은 분들과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어쨌든 비영리 단체
    로서 사실 많은 급여를 줄 수 없는 거는 대부분 알잖아요. 그럼에도 이곳에서 일
    하는 이유는 어쨌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인정이 저는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요즘에는 어떤 일을 했을 때 그 일을 왜 잘했는지 또 어떤 성과
    를 냈는지를 운영하는 담당자나 대표가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자리가 굉장히 중
    요하더라고요. 이광호: “일단 저희 조직은 다 20~30대거든요. 이게 장점이면서 단점인데 어느 정
    도 수평적인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희는 수평어를 원래 사용했었
    어요. 이게 서로에 대한 존중이 기반으로 돼야 하는데 이게 처음부터 이 조직에
    있던 사람들은 이걸 이해하고 있는데, 중간에 들어오는 사람은 이걸 반말로 인식
    하는 그래서 이야기하다 보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이게 굉장히 위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은 수평어를 사용하지 않아요. 그리고 또 다른
    문제의식은 공익 활동 자체의 중간 소통 구조가 없지 않나 하는 건데요 저희만
    그런 건가 싶고, 직업으로 이 활동을 하는 분들과 자원활동으로 하는 분들 사이
    생각의 갭도 상당히 커서 이 부분도 소통이 필요한 것 같아요.”

    ●허밍슈 교수님께 질문드립니다. 선배들 세대는 사실은 활동에서 자원봉사의 개
    념이 컸어요. 권위주의 정권이랑 싸우기 위해서 나의 일상은 당연히 버리고 활동
    하는 돈도 받지 않고요. 근데 민주화가 진행되었고 이제 공익활동이 하나의 직업
    이 되었거든요, 여기로 취업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고 여기에서 오는 혼란도
    있습니다. 혹시 대만은 상황이 어떤지요?

    허밍슈: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한국 사회가 대만보다 선후배 관계에 있어
    서 더 혼란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만에도 이러한 세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젊은 사람들이 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익단체가 의사 결정을 민주적으로 하고 젊은 세대의 기여를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대격차를 해소해야 공익활동도 생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체마다 조직의 의사 결정 구조를 평가하는 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재순: “저희는 프로젝트 매니저분들이 다 계세요. 프로젝트마다 담당자가 따로
    있어서 의사결정 구조는 충분히 여러 토의나 회고를 해서 저희 동료들은 의사결
    정 부분은 많이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승환: “5인 이하 사업장에서 조직 문화 점검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저히 모
    르겠다. 그리고 선배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조직 문화 점
    검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는 결론이었어요. 하지만 지리산 이음이라는 단체는 3
    명인데 3명인데도 조직 문화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조직 문화 점검이 유의
    미한 결과를 낳는다고 해서 작은 단체는 조직 문화 점검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
    민입니다.”

    이광호: “조직 문화에 대해 점검하는 것도 노동입니다. 그렇죠. 이게 가장 큰 문
    제인데요. 저는 너무나 고민인데 아까 말씀드린 직업으로서의 활동가로 살고 있는
    분들에게 이런 것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그리고 너무나 제한적인 자원이
    우리에게 있는데 그 자원 안에서 이것들에 기여한 것들을 어떻게 보상을 만들 것
    인가도 고민입니다.”

    허밍슈: “공익활동이라는 단어를 여기서 처음 들었습니다. 대만에서는 시민사회
    NGO나 에드보커시라는 단어를 씁니다. 대만의 NGO도 소규모고 보수도 적습니다. 안정적인 펀딩이 중요하다고 보고요, 이 길을 선택한 젊은이들의 희생은 막아야
    합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기금을 조성하는 실험이 공익 활동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정적인 재원을 바탕으로 더 전문성을 갖춘 활동을
    한다면 대중으로부터 존중받을 것이고 공익 활동 영역도 자격과 권한이 더 커지
    리라 기대합니다.”

    김별: “지금 이 세션에서 되게 중요한 키워드 두 개가 지속 가능성과 세대 전환
    이었는데 사실 지속 가능성과 세대 전환을 원하는 이유 그리고 이걸 중요한 가치

    로 삼는 이유가 이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고 그러기 위해서 조금 더 새로운 얼
    굴들을 만나고 싶다고 저는 해석을 했거든요. 근데 우리가 만나길 바라는 2030에
    게는 조직과 단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선이고 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얼굴을 만나기 위해 준비되지는 못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려 봅
    니다. ●시민사회단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활동가로 키워낼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고민을 요즘은 좀 하고 있거든요. 이광호: “저는 사실 벌어놨던 돈을 쓰면서 그냥 거의 자원봉사 활동을 했는데 보
    통 사람들이 자기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면서 이 활동판의 언어를 익혀가면서
    활동을 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우리는 다른 언어를 쓰고 있고요.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 판에 들어오면요. 그게 익숙
    해지는 것 같아요.”

    ● 홍보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홍보할 때 신경 쓰는 지점이 있다면 어떤 걸
    까요?

    김재순: “예전에 했던 방식의 공익 활동보다는 요즘 청년 청년들이 저 활동이 되
    게 참신하고 재밌다 즐겁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느낄 수 있게끔 홍보합니다. 10대나 20대분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게 인스타그램이더라고요. 템플릿 만들어서
    나름 좀 예쁘게 올리고 네이밍 같은 경우도 그냥 지원 사업 이렇게 올리는 게 아
    니라 요즘 분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도로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최승환: “대상을 분명히 하자. 20대에서 40대까지는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그에 맞
    는 포스터를 만들고, 전 시민을 대상으로는 하는 건 욕심이 아닌가 합니다.”

    박별: “홍보 자체도 고민이지만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해요. 연애, 노동, 주거 이
    런 것들을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노동이나 주거 이런 단어들에 대해서 오는 어떤
    편견 같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이게 굉장히 허밍버드 클럽이 좀 오픈되어 있다
    고 느끼지만, 막상 이렇게 활동을 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인권 센터에서 하니까 뭔
    가 딱딱한 걸까 편견을 가지는 분들이 좀 계시더라고요.”

    이광훈: “저희 홍보의 기준은 재미입니다. 우리가 봤을 때 재미없으면 홍보안을
    다 고쳐야 합니다. 근데 요즘에는 점점 더 정형화되고 있긴 합니다. 인스타에 아
    무래도 청년분들이 가장 많다고 느껴서 주로 인스타에 홍보합니다.”

    <사진5>
    플로어 질문

    ●대만에서는 각 단체가 안정적인 재정 확보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허밍슈: “대만도 안정적인 재정 확보는 되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
    는 NGO나 다른 커리어를 갖고 일을 하면서 공익 프로젝트를 만들어 크라우드 펀
    딩을 받기도 합니다. 이건 상업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정적으로 안정
    적인 NGO는 대만에도 없습니다.”

