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공익활동 페스타: Welcome to 공익랜드’(이하 페스타)가 지난 10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수원시 팔달구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렸습니다. 올해로 2회 차를 맞은 페스타는 경기도 공익활동가뿐만 아니라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공익활동의 즐거움을 나누고 실천하는 자리로 마련됐는데요, 특히 올해는 ‘경기도 공익활동가대회’와 ‘경기공익활동 포럼’(이하 공익포럼)을 통해 공익 활동가의 정체성과 전망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행사 당일 초가을 비로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져 참석자가 적을까 염려스러웠는데요, 경기도는 물론이고 제주와 인천 등 전국에서 활동가들이 속속 모여들어 든든하게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과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송성영, 이정아 상임공동대표의 인사말과 환영사에 이어 공익포럼이 진행됐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승훈 공동운영위원장이 “전환의 시대, 공익활동을 말하다: 2024 시민사회의 혁신은 가능한가?”란 주제로 발제를 준비했습니다.
“사실 저는 전환이라는 말에 대해서 압박감을 좀 가지고 있어요. 전환이라는 말을 하도 많이 쓰니까···그래서 도대체 뭘 어떻게 전환해야 하는 것인지,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전환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할 정도로 우리가 지금 뭔가 많이 길을 잃고 있는 것인지 이런 고민을 지속해 왔습니다.”
전환이란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것, ‘전환’이란 말 자체에 대한 양가적 마음으로 이승훈 위원장은 말문을 열었습니다. 시민사회가 개념적으로 확장되며 이해관계가 다양해지다 보니 무엇을 혁신해야 할지 방향 설정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며, 어렵사리 혁신의 방향을 잡았더라도 활동가의 역량과 재정기반 등이 부족해 혁신이 좌절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합니다. 활동가의 역량을 따지기 전에 먼저 변화한 시민사회의 현황에 따른 활동가의 정체성에 대한 성찰이 앞서야 하는데요 여기에 대해 이승훈 위원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공익활동에 대한 정의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행하는 공익성 있는 활동으로 친목을 도모하는 활동이고, 공익활동가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행하는 공익성 있는 활동을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계속적 활동으로 삼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공익활동가의 숫자는 완만히 줄고 있습니다. 연차가 낮은 활동가들의 이직도 늘고 있는데, 반면 활동가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범위는 너무나 다양하고 넓어졌습니다. 문제 발굴과 해결을 위해 전통적 방식인 ‘저항’에서 ‘협력’적 거버넌스가 강조되고, 시민사회 영역이 마을공동체,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으로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해결할 문제도 그만큼 다양해졌고, 행정 권력의 소유 주체에 따라 공익 활동의 내용과 방향이 흔들리며, 지속가능성을 위해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선에 있는 단체가 상당수, 무엇보다 최근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는 정치 상황 속 정권은 시민사회에 대한 편향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정당과 시민 그리고 시민사회의 연대 방식 또한 전통적인 방식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공익 활동가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승훈(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
“여태까지 우리가 했었던 연대를 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한 업무 협조만 반복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연대를 하고 나서 그 성과가 고르게 도움이 되었는지 살펴야 합니다. ··· 정부나 기타 공공기관들이 우리의 활동을 간섭할 수 없도록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내는 일은 여전히 굉장히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덴마크 폴케뫼데 공식홈페이지
새로운 연대의 방식을 고민하는데 이승훈 위원장이 사례로 든 덴마크의 정치 축제 ‘폴케뫼데’(Folkemødet·민중회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폴케뫼데’는 매년 6월 덴마크의 작은 섬 '보른홀름'에서 펼쳐지는 정치 축제로, 여기에는 총리, 장관,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각 시민단체와 장애인, 노숙인, 청소년, 예술가 등 시민들이 직접 만나 정책을 제안하고 토론하는 장입니다. 덴마크에 비해 정치적 양극화가 심각한 우리나라에 폴케뫼데 방식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가는 질문으로 남겨두고라도 민주주의, 다양성, 권리 보장, 정치의 예술적 표현 등 이토록 즐거운 축제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2024년 폴케뫼데의 주요의제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기후 변화, 디지털 기술과 민주주의, 사회적 연대와 공동체 회복 등이었습니다. 국내 여러 시민단체가 이미 고민 중인 문제들, 우리 사회의 고민과 직결되는 의제라 지난 폴케뫼데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과 해결방식이 제안되었는지 궁금해집니다.
발제가 끝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질문과 답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질문 1: 지역 활동에서 연대의 어려움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이승훈: 여러 단체가 협력하려고 할 때 표면적으로만 이름을 내걸고 실질적인 연대가 부족해지는 경우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활동 방식에 맞춰 적절한 연대 방식을 찾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모여서 논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새로운 미디어 전략을 도입하여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사회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합니다.
질문 2: 시민사회와 뉴미디어 시대에 맞는 전략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요?
이승훈: 뉴미디어 전략을 활용해 시민들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콘텐츠를 제작하여 사회적 문제를 알리고 참여를 독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인권 감수성을 고려한 표현과 접근이 필요하며, 제도적인 정당성도 확보해야 합니다.
질문 3: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환경운동을 하고 있는데, 공동 주거라는 특성을 살려 데이터 센터 건립과 관련한 전자파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저희처럼 주거 공동체가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요?
이승훈: 주거 공동체의 힘은 주민들이 공동의 목표로 단결하고, 필요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주거뿐만 아니라 교통안전이나 장애인 이동권 등 새로운 어떤 권리 개념, 인권 개념도 주목해 봐야겠죠. 재난 참사와 관련한 시민의 권리는 물론이고요, 새롭게 호명되는 시민의 권리들이 만들어지거나 생성되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아직은 공론화가 덜 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사회 단체는 시민의 권리를 새롭게 정의하고, 변화하는 사회 요구에 맞는 권리와 제도를 제안하며, 폭넓은 연대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기능해야 합니다. 스웨덴의 사례처럼 다양한 정당이 시민 권리를 논의하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새로운 권리 개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과 답변 과정에서 공익활동이 나아갈 방향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점심시간입니다. 일반 도시락과 채식 도시락을 나눠 준비한 주최 측의 성의가 느껴졌습니다.
꿀맛 같은 점심 휴식 후 진지했던 포럼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그동안 활동에 대한 노고를 나누며 격려와 위로가 넘치는 활동가 퀴즈 대회가 열렸습니다. 보랏빛 깃발이 제 역할을 할 차례인데요, 사회자가 공익 활동과 관련한 퀴즈를 내면 깃발을 흔들고 정답을 맞히는 형식입니다. 뜨거운 열기는 사진으로 확인하세요. 에디터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상품도 준비돼 있었다는 사실은 비밀입니다.
올해 경기시민사회 온라인 자료관 ‘톺’과 동행하는 시민사회 단체 협약식과 단체 사진 촬영으로 페스타 1일차 행사 중간 숨 고르기를 했습니다. 이어서 비영리 스타트업 쇼케이스와 공익활동가들의 네트워킹이 있었는데요, 이 소식은 다음 웹진에서 바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에 많은 활동가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분투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들이 어깨를 활짝 펴고 정답게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세상을 위해 저도 작은 손길 하나를 더해 봅니다.
[참고자료]
▶2024공익활동 페스타: Welcome to 공익랜드
▶헬스장다니듯 민주주의를 훈련한다면? 민주주의 기초체력을 단련하는 '데모크라시 피트니스'
▶스웨덴 폴리티컬 위크; [탐방기] 모이고, 대화하고, 함께 즐기는 2023 알메달렌 민주주의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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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8
「경기도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공익활동지원센터 비전전략체계 수립 연구」 최종보고회가 열린 경기도 구청사 신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비전 전략 체계 수립을 통한 지속 가능한 공익 활동 지원 기반 마련 및 센터의 역할 정립을 위한 연구 최종 보고회 개최
지난 7월 중간보고회를 통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비전과 전략을 구체화하는 자리를 가졌던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그 연구의 최종 결실을 맺는 「경기도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공익활동지원센터 비전전략체계 수립 연구」 최종보고회 소식을 공익인간이 전해드립니다.
이번 최종보고회는 10월 7일, 경기도청 구청사 신관 302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회의는 경기도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비전전략체계를 마무리하는 자리였으며, 박은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력팀장의 사회로 참석자 소개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공익활동지원센터 비전전략체계 수립 연구」 최종보고회 참석자 소개 중인 박은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력팀장
참석 대상은 연구 용역사인 사단법인 시민,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시민연구소 울림,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 경기도 소통협치관등 공익활동 분야의 전문가들 약 20명이 참여 했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의 여는 인사말
유명화 센터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함께해 주신 사단법인 시민의 연구진들과 사단법인 경기시민연구소 울림 소장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센터 구성원들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며 이번 연구가 센터의 꿈을 담아낸 중요한 과정이 되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또한 참석자들이 발표를 듣고 주신 의견을 취합해 최종 보고서를 완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의 계획을 세워 공익활동지원센터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비전전략체계 수립을 위한 최종보고 발표중인 최종보고회 사단법인 시민의 책임연구원 조철민 박사
경기도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위한 비전과 전략체계 수립 연구 최종보고 발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비전전략체계 수립을 위한 최종보고회에서 본격적인 최종 보고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발표는 연구 용역사인 사단법인 시민의 책임연구원 조철민 박사가 맡았습니다. 조 박사는 연구의 시작점부터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며 연구의 중요성과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조철민 박사는 "지난 봄부터 연구를 시작해 이제 가을의 길목에서 여러분과 다시 만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라며 연구 과정을 회고했습니다. 그는 이번 연구가 경기도 시민사회 및 공익활동 생태계를 분석하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사업 효과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센터의 비전전략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워크숍을 여러 차례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최종 보고서를 완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박사는 발표에서 세 가지 주요 측면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첫 번째는 정책 환경 분석입니다. 그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가들은 시민사회 지원 정책을 점점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경기도의 독특한 시민사회 구조와 중간지원 조직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앞으로 더욱 체계적이고 고도화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센터의 사업과 운영에 대한 효과성 분석입니다. 조 박사는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가 지난 5년간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 사업과 비전 간의 유기적인 연결성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센터의 사업이 더욱 전략적으로 정렬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센터가 향후 5년 동안의 비전과 목표를 재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사업 추진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세 번째는 워크숍에서 도출된 다양한 의견입니다. 조 박사는 "많은 전문가들이 시·군 간의 연결 강화를 강조했다"고 말하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시·군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정책적 위상과 사회적 영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는 센터의 역할과 조직 구성, 예산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조직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 박사는 "이 연구의 결과가 단순히 문서로 남지 않도록 센터 구성원들과 관계자들이 이 비전전략체계를 공유하고 내재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구 과정에서 워크숍이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센터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이번 연구가 센터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워크숍에서 도출된 다양한 의견을 발표중인 사단법인 시민의 정란아 연구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비전 수립을 위한 워크숍 연구 결과 발표
이어서 사단법인 시민의 정란아 연구원이 최근 워크숍에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비전 및 미션 수립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도출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본 연구의 주요 목표는 센터의 비전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조직 구성원들에게 내재화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정 연구원은 이번 워크숍의 과정이 중요한 만큼, 형식적이지 않고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비전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 연구원은 4차례 워크숍 결과 “공익활동으로 연결된, 생동하는 경기시민사회”라는 비전과 “우리는 공익활동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단체와 활동가의 사회적가치 실현을 지원하고, 시민의 참여와 지지를 촉진합니다”라는 미션이 도출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참석자 전원이 참여한 의견 개진 토의
연구 보고 발표 후 참석자 의견 개진 토의: 경기도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비전 전략 체계 수립
이어진 의견 개진 시간에는 참석자들이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내어 공익활동의 발전 방향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펼쳤습니다.
참석자들은 공익활동의 지역사회 내 인식 개선과 자원 연계 강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허정호 운영위원장은 “지역 주민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공익활동의 가시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또한, 공익활동지원센터의 역할 확대와 협력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논의하며 지속적인 논의와 협력을 통해 보다 명확하고 직관적인 비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최종보고회 참여자 및 의견 개진을 경청하며 기록하는 유명화 센터장(오른쪽 아래)
최종적으로, 이번 최종보고회는 공익활동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최종보고회를 통해 공익활동의 중요성과 공동의 목표인 센터 비전 수립 과정 및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가 경기도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큰 역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공익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한 마음으로 박수를 치며 마무리 된 최종보고회
공익활동의 활성화를 희망합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공익활동지원센터 비전전략체계 수립을 통해 지역사회의 공익활동이 더욱 풍요로워지기를 기대합니다. 이상 「경기도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공익활동지원센터 비전전략체계 수립 연구」최종보고회 소식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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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6
공익위키 2차 워크숍 – 위키로 공익!
