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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여성환경연대

    안녕하세요~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심지입니다. 5월에는 뜻깊은 날들이 많은데요. 혹시 528일도 기념일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매년 528일은 세계 월경의 날입니다! 2013년 독일의 비영리단체 워시 유나이티드(WASH United)’가 월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정한 기념일입니다. 평균 여성의 월경 기간인 5일과 월경 주기인 28일의 의미를 담아 528일로 지정하였습니다.

     

     

    출처: WASH United 홈페이지

     

    그날이 아니라 월경이에요.

    여러분은 월경생리중 어떤 표현이 익숙하신가요? 생리는 월경을 에둘러 표현한 단어입니다. 생리적 현상이라고 할 때 생리로 돌려 말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 생리조차도 제대로 불리지 못하고 그날이나 마법으로 불려왔어요. 월경용품 광고에서조차 그날로 통용되고 있죠. 또 최근의 월경용품 광고에서 여자친구를 살뜰히 챙기는 자상한 남자친구 역할로 남성배우들이 등장하였는데요. 이는 매우 세련되어 보이지만 사실, 월경하는 여성을 배려 받아야 하는 약자로 설정하는 기존의 담론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임신/출산과 직결되는 월경의 의미는,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연상시켜 공적 공간에서 월경 경험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또 월경하는 몸은 더럽거나 부정한 몸으로 인식되었으며, 여성이 월경혈을 묻히거나 월경용품을 보이는 것에 대해 자기 몸을 관리하지 못하며 조신하지 못한 여성이라고 보는 여성혐오가 만연했습니다. 저도 초경을 했을 때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월경용품을 구입하면 검은색 봉지에 담아야 한다고 배우곤 했습니다. 학교 화장실에 생리대를 교체하러 갈 때면 가방에서 남들 눈에 보이지 않게 후다닥 주머니에 넣어가곤 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이 월경 경험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리는 만무했지요.

     

     

    출처: 여성환경연대

     

    여성들의 월경운동

    이처럼 여성들의 월경 경험이 인정되지 못하는 상황에 문제를 제기하며 1999, 월경 경험을 드러내는 월경페스티벌이 처음으로 개최되었습니다. 대학 내 여성들의 모임과 불턱이 주최하여 월경과 관련한 사회적 이슈들을 생산해냈는데요. 축제 참여자들이 각 의제에 대한 서명 운동 등에 동참하며 생리대 부가가치세 면제, 월경 여성에 대한 수영장 할인제, 대안생리대, 생리공결제의 문제들을 공론화시키는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월경 드러내기의 목표를 매우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할 수 있겠죠? 2007년 이후 맥이 끊겼던 월경페스티벌은 여성환경연대와 여러 여성단체들의 연합으로 2018, “어떤 피도 우리를 멈출 수 없다라는 제목으로 재차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여성환경연대는 블러디 페미니스트팟캐스트에서 여성 건설근로자의 월경, 여성 지체장애인의 월경 등 다양한 월경 경험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보편적이라고 여겨지는 월경만이 아니라 소외되었던 다양한 월경하는 몸들을 초대하며 계속해서 또 다른 월경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월경 금기를 깨고 드러내는 운동들이 지속적으로 다양한 단체와 주체를 통해 이뤄져왔습니다. 2003년에는 피자매 연대가 대안 생리대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였는데요. 깨끗함을 강조하는 생리대 광고들은 일회용 생리대에 흡수된 월경혈을 곧장 휴지통에 버려야 하는 쓰레기로 묘사했지만 월경혈을 쓰레기통으로 버리지 않고, 대안 생리대를 손으로 빨고 직접 혈을 씻고 다시 사용하는 경험은 이전에 없던 몸에 대한 긍정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2004년도에는 한국여성민우회의 목소리로 시작한 생리대 부가세 면제가 이뤄졌고, 2006년에는 생리공결제가 전국 초··고등학교에서 시행되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에는 정부에서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에게 무상으로 생리대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경기도는 2021년부터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여성운동은 2017년 여성환경연대를 중심으로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성을 고발하고 2019년에 생리대 전 성분 표시제를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월경은 부정도 긍정도 아니다

