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모두를 위해 필요한 배리어프리, 장벽을 넘어 모두를 위한 세상으로
안녕하세요. 2026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Hana입니다.
저는 비장애인으로서 계속 경기도와 수도권에서 생활하며 지냈는데, 관공서, 공원, 산, 바다 등 다양한 공간에 다녀가며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유아, 유모차에 탑승한 어린이, 노인, 젋은 휠체어 이용자 등) 특히 학교와 비교하면, 외부에서는 휠체어 이용자가 더 자주 보입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5년도 등록장애인 현황 통계>에서는 등록장애인의 수가 2,627,761명으로 2024년 기준인 2,631,356명보다 3,595명이 감소했으나, 2025년에도 여전히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5.1%라는 비율을 차지하는 만큼 절대 무시할 수 있는 비율이 아닙니다.
장애는 여러 유형으로 나뉩니다.
(1) 내부장애: 신장, 호흡기, 간 등 신체 기능에 장애가 있어 외관으로는 쉽게 알아보기 힘든 유형
(2) 정신장애: 비슷하게 외관으로는 크게 다른 점이 없지만, 자기조절, 신체 표현, 언어, 지적 능력 등이 불충분-불완전하여 적응하기 힘들어 행동 및 정서에서 특징을 찾아볼 수 있는 유형(지적장애, 자폐, 정신장애 등)
(3) 외부장애: 신체 기능에 장애가 있는 유형(시각, 청각, 뇌병변, 지체, 안면, 언어 등)
위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제도적인 보호를 받기 위해서 시-군-구에 엄격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무분별한 등록을 막기 위해 시-군-구에 등록하는 절차는 불가피합니다만, 이러한 등록 절차가 낳는 폐해도 있습니다. 예시로 ‘3개월 이상의 투석 기록(신장 장애), 질환이 발생한 후에도 충분히 치료하였으나 장애가 고착화된 경우(6개월 또는 2년)’ 등의 기준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공백기가 생기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따라서 공백기에는 장애인 등록이 불가해 혜택을 받을 수 없으며 만약에 기준이 미달된다면, 장애가 있음에도 비장애인으로 등록되어 계속 지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취약계층까지 고려한다면, 통계 그 이상으로 더 많은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비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사회에서는 점차 배리어프리가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배리어프리는 장애인,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물리적-심리적-제도적 장벽이 되는 요소를 없애는 모든 것을 의미하며 배리어프리 활성화 정책-사업을 실현하거나 경사로 설치 기준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배리어프리를 실천합니다. 지자체, 시민 단위의 활동부터 국가에서의 홍보 활동 등 여러 활동이 있다 보니, 배리어프리는 공익, 사회적경제 등에서도 자주 관심을 두는 주제입니다.
대표적으로 경사로,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이 덕분에 휠체어-유모차 이용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걷거나 계단을 오르기 힘든 고령자, 화물 등을 고층까지 운반해야 하는 사람들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취지는 장애인이 일상을 사는 데에 생기는 불편함을 개선하자는 의미였지만, 이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배리어프리의 목표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PEOPLE/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지향하며 연령, 성별, 국적, 장애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제품, 건축, 서비스 등을 이용하고, 누릴 수 있게 합니다.

이번에 방문한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토당청소년수련관의 경우에는 공원 안에 시설이 있어 경사가 낮은 공원 입구에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갈 수 있고, 시설 내에도 경사로, 엘리베이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시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건물의 구조를 넓게 잡아둠으로써 배리어프리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배리어프리, 모두를 포용하기 위해 넘어야 할 한계점
배리어프리의 취지가 정말 좋지만, 아직 넘어야 할 한계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오래전에 건설한 시설의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건물의 구조를 변경하기 어려워 경사로 설치 외에는 다른 방법으로 배리어프리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건물 구조의 한계로 경사로가 좁거나 경사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번째, 배리어프리는 지체·시각·청각·발달장애 등 다양한 장애 유형의 접근성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실제 논의와 정책은 경사로, 엘리베이터처럼 물리적 이동 장벽을 없애는 데 주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배리어프리 정책은 휠체어 사용자를 포함한 지체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이동편의시설 확충 중심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도 등록장애인 현황」에 따르면 등록장애인 262만 7,761명 가운데 지체장애인은 42.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17.1%), 시각장애인(9.3%), 지적장애인(9.0%), 뇌병변장애인(8.9%)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배리어프리 정책 역시 이처럼 다양한 장애 유형별 접근의 어려움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책과 사업이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건 자연스럽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수가 배리어프리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됩니다. 배리어프리가 단순히 경사로, 에스컬레이터 설치처럼 기존의 방법뿐만 아니라 그 외의 다양한 방법으로도 실현할 수 있기에 소수인 장애 유형을 생각하는 것도 정말 필요합니다.
실제로 지금의 배리어프리는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시설(경사로, 엘리베이터 등)을 중심으로 설치-운영됩니다. 물론, 오래전부터 운영했던 시설에는 점자 건물 안내도도 일부 있고, 몇몇 미술관 및 박물관 등에서는 자막, 해설 등을 제공하지만, 보편적인 배리어프리 사례는 아닙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시-청각장애인을 포함한 몇몇 장애인들은 배리어프리를 체감하지 못하는 현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처음에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이하 ‘HAFS’)가 2024년(18~20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교내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던 중, 버튼에 붙여진 점자가 반대로 설치되었던 충격적인 사실, 그리고 카페, 문화시설, 정류장 등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메뉴판, 팜플렛 등이 구비되지 않았던 점을 계기로 배리어프리 점자를 직접 설치하는 ‘Project Tob(Trail of Braille)’를 시작했습니다.
Project Tob의 꿈은 “즐겁게 여행하면서 세상을 바꾸자!”입니다.
또한, Project Tob 부원들은 유엔 공보국 협력 NGO인 <미래희망기구>의 제안으로 UN 출판 도서 및 장애인 권리 선언 등 6권의 책을 녹음하고, 국내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맹학교 중 한 곳에 전달했습니다.


2026년에는 Project Tob 2기(20~22기)가 시작됩니다.
2기를 맞이하며 “모두에게 배울 기회가 있는, 모두에게 즐길 기회가 있는, 모두에게 권리를 주장할 기회가 있는 배리어프리 사회(Barrier Free Socity)”를 목표로 활동을 더욱 활기차게 이어갔습니다.
먼저, 국내 최대 규모 시각장애인 복지센터(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센터) 산하 기관 <설리번학습지원센터>에 방문해 라벨점자도서 제작 교육(2026.3.)을 진행해 점자 역량을 강화했습니다. ㈜닷의 점자 닷패드를 사용하며 그림, 글자, 점자 버튼을 통해 비장애인의 문장, 단어가 점자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 후, 교내에서 펀드레이징(2026.3.)을 기획-진행해 활동 자금 약 1,200,000원을 모았습니다. 점자 키링/학교 굿즈 판매 및 시각장애인 체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교내 구성원인 청소년, 교사, 그 외의 근로자들에게 시각장애인 및 배리어프리에 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었습니다.


펀드레이징으로 확보한 금액은 점자 라벨도서 만들기 사업에 사용했습니다. 먼저, 기증받은 도서 30권을 한글로 타이핑하고, 한국점자인쇄라는 점자 인쇄 기업에 타이핑한 내용을 전달해 점자로 번역한 점자 라벨을 받았습니다. 점자 라벨은 Project ToB 부원들이 한번 검토한 후, 도서에 부착해 점자 도서를 완성했습니다.


완성한 점자 도서는 지난 7월 8일,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 기증했습니다. 점자 도서 1권당 약 20장 정도의 분량(전체 약 600장)의 도서를 기부했으며 실제로 도서를 읽을 유아-어린이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와 내용을 점자책으로 번역해 준비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실제 점자책은 책 위에다 점자를 부착한 모습이었으며 제목, 내용마다 꼼꼼하게 부착해 시각장애인도 동화를 읽고, 이해할 수 있게 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이후,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전문가(사회복지사 등)를 만나 시각장애인이 직접 겪는 점자, 불편함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어 관련 체험 활동을 진행했는데요. 바로 ‘[2차 시도] 목소리가 빛이 되는 순간(Guide)’입니다.
이 활동은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는 동행자 및 당사자 체험 활동으로, 한 명이 안대를 쓰고, 파트너가 가이드가 되어 구체적인 말로만 안내하는 활동입니다.
비장애인의 경우에는 거리에 관한 개념을 어느 정도 인지하기 쉽지만, 실제 시각장애인은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기 쉽지 않아 걸음걸이, 보폭 등으로 짐작하여 걸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동행하는 사람을 붙잡고 이동하는 경우가 꽤 있으며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천천히 걸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시각장애인이 겪는 불편함을 체감해보고, 시각장애인의 삶에 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과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점자도서관에 방문해 기부한 도서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과 점자책에 관한 설명도 들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말에 따르면, 안대와 지팡이를 짚는 시각장애인의 이야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센서 제품들(보행 보조기기, 스마트 안경 등)이 사람들의 움직임만으로도 감지되어 센서가 울리는/오류가 많은 애로사항, 시각장애인이 생활할 때는 보조인 및 자신의 감각에 의지하는 현실, 전자책을 읽을 때에 온라인에서는 줌으로 소통하고, 보호자(부모님, 그중 주로 엄마)가 대독을 도와준다는 점, 점자를 읽는 시각장애인들도 맞춤법에 상당히 예민하다는 경험 등 궁금할 만한 경험들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HAFS Project Tob 부원들은 점자책을 만드는 기간이 6개월(점역 프로그램 1차 변환 후, 점역사 및 교정사의 소리 내어 읽는 과정)이 걸린다는 점, 그래프나 그림을 만드는 과정(점자 프린터로 출력 후, 점을 하나씩 수작업으로 추가해 입체적으로 제작), 후천적 시각장애인을 기준으로 꾸준한 교육 시에 점자 활용까지 약 1년/장인처럼 읽으려면 약 4~5년이 걸린다는 점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술, 경험이 어떤 상황인지를 상세하게 배웠습니다.
작은 관심에서 시작해 배리어프리로 세상을 배운 Tob 프로젝트!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황은서 A: 안녕하세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HAFS’) 국제계열 3학년(20기)이자 ToB에서 2년 차로 함께하고 있는 황은서입니다. Tob는 처음에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우리의 활동이 실제로 시각장애인들의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에 많은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사회에 보이지 않는 베리어들을 없애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지안 A: 안녕하세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국제계열 3학년(20기) 이지안입니다. 저는 사회의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데 관심이 많아 이를 계기로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Tob 활동을 통해 시각장애인이 겪는 학습의 사각지대를 이해하고, 이를 해소하는 데 작게나마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반수은 A: 안녕하세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국제계열 3학년(20기) 반수은입니다. 뇌과학 관련 진로를 희망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Project ToB 멤버로 활동해 왔습니다.
2) Project Tob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Tob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HAFS 인권문화제 부스에서의 체험이었습니다. 안대를 쓰고 학교 복도를 걸어보았는데,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던 공간들이 시각장애인에게는 커다란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 주변의 작은 문제부터 찾아보기 시작했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학교 주변 카페들의 메뉴판이었습니다. 실제로 점자 메뉴판을 갖춘 카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휴대용 점자 인쇄기로 점자 라벨을 제작해 메뉴판에 부착한 뒤, 이를 카페들에 무료로 보급하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활동의 영향력을 넓힐 방법을 고민하다가 시각장애인의 자립에는 어릴 때부터의 점자 교육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교내 펀드레이징 및 점자도서 제작 활동으로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3) 이번 기증에서 겪은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A: 점자책 기증을 준비하며 가장 많았던 에피소드는 바로 점자 라벨 붙이기에서 나왔습니다. 라벨을 잘못 자르거나 잘못 붙이거나 혹은 라벨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몇 페이지들은 직접 볼로기로 일일이 뽑아서 하기도 했습니다. ㅎㅎ) 그 때문에 여러 번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여러 번 확인해야만 했었고, 오탈자가 있으면 고치는 과정을 수없이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에겐 사소한 실수가 이 책을 읽을 시각장애인 분들에게는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라는 가장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을 직접 방문해서 시각장애인분들이 점역된 책을 사용해 공부하는 법을 배웠는데, 복잡한 그래프와 긴 글, 심지어 사진들까지 점자로 만지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복지관 관계자분들께 점자의 인식과 현실에 대해 여쭤보며 다음 방향성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ToB가 시각장애인분들께 직접 한발 다가갈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4) 청소년으로서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두고, 알아가려는 노력이 왜 필요할지, 그리고 경기도 청소년이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두고, 알아가면 생기게 될 긍정적인 변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배리어프리는 “모두가 결계 없이 함께하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사회에 이제 막 들어가는 과정을 겪고 사회에 대해 올바르게 적응해야 하는 시기인 청소년기야말로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할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리어프리 자체가 ‘장애는 특별한 소수기 때문에 도와줘야 한다.’라는 일차원적인 생각뿐만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문제가 다양한 이들에게는 어떻게 인식이 될지 아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기에서는 학교-사회에서 정식적으로 체험하고 배우는 과정이기에 이런 상황을 점차 겪을 수 있고 배리어프리를 미리 알게 된다면, 사회에 불편을 겪는 자들을 도울 수 있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배리어프리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주위에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을 깨닫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과정에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도 미치고 동아리원들도 직접 사회에서 배리어프리가 어떻게 실천되는지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가지면 이렇게 작은 실천이 누적되어 사회의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5) 향후 활동 계획, 목표가 궁금합니다!

