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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웹진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모두를 위해 필요한 배리어프리, 장벽을 넘어 모두를 위한 세상으로

    안녕하세요. 2026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Hana입니다.

    저는 비장애인으로서 계속 경기도와 수도권에서 생활하며 지냈는데, 관공서, 공원, , 바다 등 다양한 공간에 다녀가며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유아, 유모차에 탑승한 어린이, 노인, 젋은 휠체어 이용자 등) 특히 학교와 비교하면, 외부에서는 휠체어 이용자가 더 자주 보입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5년도 등록장애인 현황 통계>에서는 등록장애인의 수가 2,627,761명으로 2024년 기준인 2,631,356명보다 3,595명이 감소했으나, 2025년에도 여전히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5.1%라는 비율을 차지하는 만큼 절대 무시할 수 있는 비율이 아닙니다.

    장애는 여러 유형으로 나뉩니다.

    (1) 내부장애: 신장, 호흡기, 간 등 신체 기능에 장애가 있어 외관으로는 쉽게 알아보기 힘든 유형

    (2) 정신장애: 비슷하게 외관으로는 크게 다른 점이 없지만, 자기조절, 신체 표현, 언어, 지적 능력 등이 불충분-불완전하여 적응하기 힘들어 행동 및 정서에서 특징을 찾아볼 수 있는 유형(지적장애, 자폐, 정신장애 등)

    (3) 외부장애: 신체 기능에 장애가 있는 유형(시각, 청각, 뇌병변, 지체, 안면, 언어 등)

    위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제도적인 보호를 받기 위해서 시--구에 엄격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무분별한 등록을 막기 위해 시--구에 등록하는 절차는 불가피합니다만, 이러한 등록 절차가 낳는 폐해도 있습니다. 예시로 ‘3개월 이상의 투석 기록(신장 장애), 질환이 발생한 후에도 충분히 치료하였으나 장애가 고착화된 경우(6개월 또는 2)’ 등의 기준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공백기가 생기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따라서 공백기에는 장애인 등록이 불가해 혜택을 받을 수 없으며 만약에 기준이 미달된다면, 장애가 있음에도 비장애인으로 등록되어 계속 지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취약계층까지 고려한다면, 통계 그 이상으로 더 많은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비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 ⓒ에디터 Hana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사회에서는 점차 배리어프리가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배리어프리는 장애인,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물리적-심리적-제도적 장벽이 되는 요소를 없애는 모든 것을 의미하며 배리어프리 활성화 정책-사업을 실현하거나 경사로 설치 기준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배리어프리를 실천합니다. 지자체, 시민 단위의 활동부터 국가에서의 홍보 활동 등 여러 활동이 있다 보니, 배리어프리는 공익, 사회적경제 등에서도 자주 관심을 두는 주제입니다.

    보통 배리어프리는 공공시설*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 청소년시설, -사립학교, 공원, 국립으로 운영되는 박물관 및 미술관 등 예술 공간과 도서관, 지하철 등

    대표적으로 경사로,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이 덕분에 휠체어-유모차 이용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걷거나 계단을 오르기 힘든 고령자, 화물 등을 고층까지 운반해야 하는 사람들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취지는 장애인이 일상을 사는 데에 생기는 불편함을 개선하자는 의미였지만, 이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배리어프리의 목표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PEOPLE/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지향하며 연령, 성별, 국적, 장애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제품, 건축, 서비스 등을 이용하고, 누릴 수 있게 합니다.

     
      / ⓒ에디터 Hana

     

    이번에 방문한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토당청소년수련관의 경우에는 공원 안에 시설이 있어 경사가 낮은 공원 입구에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갈 수 있고, 시설 내에도 경사로, 엘리베이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시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건물의 구조를 넓게 잡아둠으로써 배리어프리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배리어프리, 모두를 포용하기 위해 넘어야 할 한계점

    배리어프리의 취지가 정말 좋지만, 아직 넘어야 할 한계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오래전에 건설한 시설의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건물의 구조를 변경하기 어려워 경사로 설치 외에는 다른 방법으로 배리어프리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건물 구조의 한계로 경사로가 좁거나 경사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번째, 배리어프리는 지체·시각·청각·발달장애 등 다양한 장애 유형의 접근성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실제 논의와 정책은 경사로, 엘리베이터처럼 물리적 이동 장벽을 없애는 데 주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배리어프리 정책은 휠체어 사용자를 포함한 지체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이동편의시설 확충 중심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도 등록장애인 현황에 따르면 등록장애인 2627,761명 가운데 지체장애인은 42.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17.1%), 시각장애인(9.3%), 지적장애인(9.0%), 뇌병변장애인(8.9%)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배리어프리 정책 역시 이처럼 다양한 장애 유형별 접근의 어려움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책과 사업이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건 자연스럽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수가 배리어프리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됩니다. 배리어프리가 단순히 경사로, 에스컬레이터 설치처럼 기존의 방법뿐만 아니라 그 외의 다양한 방법으로도 실현할 수 있기에 소수인 장애 유형을 생각하는 것도 정말 필요합니다.

    실제로 지금의 배리어프리는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시설(경사로, 엘리베이터 등)을 중심으로 설치-운영됩니다. 물론, 오래전부터 운영했던 시설에는 점자 건물 안내도도 일부 있고, 몇몇 미술관 및 박물관 등에서는 자막, 해설 등을 제공하지만, 보편적인 배리어프리 사례는 아닙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시-청각장애인을 포함한 몇몇 장애인들은 배리어프리를 체감하지 못하는 현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우리 주변, 더 나아가 지역에서의 배리어프리를 알아가기 위해 시작한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의 배리어프리 프로젝트, Project Tob

     

     / ⓒproject tob 인스타그램
     

    처음에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이하 ‘HAFS’)2024(18~20)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교내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던 중, 버튼에 붙여진 점자가 반대로 설치되었던 충격적인 사실, 그리고 카페, 문화시설, 정류장 등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메뉴판, 팜플렛 등이 구비되지 않았던 점을 계기로 배리어프리 점자를 직접 설치하는 ‘Project Tob(Trail of Braille)’를 시작했습니다.

    Project Tob의 꿈은 즐겁게 여행하면서 세상을 바꾸자!”입니다.

    이에 맞춰 Project Tob 부원들은 먼저, 생활 공간 곳곳에서 점자 표기를 보완하거나 점자 메뉴판을 제작해 전달했습니다.*
    *경기 군포시 공공 도서관 온·냉수 점자 표기 보완[경기도 군포시(2024.2.)]
    *카페 점자 메뉴판 제작 및 전달[경상북도 구미 다르마키친’(2024.2.) / 서울특별시 경남커피’ / 경기도 용인시 카페도리’(2024.6.)]

    또한, Project Tob 부원들은 유엔 공보국 협력 NGO<미래희망기구>의 제안으로 UN 출판 도서 및 장애인 권리 선언 등 6권의 책을 녹음하고, 국내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맹학교 중 한 곳에 전달했습니다.

    이러한 여러 배리어프리 활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점역-교정사*가 한 학교에서 장애이해교육 활동 중 긍정적인 사례로 Project Tob를 소개했고, 2025년에도 점자 카페 메뉴판을 제작-보급하는 활동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점역-교정사: 시각장애인이 촉각을 이용해 도서를 읽을 수 있도록 일반 문자를 점자로 번역-교정 역할을 수행한다.[()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 ⓒproject tob 인스타그램
     

    2026년에는 Project Tob 2(20~22)가 시작됩니다.

    2기를 맞이하며 모두에게 배울 기회가 있는, 모두에게 즐길 기회가 있는, 모두에게 권리를 주장할 기회가 있는 배리어프리 사회(Barrier Free Socity)”를 목표로 활동을 더욱 활기차게 이어갔습니다.

    먼저, 국내 최대 규모 시각장애인 복지센터(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센터) 산하 기관 <설리번학습지원센터>에 방문해 라벨점자도서 제작 교육(2026.3.)을 진행해 점자 역량을 강화했습니다. 닷의 점자 닷패드를 사용하며 그림, 글자, 점자 버튼을 통해 비장애인의 문장, 단어가 점자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 ⓒproject tob 인스타그램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 후, 교내에서 펀드레이징(2026.3.)을 기획-진행해 활동 자금 약 1,200,000원을 모았습니다. 점자 키링/학교 굿즈 판매 및 시각장애인 체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교내 구성원인 청소년, 교사, 그 외의 근로자들에게 시각장애인 및 배리어프리에 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었습니다.

     

     / ⓒproject tob 인스타그램
     

    펀드레이징으로 확보한 금액은 점자 라벨도서 만들기 사업에 사용했습니다. 먼저, 기증받은 도서 30권을 한글로 타이핑하고, 한국점자인쇄라는 점자 인쇄 기업에 타이핑한 내용을 전달해 점자로 번역한 점자 라벨을 받았습니다. 점자 라벨은 Project ToB 부원들이 한번 검토한 후, 도서에 부착해 점자 도서를 완성했습니다.

     

     / ⓒ에디터 Hana
     

    완성한 점자 도서는 지난 78,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 기증했습니다. 점자 도서 1권당 약 20장 정도의 분량(전체 약 600)의 도서를 기부했으며 실제로 도서를 읽을 유아-어린이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와 내용을 점자책으로 번역해 준비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 ⓒ에디터 Hana
     

    실제 점자책은 책 위에다 점자를 부착한 모습이었으며 제목, 내용마다 꼼꼼하게 부착해 시각장애인도 동화를 읽고, 이해할 수 있게 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 ⓒ에디터 Hana

     

    그 이후,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전문가(사회복지사 등)를 만나 시각장애인이 직접 겪는 점자, 불편함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어 관련 체험 활동을 진행했는데요. 바로 ‘[2차 시도] 목소리가 빛이 되는 순간(Guide)’입니다.

    이 활동은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는 동행자 및 당사자 체험 활동으로, 한 명이 안대를 쓰고, 파트너가 가이드가 되어 구체적인 말로만 안내하는 활동입니다.

    비장애인의 경우에는 거리에 관한 개념을 어느 정도 인지하기 쉽지만, 실제 시각장애인은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기 쉽지 않아 걸음걸이, 보폭 등으로 짐작하여 걸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동행하는 사람을 붙잡고 이동하는 경우가 꽤 있으며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천천히 걸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시각장애인이 겪는 불편함을 체감해보고, 시각장애인의 삶에 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 ⓒ에디터 Hana

     

    그리고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과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점자도서관에 방문해 기부한 도서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과 점자책에 관한 설명도 들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말에 따르면, 안대와 지팡이를 짚는 시각장애인의 이야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센서 제품들(보행 보조기기, 스마트 안경 등)이 사람들의 움직임만으로도 감지되어 센서가 울리는/오류가 많은 애로사항, 시각장애인이 생활할 때는 보조인 및 자신의 감각에 의지하는 현실, 전자책을 읽을 때에 온라인에서는 줌으로 소통하고, 보호자(부모님, 그중 주로 엄마)가 대독을 도와준다는 점, 점자를 읽는 시각장애인들도 맞춤법에 상당히 예민하다는 경험 등 궁금할 만한 경험들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HAFS Project Tob 부원들은 점자책을 만드는 기간이 6개월(점역 프로그램 1차 변환 후, 점역사 및 교정사의 소리 내어 읽는 과정)이 걸린다는 점, 그래프나 그림을 만드는 과정(점자 프린터로 출력 후, 점을 하나씩 수작업으로 추가해 입체적으로 제작), 후천적 시각장애인을 기준으로 꾸준한 교육 시에 점자 활용까지 약 1/장인처럼 읽으려면 약 4~5년이 걸린다는 점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술, 경험이 어떤 상황인지를 상세하게 배웠습니다.