1. 오프라인 만남, 2024. 9. 21. 토, 14~16시, 수원 영통도서관 별관 다목적실 2. 온라인 회의, 2024. 9. 28. - 10. 9. 주제별 별도 구글미팅 3. 심화 모임, 2024. 10. 11. 금, 19~21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수원 |
1. 연결로 만드는 더 큰 변화: 공익위키 2차 워크숍 여는 자리
공익위키가 뭐지? 공익위키는 왜 만들지? 이 당연한 첫 질문으로 워크숍의 문이 열렸다. 이미 공익위키 1차 워크숍(지난 6월 22일, 공익웹진 현장스케치, 공익 덕후들의 즐거운 작당! 공익위키의 탄생 비긴 어게인<공익위키 프로젝트 워크숍> 참고)1)에서 한 차례 짚고 넘어갔던 질문이었으나 2차 워크숍에 새로 신청한 참가자들은 물론 앞으로 공익위키를 접하는, 접할 사람들 누구나 답을 필요로 하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위키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지식을 모으고, 그 안에서 다양한 링크로 서로의 지식을 연결’해나가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사회가 다방면으로 민주화되어 가면서 기술의 공유와 더불어 지식의 공유를 이루는 데 있어서 위키는 협력의 방식까지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공익위키’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와 손을 잡고 ‘연결로 만드는 더 큰 변화’를 목표이자 모토로 삼고 시도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공익위키는 위키라는 말 그대로 서로의 지식을 연결하여 모두의 지식을 모으는 인터넷 사이트를 말한다. 위키피디아와 나무위키에서 경험하듯이 다수의 협업을 전제로 하되, 공익활동에 대한 나의, 당신의 경험과 지식을 모으고 연결하여 공익문화의 생태계를 조성함을 목표로 한다.
2차 워크숍은 공익위키 사례를 만들었던 1차 워크숍을 기반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공익위키 사이트를 오픈, 활성화시키고자 마련되었다. 따라서 2차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미리 준비한 영상과 현장 참석자의 목소리를 통해 1차 워크숍의 소회를 들었다. 소회의 공통점은 몰랐던 사람들과의 협업 경험이 즐거웠고 그 성과가 놀라웠다는 긍정적인 반응이었고, 공익위키가 의미있는 공익활동의 일환으로 기대되며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각주 1) 공익위키 1차 워크숍 6월 22일 ~ 7월 16일 (공익웹진, 공익 덕후들의 즐거운 작당! 공익위키의 탄생 비긴 어게인<공익위키 프로젝트 워크숍> 현장스케치) 참고, 22일 오프라인 워크숍 이후, 줌회의, 심화 평가자리가 있었음. |
공익위키 1, 2차 워크숍 참여자 연연
이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님의 환대 어린 인사가 있었다. “새로운 길을 여는 여정에 동참하는 자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이야말로 공익활동의 전파와 협업의 선구자라고 생각하며 공익위키가 일회적이 아닌 지속적인 사업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이 말을 통해 공익위키를 만들고자 하는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와 센터장님의 뜻과 의지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서 워크숍 진행을 맡은 빠띠의 최진우 활동가의 공익위키 사이트 둘러보기와 공익위키를 만들어가는 3가지 과정(위키 제안, 위키 생성, 위키 기여)을 소개하는 과정을 가졌다. 이후 참여자들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물살이 파티, 위키주제 제안, 공감과 댓글 달기, 제안 이유 소개, 모임 화면 만들기, 워크숍 소회 나누기, 다음 일정 논의 등으로 첫 오프라인 자리가 진행되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최진우 활동가
협업의 출발은 역시 라포(친밀감, 신뢰) 형성이다. 그래서 돌아가면서 다양한 조건으로 짝을 지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작업이 아닐 수 없고, 여기서 얻는 재미와 연결의 고리 또한 소중하다.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자기만의 이익을 넘어 함께 사는 마당을 기꺼이 펼치며 지켜가고자 하는지 그것을 확인하게 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귀하다.
서로 알아가는 물살이 파티 시간
이 날 참석자 중에는 1차 워크숍에 참여했던 분도 있었으나 당근 사이트에서 공익위키 워크숍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경기도에 살게 된 첫 걸음의 의미로 신청했다는 분, 빠띠 홈페이지에서 소식을 접하고 위키 생성모임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오게 되었다는 일 벌이기를 좋아한다는 대학생, 지인의 소개로 왔다는 분 등, 참여의 계기나 동기가 다양했다.
이날 제안된 위키 주제 또한 모인 사람만큼 다양했다. 1인 여성가구, 청년 모임, 여성스포츠의 한계와 극복 고민, 느린 학습자를 위한 사회화 프로그램 강화, 비영리 일자리,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민들의 이야기, 지방소멸, 주민자치회의 실제 등. 그러나 팀원 구성을 해야 하는 과제와 시간문제로 이 중 공감이 많이 달린 주제 5개만 선정하여 제안 이유를 듣고 이후 온라인 모임을 갖기로 하였다. 공익위키 사이트에 들어가면 현재까지 제안된 총 21개의 주제들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픈채팅방을 통해 관심 있는 주제들을 선택하여 앞으로 온라인 모임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첫 워크숍 자리는 마무리되었다.
이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 외에도 > 공익위키 워크숍 외에도 공익위키를 활용한 더 많은 참여와 관심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도 추가로 준비되었으니 ‘2024 공익활동 페스타’와 결합하여 진행한 ‘너, 내 공익위키 덕후단이 돼라!’와 ‘공익위키적 사고, 럭키위키’가 그것이었다.
공익위키에 올라온 팝업창
1차 오프라인 모임을 마치며
2. 주제별 온라인 회의 (9월 28일 ~ 10월 9일, 총 5회)
다음 단계로 제안된 주제 중 공감을 6개 이상 받은 주제들을 정식으로 공익위키에 올리기 위한 온라인 준비모임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주민 위키 만들기, 나만의 청년커뮤니티 만들기, 느린 학습자를 위한 제도적 정책, 여성스포츠의 한계와 극복방법, 비영리 일자리가 그 주제들이다. 이 온라인 회의는 각 주제별로 시간을 따로 정해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회의가 진행되었고 (서로 인사 – 주제 선택 이유 공유 – 위키 목차 구성 논의 – 목차별 내용 글 작성 참여 – 목차별 담당자 정하기) 그 결과를 위키에 정리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공익위키 사이트에서 제안 마당에 들어가면 ‘이 위키는 왜 필요할까요?’ - ‘어떤 정보를 모으면 좋을까요?’ - ‘누가 이 위키에 참여하면 좋을까요?’ 라는 항목이 있다.
공익위키 사이트 제안 마당
제안에서 많은 공감을 받고 함께 할 구성원이 정해진 후에 정식 위키로 넘어가면, 각 주제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목차가 정리되어 있으며 해당 내용이 목차별로 작성된다. 대체적인 틀은 ‘개념 및 정의’ – ‘필요성과 가치’ – ‘문제, 현황 및 사례’ – ‘쟁점’ – ‘참고 자료’ – ‘관련 법령, 정책, 단체’ 등으로 정리되어 있으나 세부 목차와 내용은 위키 작성 참여자들이 정하고 해당 정보를 올릴 수 있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이미 알게 된 사람도 있지만 새롭게 온라인에서 결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정해진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다 보니 적극적인 자세로 모임에 임하면서 온라인 모임을 알차게 채우게 되어 놀라웠다. 이런 게 바로 다중지성의 힘일까 협업의 힘일까 되묻게 되는 경험이었다.
오프라인의 만남과 온라인의 만남은 각각 나름대로 의미와 재미가 다른 편이다. 오히려 온라인 모임에서 더 집중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온라인 모임의 결과는 구성원들이 해당 내용을 올리면 위키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키의 두 가지 사례를 한번 비교해보면 주제에 따라, 구성원의 논의에 따라 목차부터 차이가 있음을 보게 된다.
공익위키 사이트 위키 마당
‘비영리 일자리’의 경우 개념 정리,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인식 및 쟁점 등 이슈화에 비중을 둔 목차를 설정한 반면 ‘나만의 청년 커뮤니티 만들기’에서는 이슈에 대한 쟁점보다는 실용적인 방안에 대한 내용에 초점을 맞춘 목차를 설정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비교만으로도 위키의 구성이 자유롭게 열려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한 차례의 온라인 모임으로 내용이 충실한 위키를 만들 수는 없다. 지속적인 관심과 책임 있는 관리가 따라야 하므로 하나의 주제에 해당하는 위키를 어느 정도 완성시키려면 적어도 3번 이상의 모임은 필요할 것 같다.
공익위키 사이트 위키 목록
3. 심화 모임, 2024.10.11. 금
애초에 2차 오프라인으로 마무리 모임이 계획되었으나 10월에 공익활동가들에게는 행사와 마무리 모임이 워낙 많은 시기여서 다 같이 모이기가 어려워 소수가 모여 2차 워크숍을 정리하는 F.G.I.(심층 그룹 인터뷰) 모임으로 변경되었다. 활동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때로는 모이는 사람의 숫자가 모임의 성과와 비례하지는 않는다. 소수라는 이유로 낙담하거나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다행히 이 날의 모임에서도 그걸 확인할 수 있었다.
주된 얘기의 순서는 1. 제안된 위키와 생성모임의 주요 결과 공유 2. 위키모임을 경험하면서 제안하고 싶은 점들과 공익활동과 공익위키를 연계하고 활동을 확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 모으기 3. 공익위키 활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이어졌다. 오고 가는 생각과 질문, 대화를 통해 자극을 받으며 제안과 아이디어들이 구체화되어가는 과정이 새삼 흥미로웠다. 제안된 위키 생성모임의 결과는 온라인 회의 진행 보고로 갈음하였고 주된 얘기는 그간의 진행상황을 통해 경험하고 느낀 점, 이후 제안 등으로 채워졌다. 이 자리에서 나온 내용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공익위키가 자리를 잡는 첫 단계에서는 사전모임에서 형성되는 친밀성이 중요하다. 그래야 좀 더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굳이 개인으로 참여자를 모집하기보다 이미 형성된 같은 관심을 가진 소그룹이나 단체 구성원이 함께 시작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해봄직 하다.
- 공익활동의 개념이 너무 광범위하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므로 공익활동의 범위를 주제별 대화로 느슨하고 편안하게 열어주면 좋겠다.
- 공익위키를 통해 역으로 공익활동을 알리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더 나아가 시군 지원센터 및 공익활동에 기여하는 여타의 중간지원조직들의 역할을 알리는 방법도 있다. 다시 말해, 위키를 공익활동의 홍보 채널로 사용할 수 있겠다.
- 공익위키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SNS를 통해 위키 주제를 모으고 자조모임으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면서 단체를 소개하고 알리는 위키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네트워크, 콜라보의 가능성을 열 수 있다.
- 경험의 마주침에서 생기는 파장이 연결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정형화된 형식을 피하고 새롭고 흥미로운 형식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 위키를 정보나 지식 공유의 장으로만 한정 짓지 말고 질문, 화두가 제시되는 공론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수 있겠다. 이슈 중심으로 만나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 정제된 언어나 개념, 설명보다 날 것의 의견이 오고 가면 더 재미와 참여가 커질 수도 있다.
- 위키를 하면서 좋았던 경험이 또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참여 후기나 사례를 활용해보자.
- 이미 작성된 위키 사례를 비교, 평가해서 긍정적인 점과 개선할 점 등을 짚어보는 것도 좋겠다.
- 위키 어워드를 제정하여 잘 만들어진 위키에 특별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해 볼만 하겠다.
이렇게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안이 나온 배경은 물론 공익위키에 대한 참석자들의 기대와 바람이 크고, 공익위키에 대한 애정, 더 나아가 공익활동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공익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 우리 사회는 더 건강해지고 우리는 그만큼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공익활동에 유익한 도구가 될 공익위키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이 아닐까. 이에 함께 하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해야 할 일을 마다하지 않는 공익덕후 맞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언뜻 해본다.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겠지만 모아진 의견들이 잘 반영되어 공익위키가 성공한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끝으로 공익위키 1차 워크숍 중 시간은행 위키만들기 참여후기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그 까닭은 공익위키가 뭔지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하고 유익한 글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2차 워크숍 F.G.I. 간담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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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4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는 평화와 인권을 위한 메시지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활동가 최희신
동두천 소요산 주차장 옆 숲 안에 눈에 띄지 않는 낡은 건물 한 채가 햇빛을 받으며 서있습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이 건물의 마당가득 개망초가 흐드러집니다. 하얀 꽃잎에 노란 꽃밥을 가진 작은 꽃들이 이 곳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듯 바람에 흔들리며 사각거립니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2022.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제공)
□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는?