    ●시민단체가 새로운 공익 활동가를 맞기 위해서 어떤 조직 문화와 고민이 함께
    되어야 할지 듣고 싶습니다. 김별: “저희가 학생 운동을 거쳐서 노동 운동을 거쳐서 너무 자연스럽게 투입되는
    이런 스타일은 이제 조금 죄송합니다. 올드 스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을 시작
    할 때 예전처럼 뭔가 이 조직에 충성해야 하고 어떤 운동이 내 하나의 삶과 일치
    시키는 거는 요즘 2030에게는 통하지 않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허밍슈 교수님께 궁금한 점인데요. 대만은 최근에는 일상에서 어떤 공익활동을
    하고 있나요?

    허밍슈: “대만도 시민운동에 관심을 가졌던 시대가 지나 열의가 식었습니다. 2014
    년 대만의 해바라기 운동1) 이후 시민운동은 제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기
    업을 만들거나, 시골 서점이나 지역 신문을 운영하거나, 다른 커리어로 생계를 유
    지하면서 사회활동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지금은 전반적으로 사회복지
    아웃소싱 영역에서 서비스 제공 위주의 활동이 많습니다.”

    <사진6>
    ●마지막으로 오늘 참여한 소감을 나눠주세요. 최승환: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이런 얘기를 되게 mpo 지원센터부터 오랫동안
    얘기를 해왔고 조금 조금씩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광훈: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연대와 환대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너무
    각자 살기가 너무 바쁘고 각자 눈앞의 이익이나 자본에 대한 것들을 축적하는 것
    들이 너무 중요한 가치가 돼버렸는데 그거에 투쟁해야 하는 것 같아요.”

    김별: “우리가 지속할 수 있고 세대 전환을 정말 원한다면 지금 어딘가에 떠돌고

    1) 대만 해바라기 운동은 2014년 3월 18일부터 4월 10일까지 23일 동안 대만의 대학생과 사회운동세력이
    대만의 국회인 입법원을 점령한 사건으로, 졸속처리한 양안서비스무역협정에 대해 항의 활동을 벌였다.

    있을 어떤 단체에 가입하지 않아서 또는 조직 안에 없어서 그렇게 발화하지 못한
    채 떠도는 말과 얼굴을 떠올려 본다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이
    또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요?”

    김재순: “최소한 유스 보이스라는 곳에서 일할 때, 더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급여나 나름의 문화와 복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
    업하고 파트너십을 할 때 비용을 당당하게 제시도 하기도 합니다. 공익 활동을 할
    때 돈에 대한 부분들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사회나 문화가 되면 좋겠
    습니다. 그래야 젊은 청년분들이 더 일하고 싶어 하고 더 가치 있게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허밍슈: “대만에서는 NGO 패널 토론은 이렇게 흥미롭지 않습니다. 창의적인 의견
    교환이 인상적입니다. 공익 활동의 생명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고요, 한국 공
    익활동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공익활동페스타 세계시민대회_세션2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수다회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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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1
  • 다들 추석 잘 보내셨나요? 이번 추석 연휴는 다른 공휴일과 겹쳐 최장 7일간의
    쉬는 날이 생겼었는데요. 따라서 가족, 친구, 연인 간 국내외를 놀러 다니며 좋은
    추억을 쌓는 분들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연휴를 제대로 즐
    기지 못하고 일터로 향해야 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우리의 가족, 친구, 연인에
    게 커피, 택배, 택시 등을 제공했었던 사람들. 누군가의 황금연휴를 책임졌었던 우
    리 사회의 또 다른 이웃, 명절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 기사의 모습
    (출처: Pixabay, Surprising_Media 제공)

    명절 노동자 즉, 공휴일에도 일하는 노동자의 직종은 대표적으로 어떤 업계에 주
    로 분포되어 있을까요? 관련 통계를 찾아보았습니다. 비농(非農) 전 산업을 기준
    으로 1인 이상 기업의 상용 총 근로시간(평균 177.9H)을 분석한 결과 숙박/음식점
    업(183.9H),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임대 서비스업(178.5H), 협회·단체/수리·기타
    개인 서비스업(182.2H)이 상대적으로 근로 시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 이
    로 미루어 보아 해당 업종들에서 휴일 근무가 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대우는 어떨까요? 일부 직업에서는 합당한 보상 체계가 상대적으로 이
    1) 2) 출처: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월별)」, 고용노동통계조사시스템, 2025년 7월 기준. https://stathtml.moel.go.kr/statHtml/statHtml.do?orgId=118&tblId=DT_118N_MON051

    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말한 직종에서 비교를 해볼까요?

    상용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숙박/음식점업에서는 약 184시간의 노동에 비해
    2,803,179원을 받아 시간당 임금이 약 15,243원으로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였습니다.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임대 서비스업에서는 약 179시간의 근로
    에 비해 2,988,894원을 받아 시간당 임금이 약 16,745원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
    습니다. 또한 협회·단체/수리·기타 개인 서비스업에서도 약 182시간의 노동에 비해
    3,322,316의 임금을 받아 시간당 18,234원의 수입을 기록해 산업 평균 임금인 약
    25,000원보다 30% 정도의 낮은 금액을 기록하였습니다.2)

    나아가 명절 노동자들의 인터뷰에서도 불편한 현실이 드러납니다. 예로 복지와 관
    련한 불만 사항으로 외국계 화장품 매장 매니저 B 씨(45)는 "대체 휴무를 사용해
    도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어서 쉬는 직장인들처럼 이틀 연속 쉬는 날은 드물다", " 특히 매장이 바쁜 주말을 껴서 연속으로 쉬는 경우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3) 또
    한 성동구 아파트 경비원인 이모 씨(75)는 "휴가가 아예 없다 보니 명절 때 가족
    들을 제대로 보기도 힘들다", "아무래도 작은 아파트다 보니 내가 빠지면 대신 일
    할 사람이 없다"라고 털어놨습니다.4)

    이와 더불어 휴일 근무의 인식 측면에서도 근로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는데요. 예
    로 노동절 근무와 관련해 2024년 조사(인크루트·응답자 1076명)에서도 출근자 10
    명 중 4명은 수당이나 대체휴일 없이 근무하였습니다. 특히 상시 근로자 수 5인
    미만 기업의 출근율은 41.3%를 기록하였고 근로기준법상 휴일 근로 수당(50% 이
    상) 지급 의무도 없어 아예 수당이 누락되기도 해 쉬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기도 하였습니다.5)

    3) 출처: 송주용,“‘주말에 쉬려 동료와 다투기까지”···휴일 노동 만연한 서비스업 노동자들의 고충’, 한국일보, 2025.09.25.
    https://v.daum.net/v/20250925043144016
    4) 출처: 박승욱,‘"위에서도 지켜봐" "새벽에도 편히 못 자"...같은 노동 다른 고충의 경비원’, 아시아경제, 2025.08.03.
    https://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25073119532675796
    5) 출처: 기정아, “근로자이지만 근로자가 아니라는 ‘근로자의 날’ 이야기 [해시태그]”, 이투데이, 2025.04.30.
    https://www.etoday.co.kr/news/view/2467061

    ▶과로에 지친 직장인의 모습
    (출처: Unsplash, 사진가 Vitaly Gariev.)