     


     

    작은 관심에서 시작해 배리어프리로 세상을 배운 Tob 프로젝트!

     
     / ⓒ에디터 Hana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황은서 A: 안녕하세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HAFS’) 국제계열 3학년(20)이자 ToB에서 2년 차로 함께하고 있는 황은서입니다. Tob는 처음에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우리의 활동이 실제로 시각장애인들의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에 많은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사회에 보이지 않는 베리어들을 없애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지안 A: 안녕하세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국제계열 3학년(20) 이지안입니다. 저는 사회의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데 관심이 많아 이를 계기로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Tob 활동을 통해 시각장애인이 겪는 학습의 사각지대를 이해하고, 이를 해소하는 데 작게나마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반수은 A: 안녕하세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국제계열 3학년(20) 반수은입니다. 뇌과학 관련 진로를 희망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Project ToB 멤버로 활동해 왔습니다.

     

    2) Project Tob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Tob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HAFS 인권문화제 부스에서의 체험이었습니다. 안대를 쓰고 학교 복도를 걸어보았는데,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던 공간들이 시각장애인에게는 커다란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 주변의 작은 문제부터 찾아보기 시작했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학교 주변 카페들의 메뉴판이었습니다. 실제로 점자 메뉴판을 갖춘 카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휴대용 점자 인쇄기로 점자 라벨을 제작해 메뉴판에 부착한 뒤, 이를 카페들에 무료로 보급하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활동의 영향력을 넓힐 방법을 고민하다가 시각장애인의 자립에는 어릴 때부터의 점자 교육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교내 펀드레이징 및 점자도서 제작 활동으로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3) 이번 기증에서 겪은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 ⓒ에디터 Hana
     

    A: 점자책 기증을 준비하며 가장 많았던 에피소드는 바로 점자 라벨 붙이기에서 나왔습니다. 라벨을 잘못 자르거나 잘못 붙이거나 혹은 라벨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몇 페이지들은 직접 볼로기로 일일이 뽑아서 하기도 했습니다. ㅎㅎ) 그 때문에 여러 번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여러 번 확인해야만 했었고, 오탈자가 있으면 고치는 과정을 수없이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에겐 사소한 실수가 이 책을 읽을 시각장애인 분들에게는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라는 가장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을 직접 방문해서 시각장애인분들이 점역된 책을 사용해 공부하는 법을 배웠는데, 복잡한 그래프와 긴 글, 심지어 사진들까지 점자로 만지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복지관 관계자분들께 점자의 인식과 현실에 대해 여쭤보며 다음 방향성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ToB가 시각장애인분들께 직접 한발 다가갈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4) 청소년으로서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두고, 알아가려는 노력이 왜 필요할지, 그리고 경기도 청소년이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두고, 알아가면 생기게 될 긍정적인 변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에디터 Hana

     

    A: 배리어프리는 모두가 결계 없이 함께하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사회에 이제 막 들어가는 과정을 겪고 사회에 대해 올바르게 적응해야 하는 시기인 청소년기야말로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할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리어프리 자체가 장애는 특별한 소수기 때문에 도와줘야 한다.’라는 일차원적인 생각뿐만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문제가 다양한 이들에게는 어떻게 인식이 될지 아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기에서는 학교-사회에서 정식적으로 체험하고 배우는 과정이기에 이런 상황을 점차 겪을 수 있고 배리어프리를 미리 알게 된다면, 사회에 불편을 겪는 자들을 도울 수 있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배리어프리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주위에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을 깨닫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과정에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도 미치고 동아리원들도 직접 사회에서 배리어프리가 어떻게 실천되는지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가지면 이렇게 작은 실천이 누적되어 사회의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5) 향후 활동 계획, 목표가 궁금합니다!

     / ⓒ에디터 Hana
     

    A: 동화책 점역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교내 2차 펀드레이징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굿즈, 점자 키링 등을 제작해 판매하며 재료비를 마련할 계획이며 저희가 동화책 30권을 기부한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외에도 시각장애를 가진 초등학생이 쉽고 재밌게 점자를 학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서를 점역하여 기부할 예정입니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학습 격차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것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수학 학습을 위한 교재를 제작하고,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다양한 문화와 진로 등을 묻는 인터뷰 프로젝트를 계획 중입니다.

    시각장애인에게 학습 시 겪는 불편과 어려움을 묻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나가며 점자로 시작하는 시각장애인의 학습 격차 해소라는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배리어프리는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수혜자)들이 직접 체감하여 의견을 제기하면, 이를 정부 및 지자체에서 반영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왔습니다. , 당사자의 목소리와 의견을 거치며 배리어프리는 이용자의 편의를 수용할 수 있게 변화해왔던 것입니다. 이동 약자의 막힘없는 이동(배리어프리)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인 <계단뿌셔클럽>, 장애인의 여행을 위한 여러 단체 및 기업들(무빙트립, ()그린라이트 등)처럼 장애인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간격을 좁히려는 시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 넓게 본다면, 일자리, 보조기기 등 생활 전반으로 확대하는 기술-제도적인 변화도 포함됩니다.)

    한편, 이를 뒷받침할 법제화 및 의무화도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장애인의 권리를 역으로 침해하거나 불편함을 끼치는 사례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도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소상공인의 사정을 듣지도 않고, 무작정 도입하려고 하니, 정책 실현 과정에서 마찰이 생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목적은 근린시설의 배리어프리 확대였지만, 반발이 심했다는 뉴스가 있었고,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아서 반기지 않았던 정책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정책과 실제 현장에서 실현되는 배리어프리의 실효성을 위해 현장을 확인하고,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해 당사자들이 만족하는 배리어프리가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에디터 역시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두고, 현장에서 상시로 점검하는 사람으로서 청소년들이 배리어프리 활성화를 위해 생각했었고, 경사로, 엘리베이터 등 배리어프리 시설이 많지만, 여전히 불편함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지역에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배리어프리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었습니다.

    지금도 지자체, 정부, 단체, 기업에서 여러 방법으로 배리어프리를 활성화하는 움직임이 보이지만, 그중에서 향후 자라날 청소년들의 활동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배리어프리를 실천하는 모습이 더 와닿았던 것만 같습니다.

    무엇보다 점자 동화책 발간, 캠페인 등의 활동을 통해 학교, 점자도서관 기부까지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공익 활동에서는 고민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는 과정, 실행력이 정말 중요하다.”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HAFS 청소년들이 시작한 Project Tob는 시각장애인 배리어프리를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청소년들이 다른 장애 유형을 위한 배리어프리 활동을 시작한다면,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청소년들이 배리어프리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상황을 체감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게 성장할 수 있었으면, 그리고 배리어프리가 지역으로 확대되어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경기도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청소년들의 배리어프리 활동이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https://test.kbuwel.or.kr/Braille

    https://nise.go.kr/onmam/front/M0000155/agency/list.do

    https://youtu.be/YrWWIXkrGFE?si=mhb-9KBjdd2jViez

    https://staircrusher.club/

    https://www.043w.or.kr/www/contents.do?key=151

    https://barrierfreefilms.or.kr/board_hrgp25/679

    https://blog.naver.com/ggsic/223294444290

    https://www.nrc.go.kr/portal/html/content.do?depth=td&menu_cd=04_01_02

    https://www.nrc.go.kr/portal/html/content.do?depth=td&menu_cd=04_01_01

    https://www.nrc.go.kr/portal/html/content.do?depth=td&menu_cd=04_01_03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3883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768

    https://www.nld.go.kr/home/cardNewsDetail.do?seq=77&tcnt=285&rn=256&page=29&searchGb=all&searchword=&menu=menu_05_03_06&low=N

     

     

    다 같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배리어프리 : 청소년의 탐구와 활동이 가져올 새로운 변화!
    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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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27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읽기와 쓰기로 삶의 분별력을 키우는 청소년 공간 , 케이스와 사단법인 땡스기브 이야기

    넘쳐나는 정보와 다양한 가치관이 혼재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행동해야 할까. 사단법인 땡스기브는 책을 매개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삶과 시대를 분별할 수 있는 관점을 세우도록 돕는 비영리 단체다. 서초구에서 시작해 팬데믹의 고비를 넘어 인천 계양구의 청소년 공간 , 케이스로 이어지기까지, 2011년부터 걸어온 발자취와 그들이 청소년들과 나누는 따뜻한 삶의 기록을 담았다.

     /ⓒ에디터 살리고 세우고 액션

     

    1. 출발-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시대를 분별하는 힘

    사단법인 땡스기브는 읽기와 쓰기가 한 사람의 삶을 유의미하고, 선하며,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굳은 믿음에서 출발했다. 설립 당시 이사진들은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개인과 공동체를 진정으로 유익하게 만드는 것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태도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에디터 살리고 세우고 액션

     

    땡스기브가 책을 핵심 매개로 삼아 활동을 시작한 것은 단순히 많은 책을 읽어 지식을 축적하도록 돕기 위함이 아니었다. 문화의 뿌리인 도서를 통해 우리가 옳다고 믿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시대의 가치관이 개인의 사고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인지하게 만드는 것이 진짜 목적이었다. 책이야말로 이러한 성찰과 분별을 이끌어 낼 가장 좋은 도구라는 데 뜻을 모았다.

    설립 초기 5년 동안 단체는 도서 간행물 ‘THANKSBOOK’을 꾸준히 발행하며 칼럼, 에세이, 서평 등 다양한 시각으로 책을 조명했다. 이를 토대로 기업 및 기관과 연계한 독서 모임 인도자 양성 과정을 진행했고, 학교와 도서관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나아가 기업·개인의 후원을 연결해 사립 작은도서관 건립, 리모델링, 도서 및 콘텐츠 지원 사업을 펼치며 지역 공동체가 책을 중심으로 단단해지도록 뿌리를 내렸다.

     

    2. 전환과 정착: 서초에서 인천으로, 그리고 청소년 공간 ., 케이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단체에 커다란 시련이었다. 내외부 활동이 전면 중단되며 단체의 존폐를 고민해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땡스기브의 가치를 알아본 한 선교단체의 공간 지원 덕분에 서울 서초구에서 인천 계양구로 둥지를 옮겨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에디터 살리고 세우고 액션

     

    이 위기는 뜻밖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주소지를 이전하고 독서 진흥 사업의 방향을 깊이 고민하던 중, 가장 마음이 닿은 곳은 바로 청소년이였다청소년 시기에 좋은 책을 만나 건강한 생각을 나누고 자기만의 관점을 세우는 경험을 한다면, 훗날 어른이 되어 어떤 혼란과 위기를 마주해도 흔들리지 않고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결국 단체의 시선은 자연스레 청소년을 향했고, 그들을 곁에서 사랑으로 품기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3년 전, 인천 계양구에 청소년 전용 공간 , 케이스의 문을 열게 되었다.

     
      /ⓒ에디터 살리고 세우고 액션
     

    3. 차별성 모범적 독자를 넘어 삶을 공유하는 식구로

    대표는 어디선가 본듯한 연예인 같다. 마음과 분위기는 청소년을 편안하게 형같고, 오빠같은 분이다. 이 공간은 지자체나 대형 기관의 청소년 시설과 달리, ‘, 케이스는 소규모 풀뿌리 단체가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밀착형 공간으로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프로그램 제공자가 아니라 아이들과 식구가 된다는 점이다.

     /ⓒ에디터 살리고 세우고 액션
     

    청소년들에게 독서를 강요하지 않는다. 영화, 미술관 탐방, 전시회, 뮤지컬 관람, 등산, 빵 모임 등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다채로운 문화 활동을 책과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무엇보다 거의 매일 함께 밥을 지어 먹으며 일상과 마음을 나눈다.