A: 동화책 점역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교내 2차 펀드레이징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굿즈, 점자 키링 등을 제작해 판매하며 재료비를 마련할 계획이며 저희가 동화책 30권을 기부한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외에도 시각장애를 가진 초등학생이 쉽고 재밌게 점자를 학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서를 점역하여 기부할 예정입니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학습 격차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것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수학 학습을 위한 교재를 제작하고,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다양한 문화와 진로 등을 묻는 인터뷰 프로젝트를 계획 중입니다.
시각장애인에게 학습 시 겪는 불편과 어려움을 묻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나가며 “점자로 시작하는 시각장애인의 학습 격차 해소”라는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배리어프리는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수혜자)들이 직접 체감하여 의견을 제기하면, 이를 정부 및 지자체에서 반영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왔습니다. 즉, 당사자의 목소리와 의견을 거치며 배리어프리는 이용자의 편의를 수용할 수 있게 변화해왔던 것입니다. 이동 약자의 막힘없는 이동(배리어프리)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인 <계단뿌셔클럽>, 장애인의 여행을 위한 여러 단체 및 기업들(무빙트립, (사)그린라이트 등)처럼 장애인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간격을 좁히려는 시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 넓게 본다면, 일자리, 보조기기 등 생활 전반으로 확대하는 기술-제도적인 변화도 포함됩니다.)
한편, 이를 뒷받침할 법제화 및 의무화도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장애인의 권리를 역으로 침해하거나 불편함을 끼치는 사례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도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소상공인의 사정을 듣지도 않고, 무작정 도입하려고 하니, 정책 실현 과정에서 마찰이 생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목적은 근린시설의 배리어프리 확대였지만, 반발이 심했다는 뉴스가 있었고,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아서 반기지 않았던 정책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정책과 실제 현장에서 실현되는 배리어프리의 실효성을 위해 현장을 확인하고,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해 당사자들이 만족하는 배리어프리가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에디터 역시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두고, 현장에서 상시로 점검하는 사람으로서 청소년들이 배리어프리 활성화를 위해 생각했었고, 경사로, 엘리베이터 등 배리어프리 시설이 많지만, 여전히 불편함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지역에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배리어프리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었습니다.
지금도 지자체, 정부, 단체, 기업에서 여러 방법으로 배리어프리를 활성화하는 움직임이 보이지만, 그중에서 향후 자라날 청소년들의 활동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배리어프리를 실천하는 모습이 더 와닿았던 것만 같습니다.
무엇보다 점자 동화책 발간, 캠페인 등의 활동을 통해 학교, 점자도서관 기부까지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공익 활동에서는 고민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는 과정, 실행력이 정말 중요하다.”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HAFS 청소년들이 시작한 Project Tob는 시각장애인 배리어프리를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청소년들이 다른 장애 유형을 위한 배리어프리 활동을 시작한다면,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청소년들이 배리어프리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상황을 체감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게 성장할 수 있었으면, 그리고 배리어프리가 지역으로 확대되어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경기도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청소년들의 배리어프리 활동이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 https://test.kbuwel.or.kr/Braille
- https://nise.go.kr/onmam/front/M0000155/agency/list.do
- https://youtu.be/YrWWIXkrGFE?si=mhb-9KBjdd2jViez
- https://www.043w.or.kr/www/contents.do?key=151
- https://barrierfreefilms.or.kr/board_hrgp25/679
- https://blog.naver.com/ggsic/223294444290
- https://www.nrc.go.kr/portal/html/content.do?depth=td&menu_cd=04_01_02
- https://www.nrc.go.kr/portal/html/content.do?depth=td&menu_cd=04_01_01
- https://www.nrc.go.kr/portal/html/content.do?depth=td&menu_cd=04_01_03
-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3883
-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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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7※「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다시 교실로 향하는 중장년들, 그러나 질문은 남아 있다
최근 지역 곳곳에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평생학습관, 도서관, 대학, 복지관, 주민자치센터는 물론이고 경기도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중장년 지원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폰 교육, 인문학 강좌, 취미활동, 재취업 교육, 자격증 과정, 창업 교육, 디지털 교육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 속 ‘경기 중장년 행복캠퍼스’ 교육과정 역시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40세 이상 65세 미만의 중장년을 대상으로 새로운 배움과 커뮤니티 활동, 사회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강좌에는 AI, 스마트폰, 글쓰기, 영상, 인문학, 관계 형성, 사회활동 등 중장년의 관심사가 폭넓게 담겨 있다.
그러나 교육 현장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한 가지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교육을 받은 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많은 중장년에게 교육은 더 이상 단순한 취미생활이 아니다.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사회와 연결되기 위한 생존 전략에 가깝다. 특히 50대와 60대에게 교육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어떤 역할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연결된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배움과 일자리 사이에 깊은 간극이 존재한다.
교육은 많아졌지만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교육 수료증은 남지만 실제 사회참여나 경제활동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약하다. 스마트폰을 배우고, AI를 배우고, 영상 제작을 배우지만 이를 통해 지역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는 부족하다.
중장년 교육이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이제는 단순히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넘어 “배운 것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누구와 연결할 것인가”, “어떤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어떻게 새로운 일과 소득으로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중장년 교육의 목적은 더 많은 강좌를 개설하는 데 있지 않다. 진짜 과제는 배움이 개인의 역량을 넘어 지역사회와 연결되고, 다시 사회적 역할과 경제적 활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중장년 교육의 현실, ‘배움은 많고 출구는 적다’
현재 중장년을 위한 교육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평생학습관에서는 외국어와 인문학,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배울 수 있다.
도서관에서는 글쓰기와 독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중장년 캠퍼스와 생애전환 교육을 제공한다. 복지기관에서는 사회공헌과 재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의 양만 놓고 보면 중장년은 과거 어느 세대보다 많은 배움의 기회를 갖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교육의 ‘이후’다.
예를 들어 한 중장년이 스마트폰 교육을 수료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는 카카오톡 사용법, 사진 촬영, 모바일 결제, 지도 검색 등을 배운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글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며 영상을 제작하는 교육도 받고 있다. 하지만 교육이 끝난 뒤에는 다시 개인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배운 기술을 활용할 공간도 부족하고, 함께 활동할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다. 강사나 교육기관과의 연결도 대부분 수료와 동시에 끊어진다. 결국 교육은 ‘좋은 경험’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교육과 활동의 단절, 그리고 교육과 일자리의 단절이다.
중장년 교육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수료 이후의 공백’이다. 교육기관은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참여자 역시 만족도가 높다. 사진도 찍고 수료식도 한다. 하지만 3개월, 6개월이 지나면 참여자들의 상당수는 더 이상 관련 활동을 하지 않는다.
배운 것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현장’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은 교실에서 이루어지지만 사회참여는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교육이 지역의 실제 문제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배움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중장년에게 교육은 ‘두 번째 인생의 준비’다. 청년에게 교육이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면, 중장년에게 교육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중장년은 이미 오랜 직업 경험과 사회 경험을 가지고 있다. 회사에서 일했고, 사업을 했고, 자녀를 키웠으며, 다양한 인간관계를 경험했다. 어떤 사람은 기술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은 영업과 경영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요리, 돌봄, 교육, 안전, 행정, 상담 등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험이 은퇴와 함께 사라진다는 것이다.
사회는 종종 중장년을 ‘은퇴한 사람’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중장년은 능력을 잃은 세대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한 세대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처음부터 다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경험과 새로운 기술을 연결하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중장년을 ‘새로운 것을 배우기만 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지역공동체는 중장년의 두 번째 직장이 될 수 있다
중장년 교육과 지역공동체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학교와 교육기관은 지식을 제공하지만 지역사회는 그 지식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지역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1인 가구 증가, 독거 어르신의 안전 문제, 지역 환경 문제, 마을 기록의 부재, 소상공인의 홍보 부족, 지역축제 운영 인력 부족, 어린이와 청소년의 돌봄 문제 등 다양한 과제가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는 반드시 거대한 기업이나 전문기관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봉사’와 ‘일자리’ 사이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사회 활동에서 중장년이 가장 많이 겪는 문제 중 하나는 무급 활동의 한계다. 처음에는 봉사활동으로 시작한다. 사람을 만나고 지역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보람도 있다. 하지만 활동이 길어질수록 현실적인 문제가 나타난다.
교통비가 든다. 식비가 든다.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적인 기술을 요구하는 활동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활동은 ‘봉사’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중장년에게 사회참여는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활동을 무급 노동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특히 은퇴 이후 새로운 소득이 필요한 사람에게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은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중장년 정책은 봉사와 취업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만 제시해서는 안 된다.
그 사이에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일자리가 필요하다.
AI가 중장년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이유
AI는 일부 일자리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일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크다. 특히 중장년에게 중요한 것은 AI 개발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AI를 활용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의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은 SNS 홍보가 필요하지만 직접 글을 쓰고 사진을 편집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이때 AI와 콘텐츠 제작 기술을 배운 중장년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역의 비영리단체 역시 행사 홍보문, 카드뉴스, 보도자료, SNS 콘텐츠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 인력을 고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AI를 활용할 수 있는 중장년 콘텐츠 활동가는 이러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또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 수요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60대가 70대와 80대에게 스마트폰과 AI를 가르치는 구조도 가능하다. 이는 매우 중요한 변화다.
AI는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한 번의 교육으로 끝낼 수 없다. 결국 AI 교육은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배우는 습관을 만드는 교육이어야 한다.
AI 교육, 이제는 ‘기술 교육’에서 ‘생활과 일의 도구’로
최근 중장년 교육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AI다.
하지만 많은 중장년은 AI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어려움을 느낀다.
“나는 컴퓨터도 잘 못하는데 AI를 배울 수 있을까?”
“젊은 사람들만 사용하는 것 아닌가?”
“영어를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AI가 너무 빨리 변해서 따라갈 수 없다.”
이러한 반응은 매우 자연스럽다. 문제는 AI 교육이 지나치게 기술 중심으로 진행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원리’, ‘생성형 AI의 구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과 같은 전문 용어부터 시작하면 많은 학습자가 첫 단계에서 포기한다.
중장년 AI 교육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AI가 무엇인가”를 설명하기보다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AI에 가장 필요한 것을 중장년은 가지고 있다.
AI 교육에서 자주 강조되는 것이 프롬프트다.
하지만 중장년에게 ‘프롬프트를 잘 써야 한다’고 설명하는 것부터 부담이 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질문하는 능력이다. 좋은 AI 활용은 결국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능력에서 출발한다.
AI 시대에 인간의 역할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달라지고 있다. 정보를 직접 찾는 시간은 줄어들 수 있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중장년의 인생 경험은 바로 이 판단력과 연결될 수 있다.
지역공동체와 AI가 만나면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앞으로 지역공동체는 AI 시대에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는 것은 결국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AI는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대학, 평생교육기관, 기업이 함께 참여하면 더 큰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구조가 만들어질 때 교육은 단순한 복지서비스를 넘어 지역 발전의 중요한 자원이 된다.
중장년은 지역사회의 ‘남는 인력’이 아니라 새로운 자원이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그러나 고령사회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문제는 중장년과 시니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
그들을 복지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면 사회적 비용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경험과 능력을 지역사회와 연결한다면 새로운 사회적 자원이 될 수 있다. 중장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더 배우세요”라는 말이 아니다. “당신이 배운 것을 사회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교육은 출발점이다.
그러나 배움이 활동으로 이어지고, 활동이 사회적 역할로 이어지며, 다시 작은 일자리와 경제활동으로 연결될 때 교육의 진정한 가치가 만들어진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AI는 중장년을 대체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세대와 소통하며,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앞으로의 중장년 교육은 강의실 안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교실에서 배운 AI가 마을회관으로 가고, 도서관으로 가고, 시장으로 가고, 소상공인의 가게로 가고, 독거 어르신의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글쓰기 교육을 받은 사람이 지역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스마트폰 교육을 받은 사람이 또 다른 어르신의 디지털 길잡이가 되며, AI를 배운 사람이 지역공동체의 홍보와 콘텐츠 제작을 돕는 구조.
바로 그 지점에서 중장년 교육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배움은 개인의 만족에서 끝나지 않는다.
배움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역을 변화시키며, 새로운 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경기 중장년 행복캠퍼스와 같은 교육사업이 앞으로 ‘강좌를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중장년의 경험을 지역의 문제 해결과 새로운 일자리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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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5※「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읽기와 쓰기로 삶의 분별력을 키우는 청소년 공간 ‘틴, 케이스와 사단법인 땡스기브 이야기
넘쳐나는 정보와 다양한 가치관이 혼재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행동해야 할까. 사단법인 땡스기브는 책을 매개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삶과 시대를 분별할 수 있는 관점을 세우도록 돕는 비영리 단체다. 서초구에서 시작해 팬데믹의 고비를 넘어 인천 계양구의 청소년 공간 ‘틴, 케이스’로 이어지기까지, 2011년부터 걸어온 발자취와 그들이 청소년들과 나누는 따뜻한 삶의 기록을 담았다.

1. 출발-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시대를 분별하는 힘 ‘책’
사단법인 땡스기브는 “읽기와 쓰기가 한 사람의 삶을 유의미하고, 선하며,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굳은 믿음에서 출발했다. 설립 당시 이사진들은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개인과 공동체를 진정으로 유익하게 만드는 것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태도’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땡스기브가 책을 핵심 매개로 삼아 활동을 시작한 것은 단순히 많은 책을 읽어 지식을 축적하도록 돕기 위함이 아니었다. 문화의 뿌리인 도서를 통해 우리가 옳다고 믿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시대의 가치관이 개인의 사고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인지하게 만드는 것이 진짜 목적이었다. 책이야말로 이러한 성찰과 분별을 이끌어 낼 가장 좋은 도구라는 데 뜻을 모았다.
설립 초기 5년 동안 단체는 도서 간행물 ‘THANKSBOOK’을 꾸준히 발행하며 칼럼, 에세이, 서평 등 다양한 시각으로 책을 조명했다. 이를 토대로 기업 및 기관과 연계한 ‘독서 모임 인도자 양성 과정’을 진행했고, 학교와 도서관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나아가 기업·개인의 후원을 연결해 사립 작은도서관 건립, 리모델링, 도서 및 콘텐츠 지원 사업을 펼치며 지역 공동체가 책을 중심으로 단단해지도록 뿌리를 내렸다.
2. 전환과 정착: 서초에서 인천으로, 그리고 청소년 공간 .틴, 케이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단체에 커다란 시련이었다. 내외부 활동이 전면 중단되며 단체의 존폐를 고민해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땡스기브의 가치를 알아본 한 선교단체의 공간 지원 덕분에 서울 서초구에서 인천 계양구로 둥지를 옮겨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이 위기는 뜻밖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주소지를 이전하고 독서 진흥 사업의 방향을 깊이 고민하던 중, 가장 마음이 닿은 곳은 바로 ‘청소년’이였다. 청소년 시기에 좋은 책을 만나 건강한 생각을 나누고 자기만의 관점을 세우는 경험을 한다면, 훗날 어른이 되어 어떤 혼란과 위기를 마주해도 흔들리지 않고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결국 단체의 시선은 자연스레 청소년을 향했고, 그들을 곁에서 사랑으로 품기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3년 전, 인천 계양구에 청소년 전용 공간 ‘틴, 케이스’의 문을 열게 되었다.

