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메뉴열기

공익웹진

  •  
     
     
    
    9월의 마지막 날, 월말이라 분주한 마음이면서도 왠지 설레는 건 황금연휴가 코앞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단체가 공들여 준비한 2025공익활동페스타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날이었거든요. 올해 페스타의 주제는 세계시민대회. 오전에 두 차례 기조강연이 있었고, 점심 식사 후 오후부터는 4개의 주제 세션에 돌입했습니다.
     
     
    세션 1 사회: 조철민 박사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제가 취재한 세션 1의 주제는 공익활동과 비영리 생태계입니다.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시간이었는데, 사회는 ‘사단법인 시민’의 조철민 박사님이 맡았습니다. 세션 1을 선택한 이들의 관심 키워드는 아마도 ‘일자리’였을 것 같네요. 공익활동이 그저 착한 일이 아니라 이제는 어엿한 일자리가 될 수 있을까? 저도 이런 고민과 기대로 세션 1을 찾아갔습니다.
     
     
    발표 1.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현황과 과제
     
    ‘보이지 않는 일자리에서 (썩) 괜찮은 일자리로’라는 부제가 눈길을 끕니다. 발표자인 이명신 NPO경영연구소 대표님은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를 수행 중이었고, 발표 당시 연구가 거의 막바지 단계였습니다.
    정책에서는 일자리와 고용 관계를 함께 말합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1999년 처음 제시한 ‘Decent Job’은 괜찮은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 품위 있는 일자리 등으로 번역되지요. 연구자는 더 나아가 ‘Meaningful Job’(의미있는 일자리) 개념을 제시합니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근무 환경에서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기여 등 생의 의미 추구가 가능한 일자리. 여러분의 일자리는 과연 ‘의미 있는 일자리’인가요?
     
     
    발표 1: 이명신 소장(NPO경영연구소)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비영리 일자리를 하나의 산업으로 명확히 분류하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공식적인 국가 통계가 없고 주무부처도 제각각인 실정입니다.
    이번 연구는 비영리법인과 비영리민간단체에 더하여 사회적경제까지 범위에 포함시켰는데요. 연구 결과, 많은 비영리 단체가 경기도에 몰려 있으면서 GRDP(지역내총생산)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IMF나 팬데믹 같은 위기 때 비영리 일자리는 오히려 고용이 늘어 충격 흡수 효과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경기도 기회소득 / 사진 출처: 경기도 홈페이지
     
     
    그런데도 고용 안정성, 사회적 안전망, 경력 인정 등에서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낮네요. 규제만 있고 지원은 거의 없습니다.
    중앙부처 일자리 정책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돼 있고, 그나마 낫다는 경기도에서조차 ‘베이비부머 라이트 잡’과 ‘청년복지 포인트’ 정도만 신청 가능합니다. 예술인, 체육인, 농어민 등 다양한 분야의 도민에게 지급하는 경기도 기회소득도 현재 공익활동가는 해당이 없는데, 사회적 기여로 봤을 때 우리가 행정에 충분히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미흡한 공익활동 활성화 정책도 더 많은 지자체의 조례 제정과 실효성 있는 고용 연계가 필요합니다.
     
     
    발표 2. 『중장년층 공익활동가의 활동과 삶』실태조사로 본 지원정책 방향
     
    두 번째 발표로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여진 사업처장은 중장년 활동가 당사자들의 정책적 요구를 살폈습니다. 동행은 전국의 공익활동가 3천 명이 조합원으로 상부상조하며 안전망을 만들어가는 조직입니다.
     
    동행이 2023년 12월 40~69세 현직 및 퇴직 활동가를 대상으로 온라인 진행했던 설문조사에 따르면, 활동가들의 임금 수준은 같은 중고령층 노동자 평균 임금보다 월 100만 원가량 현저히 낮습니다. 이 근본적인 문제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도 취약합니다. 특히 오래된 상급 책임자일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더 심한데요. 본인의 임금이 조직의 열악한 재정에 부담을 준다고 느끼지만, 막상 떠나려고 해도 후임을 구하기가 힘듭니다.
     
     
    발표 2: 여진 사업처장(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러한 상황의 중장년 활동가들이 가장 바라는 건 그래도 공익활동 분야에서 전임제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생 가치지향적인 활동을 해왔던 이들은 여전히 비영리 생태계에 머물기를 희망합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 이들을 위한 정책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장려금 등 직접적인 금전 지원이 제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면, 현행 경력지원제도를 개선해서 비영리 일자리를 조성하고, 활동 경력을 살린 새로운 소득 모델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 밖에도 자기돌봄 프로그램이나 네트워크 등 중장년 활동가들이 고립되지 않고 자신들의 삶의 지향을 이어갈 수 있는 종합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발표 3. 청년 비영리 노동자의 목소리
     
    마지막 발표는 정책 설계에서 배제된 청년 활동가들의 경험과 의미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틈사이청년연구 박정효 연구원을 비롯한 4명의 청년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를 계기로 만나 경기도미래세대재단 연구사업을 위한 팀을 꾸렸습니다. 이들은 주변에서 젊은 활동가들이 자꾸만 떠나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발표 3: 박정효 연구원(틈사이청년연구)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선행연구 자료를 찾아 고찰하고, 경기청년포털에서 크롤링 기법으로 정책을 분석하며, 비영리단체 및 개인 활동가들을 심층 면접하는 등 다양한 연구 방법을 통해 얻은 결론은 역시나 사각지대 발견이었네요. 청년 정책이 주로 영리적인 취업이나 창업 중심이라 비영리 청년 노동자가 배제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에서도 안타까운 사례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5인 미만 단체에서 일하는 청년 활동가는 단체의 사정이 뻔하다 보니 4대보험 얘기를 차마 꺼내지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남을 돕는 일을 하면서 정작 자신은 병원비조차 없어 ‘동행’의 도움을 받는 사연도 아이러니했지요. 20대에 갓 들어왔을 땐 몰랐는데 30대에 접어드니 친구들의 급여와 비교해서 자괴감이 든다는 인터뷰이도 있었습니다. “미래 계획은 꿈도 못 꾼다"라는 말은, 활동가로서의 경력이 정당하게 인정되는 기여적 정의가 실현되어야만 사라지지 않을까요?
     
     
     
    주제 세션 1 강연장(왼), 한창희 센터장(요코하마 시민협동추진센터)(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주제 세션 3 발표자이기도 한 요코하마 활동가의 질문에 나름의 시사점이 있었습니다.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10년 전의 일본과 그대로 닮았는데, 우리는 왜 굳이 비영리의 틀을 고집할까? 기업의 CSR(사회적 책임), ESG 경영 등 외연을 더 확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번 페스타의 모토가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인 만큼 비영리 생태계에도 유연한 태도가 요구됩니다. 중장년과 청년 활동가 사이에 조금은 다른 결이 존재하지만, 의미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줄어든 건 결코 아니었습니다. 개인 활동가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을 뿐이죠. 이러한 시대 흐름을 포착해 내면서도 지켜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예민하게 점검하는 일이 우리의 과제일 것입니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주제 세션 1 : 공익활동과 비영리생태계
    참비움

    조회수 94

    2025-10-24
  •  
     
    927기후정의행진 포스터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2022년부터 시작된 이 행진은 매해 9월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각자의 이념과 가치를 품은 사람들이 자연스레 광장에 모이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바로, 기후 위기를 넘어 모든 생명이 존엄하게 살아갈 새로운 세상을 가치로 여기며 거대한 발걸음을 이어가는 ‘기후정의행진’입니다.
     
    올해도 기후정의행진은 어김없이 시작되었습니다. 기후정의행진은 광범위한 자발적인 대중운동이며, 단체와 개인이 ‘추진이’가 되어 행동을 함께 만들어갑니다. 9월 27일, 광화문 동십자각에 모인 추진이들의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927기후정의행진의 슬로건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올해 슬로건은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입니다. 이 말에는 광장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여, 기후 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해결하며, 기후 위기에 맞서 정의로운 전환을 이뤄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1호선 종각역에 내려 밖으로 나와 걸어가는 동안, 가족과 친구들 등 평온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저는 기후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 문제에 공감하고 동참하고자 광화문으로 향했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 행사장의 깃발과 부스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그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수많은 깃발 사이로 보이는 부스들이었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 행사장의 체험 부스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부스마다 준비해온 택배 상자와 종이를 활용해 부스의 포스터를 손수 그리며 준비해 온 것이 개성 있었고, 인상 깊었습니다. 거리를 거닐며 많은 사람이 부스에 가서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행진하면서 서로의 속도에 맞춰가며 30분이 넘는 거리를 걸어가는 행진이 힘들지 않았던 이유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도 있지만, 힘을 주는 다양한 퍼포먼스들이 있어서 더 즐겁게 행진에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에 함께하는 사람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927기후정의행진에서의 다양한 퍼포먼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그리고 행진에 참여하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미래세대인 청년, 학생, 어린아이들이었습니다.
     