    월경에 대한 사회적 변화를 위해 청소년들의 월경 교육에 힘을 쏟는 여성운동이 다양한 지차제,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통해 이루어져왔습니다. 생리대와 탐폰 사용 방법, 초경 경험, 부모님과의 소통 등 터부시되는 월경을 드러내는 시간들을 가지는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월경을 시작하였을 때 월경파티 등을 통해 축하해 주는 가족들의 모습도 많이 보이는데요. 하지만 너도 드디어 여자가 되었다”, “너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몸이니, 이제부터 더 조신해야 하고 몸조심해야 한다와 같은 말을 한다면, 월경과 이어진 임신과 출산을 여성성의 징표처럼 여기게 만들게 되기 때문에 안 하느니만 못한 월경파티가 될지도 몰라요. 여성이라고 모두가 월경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며, 월경하는 사람이 모두 여성인 것만은 아니에요. 월경은 인류의 거의 절반이 겪는 보편적인 신체 현상으로 다뤄야 합니다. 그리고 월경에 부정적 의미와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동안 여성들을 정상성의 범주 안에 가두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몸과 그렇지 않은 몸, 주기적으로 월경을 하는 건강한 몸과 그렇지 않은 몸 등으로 나누며 억압해온 권력에 대해 질문할 수 있어야 해요.

     

    폐경이 아니라 완경이에요

    한편 월경하는 몸을 위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완경을 경험하는 여성들을 위한 여성운동도 등장하였습니다. 월경이 끝난 상태를 폐경이라고 부르는 것은 완경기 여성에게 부정적 의미를 부여하는데요. 폐경은 여성으로서의 삶이 끝났다거나 더 이상 임신할 수 없는 몸이라는 결핍, 결여의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폐경대신 완경을 사용하면 여성이 스스로의 몸을 더 긍정할 수 있는 용어로 바꿀 수 있습니다. 완경과 관련한 대표적 활동으로 달고리(DALGORI)’의 완경파티 완두콩파티가 있는데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됐던 중년 여성의 갱년기와 완경(폐경)에 대한 건강한 이해를 돕고 새로운 삶의 도약으로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월경운동들은 여성들의 경험, 그것이 가치 있다는 전제로 월경 경험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월경에 대한 사회적 편견들을 제거해왔습니다. 수많은 경험들이 만나 수다를 떨게 될 때, 그동안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된 것들이 정치적 문제였음을 깨닫게 되고 여성들은 피의 연대를 맺으며 월경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자기 몸에 대한 인식의 변화, 당당하게 월경을 말하는 것, 월경에 필요한 제도와 사회적 변화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조금씩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이제 더 나아가서 월경하는 여성에 일반적으로 포함되기 어려운 장애여성 또는 희발월경여성, 무월경여성, 완경여성, 트랜스여성들의 다양한 월경이 더욱 드러나고, 월경하는 몸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네이버영화

     

    끝으로, 월경과 관련한 콘텐츠 하나를 추천해 드려요. 다큐멘터리 <피의 연대기(2018)>인데요. 이 다큐는 생리컵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여성의 몸과 월경에 대한 이야기를 열어갑니다. 김보람 감독님은 월경과 생리대의 연대기, 자신의 몸에서 벌어지는 일을 사회적 의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들의 결정적 연대의 순간을 담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 모두의 다양한 몸이 인정되고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칠게요.

     

     

    <참고자료>

    씨네플레이.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같지 않은 월경 이야기 : <피의 연대기> (최종검색일: 24.05.20.)

     

    월경을 월경이라 부르지 못 하고
    심지

    조회수 239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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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사회를 살며 아름다움()’은 누구나 한번쯤 선망하고 동경하며, 모방하고자 많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 아름다움의 기준이 어느 순간부터 마름으로 변해오면서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심지어는 죽음에 이를 정도로 마름을 추구하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할 사회 문제 중 하나이다.

     

    ▲ 출처 : 세계일보(http://www.segye.com/newsView/20220123508142?OutUrl=naver)

     

     

    거식증은 모든 정신 질환 중 치사율이 가장 높아 세계보건기구(WHO)는 거식증을 청소년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로 권고하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최근 5년간 2016~2020년 거식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총 8,943명으로 2016(1,629)과 비교하여 29.9%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거식증을 동경하는 문화가 청소년 사이에 유행하면서 지나치게 마른 몸매를 추구하며 무작정 굶거나 먹거나 먹고 토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10대가 증가함으로 5년간 10대 여성이 14.5% 1,296명으로 2016231명에서 2020297명으로 2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의 경우 아직 신체 발달이 완성되지 않고, 적절한 영양 섭취와 공급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거식증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사회적 과제이다.

