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입 — 기부와 거래 사이, 제3의 길
기부와 소비, 둘 중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영역이 있다. 누군가에게 돈을 보내지만 그 대가로 무언가를 받는다. 마음은 기부자의 것이지만, 손에 쥐는 것은 소비자의 것과 닮았다. 이 어중간한 자리에 보상형 크라우드펀딩이 있다.
한국의 공익 모금 생태계를 둘러보면 익숙한 두 갈래 길이 보인다. 하나는 카카오같이가치나 네이버 해피빈처럼 순수하게 기부금을 모으는 길이다. 후원자는 돈을 보내고, 그 대가로 받는 것은 영수증과 마음의 평안뿐이다. 다른 하나는 텀블벅이다. 이곳에서는 후원이 곧 거래처럼 보인다. 돈을 보내면 에코백이 오고, 책이 오고, 한정판 굿즈가 온다.
그런데 흥미로운 역설이 있다. 겉보기에 가장 상업적으로 보이는 텀블벅이, 때로는 가장 순수한 기부 플랫폼보다 더 강력하게 공익 프로젝트를 키워내곤 한다.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디자인 프로젝트가 전국적 화제를 모으고, 부상 소방관을 돕기 위해 만든 가방이 입소문을 타고, 작은 사회적기업이 텀블벅 펀딩 하나로 브랜드의 첫발을 뗀다. 보상이라는 거래의 외피를 두른 플랫폼이 어떻게 공익의 동력이 되는지, 그 구조를 들여다본다.
2. 텀블벅이라는 플랫폼 — 창작의 놀이터에서 시작된 길

텀블벅은 2011년, 국내에 마땅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가 없다는 이유로 직접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출발은 예술과 문화였다. 영화, 음악, 출판, 디자인, 게임처럼 창작자가 무언가를 만들고 싶지만 자금이 없을 때, 그 아이디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미리 돈을 보내고 완성된 결과물을 받는 구조였다.
텀블벅의 성장 곡선은 가파르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누적 후원금 100억 원을 돌파했고, 2015년 8월부터 1년 사이에만 50억 원이 더 쌓이며 빠르게 가속이 붙었다. 이후 성장세는 더 거세졌다. 2023년 9월 기준으로는 5만여 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펀딩에 성공했고, 누적 후원 금액은 3,000억 원을 넘어섰다.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 업체로는 국내 최초로 누적 후원금 500억 원을 달성한 곳이기도 하다.
이 성장의 비결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커뮤니티의 밀집도다. 텀블벅은 초기부터 외형적인 마케팅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30만에서 40만 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단단한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성과를 쌓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초기 다른 플랫폼들이 마케팅이나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 매달리는 동안, 텀블벅은 결제 시스템의 편의성과 예약 결제 방식의 개발에 주력했다. 오직 보상형 펀딩만으로 이런 성과를 냈다는 점이 특히 주목받는 지점이다.
텀블벅의 수수료 구조도 이 플랫폼의 성격을 보여준다. 창작자는 모금이 확정된 날로부터 7영업일 안에 서비스 수수료 5%와 결제 대행 수수료 3%를 제외한 금액을 정산받는다. 다른 보상형 플랫폼인 와디즈가 7~14%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해온 것과 비교하면, 텀블벅의 구조는 상대적으로 창작자에게 유리한 편이다.
3. 보상형이라는 설계 — 왜 '교환'이 공익을 끌어당기는가

/ ⓒ텀블벅
텀블벅의 펀딩 방식이 다른 공익 플랫폼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모금의 목적 그 자체에 있다. 텀블벅 헬프센터는 이 차이를 명확히 규정한다. 텀블벅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개인이나 단체에 전달할 순수 후원금을 모으는 목적의 프로젝트는 진행할 수 없다. 텀블벅의 미션은 어디까지나 창조적인 시도를 위한 자금을 모으는 것이고, 기부금 모금처럼 성격이 다른 프로젝트는 애초에 플랫폼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제약은 역설적으로 텀블벅 공익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만들어낸다. 텀블벅에서 성공하는 공익 프로젝트는 반드시 '무엇을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 메시지를 담은 구체적인 창작물, 즉 티셔츠, 가방, 책, 영상 같은 결과물을 함께 제시해야 펀딩이 가능하다.
이것이 보상형 펀딩의 진짜 힘이다. 후원자는 두 가지 동기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사회적 가치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과, 손에 쥘 수 있는 무언가를 갖고 싶은 마음이다. 다만 이 관찰은 '연구 동향 분석' 논문 자체의 결론이라기보다, 참여 동기를 다룬 개별 실증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경향에 가깝다. 실제로 이선희·이상윤(2023)의 국내 크라우드펀딩 연구 동향 분석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33개 학술지에 실린 204편의 논문을 종류·성과·해외·분야별·기타의 다섯 갈래로 정리한 문헌 고찰로, 국내 크라우드펀딩 연구가 이미 상당한 규모로 축적돼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매력적인 리워드는 그 이타적 동기를 행동으로 옮기게 만드는 마지막 한 걸음의 역할을 한다.
이런 구조적 특징 때문에 텀블벅에서는 '공익 목적과 창작이 결합된 프로젝트'라는 독특한 장르가 형성됐다. 위안부 피해자를 후원하기 위한 디자인 프로젝트 '기억+소녀 나비 티셔츠'가 대표적이다. 단순한 모금이 아니라 티셔츠라는 창작물을 매개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금이 모이는 구조였다.
4. 실제 사례들이 보여주는 것 — 메시지가 상품이 될 때

텀블벅이 직접 개최한 '소셜 임팩트를 위한 텀블벅 크라우드펀딩' 설명회는 이런 공익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바 있다. 2019년 1월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약 60명의 참석자가 모여 공익적 성격의 크라우드펀딩 노하우를 공유받았다.
이 자리에서 소개된 대표적 사례가 '작은 소녀상' 프로젝트다. 평화의 소녀상을 모티프로 한 이 프로젝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슈에 대한 관심을 전국적으로 환기시킨 성공 사례로 꼽혔다. 또 다른 사례는 '러닝타임30'이다. 부상당한 소방관들을 지원하기 위해 낡은 소방복 원단을 재활용해 가방과 지갑을 만든 이 프로젝트는, 버려질 운명이었던 소방복에 새로운 쓸모를 부여하면서 동시에 소방관 처우 문제에 대한 공감을 끌어냈다.
비영리 영역에서도 비슷한 구조를 가진 사례가 있다. 사회적기업 마리몬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그림을 활용한 에코백, 뱃지, 휴대전화 액세서리 등을 리워드로 제공하며 펀딩과 사업을 연계해온 모범 사례로 꼽힌다. 더나은미래의 비영리 모금 콘텐츠 기획 시리즈에서도,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리워드를 갖춘 것이 마리몬드 펀딩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분석됐다. 순수하게 선의만으로 후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지에 따라 참여 여부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텀블벅에서 성공한 공익 프로젝트들이 사회적 메시지와 매력적인 결과물을 동시에 설계했다는 점이다. 메시지만 있고 갖고 싶은 결과물이 없으면 펀딩으로 이어지기 어렵고, 결과물만 매력적이고 메시지가 빈약하면 화제성을 만들기 어렵다. 이 둘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텀블벅형 공익 펀딩의 핵심 역량이다.
5. 카카오같이가치·해피빈과의 비교 — 구조가 다른 세 갈래 길

한국의 온라인 공익 모금 생태계를 구성하는 세 플랫폼, 텀블벅과 카카오같이가치, 네이버 해피빈을 나란히 놓으면 각자의 설계 철학이 뚜렷이 드러난다.
카카오같이가치는 2007년부터 운영되어온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이다. 누구나 공익 프로젝트를 위한 모금함을 직접 개설해 모금받을 수 있는 구조이며, 최근에는 일회성 기부를 넘어 매달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매달기부'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같이가치의 독특한 지점은 이용자의 참여 자체가 기부로 이어지는 구조다. 사이버 머니 없이도 댓글, 공감, 공유 같은 참여 행동을 하면 카카오가 대신 건당 100원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후원자가 직접 돈을 내지 않고도 기부에 동참하는 진입장벽 낮은 모델을 운영한다. 모금 수수료는 최종 모금액의 7% 수준이다.
네이버 해피빈은 2005년 국내 최초의 온라인 기부 포털로 시작했다. '콩'이라는 사이버 화폐를 통해 후원자가 직접 기부에 참여하거나, 기업이 콩을 후원해 네티즌들이 대신 기부할 수 있게 하는 독특한 생태계를 만들었다. 해피빈 안에는 '공감펀딩'이라는 별도의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도 있는데, 사회문제 해결 활동이나 공익적 창작 활동, 소셜벤처 등 공익적 의미가 있는 일이라면 단체와 개인 모두 펀딩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일반 모금함 개설은 1년 이상의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증이나 사업자 등록증을 갖춘 단체로 자격이 제한된다.
세 플랫폼의 구조적 차이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자금의 성격이다. 같이가치와 해피빈의 기본 모금함은 순수한 기부금을 모은다. 후원자는 대가 없이 돈을 보낸다. 반면 텀블벅은 구조적으로 '제작비'를 모은다. 후원자가 보내는 돈은 어떤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자금이고, 그 결과물이 후원자에게 돌아간다.
둘째, 참여자의 자격이다. 해피빈의 일반 모금함은 등록된 비영리단체만 개설할 수 있다는 진입장벽이 있다. 텀블벅은 이런 법인격 제한이 상대적으로 느슨해, 개인 창작자도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프로젝트를 직접 시작할 수 있다. 같이가치 역시 누구나 모금함을 개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낮다.
셋째, 참여의 동기 구조다. 같이가치는 참여 행동 자체에 보상을 거는 방식으로 부담 없는 일상적 참여를 유도한다. 해피빈은 신뢰할 수 있는 단체를 통한 전통적 기부 모델에 가깝다. 텀블벅은 결과물에 대한 욕구와 사회적 공감을 동시에 자극하는 구조로, 세 플랫폼 중 가장 적극적인 의사결정과 더 큰 단위의 후원 금액을 끌어내는 경향이 있다.
6. 팬덤과 커뮤니티 — 강력한 연결이 자금이 되는 메커니즘
텀블벅이 공익 프로젝트의 스케일업에 유리한 이유 중 하나는 이 플랫폼이 가진 커뮤니티의 성격이다. 텀블벅은 30만에서 40만 명에 달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외부 마케팅이 아니라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신뢰와 애착으로 모인 사람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올라오면 이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반응하고, 그 반응이 다시 입소문으로 확산되는 구조다.
이런 커뮤니티 구조는 공익 프로젝트에 특히 유리하게 작동한다. 일반적인 상업 광고는 낯선 소비자를 설득해야 하지만, 텀블벅의 공익 프로젝트는 이미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시도를 응원하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 앞에 놓인다. 창작과 공익이 결합된 메시지는 이 커뮤니티의 정체성과 맞아떨어진다.
여기에 더해 보상형 펀딩 특유의 구전 효과가 있다. 후원자가 받은 리워드는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그 프로젝트에 동참했다는 증거물이 된다. 마리몬드의 에코백을 든 사람, 작은 소녀상 프로젝트의 굿즈를 가진 사람은 일상 속에서 그 메시지를 계속 노출시키는 매개체가 된다. 기부금 영수증은 서랍 속에 남지만, 리워드는 가방에 매달리고 책장에 꽂힌다. 이 가시성의 차이가 공익 메시지의 생애주기를 늘린다.
물론 이런 커뮤니티 기반 모델에는 그늘도 있다. 텀블벅은 2022년 3월 이전까지 결제 실패분에 대한 수수료까지 창작자가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한 정책을 운영해 비판을 받은 바 있고, 프로젝트 심사가 상대적으로 느슨해 부실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프로젝트가 섞여 올라온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공익을 표방한 프로젝트라 해도 텀블벅이라는 플랫폼 자체가 모든 프로젝트의 진정성을 보증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후원자와 창작자 모두가 인지해야 할 부분이다.
7. 초기 자금 확보를 넘어 — 스케일업의 다음 단계
보상형 크라우드펀딩이 공익 프로젝트나 소셜벤처에 줄 수 있는 가치는 단순히 초기 자금을 마련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 창업 분야 크라우드펀딩 연구는 창업 분야의 펀딩이 문화예술 프로젝트와 달리 일회성 콘텐츠 제작이 아니라 사업의 개시 자체에 필요한 기반 자금을 모은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 번의 후원금 모집으로 상품이나 서비스 생산의 기반을 다지고 나면, 이후에는 그 사업 수익을 통해 자생적으로 운영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은 후원금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파급 효과를 가진 종잣돈이 될 수 있다.
또한 크라우드펀딩 과정 자체가 시장 검증의 역할을 한다. 이는 연구 차원에서도 뒷받침되는데, 크라우드펀딩이 단순한 자금 조달 수단을 넘어 홍보·마케팅, 테스트 베드, 사회적가치 캠페인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는 점은 국내 크라우드펀딩 연구 동향 분석에서도 확인된 특징이다. 실제로 한 브랜드 사례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을 단순히 자금 조달 수단으로만 쓰지 않고, 시제품 단계에서부터 수십 명의 후원자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받는 소통 창구로 활용해 제품력을 검증받은 사례도 확인된다. 공익 프로젝트와 소셜벤처도 마찬가지다. 펀딩 과정에서 어떤 메시지에 사람들이 반응하는지, 어떤 결과물에 후원이 몰리는지를 통해 이후 사업 방향을 가다듬을 수 있는 살아있는 데이터를 얻게 된다.
다만 모든 텀블벅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목표 금액을 최소 수준으로 설정하고도 후원자를 모으지 못해 실패하는 프로젝트가 적지 않으며,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타겟 후원자층에 대한 이해 부족이 꼽힌다. 공익 프로젝트 역시 예외가 아니다. 좋은 취지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취지에 공감할 구체적인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리워드에 반응할지를 명확히 설계해야 펀딩으로 이어진다.
8.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텀블벅의 보상형 크라우드펀딩 모델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참고할 수 있는 지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공익 메시지에 '갖고 싶은 형태'를 부여하는 기획력이 필요하다. 작은 소녀상이나 러닝타임30, 마리몬드의 사례가 보여주듯, 좋은 취지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취지를 담을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결과물을 함께 설계하는 역량이 펀딩의 성패를 가른다. 경기도 내 공익단체와 소셜벤처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단순한 호소가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갖고 싶어 할 결과물로 번역하는 기획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둘째, 플랫폼별 특성에 맞는 모금 전략의 분리가 필요하다. 순수한 운영 자금이나 위기 대응 자금이 필요하다면 해피빈이나 같이가치 같은 기부형 플랫폼이, 창작물이나 상품을 매개로 한 사업화 초기 자금이 필요하다면 텀블벅 같은 보상형 플랫폼이 더 적합하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단체들에게 모금 전략을 컨설팅할 때, 이 구조적 차이를 명확히 안내하는 것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으로 이어진다.