이 건물은 옛 성병관리소입니다. 성병관리소가 공식명칭입니다. 일명 ‘낙검자 수용소’, 세간에는 ‘몽키하우스’라고도 불리는 곳입니다. 박정희 정부 시절, 주한미군을 상대로 달러 획득 사업에 매달리면서 미군기지촌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정부명칭 미군위안부)들을 대상으로 성병 검사/치료 목적의 수용시설로 운영되던 곳입니다. 1960, 70년대 미군 및 기지촌 여성들 사이에서 성병이 크게 유행하였고 미군은 성병 관리를 대한민국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성병 확산이 미군의 사기를 저하한다는 미군의 요구에 당시 정부는 기지촌정화대책사업으로 성병진료소와 성병관리소를 운영하였습니다. 마치 여성들을 위한 보건 복지 정책인 것처럼 포장되었지만 실제로는 강압적인 수용과 치료, 감금이 이루어졌습니다. 경기도에만 6곳의 성병관리소가 있었으며 5곳은 모두 2000년 초반이 되기 이전 없어졌고, 동두천의 건물만이 유일하게 남아있습니다. 전세계,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건물입니다.
동두천의 성병관리소는 1973년부터 운영되어 1996년 폐쇄되었습니다.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운영되었고, 2023년까지 27년동안 방치되었습니다. 운영되었을 때는 기지촌여성들이 끌려가는 정신병원이나 구치소 같은 곳이었고, 폐쇄된 후에는 행정의 관심이 전혀 없는 말 그대로 버려진 곳이었습니다. 지나간 역사에 관심을 갖고, 아픈 사연에 귀기울이는 시민활동가와 예술가들이만이 아카이빙을 하고 공연을 하며 기억하려 애쓰는 곳이었습니다.
동아일보(1978.3.13.) 매일경제신문(1969.4.24.)
성병관리소와 관련된 과거 신문기사를 뒤져보았습니다. 1978년 동아일보에서는 비교적 온건하게 기록되어 있지만 강제수용과 인권유린이 이루어졌음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성병진료소는 의정부지역에 1개소, 양주군내 2개소 등이고 낙검자들의 강제수용치료기관인 성병관리소는 시군에 1개소씩 있다.... 보균자로 가려진 여자들은 진료소에 보내져 관내 성병관리소에 강제수용, 평균 4~5일씩 주사 또는 약물치료를 실시한 후 감염우려가 없다고 판단되야 비로소 직장에 복귀토록 한다.... 한 여인은 이름만 성병관리소이지 정신병동이나 구치소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건물은 온통 철책에 가리워져 병이 나을 때까지는 꼼짝달싹도 못하도록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양주군 성병관리소(동두천)내 7개 병동에 평소 수용되는 사람은 월평균 40명 선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병동시설은 온돌구조로 돼 있기는 하나 겨울에는 침구가 얇고 허술한데다 에너지절약책으로 불을 피우지 않아 수용자들은 추위에 떨기 일쑤라는 것이고 도서시설은 물론 다른 오락시설 하나도 없어 교도소 감방이나 다름이 없다며 수용자들은 한결같이 시설개선을 요망하고 있다..... 낙검자들은 또 시간여유나 개인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강제성을 배제해 줄 것도 바라고 있었다. 소지품 준비도 없이 맨손으로 수용되는 바람에 내의를 갈아입을 수도, 가족에게 알릴 수도 없어 골탕을 먹는다는 것이다.”
1969년 매일경제신문에는 기지촌위안부의 인권과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기사가 실려있습니다. “외국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철조망 주변, 속칭 기지촌에는 몇 푼의 달러를 줍기 위해 후조처럼 몰려든 위안부들을 한낱 범죄자라고 지탄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도 무책임하고 빈곤한 게 아닌가?... 그렇다면 인도주의 또는 인권이라는 절대적인 명제를 부인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사회의 암으로만 평가할 수도 또한 없을 것이다. 물론 방치할 수도 없다. 오직 보다 현실적인 해결만이 요구되는 것이다. ... 오산 기지촌에 있는 송탄직업부녀회 회관벽에는 이런 슬로건이 달려 있다.
『명심하자! 지금 우리의 마음씨‧몸차림‧행동이 그대로 3천만 민족의 흥망과 직결되어 있음을!』 비록 몸은 위안부라는 명예롭지 못한 칭로를 달고 있지만 우리를 도우러 우리나라를 지켜주러 멀리 타국에서 온 군인들을 국가를 대신해서 위안해 주는데 대한 자부심을 갖고 국가의 위신을 지키자는 뜻일게다.”
“하나의 위안부가 미군을 상대하기까지에는 복잡한 수속을 거쳐야 한다. 첫째로, 신분을 보장하는 신분증(주민등록증)을 관할 파출소에 제출, 신분보장을 받아 보건소 발행의 검진증을 발부받아야 한다. 검진은 1주에 2번, 보건소지정 진료소에서 화요일과 금요일에 받는다. 전염병예방법 제25조에 의거, 의사와 수검자 간에 파생되는 알력에서 오는 피해는 항상 약자인 위안부들이 일방적으로 당하게 되어 있다는 것....즉 병도 없는 사람을 병이 있다고 진단을 내려 낙검시킴으로써 며칠씩 영업을 못하게 하기도 한다고 하소연하다.”
성병관리소를 통해 우리가 알아야 할 과거의 기억은 너무나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동두천의 성병관리소는 그 기억을 들려주기 위해 30년 가까운 세월을 낡아가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 철거를 강행하는 동두천시 행정
2023년 2월 동두천시는 토지를 매입하고 바로 철거를 예정하고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매입시도는 있었으나 높은 매입가격으로 동두천시의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불발되곤 했습니다. 그러다 현 시장이 되고 나서 급하고도 조용하게 매입이 추진되었습니다. 매입과 동시에 철거를 기정사실화한 기사를 통해 시민들은 알 수 있었습니다. 29억의 매입가가 주변 지역의 시세보다 높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동두천시의 매입은 소요산관광지확대개발사업 일환으로 관광시설을 건설한다는 개발이 이유였습니다.
시민들이 성병관리소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이 건물이 어떤 역사적 가치를 갖고 있는지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결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동두천시 행정과 철거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동두천이 윤락과 향락의 미군기지촌의 이미지로 남아있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주장입니다. 성병관리소가 성매매여성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부끄럽고 치욕스런 건물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8월 말 동두천시는 특별예산으로 2억 2천만 원의 철거비용을 추경편성하였고, 시의회 의결 등을 거치는 등 행정절차를 거치고, 9월 말 철거업체를 선정하여 철거를 급하게 강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성병관리소 철거 이후 해당부지를 호텔 등의 관광시설을 짓겠다는 선언만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단계이고, 동두천 재정으로는 소요산개발 계획의 어떤 예산도 편성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 성병관리소를 보존하고 활용해야 하는 이유
제가 활동하고 있는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과 동두천옛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성병관리소의 보존을 주장합니다. 동두천시가 매입과 동시에 철거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이 건물의 역사성과 평화성을 살려 인권을 알리는 공간으로 살리려는 보존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현재 2024년 10월까지 1년 8개월의 보존과 활용, 철거저지 운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요산 성병관리소 앞에서 천막을 치고 철거를 막고 있습니다. 벌써 60일이 되어 갑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진정, 국회국민청원, 경기도 청원 등을 통해 국제사회와 정치권의 관심과 이슈를 만들고, 포크레인을 앞세운 철거시도를 몸으로 막아내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점점 많은 시민들이 역사를 보존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동참하고 있습니다. 개발이 능사가 아니라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성병관리소 보존과 활용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도 숨죽여 살아가고 있는 기지촌여성(미군위안부) 할머니, 언니들의 인권과 삶을 보장받기 위함이 첫째입니다. 애국자라 그렇게 부추겨 달러를 벌게 하더니 가장 천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지금의 무지와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그분들이 치유와 위로,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평화를 일상으로 끌어와 함께 누리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동두천과 같은 기지촌이었던 도시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동두천만 그럴까요? 평택, 의정부, 파주, 군산, 칠곡 등 여전히 미군기지가 있고 기지촌이 있습니다. 그 시절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 산 곳입니다. 대한민국 어느 도시가 어느 마을이 열심히 살지 않은 곳이 있었겠습니까? 동두천과 같은 기지촌도 그러합니다. 불쌍한 ‘안보의 희생양’이 아닌 당당한 ‘역사의 피해자이고 권리자’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동두천은 미군기지 반환이 이미 10년 전 완료되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미군과 한국정부는 반환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두천 전체면적의 42%를 차지하며 실질적으로 지역발전에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성병관리소는 미군기지 반환을 더욱 강하게 요구할 수 있는 증거물입니다. 미군기지를 시민에게 돌려달라, 국가의 정책으로 고통받았고, 지금도 아파하는 시민들에게 보상이 아닌 배상을 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증거물입니다.
역사를 기억하는 일은 당장의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를 위한 것입니다. 내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평화롭고 당당한 세상에서 살게 하려는 것입니다. 동두천은 평화와 인권을 존중하고 알리는 도시로, 전세계 사람들이 와서 평화를 느끼고, 인간 존엄을 배우는 멋진 도시야 라고 말하는 근사한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 것입니다. 성병관리소의 보존과 평화적인 활용은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시민단체와 공익은?
동두천에 있는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은 작은 시민단체입니다. 경기북부지역의 인권과 평화를 위해 활동을 주목적으로 탄생했습니다. 우리 지역의 역사를 기억하고자 노력하고 그 역사에서 약하고 아팠던 사람들을 기림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갖고 있는 역동성과 민주주의, 평화를 위한 열망을 작게나마 실현하고자 노력합니다. 성병관리소 보존운동도 그 한 축입니다.
공익을 생각합니다. 단순히 경제적인 부족을 채우는 것으로 공익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참공익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돈이 되지 않아도 봉사를 하고 지역을 위해 활동하는 이유는 우리의 정신과 감정이 풍부해지고 안심되는 평화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성병관리소 보존과 활용운동을 하면서 공익을 더욱 생각합니다. 철거에 반대할 수도 찬성할 수도 있지만 서로의 의견을 듣고 조율할 수 있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생각합니다. 아무리 대화하자 제안을 하고 말을 해도 듣지 않으려는 것은 상대방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생각합니다.
공익을 생각합니다. 현재를 사는 나의 편의를 위한 것만이 공익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를 사는 우리도,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의 삶도 평화롭고 안전하게 하는 것이 공익이라 생각합니다.
성병관리소를 보존하여 평화로 사용한다면, 동두천과 같은 최전선의 도시의 역사를 기록하고 전시하는 공간이 된다면, 인권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을 열고, 치유와 위로를 받는 다양한 사업을 하는 공간이 된다면 공익이 참으로 실현되는 장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첨예하게 갈등하는 시민들도, 정치적 판단과 이익으로 움직이는 정치인들도 모두가 위로받고 치유받는 공간이고 공익말입니다.
경기도에 가장 많은 미군기지와 기지촌이 있었습니다. 성병진료소와 성병관리소도 가장 많았습니다. 그만큼 경기도에서 아프게 살았던 도민들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역사를 기억하고 반성하고 치유하고 화해하는 경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성병관리소 건물이 평화와 인권을 알리는 메시지가 되길 바랍니다. 경기도민들은 그런 힘이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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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1도시를 ‘장소’로 살아가기: 농(農)
전형민(동그랑)
[공간에서 장소로]
엄연히 도시로 분류되는 경기도 군포시에 6년째 살고 있다. 그보다 오래전부터 도시에 살았고 거기서 자랐다. 그러니까 내게 도시는 익숙한 공간이다. 군포시도 마찬가지다. 지하철역과 버스 정거장이 가까워 이동이 편리하고 멀지 않은 곳에 대형 쇼핑몰이 있으며 한밤중 잠옷 바람에 슬리퍼 신고 다녀올 수 있는 편의점도 여러 군데 있다. 물론 외식할 수 있는 식당도 많다. 배달앱으로 검색만 해봐도 근처에 음식점은 넘쳐난다. 각종 편의시설과 인프라에 둘러싸여 있는 이 도시는, 그리고 도시인들은 그러나 단절되어 있기도 하다. 땅과 먹거리, 그리고 이웃들과. 도시인들이 그들이 살아가는 도시를 그렇게 감각하고 경험한다면, 그 도시는 장소가 아닌 공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 출신의 인류학자 마르크 오제는 장소와 그렇지 않은 공간으로서 비장소(non-place)를 구분한다. 오제가 말하는 비장소는, 이를테면 ‘여행자의 공간’이다. 기차역, 고속도로, 주유소, 대형 쇼핑몰과 같은 곳에서 우리가 느끼듯이 그저 통과하는 곳, 소비하는 곳, 서로를 소외시키는 곳이다. 반면 장소는 정체성과 관련되며 관계적이고 역사적인 곳으로 규정될 수 있겠다. 비슷한 맥락에서 중국계 미국인 지리학자 이-푸 투안은 장소를 정지(pause)가 일어나는 곳으로, ‘안전’, ‘안정’, ‘안식처’를 상징하고 일상적이고 실제적이며 평범한 행위들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곳으로,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애정과 애착의 대상이 되는 가치의 중심지이며 의미로 가득 찬 곳으로 설명한다.
