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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웹진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입 버려지는 병 안에 담긴 가능성

     

    음료 한 캔을 다 마시고 난 뒤, 그 빈 캔은 어디로 가는가.

    쓰레기통, 재활용함, 길바닥, 혹은 누군가의 손에 들려 수거 차량으로 향할 것이다. 그런데 세계 어딤에서는 이 빈 캔 하나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가치 있는 자원이자 공동체의 연결 고리가 된다. 아이들이 방문을 두드리며 빈 병을 모아 학교 수학여행 경비를 마련하고, 스포츠팀이 훈련 장비를 사기 위해 온 동네를 돌며 캔을 모은다. 이웃이 문 앞에 박스를 내놓으면 자원봉사자들이 가져가고, 그 병들이 환경을 지키는 재원이 된다.

    이것이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Bottle Drive)'의 풍경이다. 그리고 이 문화의 물적 기반이 되는 것이 바로 병 보증금 반환 제도(Deposit Return Scheme, DRS). 음료를 살 때 병 보증금을 포함한 금액을 내고, 빈 병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이 제도는, 환경 보호와 시민의 경제적 동기를 교묘하게 결합해 높은 회수율을 달성한다. 독일에서는 이 제도가 '판트(Pfand)'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재활용률을 만들어냈다.

    한국에도 1985년부터 빈용기 보증금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유리병 회수율은 외형적으로 99%에 달한다. 그러나 캐나다처럼 이 제도가 지역사회 모금 문화와 연결되거나, 독일처럼 시민의 일상 환경 행동으로 깊숙이 자리 잡은 것과는 거리가 있다. 환경 공익과 지역 공동체, 시민 참여가 한 병 안에 담길 수 있는 가능성을 캐나다와 독일의 사례에서 찾아본다.

     

    2. 병 보증금 제도의 기원과 원리

    병 보증금 제도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됐다. 현대적 의미의 제도화 이전에도, 유리병은 비쌌기 때문에 반납하고 돌려받는 문화가 존재했다. 빵집이나 우유 배달원이 병을 수거해 재사용하는 것은 20세기 초반까지 당연한 관행이었다. 문제는 1950년대 이후 일회용 포장재가 대중화되면서 이 순환 구조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미국 오리건주가 1971년 세계 최초의 현대적 병 보증금 법을 제정했다. '병법(Bottle Bill)'이라 불리는 이 법은 음료 용기에 보증금을 부과하고 반환 시 환급하는 구조로, 도입 즉시 캔과 병의 매립 쓰레기를 대폭 줄이는 효과를 냈다. 오리건주는 지금도 북미에서 가장 높은 87%의 음료 용기 반환율을 기록하며 제도 도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캐나다는 1970년대부터 주(Province)별로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알버타주는 1972,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1970년에 제도를 시작했고, 이후 각 주가 독자적인 방식으로 제도를 발전시켰다. 독일은 이보다 늦은 2003년 일회용 용기에 대한 판트 제도를 본격 도입했지만, 촘촘한 인프라와 높은 보증금 금액을 바탕으로 빠르게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보증금 제도의 핵심 원리는 단순하다. 소비자가 음료를 살 때 용기 가격을 선납하고, 반환할 때 돌려받는다. 경제적 동기가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병을 버리지 않고 가져온다. 이 단순한 인센티브 설계가 높은 회수율의 비결이다.

     

    3. 독일 판트 제도 세계 최고 재활용률의 비밀

     
      /ⓒPexels
     

    독일의 판트 제도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병 보증금 제도로 꼽힌다. 독일어로 '보증금'을 뜻하는 '판트(Pfand)'는 독일인의 일상 깊이 뿌리내린 환경 행동 문화가 됐다.

    제도의 출발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환경부 장관 클라우스 퇴프너가 처음으로 포장 규정을 도입했다. 일회용 포장의 시장 점유율이 28% 이상 증가하면 일회용 병에 보증금을 부과하는 내용이었다. 재활용 포장 비율이 71%로 떨어진 1991년 제도가 처음 시행됐고, 여러 법적 논쟁과 개정을 거쳐 2003년 오늘날의 판트 시스템이 완성됐다. 2022년부터는 일회용 용기에까지 제도가 확대됐다.

    현재 독일의 판트 구조는 명확하다. 소비자는 음료를 살 때 재사용 유리병에는 약 8센트, 일회용 페트병과 캔에는 25센트(350)의 보증금을 포함한 금액을 낸다. 이후 마트에 설치된 무인 회수기에 빈 용기를 넣으면 영수증이 출력되고, 이를 해당 마트에서 현금으로 받거나 쇼핑 금액에서 차감한다. 독일 전역의 5만 개 이상의 무인 회수기와 소매점을 통해 매년 200억 개 이상의 일회용 음료 포장재가 처리된다.

    효과는 수치로 증명됐다. 일회용 판트 포장재 기준 회수율이 98%를 넘는다. 2019년 독일 포장시장연구협회 자료에 따르면 공병 하나당 재사용 횟수는 평균 40~50, 공병 재사용률은 97.4%에 달한다. 덕분에 독일은 2015OECD 발표에서 재활용률 65%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자원순환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판트 제도가 단순한 재활용 정책을 넘어서는 점은 그것이 만들어낸 시민 문화에 있다. 독일 거리에서는 빈 병을 가방에 담아 마트로 향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빈 병을 길가에 두고 가기도 하는데, 이를 수집해 생계에 보탬으로 삼는 '파이퍼(Pfandsammler)'라 불리는 사람들이 그것을 가져가는 비공식 사회안전망도 작동한다. 병 하나에 담긴 보증금이 환경 행동이자 사회적 연대로 기능하는 것이다.

     

    4.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 자원순환이 만드는 공동체 모금 문화

     
      /ⓒPexels
     

    독일이 병 보증금 제도를 환경 정책으로 발전시켰다면, 캐나다는 그것을 공동체 모금 문화로 발전시켰다. '보틀 드라이브(Bottle Drive)'는 빈 음료 용기를 모아 보증금을 환급받아 그 수익금을 단체나 프로젝트를 위한 모금에 활용하는 캐나다 특유의 지역사회 행사다.

    보틀 드라이브의 방식은 다양하지만 기본 구조는 같다. 자원봉사자들이 동네를 돌며 문을 두드리거나 지정 장소에서 주민들이 가져온 빈 병을 수거한다. 모인 병들을 병 보증금 창구(Bottle Depot)에 가져가 보증금을 환급받고, 그 금액을 모금 목적에 사용한다. 알버타주의 경우 용량 1리터 이하 용기는 10센트, 1리터 초과는 25센트를 환급받는다.