    본격적인 행진에 앞서 개회식에 참여하고 있을 때, 제 앞에 나란히 줄지어 앉아있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조금씩 주변을 둘러보니 현수막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붙잡고 있던 학생과 엄마 손을 붙잡고 걷고 있는 아이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청년, 학생, 어린이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가족과 함께 오거나, 활동하는 단체에서 온 미래세대들은 끝까지 행진하며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며 강요와 강압이 아닌 자신들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기 위한 행동임을 느끼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세대와 세대가 교차하는 기후정의 행진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가 우리들의 생활 속에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파괴되고 있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미래세대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도록, 우리 일상생활 속 기후정의행진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내년에도 있게 될 기후정의행진에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동참해 보시면 어떨까요?
    저도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에디터와 사람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2. 927기후정의 행진 스케치 - 세대와 세대가 교차했던 927기후정의행진을 보다
    달리

    조회수 126

    2025-10-22
  •  
    *해당 원고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는 에디터 개인의 경험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꿔나가자
     
    기후정의를 외치자
    불평등을 끝내자
    우리 삶을 바꾸자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927기후정의행진 웹자보 / 출처: 기후정의행진
     
     
    ‘기후정의송’의 노랫말 일부입니다. 추석 연휴에 무료로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추적〉을 다시 보다가 이 노랫말이 훅 떠올랐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17년 추적기인 영화 속 녹조 강물에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존재들이 함께 보였거든요. 불평등 세상은 서로 연결돼 신음하고 있었어요.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꾸자. 그래,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9월 27일 동십자각 앞, 기후정의 행진 스케치입니다.
     
     
     
    927기후정의행진 현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노래하는 기후정의(왼), 다이인(die-in)퍼포먼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왼), 경향신문(오)
     
     
    광장을 잇자, 모두를 위한 기후정의
     
    네팔어, 따갈로그어, 러시아어, 몽골어, 미얀마어, 방글라데시어, 베트남어, 스리랑카어, 아랍어, 영어, 우즈베크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중국어-번체, 캄보디아어, 태국어.
     
    9.27기후정의 행진 포스터와 6대 요구안이 이렇게 많은 다국어로 만들어졌다는군요. 기후 위기와 민주주의 불평등이 연결된 문제이듯 이 땅에 사는 사람들도 언어와 국적을 넘어 서로 연결돼 있으니까요. 9월 27일(토) 12시 반, 동십자각 앞에서부터 시청 앞까지 대로는 다양한 부스와 사전 대회 장소로 열렸습니다. 청년, 노동자, 농민이 기후정의에 목소리를 보탰고, 650단체 3만여 명이 함께 행진했습니다.
     
    생수 제공은 없고 수어 통역은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손엔 개인 텀블러와 헌 상자 종이로 만든 손피켓이 들려 있었고요. 416합창단을 비롯한 8개 시민합창단이 연합으로 합창했습니다. 12.3 내란을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던 광장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와 미얀마의 민중가요를 번안한 노래 “우리의 하루”였습니다. 미얀마와 대한민국 시민들을 이어주는 노래죠. 음악에 맞춰 행진하던 시민들은 사이렌이 울릴 때 종각역에서 ‘다이인(die-in)’으로 드러누웠습니다. 지구 위 모든 존재가 고통받는다는 의미의 퍼포먼스였습니다.
     
     
    올해(2025)의 기후정의 걸림돌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고통을 가중시키는 ‘올해의 기후정의 걸림돌’이 선정되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국토교통부, 오세훈 서울시장, 몬산토 바이엘, 이스라엘 정부 등입니다. 탄소중립기본계획 후퇴, 탈화석연료 전환 지연, AI·반도체 산업 확대, 기후재난 불평등 심화 등의 이유였습니다. 2025년은 2035년 국가 탄소 배출 감축 목표(NDC) 설정의 '기후 골든타임'이지만,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는 기후정의에 걸림돌이 되고 말았네요.
     
     
    비건은 기후정의다, 부스 스케치
     
    “동물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No! 어업 No! 육식, 물살이도 살고 싶어요.”
    “No! 축산업, 동물은 우리의 친구.”
    “Go Vegan, 우리를 먹지 말아요.”
    “육식=기후 위기, 전체 온실가스의 51%. STOP!”
     
     
     
    기후위기와 비건 부스(왼), 비건은 사랑입니다 홍보물(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927 기후정의 행진 참여 단체 중 ‘기후위기 비건행동’이 내는 목소리입니다. “비건(Vegan)- 건강, 동물, 지구를 구한다!”는 외침이 간판 현수막이네요. 포스터마다 물살이 그림에, 돼지도 보이고 닭도 있습니다. 그 뒤 탁자 위엔 “비건은 사랑입니다”라는 홍보물이 놓여 있고 활동가들이 미소 띤 얼굴로 기념품도 나눠줍니다. 조금 더 살펴볼까요?
     
    비건(Vegan, Veganism)이란 유동적인 채식주의도 있지만 완전한 채식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환경이나 동물권 등 신념을 동기로 육식을 거부하며 동물 유래 성분이 쓰인 제품 사용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동물을 착취하지도 잡아먹지도 말자, 채식은 건강이고 경제요 생태요 자비요 평화라고 봅니다. 마음을 바꾸고 음식도 삶도 바꾸는 “대안적인 삶”이죠. 생명을 죽이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단백질 때문에 동물을 죽인다고요? 비건은 채식이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의 보고라고 합니다. 육식과 축산업은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 물 부족 식량부족의 주범이고요.
     
     
     
    채소먹는 기후정의(왼), 기후정의 책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비건은 사랑입니다” 홍보물엔 비건인들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올림픽 육상 4관왕 칼 루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운동선수로 성공하는 데 육류 단백질이 불필요함을 깨달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내가 비건 채식을 시작한 그해에 육상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티베트 인권 운동가 달라이 라마는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삶은 인간만큼이나 말 없는 생명체들에게도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며, 죽음이 아닌 생명을 원하는 것처럼 그들 역시 그러하다.”
     
    저도 고백해 봅니다. 올해 10년 차 비건이거든요. 기후정의 때문에 시작한 건 아니고, 11년 전 암 수술이 계기가 됐어요. 단식 등 자연치유를 하다가 채식이 좋아진 경우였습니다. 동물성 식품을 끊고 채식만 하니 제 몸이 점점 가볍고 건강해졌습니다. 평생 가족력 B형간염 보유자였는데 항체가 생겼습니다. 감기몸살을 달고 살던 몸이 지난 10년간 피곤을 모르는, 감기도 안 걸리는 몸이 되었고요. 기후위기 대안적 삶으로 비건만 한 게 있을까요?
     
     
     
    도롱뇽과 동물들이 함께 행진(왼), 지구는 시원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행진 물품(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기후정의 광장에서 제 마음이 자꾸만 동물들에게 향했겠죠? 동물 머리 탈을 쓰고 동물 인형의 몸으로 행진하는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서 행진하는 노란 도롱뇽. 커다란 검은 머리의 곰과 말도 여러 명 있고 부리가 길고 다리가 긴 새들도 멋졌습니다. 광장 곳곳에서 만나는 돼지 소 닭 물살이들 그림도 계속 말을 걸더군요. 기후정의 평등 약속문에도 동물들이 나왔으니까요.
     
    “발언과 대화에서 반말과 비속어를 쓰지 않고. 여성·성소수자·장애인·청소년·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와 비인간동물을 차별하거나 대상화하지 않습니다.”
    기후정의란 결국 비인간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어 보입니다.
     
     
    결국 민주주의, 결국 정치다
     
    9월 24일 제80차 유엔총회에서 한 이재명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기억합니다.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제 평화와 공존을 강조했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통해 에너지 대전환도 언급되었죠. “올해 안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하겠다”라며 2040년 탈 석탄을 공약했지만 기후 당사자들의 참여와 논의가 배제되었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민주주의와 평화 없이 기후 위기 해결은 불가능하다.”
    광장의 목소리를 한마디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국제적 기준에 못 미치는 재생에너지 전환, 민영화로 이어질 가능성, 정의로운 공공재생에너지 전환, 이 모든 건 정치를 빼곤 이야기할 수 없겠죠. 모든 불평등이 연결돼 있다고 기후송이 아무리 노래한들, 정치가 일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요? 정치하는 엄마들이 내건 현수막은 그래서 더 따끔하게 정곡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학생들도 벼락치기 안 하는데 정부가 돼서 지금 뭐 하는 거야! 빵점.”
     
    하늘에 펄럭이는 깃발도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기후위기는 인권침해다!”
     
     
    기후는 정치다 현수막(왼), 기후위기는 인권위기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3주기를 맞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도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재난참사도 늘어납니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광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삼성반도체 희생자들과 팔레스타인 긴급행동도 말했습니다.
    “반노동 반환경 재벌특혜 반도체 법 OUT. 노동권과 기후정의 보장하라!”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기후정의는 결국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책임질 정치의 일입니다.
     
     
     
    이태원참사 3주기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참여 부스(왼), 노동권과 기후정의 보장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홍보물(왼), 팔레스타인 해방과 기후정의 홍보 부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UN 연설이 말잔치가 안 되도록 정부가 기후시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길 바란다. 기후정의 행진에서 나온 기후시민의 6대 요구안을 들어보자.
     
    1. 탈핵·탈화석연료,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행하라.
    2. 성장과 대기업 위한 반도체·AI 산업 육성 재검토,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하라.
    3. 모든 생명의 존엄과 기본권 보장, 사회 공공성 강화하라.
    4.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5. 전쟁과 학살 종식,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 수출 중단하라
    6.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927기후정의 행진 광장은 삶에 이어져 있었습니다. 행진 대열에서 만난 검은 망토를 입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동하던 거대한 인형을 잊을 수 없더군요.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나르는 신화 속 뱃사공 카론입니다. 기후재난과 생태 파괴로 죽어간 존재들과 사회적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퍼포먼스였죠. 여성환경연대 간판 현수막의 질문도 잊히지 않더군요. “그런데 누가 기후 정책을 결정하나요?” 행진 트럭에 붙은 현수막은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모두의 존엄을 보장하라!”라고 외치고 있었고요.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퍼포먼스(왼), 여성환경연대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모두의 존엄 보장 현수막(왼),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기후정의행진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탄소 감축 목표를 세웠다면서도 원전을 늘리고 공공 재생에너지는 손 놓고 있는 정부. 기업은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책임은 사회에 떠넘기니, 피해는 노동자, 농민, 서민에게 전가되는 현실. 신공항 건설, 대규모 개발, 군비 확충에 몰두하는 현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4대강의 거짓말은 과거의 일이기만 할까요?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6만여 명에 달한다죠. 미국과 NATO가 국방비를 계속 늘리니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증가하겠죠.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을 세계 4위로 성장시키고 무기 수출을 확대하려네요. 무기 수출은 생명에 가해잖아요. 신공항 건설은 군사력 확대 아닌가요? 반전과 군축이 기후정의인데,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죠?
     
