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져 자연스레 두껍게 겹쳐 입던 옷들도 가벼워진 4월의 봄입니다. 봄이 오면 풀어진 날씨와 같이 마음이 누그러지고 편안해지지만, 우리에게 4월의 봄은 잊을 수 없는 아픈 계절이기도 합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TV를 틀면 세월호 소식이 끝없이 이어지던 그때, 저는 어린 나이었지만 당시 전국을 뒤덮었던 슬픔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고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렇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며칠 전 세월호 참사가 10주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지난 4월 5일부터 안산에서 세월호 참사를 언제나 기억하고 약속하기 위해 2024년 4월 연극제 ’언제나 봄 D+3650’이 마련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발생 후 9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이렇다 할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습니다. 4월 연극제는 연극예술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고, 참사를 겪으며 우리가 성찰해 왔던 의미와 가치를 대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시작된 연극제입니다.1)
저는 개막 첫날 ‘소극장 보노마루’에서 개최된 극단 해풍 - [포빅타운]을 감상하였는데요. 연극 [포빅타운]은 같은 아파트 주민들의 일상과 가족애를 그린 이야기로, 청소년들의 꿈과 어른들의 꿈이 만나 각자의 입장을 서로 이해하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었습니다. 연극이 끝난 후 진행되었던 관객과의 대화에서 극단 대표님께서 [포빅타운]이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보내는 메시지에 대해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요.
“가장 일상적인 순간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일상속에서 우리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계속 경각심을 가지며
기억을 놓지 않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지난 10년 동안 매일 아픔과 상처를 마음에 품고 살았을 분들이 많지만, 어쩌면 세월호 참사를 매년 4월 한 달 동안만 혹은 16일 하루에만 기억하고 넘어가는 분들 또한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방법에는 떠난 이들과 남겨진 이들을 위해 잠시 신중하고 무거운 마음을 갖는 것뿐이 아닙니다. 극단 대표님의 말씀처럼 기쁘거나 슬플 때, 가족을 사랑할 때 등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언제나 기억을 놓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관객분들 중 가족 단위가 많아 어린이 관객이 많았던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아마도 어린이 관객 중 대다수는 참사 발생 당시에 너무 어렸거나 아직 태어나지 않아 아픈 기억을 경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어린이 관객들에게 이번 ‘4월 연극제 언제나 봄’은 세월호 참사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이들 그리고 그 너머 다음 세대까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기억을 연결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안산은 세월호 참사의 대다수 사망자인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학교가 위치한 지역으로 그날의 아픔이 가장 깊게 남아 있는 지역입니다. 저는 현재 안산에 있는 대학에 재학 중입니다. 제가 현재 공부하고 생활하고 있는 지역의 일원으로서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고 전하는 일의 한 줄기가 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끝으로 우리가 같은 실수를 답습하지 않고 국민의 안전을 위한 사회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길 바랍니다.
1) 출처 : 4월연극제 누리집(https://416cherish.modoo.at/?link=46cley4u)
[4월 연극제 언제나 봄 D+3650]
- 장소: 보노마루 소극장(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로 182),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 소극장(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로 312)
- 기간: 2024.4.5.(금) ~ 4.28(일)
보노마루 소극장 - 금,토 공연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 소극장 – 토,일 공연
- 예매 방법: 온라인 예매 네이버 예약 ‘4월 연극제’ 검색 *공연당일 현장 예매 가능
- 문의 및 예매: 010-5894-6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