3. 차별성 –모범적 독자를 넘어 ‘삶을 공유하는 식구로’
대표는 어디선가 본듯한 연예인 같다. 마음과 분위기는 청소년을 편안하게 형같고, 오빠같은 분이다. 이 공간은 지자체나 대형 기관의 청소년 시설과 달리, ‘틴, 케이스’는 소규모 풀뿌리 단체가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밀착형 공간으로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프로그램 제공자가 아니라 아이들과 ‘식구’가 된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에게 독서를 강요하지 않는다. 영화, 미술관 탐방, 전시회, 뮤지컬 관람, 등산, 빵 모임 등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다채로운 문화 활동을 책과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무엇보다 거의 매일 함께 밥을 지어 먹으며 일상과 마음을 나눈다.
— 청소년 운영위원회 활동 중 아이들이 남긴 기록
고등학교 1학년 때 들어와 고3이 될 때까지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본 아이들의 고백이다. 한때 ‘돈을 많이 버는 부자가 되겠다’며 물질적 성공에만 집중하던 청소년들에게 전문가 특강과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자, 아이들은 스스로 “우리가 원했던 건 단순한 돈이 아니라, 가치 있는 과정과 올바른 마음가짐이었다”며 인식의 지평을 넓혀갔다.
4. 지향점- 거창한 목표보다 한끼 밥과 대화의 힘을 믿는 연대
땡스기브는 향후 계획에 대해 “특별히 거창한 사업 목표를 앞세우지 않는다”고 말한다. 프로젝트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한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밥을 먹으며 나누는 진솔한 대화 속에서 아이들에게 적절한 때에 필요한 도움을 건네는 일이기 때문이다.

2011년 설립 이래 ‘책’이라는 단단한 매개로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켜 온 사단법인 땡스기브와의 인연은 10년전부터 지금까지도 흔들림 없이 이어지고 있다.
땡스기브가 청소년들과 맺는 관계의 본질은 일회성 프로그램이나 형식적인 만남이 아니다. 매일 밥을 함께 짓고 대화를 나누며 쌓아 올린 진정성 덕분에, 이곳의 문을 두드린 아이들은 흩어지지 않고 오랜 시간 곁을 지키며 ‘식구’로 머문다.
그렇게 중·고등학생 시절 틴, 케이스를 찾았던 앳된 아이들이 어느덧 건강한 가치관을 품은 어엿한 청년으로 자라났다. 이제는 “이들이 머물 청년의 공간 또한 새롭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행복한 물음을 던질 만큼, 땡스기브와 아이들은 서로에게 맞추어 끊임없이 공간을 변화시키고 함께 성장해가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기 쉬운 혼란한 시대 속에서, 나만의 시선과 삶의 목적을 찾고자 하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땡스기브’와 ‘틴, 케이스’라는 따뜻한 울타리를 주저 없이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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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5※「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공동체 안전강사, 그들이 지키는 우리 동네
큰 사고는 늘 제도의 허점을 드러냅니다. 세월호 참사도 그랬습니다. 국가 재난 대응 체계에 대한 반성과 함께,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위기의 순간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사회 전반에 던져졌습니다.

그 움직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공동체 안전강사'입니다. 이들은 관공서가 주도하는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주민들이 늘 오가는 도서관, 협동조합 강의실, 경로당 같은 생활 공간을 직접 찾아가 교육합니다. 크고 화려한 행사가 아니라, 작지만 꾸준한 만남을 통해 마을의 안전 감수성을 조금씩 높여가는 방식입니다.
올해로 이 활동은 4년째를 맞이했습니다. 한 번의 교육으로 끝나지 않고 해마다 이어지는 이 활동이 어떤 사람들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그리고 마을에 어떤 변화를 남기고 있는지를 이번 호에서 짚어보고자 합니다.

1. 공동체 안전강사,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공동체 안전강사는 특별한 국가자격을 가진 외부 전문가가 아닙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온 주민이 직접 자격과정을 이수하고, 스스로 마을의 강사가 되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청소년이꿈꾸는사월 공동체이며, (재)4·16재단과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을 바탕으로 진행됩니다.

4·16재단은 세월호 가족과 국민이 함께 세운 비영리 민간 재단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는, 일상이 안전한 사회"라는 비전 아래 생명과 안전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4·16생명안전공원 조성이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입니다.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998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따라 설립된, 국내에서 유일하게 법으로 정해진 모금·배분기관입니다. 아동과 청소년, 장애인, 노인, 여성, 지역사회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국민의 성금을 공정하게 나누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이처럼 신뢰할 수 있는 두 기관의 후원을 받는다는 사실은, 공동체 안전강사 활동이 특정 개인의 의욕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검증된 체계 위에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자격과정을 마쳤다고 곧바로 혼자 강의에 나서는 것도 아닙니다. 먼저 경험 많은 선배 강사의 수업에 동행하며 실제 현장을 참관하고,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뒤에야 독립적으로 교육을 맡게 됩니다. 이런 단계적인 양성 방식은 강사에 따라 교육 품질이 들쭉날쭉해지는 것을 막고, 어느 마을에서든 일정한 수준의 교육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공동체 안전강사가 다루는 내용은 시간이 흐르며 점점 넓어졌습니다. 처음에는 화재 발생 시 대처 요령, 비상구를 찾는 법 같은 기본적인 생활 안전 지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여기에 지진이 났을 때의 행동 수칙, 화재 발생 인명피해 자료 같은 근거 자료를 곁들여,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구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안전 수칙의 필요성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교육 범위는 민주시민교육까지 확장됐습니다. 재난 상황에서의 행동 요령만이 아니라, 평소 이웃을 살피고 서로를 돌보는 태도 역시 넓은 의미의 안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화재 대피 상황에서 거동이 불편한 이웃을 먼저 챙기는 태도, 낯선 이웃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작은 습관까지도 이제는 이들의 교육 안에 포함됩니다.
2026년부터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강의실에서의 이론 수업을 넘어 실외에서 진행하는 대피훈련도 본격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머리를 감싸고 몸을 낮추는 동작을 실제로 반복해서 몸에 익히는 방식입니다. 지식으로만 알고 있는 것과, 몸이 먼저 반응할 정도로 익힌 것 사이에는 실제 위기 상황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 그동안 현장에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교육을 듣는 대상 역시 폭이 넓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부터 성인, 시니어, 장애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 자리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참여자가 있으면 대피 동선을 미리 점검하고, 참여자 구성에 따라 설명 속도나 용어, 실습 강도를 매번 다르게 조정합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나란히 앉아 같은 내용을 배우는 풍경은, 이 활동이 지향하는 '안전은 예외 없이 모두의 몫'이라는 가치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3. 매년 반복되는 배움, 강사들의 보수교육
공동체 안전강사에게는 한 번의 자격취득으로 끝나지 않는 배움의 과정이 있습니다. 해마다 진행되는 전문 보수교육이 그것입니다. 새롭게 알려진 재난 대응 지침이나 실제 사고 사례를 분석해 교안에 반영하고, 강사들끼리 서로의 수업 방식을 참관하며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됩니다. 한 강사가 현장에서 얻은 노하우가 다른 강사들에게 공유되면서, 전체적인 교육의 질이 함께 높아지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수교육 체계 덕분에 공동체 안전강사는 한때의 캠페인성 활동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전망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강사가 해마다 같은 마을을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 보니, 교육이 거듭될수록 강사와 주민 사이의 신뢰도 함께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4년이라는 기간은 한 사람의 강사가 초보에서 숙련자로 성장하기에도, 마을 주민들에게 익숙한 얼굴로 받아들여지기에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4. 안전누리교육원 진임순 대표에게 듣다
이 활동을 현장에서 이끌어 온 안전누리교육원 진임순 대표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물었습니다.
Q. 처음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마을 단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화재나 지진 같은 기본적인 생활 안전교육에서 출발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안전이라는 게 단순히 대처 요령을 아는 것 이상이라는 걸 느꼈어요."
Q. 교육 내용이 민주시민교육까지 넓어진 배경이 궁금합니다.
"평소에 서로를 돌아보는 태도가 쌓여야 정작 위급한 순간에도 서로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재난 대응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이웃을 돌보는 마음까지도 안전교육의 범위로 넣게 됐습니다."
Q.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싶으신가요?
"마을에서 시작한 작은 교육이 지역 전체의 안전망으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계속 기록하고 싶습니다. 대피훈련처럼 몸으로 익히는 교육도 앞으로 더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공동체 안전강사 활동이 마을에 남기는 의미는 교육 그 자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 과정은 경력단절여성이 다시 전문 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육아나 가사로 오랫동안 일을 쉬었던 여성들이 자격과정을 거쳐,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안전교육 전문가로 다시 서게 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력단절여성에게 재취업의 문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오랜 공백 기간과 낯선 업무 환경에 대한 부담, 자녀 돌봄과 병행해야 하는 현실적인 제약까지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동체 안전강사 과정은 학력이나 이전 경력보다 마을에 대한 이해와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교육 일정도 마을 단위로 비교적 유동적으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아, 가사나 돌봄과 병행하며 활동을 이어가기에도 수월한 편입니다.

이는 한 개인의 재취업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습니다. 마을 공동체가 스스로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고, 그렇게 길러진 인재가 다시 마을을 돌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이 과정을 거쳐 또 다른 진임순 대표가 마을 곳곳에서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세월호 참사가 남긴 물음은 여전히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물음을 잊지 않고 마을에서부터 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하나의 희망입니다. 생활 속 재난 대응 교육에서 출발해 시민의 태도를 가르치는 일로, 그리고 경력단절여성의 새로운 진로로까지 뻗어가는 공동체 안전강사의 걸음은 이제 4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거창한 구호보다 반복되는 실습이, 일방적인 강의보다 눈높이를 맞춘 대화가 마을을 더 안전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이들은 지난 4년간 몸으로 보여줬습니다. 이들이 남긴 것은 단지 화재 대피 요령이나 지진 발생 시 행동 수칙 같은 지식만이 아닙니다. 위기 앞에서 이웃을 먼저 살피는 마음, 낯선 이에게도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것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려는 꾸준함이야말로 이들이 마을에 남긴 진짜 자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시니어까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배우는 이 교실이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그리고 그 배움이 실제 위기의 순간 얼마나 많은 이웃을 지켜낼지는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이 걸음이 5년, 10년으로 이어지며 더 많은 마을에 안전의 씨앗을 심어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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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5※「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입 — 버려지는 병 안에 담긴 가능성

음료 한 캔을 다 마시고 난 뒤, 그 빈 캔은 어디로 가는가.
쓰레기통, 재활용함, 길바닥, 혹은 누군가의 손에 들려 수거 차량으로 향할 것이다. 그런데 세계 어딤에서는 이 빈 캔 하나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가치 있는 자원이자 공동체의 연결 고리가 된다. 아이들이 방문을 두드리며 빈 병을 모아 학교 수학여행 경비를 마련하고, 스포츠팀이 훈련 장비를 사기 위해 온 동네를 돌며 캔을 모은다. 이웃이 문 앞에 박스를 내놓으면 자원봉사자들이 가져가고, 그 병들이 환경을 지키는 재원이 된다.
이것이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Bottle Drive)'의 풍경이다. 그리고 이 문화의 물적 기반이 되는 것이 바로 병 보증금 반환 제도(Deposit Return Scheme, DRS)다. 음료를 살 때 병 보증금을 포함한 금액을 내고, 빈 병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이 제도는, 환경 보호와 시민의 경제적 동기를 교묘하게 결합해 높은 회수율을 달성한다. 독일에서는 이 제도가 '판트(Pfand)'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재활용률을 만들어냈다.
한국에도 1985년부터 빈용기 보증금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유리병 회수율은 외형적으로 99%에 달한다. 그러나 캐나다처럼 이 제도가 지역사회 모금 문화와 연결되거나, 독일처럼 시민의 일상 환경 행동으로 깊숙이 자리 잡은 것과는 거리가 있다. 환경 공익과 지역 공동체, 시민 참여가 한 병 안에 담길 수 있는 가능성을 캐나다와 독일의 사례에서 찾아본다.
2. 병 보증금 제도의 기원과 원리
병 보증금 제도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됐다. 현대적 의미의 제도화 이전에도, 유리병은 비쌌기 때문에 반납하고 돌려받는 문화가 존재했다. 빵집이나 우유 배달원이 병을 수거해 재사용하는 것은 20세기 초반까지 당연한 관행이었다. 문제는 1950년대 이후 일회용 포장재가 대중화되면서 이 순환 구조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미국 오리건주가 1971년 세계 최초의 현대적 병 보증금 법을 제정했다. '병법(Bottle Bill)'이라 불리는 이 법은 음료 용기에 보증금을 부과하고 반환 시 환급하는 구조로, 도입 즉시 캔과 병의 매립 쓰레기를 대폭 줄이는 효과를 냈다. 오리건주는 지금도 북미에서 가장 높은 87%의 음료 용기 반환율을 기록하며 제도 도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캐나다는 1970년대부터 주(Province)별로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알버타주는 1972년,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1970년에 제도를 시작했고, 이후 각 주가 독자적인 방식으로 제도를 발전시켰다. 독일은 이보다 늦은 2003년 일회용 용기에 대한 판트 제도를 본격 도입했지만, 촘촘한 인프라와 높은 보증금 금액을 바탕으로 빠르게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보증금 제도의 핵심 원리는 단순하다. 소비자가 음료를 살 때 용기 가격을 선납하고, 반환할 때 돌려받는다. 경제적 동기가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병을 버리지 않고 가져온다. 이 단순한 인센티브 설계가 높은 회수율의 비결이다.
3. 독일 판트 제도 — 세계 최고 재활용률의 비밀

독일의 판트 제도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병 보증금 제도로 꼽힌다. 독일어로 '보증금'을 뜻하는 '판트(Pfand)'는 독일인의 일상 깊이 뿌리내린 환경 행동 문화가 됐다.
제도의 출발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환경부 장관 클라우스 퇴프너가 처음으로 포장 규정을 도입했다. 일회용 포장의 시장 점유율이 28% 이상 증가하면 일회용 병에 보증금을 부과하는 내용이었다. 재활용 포장 비율이 71%로 떨어진 1991년 제도가 처음 시행됐고, 여러 법적 논쟁과 개정을 거쳐 2003년 오늘날의 판트 시스템이 완성됐다. 2022년부터는 일회용 용기에까지 제도가 확대됐다.
현재 독일의 판트 구조는 명확하다. 소비자는 음료를 살 때 재사용 유리병에는 약 8센트, 일회용 페트병과 캔에는 25센트(약 350원)의 보증금을 포함한 금액을 낸다. 이후 마트에 설치된 무인 회수기에 빈 용기를 넣으면 영수증이 출력되고, 이를 해당 마트에서 현금으로 받거나 쇼핑 금액에서 차감한다. 독일 전역의 5만 개 이상의 무인 회수기와 소매점을 통해 매년 200억 개 이상의 일회용 음료 포장재가 처리된다.
효과는 수치로 증명됐다. 일회용 판트 포장재 기준 회수율이 98%를 넘는다. 2019년 독일 포장시장연구협회 자료에 따르면 공병 하나당 재사용 횟수는 평균 40~50회, 공병 재사용률은 97.4%에 달한다. 덕분에 독일은 2015년 OECD 발표에서 재활용률 65%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자원순환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판트 제도가 단순한 재활용 정책을 넘어서는 점은 그것이 만들어낸 시민 문화에 있다. 독일 거리에서는 빈 병을 가방에 담아 마트로 향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빈 병을 길가에 두고 가기도 하는데, 이를 수집해 생계에 보탬으로 삼는 '파이퍼(Pfandsammler)'라 불리는 사람들이 그것을 가져가는 비공식 사회안전망도 작동한다. 병 하나에 담긴 보증금이 환경 행동이자 사회적 연대로 기능하는 것이다.
4.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 — 자원순환이 만드는 공동체 모금 문화

