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다양한 추석을 보내려면
강성혁(한국다문화뉴스 대표)
“명절은 시대에 따라 방법이 변화했어도 함께 축하하고 감사한다는 의미는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인도에도 대한민국의 추석과 비슷한 ‘퐁갈’ 축제(Pongal(Harvest) Festival)가 있습니다.
태양과 대자연 그리고 풍부한 수확에 기여하는 다양한 농장, 동물들에게 감사하는 행사로 3~4일 동안 기념돼요.
명절은 개인뿐 아니라 가족, 친구들과 함께 축하합니다. 모임들은 함께 축하할 때 더 행복합니다.”
-인도 삼파트-
“캐나다는 ‘Thanksgiving’, 한국어로는 추수감사절이라 불리는 날이 있습니다.
매년 11월 3번째 목요일인 미국과 다르게 캐나다는 매년 10월 두 번째 월요일이 추수감사절이고요.
다음 날이 유명한 블랙 프라이데이죠. 옛날엔 여자분들이 추수감사절에 집안일을 다 하셨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집안을 꾸미거나, 가을 분위기 나는 장식을 달고 칠면조 요리와 호박 파이를 먹는 것 같네요.”
-캐나다 Mr. shin-
대한민국의 명절 ‘추석’은 음력 팔월 보름으로 연중 으뜸인 명절이다.1)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도 비슷한 풍습이 있다. 인도의 삼파트씨가 소개한 퐁갈 축제는 ‘함께 모여 축하하는 날’ 그리고 ‘함께 모여 감사하는 날’이다. 캐나다의 Thanksgiving을 소개한 Mr. shin은 추수감사절이 온 가족이 모여 함께하는 날이라고 설명한다.
우리 주변 국가는 어떨까? 중국 하얼빈시 출신 저우신천(邹昕辰)씨는 한국 추석과 비슷한 명절로 ‘중추절(中秋節)’을 소개했다. 음력 8월 15일에 해당하며, 가족들이 함께 모여 보름달을 감상하고, 월병(月饼)을 먹으며 행복과 단결을 기원하는 날이다. 한국은 수확을 감사하는 의미로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지만, 중국에서는 달을 향해 제사를 지낸다. 또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명절에는 여성이 주로 집안일을 맡았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역할 분담이 점점 바뀌고 있다”며 “이제는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요리나 청소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족 전체가 함께 명절 준비를 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고 전하며 명절은 더 이상 여성만의 책임이 아닌, 모두가 함께하는 행사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여름에 진행하는 전통 행사 ‘오봉’이 있다. 조상님을 맞이하여 감사를 드리고 공양하기 위한 여름 행사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고향으로 귀성하여 친척과 함께 지내는 날이다. 보통 가족과 지내거나 성묘하러 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다만, 현대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그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핵가족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는 일본 역시 고향에 귀성하기 어려운 가정도 늘었다. 이에 도시 지역에서 오봉 행사를 하는 사람이 늘어 각지 사원이나 공공시설에서 합동 공양을 하거나, 행사를 간단히 기념한 뒤 업무를 보거나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늘었다.
다양한 나라에서 가족과 함께 감사함을 갖고 지내는 명절. 대한민국 명절 추석은 전통에 따라 송편을 먹거나 강강술래 같은 놀이, 행사를 즐긴다. 베트남에서 온 이수연씨는 며느리로서 명절에 집안일을 하지만 남편과 식구들이 함께하고 있어 힘들지 않다고 전했다. 한국 며느리 이수연씨처럼 현재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외국인도 많이 살고 있으며, 다문화가족도 많다.
<공익광고협의회 다문화 캠페인 중 이주배경 청소년편>
공익광고에서 말하는 “우리는 모두 우리”는 이제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다문화사회라는 말도 이제는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OECD에서 외국인 비율이 5% 가 넘어가는 사회를 다문화사회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의 총 인구 대비 외국인의 비율은 4.1% 지만, 미등록된 외국인을 생각하면 5%를 넘었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5%라는 수치는 20명 중 1명은 외국인이라는 소리다.
대한민국 다문화사회에 대한 물음에 주변인들은 결혼이주여성과 외국인 노동자를 떠올렸다. 한국에서 가정을 이룬 결혼이주여성은 문화에 적응하며 가족끼리 명절을 지내고 상황에 따라 모국을 방문하기도 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개인 이유로 한국에 들어와 일하고 있지만, 대부분 청년층으로 경제적인 이유로 한국에 왔다. 몽골 청년 Tserendejid씨의 경우 “몽골 대학생들은 한국에 굉장히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와 제품들이 몽골에 많은 인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열심히 일하면 꿈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노동을 목적으로 온 청년들은 명절마다 모국으로 돌아가긴 힘들다. 본인이 속한 지역사회에 모국인 커뮤니티나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소속되어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공동체 부재, 거주 지역이 도농복합시(都農複合市)로 지역 면적이 커다란 경우 서로 만나기도 어렵다.
