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은 무슨 날일까요?
노동자의 날, 근로자의 날, 메이데이... 많은 사람들이 5월 1일을 ‘노동자들의 날’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4월 28일이
어떤 날이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날은 일터에서 일
하다가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을 기억하고, 다시는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짐하는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입니다. 이 글은 4월 28일이 어떤 날
인지, 한국에서는 이 날을 어떻게 기억해왔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이 날을 반드
시 기억해야 하는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한 인형공장에서 시작된 추모의 날

1993년 5월, 태국 방콕 외곽의 케이더(Kader) 장난감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했습니다. 이 사고로 무려 188명의 노동자가 숨지고, 469명이 다쳤습니다. 그들은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인형을 만들던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참사는 안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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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부재와 기업의 탐욕이 낳은 결과였습니다. 공장에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직원들의 목숨보다 비싼 인형의 도난을 막는 다는 이유
로 문을 잠그고 작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불이 난 순간 노동자들은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1996년, 유엔 뉴욕본부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위원회 회의에
서 국제자유노련(ICFTU)의 대표들이 이 사건을 추모하며 촛불을 들었습니다. “선
진국 아이들의 장난감에는 개발도상국 노동자의 피와 죽음이 묻어 있다.” 이러한
각성이 국제 사회를 흔들었고, 이후 국제노동기구(ILO)는 4월 28일을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로 공식 지정했습니다.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등 19개국
은 이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 세계 110개국
이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

한국에서 4월 28일은 한국에서는 민주노총과 노동조합 그리고 산재노동자단체, 노
동안전보건운동던체 등 시민사회가 안전과 건강을 담은 한 해의 요구를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4월을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로 지정하
며, 정부의 산재사망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살인기업'을 선정 및 발표하는 '살인
기업 선정식'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전 세계적으로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노동자들을 시민사회에서 추모하고, 한국 사회가 더 이상 일하다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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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는 일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동들이었습니다. 시민사회가 주도하여 진행 되었던 4월 28일이, 올해부터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
로 작년 9월 국회 본회의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4.28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 법정 기념일이 된 것 입니다. 개정안에는 제9조의2
(산업재해근로자의 날)을 신설 하였고, 이로 인해 매년 4월 28일을 '산업재해근로
자의 날'로 지정하고, 4월 28일부터 1주간을 추모주간으로 정했습니다. 법정 기념일 그 이상의 의미가 되길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는 것은 법정 기념일이 되었지만, 여전히 매년 2,400명
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고, 부상과 질병으로 15만명의 노동자가 고통받고 있습니
다. 한국은 슬프게도 OECD 가입국가 중 산재사망이 가장 심한 국가입니다. 특히
작년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아리셀 중대산업재해참사'를 생각하면, 일터에서 안
전은 아직 먼 이야기로 느껴집니다. 안전하지 않은 사회, 건강하지 않은 일터에 대한 문제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공감
대가 모여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
다. 그러나 여전히 일터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들은 우리의 제도가 아직 부족함이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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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를 넘어서, 더 이상 죽지 않는 사회로
4월 28일은 더 이상 몇몇 활동가들만의 기억이 아닙니다. 국가가 인정한 공식적인 추모의 날이 되었고, 우리는 그 의미를 더 깊게 되새겨야
합니다. 산재로 목숨을 잃은 수많은 노동자를 추모하는 것, 그리고 다시는 그 죽
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를 바꾸는 것. 그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4월 28일은
진정한 ‘기억의 날’이 될 수 있습니다.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사회. 위험을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되는 일터. 추모를 넘어서,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4월 28일을 기억해야 합니
다.