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에디터 바람자전거입니다. 공익활동가들에게 5월은 본격적인 활동의 달로 하루 하루가 무척이나 바쁜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 5월, 경기도 공익단체 리더들이 모여 비영리조직 운영에 대한 교육을 받으신다고 하여 현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정식 명칭으로 “공익단체 및 연대체 리더를 위한 ‘소시오크라시’ 워크숍”이었는데요. 교육의 열기로 뜨거웠던 이틀의 시간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소시오크라시(sociocracy)
● 참여와 합의에 기반한 역동적 조직 운영체계(Governace System)
● 시장 경제의 생산성과 개인의 자유를 동시에 보장하는 시스템
● ‘효과적인 업무수행’과 ‘합리적인 조직 운영’을 핵심으로 하는 실무이론
☑ 소시오크라시
덴마크 EndenburgElectrotechniek의 CEO 인덴버그가 직접 자신의 회사에 적용하면서 체계를 확립한 이론 Sociocracy(소시오크러시, 자치/자율주의)가 종종 ‘Socialism(사회주의)’과 혼동되어 보다 핵심 의미를 잘 전달해주는 ‘Dynamic Governance’, ‘Dynamic Self-governance’, ‘Deeper Democracy’, 등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며 링크컨설팅은 ‘Dynamic Democracy’ 라는 용어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공익단체들이 왜? 조직운영체계를 말하는 소시오크라시에 관심을 가졌을까!
공익단체는 공공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같은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회적 변화를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공익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작거나 큰 조직을 형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아실겁니다. 두 사람만 모여도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요. 추구하는 방향이 같더라도 함께 하는 사람들 하나 하나의 생각과 사정은 다를겁니다. 서로의 다름을 조율하지 못하거나, 구성원간 갈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가 하고자 하는 공익활동의 목적을 수행하는 것은 어려워집니다.
특히 공익단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람이고 수평적인 이해관계를 기본방향으로 두고 활동을 하기에 갈등이 발생하거나, 공익단체 원래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의견이 나눠지는 상황은 커다란 장애로 다가옵니다.
조직의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시스템 안에서 안전하게 구성원들이 의견을 조율할 장치들이 필요합니다. 소규모의 공익단체는 기업과 같은 조직운영체계를 연구하고 고민할 여력이 부족하기에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가 경기도의 공익단체를 돕기위한 소시오크라시 워크숍을 추진했고, 조직 운영에 갈증이 심했던 공익단체들이 여름가뭄에 단비처럼 소시오크라시 워크숍을 환호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참고로 역대 최초로 7시간 만에 모집이 조기 마감 됐다고 하네요!!)
소시오크라시 워크숍은 새로운 이론을 배우는 강의식 교육이 아니라 교육에 참여한 다양한 단체의 리더들이 세 개의 테이블로 나눠져 하나의 조직으로 활동하면서 소시오크라시의 운영체계를 실습하면서 배우는 과정으로 설계되고 진행되었습니다.
여러분, 새로운 조직이 구성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할까요? 맞습니다.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아봐야겠죠. 상호인사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조직운영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누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시오크라시 협력적 VMA 수립 요소중 관심 요소에 투표해봄으로서 교육참여자의 의견을 반영해서 교육과정의 비중을 조절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소시오크라시를 배워볼까요?
Puzzle1. 비전, 미션, 목표, 영역
소시오크라시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데 비전, 미션, 목표, 영역을 찾고 구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교육참여자들도 각 조의 역할을 직접 선택하고, 그 역할을 위한 활동계획을 팀원들과 정해서 진행해보는 것으로 실습을 했는데요.
각 조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어떤 활동계획을 세웠는지 궁금하시죠?
1조(환경미화)는 각 테이블의 청결을 위해 사용한 컵을 교육이 끝난 후 직접 세척하고 주변을 정리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나눠주고 스스로 점검할 수 있게 안내하고, 쉬는 시간 수시로 환기를 하는 활동계획을 세워 이틀 동안 강의 공간이 쾌적하게 운영되었습니다.