화성시 네팔공동체 회장 DIPAK은 “화성 네팔공동체가 형성되기 전 많은 청년이 힘든 까닭에 스스로 떠나는 경우가 있었다”며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는 이른 바 ‘Nine to Six’2)가 적응하기 힘든 청년들이 많다. 어릴 적 학교 다닐 때도 그런 문화는 없었는데, 언어장벽과 더불어 단순 노동 후 혼자 있는 외로운 시간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DIPAK은 공동체를 만들었고 주말에 혼자 외롭게 있지 말고 서로 만나서 자전거, 등산 등 활동을 통해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이렇게 서로 모인 공동체를 지원하는 기관도 있다. 화성시 문화더함공간 서로는 모임을 통해 ‘서로 모여 소통하자’는 취지를 선주민까지 확장했다. 지역 주민에게 공동체를 소개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부딪혀 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지역에서 필요한 일감이 있으면 공동체에 제안했고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마을 주민은 “피부색이 다른 건장한 청년들이 와서 처음엔 불편했지만, 이야기하며 편해지고 새로운 친구들을 알아 좋았다”고 말했다.
“본인은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함께하는 모두를 좋아하진 않는다.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이 아닌, 의무를 다하며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외국인 관련 지원센터장이 인터뷰 중 했던 말이다. 박수도 양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나듯 함께 한다는 것은 일방적인 한 손바닥의 움직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본인의 역할을 알고 의무를 다하며 권리를 주장할 때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렇게 본인은 센터를 함께 이끌고 있다고 했다. ‘권리’와 ‘의무’는 함께해야 한다.
다문화사회도 그렇다. 대한민국이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기 전부터 국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었다. 청년실업률은 올라가고 일자리 부족이 심각한데 남은 일자리마저 외국인들에게 줄 것인가, 자국민이 낸 세금을 외국인에게 무분별하게 투입할 것인가, 의료 혜택을 받으러 오는 자들을 막지 않을 것인가, 한국문화와 제도를 따르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는 어떠한가 등 자국민의 기회를 박탈하거나, 자국민의 세금으로 외국인에게 일방적인 혜택을 주는 등 사실과 다른 이야기 또는 부정적 의견들이 있었다. 반면, 시대적 흐름 속에 태어난 국가나 인종, 언어 등이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평등의 시각도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민국 정부는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라 전국 시, 도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설립하여 다문화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대상자의 생애주기에 맞는 사업과 선주민과 이주민 간의 인식개선 등 여러 사업을 지원한다. 더불어 여러 단체도 함께 이들의 한국 사회 정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기관과 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은 “선주민과 이주민이 자연스럽게 만나며 교류할 때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우리는 이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추석 같은 명절, 모국을 다녀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각 나라의 명절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행사 때 그 나라의 이주민만 참여하는 것이 아닌 마을 주민들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서로의 명절 문화를 체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명절 같은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여성가족부는 지역사회와 교류를 위한 프로그램, 다문화 가족 소통 공간 조성 사업인 ‘다가온(ON)’을 운영하고 있다. 자녀 성장 지원과 더불어 자조모임을 통해 취미를 공유하며 정보를 나누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천시에서 다가온 자조모임 참여자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같이 취미활동을 배우고 지역 정보와 학교 소식 등을 전해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어울림의 의미를 설명했다.
다만, 한 활동가는 “모든 분이 이러한 행사를 좋게 보시진 않는다”며 “우리 세금으로 왜 외국인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느냐”와 같은 질문도 받은 적 있다고 전했다.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 후 문의가 잦았다고 한다. 행사를 함께 준비한 단체들의 후원과 봉사로 진행한 행사라고 답변해도 탐탁지 않아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또 언론과 매체 등에서도 명절 등 일부 행사에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모습을 담기도 하나, 평소 질문은 사회문제와 연결 짓는 경우가 많다는 말도 전했다.
다문화 뉴스 제작 관련 논문3)에 따르면, ‘한국 공영방송에서 문화적 집단을 공정하게 재현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러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취재 기자들은 다문화와 이주민에 대한 정형화된 스테레오 타입을 갖고 관련 기사를 생산함에 내부 취재 관행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문화의 비교에 있어 대한민국의 문화 우월성을 보여주며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가 좋아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관행이라 꼬집었다.