독일이 병 보증금 제도를 환경 정책으로 발전시켰다면, 캐나다는 그것을 공동체 모금 문화로 발전시켰다. '보틀 드라이브(Bottle Drive)'는 빈 음료 용기를 모아 보증금을 환급받아 그 수익금을 단체나 프로젝트를 위한 모금에 활용하는 캐나다 특유의 지역사회 행사다.
보틀 드라이브의 방식은 다양하지만 기본 구조는 같다. 자원봉사자들이 동네를 돌며 문을 두드리거나 지정 장소에서 주민들이 가져온 빈 병을 수거한다. 모인 병들을 병 보증금 창구(Bottle Depot)에 가져가 보증금을 환급받고, 그 금액을 모금 목적에 사용한다. 알버타주의 경우 용량 1리터 이하 용기는 10센트, 1리터 초과는 25센트를 환급받는다.
보틀 드라이브를 활용하는 주체는 매우 다양하다. 스포츠팀이 장비 구매나 원정 경비 마련을 위해, 학교가 수학여행이나 특별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스카우트나 걸가이드가 활동 자금 마련을 위해, 비영리단체가 운영 자금 조달을 위해 보틀 드라이브를 활용한다. 캘거리의 노스힐 보틀 데포는 45년째 지역 단체들의 보틀 드라이브를 지원해온 사례를 소개하며, 자선단체, 학교, 스포츠팀, 스카우트, 걸가이드 등 어떤 지역 단체와도 협력한다고 밝히고 있다.
보틀 드라이브가 단순한 모금 방법을 넘어서는 점은 그것이 갖는 교육적·공동체적 가치다. 아이들은 보틀 드라이브를 통해 팀워크, 책임감, 재정적 역량을 배운다. 이웃들은 문 앞에 모아둔 병을 내놓으며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경험을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함께 동네를 돌며 연대감을 형성한다. 재활용이라는 환경 행동이 공동체의 연결 고리가 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보틀 드라이브도 진화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리턴잇(Return-It)은 '익스프레스 그룹 계정' 서비스를 통해, 지지자들이 언제든지 자신의 병 환급금을 특정 단체 계정으로 기부할 수 있는 상시 온라인 보틀 드라이브 시스템을 운영한다. 리저널 리사이클링(Regional Recycling)은 '노 소트 보틀 드라이브(No Sort Bottle Drive)'를 통해 용기 종류를 분류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하고, 풀 소트 방식 참여자에게는 5% 보너스를 추가로 지급해 참여 동기를 높인다.
알버타주의 성과는 인상적이다. 2024년 알버타주 음료 용기 반환율은 83~85%를 기록해 캐나다 내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이는 미국 전체 평균을 14%포인트 상회하는 수준이다. 2024년 한 해에만 알버타 음료용기재활용공사(ABCRC)가 21억 4,300만 개의 음료 용기를 수거해 재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9,930만 킬로그램의 폐기물이 매립지 대신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됐다.
5. 한국의 현황 — 높은 회수율, 좁은 문화

한국의 빈용기 보증금 제도는 1985년 소주병과 맥주병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이후 청량음료병이 추가됐고, 2003년 환경부로 관리 주체가 일원화됐다. 2017년에는 보증금이 인상됐다. 현재 소주·맥주 등 재사용 유리병에 대해 용량에 따라 70~350원의 보증금이 부과된다.
외형적 성과는 뚜렷하다. 2024년 빈용기 회수율은 99.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 수치의 이면을 보면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회수율이 높은 것은 소비자가 직접 반환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술집·마트 같은 소매점이 공병을 회수해 주류회사에 반납하는 B2B 회수 구조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직접 가게에 병을 가져와 보증금을 돌려받는 문화는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다.
더 심각한 구조적 문제는 보증금 제도의 적용 범위가 재사용 유리병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페트병이나 캔은 대상이 아니다. 반면 시장은 유리병에서 페트병과 캔으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보증금 대상 유리병 출고량은 2003년 56억 1,900만 병에서 2025년 37억 4,200만 병으로 약 33.4% 감소했다. 회수율 99%라는 수치가 빛나 보이지만, 정작 보증금 제도가 적용되는 유리병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반환 인프라의 부족도 문제다. 한국에서 소비자가 빈용기를 반환할 수 있는 장소는 주로 구매한 소매점이다. 독일처럼 마트마다 무인 회수기가 있거나, 캐나다처럼 전용 보증금 창구(Bottle Depot)가 지역 곳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불편함이 소비자의 직접 반환을 억제하는 요인 중 하나다. 국회에서는 반환 인프라를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미반환 보증금 문제도 있다. 2020년 기준 소비자가 돌려받지 못한 빈용기 보증금이 426억 원에 달하며, 이 자금이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 축적되고 있다. 이 돈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원순환 문화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쓸 수 있음에도, 법령상 용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6. 무엇이 다른가 — 제도와 문화의 결합
캐나다·독일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제도가 문화로 이어지느냐의 문제다.
독일의 판트는 슈퍼마켓 문화의 일부다. 마트에 갈 때 빈 병을 챙겨가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됐다. 25센트라는 보증금 금액이 한 캔에 350원 수준으로 충분히 매력적이고, 5만 개의 무인 회수기가 반환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제도가 일상으로 체화된 것이다. 캐나다의 보틀 드라이브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일상의 병 반환 행동을 지역사회 모금 문화로 조직화했다. 환경 행동이 공동체 참여로 연결되는 고리를 만든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 두 가지 연결이 아직 약하다. 개인이 병을 직접 반환하는 것이 번거롭고, 반환 경험을 통해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문화적 연결고리가 없다. 병을 반환하는 것이 단순히 보증금을 돌려받는 거래가 아니라, 환경을 위한 기여이자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경험이 되려면 추가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7.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해외의 이야기가 멀게 느껴진다면, 이미 경기도 안에서 비슷한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먼저 확인해두자.
경기도 광주에서 시작된 '소우주' — 재사용 유리병 순환 모델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 본사를 둔 소우주(SOUJU)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재사용 유리병에 담긴 생수와 탄산음료를 유통하고, 빈 병을 직접 회수해 재사용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생수의 99.9%가 일회용 플라스틱 병에 담겨 판매되는 현실에서, 소우주는 유리병이 다시 일상의 표준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미션을 내걸고 있다.
소우주의 모델은 독일 판트 제도의 핵심 원리 — 용기를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십 회 재사용하는 순환 구조 — 를 한국 현실에 맞게 적용한 것이다. 소우주는 유리병 재사용시 일회용 페트병 대비 온실가스를 7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히며, 우리나라에서 연간 소비되는 56억 병의 페트병 생수를 재사용 유리병으로 대체하면 84,456톤의 폐기물이 줄어든다고 제시한다. 빈 병 회수 신청은 온라인 폼을 통해 간편하게 할 수 있어,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의 '노 소트(분류 없이 내놓기)' 방식과 유사하게 참여 문턱을 낮추고 있다.
소우주의 Reuse Alliance에는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용인교육지원청, 인천광역시교육청 등 경기도 및 인근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니라, 순환경제에 동참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에서는 소우주 미네랄워터 제품이 공식 행사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소우주는 아직 작은 기업이지만, 이 실험이 의미 있는 것은 그것이 던지는 질문 때문이다. 병 보증금 제도가 재사용 유리병에만 적용되고, 정작 그 유리병 시장은 줄어드는 한국의 현실에서, 민간이 먼저 재사용 유리병의 유통과 회수 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기도가 이런 선구적 시도를 공익활동 생태계와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어떨까.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세 가지 시사점
이 흐름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참고할 수 있는 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경제적 인센티브와 환경 가치를 연결하는 설계가 참여를 만든다. 독일의 판트가 성공한 핵심은 충분히 매력적인 보증금 금액과 편리한 반환 인프라의 결합이었다. 소우주가 경기도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도 같은 원리다. 소비자가 빈 병을 편리하게 반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참여가 따라온다. 한국에서 페트병과 캔까지 보증금 제도를 확대하고, 반환 인프라를 늘리면 시민들의 일상적인 환경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공익활동 단체들이 이런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자원순환을 지역 모금과 연결하는 보틀 드라이브 모델이 경기도에서도 가능하다. 경기도 시·군의 환경단체, 학교, 청소년 스포츠팀들이 지역 내 빈 병 수거를 통해 모금하고, 그 과정에서 환경 교육과 지역사회 참여를 함께 이끌어내는 모델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공익활동이다. 소우주가 구축 중인 Reuse Alliance 네트워크와 경기도 공익단체들이 협력한다면,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지역사회 모금과 환경 교육이 결합된 '경기도형 보틀 드라이브'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
셋째, 미반환 보증금을 지역 공익활동 지원에 활용하는 제도 개선을 공론화할 수 있다. 매년 수백억 원씩 쌓이는 미반환 보증금이 더 유연하게 자원순환 공익활동에 쓰일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촉구하는 정책 제언 활동은, 공익활동 단체들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소우주처럼 재사용 유리병 순환 경제를 실천하는 민간 기업의 경험을 제도 개선 논의에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맡을 수 있다.
마무리 — 빈 병 하나의 공익 경로
빈 병 하나가 독일에서 걷는 경로를 따라가 보자. 소비자가 25센트를 얹어 음료를 산다. 마시고 나서 마트에 있는 무인 회수기에 넣는다. 영수증을 받아 다음 장보기에 쓴다. 빈 병은 공장으로 가서 40~50번 다시 채워진다. 환경에는 새 용기를 만들 때 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이 절약된다.
캐나다에서 같은 빈 병이 걷는 경로는 다르다. 이웃이 박스에 모아둔 병들을 보틀 드라이브 자원봉사자들이 가져간다. 보증금 창구에서 환급된 금액이 지역 축구팀의 유니폼이 되고, 학교 도서관의 새 책이 되고, 청소년 단체의 캠프 경비가 된다.
그리고 경기도 광주에서 소우주의 유리병이 걷는 경로가 있다. 소비자의 손을 거쳐 기업과 기관의 행사 테이블에 오르고, 온라인 회수 신청 한 번으로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 수십 회 새로 채워진다. 84,456톤의 폐기물이 줄어드는 경로다.
환경 공익과 지역 공동체가 빈 병 하나 안에서 만나는 것이다. 경기도의 공익활동이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우리가 매일 마시고 버리는 용기들이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공동체를 잇는 자원이 될 수 있다.
참고 자료
[출처 1] 알버타 데포 — 보틀 드라이브 소개 : https://www.albertadepot.ca/bottle-drives
[출처 2] 리저널 리사이클링 — 커뮤니티 모금을 위한 보틀 드라이브 : https://www.regionalrecycling.ca/blog/community-fundraising/
[출처 3] 리턴잇(Return-It, BC주) — 보틀 드라이브 프로그램 : https://www.return-it.ca/programs/bottledrives/
[출처 4] 노스힐 보틀 데포(캘거리) — 보틀 드라이브 45년 : https://northhillbottledepot.ca/bottle-drive/
[출처 5] 트레일 보틀 데포 — 보틀 드라이브 안내 : https://trailbottledepot.ca/bottle-drives/
[출처 7] 어스파이어허브 — 비영리단체 보틀 드라이브 사례 : https://aspirehub.org/bottle-drive-fundraiser/
[출처 10] Shoot in the Breeze — 알버타 음료 용기 반환율 85% 달성 : https://shootinthebreeze.ca/beverage-container-returns/
[출처 11] ABCRC — 알버타 음료 용기 재활용 여정 : https://www.abcrc.com/journey/
[출처 12] ABCRC — 재활용 FAQ(2024년 통계) : https://www.abcrc.com/recycling-faqs/
[출처 13] ScienceDirect — 확률적 환급이 음료 용기 재활용 행동에 미치는 영향(BC·알버타 연구) :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56053X25003654
[출처 14] 뉴스퀘스트 — 독일 판트제도 소개 :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4707
[출처 15] 한국독일네트워크 — 독일 판트 20주년 : https://adeko.or.kr/news_deu/?bmode=view&idx=15483432
[출처 16] 뉴스펭귄 — 재활용률 1위 독일이 이끈 판트 제도 :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63
[출처 17] 데일리환경 — 독일 판트 포함 이색 환경 정책 : https://www.dailyt.co.kr/newsView/dlt202606250001
[출처 18] 세계일보 — 독일 판트 제도와 재활용 시장 변화 : https://www.segye.com/newsView/20210203515109
[출처 19] 채널PNU — 독일 판트 제도 체험기 : https://channelpnu.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33759
[출처 20] 소우주(SOUJU) — 재사용 유리병 순환경제 기업(경기도 광주시) : https://sites.google.com/souju.glass/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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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입 —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배고픔

학교 급식이 끝나면 어디로 가는가. 방과 후 혼자 집에 돌아가는 아이, 냉장고를 열어도 먹을 것이 없는 아이, 편의점 삼각김밥 하나로 저녁을 때우는 아이. 빈곤은 반드시 남루한 외모로 나타나지 않는다. 교복을 입고, 스마트폰을 들고, 학교에 나타나지만,
급식 외에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빈곤' 속에 있다.
2010년대 초 일본 도쿄 오타구(大田区)의 작은 야채 가게 주인 곤도 히로코(近藤博子)는 인근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홀어머니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 식사를 챙겨줄 수 없는 아이가 있는데, 학교 급식 외에는 바나나 한 개로 하루를 버틴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 날이면 교감이 직접 집으로 마중을 나가 학교에서 주먹밥을 먹인 다음 점심 급식으로 연결한다고 했다.