     


     
    다른 공간은 그 공간의 목적이 한두 가지로 드러나는데, , 케이스는 그곳에서 자신만의 목적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공간은 결국 사람을 위해 존재하기에 좋은 사람이 있어야 빛난다. 배울 점이 많고 따뜻한 분들이 계신 곳.”
    어둠 속에 빛나는 별처럼, 고난 속에 있던 나에게 빛을 밝혀준 공간.”

    청소년 운영위원회 활동 중 아이들이 남긴 기록

     


     

    고등학교 1학년 때 들어와 고3이 될 때까지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본 아이들의 고백이다. 한때 돈을 많이 버는 부자가 되겠다며 물질적 성공에만 집중하던 청소년들에게 전문가 특강과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자, 아이들은 스스로 우리가 원했던 건 단순한 돈이 아니라, 가치 있는 과정과 올바른 마음가짐이었다며 인식의 지평을 넓혀갔다.

     

    4. 지향점- 거창한 목표보다 한끼 밥과 대화의 힘을 믿는 연대

    땡스기브는 향후 계획에 대해 특별히 거창한 사업 목표를 앞세우지 않는다고 말한다. 프로젝트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한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밥을 먹으며 나누는 진솔한 대화 속에서 아이들에게 적절한 때에 필요한 도움을 건네는 일이기 때문이다.

     
      /ⓒ에디터 살리고 세우고 액션
     

    2011년 설립 이래 이라는 단단한 매개로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켜 온 사단법인 땡스기브와의 인연은 10년전부터 지금까지도 흔들림 없이 이어지고 있다.

    땡스기브가 청소년들과 맺는 관계의 본질은 일회성 프로그램이나 형식적인 만남이 아니다. 매일 밥을 함께 짓고 대화를 나누며 쌓아 올린 진정성 덕분에, 이곳의 문을 두드린 아이들은 흩어지지 않고 오랜 시간 곁을 지키며 식구로 머문다.

    그렇게 중·고등학생 시절 틴, 케이스를 찾았던 앳된 아이들이 어느덧 건강한 가치관을 품은 어엿한 청년으로 자라났다. 이제는 이들이 머물 청년의 공간 또한 새롭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행복한 물음을 던질 만큼, 땡스기브와 아이들은 서로에게 맞추어 끊임없이 공간을 변화시키고 함께 성장해가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기 쉬운 혼란한 시대 속에서, 나만의 시선과 삶의 목적을 찾고자 하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땡스기브, 케이스라는 따뜻한 울타리를 주저 없이 권하고 싶다.

     
      /ⓒ에디터 살리고 세우고 액션

     


     

    *사단법인 땡스기브와 함께 하는 길
    단체 성격: 기획재정부 지정기부금 단체 (기부금 영수증 발행 가능)
    주요 활동: 청소년 공간 , 케이스운영, 청소년 인문·문화 독서 융합 프로그램, 지역 도서관 및 독서문화 진흥
    참여 방법: 정기·일시 후원 (격월 소식지 발송), 기업 탐방 및 전문직 멘토링 특강 연계
     
     
     
    우린 책만 읽지 않아요 : 땡스기브 '틴, 케이스'에 청소년들이 모여드는 이유
    살리고 세우고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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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25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단원고 2학년 2반 박혜선 양 엄마 임선미 님

     

    날씨가 더워지니 올해 첫 수박을 샀다. 큰 쟁반에 놓고 쩍! 소리내며 가른다. 붉은 과육에 까만 씨에, 단물이 쟁반에 흐른다. 이래서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는 생의 마지막에 그린 수박 정물화에 ‘인생 만세(Viva la Vida)’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단물이 뚝뚝 떨어지는 수박을 한입 베어 먹으며, 나도 모르게 “비바 라 비다”를 외치니 말이다. 스페인어는 전혀 모르면서도 수박이 주는 달콤한 청량감에 삶의 기쁨을 노래한다.

    수박만이랴. 꽃과 나무와 하늘과 햇빛이 생명의 기운을 뿜어내는 계절이다. 안산 상록구청 1층 갤러리 ‘혜안’에 가면 생명 가득한 그림을 볼 수 있다. 세월호 유가족 엄마들의 유화전(6월 12일~7월 3일)이다. 삶의 고통을 생명의 빛으로 그린 “빛의 정원, 또바기 유화전’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나는 치유되고, 삶은 아름다웠다.”라 고백하는 사람. 세월호의 별 단원고 2학년 2반 박혜선 양 엄마 임선미 님을 만나 보았다.

     

    / 또바기 유화전 갤러리 지킴이
     

    Q 또바기 유화전 축하합니다. 자기소개와 근황을 들려주세요.

    단원고 2학년 2반 박혜선 엄마 임선미입니다. 이번 전시회에 유화 여섯 작품을 냈어요. 한 10년 또바기 모임에서 그림을 배우고 있어요. ‘또바기’는 아름다운 순우리말인데요.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겠다”는 모임이죠. 저는 원래 유아교육을 전공했고 세월호 참사 전에는 어린이집 교사도 하고 아이돌보미도 했어요. 참사 이후에 도저히 아이들 보는 게 어려워서 못 하다가 올해 3월 다시 일을 시작했어요. 어린이집 등원 도우미로 오전 두 시간 돌보는데, 세 살 네 살 아이들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아이들이 안기고 웃어주면 저도 모르게 웃게 돼요. 오늘도 아이들과 웃고 노래하고 춤추고 왔어요. 아이들이 주는 에너지가 참 커요. 집에 돌아올 때 기분이 좋아지고 삶에 의욕이 생겨요.

     

    / 연년생 두딸과 젊은 부부, 평범한 행복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Q 결혼 후에 계속 일하셨나요?

    결혼 전에는 광명시청에서 비정규직 공무원으로 근무했어요. 결혼하면서 일을 그만두고 시어머니를 모시고 애들 키웠죠. 그때는 당연하게 그랬어요. 아이들도 직접 키우고 싶었고요. 두 딸을 연년생으로 낳아 키우며 전업주부로 오래 지냈죠. 둘째인 혜선이가 IMF 때 태어났는데, 남편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아끼고 살아도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죠. 그래도 아이들 키우는 재미로 버텼어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만 봐도 행복했거든요. 애들이 중학교 가면서 어린이집 보조교사 일을 시작했고, 아이돌봄 서비스도 했어요. 저는 원래 아이들하고 있는 걸 좋아했어요. 아이들 눈높이에서 이야기하고 노는 게 즐거웠어요.

    / 빛의 정원 또바기 유화전 리플릿 양면

     
    / 안산상록구청 1층 갤러리 혜안은 입구쪽 전시공간과 안쪽 공간이 벽 하나로 나뉘어진 열린 전시공간이다(좌) 또바기 유화전은 갤러리 '혜안'의 안쪽 전시 공간. '빛의 정원' 포스터가 보인다(우)

     

    Q 지금 하고 있는 ‘빛의 정원-또바기 유화전’에는 언제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세월호 참사 이후 천주교 수원교구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한 ‘생명센터’를 운영했어요. 그 안에 여러 치유 프로그램이 있었죠. 도예도 하고 천아트도 하고 미술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끝난 프로그램들이 많았지만, 그림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그림 선생님 강사료, 작업실에 그림 도구며 밥값까지 다 지원되니 계속할 수 있었어요. 와동성당 홍 신부님이 정말 큰 힘이 돼주셨어요. 신부님은 늘 우리를 가족처럼 대해주셨어요. 기도도 함께하고, 엄마들이 조금이라도 숨 쉴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셨죠. 그 덕분에 그림을 배우고 이렇게 전시회도 할 수 있게 됐어요.

    / 혜선이를 생각하며 걸어가는 길, 임선미 님 작품 '아득히 먼 곳'

     

    Q 그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어떤 마음이었나요?​

    그림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어요. 학교 다닐 때도 미술 시간이 제일 싫었어요. 소질도 없고 자신도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도 그림이 그리고 싶어서 1년 늦게 들어왔어요. 다른 엄마들이 너무 잘 그리는 거예요. 저는 창피해서 제 그림을 다른 사람이 못 보게 돌려놓고 다녔어요. ‘나는 왜 이것밖에 못 그리지?’ 그랬는데 하다 보니까 조금씩 달라졌어요. 색을 쓰는 법도 배우고 빛을 표현하는 방법도 배우고요. 생각하며 그리다 보니 ‘똥손’이 ‘은손’ 정도는 된 거 같아요. 지금도 어렵지만 처음보다는 훨씬 나아졌죠. 그림 그리는 시간을 좋아하고요.

     

    Q 그림 그린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던가요?

    가장 큰 건 마음이 치유되는 거죠.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그 시간만큼은 그림에 집중하게 돼요. 저는 원래 음악 들으면서 뭘 못 하는 사람이에요. 그림을 그릴 때는 그림만 봐야 해요. 색을 맞추고 명암을 넣고 붓질하다 보면 집중하게 되고 마음이 정리되고 시간이 훌쩍 지나가요. 힘들어서 한동안 쉰 적도 있어요.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다시 하고 싶더라고요. 왔더니 엄마들이 예전과 똑같이 맞아줬어요. 마치 어제 본 사람처럼요. 그게 참 고마웠어요. 우리 세월호 엄마들은 서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거든요. 왜 힘든지, 왜 말이 없는지, 왜 갑자기 울게 되는지, 왜 쉬고 싶은지, 다 아니까요.

     

    / 꽃의 생명력이 뿜뿜하는 또바기 작품들

     

    Q 지금 함께 그림을 그리는 엄마들 이야기도 좀 해 주실까요?

    지금은 여덟 명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어요. 8반 엄마들이 많아요. 강지은(지상준 엄마), 고이경(임건우 엄마) 송미점(박선균 엄마), 이미숙(임현진 엄마) 이지연(김제훈 엄마), 그리고 1반 안명미(문지성 엄마), 10반 김경애(구보현 엄마), 그리고 저. 예전에 더 많을 때도 있었지만 힘들어서 떠난 분들도 있고 건강 문제로 못 나오는 분들도 있어요. 우리는 매주 화요일에 본오성당에 모여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그림을 그려요. 그림 한 점 완성하기까지 몇 달 걸리기도 해요. 부지런한 어떤 엄마는 집에서도 계속 작업하지만 저는 화요일만 해요. 전시회를 열 때면 서로 작품을 봐주고 응원해요. 서로 비교하기보단 자기 작품을 끝까지 해낸다는 게 더 중요해요. 서로 응원하며 하죠. 건우 엄마가 디테일 표현이 탁월해요.

     


    / 혜선이는 아빠를 무척 좋아했다

     

    Q 혜선이 이야기해 주세요. 어떤 아이였나요?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였어요. 제가 혜선이를 너무 이뻐해서 ‘우래기(우리애기)라 불렀어요. 연년생이었지만 혜원이도 동생을 ‘우래기’라고 했죠. 언니와 엄마를 무수리처럼 부리는데도 우리는 혜선이 말이라면 무조건 오케이였어요. 참 신기했어요. 삼겹살 비계도 발라 주고 바지락도 까줘야 하는 상전이었죠. 여섯 살 때부터 안경을 썼어요. 아기가 거꾸로 있어서 수술로 낳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과정에서 태변을 먹어서 눈이 나빠진 게 아닌가 싶었어요. 선천적이라 라식도 라섹도 할 수 없는 상태라니 늘 마음이 쓰였죠. 집에서는 조용한 애가 학교 행사에선 노래하고 춤추는 걸 너무 잘했어요. 무대만 올라가면 완전히 달라지는 거죠. 안산시 청소년 종합예술제에 나가서 2등을 한 적도 있어요. 저는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혜선이가 집에 와서 울더라고요. 자기 팀이 더 잘했는데 친구가 1등을 한 게 억울했대요. 그때 처음 알았어요. ‘아, 우리 딸이 승부욕이 있구나. 노래를 정말 잘하는구나!’ 깜짝 놀랐어요. 평소에는 잘 몰랐던 모습이었죠.

