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활동가의 쉼”
비가 쏟아져 시원해졌다 싶으며, 다음 날 기온이 무섭게 올라가는 무더운 여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갑자기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긴장을 늦추기 힘들지만,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는 활동가들도 많을 것 같아요. 공익 활동가들은 어떤 휴가를 계획하고 있을까요?
상근근무자가 전혀 없거나 1인 상근근무자가 대부분인 공익활동에서 쉼이나 휴가보다는 번아웃이 현실에 더 가까운 단어가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올 초 야심차게 세웠던 계획으로 시작한 일에 지쳐가는 지금, 상반기에 시작된 일들이 중간 지점을 넘어가면서 힘이 빠지기 시작하는데요.
야외에서 진행되는 사업이 많은 에디터도 등에 커다란 곰을 업은 것처럼 양팔을 늘어뜨리고 “피곤해, 피곤해”하며 걸어 다니곤 합니다. “쉼”이 필요한 저와 비슷한 처지의 공익활동가를 위한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1) (사)경기시민연구소 울림 “함께놀기” 프로젝트
(사)경기시민연구소 울림, “함께놀기” 프로젝트 웹자보
먼저 2021년 경기도공익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한 “함께놀기” 프로젝트가 떠올랐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를 위탁운영하는 (사)경기시민연구소 울림에서 경기도 내 공익단체 활동가 2인이상-4인으로 구성된 팀에게 1팀당 최대 5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쉼을 위한 취미활동 또는 국내여행 중 선택하여 신청할 수 있는데, “함께 놀기 프로젝트" 답게 1팀에 2개 이상 단체의 활동가가 참가해야합니다.
울림의 유명화 공동소장님과 인터뷰를 통해 프로젝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함께 놀기”의 최대 장점은 활동가들을 지치게 하는 정산보고가 없다는 것입니다. 혼자 노는 것이 아닌 “함께 놀기” 또한 다른 단체의 “쉼”지원과 구별되는 것인데요.
정말 잘 놀 것 같은 팀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많은 지원서에서 고르고 골라 선정된 팀중 두 팀의 사진과 후기를 공유합니다.
김영경(안산환경운동연합), 홍지인(안산 YWCA), 김현주((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 황정욱(안산더좋은사회연구소), 무려 4개단체에서 모여 여행을 떠난 곳은?
아래 사진을 보고 맞춰보시겠어요?
김영경(안산환경운동연합), 홍지인(안산 YWCA), 김현주((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 황정욱(안산더좋은사회연구소)
“
2년 연속으로 이어지는 코로나로 인해 몸과 마음의 활력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었다.
최근 갑자기 코로나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 여름을 보내기는 아쉬워 조심히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항상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나와 우리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던 즐거운 여행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여유로운 차 한 잔, 그리고 이야기 카드를 통해 ‘활동가’라는 이름 속에 지워졌던 나를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다.
각자의 활동에 대해 힘든 부분과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들을 나누면서 서로에 대해 공감하고 응원할 수 있었다.
서로는 서로의 용기가 된다는 말처럼 함께 활동하는 동지이자, 언니, 동생의 역할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며
서로의 용기가 되어 함께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짧지만 잠시 쉬어가는 여행을 통해 나를 단단히 하고, 지속 가능한 이후 활동을 위한 쉼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의 ‘활동‘과 ’삶‘에 활력을 불어 넣었던 좋은 여행이었다.
아... 또 가고 싶다!!!
”
제출된 강원도 여행후기를 읽다가 마지막 문장에서 “아…나도 가고 싶다”가 저절로 말이 되어 나왔습니다.
또 다른 팀은 멀리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해녀김밥, 해물라면, 문어장비빔밥
김도현(경기민중행동 사무국장), 윤설(경기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교육국장), 윤희숙(경기청년통일열차서포터즈 지도위원)
"
육지에서는 잘 먹지 못하는 음식들도 많이 접했습니다. 세 사람 다 경기도가 생활권이다 보니 바다음식을 자주 먹지 않았는데, 제주도에서 유명하다는 해녀김밥과 해물라면을 바닷가에서 먹으며 수다 떨고, 문어장비빔밥, 성게국수 등 다채로운 음식을 맛보며 신기해하였습니다.