또 다문화 비판론자는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의 감성적 다문화주의가 다문화 실패를 이끌 것이라고. 정책은 감성적이면 안 된다.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하고 차별받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다문화 사회를 이야기하던 프랑스도 결국 다문화주의의 실패를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감성적 다문화 정책과 무분별한 다양성 수용은 이주민과 선주민의 갈등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으며, 여러 문제가 파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같은 이웃이라 감성에 서로가 호소하는 것보다 어떻게 함께할지 직접 부딪쳐 보아야 한다.
경기도에도 다문화주의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직접 부딪히는 다양한 노력들이 있다. 모든 사례를 소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발행한 몇가지 공익웹진들을 담아보고자 한다.
• 라마단 무바락! - 라마단을 축하합니다!/에디터 조이
• 이주배경청소년과의 동행, 경기한국어랭기지스쿨/사단법인 더큰이웃아시아 상임이사 이용근
경기도의 다문화와 관련된 일부 사례들을 소개해봤지만 무엇보다고 다양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다양한 주체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회에서 다양한 고민과 이야기는 항상 있다. 그러나 명절에 모여 함께하는 문화가 바뀌고 있는 것처럼 문화적 우월성을 갖고 접근하지 않기, 감성적 다문화주의가 아닌 공생 정책 찾기, 일방의 노력이 아닌 양방의 노력으로 전환하기 등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많이 만들며 맞추어 나아가면 좋겠다.
1) 한국민속대백과사전
2) nine to six : 9시(nine)부터 오후 6시(six)까지 일하는 문화를 말한다.
3) 다문화 뉴스 제작 관행과 게이트키핑의 문화정치학(주재원,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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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지난 3월 17일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중심이 되어 라마단 행사를 한다고 하여 다녀왔습니다. “함께 만드는 미래, 용인 르네상스 평화로운 공동체”라는 타이틀의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이하, 센터)는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용인시의 약 18,900여 명 외국인들의 소통의 장, 만남의 장이 되고 휴식과 도움이 되는 소중한 곳입니다. 센터는 1)외국인 주민의 지역사회 정착, 2)외국인 주민의 생활편익 향상, 3)외국인 주민의 한국문화 수용성 강화, 4)내·외국인 간 소통과 화합의 기반 구축, 5) 내·외국인 간 상호문화 이해 증진, 6) 용인시 글로벌 다문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기관입니다.
처인구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구청에 주차를 하고 찾아갔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있는 건물 3층으로 올라가니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 라는 간판이 반겨줍니다.
‘이프타르 마흐필 2024’라는 행사의 시작은 아직 남았으나 일찍 도착하여 방명록에 이름을 작성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반가운 얼굴인지 안부도 묻고 인사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우선 ‘라마단’이 무엇인지 그리고 오늘의 행사는 어떤 행사인지 먼저 알아볼까요?
‘라마단’은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의 이름이며 영어의 SEPTEMBER과 같은 뜻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슬람을 믿는 사람인 무슬림은 ‘라마단’ 한 달 동안 알라(하나님)의 명령으로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단식을 합니다. 해 뜨기 직전 일찍 아침식사를 하고 해가 지는 저녁까지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하루를 보내다 해가 지면 그날의 단식을 깨고 물을 마시고 저녁을 먹습니다.
단식을 통해 배고픔을 느껴보면서 세상에 있는 가난한 자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라마단’ 단식의 의미 중 하나입니다. 이 기간 중에는 먹는 것만 끊는 것이 아니라 나쁜 생각, 나쁜 말, 나쁜 행동도 최대한 자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라마단’기간 동안 주위를 돌아보며 가난한 이웃에게 자선을 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단식을 하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큰 보상을 받는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친구들과 친척을 초대하여 저녁 식사 파티를 하곤 하는데 그 저녁 식사의 이름이 ‘이프타르’입니다. 하여 이날의 행사는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의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중심이 되어 ‘이프타르’ 저녁 식사를 준비하여 함께 저녁을 먹고 ‘라마단’의 축복과 행복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타국에서 함께 하는 전통 행사여서 그런지 용인시뿐만 아니라 경기도 여러 곳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안성’, ‘평택’ 등 멀리서 오신 분도 계셨고, 아이들까지 데리고 온 가족들도 많았습니다. 먼 거리를 아이들과 함께 오는 동안 자국 사람도 만나고 자신의 문화 행사에 참여한다는 생각에 얼마나 설레고 즐거운 마음이었을지 상상되어 저 또한 설렜습니다.