2조(오락)는 수업전 아침에 문앞에서 환하게 인사하면서 맞이해주기와 쉬는시간에 파킹보드에 신청곡을 받고 노래를 재생, 수업이 끝난 후에 돌아가는 참여자들에게 고생했다는 의미로 90도 인사를 하는 것으로 활동계획을 정해서 워크숍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참여자들이 모두를 배웅하는 활동을 하셨습니다.
3조(공부)는 팀원들이 직접 교육과 관련된 문제를 출제 교육 중간에 퀴즈를 내고 보상으로 과자와 재미있는 선물을 직접 준비해서 나눠주시고, 이틀의 교육과정을 성실히 수행한 동료들에게 이쁜 보석반지를 선물해 주셔서 모두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조직에서 가정에서 조직 구성원 다 같이 참여하여 일의 목적과 활동계획을 구체적으로서 세워서 실행한다면 방향을 잃고 헤매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 것 같아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Puzzle2. 제안-동의 의사결정
회의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사람이 독박을 쓰거나, 다수결로 결정된 의제가 묵살된 소수의 의견보다 조직의 방향에 부합하지 않을 때 또는 찬성과 반대가 크게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한쪽 의견이 다수결로 결정되었을 때 갈등이라는 부작용을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소시오크라시 워크숍에서는 시스템 안에서 자유롭게 제안을 하되 결정 사항에 대해 제안자에게 모든 책임을 부여하지 않고, 소수의 의견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배워보았습니다.
제안-동의의 단계를 키워드 카드를 활용해 팀원끼리 맞춰보며 단계를 익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들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지 오랜 시간 강의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사람의 모습이 달리 보인 건 다들 알고 계시죠?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것은 다르기에 시계방향으로 똑같이 돌아가는 손을 자신이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면서 자신이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의사결정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구성원들이 다양한 시선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황극을 통해 교재에 제시된 등장인물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행하는 다양한 유형과 조직 내에서 해당 유형의 구성원이나 다른 유형의 구성원이 의사결정 상황을 예상해보고 해당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심층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Puzzle3. 동의에 의한 직책자 선출
여러분은 대표를 어떻게 구성하시나요? 가장 경험이 많은 사람? 연장자? 인기가 많은 사람? 사회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선출의 방법은 다수결일겁니다. 다수결로 뽑힌 사람이 우리를 대표해서 맡은 일을 잘해준다면 크게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않을 때는 조직의 방향이 역행하거나, 또는 지지하지 않은 반대자들에 의해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좀더 합리적인 선출방법은 없을까요? 소시오크라시는 동의에 의한 선출을 이야기합니다.
동의에 의한 선출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여러분도 한번 실습해보세요.
1. 책임, 자격, 임기 명시하기
2. 본인 이름과 추천자 이름을 적어서 퍼실리테이터에게 제출한다.
3. 추천한 이유를 들어본다
4. 추천을 변경할 수 있고 이유를 말한다
5. 퍼실리테이터가 자격과 부합한 후보자를 제안한다
6. 동의라운드를 진행한다.
이런 방식으로 교육참여자들도 선출하는 실습을 해보았습니다. 퍼실리테이터의 중립과 역량이 많이 중요했고, 동의라운드에서 반대에도 기분상하지 않는 담백한 대화와 수용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Puzzle4. 서클과 더블링킹 구조
수직적 조직운영이 좋을까요? 수평적 조직운영이 좋을까요? 두 가지 운영체계다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워크숍에서는 실제로 모두가 일어서서 체험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한 줄로 서서 진행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면 전체가 일사분란하게는 움직일 수 있었지만 모두 앞만보고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어 자율성이 결여되었고, 서로 마주보고 동그란 원을 보고 있을 때는 진행자의 지시를 이해하는 방향이 서로 달라서 원이 흐트러지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비영리 공익단체들을 어떨 때는 리더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지만, 소수의 인원으로 활동하기에 대체로 수평적으로 자신의 일을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그러다 보면 조직의 방향을 이해하는 바가 개인적으로 달라서 때로는 조직의 목적과 가치와는 다른 방향으로 일이 되어가는 것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소시오크라시는 인체의 혈액순환을 모델로 합니다. 정맥과 동맥이 순환하듯 하향식 의사결정과 상향식 의사결정이 순환하고 각 단계별 의사소통을 수평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 서클은 단위 조직을 부르는 말입니다.
