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물 부족’ 시대
사진 출처 : UN / https://www.un.org/waterforlifedecade/scarcity.shtml
World Water Development Report 4. World Water Assessment Programme (WWAP), March 2012.
국제연합 환경계획(UNEP)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3이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해 2025년경에는 지구상의 국가들 중 2/3 가까이가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고 하는데요. 만약 이대로라면 현재는 물이 충분한 아시아, 유럽, 미국 등 많은 국가들도 물 부족 상황에 처해지게 됩니다.
지구 표면의 2/3을 차지하는 것이 물인데 왜 물이 부족하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지구에 있는 전체 물의 양을 100%로 봤을 때, 이 중 약 97.5%는 짜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없는 바닷물입니다. 그래서 실제 이용 가능한 물은 2.5%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2.5%에는 고산 지대에 얼어있는 만년설, 북극에 있는 빙하처럼 우리가 쓸 수 없는 물이 속해있기 때문에, 실제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이보다 훨씬 적은 상태입니다.
이렇게 가용 상태의 물이 적은 상황에서, 산업화 시대 이후 급속도로 증가하는 인구수, 환경파괴로 인한 물의 오염(식수의 오염) 등으로 인해 물이 부족하게 되었는데요. 최근 기후위기까지 겹치면서 물 부족 상황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2. 세계 물의 날
인구의 증가와 경제활동의 증가로 인한 수질오염(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주변 강이나 바다의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먹을 수 있는 물이 점차 줄어들자, UN에서는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대중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세계 물의 날’을 제정하고 선포했습니다.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은 매년 3월 22일이며, 1992년 유엔 총회(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에 의해 선포되었습니다. 이 날은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에서 개최된 리우 회의 [환경 및 개발에 관한 유엔 회의(UNCE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의 '의제 21(Agenda 21)'에서 최초로 제안되었는데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협력하고, 세계 각국이 처한 물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며, 물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수자원을 보호하며 이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물의 날’이 시행되기 이전인 1990년부터 7월 1일을 '물의 날'로 정하여 행사를 개최해왔는데요. UN에서 '세계 물의 날' 행사에 동참할 것을 요청해 오자, 1995년부터 '물의 날'을 3월 22일로 변경하여 지금까지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3. 세계 물 위원회와 세계 물 포럼
1993년 ‘제1회 세계 물의 날(World Day for Water)’이 시작된 이후, 다양한 대중들의 지원으로 인해 ‘세계 물의 날’은 지금까지 크게 성장해왔는데요. 이 성장에는 UN과 UN 가입국들, 비정부 기구(NGO)들의 다양한 노력들이 숨어있습니다.
먼저 UN과 그 가입국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세계 물 자원에 대한 구체적인 활동을 권고하는 UN의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데에 헌신하고 있는데요. 물 문제와 연관된 UN의 다양한 기관들은 세계적인 활동의 촉진과 조정을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UN 가입국들과, 깨끗한 물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거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활동하는 비정부 기구(NGO)들은 이 날을 세계적인 물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기간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세계 물 위원회 / https://www.worldwatercouncil.org/en
이런 활동을 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세계 물 위원회’가 있습니다. 1996년 프랑스에서 국제 물 정책 기구로 설립된 세계 물 위원회(World Water Council, 약칭 WWC)는 프랑스에 본부가 위치해있는데요. 이곳은 세계 수자원의 관리를 개선하는 세계 물 운동을 강화하며, 물의 효율적 보전, 보호, 개발, 계획, 관리, 사용 등을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게 하여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 유익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40여 개국, 310여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농어촌공사가 가입되어 있습니다.