     

    Q 혜선이의 꿈은 방송작가 국어 선생님이었잖아요?

    글 쓰는 걸 참 좋아했어요. 처음에는 문예창작과에 가고 싶다고 했고, 나중에는 동국대 국문학과에 진학해서 방송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어요. “나 꿈을 정했어. 수학여행 갔다와서 공부 열심히 할 거야.”라던 말이 지금도 귓가에 맴돌아요. 2018년 11월 사단법인 한국방송작가협회가 혜선이를 ‘명예 방송작가’로 위촉해 줬어요. 명예회원증으로 혜선이의 꿈을 기억해 주니 감사히 받았어요. 저는 글쓰는 건 혜원이가 잘하고 음악 쪽 재능은 혜선이가 많다고 생각했어요. 일기도 열심히 썼고 글 쓰기 좋아했지만, 피아노도 잘 쳤고 노래도 정말 잘했어요. 절대음감이 있었어요. 혜원이가 먼저 음악 쪽으로 방향을 정하니 혜선이는 공부 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어떤 길을 가도 자기 몫은 충분히 해냈을 아이였어요.

     

    / 초등학교 5학년 때 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혜선(세실리아)

     

    Q 엄마로서 가장 미안한 기억은 무엇인가요?

    사춘기 때 일이에요. 친구 관계 때문에 왕따 비슷한 경험으로 힘들어했는데 제가 “혹시 너한테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한 적이 있어요. 부모로서 객관적으로 보려고 한 건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큰딸 혜원이도 이야기했어요.

    “엄마는 그때 무조건 혜선이 편을 들어줬어야 해.”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혜선이는 엄마에게 위로받고 싶었을 텐데 저는 오히려 상처를 준 거죠. 지금도 미안해요. 그리고 더위를 타고 땀을 많이 흘리는 혜선이는 에어컨 집에 살아본 적 없다는 게 마음 아파요. 에어컨 켜는 게 미안해요. 이모네 갔다오면 “엄마, 우리는 언제 화장실 두 개 있는 집으로 이사가?”라고 말하던 걸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져요. 지금 우리는 화장실 두 개 있는 집에 사는데 혜선이는 없네요.

     

    / 사랑스런 혜선이

     

    Q 참사 이후 새롭게 알게 된 혜선이의 모습이 있나요?

    친구들을 만나면서 많이 알게 됐어요. 친구들이 하나같이 그러더라고요.

    “혜선이는 늘 남을 먼저 챙겼어요.”

    “배려심이 많았어요.”

    저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어요. 남을 배려하느라 자기 속마음은 얼마나 숨겼을까 싶은 거죠. 그리고 엄마는 몰랐던 첫사랑 이야기도 있었어요. 학원 같이 다니던 친구였는데, 일기장에 그 아이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아, 우리 혜선이도 그런 감정을 느낄 만큼 컸구나’ 싶었어요.

     

    / 고2 수학여행 앞둔 봄날의 혜선

     

    Q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마지막 기억은 무엇인가요?

    아직도 생생해요. 수학여행 가기 전에 캐리어를 사달라고 해서 분홍색 캐리어를 사줬어요.

    집 계단을 내려가면서 그러더라고요.

    “엄마, 나 이거 끌고 가기 창피해.”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말했어요.

    “가방 메고 가는 애들이 더 창피하지. 너 인기 짱일 거야.”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지금도 분홍색 캐리어만 보면 그날 모습이 떠올라요. 계단을 내려가던 뒷모습, 목소리, 표정까지 다 기억나요. 내가 해 준 마지막 음식은 유부초밥이었어요. 평소에 별로 안 좋아하던 아이가 그날은 다섯 개나 먹고 갔어요. 제가 지금도 유부초밥을 잘 못 먹고 있어요.

     

    Q 지난 12년간 가족들은 어떻게 버텨왔나요?

    참사 후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활동을 같이 하면서도 남편은 힘들어하며 술로 버티는 시간이 길었어요. 일에 집중하기도 쉽지! 않았고요. 큰딸 혜원이도 마찬가지였어요. 원래 음악하던 아이였는데 결국 그 길을 포기해야 했어요. 참사 났을 때 같은 단원고 3학년이었으니 어땠겠어요. 혜원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곤 했어요. 세 식구 중에 제일 힘든 사람이 혜원이었으니까요. 글쓰기 응모에서 당첨돼서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어요. 여행을 통해 자기 미래를 다시 설계하고 돌아왔어요.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재수해서 대학에 갔어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일 잘하다가 최근 더 높은 연봉으로 스카우트 돼서 이직한 게 너무 기특해요. 가족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버텨온 것 같아요.

     

     
    / 혜선이를 생각하며 그렸어요. 작품 앞에서 전시회장 임선미 님(좌)/ 그림 앞에 선 혜선 아빠 박진오 님(우)

     

    Q 세월호 이후 임선미 님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독해졌어요. 예전에도 할 말은 하는 성격이었지만 지금은 더 그래요. 남 눈치를 덜 보고 남한테만 좋게 하려 하지 않게 됐어요. 가족들 챙기고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믿었건만, 세월호를 겪고 나니까 세상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는지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어요. 하느님께 삿대질하며 원망하기도 했고, 세상을 원망하기도 했어요. 그 과정을 버텨내면서 조금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Q 지금 혜선이를 다시 만난다면 무엇을 보여주고 싶나요?

    많은 말을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엄마가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 너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 마음을 치유하며 삶의 아름다움을 볼 수도 있게 됐다는 그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다시 어린이집 아이들과 잘 놀고 있다는 것도요. 혜선이는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는 아이예요. 그래서 저는 그림을 그릴 때도, 어린이집 아이들과 놀 때도, 혜선이만 생각하면 미소가 넘쳐요. 제가 새로운 꿈을 꾸고 있어요. 혜선이가 음악을 좋아했듯, 저도 피아노를 배워서 성당에서 봉사하고 싶어요. 혜선이가 이런 엄마를 보면 환하게 웃으면서 말하지 않을까요. “엄마, 잘하고 있어.” 이 한마디면 충분할 것 같아요.

     

    Q ‘빛의 정원, 또바기 유화전’의 그림은 꽃과 자연이 많다. 특히 노란 해바라기가 생명력이 넘치게 피어 있다. 소재를 자연으로 택한 의미가 있을 거 같다.

    그렇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도 그렇지만 꽃과 자연이 우리 마음을 많이 위로하고 치유해 줬다. 나는 자연을 좋아한다. 노란색 꽃을 좋아하는 엄마들에게 노란 해바라기는 아이들 같다. 아이들의 웃음, 아이들의 생명력, 아이들과의 추억, 그리고 꿈, 모든 걸 떠올리는 시간이었다. 꽃으로 피는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었다. 내 그림도 그렇다. 혜선이에게로 가는 ‘아득히 먼 곳’은 혜선이를 생각하며 그렸다. 빨간 동백꽃은 혜선이에게 못다 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림 그리기는 사랑스러운 우래기를 만나는 시간이었다.

     

     
    / 모두가노란꽃만그린건아니다. 현진 엄마 이미숙 님은 장미를 그리고 또 그렸다. 호박꽃도 노란색, 보현 엄마 김경애님 작품

     

      
    / 지성이 엄마 안명미 님은 자연과 함께 지성이 아빠 얼굴도 그렸다. 나무와 숲이 주는 치유. 선균 엄마 송미정님 작품 '힐링'
     
     
    / 파란 하늘과 하얀 목련이 혜선이로 보인다. 임선미 님 작품 '너와의 추억', 아이를 생각하며 다녀온 '졸업여행'사진으로 그린 건우 엄마 고이경님 작품

     

    / 처연한 동백꽃 꽃술이 노랗다. 임선미 님의 작품 '못다한 사랑'

     

     

    엄마 잘하고 있어! - 그림은 치유이자 딸의 목소리
    꿀벌

    조회수 471

    2026-06-29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인생의 절반을 살고 나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지금까지는 가족을 위해, 직장을 위해 달려왔는데, 이제 남은 시간은 어떻게 채워야 할까.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새로운 일상을 맞이한 중장년층에게 이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저 역시 그런 분들을 만나러 화성으로 향했습니다.

    4월 한 달 동안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두 차례 직접 방문해 수업 현장을 취재했는데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풀어보려 합니다. 캠퍼스가 어떤 곳인지, 어떤 프로그램들이 운영되는지, 그리고 제가 직접 들어가 본 향기로운 인생 향수 수업이 수강생들에게 어떤 의미인지까지 함께 나눠볼게요.

     

     
      / 사진1. 화성시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강의장소 입구 배너 ⓒ에디터 안산사라

     

    1.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 어떤 곳인가요?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는 말 그대로 중장년층을 위한 전용 배움터입니다. 단순한 문화센터나 취미 교실과는 결이 다릅니다. 이곳은 은퇴 전후의 중장년이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성공적인 노후 생활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공간이에요.

     

    캠퍼스가 내세우는 비전은 이렇습니다.

    중장년과 함께 건강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기 위해, 위기를 행복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

    이 한 문장에 이곳의 철학이 담겨 있어요. 중장년기를 위기나 쇠퇴의 시간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출발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실제로 캠퍼스는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세 가지 전략적 추진 과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첫째는 인생 2막의 새 출발, 둘째는 평생 배움, 셋째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 인프라 구축입니다.

     

     
      / 사진2. 화성시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강의장 곳곳에 붙여있는 홍보지 ⓒ에디터 안산사라

     

    구체적인 사업 구조를 보면 더 명확하게 이해가 됩니다. 캠퍼스는 크게 네 가지 축으로 운영되는데요, 교육과정 동아리 활동 사회공헌팀 일자리 연계 및 인큐베이팅 순으로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교육으로 시작하지만, 배움이 끝나도 관계와 활동은 계속 이어지는 구조예요. 이 흐름 속에서 개인의 성장이 지역사회 기여로 자연스럽게 확장됩니다.

     

    공간도 중장년 전용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동아리실과 휴게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서, 수업이 끝난 후에도 수강생들이 자유롭게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을 이어갈 수 있어요. 재취업 및 창업 지원, 공유 사무실 운영, 코칭·심리 검사·집단 상담 등의 종합 상담 서비스도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 사진3. 화성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홈페이지 포토갤러리 ⓒ화성 베이비부머 해피캠퍼스

     

    2025년 한 해 동안의 운영 성과를 보면 이 캠퍼스가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정규 교육과정 31개를 운영했고, 인문·교육 특강과 야간 과정도 운영했습니다. 커뮤니티 동아리 활동은 19개 팀에서 94, 사회공헌팀은 18개 팀에서 193회의 활동을 수행했어요. 이 숫자들은 단순한 실적이 아닙니다. 그 뒤에는 각자의 이유로 이곳 문을 두드린 수백 명의 중장년이 있습니다.

     

    2. 2026년 상반기 17개 프로그램과 사회공헌 활동

    2026년에는 경기도와 화성 특례시의 지원이 더욱 확대되면서 상반기에만 17개 교육과정이 개설되었습니다. 정원 262명으로 계획했지만 신청자가 넘쳐 317명으로 확정되었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어요. 이 중 처음 참여하는 신규 수강생이 179명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그만큼 새롭게 문을 두드리는 분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분들 한 명 한 명이 새로운 출발을 결심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사진4. 화성시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개강식 당일 프로그램 소개 시간 ⓒ에디터 안산사라

     

    17개 과정의 이름을 보면 그 다양함에 먼저 놀라게 됩니다. 행복 육아 영상, 웰라이프 플래너, 예비 부모를 위한 행복 지수, 행복한 옷·가구 만들기, AI로 말하는 직장인의 비밀, 아는 만큼 보이는 현대미술, 부스트 자격 과정, AI로 여는 디지털 추억 앨범, 코치 인증 자격 과정, 사주 명리, 시니어 브레인 음악 놀이 지도사(2), 어반 스케치, 꽃차 소믈리에 양성 과정, 향기로운 인생 향수, 화성형 혁신 통합 돌봄 리더 양성 과정, 목조각 예술, 그리고 시민 전문가 소양 과정까지입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예술과 기술, 자격증과 취미가 고루 섞여 있어요.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든, 어떤 삶을 꿈꾸든 자신에게 맞는 문을 찾을 수 있는 구성입니다.