…
제주도 주민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숙소에서 알차게 쉬었다가 왔습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산책길과 카페, 숙소만 있는 곳이다 보니 조용하게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각자가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공유하기도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1박 2일이란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각자 일하는 곳이 다르지만 여성활동가라는 공통점이 있는 세 명이 모여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힐링하는 시간은 참 소중했습니다. 처음에 공모사업을 제출할 때 이야기했던 것처럼 '좋았던 시간의 기억 약간 가지고 힘들 수밖에 없는 대부분의 시간을 버티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준 시간이었습니다. 1년이 한번 정도 같은 곳에서 일하지 않아도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끼리 이런 소중한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참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나의 삶 뿐만 아니라 다른이의 삶까지도 느끼고 서로 위로하고 힘을 받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거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경기시민연구소 울림에 감사를 드립니다.
"
두 후기를 읽으며 왜 '함께 놀기'였을까? 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었습니다.
(사)경기시민연구소 울림에서는 일상의 ‘쉼’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 하반기에도 “함께 놀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공모가 나오기 전 함께 놀고 싶은 친구, 선후배 활동가들과 팀을 이루어 잘 노는 방법을 먼저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유명화 공동소장님은 앞으로 1박2일, 3박4일이 아닌, 1달, 100일의 놀기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인터뷰 내내 활동가들의 쉼을 응원하는 든든한 선배님들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자세히보기 : https://www.gggongik.or.kr/page/centernews/centernotice_detail.php?board_idx=786
다른 지역은 어떻게 진행되는 지 궁금해서 #공익활동 #공익활동가 #쉼 #휴가라는 키워드로 공익활동가의 쉼을 위한 지원정책을 찾아보았습니다.
2) 성남이로운재단 공익활동가 힐링여행
성남이로운재단 공익활동가 힐링여행 지원사업 웹자보
먼저 대상지역을 한정시켜 여행을 지원하는 사업들이 있습니다. 성남이로운재단에서 성남지역 공익활동단체에서 1년 이상 상근한 활동가를 대상으로 합니다. 1인당 10만원, 1가족 당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하게 되는데요. (주)사랑나눔과 함께 하는공익활동가 힐링여행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가족여행 우선 지원으로 하고 있는데, 여름 휴가비 걱정 없는 힐링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 자세히보기 : https://www.goodfund.or.kr/business/business.php
3)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일시정지 in 지리산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일시정지 in 지리산 웹자보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은 부산에서 활동하는 공익활동가를 위한 2017년부터 나만을 위해 주어진 시간. <쉼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활동가 쉼 프로젝트 일시정지라는 제목으로 4개의 후기에서 환대, 맛있는 식사, 그리고 따뜻함이라는 키워드를 찾았습니다. 고마운 쉼여행으로 숨고르기 하고 다시 또 힘내어 간다는 후기가 맘에 와 닿았습니다. 2018년, 2019년에도 이어진 활동가 쉼 프로젝트가 2020년에 멈춘줄 알았는데, 블로그 포스팅 형식이던 후기가 인.생.네.컷.으로 바뀌었어요. 활동가들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 자세히보기 : http://ngocenter.or.kr/
4) 더좋은공동체, 활동가 쉼 지원사업
더좋은 공동체, 활동가 쉼 지원사업 웹자보
경기지역 내 마을공동체 활동가 3명과 안산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2명을 선정하는 더좋은공동체 활동가 ‘학습’ 및 ‘쉼’ 지원사업도 있습니다. 30만원에서 50만원을 지원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자세히보기 : https://thejoeuncommunity.or.kr/
5) 경남공익활동지원센터 “쉼”-자기배려
경남공익활동지원센터 “쉼”-자기배려 웹자보
2021년, 경상남도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공익활동가 쉼-회복 지원프로그램 “쉼을 통한 자기 배려”를 신청받았습니다. 경남지역 NGO, NPO, 사회적협동조합 등 비영리 공익단체에 재직 중인 상근 활동가입니다.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고, 그저 있는 그대로 자신으로 잘 있기를 통해 자기 활동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지역에서 만 3년 이상 근속한 상근활동가를 대상으로 하는데,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서는 조건이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 자세히 보기 : https://gnpssc.blogspot.com/2021/07/23.html
6) 공익조합 동행 공익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 활동가 땡땡이학교
공익조합 동행, 공익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 활동가 땡땡이학교 웹자보
지역이 아니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여행지원사업도 있습니다. 공익조합 동행에서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공익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도 여행지원사업, 땡땡이 학교 등 여행은 1인 최대 50만원, 여가활동은 1인 최대 30만원을 지원했습니다.