    이러한 현상이 생겨나는 이유는 비단 개인만의 문제일까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는 구조적 문제도 있습니다. 이를 세 가지의 주요 내용으로 추려보았습
    니다. 첫째. 저부가가치·고노동 집약 산업일수록 공휴일 근무를 통해 매출을 올립니다. 서비스업, 운수·물류·배달업, 도·소매업 등은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고노동 집약
    산업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단가가 낮은 편입니다. 예로 높은 비중의 카페 운영 고
    정비·인건비, 배달 플랫폼의 배달비 경쟁, 마트의 높은 노동 의존도와 낮은 노동
    생산성 등의 원인이 해당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업장은 명절 특수와 함께 장
    시간 노동을 통한 카페의 회전율 증가, 배달비 인하와 기사 운임비 삭감(배달 기
    사의 근로 시간 증가)6), 마트의 단기 인력 간접 고용으로 고정 인건비 절감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얻고자 합니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휴일에도 출근해 매출에 기여
    하지만 뚜렷한 보상은 받지 못하는 일도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둘째.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대기업 vs 중소기업, 정규직 vs 비정규직)가 공휴일 근
    무와 근무조건에 영향을 줍니다.

    2024년 주 52시간 초과 비중은 1∼4인(8.4%)>5∼29인(5.6%)>30∼299인(5.2%)>
    300인 이상(4.6%)이었고7) 상용 300인 미만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 평균 임금
    6) 출처: 안진이, “'한그릇 배달'의 인기, 그 이면에는...”, 프레시안, 2025.08.07.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080617092215835

    총액은 3,700천 원으로 300인 이상의 6,988천 원과 약 2배 차이를 보였습니다.8)
    또한 올해 6~8월 월평균 임금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는 208만 8천 원으로 정
    규직의 389만 6천 원과 약 181만 원의 차이를 보였습니다.9) 근로복지(시
    간외수당·휴가)에서도 비정규직은 약 35%(정규직 약 78%)의 수혜를 받았
    습니다.10) 따라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는 인력난, 재정 규모, 인사·복지
    운영 체계 미흡 등의 이유로 비교적 취약한 근무 환경에 속해 있음을 알 수 있습
    니다. ※ 올해 노동 시장의 전체 고용 89%는 중소기업에서 이루어지고11) 비정규직 근
    로자는 38.2%를 기록12)하였으므로 꽤 큰 규모의 노동자들이 이를 겪고 있다. 셋째. 휴식권보다 고객 만족과 운영 편의를 우선시하는 사회문화가 자리 잡고 있
    습니다. 흔히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사회’여서 편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텐데요. 이처럼 소비자의 고객 편의와 기업과 정부의 정책 기조
    에 따라 소비 활성화와 내수 진작 등의 목적으로 명절을 평일처럼 보내는 근무자
    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통·돌봄 서비스·관광 산업 등이 해당하는
    데요. 특수한 예시인 의료의 경우 생명과 직결되기에 공휴일 근무도 필요하지만
    누군가의 권리를 위해 누군가의 휴식권을 희생하는 것을 감사할 줄 모르는 시선
    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7)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의 근로시간 추이와 유연근무제 활용 실태 분석」(2025.05.26.),
    https://mss.go.kr/site/smba/foffice/ex/linkage/linkageView.do?b_idx=1607&cont_knd=R001&target=R001
    8) 출처: 함안상공회의소, 「2024년 8월 사업체노동력조사 및 2024년 4월 시도별 임금·근로시간조사 결과」, 2024.09.
    30.,
    https://laborstat.moel.go.kr/lsm/bbs/selectBbsDetail.do?bbsId=LSS106&bbsSn=1283&leftMenuId=0010001100&menuId
    =0010001100116&prdctnId=&selectMenuId=0010001100116&svyOdr=0&sysId=0010001&upperMenuId=001000110
    0
    , 공공누리 제1유형 (원문 PDF는 해당 페이지의 첨부파일 참조)
    9) 10) 12) 출처: 통계청(국가데이터처),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2025. 10. 22.,
    https://kostat.go.kr/board.es?mid=a10301030200&bid=210&act=view&list_no=438874
    , 공공누리 제2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원문 PDF는 해당 페이지의 첨부파일 참조)
    11)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고용 동향 분석과 시사점」(2025.03.11.),
    https://mss.go.kr/site/smba/foffice/ex/linkage/linkageView.do?b_idx=1583&cont_knd=R001&target=R001

    ▶ 쉼이 필요한 노동자의 뒷모습
    (출처: Pixabay, planet_fox 제공)

    반면 공휴일 근무에 찬성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를 앞서 언급한 내용을 기반으
    로 반박하는 세 가지의 주요 입장으로 추려 보았습니다. 첫째. 특정 산업뿐만 아니라 공공안전·사회기반/냉장 체인·연속공정 업종도 공휴일
    근무가 필수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력·수도·통신 등의 생활 인프라 산업은 365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상시 운영
    업종입니다. 이는 영업 매출과 별개로 공공안전·기본권 보장의 이유로 근로자들이
    명절에도 교대 근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즉석·신선식품을 생산하고 운송하
    는 냉장 체인과 반도체·정유·화학 등의 연속 공정이 들어가는 산업도 가동을 멈추
    면 품질 저하·대규모 손실·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명절에도 정
    상 근무를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처럼 공휴일 근무가 필수적인 업종 상황의
    특수성도 유연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둘째. 법적으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공휴일 근무와 보상에 대한 지원
    책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예로 근로기준법 제56조의 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시 근로자에게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13), 근로기준법 제60조의 1년간 80%
    13) 출처: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Sc.do?eventGubun=060101&menuId=1&query=%EA%B7%BC%EB%A1%9C%EA%B8%B0%EC
    %A4%80%EB%B2%95&section=&subMenuId=15&tabMenuId=81#undefined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 제공14), 근로기준법 제52조의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시작 전까지 근로자에게 연속하여 11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
    제공15), 산업안전보건법 제128조의2의 사업주는 근로자가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 제공16)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법을 적용하는 것은 근로자와 사업주 간의 개인적인 문제
    라고 보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셋째. 소비자의 욕구 만족과 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권리도 보장받아야 합니
    다. 명절을 이용해 소비자들은 여가 생활을 보내며 더 많은 선택폭과 편의를 누리고
    소비한 브랜드의 안정감과 만족감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기업에서도 매출
    확대, 생산성에 따른 휴일 탄력 운영, 충성 소비자의 확보도 노릴 수 있게 됩니
    다. 예로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관한 연구」에서는 대체 공휴일 지정으로 1.5일의
    관광이 증가할 경우 2조 8,239억 원의 관광 지출로 4조 9,178억 원의 생산유발효
    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17) 따라서 소비자 욕구와 기업체의
    자유의지를 억제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보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크리스마스에도 영업하는 백화점
    (출처: Pixabay, Peggy_Marco 제공)