    보틀 드라이브를 활용하는 주체는 매우 다양하다. 스포츠팀이 장비 구매나 원정 경비 마련을 위해, 학교가 수학여행이나 특별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스카우트나 걸가이드가 활동 자금 마련을 위해, 비영리단체가 운영 자금 조달을 위해 보틀 드라이브를 활용한다. 캘거리의 노스힐 보틀 데포는 45년째 지역 단체들의 보틀 드라이브를 지원해온 사례를 소개하며, 자선단체, 학교, 스포츠팀, 스카우트, 걸가이드 등 어떤 지역 단체와도 협력한다고 밝히고 있다.

    보틀 드라이브가 단순한 모금 방법을 넘어서는 점은 그것이 갖는 교육적·공동체적 가치다. 아이들은 보틀 드라이브를 통해 팀워크, 책임감, 재정적 역량을 배운다. 이웃들은 문 앞에 모아둔 병을 내놓으며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경험을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함께 동네를 돌며 연대감을 형성한다. 재활용이라는 환경 행동이 공동체의 연결 고리가 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보틀 드라이브도 진화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리턴잇(Return-It)'익스프레스 그룹 계정' 서비스를 통해, 지지자들이 언제든지 자신의 병 환급금을 특정 단체 계정으로 기부할 수 있는 상시 온라인 보틀 드라이브 시스템을 운영한다. 리저널 리사이클링(Regional Recycling)'노 소트 보틀 드라이브(No Sort Bottle Drive)'를 통해 용기 종류를 분류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하고, 풀 소트 방식 참여자에게는 5% 보너스를 추가로 지급해 참여 동기를 높인다.

    알버타주의 성과는 인상적이다. 2024년 알버타주 음료 용기 반환율은 83~85%를 기록해 캐나다 내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이는 미국 전체 평균을 14%포인트 상회하는 수준이다. 2024년 한 해에만 알버타 음료용기재활용공사(ABCRC)214,300만 개의 음료 용기를 수거해 재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9,930만 킬로그램의 폐기물이 매립지 대신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됐다.

     

    5. 한국의 현황 높은 회수율, 좁은 문화

      /ⓒPexels
     

    한국의 빈용기 보증금 제도는 1985년 소주병과 맥주병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이후 청량음료병이 추가됐고, 2003년 환경부로 관리 주체가 일원화됐다. 2017년에는 보증금이 인상됐다. 현재 소주·맥주 등 재사용 유리병에 대해 용량에 따라 70~350원의 보증금이 부과된다.

    외형적 성과는 뚜렷하다. 2024년 빈용기 회수율은 99.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 수치의 이면을 보면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회수율이 높은 것은 소비자가 직접 반환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술집·마트 같은 소매점이 공병을 회수해 주류회사에 반납하는 B2B 회수 구조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직접 가게에 병을 가져와 보증금을 돌려받는 문화는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다.

    더 심각한 구조적 문제는 보증금 제도의 적용 범위가 재사용 유리병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페트병이나 캔은 대상이 아니다. 반면 시장은 유리병에서 페트병과 캔으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보증금 대상 유리병 출고량은 2003561,900만 병에서 2025374,200만 병으로 약 33.4% 감소했다. 회수율 99%라는 수치가 빛나 보이지만, 정작 보증금 제도가 적용되는 유리병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반환 인프라의 부족도 문제다. 한국에서 소비자가 빈용기를 반환할 수 있는 장소는 주로 구매한 소매점이다. 독일처럼 마트마다 무인 회수기가 있거나, 캐나다처럼 전용 보증금 창구(Bottle Depot)가 지역 곳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불편함이 소비자의 직접 반환을 억제하는 요인 중 하나다. 국회에서는 반환 인프라를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미반환 보증금 문제도 있다. 2020년 기준 소비자가 돌려받지 못한 빈용기 보증금이 426억 원에 달하며, 이 자금이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 축적되고 있다. 이 돈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원순환 문화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쓸 수 있음에도, 법령상 용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6. 무엇이 다른가 제도와 문화의 결합

    캐나다·독일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제도가 문화로 이어지느냐의 문제다.

    독일의 판트는 슈퍼마켓 문화의 일부다. 마트에 갈 때 빈 병을 챙겨가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됐다. 25센트라는 보증금 금액이 한 캔에 350원 수준으로 충분히 매력적이고, 5만 개의 무인 회수기가 반환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제도가 일상으로 체화된 것이다. 캐나다의 보틀 드라이브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일상의 병 반환 행동을 지역사회 모금 문화로 조직화했다. 환경 행동이 공동체 참여로 연결되는 고리를 만든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 두 가지 연결이 아직 약하다. 개인이 병을 직접 반환하는 것이 번거롭고, 반환 경험을 통해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문화적 연결고리가 없다. 병을 반환하는 것이 단순히 보증금을 돌려받는 거래가 아니라, 환경을 위한 기여이자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경험이 되려면 추가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7.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해외의 이야기가 멀게 느껴진다면, 이미 경기도 안에서 비슷한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먼저 확인해두자.

    경기도 광주에서 시작된 '소우주' 재사용 유리병 순환 모델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 본사를 둔 소우주(SOUJU)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재사용 유리병에 담긴 생수와 탄산음료를 유통하고, 빈 병을 직접 회수해 재사용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생수의 99.9%가 일회용 플라스틱 병에 담겨 판매되는 현실에서, 소우주는 유리병이 다시 일상의 표준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미션을 내걸고 있다.

    소우주의 모델은 독일 판트 제도의 핵심 원리 용기를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십 회 재사용하는 순환 구조 를 한국 현실에 맞게 적용한 것이다. 소우주는 유리병 재사용시 일회용 페트병 대비 온실가스를 7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히며, 우리나라에서 연간 소비되는 56억 병의 페트병 생수를 재사용 유리병으로 대체하면 84,456톤의 폐기물이 줄어든다고 제시한다. 빈 병 회수 신청은 온라인 폼을 통해 간편하게 할 수 있어,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의 '노 소트(분류 없이 내놓기)' 방식과 유사하게 참여 문턱을 낮추고 있다.

