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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웹진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봄이 오면 유독 마음이 무거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416일이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거예요. 그런데 올해는 달랐습니다. 눈물만이 기억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함께 손을 맞잡고 꽃을 접고, 영상을 보고, 길을 걸으며 새삼 느꼈습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이렇게도 다양하더라고요.

     
      / 4.16생명안전교육원 내 조형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자리한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을 소개합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이란?

    4.16생명안전교육원은 2014416,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50, 교사 11명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교육과 희망으로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경기도교육청 직속기관입니다.

     
      /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외부모습

     

    교육원은 크게 기억관(기억교실)과 미래희망관으로 구성됩니다. 두 공간은 같은 건물 안에 함께 있어, 한 번의 방문으로 기억에서 희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추모와 교육, 전시, 프로그램이 사계절 내내 운영되며,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기억관 그날의 교실이 그대로

    단원고 4.16기억교실

    기억관은 교육원 별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층 사월홀, 2층과 3층에 걸쳐 10개의 기억교실과 교무실이 운영됩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과 선생님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책상, 의자, 교실 문, 칠판, 사물함까지 그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있습니다.

    교실 안에 들어서면 발걸음이 절로 조심스러워집니다. 비어있는 의자, 창가로 스며드는 햇살, 그리고 아직도 그 자리에 남아있는 아이들의 흔적.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그 공간에 서 있으면, 무언가가 가슴을 조용히 두드립니다.

    국가지정기록물 제14202112,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물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되었습니다.

     
      /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1층 내부모습

     

    1층 사월홀 기억을 만나는 첫 번째 공간

    기억교실을 오르기 전, 1층 사월홀에서는 먼저 영상을 시청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기억을 샌드아트로 풀어낸 영상은 단원고 학생들이 교실을 떠나기까지의 긴 여정, 교실 이전 협의 과정, 그리고 기억교실이 지금의 자리에 놓이기까지의 이야기를 조용하지만 강하게 전달합니다.

    2014415, 제주도 수학여행을 앞두고 설레어 하던 아이들의 모습. 그다음 날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416. 학생들의 제적 처리를 둘러싼 유가족과 교육청의 갈등, 교실 존치를 위한 수많은 사람들의 싸움, 그리고 끝내 교실을 지켜낸 이야기까지. 영상을 보는 내내 마음이 여러 번 흔들렸습니다.

     

    "기억교실이 존재한다는 건, 그 아이들이 아직도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뜻이야."

    영상 속 한 문장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1층 사월홀영상시청

     

    기억과 약속의 길 매달 함께 걷는 순례

    기억관 1층 사월홀에서 영상을 시청한 뒤, 기억교실을 방문하고, 그 이후에는 기억과 약속의 길 순례가 이어집니다. 이 프로그램은 4.16기억저장소와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이 함께 20147월부터 매달 진행해온 시민 순례 프로그램입니다.

    단원고 아이들이 걸었던 등굣길, 산책길, 학원을 오가던 골목길을 함께 걸으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억을 나눕니다. 유가족 어머님들로 구성된 가족운영위원이 직접 안내와 해설을 맡아 진행합니다.

     
      /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2층 기억교실복도 통로

     

    기억과 약속의 길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오후 / 기억관 1층 사월홀 집결 (사전 확인 권장)

    > 문의 : 4.16기억저장소 031-410-0416

     

    미래희망관 기억이 희망으로 피어나는 전시 공간

    미래희망관은 기억관과 함께 교육원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매달 새로운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공간으로, 세월호 참사와 기억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들이 조용하고도 깊게 관람객에게 말을 건넵니다.

     
      /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층 전시

     

    20264월에는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기념한 2부작 기획전 , 기억에서 희망으로가 진행 중입니다.