곤도 씨는 충격을 받았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졌다. 2012년 8월, 그녀는 자신의 야채 가게 한 켠에 '아이가 혼자 들어와도 괜찮은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어린이 식당(こども食堂)'이라는 이름의 공간을 열었다. 밥 한 끼를 같이 먹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25년, 일본 전역의 어린이 식당 수는 12,602개소에 달한다. 전국 공립 소학교 수의 약 70%에 해당하는 숫자다.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어떻게 일본 사회 전체로 퍼져나갔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한국의 아동 돌봄 공백 문제에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지를 이 글에서 살펴본다.
2. 탄생과 확산 — 한 야채 가게에서 전국으로
곤도 히로코가 운영한 '기분내키는 대로 야채가게 단단(気まぐれ八百屋だんだん)'은 처음부터 특별한 공간이었다. 무농약 야채를 판매하는 이 가게는 점점 지역 주민들의 교류 공간이 됐고, 아이들의 학습 지원 공간이 됐으며, 어른들의 재학습 공간으로 발전해갔다. 그 연장선에서 2012년 8월 '단단 어린이 식당(だんだんこども食堂)'이 탄생했다.

'어린이 식당'이라는 이름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도쿄 도시마구(豊島区)에서 아동 지원 활동을 하던 NPO법인 '도시마 어린이 WAKUWAKU 네트워크'의 구리바야시 지에코(栗林知絵子)가 이 개념을 받아들여 자신의 지역에 어린이 식당을 열었고,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2015년에는 도시마구와 인정 NPO법인 도시마 어린이 WAKUWAKU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어 '제1회 어린이 식당 서밋'이 열렸고, 전국에서 약 200명의 참가자가 모였다.
확산 속도는 놀라웠다. 2016년에는 전국 300여 개, 2018년에는 2,286개, 2019년에는 3,718개, 2020년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4,960개로 증가했다. 그리고 2024년에는 마침내 10,000개를 돌파해 10,867개에 달했고, 2025년 확정값으로는 12,602개소로 집계됐다. 운영 주체는 NPO법인, 지역 주민 그룹, 종교 단체, 기업, 개인 자원봉사자 등 다양하다. 개설 비용은 보통 수십만 엔 정도이며, 월 운영 비용도 수만 엔 수준으로 시작할 수 있다. 진입장벽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급속한 확산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무엇이 이 운동을 이렇게 빠르게 퍼뜨렸을까. 세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첫째, 일본 사회에서 아동 빈곤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일본의 아동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높은 수준으로, 사회적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둘째, 참여의 문턱이 매우 낮았다. 특별한 자격이나 자본 없이도 이웃의 마음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었다. 셋째, SNS를 통해 정보가 빠르게 공유됐다. '어린이 식당 만들기 강좌' 같은 실용적 정보가 퍼지며 따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3. 어린이 식당은 무엇인가 — 두 개의 축
어린이 식당을 단순한 급식 지원 시설로 보면 그 본질을 놓친다. 인정 NPO법인 전국 어린이 식당 지원센터 무스비에(むすびえ)의 정의에 따르면, 어린이 식당에는 두 개의 큰 축이 있다. 하나는 '아동 빈곤 대책'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 교류 거점'이다.
이 두 축의 공존이 중요하다. 만약 어린이 식당이 순수하게 빈곤 아동을 위한 시설로만 규정된다면, 이용 아동에게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어린이 식당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누구든지 올 수 있는 곳'이라는 포용성이다. 어려운 가정의 아이도, 맞벌이 부모를 둔 아이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지역 주민 누구나 와서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다. 특정 자격 요건 없이 열려 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도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올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무스비에의 조사에서 전체 어린이 식당의 71.7%가 '연령이나 속성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이라고 답했다. 어린이 식당은 어린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 전체가 함께하는 공동체의 식탁인 것이다.
메뉴는 대체로 단순하고 따뜻하다. 카레, 된장국, 야채 볶음, 주먹밥 같은 가정식이 중심이다. 요리를 하는 것은 동네 아주머니, 퇴직한 요리사, 가정주부, 학생 자원봉사자들이다. 음식값은 무료 또는 100~300엔(우리 돈으로 약 800~2,500원) 수준이다. 같은 식탁에 앉아 함께 먹고, 이야기 나누고, 숙제를 함께 하는 것이 핵심이다.
4. 전국 지원 네트워크 — 무스비에가 만드는 생태계
어린이 식당이 단순한 개별 활동의 집합을 넘어 사회적 운동으로 성장한 데는 전국 지원 네트워크 '무스비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2018년 설립된 무스비에는 '어린이 식당이 전국 어디에나 있고 모두가 안심하고 갈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환경을 정비한다'는 미션을 가진 인정 NPO법인이다. 이사장은 오랫동안 빈곤 문제에 관여해온 사회운동가 유아사 마코토(湯浅誠)다. 무스비에는 매년 전국 어린이 식당 수를 조사·발표하고,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며, 지역 네트워크 단체들이 연결되도록 돕는다.

무스비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지역 네트워크'의 중요성이다. 개별 어린이 식당들이 혼자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지역 내 식당들이 연결되어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지원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바현의 사례에서는 지역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편의점 체인, 식품 기업, 지역 슈퍼마켓들이 식재료를 기부하고, 기업 직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방식의 협력이 자리 잡았다. 정부도 움직였다. 일본 내각부는 어린이 식당을 아동 빈곤 대책의 일환으로 인정하고, 지방 정부를 통한 재정 지원을 확대해왔다. 시작은 민간이었지만, 정부와 기업이 뒤에서 받쳐주는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5. 한국의 현실 — 급식카드와 지역아동센터의 한계
한국에도 결식 아동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있다. 크게 두 가지 축이다. 하나는 아동급식카드(급식 지원 카드)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아동센터다.
아동급식카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한부모 가정 등 18세 미만 취약계층 아동들의 결식 예방과 영양 개선을 위해 음식점 등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발급하는 카드다. 제도 자체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2026년 6월 국무조정실과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운영 실태 조사 결과는 제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2024년 기준 충전됐지만 사용되지 못하고 소멸된 금액이 약 171억 원으로 전체 충전금의 7.8%에 달했다. 충전금의 10%도 사용하지 않은 아동이 4,800여 명에 달했다. 카드 사용 시 아이가 느끼는 낙인감, 사용 방법 미숙지, 일부 부모의 부적정 사용 등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카드가 '밥 한 끼'만 해결한다는 점이다. 아이가 혼자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계산하는 경험, 식당에서 혼자 앉아 밥을 먹는 경험은, 배를 채울 수는 있지만 따뜻함과 연결을 주지는 못한다.
지역아동센터는 돌봄 공백을 메우는 또 하나의 축이다. 2023년 기준 전국에 4,200여 개소가 운영되며 약 10만 명의 아동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아동센터는 자격 요건을 갖춘 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운영 시간이 제한적이며, 공간과 인력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 아이들도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기능하기 어렵다. 일본 어린이 식당의 '누구든 올 수 있다'는 포용성이 한국 지역아동센터에는 구조적으로 내재되어 있지 않다.
6. 무엇이 다른가 — 제도 대 문화
일본 어린이 식당과 한국의 아동 급식 지원 체계를 비교할 때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제도 대 문화'의 차이다.
한국의 접근 방식은 본질적으로 제도적이다. 누가 지원 대상인지, 얼마를 지원할지, 어떤 방식으로 지급할지를 정부가 정하고 시민은 수혜자로서 그 제도에 접근한다. 제도는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낙인의 문제, 사각지대의 문제, 따뜻한 관계의 부재 문제를 제도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일본 어린이 식당의 접근 방식은 본질적으로 문화적이다. 이웃이 이웃을 챙기는 것, 동네 어른이 아이의 밥을 함께 먹어주는 것이 기반이다. 제도가 없어도, 보조금이 없어도, 마음이 있으면 내일 당장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마음이 모이면서 문화가 만들어진다.

두 가지 접근이 상호 보완적일 수 있다는 것이 일본의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일본도 처음에는 민간 문화 운동으로 시작됐지만, 이후 정부의 재정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도 아동급식카드 같은 제도적 지원을 유지하면서, 그 위에 이웃이 함께 밥을 먹는 문화를 더하는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
낙인 문제 해결의 측면에서도 어린이 식당 방식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취약계층 아동'이 아니라 '누구나 올 수 있는 동네 밥상'으로 프레이밍을 바꾸면, 도움이 필요한 아이가 손을 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공동체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7.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일본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비슷한 움직임이 이미 우리 곁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 자라난 '어릔이식당 작은숲’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는 지역사회의 자발적인 에너지가 모여 '어릔이식당 작은숲'이라는 이름의 공동체 식탁이 열리고 있다. 2024년 11월부터 매달 한 번씩 문을 여는 이 식당은, 어느 한 기관이 운영하는 곳이 아니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를 중심으로 15년간 다져온 '꿈마을공동체' — 지역 교회와 성당, 주민자치회, 작은 도서관, 학교, 복지관, 마을협동조합 등 20여 개 단체가 느슨하게 연결된 지역 네트워크 — 가 돌아가면서 식당을 열고 있다. 음식을 만드는 일은 각 단체가 1년에 한두 번만 담당하면 된다.
이 식당의 이름이 '어릔이식당'으로 표기되는 것은 오타가 아니다. '어린이'와 '어른'의 만남을 중의적으로 담은 것이다. 마을 기업 '나눔과이음'이 알록달록한 비빔밥을 준비하면, '한살림 북서울노원지구'는 주먹밥을 만들고, 수공예 작가 모임 '마디상회'는 라탄 바구니와 꽃병으로 식탁을 꾸민다. 중고생 청소년들은 손님으로도 오지만, 테이블 메니저로서 동생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말을 건네는 역할도 맡는다. 소박한 한 끼지만,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 운동의 핵심 키워드는 일본에서 온 개념인 '이바쇼(居場所)'다. 직역하면 '있을 곳'이지만, 그 안에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있어도 되는 곳, 평가받지 않는 곳, 믿을 만한 사람이 있는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말로는 '안식처', '비빌 언덕'에 가깝다. 어린이 식당은 밥을 주는 곳이 아니라, 이바쇼를 경험하는 곳이다.
'어릔이식당 작은숲'의 에너지는 공릉동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 2025년 10월 16일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어린이 식당 활동가 대회'에는 서울, 경기뿐 아니라 제주, 부산, 대구, 광주, 충북 등 전국에서 85명이 모였다. 복지관 사회복지사, 청소년센터 직원, 협동조합 구성원, 학부모 등 다양한 이들이 '어린이 식당'이라는 화두 하나로 연결됐다. 노원구에서는 상계동 청소년센터, 경춘선숲길 작은 도서관, 중계동 어린이도서관 근처 공간으로 점점 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세 가지 시사점
이 흐름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참고할 수 있는 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낮은 진입장벽이 운동을 만든다. 어린이 식당이 12년 만에 12,000개소를 넘어선 비결은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공릉동 사례도 마찬가지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는 작은 싱크대 하나로 식당을 운영하고, 한 달에 한 번만 2층 로비를 어린이 식당으로 변신시킨다. 경기도 31개 시·군의 주민센터, 도서관, 복지관, 교회,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등 이미 존재하는 공간 어디든 충분한 조건이 된다. "하고 싶은 사람들이,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된다"는 것이 이 운동의 출발점이다.
둘째, 포용적 설계가 낙인을 없앤다. 아동급식카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낙인감이다. 카드를 꺼내는 순간 '지원 대상'임이 드러나는 구조가 사용을 꺼리게 만든다. 반면 어린이 식당은 누구나 오는 곳이기 때문에 낙인이 없다. 공릉동 어린이식당도 이 원칙을 그대로 따른다. 저소득을 증명할 필요가 없고, 자원봉사로 참여할 기회도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무스비에는 이를 어린이 식당 운영의 5대 원칙 중 하나인 '포용성'으로 명시한다. 경기도의 먹거리 지원 정책을 설계할 때, '지원 대상'을 별도로 분리하기보다 지역 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포용적 공간을 만드는 방향이 낙인 문제 해결에 효과적일 수 있다.
셋째, 기록과 네트워크가 운동을 키운다. 무스비에가 매년 전국 어린이 식당 수를 조사·발표하고, 지역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온 것이 운동의 지속적 성장에 결정적이었다. 2025년 전국 활동가 대회가 보여주듯, 지금 한국에서도 어린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거나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 경기도는 이 흐름을 받아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경기도 내 먹거리 돌봄 공익활동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유사한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면, 작은 시도들이 더 큰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곤도 히로코는 어린이 식당을 시작하며 거창한 사회 변혁을 꿈꾸지 않았다. "동네 아이가 바나나 한 개로 하루를 버틴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을 뿐이다. "아주머니들이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가게 한 켠에 밥상을 펼쳤다.
그 밥상이 12년이 지나 12,000개가 됐다. 전국 소학교 수의 70%에 달하는 숫자다. 매주 혹은 매달 문을 여는 그 밥상 앞에 앉아, 아이들은 밥 한 끼를 먹고,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동네에 자신을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경기도 어느 동네에서도 그런 밥상이 열릴 수 있다.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마음이 있고, 공간이 있고, 함께 할 이웃이 있으면 된다. 가장 오래된 공동체의 방식, 함께 밥 먹기가 가장 새로운 공익활동의 형태가 되는 것이다. 공익은 언제나 밥 한 끼처럼 따뜻하고 구체적인 것에서 시작된다.
마무리 — 밥 한 끼의 힘
곤도 히로코는 어린이 식당을 시작하며 거창한 사회 변혁을 꿈꾸지 않았다. "동네 아이가 바나나 한 개로 하루를 버틴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을 뿐이다. "아주머니들이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가게 한 켠에 밥상을 펼쳤다.
그 밥상이 12년이 지나 12,000개가 됐다. 전국 소학교 수의 70%에 달하는 숫자다. 매주 혹은 매달 문을 여는 그 밥상 앞에 앉아, 아이들은 밥 한 끼를 먹고,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동네에 자신을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서울 공릉동의 어릔이식당 작은숲이 보여주듯, 그 밥상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차려지기 시작했다. 경기도 어느 동네에서도 그런 밥상이 열릴 수 있다.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마음이 있고, 공간이 있고, 함께 할 이웃이 있으면 된다.
참고 자료
[출처 1] 무스비에 — 2025년도 전국 어린이 식당 수 조사(확정값, 12,602개소) : https://musubie.org/news/press/30036
[출처 2] 무스비에 — 2024년도 전국 어린이 식당 수 조사(확정값, 10,867개소) : https://musubie.org/news/press/11208
[출처 3] 무스비에 — 2024년 어린이 식당 10,000개소 돌파 보도자료 : https://musubie.org/news/press/10825
[출처 4] 무스비에 — 2023년도 전국 어린이 식당 수 조사(확정값, 9,132개소) : https://musubie.org/news/8560/
[출처 5] 무스비에 — 조사·연구 사업 페이지 : https://musubie.org/project/research/
[출처 7] 인정 NPO법인 카타리바 — 어린이 식당의 현황과 과제 : https://www.katariba.or.jp/news/2017/11/02/9882/
[출처 8] 오리카네 라보 — 어린이 식당이란? 역할과 취지 소개 : https://www.orikane.co.jp/orikanelab/18584/
[출처 9] 고단샤 코크리코 — 이름 붙인 사람 곤도 히로코 씨 인터뷰 : https://cocreco.kodansha.co.jp/cocreco/general/life/pHNqE
[출처 10] 닛케이 우먼 — 어린이 식당 1호 탄생 이야기 : https://woman.nikkei.com/atcl/column/23/013000056/112000032/
[출처 11] 이노베이션홀딩스 CSR — 곤도 히로코 씨 인터뷰 : https://www.ihd.co.jp/wp/csr/news/202502032573
[출처 12] 무스비에 10주년 사이트 — 지역에 뿌리 내리는 어린이 식당 : https://ks10th.musubie.org/interview/16
[출처 14] 정책브리핑 —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실태 조사결과 :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56767842
[출처 15] 대한급식신문 — 관리 사각 드러난 결식아동 급식카드 : https://www.f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367
[출처 16] 국가정보포털 — 아동급식지원 현황 통계 :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707
[출처 17] 공공데이터포털 — 보건복지부 지역아동센터 현황 2023년 : https://www.data.go.kr/data/15004404/fileData.do
조회수 158
2026-08-2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노조’ 하면 왜 남성 노동자를 떠올렸지?
인터뷰가 계속될수록 내 안에 올라오는 질문이었다. 80년대 마산수출자유지역 여공으로 일하다 TC전자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노조위원장이 된 사람. 1년 6개월의 옥고를 치른 후, 안산과 서울에서 전국여성노동조합 경기지부장, 서울지부장을 역임한 사람. 고등학교 급식조리원들의 연장근로 수당 2.5배 쟁취하고, 서울 초등돌봄전담사 4시간 시간제 노동자들의 차별 시정 소송을 대법원 승소로 이끈 사람. 김정임 님은 “싸우는 만큼 세상이 변한다.”라고 말한다. 그의 이야기는 대한민국 여성 노동운동의 ‘역사’였다.