     
    바로 그 밤 한강 불꽃축제라니
     
    기후정의송을 부른 몇 시간 후였습니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라는 노래가 무색하게도 그 밤에 서울 하늘에 불꽃축제가 있었습니다. 종로구 혜화동에 있던 저는 설마 전쟁이 났나 했어요. 대포 소리 총소리 같은 굉음이 계속 들렸거든요. 60대인 제가 이 정도 공포로 느낀다면, 어린아이들과 노약자들은 어쩌죠? 고요히 잠자던 동물들은요? 아기들이 깨서 자지러지게 울고 잠들지 못하고 보채지 않았을까요?
     
     
     
    불꽃놀이 폐지 서명(왼), 60+기후행동 부스(오) / 사진출처: 빠띠(왼), 에디터 직접 촬영(오)
     
     
    누구 좋으라고 하는 불꽃축제일까요? 기후정의와 멀어도 너무 멀리 먼 길 아닌가요? 불꽃용 화약을 제조하고 팔아 이득을 얻는 사람들 말고 괴로운 이들은 어쩌죠? 인터넷에 “불꽃축제 폐지 서명과 요구안”이 반가웠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요구합니다. 동물과 자연, 그리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주세요. 생태와 건강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축제로 전환해 주세요. 지자체와 기업이 책임 있는 문화 조성을 위해, 불꽃놀이를 포함한 축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해 주세요. 주요 행사에서 불꽃놀이를 전면 중단해 주세요.”
     
     
    

     

     

    #1. 927기후정의 행진 스케치 -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꿀벌

    조회수 212

    2025-10-13
  •  
     
     
     
    
    잘 알려진 것 같지만 잘 모를 수 있는 곳 연천. 연천을 보면 대한민국 생태계를 알 수 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데요. 특히 잘 보존된 습지에 많은 동·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높은 생물 다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 보존 가치에 주목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연천 환경 보호를 위한 2차 포럼을 개최하였는데요. 그 현장을 다녀와 봤습니다!
     
     
    지속가능한 연천군 자연 생태계를 위한 포럼이 "연천의 생태 보전 시민과학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연천의 생태 보전 시민 과학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포럼은 연천희망네트워크와 협력하여 개최됐습니다. 연천 자연 생태 보전에 관심 있는 주민, 공익활동가, 전문가 등이 자리해 주셨고 전문가들의 패널 토크와 시민과 함께하는 플로어 토크로 진행됐습니다. 사회는 강신호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소장께서 담당하셨습니다.
     
     
    패널 토크
     
    1. 오창길 (사단법인 자연의 벗)
     
     
    사단법인 자연의 벗 오창길 이사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기조 강연으로 오창길 사단법인 자연의 벗 이사장은 “생태 보전을 위한 시민 참여 사례”를 보여주었는데요. 일본과 한국의 예시를 주로 소개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일본 사례로 이시카와 현의 '제비 프로젝트'가 있는데요. 매년 5월 10일 ~ 16일에 시행되는 애조(愛鳥) 주간에 초등학생들이 줄어드는 제비를 조사하며 새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는 활동입니다. 또한 이즈미시의 두루미 보호 활동도 있는데요. 이즈미 시립 소우 중학교 '두루미 클럽(두루미 보호단)'이 생겨 1997년부터 28년 연속 1만 마리 이상의 두루미가 도래하는 성과를 냈습니다.1)
     
    우리나라에서는 사단법인 자연의 벗에서 진행하는 '독수리하늘길 지키기' 운동이 있는데요. 독수리는 과도한 방목/도시화, 농약 중독, 송전선 충돌 등으로 인해 멸종 위기종이 됐습니다. 따라서 먹이 주기, 독수리 포럼, 독수리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통해 독수리를 보호하고 있고 1,000마리의 독수리들이 증가해 도래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다거북 놀당갑서'라는 활동도 하고 있는데요. 제주 해안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인공조명, 사람이 파놓은 모래 등의 원인으로 바다거북이 산란하지 않거나 폐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녀와 에코 다이버의 바다거북 모니터링/수중 청소, 산란지 조사/보호 조례 제정 추진, 빛 공해 저감 등을 통해 바다거북이 돌아오게끔 하고 있습니다.
     
     
     
    2. 이강협 (국립수목원 전문 연구원)
     
    국립수목원 이강협 전문 연구원이 패널로 참여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다음은 이강협 국립수목원 전문 연구원이 “연천의 습지식물과 습지 생태환경 보전의 중요성”에 관하여 강연해 주었습니다. 습지의 주요 기능인 수질정화, 영양분과 먹이 공급, 기후 조절 등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통현리 습지를 중심으로 연천이 지닌 소중한 자연자산에 주목하였습니다.
     
    연천의 습지는 임진강 주변의 하천형 습지, 산지습지, 은대리 습지 등 생물 다양성이 높은 곳이 많은데요. 특히 통현리 습지는 군 훈련장으로 사용돼 일부 매립되기도 했지만 멸종 위기 생물종이 다수 확인되며 보호 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높은 시민의 관심과 지속적인 관찰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과거 제주 비자림의 경우 50년 된 삼나무를 베고 왕복 4차로 구역으로 확장하면서 생태계 무너짐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과 시민 단체들이 있었는데요. 당시 등장한 문제 중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관련 법의 한계, 개발 위주 정책 등과 함께 시민들의 부족한 생태 지식도 안타까웠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연천에서도 습지 서식 생물종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무엇보다 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였습니다.
     
     
    cf) 연천 자연환경의 높은 가치로 인해 유네스코 다중 지정 지역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조 부탁드립니다.
     
     
    플로어 토크
     
    강연 후 플로어 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다음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플로어 토크가 진행됐습니다. 이강협, 오창길 전문가와 함께 얘기한 주요 질문을 정리해 Q&A 형식으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1. 연천 생태 보존을 위해 지자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강협) 행정 기관이 보는 자연은 이용 수단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힘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창길)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처럼 중간 조직이나 행정 지원조직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은 핵심 지역 주민을 만나 지역 문제, 환경 운동, 특히 행정에 관심이 많은 분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연천의 관광 유치, 생태 교육, 인식 개선 등의 목표를 총체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까요?
    이강협) 지역 주민들이 제일 사랑하는 종과 지식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가능합니다.
    오창길) 연천은 DMZ를 주축으로 생태 관광을 핵심 사업으로 해야 합니다. 특히 어린이들 대상의 환경축제와 같은 생태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숙박 형태를 통해 현장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연천만의 한정판 굿즈 사업 등도 좋은 예시가 될 것 같습니다.
     
    3. 임진강 평화습지원과 댑싸리 공원의 가치는 어느 정도 되나요?
    이강협) 생태 관광 효과 면에서 좋지만 주변 경관과 생태계를 해치는 요소가 발생한다면 걱정됩니다. 따라서 지역 구성원이 생태 지식을 쌓고 소통해야 균형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4. 일본의 제비 프로젝트를 보면 전체주의적 시각으로 강제적인 환경 교육을 실시하는 거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오창길) 환경 교육은 생존 교육입니다. 우리도 의무 교육인데 교육청/시민 단체/환경부 모두 사업의 전후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제비 프로젝트가 지역의 전통이 됐고 일본 학부모들이 희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래된 연구에서는 위인들 100명의 유일한 공통점이 도시에 강이 흐른다는 결과를 낸 적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입니다.
     
    5. 습지가 있다는 것과 습지로 지정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이강협) 지정 습지는 국가에서 관리합니다. 문제는 습지의 가치가 평가절하돼 전 세계적으로 매립된다는 점입니다. 예로 이탄습지는 온도가 낮아 물이끼가 식물들이 죽을 때 썩지 않고 쌓이게 해 타 생물의 서식지가 되고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해 기후 위기를 저해하고 있습니다. 작은 습지의 힘은 어마어마합니다.
     
    6. 연천의 시민 단체에서 지역 생태 자원을 알리고 교육하고자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시작할까요?
    이강협) 생물 사진전과 같은 문화·예술 활동을 제공해 보세요.
    오창길) 2020년대 이후 성공적인 환경 운동 사례로 ‘제로 웨이스트 숍’, ‘플라스틱 방앗간’ 사업을 들 수 있는데요. 플라스틱 방앗간은 5년간 3,000명의 참여 인원이 늘었습니다. 이처럼 연천도 두루미 사업을 고안해 보고 유료 진행 후 기금 조성을 통해 보존 활동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터뷰
     
    현장에 참석하신 공익활동가이자 지역 주민을 인터뷰한 내용을 Q&A 형식으로 요약하였습니다. 김00(새와 생명의 터), 김**(생태 세밀화가)분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1.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00) 몰랐던 생태 교육 활동을 알 수 있어 유익했고 관련 전문가랑 같이 연천의 멸종 위기식물을 탐구해 보는 활동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김**) 다른 사례들을 참고해 연천의 생태 보존의 방향성을 깨달은 것 같아요. 연천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의논을 모아서 뭔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연천 생태 보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김00)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어 기후 위기 등에 관심이 많다 보니 흥미를 가지게 됐습니다.
    김**) 생태계가 살아있는 연천이 좋고 생물을 그려 보존 활동을 알리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강(兩江)사계’ 전시도 현재 하고 있습니다.
     