     

    프로아나?

    프로아나pro-ana’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프로아나(pro-ana)는 찬성과 동조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프로(pro)와 거식증을 의미하는 아나(anorexia)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이들은 식이 장애 중 하나인 거식증을 동경하여 극도로 음식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미국에서는 오프라인에 산재되어 있던 프로아나pro-ana1990년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접근성 향상에 따라 SNS와 온라인 웹사이트를 통하여 여러 추종자를 증식해왔으며,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시기에 조직화된 것으로 보인다.

     

     

    프로아나의 원인

    심리상담사 김윤아는 이러한 현상이 사회적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미디어가 발달한 사회에서, SNS와 영상물에서는 마른 몸, 날씬한 체형의 사람들 위주로 비춰지다 보니 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마른 몸을 추구하게 되고, 날씬 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전했다. 또한 오랫 동안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식이 섭취 장애가 더 많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원인은 아름다움()’의 기준이 남성은 근육질의 몸을 키워 남성성을 내세우고, 여성은 마르고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몸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인식할 때 여성은 자신의 신체를 실제보다 과체중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아나pro-ana의 발생 원인으로는 사회적으로 날씬함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 심리적으로 낮은 자존감, 그리고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등의 문제로 음식과 체중이라는 외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사료된다.

     

     

    프로아나의 심각성

    거식증의 가장 큰 문제점은 건강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거식증으로 알려진 식욕부진증은 식사량을 지나치게 조절하는 제한형과 식사량 조절과 더불어 규칙적인 폭식, 구토, 이뇨제나 설사약을 사용하여 체중을 조절하려고 하려 하기에 합병증을 유발한다. 신체적인 합병증으로는 무월경증, 변비, 복통, 추위에 대한 내성저하, 무기력함 등이 있다. 또한 빈혈, 만성적인 탈수, 저칼륨증과 관련된 신기능의 장애, 저혈압 및 부정맥과 같은 심혈관계 이상, 코티졸 분비의 증가에 의한 골다공증과 같은 내과적인 장애도 나타난다. 이러한 경우 치료를 위해 장기적으로 입원한 환자의 약 10%가 사망하며, 대부분 기아, 전해질 불균형 등에 의하여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어 초기치료가 중요한 질병 중 하나이다.

     

     

    프로아나의 사례

    거식증은 단순히 연예인을 동경하는 일부 청소년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매스컴 노출이 잦고, 다양한 기준으로 외모를 평가받는 연예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활동에 맞추어 무리한 다이어트를 강요 받던 걸그룹의 한 멤버는 거식증을 토로하며, 활동을 중단하였다. 또한 프랑스 모델 이사벨 카로는 13살 때부터 거식증을 앓다 2010년 갑작스레 사망했다. 그녀는 165cm에 몸무게 30kg의 비정상적인 체형이었으며, 체중 증가 스트레스로 인하여 식욕 저하 증세를 보였다. 그녀는 거식증의 위해성을 알리기 위하여 거식증 반대 캠페인홍보대사로 활동하였고, 2007년 캠페인의 일환으로 거식증에 걸린 자신의 나체를 공개해 충격을 안겼다. 그녀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그의 어머니 마리에 카로스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프로아나해결방안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마른 체형을 선망하도록 만들었다는 데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프로아나pro-ana를 해결하려는 사회적 관심과 자발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사회적인 관심이다. “영국, 호주, 프랑스 등 해외 국가에서는 10, 20대 젊은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아낌없이 지원한다. 초기에 치료된다면 완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그러므로 SNS, 추종자를 늘려온 프로아나pro-ana’를 선동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단어를 검열하고 접근 제한 조치를 취하고 미디어의 비춰지는 연예인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 예로 프랑스에서는 프로아나pro-ana와 관련하여 거식증을 부추기거나 홍보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면 처벌하는 법 조항이 있다. 또한 이스라엘,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에서는 체질량 지수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는 사람을 모델은 고용을 금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시되었고 이는 가결되었다. 마른 연예인일 경우 의사의 건강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자신의 건강을 해치며 다이어트를 하다 거식증에 걸린 패션업계 종사자와 미디어에 민감한 청소년들을 위한 법안으로 사회적인 인식을 개선하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둘째. 보디 뉴트럴리티(Body Neutrality)이다. ‘보디 뉴트럴리티Body Neutrality’란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몸무게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지 않는 가치관을 뜻한다. 사회적으로 방안이 생긴다고 하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자신의 생각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몸은 정말 단순히 나를 유지시키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나를 결정짓는 요소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러한 시각으로 거식증과 강박에 벗어나고, 본인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가치관을 확대하는 것 또한 좋은 방안이다.