     - 전시 1. 봄을 닮은 그대의 시간, 열두 해의 세월
      * 작가 : 이종구 / 단원고 학생 반별 회화 13
      * 전시 기간 : 2026. 4. 1.() ~ 4. 29.()
      * 전시 장소 :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안산시 단원구 적금로 134)
      * 관람 시간 : 평일 09:00~18:00 | 주말·공휴일 휴관 | 무료
      * 문의 : 031-229-7662
      /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층 전시
     
    - 전시 2. 세월의 생명들 열두 해를 지나 희망을 보다
      * 작가 : 이구영 / 아크릴 회화 19
      * 전시 기간 : 2026. 4. 1.() ~ 5. 21.()
      * 전시 장소 : 4.16기억전시관 3(안산시 단원구 인현중앙길 38)
      * 관람 시간 : ~09:00~18:00 | ··공휴일 휴관 | 무료
      * 문의 : 031-411-7372
     
      /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층 전시 및 416기억전시관 전시안내표

     

    함께하는 손길 소안지 봉사활동

    4.16생명안전교육원의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에는 지역 단체들의 따뜻한 손길이 함께합니다. 그 중 소안지(소소한 일상 속 안전지킴이)는 생명안전 교육 단체로, 지역 주민에게 안전과 환경교육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3월에는 4월을 기억하는 꽃 만들기 봉사를, 4월에는 기억식을 앞두고 다양한 체험 부스 사전 준비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기억식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지만, 함께 손을 움직이다 보면 슬픔이 조금씩 연대의 온기로 바뀌는 걸 느낍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꽃을 접고, 부스를 준비하고, 그 길을 함께 걷는 것. 그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모두 기억입니다.

     / 4.16생명안전교육원에서 3월 기억식을 준비하는 꽃만들기 봉사활동 소안지팀

     

    제가 방문한 날도 마침 4.16 러닝크루 '다시 봄' 특별 행사가 열렸습니다.

    함께 달리고, 함께 웃고, 함께 이름을 기억하는 그 장면을 바라보는 내내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픔을 기억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오히려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어요. 이런 방식의 추모가 있구나, 이래서 사람들이 해마다 이곳을 찾아오는구나 싶었습니다.

     
      / 4.16생명안전교육원 외부에서 진행된 러닝크루 다시봄 행사 진행 모습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 당일에도 러닝크루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장 슬픈 날에도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기억은 이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때로는 함께 달리는 것도, 번호를 등에 달고 그 길을 걷는 것도 기억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환하게 밝혀주기도 한다는 것을 이날 느꼈습니다.

     
      / 4.16생명안전교육원 외부에서 진행된 러닝크루 다시봄 행사 진행 모습

     

    "우리는 별이 되어 사라진 게 아니라, 은하수를 만들어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걸 기억해 줘."

    기억교실에서 들려온 영상 속 한 마디입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은 그 은하수를 함께 지켜가는 공간입니다. 봄날, 한 번 그 길을 걸어보세요.

     


     

    방문 안내

    -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 미래희망관) : 경기 안산시 단원구 적금로 134
    기억과 약속의 길 :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오후 / 기억관 1층 사월홀
    운영 문의 : 031-414-0416 / 전시 문의 : 031-229-7662
    관람료 : 무료
     
     
    기억이 희망이 되는 공간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
    안산사라

    조회수 270

    2026-04-19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웃의 손을 놓지 않는 든든하고 다정한 배경”, 내 이름은 춤추는 나무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사람으로 살다가 안산에 정주한 사람이 있다. 이웃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어서 찐 안산 사람이 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잇는 기억과 약속의 길시민 안내자이며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의 직무 지도원.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슴에 별을 품고 사는 사람으로 춤추는 나무’. 4월이라 더 바쁜 고명선 활동가를 소개한다.

    Q 자신을 춤추는 나무라고 소개하는데, 어떤 의미인가?

    20대 때부터 상담소에서 닉네임으로 나무를 썼다. 내 주변엔 뿌리 깊은 나무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이미 너무 많더라. 나는 그들 사이에서 그저 이웃들과 바람이 가는 대로 춤추며 살고 싶었다. 거창한 존재보다 주변과 어우러지는 사람이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Q 춤추는 나무로 매일 출근하는 일부터 소개해 달라.