    소우주의 Reuse Alliance에는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용인교육지원청, 인천광역시교육청 등 경기도 및 인근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니라, 순환경제에 동참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2025APEC 정상회의에서는 소우주 미네랄워터 제품이 공식 행사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소우주는 아직 작은 기업이지만, 이 실험이 의미 있는 것은 그것이 던지는 질문 때문이다. 병 보증금 제도가 재사용 유리병에만 적용되고, 정작 그 유리병 시장은 줄어드는 한국의 현실에서, 민간이 먼저 재사용 유리병의 유통과 회수 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기도가 이런 선구적 시도를 공익활동 생태계와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어떨까.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세 가지 시사점

    이 흐름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참고할 수 있는 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경제적 인센티브와 환경 가치를 연결하는 설계가 참여를 만든다. 독일의 판트가 성공한 핵심은 충분히 매력적인 보증금 금액과 편리한 반환 인프라의 결합이었다. 소우주가 경기도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도 같은 원리다. 소비자가 빈 병을 편리하게 반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참여가 따라온다. 한국에서 페트병과 캔까지 보증금 제도를 확대하고, 반환 인프라를 늘리면 시민들의 일상적인 환경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공익활동 단체들이 이런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자원순환을 지역 모금과 연결하는 보틀 드라이브 모델이 경기도에서도 가능하다. 경기도 시·군의 환경단체, 학교, 청소년 스포츠팀들이 지역 내 빈 병 수거를 통해 모금하고, 그 과정에서 환경 교육과 지역사회 참여를 함께 이끌어내는 모델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공익활동이다. 소우주가 구축 중인 Reuse Alliance 네트워크와 경기도 공익단체들이 협력한다면,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지역사회 모금과 환경 교육이 결합된 '경기도형 보틀 드라이브'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

    셋째, 미반환 보증금을 지역 공익활동 지원에 활용하는 제도 개선을 공론화할 수 있다. 매년 수백억 원씩 쌓이는 미반환 보증금이 더 유연하게 자원순환 공익활동에 쓰일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촉구하는 정책 제언 활동은, 공익활동 단체들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소우주처럼 재사용 유리병 순환 경제를 실천하는 민간 기업의 경험을 제도 개선 논의에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맡을 수 있다.

      

    마무리 빈 병 하나의 공익 경로

    빈 병 하나가 독일에서 걷는 경로를 따라가 보자. 소비자가 25센트를 얹어 음료를 산다. 마시고 나서 마트에 있는 무인 회수기에 넣는다. 영수증을 받아 다음 장보기에 쓴다. 빈 병은 공장으로 가서 40~50번 다시 채워진다. 환경에는 새 용기를 만들 때 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이 절약된다.

    캐나다에서 같은 빈 병이 걷는 경로는 다르다. 이웃이 박스에 모아둔 병들을 보틀 드라이브 자원봉사자들이 가져간다. 보증금 창구에서 환급된 금액이 지역 축구팀의 유니폼이 되고, 학교 도서관의 새 책이 되고, 청소년 단체의 캠프 경비가 된다.

    그리고 경기도 광주에서 소우주의 유리병이 걷는 경로가 있다. 소비자의 손을 거쳐 기업과 기관의 행사 테이블에 오르고, 온라인 회수 신청 한 번으로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 수십 회 새로 채워진다. 84,456톤의 폐기물이 줄어드는 경로다.

    환경 공익과 지역 공동체가 빈 병 하나 안에서 만나는 것이다. 경기도의 공익활동이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우리가 매일 마시고 버리는 용기들이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공동체를 잇는 자원이 될 수 있다.

     


     

    참고 자료

    [출처 1] 알버타 데포 보틀 드라이브 소개 : https://www.albertadepot.ca/bottle-drives

    [출처 2] 리저널 리사이클링 커뮤니티 모금을 위한 보틀 드라이브 : https://www.regionalrecycling.ca/blog/community-fundraising/

    [출처 3] 리턴잇(Return-It, BC) 보틀 드라이브 프로그램 : https://www.return-it.ca/programs/bottledrives/

    [출처 4] 노스힐 보틀 데포(캘거리) 보틀 드라이브 45: https://northhillbottledepot.ca/bottle-drive/

    [출처 5] 트레일 보틀 데포 보틀 드라이브 안내 : https://trailbottledepot.ca/bottle-drives/

    [출처 6] 왈든 보틀 데포 보틀 드라이브로 모금하는 이유 :
    https://waldenbottledepot.ca/why-you-should-use-bottle-drives-to-raise-money/

    [출처 7] 어스파이어허브 비영리단체 보틀 드라이브 사례 : https://aspirehub.org/bottle-drive-fundraiser/

    [출처 8] Waste & Recycling 캐나다 음료 용기 재활용 잠재력 극대화 :
    https://wasterecyclingmag.ca/collection/maximizing-canadas-beverage-container-recycling-potential-the-case-for-a-best-in-class-deposit-return-system
     
    [출처 9] 리루프 플랫폼 캐나다 음료 용기 재활용 보고서 :
    https://www.reloopplatform.org/resources/maximising-canadas-beverage-container-recycling-potential/

    [출처 10] Shoot in the Breeze 알버타 음료 용기 반환율 85% 달성 : https://shootinthebreeze.ca/beverage-container-returns/

    [출처 11] ABCRC 알버타 음료 용기 재활용 여정 : https://www.abcrc.com/journey/

    [출처 12] ABCRC 재활용 FAQ(2024년 통계) : https://www.abcrc.com/recycling-faqs/

    [출처 13] ScienceDirect 확률적 환급이 음료 용기 재활용 행동에 미치는 영향(BC·알버타 연구) :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56053X25003654

    [출처 14] 뉴스퀘스트 독일 판트제도 소개 :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4707

    [출처 15] 한국독일네트워크 독일 판트 20주년 : https://adeko.or.kr/news_deu/?bmode=view&idx=15483432

    [출처 16] 뉴스펭귄 재활용률 1위 독일이 이끈 판트 제도 :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63

    [출처 17] 데일리환경 독일 판트 포함 이색 환경 정책 : https://www.dailyt.co.kr/newsView/dlt202606250001

    [출처 18] 세계일보 독일 판트 제도와 재활용 시장 변화 : https://www.segye.com/newsView/20210203515109

    [출처 19] 채널PNU 독일 판트 제도 체험기 : https://channelpnu.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33759

    [출처 20] 소우주(SOUJU) 재사용 유리병 순환경제 기업(경기도 광주시) : https://sites.google.com/souju.glass/web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와 독일 판트 제도가 한국 자원순환 공익문화에 주는 시사점
    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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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20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뉴스레터 필진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필자의 의견과 관점이 담길 수 있으며 일부 내용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73일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

     

    제도는 만들어졌지만, 자원순환은 시민의 참여에서 완성된다

    - 공동주택 종이팩 분리배출이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 -

    김현정(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매년 7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International Plastic Bag Free Day)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날을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날' 정도로 기억하지만, 그 의미는 훨씬 크다.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가 소비한 자원이 어떻게 다시 순환되는지, 그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함께 돌아보는 날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자원순환은 더 이상 쓰레기 처리의 문제가 아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중요한 사회적 기반이며, 시민의 실천과 공공의 책임이 함께 작동해야 가능한 정책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깨끗이 씻어서 분리배출합시다"라는 캠페인을 반복해 왔다. 하지만 시민들은 한편으로 질문한다.