* 서클은 4가지 역할로 운영장과 서클대표, 퍼실리테이터, 서기가 있습니다.
* 이중서클은 조직의 동맥(하향식 소통)에 해당하는 운영장과 정맥(상향식 소통)에 해당하는 서클대표가 동시에 위아래 서클에 일원이 되어 의결권을 가지는 것입니다.
물도 순환되어야 깨끗하고 사람도 순환이 잘되어야 건강하듯 조직도 순환이 잘되어야 조직이 잘 운영되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소시오크라시의 자연스러운 순환구조에 관심을 가져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Puzzle5. 회의 체계
소시오크라시에서는 정책회의와 운영회의 두 가지의 회의 체계를 가집니다. 정책회의는 조직의 비전이나 목표를 구성원들과 정기적으로 점검하면서 조직의 의미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퍼실리테이터 주재하에 동의의사결정을 가지고, 운영회의는 일상적인 업무 보고 및 점검을 하는 것으로 운영장이 주재하여 리더의 주도적 결정으로 빠르게 진행됩니다.
워크숍에서는 탑운영장(강사)과 팀별 운영장의 회의를 실제로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환경미화팀, 오락팀, 교육팀의 실행계획을 점검하고 탑운영장이 수행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빠르게 진행되었는데 팀별 별도의 지시사항이 있을때는 해당 회의를 종료하고 당사자끼리 별도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Puzzle6. 피드백
영리조직이던 비영리조직이던 성과관리를 하고 이를 통해 개인을 평가합니다. 그런데 정말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수치화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불가능 하지 싶습니다. 대체적으로 상급자의 주관적 평가로 결정됩니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아마도 불편하지 않을까요! 평가 본연의 목적은 평가를 통해 구성원의 일의 능률을 높히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소시오크라시는 기존의 평가방식을 부정하고 평가를 동료의 피드백으로 전환합니다. 나의 업무를 잘 아는 동료가 나의 성장을 위해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피드백을 해주니까요. 모두의 성장을 돕는 방식입니다. 동료들의 신뢰를 받는지 알게 되면 일의 능률도 자연스럽게 올라가지 않을까요!
단, 피드백을 할 때의 화법이 중요합니다. 이 화법은 소시오크라시 뿐 아니라 어떤 회의에서도 갈등을 피하고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니 꼭 알아두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관찰한 사실 + I message
인간은 주관적 일수 밖에 없어 일상에서 주관적 평가는 수시로 일어나는데요. 주관적 평가는 듣는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할 우려가 있습니다. “당신 일 잘하는데” 또는 “당신 일 못하는데” 어떠세요? 긍정도 부정도 감정을 건드리게 됩니다. 관찰한 사실에 대한 평가를 강의에서 예를 들어주셨는데요. “동원아, 지난 회의에 나에게 의견을 묻지 않았는데, 나는 좀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어떠세요?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관찰한 사실 + 나의 이야기를 말하는 연습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연말이나 입사기념일에 “축하”와 “격려”에 초점을 맞춘 동료 피드백 한번 해보시면 어떨까요?
소시오크라시 정규과정 16시간을 10시간으로 단축한 이틀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함께한 교육참여자들의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훌륭한 강사님과 함께 소시오크라시 배워서인지 이틀 학습시간에도 교육참여자 모두 지친 기색없이 워크숍이 끝나는 것에 아쉬워했습니다. 다만 10시간의 교육만으로 소시오크라시를 현장에서 접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심화과정과 더불어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되었으면 좋겠다는 제안과 소시오크라시는 조직의 구성원 모두가 학습하고 동의가 필요한 운영체계임으로 교육의 기회가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마무리 인사를 위해 참석하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님도 공익단체의 성장과 배움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답니다. 앞으로도 소시오크라시 학습은 계속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공익단체가 잘 맞는 조직운영체계를 입게된다면 우리 사회는 훨씬 함께하는 더 나은 사회공동체가 되지 않을까요?
이상으로 공익단체 및 연대체 리더를 위한 ‘소시오크라시’ 워크숍 현장취재를 마치겠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현장과 공동체의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