    14) 출처: 근로기준법 제60조(연차 유급휴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W//lsInfoP.do?ancYnChk=0&lsId=001872#0000
    15) 출처: 근로기준법 제52조(선택적 근로시간제),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W//lsInfoP.do?ancYnChk=0&lsId=001872#0000
    16) 출처: 산업안전보건법 제128조의2(휴게시설의 설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EB%B2%95%EB%A0%B9/%EC%82%B0%EC%97%85%EC%95%88%EC%A0%84%EB%B3%B4
    %EA%B1%B4%EB%B2%95/%EC%A0%9C128%EC%A1%B0%EC%9D%982
    17)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관한 연구」(문화체육관광부,2011), 국립국어원, 공공누리 제 제4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 금지 (원문 PDF는 해당 페이지의 첨부파일 참조)
    https://www.korean.go.kr/front/reportData/reportDataView.do?mn_id=207&pageIndex=1&report_seq=600

    그렇다면 이처럼 상반되는 여론을 합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노· 사·정의 입장에서 마련할 수 있는 주요 해결책을 세 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첫째. 노동계에서는 노동자의 합당한 휴식권 보장과 보상의 표준화를 위해 노력해
    야 합니다. 노동계에서는 1.5배 공휴일 수당의 법적 최소 보장과 함께 근로환경과 산업 특성
    을 반영한 합리적 수당 상향 논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에서의 공휴일 근무 유급휴일·가산수당·보상휴가제 등의 적절한 임금과 복지를 확
    실히 명시하는 노동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생활 필수 서비스업 등의 공
    휴일 의무 근무에서는 근로자들의 업무 일정 조정 참여·누적 보상휴가제 부여·추
    가 건강 검진 등의 기준안을 마련하는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정규직 근
    로자의 공휴일 근무에 대한 동일노동·동일 임금, 휴일 근무자 위로금·명절 수당
    지급, 식대와 교통비 제공 등의 개선안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둘째. 경영계에서는 복리후생/워라밸/생산성 등을 고려하며 효율적인 기업 운영 방
    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로 경영진은 AI를 활용해 공휴일 전후의 생산·소비 등을 예측 후 공휴일 인력
    을 조절해 인건비 등의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휴일 주간
    에 휴일 근무 대신 평일 근무 시간을 조정하되 복지포인트·휴가비를 보상으로 지
    급하는 탄력근무제를 확대해 생산성과 직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반면 공
    휴일 근무자에게는 성과연동 휴일 근무 인센티브·선택형 보상휴가제(수당 or 휴
    가)·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등의 제도를 마련해 법적 리스크 완화와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사람 중심
    경영의 CSR을 실천하는 회사 브랜드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셋째. 정부는 노동자들의 휴식권과 보상, 기업의 운영 안정성을 마련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는 기업이 노동자의 공휴일 근무에 대한 수당·휴가·근로 시간 등의 법을 지키
    지 않을 시 처벌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국가/자치단체 등의 지원금

    8

    신청 제한, 국가·지방 계약법상 입찰 참여 시 불이익, 금융기관의 대출·이자율 산
    정 불이익 등의 제재를 가한다고 밝힌 만큼18) 법의 강제가 더욱 이루어져야 합니
    다. 또한 근로자의 휴식권과 기업의 운영 안정성도 보장할 의무가 있는데요. 예로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업종별 공휴일 근무 표준 모델 협약, 중소기업 세제지원·보
    조금 인센티브, 지역 공휴일 상생 협약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나아가 공
    휴일 근로자들의 노동을 하찮게 여기거나 필수적으로 여기는 사회 인식을 경계하
    는 캠페인도 진행해야 합니다.

    ▶광주광역시의 제135주년 노동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광주 노사민정 대표들
    (출처: 광주광역시청, 「광주 노사민정 대표들, 135주년 노동절 맞아...」, 공공누리
    제1유형 출처표시.)

    즐거운 황금연휴를 보내면서 마주쳤었던 수많은 명절 근로자들. 그들은 누군가의
    재밌는 윷놀이와 맛있는 송편 시식을 위해 마치 보름달처럼 묵묵히 추석 명절을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스스로도 모르게 그들의 노동을 일
    종의 미덕으로 치부하며 당연시 여기고 있진 않았을까요? 이제는 복잡한 이해관
    계 속 한 사람의 노동 가치가 빛을 잃지 않는 사회를 조심스레 바라도 되지 않을
    까요? 모든 주체들과 공평하게 어우러지면서요.

    황금연휴는 딴 세상 일 아닌가요?__명절 노동자 이야기
    초스코스

    조회수 104

    2025-10-20
  •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꿔나가자

    기후정의를 외치자
    불평등을 끝내자
    우리 삶을 바꾸자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기후정의송’의 노랫말 일부입니다. 추석 연휴에 무료로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추적〉을 다시 보다가 이 노랫말이 훅 떠올랐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17년 추적기인 영화 속 녹조 강물에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존재들이 함께 보였거
    든요. 불평등세상은 서로 연결돼 신음하고 있었어요.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꾸자. 그래,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9월 27일 동십자각 앞, 기후정의 행진 스케치입니다.

    - 2 -


    광장을 잇자, 모두를 위한 기후정의

    네팔어, 따갈로그어, 러시아어, 몽골어, 미얀마어, 방글라데시어, 베트남어, 스리랑
    카어, 아랍어, 영어, 우즈벡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중국어-번체, 캄보디아어, 태국어. 9.27기후정의 행진 포스터와 6대 요구안이 이렇게 많은 다국어로 만들어졌다는군
    요. 기후 위기와 민주주의 불평등이 연결된 문제이듯 이 땅에 사는 사람들도 언어
    와 국적을 넘어 서로 연결돼 있으니까요. 9월 27일(토) 12시 반, 동십자각 앞에서
    부터 시청 앞까지 대로는 다양한 부스와 사전 대회 장소로 열렸습니다. 청년, 노
    동자, 농민이 기후정의에 목소리를 보탰고, 650단체 3만여 명이 함께 행진했습니
    다. 생수 제공은 없고 수어 통역은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손엔 개인 텀블러와 헌 상자
    종이로 만든 손피켓이 들려 있었고요. 416합창단을 비롯한 8개 시민합창단이 연
    합으로 합창했습니다. 12.3 내란을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던 광장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와 미얀마의 민중가요를 번안한 노래 “우리의 하루”였습니다. 미얀마와
    대한민국 시민들을 이어주는 노래죠. 음악에 맞춰 행진하던 시민들은 사이렌이 울
    릴 때 종각역에서 ‘다이인(die-in)’으로 드러누웠습니다. 지구 위 모든 존재가 고
    통받는다는 의미의 퍼포먼스였습니다. 고통을 가중시키는 ‘올해의 기후정의 걸림돌’이 선정되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국토교통부, 오세훈 서울시장, 몬산토 바이엘, 이스라엘 정부
    등입니다. 탄소중립기본계획 후퇴, 탈화석연료 전환 지연, AI·반도체 산업 확대, 기후재난 불평등 심화 등의 이유였습니다. 2025년은 2035년 국가 탄소배출 감축
    목표(NDC) 설정의 '기후 골든타임'이지만,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는 기후정의에 걸림돌이 되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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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2
    비건은 기후정의다, 부스 스케치