    안산의 한 카페에서 성인 발달장애인 바리스타 6명 곁에서 직무지도원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 바리스타들이 샷 추출이나 음료 제조 실력은 정말 뛰어나다. 다만 숫자 계산, 재고 파악, 그리고 동료 간의 의사소통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속도에 맞춰 호흡하며 일상을 나누고 지역사회 안에서 당당한 직업인으로 살아가도록 곁을 지키는 다정한 이웃이 되는 일이다.


    Q 장애인 활동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와 이전의 이력이 궁금하다.

    대학 시절, 집안에만 갇혀 지내는 재가장애인들에게 책을 배달하며 장애인 인권에 눈을 떴다. 이후 장애여성공감상담원으로 일했고, ‘성공회 나눔의집에서 어린이와 어르신을 돌보고 성인장애인들과 함께 일했다. 장애인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 활동의 뿌리가 됐다.

    Q 서울 사람이 어떻게 안산의 시민 활동가가 되었나?

    결혼하면서 안산에 왔다. 세 아이 엄마로서, 2014416일 도서관에서 강의를 듣다가 세월호 소식을 접했다.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믿고 큰 걱정 안 했다가, 저녁에야 상황이 절망적이라는 걸 알게 됐다. 세월호가 가라앉는 화면을 계속 바라볼 수밖에 없는 무력감에 발만 동동 굴렀다. 다음 날, 당시 초등학생이던 큰아이와 어린이집에 다니는 두 아이를 데리고 택시를 타고 무작정 단원고로 달려갔다. 수많은 사람이 촛불을 들고 아이들이 돌아오기만을 비는 밤이었다. 운동장에 교복 입은 학생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평생 잊을 수 없다. 여러 번 촛불을 들었지만 아이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던 그 촛불이 제일 간절했다. 그 이후 화랑유원지, 안산문화광장, 광화문광장에서 나는 계속 촛불을 들었다.

    Q 시민안내자로서 걷는 기억과 약속의 길은 무엇인가?

    참사 직후부터 정부합동분향소와 단원고 교실을 찾아가는 기억과 약속의 길이 있었다. 나는 20174.16기억저장소 ‘4.16 민주시민교육에서 알게 되었다. 부모님의 해설을 들으며 걷는 고잔동에서 별이 된 아이들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9년부터다. 수료생들과 함께 누가 오든 안 오든, 우리끼리라도 한 달 한 번은 꼭 이 길을 걷자고 다짐했다. 4.16기억교실에 모여서 단원고 추모조형물, 4.16기억전시관, 고잔동 마을의 골목골목을 지나 4.16생명안전공원 부지까지, 2~3시간을 시민들과 걷고 있다.

     

    지난 7년여 동안 이 길을 지키며 느낀 건 기억의 힘이다. 매달 셋째 주 토요일이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어떤 날은 비바람이 몰아치고, 때론 눈이 내리기도 했지만 모두 노란 우산을 쓰고 끝까지 걸었다. 걷는다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기억공간에서 서로의 기억을 꺼내고, 어떻게 기억하고 약속할까 이야기했다. 태풍 때 한 번 취소된 거 말고는 지금까지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이 길을 걷는 행위 자체가 4.16 이전과 이후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다짐이라고 본다.

     

    Q ‘기억과 약속의 길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의례가 있다고 들었다.

    매번 출발을 4.16기억교실에서 한다. 3월엔 3, 4월엔 4반 이런 식이다. 교실에 모여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출석시간이 있다. 시민 안내자가 아이의 이름을 부르면 그 아이 자리에 앉은 시민이 !”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아이들의 존재를 다시 확인하고 그들의 삶과 꿈을 기억하는 시간이다. 기억과 약속의 길은 함께 기억하고 약속하는 연대를 길이다.

     

    Q 춤추는 나무는 별을 품은 사람들(이하 별품사’)도 만들었다고 들었다.