     

    교육과정이 끝난 후에는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집니다. 같은 과정을 함께 들은 수강생들이 자연스럽게 모임을 만들고, 캠퍼스에서는 활동비와 전용 공간을 지원해줍니다. 그리고 이 동아리 활동이 사회공헌팀으로 발전하는 구조예요. 취미에서 시작해 이웃을 돕는 활동가로 성장하는 과정, 그것이 이 캠퍼스가 설계한 흐름입니다.

     

     

      / 사진5. 화성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홈페이지 사회공헌 소개 영상자료 ⓒ화성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2025년 기준으로 운영된 18개 사회공헌팀의 활동 분야는 정말 폭넓습니다. 돌봄 및 복지 분야에서는 화성형 혁신 통합 돌봄 리더 양성 과정 수료자들이 지역사회 돌봄 체계 강화를 위해 활동합니다. 생명 존중 분야에서는 생명지킴이(게이트키퍼) 교육을 수료한 분들이 화성시 자살예방센터와 협력해 이웃의 위험 신호를 파악하고 전문 서비스와 연결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시니어 교육 지도 분야에서는 시니어 브레인 음악 놀이 지도사, 꽃차 소믈리에, 웰라이프 플래너 등 전문 자격을 취득한 분들이 지역사회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사진6. 화성시 베이비부머 강의장 내부에 걸린 사회공헌 소개 액자 ⓒ에디터 안산사라

     

    디지털 및 AI 활용 분야에서는 AI로 여는 디지털 추억 앨범 수료자들이 디지털 역량을 활용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고, 문화 예술 및 공예 분야에서는 어반 스케치, 목조각 예술, 향기로운 인생 향수 수료자들이 재능을 지역사회와 나눕니다. 특히 반려견 관련 공모사업인 '가치로운 비'처럼 독특한 사회공헌 모델이 발굴되어 운영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배움이 멈추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이 이웃에게 흘러가는 구조.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가 추구하는 진짜 목표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3. "향기로운 인생 향수" 수업 현장 속으로

    제가 직접 참여해 취재한 과정은 17개 중 향기로운 인생 향수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향수를 만드는 수업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천연 성분을 활용한 비누와 입욕제를 만들며 내 몸을 직접 돌보는 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기술이 나중에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취미 수업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었어요.

     

     
      / 사진7. 화성시 베이비부머 향기로운인생수업 강의장 내부 입욕제실습 ⓒ에디터 안산사라

     

    첫 번째 방문 입욕제 만들기

    강의실 문을 여니 책상 위에 파란 그릇, 유리 비커, 작은 저울, 투명한 비닐봉지 가득 담긴 흰 가루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수강생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강사의 설명에 집중하고 있었어요.

    이날의 주제는 천연 입욕제, 흔히 배쓰봄이라고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수업은 만들기 전에 입욕의 효능부터 짚어주는 것으로 시작됐어요. 반신욕은 15, 족욕은 42도 이하의 물에 발을 담그며 15분이 적당합니다. 핵심은 뜨거운 온도 자체가 아니라 온도 차를 이용해 몸의 순환을 돕는 원리예요. 하부와 말단 부위를 따뜻하게 하면 따뜻한 기운이 위로 올라가 순환이 일어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꾸준히 반복하면 3주쯤 지나면서 등 쪽으로 온기가 퍼지는 걸 느낄 수 있다고 하셨어요. 운동하기 어려운 분들에게 특히 권장하는 방법이고, 일주일에 두세 번이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재료는 베이킹 소다, 구연산, 옥수수 전분을 기본으로, 호호바 오일, 글리세린·비타민히알루론산 혼합 보습제, 정수기 물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한방 약재를 선택해 더할 수 있어요. 황금(黃芩)은 항균·미백 효능이, 정향(丁香)은 강력한 항균·살균력이, 감초(甘草)는 피부를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 수강생들은 본인의 피부 상태와 목적에 맞는 약재를 직접 골랐어요. 자신을 위해, 또는 가족을 위해 고르는 그 선택 하나하나가 이미 배움의 과정이었습니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강의실 안에는 은은한 아로마 향이 퍼졌습니다. 페퍼민트, 라벤더, 레몬, 유칼립투스 등 각기 다른 향을 직접 맡아보고, 오늘 만들 입욕제에 넣을 향을 고르는 시간도 있었어요. 같은 재료라도 어떤 향을 고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의 제품이 완성된다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이 내 취향이자 내 몸의 필요를 반영한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 사진8. 화성시 베이비부머 향기로운인생수업 강의장 내부 천연비누 실습 ⓒ에디터 안산사라

     

    두 번째 방문 MP 비누 만들기

    두 번째 방문에서는 MP(Melt & Pour) 비누 만들기가 진행됐습니다. 비누 베이스를 녹여 색과 향, 기능성 성분을 더해 굳히는 방식으로, 비누 제조법 중 가장 접근성이 높은 방법입니다. 유치원생도 도전할 수 있다는 강사님의 말에 수강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이날 배운 재료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노란색의 핵심 성분인 토코트리에놀은 파의 씨눈에서 추출한 천연 항산화제로, 피부 재생과 여드름 케어에 효과적입니다. 화이트 비누 베이스에는 동백기름과 시어버터가 혼합되어 보습 효과가 뛰어나고, 파란색 계열에는 쪽(藍草)에서 추출한 인디고 색소가, 빨간색 계열에는 선인장에 기생하는 연지충(Cochineal)의 천연 색소가 활용됩니다. 자연에서 이렇게 다양한 색과 효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 사진9. 화성시 베이비부머 향기로운인생수업 강의장 내부 강사님 강의중 ⓒ에디터 안산사라

     

    수업 중간에 강사님이 꺼낸 이야기가 강의실을 잠시 조용하게 만들었습니다. 조개는 몸속에 들어온 이물질로 진주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였어요. "우리도 삶에서 받은 상처를 어떤 보석으로 만들어갈 것인지 생각해 보세요." 비누를 만들면서 나온 말이었지만, 그 자리에 있던 누구에게나 다르게 가닿았을 것 같은 문장이었습니다. 인생을 오래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더 특별하게 울렸겠죠.

     

    4.수업 이후, 이들이 꿈꾸는 활동들

    수강생들과 짧게 이야기를 나눠보니 등록 이유가 저마다 달랐습니다. 오래전부터 천연 제품에 관심이 있었던 분, 건강이 안 좋아진 뒤 내 몸을 직접 챙겨보고 싶어진 분, 은퇴 후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던 분, 자녀에게 직접 만든 것을 주고 싶었던 분까지요. 시작은 각자 달랐지만, 몇 주를 함께 배우다 보니 공통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 건강을 위해 시작했는데, 이제는 요양원 어르신들께 직접 만든 비누를 드리고 싶어졌어요. 그게 진짜 사회공헌인 것 같아요."

    "내가 이걸 배워서 가족한테 더 나아가 지역에 도움이 되는 활동가가 되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앞으로 동아리를 결성해 정기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논의 중이라고 했어요. 개인의 관심으로 시작한 배움이 지역사회를 향한 나눔으로 확장되는 과정, 그것이 이 캠퍼스가 처음부터 그려온 그림이기도 합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강의실 게시판에 붙어 있던 포스트잇 문구가 자꾸 떠올랐습니다.

    "함께 따뜻한 나눔으로 발전해 나가자!"

     

     

      / 사진10. 화성시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강의장 외부 벽면에 액자 ⓒ에디터 안산사라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는 그 문장을 매일 조금씩 실현해가는 공간이었어요. 배움이 동아리로, 동아리가 사회공헌으로, 사회공헌이 일자리로 이어지는 이 선순환 구조가 중장년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고 있었습니다.

     

    은퇴 이후가 막막하게 느껴지신다면, 혹은 뭔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의 17개 문 중 하나를 두드려보세요.
    향기는 이미 그 안에서 시작되고 있으니까요.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
    안산사라

    조회수 452

    2026-05-20
  • 중장년 워크숍 웹자보 / 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그림 속 두 인물, 누구 같나요? 남자는 박중훈이 연상되는데 여자는 글쎄
    요... 바로 떠오르질 않네요. 살짝 나이 든 고아라? 사실 이 그림은 중장년
    컨셉에 맞춰 AI가 그린 거래요. 옛날 잡지의 표지를 연상시키는 웹자보가
    그야말로 레트로 감성 충만이군요. 어떤 프로그램인지는 곳곳에 키워드가
    있습니다. 중년 특집, 인생 2막, 의미 있는 전환, 공익활동, 첫걸음, 비숙박, 무엇보다 다르게 살아볼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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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습니다. 지난 9월 11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화성 정남의 YBM연수원
    에서 중장년층을 위한 공익활동 입문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
    지원센터에는 청플 같은 청년 프로그램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이번에 새로
    운 시도로 중장년 프로그램이 기획되었답니다. 저 역시 중장년 에디터로서
    이 워크숍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이틀이나 꼬박 시간을 빼야 하는 일정이 만만치 않았는데,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삶의 경험을 가진 약 20명의 참가자들이 이 솔깃한 초대에 응했습
    니다. 입문 과정이라지만, 사실 이분들 중에는 첫걸음이 아니라 이미 저만
    치 앞서 걷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1일차 - 여는 강의 / 사진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첫날의 문을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공정옥 센터장이 열어주셨습니다. “지금, 왜 우리에게 공익활동이 필요한가?” 시민공익활동에 대한 이해를 돕
    는 강의였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궁극적인 인생 목표가 행복인데, 우리는
    이 행복을 어떨 때 인식하게 될까요? 타인의 인정이나 물질적 성공에 우선
    해서 가장 높은 순위에는 소명이나 가치 추구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익만큼이나 공익도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는 거죠. 특히 자녀 독립과 직장
    은퇴로 시간적 여유가 많은 중장년층의 봉사나 재능 기부가 활발하다네요. 공익활동은 이러한 자원봉사보다 범위가 더 넓습니다. 소망탑 만들기나 환
    우들의 자조 모임처럼 사회 변화에 발맞춰 새로 편입된 공익활동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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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 중심의 여는 강의를 통해, 참가들은 공익활동과 시민사회의 개념을 배
    우고 이를 지원하는 여러 플랫폼도 소개받았습니다.

    1일차 – 함께 그리기 / 사진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맛있는 점심 식사 후 오후에는 흥미로운 작업을 이어갔어요. 바로 내 삶의
    궤적 찾기입니다. 내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보면서 자기 자신
    에 대해 좀 더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에 앞서 세 그룹으로 모여 함께 그리기를 했는데요. 다들 오랜만에 학창
    시절 미술시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을까요? 잘 그리려면 우선 잘 들여다봐
    야 하지요. 조원들의 얼굴을 한 사람씩 유심히 관찰하면서 서로가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1분 30초 제한시간 안에 간단히 자기소개와 이 과
    정을 신청한 계기도 나눴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내 삶에 큰 영향을 끼
    친 사건과 경험은 무엇인지, 한 마디로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것
    은 나의 행복에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행복학 교수 탈 벤 샤하르의 말처럼
    ‘행복=즐거움+의미’이기 때문이지요. 참가자들은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서
    로의 버킷리스트를 경청했습니다.