    3. 주민으로서 연천의 생태 보존 현장의 장점과 단점이 있을까요?
    김00) 장점: 좀 더 보존된 환경이 많아서 다양한 생물들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단점: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보존 활동과 정책으로 연결되는 점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연천군과 시민들의 관심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김**) 장점: 오늘과 같은 포럼들이 열려 연천 환경에 관심이 많아질 때 좋습니다.
    단점: 쓰레기 매립지, 댐 등의 시설들이 들어올 때 속상합니다.
    따라서 시민들은 힘을 키우고 연천군은 지역 홍보에만 집중하지 말고 본질적인 자연 보존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오늘 이후로 환경 운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됐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무엇을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김00) 네. 우리 지역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 우리 주변에 무엇이 살고 있고 문제인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환경의 가치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5. 향후 연천 환경 보존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가요?
    김00) 사진을 많이 찍어서 생태계에 대한 지식을 쌓고 싶어요.
    김**) 아무리 사소해도 꾸준히 ‘같이’하는 시민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6. 정부/지자체/시민 사회가 어떻게 연계해야 공익활동이 활성화될까요?
    김00) 토론회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이후 일방적이지 않고 서로 맞춰가는 정책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김**) 정부: 방향성을 올바르게 제시해야 합니다.
    지자체: 개인적으로 철원의 ‘여성 농업인을 위한 생태 세밀학’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지자체의 공무원들이 주민들에게 열린 환경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 정부의 정책 실현에 관심을 가지고 올바르게 집행될 수 있도록 바탕을 제공해야 합니다.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포럼이 끝난 후 바라본 강연 무대 위에 설치한 친환경 생분해 현수막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사소한 물건 하나까지도 환경 보호 활동으로 승화한 센터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처럼 센터는 올해 추가 원탁토론회를 열어 구체적인 연천군 생태 보전 방안을 마련하는 장기 마라톤을 펼칠 예정인데요. 39명의 지속 가능한 연천의 자연을 바라는 소원이 먼발치의 꿈이 아닌 발치의 꿈으로 이뤄지길 바라겠습니다.
    
     
     
     

     
    [현장스케치] 대한민국 생태계의 보고, 연천을 잘 알고 계시나요?
    초스코스

    조회수 405

    2025-09-08
  •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청플 2기’ 5차 회의 현장 스케치
    - 네트워크, 청년들이 성장과 변화를 만들다 -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위원회 ‘청플 2기’는 지난 8월 12일(화),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제5차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번 회의는 다가오는 제2차 청년 활동가 간담회와 1박 2일 네트워크 캠프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일정과 회의 운영 방안을 논의하였습니다.
     
    ※참고)
    - 4차 회의 후기글 보러가기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제2차 청년 활동가 간담회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
     
    오는 8월 30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북부(의정부)에서 열리는 제2차 청년 활동가 간담회를 앞두고, 청플 위원들은 북부 청년 활동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과 홍보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회의에서는 많은 청년 활동가들이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참여 독려와 연계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눴습니다.
     
    또한 간담회 이끔이 최승환 위원은, 사전회의를 통해 패널과 사회자가 미리 만나 서로 친목을 다지고, 프로그램 진행 방식과 조율 사항을 함께 점검하며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청년 활동가들이 자신의 의견을 나누고 네트워크를 넓히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캠프
    “쉼, 그리고 (    )”
     
    10월 18~19일 진행될 1박 2일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캠프는 ‘바인딩 북 만들기·휴식·방탈출·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특히 ‘신입 활동가 성장 스토리’를 모티브로 한 팀 빌딩 방 탈출 프로그램은 위원들의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캠프 홍보는 9월 부터 시작되며, 간담회 참여 청년 활동가를 비롯해 다양한 청년들에게 참여를 독려할 예정입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청년 활동가들은 단순히 모이는 것을 넘어, 자신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서로의 활동을 지원하며 격려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청플 2기 위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는 모습은 더욱 인상적이었으며, 앞으로도 이들의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8월 30일 제2차 청년 활동가 간담회를 시작으로, 9월에는 캠프 전 마지막 회의인 6차 정례회의가 구리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이어 10월에는 1박 2일 동안 진행되는 네트워크 캠프가 청년 활동가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활동 마무리와 성과 공유를 위해 11월에는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평가회의와 해단식이 진행됩니다.
     
     
    청플 2기 5차 정례회의 후 단체사진 촬영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아래)
     
     
    청플 2기의 활동은, 단순히 모임을 이어가는 것을 넘어 지역 청년 활동가들의 참여와 교류를 최대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다양한 만남을 통해 청년 활동가들은 자신의 활동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지역 공익활동 생태계 속에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버티는 힘이 결국 변화를 만든다"라는 말이 있고, “협치는 끝없는 대화이자, 나를 바꾸는 과정”이라 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현장과 목소리가 한 주의 사회적 풍경을 채우며, 연대와 변화를 향한 길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현장스케치]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청플 2기’ 5차 회의 - 네트워크, 청년들이 성장과 변화를 만들다
    럭비공

    조회수 425

    2025-08-20
  •  
     
     
    
    2025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워크숍 현장 취재기
    “통일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다”
     
     
    파주에서 열린 평화통일교육 워크숍이 2025년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경기도 파주 홍원연수원에서 「2025 평화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과 DMZ 일대 탐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경기도평화통일교육단체협의회가 주최하고 평화통일교육 전국 네트워크가 후원했습니다. 전국에서 온 평화통일교육 활동가, 교사, 연구자 약 85명이 모여 광복 80년·분단 80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평화와 통일교육의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통일교육의 새로운 전환 과제
     
    첫날은 이창희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외래교수가 발제를 맡았습니다. 주제는 “광복 80주년 대통령 탄핵과 6.3 조기 대선”으로, 통일교육 전환의 필요성을 짚었습니다.
     
    이 교수는 세 가지 과제를 강조했습니다. 민주주의의 회복력, 시민이 참여하는 평화 프로세스, 사회적 합의가 그것입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병현 공주교육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의 위기관리”를 키워드로 국제정세와 연계한 교육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임상순 평택대학교 교수는 대학 내 통일교육의 필요성을 짚으며, 대학이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차승주 강원대학교 통일강원연구원 객원연구원은 공화주의적 관점에서 통일교육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교사들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토로했습니다. 교과서 중심 수업 구조, 정치적 민감성, 교사 안전 문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참가자들은 통일교육을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예비 평화시민 훈련’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교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평화교육
     
    참가자들은 10개 그룹으로 나눠 모둠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왜 통일교육이 잘 안될까?”였습니다. 원인으로는 청소년 세대의 탈정치화, 낡은 이념 프레임, 교사의 부담이 언급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요?
     
    참가자들은 프로젝트형 수업, 모의 회담, 글쓰기, 시청각 자료 활용, 국내외 비교 학습을 제안했습니다. 현장 교사들은 수업 적용 방안도 나눴습니다. 초등학교는 감성 중심 콘텐츠, 중학교는 DMZ 생태와 전쟁 기억, 고등학교는 민주시민교육과 연계한 체험 수업, 대학은 플랫폼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통일교육은 시험문제가 아니라 생활 속 평화하기다.”라는 말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분단의 땅을 걸으며 느낀 평화
     
    둘째 날은 DMZ 일대를 직접 탐방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현장에서 참가자들은 전쟁과 분단의 흔적을 몸으로 경험했습니다. 먼저 북한군 묘지를 참관했습니다. 이곳은 6·25 전쟁 당시 전사한 북한군과 중공군의 유해가 안장된 곳입니다. 참가자들은 “적군이 아니라, 누군가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 가슴을 울렸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올랐습니다. 맑은 날씨 덕분에 북한 개풍군 마을이 맨눈으로 보였습니다. 참가자들은 망원경으로 북녘을 관찰하며 “분단된 현실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라는 감정을 나눴습니다.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사람의 이야기로 본 통일
     
    서울 A 중학교 교사는 “통일은 학생들에게 딱딱했는데, 오늘 현장을 걸으며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습니다. 경북지부 교육 활동 가는 “북한군 묘지를 방문한 경험은 강렬했다. 단순히 적이 아닌 인간의 죽음이 주는 메시지가 컸다”라고 전했습니다. 대학생 봉사단 참가자는 “통일전망대에서 북쪽 마을을 보며 역사적 문제를 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평화통일교육을 위한 실천 방향
     
    이번 워크숍은 우리들에게 몇 가지 과제를 남겼습니다. 첫째, 교과서 중심을 넘어 경험 기반 학습으로 전환해야 하며, 역사, 지리, 윤리, 시민교육을 융합하는 방식의 필요성입니다. 둘째, 청소년 참여형 콘텐츠를 제작하여 영상, 연극, 프로젝트 수업 등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통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교육부와 교육청의 재정 지원과 연수 강화였습니다. 넷째, 현장과 연계한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DMZ 탐방을 정규화하고, 평화도서관과 통일마을 같은 지역 자원과 협업하는 대안이었습니다.
     