    2018년경 4.16 안산시민연대에서 별을 품은 이웃이라는 마을별 세월호 모임을 제안했다. 그때 나는 '함께크는여성울림'에서 상근 활동가로 피켓팅과 서명전 등으로 함께하고 있었다. 활동가들과 고민하다가 울림 사람들끼리 정기적으로 모여 활동하고 마음을 나누자라며 회원들을 모아 소모임 별품사로 의기투합했다.

     

    대단한 목표보다 그저 참사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별이 된 아이들을 우리 가슴에 품고 살아가자는 뜻이었다. 별품사 첫 활동이 별이 된 단원고 아이들의 약전 읽기였다. 4.16 단원고 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11권으로 시작해 1010권까지, 그리고 선생님들과 일반인들 이야기 2권으로 책이 12권이다. 책을 펼쳐 아이들 이름을 부르고 이야기하는 게 처음엔 우느라 너무 어려웠다. 아이들의 꿈, 좋아했던 음식을 이야기했고 아이가 좋아한 음악을 모임에서 함께 들었다. 아이와 부모님들의 일상을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우리는 많이 울고 또 웃었다. 약전 전권을 2년에 걸쳐 완독 토론한 후 아이들 모두에게 편지를 썼다. 그 결과물로 250편의 편지 모음집 잊지 않을게 행동할게를 펴내 기억교실 각 반에 갖다 두었다.

     

    별품사는 세월호의 진실과 별이 된 아이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는 공부방이자 사랑방역할을 하고 있다. 세월호 관련 영화나 연극을 관람하고 기억식 등 관련 행사에 참여해 왔다. 세월호 공방 어머니들을 모셔 와 꽃누르미와 퀼트로 소품을 만들며 아이들 이야기를 들었다. 416 희망 목공소에 가서 아버지들과 목공 실습도 했다. 올해는 별품사 새 회원들과 함께 약전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3월에는 약전에 빠진 아이 중 1반 문지성 이야기를 어머니 안명미 님을 모셔서 생생히 듣는 시간도 가졌다.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유가족들 곁에서 안산의 한 귀퉁이를 지키는 온기가 되려고 한다.

     

    Q 그 외에도 매달 피케팅과 생명 안전 공원 예배에 참여하지 않나.

    피켓을 드는 것은 시민들에게 참사의 진실을 알리며 잊지 말자고 호소하는 직접적인 소통 창구다. 매월 둘째 수요일 530분 광화문광장에서 기억공간 지키기 집중 피케팅을 하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의 차가운 시선이나 인제 그만 좀 해라”, “지겹지도 않냐?”라는 말이 비수처럼 꽂힐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피켓을 놓지 않은 건, 다시는 어떤 참사도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이고, 밝혀지지 않은 진상규명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매달 첫 일요일 오후 5, 공사가 진행 중인 거친 흙바닥 위에서 우리는 함께 기도하고 노래한다. 예배에서 별이 된 아이들 이름을 부르는 시간이 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기억하는 그 시간이 소중하다. 이름을 부르며 아이들이 모두 안산으로 돌아올 걸 믿기 때문이다.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린 엄마아빠 마음이다. 4.16 생명 안전 공원은 별이 된 아이들의 봉안당을 포함해서 모든 시민이 찾아와 머무는 열린 공간이 될 것이다.

     

    Q 생명 안전 공원 건립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공원 부지 앞에서 반대하는 분들을 마주할 때면 마음이 아프다. “너희 때문에 경제가 망했다라며 화를 내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분들이 느끼는 불안은 우리 때문이 아니라 사회 구조 전반의 불안정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타깃을 눈앞의 노란 리본으로 정해버린 거다. 생명 안전 공원은 특정 누군가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참사를 성찰하고 더 안전한 사회를 다짐하는 공간이다. 그분들과도 결국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다.

     

    Q. 세월호 참사 이후 내 삶에 일어난 변화가 있다면?

    배우자에게 같은 질문을 했더니, “마누라가 바빠져서 얼굴 보기 힘들다라더라. 그래서 참사 이전에도 세 아이 엄마로 늘 바빴거든?” 농담해 줬다. 첫째 변화는, 내가 안산이라는 도시에 뿌리를 내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학교도 다녔기에 결혼하고 살게 된 안산이 늘 낯설었다. 그런데 참사가 터졌다. 어느 순간 차마 이곳을 떠날 생각을 할 수 없더라. 그렇게 비로소 안산에 정주하는 진짜 안산 사람이 됐다.