    "내가 분리배출한 것이 정말 재활용되고 있나요?"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시민들의 참여 부족이 아니라, 참여 이후를 책임지는 수거·선별·재활용 체계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종이팩이다.

     

    우유팩과 두유팩, 주스팩은 대부분 최고급 천연펄프로 만들어지는 고품질 자원이다. 국내에서도 제지 원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오랫동안 10%대에 머물러 왔다. 시민들이 정성껏 씻고 말려 배출하더라도 일반 폐지와 함께 수거되거나 선별 과정에서 분리되지 못해 결국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결국 문제는 시민의 의식이 아니라 시스템이었다.


    종이팩 재활용의 현실

     

    경기환경운동연합은 지난 3년 동안 종이팩을 하나의 재활용 품목이 아니라 순환경제의 구조를 바꾸는 출발점으로 바라보며 활동을 이어왔다. 공동주택 주민교육, 시범사업, 정책 제안, 조례 제정 지원 등을 진행하면서 확인한 사실은 분명했다.

     

    시민들은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참여가 실제 재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공 시스템이 부족하다.


    홍보물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시흥시와 함께 추진한 종이팩 별도 분리배출 사업은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공동주택에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고, 공공이 수거와 선별을 책임지는 체계를 구축하면서 주민들은 자신이 배출한 종이팩이 실제 재활용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은 시민들의 참여를 높였을 뿐 아니라, 공공이 자원순환의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시흥시는 전국 최초로 종이팩 분리배출 활성화 조례를 제정했고, 공동주택 관리제도와 연계하여 종이팩 전용 수거체계를 제도화했다.

     

    성남시 역시 공동주택과 클린하우스를 중심으로 전용 수거함을 확대 설치하여 종이팩 재활용량을 크게 늘리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사례는 분리배출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와 함께 공공의 책임 있는 수거·선별체계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경기환경운동연합은 지난 610공동주택 종이팩 분리배출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를 개최한 이유는 단순히 종이팩 분리배출을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2026년 공동주택 종이팩 별도 분리배출 제도가 시행된 상황에서,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부와 지방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성남시와 시흥시가 구축한 공공 중심의 순환경제 모델이 소개되었고, 현장 활동가들은 민간 수거의 한계, 공공선별장 부족, 통계 관리체계 미비 등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를 공유했다. 제지업계는 종이팩 회수량 부족으로 국내에서 사용할 원료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며 안정적인 공공 수거체계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무엇보다 토론회에서 확인된 가장 중요한 결론은 하나였다.

    종이팩 분리배출 정책은 시민참여만으로 성공할 수 없고, 공공수거와 선별, 재활용까지 연결되는 순환경제 체계가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장의 논의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동주택 종이팩 분리배출 제도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는 공동주택 전용 수거함 설치 기준 마련과 공공 수거체계 개선, 선별시설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방정부 역시 공동주택 지원과 인센티브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는 시작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만들어져도 시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제도는 작동하지 않는다. 반대로 시민들이 아무리 성실하게 분리배출해도 수거와 선별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원은 다시 쓰레기가 된다.

     

    그래서 시민참여와 공공의 책임은 서로를 대신할 수 없는 두 개의 축이다.

    공익활동은 바로 이 두 축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시민들의 생활 속 실천을 조직하고, 현장의 문제를 정책으로 연결하며,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끊임없이 감시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일이다.

     

    종이팩 운동은 특정 품목 하나를 분리배출하는 운동이 아니다. 시민의 작은 실천이 제도로 이어지고, 다시 사회 전체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공익활동의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을 맞아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얼마나 많이 분리배출했는가'가 아니라, '내가 분리배출한 자원이 끝까지 순환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있는가.‘

     

    기후위기 시대의 자원순환은 시민 한 사람의 실천만으로도, 정부의 정책만으로도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의 참여와 공공의 책임,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하는 공익활동이 함께할 때 비로소 순환경제는 일상이 된다.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여기에 있다. 일회용품 하나를 줄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자원이 다시 자원이 되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오늘 우리가 종이팩 하나를 따로 모으는 이유이며, 공익활동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원, 종이팩 분리배출 의무화 제도를 만들어요
    경기환경운동연합 김현정 사무처장

    조회수 398

    2026-06-29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본격 진입함에 따라 고령 운전자의 교통안전을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다룰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권고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고령자의 이동권 보장과 생계 유지라는 현실적인 문제까지 고려한 입체적인 정책 접근이 요구됩니다. 고령자 운전 사고는 단순한 운전 미숙이나 차량 고장 때문이 아니라, 나이에 따른 신체 기능 저하, 인지력 감소, 시력 약화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신체적 변화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인 연령 기준만으로 운전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직업 선택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특히 생계를 위해 운전을 지속해야 하는 고령 운전자에게는 직접적인 생계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나이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정확한 운전 능력 평가를 통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이는 고령자의 안전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와 전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교통환경 조성의 필수 조건이기도 합니다.

     


     

    ● 고령 운전자 사고의 현황과 특성

    1. 고령자 교통사고는 지속 증가

    최근 5년간 통계를 살펴보면, 고령 운전자가 유발한 교통사고는 34.7% 증가한 반면 65세 미만 운전자의 사망자 수는 오히려 1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고령 운전이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교통안전 리스크로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에 의한 사고는 단순한 접촉 사고를 넘어 사망 등 중대한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의 전체 사고 발생 비율은 다른 연령대보다 낮을 수 있으나, 사고 1건당 사망자 수는 가장 높은 수준으로, 고령화가 계속될수록 그 위험도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2. 사망 위험도 높음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 운전자는 같은 유형의 사고에서도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2~3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특히 교차로, 횡단보도, 이면도로처럼 복잡한 상황 판단과 빠른 반응이 필요한 도로 환경에서는 사고 발생률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확률도 현저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70~74세의 중기 고령자는 사망 위험이 약 1.7배,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는 무려 2.9배까지 증가했고, 횡단보도에서도 각각 1.8배, 3.3배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고령 운전자가 특정 도로 환경에서 겪는 위험성이 젊은 운전자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며, 이에 따라 도로 설계와 정책 차원의 정밀한 개선책 마련이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3. 인지 능력과 신체 기능 저하

    고령 운전자의 인지 기능 저하와 신체적 능력 약화는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일반 운전자와 비교했을 때 고령자의 평균 반응 시간은 약 17% 이상 느리며, 특히 도심 내 돌발 상황에서는 반응 속도가 두 배 이상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속도로에서도 17.4% 정도 반응이 늦어지는 경향이 확인되어, 급작스러운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더해 시력 저하, 시야 축소, 청력 감소, 관절의 경직 및 근육의 유연성 저하 등은 운전 중 주변 상황 인식과 제어 능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신체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단순 통계 수치를 넘는 구조적이고 반복적인 위험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의 단순 발생 건수보다 사고의 성격, 심각도, 발생 장소, 운전자의 건강 상태 등 다각적인 요소를 종합 분석하여 보다 정밀하고 현실성 있는 맞춤형 정책 수립이 필요합니다.

