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력팀 강민진
무더운 여름이 계속되는 요즘 지난 7월 10일(목)부터 11일(금) 이틀동안
괴산 자연드림파크에서 경기도-시·군센터 구성원이 함께한 2025년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워크숍의 이름은 “뭐여~ 이어가유, 우덜의 길” !
2025년에도 함께한 TFT에서 함께 말 그대로,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서로의 고민을 나누며 ‘우리가 함께 가고 있구나’라는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로 준비해보았습니다.
1년에 한 번, 마주 앉아 함께 나누는 시간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현장에는 늘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이 뒤따릅니다.
하지만 정작, 그 일을 하는 우리의 마음은 어디쯤 와 있을까? 이번 워크숍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지금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 걸까?’
서로 다른 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료들이 이틀 동안 함께 모여,
진지하지만 유쾌하게 모두의 고민을 꺼내놓는 시간이었습니다.
1일차
참가자 집결 및 OT
힐링과 치유가 가득한 괴산 자연드림파크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간단한 안내를 받고 각 조에 배정되어 올해 워크숍의 콘셉트와 목적을 공유했습니다.
TFT의 리더이자 총괄 담당자인 경기센터의 박은주 팀장님은 워크숍 기간동안의 안내사항들을 세심하게 전해주시며,
이번 워크숍은 진지한 해답보다 공감과 나눔을 통해
서로의 활동을 돌아보고 위로받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되었다는 기획의도를 전했습니다.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앞서, 참여자 모두가 가지고 온 '함께 나누고 싶은 물건'을 모았습니다.
각 센터나 참가자들이 가져온 물건들을 프로그램 진행 시 선물로 나누며 진행되었습니다!
모둠활동 “뭣 좀 해봤슈? 뽐내YOU!” – 마음 속 질문을 함께 꺼내보다
아직은 어색한 시작, 첫번째 모둠활동은 경기센터에서 진행을 맡았습니다.
각자의 이름과 함께 3줄 자기소개를 나누되, 그중 한 줄은 거짓말을 섞는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시작된 첫 모둠활동!
조원들의 거짓말을 함께 찾아보며,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연스러운 웃음과 가벼운 대화를 통해 조별 분위기를 다지고 나면,
현장에서 마주하는 대표적인 고민 4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됩니다.
어떤 고민들이 있었을까요?
“다 좋은디… 나만 지쳐가는 거 같당께요” – 점점 무뎌지고 소진되는 나
“공익이 뭔디, 다 우리한테 왜그려!” – 반복되는 오해, 애매한 기대
“말이 안 통해유, 속이 터져불겄슈” – 내부/외부와의 소통의 벽
“이걸 왜 하는지도 헷갈려버렸슈” –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흐려지는 순간들
사전투표를 통해 선택한 본인의 고민을 이어 각 조를 구성했습니다. 이제 각 조는 이 고민을 풀어보는 상상 기반 창작활동을 진행합니다.
형식은 상황극, 노래 개사, 라디오 사연쇼, 광고 패러디 등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다시한번 강조했습니다. 이 자리는 해결하려고 만든 자리가 아닙니다.
함께 이야기하고, 서로의 고민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시간입니다!
창작활동은 저녁시간이 지난 후 모두와 함께 공유합니다.
강의 “공익이 뭐여? 먹는 겨?” – 류하경 변호사(『불온한 공익』 저자, 법무법인 물결 변호사)
이틀간의 워크숍 주제를 관통하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바로 “공익이란 무엇일까?”라는 오래된 듯 새로운 물음입니다.
시민사회에서 ‘공익’이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그 정의는 막연하거나 때로는 권력이나 제도의 언어로 납작하게 소비되곤 합니다.
공익을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질문이 사라지는 경험, 정작 그 ‘공익’이라는 말이 나의 활동을 정당하게 설명해주지 못하는 순간들.
그래서 이번 워크숍에서는 ‘공익’이라는 개념을 낯설게 바라보는 사람,
그리고 우리 안의 질문을 다시 꺼내줄 사람으로 『불온한 공익』의 저자 류하경 변호사를 모셨습니다.
"공익은 고정된 답이 아니라,
지금의 문제를 다시 묻고 바꿔나가자는 질문이 담긴 말입니다."