    둘째는, 참사 이후 그분들이 겪는 사회적 고립과 혐오를 보면서, “이분들 또한 우리 이웃으로서 존중받으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함께 숨 쉬어야 하듯, 세월호 가족들도 우리 공동체 안에서 당당하게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분들이 외롭지 않게 안산이라는 공동체의 품을 넓히는 것이 내 활동의 동력이자 철학이다.

    Q 세월호 가족들 곁에서 특별히 배운 점이 있다면?

    10주기 때 유류품 기록작업을 함께했다. 아이들의 손때 묻은 물건들을 기록하며 부모님들이 들려주시는 목소리를 듣고, 다시는 어떤 참사가 일어나면 안 된다는 걸 느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감히 그 마음 다 안다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함부로 공감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게 됐다. 나는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있어 주는 이웃이 되기로 했다. 슬플 때 함께 울고 기쁠 때 함께 웃고!

     

    Q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는 소회는 어떤가?

    생명 안전 공원이 계획대로 차질 없이 건립되어 흩어져 있는 우리 아이들이 비로소 안산이라는 집으로 평안히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공사 부지를 지날 때마다 지난 10년여의 갈등과 눈물, 그리고 그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우리 이웃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그곳은 단순히 희생자를 추모하는 무거운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와 산책하고,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일상을 나누고, 생명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희망의 광장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돌아오는 그날, 안산이 비로소 참사의 아픔을 딛고 생명과 안전을 상징하는 새로운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는다.

     

    Q 춤추는 나무의 남은 꿈도 나눠달라.

    내 곁에서 함께 일하는 발달장애인 동료들의 속도, 그리고 세월호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다정한 이웃이 되고 싶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서로 연결된 우리는 서로를 돌보고 서로를 살린다. 4.16 이전과 이후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첫 마음을 잊지 않고 끝까지 함께 걸어가고 싶다.

     
     
    “이웃의 손을 놓지 않는 든든하고 다정한 배경”, 내 이름은 춤추는 나무
    꿀벌

    조회수 306

    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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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이하 센터) 에디터로 3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에디터 활동 자체를 기록할 생각은 못했지만, 한 해의 마침표를 찍는 시점이 되니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2025년은 1월 1일이 아니라 2024년 12월 3일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날은 북부 센터가 있는 의정부에서 4기 에디터 수료식이 있었습니다. 수료식과 함께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애도하며 유가족과 기록 활 동가분들을 만나 뵐 기회도 가졌습니다. 참사 이후 산산이 부서진 일상을 회복하 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는 이런 고통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그날 밤 무슨 날벼락처럼 12.3 비상계엄이 선포되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비상계엄이었습니다. 한 해가 저무는지 밝아오는지, 감각을 잃어버린 채 2025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분들이 많았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 ⓒ 에디터. 다름

     

    영영 안 올 것만 같던 봄이 왔습니다. 5기 에디터로 제가 처음 찾아간 곳은 봄을 닮은 풋풋한 청년들의 발대식 현장이었습니다. 경기도에서 공익활동을 하는 청년들의  네트워크  ‘청플’이  2기를  맞아  한  해  활동  계획과  다짐을  나누는  자리였죠. 이주민, 주거, 에너지, 환경 등 관심 의제도 참 다양했습니다. 활동을 하며 생긴 질문과 의미를 ‘청플’에서 나눌 수 있기를, 연결되는 감각에 울림이 있기를 함 께 바라보았습니다. 

     

    / ⓒ 에디터. 다름

     

    무척 더울 거라는 올여름에 대한 소문이 무성할 즈음, 5월에는 기후 위기를 고 민하는 수원시 세류동 ‘가치가게’를 찾았습니다. ‘옷장 해방일지’라는 행사가 열렸 기 때문인데요. 각자의 옷장에 좀비처럼 숨어있는 멋있지만 안 입는 옷들을 꺼내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하는 장터였습니다.