     
    통일은 과정 속에서 자란다
     
    이번 2025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워크숍은 분단을 정치적 언어가 아닌 사람의 언어로 이야기한 자리였습니다. 북한군 무명 묘 앞에 서 있었던 순간, 오두산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북한 마을을 바라본 순간, 참가자들은 통일이란 결국 사람과 일상에서 출발한다는 메시지를 확인했습니다.
     
    “통일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다.”
    이 작은 발걸음이 교실 속에서, 또 시민들의 삶 속에서 평화를 키우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2025 평화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
    럭비공

    조회수 566

    2025-08-18
  •  

     
     
     
    - 공간복지홈, 삶을 바꾸는 새로운 실험의 장
     
    사진1_공간복지홈개관식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지난 6월 27일, 경기 남양주시 다산 포레스트 2단지에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름은 ‘공간복지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복지시설’과는 전혀 다른 얼굴의 소통과 쉼의 공간이었다.
     
    공간복지홈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추진한 모델로, 공공임대주택 단지 내 유휴공간을 커뮤니티 중심의 복지 플랫폼으로 전환한 공간이다. 다산 포레스트 2단지에는 약 90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데, 고령자 복지주택(116세대)을 비롯해 노인복지관, 경로당 등과도 가까워 세대 통합형 복지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공간의 진짜 의미는 ‘주민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가는 구조’에 있다.
     
    입주자들이 단순히 이용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함께 설계하고 운영하며, 지역 내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주체가 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재는 협동조합 세 곳이 참여하여,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속가능한 복지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지역 커뮤니티의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공간복지홈의 대표 공간 중 하나는 ‘다산38국수’다.
    
    사진2_다산38국수
     
    
    ‘국수나무’ 브랜드로 잘 알려진 미나리협동조합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3,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제공한다. 벌써 지역 맛집으로 알려져 평일 점심시간이면 긴 줄이 늘어선다.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주민과 근로자들도 찾아오는 곳이 되었다. 단순한 식당이 아닌, 대화와 만남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식당 맞은편에는 ‘오늘도가게’라는 공유가게가 자리하고 있다. 남양주 별내동의 협동상회협동조합이 운영을 맡았으며, 지역 생산품과 간단한 먹거리를 상시 판매하고 있다.
     
     
    
    사진3_오늘도가게
     
    
    오늘도가게에서는 오픈채팅 기반의 공동구매 플랫폼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필요한 물건을 제안하고 함께 구매함으로써 생활비는 줄이고, 관계는 키워가는 방식을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이름부터 감각적인 ‘지구한조각’은 환경과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체험 공간이다.
    
     
    사진4_지구한조각
     
     
    운영 주체는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으로 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아파트인 ‘위스테이별내’를 기획·운영해온 협동조합이다. 이 공간에서는 환경 워크숍, 제로웨이스트 체험, 소규모 주민 모임 등 지역의 가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내 손안에 작은 정원, 나의 작은 지구조각’이라는 반려 식물 분재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가 어우러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5_분재워크숍
     
    
    이 공간을 대표하여 운영하고 있는 그린디자이너 이경래 작가는, “이곳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삶의 녹색 터전’입니다. 자연의 섬세한 변화와 주민들의 일상이 맞닿아, 서로를 보살피고 존중하는 커뮤니티가 자라납니다. 작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마을의 숨결이 되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경험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전하였다.
     
    이 작가의 말처럼 공간복지홈은 도시 환경 속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적 쉼터로도 기능하고 있다.
     
    그중 옥상정원은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주민들에게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녹색 휴식 공간을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넓은 옥상 정원은 주민들이 자유롭게 산책하거나 바람을 쐴 수 있는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다. 추후 이곳은 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과 지역 농산물을 소개하는 마을 장터가 열리고, 마을 정원사를 양성하는 귀한 교육의 장이 될 예정이다.
     
    또한, 눈길을 끈 건 건물 외벽에 설치된 ‘수직정원’이다. GH는 스마트 환경연동시스템(SGIS)을 도입해 온도, 습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의 수치를 실시간 감지하고 정원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한다.
    
     
    사진6_수직정원
     
    
    이는 단순한 장식이나 상징을 넘어서 도시 기후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친환경 설계 요소로 기능하고 있으며, 외벽 온도 저감, 공기질 개선 등 실제 측정 가능한 결과를 낳고 있다.
     
    공간복지홈은 아직 실험 중인 공간이다.
    이곳은 ‘복지’를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식사, 장 보기, 대화, 체험, 쉼’과 같이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더 깊고, 따뜻하게 연결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 복지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 가까이에서 살아 숨 쉬며, 보다 쉽게 다가올 것이다.
    
     

     
     
     
    다산에 생긴 따뜻한 동네 사랑방, 공간복지홈
    미리내

    조회수 463

    2025-08-05
  •  
     
     
     
    
    독립영화 "풀"은 공익적 목적으로 부천시민을 대상으로 상영된 작품으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마을공동체 한미모(구 함미모) 등 다양한 기관과 단체가 협력하여 기획했다. 상영은 2025년 6월 16일 오후 2시, 부천시문화재단 6층 부천미디어센터 스튜디오실에서 진행되었으며, 이후 토론회, 감상평 나누기, 시민기자단의 현장 취재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었다.
     
     
     
    복사골 부천문화재단(왼),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안내판(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한미모 이상하 대표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Docs)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국제영화제로, 부천을 포함한 경기도 지역에서 다양한 상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는 DMZ Docs가 독립영화 “풀”의 상영 권한을 제공하고, 영화제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부천시민과의 소통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경기마을공동체 미디어연대(미디어연대)는 마을공동체와 미디어 단체의 연합체로, 마을 공동체 한미모(구 함미모)등 지역 주민 조직과 협력하여 영화 상영회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했다.
     
    마을 공동체 한미모는 주민 자율적으로 모인 모임으로, 영화 상영 현장에서 주민 참여를 촉진하고, 상영 후 토론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한미모 이상하 대표는 “이 영화를 통해 부천시민들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다양한 삶의 모습과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마을 공동체와의 연계를 통해 영화의 메시지가 지역사회에 더 깊이 전달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라며, “이번 독립영화 상영 후에도 지속적인 상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하였다.
     
     
    '풀' 영화 포스터 / 출처: 한미모
     
     
    이수정 감독의 영화 “풀”은 마리화나, 헴프, 대마초, 위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삼속 식물을 다룬 19세 이상 관람가 영화이다. 비무장지대에 땅을 빌려 대마씨를 뿌리고 재배한 뒤, 삼줄기는 사용하되 잎은 모두 매립한다는 조건으로 재배 허가를 받은 사례를 중심으로, 생태·산업·건강 분야에서 대마가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로 전개된다.
     
    그리고 프로그램은 크게 영화 상영, 상영 후 토론회, 감상평 나누기, 시민기자단 현장 취재 등으로 구성되었다.
     
    참여 시민들은 “영화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었다”, “어릴 적 살던 고향의 추억과 ’삼‘이라는 풀에 기억이 되살아 났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사회 이슈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 “이웃과 함께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경험이 매우 소중했다”, “마을 공동체와 함께하는 문화행사가 지역사회에 활력을 준다”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강경태 감독은 “이수정 감독은 특정한 문제를 역사의 흐름 속에서 옳고 그름의 판단이 아니라 동의와 비동의를 통해 바라보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라며, “ 금지와 불법, 사실과 설득 사이의 괴리는 현실 속 다양한 사람들의 접근 방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있으며, 그 모든 목소리가 반드시 하나의 결론으로 모아지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부천시민 발언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마을미디어연대 이득규 pd(왼), 강경태 감독(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프로그램 진행 현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프로그램에는 평균 35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만족도 조사 결과 70% 이상이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응답했다. 참여자들은 영화의 질, 상영 환경, 토론회 등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 보통 이상의 평가를 내렸다.
     
    이번 영화 상영은 부천시민들에게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확장하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다양한 삶의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마을 공동체와의 연계는 영화의 메시지를 지역사회에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복사골 부천시문화재단,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기마을공동체 미디어연대, 마을 공동체 한미모는 각자의 역할과 협업을 통해 독립영화 “풀” 상영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으며, 이를 통해 부천시민의 문화적 역량과 공동체 의식을 크게 강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앞으로도 마을 공동체와의 협력, 시민 참여 확대, 공공 공간의 문화적 활용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 예술 활성화와 공동체 의식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을 느끼는 현장이었다.
    