    “동물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No! 어업 No! 육식, 물살이도 살고 싶어요.”
    “No! 축산업, 동물은 우리의 친구.”
    “Go Vegan, 우리를 먹지 말아요.”
    “육식=기후위기, 전체 온실가스의 51%. STOP!”

    927 기후정의 행진 참여 단체 중 ‘기후위기 비건행동’이 내는 목소리입니다. “비건
    (Vegan)- 건강, 동물, 지구를 구한다!”는 외침이 간판 현수막이네요. 포스터마다
    물살이 그림에, 돼지도 보이고 닭도 있습니다. 그 뒤 탁자 위엔 “비건은 사랑입니
    다”라는 홍보물이 놓여 있고 활동가들이 미소 띤 얼굴로 기념품도 나눠줍니다. 조
    금 더 살펴볼까요?

    비건(Vegan, Veganism)이란 유동적인 채식주의도 있지만 완전한 채식주의를 추
    구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환경이나 동물권 등 신념을 동기로 육식을 거부하며
    동물 유래 성분이 쓰인 제품 사용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동물을 착취하
    지도 잡아먹지도 말자, 채식은 건강이고 경제요 생태요 자비요 평화라고 봅니다. 마음을 바꾸고 음식도 삶도 바꾸는 “대안적인 삶”이죠. 생명을 죽이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단백질 때문에 동물을 죽인다고요? 비건은 채식이 단백질과 비
    타민 미네랄 섬유소의 보고라고 합니다. 육식과 축산업은 탄소배출과 지구온난화, 물부족 식량부족의 주범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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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건은 사랑입니다” 홍보물엔 비건인들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올림픽 육상 4
    관왕 칼 루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운동선수로 성공하는 데 육류 단백질이
    불필요함을 깨달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내가 비건 채식을 시작한 그해에 육상선
    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티벳 인권운동가 달라이 라마는 조용하
    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삶은 인간만큼이나 말없는 생명체들에게도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며, 죽음이 아닌 생명을 원하는 것처럼 그들 역시 그러하다.”

    저도 고백해 봅니다. 올해 10년 차 비건이거든요. 기후정의 때문에 시작한 건 아
    니고, 11년 전 암수술이 계기가 됐어요. 단식 등 자연치유를 하다가 채식이 좋아
    진 경우였습니다. 동물성 식품을 끊고 채식만 하니 제 몸이 점점 가볍고 건강해졌
    습니다. 평생 가족력 B형간염 보유자였는데 항체가 생겼습니다. 감기몸살을 달고
    살던 몸이 지난 10년간 피곤을 모르는, 감기도 안 걸리는 몸이 되었고요. 기후위
    기 대안적 삶으로 비건만한 게 있을까요?

    기후정의 광장에서 제 마음이 자꾸만 동물들에게 향했겠죠? 동물 머리 탈을 쓰고
    동물 인형의 몸으로 행진하는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서 행진하는 노란 도롱뇽. 커
    다란 검은 머리의 곰과 말도 여러 명 있고 부리가 길고 다리가 긴 새들도 멋졌습
    니다. 광장 곳곳에서 만나는 돼지 소 닭 물살이를 그림도 계속 말을 걸더군요. 기
    후정의 평등 약속문에도 동물들이 나왔으니까요.

    “발언과 대화에서 반말과 비속어를 쓰지 않고. 여성·성소수자·장애인·청소년·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와 비인간동물을 차별하거나 대상화하지 않습니다.”
    기후정의란 결국 비인간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어 보입니다.

    사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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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민주주의, 결국 정치다

    9월 24일 제80차 유엔총회에서 한 이재명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기억합니다. “내
    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회
    복과 국제 평화와 공존을 강조했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통해 에너지 대전환도 언급되었죠. “올해 안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를 제출하겠다”라며 2040년 탈석탄을 공약했지만 기후 당사자들의 참여와 논의가
    배제되었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민주주의와 평화 없이 기후위기 해결은 불가능하다.”
    광장의 목소리를 한마디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국제적 기준에 못 미치는 재생에너
    지 전환, 민영화로 이어질 가능성, 정의로운 공공재생에너지 전환, 이 모든 건 정
    치를 빼곤 이야기할 수 없겠죠. 모든 불평등이 연결돼 있다고 기후송이 아무리 노
    래한들, 정치가 일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요. 정치하는 엄마들이 내건 현수막
    은 그래서 더 따끔하게 정곡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학생들도 벼락치기 안하는데 정부가 돼서 지금 뭐하는 거야! 빵점.”
    하늘에 펄럭이는 깃발도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기후위기는 인권침해다!”
    3주기를 맞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도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재난참사도 늘어납니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광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삼성반도체 희생자들과 팔레스타인 긴급행동도 말했
    습니다. “반노동 반환경 재벌특혜 반도체 법 OUT. 노동권과 기후정의 보장하라!”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기후정의는 결국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책임질 정치의 일입니다. UN 연설이 말잔치가 안 되도록 정부가 기후시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길 바
    란다. 기후정의 행진에서 나온 기후시민의 6대 요구안을 들어보자. 1. 탈핵·탈화석연료,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행하라. 2. 성장과 대기업 위한 반도체·AI 산업 육성 재검토,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하라. 3. 모든 생명의 존엄과 기본권 보장, 사회 공공성 강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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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5. 전쟁과 학살 종식,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 수출 중단하라
    6.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사진4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927기후정의 행진 광장은 삶에 이어져 있었습니다. 행진 대열에서 만난 검은 망
    토를 입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동하던 거대한 인형을 잊
    을 수 없더군요.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나르는 신화 속 뱃사공 카론입니다. 기후
    재난과 생태 파괴로 죽어간 존재들과 사회적 참사로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퍼포먼
    스였죠. 여성환경연대 간판 현수막의 질문도 잊히지 않더군요. “그런데 누가 기후
    정책을 결정하나요?” 행진 트럭에 붙은 현수막은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이주
    민, 모두의 존엄을 보장하라!”라고 외치고 있었고요.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탄소 감축 목표를 세웠다면서도 원전을 늘리고 공공

    - 7 -

    재생에너지는 손 놓고 있는 정부. 기업은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책임은 사회에 떠
    넘기니, 피해는 노동자, 농민, 서민에게 전가되는 현실. 신공항 건설, 대규모 개발, 군비 확충에 몰두하는 현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4대강의 거짓말은 과거의 일
    이기만 할까요?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6만여 명에 달한다죠. 미
    국과 NATO가 국방비를 계속 늘리니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증가하겠죠.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을 세계 4위로 성장시키고 무기 수출을 확대하려네요. 무기 수출
    은 생명에 가해잖아요. 신공항 건설은 군사력 확대 아닌가요? 반전과 군축이 기후
    정의인데,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죠?