Q 역대급 폭염에 건강하게 활동하며 일하는 일상이 궁금하다.
현재 요양보호사로 주 5일 일하고 있다. 요즘 퇴근길에 더워서 서점에 들른다. 책 보며 마음을 식히다가 선선할 때 집에 와서 저녁 먹고, 공원 산책하며 운동한다. 한 달에 한 번 수지 에니어그램 강사 모임에 참여하고, 줌(Zoom)을 통해 화상으로 스님과 책을 읽는다. 인사동에서 써클댄스도 추고 친구와 만나 노래방에서 목청껏 노래도 부른다. 8월에는 딸과 사위들 생일에 부모님 제사까지 집안 행사로 바쁘지만 아주 즐겁게 보내고 있다.
Q 요양보호사로 좀 멀리 출퇴근한다고 들었다.
영등포에서 마곡으로 출근한다. 돌보는 어르신은 69세 파킨슨병으로 요양 등급 2급이다. 출근하면 제일 먼저 식탁과 의자를 깨끗이 닦는다. 파킨슨병 환자는 거동이 불편해 음식을 자꾸 흘리기 때문이다. 나는 식사 수발하고, 목욕시키고, 빨래 청소 음식 조리까지 한다. 가끔 휠체어로 공원산책도 하고 같이 장도 보고, 수명산 도서관에서 큰 글자 유아용 책을 빌려와 읽어드리거나 색칠 공부, 누워서 하는 요가 동작도 함께 한다.
왕복 출퇴근 시간만 2시간 넘지만, 서로가 잘 맞아 정성으로 마주하고 있다. 예전에 안산에서 서울로 경기도 전역으로 하루 4시간 출퇴근하며 활동하던 경험이 쌓여서 힘든 줄 모르고 한다. 한 달에 120만~150만원 4대 보험 빼면 빠듯한데, 큰 빚 없이 자립해서 감사하다.
Q 강사로 활동한다는 수지에니어그램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소개한다면?
'수지에니어그램'은 180장의 카드를 가슴과 양팔에 붙였다가 떼어가며 내가 누구인지, 나답게 사는 게 뭔지 ‘참 나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수산나(수지) 선생님이 대안학교 청소녀들을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 시작했는데 전국에 10개 센터와 해외에 2개센터를 두고 있다. 나는 9번 유형인데,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넉넉하게 품어주는 넓은 품과 조용한 힘이 있는 유형’이다. 나를 제대로 알면 나다운 삶을 살게 된다. 2018년부터 지인들에게 성당, 학교, 상담실과 집에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나눔을 하였고 일하는여성아카데미 교육위원으로 강의해 왔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부담 없이 수지에니어그램을 하는 게 꿈이다.


Q 청년 시절 마산수출자유지역 노동자로 들어갔고, 그 지역에서 노동 운동한 걸로 안다.
나는 거제도 출신이고 1남 5녀 중 셋째 딸이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며 당연히 대학에 갈 줄 알고 모범생으로 공부했는데, 어머니가 강하게 반대했다. 남동생을 대학 보내야 한다는 이유였다. 울며 싸우다 결국 대학을 포기했다. 인문계 졸업하고 대학 안 가면 시골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동네 친구를 따라 공장에 취업하러 마산으로 갔다.
“고등학교까지 시켜놨더니 왜 공장에 가냐.”
내가 공장 간다니까 어머니는 울고불고 말리다가 쌀 한 되박을 싸서 보내주셨다. 마산 수출자유지역에 있는 일본계 전자 회사에 들어가 도장 날인 작업을 했다. 나중에는 임금과 환경이 훨씬 좋은 미국계 다국적 기업 ‘TC 전자’로 이직해 본격적인 공장 노동자로 일했다.
Q 공장 생활 중 삶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다고 했다. ‘아욱실리움 기숙사’와 ‘가톨릭여성회관’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가톨릭고등학교에 다닌 인연으로 살레시오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아욱실리움 기숙사’에 들어가 공장에 다녔다. 거긴 수녀님들과 함께 매일 새벽미사를 하였고, 1980년 광주 항쟁 비디오도 거기서 처음 볼 수 있었다. 가톨릭 여성회관에서 이경숙 선생님이 진행하는 ‘여성교실’ 강좌를 들었는데, 내 눈이 번쩍 뜨이는 이야기였다. 그동안 부모님으로부터 받아온 성차별,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로서 '공순이'라 불리며 받아온 차별이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노동조합이 무엇인지 알게 된 계기였다.
Q 그러다 노동운동에 투신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이었나?
1987년 노동자 대투쟁(7~9월 전국적으로 분출한 노동자들의 노동쟁의와 민주화운동) 당시 하루가 다르게 옆 공장들은 노조를 만드는데 우리 회사만 노조가 없었다. 어느 날 과장이 나를 불렀고, 현장분위기가 시끌시끌하고 일이 제대로 되지 않자 조회대 앞에 모아 놓고, 조용히 시키라며 나한테 마이크를 주었다. 내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여러분 어떻게 할까요? 일할까요? 나갈까요?” 뜻밖에도 모두 “나가자!”“나가자!”소리쳤다. 순식간에 1,500명이 넘는 여공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와 “임금 인상하라!” “인간답게 살고 싶다!”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회사는 목요일부터 4일간 휴업을 선포했고 우리들은 분임장 60명이 모여 아욱실리움 기숙사에 모여 밤새워 노조를 결성하였다, 월요일 노조 결성보고를 홍보하러 갔다가 회사 간부들에게 잡혀가 빨갱이라는 욕을 먹고 노조 간부였던 친구 2명과 함께 대구새마을연수 보내졌다. 2주후 회사로 복귀하니 60여명을 모아 놓고 노조강제 해산을 하게 했다. 그리고 기술과와 설비과로 부서이동을 당하였다. 온갖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1988년 5월 비밀리에 여성 동지들과 노조를 재창립했다.

Q 노조를 와해하려는 구사대의 폭력이 대단했을 텐데 어떻게 계속 싸울 수 있었나.
노조를 재창립하자 회사는 남자 구사대(救社隊, 노동운동 파괴를 목적으로 회사측이 만든 노동자 조직) 300명을 동원해 무자비한 폭행을 저질렀다. 온몸이 멍들고 집단 구타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이 소식이 창원 지역 남성 노동자들에게 전해지면서 지역 전체의 투쟁으로 번졌고, 결국 회사로부터 노조 인정을 받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위장 폐업을 시도했고, 우리는 기계 출고를 막으며 1년 가까이 공장 점거 투쟁을 해야 했다. 1989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공권력이 투입되어 전원 연행되었고, 나는 ‘업무방해 및 폭력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마산교도소와 원주교도소 독방에서 꼬박 실형을 살고 1991년 5월에 출소했다.
Q 감옥 생활은 어땠나? 감옥에 가기 전과 후를 비교해 달라.
내가 감옥에 가기 전 농성장에서 동지들과 농성장 사수팀과 재정팀으로 다양한 재정사업을 했다. 볼펜 판매 양말 판매 대학축제 때 김치전 판매도 하고, 서울 본사 대사관 부산 영사관등을 다녔다. 교도소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독서와 편지쓰기였다. 원주교도소 독방에 홀로 수감되어 너무 외롭고 힘들 때 그에게서 편지가 왔다. 답장으로 마음을 나누었고, 출소하는 날 원주교도소 정문으로 그와 TC동지들이 대형 버스로 꽃다발과 두부를 들고 찾아왔다. 그도 나처럼 구속된 경험이 있어 노동자의 삶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했던 것 같다. 그 후 1992년에 우리는 결혼했고 두 딸을 낳았다.
Q 경남의 여성 노동 활동가가 어떻게 안산시민이 되었나?
2003년 남편이 서울에서 일하게 되면서 나를 올라오라 했다. 나는 마산창원 여성노동자회에서 일하며 지역 활동을 하고 있었다. 안산여노 회장과 남편이 먼저 만나 아파트 전세를 얻으니 나도 아이들과 함께 이사와서 다음 날부터 안산여성노동자회로 출근했다. 여성 노동자복지센터와 고용평등상담실을 맡았다. 한부모자녀들과 체험학습 등, 실업계고등학교 노동법·최저임금 내 권리찾기 등 강의활동과 직장 내 성희롱예방교육 강사 활동을 하였다.
특히 직장 내 갑질과 최저임금 위반으로 힘들어하던 청소 노동자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를 노동부 진정으로 처벌받게 하고, 출산·육아휴직 상담, 홈플러스 매대 노동자 상담으로 수많은 여성 노동자를 노조 조합원으로 연결했다. 한양대 안산캠퍼스 청소미화원 조합원들과는 풍물과 민요를 함께 배우고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Q 그러다 안산을 넘어 전국여성노동조합 경기지부장과 서울지부장이 된 건가.
안산시흥지부, 부천지부. 영양사지회. 사서지회가 주춧돌이 되어 전국여성노동조합 경기지부를 창립하였고 나는 안산여노 고용평등상담실 일과 안산시흥지부장를 겸하다 경기지부 조직국장이 되었다. 이후 경기지부장이 되었다. 안산 한양대 청소미화원 조직과 안산 지역 고등학교 급식조리원들의 처우개선 투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중식·석식으로 하루 4시간 넘게 연장근로를 하는데 학교는 2시간만 연장근로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하였다. ‘연장근로’ 근로기준법이 바뀌는 시점이었다. 조리원들은 억울해하며 어떻게 하면 일한 만큼 댓가를 받을 수 있는지 상담해 왔다. 공동교섭을 요구했으나 경기도 교육청은 사업주가 아니라며 교섭에 임할 수 없다고 했다.
1년 가까이 고등학교를 돌며 교섭을 벌인 결과 연장근로 수당을 1.5배가 아닌 2.5배로 받는 단체협약을 타결해 냈다. 또한 서울지부장 시절에는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을 조직하여 4시간 시간제 초등돌봄전담사들의 차별 시정 투쟁을 시작하여 지노위 중노위 지법 고법 대법원까지 가서 차별 시정 판정을 받았고 그동안 차별 받았던 것을 보상받았다. 노동조합을 하면서 억울하면 싸우는 만큼 세상이 변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급식 조리원들도 초등돌봄전담사들도 똘똘 뭉쳐 싸운 결과다. 유능한 김재진 노무사님과 공감 변호사님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연대해 준 덕분이다.

Q 안산여성노동자회에서의 활동과 연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가?
안산여노에서 근무할 때 고용평등상담실 상담이 주 업무였다. 직장 내에서 여성노동자가 받는 성차별과 불합리한 차별에 대한 상담전화를 받고 무료 변호사를 선임하여 행위자인 상사가 처벌받고 억울한 노동자가 제 자리로 돌아갈 때 행복했다. 고용평등상담실 예산이 삭감되니 퇴사했다. 그래도 한 달 한 번 ‘뚜뚜(뚜벅뚜벅 걷기)’ 소모임 회원들과 함께 걷고 여행한다. 늘 일에 쫓기고 바빴지만, 페미니즘 토론토임 ‘이프’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줌이라 퇴근 후 할 수 있어 좋다. 무디어지기 쉬운 여성 노동과 성평등 이슈를 다양한 연령의 남녀가 함께 책과 영화로 토론한다.

