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2026년 3월 24일 화요일 오후 2시,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4층 민주홀을 찾았습니다. 이날 열린 ‘4.16생명안전 웨비나 4차’는 <기후 위기와 재난, 모두의 안전을 묻다>라는 주제로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현장과 4.16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안산에서 오랫동안 안전교육 활동을 해온 사람으로서, 이 웨비나에 참여하는 것은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질문 앞에 다시 서는 일이었습니다. 기후 위기가 만들어내는 재난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 동네, 우리 이웃의 이야기가 되고 있었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에 부착된 안내포스터
기후 위기로 인한 한국 사회의 재난 경험
첫 번째 발표는 녹색전환연구소 황정화 연구원이 맡아주셨습니다. 스크린 가득 펼쳐진 자료에는 충격적인 통계가 담겨 있었습니다. 기상특보 발령 현황을 보면 2010년과 2024년을 비교할 때 경보와 주의보 모두 급격히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온열 환자 수는 2024년 3,704명에서 2025년 4,460명으로 1년 만에 크게 늘었습니다.
또한 1910년부터 100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9도 상승했지만, 최근 10년 만에 0.9도 오르면서 기온 상승이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제기되었습니다. 2025년 여름 평균 기온은 25.7도, 평균 최고 기온은 30.7도로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한 해로 기록되었습니다.

'기후 위기로 인한 한국 사회의 재난 경험'을 주제로 발제하는 황정화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황정화 연구원은 지금의 재난은 단지 불운이 아니라 기후 변화가 원인이며, 이는 이미 확정적인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목표로 해야 할 방향을 이렇게 제시했습니다.
“재난을 운 좋게 피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 재난을 당하고도 회복할 수 있는 사회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재난 이후 심리 회복과 관계 회복, 두 가지 모두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말도 인상 깊었습니다. 강릉의 산불 피해 사례를 인용하며, 보상과 재기를 이뤄냈어도 마을과 이웃이 사라진 상실감이 회복을 가로막는다는 이야기는 자리에 앉은 모든 이의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연대하고 연결될 수 있다는 경험, 피해자를 수동적인 지원 대상이 아닌 회복의 주체로 세우는 것이 기후 재난 대응의 핵심 원칙이라는 발표였습니다.
폭염과 재난, 더위 속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
두 번째 발표는 환경정의 활동가 김명철 선생님이 맡아주셨습니다. 기후 위기 당사자들을 직접 취재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발표였습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온열 질환 추정 사망자 29명 중 70%가 어르신과 장애 당사자였습니다. 신체적, 생물학적 취약성뿐 아니라 경제적 취약성과 주거 취약성이 복합적으로 겹칠수록 피해가 커진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폭염과 재난, 더위 속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주제로 발표하는 김명철 환경정의 활동가
발표에서 소개된 사례들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실제 삶의 이야기였습니다. 고시원 거주자는 복도에 에어컨이 한 대 있지만 온도 조절 권한은 관리자에게만 있었습니다. 시원한 공기를 쐬려면 방문을 열어야 하는데, 그러면 사생활이 침해되기 때문에 결국 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발달장애 당사자는 낮에는 지하철에서, 밤에는 공원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이분에게 가장 필요한 대책이 무엇이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옥상 탈출’이었습니다.
동자동 쪽방에 거주하는 어르신은 에어컨도 없이 여름을 버티면서, 공공임대주택 신청 대기 번호가 260번 대였다고 하셨습니다. 2년이 지났어도 겨우 몇 십번 대로 내려갔을 뿐이었습니다. 어르신이 바라는 집은 “욕실이 있는 집”이었습니다. 결코 과한 바람이 아닌데도 현실에서는 너무 멀었습니다.
쪽방촌 주민들의 연간 탄소 발자국은 3.98톤으로 한국인 평균 12.7톤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기후 위기를 만든 책임은 훨씬 작은데, 피해는 훨씬 크게 받는 불균형이 숫자로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에너지 바우처 정책, 무더위 쉼터 정책 등의 한계도 짚었습니다. 지원 제도가 있어도 모르거나, 지원금이 초과될까봐 에어컨을 켜지 않고, 대피소까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이용조차 어렵습니다. 또한 관련 정보가 발달장애 당사자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형식으로 전달되어 실질적으로 무용지물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알아보는 '재난 속 지역공동체'
세 번째는 2023년 7월 15일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현장에서 활동해온 김혜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의 발표였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극한 호우 속에서 미호강 인근 제방이 무너지며 약 6톤의 강물이 430미터 지하차도로 유입되어 14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당한 참사였습니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발생한 명백한 인재였습니다.