     


     

    ● 해외의 고령 운전자 관리 제도

    1. 미국

    미국은 고령 운전자와 관련된 교통안전 문제를 다층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관리하는 대표적 국가입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도로안전재단, 민간 전문기관 등이 협력 체계를 구성하여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에게는 면허 갱신 주기를 3년 이내로 단축하고, 갱신 시 인지 기능과 신체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를 시행하며, 일부 주에서는 도로 주행 시험까지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70세 이상 고령자가 면허를 갱신하려면 의료 진단과 추가적인 도로 주행 평가를 통과해야 합니다.

    아울러 NHTSA는 ‘2012~2017 고령 운전자 전략 계획’을 수립하여 고령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는 도로 설계 기준을 고령 운전자의 특성에 맞게 개선하는 인프라 중심의 안전 강화 방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AARP 고령 운전자 안전 교육 프로그램’이나 ‘플로리다 고령 운전자 가이드’와 같은 교육 콘텐츠를 통해 고령자가 자신의 운전 능력을 점검하고 반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이러한 제도는 고령자의 운전 지속 여부를 보다 정확하고 과학적으로 판단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2. 영국

    영국에서는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정책이 중앙정부보다는 지방정부와 민간단체의 주도 아래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로는 ‘SAGE(Safer Driving with Age)’ 프로그램이 있으며, 이는 글로스터셔 지역 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고령자 전문 상담과 함께 심리 및 신체 기능 평가, 그리고 실제 도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주행 훈련이 결합된 종합 관리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교육 프로그램인 ‘Drive Confident Scheme’은 운전 능력 저하로 인해 자신감을 잃은 고령 운전자들이 다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습 중심의 교육과정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 이론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제 운전 상황에 맞춘 반복 훈련을 통해 안전운전 습관 형성에 중점을 둡니다.

    아울러 영국의 고급운전자협회(Institute of Advanced Motorists)는 전문 교관이 동승하여 고령 운전자와 함께 실제 도로 주행을 진행하면서 부주의하거나 잘못된 운전 습관을 직접 지도하고 개선하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고령자의 실질적 운전 능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인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3. 프랑스

    프랑스는 고령 운전자 관리에 있어 의료 기반 평가를 중심으로 한 정책 접근이 두드러집니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고령 운전자용 의료지침서’를 개발하여 일반의, 가정의, 신경과 전문의 등 다양한 의료 전문가들이 고령자의 운전 지속 가능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활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침서는 운전자의 시력, 반응 속도, 인지력, 약물 복용 상태 등 신체적·정신적 건강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필요시 도로 주행 가능성까지 의료진과 전문가가 함께 결정하게 됩니다.

    또한 프랑스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 중인 농촌 지역의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 설계 개선, 신호 체계 보완, 속도 제한 강화 등 물리적 인프라 측면에서도 제도적 보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고령자의 운전 능력을 단순히 연령으로 판단하지 않고, 의료적 진단, 실제 주행 평가, 교육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통합 시스템을 통해 사고를 줄이고 고령자의 이동권을 함께 보장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모델은 우리나라가 현실적으로 도입 가능한 참고 사례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대책 현황

    1. 3년 주기 적성검사 제도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3년마다 운전면허를 갱신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치매안심센터의 인지기능선별검사(CIST)와 도로교통공단이 주관하는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고령자의 실제 운전 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지검사는 문답형 간이평가 수준에 머무르고, 교육도 이론 중심의 강의 방식에 그쳐 실제 주행 상황에서 필요한 판단력이나 반응 능력, 돌발 상황 대처 능력 등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입니다.

     

    2. 면허 반납 제도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자의 자발적 운전면허 반납을 장려하기 위해 일정 금액이 충전된 교통카드, 지역화폐, 현금 등을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에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 면허 반납률은 2%대에 머물고 있으며, 실효성은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그 이유로는 면허 반납 이후 겪게 되는 이동의 불편함이 가장 크게 꼽힙니다. 특히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및 중소도시 지역에서는 차량이 사실상 필수 이동 수단이기 때문에 반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반납 혜택이 일회성에 그치고 보편적이지 않아 고령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유인이 부족한 것도 낮은 반납률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3. 지역별 위험도 차이

    우리나라의 고령 운전자 사고 발생은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경북, 경남, 전남 등 일부 지방에서는 후기 고령자의 교통사고 치사율이 수도권보다 최대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도로의 물리적 환경, 교통 인프라 수준, 보행자 안전 설계, 지역 내 차량 보급률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도시 외곽이나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역의 경우 고령 운전자 수가 급증하는 반면, 도로 설계나 관리 체계는 그에 비해 미비한 상황이라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지역 맞춤형 교통안전 정책과 인프라 보완, 그리고 ‘고령 운전자 안전운전 증진 운동본부’와 같은 지역 단위의 조직적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개선을 위한 정책 제언

    1. 교통 인프라 개선 및 기술 활용

    고령 운전자의 시야 확보와 반응 시간 보완을 위해 교통표지판의 글자를 확대하고, 가로수 정비 및 전방 신호등 설치, 야간 가로등 강화 등 교통환경 개선이 필요합니다. 특히 사고 다발 지역인 이면도로와 군도에는 노인보호구역처럼 시속 30km 이하 속도 제한을 제도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별도의 법령 정비와 단속 체계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차량 안전기술로는 차선 이탈 경고장치, 전방 추돌 방지장치, 자율주행 보조 기능 등을 저소득 고령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구매 보조금 및 장착 비용 지원이 절실합니다.

     

    2. 운전 능력 검증 제도 개선

    기존의 인지검사와 이론 교육만으로는 고령자의 실제 운전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가상현실(VR)을 포함한 실제 도로 주행 기반 평가 시스템의 확대가 필요하며, 운전자의 능력에 따라 운전 시간, 노선, 지역 등을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제도 도입이 요구됩니다. 프랑스처럼 의료진이 운전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전국 단위의 고령자 맞춤형 의료지침서를 도입하여 객관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것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3. 교육 및 자가 진단 기회 확대

    도로교통공단 또는 전문 교육기관을 통해 ‘운전 자신감 회복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음주 위험성을 체감할 수 있는 음주 가상 체험, 실제 법규 위반 사례 중심의 사례 기반 교육을 확대해야 합니다. 아울러 온라인 기반 자가 진단 시스템을 개발하여 고령자 스스로 자신의 운전 능력을 점검하고 반성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육 수강도 일정 연령 이상부터는 의무화하고, 교육 이수 여부를 면허 갱신에 반영해야 실효성이 담보될 수 있습니다.