다분히 도구적 개념이자 구분일 뿐이지만, 6년째 살고 있는 이 군포시를 어느 순간 공간에서 장소로 감각하고 경험한 바 공간은 언제, 어떻게 장소로 발전되었는지 톺아볼 일이다.
[농사로 장소 되찾기]
공간으로 전락한 도시를 장소로 새롭게 감각하고 경험한 데에는 내가 사는 ‘지금-여기’에서 농사를 배우고 짓기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째 되던 2022년 초에 지역 이주를 고민하던 옆지기와 나는 당장 거처를 옮길 수 있는 형편이 안되니 지금 있는 곳에서 뭐라도 배우면서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살고 싶은 지역은 시골, 그러니까 농촌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전업농으로 일할 생각은 없었으나 시골에서 텃밭 농사 정도는 짓고 살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지역 이주 전에 농사를 배워보자는 목표가 정해졌고, 이어서 ‘그럼 농사를 어디서 배우지?’ 질문이 생겨났다. 주말 텃밭을 분양받아서 바로 실전에 돌입할 수도 있지만 우린 한 해 농사를 배워보는 것에 방점이 있었기에 교육과정 내지는 학교를 다니는 게 적절했다. 그러다 찾은 곳이 <자립하는 소농학교>이다.
<자립하는 소농학교>(이하 소농학교)는 ‘사단법인 전국귀농운동본부’라는 시민단체에서 진행하는 농사 실습 학교로, 한 해 동안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실천하며 자립하는 소농으로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나 여러 민간기관에서도 다양한 농사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와중에 <소농학교>를 선택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 <소농학교>에선 화학비료나 비닐멀칭처럼 환경에 유해한 재료나 농법을 쓰지 않고 최소한의 농기구를 사용하면서 자신의 몸을 땅과 가까이하고 이 시대의 대안으로 소농철학을 가슴에 새기는 과정으로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우리가 사는 군포시에서 <소농학교>가 열린다는 점이다. 이 점이 사실은 가장 결정적이었다.
<문화유산국민 신탁>으로 기증된 약 930평 규모의 땅으로 <자립하는 소농학교>의 실습장으로 쓰이고 있다.
그렇게 옆지기와 나는 2022년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종일 그리고 평일 하루 잠깐씩 <소농학교>를 다니며 한 해 농사를 배우고 지었다. 고작 일주일에 하루임에도 토요일마다 아침 일찍부터 해질 무렵까지 농사짓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하고 주말의 시작인 토요일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 농사지으러 간다는 건, 주 6일 근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도 버겁지만 안 써 본 근육을 쓰니 벅적지근하고, 계절과 절기마다 해야 되는 농사일의 강도도 낯설었다. 질퍽거리는 땅과 한여름의 무더위, 수확철의 온갖 곤충들, 11월의 이른 한파 또한 어설픈 소농이 되는 데 필요한 고난이었을까. 버겁고 힘들기도 했지만 맛난 새참과 점심을 함께 만들어 먹으며 땀을 들이고 다시 호미 자루 들어 밭에 나갈 때면 비온 뒤 자라는 풀과 작물들처럼 나 또한 생기로워졌다. 싱싱하고 힘찬 기운을 온갖 데서 얻곤 했다.
땀을 식히는 산들바람에서, 맑게 갠 하늘에서, 초록의 풀과 작물과 나무들에서, 알차게 맺은 열매들에서, 가을 햇살에서, 그리고 함께 소농의 길에 들어선 초보 농부들과의 정다운 대화에서. 내가 사는 ‘지금-여기’, 이 도시가 장소가 되는 순간들이었다.
가을 햇살 아래 <자립하는 소농학교>에서
[도시 텃밭에서 새로이 관계 맺기]
2018년 9월 지금의 옆지기와 혼인하고 군포로 이사 와 살면서 내게 ‘이웃’이란 존재는 없었다. <소농학교>를 만나기 전까지는. 당시 내가 사는 ‘지금-여기’는 고립된 ‘도시-섬’이었다. 그러니까 <소농학교>는 이웃이 생겨난 기점이었고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에서 만난, 그래서 더없이 반가운 흙과 땅이었으며 마트에서나 돈으로 사 먹던 채소를 직접 길러 캐서 요리해 먹은 자급하는 삶의 실험장이었다. 도시에 살면서 단절되었던 땅과 먹거리, 그리고 이웃을 도시 생활 37년 차였던 2022년의 도시 텃밭에서 이제야 만난 것이다.
<소농학교>에서 한 해 농사를 지어봤다지만 농사는 여전히 잘 몰랐고 그래서 더 배우고 지어보고도 싶었다. 마침 <소농학교> 담당 활동가가 내게 일자리를 제안했다. 본인의 후임으로 <소농학교> 담당 활동가 자리를 제안한 것이다. 적은 임금과 고된 노동 강도, 열악한 근무 환경은 이미 <소농학교> 학생으로 있을 때 보아왔던 터다. 그럼에도 제안을 받아들여 2023년 한 해만이라도 해 보자 싶었다. 일단 집과 멀지 않았고 농사를 더 배우며 짓고 싶었던 만큼 기회라고도 여겼다. ‘공익활동가’라는 직업정체성도 결정하는 데 이유가 되었다. 학생에 이어 활동가로서 경험한 <소농학교>는 거기서 관계 맺은 이웃,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 작물들과 그들이 뿌리내린 땅까지 친밀해지는 시간이었다. 단절되었던 것들과 연결된 것에 이어서 관계의 깊이가 더해지는 시간이었다. 물론 불편과 갈등이 없던 것은 아니나 그것마저 깊이를 더하는 과정으로 다가왔다.
<소농학교> 실습장은 군포시의 ‘대야미’라는 동네에 있다. 군포시의 다른 법정동·행정동과 비교했을 때 수리산과 접해 있어 녹지가 많고 농지도 꽤 있는 편이다. 물론 여느 농촌과 비교했을 땐 농지라고도 할 수 없는 면적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도시의 소농들이 함께 농사짓는 텃밭으로는 적절한 면적이기도 하다. 한편 대야미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소농들은 도시 농부들로, 전업농도 있는 반면 다른 일을 병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시간 날 때마다 소농학교에 들러 논밭을 일구고 고장난 시설을 함께 고치고 직접 담근 막걸리 한 잔 걸치며 밭에 난 작물들로 요리해 먹는다. 많이 먹고, 싸게 먹고, 멀리서 가져다 먹는 시대를 거슬러 적당히, 돈 안 내고, 밭에서 직접 기른 작물들을 가져다 요리해 먹는다. 도시 텃밭은 이웃, 자연, 작물, 땅과도 새로이 관계 맺지만 시대와도 새로이 관계 맺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 텃밭에서 새로이 관계 맺기
[도시 텃밭에서 퇴비주의자 되기]
페미니즘 이론가이자 생물학자이기도 한 도나 J. 해러웨이는 “나는 포스트휴머니스트(posthumanist)가 아니라 퇴비주의자(compost-ist)”라고 선언한다. 해러웨이의 이 선언은 물론 인문학(humanities)보다 퇴비학(humusities)이 더 중요하다는 언어유희이고 은유적 표현에 불과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인권과 기후의 위기가 중첩된 시대에 그가 말하는 ‘퇴비주의’가 무엇을 은유하는지 살펴볼 이유는 차고 넘친다. 여기서 퇴비(compost)는 혼합물을 뜻하는 라틴어 composita(또는 compositum)에서 유래한 단어로 최유미에 따르면 원래 “퇴비는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 만드는 거름으로 박테리아들이 죽은 유기체를 먹고 만든 배설물이다. 죽은 유기체가 박테리아의 먹이가 되고 박테리아의 배설물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서 농작물을 키우는 식으로 퇴비는 삶과 죽음의 계속성을 만들어낸다”. 이는 퇴비 속에 서로 연결되어 실뜨기하고 있는 미생물, 동물, 식물과 같은 크리터들(critters)의 미시생태계를 떠올리게 한다.
<소농학교>에서는 이 퇴비를 언어유희나 은유가 아닌 실제로 만든다. 소농들의 배설물과 잔반, 밭에서 나오는 부산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느 정도 발효되면 퇴비장에 한데 모아 얽히고설키는 과정을 거친 끝에 퇴비로 만들어진다. 특히 소농들의 똥과 오줌은 퇴비의 귀한 재료가 되는데, 좌변기에 앉아 배설하고 물을 내려 버리는 과정으로는 당연히 모을 수가 없다. 농장엔 좌변기를 설치할 수도, 작동할 수도 없는 조건이므로 생태뒷간이 필요한 이유다. 쭈그려 앉아 볼일을 본 뒤 똥엔 왕겨를 덮어 모으고 오줌은 오줌통에 따로 모아지는 구조다.
이미 <소농학교>엔 이런 구조의 생태뒷간이 두 채 있는데 지은 지 모두 오래되고 낡아 새로 지을 필요가 있었고 활동가로서 생태뒷간을 짓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기에 이른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을 나는 <
[도시를 ‘장소’로 살아가기: 농(農)]
줄곧 ‘군포’라는 도시에서 농사 짓는 이야기를 했지만 정작 ‘도시농업’이란 단어를 쓰지 않았다. 심지어 ‘농업’이란 말도 쓰지 않았다. 접미사 ‘-업’이 지니는 산업, 사업이란 뜻이 다소 무겁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당장 내가 짓는 농사만 봐도 농업이라 하기엔 초라할 정도이고 고로 사업성 역시 당연히 없다. 기른 작물을 돈을 받고 거래한 적 역시 없으니 내가 짓는 농사는 자급과 선물을 위한 것이며 일종의 장소성 형성(또는 공간에서 장소로의 전환)을 위한 수행이면서 공익활동이자 예술적 실천이 되기도 하다.
예술적 실천으로서의 농(農)
그럼에도 흔히 얘기되는 ‘도시농업’의 기능을 일부 공유한다. 전술했듯 경제적 가치를 논외로 하면 공익적 가치가 남는다. 공익적 가치도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도시의 열섬현상을 줄이는 효과만 언급한다. 도시는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높다. 도시가 내뿜는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지 못 하기 때문이다. 도시를 뒤덮고 있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는 수분을 포함한 흙보다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하면서도 열기는 식혀주지 못 한다. 그런데 이 도시의 한 뙈기 땅에라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대신 증산작용을 하는 식물을 심는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도시의 온도를 떨어뜨려주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군포의 한 빌라촌에 살고 있는 나는, 한여름 대야미 소농학교에만 가도 조금은 선선한 기운을 느끼며 다시 생기를 얻곤 한다. 물론 이내 허리를 굽혀 밭일을 하노라면 어느새 땀범벅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어떤 기능의 차원을 넘어서 거듭 말하고 싶었던, 땀 흘리는 농(農)의 가치는 이렇다. 도시인들이 허리를 굽혀 땅과 가까이하며 땀 흘리며 농사지을 때 ‘지금-여기’의 공간은 다양한 관계 맺음 안에서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웃과 자연, 작물과 땅, 그리고 내 몸과 시대와도 새로이 관계 맺는 장소로 도시 텃밭을 다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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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0
제98주년 점자의 날을 맞이하며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 현실
(사)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만나보는 우리가 몰랐던 시각장애인의 삶
현대인의 삶과 미디어 콘텐츠는 분리하여 생각하기 어려운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취득함은 물론 감정적 즐거움까지 얻는다. 많은 사람 들이 정보 검색 시 기존의 검색엔진처럼 유튜브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타인이 업로드한 동영상을 시청하며 정보를 취득하고 전통적인 영상매체인 TV에서 방영하는 방송은 물론 여러 OTT에서 생산되는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다.
이러한 미디어 콘텐츠활용에 대한 욕구는 시각장애인들도 다르지 않다.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최신 영상에 접근하여 시청하길 원하며 중증 시각장애인이라도 시각적인 정보는 얻지 못하지만 청취함으로써 콘텐츠를 즐기기를 원한다.
실제로 시각장애인 대상 모바일 교육을 수강하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첫번째로 원하는 기능이 바로 유튜브의 활용이다. 심하지 않은 시각장애인은 화면을 확대 하여 스마트폰을 조작해서 유튜브 앱에 접속하고 콘텐츠에 접근해서 시청하며, 심한 장애를 가진 시각장애인은 화면 정보를 들으면서 파악하는 스크린리더 환경에서의 조작법을 익혀 유튜브에 업로드된 수많은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기를 원한다.