     
     
     
    독립영화‘풀’ PULL하다.
    럭비공

    조회수 888

    2025-07-31
  •  

    그림출처: 챗gpt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정체불명의 곤충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잇따라 제기됩니다. “차를 한 번 몰았을 뿐인데 벌레가 잔뜩 들러붙었다”, “창문도 못 열고 지낸다”, “방충망에 벌레가 끈적하게 달라붙어 너무 불쾌하다"라는 이야기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민원 게시판을 채웁니다. 베란다에서 빨래를 걷다 손에 붙은 벌레에 깜짝 놀라거나, 산책 중 몸에 와닿는 촉감에 짜증이 났다는 반응도 이어집니다. 거실 창문을 여는 순간 집 안으로 날아들어 소파, 커튼, 천장 조명 등에 달라붙은 곤충을 보고 공포를 느꼈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불청객은 다름 아닌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입니다. 크기는 작고 연약하지만, 무리를 지어 출몰하며 도심 일상에 적지 않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곤충은 이제 여름의 계절적 현상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러브버그란?
    러브버그는 학명으로는 ‘붉은등우단털파리’라고 불리는 곤충으로, 파리목에 속하는 종입니다. 일반 대중에게는 ‘러브버그’라는 별칭이 더 익숙하며, 본문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이 통칭을 사용하겠습니다. 이 곤충은 성충이 된 이후 약 일주일가량의 짧은 삶을 살며, 그 기간 동안 짝짓기와 산란을 모두 마치고 생을 마감합니다. 특히 암수 한 쌍이 짝짓기 상태로 함께 비행하는 모습은 시민들에게 인상 깊은 장면으로 각인되어 ‘사랑벌레’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몸체는 붉은 등과 가느다란 털로 덮여 있으며, 수컷은 짝짓기 도중 암컷을 따라다니다 먼저 생을 마치고, 암컷은 산란 후 죽습니다. 이들의 번식기는 떼 지어 이동하는 습성으로 인해 지역사회에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는 2015년 처음 관찰된 이후, 러브버그의 서식지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 단지 내 화단, 도심 공원처럼 낙엽이 쌓이기 쉬운 녹지 공간은 이들의 주요 번식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 곤충은 흰색을 선호하고, 자동차 배기가스를 자연의 부엽토 냄새로 착각하는 습성을 지녀 차량 표면이나 건물 외벽, 유리창 등에 자주 출몰합니다. 초기에는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등 일부 북서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발견되었지만, 현재는 수도권 전역에서 흔히 목격되고 있습니다.
     
    러브버그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기온 상승과 강수량 증가로 인해 한국의 여름은 이들에게 매우 유리한 번식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아스팔트와 건물 외벽이 열을 축적하는 ‘열섬 현상’까지 가세하며, 도심 전체가 러브버그의 서식처로 바뀌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곤충 증가가 아니라, 도시화와 기후변화가 맞물려 만들어낸 생태적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 발생 원인과 영향
    러브버그는 특정 지역에 해마다 같은 규모로 나타나는 곤충이 아닙니다. 어떤 해에는 대규모로 출몰했다가, 다음 해에는 상대적으로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는 한 번 번성한 후 이 곤충을 먹이로 인식한 조류나 다른 곤충들이 자연스레 포식자로 작용하며 개체 수를 억제하는 자연 자정 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절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며, 전체 도시권으로의 확산세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특히 러브버그를 포식하는 천적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도시 생태계에서는 이들의 대량 번식이 더욱 쉬운 조건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러브버그는 사람이나 건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일상생활에 불편과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피부나 얼굴에 들러붙는 불쾌감, 빨래에 묻는 점액질, 방충망과 유리창에 몰려드는 모습은 혐오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나 고층 아파트 거주자들은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여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실정입니다. 외출을 하고 돌아와서는 옷과 머리카락에 붙은 벌레를 털어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겪게 되어, 단순한 불청객을 넘어 도시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해충 vs 익충
    러브버그는 무리를 지어 출현할 때 시각적으로 거슬리며,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만으로 이 곤충을 ‘해충’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생태적으로 볼 때, 러브버그는 애벌레 시절 낙엽과 유기물을 먹고 자라면서 부엽토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이는 토양의 영양 순환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주로 나무 아래의 낙엽층이나 도심의 소규모 녹지에서 많이 발견되는 이유도, 이들이 필요한 먹이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조류나 양서류 등 다른 생물들에게는 중요한 먹이원이 되어 생물다양성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단지 인간에게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생물의 가치를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현대 도시 환경은 이미 생태적 다양성이 현저히 낮아진 공간입니다. 러브버그는 이러한 척박한 생태계에서도 살아남으며, 부엽토를 형성함으로써 식물 생장과 토양 생물의 서식 기반을 제공하는 순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제거하는 방식은 생태계 내 먹이사슬의 연결고리와 자정 작용까지 함께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결국 러브버그는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 및 환경 변화 속에서도 적응하며 생존하고 있는 생물이며, 이들의 존재는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곤충에 대한 편의 중심의 배척이 아니라, 그 생물들이 생태계 내에서 차지하는 자리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 살충제 방제의 위험성
    러브버그를 제거하기 위해 살충제를 사용하는 경우, 단기간에는 개체 수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장기적으로 생태계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살충 성분이 토양으로 침투하면 미생물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고, 그에 따라 곤충을 먹이로 삼는 조류나 양서류의 개체 수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생물 다양성이 취약한 도시공원이나 아파트 정원에서는 특정 종의 감소가 전체 생태 균형을 붕괴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살충제의 화학 성분은 토양에 잔류하거나 공기 중에 퍼져, 어린이 또는 반려동물과 같은 민감한 생명체에 유해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인간의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험 요소입니다. 즉, 단순한 편리함을 위해 취한 방제가 오히려 생태계에 되돌릴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하고, 결국 사람 자신에게도 그 피해가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 친환경 방제 방법
    러브버그의 대량 발생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적 방안으로는 ‘광원 포집기’와 ‘유인제 포집기’가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두 장치는 공통적으로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광원 포집기는 러브버그가 빛에 반응하는 습성을 활용한 방식입니다. 야간에 조명을 따라 접근하는 특성을 이용하여, 장치 내부의 전등으로 곤충을 유인한 뒤, 팬의 바람을 통해 곤충을 포획망에 가둡니다. 러브버그는 체구가 작고 날개 힘이 약해 바람에 쉽게 휩쓸리는 특성이 있어, 비교적 약한 흡입력만으로도 효과적인 포집이 가능합니다. 서울 은평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 장치를 통해 하루 사이 수백 마리를 잡는 등 실제 개체 수 조절에 일정 효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다만, 이 장치는 전력이 필요하고 외부 날씨나 설치 위치에 따라 성능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한편 유인제 포집기는 특정 향기를 활용해 러브버그를 끌어들이는 방식입니다. 전력 공급 없이도 작동할 수 있어 설치에 제약이 없고, 유지 기간도 1~2개월로 비교적 긴 편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유인제는 페닐아세트알데하이드 등 꽃향기와 유사한 화합물을 주성분으로 하며, 러브버그가 선호하는 자연 냄새를 모방해 제작된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유인 효과가 다소 범용적이어서 다른 곤충까지 함께 유인될 수 있는 문제가 있으며, 이로 인해 향의 농도나 방출 방식 등을 보다 정밀하게 조정하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러브버그에만 특화된 유인제 개발은 현재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 기후변화와 러브버그의 연관성
    러브버그의 출현 범위가 점차 북상하고 있는 현상은 단순한 지역 생물 분포 변화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기후변화가 생태계와 인간 생활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특히 겨울철 평균 기온의 상승, 폭염 발생 빈도의 증가, 여름철 강우 패턴 변화 등은 곤충의 생존과 번식 환경을 유리하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도시 지역은 자연보다 더 높은 기온을 유지하는 '열섬 효과'로 인해 러브버그에게 새로운 서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도심 전역이 이들의 활동 무대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미국 곤충학회 등에서 제시한 전망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앞으로 한국 전역은 물론이고 일본 북부나 중국 내륙 지역까지도 서식지를 확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종의 곤충이 퍼지는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변화시킨 환경이 생태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의 '징표'라 볼 수 있습니다.
     
    러브버그만이 이런 현상의 주인공은 아닙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대규모로 출현한 동양하루살이, 대벌레, 매미나방 등의 곤충들도 기후 변화와 도시화가 맞물리며 기존의 생태 경계를 넘어 대량으로 도심에 진입한 사례들입니다. 반면, 꿀벌이나 무당벌레처럼 자연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곤충들은 기후 스트레스, 농약, 서식지 훼손 등으로 인해 급격히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곧 식물의 수분율 저하, 농작물 수확량 감소, 먹이사슬 붕괴 등으로 이어져 인간의 생존 기반에도 위협이 됩니다.
    기후 변화는 육지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해양에서도 수온 상승과 바다 산성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산호초의 백화 현상을 유발하고, 이에 따라 어류의 이동 경로와 생존 조건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후 변화는 단지 날씨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생물들 간의 상호작용과 전체 생태계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심각한 문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 변화로 인한 추가적인 문제점
    기후 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이외에도 크게 4가지 정도로 추려서 예측할 수 있습니다. 첫째, 계절 주기의 변화와 생물의 생태 혼란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계절 변화의 주기가 달라지면서 철새의 이동 시기, 식물의 개화 시기, 곤충의 부화 시기가 기존과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포식자와 먹이 생물 간의 시간적 불일치가 발생하며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둘째, 극한기후와 생물 다양성 감소입니다. 폭염, 가뭄, 집중호우와 같은 극한기후는 특정 생물종의 멸종 가능성을 높입니다. 특히 환경 변화에 적응력이 낮은 고산식물, 양서류, 극지방 생물들은 심각한 생존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는 생물 다양성의 감소로 이어져 생태계의 복원력 자체를 떨어뜨립니다. 셋째, 기후 변화로 인한 외래종 확산입니다. 기후 변화로 생존 조건이 바뀌면서, 외래종이 기존 생태계를 침범해 토착종을 밀어내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러브버그처럼 새로운 기후 조건에 적응한 종이 확산되면, 경쟁력에서 밀리는 토착 생물의 생존이 위협받게 됩니다. 넷째, 생태계 서비스의 위협입니다. 생태계는 공기 정화, 탄소 저장, 수자원 정화, 토양 유지, 식량과 의약품 공급 등 인간에게 필수적인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기후 변화는 이러한 기능을 약화시켜 인간 사회의 건강과 생존 기반을 위협하게 됩니다.
     