Q 평생 여성 노동운동을 해왔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위해 싸워왔는데, 중년에 가장 저임금 돌봄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이런 여성의 노동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20대 때는 공장에서 ‘산업역군’이라며 착취당하고, 30~40대에는 IMF를 거치며 비정규직으로 내몰렸는데, 60이 된 지금도 최저임금 수준의 돌봄 노동자다. 그동안 대학원도 나오고 사회복지사, 평생교육사 등 자격증을 땄지만 중년 여성노동은 여전히 단시간·저임금 비정규직이다. 급식, 청소, 돌봄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 노동임에도 적정임금도 정당한 대우도 거리가 멀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며 그렇게 싸웠는데 딸 세대마저 2년 계약직을 전전하는 걸 볼 땐 마음이 아팠다. 싸우는 만큼 세상이 변하는 걸 경험했는데, 세상은 여전히 쉽게 바뀌지 않는구나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요즘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평정심을 찾으려 한다.
Q 현재 삶에 어려움, 또는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말해 달라.
남편과의 관계가 숙제로 남아 있다. 동지적으로 잘 살 줄 알았는데 그는 지금 나 말고 다른 곳이 좋다고 멀리 떠나 산다. 내가 오래 가슴에 품어온 버킷리스트인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10월에 16박 17일로 친구들과 함께 다녀오게 됐다. 그리고 곧 태어날 첫 손주 만날 날을 설레며 기다리고 있다. 노동조합 활동할 때 가장 당당하고 에너지 넘쳤던 것처럼, ‘수지 에니어그램’이라는 좋은 도구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따뜻한 활동을 마음껏 펼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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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3※「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사이자 공익활동가의 시선으로 본 평생학습 현장 르포
"AI라는 말을 들으면 왜 중장년·시니어들은 어렵게 느낄까?"
"AI(인공지능)입니다." 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많은 중장년과 시니어들은 "그건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 "너무 어려운 기술", "컴퓨터 전문가만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부터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로는 AI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AI를 설명하는 방식이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 AI를 소개하는 대부분의 자료에는 프롬프트, 생성형 AI, 머신러닝, 딥러닝, 알고리즘, 챗봇과 같은 낯선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전문 용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에게 심리적인 장벽을 만든다. "처음부터 너무 어렵다"는 인식이 생기면 배우려는 의욕도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이유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스마트폰을 잘못 눌러 중요한 정보가 사라질까 걱정하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되지는 않을까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혹시 잘못되면 어떡하지?"라는 마음이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것을 망설이게 만든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은 "배워도 금방 바뀐다"는 부담감을 더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많은 중장년과 시니어들은 AI를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음성검색, 사진 자동 보정, 길찾기, 번역, 유튜브 추천 영상, 은행의 금융사기 탐지 서비스 등은 모두 AI 기술을 활용한 기능이다. 다만 그것이 AI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중장년·시니어 대상 AI 교육은 기술을 설명하는 데서 출발하기보다 생활 속 사례를 통해 친숙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AI는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 일상을 도와주는 똑똑한 비서"라는 인식을 심어줄 때 학습에 대한 부담은 줄어든다. 교육도 전문 용어보다 "사진 속 글자를 읽어주는 기능", "문장을 대신 써주는 도우미", "여행 일정을 함께 짜주는 친구"처럼 실제 생활과 연결된 예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때 이해도와 활용도가 크게 높아진다.
결국 중장년과 시니어가 AI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기술 자체보다 낯선 용어,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나와는 거리가 먼 기술'이라는 선입견 때문이다. 이러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것이 AI 교육의 첫걸음이며, AI는 누구나 배워 활용할 수 있는 생활 속 도구라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AI는 글을 대신 쓰지 않았다
"선생님, AI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나요?"

수원 신한 학이재 배움터의 오후 강의실, 삼삼오오 모인 수강생들이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7월의 과정은 주제는 '스마트폰 AI를 활용한 글쓰기'였다.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시대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정작 수강생들의 첫 질문은 의외로 단순했다.
"선생님, AI한테 무슨 말을 해야 하나요?"
교실 안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누구도 스마트폰을 다루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AI와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지 몰랐던 것이다. 그 순간 필자는 이 교육의 진짜 목적이 AI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배움터에서 만난 새로운 도전
신한 학이재 배움터에는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50~60대, 손주와 소통하고 싶은 70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싶은 시민들이 모인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AI를 배우고 싶다."
그러나 수업이 시작되면 AI보다 먼저 넘어야 할 벽이 나타난다.
스마트폰 글자를 크게 만드는 방법.
음성 입력 버튼을 찾는 방법.
복사와 붙여넣기를 하는 방법.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하는 과정.
젊은 세대에게는 익숙한 기능이지만, 중장년과 시니어에게는 AI보다 먼저 익혀야 할 또 하나의 언어였다.
한 수강생은 웃으며 말했다.
"AI는 어렵지 않은데 스마트폰이 저를 시험하네요."
교실에는 웃음이 번졌지만, 그 말 속에는 디지털 전환 시대를 살아가는 중장년 세대의 현실이 담겨 있었다.
프롬프트보다 어려운 것은 '내 이야기를 꺼내는 일'
AI는 질문한 만큼 답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강생은 처음에 이렇게 입력한다.
"글 써줘."
AI는 짧고 평범한 글을 보여준다. 그러자 실망한 표정이 이어진다. 나는 다시 질문을 바꿔 보자고 제안한다.
"40년 전 첫 직장에서 퇴근하던 겨울 저녁을 떠올리며 따뜻한 에세이를 써 주세요."
"대만 여행에서 만난 친구와의 추억을 감성적으로 정리해 주세요."
"손주에게 들려주고 싶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써 주세요."
같은 AI인데도 결과는 전혀 달라진다.
수강생들은 놀란다.
"질문이 이렇게 중요했네요."
그 순간 필자는 프롬프트 교육이 단순히 AI를 잘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훈련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
AI는 기억을 만들지 않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은 '나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쓰는 시간이었다. AI가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한 수강생이 조용히 손을 들었다.
"선생님, 이 글은 잘 썼는데 제 마음은 안 들어 있는 것 같아요."
그 말에 교실이 조용해졌다.
나는 AI에게 글을 맡기기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자고 말했다.
조금씩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싸 주시던 도시락.
첫 월급으로 부모님께 사 드린 내복.
군 복무 시절 전우들과의 추억.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던 날.
AI는 그 기억을 문장으로 다듬어 주었지만, 기억을 꺼내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었다.
그날 필자는 AI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정리해 주는 도구라는 사실을 수강생들과 함께 배웠다. 교육은 끝났지만 배움은 멈춘다. 강의가 끝난 뒤에도 질문은 계속된다.
"집에 가니까 다시 모르겠어요."
"지난번 대화가 없어졌어요."
"업데이트가 되면서 화면이 바뀌었어요."
AI 기술은 빠르게 변하지만, 교육은 대부분 한두 번의 특강으로 끝난다. 평생학습 현장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도 바로 여기였다. 배운 내용을 생활 속에서 반복해 볼 수 있는 환경이 부족했다. 수료증은 받았지만 혼자 연습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AI 활용 능력은 한 번의 교육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반복해서 사용하고, 질문하고, 서로 알려 주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역량이 된다.
배움에서 공익활동으로 이어지는 길
수업이 끝난 뒤 한 수강생이 다가와 말했다.
"저도 나중에 다른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을 알려주고 싶어요."
그 말을 들으며 일본의 공민관에서 운영하는 '디지털 서포터' 제도가 떠올랐다. 교육을 받은 주민이 다시 지역의 강사가 되고, 새로운 학습자를 돕는 구조다.
평생학습관에서 AI를 배운 시민이 도서관에서 디지털 멘토가 되고, 경로당에서 스마트폰 봉사를 하고, 마을배움터에서 글쓰기 모임을 이끌 수 있다. 배움은 개인의 성장을 넘어 공동체의 자산이 될 때 더 큰 가치를 만든다.
공익활동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내가 배운 것을 이웃과 나누는 순간부터 공익은 시작된다. 강사가 아니라 함께 배우는 사람으로 필자는 강단에 서 있지만, 매 수업마다 배우는 사람은 오히려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든다. AI는 새로운 기술이지만,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주지는 않는다. 수강생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AI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삶의 기록이다. 나는 기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낼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가 되는 일이다. 평생학습은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을 다시 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현장 취재 기자의 시선
신한 학이재 배움터에서의 AI 글쓰기 교육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었다. 중장년과 시니어에게 AI는 디지털 기기가 아니라 잊고 지냈던 자신의 삶을 다시 기록하게 만드는 계기였다. 하지만 현장은 정책보다 한 걸음 앞서 있었다. 교육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학습자가 혼자서도 계속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평생학습관, 도서관, 마을배움터, 공익활동지원센터가 연결되어 교육 이후에도 학습동아리와 디지털 멘토링이 이어진다면 AI 교육은 일회성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공익 활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 AI 시대에도 결국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배움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다.

신한 학이재에서 만난 수강생들의 눈빛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늘도 누군가는 스마트폰 화면 앞에서 첫 질문을 입력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단순히 AI를 향한 질문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향한 첫걸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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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저녁, 수원에 모인 사람들

2026년 7월 14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화센터 예당마루에서 "시대와 세대를 잇다 — 리영희가 던진 질문을 오늘에 다시 새기다"를 주제로 제11차 경기사회포럼이 열렸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시민과 활동가들이 참여한 이번 포럼은 언론인이자 사상가 리영희(1929~2010)를 청년 세대와 함께 조명하고 그의 질문을 오늘날에 재해석하고자 마련됐다.
경기사회포럼은 2025년 하반기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기시민연구소 울림, 경기평화교육센터가 출범시킨 경기 지역의 격월제 시민 담론 플랫폼이다. 이날 행사는 개회 인사와 영상 상영에 이어 김효순 리영희재단 이사장의 기조 발제, 김학민 경기사회포럼 자문위원, 모정하 전교조 경기지부 부지부장, 정용준 청년 활동가의 좌담으로 진행됐다.
진행자는 리영희가 평생 던진 질문들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오늘날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에도 유효하다고 밝히며, 시대를 넘어 그의 질문으로 현재의 현실을 돌아보는 것이 이번 포럼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리영희는 누구인가 ㅡ 국경을 넘나든 생애

리영희는 1929년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국립해양대학을 졸업했다. 한국전쟁 당시 통역장교로 복무한 뒤 1957년 예편했고, 합동통신과 조선일보 외신부장을 거치며 외신 전문 기자로 활동했다. 1960년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신문대학원에서 연수했다.
기자로서 그는 두 가지 보도로 큰 이정표를 남겼다. 1964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검토 안건을 보도해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고, 1960년대 후반 베트남전쟁 취재를 통해 미국의 개입 성격을 비판 시각으로 전하다 1969년 해직되었다.
1972년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부임한 그는 학계에서 저술 활동을 본격화했다. 1974년 첫 평론집 『전환시대의 논리』를 펴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1977년 『8억인과의 대화』와 『우상과 이성』을 잇달아 출간했다. 이 세 권은 1980년대 당국이 집계한 '불온서적' 목록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당대 젊은 지식인들의 의식 형성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권력의 탄압이 이어졌다. 1976년 한양대에서 해직되었고, 1977년 『우상과 이성』 출간 직후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1980년까지 옥고를 치렀다. 1980년 복직 후에도 시국선언 참여로 재해직되었다가 1984년에야 복직했다.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에 참여해 논설고문을 맡았으나, 이듬해 방북 취재 기획 혐의로 다섯 번째 구속을 겪었다. 평생 9차례 연행, 5차례 구속, 4차례 해직을 당하며 총 1,012일 동안 옥살이를 했다.
1995년 정년퇴임 후에도 냉전 해체와 한반도 정세 등 첨예한 의제를 지속 연구했고, 1998년 햇볕정책 시기 고향을 방문해 친지와 상봉했다. 2005년 대담집 『대화』를 펴낸 뒤 2010년 12월 5일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왜 '사상의 은사'였는가 — 저작이 가진 무게

리영희를 다루는 연구와 평문들은 그를 '사상의 은사' 혹은 '의식화의 원흉'이라는 상반된 별칭으로 부른다. 이 극단적인 평가 자체가 그가 한국 사회에 남긴 충격의 크기를 보여준다.
그의 문제의식 핵심은 '사실'과 '진실'을 향한 집요한 추구였다. 냉전 반공주의가 지배하던 시절, 베트남전쟁, 중국 혁명, 북한, 주한미군 등의 주제는 정해진 답 외의 사고가 허락되지 않았다. 리영희는 이 영역에 정면으로 뛰어들어 베트남 개입의 정당화 과정, 주한미군 기지의 함의, 중국 사회주의 혁명의 실상을 실증적 자료로 파헤쳤다. 『전환시대의 논리』 서문에서 그는 코페르니쿠스의 일화를 인용하며, 자신의 글이 경직된 한국 사회에 조심스러운 '가설'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1994년 펴낸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의 제목은 그의 문제의식을 압축한 표현으로, 한국 정치 담론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경구가 되었다. 그는 광복 후 한국 사회가 "오른쪽은 신성하고 왼쪽은 악하다는 착각" 속에 살아왔다고 지적하며, 새가 양날개의 균형으로 날듯 사회의 건강한 사고도 한쪽 극단만으로는 지탱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이 표현은 냉전 반공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쓰였으나, 훗날 보수 진영에서 양측의 '균형'을 강조하는 수사로 인용되며 원래 맥락과 다르게 소비되기도 했다. 이는 리영희라는 텍스트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전유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감옥 속의 인연들 — 김학민이 전한 뒷이야기

이날 좌담에서 청중의 몰입을 끌어낸 대목은 리영희와 사적 인연을 맺어온 김학민 자문위원의 회고였다. 연세대 졸업 후 한길사 편집장, 학민사 대표를 지낸 그는 1970년대 학생운동 시절 감옥에서 리영희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다고 전했다. 당시엔 동명이인의 다른 언론인과 혼동할 정도로 정보가 단절된 시절이었으나, 감옥 안에서 『전환시대의 논리』 출간 소식을 들은 뒤 출소 후 그의 책을 직접 편집·출간하는 인연으로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김학민은 리영희가 감옥 안에서도 결코 수동적이지 않았던 일화를 전했다. 1977년 광주교도소 복역 당시 재판 대응을 위해 밖에서 통계 자료 등을 몰래 들여보내 주었는데, 이를 도운 인물 중에는 말단 교도관 전병용이 있었다. 그는 해직과 구속 위험을 무릅쓰고 양심수들을 도왔으며, 훗날 교정 당국이 그를 표창하는 아이러니도 있었다. 재판 과정에서는 송건호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등이 증인으로 나서 유리한 증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1977년 나온 『우상과 이성』 초판은 압수되어 남아 있지 않은 반면, 1980년 판본은 도서관에서 확인되는 뒷이야기도 소개됐다. 계엄령 하 서울시청 지하 검열실에서 방대한 분량을 읽어야 했던 검열관들의 고충과 이전 판본과 동일함을 내세워 통과를 받아낸 과정이 전해져 웃음을 자아냈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은 표현의 자유가 봉쇄된 시절 지식인의 글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수많은 이의 위험한 조력이 필요했음을 보여준다.
청년 패널들이 처음 만난 리영희