     

    4. 지역 맞춤형 대응 체계 구축

    광역시·도 단위로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센터’를 설립하여 지역 내 교통사고 다발 지점에 대한 모니터링, 사고 유형 분석, 맞춤형 교육 제공 등을 추진해야 합니다. 시민 참여형 교통안전 모니터링단 운영과 함께 지역사회, 민간단체, 의료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력형 캠페인도 병행해야 합니다. 특히 재정이 부족한 지자체에는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며, 교통 인프라 보완 예산, 교육 예산, 차량 안전장치 지원 예산 등이 포함되어야 지속 가능한 정책 실행이 가능합니다.

     


     

    고령 운전자의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회적 과제입니다. 이는 고령자의 인지력과 신체 능력 저하로 인한 사고 위험성이라는 문제뿐 아니라, 여전히 많은 고령자가 일상생활과 생계를 위해 운전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이나 소도시에서는 운전이 곧 생존 수단이기 때문에 단순히 면허 반납을 권고하거나 연령 기준으로 운전을 제한하는 방식은 실효성이 낮고, 오히려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생활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인의 이동권과 생계 유지, 그리고 교통안전이라는 상충할 수 있는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다층적이고 정교한 대책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선진국들의 조건부 면허제도, 의료 기반의 판단 시스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등의 사례를 참고하고 국내 고령자의 사고 특성을 반영한 제도 정비, 교통 인프라 개선, 지역사회 기반의 예방 전략이 병행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고령자 교통안전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노인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전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운전대를 놓지 못하는 노인들…당신의 부모일 수도 있습니다
    주야

    조회수 1215

    2026-01-07
  • 다들 추석 잘 보내셨나요? 이번 추석 연휴는 다른 공휴일과 겹쳐 최장 7일간의
    쉬는 날이 생겼었는데요. 따라서 가족, 친구, 연인 간 국내외를 놀러 다니며 좋은
    추억을 쌓는 분들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연휴를 제대로 즐
    기지 못하고 일터로 향해야 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우리의 가족, 친구, 연인에
    게 커피, 택배, 택시 등을 제공했었던 사람들. 누군가의 황금연휴를 책임졌었던 우
    리 사회의 또 다른 이웃, 명절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 기사의 모습
    (출처: Pixabay, Surprising_Media 제공)

    명절 노동자 즉, 공휴일에도 일하는 노동자의 직종은 대표적으로 어떤 업계에 주
    로 분포되어 있을까요? 관련 통계를 찾아보았습니다. 비농(非農) 전 산업을 기준
    으로 1인 이상 기업의 상용 총 근로시간(평균 177.9H)을 분석한 결과 숙박/음식점
    업(183.9H),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임대 서비스업(178.5H), 협회·단체/수리·기타
    개인 서비스업(182.2H)이 상대적으로 근로 시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 이
    로 미루어 보아 해당 업종들에서 휴일 근무가 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대우는 어떨까요? 일부 직업에서는 합당한 보상 체계가 상대적으로 이
    1) 2) 출처: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월별)」, 고용노동통계조사시스템, 2025년 7월 기준. https://stathtml.moel.go.kr/statHtml/statHtml.do?orgId=118&tblId=DT_118N_MON051

    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말한 직종에서 비교를 해볼까요?

    상용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숙박/음식점업에서는 약 184시간의 노동에 비해
    2,803,179원을 받아 시간당 임금이 약 15,243원으로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였습니다.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임대 서비스업에서는 약 179시간의 근로
    에 비해 2,988,894원을 받아 시간당 임금이 약 16,745원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
    습니다. 또한 협회·단체/수리·기타 개인 서비스업에서도 약 182시간의 노동에 비해
    3,322,316의 임금을 받아 시간당 18,234원의 수입을 기록해 산업 평균 임금인 약
    25,000원보다 30% 정도의 낮은 금액을 기록하였습니다.2)

    나아가 명절 노동자들의 인터뷰에서도 불편한 현실이 드러납니다. 예로 복지와 관
    련한 불만 사항으로 외국계 화장품 매장 매니저 B 씨(45)는 "대체 휴무를 사용해
    도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어서 쉬는 직장인들처럼 이틀 연속 쉬는 날은 드물다", " 특히 매장이 바쁜 주말을 껴서 연속으로 쉬는 경우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3) 또
    한 성동구 아파트 경비원인 이모 씨(75)는 "휴가가 아예 없다 보니 명절 때 가족
    들을 제대로 보기도 힘들다", "아무래도 작은 아파트다 보니 내가 빠지면 대신 일
    할 사람이 없다"라고 털어놨습니다.4)

    이와 더불어 휴일 근무의 인식 측면에서도 근로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는데요. 예
    로 노동절 근무와 관련해 2024년 조사(인크루트·응답자 1076명)에서도 출근자 10
    명 중 4명은 수당이나 대체휴일 없이 근무하였습니다. 특히 상시 근로자 수 5인
    미만 기업의 출근율은 41.3%를 기록하였고 근로기준법상 휴일 근로 수당(50% 이
    상) 지급 의무도 없어 아예 수당이 누락되기도 해 쉬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기도 하였습니다.5)

    3) 출처: 송주용,“‘주말에 쉬려 동료와 다투기까지”···휴일 노동 만연한 서비스업 노동자들의 고충’, 한국일보, 2025.09.25.
    https://v.daum.net/v/20250925043144016
    4) 출처: 박승욱,‘"위에서도 지켜봐" "새벽에도 편히 못 자"...같은 노동 다른 고충의 경비원’, 아시아경제, 2025.08.03.
    https://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25073119532675796
    5) 출처: 기정아, “근로자이지만 근로자가 아니라는 ‘근로자의 날’ 이야기 [해시태그]”, 이투데이, 2025.04.30.
    https://www.etoday.co.kr/news/view/2467061

    ▶과로에 지친 직장인의 모습
    (출처: Unsplash, 사진가 Vitaly Gariev.)