    사진5
    바로 그 밤 한강 불꽃축제라니

    기후정의송을 부른 몇 시간 후였습니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라는 노래가 무색하게도 그 밤에 서울 하늘에 불꽃축제가 있었습
    니다. 종로구 혜화동에 있던 저는 설마 전쟁이 났나 했어요. 대포 소리 총소리 같
    은 굉음이 계속 들렸거든요. 60대인 제가 이 정도 공포로 느낀다면, 어린아이들과
    노약자들은 어쩌죠? 고요히 잠자던 동물들은요? 아기들이 깨서 자지러지게 울고
    잠들지 못하고 보채지 않았을까요?

    누구 좋으라고 하는 불꽃축제일까요? 기후정의와 멀어도 너무 멀리 먼 길 아닌가
    요? 불꽃용 화약을 제조하고 팔아 이득을 얻는 사람들 말고 괴로운 이들은 어쩌
    죠? 인터넷에 “불꽃축제 폐지 서명과 요구안”이 반가웠습니다.

    - 8 -

    “우리는 이렇게 요구합니다. 동물과 자연, 그리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
    는 축제를 만들어 주세요. 생태와 건강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축제로 전환해 주세
    요. 지자체와 기업이 책임 있는 문화 조성을 위해, 불꽃놀이를 포함한 축제에 대
    한 환경영향평가와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해 주세요. 주요 행사에서
    불꽃놀이를 전면 중단해 주세요.”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927기후정의 행진 스케치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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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10
  • [기획] 함께하는 다양한 추석을 보내려면 — 거대한 단절과 획일화의 장막을 넘어, 경기도 골목마다 다정한 포용과 어울림의 푸른 숲을 일구어내는 감동의 여정

    명절 풍경의 획일성과 쉴 새 없는 배제의 그늘 뒤편에서, 다양한 삶의 모양을 품어안는 다정한 추석의 내일을 빚어내는 눈부신 발자취를 마주하다

    명절만 되면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만을 강요받으며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거나, 각자도생의 풍속 속에서 홀로 쓸쓸한 연휴를 보내야 하는 수많은 이들의 일상. 획일적인 명절의 틀을 깨부수고, 혈연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이웃들이 서로의 손을 잡으며 따스한 온기를 나누는 포용의 한가위를 만들기 위해 묵묵히 걸어온 이들의 눈부신 발자취를 깊이 들여다보다.

    "우리는 과연 ‘명절은 늘 정해진 모습대로 보내야만 한다’며 마음의 문을 닫아걸었던 차가운 방관의 장막을 걷어내고, 경기도 구석구석의 평범한 이웃들과 1인가구, 이주민, 그리고 공익활동가들이 손을 맞잡으며 저마다의 진심으로 평화와 상생의 품을 엮어내는 ‘다양함을 꽃피우는 포용의 자치의 품’을 어떻게 활짝 열어갈 수 있을까?" 풀뿌리 다문화·다양성 자치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경기도 전역에 존중과 연대의 자치 숲을 깊이 일구어가는 감동의 여정을 깊이 조명한다.

    ‘함께하는 다양한 추석을 보내려면’이 품은 3가지 핵심 과제와 비전

    1. 방관과 획일성의 장막을 허무는 ‘풀뿌리 다양성 포용 및 환대의 명절 생태계 구축’

      • 명절의 풍경을 단 하나의 표준으로만 규정하던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경기도민과 공익활동가들이 동네 골목과 커뮤니티 공간에서부터 다양한 형태의 이웃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자발적 생태계 다지기.

      • "진정한 포용 자치의 완성은 거창한 명절 복지 계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동네 골목 작은 식탁에 모여 앉아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송편을 빚는 소박한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철학 실천.

    2. 고립을 넘어 온기를 잇는 ‘시민 참여형 환대 감수성 및 연대 강화’

      • 명절 연휴 동안 겪는 고립감과 소외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지역 사회와 공익활동 현장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서로를 보듬는 지혜로운 공론장 창출.

      • "혼자서 쓸쓸한 연휴의 공백을 견디면 막막하고 외롭지만, 경기도 도민들이 손을 잡고 서로의 둥지가 되어주면 그 어떤 외로움도 따스한 품으로 녹아내린다"라는 통찰.

    3. 경기도 31개 시·군 골목마저 평화와 환대의 그물망으로 잇는 ‘상생 다양성 네트워크’

      • 시·군의 경계를 뛰어넘어 경기도 내 마을 공동체들과 도민들이 유기적으로 손을 잡고, 모든 형태의 삶이 존중받는 상향식 민주주의와 포용 자치 실현.

      • "모든 도민과 이웃들이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로 오래도록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평화로운 공생의 무대" 완성.

    현장의 온기로 채워졌던 뜨거웠던 토론과 교감의 시간들

    도내 각지에서 모인 마을 활동가들과 다양한 삶의 방식을 실천하는 수많은 도민이 한자리에 모여 획일적인 명절 문화를 되돌아보고, 경기도를 진정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환영받는 포용의 고향'으로 만들기 위한 지혜를 모았던 공론장 및 나눔 현장은 깊은 공감과 함께 뜨거운 연대의 온기로 가득 채웠다.

    • 참가자들의 진솔한 고백 및 상생 나눔 세션: "명절마다 찾아오는 명절 풍속의 압박 속에서 늘 마음 한편이 불편하고 외로웠는데, 오늘 이 자리에 모여 다양한 이웃들과 함께 서로의 명절을 이야기하고 '우리의 방식대로 다 함께 따뜻한 추석을 보내자'며 손을 맞잡으니 비로소 진정한 해방감과 벅찬 온기를 느끼는 감동을 받았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히던 도민들의 뭉클한 순간들.

    • 경기도형 포용 자치 도시 확산을 위한 유쾌한 브레인스토밍: "동네마다 1인가구나 이주민, 다양한 이웃들이 모여 함께 명절 음식을 나누고 안부를 묻는 '우리동네 환대의 식탁'을 상설화하자", "획일적 명절 문화를 넘어 서로를 지지하는 '경기 다양성포용 연대 네트워크'를 튼튼하게 꾸리자"며 쉴 새 없이 아이디어를 쏟아내던 반짝이는 눈빛들.