셋째, 커뮤니티는 모금이 끝난 뒤에도 자산이 된다. 텀블벅의 후원자는 한 번의 거래로 끝나지 않고, 리워드를 통해 프로젝트의 메시지를 일상에서 계속 노출시키는 사람이 된다. 경기도의 공익 프로젝트들도 펀딩 종료를 캠페인의 끝이 아니라 후원자 커뮤니티 형성의 시작으로 바라본다면, 한 번의 펀딩이 장기적인 지지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무리 — 거래의 외피, 연결의 본질
겉으로 보면 텀블벅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순한 거래다. 돈을 보내고 물건을 받는다. 그러나 그 거래의 안쪽을 들여다보면,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다친 소방관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작은 사회적기업의 첫걸음을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
보상형 펀딩이 증명하는 것은, 공익과 거래가 반드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잘 설계된 보상은 막연한 선의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다리가 된다. 에코백을 메고, 가방을 들고,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 그것이 모금함에 적힌 숫자보다 더 오래, 더 멀리 메시지를 실어 나른다.
경기도의 31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공익단체와 소셜벤처들에게도 같은 질문이 던져진다. 우리의 메시지를, 사람들이 매일 손에 들고 다니고 싶어 할 무언가로 만들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다음 세대의 공익 펀딩 사례를 만들어낼 것이다.

참고 자료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4407
https://platum.kr/archives/64596
https://brunch.co.kr/@allaboutfunding/4
https://brunch.co.kr/@tumblbug/53
https://duckduck.palms.blog/tumblbug-learning
https://www.kakaocorp.com/page/detail/10957
https://www.futurechosun.com/archives/28284
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2953856
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190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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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3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뉴스레터 필진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필자의 의견과 관점이 담길 수 있으며 일부 내용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작년 9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된 시민참여기본법 제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작년 말 이해식 의원 등 29인으로 발의되었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추진부서를 신설하고, 올해 5대 핵심 입법과제 중 하나로 시민참여기본법 채택하여 추진 중에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114개의 시민사회단체와 네트워크가 참여한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립 시민사회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입법에 집중하고 있다. 오랫동안 시민사회 법 제정을 추진해 온 당사자 입장에서 볼 때 시민참여기본법 제정 여건이 우호적이고 기대감도 적지 않다. 이 법 제정과 기구 설립이 현실화된다면 한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활성화에 획기적인 큰 변화와 전환이 기대된다.
우선 시민참여기본법 제정 배경과 목적을 살펴보면, 먼저, 12.3 내란 극복 과정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보전과 확대의 제도적 보장 필요성이다. 요약하면 ‘광장’의 민주주의를 넘어 ‘일상’의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시민참여기본법이 제기된 것이다. 대의제를 넘어 주권자인 시민이 일상에서 공공의 정책 결정이나 사회문제 해결과정에 직접적인 참여를 제도적·구조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되돌릴 수 없는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와 필요성에서 제안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사회 활성화의 제도·정책 발전과정에서 이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87년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는 94년 민간운동단체지원법 발의, 2000년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제정, 2003년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설치, 2020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 대통령령 제정 등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시민사회 활성화 제도·정책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발전시켜 왔다. 지난 윤석열 정부의 극단적인 시민사회 제도의 폐지를 계기로 시민사회 관련 법 제정 및 체계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내란을 극복하고 탄생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시민사회 과제로 반영된 것이 바로 시민참여기본법 제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이다.
시민참여기본법의 주요 내용 및 특징은 다음과 같다.
법의 목적으로는 ‘시민참여를 보장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추진체계를 구축함으로서 민주주의와 지속가능한 발전, 공공의 이익증진 및 사회통합 향상(제1조)’을 명시했다. 2조에서는‘시민’의 정의를 최초로 규정하였고, ‘시민참여’영역 및 활동으로 시민정책참여, 시민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등도 정의하였다. 3조에 이러한 참여를 ‘시민의 권리’로 명시하고, 4조에는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 등 6개항을 기본원칙으로 제시하였다.
주요 시책으로는 ‘시민참여 종합체계 구축’으로 시민정책참여, 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활성화 4개 영역의 실행과제로 구체화하였다. 이를 위해 5년 단위로 시민참여 종합계획 수립하게 하고, 중앙행정기관과 시도가 매년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실적을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모든 정부 조직이 시민참여 정책을 상시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가장 핵심이 되는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 조항에서는 우선 행정안전부 소속 차관급 행정위원회로 설치하도록 하고, 위원은 40명․4개 소위원회로 구성하고, 상임위원은 위원장 등 3명으로, 사무국은 별도로 구성하도록 하였다. 다만 위원회의 독립성 보장하고자‘필요한 업무를 독립적으로’수행·지원하도록(15조) 규정하였다.
아울러 지역시민사회위원회 관련해서는 시·도는 의무조항, 시·군·구는 임의조항으로 지역 조례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시·도의 경우 25조에 위원회를‘심의·의결 및 집행’기구로 규정해 사실상 국가시민참여위원회와 같은 행정위원회로 의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외 지역 시민참여지원센터의 경우 시·도와 시·군·구 모두 임의조항으로 규정랬으나, 다른 영역별 지원센터 등과의 충돌 또는 혼선을 막고자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역별 지원센터를 자율적으로 설치·운영할’수 있도록 하였다.
시민참여기본법이 공론화되면서 몇가지 쟁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간단히 살펴보면
첫째, 시민참여의 4대 기능 포괄성이 갖는 논란과 의미다.
시민정책참여, 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활성화로 제시된 시민참여 4대 기능이 서로 다른 기능과 성격이라는 점에서 통합이 타당한가에 대한 지적이다. 4대 기능이 다른 성격인 것은 맞지만 타당성이 지적될 사항은 아니다. 4대 기능을 크게 구분하면 시민정책참여·숙의공론화는 시민참여‘절차’로, 민주시민교육·시민사회 활성화는 시민참여‘기반’으로 나뉜다. 즉 당초‘절차’와 ‘기반’이 포괄된 형태의 통합법안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정책(행정)참여나 숙의·공론과 같은 시민참여 절차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절차를 활용할 시민적 역량, 시민사회적 역량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제도적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 민주시민교육은 시민의 참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기능으로, 시민사회 활성화는 시민이 보다 효율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조직을 결성하고 자원을 조달하고, 운영을 민주적으로 하기 위한 제도·정책적 기반을 만드는 기능이다. 그동안 절차법과 기반조성법의 분리 제정에 따른 비효율성을 시민참여기본법을 통해 통합적으로 구성․설계되었다는 것이 이법의 특징 중 하나이다.
둘째, 국가 기구화의 필요성과 우려. 그리고 기대
국가시민참여위원회와 같은 행정기구 설립이 타당한가 하는 논란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초기 국가청렴위원회)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 내 국가인권위나 국민권익위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나 무용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두 기구가 한국의 인권보호와 향상, 부패척결 및 청렴도 향상에 기여한 바는 무시할 수 없다. 정권교체기마다 독립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세계적 선진 인권국가, 청렴한 국가로 인정받거나 도약하는데 두 기관의 존재는 매우 크다. 시민참여가 민주주의를 담보하는 핵심요소라고 한다면 국가시민참여위원회는 국가 주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한층 강화하는 기구적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영국, 호주, 스웨덴 등 유럽 선진국이 오래전부터 국가 차원의 행정기구인 공익위원회나 시민사회청을 설립·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민사회 포획화 우려보다는 시민사회 활성화 및 이를 통한 민주주의 강화에 대한 기대가 훨씬 크다.
셋째, 지역 시민참여위원회의 역할과 구성에 대한 우려, 지역혁신기구로서의 가능성
법안 상 지역 시민참여위원회는 합의제 행정위원회로 제시되었다. 지역 시민사회로 보면 매우 생소한 구조고, 과연 목적한 바대로 구성․운영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그동안의 시행착오 등을 고려하면 우려 지점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주어진 기회와 가능성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실제 시민참여위원회가 지역의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변화·혁신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기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설립된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의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의 선행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더 넓고, 더 깊고, 더 많은 시민참여와 민관협치 활성화 등 시민민주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서울시 시민민주주의 기본조례’에 의해 구성되었다. 이를 위해 「1국(2급)–4과-16팀」으로 50여명의 전담인력(개방직 공무원 포함)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위원장은 민간 상임으로, 위원은 민간 비상임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었다. 주요 과와 업무는 • 온·오프 시민공론장과 민주시민교육, 행정참여 등을 담당하는 민주주의담당관, • 숙의예산제를 운영하는 시민숙의예산담당관, • 시민사회 공익활동, 민관협력을 담당하는 협치담당관, •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를 담당하는 마을공동체담당관으로 운영되었다. 시민참여기본법에서 제시된 4대 기능과 매우 유사하다. 시·도 시민참여기본조례의 선행모델로 서울시 시민민주주의기본조례를, 시·도 시민참여위원회 선행기구로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참조한다면 지역 시민참여위원회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비전, 구성과 운영 등을 보다 전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 사례에 대한 평가 논란이 있지만 시·도 차원에서 시민참여와 시민사회 활성화, 지역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합의제 행정기관을 혁신적으로 도입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지역별로 어떻게 시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지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전략기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지역 합의제 행정기관이 2019년 서울 1개 지역이었다면, 향후 1-2년 내에는 17개 광역 시도에서 전면 시행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활성화, 행정변화의 전환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시민참여기본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의 성과적 추진을 위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시민사회 과제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영역간 -주창형, 민주시민교육, 마을, 사회적경제, 공익활동 등 –의 긴밀하고 전략적인 연대와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시민사회는 제도 및 정책 대응에서 전체 영역간 연대보다는 개별 영역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영역간 상시적이고 긴밀한 연대의 부족은 시민사회 전체의 전략실행과 사회적 영향력 제고가 어려웠다. 그러나 통합법 형태로 제시된 시민참여기본법이나 지역의 시민참여기본조례는 시민사회 다양한 영역이 함께 구성․운영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이다. 영역간의 전략적 연대와 협력 없이 추진이 불가능하다. 특정한 영역이 과도하게 주도할 경우 소외된 영역의 불만 제기나 영역간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 지역 변화의 전략적 수단으로 제도와 위원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면 영역별 시민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영역별로 나누어져 시민사회의 연대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지난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 스스로 영역간 대화나 합의 회의, 숙의·공론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해야 한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지역에서의 상시적 연대․협력의 틀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과정이 시민사회의 연대의 재구성, 지역운동과 지역 시민사회 재구성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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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5※「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본격 진입함에 따라 고령 운전자의 교통안전을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다룰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권고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고령자의 이동권 보장과 생계 유지라는 현실적인 문제까지 고려한 입체적인 정책 접근이 요구됩니다. 고령자 운전 사고는 단순한 운전 미숙이나 차량 고장 때문이 아니라, 나이에 따른 신체 기능 저하, 인지력 감소, 시력 약화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신체적 변화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인 연령 기준만으로 운전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직업 선택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특히 생계를 위해 운전을 지속해야 하는 고령 운전자에게는 직접적인 생계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나이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정확한 운전 능력 평가를 통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이는 고령자의 안전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와 전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교통환경 조성의 필수 조건이기도 합니다.
● 고령 운전자 사고의 현황과 특성
1. 고령자 교통사고는 지속 증가
최근 5년간 통계를 살펴보면, 고령 운전자가 유발한 교통사고는 34.7% 증가한 반면 65세 미만 운전자의 사망자 수는 오히려 1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고령 운전이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교통안전 리스크로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에 의한 사고는 단순한 접촉 사고를 넘어 사망 등 중대한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의 전체 사고 발생 비율은 다른 연령대보다 낮을 수 있으나, 사고 1건당 사망자 수는 가장 높은 수준으로, 고령화가 계속될수록 그 위험도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2. 사망 위험도 높음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 운전자는 같은 유형의 사고에서도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2~3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특히 교차로, 횡단보도, 이면도로처럼 복잡한 상황 판단과 빠른 반응이 필요한 도로 환경에서는 사고 발생률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확률도 현저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70~74세의 중기 고령자는 사망 위험이 약 1.7배,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는 무려 2.9배까지 증가했고, 횡단보도에서도 각각 1.8배, 3.3배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고령 운전자가 특정 도로 환경에서 겪는 위험성이 젊은 운전자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며, 이에 따라 도로 설계와 정책 차원의 정밀한 개선책 마련이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3. 인지 능력과 신체 기능 저하
고령 운전자의 인지 기능 저하와 신체적 능력 약화는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일반 운전자와 비교했을 때 고령자의 평균 반응 시간은 약 17% 이상 느리며, 특히 도심 내 돌발 상황에서는 반응 속도가 두 배 이상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속도로에서도 17.4% 정도 반응이 늦어지는 경향이 확인되어, 급작스러운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더해 시력 저하, 시야 축소, 청력 감소, 관절의 경직 및 근육의 유연성 저하 등은 운전 중 주변 상황 인식과 제어 능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신체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단순 통계 수치를 넘는 구조적이고 반복적인 위험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의 단순 발생 건수보다 사고의 성격, 심각도, 발생 장소, 운전자의 건강 상태 등 다각적인 요소를 종합 분석하여 보다 정밀하고 현실성 있는 맞춤형 정책 수립이 필요합니다.
● 해외의 고령 운전자 관리 제도
1. 미국
미국은 고령 운전자와 관련된 교통안전 문제를 다층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관리하는 대표적 국가입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도로안전재단, 민간 전문기관 등이 협력 체계를 구성하여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에게는 면허 갱신 주기를 3년 이내로 단축하고, 갱신 시 인지 기능과 신체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를 시행하며, 일부 주에서는 도로 주행 시험까지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70세 이상 고령자가 면허를 갱신하려면 의료 진단과 추가적인 도로 주행 평가를 통과해야 합니다.