    이러한 현상이 생겨나는 이유는 비단 개인만의 문제일까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는 구조적 문제도 있습니다. 이를 세 가지의 주요 내용으로 추려보았습
    니다. 첫째. 저부가가치·고노동 집약 산업일수록 공휴일 근무를 통해 매출을 올립니다. 서비스업, 운수·물류·배달업, 도·소매업 등은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고노동 집약
    산업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단가가 낮은 편입니다. 예로 높은 비중의 카페 운영 고
    정비·인건비, 배달 플랫폼의 배달비 경쟁, 마트의 높은 노동 의존도와 낮은 노동
    생산성 등의 원인이 해당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업장은 명절 특수와 함께 장
    시간 노동을 통한 카페의 회전율 증가, 배달비 인하와 기사 운임비 삭감(배달 기
    사의 근로 시간 증가)6), 마트의 단기 인력 간접 고용으로 고정 인건비 절감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얻고자 합니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휴일에도 출근해 매출에 기여
    하지만 뚜렷한 보상은 받지 못하는 일도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둘째.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대기업 vs 중소기업, 정규직 vs 비정규직)가 공휴일 근
    무와 근무조건에 영향을 줍니다.

    2024년 주 52시간 초과 비중은 1∼4인(8.4%)>5∼29인(5.6%)>30∼299인(5.2%)>
    300인 이상(4.6%)이었고7) 상용 300인 미만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 평균 임금
    6) 출처: 안진이, “'한그릇 배달'의 인기, 그 이면에는...”, 프레시안, 2025.08.07.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080617092215835

    총액은 3,700천 원으로 300인 이상의 6,988천 원과 약 2배 차이를 보였습니다.8)
    또한 올해 6~8월 월평균 임금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는 208만 8천 원으로 정
    규직의 389만 6천 원과 약 181만 원의 차이를 보였습니다.9) 근로복지(시
    간외수당·휴가)에서도 비정규직은 약 35%(정규직 약 78%)의 수혜를 받았
    습니다.10) 따라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는 인력난, 재정 규모, 인사·복지
    운영 체계 미흡 등의 이유로 비교적 취약한 근무 환경에 속해 있음을 알 수 있습
    니다. ※ 올해 노동 시장의 전체 고용 89%는 중소기업에서 이루어지고11) 비정규직 근
    로자는 38.2%를 기록12)하였으므로 꽤 큰 규모의 노동자들이 이를 겪고 있다. 셋째. 휴식권보다 고객 만족과 운영 편의를 우선시하는 사회문화가 자리 잡고 있
    습니다. 흔히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사회’여서 편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텐데요. 이처럼 소비자의 고객 편의와 기업과 정부의 정책 기조
    에 따라 소비 활성화와 내수 진작 등의 목적으로 명절을 평일처럼 보내는 근무자
    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통·돌봄 서비스·관광 산업 등이 해당하는
    데요. 특수한 예시인 의료의 경우 생명과 직결되기에 공휴일 근무도 필요하지만
    누군가의 권리를 위해 누군가의 휴식권을 희생하는 것을 감사할 줄 모르는 시선
    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7)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의 근로시간 추이와 유연근무제 활용 실태 분석」(2025.05.26.),
    https://mss.go.kr/site/smba/foffice/ex/linkage/linkageView.do?b_idx=1607&cont_knd=R001&target=R001
    8) 출처: 함안상공회의소, 「2024년 8월 사업체노동력조사 및 2024년 4월 시도별 임금·근로시간조사 결과」, 2024.09.
    30.,
    https://laborstat.moel.go.kr/lsm/bbs/selectBbsDetail.do?bbsId=LSS106&bbsSn=1283&leftMenuId=0010001100&menuId
    =0010001100116&prdctnId=&selectMenuId=0010001100116&svyOdr=0&sysId=0010001&upperMenuId=001000110
    0
    , 공공누리 제1유형 (원문 PDF는 해당 페이지의 첨부파일 참조)
    9) 10) 12) 출처: 통계청(국가데이터처),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2025. 10. 22.,
    https://kostat.go.kr/board.es?mid=a10301030200&bid=210&act=view&list_no=438874
    , 공공누리 제2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원문 PDF는 해당 페이지의 첨부파일 참조)
    11)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고용 동향 분석과 시사점」(2025.03.11.),
    https://mss.go.kr/site/smba/foffice/ex/linkage/linkageView.do?b_idx=1583&cont_knd=R001&target=R001

    ▶ 쉼이 필요한 노동자의 뒷모습
    (출처: Pixabay, planet_fox 제공)

    반면 공휴일 근무에 찬성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를 앞서 언급한 내용을 기반으
    로 반박하는 세 가지의 주요 입장으로 추려 보았습니다. 첫째. 특정 산업뿐만 아니라 공공안전·사회기반/냉장 체인·연속공정 업종도 공휴일
    근무가 필수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력·수도·통신 등의 생활 인프라 산업은 365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상시 운영
    업종입니다. 이는 영업 매출과 별개로 공공안전·기본권 보장의 이유로 근로자들이
    명절에도 교대 근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즉석·신선식품을 생산하고 운송하
    는 냉장 체인과 반도체·정유·화학 등의 연속 공정이 들어가는 산업도 가동을 멈추
    면 품질 저하·대규모 손실·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명절에도 정
    상 근무를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처럼 공휴일 근무가 필수적인 업종 상황의
    특수성도 유연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둘째. 법적으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공휴일 근무와 보상에 대한 지원
    책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예로 근로기준법 제56조의 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시 근로자에게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13), 근로기준법 제60조의 1년간 80%
    13) 출처: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Sc.do?eventGubun=060101&menuId=1&query=%EA%B7%BC%EB%A1%9C%EA%B8%B0%EC
    %A4%80%EB%B2%95&section=&subMenuId=15&tabMenuId=81#undefined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 제공14), 근로기준법 제52조의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시작 전까지 근로자에게 연속하여 11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
    제공15), 산업안전보건법 제128조의2의 사업주는 근로자가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 제공16)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법을 적용하는 것은 근로자와 사업주 간의 개인적인 문제
    라고 보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셋째. 소비자의 욕구 만족과 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권리도 보장받아야 합니
    다. 명절을 이용해 소비자들은 여가 생활을 보내며 더 많은 선택폭과 편의를 누리고
    소비한 브랜드의 안정감과 만족감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기업에서도 매출
    확대, 생산성에 따른 휴일 탄력 운영, 충성 소비자의 확보도 노릴 수 있게 됩니
    다. 예로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관한 연구」에서는 대체 공휴일 지정으로 1.5일의
    관광이 증가할 경우 2조 8,239억 원의 관광 지출로 4조 9,178억 원의 생산유발효
    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17) 따라서 소비자 욕구와 기업체의
    자유의지를 억제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보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크리스마스에도 영업하는 백화점
    (출처: Pixabay, Peggy_Marco 제공)