충북도의 지하차도 침수 통제 기준은 50cm, 청주시는 30cm였는데 서울·부산의 10~15cm와 비교하면 매우 느슨한 기준이었습니다. 미호강 폭 확장 계획이 오랫동안 지연되다 급하게 추진되면서 안전을 무시하고 제방 절개가 먼저 이루어진 점도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충북도와 청주시의 재난안전본부가 각자 따로 대응하며 정보 공유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충북도는 당시 3년 연속 재난안전 평가 우수 기관이었습니다. 형식적인 훈련과 현실 대응 사이의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실이었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알아보는 재난 속 지역 공동체 구축 방안'에 대해 발표 중인 김혜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참사 4일 만에 충북 시민사회, 노동단체, 진보 정당이 결집해 시민대책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4.16재단이 피해자 권리 교육을 지원했고,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위와도 연대했습니다. 시민 주도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지역 자원을 총동원해 사고 경위를 밝혔고, 이는 2025년 국회 국정조사로 이어졌습니다. 국정조사 결과보고서에는 재난 대응 체계 전면 개편, 피해자 중심의 회복과 배상이라는 대안이 담겼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나도록 최고 책임자인 충북도지사는 불기소 처분 상태이며, 충북도의회는 추모 조형물 예산을 삭감하고 ‘혐오 시설’이라는 말로 2차 가해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합동 분향소는 아직도 청주시청 좁은 별관에 머물러 있습니다.
경북 산불로 알아보는 재난 속 시민사회의 역할
마지막으로 4.16재단 부설 재난피해자권리센터의 김서린 활동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2025년 3월 20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무려 10일간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과 경남 산청·하동·울산 등 10개 시군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총 10만 3,879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되어 1987년 산불 피해 통계 작성 이래 단일 산불 중 최대 규모로 기록되었습니다. 사망자 31명, 총 이재민 3,509명, 피해액 1조 818억 원으로 2022년 동해안 산불의 4.51배에 달하는 규모였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만 약 366만 톤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재난피해자권리센터는 산불 직후 성명을 내고, 피해 실태 조사, 시민사회 간담회, 주민 간담회, 언론 보도 모니터링, 토론회를 체계적으로 이어나갔습니다. 임시 대피소에서 원불교 단체가 식사를 배급하고, ‘덕 프라미스’라는 단체가 비누 받침대를 제공하는 등 국가가 채우지 못한 빈틈을 시민사회가 채우는 모습이 현장 곳곳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안동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는 5개 피해 지역 주민 40명이 모였습니다. 지역별 주민대책위원회는 있었지만 서로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이 자리가 서로를 연결하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실태 조사 결과에서는 고령 피해자 지원 체계 미비, 임시 주택의 사생활 침해, 재난 심리 회복 체계 부족, 피해 주민의 권리 보장 부재 등이 핵심 과제로 도출되었습니다.
새로 조성될 마을에 대해 피해 주민들이 바라는 모습을 물었을 때, “에너지 자립 마을”, “공동체가 활발한 마을”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더 나은 공동체를 꿈꾸는 목소리가 남아 있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경북 산불로 알아보는 재난 속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 발제한 김서린 4.16재단 부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활동가
이날 웨비나에서 네 명의 발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모두 하나였습니다. 기후 재난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오지 않습니다. 가난하고, 아프고, 홀로인 사람에게 더 깊이, 더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재난 앞에 서는 일은 곧 불평등의 문제를 마주하는 일입니다.
4.16 이후 안산에서 안전교육을 시작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서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 안전은 지식이 아니라 관계입니다. 혼자 아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웃이 안전한지, 내 마을이 괜찮은지, 함께 묻고 함께 행동하는 것이 진짜 안전의 시작이라는 것을 오늘 이 자리가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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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1※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요즘처럼 마음까지 차가워지는 날에는, 이상하게도 오래 머무는 이야기 하나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일명 ‘왕사남’으로 불리는 이 작품이 저에겐 그런 영화였습니다. 처음에는 역사 속 왕의 이야기쯤으로 생각했는데, 보고 나니 마음에 오래 남는 건 왕이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권력의 중심이 아니라, 권력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좋았던 이유는 단순히 이야기가 재미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깁니다. 매년 에디터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에 ‘공익이란 무엇일까’, ‘공공성이란 어디에서 시작될까.’ 묻게 됩니다. 그리고 더 깊이 들어가면 결국 이런 물음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약한 사람의 존엄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
영화 속에서 공익은 거창한 말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작은 장면들 속에 숨어 있습니다. 누군가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태도, 상대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주는 마음, 규정만 들이밀지 않고 함께 방법을 찾아보려는 노력. 이런 것들이 쌓여서 공공성이 되고, 그 공공성이 공동체를 지탱한다는 걸 영화는 조용히 보여줍니다.