아울러 NHTSA는 ‘2012~2017 고령 운전자 전략 계획’을 수립하여 고령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는 도로 설계 기준을 고령 운전자의 특성에 맞게 개선하는 인프라 중심의 안전 강화 방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AARP 고령 운전자 안전 교육 프로그램’이나 ‘플로리다 고령 운전자 가이드’와 같은 교육 콘텐츠를 통해 고령자가 자신의 운전 능력을 점검하고 반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이러한 제도는 고령자의 운전 지속 여부를 보다 정확하고 과학적으로 판단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2. 영국
영국에서는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정책이 중앙정부보다는 지방정부와 민간단체의 주도 아래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로는 ‘SAGE(Safer Driving with Age)’ 프로그램이 있으며, 이는 글로스터셔 지역 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고령자 전문 상담과 함께 심리 및 신체 기능 평가, 그리고 실제 도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주행 훈련이 결합된 종합 관리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교육 프로그램인 ‘Drive Confident Scheme’은 운전 능력 저하로 인해 자신감을 잃은 고령 운전자들이 다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습 중심의 교육과정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 이론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제 운전 상황에 맞춘 반복 훈련을 통해 안전운전 습관 형성에 중점을 둡니다.
아울러 영국의 고급운전자협회(Institute of Advanced Motorists)는 전문 교관이 동승하여 고령 운전자와 함께 실제 도로 주행을 진행하면서 부주의하거나 잘못된 운전 습관을 직접 지도하고 개선하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고령자의 실질적 운전 능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인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3. 프랑스
프랑스는 고령 운전자 관리에 있어 의료 기반 평가를 중심으로 한 정책 접근이 두드러집니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고령 운전자용 의료지침서’를 개발하여 일반의, 가정의, 신경과 전문의 등 다양한 의료 전문가들이 고령자의 운전 지속 가능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활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침서는 운전자의 시력, 반응 속도, 인지력, 약물 복용 상태 등 신체적·정신적 건강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필요시 도로 주행 가능성까지 의료진과 전문가가 함께 결정하게 됩니다.
또한 프랑스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 중인 농촌 지역의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 설계 개선, 신호 체계 보완, 속도 제한 강화 등 물리적 인프라 측면에서도 제도적 보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고령자의 운전 능력을 단순히 연령으로 판단하지 않고, 의료적 진단, 실제 주행 평가, 교육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통합 시스템을 통해 사고를 줄이고 고령자의 이동권을 함께 보장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모델은 우리나라가 현실적으로 도입 가능한 참고 사례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대책 현황
1. 3년 주기 적성검사 제도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3년마다 운전면허를 갱신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치매안심센터의 인지기능선별검사(CIST)와 도로교통공단이 주관하는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고령자의 실제 운전 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지검사는 문답형 간이평가 수준에 머무르고, 교육도 이론 중심의 강의 방식에 그쳐 실제 주행 상황에서 필요한 판단력이나 반응 능력, 돌발 상황 대처 능력 등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입니다.
2. 면허 반납 제도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자의 자발적 운전면허 반납을 장려하기 위해 일정 금액이 충전된 교통카드, 지역화폐, 현금 등을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에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 면허 반납률은 2%대에 머물고 있으며, 실효성은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그 이유로는 면허 반납 이후 겪게 되는 이동의 불편함이 가장 크게 꼽힙니다. 특히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및 중소도시 지역에서는 차량이 사실상 필수 이동 수단이기 때문에 반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반납 혜택이 일회성에 그치고 보편적이지 않아 고령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유인이 부족한 것도 낮은 반납률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3. 지역별 위험도 차이
우리나라의 고령 운전자 사고 발생은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경북, 경남, 전남 등 일부 지방에서는 후기 고령자의 교통사고 치사율이 수도권보다 최대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도로의 물리적 환경, 교통 인프라 수준, 보행자 안전 설계, 지역 내 차량 보급률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도시 외곽이나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역의 경우 고령 운전자 수가 급증하는 반면, 도로 설계나 관리 체계는 그에 비해 미비한 상황이라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지역 맞춤형 교통안전 정책과 인프라 보완, 그리고 ‘고령 운전자 안전운전 증진 운동본부’와 같은 지역 단위의 조직적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개선을 위한 정책 제언
1. 교통 인프라 개선 및 기술 활용
고령 운전자의 시야 확보와 반응 시간 보완을 위해 교통표지판의 글자를 확대하고, 가로수 정비 및 전방 신호등 설치, 야간 가로등 강화 등 교통환경 개선이 필요합니다. 특히 사고 다발 지역인 이면도로와 군도에는 노인보호구역처럼 시속 30km 이하 속도 제한을 제도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별도의 법령 정비와 단속 체계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차량 안전기술로는 차선 이탈 경고장치, 전방 추돌 방지장치, 자율주행 보조 기능 등을 저소득 고령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구매 보조금 및 장착 비용 지원이 절실합니다.
2. 운전 능력 검증 제도 개선
기존의 인지검사와 이론 교육만으로는 고령자의 실제 운전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가상현실(VR)을 포함한 실제 도로 주행 기반 평가 시스템의 확대가 필요하며, 운전자의 능력에 따라 운전 시간, 노선, 지역 등을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제도 도입이 요구됩니다. 프랑스처럼 의료진이 운전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전국 단위의 고령자 맞춤형 의료지침서를 도입하여 객관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것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3. 교육 및 자가 진단 기회 확대
도로교통공단 또는 전문 교육기관을 통해 ‘운전 자신감 회복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음주 위험성을 체감할 수 있는 음주 가상 체험, 실제 법규 위반 사례 중심의 사례 기반 교육을 확대해야 합니다. 아울러 온라인 기반 자가 진단 시스템을 개발하여 고령자 스스로 자신의 운전 능력을 점검하고 반성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육 수강도 일정 연령 이상부터는 의무화하고, 교육 이수 여부를 면허 갱신에 반영해야 실효성이 담보될 수 있습니다.
4. 지역 맞춤형 대응 체계 구축
광역시·도 단위로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센터’를 설립하여 지역 내 교통사고 다발 지점에 대한 모니터링, 사고 유형 분석, 맞춤형 교육 제공 등을 추진해야 합니다. 시민 참여형 교통안전 모니터링단 운영과 함께 지역사회, 민간단체, 의료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력형 캠페인도 병행해야 합니다. 특히 재정이 부족한 지자체에는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며, 교통 인프라 보완 예산, 교육 예산, 차량 안전장치 지원 예산 등이 포함되어야 지속 가능한 정책 실행이 가능합니다.
고령 운전자의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회적 과제입니다. 이는 고령자의 인지력과 신체 능력 저하로 인한 사고 위험성이라는 문제뿐 아니라, 여전히 많은 고령자가 일상생활과 생계를 위해 운전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이나 소도시에서는 운전이 곧 생존 수단이기 때문에 단순히 면허 반납을 권고하거나 연령 기준으로 운전을 제한하는 방식은 실효성이 낮고, 오히려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생활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인의 이동권과 생계 유지, 그리고 교통안전이라는 상충할 수 있는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다층적이고 정교한 대책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선진국들의 조건부 면허제도, 의료 기반의 판단 시스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등의 사례를 참고하고 국내 고령자의 사고 특성을 반영한 제도 정비, 교통 인프라 개선, 지역사회 기반의 예방 전략이 병행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고령자 교통안전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노인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전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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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7※「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증가하는 위험
2024년 현재, 한국의 성인 여성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전·현 파트너로부터 신체적, 성적, 정서적, 경제적 폭력 또는 통제와 같은 피해를 최소 한 번 이상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1년 대비 증가한 수치로, 단순히 일회적인 문제가 아닌 구조화된 폭력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해당 폭력은 법적으로 '가정'이라는 틀 안에 포함되지 않는 관계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법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전통적인 혼인 관계뿐 아니라 사실혼, 동거, 연애 등의 관계에서도 폭력이 발생하지만,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은 이러한 다양한 관계 유형을 충분히 규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가 법적 보호를 받는 데 한계를 만들고 있으며, ‘사적 관계’라는 이유로 사회와 제도가 폭력을 방임하고 있는 현실을 방증합니다. 문제는 이처럼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단순한 우발적 사건이 아닌 반복성과 지속성을 지닌다는 데 있습니다. 피해자는 관계의 친밀함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경제적·정서적 요인들로 인해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만큼 제도적 개입과 보호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친밀관계 폭력을 독립적 범주로 인식하고 다루는 법·제도적 전환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 통계로 드러난 현실: 폭력의 일상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친밀한 관계에 있는 파트너로부터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1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조사에서 기록된 16.1%보다 3.1%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짧은 기간 동안 피해 경험률이 유의미하게 상승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신체적·성적 폭력 유형에 한정해도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같은 기간 10.6%에서 14.0%로 증가해, 여성들이 단순히 말로 그치지 않는 폭력에 노출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친밀한 관계가 오히려 여성에게 가장 큰 위험 공간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입니다.
연령별로는 피해 양상이 차이를 보입니다. 전·현 배우자 등과 같이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한 중장년층 여성의 피해율이 전반적으로 높은 반면,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교제폭력의 경우는 20대 여성층에서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20대 여성 중 최근 1년 이내 5개 유형의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2.3%로, 이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폭력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높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전히 연인이라는 이름 아래 정서적·신체적 폭력이 지속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피해를 당한 횟수에 머무르지 않고, 폭력이 젊은 여성의 일상에 어떤 방식으로 스며들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폭력은 특정 연령이나 관계에 국한되지 않으며, 친밀한 관계라는 특성상 외부에 드러나기 어렵고, 그만큼 구조적인 대응이 절실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 피해자의 침묵을 강요하는 문화적 요인
‘왜 도망치지 않았느냐’, ‘왜 그동안 참고 살았느냐’는 질문은 폭력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되묻는 행위로, 명백한 2차 가해입니다. 특히 한국 사회는 가족을 유지하는 것을 여성의 책임으로 여기는 관념이 강하게 작동하며, 이로 인해 피해자는 스스로를 비난하게 되거나 침묵을 택하게 됩니다. 주변의 시선과 비난, 피해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가족이나 지인의 반응도 피해자의 말하기를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문화는 피해자에게 ‘참는 것이 미덕’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며, 폭력을 견디는 것이 도리라는 착각 속에 갇히게 만듭니다. 결국 사회 전체가 피해자의 침묵을 조장하는 구조를 재생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 관계성 범죄로서의 재정의 필요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단순히 ‘사랑이 엇나간 결과’나 ‘사적인 다툼’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됩니다. 가해자는 피해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이용해 폭력을 반복하고, 그 속에서 피해자는 쉽게 고립됩니다. 관계 안에서 지속적이고 은폐된 폭력이 발생하는 특성을 감안한다면, 기존의 형사법 체계처럼 사건을 단편적으로 나눠서 다루는 방식으로는 실효성 있는 대응이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을 ‘관계성 범죄’라는 독립된 개념으로 재정립하고, 이에 걸맞은 법적 틀과 처벌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지 법률 개정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 예방 중심 정책으로의 전환
그동안의 여성폭력 대응 정책은 주로 폭력이 발생한 이후의 사후처리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은 분명히 중요하지만, 이를 넘어 폭력을 사전에 막기 위한 예방 중심의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선 교육현장에서의 성인지 감수성 교육 강화와 더불어, 직장과 지역사회에서도 일상적인 성평등 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특히 대중매체와 SNS에서 반복 재생산되는 성차별적 콘텐츠에 대한 규제와 감시 또한 필요합니다. 나아가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폭력 예방 교육을 제도화하고,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합니다.
● 피해자 지원 체계의 현실과 과제
현재 존재하는 피해자 지원 시스템은 상담, 법률 자문, 긴급 쉼터 등 다양한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자에게 닿는 데에는 여러 장벽이 존재합니다. 특히 지방 거주자나 청년층, 이주여성처럼 제도적 정보 접근이 어려운 집단의 경우, 지원을 받는 데 한계가 큽니다. 더불어 일회성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합니다. 의료, 심리, 경제 자립, 주거 지원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각각의 피해자 상황에 맞춘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도록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민간단체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예산과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노력이 동반돼야 합니다.