이번 포럼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리영희를 만나본 적 없는 청년 세대 패널들이 그의 방대한 저작을 읽고 소회를 전한 데 있었다.
경기평화교육센터 청년 활동가 패널은 정치외교학 전공자임에도 리영희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다고 솔직히 밝혔다. 대학 도서관에서 『우상과 이성』이 최근 10년간 단 두 차례 대출되었고 그중 하나가 자신이라는 사례를 통해 오늘날 청년 세대와 리영희 간의 단절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대담집 『대화』를 읽으며 청년 세대가 잃어가는 것은 인물 자체가 아닌 '질문하는 태도'라고 진단했다. 정답 맞히기엔 익숙하지만 질문엔 주저하는 오늘날, 리영희의 시대가 '국가와 이념'의 우상에 맞섰다면 지금은 '나의 확신'을 성찰할 때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또 다른 청년 패널은 『대화』 속 "사상의 자폐증은 자살이다"라는 문장이 깊이 남았다고 전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비판적으로 정보를 수용하며 사고를 멈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700쪽이 넘는 『대화』를 하루 만에 완독했다는 그는 역사를 교과서 속 서술이 아닌 개개인의 고통스러운 삶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며,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소회를 전했다.
전교조 경기지부 패널은 2020년 군포 산본으로 이사하며 지역사회를 통해 리영희를 접한 사연을 전했다.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 당시 아버지가 구독하던 지면에서 처음 이름을 접했던 기억과 함께, 리영희기념사업회의 '발자취 기행'을 통해 윤영자 여사가 지키는 산본 자택 서재를 방문한 경험을 나눴다. 앉은뱅이책상 위 읽다 만 책과 책장 사이 감춰진 술병 등은 '전설적 지식인'이 아닌 인간적인 리영희를 느끼게 했다.
오늘날 왜 다시 리영희인가
이날 포럼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질문은 '왜 지금, 다시 리영희인가'였다. 패널들은 오늘날 정보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를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과거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정보가 일방적으로 하달되어 부족했던 반면, 오늘날은 정보가 넘쳐나 선호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접하면서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새로운 사회적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AI 기술의 확산으로 스스로 사고하는 훈련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리영희가 평생 강조했던 것은 특정한 이념적 결론이 아니라, 권위나 통념에 안주하지 않고 사실에 근거해 스스로 사고하는 태도, 그리고 그 결과를 감수할 용기였다. 교육 현장의 패널은 이러한 '질문하는 자세'와 '사고하는 힘'이야말로 오늘날 교육이 다시 화두로 삼아야 할 가치라고 강조했다. 리영희가 다룬 개별 사건들은 시대와 함께 지나갔지만, 사건을 대하던 그의 지적 태도와 진실을 향한 집요함은 세대를 넘어 여전히 유효한 질문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 포럼의 잠정적 결론이었다.
맺으며
한 시간 반 남짓 진행된 이날 포럼은 화려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패널들은 리영희의 방대한 사상 세계를 다 이해하지 못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앞으로 더 깊이 읽고 배우겠다는 다짐으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완결된 정답이 아닌 계속되는 질문으로 자리를 마쳤다는 사실 자체가 어쩌면 리영희가 평생 지향했던 지적 태도와 가장 닮아 있는 결말이었다.
경기사회포럼 측은 이날 행사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밝히며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후원을 당부하고 마무리했다. 리영희가 감옥과 해직을 오가며 지켜내고자 했던 것이 한 사회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자유였다면, 그 자유를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이어줄 것인가라는 질문은 이 조촐한 지역 포럼의 자리에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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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문화도시, 유네스코도시가 되기 위해 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해온 경기도 부천시

안녕하세요. 2026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Hana입니다.
학창 시절, 그리고 지금까지 거주하는 동안 부천에 거주하면서 가장 많이 봤던 문구는 바로 <문화도시>였습니다. 이에 맞게 부천시에서는 전국의 영화-만화 산업의 진흥을 위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만화축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까지 3대 축제를 중심으로 문화 산업을 활성화했으며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시민들이 주역이 되는 축제 다락, 미디어를 활용해 문화-예술 범위를 확장하는 시민미디어교육 및 축제 등) 이처럼 부천시 내에서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덕분에 부천시는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문학, 공예 및 민속예술, 미디어아트, 영화, 디자인, 음식, 음악, 건축까지 총 8개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주요 전략으로 창의성을 반영하는 도시를 지정하는 유네스코의 사업을 의미합니다. 그중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는 이러한 도시의 영향을 통해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성공하는 것이 목표이며 전 세계 중 6개 대륙, 44개 국가, 63개 도시가 지정되어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고, 광범위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부천시의 경우, 동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로 가입했다는 점, 세계에서는 21번째로 지정되었다는 점, 그리고 평화와 인권 존중에 초점을 두어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추구한다는 걸 인정받았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부천시와 부천문화재단에서 관련 산업만 잘 진행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적극적-열정적으로 참여하기에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문화도시, 유네스코도시로 알려진 부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부천악기은행>
그리고 여러 사업들 중 부천문화재단에서는 2026년에 새로운 문화-예술 사업으로 <부천악기은행>을 시작했습니다. 부천악기은행은 경기도 부천시 시민(경기도 부천에 주소를 두고 있거나 소재 학교 및 직장에서 근무하는 경우)이라면 누구나 악기를 통해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공공 대여 서비스입니다. 이에 따라 악기를 처음 시작하고 배우고 싶은 입문자나 초보자 중심의 시민들이 부담 없이 저렴하게 악기를 대여하여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악기는 꾸준히, 조심히 관리해야 하기에 일반 시민들이 관리하기 쉽지 않으며 가격도 비싸기에 일반 국민들이 악기를 이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악기를 활용한 예술 분야가 확대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를 고려해 악기 구입이 부담스러운 시민 및 청소년들을 위해 공공에서 악기를 확보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하여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경기도 부천시의 음악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부천문화재단 차원에서 부천악기은행 서비스를 준비했습니다.
<부천악기은행 악기 대여, 적절한 규칙을 통해 원활한 이용을 돕는다.>

부천악기은행은 저렴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으로 다양한 악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026년을 기준으로 타악기/건반악기/현악기/타악기/국악기를 대여하고 있는데, 부천악기은행은 음악을 처음 시작하려는 초보자들과 입문자들이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는 대중적인 악기들 중심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현악기, 타악기, 국악기 등 다채로운 종류가 마련되어 있어, 처음 악기를 접하는 시민들도 본인의 취향에 맞는 악기를 폭넓게 선택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피아노처럼 이동이 어려운 무거운 악기는 대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대여한 악기는 1개월(30일) 이용 기간을 중심으로 대여 가격을 매기며 기존 가격 외에 대여한 악기는 1개월(30일) 이용 기간을 기준으로 저렴한 대여료가 책정됩니다. 그래도 취약계층을 고려해 부천악기은행에서도 이용요금 감면 혜택과 정확한 환불기준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장애인, 노인 등에게 대여료의 50%를 감면하는 혜택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만료일까지 반납하지 않을 경우에는 연체료를 부과하며 악기 파손 및 관리에 대여자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1인당 1개의 악기를 대여할 수 있으며, 기본 대여 기간 1개월에서 시작해 연장을 통해 최대 6개월까지 대여가 가능합니다. 다만, 해당 악기에 대기자가 있을 경우에는 연장이 불가하므로 장기 대여를 계획 중이시라면 대기 현황과 대여 규칙을 미리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악기 재고가 없을 경우에는 대여 기간 연장이 불가하다는 점도 참고해주세요.) 또한, 부천악기은행 신청 홈페이지에서 사용 희망일을 기준으로 최소 2일 전, 최대 14일 전까지 온라인으로 예약신청이 가능합니다. (부천시 통합회원으로 가입한 이후에 부천악기은행 온라인 서비스 이용 가능)
- 부천악기은행 이용 정보: 주소(복사골문화센터(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장말로 107, 4층(상동))), 운영시간(화요일~토요일(일요일 및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휴무), 오전 10시~오후 5시(단, 통상적인 점심시간 오전 12시~오후 1시에는 업무가 중단되며 점심시간 이후부터 다시 대여-반납 등 업무를 진행합니다.))
부천악기은행은 방치되고, 버려지는 악기의 새 삶을 부여하는 데에 이바지한다.

부천악기은행이 있는 복사골문화센터 4층에는 <당신의 나눔이 누군가의 첫 연주가 됩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처럼 부천악기은행을 운영하는 주체는 바로 시민 개인, 단체가 된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악기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기타를 배우기 위해 구매하였으나, 바빠지고, 관심이 떨어지면서 어느 순간에는 기타를 쓰지 않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중고로 판매할까 생각해봤지만, 시중에 좋은 제품들이 많고, 다른 중고 물품들과 비교해도 크게 메리트가 없을 것으로 보여 결국에는 버렸습니다.
이를 고려해 부천악기은행에서는 가정, 학교, 단체 등에서 사용하지 않는 악기를 기증받아 공공 자원으로 순환합니다. 기증자의 관점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아 많은 공간을 뺏기는 단점, 관리하지 않을 경우에는 나중에 악기를 사용할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단점보다 지속적인 관리를 확실하게 보장받고,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는 부천악기은행으로 기증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부천악기은행에서는 공공이 관리한다는 관점에서 악기 자체는 개인 및 단체에게서 기증받고, 부천악기은행에 기증한 악기들을 관리-대여하고 있습니다. 단, 연주가 불가능할 정도의 악기는 기증받지 않고 있으므로 기증 이후에 악기가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는 상태인지 미리 확인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악기 기증자에게는 기증 증서를 발급하고, 복사골문화센터 4층 벽면에 있는 부천악기은행 명예의 전당에 기증 악기 목록 및 이름 기재 혜택을 제공합니다. 이 기재를 통해 악기 공공 기여를 인증할 수 있습니다. (기부자 명단은 부천악기은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단, 공공자산으로 편입된 이후에는 기증한 악기를 반환할 수 없으니, 신중하게 생각하고 기증해주세요.)
부천악기은행에서 예술 및 기술을 나누는 활동도 같이 진행합니다.

부천악기은행은 단순히 악기를 대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술을 나누는 교육 활동도 진행합니다. 그 시작은 이달의 악기 워크숍으로 무료로 진행하여 교육생의 부담을 덜어주고, 새로운 악기를 연주해본다는 점에서 문화-예술에 관한 인식을 확대하는 장점이 있으며 경기도 부천시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역시 문화를 나누는 주체가 되므로 서로의 니즈를 충족하는 win-win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부천악기은행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맺은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

지난 3월 30일, 부천악기은행 개소식을 알림과 동시에 시민의 음악 시작을 위해 경기도 부천시에서 활동하는 여러 기관이 모여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를 결성했습니다. (여기서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는 (1) 악기 관리, 교육, 공연 등 실제 사업 운영에 함께하는 실행 파트너 실무협력단 (2) 악기 기증 및 후원을 통해 사업 기반을 지원하는 후원 파트너 기부후원단 (3) 음악교육, 문화 활동에 참여해 문화복지 확산을 함께 만드는 참여 파트너 문화나눔단으로 구성됩니다.)
부천악기은행 개소식을 진행할 때,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의 역할을 체감할 수 있었는데, 악기대여자들은 현장에서 기타, 바이올린, 가야금을 대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실무자들은 부천악기은행이 가져올 장점을 현장에서 알기 쉽게 소개했습니다. 이후에 부천악기은행에 마련된 데스크, 악기보관실, 악기교육실 공간을 둘러보면서 피드백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특히 악기보관실에 직접 다녀갔을 때는 악기 보관을 위해 항온항습기를 상시로 가동하는 모습을 통해 악기 관리에 필수불가결인 존재, 공기 질을 크게 신경 쓰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를 통해 부천시립예술단 아드리앙 페뤼숑 상임지휘자가 홍보대사를 맡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부천시 내 협력 지정악기사, 관내 대학교수, 협회 관계자 등이 지닌 풍부한 실무 경험과 전문 자문을 바탕으로 한층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사골문화센터의 경우, 공간 자체가 배리어프리가 보장되어 있기에 누구나 악기를 대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돋보입니다. 복사골문화센터는 복사골스포츠센터, 부천문화재단, 부천시청소년센터 및 부천여성청소년재단 등 여러 기관이 입주하며 경기도 부천시 시민들의 이용률이 높은 생활 공간인데, 부천문화재단이 있는 4층의 유휴 공간을 활용했다는 점, 해당 공간이 엘리베이터 및 경사로가 잘 갖춰졌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공간에 부천악기은행을 마련한 덕분에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부천악기은행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악기은행의 활성화는 문화-예술 활성화라는 공익적 목적을 입증하였다.

한편, 부천문화재단 부천악기은행이 개설되기 이전에 경기도 화성시에서는 이미 2022년에 화성시 악기은행을 오픈했고, 경기도 오산시에서는 2019년에 전국 최초 악기 전문 도서관이자, 대여가 가능한 시설로 소리울도서관을 시작했으며 경기도 성남시에서는 2016년부터 악기도서관 악기랑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각각 시작한 시기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시민 및 생활권자(학교, 직업 등)들에게 악기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한다는 점을 통해 지역에서 문화를 활성화하려고 합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악기은행이라는 공공 차원에서 대여하는 공익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는 제주월드컵경기장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서귀포시 악기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는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및 송파구(사업명: 뮤직스튜디오)에서 악기공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 목적으로 제한되긴 하지만, 경상남도교육청 예술교육원 해봄/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 악기뱅크 카테고리/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악기지원센터 및 잠자는 악기 깨우기(학교별 안 쓰는 악기를 이관하는 사업), 서울특별시교육청 체육건강예술교육과 예술교육팀 악기공유마당 사업에서도 대여를 진행합니다.
즉, 부천문화재단에서 해당 사업을 새롭게 실시했다는 점은 방치되는 악기를 나누는 환경적인 측면, 그리고 이를 활용해 문화를 나눈다는 공익적인 역할 및 영향력이 이미 입증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직 해당 문화가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파주시, 수원시 등 문화재단 내에서 공간과 함께 악기를 이용할 수는 있겠으나, 외부에서 활용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했기에 지자체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른 점이 원인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지역 내에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악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연주하며 문화의 주체가 되려는 방향, 이를 지원하는 것을 통해 문화의 주체가 되고, 다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양질의 문화 확산으로 이어가기를 희망합니다.
<출처>
https://schoolart.sen.go.kr/musicshare/fus/html/cont0030v.do
https://www.songpa.go.kr/learn/youth/campus/instrum_lib_rental_list.do
https://www.nakwon-communityart.or.kr/bbs/music02
https://chsl.cne.go.kr/msi/cntntsService.do?menuId=MNU_0000000000002024
https://yeyak.jne.kr/yeyak/main.do?sysId=yeyak
https://www.gbe.kr/edushare/main.do
https://artcenter.gne.go.kr/ins/in/ins/requestList.do?mi=11633
https://service.gne.go.kr/yeyak/tl/tlList.do?insttId=artcenter#none
https://blog.naver.com/seogwipo-si/223390621039
https://gnews.gg.go.kr/news/news_detail.do?number=202204111500478574C049&s_code=C049
https://www.gggongik.or.kr/page/archive/archiveinfo_detail.php?board_idx=2348
http://bucheoncityofliterature.or.kr/site/homepage/menu/viewMenu?menuid=023003001
https://www.bcf.or.kr/base/contents/view?contentsNo=186&menuLevel=3&menuNo=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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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