드라마는 물론 영화와 각종 오락 프로그램까지 생산하는 OTT의 존재는 시각 장애인에게 하나의 즐거움을 늘려준다. 가장 대표적인 OTT인 넷플릭스의 콘텐츠는 시각장애인의 내용 파악을 돕는 화면해설을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다수이고, 모바일 스크린리더 환경에서 자막까지 읽어줌으로써 해외에서 제작된 수많은 미디어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어느정도 화면 내용의 파악이 가능한 심하지 않은 시각장애인의 경우 TV시청을 즐기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장애를 가진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음성정보로도 쉽게 파악이 가능한 뉴스 등의 방송을 제외하고는 TV 시청을 즐기기 어려운데 이때 큰 도움을 주는 서비스가 바로 시각장애인 화면해설 방송이다. 현재 각종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이 화면해설 방송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이 서비스를 통해 시각장애인들도 타인의 도움 없이 TV 프로그램의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본방송에는 사전에 제작되어야 하는 화면해설이 포함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TV에 방송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서 화면해설이 추가된다는 부분이다.
전통적인 영상매체인 영화에서도 화면해설 제작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존 작품이 아닌 최신 개봉 영화 화면해설 제작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에 따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제작하여 매달 상영되고 있어서 최신 영화 콘텐츠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욕구해소를 돕고 있으며, 미디어 접근센터 사이트 운영을 통해 TV와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화면해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PC와 모바일환경에서 시각장애인들도 손쉽게 이러한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다만 시각장애인은 정보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콘텐츠 사용법에 대한 사전 교육이 필수적이며, 교육을 받지 못한 시각장애인의 경우 스마트기기 조작에 어려움을 겪으므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화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시각장애인 정보화교육기관의 확충을 위한 경기도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 시각장애인을 위한 우수 정책 및 제도 사례
시각장애인들은 한글 점자로 글을 읽고 쓴다. 차고 넘치는 정보 세상에서 시각장애인들은 점자로 정보를 습득하고 세상과 소통한다.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점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점자법이 2016년에 제정되어 점자 및 점자 문화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점자란 시각장애인이 촉각을 활용하여 스스로 읽고 쓸 수 있도록 튀어나온 점을 일정한 방식으로 조합한 표기문자로, 이 경우 도형·그림 등을 촉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제작된 촉각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생활용품 등에 점자정보가 필요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여러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에 점자를 표시하고, 점자 표시를 위해 기술을 개발한 선도적인 사례도 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과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 그 목적이다.
최근에는 식품업체가 시각장애인의 편의 증진을 위해 컵라면 최초로 점자 표기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기업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성과 취식 편의성을 높임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내 대표적 주류업체 중 자사에서 출시되는 맥주에 점자표기가 되어 있다. 맥주에 브랜드 점자를 넣음으로써 시각장애인에게 명확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또한 다른 맥주 브랜드에 대해서는 점자 표기를 검토 중이라고 하며, "비장애인·장애인 구분 없이 맥주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 이라고 전했다.
점자 표시는 단순히 무늬를 표기한 것이 아니다. 점자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은 손상된 기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동등한 존엄성을 지닌 인격체로서 자신을 받아들이게 하고 자기 결정권에 의해 자립생활을 가능하게 함과 아울러 직업훈련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점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문자 이상의 의미로, 시각장애인 에게 자신감과 독립성 그리고 동등권을 주며 정보를 수용함에 있어서 주로 촉각과 청각을 이용하는데 촉각은 시각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감각이며 독서의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위한 필수이자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점자의 활용은 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을 높이고 재활자원을 구축할 수 있다.
- 시각장애인의 시각에서 현황 및 개선되어야 할 점
의약품의 경우 의사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안전상비약품에 점자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오·남용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소비자연맹이 58개 의약품의 점자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27.6%인 16개에만 점자 표시가 있었다. 조사 대상 일반의약품 45개 중 73.3%인 33개가 점자 표시가 없었고 안전상비의약품은 13개 중 9개(69.2%)가 점자 표시가 없었다. 게다가 점자 표시가 돼 있는 의약품들도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상비약의 경우, 약명과 회사명은 점자표시가 되어 있으나, 무엇에 복용해야 하는 약인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어 시각장애인의 경우 잘못 복용 할 수도 있다.
또한 누구나 쉽게 접하고 먹는 식품인 음료의 경우에도 점자 표기가 미흡해 시각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점자를 표기해 식품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이전에도 나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에는 유통기한이 표기된 제품이 없어 자칫하다간 시각장애인들이 변질된 식품을 섭취할 수 있다는 위험도 제기된다.
점자가 표시된 제품의 경우에도 가독성이 낮았다. 특히 페트병의 경우 점자의 촉감이 약하고 점의 간격이 넓어 점자를 읽기 어려워 가독성이 가장 낮았다.
캔 음료 역시 모든 제품의 명칭이 '음료'나 '탄산'으로 되어 있어 시각장애인이 원하는 음료를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모든 제품에 점자 설명서 및 바코드 정보를 제공하여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강화와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 점자의 날을 맞아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
점자법은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점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매년 11월 4일을 ‘한글 점자의 날’로 정하고 있으며, 올해로 98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한글’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 ‘점자’는 아직 공적 문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은 필요한 자료와 문서를 ‘점자’로 즉시 제공받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 향상과 소비자로서의 권리가 완벽하게 향유되도록 정부와 경기도 및 지차체, 공공기관 그리고 모든 기업과 경기도민이 점자 사용 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제도개선 및 인식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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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8혹시 아름다운 자연이 머무는 지역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일상에 치일 때, 과도한 스트레스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한 번쯤은 시골 평상에 누워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는 장면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와 같이 최근 한적한 지방에 내려가 치유와 활력을 찾다가 머무른 장소의 매력에 빠져 정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들은 지역이 쇠퇴하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마을을 재발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통해 지역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더불어 지역 주민들도 고유한 마을 콘텐츠를 생산하며 동네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시민 활동이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웹진에서는 마을의 환경과 문화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 이른바 우리 동네 지킴이들의 슬기로운 지역 생활을 엿보는 기회를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편은 서울공화국_도시개발과 지방 소멸의 번외편이므로 지난 웹진을 참고해 보며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전라남도 해남군 ‘마을기업 연호(주)’
연호(주)는 해남군 황산면 연호·연자·와등·청룡 등 4개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마을기업인데요. 특히 마을기업을 통해 주민들의 소득을 높인 후 지역사회에 환원해 모두가 더불어 사는 이상향을 추구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이색적입니다. 대표적으로 농산물의 상품화와 보리 축제를 통해 지역 활성화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요. 한때 쌀 20ha, 배추 20만 평을 회원들과 계약재배해 자연드림과 광주 시니어클럽 등에 판매해 약 7억 원의 수익을 냈었습니다. 이후 마을 드림이라는 온라인 상점 개설, 대도시 소비자와의 직거래, 대형유통업체와의 계약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주민들이 보리 축제를 만들면서 보리 미숫가루, 보리 비빔밥, 보리 라테 식품을 통해 부가 수익을 창출하였고 축제 후 주민들의 삶의 변화를 담은 『보리밭서 꿈을 꾸다』 책자 발간을 계획하는 홍보 전략도 마련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수익 창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농약병 등을 수거 판매한 금액과 해남 미남 축제1) 수익금 등을 수시로 이웃돕기에 기부하면서 공익 활동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당 사례를 통해 ‘마을공동체’라는 이론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으로 지역공동체가 설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자구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면서 정약용이 말한 ‘실학’이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2)
출처: 해남 사네
▶ 아이들이 해맑게 해남연호 보리 축제에서 뛰놀고 있다. 해남에서는 처음으로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 낸 자체 지역 행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친가 댁이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해 남해 쪽을 종종 여행 갔었는데,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해남에 놀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연호가 준 인상이 매우 강렬하다. SNS 하시는 독자분들께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도 있으니 팔로잉 한 번씩 눌러주시길 추천합니다.^^ / cf) 마을 드림- https://www.instagram.com/maeul_dream55/
전라남도 구례군 ‘자라는 공동체’
전남 구례군의 ‘자라는 공동체’는 청년, 청소년들의 자발적 공동체를 통해 구례다운 문화를 만들며 지역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자라는 공동체’는 문척 초등학교 교사 최석우 대표가 만든 이른바 ‘젊은 것’들의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교사로서 청취한 구례에 사는 청소년 대다수의 고민은 지역 청년의 고민과도 일맥상통했는데요. 바로 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재하다는 것과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은 도시라는 점에서 생산하는 삶보다 소비하는 삶, 주어진 삶을 수행하는 것에 익숙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거실’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교류하였고 청소년들은 ‘젊은것들’이라는 이름으로 버스킹 행사를 열고 ‘워터 낮’ 물놀이 축제, ‘장학생(장사하는 학생들)’이라는 프로그램도 매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구례 교육과 관련된 정책을 제안하고 포럼을 기획해서 한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낼 기회를 만드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들은 접하기 힘든 또래 친구들을 모아 밴드 크루, 헬스 크루, 팝업 스토어 등 모임을 결성하였습니다. 나아가 ‘청년 마을 만들기’를 준비하며 구례 청년들이 꿈꾸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시골 점방처럼 따뜻하고 누구나 오가기 쉬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하는데요. 이처럼 청년들의 패기와 신선함의 영향력과 함께 이를 뒷받침 해 줄 지역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지역 활성화의 중요한 핵심으로 재조명받고 있습니다.3)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바다의 날을 맞아 해양보호구역 확대 캠페인을 진행하며 친환경 관광지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제주도의 해양보호구역은 서귀포시 문섬 일대, 구좌읍 하도리 토끼섬, 추자도 일부로 지정 면적은 제주해역 전체면적 9,600.59㎢의 0.01%에 불과한 15.3㎢에 머물고 있습니다. 또한 2018년 1만 2143t이던 해양쓰레기는 2019년 1만 2308t, 2020년 1만 8358t으로 2021년에는 무려 2만 1489t까지 증가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남방큰돌고래의 새끼들이 연이어 폐사하고 산호초가 하얗게 변하며 죽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022년 5월 28일 총 25명의 시민, 활동가들과 함께 구좌읍 김녕리 성세기해변에서 116.5kg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을 진행하였으며 해양보호구역 확대를 통해 우리 바다를 수호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제주의 깨끗한 천혜 환경을 구경하고 보호하기 위한 시민들의 관심사를 불러일으켜 지역 보존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4)
▶ 제주환경운동연합의 해양보호구역 확대 캠페인 활동 당시 사진이다. 현재 제주 바다는 오염으로 인해 큰 시름을 앓고 있는데 구강암에 걸린 돌고래도 발견됐다는 소식은 아직도 큰 충격으로 다가와 있다. 향후 시민단체의 바다 지킴이 활동은 해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관광 도시 제주도의 인상을 더욱 긍정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출처: 뉴스N제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
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은 제주도의 폐가를 활용해 외부 청년들의 정착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제주도 한 달 살기가 유행인 만큼 청년들의 제주도를 향한 관심은 매우 큰 편인데요. 하지만 이사 계획이 있는 청년들의 경우 일자리와 섬 문화에 대한 낯섦으로 인해 주저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이 나섰습니다. 해당 단체는 수개월씩 제주살이를 하다 폐가에 관심을 가지게 된 청년 김영민 이사장의 손끝에서 출발한 단체인 만큼 청년들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2023년 12월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한 이주 청년 정착지원 학교'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은 제주 이해하기(기본 교육), 제주 탐색하기(문화 기행), 제주 정착 스킬 배우기(멘토링) 등을 체험하게 되는데요. 궁극적으로 청년들에게 제주 폐가의 공간을 활용하는 영감을 주거나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공동체에 적응할 수 있는 도움을 주면서 거주민의 유입과 제주도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1)
경상북도 울릉군 ‘(사)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
(사)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는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로써 보전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독도는 대한민국 땅이자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에 속한 섬인데요. 독도도 역사적 가치와 함께 우리나라의 한 지역인만큼 보존하는 데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사)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는 2002년 9월에 창립된 비영리 민간단체로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독도를 알리고 수호하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특히 상설 무료 전시관인 독도홍보관을 운영하면서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원한 국토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또한 독도·역사 문화 탐방단을 꾸리고 독도 수호 캠페인 활동 등을 통해 올바른 역사적 인식을 제공하고 독도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러한 노력을 통해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로 수호받고 경상북도 울릉군의 한 지역으로 유지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6)
경상북도 영덕군 ‘문화기획사 메이드인피플 <뚜벅이 마을>’
문화기획사 메이드인피플은 영덕의 소멸을 방지하기 위한 ‘뚜벅이 마을’을 기획해 걷는 도시라는 마을 콘텐츠를 생성해 냈습니다.