세계 물 위원회(World Water Council)는 190여 개국에서 약 3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회의인 ‘세계 물 포럼(World Water Forum)’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매 3년마다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인 매년 3월 22일을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1차 세계 물 포럼은 1997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63개국 5000여 명의 참가로 개최되었고, 깨끗하고 안전한 물의 공급 및 위생시설 확보를 인간의 기본적 권리로 규정하는 '마라케시 선언'을 채택하였습니다. 2000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2차 세계 물 포럼에는 156개국 5700여 명이 참가하여, 각국 정부가 식량안보의 선행조건으로서 수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를 통한 생태계 보전을 다짐하는 '헤이그 선언'을 채택하였습니다. 이후 2003년에는 일본의 교토ㆍ시가ㆍ오사카에서 제3차 포럼을, 2006년에는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제4차 포럼을 진행하였습니다. 2009년에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192개국 2만 5천여 명이 참가한 제5차 포럼이 개최되었으며, 지방자치단체가 물과 위생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정책을 세워 추진한다는 내용의 ‘이스탄불 선언문’을 채택하였습니다. 2012년에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제6차 포럼을, 2015년에는 한국 대구ㆍ경북에서 제7차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사진 출처 : 한국 물 포럼 / http://www.koreawaterforum.org/index.asp
포럼에 참가한 기관들과 비정부 기구들은 '안전한 식수를 이용하지 못하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 '안전한 식수를 이용하기 위한 가정 내 성별 별 역할'과 같은 주제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세계 물 개발 보고서(World Water Development Report)도 세계 물의 날에 발간하여 물과 관련된 정보들을 참가국과 회원들에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4. 우리가 해야 할 일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는 아니지만, 물 스트레스가 높은 국가입니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 PAI)에서는 세계 각국의 연간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을 기준으로 물 기근 국가, 물 스트레스 국가, 물 풍요 국가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PAI의 분석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물 사용 가능한 양이 1488㎥로, 물 스트레스 국가에 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5년경에는 그 양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연평균 강수량이 전 세계 평균보다 약 1.3배가량 높지만, 전체 강수량의 약 60% 정도가 6월~9월 사이에 집중된다는 문제가 있어 물 스트레스 국가에 해당됩니다. 또한 계절별 수자원량의 편차가 심하고, 하천의 길이가 짧아 강수량 대부분이 바다로 유출된다는 문제점이 있는데요. 인구 밀도도 높아 1인당 강수량이 전 세계 평균 1/10수준에 해당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https://pixabay.com/ko/
이에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물을 소중히 여기고, 아껴 쓰는 습관을 가져야 하는데요. 생활 속에서 다음과 같은 실천들을 해볼 수 있습니다.
1) 세탁 시 빨래를 한꺼번에 모은 뒤 세탁하기
현재 각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세탁기의 90% 이상이 10kg급이라고 합니다. 평균 14kg의 일반 세탁기를 기준으로, 한 번 빨래할 때 사용하는 물의 양이 100~150L라고 하는데요. 세탁기 사용을 한 번만 줄여도 이만큼의 물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2) 화장실 양변기에 절수기를 설치하거나, 가득한 페트병을 넣어 절수하기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변기는 보통 1회당 13L의 물을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1인 기준으로 하루에 3번 사용한다는 가정 하에, 하루에 39L, 한 달이면 1,170L라는 엄청난 양의 물을 하수도로 흘려보내게 됩니다. 2인 가족이면 2배, 3인 가족이면 3배, 4인 가족이면 4배가 되겠죠.
이렇게 낭비되는 물을 아끼기 위해서는 양변기에 절수기를 설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만약 어렵다면 벽돌 또는 1.5L 페트병을 양변기의 물받이 안에 넣어 절수하는 손쉬운 방법이 있으니, 꼭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3) 설거지 시 설거지통 사용 및 수도꼭지 잠그기
설거지를 할 때 생각보다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특히 설거지 내내 물을 틀어 놓는 분들이 계신데요. 바로 지금 당장 ‘STOP’하셔야 합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물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식기에 기름이 묻어 있다면, 기름기는 휴지로 먼저 깨끗이 닦은 뒤 설거지를 하는 방법, 설거지 시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 사용하는 방법, 절수형 헤드 사용하는 법, 물줄기를 샤워식으로 사용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특히 샤워식으로 물을 사용하면 일자형 물줄기에 비해 물 사용량이 최대 20% 줄어든다고 하니, 꼭 실천했으면 합니다.
4) 샤워 시 헹굴 때만 물 틀어 놓고 물 받아서 사용하기
샤워를 할 때 습관적으로 물을 계속 틀어놓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소중한 물을 낭비하는 안 좋은 습관입니다. 샤워 시 사용하는 물의 양이 1분 당 10L나 된다고 하는데요. 만약 20분 동안 샤워를 한다고 하면 한 번 샤워할 때 총 200L의 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는 1.5리터 페트병 133개를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양으로, 엄청난 양의 물을 매일 사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샤워를 할 때는 비누 칠을 할 때는 물을 꼭 잠그고, 헹굴 때만 물을 사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절수형 샤워헤드를 사용할 수 있다면 사용하는 것이 좋고, 어렵다면 물을 받아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세수나 양치질을 할 때도 대야 또는 양치컵에 물을 받아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알려드린 방법들은 실천 방법이 매우 쉽고 간단해,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쉬운데요. 이번 ‘세계 물의 날’을 계기로 경각심을 갖고, 실천하는 습관을 가져봤으면 합니다.
이렇게 생활 속 작은 습관만으로도 많은 양의 물을 아낄 수 있으니, 환경을 생각하고 자원을 생각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앞으로 하나씩 해 나갔으면 합니다.
* 레퍼런스 https://ko.wikipedia.org/wiki/%EC%84%B8%EA%B3%84_%EB%AC%BC%EC%9D%98_%EB%82%A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