    “나의 소비와 취향이 더 이상 지구를 해치지 않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 공유 하고 실천할 때입니다.”


    이 말이 절로 떠오르는 현장이었어요. 5기 에디터 참비움 님도 장터에서 만났는데 요,  그날  구입한  중고  체크무늬  셔츠가  최애  옷이  되었다는  후문을  TMI(Too Much Information)지만 덧붙입니다. 

     

    / ⓒ 에디터. 다름

     

     소문대로 쨍쨍하고 일렁이는 무더운 여름이 왔습니다. 5기 에디터들이 수원 행궁 동에서 사진 실습을 한 날입니다. 에디터 활동을 하며 제가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 는 부분이 사진 촬영인데요. 이 날 포토이즘 대표 최중명 작가님이 알려준 촬영 비법 중 ‘그림자를 담으라’는 부분에 무릎을 탁 쳤습니다. 7월 한낮, 행궁동 골목 을 누비며 사진을 찍었는데요. 빛이 강할수록 짙은 그림자가 또 다른 매력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의 실습으로 사진을 갑자기 잘 찍게 되지는 않았지만, “사물의 그림자를 담으라”는 말은 우리가 어떤 현장에 가서도 기록을 할 때 통하 는 것 같습니다. 지금 빛나기 위해 오랫동안 드리웠을 그림자에 대해 생각해 보 기, 무엇이든 단면만 보지 말고 여러 각도로 조명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촬영 후 식사 시간, 냉면과 함께 맛본 뜨끈한 단팥 옹심이는 정말 별미였습니다. 옆자리 5기 에디터 나미 님이 권해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맛입니다. 

     

    / ⓒ 에디터. 다름

     

    발 빠른 은행잎이 살짝 노란 기운을 띠기 시작하는 초가을입니다. 노란색은 세월 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안전한 사회를 염원하는 상징색이기도 합니다. 마침 5기 에디터들은 시민기록자 양성교육으로 4.16생명안전교육원이  있 는 안산으로 기행을 가게 되었는데요, 그날의 감상을 메모로 남겨두었기에 공유합니다.


    “2025년 9월 13일 토요일, 안산 단원고 4.16기억교실에 다녀왔다.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서른의 청년일 이들은 여전히 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남아있다. 아침 8시 부터 밤 10시 야간 자율학습까지 아이들이 일상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교실에는 이들 이 품었던 장래 희망, 좋아한 음식, 노래 등을 기록한 명패가 책상마다 놓였다. 생전의 메모와 교실에 다녀간 추모객들의 인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언제라도 이승을 떠난 이들이 교실로 돌아와 살아 숨 쉴 것만 같다. 최근 읽은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가 생각난다. 제주 4.3으로부터 세월호, 이태원, 최근 아리셀 참사까지 진상규명과 책 임자 처벌이 되지 못한 숱한 이별들에 숨이 차다. 공동체를 훼손하는 부정의 뿌리가 뽑힐 때까지 죽은 이와 산자는 고단하지만, 함께 부둥켜안아야 한다.”

     

    / ⓒ 에디터. 다름

     

     9월의 마지막 날엔 ‘공익활동 페스타 세계시민대회’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초대 손님으로 지난봄 ‘청플’ 2기 발대식 때 만났던 최승환 위원의 모습이 보여 반가웠 고요, 기조 강연을 맡은 국립대만대학교 사회학과 허밍슈 교수의 발언도 인상적이 었습니다. 내란 정국에 저항하는 대한민국 시민들의 모습을 외신들은 역동적이라 고 표현하는데요, 허밍슈 교수가 이날 시민대회에 참여한 소감에서도 비슷한 이야 기를 남겼습니다.