메이드인피플의 설동원 대표는 국토 종주를 할 정도로 걷기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2021년 행정안전부가 지방 소멸을 저지하기 위해 청년 마을을 공모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학교 때 떠났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올리며 영덕에도 세계적인 걷기 여행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이를 위한 장소로 부산에서 강원 고성까지 이어진 바닷길인 해파랑길 중간의 영덕 구간 즉, 영덕대게 공원에서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구간을 생각해냈는데요.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트래킹 구간인 만큼 계획안이 당선돼 이후 '뚜벅이 마을'로 이름 짓고 본격적인 영덕 마을 홍보에 나섰습니다. 뚜벅이 마을은 1박 2일 단기 프로그램부터 7주에 이르는 장기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단순히 도보여행을 즐기거나 몇 주 동안 머물면서 시골에서의 정착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 2년간 정착한 사람은 10여 명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고유한 마을 콘텐츠의 생성은 지역 거주민 유입의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7)
▶ 뚜벅이 마을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이 시원한 바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도시의 삭막함과 스트레스와는 다르게 시골의 고요함과 평화로움을 찾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심리를 활용한 지역 콘텐츠를 기획해 마을의 재발견을 하는 시도 자체가 매우 중요한 사업이 되어가고 있다.(출처-연합뉴스, 뚜벅이 마을 제공)
지금까지 시민들의 슬기로운 지역 생활 얘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 동네를 위해 치열히 고민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크게 감동하였습니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의 모든 이웃사촌이 공존하며 살 수 있는 시대가 점차 오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직접적인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해 두 팔 걷고 실천해 온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는데요. 앞으로 많은 동네 지킴이의 활동이 지역 균형발전에 큰 도움을 주길 바라며 이번 웹진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1) 미남축제 : 해남 미남(味南)축제는 해남의 대표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음식소재를 활용하여 만든 해남만의 특화음식을 개발하고 음식 관광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고자 개최된 축제(출처 : 해남미남축제 홈페이지)
2) 박영자, [2019년 해남의 키워드는 공동체였다] 혜성처럼 나타난 마을기업 ‘연호’…우린 프로기업을 꿈꾼다, 해남우리신문(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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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5
"활발한 공익활동가학교 회원활동을 위한 ‘온기우편함’ 탐방"
온기우편함은 손편지로 일상의 위로를 전하는 비영리단체에요.
누구나 익명으로 고민을 보내주시면 손편지로 답장을 전해드리는 정서지원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어요.
「온기우편함」 서울 서초구 방배동 810-9 4층
「온기우편함」 탐방: 공익활동의 온기를 나누는 시간
지난 9월 2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온기우편함’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탐방은 활발한 공익활동가학교 학습공동체의 일환으로 공익활동가학교가 끝나고 자발적으로 모여 공부하는 학습동아리입니다. 활동의 후속으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상화 전략사업팀장님이 마련해주신 자리였습니다. 이상화 팀장은 "우리 공익활동가학교의 활동가 교육생들의 성장을 위한 역량 학습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든든한 약속을 하며, 공익활동가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 공익활동가학교의 단톡방에 이번 탐방 정보를 공유해주신 덕분에, 새싹과정에서 공익활동을 시작한 저도 이번 온기우편함 방문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방문에는 나란히 대표 유병훈, 스무살이 협동조합의 선수림 활동가, 부천시 마을공동체 활동가 박선희, 그리고 공익웹진 시민기록자인 저, 황수산나(에디터명: 공익인간)까지 네 명의 공익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했는데요.
탐방의 목적은 온기우편함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공익활동의 다양한 방식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각자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며, 온기우편함의 활동이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를 알아보고, 비영리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공익활동가들에게 실질적인 성공 사례를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온기우편함」대표와 탐방 참여자 나란히 봉사단 유병훈 단장, 스무살이협동조합의 선수림 활동가, 부천시 마을공동체 박선희 지원활동가, 공익웹진 아카이브 에디터 황수산나(에디터명: 공익인간)소개와 인사
탐방의 시작은 참여자들의 동기와 소개를 나누는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먼저 유병훈 단장은 "나란히 손잡고 성장하는 봉사, 경기도 광명시 나란히 봉사단"의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4 공익활동가학교 전문가과정에서 ‘활발한 회원활동’ 이라는 주제로 「온기우편함」 대표님의 강의와 신념에 감명을 받아 다시 듣고 싶다는 소감을 전해 이번 탐방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유 단장은 군 복무 중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했던 경험이 나란히 봉사단을 창단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취사병으로 근무하며 하루 100끼의 도시락을 만들어 격리자들에게 전달했던 경험이 그의 결심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비영리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기로 결심한 유 단장은 3개월간 기획안을 작성하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운영자를 모집하여 나란히 봉사단을 창단했습니다. 현재 이 단체는 독거노인들에게 미식 도시락을 조리하고 포장하여 배달하는 봉사 단체로 성장하였습니다.
선수림 활동가는 '유퀴즈'에도 출연한 유명한 조현식 「온기우편함」 대표를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전에 마을 프로젝트로 어르신들과 추억의 편지를 쓰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온기우편함을 참고 사례로 삼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부천시 마을공동체 활동가인 박선희 활동가는 6월 27일 전문가 과정 강의를 듣고 난 후 "공익적인 활동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참여 동기를 밝혔습니다. 그녀는 과거에 주먹구구식으로 활동을 진행해 온 경험이 있어, 온기우편함에서 진행하는 활동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박 활동가는 "어르신 세대는 공익활동을 단순히 좋은 일로 생각하고, 시간과 힘을 쏟아붓는 방식으로 해왔지만, 온기우편함의 접근은 체계적이고 전략적"이라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온기우편함 공간에 들어오자마자 손글씨로 장식된 따뜻한 분위기와 성장이 온기답게 이루어지는 흔적이 인상 깊었다고 말하며, 이러한 분위기가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광명시 나란히 봉사단 유병훈 단장
부천시 마을공동체 박선희 활동가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온기우편함과 같은 공간과 운영이 공익활동가들의 지속 가능한 활동에 얼마나 큰 멘토링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공익활동가들은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것들이 많았는데요 저는 온기우편함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어 온기우편함이 무엇인지부터 궁금했습니다.
「온기우편함」 온기우체부 봉사자들이 온기 편지를 쓰는 공간
Q. 「온기우편함」은 어떤 곳인가요?
A. 현대 사회에서 정신 건강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울감과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과 활동의 필요성이 절실해졌습니다. 온기우편함은 사회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을 회복하고 우울감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조직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 이야기를 털어놓을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유 우편함이라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온기우편함에 익명으로 고민을 적어 보내면, 자원봉사자들이 손편지로 답장을 작성해주는 형식입니다. 이 자원봉사자들은 온기우체부로 불리며, 현재 약 750명이 활동 중입니다. 온기우편함은 전국 73곳에 설치되어 있으며, 매달 평균 1,500통에서 2,000통의 답장이 오고 갑니다.
또한 이 편지들을 바탕으로 온기레터라는 뉴스레터도 발행하며, 이를 통해 고민을 보내지 않은 사람들도 일상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11,000여 명이 이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온기우체국이라는 팝업스토어도 운영하여, 사람들이 직접 방문해 손편지를 쓰고 위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팝업스토어는 지역을 이동하며 한 달에 한두 번씩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온기레터에 실린 고민편지와 손편지 답장을 담은 책을 활동가들에게 선물로 주신 온기모음집책
“온기우체부를 통해 받은 따듯함”
내 고민에 대한 답장 편지를 온기우체부 활동가가 일일이 손편지로 답장을 쓴 편지를 받고 다시 한번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는 후기글들이 많다고 합니다.
Q.「온기우편함」은 어떤 사람들이 운영할까요?
A.「온기우편함」은 비영리 단체로, 자원봉사자와 직원들이 함께 운영하는 구조입니다. 대표인 저를 포함해 7명의 직원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자원봉사자 출신입니다.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2년 이상 자원봉사로 활동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조직의 가치와 본질을 이해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익활동가들에게 조언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는 사단법인 온기 「온기우편함」 조현식 대표
운영 구조 및 역할
자원봉사자 관리: 750명의 자원봉사자를 관리하는 것이 주요 업무 중 하나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은 편지 쓰기와 같은 활동을 하며, 이를 통해 서로의 심리적 안전망을 형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전문성 확보: 현재 비영리 활동에 있어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 오겠지만, 우리 단체의 경우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자원봉사를 경함한 분들이 직원으로 채용이 되고 있습니다.
후원금 사용 및 사내 복지
보통 단체에 후원하는 후원자들은 사업비에 쓰는 것을 선호하는데, 조대표는 후원금이 인건비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후원자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후원자들을 설득을 하고 후원금이 인건비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후원자들에게 이를 명시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비영리 조직에서도 직원들이 생활할 수 있는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사내 복지 측면에서는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특정 교육이나 책 구매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직 문화도 중요하게 여기며, 직원들이 서로에게 심리적 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원봉사자와의 소통
온기우편함은 자원봉사자와의 소통을 위해 두 달에 한 번 전체 모임을 개최합니다. 이 모임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커뮤니티 유지 노력이 자원봉사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온기우편함」은 자원봉사자와 직원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공익활동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조현식 대표는 “이처럼 온기우편함은 자원봉사자와 직원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공익활동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온기우편함은 단순히 편지를 주고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 간의 정서적 연결을 증진시키고 사회적 지지를 확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조직은 공익활동가들에게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위한 멘토링의 장을 제공하며,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플랫폼으로서의 의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처럼 온기우편함은 지역 사회와 공익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사람들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위로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온기를 지키는중 「온기우편함」 사무실
유퀴즈 유재석님이 온기우체부들게 남긴 응원의 메시지 사인
유병훈 단장은 MZ세대답게 질문 리스트를 스마트폰 메모장에 기록하며, 전략적인 활동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씩 물어보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그는 “비영리 스타트업 단체 활동가로서의 고민과 경험을 나누고, 온기우편함의 운영 전략을 배우고 싶다”는 질문을 했습니다.
Q.「온기우편함」의 비영리스타트업 성공 노하우는?
A. “온기우편함은 비영리 스타트업으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두 가지 주요 방향성을 설정했습니다. 첫째는 개인 후원자 개발, 둘째는 기업 및 기관과의 파트너십입니다.”
조대표는 비영리 단체가 생존하기 위해 후원자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후원자와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개인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습니다.
온기우편함의 핵심 활동 중 하나는 ‘고민 편지’와 답장을 통해 후원자와의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용자들이 고민을 보내고 이에 대한 답변을 받을 때, 그 과정에서 후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예를 들어, 답장에 감사 카드를 포함시켜 QR코드를 통해 후원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즉각적인 감동을 통해 후원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기업들과의 협력도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최근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향에 맞춰, 기업들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 단체와 협력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온기우편함은 정신 건강이라는 사회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비영리 단체로서의 포지셔닝을 통해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편함 설치와 같은 사업을 진행하며,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온기우편함은 다양한 후원 캠페인을 운영하며, 청년 고립 문제와 같은 특정 이슈에 대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함께 실현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청년주택과 같은 특정 지역에 우편함을 설치하여 정서 지원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온기우편함은 비영리 단체로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 개인 후원자와 기업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다양한 홍보 및 후원 전략을 통해 더 많은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성공적인 비영리스타트업이 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선희 활동가는 최근 AI의 발전에 대해 “요즘 누구에게 털어놓는지가 중요한 시대라, 인공지능이 온기우편함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AI가 인간의 감정과 소통을 대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했습니다.
Q. AI와 인간의 연결: 온기우편함의 고민
A. “정신 건강 문제는 복잡한 감정이 얽힌 분야이기 때문에 AI가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특히, 외로움은 관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고, AI가 사람 사이의 관계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은 인간의 복잡한 정서를 AI가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한계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조대표는 최근 AI서비스에 대해 언급하며, “정신 건강 문제는 정말로 AI로 해결될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는 외로움과 같은 감정이 AI에 의해 해결되기 어렵다고 생각하며, “결국 사람과 사람이 직접 연결되어야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AI는 답장을 해줄 수는 있지만, 그 감정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AI는 공감이 결여된 존재이기 때문에, 결국 인간이 느끼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온기우편함은 사람의 따뜻함으로 탄생해야 한다”는 신념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대화는 AI의 발전 속에서도 인간의 정서적 지지와 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비영리 활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으로 '나란히' 봉사단체의 유단장은 최근 고령화 사회에서 시니어들이 겪고 있는 무위와 가치 상실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대부분 초고령화 사회에서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에 직면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 조언을 듣고 싶다고 했습니다.