> 자세히보기 : https://www.activistcoop.org/195
7)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짧은 여행, 긴 호흡’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짧은 여행, 긴 호흡’ 웹자보
여성 공익활동가의 쉼과 재충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짧은 여행, 긴 호흡’은 연대팀과 단일팀으로 구성해 여행을 직접 기획하고 진행했는데, 현재 연대팀의 경우, 프로그램형 여행으로 변경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활동가 ‘사람’에게 투자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 와닿습니다. 2021년 공지를 찾아보니 경력 1년 이상의 비영리 단체 상근 여성활동가에게 교육, 연구, 자기개발등 1인당 최대 7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삼달다방과 함께 만드는 제주여행으로 진행됩니다. 2004년부터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교보생명, 사회연대은행(사)해서 지원해온 사업입니다.
> 자세히보기 : http://womenfund.or.kr/archives/22593
8) 아름다운재단, 「여름 지리산 산책 클럽」
아름다운재단, 「여름 지리산 산책 클럽」 웹자보
아름다운재단에서는 「여름 지리산 산책 클럽」이 있습니다. 지난 여름 산책클럽 1기 참가자 소감이 있어 옮겨왔습니다.
전에 누군가가 산책클럽이 뭐 냐고 물으면 3박 4일 동안 책 보고 얘기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답했는데요. 다녀와서는 책 보고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연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나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대답합니다. 온전한 나로서 따로 또 같이 관계 맺고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했어요.
”
올해 시범사업 시행으로 진행되었는데, 참가 이행 보증 목적의 5만원을 입금 받고, 행사 후 지리산 특산품으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 자세히보기 : https://research.beautifulfund.org/blog/2022/06/13/2022jirisanbookclubnotice/
9) 아름다운재단 워크스테이
아름다운재단, 워크스테이, 웹자보
아름다운 재단에서 재미있는 지원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지리산 워크스테이 지원사업 (봄)] 프로그램은 휴가가 아니라 비영리활동가 거점오피스 만들기 프로젝트입니다. 한 팀당 50만원 상당의 지리산에서 4박5일 워크스테이를 지원합니다.
> 자세히보기 : https://change.beautifulfund.org/7737/
지금까지 다양한 지역과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활동가의 쉼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알아보았습니다. 나를 찾는 쉼부터 시작해 일과 분리된 나만의 취미생활,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 현재하고 있는 일과 조금 떨어져 다른 활동가와 만날 수 있는 만남이 있었습니다.
활동가의 ‘쉼’을 지원해 주는 단체들이 점점 늘어나는 듯 하지만 권역별 지원센터중에서도 한정된 곳에서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원서를 작성하기 위해 놀 계획을 함께 궁리하면서 마음은 벌써 여행지로 떠나게 될 것 같은데요. 쉼을 꿈꾸는 활동가들에 비해 지원은 아직 부족해보입니다.
잠깐의 쉼과 만남이지만 이를 통해 즐거운 공익활동이 이어나갈 수 힘이 되어줄 공익활동가들의 “쉼”, 더 많은 후기를 내년에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