    “대만에서  NGO  패널  토론은  이렇게  흥미롭지  않습니다.  창의적인  의견  교환이 인상적입니다. 공익 활동의 생명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고요. 한국 공익활동 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이 날 함께한 활동가들 모두 공감하며 힘을 내는 시간이었습니다. 

     

    / ⓒ 에디터. 다름

     

     다시 돌아온 겨울, 이 글을 쓰며 되돌아본 에디터의 사계절이 어제 일처럼 생생 한  것은  남아있는  기록의  힘  덕분입니다.  센터  공익웹진  아카이브와  휴대전화에 저장된 파편적인 메모와 사진들을 다시 조립하며 새삼 깨닫습니다. 다양한 사람과 몰랐던 공익 활동과 연결되었던 순간들이 참 소중하며, 별로 한 일 없다고 생각했 던 한 해가 실은 이렇게 풍성했구나를 말입니다.


     저는 에디터 활동을 통해 세상을 빛나게 하는 공익활동의 빛뿐만 아니라, 그 빛 이 있기 위해 오랫동안 드리웠던 그림자의 깊이까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부둥켜안아야 할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기록은 멈추지 않고 연결은 이어집 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공익 활동가분들의 걸음과 다음 계절을 기대하게 됩니다.

    에디터의 사계절
    다름

    조회수 96

    2025-12-10
  • 저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이하 센터) 에디터로 3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에
    디터 활동 자체를 기록할 생각은 못했지만, 한 해의 마침표를 찍는 시점이 되니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2025년은 1월 1일이 아니라 2024년 12월 3일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날은 북부 센터가 있는 의정부에서 4기 에디터 수료
    식이 있었습니다. 수료식과 함께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애도하며 유가족과 기록 활
    동가분들을 만나 뵐 기회도 가졌습니다. 참사 이후 산산이 부서진 일상을 회복하
    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는 이런 고통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그날 밤 무슨 날벼락처럼 12.3 비상계엄이 선포되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비상계엄이었습니다. 한 해가 저무는지 밝아오는지, 감각을 잃어버
    린 채 2025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분들이 많았을 거라고 짐작합니
    다.

    (사진 1)

    영영 안 올 것만 같던 봄이 왔습니다. 5기 에디터로 제가 처음 찾아간 곳은 봄
    을 닮은 풋풋한 청년들의 발대식 현장이었습니다. 경기도에서 공익활동을 하는 청
    년들의 네트워크 ‘청플’이 2기를 맞아 한 해 활동 계획과 다짐을 나누는 자리였
    죠. 이주민, 주거, 에너지, 환경 등 관심 의제도 참 다양했습니다. 활동을 하며 생

    긴 질문과 의미를 ‘청플’에서 나눌 수 있기를, 연결되는 감각에 울림이 있기를 함
    께 바라보았습니다.

    (사진 2)

    무척 더울 거라는 올여름에 대한 소문이 무성할 즈음, 5월에는 기후 위기를 고
    민하는 수원시 세류동 ‘가치가게’를 찾았습니다. ‘옷장 해방일지’라는 행사가 열렸
    기 때문인데요. 각자의 옷장에 좀비처럼 숨어있는 멋있지만 안 입는 옷들을 꺼내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하는 장터였습니다.

    “나의 소비와 취향이 더 이상 지구를 해치지 않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 공유
    하고 실천할 때입니다.”

    이 말이 절로 떠오르는 현장이었어요. 5기 에디터 참비움 님도 장터에서 만났는데
    요, 그날 구입한 중고 체크무늬 셔츠가 최애 옷이 되었다는 후문을 TMI(Too
    Much Information)지만 덧붙입니다.