● 법의 사각지대: 제도는 여전히 ‘가정’ 안에 머물러
우리나라에서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을 제도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요 법령은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입니다. 그러나 이 법은 법적 혼인 관계나 혈연 중심의 전통적 가족 구성을 전제로 하고 있어, 사실혼 관계나 연인, 동거 파트너 간의 폭력은 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제도는 여전히 ‘가정’이라는 고정된 틀 안에 갇혀 있으며, 변화하는 사회적 관계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적 한계로 인해, 혼인 관계 외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보호 체계에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연인 또는 동거인에게 지속적인 폭력이나 통제를 당한 경우에도, 피해자는 개별 범죄로만 접근해야 하며, 스토킹, 협박, 상해 등 각기 다른 범죄 항목에 따라 분리된 법적 대응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피해가 반복적이며 관계 속 권력 구조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점을 제대로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피해자는 구조적 맥락이 무시된 채, 일회적 사건으로만 처리되는 한계 속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친밀한 관계의 형태는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제도 역시 이에 발맞추어 변화해야 하며, 관계성 폭력을 독립적인 범주로 인정하고, 포괄적 대응이 가능한 법적 틀을 새롭게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 반복되는 비극과 사회적 구조의 책임
최근 연이어 발생한 교제 살인 사건들은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부평에서는 접근금지 명령이 해제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여성이 전 남편에게 살해당했고, 의정부에서는 보호조치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일터에서 가해자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외에도 울산, 동탄 등지에서 연인 간 폭력이 극단적 범죄로 이어진 사건들이 잇따랐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 간의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법과 제도가 친밀한 관계에서의 반복적 폭력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가해자들은 종종 “사랑해서 그랬다”는 말로 폭력을 정당화하려 하지만, 이 같은 언행은 실제로는 상대를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권력의 표현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권력의 행사가 개인의 심리적 일탈이 아닌,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한 사회 구조 속에서 정당화되고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여성에게 부여된 전통적인 성역할, 예를 들어 양육 책임이나 가정 유지에 대한 도덕적 의무는 피해자가 관계에서 벗어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주변 시선에 대한 두려움 또한 피해를 외부에 알리는 것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결국 이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반복되는 폭력의 이면에는 여성에게 침묵과 인내를 요구해온 사회의 오래된 문화와 시선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를 변화시키지 않는 한 참극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 제도 개선의 방향: 친밀관계 폭력을 ‘사회적 폭력’으로 인식해야
친밀한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여성폭력을 더 이상 사적인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또는 혼인이라는 제도적 틀 밖에서 벌어지는 폭력 역시 본질적으로는 성별 권력에 기반한 사회적 폭력이며,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해결해야 할 공적 사안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여성 인권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관련 제도 개편을 촉구해 왔습니다. 특히 가정폭력처벌법의 목적 조항을 기존의 ‘가정 보호’에서 ‘피해자 인권 보호’ 중심으로 개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이 가능한 반의사불벌죄의 폐지, 상담을 조건으로 형사 처벌을 유예하는 기소유예 제도의 폐지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또한 반복적으로 한국 정부에 위와 같은 제도 개선을 권고했으나, 실질적인 입법 변화는 아직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밀관계폭력을 독립된 범주로 인정하고 관계성 범죄로 규정하는 새로운 법적 틀 마련이 시급합니다. 단순히 전통적인 ‘가정’ 개념에 의존하지 않고, 동거, 교제, 비혼 동반자 등 다양한 관계 유형을 포함할 수 있도록 법률의 정의와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또한 실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피해자의 연령, 성별, 관계 유형 등을 세분화한 통계 시스템 구축과 정기적인 통합 실태조사 또한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제도 개선의 출발점이며, 여성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 될 것입니다.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단순히 개인 간의 갈등이나 일탈 행위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성별 위계와 불평등한 권력 구조가 일상 속에서 작동한 결과이며, 사회 전체가 공유해온 왜곡된 성 역할 인식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성평등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여성폭력 발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는, 제도와 문화적 환경이 여성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결정적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단지 법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성인지 교육과 문화적 변화가 병행되어야만 진정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반복되는 통제와 희생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거나 지배하려는 감정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하는 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나누는 말투, 책임을 나누는 방식, 돌봄의 균형 등 작은 실천들이 곧 관계의 권력 구도를 바꾸는 시작이 됩니다. 더 이상 ‘사적인 일’이라는 이유로 관계 내 폭력이 용인되는 사회가 아니라, 친밀한 관계일수록 인권과 안전이 더 우선시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상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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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6●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증가하는 위험
2024년 현재, 한국의 성인 여성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전·현 파트너로부터 신체
적, 성적, 정서적, 경제적 폭력 또는 통제와 같은 피해를 최소 한 번 이상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1년 대비 증가한 수치로, 단순히 일회적인 문제가
아닌 구조화된 폭력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해당 폭력은 법적으로
'가정'이라는 틀 안에 포함되지 않는 관계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법의 사각
지대가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전통적인 혼인 관계뿐 아니라 사실혼, 동거, 연애 등
의 관계에서도 폭력이 발생하지만,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은 이러한 다양한 관계 유
형을 충분히 규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가 법적 보호를 받는 데 한계
를 만들고 있으며, ‘사적 관계’라는 이유로 사회와 제도가 폭력을 방임하고 있는
현실을 방증합니다. 문제는 이처럼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단순한 우발
적 사건이 아닌 반복성과 지속성을 지닌다는 데 있습니다. 피해자는 관계의 친밀
함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경제적·정서적 요인들로 인해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만큼 제도적 개입과 보호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친밀관계
폭력을 독립적 범주로 인식하고 다루는 법·제도적 전환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 통계로 드러난 현실: 폭력의 일상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친밀
한 관계에 있는 파트너로부터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1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조사에서 기록된 16.1%보다
3.1%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짧은 기간 동안 피해 경험률이 유의미하게 상승했음
을 보여줍니다. 특히 신체적·성적 폭력 유형에 한정해도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같
은 기간 10.6%에서 14.0%로 증가해, 여성들이 단순히 말로 그치지 않는 폭력에
노출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친밀한 관계가 오히려 여성에게 가장 큰 위험
공간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입니다. 연령별로는 피해 양상이 차이를 보입니다. 전·현 배우자 등과 같이 오랜 기간 관
계를 유지한 중장년층 여성의 피해율이 전반적으로 높은 반면, 연인 관계에서 발
생하는 교제폭력의 경우는 20대 여성층에서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20대 여성 중
최근 1년 이내 5개 유형의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2.3%로, 이는 다른 연령대에 비
해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폭력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높을 것으
로 기대되지만, 여전히 연인이라는 이름 아래 정서적·신체적 폭력이 지속되고 있
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피해를 당한 횟수에 머무르지 않고, 폭력이 젊은
여성의 일상에 어떤 방식으로 스며들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폭
력은 특정 연령이나 관계에 국한되지 않으며, 친밀한 관계라는 특성상 외부에 드
러나기 어렵고, 그만큼 구조적인 대응이 절실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 피해자의 침묵을 강요하는 문화적 요인
‘왜 도망치지 않았느냐’, ‘왜 그동안 참고 살았느냐’는 질문은 폭력의 책임을 피해
자에게 되묻는 행위로, 명백한 2차 가해입니다. 특히 한국 사회는 가족을 유지하
는 것을 여성의 책임으로 여기는 관념이 강하게 작동하며, 이로 인해 피해자는 스
스로를 비난하게 되거나 침묵을 택하게 됩니다. 주변의 시선과 비난, 피해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가족이나 지인의 반응도 피해자의 말하기를 더욱 어렵게 만
듭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문화는 피해자에게 ‘참는 것이 미덕’이라는 왜곡된 인식
을 심어주며, 폭력을 견디는 것이 도리라는 착각 속에 갇히게 만듭니다. 결국 사
회 전체가 피해자의 침묵을 조장하는 구조를 재생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 관계성 범죄로서의 재정의 필요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단순히 ‘사랑이 엇나간 결과’나 ‘사적인 다툼’ 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됩니다. 가해자는 피해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이용해 폭력을
반복하고, 그 속에서 피해자는 쉽게 고립됩니다. 관계 안에서 지속적이고 은폐된
폭력이 발생하는 특성을 감안한다면, 기존의 형사법 체계처럼 사건을 단편적으로
나눠서 다루는 방식으로는 실효성 있는 대응이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친밀한 관계
에서의 폭력을 ‘관계성 범죄’라는 독립된 개념으로 재정립하고, 이에 걸맞은 법적
틀과 처벌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지 법률 개정의 문제
가 아니라,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 예방 중심 정책으로의 전환
그동안의 여성폭력 대응 정책은 주로 폭력이 발생한 이후의 사후처리에 집중되
어 왔습니다.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은 분명히 중요하지만, 이를 넘어 폭력을
사전에 막기 위한 예방 중심의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선 교육현장에서의
성인지 감수성 교육 강화와 더불어, 직장과 지역사회에서도 일상적인 성평등 문화
를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특히 대중매체와 SNS에서 반복 재생
산되는 성차별적 콘텐츠에 대한 규제와 감시 또한 필요합니다. 나아가 정부와 지
자체 차원에서 폭력 예방 교육을 제도화하고,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합니다. ● 피해자 지원 체계의 현실과 과제
현재 존재하는 피해자 지원 시스템은 상담, 법률 자문, 긴급 쉼터 등 다양한 서
비스를 포함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자에게 닿는 데에는 여러 장벽이 존재합니다. 특히 지방 거주자나 청년층, 이주여성처럼 제도적 정보 접근이 어려운 집단의 경
우, 지원을 받는 데 한계가 큽니다. 더불어 일회성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합니다. 의료, 심리, 경제 자립, 주거 지원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각각의 피해자
상황에 맞춘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도록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민간단체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예산과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
는 노력이 동반돼야 합니다. ● 법의 사각지대: 제도는 여전히 ‘가정’ 안에 머물러
우리나라에서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을 제도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요 법령은 ‘가정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입니다. 그러나 이 법은 법적 혼인 관계나 혈연
중심의 전통적 가족 구성을 전제로 하고 있어, 사실혼 관계나 연인, 동거 파트너
간의 폭력은 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제도는 여전히
‘가정’이라는 고정된 틀 안에 갇혀 있으며, 변화하는 사회적 관계의 다양성을 충분
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적 한계로 인해, 혼인 관계 외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보호 체계에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연인 또는 동거인에게 지속적인 폭력이나
통제를 당한 경우에도, 피해자는 개별 범죄로만 접근해야 하며, 스토킹, 협박, 상
해 등 각기 다른 범죄 항목에 따라 분리된 법적 대응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이러
한 방식은 피해가 반복적이며 관계 속 권력 구조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점을
제대로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피해자는 구조적 맥락이 무시된 채, 일회적 사건으로만 처리되는 한계 속에
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친밀한 관계의 형태는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제도 역시 이에 발맞추어 변화해야 하며, 관계성 폭력을 독
립적인 범주로 인정하고, 포괄적 대응이 가능한 법적 틀을 새롭게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 반복되는 비극과 사회적 구조의 책임
최근 연이어 발생한 교제 살인 사건들은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부평에서는 접근금지 명령
이 해제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여성이 전 남편에게 살해당했고, 의정부에서는 보호
조치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일터에서 가해자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외에도 울산, 동탄 등지에서 연인 간 폭력이 극단적 범죄로 이어진 사건들이 잇
따랐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 간의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법과 제도가 친밀한
관계에서의 반복적 폭력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가해자들은 종종 “사랑해서 그랬다”는 말로 폭력을 정당화하려 하지만, 이 같은
언행은 실제로는 상대를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권력의 표현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권력의 행사가 개인의 심리적 일탈이 아닌,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한 사회
구조 속에서 정당화되고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여성에게 부여된 전통적인 성역할, 예를 들어 양육 책임이나 가정 유지에 대한 도덕적 의무는 피해자가 관계에서 벗
어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주변
시선에 대한 두려움 또한 피해를 외부에 알리는 것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결국 이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반복되는 폭력의 이면에는 여성에게 침묵과 인내를 요구해온 사회의
오래된 문화와 시선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를 변화시키지 않는 한 참극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 제도 개선의 방향: 친밀관계 폭력을 ‘사회적 폭력’으로 인식해야
친밀한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여성폭력을 더 이상 사적인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또는 혼인이라는 제도적 틀 밖에서 벌어지는
폭력 역시 본질적으로는 성별 권력에 기반한 사회적 폭력이며, 국가와 사회가 적
극적으로 개입하고 해결해야 할 공적 사안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여성 인권 전
문가들은 오랫동안 관련 제도 개편을 촉구해 왔습니다. 특히 가정폭력처벌법의 목
적 조항을 기존의 ‘가정 보호’에서 ‘피해자 인권 보호’ 중심으로 개정할 것을 주장
하고 있으며,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이 가능한 반의사불벌죄의 폐지, 상
담을 조건으로 형사 처벌을 유예하는 기소유예 제도의 폐지도 중요한 과제로 지
적되고 있습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또한 반복적으로 한국 정부에 위와 같은 제도 개선을
권고했으나, 실질적인 입법 변화는 아직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밀관계폭력을 독립된 범주로 인정하고 관계성 범죄로 규정하는 새로
운 법적 틀 마련이 시급합니다. 단순히 전통적인 ‘가정’ 개념에 의존하지 않고, 동
거, 교제, 비혼 동반자 등 다양한 관계 유형을 포함할 수 있도록 법률의 정의와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또한 실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피해자의
연령, 성별, 관계 유형 등을 세분화한 통계 시스템 구축과 정기적인 통합 실태조
사 또한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제도 개선의 출발점이며, 여성의 안전을 실질적
으로 보장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 될 것입니다.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단순히 개인 간의 갈등이나 일탈 행위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성별 위계와 불평등한 권력 구조가 일상
속에서 작동한 결과이며, 사회 전체가 공유해온 왜곡된 성 역할 인식의 산물이기
도 합니다. 실제로 성평등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여성폭력 발생률이 낮다는 연
구 결과는, 제도와 문화적 환경이 여성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결정
적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단지 법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성인지 교육과 문화적 변화가 병행되어야만 진정한 예방 효과
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반복되는 통제와 희생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진정
한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거나 지배하려는 감정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평등하
게 대하는 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나누는 말투, 책
임을 나누는 방식, 돌봄의 균형 등 작은 실천들이 곧 관계의 권력 구도를 바꾸는
시작이 됩니다. 더 이상 ‘사적인 일’이라는 이유로 관계 내 폭력이 용인되는 사회
가 아니라, 친밀한 관계일수록 인권과 안전이 더 우선시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
다.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상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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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2여러분들은 공익활동가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강력한 신념과 투지가
넘치는 혁신가? 삶이 여유 있어 활동하는 사람? 수입이 적은 사람? 이처럼 다양
한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공익활동가를 확실히 정의하기에는 어려운 면도 다소
있는데요. 특히 자원봉사의 개념이 상대적으로 자리 잡은 공익활동의 일자리에 대
한 사회적 논의는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공익활동과 비영리 일자리의 사회적 인정과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연구 결과와 토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기도 비영리 생
태계를 만들기 위한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포럼)을 개최하였습니
다. 현장으로 떠나보실까요?