     
    ● 우리가 마주한 생태적 책임
    러브버그와 같은 곤충의 대량 발생은 단지 자연스러운 생태계 현상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환경이 초래한 '결과물'입니다. 아열대성 곤충이 한반도에 정착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인간이 만든 도시 기온 상승, 탄소 배출, 서식지 파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불편을 이유로 무차별 방제를 시도하며, 문제의 근본 원인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생태계를 단지 관리의 대상으로만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그 일부로서 우리의 책임을 통감하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러브버그는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도시 생태계 안에 이미 정착했고, 기후 조건이 이들의 생존에 우호적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박멸을 목표로 하기보다, 생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인간의 불편을 줄이는 조화로운 방제 방식이 요구됩니다. 광원 포집기, 유인제 외에도 조명 조절, 건물 외벽 색상 변경 등 도시 설계 차원에서의 대응도 가능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도시 생태계의 다양성을 높여 자연적인 개체 조절이 가능하도록 돕는 생태복원 전략도 병행돼야 합니다. 이는 곤충과의 공존을 넘어,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한 선택입니다.
    
     
     

     
     

     

     

    도대체 러브버그가 왜 이렇게 많을까?
    주야

    조회수 1899

    2025-07-15
  •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한 「공익활동가 주간」은 전국 곳곳에서 공익활동가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시간입니다. “공익활동가의 지역, 영역, 세대를 잇는 사회적 지지와 연대의 플랫폼”을 지향하며, 올해도 작년에 이어 6월 30일(월)부터 7월 4일(금)까지 다양한 연대의 장이 5일간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7월 1일 "2025년 경기도공익활동가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경기도 시민사회가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낸 이 자리는, 활동가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과 지지를 전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 속에서도 불안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애쓴 활동가들의 노고를 떠올리며,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인사를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경기도 동·서·남·북 4개 권역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집행위원회를 구성해 준비했으며, 무려 경기도 31개 시·군, 98개 단체가 추진위원회로 함께해 주셨습니다.
     
    2025년 경기도공익활동가대회는 '당신의 빛으로 열어낸 새날'이라는 슬로건 아래, 어느 해보다 더 크고 넓고 단단한 연대의 장으로 펼쳐졌습니다. 경기도 시민사회 전체가 함께 만든 이 뜨거운 현장을 함께 만나보실까요?
     
     
     
    개막식
     
    사회자(박범수)가 본 행사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2025년 경기도공익활동가대회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왼쪽: 송성영(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오른쪽: 박혜옥(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들의 개회사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사회는 안산에서 반값주거비 안산운동본부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박범수 님이 오전부터 오후 일정까지 진행해 주셨습니다. 꽤나 진행하기 어려운 사회 부탁이었는데도 활동가들의 자리라고 하니 흔쾌히 하겠다고 답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답니다.
    사회자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2025년 경기도공익활동가대회를 함께 이끌어준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4분 중에 2분의 개회사가 이어졌습니다. 2023년부터 함께 본 행사를 준비해왔던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송성영 공동대표님과 멀리 포천에서 수원까지 달려와주신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박혜옥 공동의장님이 행사에 참여해 준 활동가분들에게 안부를 묻는 이야기로 활기차게 시작되었는데요. 특히 “빛의 광장에서 빛의 연대로 ‘새날’을 열어냈다. ‘새날’은 늘 함께 걷는 경기지역 활동가들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라는 송성영 공동위원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이어 박혜옥 공동위원장님이 포천에서 먼 길을 갈 생각해 막막했는데 그래도 이곳에서 다양한 지역의 활동가들을 만나니 너무 반갑고, 오길 잘 했다는 말에, 모두가 이 자리를 채우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겠지만 그 고민이 무색할 만큼 좋은 자리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과 기대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연대 장터
     
     
    '연대 장터' 프로그램에서 단체소개를 신청한 하남YMCA, 용인반딧불이시민모임, 수원YWCA 단체의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지역과 함께하는 시민단체들
    공익활동의 중심에는 지역이 있습니다. 하남YMCA, 수원YWCA, 평택YMCA, 하남YWCA, 부천YWCA, 안양YMCA, 오산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안양여성의전화 등은 지역사회 돌봄, 청소년 교육, 양성평등, 장애인 자립 등을 실현하기 위해 매일 현장에서 발로 뛰고 있습니다.
     
    평택안성흥사단, 여주시민주권행동, 여주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여주민예총, 포천시민사회연대, 안성평화네트워크, 수원체육문화센터, 수원여성인력개발센터, 수원YWCA 요양원,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 안성시공익활동지원센터,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복지시민연대 도 각 지역의 다양한 사회 이슈를 기반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생태와 환경을 위한 실천
    용인반딧불이시민모임은 반딧불이 서식지 보존과 생태 복원을 위해 탐사와 포럼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수원환경운동연합, 오산환경운동연합, 경기환경운동연합, 부천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위기비상행동 의정부,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경기에너지협동조합, 경기도시민발전협동조합 협의회, 녹색성장국민연합 등은 기후위기와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지역과 연결된 다양한 환경운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인권과 평등을 향한 연대
    경기여성단체연합, 다산인권센터, 인권교육온다, 경기여성단체연합, 수원615평화연대, 일하는사람들 생활공제회 좋은이웃은 인권, 노동, 평등, 평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공유했습니다. 특히 장애인 자립,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성평등 조례 보호, 이웃노동자 권익증진 등 다양한 주제가 소개되었습니다.
     
    평화와 통일, 그리고 시민의 힘
    경기평화교육센터, 안성평화네트워크, 안산 평등평화세상 온다, 수원615평화연대, 오산평화의소녀상, 동두천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은 한반도 평화와 역사 보존, 시민 평화기행 등을 주제로 활발한 평화운동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행복한마을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의료사각지대 없는 평등한 복지를 꿈꾸며, 방문진료제도를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연구·언론·네트워크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경기민주언론연합, 경기시민연구소 울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5기 에디터, 수원마을만들기, 안양 대안학교 단체 등은 제도 개선, 언론 감시, 시민 연구 및 아카이빙, 마을 기반의 대안 교육을 주제로 소개되었으며, 그 다양성과 깊이에서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새로운 시도와 실험
    웨어마이폴은 선거 기간의 탄소 배출량 추적을 통해 공약 전달 방식의 전환을 탐색하고 있으며, 청년 자원봉사팀 TOOL은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개선 봉사와 기술교육을 연계하는 새로운 모델을 실험 중입니다. 충북 충주 마을활동가의 사례 발표는 지역을 넘어 활동가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번아웃, 제도 변화, 지속 가능성 문제에 대해 함께 성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경기도의 연대와 지지
    경기도에서는 경기도 협치 수석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등이 중심이 되어 활동가들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단순한 행정적 지원을 넘어서,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더 지속 가능한 힘을 낼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에서 참여한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서로 자리에 일어나 자기소개 및 활동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수원유스호스텔 대강당을 가득 채워준 경기도 공익활동가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넓은 경기도 전역에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각자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소중한 시간과 마음을 내어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서로를 조금이라도 더 알아가고 연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석자 한 분 한 분이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본인과 소속 단체, 그리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지역, 다양한 영역의 활동 이야기가 하나둘 쌓이며,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뜻깊은 교류의 장이 되었습니다.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쉽지 않기에, 그만큼 이 시간이 더 소중하고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참여한 모두가 한마디씩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한 이 시간을 잘 준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동체 밥상
     
    수원유스호스텔 식당에서 마련된 음식을 함께 나누고 있다. 비건용도시락은 안산 카페마실에서 준비해주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 만큼, 긴 하루를 함께할 활동가분들을 위해 따뜻한 밥 한 끼를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특별한 메뉴는 아니었지만, 특별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특별한 만남 덕분에 식사 자리는 그 어느 때보다 빛났습니다.
    식사 시간이 되자 이곳저곳에서 웃음꽃이 피어났고, 처음 만난 이들 사이에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갔습니다. 그런데...식사할 때 가장 환한 얼굴들이었던 건… 혹시 제 기분 탓일까요?^^ㅎㅎㅎ
     
     
     
     
    점심 식사 시간이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 한편에서는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부스 활동도 함께 열렸습니다. 하남YMCA에서는 직접 재배한 목화솜으로 ‘목화새(뭉치새)’를 만들어보는 체험 부스를 운영해 많은 분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은 동두천의 옛 성병관리소 보존운동을 알리는 자료와 함께 그 의미를 나누었고, 평등평화세상 온다에서는 직접 제작한 배지를 참여자들에게 나눠주며 평등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또한 행사장에는 각 단체별 홍보 리플렛과 책자를 비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경기도 곳곳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이슈와 활동을 서로 공유하고 알아가는 소중한 교류의 장이 되었습니다.
     
     
    문화공연과 함께하는 빛의 광장 토크쇼
     
    마임이스트 류성국님의 열린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오후 프로그램 "빛의 광장 토크쇼"의 시작은 마임이스트 류성국 님의 깊이 있는 마임 공연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말없이 오직 몸짓 하나로 마음을 움직이는 마임은 때로는 수백 마디 말보다 더 강한 울림을 전해줍니다. 공연의 첫 번째 주제는 ‘벽’이었습니다. 우리 삶 속에는 누구도 쉽게 넘을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합니다. 공연은 그 벽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부딪히며, 때로는 좌절하고, 다시 일어나 다시금 마주하는 한 사람의 몸짓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벽은 누군가에게는 제도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사회의 편견, 혹은 활동가로서의 지침과 피로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류성국 님은 그 벽 앞에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벽을 두드리던 그의 몸짓은, 마침내 그 벽을 넘어서 희망이 피어나는 새로운 날로 나아갑니다.
    빈손이지만 진심을 담은 위로와 격려가 있었고, 소리 없는 외침 속에서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만의 벽을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짧지만 깊은 공연은 오늘 모인 모든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벽’이 결코 끝이 아니며, 함께라면 넘어설 수 있다는 믿음을 건네주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이어진 박수는 그 믿음에 대한 뜨거운 공감이었습니다.
     