    2일차 – 사람책 / 사진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첫째날, 나를 발견했다면 둘째날은 그런 나와 어울리는 공익활동을 탐색하
    는 시간이었는데요. 먼저 오전에는 실제 공익활동가의 생생한 사례를 만났
    습니다. 놀이 같았던 취미를 마을활동으로 확장한 김광원 님, 세월호를 계
    기로 여성단체와 작가활동을 시작한 김화숙 님, 공무원 퇴직 후 평화운동이
    라는 인생 2막을 연 한경준 님까지 3권의 사람책이 자신의 공익활동 스토
    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우리가 책을 읽으면 때로는 공감이 되고 때로는 자극이 되지요. 사람책도
    그렇습니다. 사람책과 독자 모두 짧지 않은 삶의 이력이 있기에, 어느 부분
    에서는 고개가 끄덕여지고 또 어느 부분에서는 기존 가치관에 작은 균열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자기한테 맞도록 취사선택해서 꼭꼭 소화 시킨다면, 아마도 제일 바람직한 독서법이 아닐까 싶네요.

    2일차 – 계획 세우기 / 사진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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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동안의 워크숍을 마무리하면서, 나의 강점과 공익활동을 매칭시켜 각
    자의 계획서를 작성해 봤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그래서
    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들 열심히 빈칸을 채워 나갔
    습니다. 신간을 들고 정보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낭독가,(정확히 들었는지 계획서 확
    인 필요) 노년층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태블릿 활용능력 교육, 세대
    간 연대를 도모하는 저탄소 요리모임 등 어떤 분야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무슨 활동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인 역할과 일정이 나왔습니다. 찬 바람이
    불기 전에 시작하겠다는 낭만적인 대답도 있었죠. 센터는 이분들의 첫발을
    위해 정보와 도움을 최대한 제공하고자 합니다. 저처럼 센터의 아카이브 에
    디터를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죠?

    단체사진 / 사진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역시나 중장년 워크숍이라고 확인시켜준 몇몇 순간들이 있었네요. 필기할
    때 주섬주섬 꺼내든 돋보기안경, 생일로 순서 정할 때 등장한 음력생일, 버
    킷리스트에 단골로 들어간 건강 이슈, 이휘재의 인생극장 “그래, 결심했어!”
    의 추억. 센터가 신경 써서 준비한 간식도 어른들 입맛의 먹거리였다지요. 전체 프로그램의 진행은 ‘민주주의기술학교’ 전문가 선생님들이 맡아주셨습
    니다. 덕택에,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려면 필요한 대화와 소통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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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을 좀 더 배운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제 경우는 오래전부터 시사잡지 <녹색평론>을 구독했던 게 지
    금 제 가치관과 활동의 뿌리 같습니다. 낯선 세계를 향한 그 첫 마음은 어
    떻게 열리는 걸까요?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아니면 그전에 최소한 작은
    씨앗이 배태돼 있어야 하는 걸까요?

    우리가 공부에 대해서 늘 이런 식으로 말하잖아요. ‘늦었다고 생각한 그때
    가 가장 빠르다, 언제든지 마음먹기에 달렸다’ 이것이 나이 든 사람을 위한
    멘트라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오랜 시간 꾸준한 습관이 돼야 한다’
    이것은 어리거나 젊은 사람을 위한 멘트입니다. 아무튼 어느 쪽이나 당장
    열심히 공부하라는 것이지요. 공부처럼 공익활동에도 나이가 따로 없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중장년 베이
    비부머가 참여하기는 더욱 좋습니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다르게 살아볼 결
    심’이라는 제목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는군요. 중장년 여러분, 어디 한번
    다르게 살아보시렵니까? 부디 모두들 좋은 씨앗에 제대로 낚인 것이기를!

     

    [현장스케치] 중장년 입문 워크숍 : 다르게 살아볼 결심
    참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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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19
  • 주민 목소리로 만든 균형발전 정책
    -왜 ‘주민참여’가 중요한가?-

    도시가 발전하려면 인프라와 예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주민
    참여’입니다. 주민참여란,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정책의 설계·집행·평가에 주민이 관여함으로
    써 정책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입니다.

    2025년 주민참여 제안 공모가 짧게는 2026년부터 29년까지 정책에 반영하는
    공고가 전국적으로 공고되었습니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의왕시에서는 2025년 8월 6일 의왕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35 의왕도시기본계획 일부 변경 수립(안) 주민공청회'에서 의왕시의
    회 김태흥 부의장이 토론자로 나서 의왕시의 향후 도시계획 미래 발전 방향
    과 주요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시내 복지관, 평생학습관, 가족센터 등의 기관에서 선정한 시민
    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각 기관에서 추천한 시민과의 인터뷰가 8월 14일 의
    왕시 가족센터에서 진행되어 현장 취재를 하였습니다.


    이날 참여한 시민은 1인 가구, 육아 부모, 다문화 가정으로 사단법인 의왕시
    장애아재활치료교육센터 강성하센터장이 진행하였습니다. 강센터장은 의왕시
    복지분과 위원으로 “행정이 일방적으로 만든 계획이 아닌, 현장에서 나온 생
    생한 요구를 반영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강조하면서 올해
    지속적으로 시내 기관, 마을공동체가 추천하는 시민과의 대화와 의견 제안
    수렴의 시간을 가진다고 하였습니다. 생활 현장에서 느끼는 필요와 제안

    1인 가구 – “혼자 사는 건 자유롭지만, 가끔 너무 조용해요” 인터뷰이: 박00(61세, 포일동 거주, 중장년 1인 가구)
    배경: 외지인, 무직, 25년째 혼자 생활. Q. 요즘 1인 가구로 살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요?
    “먹고 사는게 문제, 그리고 아프거나 사고라도 나면, 누구한테 연락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예전에 독감으로 며칠 누웠을 때 밥도 못 챙기고 힘들었어요.”

    Q. 의왕시에서 제공하는 1인 가구 지원정책을 이용해본 적이 있나요?
    “안전 점검 서비스나 건강검진 안내를 받긴 했는데, 좀 형식적이라는 느낌이
    었어요.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가족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취미 모임’이
    나 ‘동네 커뮤니티’ 같은 데서 사람들을 만나는 거예요.”

    Q.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1인 가구 모임을 동네별로 만들고, 아플 때 바로 도움 받을 수 있는 ‘응급
    연락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40~60대 1인 가구는 취미·건강·재취업
    까지 연계하는 프로그램이 꼭 필요합니다.”

    육아 부모 – “아이 키우는 건 온 마을이 같이 해야 해요” 인터뷰이: 이00(40대 중반, 오전동 거주, 세 아이 엄마)
    배경: 첫째 13세 둘째는 8세, 셋째 28개월. Q. 육아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연령 별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가족전체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8개월 된 유아프로그램이 없어 직접 도서관이나
    놀이기관을 찾는 일이 힘듭니다. Q. 28개 월 육아 프로그램은 어떤 점이 좋았나요?
    “아이랑 같이 참여하는 ‘책 읽어주는 엄마’, ‘창의 미술교실’ 같은 건 정말 좋
    아요. 그런데 프로그램 시간이 대부분 오전이라, 직장 다니는 부모는 참여하
    기 어려운 게 아쉽죠.”

    Q. 정책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면?
    “저녁이나 주말에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해요. 그리고 육아 프로
    그램과 ‘돌봄 서비스’를 연계하면, 아이를 맡기고 바로 다른 일을 보거나 취
    미활동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을 것 같아요.”

    다문화 가정 학부모 – “아이의 언어와 마음을 동시에 돌봐주세요” 인터뷰이: 죠00(40대, 부곡동 거주, 필리핀 출신, 20,18세 따로거주. 7세,4세
    자녀)
    배경: 한국 생활 20년차. 주말부부

    Q. 다문화 가정으로서 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영어학원을 보내고 싶은데 비용과 안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돌봄서
    비스를 받지 못해 4세 아이를 돌보느라 많이 힘듭니다. 제가 한국어가 완벽
    하지 않으니 교육 정보나 서비스를 찾기가 어려워요.”

    Q. 다문화 자녀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해 본 적 있나요?
    “네, ‘그런데 태권도 학원이 종일 서비스를 해 주어 막내 아이를 캐어할 수
    가 있었어요.”

    Q. 바라는 지원은 어떤 건가요?
    “내년에는 취업을 하여 일을 하고 싶은데 전문직으로는 힘들 것 같고 돌봄서
    비스를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있는데 쉽지가 않아요. 그리고 한국에서 오
    래 살았지만 문화적으로 적응 안되는 부분도 잇고, 특히 대화할 수 있는 사
    랍들이 주위에 많지 않아 지역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주민이 전한 이야기는 모두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맞춤형 지원’과 ‘연계성’을
    강조했습니다. 1인 가구는 생활 안전망과 커뮤니티, 육아 부모는 시간대 다
    양화, 다문화 가정은 언어·문화 통합 지원, 돌봄 서비스 이용자는 개별화된
    프로그램과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요구했습니다. 의왕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지역에서 균형발전 정책은 책상 위 계획
    서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변화는, 그 계획이 주민의 일상 속
    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할 때 비로소 시작되는 오늘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주민 목소리로 만든 균형발전 정책
    럭비공

    조회수 83

    2025-08-15
  • “얼쑤~~” 민요나 판소리를 부를 때 자주 쓰는 추임새다. 흥을 돋우고 소리꾼을
    응원하며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마법의 소리다. 안산에는 한 20년 “얼쑤!”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광폭 시민 활동가 얼쑤 김미숙의 일문일답 추임새를 들어 보
    자. “각자도생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로, 얼쑤!”

    후원하고 활동하는 단체 목록을 세어보니 26개더라. 조금만 소개해 달라. 안산 YWCA의 평생회원이자 현재 대표다. 활동비를 받는 자리가 아닌 비상근 활
    동가다. 4.16안산시민연대 공동대표, 안산평화연대 공동대표, 안산 기후위기 비상
    행동 공동대표기도 하다. 오라는 데 많고, 가야 할 데도 많다. 사랑하는 4.16합창
    단 소프라노 단원, 시화호생명지킴이와 안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이자 강사이며
    (사)안산공동체미디어 단원FM에서 환경 방송 ‘얼쑤의 얼쓰Earth’를 진행하고 있
    다. 안산·시흥 지역 노동자들의 생활안정과 권익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사)일하는 사람들의 생활공제회 ‘좋은이웃’의 생활안정팀에서 오래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캄보
    디아 노동자들과 만나 잔치 음식도 해 먹고 지지하는 만남을 6번 진행하는데, 8
    월에는 여행도 간다. 양계장에서 일하는 한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는 한 달에 휴일
    이 두 번뿐이다. 이동의 자유도 이웃과의 소통도 없다. 외부에서 병원균이 옮겨
    와 닭이 조류독감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이유다. 모임에서 뭐가 좋았냐 물으니, 올
    때 전철도 타고 나무도 보고 자동차도 보고, 사람들과 얘기한 거라고 하더라. 단체 상관없이 제일 신경 쓰는 건 탈핵이다. YWCA가 2년마다 집중 과제를 선정
    하는데 10년 넘게 ‘탈핵’이 있다. 우리 아이 초등학교 6학년 때 환경운동연합, 안
    산YWCA 등이 버스 한 대로 월성 원전 이별 퍼포먼스에 갔다. 후쿠시마 핵폭발
    사고는 정말 무서웠다. 핵에너지가 안전하다 경제적이다 그러지만, 터지면 끝이다. 탈핵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운동이 중요하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에서는
    작년에 발전 수익으로 사회기여를 1억 원 했다. 발전 수익을 낼 수 있고,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미친 귀한 사례다. 여성단체 YWCA(이하 Y)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아이를 낳고 나니 환경이 망가진 게 보이더라. 내가 배워서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무언가 기여하고 싶었다. 당시에 돌도 안 된 아기의 사교육을 위해 선생님을
    집으로 부르는 주변 사람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이와 직접
    재미있게 놀고 싶어 아이를 안고 도서관, 서점, 미술관을 다녔다. 아이 교육에
    대해 좀 더 배우고 싶어 찾아간 게 YWCA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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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권유받은 게 NIE(Newspaper In Education) 지도사였다. 당시 N.I.E.가 붐
    이었다. 신문을 활용한 교육 자료로 아이들의 생각을 키우는 활동이다. 심화 과정
    수료 요건이 60시간인가 80인가 봉사 후 보고서 제출이었다. 5살 딸아이를 데리
    고 일주일에 한 번씩 N.I.E. 교육 봉사를 했다. 2년, 3년 계속하니 ‘검증된 강사’
    소리 들으며 강의 요청을 받았다. 새로 문을 연 지역아동센터나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작은 도서관에서 봉사 수업을 하다 보니 입소문이 나고 점점 강사 경험이
    쌓였다. ‘시화호생명지킴이’라는 단체도 찾아가 교육을 받고 지역에 봉사하게 되었
    다. 지금 내 주업이 강사다. 독서 강사, N.I.E. 강사, 환경 강사 등으로 영역이 넓
    어졌다. 아이 잘 키우려던 엄마가 광폭 시민 활동가가 된 어떤 전환점이 있었나?