    • 응원과 다짐의 피날레: "비록 우리가 마주한 낡은 가족 중심적 편견의 파고가 때로는 높고 매섭다 할지라도, 경기도 구석구석에서 피어나는 이 지혜롭고 푸른 환대의 손길들이 모여 모든 도민이 소외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평화로운 내일을 활짝 열어주기를 바란다"며 환한 미소와 박수로 마무리된 연대.

    정직한 땀방울과 다정한 손길로 그려가는 경기도의 찬란한 내일

    세상을 바꾸고 진정한 포용 자치와 공생의 시대를 여는 위대한 힘은 차가운 명절 물가 통계나 거창한 정부의 연휴 대책 발표 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늘 아침 경기도의 좁은 골목길과 작은 커뮤니티 공간에서 이웃의 손을 먼저 잡고 "당신의 모습 그대로 따뜻한 명절을 보낼 자격이 있다"며 따스한 온기를 건네는 평범한 시민들과 공익활동가들의 정직한 땀방울과 다정한 연대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방관과 획일성의 장막을 걷어내고 경기도 구석구석에 평화와 환대의 숲을 영원히 일구어가는 공익활동가들과 도민들, 그리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도 곳곳에서 피어나는 이 지혜롭고 푸른 온기들이, 모든 도민이 소외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경기도의 내일을 활짝 열어주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기획] 함께하는 다양한 추석을 보내려면
    한국다문화뉴스 대표 강성혁

    조회수 3510

    2024-09-04
  • [기획] 「여권통문」이 만든 양성평등주간에 다시 생각해보는 성평등한 명절 — 거대한 차별의 장막과 낡은 관습의 벽을 넘어, 경기도 골목마다 다정한 평등과 상생의 푸른 숲을 일구어내는 감동의 여정

    가부장제의 도시와 쉴 새 없는 명절 가사 노동의 그늘 뒤편에서, 「여권통문」의 당찬 정신을 이어받아 성평등한 명절의 내일을 빚어내는 눈부신 발자취를 마주하다

    최초의 여성 인권 선언인 「여권통문」의 뜻을 기리는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여전히 명절 때마다 가사 노동의 부담과 불평등한 관행으로 지쳐가는 수많은 이들의 일상. 낡은 차별의 장막을 깨부수고, 모든 가족과 이웃이 평등하게 웃으며 함께 어우러지는 건강한 명절 문화를 만들기 위해 묵묵히 손을 잡고 걸어온 이들의 눈부신 발자취를 깊이 들여다보다.

    "우리는 과연 ‘명절에 여성이 고생하는 건 원래부터 당연한 전통일 뿐’이라며 마음의 문을 닫아걸었던 차가운 방관의 장막을 걷어내고, 경기도 구석구석의 평범한 이웃들과 여성 인권 활동가들, 그리고 공익활동가들이 손을 맞잡으며 저마다의 진심으로 평화와 상생의 품을 엮어내는 「여권통문」의 정신으로 성평등한 명절을 꽃피우는 자치의 품을 어떻게 활짝 열어갈 수 있을까?" 풀뿌리 성평등 자치와 명절 문화 혁신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경기도 전역에 존중과 연대의 자치 숲을 깊이 일구어가는 감동의 여정을 깊이 조명한다.

     

    [기획]「여권통문」이 만든 양성평등주간에 다시 생각해보는 성평등한 명절
    젠더와평화연구소 안태윤 대표

    조회수 4010

    2024-09-02
  •  

     

     

    안녕하세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HHDM Hyun입니다. 저는 지난 41~2일에 있었던 역량 강화 교육을 시작으로, 1130일까지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활동하였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활동이었고, 제게는 처음으로 들어간 직장이었습니다.

    제가 어떠한 경험을 했었는지 한번 살펴보아요!

     

     

    [내가 일했던 곳, 사회적협동조합 두들은?]

     

     

    (앞의 2: 두들 초창기/뒤의 1: 현재의 두들)

     

    사회적협동조합 두들은 발달장애 청소년이 자립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대안학교 특수교사와 사회복지사의 모임으로 시작되었으며 학교에서의 배움이 졸업 이후의 삶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가족의 보호 아래, 복지관과 센터의 프로그램 중심으로 살아가는 현실에 한계를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애청년들이 지역사회, 일상 속에서 의미 있는 통합이 이뤄지기를 바라며 자립을 위한 실질적인 교육과 연습을 통해 배움과 삶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행복하고 즐거운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요리’, ‘대화 등 의사소통을 포함한 일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다!]

     

     

    내가 만드는 자립요리

     

    우리는 학교에서 여러 가지를 배웁니다. 가령,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체육, 미술, 음악 등 과목을 배울 수도 있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댄스, 노래, 악기, 토론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키울 수도 있겠지요. 두들에서 추구하는 바는 이중 후자에 가깝습니다.

     

    이를 위해 요리 프로그램/수업을 준비했습니다. 크게 요리와 놀이가 어우러진 청소년 발달장애 방과후’, ‘자립훈련홈 나들집’/ 요리에 집중하는 낭만자립식탁’, ‘밥이보약이 있습니다.

     

    요리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갑니다. 날카로운 칼, 가위, 음식을 만들 때, 반드시 조절해야만 하는 불 등을 직접 다뤄보게 합니다. 처음에 보았을 때는 힘들 것으로 생각하고, ‘재료를 칼로 써는 방법을 몰라서’, ‘손에 힘을 주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등 여러 이유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씩 직접 해보면서, 학생은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가위로 재료를 손질하기 시작하고, 숙련되면 작은 칼로 재료를 썰어봅니다. 작은 칼로 재료를 능숙하게 썰 즈음이면 큰 칼도 사용해봅니다.

    또 레시피에 따라 설탕, 고춧가루, 소금, 간장 등 조미료를 넣어 양념을 만드는 과정도 처음에 활동가와 같이 숟가락을 사용하여 계량했었다면, 익숙해질수록 감으로 조미료 양을 조절하고 여러번 양념을 만들어봅니다.

    활동가가 재료와 조미료를 넣어주면 처음에는 나무주걱으로 직접 젓고, 활동가 불 조절 방법을 알려주면 부르스타 사용법과 불 조절도 직접 시도합니다.