▶ 개회식
3차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
1. 발제
이번 3차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에 앞서 열린 2차 포럼도 있었는
데요. 당시 논의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비영리경영연구소(이명신 소장)가 함
께 발간한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발
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해당 연구의 목적은 비영리 부문의 공공·사회경제적 기여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경
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 모델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한 공익 일자리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올해 경기도는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
사업’과 함께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의 통합 체계로 재편하였는데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사업으로도 추진되었지만 예산의 규모와 안정성 문제로
성과는 미비했습니다. 아울러 중앙정부와 경기도 일자리 정책은 중소기업, 사회적기업, 공공기관 등을
중점으로 계획돼 비영리 영역은 여전히 소외되고 정규직 전환 고용 연계 사업인
‘청년 일자리 매치업 취업지원 사업’은 비영리단체의 열악한 재정구조로 사실상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영리 일자리는 타 산업에 비해 노동집약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투입 예산의 규모가 클수록 고용 유발 효과도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요. 예로 향후 3년 동안 총 300억 원을 비영리 일자리에 투자할 경우 생산유발효
과 약 489.9억 원, 고용유발효과 약 198.42명, 부가가치 유발효과 214.8억 원의
성과와 최종 GRDP(지역 내 총생산) 기여율도 0.00366%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향후 과제 및 종합 제언으로는 1. 비영리 통계 기반 강화 2. 사회경제적
효과 검증 체계화 3.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4. 협력적 거버넌스 및
사회적 대화 5. 청년 공익활동가 정책 강화 6. AI와 비영리 일자리 대응 7. 기본
사회 및 기본소득 연계 8. 일의 패러다임 전환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최종 보고서 내용 링크:
https://www.gggongik.or.kr/page/archive/archivedata1_detail.php?board_type=no
tice&board_idx=9377
2. 패널 토론
3차 협력 사업에서는 2차 포럼에서의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보
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패널 분들의 토론을 이어가기로 하였습니다. 패널로 노주현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사무국장), 김혜영(헤이영 대표/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
위원), 손석환(사회적협동조합 마을로 상임이사), 조철민((사)시민 이사)께서 참여
해주셨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 패널 토론
1-1. 비영리 일자리의 발전 가능성
(경기도청년공익활동인턴일 경험 사업을 중심으로) -노주현- ●공익활동가의 낯선 영역
가족들조차도 본인의 공익활동가로서의 직업·정의·경계에 대해 모를 때가 많습니
다. 스스로도 행정 일을 진행할 때 공익활동가가 속한 직업·직군 분류표는 존재하
지 않는다는 걸 느낄 때 불편하다고 생각합니다. ● 청년 공익활동가 인턴 면접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 공익활
동가 인턴을 선발하고자 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면접자들의 공익활동가라는 직업
에 대한 관심과 열의 뒤에는 가려진 청년 취업 실태의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예로
조직의 경직성, 지속되는 비정규직 신분, 단기간에 능력치를 증명해야 하는 시스
템의 부정적인 경험을 겪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공익활동’을 통해 다른 장점을
찾고자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비영리 일자리와 가능성
청년과 함께 가꾸어 갈 비영리 일자리에서의 핵심은 신선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라
고 생각했습니다. 예로 몇 가지 원칙을 마련해 봤습니다. þ 처음부터 너무 많은 일을 하지 말자. þ 단체의 특성상 바쁠 때는 아주 바쁘니 한가할 때 여유를 누리자. þ 늘 (본인이) 혼자 일을 해와서 일을 공유하는 것이 어설플 수 있으니 이해 바
란다. þ 퇴근 시간이 되면 주저 없이 일어나자. 결론적으로 일반 사회에서의 경쟁 시스템·지속적인 비정규직 구조·능력을 빨리 증
명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스템·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들과의 차별점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처음 공익 활동을 경험하는 청년들이 비영
리 일자리의 가능성에 주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겪은 청년 공익활동 일자
리 지원 사업처럼 공익 활동의 가치·의미와 경력이 사회 전반에 걸쳐 인정받아
비영리 일자리가 활발히 개발되기를 바랍니다.
1-2. 지역의 다양한 비영리 일자리를 통해 바라본 과제
-손석환- ● 비영리 일자리의 지속 가능성
비영리 일자리는 ‘착한 일’을 하므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에 적은 급여
가 당연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이에 필요한 ‘돈’
도 중요합니다. 예로 중앙정부 일자리 정책에서는 비영리 영역이 지원 사업에서
다수 배제되어 있습니다. 한편 경기도는 비영리 일자리를 중소기업·소상공인·사회
적 경제 섹터 내에서 해석하며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거시적으로 보
자면 비영리 일자리는 공공의 지원 제도 없이 자생할 수 없는 문제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기에 청년들에게는 한계가 있는 직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회 소득 제도도 다소 의문이 생기는데요. 좋은 취지이지만 지원
제도를 넘어 실질적인 일자리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비영리 일자리의 과제
물론 사회적 경제 영역은 지속적인 양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로 투입되는 시간·에너지·업무량에
비해 낮은 급여, 철학·희생·보람에 의존하는 일자리, 초라한 법적 지위·제도, 폐쇄
적 조직문화와 같은 한계들은 10년 전에도 똑같은 논의를 했었던 부분입니다. 따라서 향후 5가지의 측면에서 비영리 일자리의 과제가 논의됐으면 좋겠습니다. þ 비영리 영역의 가난은 정당한 것인가?
þ 매년 논의되는 뻔한 문제와 대안 얘기는 바뀔 수 있을까?
þ 청년의 미래가 기대되는 영역인가? 비영리 영역의 주된 대상은 누구일까?
þ 비영리의 경제적 기반은 최소 어느 정도의 규모여야 할까?
þ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이 수립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 토론 발언을 하고 있는 손석환 패널
1-3. 2030 세대에게 매력적인 비영리 일자리 고찰
-김혜영- ● 서두
청년 활동가가 사라지며 공공 의제를 다루고 정책·공익 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은
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활동가에 대한 인식
은 여전히 자원봉사자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영리 영역은 매력적인 경력
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합니다. 따라서 커리어 성장·인정 요소를 제안하며 청년 맞
춤형 커리어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커리어 성장
청년들은 비영리 영역에서 높은 연봉·복지와 같은 안정감보다는 지속가능성을 위
한 성장감을 상대적으로 크게 고려합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 ‘전문가 교육’을 실시
해야 합니다. 경영·기획·마케팅 등의 역량 함양 및 비영리 영역에 특화된 ‘사회적
임팩트 설계·측정 능력’, ‘지역 사회 기반 문제 해결 역량’, ‘커뮤니티 조직화 및
시민 참여 촉진 능력’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추천합니다. 조직·개인의 성과 및 전
략 분기별 점검, 해외 연수·장학생 지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커리어 인정
비영리 활동가를 자원봉사자 정도로 인식하는 데 전환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전문
인정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예로 ‘비영리 활동가 인증 제도’를 통해 연수·교육· 현장 경력 등의 점수가 기준 충족 시 커리어로 인정해 줘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
회계’의 도입으로 역량 강화·조직 관계·공동체 신뢰 등의 성과를 지표화해 자기효
능감과 사회적 환원율을 가시화해야 합니다. 이는 활동가의 삶의 기반을 보장하는
수단이 돼야 합니다.
1-4. 지역의 비영리 일자리, 어떤 과제가 필요한가_사례와 제안
-조철민- ● 비영리 일자리 관련 사업 사례
경기도는 관련 조례에 ‘비영리 일자리’ 조항을 명시하는 등 선도적인 흐름을 보이
고 있는 만큼 여러 비영리 일자리 정책 사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로 ‘청년 공
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공익활동 사회적 인정에 관
한 연구 조사 및 담론 형성 사업,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계획 중인 공익활동
사회적 인증 시범 사업인 ‘안양 공풀’이 있습니다. ●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방향
þ 공공인재 양성 과정이라는 변화된 관점
비영리 일자리 지원은 예산을 받는 ‘수혜적 관점’이 지배적이어서 투자 비용을 줄
여야 한다는 인식도 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공공인재
양성의 ‘투자’라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는 담론과 홍보 활동이 필요합니다. þ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비영리 일자리
국제노동기구(ILO)의 ‘괜찮은 일자리’ 지표를 적용해 비영리 조직 스스로 재정적
기반 확충·민주적인 조직문화 형성·공익활동 역량 강화 등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한 비영리 조직 지원, 특히 중·소 규모의 비영리 조직들의 안정적 일자리를 위
한 불필요한 규제나 편견 해소도 중요합니다. 나아가 비영리 일자리의 원활한 채
용을 위한 박람회 개최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þ 비영리 일자리의 가치·관심 제고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비영리 시민사회·공익활동의 가치를 이해하고 관련 일자리
에 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예로 공교육 혹은 청소년 교육·체험
과정에서 시민사회·공익활동의 이해와 비영리 일자리의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 다
루어져야 합니다. 나아가 청년·중장년·경력단절 여성 등의 공익 일자리를 제공하
는 사업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종합 토론
자리에 참석해 주신 공익활동가와 센터 관계자분들도 패널분들과 종합 토론을 이
어가기로 했는데요. 주요 내용을 흐름 순으로 담아보았습니다. *패널 이외 토론자: 이명신(비영리경영연구소), 유일영(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이명신) 비영리 일자리가 직업으로써 인정받은 경우가 전무하다 보니 우리의 생계
와 환경과 관련된 고민이 많은데요. 하지만 이를 넘어 AI가 비영리 일자리에 주
는 변화까지 고민하면서 더욱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사실 공익활동은 소통·공감과
같은 대면 서비스의 일이라 비교적 안전하고 AI 기술은 업무에 활용하는 정도로
생각했지만 상황은 예측 불가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예로 경기도는 3인 이하의 소규모 단체가 많아 행정 일이나 단순 업무에 있어서
인력 소모가 많은데요. 이에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화를 시도할 수 있습니
다. 또한 10인 이상의 단체도 자동화에 따라 직원이 불필요하게 될 수 있는데요.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가 소멸해 가는 미래에 비영리의 대 공황이 올 수 있는 만
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유일영) 김혜영 대표에게 2030 세대의 입장을 질문하고 싶어요. 커리어의 성장과
인정을 통해 비영리 일자리의 활력을 되찾아 온다고 하셨는데 활력이 있었던 시
기는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활동가가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명칭은
무엇이 좋을까요?

▶토론 중 경청하는 서울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관계자
김혜영) 시민사회단체에 속해 있을 때 4·50대 활동가가 막내라는 소리를 자주 들
었습니다. 따라서 이분들의 2·30대 시절이 활력이 있던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
다. 사실 활동가라는 단어 자체가 ‘돈은 포기하고 사회적 가치를 쫓는다’는 상징으
로만 된 것 같아요. 앞으로는 활동가의 분류를 세분화한 하나의 단어가 등장했으
면 좋겠어요.
(사)시민) 개인적으로 오히려 활동가라는 단어를 더 쓰려고 해요. 중간지원조직들
이 생겨나면서 단어에 대한 의문점이 생겼다고 봐요. 예로 매니저·코디네이터 등
의 직급으로 표현하는 것에 비해 직업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단어는 부족한 경우
도 생기거든요. 또한 NPO·시민단체 보다 임팩트 지향 조직·소셜 섹터라는 단어들
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좀 더 상징성 있는 단어가 생겨야 한다고 봅니다. 추가로 이명신 소장께 질문하고 싶어요. 현재 사회연대 경제는 정부의 123대 국
정 과제에 들어갔지만 시민 사회 과제는 564개 세부 과제에 크게 포함되지 않았
습니다. 마찬가지로 비영리민간단체의 범위 설정 문제도 있는데요. 정부 정책 대
상에서의 단체 등록 시 비영리성과 공익성이 필수지만 민법상에는 공익성이 없어
도 가능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비영리사업으로 구분되지만 공익 단체로는 모호
한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고민도 하셨을까요?
이명신) 비영리성·공익성·자율성 요소들의 논란은 발생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비영리의 Member-serving(회원 기반 활동)과 Public-serving(공익활동)의 관점을
볼까요? 우리는 주로 시민 사회 활성화 관련 논의에서 Public-serving과 비정치
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큽니다. 반면 미국은 둘의 구분은 있으되 혼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로 총기 협회의 경우 Member-serving 및 501(c)(4)*에 해당하는 비
영리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Council on Foundations(재단협의회)는
재단을 지원하는 것이 주 업무이므로 관련 정책 옹호 활동을 활발히 전개합니다.
*501(c)(3): 제한된 정치 참여와 시민 참여 활동이 가능한 자선공익 조직
501(c)(4):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시민 참여 활동이 가능한 사회복지 조직
결론적으로 모두는 ‘비영리성’이라는 목록으로 묶이는데요. 우리도 굿즈 판매·바자
10
회를 통한 부가적인 수익은 발생하지만 수익 목적의 활동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비영리 일자리와 사업의 경계를 엄격하게 나누기보다 유연하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혜영) 향후 비영리 일자리는 구조·문화적인 변화가 맞물려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의식적인 변화가 없으면 물리적인 변화도 한계가 있는 것처럼요. 아!
공익활동가의 명칭을 떠올려보니 몇 가지 아이디어가 생각나요. 저처럼 정책활동
에 참여하는 경우 정책 참여 구조설계사는 어떨까요?
이명신) 사회문제 해결 전문가, 지역사회 공동체 서비스 기획자, 의제 정책 설계
자라는 단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념 촬영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오늘 나눈 얘기들을 토대로 비영리 일자리와 지역
의 미래를 고민하는 데 동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실증 데이터를 통해 증명
한 공익 활동의 가능성은 경기도 시·군 센터와 함께 비영리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영리사업의 아픈 손가락이기도 했던 투
자 가치가 낮은 ‘부실주’라는 편견은 이제 회복됐을까요? 당당하게 말해봅시다! 비
영리 일자리가 돈 잡아먹는 하마라고? 오히려 돈 찍어 내는 황금 거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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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2[1-1~1-2 2025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포럼이 열린 군포시공익활동지원
센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현장의 역동성에 주목하면서 미래를 향한 진취적인 태
도를 견지해 왔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숨겨진 곳을 밝히고 공동체
의 가치를 지켜온 공익 활동가들. 그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이제는 ‘좋은 일’을 넘
어 ‘좋은 일자리’로 당당히 인정받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익활동을 하는 사람이 웃을 수 있는 좋은 일자리, 비영리 일자리”
11월 18일 화요일,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와글와글터에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
터가 주최하고 시군 센터가 협력하여 진행한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공론화 포럼’은 이 중요한 전환점을 알리는 희망의 장이었습니다. 이 자리는
공익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활동가의 안정적인 삶에서 찾고, 그들의 노동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함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며 정책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1-3. 포럼의 취지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박은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
력팀장]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2025년 한 해, 연구 사업으로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연구 사업을 담당한 박은주 정책협력팀장님
은 이번 연구에 대해 “아주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적은 예산이지만 굉장히 괄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저희는 자평하고 있습니다”라며 그 성과에 대한 자부
심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이 연구 결과가 단순한 보고서로 끝나는 것이 아
니라 “경기도 전역에서 한번 같이 얘기를 나누고 지역에서 비영리 일자리가 좀
자리 잡고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어떤 인식이라든지 제도 개선에 대한 제안들을
끌어낼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는 포럼”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히기도 했습
니다. 이날은 비영리 일자리 관련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것과 더불어, 비영리 일
자리에 관한 인식을 확장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행사의 시작은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박은주 정책협력팀장님의 진행과
함께, 공익 활동의 미래를 향한 희망적인 비전이 담긴 인사말로 문을 열었습니다.
[1-4. 유명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님이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유명화 센터장님은 서두에서 이 연구가 단순히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활동가들
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과제였음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연구 결과가 나온 직후의
벅찬 감동을 나누며, “우리가 드러내지 않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우리가 우
리의 활동이 가치 있는 활동으로만 평가했던 이 부분이 경제에 있어서의 하나의
축을 담당하고 있었구나라는 긍지와 자부심”이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공익 활동이
사회경제적으로 기여하는 바를 가시적으로 정리하고, 이와 관련한 논의를 확장해
나갈 기회를 마주하게 된 것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나아가, 이 중요한 연구 결과가 보고서로만 머물지 않고 “어떻게 경기 지역에 있
는 활동가들과 이거를 공론화하고 알릴 건가에 대한 고민”에서 이 포럼이 시작되
었음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센터장님은 최근 행안부의 조직 개편 등 국가적 차
원에서 시민사회 활성화에 대한 방향 전환의 물꼬가 터지고 있음을 언급하며, 비
영리 일자리나 사회적 가치를 국가 정책적 변화라는 큰 틀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 정책과 관련한 내용을 배우기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
다.
