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목소리로 만든 균형발전 정책
- 왜 ‘주민참여’가 중요한가? -
도시가 발전하려면 인프라와 예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주민참여’입니다. 주민참여란,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정책의 설계·집행·평가에 주민이 관여함으로써 정책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입니다.
2025년 주민참여 제안 공모가 짧게는 2026년부터 29년까지 정책에 반영하는 공고가 전국적으로 공고되었습니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의왕시에서는 2025년 8월 6일 의왕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35 의왕도시기본계획 일부 변경 수립(안) 주민공청회'에서 의왕시의회 김태흥 부의장이 토론자로 나서 의왕시의 향후 도시계획 미래 발전 방향과 주요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시내 복지관, 평생학습관, 가족센터 등의 기관에서 선정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각 기관에서 추천한 시민과의 인터뷰가 8월 14일 의왕시 가족센터에서 진행되어 현장 취재를 하였습니다.
의왕시 가족센터, 주민의견조사 안내문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이날 참여한 시민은 1인 가구, 육아 부모, 다문화 가정으로 사단법인 의왕시장애아재활치료교육센터 강성하센터장이 진행하였습니다. 강센터장은 의왕시 복지분과 위원으로 “행정이 일방적으로 만든 계획이 아닌, 현장에서 나온 생생한 요구를 반영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강조하면서 올해 지속적으로 시내 기관, 마을공동체가 추천하는 시민과의 대화와 의견 제안 수렴의 시간을 가진다고 하였습니다.
생활 현장에서 느끼는 필요와 제안
1인 가구 – “혼자 사는 건 자유롭지만, 가끔 너무 조용해요”
인터뷰이: 박 00(61세, 포일동 거주, 중장년 1인 가구)
배경: 외지인, 무직, 25년째 혼자 생활.
Q. 요즘 1인 가구로 살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요?
먹고사는게 문제, 그리고 아프거나 사고라도 나면, 누구한테 연락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예전에 독감으로 며칠 누웠을 때 밥도 못 챙기고 힘들었어요.
Q. 의왕시에서 제공하는 1인 가구 지원정책을 이용해 본 적이 있나요?
안전 점검 서비스나 건강검진 안내를 받긴 했는데, 좀 형식적이라는 느낌이었어요.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건 가족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취미 모임’이나 ‘동네 커뮤니티’ 같은 데서 사람들을 만나는 거예요.
Q.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1인 가구 모임을 동네별로 만들고, 아플 때 바로 도움받을 수 있는 ‘응급 연락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40~60 대 1인 가구는 취미·건강·재취업까지 연계하는 프로그램이 꼭 필요합니다.
육아 부모 – “아이 키우는 건 온 마을이 같이 해야 해요”
인터뷰이: 이 00(40대 중반, 오전동 거주, 세 아이 엄마)
배경: 첫째 13세, 둘째 8세, 셋째 28개월.
Q. 육아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연령 별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가족 전체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8개월 된 유아 프로그램이 없어 직접 도서관이나 놀이 기관을 찾는 일이 힘듭니다.
Q. 28개 월 육아 프로그램은 어떤 점이 좋았나요?
아이랑 같이 참여하는 ‘책 읽어주는 엄마’, ‘창의 미술교실’ 같은 건 정말 좋아요. 그런데 프로그램 시간이 대부분 오전이라, 직장 다니는 부모는 참여하기 어려운 게 아쉽죠.
Q. 정책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면?
저녁이나 주말에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해요. 그리고 육아 프로그램과 ‘돌봄 서비스’를 연계하면, 아이를 맡기고 바로 다른 일을 보거나 취미활동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을 것 같아요.
다문화 가정 학부모 – “아이의 언어와 마음을 동시에 돌봐주세요”
인터뷰이: 죠00(40대, 부곡동 거주, 필리핀 출신, 20세,18세 자녀(따로 거주), 7세, 4세 자녀)
배경: 한국 생활 20년 차. 주말부부
Q. 다문화 가정으로서 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영어학원을 보내고 싶은데 비용과 안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돌봄서비스를 받지 못해 4세 아이를 돌보느라 많이 힘듭니다. 제가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으니 교육 정보나 서비스를 찾기가 어려워요.
Q. 다문화 자녀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해 본 적 있나요?
네, 이용해 본 적 있어요. 그런데 태권도 학원처럼 종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면 막내 아이를 맡기기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 바라는 지원은 어떤 건가요?
내년에는 취업을 하여 일을 하고 싶은데 전문직으로는 힘들 것 같고 돌봄서비스를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있는데 쉽지가 않아요. 그리고 한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문화적으로 적응 안 되는 부분도 있고, 특히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지 않아 지역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지역주민 의견조사 인터뷰 진행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주민이 전한 이야기는 모두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맞춤형 지원’과 ‘연계성’을 강조했습니다. 1인 가구는 생활 안전망과 커뮤니티, 육아 부모는 시간대 다양화, 다문화 가정은 언어·문화 통합 지원, 돌봄 서비스 이용자는 개별화된 프로그램과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요구했습니다.
의왕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지역에서 균형발전 정책은 책상 위 계획서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변화는, 그 계획이 주민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할 때 비로소 시작되는 오늘이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