     

     

    결언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통용되는 미적 기준에 자신이 부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쉽사리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 알고 있다. 아름다움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우위를 가리거나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가수 화사는 한 콘서트에서 자신의 외모와 관련해 이런 말을 했다. 학교 때 저는 살도 쪘고, 뚜렷한 이목구비 하나 가지지 못했죠. 어느 날은 오디션을 봤는데 거기 선생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넌 개성이 강하고 노래도 잘하는데 뚱뚱하고 예쁘지 않아. 그 말은 저에게 큰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런 결심을 했어요. 세상이 말하는 기준에 내가 맞지 않는다면, 내가 새로운 기준이 되어야겠다.” 결국 낮아진 자신을 이길 수 있는 것도 자기 자신이다. 이제는 남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에서 나를 바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프로아나pro-ana를 해결할 방안도 중요하나, 자신이 생각과 건강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아나pro-ana에게 말하고 싶다.

     

    저울로 측정할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우리의 가치이다.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

     

     

     

    * 본 원고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가 작성한 원고로, 센터의 공식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프로아나의 사회문제와 해결 방안
    디딤PM

    조회수 7244

    20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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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아카이브 에디터로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구성원들은 어떤 활동을 하다가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런 고민을 매니저님과 나누던 중,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다 오신 구성원분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이를 여러분께 알려드리기 위해서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소개해드릴 구성원은 이정희 성장지원팀장입니다. 인터뷰는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나눔 소회의실에서 진행하였습니다.

     

     

     

    1. 전에 다니던 직장이 어떤 곳인지 소개하자면?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경기여성연대라는 여성단체에서 활동을 했었다. 1994년도 당시 가정폭력을 당한 여성을 구명하기 위해서 경기지역 여성들이 모이게 되었는데 가정폭력 피해여성은 폭행을 지속적으로 당하다가 남편을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고 살인죄로 수사가 이루어지자 이에 대응하며 여성들이 결집하였고 구명운동을 했다. 사건이 정리 된 후 모인 여성들이 계속 이어서 활동을 하자는 뜻을 모아 경기여성연대를 발족하게 되었고, 현재 20년 넘게 활동 중이다.

     

     

     

    2. 경기여성연대에서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27살쯤 여성운동을 시작했다. 사실 원래 여성단체나 여성인권에 대해 잘 몰랐다가 자원봉사를 오래 하게 되면서 복지관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 복지관이 여성단체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여성학을 접했다. 고향이 경상도였기 때문에 여성학을 접하고 나서 내 삶을 돌아보니 모든 차별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의 충격은 마치 프라이팬으로 뒷통수를 한 대 맞은듯한 느낌이었고 이후부터 분노가 일기 시작해서 나같은 여성들이 몰라서 당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성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때는 당연한 줄 알았던 가부장성, 사실 가부장성이 뭔지도 몰랐지만 예를 들면 집안일을 여자들만 하고 오빠와 남동생은 손도 대지 않는 문화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원래는 경남 마산에서 일을 하다가 수원으로 이사오게 되면서 경기여성연대에 들어왔는데, 연대의 활동 방향과 잘 맞아서 10년 넘게 일을 해왔다.

