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 : 이수정 / 인터뷰어 : 안근철, 강민진
1. 활동가 이수정은 어떤 사람인가요?
저는 요즘 MZ식으로 하자면 ENTP입니다. (웃음)엄청 극E여서 사람들을 굉장히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사람들 북적거리는 것도 좋아합니다. 굉장히 즉흥적이기도 해서 즉흥적으로 무언가 하는 것도 되게 좋아해요. 즉흥적으로 여행 가기, 약속 잡기 등등. 그런데 이런 게 일할 때는 가끔 뭔가를 놓칠 때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진짜 친한 사람들은 오히려 저랑 반대인 J성향(계획형)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런 저를 좀 잡아줘야 하거든요.
여기 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추가로 더 말씀드리자면, 저는 안산 사람이에요. 안산 토박이입니다. 제가 바다를 좋아하는데 시흥은 되게 가까운 동네여서 자주 갔어요. 안산 옆이 바로 시흥이고 조금만 가면 소래포구 인천 쪽인데 안산은 대부도, 시흥은 오이도, 인천은 소래포구가 있어요. 아버지가 바닷가 출신이셔서 저희도 가족들끼리 바닷가 근처로 많이 놀러 다녔었던 것 같아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주변에서 들었을 때는, 엄청 쎄보이고 무거워 보였는데 친해지면 너무 빵꾸끼가 많아서 재밌다고들 하더라구요. 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웃음)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웃고 재미있어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음, 저는 차별을 싫어해요.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은 불편하구요. 특히 여성문제나 성소수자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저와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괴롭히면 저를 괴롭힐 때보다 더 화가 날 때가 있어요. 그리고 또 잔소리와 화풀이를 안 좋아해요. 저는 무언가 습득할 때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사람인데, 저의 실수나 변화에 대해서 지켜봐주지 않고 같은 소리를 반복하면 갑자기 청개구리처럼 되면서 하기 싫어지고 짜증이 나요. 그리고 화풀이는 자신의 감정을 자신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남에게 스트레스와 큰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생각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제가 싫어하는 게 많네요. 그럼에도 저는 인간을 규정하지 않고 긍정적인 변화 주체로 보는 방향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쉽진 않지만요. 그래서 인간을 변화의 존재로 보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좋아합니다~.
2. 이번 ‘시민기록컨퍼런스’에 어떻게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분위기는 어떤가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홍보담당자이기도 한 건 공식적인 이유고, 시민기록컨퍼런스 구성이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참여했습니다. 공익활동 콘텐츠기획단으로 활동은 열심히 못했지만, 결과물이 너무 멋있게 나와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부스 행사가 어떤 방식으로 열리는지도 궁금했고, 기록활동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고 친해지고 싶기도 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분위기는 정말 연말 파티처럼 너무 재밌었고 화기애애, 아기자기한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 많이 받아서 좀 더 크게 그리고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내용들을 추가하여 진행하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3. 올해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추억거리는 무엇인가요?
올해는 아마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 합격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너무 오고 싶었던 직장이에요. 여기 와서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하루 8시간 이상 가족, 연인보다도 훨씬 더 오랜 시간 붙어있는 사람들과 성격이나 성향 그리고 방향성이 안 맞으면 정말 스트레스가 많은데, 여기 센터는 사람들도 너무 좋고 배울 점이 많아서 저에게 가장 좋은 순간? 추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기록은 무엇인가요?
저의 감정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일기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일기가 사람의 감정을 치유하는 데 엄청난 역할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특히 상황에 대한 기록뿐만이 아니라 그때의 감정을 기록하는 게 중요하다구요. 그때의 감정이 때론 화나고 힘들고 슬펐을 때가 있지만 그 기록을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들여다보면 저에게 큰 치유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 저 때의 이수정은 이랬구나, 그래도 이렇게 꿋꿋이 잘 버티고 힘내고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5. 이수정에게 ‘기록’이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기록은 ‘되게 어렵지만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하하. 제가 극 P성향이라 기록을 잘 남기지 않고 그때그때 저의 순간의 상황대처로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일은 빨리 쳐내는데 놓치는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일할 때는 이런 게 굉장히 치명적인 부분이더라구요. 그래서 어렵지만 습관을 들여야 하는 일,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잘 정리해서 남겨놔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