[1-5. 정나원 군포시협치지원 팀장님이 참가자들에게 포럼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
다]
이날 포럼의 시작을 함께해 준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는
정나원 군포시 협치지원팀장님은 이 자리가 “현장 체험을 가진 활동가 정책 전문
가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비영리 일자리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임을 강조했습니다. 정 센터장님은 현장의 노력이 곧 정책의 방향이
될 것이라 확신하면서, “여러분들의 경험과 의견이 비영리 현장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이 될 것이고 지역사회의 공익 가치를 확장하고 사회적 인정을 받는 출발
점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인사말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포럼이 시작되었습니다. 포럼의 첫 순서로 이명선
비영리경영연구소장님이 발제를 담당해 주셨습니다. 이명선 연구소장님은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결과’를 주제로 시작된 발제는 비영리 일자리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그 사회경제적 기여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유했습니
다.
“비영리 일자리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수익 배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입니다.”
이 소장님은 시민사회 활성화 논의에서 공익 활동가의 노동 인권과 일자리 개선
문제가 오랫동안 소외되어 왔음을 지적하며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2-1. 이명신 소장님의 발제]
활동가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지만, 정작 자신의 노동 인권에 대해서는 적극
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소장님은 이
움직임이 “떼를 쓰는 게 아니라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했
습니다. 헌법에 명시된 모든 국민의 ‘일할 권리’ 보장을 비영리 분야에서도 강력히
요구해야 함을 역설한 것이죠. 시민사회 활성화의 핵심이 바로 ‘사람’과 ‘권리’에
있다는 본질을 짚어 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를 위해서, ‘일’을 재정의하고 일자리의 경제적 기여에 관해 분석할 필요가 있었
습니다.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인정과 존경 등 관계에 기반이 되고 자신
을 성장시켜 자기실현과 사회의 공익에 기여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죠. 일
자리가 담당하는 역할이 광범위해지면서 일자리 관련 정의도 포괄적이 수밖에 없
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포괄적인 정의로는 정책을 만들 수가 없죠. 그래서 포
괄적인 정의를 바탕으로 비영리 일자리를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
해 수익 배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로 정의
했습니다. 소장님은 비영리 일자리 종사자의 규모와 경제적 기여 효과를 통계적으
로 분석한 결과를 공유하며, 비영리가 실제적으로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를 경제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정책 활성화의 근거를 만든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
함을 강조했습니다. 소장님은 경기도의 다양한 일자리 정책 속에서 비영리 분야가 지원 정책의 사각
지대에 놓여 있음을 구체적인 통계로 제시하며, 특히 규제 정책은 많으나 지원을
위한 정책이 부족함을 지적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철학자 마이클 샌델의 논의를 인용하며 ‘기여적 정의(Contributive Justice)’를 위
한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사회 모든 구성원이 공동선에 기여하는 역할에 따
라서 존엄과 존경을 받는 그런 사회가 돼야 한다.”라는 비전을 제시하는 슬로건인
데요. 연구는 이러한 비전 아래 일자리 기반 조성, 창출 지원 강화, 거버넌스 구
축 등 촘촘한 활성화 정책 타겟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발제를 들으면서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공익활동이
언제까지나 ‘선행’으로만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행은
누군가의 자발성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공익활동의 수요는 사회의 다변화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익활동에도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이 있으니 공익활동 역시 하나의 일자리로 상정하고 어떻게 ‘좋은 일자리’로
탈바꿈 시킬 수 있을지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경험하게 되었
답니다.
“공익 활동은 나의 비약적인 성장 터전”
두 번째 발제는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3년간의 연구 중, 올해 진행된 광명시
공익 활동가 FGI(표적집단심층면접) 결과를 중심으로, 박영선 (사)시민 정책위원께
서 맡아주셨습니다. 박영선 위원님은 한양대학교에서 제3섹터연구소에서 연구교수
로도 활동하고 계시는 분이랍니다. 두 번째 발제에서는 활동가들이 실제로 느끼는
자기 성장과 사회적 인정에 대한 간절한 목소리를 선명하게 들어볼 수 있었습니
다.
[2-2. 박영선 (사)시민 정책위원의 두 번째 발제]
박영선 위원님은 FGI를 통해 활동가들이 활동 과정에서 경험하는 개인적 성취와
변화가 매우 역동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활동
가들은 공익 활동을 통해 ‘내가 변했어’, ‘내가 훌륭한 사람이 됐어’ 혹은 ‘인생의
다음 단계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라는 식의 생각을 하곤 한다고 합니
다. 생각해 보면, 저 역시 공익활동을 하면서 기존에 접할 일이 거의 없었던 영역
에 새로 도전하게 되기도 하고, 전혀 보지 못했던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보면서 제 역량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열정과 투지에 불타오르기도
했는데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생각일 뿐이었던 제 안의 변화를 이렇게 다른 사람
의 말로 들으니 새로운 기분이었습니다. 공익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은 타인을 위한
헌신을 넘어, 활동가 스스로의 삶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는 동력을 느끼고 있었다
는 걸 다시금 깨달았답니다. 하지만 박영선 위원님은 여기서 더 나아가서, 우리 사회가 활동가들을 향한 사회
적 인정이 단순한 개인적 만족을 넘어, 공익 활동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
와 사회적 임팩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
이 활동가의 일을 지나치게 가볍게 생각하는 인식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죠. 사실 공익활동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일례로 한 활동가는
결혼 전 상견례에서 장인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이해시키기 위해 거의 1시간 동
안의 설명을 거쳐야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는 공익 활동의 정체성이 사회적으로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현실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박영선 위원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사회적 자산화’ 의 중요성을 제시했습니다. 가령 매달 ‘이달의 활동가’나 ‘이달의 사업’을 선정하여
그들의 활동 기록을 활동가 아카이빙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겠죠. 박 위원님은 활
동가 아카이브가 갖는 교육적 가치의 중요성도 제시했습니다. 오늘의 활동 기록
자체가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는 강력한 교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지려면, 시민사회의 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신
뢰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공공 홍보의 장에 단체의 성과를 공공적으
로 게시하면서 점진적으로 공익활동이 비영리 일자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
기 위한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3-1. 발제가 마무리 된 후 이어진 토론의 현장]
발제가 마무리 된 이후에는 앞선 발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한 의견을 듣
고 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현실을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다각화할 수 있
어, 좋은 논의의 장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익활동의 범주 설정을 위해서는 사회와의 끊임없는 대화와 협상이 필요합니
다.”
[3-2.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전
대표]
토론의 첫 번째 주자인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전 대표
는 오랫동안 현장 활동가로 지내온 경험을 바탕으로, 비영리 일자리가 직면한 현
실적인 문제들을 짚어주었습니다. 이하나 전 대표는 공익 활동의 범주 설정에 있
어 ‘정치 활동’의 경계 문제를 언급하며, 공익활동의 범주와 관련한 해석이 정권이
나 지자체 단체장에 따라 달라지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 불
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죠. 이하나 전 대표님은 우리가 이런 논의에 뛰어들어. 계
속해서 대화와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런 과정이 있어야 공익활
동이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역동성을 지니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하나 전 대표님은 지역사회에서 청년 지원을 받은 활동가를 길게 고용할 수 없
어 결국 내보내야 했던 사례나, 행복마을관리소의 단기 계약직 고용 관행을 언급
하며 비영리 일자리의 고용 불안정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 공익
활동이 좋은 일자리가 되기 어렵게 만드는 난관이므로 우리가 극복해 나가야 할
요소겠지요. 가장 뜨거운 주제였던 ‘비영리는 왜 돈을 얘기하지 못하는가’에 대해서도 이하나
전 대표님은 피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일자리에 관한 질문을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비영리 분
야에 10년 넘게 일하면서 돈 달라는 이야기 하는 사람 저밖에 없었습니다. ‘얼마
를 줄 거냐’라는 이 질문을 저만 수월하게 하고 대부분 못 물어봐요. 남의 급여를
위해서는 열심히 투쟁하면서, 본인 문제는 하나도 챙기지 못하는 상황은 옳지 않
아요. 현재 비영리 일자리로는 생존이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이하나 전 대표님은 돈 이야기를 하면 오히려 물어본 사람을 민망하게 만드는 문
화를 꼬집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영리와 이윤 추구, 그리고 노동에 대한 정당한
인건비를 명확히 구분해야 할 때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특히 선배 활동가들
이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하여 후배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모범을 보여
야 함을 피력했습니다.
사실 저 역시 이 토론을 듣기 전에는 인건비와 영리 추구에 대한 구분이 희미했
던 것 같습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인건비를 받으면 공익활동이 아닌 것만 같았
어요. 하지만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었는데, 일단 저부
터가 비영리 일자리에 관한 생각을 고쳐먹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개인적인 성장이 사회적 과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경력 인정’ 되는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3. 토론 및 질의에 참여하고 있는 강은숙 광명평생교육사협회 이사]
마지막 토론자인 강은숙 광명평생교육사협회 이사님은 현장에서 겪는 노동의 실
질적 가치 문제와 사회적 인정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끌었습
니다. 강은숙 이사님은 공익 활동 영역에서 노동이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
이 너무 당연시되고 그런 문화를 선배들이 계속 학습을 시켰던 관습을 큰 문제점
으로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활동가들의 노동은 보상받아야 하며, 이는 활
동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기본 전제입니다. 강은숙 이사님은 공익 활동가의 정당
한 보상에 대한 인식을 사회 전반적으로 끌어올려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강 이사님은 공익 활동가들이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내는 경력 설
계와 성장 경험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지원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
다. 경력 인정 체계가 확립되지 않으면 공익활동은 일자리로서 인정받기 어려워질
수도 있겠죠.
“우리 스스로 변하고, 당당히 요구하고, 권리를 인정받는 비영리 일자리 노동자가
되자!”
토론이 마무리되고 플로어에서는 발제와 토론에 대한 여러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4-1~4-4. 발제와 토론에 대한 질의응답이 열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
비영리 일자리의 범위 설정에 대한 플로어 질문에 대해, 이명선 소장님은 “비영리
의 어떤 캐파를 크게 가져가는 것이 저희가 대정부나 대기업 또는 대시민과 소통
할 때도 저는 오히려 오히려 이게 더 전략적으로도 맞다”라며 전략적 포괄성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처럼 비영리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는 것이 유리하
다는 것입니다. 다만, 정책의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포괄적인 범위 속에서도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에 맞춤화된 정책을 따로 만들어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정책은 항상 포용성을 가지게 되어 있으므로, 그 안에서
가장 힘든 대상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오늘 포럼은 공익 활동가 스스로가 ‘명예로운 활동’을 넘어 ‘전문적인 노동’으로서
의 권리와 가치를 주장하고, 그에 합당한 사회적 인정과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는
긍정적인 전환점이었습니다. 비영리 일자리의 경제적 기여를 통계로 확인하고, 활
동가들의 깊은 내면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도 하면서, 경기도 공익 활동 생태계가
더욱 성숙하고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논의가 연구로 끝나지 않고 현실화할 수 있도록, 현장 활동가와 정책 전문
가들은 직면한 현실의 문제와 난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협력할 것입니다. 공익 활동이 우리 사회를 이끄는 견고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 공익
웹진을 접하신 여러분께서도 이 희망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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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5제 목 비영리 일자리로, 지역의 미래를 말하다. 첨부파일명 사진은 센터에서 찍은 사진으로 대체 바랍니다. 추가#: #AI, #공익활동, #청년 일자리, #좋은 일자리, #고용 유발, #경
기도형
안녕하세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에디터 바람자전거입니다. 최근
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AI로 재편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여러분
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뉴스를 봐도 AI, 내년도 준비 회의나 워크숍을 해
도 AI가 빠지지 않습니다. 업무에서 만이 아니라 AI로 편지를 쓰고, 사주도
보고, 상담도 하는 지금, 이러한 AI의 발전으로 가장 먼저 IT 기업의 일자
리들이 줄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사라질 거
라는 불안감이 사회적 스트레스가 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
대적 상황에서 ‘비영리 일자리로 지역의 미래를 말하다’는 주제로 경기도- 시·군 센터 네트워크 협력포럼이 열렸습니다. 비영리 일자리 AI시대에 어떤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비영리 일자리로 지역의 미래를 말하다’ 포럼은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
성화 정책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지역의 비영리 일자리 현실과 과제를 논
의하는 자리입니다. 포럼은 경기도의 지역 특성상 1차 군포, 2차 평택 안
성, 3차로 의정부로 나눠서 진행되었습니다. 필자는 2025년 11월 28일 금
요일 오후2시, 평택대학교 제2피어선빌딩 2층 소강당에서 개최된 포럼에 참여했습
니다.

2차 포럼의 사회는 김낙빈 안성시 공익활동지원센터장, 발제는 이명신 비영
리경영연구소 소장, 토론으로는 김혜련 평택안성흥사단 운영위원, 용솟음
비상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조철민 (사)시민 이사 3분과 현장에는 평택, 안성, 수원 등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활동가들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비영리 일자리가 지역의 미래에 어떤 포지션으로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눈
을 크게 뜨고 읽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결과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이 발표한 연구는 2025년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연구의 핵심은 비영리 일자리의 개념 정립, 생태계 진단, 규모 추계, 그리고 정책 제안입니다.
01 02
비영리 일자리 개념 정립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익 활동 과정에서 만들어진 일자리로
정의했습니다. 수입 개분을 목적으로 하
지 않는 비영리 조직에서 수행하는 유급
노동을 포함합니다.