    14) 출처: 근로기준법 제60조(연차 유급휴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W//lsInfoP.do?ancYnChk=0&lsId=001872#0000
    15) 출처: 근로기준법 제52조(선택적 근로시간제),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W//lsInfoP.do?ancYnChk=0&lsId=001872#0000
    16) 출처: 산업안전보건법 제128조의2(휴게시설의 설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EB%B2%95%EB%A0%B9/%EC%82%B0%EC%97%85%EC%95%88%EC%A0%84%EB%B3%B4
    %EA%B1%B4%EB%B2%95/%EC%A0%9C128%EC%A1%B0%EC%9D%982
    17)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관한 연구」(문화체육관광부,2011), 국립국어원, 공공누리 제 제4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 금지 (원문 PDF는 해당 페이지의 첨부파일 참조)
    https://www.korean.go.kr/front/reportData/reportDataView.do?mn_id=207&pageIndex=1&report_seq=600

    그렇다면 이처럼 상반되는 여론을 합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노· 사·정의 입장에서 마련할 수 있는 주요 해결책을 세 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첫째. 노동계에서는 노동자의 합당한 휴식권 보장과 보상의 표준화를 위해 노력해
    야 합니다. 노동계에서는 1.5배 공휴일 수당의 법적 최소 보장과 함께 근로환경과 산업 특성
    을 반영한 합리적 수당 상향 논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에서의 공휴일 근무 유급휴일·가산수당·보상휴가제 등의 적절한 임금과 복지를 확
    실히 명시하는 노동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생활 필수 서비스업 등의 공
    휴일 의무 근무에서는 근로자들의 업무 일정 조정 참여·누적 보상휴가제 부여·추
    가 건강 검진 등의 기준안을 마련하는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정규직 근
    로자의 공휴일 근무에 대한 동일노동·동일 임금, 휴일 근무자 위로금·명절 수당
    지급, 식대와 교통비 제공 등의 개선안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둘째. 경영계에서는 복리후생/워라밸/생산성 등을 고려하며 효율적인 기업 운영 방
    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로 경영진은 AI를 활용해 공휴일 전후의 생산·소비 등을 예측 후 공휴일 인력
    을 조절해 인건비 등의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휴일 주간
    에 휴일 근무 대신 평일 근무 시간을 조정하되 복지포인트·휴가비를 보상으로 지
    급하는 탄력근무제를 확대해 생산성과 직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반면 공
    휴일 근무자에게는 성과연동 휴일 근무 인센티브·선택형 보상휴가제(수당 or 휴
    가)·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등의 제도를 마련해 법적 리스크 완화와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사람 중심
    경영의 CSR을 실천하는 회사 브랜드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셋째. 정부는 노동자들의 휴식권과 보상, 기업의 운영 안정성을 마련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는 기업이 노동자의 공휴일 근무에 대한 수당·휴가·근로 시간 등의 법을 지키
    지 않을 시 처벌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국가/자치단체 등의 지원금

    8

    신청 제한, 국가·지방 계약법상 입찰 참여 시 불이익, 금융기관의 대출·이자율 산
    정 불이익 등의 제재를 가한다고 밝힌 만큼18) 법의 강제가 더욱 이루어져야 합니
    다. 또한 근로자의 휴식권과 기업의 운영 안정성도 보장할 의무가 있는데요. 예로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업종별 공휴일 근무 표준 모델 협약, 중소기업 세제지원·보
    조금 인센티브, 지역 공휴일 상생 협약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나아가 공
    휴일 근로자들의 노동을 하찮게 여기거나 필수적으로 여기는 사회 인식을 경계하
    는 캠페인도 진행해야 합니다.

    ▶광주광역시의 제135주년 노동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광주 노사민정 대표들
    (출처: 광주광역시청, 「광주 노사민정 대표들, 135주년 노동절 맞아...」, 공공누리
    제1유형 출처표시.)

    즐거운 황금연휴를 보내면서 마주쳤었던 수많은 명절 근로자들. 그들은 누군가의
    재밌는 윷놀이와 맛있는 송편 시식을 위해 마치 보름달처럼 묵묵히 추석 명절을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스스로도 모르게 그들의 노동을 일
    종의 미덕으로 치부하며 당연시 여기고 있진 않았을까요? 이제는 복잡한 이해관
    계 속 한 사람의 노동 가치가 빛을 잃지 않는 사회를 조심스레 바라도 되지 않을
    까요? 모든 주체들과 공평하게 어우러지면서요.

    황금연휴는 딴 세상 일 아닌가요?__명절 노동자 이야기
    초스코스

    조회수 105

    2025-10-20
  • [기사] 환경도 지키고 돈도 벌고 -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노력들

    작성자: 옐로 구피

     

    기후 위기, 거창한 것부터가 아닌 ‘일상의 실천’으로부터

    오늘날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삶을 직접 위협하는 현실이 되었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상승하고 이상 기후가 빈번해짐에 따라, 전 세계는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배출한 만큼의 온실가스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차원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강조되는 것이 바로 시민 개개인의 일상적 실천이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줄이기 등 사소해 보이는 행동들이 모여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보호는 번거롭고 희생을 동반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최근에는 환경을 지키는 동시에 실질적인 경제적 보상까지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탄소중립 실천 리워드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환경도 지키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제도들

    참여하는 즐거움과 보람을 동시에 주는 대표적인 탄소중립 실천 방안과 인센티브 제도를 살펴보자.

    1.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제도 (환경부)

      • 일상생활 속에서 친환경 활동을 실천할 때마다 정부로부터 현금이나 신용카드 포인트 등으로 전환 가능한 포인트를 적립 받는 제도이다.

      • 주요 실천 항목: 전자영수증 발급, 텀블러 및 다회용컵 이용, 일회용컵 반환, 무공해차 대여, 친환경 제품 구매 등

    2. 지자체 중심의 탄소 감축 리워드 및 기회소득

      • 각 지자체에서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걷기,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 줍깅 및 플로깅 참여, 환경교육 수강 등 다양한 탄소 감축 활동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 이렇게 쌓인 리워드는 지역화폐 등으로 환급되어, 일상 속 환경보호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공익이 즐거움이 되는 사회를 향해

    환경 보호를 위해 내가 무언가를 실천했을 때 소소한 보상(포인트, 지역화폐 등)이 돌아온다면, 환경 지키기는 의무가 아니라 하나의 '재미있는 일상'이 될 수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우리의 작은 발걸음은 지구의 숨통을 틔워줄 뿐만 아니라, 내 지갑을 채우고 지역 사회를 살리는 가치 있는 도전이다. 환경도 지키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탄소중립 실천, 오늘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나만의 작은 친환경 습관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환경도 지키고 돈도 벌고 - 탄소중립실천을 위한 노력들
    옐로 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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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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