    빛의 광장 토크쇼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진 시간은 다섯 명의 활동가가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 가지 물건 또는 자료’에 담아 소개하는 토크쇼였습니다. 성남, 수원, 오산, 의정부, 여주, 그리고 안산까지 경기도 곳곳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공익활동을 이어온 이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무대 위를 따뜻하게 채웠습니다.
     
    한국청년연대 김다은 대표는 매일같이 홍보물과 안내문을 만들며 공익활동의 최전선에 섰던 날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날그날의 작업이 쌓여, 그 흔적 하나하나가 화려하진 않지만 가장 밀도 있게 삶을 채운 기록이었다는 말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평등평화세상 온다 김송미 대표는 직접 만든 작은 배지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활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저곳 다니며 그 배지를 판매했던 날들, 그리고 오늘은 그 배지를 나눔으로 가져왔다는 말에는 연대의 온기와 활동가의 따뜻한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의정부자연에너지협동조합 서효숙 활동가는 생협에서 시작해 기후위기 대응까지, 지역과 함께하며 실천해온 시간들을 나눴습니다. 특히 딸에게 용돈을 쥐여주며 응원봉을 사수했던 일화는 유쾌함 속에 가족의 지지와 활동가의 삶이 겹쳐지며 현장에 따뜻한 웃음을 전했습니다.
     
    수원오산화성촛불행동 최승재 사무국장은 오래된 USB 하나를 꺼냈습니다. 수많은 거리의 촛불, 회의록, 발언문이 담긴 이 작은 저장 장치는 활동가로서의 삶, 그리고 공동체와 함께한 역사의 일부이자, 한 사람의 소중한 아카이브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주시민주권행동 최용기 상임대표는 여주에서 만난 한 고등학생의 말을 전하며 이야기를 풀어갔습니다. “청년이 귀한 여주에서, 광장에서 마주친 한 학생의 말에서 여주의 희망을 보았다"라는 그의 말은 활동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거창한 프로그램이나 화려한 수치가 아니라, 함께한 순간 속에서 ‘누군가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는 것이야말로 활동의 본질이라는 울림을 남긴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토크쇼는 단지 다섯 명의 패널만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무대 아래에서 그 이야기를 듣던 수많은 활동가들의 삶과도 다르지 않았기에, 마치 모두의 이야기가 무대 위로 오르는 듯한 시간이었습니다. 보다 안전하고,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차가운 거리와 어두운 길목을 함께 걸어가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조금씩 더 따뜻한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 이정열 님의 마무리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토크쇼가 끝난 후,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시간은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 이정열 님의 특별 공연이었습니다. 무대에 올라 공연을 시작하기 전, 이정열 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공익’이라는 단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내가 살아오면서 이 단어를 직접 써본 적이 있었던가.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그런 ‘공익’을 삶으로 실천하고 계시는 분들이구나, 싶었습니다.”
    공익이라는 말이 다소 추상적이고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어려운 일을 묵묵히 해내는 활동가들에게 존경과 고마움의 인사를 전하며, 노래로 마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자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활동가들 가운데 특히 50대 이상의 참가자들에게서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습니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익숙한 곡들이었지만, 그 가삿말이 전하는 의미는 누구보다 활동가들의 마음에 깊숙이 와닿았습니다.
    이정열 님의 담담하고도 따뜻한 목소리는 그동안 고되고 지친 활동의 시간을 다정히 안아주듯 스며들었고,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노래로 위로받고, 연대로 이어지는 하나의 마음이 되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이정열 님의 목소리와 따뜻한 말 한마디는 오랫동안 참석자들의 기억 속에 잔잔히 남았습니다. 노래가 전하는 위로가 이토록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함께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특강 - 새 정부와 다시 만날 세계를 위한 시민사회의 과제
     
    2부 강연 "새 정부와 다시 만날 세계를 위한 시민사회의 과제"라는 주제로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류홍번 운영위원장님의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활동가들의 과거를 돌아보고 서로를 위로한 1부를 마친 뒤, 이어진 2부는 “앞으로 시민사회가 어떠한 과제를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위해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류홍번 운영위원장을 모시고 특별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의 주제는 “시민주권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시민사회를 강화하자! –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제도·정책 과제”. 류홍번 운영위원장님은 먼저 한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현 상황을 되짚으며, 해외 각국의 시민사회 정책 사례들을 함께 소개해 주셨습니다. 특히 한국 시민사회가 전환기의 길목에 서 있는 지금, 어떤 제도와 정책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풀어주셨고,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현장의 활동가들이 평소 품고 있었던 고민과 질문들이 진솔하게 쏟아졌습니다.
     
    질의응답
     
    강연을 마치고 다양한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Q. 보조금에 의지하는 시민사회, 괜찮은가요?
    한 활동가는 시민단체들이 정부 보조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보조금이 정치적 영향력의 도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자생력을 갖춘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은 명확했습니다.
    “보조금을 받는 것이 문제는 아닙니다. 시민단체가 공익을 위한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은 정당한 권리입니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정부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다만, 보조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이를 위한 해법으로 ‘사회적 경제와의 접점 확대’가 언급되었고, 기부문화 확산,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한 실험적 접근도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Q. 제도와 정권, 시민사회는 어떻게 공존해야 할까요?
    시민사회가 법적으로 제도화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만약 정권이 바뀌면 그 제도가 악용되거나 무력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또한 사회적 경제와 NGO의 활동 영역이 섞여 있는 현재 구조 속에서, NGO는 제도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류홍번 운영위원장은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법은 정권처럼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시민사회는 오히려 협력하고 연대하는 구조를 통해 더 큰 파이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시민사회의 경계를 지나치게 명확히 나누기보다는 서로 다른 조직들이 함께 공익을 향해 연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Q. 시민사회는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을까?
    새 정부의 사회통합 정책에는 ‘시민사회’라는 단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과연 시민사회가 사회통합과 갈등 해소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시민사회야말로 합의를 통해 사회적 통합을 이끌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조직이며. 특히 시민사회의 독립기구 설립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이어졌습니다.
     
    Q. 기업과 협력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기업과의 협업이 해법 중 하나로 제시되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시민단체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기업들과는 근본적으로 협력할 수 없고, 구조 자체가 변하지 않는 한 시도조차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류홍번 운영위원장은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 직접적 후원이 어렵다면, 지역 재단이나 플랫폼을 통해 간접 협업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 기업들이 사회 공헌 활동에 점점 더 관심을 가지는 만큼, 시민사회도 이에 맞는 프로젝트 제안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 지역·중앙단위에서 기업 관심사를 조사하여 매칭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
    이처럼 ‘민감한 이슈는 피하면서도 기업과 공익을 잇는 새로운 경로’를 모색하는 방향이 제안되었습니다.
     
    Q. 시민사회 정책도 결국엔 서울 중심 아닌가요?
    마지막으로, 서울 중심 정책의 문제도 언급되었습니다. 많은 시민사회 정책과 자원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실제로 지역 시민단체들은 상근자 1~2명 수준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정책 접근이 어렵다는 문제 제기였습니다.
    이에 대해 류홍번 운영위원장은 서울 중심 구조에 대해 동의하는 한편, 경기도는 산업/기업 중심의 지역이기에 더 기업과 협업하고 자원을 연결한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다며, 더 많은 시민사회 주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말했습니다. 즉, 서울 중심 문제를 비판하는 것에서 멈추기보다는, 지역에서도 능동적인 전략과 구조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이번 강연에서의 질의응답 시간은 단순한 질문과 대답을 넘어, 시민사회가 지금 어디쯤 와 있으며,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함께 고민한 시간이었습니다. △공익활동의 재정구조부터 정체성 △제도화의 방향성과 정권과의 관계 △사회적 경제와의 연계 △사회통합에 대한 기여 가능성 △서울과 지역 사이의 불균형 문제까지. 이 모든 질문의 바탕에는, 더 나은 시민사회 생태계를 함께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시민사회는 변화하고 있다는 희망과 믿음이 생겼습니다.
     
     
     
    폐회사
     
    2025년 경기도공익활동가대회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왼쪽: 유명화(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 오른쪽: 김유철(안양YMCA 사무총장))들의 폐회사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뒤,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두 분의 폐회사였습니다. 이번 대회를 위해 경기도 전역을 누비며 준비에 힘쓴 두 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과 안양YMCA 김유철 사무총장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김유철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가 단순히 몇몇 단체의 주도로 열린 자리가 아니라, 경기도 31개 시·군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추진위원회로 참여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행사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유명화 센터장은 “올해보다 더 많은 단체와 활동가들이 내년엔 함께하길 바랍니다. 명실상부한 '경기도 31개 시·군 공익활동가대회'가 될 수 있도록 계속 준비해나가겠습니다”라며 내년 대회를 향한 기대와 의지를 전했습니다.
     
     
     

     
     
    이제 막 2025년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벌써부터 2026년 경기도공익활동가대회가 기다려지는 건… 저뿐만은 아니겠죠?
    함께 준비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경기도공익활동가대회! 내년에는 더 많은 이야기와 얼굴들이 이 자리에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 행사를 함께 준비해 주신 스태프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현장스케치] 2025년 경기도공익활동가대회 "당신의 빛으로 열어낸 새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보희

    조회수 589

    2025-07-03
<<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