Q. 청년활동가 '나란히' 스타트업 봉사단체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A. “어르신들의 무위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와 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의 정책적 연결이 쉽지 않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으며, “급여 지급이나 지속 가능한 사업 운영이 어려운 현실에서, 어떻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시니어들이 삶의 지혜를 활용하여 청년들의 고민을 듣고 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하며, 이는 어르신들에게도 가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시니어들은 청년들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고 만족감을 얻고 있다는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조대표는 “어르신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더 이상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청년들은 삶을 살아본 사람들의 경험과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이러한 연결 고리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따라서 그는 “시니어 분들이 교육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무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원봉사를 제안하며, 이 활동이 시니어의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을 것” 이를 통해 '나란히' 봉사단체는 시니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온기우편함」탐방 단체 사진
이번 탐방을 통해 「온기우편함」이 개인을 넘어 온 국민에게 어떻게 따뜻한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연결하는 온기가 가득한 곳임을 확인했던 시간으로 앞으로도 「온기우편함」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위로를 전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우리 공익활동가들에게도 이와 같은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전략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공익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기를 응원합니다. 여러분,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온기가득했던 「온기우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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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스포츠의 광팬(?)인 에디터는 올림픽을 매우 좋아한다. 특히 바야흐로 올림픽 기간이 도래하면 초조하게 날짜를 지워가며 마침내 그날이 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린다. 개회식부터 폐회식까지의 숨 가쁜 일정 동안 TV 앞에 죽치고 앉아 하루는 왜 24시간인지 한탄하며 행여 놓치는 경기가 있지 않을까 염려하는 에디터의 모습을 볼 때마다 어머니는 연구 대상감이라며 치켜세우셨다(?). 특히 고3 때가 제일 곤욕이었는데 입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종목을 공부하고 있으니 스스로 혀를 끌끌 찰 노릇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 탓인지 손에 꼽듯 1등을 해본 역사에서 체육 과목의 전교 수석을 하는 업적을 남기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를 먹으며 몸이 굳어 버려 옛 기량을 잃어버렸으니 내심 안타깝기도 하였다.
이러한 아쉬움과 함께 올림픽을 챙겨보면서 스포츠 스타들의 화려함과 감동에 괜스레 더욱 집중하게 됐다. 가지지 못해본 것에 대한 동경일까. 나에게 올림픽이란 왕좌, 기적, 금의환향, 성공 등 온갖 화려하고 잘난 것들의 표상이었다. 그래서인지 올림픽의 웅장한 개최 모습과 경기의 단순 재미만을 소비해 왔었는데 하나의 사건이 나의 뇌리에 크게 박히며 올림픽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됐다.
2018년 우리나라에서 평창 올림픽이 개최됐다. 무려 삼수 끝에 합격한 소중한 결과였다. 이토록 고대하던 올림픽을 대한민국 땅에서 개최하게 됨에 따라 무엇보다 성공적으로 세계인 축제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열망이 컸었다. 그중에 하나, 바로 선수들에게 최적의 조건의 경기장을 신설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특히 남자 알파인스키 활강 경기장이 대표적인 예였다. 국제스키연맹(FIS)이 제시하는 경기장 조건은 ‘표고차(출발 지점과 결승지점의 고도차) 800m 이상, 평균 경사도 17도 이상, 슬로프 연장 길이 3㎞ 이상’이다. 이에 해당하는 후보 지역 중에서 강원도 정선군 가리왕산은 최적의 지형 조건 외 접근성, 사계절 내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기후 조건의 안정성 등의 이유로 경기장 부지로 최종 확정됐다.1) 이에 정선군은 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 유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영하였다.
하지만 곧 환경 파괴라는 갈등에 부딪히게 됐다. 왜냐하면 가리왕산은 조선시대 때부터 봉산(나라에서 나무 베는 것을 금지하는 산)이라 하여 국가에서 보호하였고2) 당시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임과 동시에 생태 자연 1·2등급 지역으로 국립공원보다 더 보존 강도가 높게 유지되는 곳이었다. 특히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보호지역 등급 중에서도 가장 상위에 속함으로써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산이 고작 단 8일의 실제 사용 기간을 위해 개발된다는 점에서 큰 갈등이 일게 됐다. 특히 벌목으로 인한 산사태, 토사 유입으로 인한 수질오염 등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3) 또한 사후 활용 측면에서도 문제가 됐다. 올림픽 이후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슬로프라는 점과 국내 스키장 대부분의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음이 염려됐다.4) 이후 삼림복원이라는 합의로 이루어진 경기장 설립과는 무색하게 지자체의 생태적 평가 부재, 복원 과정 중 발생하는 폐기물로 인한 추가 환경 파괴, 현재도 곤돌라로 인해 파괴되는 나무 등의 문제로 소탐대실하는 격의 올림픽 개최라는 여론을 피할 수 없었다.5)
▶가리왕산의 평창 올림픽 경기장 조성으로 산림 78만㎡가 훼손됐고 잘려 나간 나무가 5만 8000여 그루나 된다. 또한 학술 가치가 높은 하봉의 철쭉 군락은 ‘생태관찰로’라는 관람용 데크로 인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6) 특히 환경 보존이 우선이냐 지역 경제가 우선이냐는 지역 주민 간의 분쟁은 가리왕산의 골머리를 더욱 앓게 했다. 기나긴 진통 끝에 현재 산림청에서는 ‘복원’이라는 방침을 정하고 내년도 관련 예산을 56억으로 책정하였는데 구체적인 재생 계획의 마련과 함께 신속한 실행이 요구되고 있다.7) (출처- 환경일보)
올림픽의 환경 관련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7월에 열린 파리 올림픽에서도 환경 오염 문제가 거론됐다. 파리 올림픽은 역대 가장 친환경적인 올림픽이라는 목표와 함께 선수촌이나 경기장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찬 지하수를 활용한 지열 냉각 시스템과 효율적인 건물 설계8)를 통해 더위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수증기와 LED 조명으로 성화를 제작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는 골판지 침대를 제작하는 노력을 하였다. 또한 마라톤 수영과 트라이애슬론 등 일부 종목의 경기가 열리게 될 센강의 수질을 개선하고자 고군분투하였다. 센강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약 50년 동안 처리되지 않은 하수로 인해 1923년 이후로 수영이 금지될 정도로 수질이 나쁘다는 고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파리시는 대회 직전, 센강 수질 개선을 위해 118만 파운드(약 21억 원)를 쏟아부었고 안느 이달고 파리 시장은 몸소 수영하며 안전한 센강을 홍보하였다.9)
하지만 파리 올림픽의 ‘친환경’ 타이틀과는 모순적인 사건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우선 40도에 육박하는 더위를 기록한 파리에서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건강 문제가 속출했다. 따라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친환경 특수 냉매제(PCM)를 활용한 쿨링 재킷을 제공하고 객실용 냉풍기와 이동식 에어컨 26대를 마련하는 등 선수들의 컨디션 향상을 위해 노력하였다.10) 결국 파리 조직위는 각 팀이 자비로 휴대용 에어컨 장치를 주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타협안을 마련했다.11) 결국 환경 보호라는 목표는 잠시 미뤄둔 셈이 돼버렸다. 또한 센강의 수질도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지 않아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의 일부는 구토 증세를 보이고 몸속을 세척 하기 위해 코카콜라를 마시는 웃픈(?)모습이 포착되기도 하여 되려 환경 오염 문제가 주목받는 사례를 낳기도 하였다. 이처럼 환경 문제와 올림픽의 관계성은 큼에 따라 향후 기후 위기가 더욱 심해지면 개최 기간을 변경하거나 관련 환경 개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조직위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 선수들이 입수하고 있다.12) 올림픽 기간 우천으로 인해 센강의 수질오염이 더욱 심해짐에 따라 경기 일정이 미뤄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다. 무엇보다 경기 일정에 따라 몸을 최대로 끌어올려 놓는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만한 변수였다. 이전 도쿄올림픽에서도 경기장 수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올림픽에서도 환경 오염 문제를 피해 갈 수 없게 됐다.(출처-뉴시스)
여러 부담과 논란을 감수하고도 올림픽을 개최하고자 하는 국가들의 열망은 쉽사리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 이러한 도전의 기저에는 4년마다 한 번 그야말로 ‘특수’를 누리기 위한 욕망이 숨어있지 않을까 유추해 본다. 올림픽이 한번 열릴 때마다 개최국은 상당한 경제효과를 누리길 원한다. 일례로 88서울올림픽의 경우 290만 명 관람객이 방문했고, 고용 유발 효과는 34만 명에 달했다. 생산 유발 효과는 4조 7000억 원, 부가가치 효과는 1조 8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당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1972억 달러였다는 걸 감안하면 올림픽 경제효과가 GDP 2% 수준에 달한 셈이다.13)
하지만 모든 올림픽이 수익만을 창출하지 않는다. 1976년 올림픽을 치른 몬트리올은 개최 비용이 예상했던 것보다 20배를 넘어 빚더미에 앉게 됐다. 시민들은 해당 빚을 갚느라 30년간 올림픽 특별세를 납부하여 ‘몬트리올 함정’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14) 또한 비교적 최근인 도쿄올림픽도 마찬가지로 당 초 예상했던 8000억 엔(약 8조 3000억 원)을 훨씬 웃도는 최대 3조 4600억 엔(36조 원)의 손실이 생겨났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종목의 다양화로 인한 경기장 확충, 인건비 상승, 더욱 넓혀진 국제 협력관계에서 오는 지출 등의 다양한 요인으로 올림픽 개최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15) 따라서 (예비)개최국의 입장에서 손익계산서를 들여다보는 것은 여간 달가운 일이 아니게 됐다.
특히 경제적 피해를 보게 되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새어 나올 수 있다. 예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보건과 교육 등 시급한 민생 분야에 투자돼야 할 막대한 예산이 올림픽 예산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리우 시내 곳곳에서 시위가 잇달았다. 또한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는 성행하고 극빈층은 길거리에 몰리는 양극화의 경제 상황이 발생하면서 불씨를 더욱 키웠다. 특히 당시 브라질은 지카 바이러스와 대통령 탄핵 정국이라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일부 시위대는 성화를 뺐거나 끄려는 시도를 통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올림픽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문제에 대해 세계가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16)
▶ 리우올림픽 개최를 저지하기 위한 시위대의 모습이다. 대통령 탄핵 정국과 함께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불만도 속출하던 당시의 모습이다. 여러 논란과 함께 시작한 리우올림픽은 폐막식까지 치르며 완주 하였지만 올림픽 운영에 있어 국민과 국가의 단합이 올림픽의 세계 통합이라는 정신처럼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떠올리게 하였다. (출처- 연합뉴스)
한편 올림픽조직위원회인 IOC에 대해 비판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정작 이러한 개최국의 손해에 비해 상당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장본인 아니냐는 주장과 함께 말이다. 실제 통계 수치에서도 IOC의 재력은 무시할 수준은 아님은 분명하다. 2020년 발표한 연례보고서에는 2013~2016년 4년간 총수익이 57억 달러(7조 1600억)이고 수익의 73%는 중계권료, 18%가 스폰서로부터 발생한다고 기록되어 있다.17) 이는 IOC의 상업적인 계약 조건에서 기반 된다고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코카콜라의 후원을 받는 ‘올림픽 존’에선 펩시콜라를 절대 마실 수 없는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2021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와 더불어 폭염 상황에서 치러지며 선수들의 건강 문제가 대두됐는데 IOC가 올림픽의 흥행에서 오는 수익에만 집중하고 실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과 관련된 대책은 미온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점이 불거지기도 했다.18)
물론 개최 지역만의 과잉 투자, 소통 부재 등의 원인으로 경제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경제적 손실을 뛰어넘어 국민 단합, 국가 홍보, 국가 경쟁력 강화 등의 가치를 얻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흑자를 본 올림픽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과도한 국가주의로 인한 하향식 의사결정의 문제뿐만 아니라 올림픽이 물질주의에 편향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국가주의를 통해 바라본 올림픽은 말 그대로 국가 행사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온 국민이 단합하고 동조해야 하는 것을 자칫 ‘공동의 선(善)’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면에서는 일종의 민중 탄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88올림픽 당시 환경미화 등의 이유로 서울과 수도권의 판자촌은 강제 철거되거나 가려진 사례가 있다.20) 대략 70만 명 이상의 거주민이 판자촌을 떠나야 했다. 이들은 영구임대주택, 반지하 방, 쪽방 등으로 쫓겨났다. 급작스러운 이동은 임대료 인상이란 부작용도 만들어 냈다. 결국 올림픽을 위한 재개발은 허울 좋은 정책에 비해 가난한 이들에게는 더 가난을 불러일으키는 불행의 씨앗이 됐다.21) 파리에서도 올림픽 준비 과정 중 이민자, 노숙자 등 취약 집단이 파리 외곽으로 내몰리는 상황에 반대하며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 중의 일부는 "주민의 이익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정치·사업적 이득만이 강조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국가를 위해 일부 시민들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태도에 경각심을 내비쳤다.22)
▶ 서울 올림픽 당시 도시 경관을 정비한다는 등의 이유로 판자촌 거주민들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로 삶의 터전을 빼앗겼다. 이들은 이후 여러 곳을 전전하며 새 보금자리를 찾아 헤매었는데 일부는 명동 성당 앞에 두 개의 대형 텐트를 짓고 남녀가 따로 나누어 300일간을 살기도 하였다.23) 화려한 올림픽의 개막이 펼쳐지는 높은 고층빌딩의 도심과 대비되는 판자촌 거주민들의 유목민 삶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출처-경향신문)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 차별 논쟁은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올림픽 무대에서는 일어나지 않을까? 물론 공정함과 평등이라는 올림픽 경기 규칙이 존재하지만 집단이 주류가 되어 경기를 운영하고 평가하기에 소수자에 대한 배제가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파리 올림픽에서 매우 논쟁거리가 됐던 사례가 있다. 바로 66kg 여자 복싱에 출전한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와 57kg 여자 복싱에 출전한 대만의 린위팅 선수의 금메달 소식이다. 두 선수는 올림픽 경기 전부터 성별 논란을 겪으며 지난해 세계 선수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성전환자거나 남자라는 근거의 확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후 IOC의 출전 자격을 얻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게 됐으며 세계 1위의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24) 이후 세계 언론에서는 결과의 정당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특히 성염색체에 대한 접근이 단순할 수 없다는 찬성 여론과 IBA 회장이 제기한 논란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반대 여론이 한때 크게 부딪히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IOC는 이에 어떻게 대응하였을까?