‘이프타르’의 저녁 식사 시간은 일몰 이후에 진행됩니다. 매일 일출과 일몰시간이 조금씩 달라지니 식사 시간도 달라집니다. 저녁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모여서 서로 이야기도 하고 강의를 듣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별한 행사를 경험하기 위해 참석한 한국 분들도 계셨는데,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 센터장님, 용인 경찰서 외사계, 그리고 경기사랑나눔후원회에서도 참석하여 ‘이프타르’ 행사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특히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의 김용국 센터장님께서는 “‘라마단’의 숭고한 의미를 존중하고 한 달간 단식을 행하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라는 인사 말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는지 이 신발의 개수만으로도 열기가 느껴지시나요? 경기도 여러 곳에서 모인 인원이 약 250명에서 300명 정도 된다고 하네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한국 이슬람의 중심인 이태원 이슬람성원에서 조차 대규모 ‘이프타르’ 식사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주민 커뮤니티를 주최로 한 이 행사는 열렬한 정성으로 준비해서 그런지 규모가 아주 역대급인 것 같습니다. 행사일은 3월 17일 일요일 저녁이었는데 토요일 밤부터 방글라데시 커뮤니티 회원들이 모여 재료를 준비하고 일요일 새벽 인근 공장 기숙사 식당을 빌려 요리를 시작하여 약 300인분의 음식을 만들어 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도시락을 1인당 두 개씩 준비해 주었습니다. 왼쪽에는 과일, 방글라데시 콩요리, 튀김 요리, 대추야자가 들어 있고 오른쪽에는 ‘브리야니’라고 하는 양고기 볶음밥이 들어 있었습니다. 대추야자는 아랍어로는 ‘따무르’라고 하는데, 대추야자를 따서 자연 건조한 것으로 한국의 대추와는 달리 아주 당도가 높고 열량이 높아 보통 단식 후 물을 마시고 제일 먼저 먹는 것이기도 합니다. 방글라데시 음식이 인도, 파키스탄과 마찬가지로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라 개인적으로는 아주 맛있게 잘 먹었지만, 향신료에 예민하신 분들의 입 맛으로는 호불호가 강할 듯 합니다.
여자분들과 아이들은 따로 준비된 강의실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도 나누기도 했습니다.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 로비를 꽉 채운 참여자들을 보면 그날의 활기가 생생히 전달됩니다. 방글라데시 자조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알럼씨를 만나 잠깐 이야기도 나누어 보았습니다.
•행사에는 어떤 분들이 초대되었나요?
“이번 행사는 방글라데시 사람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다양한 무슬림도 함께 초대했습니다. 한국의 몇몇 기관에도 초대를 하여 행사를 함께 즐기고자 했습니다.”
•자조모임’이 이주민들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요?
“외국인들에게는 이런 (자조)모임과 활동을 통해 한국 생활에 대한 정보도 얻고 어려운 일은 도움을 받기도 하기 때문에 의미가 큽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있는 행사 준비 과정에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가 큰 도움을 줘서 쉽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라마단’행사 진행을 위해 센터 직원들 역시 늦게까지 퇴근을 미루고 함께해 주었습니다. 잠깐이긴 하지만 직원분들과 나눈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센터에서 일을 하다 보니, 나 역시 타지에 가면 외국인이고 도움을 받아야 할 입장이 될 텐데 그런 마음들 때문에 더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라며 ‘라마단’행사를 함께하는 마음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300여 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석하여 식사를 함께 하고 모임을 갖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어떻게 이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 김용국 센터장님에게 질문을 드려보았습니다.
•행사는 어떻게 진행하게 되었나요?
“먼 외국에서 지내며 느끼는 향수와 가족과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클 텐데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먹고 마시며 노는 행사가 아닌 ‘라마단’의 숭고한 의미를 갖는 일이라 일요일 늦게까지 진행되는 행사이지만, 직원들도 동의하여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문화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다”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 김용국 센터장-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 센터장님과의 대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입니다. 나와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보지 않고, 다른 것을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며 고치려 하지 않는 것, 그저 그대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본다면 좀 더 다양한 것을 즐기고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늦게까지 정리한 센터 직원들과 행사를 주최하고 음식을 준비한 방글라데시 커뮤니티 회원들, 이 행사에 참여한 모두가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 한걸음 내딛는 시간 이었습니다. 함께한 경험이 하나씩 쌓여 다름을 존중하고 오해와 편견 없이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나아가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내년 ‘라마단 이프타르’에는 더 많은 한국인들이 참가하여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였으면 합니다. 다름을 이해하는 문화 전달자가 더욱 많아지길 바라며, 작은 경험이 하나씩 모이고 모여 우리 사회의 모든 다양성이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의 시작이 될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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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