류하경 변호사님은 법과 제도의 언어로만 포착되던 ‘공익’을 사람의 말로 다시 풀어내며,
공익의 의미를 “다수의 편익”이 아닌 “질문을 여는 과정”으로 제시해 왔습니다.
이번 강의는 우리가 말하는 공익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지키고자 하는지,
그리고 왜 활동가 스스로 공익의 언어에 갇히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통찰을 던졌습니다.
강의 주요 내용 요약
- 공익은 모두의 이익이 아니라, 때로는 누군가를 위한 선택의 문제
- 공익은 고정된 명제가 아니라, 끊임없이 묻고 바꾸는 과정형 언어
-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현장이 침묵당하지 않도록,
- 활동가 스스로 낯설게 질문하고, 말의 틈을 열어야 한다는 제안
현장에서는
“그동안 당연하게 쓰던 단어인데,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름은 공익인데,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연결이 잘 안 됐던 이유를 알겠다”
같은 이야기들이 속속 나왔습니다.
이날 강의는 앞으로 우리가 공익활동의 ‘정의’가 아니라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할 이유를 조금 더 가볍고도 깊이 있게 되짚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둠활동 “요래조래 모였당께” – 고민 나누기
하루의 마무리를 향해가며 진행된 저녁 프로그램에서는
각 모둠이 선택한 고민 주제를 가지고 직접 발표 콘텐츠를 만들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부담은 내려놓고,
대신 “함께 겪는 고민을 꺼내놓고 유쾌하게 풀어보자!”는 의도로 기획된 시간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이 만든 작은 무대 위에서는 고민이 웃음으로, 공감이 박수로 바뀌었습니다.
1조 – “다 좋은디… 나만 지쳐가는 거 같당께요” : 점점 무뎌지고 소진되는 나, 어디서부터 회복할 수 있을까?
지친 마음을 담아낸 1조는 ‘지금 당장 나를 알아봐주는 한 마디가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라디오 사연극 형식을 준비했습니다.
DJ가 소개하는 ‘공익활동가 사연’에 AI 비서가 따뜻한 답변을 건네는 구조로,
웃음과 위로를 동시에 잡은 극적 구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장의 폭소 속에서도, 그 사연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실제 감정이었기에 웃음 뒤에 짙은 공감이 남았습니다.
2조 – “공익이 뭔디, 다 우리한테 왜그려!” : 반복되는 오해와 애매한 기대, 우리가 풀어야 할 질문들
2조는 고민을 이야기하는 방식부터 달랐습니다.
“그럼 우리, 같이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괴산 자연드림파크를 돌며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듯 브이로그 형식으로 공익활동에 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장면마다 담긴 소소한 말들과 익숙한 풍경들이 현장의 언어로 공익을 다시 풀어낸 따뜻한 기록이 되었습니다.
3조 – “말이 안 통해유, 속이 터져불겄슈” : 내부와 외부, 어디서든 쉽게 막혀버리는 소통의 벽
3조는 조직 내 갈등과 소통의 한계를 한 편의 예능처럼 풀어냈습니다.
각기 다른 직급으로 분장(?)한 팀원들이 헤드셋을 쓰고 음악을 들으며 말하는 것을 상대가 맞히는
일명 ‘스피드 퀴즈(가족오락관 버전)’를 재현했죠.
끊임없이 어긋나는 소통 상황에 참가자들은 공감과 폭소를 동시에 터트렸고, 답답했던 감정들이 잠시라도 풀려나가는 시간이었습니다.
4조 – “이걸 왜 하는지도 헷갈려버렸슈” :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잊을 때가 있다면
가장 뜨거운 무대는 4조였습니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를 개사하고 춤까지 준비한 퍼포먼스 팀!
“예산, 정치적 상황”에 따른 혼란과 “그래도 같이 간다”는 다짐이 개사 가사 속에 유쾌하게 녹아 있었고,
화려한 안무가 덧붙여지며 활동가 댄스 페스티벌로 분위기를 끌어올렸습니다.
이 시간은 단지 공연이 아닌,
‘내가 가진 고민이 누군가에게도 있었구나’라는 위로의 순간이자,
‘이렇게라도 웃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는 연대의 순간이었습니다.