    4.16세월호 참사였다. 단체라고는 YWCA, YMCA, 시화호생명 지킴이, 환경운동연합 정도만 알다가 4.16 참사를 계기로 수많은 시민과 연결되었다. 안산에 연대하는 작은 시민단체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 이상하게 여겼던 이 사회가 그래도 여기까지 굴러온 건 이분들 덕분이겠구나, 알겠더라. 시간이 되면 달려가 힘을 보태고, 행동하고 후원하게 됐다. 내 삶이
    ‘각자도생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로’ 전환했다. 우리 집이 단원고등학교 근처 빌라 101호다. 302호가 단원고 2학년 4반 고
    박수현 군의 집이었다. 2002년 3월에 이사 와서 제일 처음 사귄 이웃이 수현이
    엄마 영옥 언니였다. 언니는 “배추전 먹으러 와.” “떡볶이 했으니 올라와.”
    하고많은 날 우리를 불러주거나 음식을 갖다주었다. “밥이 똑 떨어졌어, 밥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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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 줄 수 있어?” “언니 달걀 좀 주세요.” 이게 우리 일상이었다. 수현이가 고2
    때 우리 딸이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외동인 딸에게 수현이는 가장 가까운
    오빠요, 놀이 상대였다. 수현이는 연년생인 누나의 가방을 들어주고, 밤이 늦으면
    누나 마중을 나가는 동생이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2014년 4월 16일, 집에서 컴퓨터로 N.I.E. 수업
    자료를 만들다 인터넷 속보를 본 거다. 세월호와 단원고, 이걸 보는 순간
    수학여행 간 수현이 생각이 나 바로 영옥 언니한테 전화했다. “걱정하지 마, 다
    구했대. 그래도 다 젖었을 테니 깨끗한 옷 챙겨서 지금 형부랑 내려가는 중이야.”
    그랬다. “너무 다행”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놀란 가슴에 배는 고픈데 먹고 싶은
    게 없어 밥을 물에 말아 후루룩 먹은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애들을 못 구했다는
    거다. 세월호가 내 이웃의 일이자 내 일로 연루되었군요.

    그날 아이가 학교에서 오길래 “수현이 오빠가 어떻게 됐는지 모른대. 우리 같이
    학교로 가볼까? 사람들이 모여 소식을 듣는 것 같아.” 말하며 단원고에 갔다. 4월
    16일, 무사귀환을 간절히 바랐던 첫 번째 촛불 기도회로 4.16활동이 시작됐다. 멈
    출 수가 없었다. 영옥 언니가 진상 규명이라든가 서명 활동을 계속하니 나는 뭐라
    도 언니를 도와야 했고 돕고 싶었다. 참사 4일째, 남편과 아이랑 셋이 진도 체육
    관에 갔다. 영옥 언니와 은희 언니와 유가족이 된 지인들을 보았다. 두 언니는 당
    시 내 인생의 롤모델이었다. 울고 소리지르고 쓰러지고, 민간 잠수사가 어떻고, 왜
    찍어, 카메라 뺏고, 막 드잡이하고, 그걸 다 보았다. 사복 경찰이 진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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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히 그분들만큼 큰 아픔, 슬픔에 빠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그 슬픔을 같이 겪었다. 너무 끔찍한 세월이었다. 영옥 언니가 진도에 계시면서, “뉴스에서 나오는 거 저거 다 거짓말이야”라며 진실을 알려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뜨거운 폰을 얼마나 눌러댔던지 오른쪽 집게손가락이 아파서 아직도 잘 못 쓴다.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거의 20년 가까이 지낸 지인하고 의절하는 일도 있었다. 참사 후 며칠 안 돼서 노란 리본 이미지를 카카오톡 프사로 쓰는데, 저작권에 걸
    린다고 1인당 몇백만 원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 딸 학교 보내기 전에 노란
    리본으로 머리를 묶어주고 뒤통수를 찍어서 그걸 지금까지 프사로 쓰고 있다. 못
    바꾸겠다. 굳이 말할 필요도 없지만, 세월호 참사는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군요?

    그렇다. 나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언니와 함께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다. 대학을 왜 가는지 몰랐다. 그런데 내가 대학에 갔더라면 더 일찍
    진보적인 사상을 접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했을 텐데, 모르고 살아 너무
    안타깝더라. 나는 부당한 일을 보면 조용히 떠나는 식으로 살았다. 일만 하다 결
    혼했고, 아이 낳고서야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는 거리를 둘 수 없는
    내 일이었다. 우리 애는 수현이네 집에서 먹고 놀기 좋아했다. 오빠 놀아 줘, 하
    면 수현이는 뭐 하고 놀까, 물어보며 다리에 미끄럼을 태워주는 오빠였다. 수현이
    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유치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커서 오빠랑 결혼한다고 했다. 수현이가 부모님에게 무언가 사 달라고 하면 “넌 1층 장모님한테 가서 얘기해라”
    놀림받을 정도였다. 그런 수현이가 우리 곁을 떠나 너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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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사가 아이한테도 큰 영향을 미쳤을 거 같은데 괜찮은지?

    아이가 한동안 수현이를 입 밖에 못 내더라. 딸은 모태신앙이었는데 참사 후 하나
    님은 없다 했다. 수현이 오빠가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거다. 중학교 2
    학년 때 학교 수업 중에 자꾸 다른 책을 읽었다. 왜 그러느냐니까 “내일 죽을지도
    모르잖아. 지금 안 읽으면 모르고 죽잖아.” 그랬다. 수현이 오빠를 며칠 만에 찾았
    냐길래 일주일쯤이라 했더니, 배 안에서 하루만 살고 죽었으면 좋겠다더라. 살아
    있었으면 얼마나 슬프고 고통스럽고 무섭고 춥고 보고 싶고 그랬겠냐고. 딸아이는
    여주로 고등학교를 갔는데, 택시 기사가 어디서 왔냐길래 안산이라 했더니, ‘세월
    호!’ 이러면서 말 잘 듣는 애들은 가만히 있어서 다 죽고, 말 안 듣는 애들만 살
    았다 하더란다. 애가 그 기사를 죽이고 싶었다고, 막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싶다
    그랬다. 트라우마가 있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애도하고 있더라.

    시민 활동가로서 바쁜 중에 4.16 합창단 활동도 한다.

    4.16합창단이 생길 때부터 마음이 갔는데 몇 년 전에야 결합했다. 친언니
    ‘만주벌판’도 단원이다. 좋은 목소리와 건강한 정신을 주신 엄마도 합창단 행사로
    자주 본다. 아픔이 있는 곳에서 노래로 폭넓게 연대하니 참 좋다. 최근 전태일
    의료 센터 건립을 위해 공연했다. 효순이 미선이 저금통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 우리 딸이 재작년엔가 “엄마 생일 선물 뭐 해줄까?” 하다가 “엄마는 물건은 안
    좋아하니까 엄마 이름으로 기부해 줄게.” 그러더니 효순이 미선이 평화공원 짓는
    데 딸이 5만 원을 기부해 준 적 있다.

    현재 가장 마음 쓰는 활동이나 고민도 좀 나누자.

    아무래도 YWCA 회장이라는 중책이 마음 쓰인다. 지금 회원 증모 기간인데, 이걸
    내가 잘 못한다. 대신 남편이 평생회원에 가입하게 했고, 내년에 우리 딸 돈 벌면
    평생회원 가입시키려 한다. Y는 기독청년여성회(Young Women Christian
    Association)다. 나도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기독교 신앙이 왜 필요한가, 계속 질문한다. 내가 나가는 교회와 한국 기독교회들이 정말 예수를 따르는지, 세
    상의 빛과 소금인지, 우는 자와 같이 울고 웃을 때 함께 좋아해 주는가, 의심스러
    웠다. 남편은 교회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내가 “왜 비판하지 않아?” 그러면 그는
    좋은 것만 들려, 부분으로 기분 나빠할 필요 없다는 식이다. 답답함을 느끼지만,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잖나. 나는 일부 교회가 없어져도 된다고 본다. 교회 안에만
    하나님이 계시는 게 아니니까. 헌금도 교회 말고 사회로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인데, 남편은 다르다. 그가 우리 가정의 주 수입을 담당하니 내 뜻대로 할 수
    없다. 내 수입은 사회로 12조 13조도 낸다. Y가 있어서 사회 정의나 연대의
    갈증이 해소되고 내 신앙을 이어가는 거 같다. YWCA 활동가로서 정체성을 좋아하는군요?

    그렇다. 7월 초 Y 신입 직원 교육이 있었다. 작년에 못 해서 올해 교육 대상이
    꽤 많았다. 삼성이나 SK에 입사 지원할 때 그 회사에 대해 공부한다. 그런데 모
    법인에 대해서는 모르고 오는 사람이 태반이다. 회장으로서 Y 100년 역사와 안산
    Y 40년 역사를 강의하며, “YWCA를 알고 나면 내가 참 좋은 기관에서 일하고
    있구나, 자부심을 느낄 거예요.”라고 말해 줬다. YWCA가 교회는 아니지만,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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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보다 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목소리와 행동을 계속해야 한다. YWCA 회장으로서 자부심 뿜뿜인데, 어려움은 없는지?

    역사 인물 최용신 선생은 안산의 자랑이자 Y의 자랑이다. Y에서 공부하고 농촌
    계몽 운동하셨는데, YMCA로 아는 사람들이 있더라. 내가 어느 단체에 가니 안산
    YMCA에서 오신 얼쑤라고 소개하더라. ‘YWCA’라고 바로잡곤 한다. 최용신
    기념관 관련 기사에도 몇 년에 한 번씩 YMCA라고 나온다. 재작년에도 메일로
    항의했다. 시에서 발행한 책자도 스티커로 다 수정하게 한 적 있다. 남성이
    디폴트인 사회라 여성단체를 더 드러낼 필요가 있다.