     

    요리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뒷정리 및 설거지까지 직접 하는데, 이러한 경험을 쌓은 발달장애 청소년은 추후에 집에서도 요리를 도와주거나 뒷정리를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가끔은 두들에서 자신이 만든 요리를 부모님에게 전해드리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학생은 자신감 향상, 요리를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새로운 음식을 직접 하는 것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는 등 변화가 생겼다는 후기가 많았고, 부모님은 요리했다는 경험이 새로운 대화 주제가 되어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합니다. 작아 보이지만, 직접 요리를 시도하며 생긴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느려도 괜찮아, 하나씩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가는 의사소통

     

     

    청소년 발달장애 방과후’, ‘자립훈련홈 나들집은 발달장애인들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놀고, 먹고, 생활하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가정집과 같은 분위기의 공간(나들집)에서 운영됩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 나가서 놀고, 보드게임도 하고, 같이 먹을 메뉴를 정한 후에 요리하여 같이 먹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었고, 사람과 만나는 게 익숙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게 처음이라도 괜찮습니다. 하나씩 배워가면 되는 거고, 배움 자체에 의미가 있으니까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자연스럽게 친구가 됩니다.

     

    보드게임, 공 던지기 게임, 양말 만들기, 추석 맞이 인사말 만들기, 땅따먹기 게임 만들기 등 여러 활동을 합니다. 여기서는 활동가, 친구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같이 해볼 수 있는 것이면 더욱 좋고, 실천이 가능한지를 고민하며 두들에서 하나씩 실천해봅니다.

     

    일주일에 세 번 오는 초등학교 3학년 한 친구는 그네를 너무 좋아해 계속 혼자 타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여기서 타이머로 시간을 재보며 기다리는 자세를 배웠고, 시간이 다 되면 친구에게 양보합니다. 시간이 다 되면 친구에게 양보합니다.

     

    청소년 발달장애학생 방과후나 자립훈련홈 나들집에서는 다 같이 모여 오늘의 요리를 정하고, 직접 재료를 구매하러 마트에 가고, 요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함께 관람하고 싶은 뮤지컬, 공연 등의 문화생활도 종종 경험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함께 잠을 자거나 멀리 여행을 가는 건 어렵지만, 동네에서 소소하게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두들은 발달장애 청소년-청년들이 서로 친해지고, 자립을 배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 노하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두들은 발달장애 청소년-청년이 두들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편하게 활동하고, 그들이 자립을 배울 수 있게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두들에서 근무하면서, 몇 가지 특징이 있어 이곳에 방문하는 발달장애 청소년-청년이 자립을 배우고, 편안하게, 즐겁게 있다가 갈 수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1) 두들에서는 활동가들이 별칭을 사용합니다. 제가 두들에 처음 면접을 보았을 때, 그때가 전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면접관으로 참여한 물방울과 차차가 본명이 아닌 별칭으로 자신을 소개했기 때문입니다. 두 분은 학생과 선생님 간의 위계가 없었으면 하고, 대신에 서로를 향한 존중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별명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반말이든, 존댓말이든 별칭을 부르고 소통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많이 떨어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스라는 별칭을 정했고, ‘에리카’, ‘곰돌이’, ‘연둣빛’, ‘다리’, ‘산마루등 여러 활동가를 만나 편하게 대화하고 일할 수 있었습니다.

     

    2) 두들에서도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면서 발달장애 청소년-청년과의 소통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계속 있었습니다.

     

    20172,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주관하는 발달장애기획공모에서 쉐어블 프로젝트사업 선정으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었습니다. 지역 축제(쉐어블축제)에서는 노래방 부스 운영을 기획-진행했었고, 발달장애인 학생이 지역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자립훈련홈 나들집도 운영했습니다. 너무 가정과 떨어지지 않도록 12, 1~2주 정도로 날짜를 잡아 운영했으며 이를 통해 발달장애 청소년-청년이 지역사회로 나올 수 있게 하는 자립을 참여하는 발달장애 청소년-청년이 배울 수 있게끔 하였습니다.

     

    두들의 주 활동 공간인 나들집은 가정집 모습을 하고 있어, 자립 프로그램이 더 실제적으로 느끼도록 합니다. 주방과 거실, , 화장실은 여느 가정집과 같은 모습이며 처음 온 사람들도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낍니다.

     

    두들은 경기도 꿈의 학교 사업에도 도전해 연극워크숍 액션가면을 준비하기도 하고, 의왕시청으로부터 청소년 발달장애 방과후 사업에도 선정되어 지금은 학생들을 받아 놀이, 요리, 지역사회 경험에 학생들이 직접 시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3) 두들의 모든 프로그램의 목적은 일상에서의 자립입니다. ‘지역 축제 참여’, ‘요리’, ‘대화’, ‘장보기’, ‘영화 보기’, ‘카페, 음식점 가기등 다양한 방식을 존중했습니다.

     

    그동안 발달장애인은 센터, 프로그램 등을 소화하느라 바쁜 날들이 많았고, 나중에 직장에 취직하더라도 일상의 패턴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말 그대로 집-센터-복지관-/ -직장-복지관-집 등의 경로가 계속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루를 가득 채우는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빈 시간들을 채우는 경험은 많지 않습니다.

     

     

     

     

    두들에서는 시간의 공백도 일상이라는 걸 알려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가만히 쉬어도 되고, 일상(추석 연휴, 학교생활 등), 직장에서의 고충, 연애 등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게임, 노래도 하나의 일상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올해부터는 닌텐도 게임기, AI 스피커(아리야)를 설치하였습니다. 가끔은 마리오 카트, 스포츠 게임을 즐겨도 보고, 트로트 노래(‘테스형!’ ), 아이돌 및 최신 노래(‘상상더하기’, ‘Next Level’ ), 동요 및 유아-어린이 전용 노래(‘독도는 우리땅’, ‘뽀로로 노래’, ‘아기 상어’)까지 여러 노래를 들으면서 학생들은 각자의 취향을 공유합니다.

     

    최근에 진행하는 청소년 발달장애 방과후에서는 직접 식사 준비(수저 놓기, 칸막이 설치하기 등)와 뒷정리(설거지, 행주로 식탁 닦기 등)까지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고, 필요하면 직접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식사 시간이 될 즈음에 칸막이를 설치하려는 학생, 처음에는 세제를 막 쓰고도 제대로 닦지 못했으나 이제는 적절하게 닦는 학생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립이라는 게 멀지 않은 곳에 있고,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는 것이다. 그것을 일상에서 계속해보면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해주자.”라는 취지가 빛을 발한 것입니다.

     

    부모는 발달장애 자녀가 홀로 남게 죄는 걸 걱정하며 내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는 게 소원이라고 말합니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립기술을 익히며 성장하고, 믿을만한 안전한 공간들이 동네에 많다면 이런 발달장애 가족들의 걱정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현재 두들은 올해 처음 시작하는 청소년 발달장애 방과후를 운영하며 많은 참여자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어떤 활동을 할지 기대가 됩니다.

    두들의 롱런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권익이 증진되고, 나아가 자신이 머무는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참여후기]사회적협동조합 두들에서의 근무 후기
    HHDM Hyun

    조회수 670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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