공익이란, 약한 사람 곁에 머무는 일
정태식 경북대 인문학술원 교수의 말처럼, 타인의 존엄을 지키는 책임이야말로 공익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공익’이라는 말은 보통 법이나 제도, 행정 같은 단어와 함께 떠오르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 공익은 그보다 더 앞서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사람으로 대하는 태도, 약한 이의 말을 귀찮아하지 않고 끝까지 듣는 자세, 이해하지 못해도 다시 설명해 주는 마음. 이런 것들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제도도 금세 차가워집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특히 마음에 남는 건, 힘을 잃은 존재를 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왕이라는 이름을 가졌어도 실제로는 가장 약한 자리에 놓인 사람. 그 앞에서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 외면할 수도 있고, 그저 예를 갖춘 채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른 길을 보여줍니다. 함께 밥을 먹고, 말을 건네고, 곁을 지키는 일. 그것이야말로 사람을 살리는 힘이라는 걸 말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공익도 결국 그런 것 같습니다. 법과 직책만으로는 유지되지 않습니다. 설명하고, 설득하고, 책임을 나누는 과정이 있어야 비로소 살아 움직입니다. 현장에서 민원을 응대하는 사람, 아이를 돌보는 교사, 환자를 살피는 의료진, 어르신의 손을 잡아 주는 복지 현장 종사자들. 이분들이 단순히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 갈 때 공공성은 비로소 숨을 쉽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에는 늘 현실적인 조건이 따라붙습니다.
인력이 부족하면 누군가의 사정을 끝까지 듣기 어렵고,
예산이 부족하면 필요한 도움을 지속하기 어렵고,
연대가 약하면 결국 모두가 지쳐버립니다.
그래서 공익은 이상만으로는 유지되지 않습니다.
사람이 있어야 하고, 돈이 있어야 하고,
서로를 지켜 주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 셋이 함께할 때만 공동체는 약한 사람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도 바로 그 부분이었습니다. 공익은 멀리 있는 거대한 개념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드는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는 것. 그리고 그 작은 행동은 대부분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는 것 말입니다.
“괜찮으세요?”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제가 다시 설명해드릴게요.”
“혼자 두지 않을게요.”
이런 말들이야말로 사람을 살립니다. 때로는 히터보다 더 따뜻하고, 난방보다 더 깊게 마음을 녹입니다. 몸은 금세 추위를 느끼지만, 마음은 말 한마디에 오랫동안 온기를 기억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나서 공익이라는 단어를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공익이라는 말을 들으면 제도, 정책, 행정, 복지 같은 단어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물론 그런 것들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보다 먼저 사람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어떤 표정으로 말을 건네는지, 어떤 마음으로 기다려 주는지, 어떤 태도로 약한 사람을 대하는지. 공공성은 결국 그런 자리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말 한마디가 히터보다 따뜻하다
특히 이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넘었다는 사실은 더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한동안 한국 영화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왕과 사는 남자」는 다시 한번 사람들의 마음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단순히 숫자의 성공이 아니라, 한국 영화가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준 작품 같아서 반가웠습니다. 재미만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고, 스쳐 지나가는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까지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 그런 영화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다는 건 참 고마운 일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래 ‘강한 사람’의 이야기만 보아 왔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왕과 사는 남자>는 약한 사람 곁에 머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곁을 지키는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공익은 결국 강한 사람이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약한 사람이 덜 외로워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걸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단지 좋은 사극이 아니었습니다. 마음이 추운 시대에 사람의 온기를 다시 떠올리게 해 준 영화였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말들을 듣고, 또 너무 많은 말을 하며 지냅니다. 그중에서 정말 오래 남는 말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떤 말은 이상하게도 오래 남습니다. 내 편이 되어 주는 말, 내 처지를 알아주는 말,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말.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가장 선명하게 남은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말 한마디가 히터보다 따뜻하다” - 유튜브 <내 이름은 춘복이> 쇼츠에서
이 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공익과 공공성의 본질을 아주 잘 담고 있는 말 같습니다. 공동체는 결국 말로 이루어집니다.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상처받고,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다시 살아납니다. 그러니 공공성은 제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따뜻한 말과 행동 속에서 완성된다고 믿게 됩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그걸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보여 준 작품이었습니다. 역사의 비극을 다루면서도 끝내 사람의 온도를 잃지 않았고, 권력의 이야기 같지만 결국은 존엄의 이야기였으며, 멀리 있는 공익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 우리 옆 사람의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아마 그래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보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다시 사람을 생각하게 되고, 누군가에게 말을 건넬 때 한 번 더 조심하게 되는 영화. 그런 영화가 천만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사실은 참 반갑고, 또 희망적입니다.
한국 영화가 힘든 시기를 지나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준 작품, 그리고 우리에게 “사람을 살리는 건 결국 따뜻한 말과 마음”이라는 사실을 다시 알려 준 작품. 저에게 <왕과 사는 남자>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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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원미도서관과 상동도서관에서 진행된 부천시민미디어센터 주관 교육 프로그램이 계기였어요. 보이는 라디오, 팟캐스트, 영상 기본 촬영 등 다양한 미디어 교육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같은 관심사를 가진 분들이 모이게 되었죠. 처음엔 동아리 명도 없이 활동하다가, 교육 프로그램 명인 ‘함미모(함께하는 미디어 모임)’를 그대로 이어받아 ‘함미모’'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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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