    ‘회장님’, ‘이사님’ 호칭 보다 ‘얼쑤’가 좋다. 사람들은 ‘얼쑤’ 말고 ‘회장 김미숙’을
    쓰라 한다. 공적인 자리에서야 어쩔 수 없지만, 활동가로서는 ‘얼쑤’가 편하다. 지금까지의 내 활동을 보고 대단하다, 기왕이면 학위를 좀 업그레이드해서 더
    많이 강의하고 돈도 더 받으라 한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러면 지역에서 적은
    돈만 줄 수 있는 데서 누가 활동하나. 나 같은 사람도 있어야지.” 더러는, 왜
    그렇게 활동이 많냐, 정치할 거냐 한다. 정치하란 말은 10년 전부터 들었지만, 내
    대답은 같다. 너무 열심히 하다 병나서 죽을 거라고. Y회장만으로도 ‘거룩한
    부담감’이 큰데 더는 아니다. 그때그때 마음 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위해, 내 할
    만큼만 한다.

    “회장님”보다 활동가 “얼쑤~”가 좋아요!
    꿀벌

    조회수 89

    2025-07-29
  • [기획]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 — 거대한 배제와 차별의 장막을 넘어, 경기도 골목마다 다정한 공감과 연대의 푸른 숲을 일구어내는 감동의 여정

    차가운 편견의 도시와 쉴 새 없는 일상의 무관심 뒤편에서, 문턱을 낮추고 온기를 나누는 상생의 눈부신 발자취를 마주하다

    끝없이 이어지는 경쟁과 장애의 벽이 가로막힌 차가운 수도권의 일상 속에서, 저마다의 다름을 넘어 서로의 손을 맞잡고 묵묵히 평등과 공생의 품을 넓혀온 장애인과 비장애인 이웃들. 이들이 함께 일구어가는 따스한 일상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잃어버렸던 참된 인간 존엄의 가치를 깊이 일깨워준다.

     

    방관과 배제의 장막을 허무는 ‘풀뿌리 무장애 일상 구축 및 배리어프리 생태계 다지기’

    • 고립을 넘어 온기를 잇는 ‘시민 참여형 장애 감수성 및 공감 강화’

    • 일상 속 차별과 이동의 불편을 개인이나 특정 가정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지역 사회와 공익활동 현장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서로를 돌보는 지혜로운 공론장 창출.

    • "혼자서 세상의 편견과 맞서면 시리고 무섭지만, 경기도 도민들이 손을 잡고 함께 걸으면 그 어떤 거대한 배제의 벽도 따스한 품으로 녹아내린다"라는 통찰.

    [기획]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러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권수경

    조회수 4191

    2024-04-02
  • [현장스케치] 미산 아트스페이스 : 민중미술가 안한수 화백을 만나다 — 거대한 망각과 단절의 장막을 넘어, 경기도 골목마다 다정한 예술과 저항의 푸른 숲을 일구어내는 감동의 여정

    차가운 자본의 도시와 쉴 새 없는 일상의 바쁨 뒤편에서, 시대의 아픔을 캔버스에 아로새긴 불꽃을 마주하다

    끝없이 흘러가는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억압받는 민중의 삶과 역사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묵묵히 붓을 들어 진실을 기록해 온 민중미술가 안한수 화백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공간, 미산 아트스페이스. 상업적인 유행의 홍수 속에서도 시대의 양심을 지켜온 예술가의 치열한 발자취는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우리는 과연 ‘지나간 역사와 예술의 소명은 그저 박물관에나 어울린다’며 마음의 문을 닫아걸었던 차가운 방관의 장막을 걷어내고, 경기도 구석구석의 평범한 이웃들과 공익활동가들이 손을 맞잡으며 저마다의 캔버스에 평화와 자치의 품을 엮어내는 ‘안한수 화백과의 만남과 예술적 연대의 품’을 어떻게 활짝 열어갈 수 있을까?" 민중미술의 진정한 가치를 되새기고, 경기도 전역에 기억과 저항의 자치 숲을 더 깊이 일구어가는 감동의 여정을 깊이 조명한다.

    ‘미산 아트스페이스 : 민중미술가 안한수 화백을 만나다’가 품은 3가지 핵심 과제와 비전

    1. 망각의 장막을 허무는 ‘풀뿌리 민중미술 보존 및 시대 정신 계승’

      • 상업주의에 가려진 시대의 기록들을 발굴하고, 안한수 화백의 작품 세계를 통해 도민과 활동가들이 함께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기.

      • "진정한 예술과 자치의 완성은 화려한 갤러리의 장식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동네 골목에서 이웃과 함께 시대의 아픔을 나누고 붓끝의 진심을 공감하는 소박한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철학 실천.

    2. 외로움을 넘어 온기를 잇는 ‘시민 참여형 문화예술 감수성 및 공감 강화’

      • 예술을 소수 전문가의 전유물로 여기지 않고, 지역 사회와 공익활동 현장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소통하는 지혜로운 공론장 창출.

      • "혼자서 역사의 무게를 견디면 시리고 무섭지만, 경기도 도민들이 손을 잡고 예술의 온기를 나누면 그 어떤 거대한 단절도 따스한 품으로 녹아내린다"라는 통찰.

    3. 경기도 31개 시·군 골목마저 평화와 예술의 그물망으로 잇는 ‘상생 문화 네트워크’

      • 시·군의 경계를 뛰어넘어 경기도 내 공익단체들과 도민들이 유기적으로 손을 잡고, 예술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나누는 상향식 문화 민주주의 실현.

      • "모든 도민과 이웃들이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로 오래도록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평화로운 공생의 무대" 완성.

    현장의 온기로 채워졌던 뜨거웠던 만남과 교감의 시간들

    도내 각지에서 모인 문화예술 활동가들과 주민들, 그리고 안한수 화백의 발자취를 존경하는 공익활동가들이 미산 아트스페이스에 한자리에 모여 작가의 철학을 경청하고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나누었던 현장은 깊은 공감과 함께 뜨거운 연대의 온기로 가득 채웠다.

    • 참가자들의 진솔한 고백 및 상생 나눔 세션: "평소 민중미술이라고 하면 어렵고 무겁게만 느껴졌는데, 오늘 미산 아트스페이스에서 안한수 화백님의 진솔한 눈빛과 캔버스에 담긴 치열한 삶의 이야기를 직접 마주하니 비로소 우리 이웃들의 진짜 삶이 예술의 가장 아름다운 역사임을 깨닫는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히던 도민들의 뭉클한 순간들.

    • 경기도형 예술 자치 도시 확산을 위한 유쾌한 브레인스토밍: "동네마다 주민들과 지역 작가들이 함께 일상의 역사를 기록하고 전시하는 '우리동네 민중예술 사랑방'을 상설화하자", "누구나 쉽게 예술을 통해 사회적 의제를 나누는 '경기 공익 예술 네트워크'를 튼튼하게 꾸리자"며 쉴 새 없이 아이디어를 쏟아내던 반짝이는 눈빛들.

    • 응원과 다짐의 피날레: "비록 우리가 마주한 현실의 고단함과 문화적 무관심이 때로는 높고 매섭다 할지라도, 경기도 구석구석에서 피어나는 이 지혜롭고 푸른 예술의 손길들이 모여 모든 도민이 소외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평화로운 내일을 활짝 열어주기를 바란다"며 환한 미소와 박수로 마무리된 연대.

    정직한 땀방울과 다정한 손길로 그려가는 경기도의 찬란한 내일

    세상을 바꾸고 진정한 예술 자치와 연대의 시대를 여는 위대한 힘은 차가운 미술 시장의 경매 통계나 거창한 평론가의 화려한 수식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늘 아침 미산 아트스페이스의 문을 두드리며 안한수 화백의 붓끝에 담긴 진심을 이웃의 손을 잡고 함께 나누는 평범한 시민들과 공익활동가들의 정직한 땀방울과 다정한 연대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단절과 무관심의 장막을 걷어내고 경기도 구석구석에 평화와 예술의 숲을 영원히 일구어가는 공익활동가들과 도민들, 그리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도 곳곳에서 피어나는 이 지혜롭고 푸른 온기들이, 모든 도민이 소외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경기도의 내일을 활짝 열어주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미산 아트스페이스 : 민중미술가 안한수 화백을 만나다
    밤하늘

    조회수 5765

    2024-01-02
  • [기사] 전시관 문화와 마주 서다 (수원지역 전시관을 중심으로) - 차가운 유리진열장을 넘어, 일상의 언어로 역 a사와 예술을 품는 다정한 발걸음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웹진

    고요한 관람의 공간을 넘어, 주민들의 삶과 숨 쉬는 문화의 거점으로

    도시를 거닐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전시관과 박물관. 거대한 대리석 건물, 묵직한 철제 문, 그리고 조용한 침묵만이 감도는 공간 속에서 왠지 모를 거리감을 느끼며 발걸음을 돌렸던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전시관은 왠지 전문가들이나 찾는 엄숙한 곳"이라는 선입견 속에, 우리의 일상과 문화예술은 은근한 벽을 쌓아두고 살아왔다.

    하지만 역사의 온기와 현대의 예술을 품은 채, 지역 주민들의 삶 속으로 성큼 다가와 다정한 이웃처럼 말을 건네는 공간들이 있다. 특히 유서 깊은 문화 도시 수원의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는 다채로운 지역 전시관들은 주민들과의 거리를 좁히며 새로운 문화의 지평을 열어가는 중이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웹진에서는 수원지역의 전시관들을 중심으로, 전시관 문화가 나아갈 길과 도민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화적 연대의 가치를 깊이 조명한다.

    수원지역 전시관들이 품은 3가지 변화와 가치

    1. 닫힌 공간을 열고, 지역 주민들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기

      • 거대하고 웅장한 중앙 집중형 박물관에서 벗어나, 동네 골목과 지역 커뮤니티 가까이에 위치한 수원 내 소규모 공립·사립 전시관들이 주민들의 친근한 쉼터이자 배움터로 변모.

      • "문화는 특별한 날 마음먹고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산책길에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일상의 한 부분이 되는 경험 제공.

    2. 지역의 역사와 풀뿌리 서사를 담아내는 고유한 목소리

      • 수원의 굵직한 역사적 유산뿐만 아니라, 그곳을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의 삶과 기억, 그리고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고 전시하며 지역 공동체의 자부심 고취.

      • 일회성 관람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아카이빙 프로젝트와 커뮤니티 아트 전시 활성화.

    3. 세대를 잇고 예술가와 시민이 손을 잡는 소통의 마당

      • 청년 예술가들에게는 실험적인 창작과 발표의 기회를, 아이들과 어르신들에게는 다채로운 문화 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세대 간의 벽을 허무는 가교 역할.

      • 전시를 매개로 이웃들이 한자리에 모여 생각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따뜻한 문화적 연대 구축.

    경기도 구석구석에서 피어나는 전시관 문화의 온기

    수원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숨쉬는 도시인만큼, 지역 전시관들이 품은 잠재력과 공익적 가치는 도내 다른 지역에도 큰 영감을 준다.

    • 일상 속 전시관 즐기기 꿀팁: 주말에 멀리 나가는 대신 스마트폰 지도에서 우리 동네나 수원 인근의 작은 전시관 검색해 보기, 기획 전시 연계 도슨트 프로그램이나 시민 참여형 워크숍에 가벼운 마음으로 동참해 보기!

    예술과 사람이 손잡고 걸어가는 경기도의 찬란한 내일

    진정한 문화의 힘은 거대한 유물이나 화려한 건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따뜻한 눈빛과 일상적인 교감에서 피어난다.

    엄숙한 벽을 허물고 주민들의 손을 잡으며 다정한 문화의 길을 내어주는 수원지역의 전시관들과 경기도의 공익활동가들. 경기도 구석구석에서 피어나는 이 문화적 연대의 손길들이, 모든 도민이 삶의 터전에서 차별 없이 예술을 누리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경기도의 내일을 활짝 열어주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전시관 문화와 마주 서다.(수원지역 전시관을 중심으로)
    두드려

    조회수 7275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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