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 카페
활동가와 시민 사이, 따뜻한 세상을 만들다_‘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
바쁜 일상 속 주말은 정말 꿀 같은 시간이죠. 짧은 주말을 아쉬워하며 월화수목금‘퇼’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우리에게 주말은 그만큼 작고 소중한 것이죠. 그런데 여기 주말 시간을 기꺼이 내어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 최성연 회장님을 만났습니다.
벽화봉사활동(출처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 카페)
Q.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는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단체를 만들기 전에 혼자 장애인 시설에 봉사하러 간 적이었어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봉사 중에 장애인분이 덥석 안는 바람에 매우 놀란 적이 있어요.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함께 가고 같이 활동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되었어요. 아마도 이런 배경에는 어렸을 적 엄마가 신문 배달 소년이나 방범대원분들을 돕는 것을 봐서 봉사가 익숙하기도 하고 엄마를 많이 닮은 듯해요.
그러다 제 아이가 유치원을 다닐 즘 이웃과 함께 사는 걸 보여주고 실천하려고 알아보던 중 마침 인터넷 카페가 많이 만들어지던 시기라 2000년도부터 다음 카페를 만들고 시작하게 되었지요.
Q. 그럼 단체를 운영하시면서 롤모델로 삼은 기관이 있으신가요?
음... 우리가 이런 모습이 되어야겠다, 저렇게 되고 싶다고 특별하게 꼽는 모델은 따로 있지는 않아요. 다만 우리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가 다른 단체나 봉사자들에게 귀감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웃음)
운영진 및 회원들 단체사진(출처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 카페)
Q. 회장님을 포함한 운영진분들이 본업이 따로 있으신데 운영은 어떻게 하시나요.
모두 본업들이 있어서 주말에만 봉사하고, 그래서 시간이 부족한데도 다들 본인의 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해주어서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중 교대근무를 하는 운영진이 있어서 그나마 평일에 시간이 나서 실사도 가고 다른 회의 참석도 해줘서 잘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러브하우스 전후 모습(출처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 카페)
Q.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자와 봉사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거의 모든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하나만 꼽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가장 보람 있고 확실한 결과가 나오는 주거개선사업 ‘러브하우스’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이란 곳은 모든 사람에게 쉴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어야 하잖아요. 그런 공간을 더 따뜻하고 아늑하게 만들기 때문에 사실 모든 러브하우스가 늘 보람 있고 뿌듯해요.
몇 년 전에 조손가정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방이 두 칸이라 한방은 아버지가 쓰고, 할머니와 여중생인 딸이 같이 쓰는 방에 책상도 넣어주고 도배며 장판이며 정리를 해주고 나니 그 딸이 가출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고 하는데 울컥 눈물이 나더라고요. 할머니는 수십 번도 넘게 ‘감사하다’시며 눈물을 훔치시며 어둑해진 밤길을 내내 배웅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Q. 코로나 시기에는 어떤 방식으로 봉사를 이어가셨나요
아시다시피 대면 봉사는 할 수 없었어요. 고심 끝에 할머님들이 모여 계신 시설에 드시고 싶다는 걸 사다가 현관에 두고 어르신들 반찬도 복지사 선생님들을 통해서 대신 전달하는 언택트 방식으로 했어요.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고 나서는 장애인 시설에 가서 역시나 뵙지는 못하고 부엌에서 특식만 만들고 오기도 했었지요.
김장봉사활동(출처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 카페)
Q. 앞으로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맘 편히 쓸 수 있는 우리 창고를 만들고 같이 회의하거나 모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하는 게 큰 바람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런 공간을 만들면 사용될 비용으로 차라리 남을 돕는데 쓰자 해서 없었는데 갈수록 아쉽고, 창고가 좀 넉넉한 공간이 있으면 쓸만한 가구나 가전제품을 모았다가 러브하우스 할 때 교체해 드리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플로깅활동(출처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 카페)
Q. 지금도 봉사활동을 고민하고 있을 많은 시민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의 모토가 <재미와 의미>입니다. 의미 있는 일들을 재미있게 하자는게 최우선이고 그다음은 모든 시민의 1인 1봉사를 이끌어가는 허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모든 종류의 봉사활동들을 하고 있어요. 돈이나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만 장착하고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할 수 있는 봉사들이 이미 많이 있습니다.
“집이란 곳은 모든 사람에게 쉴 수 있는 소중한 공간”
-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 최성연 회장 -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의 최성연 회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저는 초콜릿만들기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어린아이와 함께 가족 단위로 참여를 많이 해서 인상 깊었는데요. 인터뷰를 준비하고 진행하며 이곳이 플로깅, 초콜릿만들기, 벽화, 김장, 집수리, 배식, 연탄, 장애인 분야, 아동 분야 등 정말 다양한 봉사를 25년째 이어가고 있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 최성연 회장님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해주신 주거개선사업 ‘러브하우스’는 인간에게 ‘주거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내가 사는 곳을 쾌적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손길이 ‘가출하고 싶은 마음’을 ‘가족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본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성남 따뜻한세상만들기’처럼 소수가 하는 특별한 일이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공익활동으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이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