사실 과거부터 IOC는 나름의 지침을 마련해 온 듯하다. 무엇보다 복싱 종목에서 2019년 IBA가 재정, 거버넌스, 윤리, 심판 및 판정과 관련돼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퇴출당함에 따라 IOC가 운영 권한을 위임받게 되면서 책임감의 문제이기도 하였다. 공식적으로 IOC는 ‘성 정체성 및 성별 다양성에 근거한 공정성, 포용성, 비차별’에 관한 원칙을 발표하면서 올림픽 출전 선수 선발 시 각 국가의 기구가 따라야 할 10가지 원칙(규칙은 아니다)을 명시하였다. IOC 측은 “각국의 IF를 통해 선정된 자격을 갖춘 선수들이라면 성 정체성이나 성별 특성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개인의 성별을 포함한 소수자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25)
물론 10을 위해 100을 희생하는 것은 불가능한 세상사 아니냐는 반박이 충분히 나올 것임을 이해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약 80억 명의 세계 인구를 모두 만족시키는 일은 상당히 유토피아적인 발상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0은 완전히 도태시킨 채 논의의 대상에서 빠뜨리는 것은 ‘세계인의 축제’라는 올림픽의 상징에 다소 역행하는 행동이라는 주장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따라서 향후 IOC는 일종의 집단주의와 비주류를 어떻게 공존시킬 것인가 하는 과제를 해결하려 무던히 애써야 하지 않을까.
올림픽의 화려함에 더욱 주목하던 시간 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이면들을 보면서 괜스레 마음이 복잡해졌다.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애청하고 역대급 성적이라는 소식에 기뻐하면서도 뒤편에서 누군가의 삶이 붕괴하지는 않았는지, 콘크리트 밑에 얼마큼의 나무가 베어졌는지, 어떤 선수의 페널티가 과연 정당했던 것인지 등의 걱정이 꼬리를 물었다. 어떻게 보면 128년의 세월을 거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아직도 해결해야 하는 고민이 꽤 남아있다는 방증 아닐까? 인생은 끝없는 배움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또 다른 100년을 뛰어넘을 미래의 올림픽은 끊임없이 개혁하고 생각하는 것이 숙명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를 위해 지구인 모두가 한마음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이 자체로 피에르 드 쿠베르탱의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의 실현에 공헌하는 올림픽 정신을 이룰 수 있는 것 아닐까?
▶2021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이 국기에 경례하는 뒷모습이다.26) 1위가 확정되자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행복해하던 선수들의 모습 뒤에서 그동안 묵묵히 흘려온 땀과 눈물의 고통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다른 나라의 선수들도 같은 길을 걸어왔을 생각을 하니 모두가 오늘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장에 있는 모든 선수와 관중들이 ‘축하’라는 한 마음으로 시상식을 보는 것처럼 많은 사람이 고려되고 존중받는 올림픽을 꿈꿔본다.(출처-연합뉴스)
출처
1), 4) 서재철,2천억 들인 ‘일회용’ 스키장…가리왕산은 살아날 수 없다,한겨레(191019)
2) 김기범,올림픽이냐 환경이냐… 가리왕산 교목 벌목 논쟁 다시 불붙어,경향신문(130412)
3), 5), 6), 7) 김인성,평창올림픽의 헐벗은 유산 ‘가리왕산’,복원 약속 뒤집고 관광지 전락,환경일보(240123)
8) 심진용, 30도 더위에 결국…‘유료 에어컨’ 올림픽, 경향신문(240724)
14) 17) 방제일, [창간 26주년 기획특집] 올림픽 경제 효과, 과장된 진실인가 포장된 거짓인가, 지이코노미(211012)
15) 19)출처: 김혜송, [글로벌24 이슈] 올림픽 개최의 ‘손익 계산서’, KBS 뉴스(130910)
16) 김재순, 리우 올림픽 개막…일부에선 반대 목소리, 연합뉴스(160806
18) 최동호, 도쿄 올림픽을 통해 본 IOC의 민낯-“평화·우애 이면엔 돈벌이와 선수들 희생이 있다”, 신동아(210827)
20) 이소영, (20)88년 하면 서울올림픽?…누구에겐 ‘철거’가 그해의 역사다, 경향신문(171018)
21) 손원천, 사라진 판자촌, 가난은 더 가난해졌다, 서울신문(221027)
22) 신은별, 파리 올림픽 겨눈 노동절 시위… 오륜 장식도 불탔다, 한국일보(240502)
23) 박혜리, “88서울올림픽이 우리집을 빼앗았죠”...‘환희’ 뒤 감춰진 상계동의 ‘아픔’, 일요신문(180914)
24) 25) 션 컨스, 이마네 켈리프 복싱 선수 'XY 염색체' 논란...주요 질문 정리, BBC NEWS 코리아-BBC 스포츠(240805)
26) 김인철, [올림픽] 세계 정상에 선 대한건아, 연합뉴스(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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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1
우리나라 1차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1963년 출생자)는 2011년부터, 2차베이비부머 세대는(1964년~ 1974년 출생자)는 2024년 부터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하고 있다. 예측 인구만 860만명이며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18%,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은퇴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예측되는 이 시점에서 많은 언론사에서는 한국 경제의 미치는 타격이 심각하다는 보도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로 인한 5가지 주요 문제는 국가적으로는 경제성장률 하락, 노동시장 구조 변화, 노후 대비 부족, 소득 크레바스, 노인 빈곤율 증가이다.
베이비부머 세 대들의 은퇴는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차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인해 2015~2023년 동안 연간 경제성장률이 0.33%포인트나 하락했다고 한다.1) 게다가 2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노동시장을 떠나기 시작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노동시장의 구조도 바꾸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55~64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2.6%, 65~79세는 47.2%로 각각 상승했다.2) 하지만 주로 노동 소득이 낮고 비정규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리고 60년대생들이 '복지 1세대'라고 불렸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국민연금을 꾸준히 납부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실제 연금 수령액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3) 중고령자들이 생각하는 안정적인 노후 생활비는 부부 기준 월 268만원 개인 기준 165만원인데 이를 충당할 소득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국민연금 수령 시기는 65세부터이다. 이 5년간의 소득 공백기 즉 '소득 크레바스'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큰 과제이다. 이 때문에 조기노령연금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더 적은 연금을 받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이미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60년대생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이며 세대 간 갈등도 점점 심해지는 추세라 사회 통합에도 큰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 출처 : 정채희,“노동·연금·의료 시스템 흔들 860만이 온다[60년대생의 은퇴, 축복인가 재앙인가①]”,한국경제TV(24.09.16.))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적응력, 높은 교육 수준과 경제활동 참여 의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활동적인 노후 생활 추구하는 60년대생의 특징과 에이징테크를 연결하여 베이비부머 문제의 해결해 나가는 대안으로는 첫 번째는 온라인 평생교육 플랫폼 확대이다.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60년대생들의 지속적인 학습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AI 기반의 맞춤형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새로운 기술 습득과 취미 활동 지원해 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AI 기반 재취업 및 창업 지원 시스템으로 AI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개인의 경력과 역량에 맞는 일자리를 추천받고 온라인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경제활동 참여 의지를 충족시키고 노후 소득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 도입이다. 60년대생들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비교적 익숙하다. 이를 활용하여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스마트폰 앱을 통한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만성질환 관리와 예방적 건강관리가 가능해진다.
상술한 내용 외에 스마트 홈 시스템을 통한 독립적 생활 지원도 . 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홈 시스템을 구축하여 60년대생들의 독립적인 생활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음성인식 기반의 홈 컨트롤 시스템을 통한 원격 의료 상담 등을 통해 편리하고 안전한 주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한 VR/AR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연결성 강화하여 온라인 모임, 원격 가족 상봉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받아 신체적 제약이 있는 경우에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블록체인 기반 노후 자산관리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안전하고 투명한 노후 자산관리 플랫폼 통해 연금, 보험, 투자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
따라서 고용 안정성 및 경력 개발 지원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직무 전환을 위한 재교육 및 직업 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더불어 직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직·창업이나 프리랜서로 전환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 및 사회적 참여와 재능 활용을 할 수 있는 지역 사회나 자원봉사 활동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일환 중 하나인 ‘경기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는 1955년생부터 1974년생까지, 베이비부머의 재도약과 사회참여 기회를 지원하는 종합서비스 공간이자 원스톱 플랫폼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생애 재설계 등 평생교육, 직업상담 서비스, 커뮤니티 및 지역사회 공헌활동, 취·창업 연계 등이 있다.
경기도는 ‘경기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를 지난해 6곳(안성, 양주, 의정부, 화성, 용인, 포천)에서 올해 8곳(수원, 안산, 고양, 안성, 양주, 의정부, 화성, 군포)으로 이전·확대했으며 권역별로 수원시 경기대(동남권), 안산시 안산대(서남권), 고양시 한양문고 주엽점(서북권)에 마련했다. 이번 현판식은 대표로 경기대에서 9월 4일 진행되었다.
2024년 경기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동남권 정규과정 프로그램 1기 과정은 모두 종료되었으며, 2기 프로그램은 ▲AI를 활용한 비즈니즈 탐색하기(20명) ▲AI를 활용한 브랜드 기획부터 디자인까지(20명) ▲AI를 활용한 내 책 만들기(20명) ▲AI를 활용한 미술 창작물 만들기(20명) 등 11개 과정으로, 10월 4일부터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진리관에서 교육을 시작한다.
2024년 경기도 평생교육진흥원 주관으로 경기대학교 내 경기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동남권 정규과정 프로그램 1기 과정 중 독서심리상담사 2급, 디지털 전환과 AI시대와 인간의 삶을 소개하자면 독서심리상담사 2급은 문학작품을 매개로 심리,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돕는 독서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과정이다.
그리고 디지털 전환과 AI 시대와 인간의 삶은 디지털 전환이란 무엇이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개념과 특징을 이해하는 입문과정이 있었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디지털 전환이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 프로세스,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말하며, 인공지능(AI)은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이다.빅데이터는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도구로 데이터를 수집, 저장, 관리, 분석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대량의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 집합을 의미하며, AI는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 예측, 객체 분류,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산업 전반에 걸쳐 자동화와 효율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 이어지고 있는데, AI 기술은 음성 인식, 이미지 처리, 자연어 이해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서비스로 구현되고 있다.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 의사결정 지원, 예측 분석 등이 가능해져 기업과 개인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고, 이로인해 디지털 전환과 AI의 발전으로 인해 일자리의 성격과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으며 동시에 일부 직업은 사라지고 있다.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편향성, 윤리적 문제 등 AI와 빅데이터 활용에 따른 새로운 사회적 이슈들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는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미래 사회에서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은퇴 후 노후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베이비부머세대 이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갇혀 간과했던 소중한 기억과 삶의 가치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러한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경기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등과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및 복지프로그램이 늘어나야 한다. 베이비부머세대가 디지털 도구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도 넓히는 것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에디터는 다시 한번 행복캠퍼스 교육과정 참여를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자기계발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느끼고 있다. 느리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60대 신중년에게 남겨지는 중요한 활동이라 여겨진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블로그, 2024년 경기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동남권 정규과정 프로그램 교육생 모집 글(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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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