     

     

    3. 경기여성연대에서 일했을 당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굉장히 많다. 그 중에서 크게 세 가지 정도가 기억에 남는데, 첫 번째는 경기도기지촌여성지원조례를 통과시킨일이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으나 미군 위안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정부가 주한미군을 위해 성매매 행위를 조장하여 기지촌여성들이 인권침해를 당한것에 대해 2012년부터 관련단체들과 피해여성들의 인권회복과 피해보상에 대한 활동이 시작되었다. 여러 활동 중에 피해여성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집단소송과 지원조례 제정에 대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 했으며, 수 많은 기자회견과 토론회에서 피해 사실을 공론화 하며 기나긴 싸움 끝에 2020[경기도 기지촌 여성지원등에 관한 조례]가 통과되었다. 또한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국가가 책임이 있다]는 고등법원 판결을 통해 피해여성들의 인권이 회복 되는 큰 결과를 거두기도 했다.
    사실 정부를 상대로 재판을 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무엇보다 당사자들이 겪었던 큰 아픔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진술해야 하는 과정에서는 정말 힘들어 하셨다. 그래도 모든 개인의 인권은 존중받아야 마땅한 것이니 힘내시라고 지지하면서 결국 승소하고 언론에도 많이 보도되어 피해여성들의 인권회복 및 사회 인식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며, 현재 평택에 [기지촌여성평화박물관]까지 건립 되었다.

    두 번째로는 성평등의식 확산 운동을 많이 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성평등한 사회라고 하긴 어렵다. 사회생활, 정치, 경제, 문화 등 많은 분야에 차별이 있다. 그리고 경기도는 여성단체의 지속적인 요구로 [경기도성평등기본조례]로 개정되었다. 사실 성에는 양성만 있는 것이 아닌데 아직도 양성평등에 의한 정책들로 소수성들은 차별과 소외 받는 일들이 많다. 경기도 내 지역을 다니면서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기자회견, 길거리캠페인, 1인피켓, 연극공연 등 참 많은 활동을 해왔다.

    세 번째로는 [경기도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에 과한 조례]를 만든 일이었다. 원래는 취약계층 여성들만 생리대를 지원받았다. 그런데 신발 밑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여성 인권을 대변한다고 하지만 이런 세부적인 부분을 챙기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생리대 보편 지급을 조례로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무상급식을 하듯이 생리대를 취약계층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지급이 되어야 한다는 토론회 등 조례 제정을 위한 활동을 했다. 그 결과 2020년 만11세이상~18세 이하의 여성청소년에게 보건위생물품을 지원할 수 있는 조례가 통과되었다. 또한 획일적으로 패드형 생리대만 지급되는 것이 아닌, 월경컵 등 여러 가지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성의 건강과 환경까지 생각하는 중요한 문제이며, 무엇보다 월경에 대한 사회 인식개선이 되어야 한다. 내가 어릴 때만해도 생리대는 숨겨야 하는 물품으로 검은 봉지에 싸서 다녔는데 이제는 여성청소년들에게 안심하고 월경할 권리가 당연시 되어야 한다.

     

     

     

    4. 경기여성연대에서 일하면서 뿌듯함을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여러 활동을 하면서 순간 순간 뿌듯함을 느낄때는 참 많다. 그 중에서도 앞서 말했던 미군 위안부 관련해서 승소하고, 조례를 만든 순간에 가장 뿌듯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경기도성평등기본조례]로 개정한 활동들이 있다. 사실 정말 변화하기 어려운 일들을 조금씩 이루어내고 해낸 것이기에 매우 뿌듯했다.

     

     

     

    5. 앞서 말한 일들을 추진할 때 가장 장애물이 되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여성운동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운동을 하는 데에는 그만한 목적이 있다. 그런데 여성운동의 가장 큰 걸림돌은 사회 인식이다. 예를 들면 여성은 감정적이며, 논리적이지 않다. 또는 여성이 주장하는 것을 싫어하는 식이다. 그런 인식을 겪어가면서 여성운동을 해온다.