    (사진 3)

    소문대로 쨍쨍하고 일렁이는 무더운 여름이 왔습니다. 5기 에디터들이 수원 행궁
    동에서 사진 실습을 한 날입니다. 에디터 활동을 하며 제가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
    는 부분이 사진 촬영인데요. 이 날 포토이즘 대표 최중명 작가님이 알려준 촬영
    비법 중 ‘그림자를 담으라’는 부분에 무릎을 탁 쳤습니다. 7월 한낮, 행궁동 골목
    을 누비며 사진을 찍었는데요. 빛이 강할수록 짙은 그림자가 또 다른 매력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의 실습으로 사진을 갑자기 잘 찍게 되지는 않았지만, “사물의 그림자를 담으라”는 말은 우리가 어떤 현장에 가서도 기록을 할 때 통하
    는 것 같습니다. 지금 빛나기 위해 오랫동안 드리웠을 그림자에 대해 생각해 보
    기, 무엇이든 단면만 보지 말고 여러 각도로 조명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촬영 후 식사 시간, 냉면과 함께 맛본 뜨끈한 단팥 옹심이는 정말 별미였습니다. 옆자리 5기 에디터 나미 님이 권해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맛입니다.

    (사진 4)

    발 빠른 은행잎이 살짝 노란 기운을 띠기 시작하는 초가을입니다. 노란색은 세월
    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안전한 사회를 염원하는 상징색이기도
    합니다. 마침 5기 에디터들은 시민기록자 양성교육으로 4.16생명안전교육원이 있
    는 안산으로 기행을 가게 되었는데요, 그날의 감상을 메모로 남겨두었기에 공유합
    니다.

    “2025년 9월 13일 토요일, 안산 단원고 4.16기억교실에 다녀왔다.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서른의 청년일 이들은 여전히 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남아있다. 아침 8시
    부터 밤 10시 야간 자율학습까지 아이들이 일상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교실에는 이들
    이 품었던 장래 희망, 좋아한 음식, 노래 등을 기록한 명패가 책상마다 놓였다. 생전의
    메모와 교실에 다녀간 추모객들의 인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언제라도 이승을 떠난 이

    들이 교실로 돌아와 살아 숨 쉴 것만 같다. 최근 읽은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가 생각난다. 제주 4.3으로부터 세월호, 이태원, 최근 아리셀 참사까지 진상규명과 책
    임자 처벌이 되지 못한 숱한 이별들에 숨이 차다. 공동체를 훼손하는 부정의 뿌리가
    뽑힐 때까지 죽은 이와 산자는 고단하지만, 함께 부둥켜안아야 한다.”

    (사진 5)

    9월의 마지막 날엔 ‘공익활동 페스타 세계시민대회’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초대
    손님으로 지난봄 ‘청플’ 2기 발대식 때 만났던 최승환 위원의 모습이 보여 반가웠
    고요, 기조 강연을 맡은 국립대만대학교 사회학과 허밍슈 교수의 발언도 인상적이
    었습니다. 내란 정국에 저항하는 대한민국 시민들의 모습을 외신들은 역동적이라
    고 표현하는데요, 허밍슈 교수가 이날 시민대회에 참여한 소감에서도 비슷한 이야
    기를 남겼습니다.

    “대만에서 NGO 패널 토론은 이렇게 흥미롭지 않습니다. 창의적인 의견 교환이
    인상적입니다. 공익 활동의 생명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고요. 한국 공익활동
    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이 날 함께한 활동가들 모두 공감하며 힘을 내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 6)

    다시 돌아온 겨울, 이 글을 쓰며 되돌아본 에디터의 사계절이 어제 일처럼 생생
    한 것은 남아있는 기록의 힘 덕분입니다. 센터 공익웹진 아카이브와 휴대전화에
    저장된 파편적인 메모와 사진들을 다시 조립하며 새삼 깨닫습니다. 다양한 사람과
    몰랐던 공익 활동과 연결되었던 순간들이 참 소중하며, 별로 한 일 없다고 생각했
    던 한 해가 실은 이렇게 풍성했구나를 말입니다. 저는 에디터 활동을 통해 세상을 빛나게 하는 공익활동의 빛뿐만 아니라, 그 빛
    이 있기 위해 오랫동안 드리웠던 그림자의 깊이까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부둥켜안아야 할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기록은 멈추지 않고 연결은 이어집
    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공익 활동가분들의 걸음과 다음 계절을 기대하게 됩니다

    에디터의 사계절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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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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