비영리 범위 설정
전통적인 비영리 단체뿌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 영역까지 포함했습니다. 사회적 경
제도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
에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03 04
현장 의견 수렴
5그룹 18명이 참여한 인터뷰를 통해 현
규모 추계 및 기여 효과 분석
기업 통계 등록부와 산업 연관 통계표 자
#2.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규모와 경제적 기여
연구결과, 경기도의 비영리 부문은 상당한 규모와 경제적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63,482 670,000 117조
비영리 사업체 수 종사자 수 사업체 매출
경기도 전체 사업체의 약
5%를 차지합니다. 경기도 전체 종사자의 13%에
해당합니다. 비영리 부문이 창출하는 연간
매출액입니다. 가장 놀라운 발견: 부가가치 기준 경기도 GRDP의 비영리가 차지하는 비중
이 무료 14.35%에 이릅니다. 이는 미국의 GDP 대비 비영리 비중 5.4% 보
다 훨씨 높은 수치입니다. 비영리는 생산 유발, 고용 유발,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상당합니다. 특히 고
용 유발 효과는 전 산업 평균 1.1명 대비 6.1명으로 훨씬 높습니다. 비영리
는 노동 집약적이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큽니다. #3.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현실: 텅 빈 지원
연구 결과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현실은 한마디로 “텅 빔”이었습니다. 아무
데도 주문할 데가 없습니다.
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재정
문제, 1인 사무국 체제의 어려움, 그럼에
도 불구하고 느끼는 보람들이 공유되었
습니다.
료를 분석하여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의
규모와 경제적 기여도를 측정했습니다.
중앙 정부 일자리 정책 경기도 일자리 정책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행안부, 중소벤처기업
부등 다양한 부처의 일자리 정책이 있지만, 비
영리는 원칙적으로 배제되거나 사실상 혜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특히 5인 미만의 풀뿌리 단체들은 아예 접근
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중소기업 지원 정책과 소상공인 지원 정책은
매우 풍부하지만, 비영리 단체가 활용할 수 있
는 정책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메이비 라이트 잡(일자리 매칭)과 청년 복지
포인트(연 최대 120만원)정도만 비영리 단체에
서 가능합니다. ☞ 소상공인 지원 vs 비영리 지원: 소상공인에게는 배달 택배비 지원, 1인 소상공인 고용보험료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있지만, 비영리 민간단체는 우편 요금 정도만 지원받습니다. 요즘 누가
우편을 보냅니까?
경기도 공익활동 활성화 정책 예산은 청년 공익활동가 통합 지원 체계 구
축(3억 1천만원)과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 사업(1억 3,600만원)을 합쳐 약
4억 4,600만원 입니다. 반면 기회소득 정책(농업인, 체육인, 아동 돌봄, 장
애인, 기후 행동 등)에는 수백억 원이 투입됩니다. #4.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 제안
연구진은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라는 슬로건 아래 경기도형 비영리 일
자리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란 단순히 물질적 투자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비영리 공익 활동을 가치 있는 활동으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
다. 일자리는 생존이고 자존감이면, 모든 사회 구성원이 자신의 삶을 자리
잡게 하는 매개체입니다.
01 02 03
비영리 일자리 기반
조성
비영리 일자리 창출
및 지원
지역 기반 거버넌스
구축
비영리 일자리의 개념과 범
위를 명확히 하고, 사회적 인
식을 개선하며,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합니다.
청년 인턴제 확대, 상근 활동
가 인건비 지원, 비영리 스타
트업 지원, 일자리 플랫폼 구
축 등을 통해 실질적인 일자
리를 창출합니다.
시군 단위 비영리 일자리 정
책을 수립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 체계를
만듭니다.
3개년 예산 제안: 1단계 100억 원 2단계 100억 원, 3단계 100억 원, 총
300억 원을 투입했을 때 경기도 GRDP에 기여하는 효과와 고용 창풀 효과
를 분석했습니다. ☞ 해외 사례 참고: 일본과 폴란드의 세금 1% 기부 제도, 네이버후드 매칭 펀드(공익 활동에 쓰
인 시간·재능·현물·현금에 정부가 보조금을 매칭), 비영리 일자리 플랫폼 등을 참고할 수 있습니
다.

연구자의 발제에 이어 현장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생생한 토론이 이어
졌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3명의 토론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톤론1 : 비영리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로 이어지려면
김혜련 평택안성홍사단 운영위원은 평택 지역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했습니
다. 평택시민사회단체연대 담쟁이에는 24개 단체가 가입되어 있지만, 상근
활동가가 있는 곳은 반상근까지 포함해도 약 7곳 정도입니다. 자체 활동 공
간을 가진 곳은 더 적습니다.
“활동가로 일하면서 사회 이슈에 민감해야 하고, 지역사회에 발 빠르게 대
응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내가 고용주인지 고용되는 노동
자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김혜련 위원은 연차가 오래되면서 경력에 맞는 급여를 받지 못해 위탁 운
영 기관으로 이동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비영리 일자리의 업무 역역
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행정인지 마케팅인지 구분이 어렵고, 닥치는 일을
모두 해야하며, 메뉴얼도 없습니다. 활동가의 입장에서 3가지 정책 제안을 하였습니다. 기업의 책임 코디네이터 정책 안정적 일자리
삼성, 미군 기지 등 대기업이
들어오면서 지역문제는 복잡해
지는데, 왜 기업은 지역에 환
원이 없을까? 기업도 일자리
100명당 1인을 사회적으로 환
원해 공익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1년 또는 반상근 청년 고용을
만들 수밖에 없다면, 경기도
차원의 코디네이터가 필요합니
다. 공통분모를 만들어주고 사
회적 공동체를 형성해주는 역
할이 필요합니다.
개인의 안녕을 보장하면서 공
공의 가치를 실현하는 청년 일
자리가 지속되길 희망합니다. 과거처럼 개인의 희생이 당연
한 시대는 지났습니다.
토론 2: 공익과 생존사이, 지역 비영리 일자리의 현실
용솟음 비상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청년 활동가의 관점에서 생생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비상구는 “어떻게 하면 평택에서 더 재미있게 청년들이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청년 공간을 만들고 공익 활동을 시작했지만, 수익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행사나 단기 프로그램 등
외부 사업을 병행하면서 처음 설립 목적과 방향성이 흔들리는 순간을 경험
했습니다.
“공익을 위한 활동도 지속 가능한 기반이 있을 때 비로소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한 고민은 저희만의 고민이 아니라 지역에서 활
동하는 많은 비영리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구조적 과제입니다.”
1년 사업 구조의 한계 업무 과중 생존 vs 공익
공익활동은 장기적 관계 형성과
꾸준한 흐름 속에서 이루어지지
만, 대부분 1년 사업 구조에 묶
여 있습니다. 활동이 자리 잡을
때 사업이 종료되거나 인력이
변경됩니다.
프로그램 기획, 행정, 홍보, 회
계, 정산까지 한 사람이 동시에
떠안게 됩니다. 신규 단체일수
록 어려움이 큽니다.
공익 활동을 기획하는 시간보다
운영비와 사업비 확보를 위한
행정작업에 더 많은 시간이 듭
니다. 살림 걱정을 먼저 해야
합니다. 비영리 일자리는 단순히 고용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지역의 지속 가능성
그 자체입니다. 공익을 위해 출발한 단체들이 생존 때문에 방향을 잃지 않
도록,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오래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토론 3: 지역의 비영리 일자리, 어떤 과제가 필요한가
조철민 (사)시민 이사는 사례와 제안을 중심으로 비영리 일자리의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비영리 일자리 관련 사업은 많지 않습니다.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청년 인턴제), 공익 활동의 사회적 인정(직업 분류 코드 상향), 활동
가 진로와 노동권 논의, 참여 수당 제도(광주광역시 광산구) 정도입니다. 경기도는 비영리 일자리 조례에 비영리 일자리 조항이 명시된 유일한 광역
조례를 가지고 있으며, 청년 인턴 사업과 기회소득 정책 등을 선도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익 활동가를
공공인재로 좋은 일자리로 만들기 시민 인식 전환
미국이나 서구에서는 공무원, 정치인, 비영리 활동가를 묶어
서 공공인재로 플레이밍합니다. 공공성을 만들어내는 역할에서
비영리 활동가도 우리 사회가
길러내야 할 인재입니다.
비영리 일자리를 국제노동기
구의 ‘디센트 잡(좋은 일자
리)’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
다. 정책적 차별을 없애고, 조직 문화를 개선하면, 젊은
세대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일자리로 만들어야 합니다.
진로 진학 교육에 비영리는
없습니다. 청소년부터 대학
생, 경력 단절 여성, 은퇴자
까지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노력이 필
요합니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공익 활동이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데, 인식의 전환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
리로부터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비영리 일자리, 지역의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비영리 일자리는 단순한 고용 정책이 아닙니다. 이것은 지역의 지속 가능성
을 위한 투자이며,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지키는 기반입니다. 경기도 비영리 부분은 GRDP의 14.35%를 차지하며, 67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고용 유발 효과는 전 산업 평균보다 높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경제적 기여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텅 비어 있습니다. 정책적 지원
은 미비하고, 사회적 인식은 낮으며, 활동가들은 생존과 공익사이에서 고민
합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l 인식전환: 공익 활동가를 공공인재로 인정하고,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야 합니다. l 정책적 지원: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쓸지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합니
다. 비영리에 대한 투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l 우리로부터 시작: 선배 활동가든 청년 활동가든, 우리 스스로가 먼저 주
장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l 지역 특성 반영: 시군마다 공익 활동 환경이 다릅니다. 지역 특성을 반
영한 맞춤형 일자리 구조가 필요합니다.
“ 모든 비영리 활동가에게 비영리 일자리 정책이 에어비엔비 같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꿈꿉니다.” -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
지역을 움직이는 힘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활동가가 오래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 때, 좋은 공익 활동도 장기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
다. 공익을 위해 출발한 단체들이 생존 때문에 방향을 잃지 않도록, 현장에
서 뛰는 사람들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며 오래 활
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이것이 AI의 시대에 인간
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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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39월의 마지막 날, 월말이라 분주한 마음이면서도 왠지 설레는 건 황금연휴
가 코앞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단체가 공들여 준비한 2025공익
활동페스타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날이었거든요. 올해 페스타의 주
제는 세계시민대회. 오전에 두 차례 기조강연이 있었고, 점심 식사 후 오후
부터는 4개의 주제세션에 돌입했습니다.

세션1 사회: 조철민 박사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제가 취재한 세션1의 주제는 공익활동과 비영리생태계입니다. 비영리 일자
리 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시간이었는데, 사회는 ‘사단법인 시민’의 조철
민 박사님이 맡았습니다. 세션1을 선택한 이들의 관심 키워드는 아마도 ‘일
자리’였을 것 같네요. 공익활동이 그저 착한 일이 아니라 이제는 어엿한 일
자리가 될 수 있을까? 저도 이런 고민과 기대로 세션1을 찾아갔습니다.
2
발표1.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현황과 과제
‘보이지 않는 일자리에서 (썩) 괜찮은 일자리로’라는 부제가 눈길을 끕니다. 발표자인 이명신 NPO경영연구소 대표님은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를 수행 중이었고, 발표 당시 연구가 거의 막바지 단계였습니다. 정책에서는 일자리와 고용 관계를 함께 말합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1999년 처음 제시한 ‘Decent Job’은 괜찮은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 품위
있는 일자리 등으로 번역되지요. 연구자는 더 나아가 ‘Meaningful Job’(의
미있는 일자리) 개념을 제시합니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근무 환경에서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기여 등 생의 의미 추구가 가능한 일자리. 여러분의
일자리는 과연 ‘의미 있는 일자리’인가요?

발표1: 이명신 소장(NPO경영연구소)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비영리 일자리를 하나의 산업으로 명확히 분류하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
는 아직 공식적인 국가 통계가 없고 주무부처도 제각각인 실정입니다. 이번 연구는 비영리법인과 비영리민간단체에 더하여 사회적경제까지 범위
에 포함시켰는데요. 연구 결과, 많은 비영리 단체가 경기도에 몰려 있으면
서 GRDP(지역내총생산)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IMF나
펜데믹 같은 위기 때 비영리 일자리는 오히려 고용이 늘어 충격 흡수 효과
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경기도 기회소득 / 사진출처: 경기도 홈페이지
그런데도 고용 안정성, 사회적 안전망, 경력 인정 등에서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낮네요. 규제만 있고 지원은 거의 없습니다. 중앙부처 일자리 정책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돼 있고, 그나마 낫다는 경기도
에서조차 ‘베이비부머 라이트잡’과 ‘청년복지 포인트’ 정도만 신청 가능합니
다. 예술인, 체육인, 농어민 등 다양한 분야의 도민에게 지급하는 경기도 기
회소득도 현재 공익활동가는 해당이 없는데, 사회적 기여로 봤을 때 우리가
행정에 충분히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미흡한 공익활동 활성화 정책도
더 많은 지자체의 조례 제정과 실효성 있는 고용 연계가 필요합니다. 발표2.『중장년층 공익활동가의 활동과 삶』실태조사로 본 지원정책 방향
두 번째 발표로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여진 사업처장은 중장년
활동가 당사자들의 정책적 요구를 살폈습니다. 동행은 전국의 공익활동가 3
천 명이 조합원으로 상부상조하며 안전망을 만들어가는 조직입니다. 동행이 2023년 12월 40~69세 현직 및 퇴직 활동가를 대상으로 온라인 진
행했던 설문조사에 따르면, 활동가들의 임금 수준은 같은 중고령층 노동자
평균 임금보다 월 100만 원가량 현저히 낮습니다. 이 근본적인 문제 때문
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도 취약합니다. 특히 오
래된 상급 책임자일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더 심한데요. 본인의 임금이 조직
의 열악한 재정에 부담을 준다고 느끼지만, 막상 떠나려고 해도 후임을 구
하기가 힘듭니다.