무대는 작았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깊었습니다.
활동을 마친 후, 발표 자리에서는 서툰 연기와 노래에도 진심을 담은 공익활동가들의 고민이
하나의 웃음, 하나의 박수로 연결됐습니다. 또한 준비하는 동안에 조금 더 가까워진 우리들을 발견했습니다.
네트워크 및 교류 – 웃고 떠들고,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간 시간
사람과 사람 사이, 공익과 공익 사이를 잇는 저녁 프로그램 ‘요것도 인연인겨’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모두가 함께 볼링을 치며 땀 흘리는 스포츠 네트워크 시간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장 여건상 급히 플랜B로 전환!
그 자리를 빠르게 채운 건 ‘안성의 자랑’ 김낙빈 센터장님의 센스 넘치는 진행이었습니다.
아재개그와 드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벼운 넌센스 퀴즈와 센터 구성원 관련 퀴즈 등 점점 웃음이 퍼져나갔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에도 불구하고
워크숍의 목적 중 하나였던 ‘업무 말고 사람으로 만나는 시간’이라는 취지에도 꼭 맞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조금 더 가까워진 얼굴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눴고, 그렇게 하루의 끝자락을 유쾌하게 마무리했습니다.
2일차
힐링 프로그램 “몸이 열 개라도 돼요? 좀 쉬었다 가YOU” + 소감 나누기 “그래도, 우덜이 함 해보자YOU”
둘째 날은 자연 속에서 가볍게 몸과 마음을 풀어내는 힐링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습니다.
자연 속 산책, 요가 스트레칭, 명상 등 각자가 선택한 자유 활동을 통해 리듬을 되찾은 후,
조금은 느긋한 흐름 속에서 전날의 생각을 가볍게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내 다시 한자리에 모인 구성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원을 그리듯 둥글게 앉아
가볍게 몸을 풀고 마음도 열어가는 소감 나누기 시간.
이 프로그램은 평택센터에서 준비한 진행으로, 마지막까지 모두가 편안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이끌어졌습니다.
“그동안 모른 척했던 어깨와 손가락도… 오늘은 좀 풀어주자구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시작된 시간.
조금씩 몸을 움직이며 어색함도, 피곤함도 함께 풀려갑니다. 손을 돌리고, 허리를 푸는 사이에 웃음도 새어 나오고요.
그리고 이어진 ‘마오리 박수’. “두 번 박수, 한 번 쉼, 한 번 환호!”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박수를 함께 치며
이번 워크숍에서 만난 모든 얼굴에 감사의 마음을 나눴습니다.
딱딱한 마무리가 아니라,
다정한 ‘함께’로 하루를 정리해가는 순간이었죠.
그 다음은 활동지를 꺼내 포스트잇에 마음을 담는 시간이었습니다.
- 이 워크숍을 마치며 기억에 남는 한마디
- 내년에 꼭 했으면 하는 활동
- 12월의 나에게 남기고 싶은 한마디
참여자들은 하나둘씩 이야기를 적고 서로의 포스트잇을 읽고, “맞아 나도 그래”를 연발하며 공감의 끈을 이어갔습니다.
누구는 “혼자 버티는 줄 알았는데 다들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게 위로가 됐다”고,
누구는 “또 빠른 시일에 만났으면 좋겠다, 얼른 또 보고싶다!"고,
누구는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에 눈물이 날 뻔했다”고 적어냈습니다.
마지막엔 다시 하나로 모여 조용히 서로를 바라보며 다 함께 박수를 나누고,
워크숍은 그렇게 조용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이틀 동안의 워크숍은 거창한 선언 없이, 작은 공감 하나로 충분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 일은 참 좋은데, 나만 가끔 외롭고 지치는 것 같았어요.”
“공익이라는 말을 더 솔직하게 써도 된다는 게 위로가 됐어요.”
“웃고 이야기하고, 같이 땀 흘리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공익활동을 위한 회의도, 전략도 중요하지만
그걸 이어가는 건 결국 사람의 마음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걷는 길의 끝을 알 순 없지만,
우리가 지금 이 순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시 한 걸음, 용기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