    그 다음으로는 실질적인 장애물은 인건비의 부족이다. 10년 가량 월급을 100만 원 정도 받고 일을 했다. 금액 보다는 하는 일의 가치가 더 높기 때문에 자부심으로 살았다. 여성들과 사회가 변화하는 모습을 봐왔으니 급여 같은 건 장애물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프로젝트 사업을 하기 위해서 사업비, 인건비가 지출되는데 보통 단체에서의 활동가는 1명 내지 2명이다. 이들이 인건비를 받으면서 정부를 상대로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보통 이러한 비용은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을 하게 된다. 경기지역에 있는 여성단체는 4개가 있는데, 경기여성연대,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자주여성연대, 경기여성단체협의회이다. 이렇게 4개 단체가 네트워크를 이루어서 큰 사업을 대응하기도 하고, 여성 관련된 모든 사업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6. 그렇다면 시민의식을 개선할 방안을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사람들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공연이나 연극 한편을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개인적으로 문화 예술 분야를 좋아하기도 해서 연극이나 노래 공연을 지역을 돌아다니며 해왔다. ‘엄마는 지금 일하고 있다라는 연극을 만들어서 공연했는데, 엄마가 밖에 나가서 일하고 돌아오면 남편이 피곤하다며 양말을 던지면서 눕고, 육아도 엄마가 다 하는 내용이다. 전하고자 하는 것을 글이나 말로 하는 것보다 연극을 통해서 보여주니까 시각화되어서 더욱 전달이 잘된다. 연극을 보면서 몰입하여 우시는 분도 있었으며 특히 경기 외곽은 가부장적인 정서가 더욱 심하기에 공감을 하는 분들이 많다. 우리는 이 연극을 남성들에게 더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시청, 공무원, 군인을 대상으로 보여주려고 전화도 많이 돌렸다. 물론 보다가 중간에 나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여성운동 또는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활동은 하지 못하더라도 후원을 하는 등 꾸준한 관심을 가지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여성운동을 할 때 돈 때문에 활성화가 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 우리는 모든 여성들이 평등해질 때까지 우리는 계속 간다는 구호를 외치곤 한다. 같은 여성끼리 지원해주고 연대하는 힘이 필요하다.

     

     

    7.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일하면서 새로 생긴 목표가 있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목표가 있어서 그 목표를 이루려고 이곳에 왔다. 경기 시민단체연대에서 운영위원장을 두 번 했었는데 시민단체가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들은 금전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에 이렇게 일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세대는 교체될 것이고 윗세대는 학생운동과 민주화정신의 영향으로 열정페이로 일을 하지만 이후 청년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요구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시민단체가 안정적인 기반을 가지고 시민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고민을 해보니 하나의 센터를 만들어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비를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제일 어려운데 그 과정을 함께해서 도와주고 싶어서 온 것이고 그 목표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 프로젝트에 매몰되면 정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다. 그런 어려움을 줄여주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 그들이 하고싶은 운동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8. 앞으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나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일단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센터가 정말 중간지원조직으로써 해야 하는 일을 독립적이고 자율성 있게 하고 싶은데 아직 초반이라 그러지는 못한다. 기반이 다져져야 하는 시간과 기반이 필요한데 공약을 받고 시민단체들이 만든 센터라서 여러 의견들을 수렴하여야 한다.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지역의 활동가들이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게 방향을 같이 고민하고, 같이 나누고 필요한 대로 유동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이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최종적인 목적지는 시민단체에서 일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며 충분히 활동할만하다는 말을 들을 때까지다. 시민사회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사회가 될 수 없다.

     

     

     

     

    9.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나서 후회를 해본 적이 없다. 이 길을 잘 왔다고 생각한다. 이 일을 하면서 나 자신의 성장도 많이 했고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깨달음이 있었기에 이 활동에 대해서 후회는 없다. 내가 자식이 있었다면 엄마는 이런 활동을 하고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부심이 있다. 다른 시민활동가들도 이런 마음가짐이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시민사회 활성화가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한 개개인이 모여서 일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다 아울러서 우리 사회가 크게 변했으면 좋겠다. 지금 내 역할은 조그맣지만 사회가 변화하는데 참여했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

     

     

    본 에디터는 이정희 팀장님의 공익활동 경험을 인터뷰를 통해 전해 들으며 배울 수 있던 점이 아주 많았습니다. 경기여성연대에서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도 위치와 상황에 관계없이 팀장님이 생각한 사회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차근차근 만들어가시는 모습이 상당히 흥미롭고 인상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직접 발로 뛰었던 생생한 이야기와 실무자가 생각하는 앞으로 센터의 방향성을 듣고 센터의 에디터로 전달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인터뷰] 무슨 일을 하다 왔니? - 이정희 성장지원팀장
    Tommy

    조회수 2167

    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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