4
발표2: 여진 사업처장(사회적협동조합 동행)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러한 상황의 중장년 활동가들이 가장 바라는 건 그래도 공익활동 분야에
서 전임제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생 가치지향적인 활동을 해왔던 이들
은 여전히 비영리생태계에 머물기를 희망합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 이들을
위한 정책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장려금 등 직접적인
금전 지원이 제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면, 현행 경력지원제도
를 개선해서 비영리 일자리를 조성하고, 활동 경력을 살린 새로운 소득 모
델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밖에도 자기돌봄 프로그램이나 네트워크 등 중장
년 활동가들이 고립되지 않고 자신들의 삶의 지향을 이어갈 수 있는 종합
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발표3. 청년 비영리 노동자의 목소리
마지막 발표는 정책 설계에서 배제된 청년 활동가들의 경험과 의미를 나누
는 시간이었습니다. 틈사이청년연구 박정효 연구원을 비롯한 4명의 청년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를 계기로 만나 경기도미래세대재단 연구사업을 위
한 팀을 꾸렸습니다. 이들은 주변에서 젊은 활동가들이 자꾸만 떠나는 현실
이 안타까워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5
발표3: 박정효 연구원(틈사이청년연구)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선행연구자료를 찾아 고찰하고, 경기청년포털에서 크롤링 기법으로 정책을
분석하며, 비영리단체 및 개인 활동가들을 심층면접 하는 등 다양한 연구방
법을 통해 얻은 결론은 역시나 사각지대 발견이었네요. 청년 정책이 주로
영리적인 취업이나 창업 중심이라 비영리 청년 노동자가 배제되고 있었습
니다. 인터뷰에서도 안타까운 사례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5인 미만 단체에서 일
하는 청년 활동가는 단체의 사정이 뻔하다 보니 4대보험 얘기를 차마 꺼내
지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남을 돕는 일을 하면서 정작 자신은 병원비조차
없어 ‘동행’의 도움을 받는 사연도 아이러니했지요. 20대에 갓 들어왔을 땐
몰랐는데 30대에 접어드니 친구들의 급여와 비교해서 자괴감이 든다는 인
터뷰이도 있었습니다. “미래계획은 꿈도 못꾼다”는 말은, 활동가로서의 경력
이 정당하게 인정되는 기여적 정의가 실현되어야만 사라지지 않을까요?

주제세션1 강연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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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주제세션3 발표자이기도 한 요코하마 활동가의 질문
에 나름의 시사점이 있었습니다.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10년 전의
일본과 그대로 닮았는데, 우리는 왜 굳이 비영리의 틀을 고집할까? 기업의
CSR(사회적 책임), ESG 경영 등 외연을 더 확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번 페스타의 모토가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인 만큼 비
영리생태계에도 유연한 태도가 요구됩니다. 중장년과 청년 활동가 사이에
조금은 다른 결이 존재하지만, 의미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대한 청년들
의 관심이 줄어든 건 결코 아니었습니다. 개인 활동가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을 뿐이죠. 이러한 시대 흐름을 포착해내면서도 지켜야 할 본질이 무엇인
지 예민하게 점검하는 일이 우리의 과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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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3● 사건 개요와 최근 동향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 취업사기 및 인신매매형 범
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수익 아르바이트나 해외 일자리를 미끼로 청년들을 현
지로 유인한 뒤 여권을 빼앗고, 불법 도박 콜센터나 보이스피싱 조직에 강제 투입
시키는 방식입니다. 범죄에 협조하지 않으면 감금, 폭행, 고문 등을 당하며, 일부
는 사망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외교부는 10월 16일부터 캄폿주 보코산, 바벳시, 포이펫시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고, 수도 프놈펜은 ‘적색경보’로 상향해 출국
자제를 권고했습니다. 특히 프놈펜은 다수의 국내 금융사가 진출한 지역으로, 현
지 주재원과 직원들의 신변 안전 확보가 긴급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신한·우
리·KB·BNK 등 주요 금융사들은 비상연락망 구축, 야간 이동 제한, 위험지역 출입
통제 등 내부 대응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는 납치·감금 피해자의 귀국을 위한
항공료, 숙박비, 구조활동비 등 긴급 예산도 편성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습
니다. ● 취업사기 수법과 범죄의 실태
최근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취업사기 사건은 단순한 채용 사기를
넘어선 국제적 조직범죄의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특히 고수익 해외 일자리, 단기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청년들을 유인한 뒤, 현지에서 감금, 폭행, 강제 노동 등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은 본인의 의사와 상
관없이 불법 콜센터, 보이스피싱 조직, 도박 사이트 운영 등에 가담하게 되며, 거
부할 경우 고문과 협박을 당하기도 합니다. 사기 수법은 치밀하고 조직적입니다. 대부분은 온라인 커뮤니티, SNS, 심지어는 지인의 소개를 통해 접근하며, ‘비자
무료’, ‘숙식 제공’, ‘초보자 가능’이라는 문구로 신뢰를 유도합니다. 일단 계약을
체결하거나 현지에 도착하면 여권을 압수당하고,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되며 사실
상 인신매매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일부 피해자는 조직 내부 감시를 피해 탈출하
거나, 가족 또는 외교부를 통해 구조 요청을 보내기도 하지만, 탈출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한인구조단에 따르면 이 같은 취업사기는 2023년 말부터 본격
화되었으며, 2025년 들어 매달 20~30건의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20대 초반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들이 주된 대상이며, 대부분이 경제적 압박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배경으로 이러한 제안을 수락하게 됩니다. 피해자 중 일부
는 감금된 채 범죄에 가담하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되어 한국으로 송환되는 사례
도 있으며, 이는 단순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전락하는 이중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
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범죄가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스캠 산업’으로 불
리는 구조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캄보디아 현지에는 약
20만 명에 달하는 다양한 국적의 인력이 조직적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취업사기를 기반으로 한 인신매매, 금융 사기, 도박 운영 등 다양한 범죄
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관련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강화하고 있
으나, 범죄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어 사전 예방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평소 친분이 있던 지인의 소개로 피해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경고나 주
의 촉구만으로는 실질적인 피해를 막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캄보디아에서 벌어지
고 있는 취업사기는 한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명백한 국제 범죄이며, 강제노동
과 인신매매, 폭력 등이 결합된 심각한 인권 침해입니다. 피해자 다수는 귀국 후
에도 정신적 충격과 사회적 낙인 등으로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심리적 지원체계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한국 청년 고용시장과 구조적 배경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청년 대상 취업사기 사건은 단순한 개별 범죄로 보기 어렵
습니다. 그 배경에는 장기화된 청년 고용난과 구조적인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청년층
(15~29세) 고용률은 45.1%로, 전년 동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하였습니다. 이는
17개월 연속 하락세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장 기간 기록입니
다. 반면 전체 고용률은 같은 기간 63.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청년층만이
고용 회복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청년 인구 감소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청년층이 원하는
‘질 높은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으며, 기존 산업 구조가 청년의 노
동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반도체 등 한국 경제
를 주도하는 산업은 자본 집약적인 특성상 고용 창출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여기
에 ‘경력직 선호’ 현상이 더해져 신입 청년의 취업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플랫폼 산업의 급성장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퀵서
비스 등 플랫폼 기반의 일자리는 늘었지만, 고용 안정성과 사회안전망이 부족해
장기적인 커리어로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들이 단기 일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력 없는 노동자’로 전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청
년 고용의 불안정은 ‘쉬었음’ 인구의 증가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5년 2월 기
준,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50만4천 명을 넘었으며,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
로 50만 명을 돌파한 수치입니다. 현재도 40만 명 안팎의 인원이 노동시장 밖으
로 밀려나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은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며 사실상 사회적 단절
상태에 놓여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큽니다. 정부는 청년고용 장려금, 구직지원 프
로그램 등으로 수천억 원의 재정을 투입하였지만,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습니
다.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부족하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 정책이 폐지되
거나 축소되는 등 혼선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실질적인 ‘고용 사다리’ 복원은 이
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많은 청년들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고용난 속에서, 일부 청년들은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비현
실적인 유혹에 쉽게 노출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생활비 부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청년들의 심리를 압박하고 있으며, "열심히 일해도 벼락거지"가 된
다는 절망감이 팽배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캄보디아 사건은 단지 외국에서 발생한
범죄가 아니라, 대한민국 내부 고용 시스템의 균열과 청년 안전망 부재가 초래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외교부 및 금융권의 대응
최근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 청년 대상 취업사기 및 인신매매형 범죄
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외교부와 국내 금융권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습니
다. 외교부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캄보디아 내 고위험 지역에 대한 여행경
보를 상향 조정하였습니다. 특히 2025년 10월 16일부터는 캄폿주 보코산, 바벳시, 포이펫시 등을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였으며, 수도 프놈펜도 ‘적색경보(3단
계)’로 상향 조치했습니다. 적색경보는 현지 체류자의 긴급용무 외 출국과 여행
예정자의 여행 취소·연기를 권고하는 단계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됩
니다. 이러한 경보 조치는 해당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에도 직접
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프놈펜 지역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
행, 수출입은행, BNK금융그룹 등 다수의 금융기관이 진출해 있으며, 이들은 직원
안전 확보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야간 외출 제한, 위험지역 출입 금지 등의 내부 지침을 마련하였고, 가족을 포함한 전 직원 대상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역시 현지 법인을 통해 유사한 안전수칙
을 운영 중이며, 수출입은행은 현지 사무소와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며 상황을 상
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BNK금융그룹은 한발 더 나아가 현지 피해자 지원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법인(BNK캐피탈)은 약 1억 원 규모의 긴급예산을 편
성하여, 납치·감금 피해자의 국내 송환을 위한 항공료 및 숙박비, 구조 활동에 필
요한 차량 렌트비, 통역비, 유류비 등을 현지 한인회를 통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귀국 후 건강검진 등의 사후 지원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BNK
는 고수익 해외 아르바이트와 관련한 사기 예방 홍보물을 제작하여 캄보디아 공
항에 배포할 예정입니다. 이는 단순한 예방 캠페인을 넘어 범죄 가능성을 원천 차
단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처럼 외교부와 금융권의 대응은 단순한 사
후조치에 그치지 않고, 현지 정보 수집, 피해자 구조, 예방교육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사들은 자사 직원의 보호는 물론, 현지 한인 사회와
협력하여 전체 한국인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취업사기의 수법이 날로 정교해지고 있고, 온라인을
통한 피해자 유인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대응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외교부와 금융권의
협업은 단기적 위기관리 차원을 넘어, 향후 해외 진출 청년과 기업에 대한 구조적
안전망으로 확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각 기관 간의 정보 공유
체계 구축,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구조 프로토콜 마련, 실질적인 예산 지원
확보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 민간 구조 활동과 피해 지원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년 대상 취업사기 사건에 대해 민간 차원의 구조
활동과 피해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단법인 한인구조단은
현재까지도 캄보디아 내 피해 청년들을 구조해 귀국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캄보디아 한인회 및 현지 네트워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감금 상태의 피해자를 파악하고, 물리적 감시가 느슨한 순간을 포착해 신변
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구조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인구조단에 따르면
2023년 말부터 이 같은 사건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2025년 들어서
는 한 달 평균 20~30건에 달하는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중 많은 수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으로, 경제적 압박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해외 고수익 일자리에 응한 경우입니다. 이들이 구조
요청을 보내는 경로는 다양한데, 일부는 탈출 후 구조단에 직접 연락하기도 하고,
또 일부는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요청이 접수되기도 합니다. 구조된 피해자들은
단순히 귀국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들은 감금, 폭행, 협박 등
의 심각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으며, 일부는 국내에 돌아와서도 후유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한인구조
단은 귀국 후 건강검진, 심리 상담, 법률 지원 등 다양한 회복 프로그램을 병행하
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외교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
습니다. 이와 함께 일부 금융사와 기업도 민간 구조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
다. BNK금융그룹은 약 1억 원의 긴급 예산을 편성해 귀국 항공료, 숙박비, 차량
렌트비, 통역비 등 구조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현지 한인회를 통해 지원하고 있습
니다. 이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사후 구조활동에 참여한 긍정적인 사
례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현재 민간 구조 활동의 가장 큰 문제는 지속성과 재정적
한계입니다. 한인구조단과 같은 민간단체는 자발적인 기부와 협찬에 의존하고 있
어 구조 활동의 범위와 속도에 한계가 있으며, 현지 위험지역에 대한 정보 접근이
나 구조 실행력도 정부 차원의 협조 없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피해
자들이 귀국 이후에도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법적 책임을 질 우려가 있다
는 점도 구조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실제로 일부 피해자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강제로 가담했다는 이유로 국내법상 처벌을 받거나 수사 대상이 되기도
하며, 이는 피해자 구제라는 근본적 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민간 구조 활동이 보다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
의 구조지원 예산 확대, 민관 협력체계 구축, 피해자에 대한 법적·심리적 보호 장
치 마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피해자들이 범죄의 ‘가해자’로 전락
하지 않도록 신속한 사실 확인과 법적 구제 절차도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민간
의 역할이 분명히 중요한 시점이지만, 이들이 감당하기에는 점점 복잡해지는 국제
범죄 구조에 있어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 앞으로의 해결 방안을 위한 제언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청년 대상 취업사기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부주의나 범죄
집단의 일탈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은 구조적인 청년 고용불안, 국제 범죄
조직의 확산, 국가적 대응 체계의 미비가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입니다. 따라서 재
발 방지를 위해서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합
니다. 다음은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를 위한 다섯 가지 제언입니다. 첫째, 해외 취업 정보의 국가 인증 및 검증 시스템 도입이 시급합니다. 현재 해
외 일자리 관련 정보는 대부분 민간 에이전시나 SNS를 통해 유통되고 있어, 취업
희망자가 허위 정보에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나 외교부 차원에서
검증된 해외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국가 차원의 ‘해외 취업 인증 플랫폼’을 운
영하여 국민들이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청년 대상 사기 예방 교육의 전국적 확대가 필요합니다. 일부 지방자치단
체에서는 취업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대부분 일회성으로 그치고 있습
니다. 교육 대상도 제한적이며 홍보도 미흡합니다. 교육부와 협력해 고등학교, 대
학교, 청년센터 등에서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실효성 있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며, 학부모 대상 프로그램도 병행해야 합니다. 셋째, 위기 상황에 대응 가능한 외교 인프라와 구조 프로토콜 강화가 필수입니
다. 현재 피해 구조는 대부분 민간 단체나 한인회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외교부는 주요 고위험 지역에 ‘해외 국민 보호
전담 인력’을 상주시켜 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구조에 착수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해야 합니다. 또한 피해자 구조와 송환에 필요한 예산도 상시 확보해야 합니
다. 넷째, 피해자에 대한 법적·심리적 보호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일부 피해자는
강제 가담한 범죄로 인해 한국 귀국 후에도 처벌을 받거나 낙인에 시달리는 경우
가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법적 구제 절차와 함께 정신 건강 회복을 위한 상담, 의
료 지원, 일상 복귀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하며, 이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째, 청년 고용의 질적 개선과 고용시장 구조 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청년들이 해외 고수익 일자리라는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하려면 국내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 신성장 산업 분
야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청년 대상 맞춤형 직무 교육 확대, 경력 단절 청년 지
원 등이 병행되어야 하며, 청년층이 장기적인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속 가
능한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이 조심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청년을 안
전하게 보호하지 못한 구조적 실패를 드러낸 것입니다. 이제는 경고가 아닌 실행
의 시간이 필요하며, 정부, 지자체, 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청년들이 더 이상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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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